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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친구의 시집(詩集)/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문학지를 통해 조병화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한 친구가 시집을 냈다. 상을 여러 번 받을 만큼 문재(文才)를 인정받았지만 직장 일을 하느라 등단 20여년 만에야 틈틈이 써 온 시를 처음으로 묶어 펴낸 것이다. 분수와 부끄러움을 모르고 시를 쓰는 데까지 욕심을 냈던 나는 부러워하면서도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아마추어에게는 쉬운 시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난해한 시를 볼 때면 ‘좀 쉽게 쓸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한 적이 더러 있다. 그런 면에서 친구의 시는 참 이해하기 쉬워서 좋다.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아 쉬운 어휘로 쓰기 때문이다. “어눌하고 거동이 불편한 사내가/ 손가락에 검정 때를 묻힌다 /하루에 서른 켤레는 닦아야/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다며/ 자신의 고단한 삶을 닦는다(구두를 닦으며)” 끊임없이 사물을 관찰해서 의미를 전달해 주는 시인은 고독한 철학자와도 같다. 부귀와는 아무 상관없는 고생스럽고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그들이다. 시인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한편의 시를 읽는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檢, ‘성매매 女연예인’ 수사 함구…루머만 일파만파

    檢, ‘성매매 女연예인’ 수사 함구…루머만 일파만파

    검찰이 연예인 성매매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추측성 소문만 나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 연예인과 재력가들이 성매매를 한 혐의를 잡고 수사중인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13일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월 성매매 알선책 A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앞으로 더 청구하지 않을 것이며 가능한 빨리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성관계와 금전거래 등 직접적인 증거 없이 진술과 정황만으로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신원 공개에 민감한 연예인 관련 범죄이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내용을 함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소환 조사를 받은 관련자들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등을 통해 ‘복수의 연예인이 알선책을 사이에 두고 재력가들과 가진 조직적인 성매매’라고 확대,재생산되면서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는 이미 ‘증권가 정보지(찌라시)’라는 명목으로 성매매 의혹 여성 연예인 명단이 나돌고 있다. 이 정보지에는 현재 보도를 통해 알려진 미인대회 출신 톱 탤런트는 물론 유명 배우, 가수 등이 총망라돼 있다. 또 알선책을 또 다른 여성 연예인을 지목하는가 하면 성매매 방법과 대가 등도 상세히 적혀져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확인된 정보가 아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특정 연예인을 알선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연예기획사 한 관계자는 “대부분 기획사도 언론보도를 통해 수사내용을 접했다”며 “알려진 내용이 사실이라면 기획사의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개별적으로 은밀하게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턴에서 CEO까지… 미국 車업계의 ‘잔다르크’

    인턴에서 CEO까지… 미국 車업계의 ‘잔다르크’

    ‘GM을 위해 태어난 사람.’ 미국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10일(현지시간) 최고경영자(CEO)로 메리 바라(51) 부사장을 내정하자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 자동차 업계 첫 여성 CEO 탄생을 전하며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바라 CEO 내정자는 1980년 GM 공장 생산라인의 인턴으로 시작해 실력을 인정받아 승진을 거듭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차기 CEO로 내정되면서 그동안 주목받아온 자신의 ‘오디세이’(모험이 가득한 긴 여정)를 완성했다. 어릴 적부터 GM 공장 생산라인에서 39년 동안 금형 제작 기술자로 일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던 그는 18세에 GM 부설 자동차 기술학교에 입학,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기술자가 됐다. 그는 “아버지가 근무했던 폰티액 생산라인에 투입됐을 때 어린 여성으로서 외롭고 힘들었다”고 당시 경험을 털어놨다. 생산라인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잭 스미스 전 GM CEO의 비서로 발탁되며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 다니는 등 사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자동차 모델별 담당 임원 수를 3명에서 1명으로 줄인 데 이어 GM의 자동차 플랫폼 종류를 단순화하고 호환 부품 수를 줄여 생산성을 높였다. 이 같은 역할을 인정받아 그는 글로벌 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을 맡아 승승장구해 왔다. 그는 투병 중인 부인을 간병하기 위해 임기를 몇 달 앞당겨 물러나겠다고 밝힌 댄 애커슨 CEO의 자리를 물려받아 내년 1월 15일부터 CEO로 활동하게 된다. 미국 3대 자동차 회사 가운데 여성 CEO가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몇 개월 전부터 GM CEO 후보 4명에 포함된 바라 내정자의 임명 가능성을 점쳐온 만큼 그리 놀라는 표정은 아니다. 그러나 미 ‘제조업의 꽃’인 자동차 1위 업체에 여성 수장이 임명된 것은 회사를 넘어 미 전체에 미치는 상징성이 크다. 자동차 연구소 에드먼즈닷컴 미셸 크랩스는 “여성이 미 자동차 업계 수장에 오른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특히 바라는 매우 유능한 자동차 업계 경영인으로 그동안 수차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왔다”고 평가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개인정보 고스란히 대출모집인 손에… 금융사기 2차 피해 우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정보 13만건이 불법으로 외부에 유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아직 어디에서 유출됐는지 확인되지 않은 개인 정보까지 합치면 300만건에 이른다. 나머지 287만건은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확인된 13만건만 해도 은행 개인 대출정보 유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곳은 모두 ‘대출 모집인’을 이용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창원지검은 지난 10월 ‘통대환 대출’ 조직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출 모집인들이 브로커를 통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자 정보를 불법으로 넘겨받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통대환 대출은 여러 곳에 고금리 대출채무가 있는 채무자의 기존 대출을 모두 갚아주고 신용등급을 상향시킨 후 은행 등에서 저금리로 기존 대출보다 많은 금액을 대출받도록 한 다음 갚아 준 돈과 알선수수료(통상 갚아준 돈의 10%)를 받는 것을 말한다. 검찰 관계자는 “엄연한 불법이지만 대출모집인 사이에서는 널리 퍼진 수법”이라고 말했다. 구속된 씨티은행 A씨는 개인 실적을 높이기 위해 사내 전산망에 저장된 3만 4000여건의 대출 고객 정보를 A4용지 1100여장에 출력해 대출모집인에게 건네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유출한 정보에는 고객의 이름, 연락처, 대출액, 대출금리, 대출잔액, 대출일자, 대출만기일자, 직장 등이 적혀 있었다. SC은행의 전산 협력업체 직원은 SC은행 본점 사무실에서 내부 전산망에 저장된 10만 4000여건의 고객정보를 USB에 복사해 저장한 뒤 대출 모집인에게 전달했다. 결국 막대한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이 대출 모집인들의 불법 영업을 매개로 이뤄진 셈이다. 이번에 SC은행과 씨티은행 고객들이 피해를 본 것은 국내 영업조직이 약한 외국계 은행의 특성 때문이다. 토종은행들은 대출 모집인을 이용하고 있지 않거나 극히 적은 데 반해 두 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 제2금융권도 대출모집인에 의존하고 있다. 대출모집인들은 그룹을 만들어 여러 금융기관을 중개하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등 불법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유출된 정보로 인한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름과 연락처가 유출된만큼 보이스피싱이나 대출 사기 등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금감원 “현재현·정진석 사기혐의 있다” 검찰 통보

    금감원 “현재현·정진석 사기혐의 있다” 검찰 통보

    동양그룹 계열사 기업어음(CP) 판매와 관련해 현재현(왼쪽) 그룹 회장과 정진석(오른쪽) 전 동양증권 사장에게 사기 혐의가 있다고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통보했다. 지난 10월 동양 사태가 터진 이후 최고경영진의 사기 혐의를 금융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배임 혐의에 대해 진행 중인 기존 수사와 함께 검찰의 행보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동양 CP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폭도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정 전 사장이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허위사실로 CP 판매를 독려한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 금감원은 정 전 사장이 산업은행, 오리온그룹의 자금 지원이나 그룹 계열사의 지분 유동화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CP 판매를 독려한 점에서 사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식적인 수사의뢰가 아니라 정보공유 차원의 검찰 통보”라면서도 “상환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직원들에게 허위사실을 근거로 CP 판매를 독려한 것은 사기에 가깝다”고 말해 사실상의 수사 의뢰임을 시사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10월 동양 계열사 간 자금거래와 관련해 대주주의 위법사항을 발견하고 현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금감원은 동양 계열사들의 법정관리 신청 전인 올 9월 정 전 사장이 동양증권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동양레저의 발전 지분을 담보로 브리지론이 가능하다”, “산업은행으로부터 5000억원 추가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하며 CP 판매를 독려한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달 ‘오리온이 동양을 지원하기로 했다. 100% 사실이니 걱정하지 말고 (CP를)팔아달라’는 허위 내용의 사내 메시지가 오간 데도 정 전 사장의 책임이 일부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현 회장이 정 전 사장에게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전달하며 CP 판매를 독려하도록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기 혐의자에 현 회장도 포함시켰다. 동양그룹의 사기 판매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동양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률은 단순 불완전 판매일 경우보다 높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서 사기 판매를 밝혀낸다면 불완전판매일 때 20~30%인 보상률이 50%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면서 “판매 뿐아니라 계열사의 CP 발행 과정에서의 사기혐의가 밝혀지면 보상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불완전판매보다 사기판매에 대한 보상률이 높다는 것은 최근 법원 판례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은 삼화저축은행 후순위채 판매를 사기 판매라고 판단, 청구액의 70%를 배상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9일 정 전 사장과 김철 전 동양네트워크 사장을 소환조사했다. 하지만 아직 현 회장에 대한 소환 통보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SK플래닛 13일부터 판교시대

    SK플래닛이 오는 13일부터 판교 테크노밸리로 본사를 이전한다. SK플래닛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테크노밸리에 신사옥 ‘더 플래닛’이 완공됨에 따라 이전을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현재 SK플래닛 사무실은 사업 부서별로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와 삼화빌딩, 숭례문 부근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등에 흩어져 있다. 이번에 사업 부서가 신사옥 한곳으로 모이면 사업 부문 간 상승 효과 및 역량 집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SK플래닛은 보고 있다. 새로 입주하는 더 플래닛은 지상 10층, 지하 4층, 연면적 4만 9800㎡ 규모로 사무 공간과 식당, 카페, 어린이집, 피트니스센터, 옥상정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1층 로비에는 방문 고객들이 SK플래닛의 서비스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도 마련된다. 이전은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해 연내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내 벤처 등 일부 사업 부문은 현재 준비 중인 판교2사옥으로 내년 상반기 중 이전하며 광고 사업을 담당하는 M&C 부문은 사업 특성을 고려해 대한상공회의소 건물에 남게 된다. SK플래닛이 빠져나가는 SKT타워에는 주변에 흩어져 있던 SK텔레콤의 사업 부서가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현대제철 “종합안전관리 대책 마련”

    현대제철이 종합적인 안전·보건 관리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사내에 안전경영총괄대책위원회를 신설해 통합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협력사들과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고 5일 밝혔다. 안전 관련 예산 1200억원을 확보해 우선 집행하고, 협력사 인력을 포함한 안전관리요원을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잇달아 발생한 재해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현대제철을 안전관리 위기사업장으로 특별 관리하기로 한 고용노동부의 방침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종합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현재 관리조직이 주도하고 있는 안전보건 분야를 현장의 안전조직과 혼합한 조직으로 확대 개편한다. 또 안전혁신, 보건관리, 가스안전 등 기능별 전담팀을 신설하고 가스안전센터를 두기로 했다. 고로의 특성을 반영해 안전관리 매뉴얼도 보완하고, 안전보건에 관한 정보와 전산시스템을 협력사들과도 공유하기로 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25살까지 백수… 31살 억대 연봉자 된 비결은”

    “25살까지 백수… 31살 억대 연봉자 된 비결은”

    “제 꿈을 적은 종이를 항상 옷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습니다. 수시로 그걸 꺼내 보며 제 꿈이 얼마만큼 성취됐는지 진도를 점검하곤 했지요. 그 덕에 40세 전까지 이룰 목표 36개 중 21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김창수(58) 삼성화재 사장이 회사 내 보험설계사들과 도시락 미팅을 갖다가 한 보험 설계사의 사연을 듣고 감동받은 일이 사내에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강남지점 보험 설계사로 설계사 육성을 맡고 있는 이상학(31)씨다. 이씨는 40세 이전까지 이뤄야 할 목표 36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강하게 채찍질해 왔다. 이런 자신의 이야기를 수기로 써 사내 영업수기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았다. 한 언론사의 수기 공모에서는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내년 2월에는 김 사장의 추천으로 대졸 신입사원 교육 때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씨는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군에 입대했다. 전역 후에는 집에서 ‘백수’로 시간을 허비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아버지였다. 25세 때였다.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하셨어요. 등산하는 3시간 동안 10년 후 35세의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두서 없이 이야기하면서 꿈을 갖게 됐습니다.” 이씨의 아버지는 아무 밑천 없는 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영업’을 추천했다. 이씨는 가장 높은 난이도를 찾아 삼성화재에 지원을 했다. 하지만 26세 청년에게 보험 영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쉬지 않고 영업 현장을 돌아다녀도 한 건의 계약도 따내지 못했지만 꾸준히 발품을 팔았고 몇 년 지나 1억원대의 고액 연봉자로 올라섰다. 이씨는 “세상에 나가지 못하고 다락방에만 있던 청년이 이제는 꿈의 전도사가 됐다”면서 “강연에 나가서도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낙하산 인사·파벌싸움·주인의식 부재 ‘12년 곪은 상처’ 터졌다

    낙하산 인사·파벌싸움·주인의식 부재 ‘12년 곪은 상처’ 터졌다

    KB국민은행은 자산 286조원에 2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은행이다. 하지만 요즘 만신창이가 됐다. 그동안 쌓여 온 비리와 부실, 불통과 비효율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과거 하늘을 찔렀던 직원들의 자부심도 땅에 떨어졌다. 2001년 11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통합 국민은행이 출범한 지 만 12년. 오랜 낙하산 인사와 내부 파벌싸움, 주인의식 부재 등이 키운 국민은행의 위기는 다른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당시 강정원 행장과 황영기 회장의 불협화음, 뒤이은 불명예 퇴진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4대 천왕’으로 꼽힌 어윤대 전 회장 등도 낙하산 논란을 불렀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반복된 낙하산 인사가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당선자는 최근 사태에 대해 “금융지주 출범 후 KB금융과 은행이 낙하산의 놀이터가 됐고 관치가 득세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낙하산 인사들은 국민은행 특유의 기업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단기 성과주의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속된 낙하산 인사는 조직 내부 통제력의 약화로 이어졌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낙하산 인사로 인해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의 기강이 해이해지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비리와 부실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결국 오랫동안 쌓여 온 관치금융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대등 합병 이후 쌓여 온 파벌 다툼과 그로 인한 주인의식이 없는 조직문화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금융계 인사는 “아직까지도 국민은행에서는 ‘국민 출신’끼리, ‘주택 출신’끼리만 통한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KB는 CEO가 바뀌면 직원의 80%가 자리를 이동한다고 할 정도로 조직 운용의 장기적 비전이 없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충실하기보다는 사내 정치에 급급하게 되고 한탕주의 풍조가 발생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민영화돼 공공기관 특유의 방만한 문화가 다른 은행들보다 강하다”고 지적했다. 주인 의식 부재는 이번 사태를 겪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주인의식이 없어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27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금융사고는 몇몇 개인의 잘못이 아닌 은행장인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직원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조직을 대표한다는 주인으로서 자부심이 없어서인지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보고서도 정확도가 떨어지고 면피성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신한이나 하나은행같이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점을 현 사태의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올 7월 임 회장과 이 행장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논란이 일자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한이나 하나처럼 조직이 안정되고 강력한 내부 1인자가 있는 곳이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계 인사는 “신한이나 하나는 늦게 시작한 만큼 특유의 파이팅 기질이 있지만, 국민은행은 오랫동안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신뢰 및 임직원 윤리 회복을 위한 실천 결의’ 행사를 가졌다. 이 행장은 “이번 사태는 관련자 몇 명의 처벌과 대국민 사과 등으로 적당히 얼버무릴 사안이 결코 아니다”면서 “은행장을 포함한 모든 경영진과 2만2000명 직원 모두가 책임을 느끼고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국민은행 내부 고위 관계자조차 “이번 사태는 10년 이상 누적된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라면서 “어지간한 자정 결의와 경영 쇄신 노력으로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사태 해결 노력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 윤석헌 교수는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있어야 내부 구성원들이나 외부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감사 부서는 부실 사태나 위법 적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장이 직접 책임지는 준법감시부에서 비리문제를 책임지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예술인 107명, 박권수 화백을 기억하다

    예술인 107명, 박권수 화백을 기억하다

    “목숨보다 그림을 더 사랑했던 사내! 하늘로 올라가서도 붓을 놓지 않았을 사내!”를 위해 쟁쟁한 문화예술인들이 뭉쳤다. 영화배우 최민식과 소설가 박인식이 공동대표를 맡고 개그맨 전유성, 탤런트 이효정, 성우 배한성, 연극배우 이호성, 행위예술가 심철종, 영화감독 이만, 화가 오만철, 연극연출가 기국서, 시인 송현 등 107명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인 ‘박권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박·그·사)이 29일 창립 모임을 갖는다. 고(故) 박권수 화백의 추모 유작전이 열리는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3층 전시실에서다. 유작전은 다음 달 12일까지 이어지는데 1990년대 후반 건강이 악화돼 화단과의 관계가 끊긴 가운데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붓을 놓지 않은 고인의 예술혼을 오롯이 담아 ‘죽음보다 그림’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크고 작은 화면을 이어 붙인 ‘유년의 기억 속에서’ 등 100여점이 선보인다. 이날 오후 5시에는 행위예술가 김백기의 ‘박권수를 기리는 퍼포먼스’와 국악인 장사익, 가수 최백호의 공연이 마련된다. 고 박 화백은 1950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77년 홍익대를 졸업한 뒤 82년 서울미술회관 전시를 시작으로 31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86년 미국 뉴욕 바자렐리센터 전시를 통해 한국미술을 해외에 수출한 그는 연방 해체 직전인 90년 모스크바 프롤레타리아 뮤지엄에서 한국 작가로는 처음 초대전을 여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스페인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을 오가며 치열하게 활동하던 그는 2005년 병으로 쉰다섯 짧은 생을 마감했다. 혼자 작업하는 시간 말고는 늘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 생계를 이으려 홍익대 입구에 차린 디자인 가게에서 최민식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무명이었던 최민식은 화가인 형 최찬식과의 인연으로 박 화백과 가게를 꾸리면서 호형호제했다. 최민식은 지금도 인터뷰에서 가장 생각나는 사람으로 고인을 꼽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소비자 만족 위해 뛰는 기업들] 포스코

    [소비자 만족 위해 뛰는 기업들] 포스코

    포스코는 품질 향상과 더불어 고객만족을 위해 사내 부서별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열연부는 품질기술부와 함께 외주 파트너사에 대해 ‘품질 사고’ 방지를 위한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과 품질 표준을 공유하고 있다. 또 고객사에게 최상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품질보증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 제2열연공장에서는 ‘베스트 플랜트’(best plant)로 발돋움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며 설비 고장을 줄이고 있다. 또 포항제철소 후판부와 광양제철소 후판부 압연반은 ‘품질불량 제로’를 목표로 삼고, 양 제철소 간 정보교류 정기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사회공헌활동도 고객만족 실천의 일환으로 본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포스코1% 나눔재단’을 출범하고, 첫 사업으로 최근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총 30만 달러를 전달하기로 했다. 나눔재단은 처음 본사 임원과 부장급 이상만 급여 중 1%를 떼어 기부하는 운동에서 비롯됐다. 지금은 26개 패밀리사, 전체 임직원의 90% 이상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정준양 회장은 현판식에서 “2011년부터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을 꿈꾸며 자생적으로 나눔 활동을 전개한 것이 1% 급여 나눔으로 꽃을 피우게 됐다”면서 “필리핀 수해민들에게 임직원 3만 7000명의 정성이 뜻깊게 전달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3.0’을 모토로 고객만족과 고객 성공이 곧 포스코의 성공이라는 믿음 아래 더욱 적극적인 고객지향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에스원, 2020년엔 세계 10대 보안회사 진입”

    “에스원, 2020년엔 세계 10대 보안회사 진입”

    에스원은 27일 창립 36주년을 맞아 ‘고객·신사업·해외시장’을 사업방향의 핵심 키워드로 삼고 2020년 세계 10대 보안회사 진입을 선언했다. 윤진혁 사장은 이날 에스원 충남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창립 36주년 ‘New S-1 혁신박람회’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객의 관계 강화와 신사업 확대, 해외시장 공략이 향후 보안시장을 좌우할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에스원은 고객의 불만 등을 사내망의 팝업창을 통해 공유하는 등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 시큐리티 영역에서 홈 시장을 넘어 건물관리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중국법인 외에 몽골법인도 설립해 해외사업도 늘릴 계획이다. 올해 에스원은 세콤 홈블랙박스를 출시하며 홈 시큐리티 시장을 확장했고, 차량관제시스템과 안심폰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동체보안을 넘어 개인 보안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마치고 임직원들은 800포기의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 120여 명에게 전달하는 봉사활동도 펼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전남 나주(羅州)의 옛 이름은 금성(錦城)이다. 이게 고려 왕건 때 나주로 바뀐다. 이름은 바뀌었으되 뜻은 변한 게 없다. 금(錦)이든 나(羅)든 비단을 이르는 건 똑같으니 말이다. 대체 뭐가 그리 곱길래 비단 같다는 고을 이름을 늘 달고 다닐까. 나주는 어향(御鄕)이라 불린다. 임금을 낳은 고을이란 뜻이다. 여기엔 버들잎 전설이 깔려 있다. 목마른 남정네에게 버들잎 동동 띄운 물을 건넨 지혜로운 규수 이야기 말이다. 나주시청의 김종순 학예연구사가 전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나라 안 몇몇 곳에 비슷한 내용의 버들잎 고사가 전하는데, ‘나주 버전’의 주인공은 고려 태조 왕건과 나주 호족 오다린의 딸이다. 무대는 현 나주시청 앞 완사천이다. 내용은 익히 알고 있으니 건너뛰자. 중요한 건 만남 이후다. 두 남녀는 필경 ‘선수’였던 게다. 만난 첫날밤에 오씨 처녀(훗날 장화왕후)와 왕건은 서둘러 ‘원인’을 만든다. 그로부터 열 달 뒤 ‘결과’를 얻는데, 그가 바로 고려 2대왕 혜종이다. 당시 왕건은 군사 3000여명을 이끌고 후백제의 후방 지역인 금성(나주)을 공략하러 온 참이었다. 주변 다른 지역과 달리 나주는 왕건의 편에 섰고, 이 공로로 고려 성종 때 목(牧)으로 승격된 뒤 일제강점기 전까지 1000여년간 전라도 지역의 핵심 도시로 번성할 수 있었다. 나주시가 내건 슬로건 ‘천년 목사(牧使) 고을’도 이 같은 역사에 기댄 표현이다. 나주의 풍경을 가르는 건 영산강과 금성산이다. 나주를 대표하는 명소들이 대부분 이 강과 산에 깃들여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도시 뒤엔 금성산이 우뚝하고, 가운데로 흐르는 영산강이 남북을 가르는 모습,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한양의 모습을 빼닮았다. 나주를 작은 서울 소경(小京)이라 부르는 이유다. 나주를 가르는 영산강은 전남 담양에서 발원해 광주와 함평, 무안 등을 두루 적신 뒤 목포에서 바다와 만난다. 길이는 136㎞. 한강(515㎞) 낙동강(522㎞) 등에 견주자면 보잘것없는 크기지만 교통로로서의 비중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1970년대 말 강줄기 끝자락에 영산강 하구둑이 세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뱃길은 목포항에서 강물을 따라 73㎞나 거슬러 올라갔다. 강줄기를 따라 수많은 나루터가 세워졌는데, 그중 하나가 영산포다. 흑산도 옆 영산도 주민들이 고려 조정의 공도정책에 따라 이주해 살면서 홍어 산지로 이름을 알렸던 바로 그 포구다. 영산포는 일제강점기 무렵 번성했다. 비옥한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내가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영산포 일대에는 대지주 구로즈미 이타로(黑住猪太郞)가 살던 집과 동양척식회사 문서고 등 일본풍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구로즈미의 집은 나주시에서 인수해 최근 보수를 마쳤다. 올해 말부터 숙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동양척식회사 문서고는 찻집으로 쓰인다. 아름드리 팽나무 아래서 커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S라인’을 그리며 유장하게 흘러가는 영산강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특급 포인트가 있다. 신곡리 봉곡마을 인근의 정자 금강정이다. 예서 샛길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사방이 툭 트인 강 언덕이 나온다. 물안개가 자주 끼는 이맘때면 발 아래로 영산강과 물안개가 함께 흐르는 ‘비단결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너른 들녘을 하얗게 칠한 물안개는 희롱하듯 강변 산자락을 품었다가 떨쳐 내길 반복하는데, 단언컨대 이 풍경 앞에서 탄성을 내뱉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 언덕은 가급적 이른 아침에 오르길 권한다. 물안개의 두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선경은 대개 오전 9시를 전후해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이제 금성산을 밟을 차례다. 451m로 높지는 않으나 나주의 진산 대접을 받는 산이다. 제가 품은 고을은 진작 나주로 이름을 바꿨지만 스스로는 여태 옛 이름을 잃지 않고 있다. 금성산에 들면 먼저 다보사를 찾을 일이다. 산비탈을 따라 세워진 소담한 절집이다. 김종순 학예사는 “일제가 대처승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선 불교를 흠집 내고 탄압할 때 꿋꿋하게 이를 거부하며 한국 불교의 법맥을 이어 온 사찰”이라고 소개했다. 다보사에서 잊지 말고 봐야 할 게 대웅전과 명부전의 불단을 장식하는 조각품이다. 꽃병 등을 조각해 뒀는데 이게 한국식 꺾꽂이의 원형이라는 것. 이는 꽃꽂이가 일본에서 시작돼 전파됐다는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한다. 수수하면서도 정교한 대웅전 꽃문살도 빼어나다. 보물(제1343호)로 지정된 괘불탱도 아름답다던데 아쉽게도 이를 직접 볼 기회는 없었다. 다보사 앞쪽의 금성산 둘레길을 따라 휴양림 방향으로 15분쯤 걸어가면 난데없이 초록빛 세상이 펼쳐진다. 야생 차밭이다. 사방이 단풍으로 불붙고, 흰 눈에 덮여도 늘 푸른 빛을 잃지 않는 공간이다. 고려시대 임금께 진상했던 뇌원차도 이곳에서 비롯됐다. 흰빛의 녹차꽃은 10월부터 피기 시작해 12월이면 대부분 진다. 면적은 8㏊에 이른다. 자박자박 걸으며 푸른 빛을 완상하기 좋다. 이맘때 볼거리 딱 세 가지만 더 얘기하자. 메타세쿼이아길, 쌍계정, 노안천주교회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전남산림환경연구소 진입로에 조성됐다.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견줘 짧지만 폭이 좁고 안온해 ‘사진발’을 잘 받는다. 쌍계정은 영암의 구림, 정읍의 태인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 호남의 3대 명촌으로 꼽혔던 노안면 금안 마을에 있다. 세월의 흔적 더께로 쌓인 정자도 좋지만, 건물 앞뒤를 지키고선 아름드리 푸조나무와 느티나무의 자태가 더없이 빼어나다. 노안천주교회는 쌍계정과 이웃했다. 나주 최초의 성당으로, 근대문화유산 제44호로 지정된 붉은 벽돌의 단층 건물이 인상적이다. 교회가 깃든 마을 이름은 ‘이슬촌’이다. 주민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인 마을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 이색 마을 축제를 연다. 글 사진 나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해 호남고속도로 광주요금소를 지난 뒤 광산이나 산월 나들목으로 나와 광주 제2순환도로를 탄다. 순환도로 요금소를 빠져나와 13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나주에 닿는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나들목을 이용할 수도 있다. KTX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용산역에서 나주역까지 3시간 걸린다. →맛집:영산포 홍어의 거리에 홍어집들이 늘어서 있다. 영산포 홍어(337-5000) 등이 이름 났다. 나주곰탕은 시내 목사내아 일대에 몰려 있다. 하얀집(333-4292), 노안집(333-2052), 남평식당(334-4682)이 유명하다. 구진포 쪽엔 장어거리도 조성돼 있다. 영산나루(332-2131)는 동양척식회사 문서고와 한 울타리에 있는 찻집이다. 영산포 등대 바로 뒤에 있다. →잘 곳:단연 ‘목사내아’다. 옛 나주목사가 기거하던 한옥집인데 리모델링을 마치고 곧 문을 열 예정이다. 330-8831. 나주시청 부근과 동신대 일대에도 깔끔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 KT·포스코 새 CEO 인선 착착

    KT와 포스코의 후임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차츰 가속이 붙고 있다. KT는 공모 절차를 거쳐 연내에 신임 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다음 달쯤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인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KT CEO추천위원회는 25일 서울 KT 서초사옥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모와 전문기관 추천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를 뽑기로 결정했다. 추천위는 응모 자격으로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과 경영 경험이 풍부하며 ▲글로벌 경영능력과 사업수행 경험 ▲정보통신기술(ICT) 및 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 ▲투철한 기업가 정신과 미래지향적 비전 ▲대규모 조직관리 경험과 강력한 경영혁신 의지를 갖출 것 등을 제시했다. 추천위는 공모와 헤드헌팅 추천으로 후보군을 구성한 뒤 내부 회의를 거쳐 연내에 최종 후보를 낙점,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차기 CEO는 내년 초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KT는 이석채 전 회장이 지난 11일 공식 사퇴함에 따라 표현명 T&C 사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모 기간은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다. 포스코는 이날 이영선(전 한림대 총장) 이사회 의장 주재로 점심식사를 겸한 임시이사회를 열고 CEO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 ‘승계 카운슬(협의회)’을 설치하기로 했다. 승계 카운슬에서 추천한 후보를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심사를 하게 된다. CEO후보추천위는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이사회에는 이 의장과 한준호 삼천리 회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이명우 한양대 특임교수 등 사외이사 6명 전원이 참석했다. 또 정준양 회장을 비롯해 박기홍 기획재무부문장, 김준식 성장투자사업부문장, 장인환 탄소강사업부문장, 김응규 경영지원부문장 등 사내이사 5명도 동석했다. 포스코 정관에 따라 승계 카운슬은 이영선 의장, 이창희 교수, 한준호 회장 등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인 김응규 포스코 부사장 등 4명으로 구성된다. 승계 카운슬이 발굴한 사내이사 출신의 CEO 후보 1인은 CEO후보추천위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14일 주주총회에 추천된다. 후보가 주총을 통과하면 다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선임하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CEO후보추천위에 의해 외부 인사에 대한 영입안이 제시될 수도 있다. 지난 15일 이 의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정 회장은 이날 참석한 사내외 이사들에게 사의 배경을 설명하고 차기 CEO를 공정하게 선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이 그룹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사회 중심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해군 ‘유도탄 고속함’ 강풍에 침몰

    해군 ‘유도탄 고속함’ 강풍에 침몰

    강풍특보가 내려졌던 25일 새벽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모 조선소 안 암벽에서 건조 중이던 해군 고속함 1척이 침몰했다. 이 고속함은 이 조선소가 해군에 내년 인도할 예정인 430t 규모 최첨단 유도탄 고속함(PKG.Patrol Killer Guided missile)이다. 조선소 작업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사내 5암벽에 묶여 있던 선체에 강풍과 높은 파도로 물이 차기 시작하면서 선체 뒷부분부터 서서히 잠기기 시작했다. 사고 당시 선체에는 작업자들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재 이 고속함은 5분의 4가량 바닷물에 잠겼다. 선체는 현재 바로 옆 큰 배에 묶여 고정된 상태다. 조선소 측은 3천t급 크레인을 동원해 선체를 물 밖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배에 가득 찬 물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상에 내려졌던 강풍주의보는 이날 오후 1시 해제됐다. 조선소와 해군 측은 바람과 파도가 잠잠해지는 대로 잠수부를 동원해 선체에 찬 바닷물을 빼낸 후 본격 인양에 나설 계획이다. 해군에 인도될 이 고속함은 엔진 장착이 마무리되는 등 60%의 공정을 보였다. 조선소 관계자는 “선체가 작은데다 강풍과 높은 파도에 바닷물이 열린 문 등을 통해 계속 스며들면서 서서히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군과 경찰은 정확한 선체 침몰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市가 나서 미혼 단체미팅… 결혼·출산 독려”

    “市가 나서 미혼 단체미팅… 결혼·출산 독려”

    “사실 여전히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출산 장려 정책은 ‘돈’을 주는 것이죠. 하지만 보조금 말고도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고 시민들의 시정부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리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지난달 31일 타이완 타이베이시 신이(信義)구의 시정부 건물에서 만난 쉬민쥐안(許敏娟·48·여) 민정국 부국장은 타이베이시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해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타이베이시는 ‘당신의 임신을 축복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출산 격려금 및 육아 보조금 지원을 비롯해 미혼 남녀를 위한 단체 미팅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 결혼과 출산을 독려하고 있다. 쉬 부국장은 “미혼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도 출산율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면서 “타이베이시는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출산 격려금 2만 타이완달러(약 72만원)를 지급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0~5살 아이가 있는 가정에는 육아 보조금으로 매달 2500 타이완달러(약 9만원)가 지급된다. 쉬 부국장은 새로 아이가 태어난 가정에는 출산 축하 선물로 5개들이 그릇 세트도 주고 있다며 직접 선보였다. 쉬 부국장이 가장 자신 있게 소개한 것은 2011년부터 타이베이시 정부가 1년에 네 차례 20~49세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단체 미팅 행사다. 쉬 부국장은 이 행사는 미혼 자녀를 둔 부모 등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요청에 힘입어 시작하게 된 점이 특이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 번에 남녀 40명씩 참여하는데 평균 서너 커플이 성사된다”면서 “미팅 참가접수 시작일 전날 밤부터 시정부 건물에 와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하루 이틀 사이에 마감된다”고 자랑했다. 또 타이베이시는 민간 업체와 손을 잡고 출산율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시정부는 시내에 있는 유치원 240여곳과 제휴를 맺고 유치원의 실내외 공간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쉬 부국장은 “일종의 ‘개방형 유치원’이라는 개념인데 모든 시민들이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유치원의 놀이터와 같은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면서 “해당 유치원에 다니지 않아도 인근 지역의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재롱 잔치, 음악회 등의 행사에 참여하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시 정부는 또 2010년 이후 타이베이 시내 80여개의 기업이 사내 탁아소를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쉬 부국장은 “젊은 사람들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아이도 양육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시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타이베이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설] 대기업 곳간 넘치니 과세 주장 활개치는 것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이 올 6월 말 현재 477조원이라고 한다. 불과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본금 대비 사내 유보 비율로 따지면 1668%다. 한 해 벌어들인 돈으로 세금 내고 배당을 하고도 자본금의 17배를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이 162조여원, 현대·기아차그룹이 100조여원이다. 그러니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이 돈에 세금을 물리자는 주장이 나올 만도 하다. 하지만 사내 유보금 과세는 신중해야 한다. 세금을 물린다고 그 돈이 투자로 간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적정 수준 이상의 대기업 사내 유보금에 대해 15% 세금을 물리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그제 발의했다. 앞서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국회 예산정책처 등도 유보금 과세를 주장했다. 과세론자들은 유보금을 지극히 비생산적인 ‘불임소득’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유보금이 전부 현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계 등 실물자산도 포함한다. 유보금의 80%가 설비 등에 투자되고 있다며 과세에 반대하는 정부 논리에는 일리가 있다. 유보금에 세금을 물린 적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때는 주주 가치 개념이 생겨나던 무렵이라 배당 확대가 목적이었다. 이마저도 기업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는 지적 등이 일면서 2001년 10년 만에 폐지됐다. 미국 등이 과세 제도를 시행하고 있긴 하지만 이 또한 투자 유도 목적은 아니다. 과잉 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면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유보금을 줄일 것이라는 게 과세론자들의 계산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투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당을 늘리거나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사내 복지에 더 쓸 수도 있다. 주주나 임직원은 좋을 수 있다. 대신, 대기업에 집중된 이익을 투자로 빼내 가계와 중소기업 등 사회 전체가 그 과실을 나누자는 당초 취지에서는 멀어지게 된다. 과세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런 부작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중과세 논란 소지도 다분하다. 그럼에도 오죽 투자가 부진하면 이런 고육지책을 내놓겠는가. 대기업들은 그 심정과 배경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정답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올해만도 30대 그룹은 155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이 지켜질지는 불투명하다. 작년에도 151조원을 장담했지만 실제 투자액은 138조원에 그쳤다.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탓은 그만하라. 이 법들이 통과돼도 투자예상액은 수조원이다. 수십조, 수백조원에 이르는 유보금은 누가 뭐라 해도 기업 스스로가 미래 먹거리 발굴과 투자에 소극적이었음을 방증해준다. 어찌 보면 유보금 과세 논란은 기업들이 자초했다고도 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도 투자환경 조성에 팔소매를 걷어붙여야 하지만 결정적 열쇠는 자신들이 쥐고 있음을 기업들은 명심하기 바란다.
  • 10대 그룹이 쌓아둔 돈 477조원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이 477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적정 수준 이상의 유보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82개 상장 계열사(금융사를 제외)의 사내 유보금은 지난 6월 말 현재 476조 6640억원이다. 3년 전인 2010년 말 331조 3140억원에 비해 43.9%(145조 3500억원)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사내 유보율도 같은 기간 1376%에서 1668%로 292% 포인트 상승했다. 사내 유보금은 기업의 당기 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등으로 지출된 금액을 제외하고 사내에 축적한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을 합한 금액이다. 사내 유보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누면 사내 유보율이 된다. 사내 유보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무상증자, 배당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투자 등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롯데 7개사의 사내 유보율이 5123%로 10대 그룹 중 가장 높았다. 사내 유보금은 26조 5030억원으로 3년 전 17조 7260억원에서 49.5%(8조 7770억원) 늘었다. 사내 유보율 2위는 포스코로 3722%다. 사내 유보금도 37조 3260억원에서 43조 9280억원으로 17.7%(6조 6020억원) 증가했다. 삼성은 사내 유보율이 3709%로 3위를 기록했다. 2010년 2478%에서 비해 1231% 포인트나 높아졌다. 상승폭으로는 10대 그룹 중 최고다. 13개 계열사의 사내 유보금이 162조 1430억원으로 10대 그룹 중 가장 많다.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한진만 사내 유보금이 2010년 5조 4150억원에서 6월 말 2조 7030억원으로 50%(2조 7120억원) 줄어들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국내 록·메탈의 진짜 사운드, 제대로 맛좀볼래?

    국내 록·메탈의 진짜 사운드, 제대로 맛좀볼래?

    언제부터인가 록 페스티벌이 부쩍 많아졌다. 록 또는 메탈 음악 시장이 넓어졌다기 보다 뮤직 페스티벌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록’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페스티벌이 얼마나 있는 지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도 많다. 록 페스티벌이 늘어나며 내로라하는 해외 밴드들이 한국을 찾는 사례도 늘었으나 국내 록·메탈 마니아들의 가슴 한 구석은 여전히 허전했던 게 사실. 그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국내 팀들이 록·메탈 밴드라고 하기에는 세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갓 쓰고 양복 입은 느낌의 조합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버릴 록 페스티벌이 ‘철커덕’ 일발장전 됐다. 오는 22~23일 홍대 앞 디딤홀에서 이틀 동안 열리는 ‘락좀볼래 페스트’다. 2011년 여덟 차례에 걸쳐 진행됐던 메탈하니 시리즈, 지난해 말 송설X파고다 공연에 이어 국내 록 메탈 씬에서는 근래 보기 드문 대형 프로젝트다. 페스티벌 이름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듯이 송설X파고다 공연으로 공식 복귀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로-지의 보컬리스트 김병삼이 일을 벌렸다. 페스티벌 이름은 그가 운영하고 있는 홍대 앞 유명 라면집 상호를 재기발랄하게 비튼 것이다. 진짜 록 페스티벌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출발한 락좀볼래 페스트는 그러나, 마니아들만을 위한 자리는 아니다. 한국 록·메탈 역사 30여년을 아우르는 팀들이 대거 뭉쳤기 때문에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우리 록·메탈 사운드의 정수에 한껏 빠져들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김병삼의 마당발 인맥 덕택에 라인업이 무척 화려하다. 1980년대 중후반부터 국내 록·메탈 역사를 묵묵히 이어가고 있는 블랙신드롬, H2O, 제로-지 등 맏사내들을 중심으로 차퍼스, 바스켓노트, 디아블로, 블랙메디슨, 더 히스테릭스, 원, 지하드, 노브레인, 옐로우몬스터즈 등 국내 록 메탈 바닥에서 난다 긴다 하는 팀들이 대거 의기투합했다. 하드 록, 헤비 록, 파티 록, 펑크 록, 헤비 메탈, 스피드 메탈, 스래시 메탈, 슬러지 메탈, 스토너 메탈 등 헤비 사운드의 진수성찬이 차려진다. 첫 날은 워킹 애프터 유(Walking After U)를 오프닝으로 H20, 제로-지, 바스켓노트, 옐로우몬스터, 원, 더 히스테릭스가 무대에 오른다. 둘째 날은 거츠(Gutz)를 오프닝으로 블랙신드롬, 디아블로, 노브레인, 지하드, 챠퍼스, 블랙메디슨이 나선다. 예매는 1일권 2만 5000원·2일권 4만 5000원, 현매는 1일권 3만원·2일권 5만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문학번역상에 나수호 교수 등 수상

    제11회 한국문학번역상에 김영하의 소설 ‘검은 꽃’을 영어로 번역한 나수호(40) 한국외대 교수와 윤흥길의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송병선(51) 울산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상을 주관하는 한국문학번역원이 18일 밝혔다. 이문구의 소설 ‘관촌수필’을 중국어로 옮긴 김학철(51) 중국 하얼빈공대 교수, 일연의 ‘삼국유사’를 체코어로 옮긴 미리암 뢰벤스타이노바(55)와 마렉 제마렉(31)도 같은 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학번역상은 격년제로 대상 수상자를 선정해왔지만 올해부터는 매해 4개 언어권에서 수상자를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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