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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공직자 ‘연금제한’ 연내 시행

    부패·비리 행위에 연루된 공직자의 연금 지급을 제한하는 방안이 대통령 훈령으로 연내 제정, 시행된다. 정부는 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의 ‘비리공무원 퇴직연금 제한 확대 방침’에 대해 논의한다. 노 대통령이 지난 9월 부패·비리를 저지른 공직자에 대해 연금 등의 혜택을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이 훈령이 시행되면 공직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부패방지위원회와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앞으로는 재직중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이 사법처리 이전에 사표를 제출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퇴직 후라도 비리행위가 적발될 경우 퇴직금이나 연금 지급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은 재직기간 중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퇴직금이나 연금의 50%만 지급받게 된다. 처벌기준도 강화돼 100만원 미만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더라도 직무와 관련이 있을 경우 정직 또는 해임되며, 직무와 관련이 없더라도 500만원이 넘으면 무조건 해임하고 1000만원 이상이면 파면하도록 했다. 당초 정부는 비리 공무원에 대해서는 자신이 납부한 원금과 이자만 지급하는 연금 ‘박탈(불지급)’을 고려했으나 이는 내란·외환·반란죄 등에 적용하는 것으로 적용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연금제한’으로 다소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재직 중 금품·향응수수 등의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에 대해서는 사표 수리가 금지된다. 과거 일부에서 비리로 사법기관의 조사나 감사를 받는 공무원에 대해 사전에 사표를 받아주는 경우가 종종 벌어졌으나 훈령이 제정될 경우 법적으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게 된다. 현재는 행자부 지침과 총리훈령 등에 간단히 규정돼 자율적 해석이 가능했으나 이행 강제력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 훈령으로 격상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 훈령으로 되면 행정부 공무원만 해당되고, 입법·사법공무원은 해당되지 않는 맹점이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을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법을 개정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아 우선 연내 시행을 위해 대통령 훈령으로 바꾼 뒤 추후 보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02년부터 올 7월까지 비리로 적발돼 퇴직금이나 연금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은 모두 857명이며, 제한 액수는 257억원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경찰이 162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교육청 100명, 세무서·세관 42명, 중앙부처 40명 등의 순이다. 정부 관계자는 “비리 공무원 퇴직연금 제한은 공직 부패척결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공직부패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각 부처에 산재한 450개 부패유발요인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보건소 탐방] 성남 중원구-원스톱 서비스

    [보건소 탐방] 성남 중원구-원스톱 서비스

    경기 분당 신시가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에 시달리고 있는 성남시 중원구. 보건소만은 원스톱시스템을 구축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비록 지은 지 오래돼 시설은 낡았지만 깨끗이 쓸고 닦아 광이 나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실내구조를 과감히 바꿔 경제적인 보건소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변화는 3년여 전 새로 부임한 구성수(42·여) 소장의 노력 덕분. 복도를 진료실로 바꾸고 간호사실을 없애 부족한 치료시설을 확충하는 등 효율성이 돋보인다. ●간호사실 등 없애고 치료시설 확충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1층에 마련된 ‘건강증진센터’. 각종 진료실과 약국, 결핵실, 간호사실 등을 모두 통합해 없앨 것은 없애고 일부 시설은 아예 복도로 끌고 나왔다. 그래서 이 보건소 1층에는 복도가 없다. 먼저 별도의 사무실이던 진료실과 접수실이 보건소 출입구 복도로 나오면서 사무실 칸막이가 모두 사라졌다. 보건소를 방문한 환자들은 접수실이나 민원실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지 않아도 입구에 마련된 진료테이블에서 곧바로 접수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간호사와 의사들은 환자의 증세에 따라 진료테이블을 함께 쓰고 있는 운동처방사나 영양사 등에 연결시키고 적절한 치료에 들어간다. 재활실과 물리치료실도 별도의 칸막이 없이 통합, 개방됐다. 진료테이블 옆에 시설이 모두 설치돼 재활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 많은 중풍이나 하반신 마비, 당뇨 등 증상이 발견되면 별도의 이동없이 1층에서 간호사와 운동처방사 등에 이끌려 곧바로 옆에서 치료한다.1층의 간호사실은 건강증진실로 개조됐다. 운동부하검사와 심전도검사 등을 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졌다.1층의 결핵실은 2층으로 옮겼다. 한방진료도 입구에 있는 진료테이블에서 한·양방 구별없이 진료할 수 있도록 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이 때문에 중원구 보건소는 1층 사용 면적이 극대화, 마치 초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옮겨놓은 듯하다. ●관절염환자 돕는 ‘타이치교실’ 눈길 재활실은 중풍운동교실, 관절염운동교실, 수중재활교실, 타이치교실, 요통교실 등으로 나뉘어 환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타이치교실은 호주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개발한 것으로, 태극권 스타일 총 31가지 동작을 습득시켜 관절염환자들을 도우며 이 보건소의 자랑이다. 방문재활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보건센터 물리치료사가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전기·운동치료 등을 실시한다. 지난 10월 말 현재 439명이 혜택을 받았다. 재활용구 대여 및 이용지도사업도 펼친다. 휠체어, 워커 등 34종을 구비해 연중 무료 대여한다. 복지서비스를 연계해 가사도우미, 이동 목욕활동도 벌인다. 올해만도 1317건에 이르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실시해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역사회 연계사업도 다양하다. 관내 대학과 유관기관을 연결해 치료프로그램 강사들을 지원하고, 서울보건대학 보건의료지원센터 장애인 보장구지원사업과도 연계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관내 병·의원들에게 환자들의 치료를 의뢰하기도 하고 정기적 전문의 초빙으로 환자 관리도 한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대학 교수, 물리치료사협회장, 수중재활운동연구소장 등으로 구성된 재활보건자문회를 구성, 지역 네트워크 및 재활 서비스 시스템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구 중원구보건소장은 “보건소 개선을 위해 새 건물을 짓고 장비를 확충해야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기존 시설을 활용해 진료의 질과 폭을 넓히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反환경 정책 난무”

    “反환경 정책 난무”

    “현재 대한민국은 반환경정책이 난무하는 ‘환경비상시국’이다.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을 촉구한다.” 시민·환경단체들이 정부의 환경정책 부재를 꼬집으며 비상시국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 골프장 건설 완화 발표 등 현정부의 환경정책은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정부의 환경정책 부재를 비상시국으로 간주하고 향후 전면적이고 집중적인 대응에 나설 태세다. 특히 환경운동연합은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환경·주민피해 사례를 알리고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노(NO)골프 선언’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마구잡이식 개발정책으로 환경파괴가 자행되는 등 최악의 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정부의 신개발주의에 맞서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10일 YMCA강당에서 환경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개발주의 공동대응 대표자회의 열어 비상시국회의 김혜애 사무국장은 “전국에서 참가단체들의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공동대표 선출 등을 통해 반환경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기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최근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대규모 택지개발, 신도시개발 계획 등 환경파괴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경기경실련, 경기환경운동연합, 한국YMCA경기도협의회, 녹색자치경기연대 등 단체들은 “각종 개발정책으로 수도권이 회색도시화되고 생태계가 유린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반환경적인 수도권 개발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정부는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서 “시대에 따른 정책을 펴기보다는 관행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전국적인 환경비상시국회의 개최에 보조를 맞춰 동시 다발적으로 터지는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지속적인 기구로 ‘경기환경보전공동행동’을 결성하기로 했다. 경기도 전역의 지역단체를 중심으로 집행부와 공동대표단을 구성,12일 대표자 회의에 이어 도청에서 결성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경기YMCA협의회 박은호 사무국장은 “지역단체들의 연대체 결성을 계기로 도내에 집중되는 각종 개발정책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이 충실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골프장건설로 경기부양 失 많아” 시민·환경단체들이 분개하는 데는 정부의 골프장 추가 건설 완화정책 발표와 맞물린다. 정부는 지난 9월 전국 230개 골프장에 대한 추가 건설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골프장 건설을 통해 27조원의 부대효과와 4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환경단체들은 “전국의 골프장만도 181개나 된다.”면서 “여기에 공사 중이거나 허가된 골프장까지 합치면 280여곳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을 ‘골프왕국’으로 만들려는 처사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골프장 건설로 경기부양책과 일자리 창출 등을 내놓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방적이고 합리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이 이쯤되자 정치권도 방안 찾기에 나섰다. 안민석(열린우리당)·이재오(한나라당)·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 등은 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참여정부의 골프진흥정책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환경운동연합 “골프장은 푸른 사막” 골프장 추가 건설 저지를 위해 발벗고 나선 곳은 환경운동연합이다. 이 단체 역시 환경파괴 정책에 대한 시국선언과 함께 ‘전국 골프장 난립현장 조사보고’를 통해 골프장 건설이 고용창출과 경제활성화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들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노골프 선언식’을 가졌다. 선언식에는 환경운동연합 서주원 사무총장과 김광철 환경교사모임 회장, 김성원 여주전교조 지회장을 비롯, 전국 환경교사 20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골프장은 교과서에도 주변 생태계 훼손과 환경을 오염시키는 ‘푸른 사막’이라고 표현돼 있다.”면서 “정부가 전국을 사막화시키는 골프장 건설 규제완화 방침을 밝힌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참석 교사들은 “미래세대에게 황폐한 푸른 사막이 아니라 울창한 푸른 숲을 물려주고 싶다는 우리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측은 노골프 선언을 전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지속적인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씨줄날줄] 의원외교/오풍연 논설위원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입법(立法) 활동이다. 의원 각자에게 헌법기관의 지위를 부여한 것도 독립적으로 민의를 담아 법률 제·개정을 하라는 뜻에서다. 의안심사, 국정감사, 국정조사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개방화·세계화에 따라 점점 더 요구되는 것이 의원 외교활동이다. 의원 외교는 대외 협상시 결정적 순간에 ‘물꼬’를 트기도 한다. 의원들이 평소 쌓아둔 상대국 정계 인맥과의 접촉을 통해 벽에 부닥친 문제를 풀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의원 외교는 세 갈래로 분류된다. 초청외교, 방문외교, 국제회의 참석 등이 그것이다. 의원 외교 활동이 활발한 나라는 영국. 전체 의원들은 1년에 400회 안팎의 여행을 한다. 정부 기관인 ‘외교 및 영연방 사무국(Foreign and Commonwealth Office·FCO)’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해준다. 여기에다 의원들은 개인적으로 해외정보 수집망 등을 가동하고 있다고 하니 그 경쟁력을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미국 의회도 방문외교를 많이 한다. 일본 중의원도 1년에 120명 정도를 해외에 파견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마디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의원들의 관심과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기초공사마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원들이 4년마다 너무 많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이번 17대 국회의 경우 3분의2가 바뀌었다. 전체 299명 중 초선은 187명.16대 때 의원외교를 담당했던 주역들은 대부분 낙마했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도 회장단 5명 중 2명만 당선됐다. 그래서 국회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각종 의원외교단체 구성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주요 단체 회장 자리를 놓고 볼썽사나운 싸움을 연출하고 있다. 잿밥에만 신경쓰는 꼴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한·미 의원외교’도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을 아는 전문가는 손꼽을 정도다. 미국 무대에 내보내려고 해도 마땅한 사람이 적다고 한다. 여야 모두 그렇다. 외교는 의욕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무분별한 방미(訪美)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왔을까.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외국에 당당하려면 그들을 알아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통(通)’할 수 있는 ‘미국통’‘중국통’‘일본통’들을 길러내야 할 때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Doctor & Disease] 서울대학병원장 성상철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대학병원장 성상철 박사

    “관절염은 결코 노화에 이르는 통과의례가 아닙니다. 스스로를 혹사한 결과이며, 자기 몸을 잘 관리하지 못한 후과라고 봐야죠. 그런 만큼 나이들어 관절염 앓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생각부터 바꿔야 합니다. 치료가 되는데 기약없이 고통을 감당하며 사는 일도 어리석고요.” 성상철(57·정형외과) 서울대병원장이 병원장 부임 이후 바쁜 일과를 잠시 접고 모처럼 자신의 전공 분야인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의료 한국’을 상징하는 무게에다 평생 의료현장을 지켜온 경륜이 더해진 그의 말에서는 묵직한 신뢰감이 배어 있었다.“최근 들어 삶의 질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늘고 있을 뿐 아니라 30∼40대의 젊은 환자도 많습니다. 레크리에이션이나 운동으로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기 때문이죠. 다른 기관이나 조직처럼 관절도 수명이 유한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 필요가 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이란 어떤 질환인가. -나이가 들면서 관절 부위가 마모돼 통증과 강직으로 나타나는 병이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주로 나이가 들면서 관절을 이루는 연골이 닳아 발생하며, 노인 특히 여성에게 많다. 일상적으로 관절염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로 보는가. -관절염의 지속적이고도 심한 통증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처음에는 계단을 못오르는 정도지만 차차 병증이 심해져 나중에는 평지도 못 걷게 된다. 그렇게 해서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된 사람도 많다.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거나 움직임에 문제가 있다면 그 불편과 존재감의 손상을 말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발병 추세는 어떤가. -노령화, 관절염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에 따라 환자가 느는 추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노화에 따라 예외없이 나타나 75세 이상의 노인은 모두 퇴행성 관절염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주로 50대 후반 들어 발병하며 고령화의 영향으로 60∼70대 환자가 많다. 특히 여성이 관절염에 취약한데 이는 우리의 생활패턴이 여성의 관절을 혹사시키는 데다 폐경기 이후 여성의 호르몬 체계가 바뀌기 때문이다. 성 병원장은 이 질환의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원인을 ‘관절 혹사’에서 찾았다.“요즘 사람들이 옛날처럼 격심한 노동을 하는 건 아닌데 30대 환자가 심심찮게 있거든요. 원인은 크게 두가집니다. 하나는 운동인데, 달리기의 경우 달리는 순간 한쪽 무릎에 체중의 5배나 되는 부하가 가해집니다. 이걸 되풀이하면 관절이 견뎌내지 못합니다. 또 다른 원인은 교통사고 등 사고로 인한 손상인데, 요즘엔 차가 많아 사고 발생률도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세상 아닙니까.” 발병 경로는 어떤가. -나이가 들거나 손상된 관절 연골은 탄력을 잃거나 닳아 없어지게 된다. 연골이 없으면 뼈와 뼈가 맞닿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일으키며 이때 떨어져 나온 뼛조각이 통증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병증이 무릎에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최근에는 발목이나 고관절, 손목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원인도 함께 짚어달라. -노화에 의한 마모가 주된 원인이지만 관절의 사용 강도와 빈도에 따라 병증이 나타나는 시기는 크게 달라진다.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주 젊은 나이에도 증세가 나타나며 체중이 무거운 사람도 관절염에 취약하다. 무릎을 다쳤거나 육체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안짱다리나 선천적인 연골의 결함 등 유전적 소인을 구명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환자의 병력을 통해 병증의 선행 요인을 파악한 뒤 이학적 검사를 통해 자세와 걸음걸이, 골격 변형 등을 파악하면 대부분 판정이 가능하다. 이게 미흡하면 X-레이로 확인하면 된다. 더러는 검진 과정에서 MRI나 CT 등을 동원하기도 하는데 이런 장비는 섬세한 치료방법이나 수술 여부를 판정하는데 필요하지 관절염 진단에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치료에 대해서도 듣고싶다. -치료는 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하고 통증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병증의 정도에 따라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나누는데 경증과 중등도는 약물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 운동 및 물리치료, 체중조절 등으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그러나 상태가 좋지 않은 중등도와 중증인 경우에는 85% 정도를 수술로 치료한다. 수술은 관절경수술이 주종이고 마지막으로 인공관절 교체술을 적용한다. 특히 나이가 젊어 아직 활동량이 많은 경우에는 ‘O’형 다리를 바로잡는 경골절골술을 시행해 관절의 굴곡을 교정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관절경수술은 간편한 대신 효과가 1∼5년 정도로 짧고, 절골술은 수술 규모는 비교적 크지만 5∼10년 정도 효과가 지속되고 운동도 할 수 있다. 인공관절은 10∼15년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마지막 선택이라는 점에서 활동 부담이 적은 고령자에게 적당하다. 성 병원장은 최근의 무분별한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정색하고 경고했다.“일부에서는 젊은 사람을 상대로 분별없이 인공관절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이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인공관절수술을 하면 이후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고, 운동이나 일에도 제약이 많습니다. 의사나 환자가 인공관절 선택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존 관절염 치료약이 소화장애나 위장관 출혈 등 문제가 없지 않아 최근 들어 부작용이 적고 소염기능이 뛰어난 약제를 개발 중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성 병원장은 “병증이 나타나면 주저하지 말고 의사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삶을 잘사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관절보호 어떻게 세월을 막을 수 없듯 퇴행성 관절염도 일단 시작되면 진행을 막거나 이전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런데도 치료가 필요한 것은 병증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통증을 줄여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성 병원장은 이와 관련,“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절을 질환으로부터 지켜내는 일”이라며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면 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조깅이나 등산, 에어로빅, 테니스 같은 운동을 피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지팡이나 목발은 보행에 도움이 되지만 더러 해가 되는 경우도 없지 않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사용하며, 잠자리는 딱딱한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것이 관절 보호에 유리하다고 했다. 체중 조절도 관절 보호의 필수 조건. 체중이 무거우면 관절염의 진행이 빨라지므로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 등을 통해 체중이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운동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따르되, 하루에도 몇번씩 최대한으로 관절을 움직여 줘야 관절이 굳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관절의 활동량을 늘리는 운동으로는 수영과 자전거 페달밟기 등이 좋다. 또 뜨거운 목욕이나 샤워, 냉·온찜질 등은 통증을 완화시키고 뻣뻣한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성 병원장은 “무릎관절은 우리 몸에서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일량과 체중 부담이 가장 많은 만큼 평소 혹사를 막고 적당한 운동으로 근력을 키운다면 관절의 수명을 오래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대학병원장 성상철 박사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 ▲미국 하버드의대 정형외과 연구원 ▲서울대의대 학생담당 학장보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 진료부원장, 개원준비단장 ▲분당서울대병원장 ▲대한슬관절학회장 ▲대한스포츠의학회장 ▲대한관절경학회장 ▲현, 서울대병원장(서울대의대 정형외과 교수)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회장 ▲대한노화학회장 ▲대한정형외과학회 차기 이사장
  • [8일 TV 하이라이트]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숙변을 제거할 수 있는 ‘배두드리기 자세’, 몸의 좌우 균형을 맞춰주고, 노폐물을 내보내 주면서 허리까지 날씬하게 만들어 주는 ‘비틀기 자세’를 배워본다. 다이어트 실패 요인들을 조목조목 집고, 다이어트를 할 때 잊어서는 안 될 6가지 원칙도 배운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지난달 29일, 히말라야 8000m 고봉 14좌를 정복한 철의 산사나이들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이 정복한 히말라야는 오르는 이들의 목숨을 수없이 앗아간 산이다. 하지만 이젠 히말라야 정복이 과거와 같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첨단화된 산악장비 때문이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오십견을 그냥 둘 경우에는 목 디스크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면서 만성피로까지 불러오는 오십견을 쉽게 예방할 순 없을까?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에서 때밀이댄스, 벽이나 집안 문을 이용해 간단하면서도 주부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오십견예방 스트레칭들을 배워본다. ●리얼TV(경찰24시)(iTV 오후 10시50분) 용의자는 취업을 목적으로 온 조선족들에게 위조 신분증을 만들어 주고 그 대가로 70만∼100만원 상당의 돈을 받았다고 한다. 범인이 고시원에 머문다는 제보자의 증언에 따라 형사들이 그곳에 잠입하였고, 용의자의 방에서는 주민등록 위조의 흔적들이 속속 발견된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태일이 혜영의 집을 찾아 돈을 더 빌리려 하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난초에게 밀려난다. 설탕공장을 증설할 계획도 세우는 국대호는 모직 공장 사업계획을 밝힌다. 전쟁 이후 나라가 안정을 찾으면 사람들은 먹는 것과 입는 옷에 관심을 갖게 되는 만큼 장래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양산의 한 타이어 공장에서 3교대 근무를 하는 달석씨. 야간 근무를 하는 날, 육탄공세까지 동원해 달석씨 출근길을 막아서는 은지. 어렵사리 은지를 떼어놓고 출근하는 달석씨는 마음이 무겁다. 달석씨가 출근한 사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삼남매 뒤치다꺼리에 정신 없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깨어난 지혜는 갑작스러운 친자 입적에 놀라 반대하고, 재민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지혜가 섭섭하기만 하다. 희수는 은수와 지웅 때문에 입장이 난처해진 영란을 위해 민속촌에 함께 가는데, 그곳에서 진수를 데리고 나들이 온 영실, 덕배와 마주치고 만다.
  • [책꽂이]

    ●이판사판 화엄경(성법스님 지음, 정신세계원출판국 펴냄) 화엄경의 세계는 부처와 중생, 부처와 보살, 부처와 세상, 부처와 물질 등이 하나로 어우러져 결국 존재 자체가 부처님이 되는 세계를 일컫는다.‘이판사판’은 원래 화엄경에서 나온 것으로 이판이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의 세계에 대한 판단이라면, 사판은 눈에 보이는 현상세계에 대한 판단을 말한다.1만 1000원. ●로마제국 흥망사(에드워드 기번 지음, 황건 옮김, 청미래 펴냄) 로마 제국을 학문적으로 다룬 고전적인 역사서 ‘로마 제국 쇠망사’의 주요 내용을 발췌, 요약한 축약판.18세기 영국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에드워드 기번이 12년에 결쳐 집필한 역작으로 애덤 스미스, 네루, 처칠, 러셀 등이 지혜의 원천으로 삼았다고 한다. 로마제국의 최전성기라 할 수 있는 트라야누스 황제에서 아우렐리우스황제 재위까지의 오현제 시대부터 서로마 제국의 멸망을 거쳐 동로마 제국의 성립과 멸망, 이슬람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로마 제국 전체 역사를 다룬다.2만 3000원. ●레이첼 카슨 평전(린다 리어 지음, 김홍옥 옮김, 샨티 펴냄) 미국의 여성 과학자 레이첼 카슨 평전.1962년에 출간된 저자의 ‘침묵의 봄’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켜 세계 곳곳에서 살충제 사용 금지법을 만들도록 했고,‘지구의 날’(4월22일)이 제정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카슨은 유방암으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봄이 와도 새가 울지 않고, 알을 낳아도 부화시키지 못하는” 자연파괴 사례를 조사하고 폭로했다.2만8000원.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단청(한석성 구술, 박해진 정리, 현암사 펴냄) 한국 고대 단청의 면모를 보여주는 고구려 고분벽화, 위는 푸르게 아래는 붉게 칠해 조화를 이루는 상록하단(上綠下丹)의 원칙, 임진왜란을 전후로 크게 바뀌는 조선시대 단청 등에 대해 설명. 우리나라 단청무늬의 핵심인 ‘머리초’, 선명하고 강렬한 느낌이 단청 중에서 으뜸인 ‘휘(暉)’, 기둥에 비단옷을 두른 듯한 ‘주의초(柱衣草)’등 짜임새 있는 무늬와 선명한 채색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한성석은 구한말 거의 모든 궁궐 단청을 주관한 아버지 동운 화상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단청 명장이다.2만원. ●중국의 역사와 문화(하재근 지음, 최윤진 그림, 자인 펴냄) 중국의 방대한 역사와 문화를 촌철살인의 유머와 그림으로 풀어낸 교양만화. 인터넷 신문의 논객으로 활동하는 저자는 황하문명을 알아야 동양이 보이고 한국문화가 보인다고 말한다. 중국과 우리를 애써 분리하려 들지 말고 우리가 황하문명에 속해있다는 걸 당당하게 인정할 때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씌어졌다.1만 1000원. ●피아졸라(마리아 수사나 아치 등 지음, 한은경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군부독재에 의해 탄압받던 탱고를 민중의 음악으로 부활시킨 아스토르 피아졸라 이야기.‘아르헨티나의 거슈윈’으로 불리는 피아졸라는 탱고를 댄스홀에서 콘서트홀로 가져왔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뒷골목에서 가난한 이민자들을 위해 탄생한 춤곡을 클래식·재즈와 결합시킴으로써 탱고의 역사를 바꾼 것. 그는 자신의 음악을 전통탱고와 구분되는 ‘누에보 탱고’라 불렀다. 피아졸라의 아버지는 다리를 저는 아들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음악교육을 시켰고, 피아졸라에게 반도네온(라틴음악용 소형 아코디언)을 사줘 탱고인생의 길을 걷게 했다.2만 5000원.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회피·낭비문화는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암적 존재’다. 매년 감사원 감사에서 공무원의 책임회피와 불법행위로 인한 수천억원의 예산낭비가 지적되고 있고, 수백명의 공무원이 징계받고 있지만 공무원의 무사안일한 행태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국민 울리는 책임회피 사건담당기자들 사이에선 이런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예전에 경찰서의 관할 경계지점 한강에 변사체가 떠오르면 신고받고 먼저 나온 경찰관이 시체를 슬그머니 이웃 경찰서 관할구역으로 밀어놓고 사라졌다고 한다. 수사하기 귀찮고 책임지기 싫어서라는 것이다…. 책임회피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데, 결국 이는 국민의 피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공직자들은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강원도 춘천에서 교통사고로 4살 된 아들을 잃은 노모(37)씨는 아들이 사망한 지점에 “다른 아이들의 희생이 없도록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며 한달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지자체 및 경찰은 서로 “소관이 아니다.”며 노씨의 주장을 외면해 오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비난이 쏟아지자 한달만에 부랴부랴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감사원에 근무하는 A씨는 “민원의 상당수가 공무원의 책임회피로 인한 것”이라면서 “세금과 관련된 민원의 경우 세무서가 부과해도 되고, 안 해도 될 듯한 사항의 경우 괜한 책임을 지게 될까 우려해 세금을 부과하고, 억울하면 상급기관에 알아보라는 식으로 처리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직원 B씨는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신기술로 인정받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공기가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신기술의 장점을 알면서도 기존공법을 고집한다.”면서 “공무원의 적극적인 업무 추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면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돈 아닌 국민혈세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물품 구입시 생산단가보다 턱없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거나 용도외 목적에 예산을 사용했다가 변상판정을 받은 예산 낭비액은 2505억원에 달했다. 업무를 잘못 처리한 관련 공무원 355명도 징계를 받았다. 예산 낭비액은 지난해 3368억원보다 690억원가량이 줄어든 것이지만 2000년 1986억원과 2001년 2231억원보다는 증가한 것으로 매년 예산낭비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징계 인원은 2000년 423명,2001년 433명, 지난해 654명으로 이는 고질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이 공무수행차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얻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한해 56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항공료 370억원의 15.1%에 달하는 금액이 공무원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감사원이 최근 서울시내 일선 초등학교 518개 기관에 대한 연가(휴가)보상비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이 중 387개 기관에서 공무 외적인 국외여행을 휴가에 포함시키지 않아 연가보상비를 최고 90만원까지 지급하는 등 5651만원을 낭비했다. 연말만 되면 그해 예산을 모두 쓰기 위해 공사를 벌이는 자치단체의 ‘고질병’도 여전하다. 서울의 경우 상당수 자치구가 해마다 연말이면 곳곳에서 인도 포장을 다시 하는가 하면, 불과 2∼3개월 전에 새로 닦은 길을 다시 파내고 상수도관을 매설하거나 전선 지중화공사를 벌이곤 한다. 서울 모 구청 공무원 C씨는 “배정된 예산을 모두 쓰지 않으면 내년에 예산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술술 새는 연구용역비 정책입안이나 창출은 “연구용역을 발주해 외부기관의 힘을 빌리면 된다.”는 사고방식도 공직사회에 팽배해 있다. 국민세금을 효율적으로 잘 쓰는데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예산을 많이 따내느냐에 더 골몰한다. 경제부처의 D사무관은 “일단 따낸 예산은 소진해야 하니 먼저 쓰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용역발주 사례도 적잖다.”고 한다. 해마다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쉬 고쳐지지 않을 정도로 고질화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런 사례가 부지기수로 지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같거나 거의 유사한 연구주제가 수년째 발주되거나 ▲기관별로 비슷한 주제의 연구용역을 중복 발주하는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용역을 발주하는 것으로 ‘내 업무는 끝’이란 인식도 문제다.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어떻게든 용역결과를 정책에 녹여내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국감에서 지적된 문화재청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금까지 국립박물관이나 대학박물관 등에 수백억원의 발굴경비를 지급하고도 102건(108억원)에 대해서는 수년이 지나도록 발굴 조사보고서조차 제출받지 않았다. 이중 42건은 5년이 넘도록,8건은 10년이 넘도록 보고서 제출실적이 없었다. 국민세금을 그저 ‘예산에서 당연히 타 쓰면 되는 돈’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천청사의 한 사무관은 “공무원이 직무상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연구과제인데도 습관처럼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는 사례가 적잖다.”면서 “한 건당 최소 2000만∼3000만원 이상의 용역비가 들어가는데 연구과제의 난이도나 활용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은호 조현석 강혜승기자 unopark@seoul.co.kr
  • 산하단체는 ‘세금먹는 하마’

    “(공직사회엔)고질적 버릇이 있다. 부처마다 내놓을 줄은 모르고 기회만 되면 몸집을 불리려 한다. 과거에 장관으로 부임하면 첫 물음이 ‘내가 임명할 수 있는 산하단체장이 몇 명이지?’라고 했던 이들이 많았다. 그런 버릇에 재미를 붙여왔으니 부실투성이 산하단체가 많아질 수밖에….” 20여년을 경제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한 고위관료는 예산낭비와 행정 비효율의 사례로 정부 부처들의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를 지목했다. 오랜 기간동안 이같은 타성에 젖어든 바람에 결국은 국민세금으로 이뤄진 예산과 행정력을 좀먹어 왔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금 (정부 각 부처가 관할하고 있는)산하단체의 숫자가 모두 몇 개인지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2002년 현재 기준으로 556개라는 통계도 있지만 이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무슨 협회니, 위원회니 하는 작은 단체까지 합하면 750여개를 웃돈다는 추정도 나온다.“협회장 한 명에 직원이 달랑 한 명 있는 곳도 있다.”며 웃지 못할 실태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들 단체들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규모가 큰 곳 몇 군데를 제외하곤 감사원 감사나 국회의 감시망에서 벗어난, 그야말로 ‘치외법권지역’이 수두룩하다. 산하단체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기획예산처가 2001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경영혁신점검평가’ 대상 기관은 200여개,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 따른 ‘정부투자기관경영평가’는 고작 13개에 불과할 뿐이다. 지난 4월부터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이 발효해 강력한 감시장치가 만들어졌지만 이도 비교적 규모가 큰 88곳만을 대상으로 할 뿐이다. 크고 작은 대부분의 산하단체에 보조금이니, 출연금이니, 부담금 등 형태로 방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을 제대로 따지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효율성·필요성을 따져 설립하기보다 정부부처들이 오랫동안 낙하산 인사 등으로 산하단체를 쥐락펴락하는 데 맛들여 ‘몸집 불리기’에 치중해 온 결과다. 정부부처의 ‘기득권 집착’도 예산·행정력 낭비의 전형이다. 부처간에 중복되는 기구나 업무의 통합필요성이 제기될 때면 저마다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이를 회피한다.‘쥐고 있는 건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부터 고수하고 본다. 문화관광부와 국가홍보처로 이원화된 해외홍보업무의 중복문제 해소도 지난해 초 노무현 대통령이 “창구를 하나로 통일하라.”고 지시했지만 여태 제자리걸음이다. 부처 이기주의 앞에선 ‘지엄한 대통령의 말씀’도 먹히지 않는 셈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대한 관할권 다툼(재정경제부-공정거래위원회)이나 물관리 일원화를 둘러싼 줄다리기(환경부-건설교통부)도 비슷한 사례다. 국민을 염두에 둔 바람직한 의사결정보다는 정부부처들이 기득권을 버리지 않겠다는 태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예산낭비는 계속될 것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儒林(215)-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儒林(215)-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안합의 질문에 대한 거백옥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잘 물으셨습니다. 경계하고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몸을 올바로 가지십시오. 태도는 온순한 것이 좋으며, 마음은 온화한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에도 조심이 필요합니다. 온순함은 남에게 끌려 들어가지 않아야 하며, 온화함은 남에게 드러내지 않아야 합니다. 태도의 온순함이 남에게 끌려 들어가다 보면 멸망을 당하고 낭패를 보게 됩니다. 마음의 온화함을 남에게 드러내다 보면 나쁜 평판이 생기고 재난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아이와 같다면 당신도 그와 같이 아이가 되십시오. 상대방이 분수 없는 사람이라면 더불어 분수 없이 행동하십시오. 상대방이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와 더불어 종잡을 수 없이 행동하십시오.” 일단 말을 마친 거백옥이 안합에게 다시 물었다. “그대는 사마귀를 아십니까. 사마귀가 버티고 서서 수레바퀴를 가로막는다는 뜻을 아십니까.” “알다마다요.” 안합은 대답하였다. “제나라의 장공이 사냥길에서 만난 사마귀의 이야기가 아닙니까.” “그렇소이다.” 거백옥은 대답하였다. “아시다시피 장공이 수레를 타고 사냥을 가다가 웬 벌레 한 마리가 덩치에 비해 유난히 큰 앞발을 휘두르며 수레를 향해 덤벼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공은 참으로 맹랑하여 신하에게 그 벌레가 무엇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이에 신하가 대답하였지요.‘사마귀입니다. 저 놈은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았지 물러설 줄을 모르며, 제 힘은 생각지 않고 모든 적을 가볍게 아는 저돌적인 벌레입니다.’ 장공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저 벌레가 만약 사람이라면 반드시 천하제일의 용사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칭찬하고는 수레를 돌려 사마귀를 피해가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거백옥의 말은 사실이었다. 장공의 이 유명한 일화에서 ‘사마귀가 버티고 서서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의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고사성어가 나온 것. 이 말은 자신의 힘을 헤아리지 못하고 강적에게 덤벼드는 무모한 행동을 비유하거나 허세를 떠는 모습을 풍자하는 말이었다. “그러면 그대에게 묻겠는데, 만약 장공이 그대로 수레를 몰고 나가면 사마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거백옥의 질문에 안합이 대답하였다. “바퀴에 깔려 죽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거백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사마귀처럼 자기 재질의 훌륭함만을 믿고 크게 뽐내면서 상대방의 권위를 범하면 위태로워집니다. 경계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거백옥은 다음과 같이 말을 맺는다. “그대는 호랑이를 기른 사람들의 얘기를 알지 못합니까. 호랑이에게는 감히 산 것을 먹이로 주지 않습니다. 이는 호랑이가 산 먹이를 죽이는 사이에 사나운 야성이 되살아날 것을 우려한 까닭입니다. 또한 호랑이에게는 먹이를 통째로 주지 않는데, 그것은 먹이를 찢는 사이에 또한 사나운 야성이 되살아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호랑이의 배고픔과 배부름을 살펴서 그 사나움을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물론 호랑이와 사람은 서로 종류가 다른 동물이지만 호랑이가 자기를 길러주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 하는 것은 호랑이의 성질을 따라 맞춰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호랑이가 자기를 길러주는 사람을 죽이거나 해치는 것은 호랑이의 성질을 거슬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바구니에 똥을 받고 큰 조개껍질에 말의 오줌을 받습니다. 그러나 모기나 등에가 말에 앉아 있어, 그것을 잡으려고 갑자기 손바닥으로 말의 등을 치면 말은 놀라 재갈을 부수고 말굽으로 사람의 머리를 깨거나 가슴을 떠받지 않겠습니까.”
  • [임영숙 칼럼] “사쿠라가 그립다”

    [임영숙 칼럼] “사쿠라가 그립다”

    ‘사쿠라’로 불리는 것을 우리 정치인들은 싫어한다. 요즘은 잘 들리지 않지만 박정희 유신 이후 독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에는 정치권에서 사쿠라라는 말이 자주 쓰였다. 여당에 협조적으로 보이는 야당 인사에게는 어김없이 붙는 꼬리표였다. 벚꽃의 일본말인 사쿠라는 변절한 정치인, 지조없는 정치인 등을 지칭한다. 유진산 이철승씨 등 1960∼70년대 야당의 거물들은 물론 80∼90년대 정치인들도 이 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사쿠라에 대한 향수가 솔솔 피어 오르는 것 같다. 지금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을 염려하며 차라리 사쿠라들이 정치판에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고 회고하는 이들을 가끔 보게 된다. 한 저명한 정치평론가는 사쿠라의 원조로 불리는 유진산씨를 ‘한국 현대사에서 재평가가 가장 필요한 정치인 중 한명’으로 꼽기도 한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시작된 국회파행이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차떼기당’‘좌파정부’‘깽판총리’‘수구꼴통’로 이어지는 막말을 주고 받은 여야는 극한대립을 풀지 않고 있다. 지나친 강경론에 제동을 걸었던 양쪽 온건파의 목소리는 ‘적전 분열’‘등 뒤에 총질하는 것’‘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삿대질에 움츠러들고 말았다.“싸우다 죽더라도 끝까지 가야 한다.”“정기 국회가 아니라 내년 4월 재·보궐선거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강경파의 채근에 밀린 한나라당은 급기야 의원들의 지역구별 투쟁과 규탄집회 등 볼썽사나운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총리의 유럽 순방 중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역사는 퇴보한다.”는 술자리 발언에서 비롯된 여야 대립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서로 한치의 양보도 하려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인 제공자인 총리가 먼저 유감표명이나 사과로 풀어야 할 것을 강공으로 맞선 것이 잘못이다. 그러나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대선이 끝나도록 진흙탕에서 뒹굴며 산적한 민생문제와 경제난을 외면하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에 국민은 짜증스러움을 느낀다. 사쿠라가 그립다는 것은 이처럼 경직된 한국 정치에 대한 역설적인 비판이다. 정치를 이기고 지는 게임으로만 접근할 뿐, 설득과 절차를 통한 타협과 공존의 정치를 모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재정권 시절의 밀실정치·부패정치 소산으로 여겨졌던 부정적인 의미의 사쿠라가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를 소생시키는 완충지대·중간자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완충지대·중간자의 역할은 여야 정치권뿐만 아니라 보수와 진보, 개혁과 반개혁의 극단적 편가르기와 적대적 대립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 모든 곳에 필요하다. 경제정책,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서도 명분에 얽매이는 이분법적 대립에서 벗어나 구체적 현실과 사실에 주목하는 실사구시의 유연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내편도 네편도 아닌 중간자가 더 많다. 이쪽이 잘못했지만 저쪽도 책임이 있다는 사람들, 이쪽에 공감하지만 저쪽도 이해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결국 여론의 향배를 결정한다. 이들을 무시한 정치는 민심을 잃는다. 우리네 삶 자체가 단순하게 흑백으로 나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인들은 이 사실을 선거때만 기억하는 듯하다.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마침 한국인들에게 보낸 메시지도 음미할 만하다.“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또는 서로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우리는 함께 살아야만 합니다. 또 모든 나라들과 모든 공동체의 미래는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용서의 정신과 상호의존의 원리를 깨닫기 바랍니다.” 주필 ysi@seoul.co.kr
  • [남규철의 DVD폐인] 힘내세요 아빠가 있잖아요

    어머니의 사랑은 깊고 넓고 따스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르고 쉽게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아버지는 항상 내 뒤에서 거대한 산처럼 나와 가족을 지켜주시고 계십니다. 부권이 사라진 세상, 아버지의 참된 모습이 어떤 것인지 혼란스러운 세상이지만 여전히 아버지의 사랑은 따듯하고 풍요롭게 가족들에게 향해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이번 주에 소개할 작품은 바로 아버지의 사랑을 다룬 타이틀들입니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땀 흘리고 희생을 마다않으신 우리들 아버지의 모습을 이번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2차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를 배경으로 잔혹했던 죽음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함과 찡한 눈물로 독특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공포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에게 이 모든 현실이 다만 게임일 뿐이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오래도록 가슴 찡한 감동과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여운을 남깁니다.DVD로 출시된 이 작품은 영화 자체의 유명세나 인기에는 조금 못 미치는 소박하고 평범한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화질이나 음질에 대한 부분도 만족스럽다기보다는 무난한 수준이고 부가영상은 모자라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도 영화의 감동이 워낙 큰 탓에 DVD의 다른 단점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작품입니다. ●병사의 아버지 아들을 찾기 위해 아들이 있는 전쟁터로 향하는 러시아의 촌부가 결국 아들과 함께 전쟁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흑백영화로, 좀처럼 보기 힘든 구 소련의 고전 영화입니다. 요즘 영화들에 비하면 실감나는 전쟁의 묘사나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은 찾아볼 수가 없지만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만큼은 가슴 시리도록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40년이나 지난 영화인 탓에 DVD로 제작되었어도 화질이나 음질이 요즘 영화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편이고 부가영상도 전혀 수록되어 있지 않아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그러나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보여지는 아버지의 사랑은 잘 느끼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아이 엠 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딸을 빼앗기게 된 아버지와 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고도 감동적으로 그려진 작품입니다. 특히나 장애인으로 출연한 숀 펜의 실감나면서도 눈물나는 연기와 딸 역의 다코다 패닝의 감찍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이 많은 분들께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DVD로 출시된 ‘아이 엠 샘’은 선명한 영상과 풍부하고 생동감있는 색상의 화면을 보여주며, 장르의 성격상 활발한 서라운드를 느낄 수는 없지만 비틀스의 곡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영화음악을 깨끗하게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삭제장면 등을 담은 부가영상도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 [Anycall 프로농구] SK 파란 예고

    SK의 ‘반란’이 무섭다. SK는 2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04∼05시즌 프로농구 경기에서 ‘서울 라이벌’ 삼성을 94-80으로 대파했다. 지난해 7위 SK는 이틀전 ‘디펜딩 챔피언’ KCC를 90-70으로 크게 이긴 데 이어 ‘강적’ 삼성마저 무너뜨려 올 시즌 돌풍의 핵으로 등장했다. SK의 반란을 주도한 사나이는 ‘에어 본’ 전희철(20점 4블록슛)과 ‘특급용병’ 크리스 랭(21점 16리바운드 4블록슛). 전희철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가공할 만한 공격력으로 ‘킬러본색’을 오랜만에 드러냈고, 랭은 골밑을 완전히 장악해 삼성의 ‘트윈타워’ 서장훈(19점)과 바카리 헨드릭스(18점)를 무력화시켰다. 전희철은 2쿼터에서 특히 빛났다. 서장훈과 미스매치를 이룬 전희철은 서장훈의 훅슛을 블로킹한 데 이어 고감도 3점포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삼성은 급기야 전문수비수 김택훈을 내보내 전희철을 밀착 마크했지만 오히려 전희철이 김택훈의 골밑슛을 쳐내고, 절묘한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전희철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했다. 2쿼터를 50-47로 근소하게 앞선 SK는 3쿼터 초반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전희철에 이어 레너드 화이트(27점)와 조상현(10점)의 슛까지 터지며 62-49로 앞섰다. 삼성은 4쿼터 들어 서장훈의 깜짝 3점포 2개로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SK는 잇따라 실책 2개를 범하고 전희철이 발목까지 삐끗해 일순간 80-77,3점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SK에는 또 다른 해결사 황진원(8점)이 있었다. 황진원은 경기 종료 4분30여초를 남기고 쐐기 3점포를 작렬시키며 삼성의 무릎을 꺾었다. 초반 3연승을 노리던 삼성은 주희정(8점 8어시스트)이 강동희 이상민에 이어 프로통산 3번째로 2000어시스트를 돌파(2007개)한 것과 파워포워드 이규섭(22점)의 슛이 살아난 데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건전한 말, 무너지지 않는 탑/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1970년 황석영은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소설인 ‘탑’(塔)에서 조그만 불탑(佛塔)을 중심으로 전쟁의 허무와 교조주의의 무모함을 생생하게 그렸다.“탑은 어느 편의 것도 아니었지만, 그것을 지키는 자들의 철저한 승리를 의미하는 상징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었다.”이런 탑을 위해 적군인 놈들과 아군인 우리는 전투를 벌인다.“가슴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문 상병은…가슴속에 손가락을 잘라 넣고, 바람이 좁은 구멍을 빠져나가는 듯한 호흡을 내쉬고 있었다. 그는 두어번 연약하게 기침을 했는데 그때마다 피가 입으로 솟아올랐다.”문 상병은 죽고, 하사와 소총수도 죽으며, 우리는 ‘작전명령에 따라’ 그 탑을 지켜낸다. 물론 “우리가 싸워서 지켜낸 것은 돌덩이 이상의 무엇이라는 것”을 믿는다. 다른 임무를 위해 시체와 장비를 싣고 그곳을 떠날 때 캠프와 토치카를 짓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지킨 탑이 불도저에 의해 맥없이 무너져 버리는 것을 본다. 지난해 12월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통과시킨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자기들이 쌓아올린 탑이 온 나라를 말의 싸움질로 뒤흔들며 무너져 내렸는데도 아무런 반성이 없다. 그들은 그 탑으로 서울 중심의 편향발전이 해소되고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조적이었던 그 믿음이 위헌 결정으로 무산되었다면 우선 그 야단법석의 레토릭에 대해 고해성사나 석고대죄라도 해야 했다. 문 상병처럼 고통스러운 국민에게 고작 하는 짓이라곤 내 탓이 아닌 네 탓이라는 고질병의 되풀이다. 그 탑의 조성과 진행에서 정책보다 정략이 우선했음을 고백하는 진솔한 사과가 없다. 부서진 탑의 잔해를 정녕 보기 부끄럽다면 실사구시적인 건전한 대안을 모색해야지 원상복구나 원천무효의 당리당략, 궤변으로 상대방 죽이기에 나서서는 안 된다. 그것은 대다수 국민을 두번 죽이는 일이다. ‘국민으로부터 어떤 권한도 직접 위임받지 않은 기관이 헌법을 파괴했다.’ ‘기득권과 보수의 핵심이며, 갑신칠적(甲申七賊)인 헌법재판관들을 탄핵해야 한다.’는 쪽의 궤변은 우리가 권위를 부여한 국가기관을 부정하는 저주의 레토릭이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아전인수 레토릭의 극치다.‘헌재의 판결은 서울 시민만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다.’ ‘국가의 명운이 결딴날 뻔한 수도이전이 백지화되어 천만다행’이라는 또 다른 쪽의 궤변은 왜곡과 허위의 레토릭이며, 기회주의적 눈치보기 레토릭의 극치다. 이런 소피스트적인 레토릭에서는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발전을 위한 토론과 합의는 불가능하다. 소피스트들은 말로써 사익을 얻으려고 아테네를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선생이라는 좋은 뜻을 가졌지만 진실한 내용보다는 번지르르한 말의 기교를 가르치고, 자기이익을 위한 레토릭을 전파했다. 당연히 폐해가 컸다. 이에 플라톤은 ‘레토릭은 말이나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을 설득하여 건전한 사회생활을 이끌어나가게 하는 것’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설득의 수단과 과정을 발견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들은 교육을 통해 소피스트의 폐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그 시대는 물론이고 그 이후의 역사에 크나큰 공헌을 한 것이다. 건전한 사회적 합의과정을 위해 정치인들은 교조적인 집단 레토릭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조적인 레토릭은 신이 인간을 지배한 중세 암흑시대의 특징이었다. 인간에 봉사하는 레토릭이 아니라 종교와 교직자를 미화하기 위한 레토릭이었던 것이다. 자신들의 믿음과 다르면 이단으로 모는 레토릭은 더 이상 설득과 토론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마녀사냥식 전투에 몰입할 뿐이다.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갈등이 아니라 통합을 지향하는 레토릭을 형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자면 소피스트적 레토릭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 정객(politician)의 레토릭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설득과 토론에 전력투구하는 정치가(statesman)의 레토릭으로 돌아와야 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민노-민주 “민생부터 챙기고 싸워라”

    국회가 닷새째 파행한 1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장엔 열린우리당 의원 20여명이 드문드문 하릴없이 앉아 있었다.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하는 이른바 ‘압박시위’다. 그나마 참가자가 적어 맥이 빠졌다. 예정됐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은 공전했고, 본회의를 진행해야 할 김원기 국회의장은 외부일정을 이유로 국회를 비웠다. 그런데 본회의장 한쪽에 민주당 손봉숙 의원이 앉아 있었다. 본회의장 밖으로 면회를 신청해 물었다. “지금 여기서 뭐 하세요?” 손 의원은 피식 웃었다.“싸움박질만 하는 국회의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국민들에게 보이려고요…. 그냥 책 읽고 있어요.” “이건 (본회의가) 열린 것도 아니고, 닫힌 것도 아니고…. 어디 가지도 못하고, 본회의장에 있어야 하는지 회관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지…. 차라리 대정부 질문 안 한다고 하면 남은 사흘 동안 새해 예산안 심의준비라도 열심히 할 텐데 답답해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극한대치로 국회가 파행하면서 손 의원 같은 군소정당과 무소속 의원 20여명은 닷새째 ‘직무정지’ 상태에 놓여 있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와 다르지 않은 격이다. 그럼에도 이날 본회의장엔 이들 군소정당 의원들이 10여명 나와 앉아 있었다. 두 거대 정당이 닫아버린 본회의장을 이들 군소정당 의원들이 지키고 있는 셈이다. 다시 손 의원의 말.“다른 당 3선 의원에게 물었더니 웃으며 ‘사나흘 그냥 이대로 가도 괜찮아요.’라고 하대요. 그런가요.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데. 도대체 그 양반은 뭐가 괜찮다는 거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재미있는 통계를 냈다.“지난 닷새간 파행으로 국회가 27억 2500만원을 날렸다.”는 것이다. 국회 1년 예산 3300억원과 국회의원 299명의 세비 등을 기준으로 추산한 액수다. 파행 정국을 타개할 방법을 군소정당 의원들에게 물었다. 이들도 견해가 조금씩 달랐다.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이해찬 국무총리가 국회 파행의 단초를 제공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면 열린우리당 단독의 대정부 질문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손 의원은 “그것 역시 파행의 연장일 뿐”이라며 이 총리와 한나라당의 동시 사과와 한나라당의 국회 복귀를 전제로 대정부 질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국민들은 이미 누가 잘했고 못했는지 파악하고 있다. 사과 받는 것이 승리이고 못 받으면 패배라는 생각 자체가 대단히 소아병적 닫힌 생각이다. 사과 여부에 집착하지 말고 한나라당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사과 받는 쪽이 지는 쪽이다.” 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주공 사장 취임 한행수 前 삼성重 건설부문 대표

    주공 사장 취임 한행수 前 삼성重 건설부문 대표

    대한주택공사 사장에 한행수(59) 전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대표가 임명됐다. 1일 취임한 한 사장은 “투명하고 깨끗한 경영을 펼쳐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공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되찾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임 사장들이 연거푸 비리로 물러나는 바람에 주공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면서 “임직원 모두에게 자율과 권한은 확대하되 응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민간 기업 사장 출신답게 경영·효울성도 강조했다. 한 사장은 “공기업은 공공성 뿐 아니라 기업의 이익도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이익을 회사나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임대주택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주공 경영에 기업 경영마인드를 적극 도입할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한 사장은 “비리는 권한이 한 곳에 집중함으로써 비롯된다.”면서 “위임전결을 통해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되, 임직원 기강확립을 통해 투명한 공기업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느슨해진 공기업을 비리 척결이라는 수단을 통해 조직을 다잡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분양가 공개 논란에 대해서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분양원가 공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는 “주택은 공급자 위주의 상품인 만큼 정부가 적절하게 개입을 해야 한다.”고 말해 정부가 추진중인 원가연동제(분양가상한제)가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한 사장은 부산상고, 경희대를 나와 30여년 동안 삼성그룹(공채 11기)에 몸담아온 민간 기업인으로서 올 1월부터 열린우리당 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Doctor & Disease]한양대 류마티스병원 과장 배상철 박사

    [Doctor & Disease]한양대 류마티스병원 과장 배상철 박사

    류머티즘관절염은 자신의 몸이 반란을 일으켜 발생하는 흔하고도 심각한 질환이다.“간단하게 보자면, 우리 몸은 외부 침입자를 가려 공격하는 면역체계를 갖고 있는데, 이 체계가 혼란을 일으켜 자기 몸, 특히 관절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류머티즘분야를 특화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한양대 류머티즘병원에서 류머티즘내과·루푸스과 과장을 맡고 있는 배상철(45) 박사. 시간을 쪼개 쓸 만큼 바쁜 와중에도 진지하고 학구적인 자세를 잃지 않아 ‘워커홀릭’라는 닉네임까지 얻은 그는 류머티즘관절염을 ‘인체의 반란’으로 규정했다. 류머티즘관절염이 왜 문제인가. -일단 면역체계가 혼란을 일으키면 관절 부위에서 염증을 일으켜 연골과 뼈를 파괴해 활동장애를 일으키며, 이를 방치하면 아예 걷지 못하게 되거나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류머티즘관절염 환자의 경우 이 질환이 직접적인 사인이 되는 비율이 정상인보다 2∼2.5배 정도 높다. 발병 추세와 경향은 어떤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전국 지표조사나 통계가 따로 없어 정확한 추세를 잡기는 어렵지만 환자가 누적되면서 전체적인 유병률은 전 국민의 1% 정도로 완만하게 늘고 있고 발병률은 주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비슷한 추세다. ●불구될 확률 30%서 2~3%로 경향도 예전과 큰 차이가 없다. 단, 과거와 달리 좋은 약제가 많아 이 질환으로 불구가 될 확률이 예전의 30%에서 지금은 2∼3% 정도로 줄었다. 놀라운 성과다. 연령대별로는 발병 시점을 기준으로 할때 30∼4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물론 어린이나 노인 환자도 많다.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아직까지도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유전적 소인에다 바이러스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견이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문제라고 봤을 때 최근들어 전반적인 위생관념의 확산이 발병률 하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배 박사는 이와 관련, 이 질환이 유전적 소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지 유전병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그는 아직 발병 경로나 원인 등이 규명되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감염에 대한 노출을 적절하게 차단하고, 운동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할 경우 발병률이 확실히 낮습니다.” 일반적인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하며,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관절이 뻣뻣한 조조강직이 나타난다. 턱관절에 류머티즘이 와 음식을 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징적인 것은 이런 증상이 오전에 심했다가 오후되면 완화되나, 증상이 심해지면 오후까지 계속 이어지기도 한다. 또 피로감, 체중감소, 미열 등이 보이기도 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조기발견의 필요성 때문에 일반적인 진단기준보다 의사의 진찰 소견을 중요하게 여긴다. 부수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한 자가항체검사, X-레이를 통해 연골 파괴 정도와 유형 등을 감안, 판별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 방법도 상세히 설명해 달라. -흔히 류머티즘관절염은 치료가 안된다고들 하는데 그건 오해다. 좋은 약제가 많아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유전공학을 이용한 약제가 개발돼 환자들의 근심을 덜어주고 있다. 치료의 기본은 약제를 이용해 잘못된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보조적으로 물리요법과 운동치료법, 관절기능을 회복시키는 작업치료법, 심리치료법 등이 두루 적용된다. 주로 인공관절을 삽입하거나 내시경으로 망가진 뼈를 깎아내는 관절내시경수술 등 수술치료법은 약물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는 경우에 적용한다. 모든 환자에게 약물치료는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치료법이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 환자의 10% 정도인데, 이 경우에도 약물을 병용한다. 배 박사는 특히 물리치료 등 보조적 치료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우리나라에서는 당장의 통증 제거를 능사로 삼지만 미국만 해도 이런 보조치료가 일반화해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아무리 좋은 약제를 써서 잘 치료해도 관절은 사용하지 않으면 점차 기능이 약해집니다. 그걸 제대로 된 치료라고 할 수는 없지요.” 완치도 가능한가. -당연하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적어도 30%는 완치되며 완치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빨리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 해당하는 나머지 가운데 50∼60%는 당뇨병처럼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며,10% 정도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증이 심해지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이 질환은 완치 후에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적지않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완치 가능하나 재발 신경써야 증상이 가벼운 경우라면 1∼2년 정도 치료해 뚜렷한 병증의 개선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 밖의 경우라면 치료기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그는 특히 ‘어중간한 치료’를 경계했다.“상태가 나아지지 않더라도 악화되지만 않으면 치료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가 있는데, 고양이를 고아 먹는다는 등 근거없는 민간요법에 매달릴 경우 경제적 부담은 물론 병증까지 악화되기 일쑵니다. 병증이 나타나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법을 찾는 게 현명합니다. 물론 의사도 이 질환의 특성을 십분 이해해 환자와 진지하게 교감하고 소통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그게 안 되면 결국 ‘무식한 진료’일 뿐이지요.” ■ 배상철 박사 ▲한양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하버드대학 임상역학석사▲현, 대한내과학회 회원▲현, 대한류머티즘학회 보험위원장▲현, 대한임상약리학회 회원▲현, 미국류머티즘학회·세계루푸스전문가학회·유럽소아관절염치료연구회·세계약물경제학회·세계 삶의 질학회 회원▲대한류머티즘학회 학술상·한양대 최우수교수상 등 수상.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변호사·검사중 판사 임명 2006년 20~30명이상 될듯

    일정한 경력을 가진 변호사나 검사 등 가운데서 법관을 선발하는 ‘법조 일원화’가 내년에 첫 시행된다. 대법원은 사법개혁위원회가 최근 법조일원화 도입에 합의함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 법조경력 5년 이상의 변호사 자격소지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뒤 2006년 2월 정기인사 때 법관으로 발령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법원 주변에서는 여러가지 여건상 첫 임용 규모는 20∼30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법원은 2002년과 2003년에 변호사 1명씩, 올해는 변호사 15명을 법관으로 임용한 바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예보, 또 낙하산 인사?

    재정경제부 산하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때아닌 ‘낙하산 인사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년 2월 임기만료인 임원 자리를 놓고 예보 내에서는 재경부 출신이 차지할 것이라며 정부측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9일 예보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재 예보 이사 4명 가운데 유일한 민간(구 주택은행) 출신인 한 임원의 임기가 내년 2월로 끝남에 따라 후임 인사로 뒤숭숭하다. 내부에서는 재경부 등 정부측 인사 또는 현재 몸담고 있는 재경부 출신 부장이 승진할 경우, 감사를 제외한 임원 6명 모두가 재경부 출신으로 채워진다는 우려가 높다. 현재 사장·부사장과 이사 3명 모두 재경부 출신으로, 이사 2명은 팀장 등으로 옮겨온 뒤 승진했다. 민간 금융기관 출신의 한 팀장은 “은행 출신 이사의 임기가 다가오면서 그 자리를 노리고 재경부측 인사나 재경부 출신 부장들의 치열한 자리싸움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임원 전원이 재경부 인사로 채워질 경우 공적자금 집행·감독이라는 업무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예보 노동조합도 후임 이사의 선임과 관련,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올 국감에서도 민주당 김효석 의원,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 등이 “예보의 팀장급(1∼3급) 직원 95명 중 절반인 47명이 재경부 등 정부 출신”이라며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1급 중 특별조사기획부·조사부·기금관리부·기획조정부·비서실 등 핵심부서는 재경부 출신들이 독차지해 임원이 될 기회가 많다며 업무의 독립성·효율성을 위해 민간 전문가 출신 영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춘천발 ‘법조비리’ 터지나

    춘천지역 K변호사의 판사 성 접대 사건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의정부(1997), 대전(1999)에 이어 또 하나의 ‘법조비리’로 비화할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달 초 부패방지위원회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직후 A 전 판사가 접대를 받았던 S유흥주점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K변호사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K변호사의 금융계좌 및 S주점과 9개 카드사의 거래 내역도 샅샅이 훑고 있다. 아직 내사 단계에 불과하다는 검찰 설명과는 달리 수사는 이례적으로 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검찰이 ‘K변호사 리스트’를 확보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K변호사가 춘천지역 형사 사건의 3분의 2를 수임할 정도로 현지 사정에 밝은 점을 감안하면 또다른 법원, 검찰 관계자의 연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부방위도 검찰에 A 전 판사 외에 여러 명의 공직자를 수사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검 박영수 차장검사는 29일 “이번 사건은 부방위가 조사해서 혐의를 발견한 뒤 고발해온 것이 아니라, 조사가 잘 안돼 검찰에 수사의뢰한 사건”이라면서 “아직까지 검사나 판사, 검찰이나 법원 직원 등의 이름이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가 확대되고 있어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춘천지역 법원·검찰 관계자들이 수사대상에 오른 점 등을 감안, 서울고검 강익중 검사를 춘천지검에 파견해 검사 2명과 수사관 2명 등으로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곧 K변호사와 S유흥주점 업주 김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부방위는 감금 또는 선불금 편취 등 사건으로 업주와 맞고소를 하는 등 갈등을 빚던 S유흥주점 종업원으로부터 법원·검찰·경찰 관계자들이 업소에 자주 출입하며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의 진정을 지난 5월 접수, 자체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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