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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스포츠스타 모시기’

    은행 ‘스포츠스타 모시기’

    ‘스포츠 스타를 잡아라.’시중은행들이 스포츠 스타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내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은행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은행들이 스포츠 스타에 눈을 돌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주5일 근무제 정착 등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엄청난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다 프로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거대 자산을 보유하게 돼 이들이 빼놓을 수 없는 PB(프라이빗뱅킹) 고객층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광고 계약 등의 형태로 스폰서십을 맺은 뒤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스포츠 스타 모십니다.” 외환은행은 지난 10일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영표(토트넘)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은행측은 향후 1년간 이용표를 은행 이미지 광고에 활용하고,‘이영표 예금통장’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선수에게 한도 제한이 없는 최고 등급의 카드를 발급해주고, 런던지점의 금융자산관리사도 배치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영표의 성실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우리가 추구하는 은행 이미지와 맞아떨어졌다.”면서 “내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축구 열기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판단해 스폰서십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여름부터 메이저리거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그룹 이미지 광고에 내세웠다. 최근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우승한 강수연을 우리투자증권 모델로 발탁해 후원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3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을 맺고 축구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4년간 후원금은 40억원에 이른다. 하나은행은 이 계약으로 축구대표팀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입장권을 독점 판매하고 있고,‘오 필승 코리아 적금’,‘붉은 악마 적금’ 등 축구와 관련된 상품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각종 사회봉사 프로그램에 자사 여자농구단의 간판스타인 전주원을 내세워 은행 이미지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최고의 PB고객으로 떠올라 하나은행 가계영업기획부 김영하 차장은 “A매치가 열릴 때면 입장권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고객들이 창구에 줄을 선다.”면서 “투자비용보다 훨씬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경기 입장권에 상품 광고를 실을 수 있으며, 입장권 구입자들이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어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박지성·박찬호와의 광고계약은 물론, 이들을 PB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두 선수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강남PB센터 박승안 팀장은 “은행 PB들 사이에 스포츠 스타를 고객으로 모시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각 은행 PB들은 스포츠 스타의 매니지먼트 회사나 부모 등에게 집요하게 접근하고 있다. 대형 매니지먼트사와 거래를 트면 그 회사가 관리하는 스포츠 스타들을 대거 영입할 수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스타를 잡기 위해 한 달에도 수차례씩 출장을 간다.”고 말했다. 박승안 팀장은 “운동선수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에 번 돈으로 노후까지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PB들은 부동산 등 장기적인 투자를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나은행 PB영업추진팀 최문규 차장은 “PB들은 스포츠 스타들에게 주기적으로 자산관리 리포트를 제공하는 등 가족보다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광고 효과와 우수고객 유치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스포츠 마케팅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눈길끄는 그룹총수 3인

    주요 그룹 총수들의 행보가 10일 나란히 주목을 받았다. 한쪽에서는 전직 미국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을 만찬에 초대해 환하게 웃은 반면 사법처리와 함께 그룹의 체질개선을 고민해야 하는 이도 있었고 시아버지와 남편의 유지를 이어받기 위해 북측과 담판을 벌인 이도 있었다 ■ 정몽구 현대차 회장 ‘전경련 나들이’ 부시초청 만찬 올 들어 현대·기아차그룹이 재계 2위로 부상하면서 위상이 높아진 정몽구 회장의 ‘재계 나들이’가 활발하다. 정 회장은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방한중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특별 초청한 전국경제인연합회 만찬 행사를 주재했다. 전경련 모임에 좀처럼 참여하지 않던 정 회장은 지난 6월에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뒤 만찬을 주재했었다.정 회장은 2002년 5월 전경련 만찬을 주재한 뒤 한번도 전경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재계 활동과는 거리가 멀었다.물론 3차례 만찬을 주재하긴 했지만 회장단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아 거리감은 여전하다. 정 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지난 5월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하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대통령 재임시절부터 한·미 우호관계 제고에 힘써주신 결과 오늘날 한·미 우호관계가 더욱 공고히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앨라배마 공장 준공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산물이며 준공식에 참석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특히 카트리나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을 보내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답했다. 이번 전경련 만찬에 부시 전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정 회장과 부시 전 대통령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가능했다.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11월 현대차 아산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2003년 4월에도 전경련 오찬에서 정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현정은 현대회장 北 이종혁 만나 “오해 풀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개성에서 이종혁 북한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오해를 풀고 서로간의 신뢰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두달여만의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현 회장은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비롯한 사업현안들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면서 “면담 결과 그간의 오해를 풀고 서로의 신뢰를 재확인했으며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포함한 제반 협의 사항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만나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북에 동행한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측이 김윤규 전 부회장 문제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으며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과 7대사업 독점권 등은 오늘 거론되지 않아 11일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 회장은 “회담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고 만족해 했지만 두달넘게 냉랭했던 분위기를 한번에 녹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11일 재방북 결과가 주목된다. 현 회장은 이번 방북결과와 상관없이 18∼2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금강산 관광 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대북사업에서 어느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해석됐다. 현 회장이 11일 방북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라는 성과를 내면 대북사업에서 중심을 잡고 김윤규 전 부회장을 퇴출시키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리더십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박용성 前두산회장 불구속 기소 대주주 역할만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10일 검찰의 불구속 기소로 한숨 돌리게 됐다. 두산은 이날 유병택 ㈜두산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김대중 두산중공업 사장,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강태순 ㈜두산 사장, 장영균 ㈜두산 사장, 정지택 ㈜두산 사장, 최태경 ㈜두산 사장, 김진 두산 베어스 사장 겸 홍보팀장 등 계열사 사장 8명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비상경영위는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통해 ‘클린 두산’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박 전 회장 등 두산 총수일가는 구속은 면했지만 회삿돈 326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덕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당분간 대주주로서만 역할을 하고 경영은 비상경영위에 맡길 방침이다. 하지만 한시조직인 비상경영위 활동이 끝나는 대로 그룹 회장을 새로 추대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경제부처 고위관리 출신의 외부인사나 두산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박용현 서울대 교수(4남)의 총수 발탁설이 나오고 있지만 두산측은 “가능성 제로”라며 부인했다. 이에 따라 두산 안팎에서는 그룹 회장 재임기간이 불과 3개월에 불과한 박 전 회장의 ‘컴백’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77∼81년,91∼93년 그룹 회장을 지낸 고 정수창씨처럼 전문경영인 회장도 가능하다. 전문경영인 회장으로는 비상경영위원장을 맡은 유병택 부회장이 가장 유력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기생충알 김치’ 법정간다

    ‘기생충알 김치’ 법정간다

    ‘기생충알 김치’를 만든 것으로 발표됐던 김치회사들이 시중 유통 김치들에 대해 독자적인 재조사를 하기로 했다. 결과에 따라 정부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계획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3일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던 16개 김치회사 중 10개사 대표들은 지난 9일 모임을 갖고 집단 대응을 결의했다. ㈜전원김치 김영광 사장을 대표로 한 업체 모임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참여회사는 전원김치를 비롯해 남산식품, 무궁무진식품, 미인김치, 시원식품, 영식품, 원식품, 울엄마, 참식품, 청정식품 등이다. 10개사는 선언문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김치들을 대상으로 외부기관에 용역을 맡겨 중금속 함유량, 잔류 농약, 미발육충란을 포함한 이물질 검사 등을 실시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 참여업체 사장은 “정부의 기생충알 검출 명단에서 빠진 회사의 김치에서도 이물질이 나온다면 이는 정부 발표가 매우 불공정하고 부실했음을 뜻하는 것”이라면서 “이 경우, 정부는 중소업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무리한 발표로 생산·판매에 타격을 가하고 기업 이미지를 훼손한 데 대해 엄중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식약청을 겨냥,“아직 세포분열도 하지 못한 미발육충란인지, 성숙란으로 발전할 미성숙란인지, 유해한지 무해한지 등 사전조사나 지식도 없이 다가올 파장도 고려치 않고 성급하게 발표함으로써 국가적 손실을 가져왔다.”면서 “식품 수입에 관해 기생충 검사가 없는 김치 최대 수입국인 일본에 빌미를 제공한 뒤 이제 와서 외교적 노력을 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농림부에 대해서도 “축산 분뇨를 밭작물의 기본 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뒤늦게 기생충 문제가 터지자 토양과 퇴비를 분석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식약청 관계자는 “10개 업체가 다른 회사 김치를 검사해서 설혹 기생충알이 검출된다 하더라도 원료 배합이 일률적일 수 없는 김치의 특성상 우리측의 조사가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바이오에너지 ‘소이디젤’ 美서 각광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바이오에너지 ‘소이디젤’ 美서 각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치솟는 원유 가격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때문에 석유를 대체할 청정 에너지를 일상 생활에서 실용화하는 미국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 석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로는 태양과 바람, 조수와 같은 자연 에너지나 수소 등 하이테크 에너지가 부각돼 있지만 콩이나 옥수수, 닭고기 등 동·식물에서 추출되는 지방을 이용한 ‘바이오디젤’도 최근들어 미국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사우스 조이스 스트리트. 이 곳에 콩으로 만든 연료인 ‘소이 바이오디젤(Soy Biodiesel·이하 소이디젤)’을 판매하는 주유소 ‘쿼터스 케이 시트고(Quarters K Citgo)’가 자리잡고 있다.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부근에 위치한 이 주유소는 미 해군에서 군수용으로 개발한 소이디젤의 제공처이다. 쿼터스 케이 시트고에서는 다른 주유소처럼 휘발유나 디젤도 팔지만 주유소 한편에 소이디젤과 압축천연가스(CNG), 에탄올 등 대체 에너지를 넣을 수 있는 주유기가 따로 마련돼 있다. 또 소이디젤 주유기 뒤편에는 컨테이너 크기만한 소이디젤 저장소가 있다. 지난 8일 오후(현지시간) 이 주유소를 방문하자 미 국방부 직원인 킴 리드가 대형버스를 몰고 주유기 앞으로 다가왔다. 리드는 “펜타곤에서 운행하는 버스의 90%는 소이디젤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리드는 디젤 엔진을 갖춘 차량은 특별한 추가장치 없이 소이디젤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운행중에 연료가 떨어지면 아무 주유소에서나 그냥 디젤을 넣어도 된다.”고 말했다. 리드가 주유하는 동안 소이디젤의 색깔과 냄새를 확인했다. 색깔은 일반 디젤이 무색에 가까운 데 비해 소이디젤은 약간 노란색을 띠었다. 또 냄새도 일반 디젤과 비슷했지만 콩이 들어간 탓인지 감자튀김처럼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리드는 주유 중인 소이디젤이 “일반 디젤 80%에 소이디젤 20%가 들어간 혼합물(B-20이라고 지칭)”이라고 설명했다. 소이디젤을 100% 사용할 경우 시동을 걸 때나 기압이 낮은 고지대,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씨 등에서 운행에 일부 장애가 올 수 있다고 한다. 또 연료 필터를 교체하는 등 일부 부가장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이용자는 소이디젤을 일반 디젤과 혼합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리드가 주유하는 동안 대형 밴이 한 대 더 들어왔다. 역시 국방부에서 일한다는 헨리가 CNG 주유를 시작했다. 헨리는 “국방부 소속 차량은 엔진에 따라 소이디젤을 넣기도 하고,CNG를 넣기도 한다.”면서 “소이디젤이나 CNG를 사용해도 ‘파워’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차량을 운행하다 보면 배기가스가 훨씬 덜 독하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든다.”고 덧붙였다. 이 주유소는 원래 해군에서 국방부 차량을 위해 운영하는 장소이지만 일반인들도 누구나 와서 소이디젤을 넣을 수 있다. 버지니아주 레스턴에서 영업 중인 리무진 버스 사업체도 이 주유소의 단골손님이라고 한다. 소이디젤의 가격은 8일 현재 갤런 당 3.069달러였다. 일반 휘발유와 디젤의 가격이 2.3달러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이 주유소를 운영하는 해군 산하기관 네이비 익스체인지의 크리스틴 스터키 홍보담당관은 “동부의 경우 콩을 기차로 운송해와서 소이디젤을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약간 비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 업체가 소이디젤을 사용할 경우 지난 1992년 제정된 에너지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이익이라고 한다. 또 콩기름이 들어갔기 때문에 점도가 높아 엔진 손상이 줄어드는 것도 소이디젤의 장점이다. 민간에서는 소이디젤의 사용이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환경주의자들의 운동으로부터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석유 이후’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려는 사업가들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내 소이디젤 생산량은 지난 1999년의 50만 갤런에서 올해 2억 9000만 갤런으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미 전역에 소이디젤을 생산하는 공장도 55개나 세워졌다. dawn@seoul.co.kr ■ 대체에너지 이용 실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바이오디젤 말고도 미국에서는 여러가지 대체 에너지가 연구 단계를 넘어 일상 생활에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정용 태양열 발전기.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건물 옥상이나 지붕 위에 태양열 발전판을 설치하는 ‘아메리칸 솔라 루프’를 운영중인 존 아치볼트 사장은 “최근 들어 태양열 발전이 기존의 정부 청사나 기업 사옥에서 일반 가정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치볼트 사장은 그동안 태양열 발전 산업이 확산되지 못했던 것은 ▲검고 커다란 태양 집열판이 미관상 보기 흉했고 ▲기존의 태양열 발전이 물을 데우는데만 집중됐으며 ▲설치 비용도 비싼데다 ▲석유업체의 로비로 대체에너지의 성장을 막는 행정규제가 양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태양 집열판이 지붕의 기와 정도로 작아지고, 태양열로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술 개발로 가격이 낮아지는 동시에 석유업체와 정부가 대체에너지 개발을 시대의 대세로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아치볼트 사장은 설명했다. 메릴랜드의 에너지업체 ‘체사피크 윈드 앤드 솔라’는 아메리칸 솔라 루프와 마찬가지로 태양열 지붕을 시공하는 한편 바람을 이용한 발전기 설치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릴랜드 동쪽 체사피크만에 10급 풍력 발전소를 설치했다. 풍력을 위한 발전에는 대형 바람개비가 설치돼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가정보다 교외에 떨어진 공공기관이 주 고객이다. 하지만 주택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발전기를 소형화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 미국에서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발전소와 쓰레기를 처리한 뒤 나오는 슬러지를 이용한 연료 생산 등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아직 주민의 생활에 이용되는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dawn@seoul.co.kr ■ 콩·닭등 모든 동식물기름 바이오 에너지 사용 가능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소이(콩) 바이오디젤 등 청정연료를 산업화하려는 움직임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에너지 산업을 이끌었던 동부나 텍사스 일대의 대도시가 아니라 곡물 수확이 많은 남부나 중부 지역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피츠버러에서 콩으로 만든 소이디젤을 생산하는 에너지업체 ‘피드먼트 바이오퓨얼’의 라일 에스틸 부사장으로부터 전화 인터뷰를 통해 소이디젤의 장점과 성장 전망을 들어봤다. 에스틸 부사장은 환경운동가 출신이지만 소이디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착수했다. 소이디젤을 만드는 이유는. -우선 공기가 깨끗해진다. 배출가스를 비교해보면 일반 휘발유 사용 차량보다 소이디젤 차량이 훨씬 환경친화적이다. 둘째, 지역 산업을 살릴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주요 산업인 담배 재배가 쇠퇴하면서 수많은 담뱃잎 농가가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들이 콩을 심어 소이디젤을 생산하게 되면 산업도 살릴 수 있다. 셋째로 미국의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소이디젤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이다.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석유에 대한 의존을 감소시켜 준다. 환경문제 때문이라면, 이미 수소라는 차세대 에너지가 개발되고 있지 않나. -수소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다른 에너지가 필요한지 아는가?현재의 기술로는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만들 때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수소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바이오디젤은 콩으로만 만드나. -우리 주위의 생물에서 나오는 지방이면 무엇이나 가능하다. 콩 말고도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되는 지방, 그리고 닭고기 등 동물에서 추출되는 지방도 쓸 수 있다. 돼지기름도 쓸 수는 있지만 다른 사용처가 많기 때문에 바이오디젤로 굳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좋은 에너지라면 왜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나.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원래 보수적이어서 기존에 쓰던 것을 잘 바꾸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추세를 보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소이디젤을 사용한다. 매년 두 배씩 성장한다고 보면 된다. 소이디젤의 용도는. -이미 알고 있는대로 자동차 연료로 쓰일 수 있다. 또 기차와 선박의 에너지로도 사용되며 발전소 연료로도 가능하다. 가정의 난방유로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소이디젤 등 바이오디젤은 단순한 환경상품인가, 아니면 이익을 내기 위한 상품으로도 개발 가능한가. -좋은 질문이다. 두가지 측면을 다 갖고 있다. 특히 산업적 측면에서 보자면 바이오디젤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다. 바이오디젤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이다. 말하자면 유아기 산업이다. 그러나 그 잠재력은 무한하다. 실제로 큰 회사들도 관심을 갖나. -세계적인 곡물회사 카길이 바이오디젤 산업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카길이 생산하는 곡물에서 바이오디젤을 추출하기 시작한다면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다. dawn@seoul.co.kr
  • 취업자증가 두달째 ‘주춤’

    취업자증가 두달째 ‘주춤’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 경기회복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는 2318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 4000명 늘어나 두달 연속 20만명대 증가에 머물렀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1월 14만 2000명,2월 8만명,3월 20만 5000명,4월 26만 2000명에 머물렀으나 5월 46만명,6월 42만 4000명,7월 43만 4000명,8월 46만 5000명 등으로 40만명대를 유지해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간주됐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과장은 “취업자 증가폭이 예상보다는 낮지만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0월 실업률은 3.6%로 전년 동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7.2%로 0.4%포인트 떨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청년 실업률 하락은 취업자가 늘기보다는 구직활동이 줄어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취업의사나 능력은 있지만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단념한 사람은 12만 5000명으로 1년전보다 3만 3000명 늘어났다. 30대 실업률은 3.6%,40대 실업률은 2.7%로 1년전보다 각각 0.5%포인트,0.6%포인트 올랐다. 고용시장이 아직은 불안정한 셈이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은 밝고 제조업은 어둡다. 서비스업은 전반적 내수회복세에 힘입어 1년전보다 일자리가 40만 4000개 늘어났다. 제조업은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고용이 창출되지 않으면서 일자리가 8만 1000개 줄어들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유도 ‘영원한 맞수’ 이원희·김재범

    [스포츠 라운지] 유도 ‘영원한 맞수’ 이원희·김재범

    # 장면1. 유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이 열린 지난 7월14일.‘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사진 오른쪽·24·KRA)는 고개를 떨궜다. 승자 결승에서 종료 6초를 남기고 발뒤축걸이를 허용,‘없는 신예’ 김재범(왼쪽·20·용인대)에게 한판패로 무너졌다. 세계 최강자이자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영원히 자신의 것일 것만 같았던 73㎏급 태극마크를 후배에게 넘겨주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 장면2.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지 채 두 달이 안된 9월10일. 김재범은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이집트 카이로로 날아갔다. 금빛 기대를 잔뜩 부풀렸지만 예선 2회전에서 가나의 무명선수에게 경기 시작 20초 만에 어이없이 업어치기 한판패로 무너졌다. 세계 1인자를 제치고 나선 대회인 만큼 금메달을 따는 것이 원희형에게 미안함을 대신하는 길이었건만, 경험 부족과 지나친 자신감이 화근이었다. 한국선수단은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 단 1개의 참담한 성적표를 부끄럽게 받아들고 ‘유도 몰락’이라는 비판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멀리서 응원했던 이원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김재범 모두 쓰라린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영원한 선·후배이자 라이벌인 이원희와 김재범은 각자의 자리에서 ‘유도 부활’을 외쳤고, 둘은 다시 만난다. ●15일 국가대표 선발전 또 격돌 오는 1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한 전국유도대회가 이들의 ‘재회 무대’. 지금껏 상대 전적은 3승3패로 호각세다. 하지만 승자는 하나다. 팽팽한 승부의 균형이 이번에는 어느 쪽으론가 기울 수밖에 없다. 태극마크를 위해 또다시 피말리는 승부를 벌여야 하는 이들이 매트에서 서로를 부여잡기에 앞선 10일 용인대 유도장에서 함께 훈련하는 둘을 먼저 만났다. 둘 다 실추된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운동선수로서 ‘천형(天刑)’과도 같은 혹독한 훈련의 땀방울을 묵묵히 흘리고 있었다. 둘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과 은근한 기싸움은 주변 사람들마저 움츠러들게 했다. 이원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상실했던 목표의식을 이제 되찾고 마음을 추스른 만큼 1∼3차 대표선발전에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범 역시 “세계대회에서 패하면서 한 동안 매트에 서서 선수를 마주하기가 겁났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승부를 펼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두 최강의 실력임에도 나름의 상처를 안고 절치부심 부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가시지 않는 팽팽한 승부욕에도 이들은 다정한 학교 선·후배. 이원희가 김재범의 용인대 유도학과 3년 선배다. 한데 원희는 재범과 함께 학교를 다녔던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학교를 자주 비운 탓이다. 그러자 김재범의 투정이 곧바로 이어진다.“어, 제가 입학했을 때 형이 4학년이었는데 기억 못해요?” ●한국유도 ‘제2의 르네상스´ 기대 금세 화기애애해진 분위기에서 선배는 후배를 아낌없이 격려했고, 후배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감추지 못한다. 이원희는 “재범이는 성실하고 투지가 좋으며 고통을 이겨내는 의지가 대단하다.”면서 “후배지만 정말 좋아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김재범 역시 “전 세계에서 유도선수라면 원희형의 완벽한 기술을 모두 부러워할 것”이라면서 “원희형의 힘과 기술, 마인드 컨트롤 능력 등 모든 것을 존경한다.”고 화답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치열하게 펼쳐지는 이들의 경쟁은 쇠락하다는 한국 유도의 ‘제2의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대형IB 출현… 금융빅뱅 서막

    금융권 ‘빅뱅’의 서막이 올랐다. 재정경제부가 9일 제2금융권을 하나로 묶는 ‘자본시장통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체제는 은행과 보험 및 2금융권의 ‘금융투자회사(가칭)’로 삼분(三分)될 전망이다. 금융투자회자는 미국식 ‘투자은행(IB)’을 지향, 증권업·선물업·자산운용업·신탁업·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 등을 모두 맡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증권업만으로 특화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금융투자회사나 증권회사 가운데 어떤 간판을 내걸어도 무방하다. 지금은 증권이나 선물업 등이 개별법에 따라 각각의 영역을 지키며 진입이 제한돼 2금융권에서 대형 금융회사의 출현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투자은행이 국내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 뛰어들 경우 정보와 자금동원력이 열악한 국내 업체는 경쟁이 안 돼 일방적으로 당하기 일쑤였다. 최상목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은 “1986년 영국도 통합법안으로 금융권의 ‘빅뱅’을 연출, 경쟁력을 높였다.”면서 “기존의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도 일정한 기간을 거쳐 2금융권을 망라하는 대형 투자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은행이 신탁을 겸업하던 것도 장기적으로는 금융투자회사에 흡수돼, 은행업은 미국처럼 예금과 대출에만 주력하는 ‘상업은행’ 시스템으로 바뀔 전망이다. 또 2금융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주가나 환율 지표 이외에 날씨나 강우량, 이산화탄소(CO2) 배출권 등을 지수화한 상품이 나오면 자본시장의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개인들이 계모임이나 조합(파트너십) 등으로 광업이나 부동산업 등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허용하는 것도 금융기법을 선진화해, 우리나라를 국제금융의 허브로 키우자는 일환에서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금융투자회사에서 2금융권 업무를 모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게 된다. 또한 증권·선물·자산운용 등으로 세분화해 밥그릇 싸움만 일삼던 2금융권도 업무의 통합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법이 시행되면 계열사 금융기관끼리의 합병뿐 아니라 증권·신탁·자산운용·선물 분야의 수평적 통폐합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산업자본의 금융투자회사 설립에 제한이 없어 간접적으로 은행이나 보험 등의 금융자본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회사가 은행이나 보험사를 자회사로 둘 경우 현재의 은행법이나 보험법 적용을 받겠지만 금산 분리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점들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때 다시 검토해 보완하겠다.”면서 “그러나 은행이나 보험 쪽에 산업자본이 개입할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커피 한잔, 내겐…친구

    커피 한잔, 내겐…친구

    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 탈레랑의 <커피 예찬> - 아침에 한껏 여유를 부리며 진한 커피 한 잔을, 억새가 춤을 추는 드넓은 자연 속에서 바람을 벗삼아 뜨거운 커피 한 잔을, 줄리 런던의 노래 ‘패시네이션(Fascination)’이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폭신한 소파에 앉아 향이 좋은 커피 한 잔을…. 또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 맑은 정신을 위한 커피믹스 한 잔, 점심 식사 후 입가심으로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가열차게 일을 하다가 머리를 식히며 자판기 커피 한잔…. 하루에도 몇 번씩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커피는 누가 뭐라고 해도 일상의 여유다. ●커피콩이 뭔데 원두를 보통 커피콩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원두라기보다는 나무 열매에 가깝다. 생산지와 가공방식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 식용 커피의 품종은 16종, 이중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품종은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인 ‘아라비카종’, 콩고가 원산지인 ‘로브스타종’, 라이베리아가 원산지인 ‘라이베리아종’ 등이다. 아라비카종은 해발 500∼1000m, 기온 15∼25℃에서 자란다. 병충해에는 약하지만 맛과 향이 우수하다. 고급 원두의 대부분은 동아프리카나 라틴아메리카에서 생산된 아라비카이다. 로브스타에 비해 카페인이 적고, 가공방식에 따라 다양하고 섬세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다. 로브스타종은 평지∼해발 600m 사이에서 재배된다. 향이 거의 없고 맛이 쓴 편인 데다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어 주로 인스턴트 커피에 쓰인다. 라이베리아종은 재배가 쉬운 편이지만 품질이 좋지 않아 사라져가는 추세다. 초록에서 진홍색으로 변하는 탓에 ‘체리’라는 별칭을 가진 커피열매의 껍질을 벗기고 건조시켜 원두를 만든다. ●커피맛의 결정체,로스팅 커피의 맛은 원두뿐 아니라 가공에 따라서도 달라진다.220∼230℃ 온도에서 볶아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약하게 볶으면 연한 갈색을 띠면서 강한 신맛을 낸다. 오래 볶으면 볶을수록 색상은 점점 갈색이 짙어져 검정색에 가까워지고, 쓴맛이 난다. 로스팅 강도에 따라 아메리칸 로스트→미디엄 로스트→프렌치 로스트 등으로 구분되는 것은 보통 미국·영국에서는 신맛이 강한 연한 커피를 선호하고, 프랑스나 이탈리아, 중남미에서는 진하고 쓴 커피를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 커피의 신맛과 쓴맛, 연한 맛과 진한 맛을 조화시키는 배합 과정을 거쳐 원하는 커피 맛을 만들어 낸다. ●커피가 있어 행복하다 음악가 베토벤은 커피를 ‘조반상의 벗’이라고 부르며 “커피를 빼놓고는 그 어떤 것도 좋을 수가 없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나에게 60여가지의 좋은 아이디어를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나폴레옹은 “빚진 많은 돈 대신 커피를 달라.”고 했고,18세기 철학자 제임스 매킨토시 경은 “인간의 정신력은 그가 마시는 커피 양과 비례한다.”고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은 어떤 맛을 그리며 커피를 예찬할까. 어떤 커피전문가는 “역시 커피는 핸드드립이 최고”라고 하고, 어떤 전문가는 “인스턴트커피는 커피도 아니다.”라고 한다. 하지만 커피를 두고 그렇게 배타적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커피는 내 입맛에 맞는 게 최고다. 원두를 직접 갈아야 할 필요도 없고, 비쌀 필요도 없다. 남들이 맛있다고 칭찬한다고 좋아할 것도 없고(물론 전문 바리스타에게는 기쁨이겠지만), 몸에 좋지 않다고 애써 거부할 것도 없다. 한순간이라도 그 맛과 향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한다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제공:월간 커피(www.coffeero.com) ■ 유명 바리스타 손맛이 깃든 커피숍 와인에 소믈리에가 있다면 커피에는 바리스타가 있다. 특히 같은 원두라도 바리스타가 누구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유명한 바리스타들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도 멋스러운 일이다. ●신세대 커피 천국 압구정에 있는 비오니(02-3445-6676)는 커피 맛으로 유명한 집이다. 다름 아닌 바리스타 임종명(27)씨의 솜씨 때문이다. 현란한 실내장식과 원색의 의자들이 눈을 끄는 비오니에서 에스프레소 콘판나를 주문했다. 자그마한 예쁜 잔에 넘칠 듯 커피가 나온다. 입술에서 느껴지는 우유거품의 부드러움, 달콤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진한 에스프레소 향이 입안 전체를 감싼다. 카푸치노의 유우거품 위에 하트, 나뭇잎 등 그림을 그리는 라테 아트까지. 커피값도 싸다. 에스프레소 3000원, 카푸치노 4500원. 점심에는 샌드위치, 샐러드와 커피를 5500원에 팔기도 한다. 비오니는 압구정 밀리오레 건너편 골목에 있다. ●커피의 선구자를 만나러 우리나라 커피의 산증인을 꼽으라면 허영만(55)씨를 빼놓을 수 없다. 커피와 함께한 세월이 24년, 커피 맛에 젊음을 다 바치고 그것도 모자라 커피회사를 그만두고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신현대아파트 상가 1층에 허영만의 커피집(02-511-5078)을 열었다. 가게는 8평 정도로 테이블 3개가 고작이다. 하지만 커피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매일 아침에 커피를 뽑는 것은 기본이고 불량 원두를 일일이 손으로 골라낸 후 커피를 블렌딩할 때도 원두를 섞지 않고 커피를 내려 섞는 등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귀찮은 과정을 마다하지 않는다. 허영만씨의 커피집에서는 기계로 뽑지 않고 손으로 만드는 핸드 드립 커피를 마셔보자. 압구정브랜드 커피는 맑고 은은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뒷맛이 씁쓸하지 않고 신맛이 돈다. 허씨는 커피스쿨도 운영한다. 매주 수요일 두차례씩 커피를 마시는 요령과 맛과 향을 구분하는 방법 등 자신의 노하우를 가르쳐준다. 실습비는 없다. 초·중급반은 자신의 커피값만 내면 된다. 원두를 갈아서 팔기도 한다. 브랜디커피 4000원, 아이스카페라테 4000원. 이밖에 이대 후문 달마이어(02-313-2214)는 한국대표로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대회에 진출한 이종훈씨의 솜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달마이어는 무엇보다도 신선한 커피의 맛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문과 동시에 원두를 갈고 커피를 만들어 준다. 또한 커피잔 한 개의 가격이 17만원을 호가한다는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북촌 정독도서관 옆에 있는 발코니에 모카향기(02-737-9058)는 모카 커피가 일품인 곳. 핸드 드립으로 만드는 부드럽고 달콤한 모카 이르가체프, 모카 사나니 등이 주메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 카페쇼’ 10일부터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2005 서울 카페쇼’가 10∼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본관 3층 대서양홀에서 열린다.㈜아이비라인,㈜엑스포럼 주최로 열리는 카페쇼의 주요행사는 ‘한국 바리스타챔피언십’. 올해로 3회를 맞는 이 경연에는 지역예선전을 통해 선발된 바리스타 20명이 출전해 최고의 기량을 뽐낸다. 또 매일 ‘라테아트 실전 세미나’‘세계 커피시장의 새로운 변화’ ‘티카페의 전망과 창업에 관한 지식’ 등 다양한 세미나도 진행된다. 수강료는 강좌에 따라 4000∼1만 5000원. 이밖에 커피 마니아를 위한 커피추출대회, 커피물로 그린 그림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문의 (02)388-5061. ■ 인스턴트인 줄 아무도 모를 걸? 인스턴트 커피와 프림, 설탕 두 스푼씩 넣어 만든 평범한 커피가 지겹다고 느껴진다면, 손님맞이에 뭔가 독특한 후식을 내겠다고 무스케이크를 만들다가 고생한 적이 있다면 새로움에 도전해 보자. 그리 어렵지도 않다. 인스턴트 커피 3작은술과 물 30㎖면 원두로 뽑는 에스프레소와 비슷한 진한 맛의 눈과 입이 즐거운 커피를 만들 수 있다. 할리스 신세계강남점의 신지훈 점장을 따라 인스턴트 커피를 멋지게 변신시켜 보자. (1) 이탈리아의 디저트 ‘아포가토´ (1) 진한 커피를 만든다. (2) 아이스크림 덩어리를 접시에 알맞게 떠놓고 (1)을 위에 붓는다. (3) 초콜릿 가루, 아몬드 조각 등 원하는 재료로 장식해 예쁜 모양으로 내도 좋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지만 집에서 후식으로 내놓았을 때 효과는 최고. (2) 고소한 ‘고구마 마키아토´ 고구마 중간 것 2개를 삶아 으깬 뒤 같은 양의 우유와 절반 양의 휘핑크림(원액)을 잘 섞는다. 이렇게 만든 것이 고구마라테. 여기에 진한 맛의 커피를 넣어 섞고, 위에 아몬드 조각으로 장식하면 완성. 단것을 좋아하면 고구마라테에 설탕을 조금 넣어도 된다. 커피를 진하게 만들지 않으면 고구마향에 가려 커피향이 나지 않는다. (3) 새콤한 ‘카페 로마노´ 신맛이 특징인 카페로마노는 레몬 조각을 넣어 흉내낼 수 있다. 진한 커피를 머그컵에 넣고 절반 정도 물을 더 붓는다. 위에 레몬을 올린 뒤 따뜻하게 데운 우유(30㎖정도)를 레몬 위에 부으면 커피 완성. 식사 후 개운한 맛을 주는 데 좋다. ■ ‘별다방 커피’ 집에서 만든다 스타벅스에서 올해의 바리스타로 뽑힌 커피 앰배서더 이동엽씨와 함께 스타벅스 커피를 만들어보자. 준비물은 에스프레소기계, 초코시럽, 우유, 생크림 등. 고가의 에스프레소기계가 부담스럽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카포트를 이용해도 좋다. 남대문시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일반원두로 커피를 맛있게 만들려면 원칙을 지키자. 차갑고 신선한 물을 이용하고, 끓기 시작하면 바로 불을 끈다. 이 온도가 약 90∼96도. 커피를 뽑는 기계에 따라 원두를 알맞게 간다. 물 180㎖에 10g의 커피가 적당하다. 커피는 밀폐된 용기에 넣어 신선하고 통풍이 잘 되는 상온에서 보관한다. (1) 커피의 기본기 ‘카페라테’ 에스프레소기에서 커피를 뽑아내 컵에 담고, 뜨거운 우유를 붓는다. 비율은 에스프레소 1대 우유 7 정도. 여기에 바닐라 시럽을 넣으면 바닐라 라떼가 되고 뜨거운 물과 같은 비율의 모카파우더를 섞어 초코시럽을 만들어 넣으면 카페모카가 된다. (2) 달콤한 ‘카라멜마키아토’ 바닐라시럽과 뜨겁게 데운 우유를 컵에 넣고 위에 에스프레소를 붓는다. 걸죽한 시럽인 카라멜연유(드리즐)를 넣어 달콤함을 배가시킨다. (3) 부드러운 ‘화이트초콜릿모카’ 컵에 밀크 초콜릿 맛을 내는 화이트 초콜릿 모카를 넣은 뒤 신선한 에스프레소를 우유와 함께 넣는다. 뜨거운 우유 위에 생크림을 올린다. 크림과 커피를 미리 섞어버리지 말고, 커피와 함께 부드럽게 입술에 닿는 크림의 느낌을 즐겨보자. (4) 에스프레소 뽑기 (1) 에스프레소 기계, 스테인레스 컵, 커피 잔을 준비한다. (2) 포터필터에 곱게 간 커피가루를 넣고 탬퍼로 꾹꾹 눌러 기계에 끼운다. (3) 에스프레소를 담을 컵(데미타세)을 놓고 추출한다.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땅심 먹은 유기농 커피점 ‘오가닉’ 일반 커피농가에서는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만 유기농 커피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유기농 커피는 반경 10마일 이내 화학비료를 뿌리는 곳이 없는 지역에서,3년 이상 천연퇴비만 사용해 땅심을 키운 뒤 재배한다. 일반 커피와는 탄생부터 다른 것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카페 ‘오가닉(Organic)’에 가면 이런 유기농 커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카페 ‘오가닉’은 국내 첫 본격 유기농 커피 전문점이다. 이 곳에서는 고산지대와 열대 다우림 지역에서 생산되는 아라비카 유기농 커피 원두만 사용한다. 커피의 2대 원종 가운데 하나인 ‘코페아 아라비카’의 열매가 바로 아라비카. 전세계 커피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아라비카는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로 해발 800∼2000m 고지대에서만 자란다. 유기농 커피는 열매를 일일이 손으로 따는 등 보통 커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공이 많이 든다. 유기농 커피는 한꺼번에 너무 많이 볶으면 고품질의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없다. 때문에 한번에 10㎏ 정도만 볶아낸다. “그동안 세계의 유명 커피농장과 커피 굽는 곳은 안 가본 데가 없다.”는 ‘오가닉’ 대표 박현(36)씨는 “까다로운 국제유기농기구(IFOAM)와 한국의 식약청에서 인증한 무공해 유기농 커피를 국내에 선보이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러면 맛은 어떨까.‘오가닉’ 단골손님인 작곡가 김영동(54·경기도립국악단 예술감독)씨는 “이 곳의 커피는 산도가 낮아 위에 부담이 없고 향이 깊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라며 “하루에 스무 잔까지 마셔도 속이 쓰리는 일이 없다.”고 평한다. 유기농 커피는 한 잔에 4000∼5800원 선으로 리필도 가능하다. 이 곳에서 파는 커피는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콘판나, 카푸치노 등.100% 멕시코산 커피인 ‘마얀(Mayan) 블렌드’를 비롯해 ‘하우스 블렌드’‘시그너처(Signature) 블렌드’등 볶은 커피는 주머니에 넣어 별도로 팔기도 한다. 값은 227g 한 봉지에 2만 3000∼2만 5000원. 실내에 놓아 두면 구수한 커피 향내가 배어 나와 방향제로도 쓸 수 있다.(02)3445-0618. 글 사진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포교엔 백마디 말보다 쉽게 쓴 책 한권

    종교 알리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종교계에 종단별 교리나 경전, 수행법 등을 담은 지침서가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소개된 내용을 좀더 자세히 풀어쓰거나 휴대용으로 제작, 일반인도 쉽게 접하도록 했다는 것. 종교 전파에는 책만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9일 종교계에 따르면 증산도는 강증산 상제의 말씀을 기록한 도전(道典)을 휴대용 문고판으로 제작한 ‘쉽게 읽는 도전’을 펴냈다. 도표 1000여컷을 컬러로 실어 강증산 상제의 천지공사(天地公事) 등 증산도의 사상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증산도 관계자는 “철저한 현장답사와 자료수집, 성도들의 후손 증언 채록 등 20여년 노력의 성과물을 집대성한 책”이라면서 “앞으로 어른들을 위한 ‘큰 글자 도전’,‘한·영대역 도전’ 등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동남아시아의 불교성전인 빠알리대장정에 쓰이는 고전어인 빠알리어 5만 3000여개를 담은 ‘빠알리-한글사전’(한국빠알리성전협회)도 개정증보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상·하권으로 나눠 있던 기존 사전을 한 권으로 합치고, 활자 크기와 종이 두께를 대폭 줄여 휴대하기 좋은 포켓용 형태다. 그동안 출간된 빠알리사전을 분석하고 실제 경전에서 사용된 용어들을 모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어휘수를 자랑한다. 기독교계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성경을 쉽게 풀어쓴 책이 인기다. 천주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가 17년의 노력 끝에 펴낸 우리말 완역 신·구약 합본성경 ‘성경’은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씌어졌다. 구약학자이자 히브리어학자인 최의원(한국개혁신학협회 고문) 박사가 지난 8년간 혼자 우리말로 완역한 ‘새즈믄 우리말 구약정경’도 교회뿐 아니라 학교·도서관 등에서 구입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이와 함께 기독교 선교 12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최초의 선교사 언더우드 목사로부터 중견 목회자까지 대표적인 설교자 120명의 설교를 모은 ‘한국기독교대표설교전집’ 2집을 출간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설교집을 통해 한국교회사에 드러난 말씀의 감동과 은혜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불교계는 수행법에 대한 출판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한국불교의 중심수행법인 간화선(看話禪) 수행 지침서인 ‘조계종 수행의 길-간화선’(조계종교육원)이 지난 5월 처음으로 출간되면서부터다. 간화선뿐 아니라 다른 수행법에 관심이 있다면 염불·주력·절·간경·사경·위파사나 등 10가지 대표적인 수행법을 망라한 ‘수행법 연구’도 읽어볼 만하다. 이와 함께 동학 창시자 최제우의 아버지 근암 최옥이 남긴 한자문집을 번역, 출간된 ‘근암집’(창커뮤니케이션)은 천도교와 동학, 근암의 사상을 연결시킴으로써 학계와 천도교 신자들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조선시대 전통 복식부기 있었다

    조선시대 전통 복식부기 있었다

    복식부기법이 없었더라면?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그랬다면 ‘콜럼버스 항해→신대륙 발견→은(銀)의 유럽 대량유입→서양의 발흥’이라는 연쇄고리가 이어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콜럼버스의 탐험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회계의 투명성. 당시 탐험을 빙자한 사기가 워낙 많았던 탓에 돈 떼일까봐 망설이던 투자자들에게 그는 복식부기를 쓰면 속일 수 없다고 설득해 탐험비용을 타냈다. 이 때문인지 서양은 ‘회계’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져왔다. 막스 베버는 복식부기를 통한 회계의 투명성을 서구사회와 비서구사회를 나누는 기준으로 쓰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그러기만 했을까. 한국학중앙연구원 세종국가경영연구소 전성호 비교연구실장은 11일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에서 주최하는 ‘유교와 경영’ 학술대회에서 ‘우리 복식부기법도 그에 못지 않았을 뿐 아니라 외려 더 우수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 실장은 미리 배포된 발제문에서 문자의 역사가 곧 회계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문자가 필요해서 생긴 것이라면, 그 필요성은 ‘헤아리는 것’에서 시작했다는 것이고, 헤아린다는 것은 곧 ‘문명’을 뜻한다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서구에만 특출나게 회계가 있었다기보다, 그 어느 곳이던 문명권이 있었다면 어떤 형태로든 회계가 발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 실제 해독이 어려운 수메르문명의 문자도 회계의 원리로 보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도 많고,8세기 이슬람 문화권에는 무려 14가지 항목으로 된 회계절차가 있었다. 그렇다면 동아시아에서는? 당연히 있었다. 여기서 주의깊게 볼 것은 중국과 한국의 언어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문자의 역사가 곧 회계의 역사라면 중국과 한국의 회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전 실장은 한자를 이용해 표기했던 ‘이두(吏讀)’에 주목한다. 전통 회계장부를 보면 한자로 적되 우리식으로 읽었던 이두로 쓰인 용어가 많은데, 이것이야말로 한국의 회계법이 독자적으로 발달해왔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17세기부터 300여년 동안 계속 기록되어온 전남 영암 남평 문씨 문중의 대동계 회계장부 ‘용하기(用下記)’에 쓰인 이두를 분석한다.‘계’다 보니 수입과 지출이 명확하게 기록되어야 하고, 또 누구나 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필요성은 더 커진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秩(질)자와 作(작)자. 벼를 다듬어 쌓아놓은 형상을 본뜬 秩자는 물품이름 뒤에마다 붙이는 글자다. 전 실장은 “회계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물품을 의인화하는 현대회계기법과 똑같다.”는 점을 지적한다.作은 이두발음으로는 ‘질’로 읽는다. 요즘으로 치자면 재고조사와 대차대조표를 만드는 데 쓰인 단어다. 전 실장은 발음이 秩과 같아서 맞춰 쓴게 아닌가라고 추측한다. 이게 장부에 기입되는 방식을 보면 놀랍다. 예를 들면 ‘조질전(租作錢)’은 ‘벼질한 돈’인데 ‘조질(租秩)’에서는 나가고,‘전질(錢秩)’에는 들어온 것으로 장부에 기입된다. 즉, 벼를 걷어 팔았고 그 대가로 돈 얼마를 받았다는 기록이 남되 이중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또 재고조사(反作·반질)로 장부기록과 맞지 않는 부분은 ‘축(縮)’이라 해서, 요즘으로 치면 자연감소분으로 처리했다. 전 실장은 이런 예를 들면서 “회계학자들과 국문학자들간 공동연구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개인문집 등에 회계 관련 기록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쓰인 용어 대부분이 이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를 비교·분석만 해내도 회계사나 경제사뿐 아니라 문자사에서도 획기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동시에 전통 회계 용어도 되살리자고 제안했다. 단적인 예로 ‘부기법(簿記法)’은 일본 메이지시대 용어인데 그보다는 우리 전통 표현인 치부법(治簿法 혹은 置簿法)이 더 낫다고 봤다.‘부기’가 단순히 장부에 적는다는 뜻이라면,‘치부’는 장부를 다스리고 똑바르게 한다는 뜻으로 회계의 본래적 의미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짝사랑 9년 감방인들 어떠리

    짝사랑 9년 감방인들 어떠리

    짝사랑 9년 - . 그 짝사랑 때문에 가정도 직장도 잃고 유치장만 12번을 드나든 사나이. 그러고도 조금도 굽힐 줄 모르는 집념이 있다. 이 한 많은 짝사랑의 주인공 권기성(35)씨가 3월 20일 하오 서울 종로경찰서 보호실에 들어서자 낯익은 담당순경은 한번 씩 웃고 나서 물어볼 필요도 없이 권씨의 조서에「추수(追隨),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란 죄명을 달았고 권씨도 자주 있었던 절차라 이의를 붙이지 않았다. 죽도록 좋아하는 여자를 따라다니다 결과적으로 그 여자를 괴롭힌 권씨는 이런 간단한 절차를 밟아 또 10일간의 구류 처분을 받은 것. 권씨의 이 끈질긴 짝사랑 9년의 내력을 살펴보자. 권씨의 고향은 충남 당진군 신평면 신송리. 고향에서 농사를 짓던 권씨가 돈벌이를 하러 결혼한 지 4개월 된 부인 손(孫)모(34)여인과 함께 서울에 온 것이 지난 612년 초가을이다. 직장도 없이 셋방을 얻어 어려운 생활을 하던 권씨는 그 해 11월 다행히「국졸」이란 학력 덕으로 고향 선배의 소개를 받아 창신시장 경비원으로 취직이 됐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장 구석구석을 살펴야 했던 권씨는 취직 한 달만인 그 해 12월 초 어느 날 시장 안 M미장원 앞을 지나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M미장원에 새로 온 미용사 이(李)모(28·당시 20)양을 보고 첫눈에 반해 버린 것이다. 그날부터 권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미장원 앞을 서성거렸고 이양이 출·퇴근할 때면 멀리서 속을 태웠다. 그 뒤 1년 동안 권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장원을 쳐다보는 일로 일과를 삼았다. 그러다 참다 못하면 미장원 안으로 뛰어들어 하소연도 해보고 퇴근길엔 따라가 통사정도 해보았으나 이양의 반응은 언제나 냉담했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처녀, 첫눈에 반해 참을 수 없이 이러다 보니 좁은 시장 안은 매일같이 권씨의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권씨가 이를 알게 된 부인과 시비가 잦았던 것은 물론이려니와 시장조합에는 마음을 물리겠다는 각서를 세 번이나 써야 했다. 권씨가 맨 처음 유치장 신세를 진 것은 62년「크리스마스」. 권씨는 이날 담판을 질 셈으로 M미장원 안으로 뛰어들었다. 권씨의 이 대담한 공격에 놀란 것은 이양뿐 아니라 꽉 찬 손님들과 미장원「마담」. 권씨는 잠시 뒤 달려온 백차에 실려 동대문서 유치장으로 직행했다. 그 뒤 1주일 만에 유치장을 나온 권씨는 갈 곳이 없었다. 직장에선 해임통보가 와 있었고 그간 들어가지 않던 집엔 들어갈 체면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양의 태도가 변할 리는 만무였다. 그러나 권씨의 일편단심(?)은 조금도 흔들릴 수 없었다. 이양은 그의 모든 것이었으며 먼 발치로나마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권씨는 M미장원에서 가까운 일터를 찾아 날품팔이로 생계를 이어갔다. 이런 생활이 4년을 계속되는 동안 권씨는 인천에서 모 대학에 다닌다는 이양의 남동생을 찾아가기도 했고 이양의 고향인 온양에 가 이양의 부모를 만나도 보았으나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67년 7월 이양이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다. 알고 보니 미장원 N마담과의 친분 때문에 권씨의 시달림 속에서도 자리를 옮기지 못했던 이양이 견디다 못해 훌쩍 떠나 버렸던 것이다. 권씨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었다. 시름 속에 며칠을 보낸 권씨는 이양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 수소문 끝에 있을 법한 부산, 온양 등지를 수없이 뒤졌으나 찾을 길이 없었다. 그래 68년 3월 그간 항상 마음에 걸리던 부인과의 이혼수속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이양을 찾는 작업을 계속했다. 권씨의 판단으로는 이양이 서울에 있을 것 같았고 있을 곳은 미장원일 터이니 화장품 외무사원을 하며 서울의 모든 미장원을 뒤져보기로 했다. 권씨의 판단은 적중했다. 화장품 등을 메고 골목골목의 미장원을 하나도 빼지 않고 찾아 다니던 권씨는 이양이 M미장원을 떠난 지 7개월, 외무사원 2개월 만인 그 해 10일 단성사 옆 N미장원에서 이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권씨의 기쁨은 형언할 수 없었다. 아가씨가 “미친놈” 욕해도 유치장 나가면 또 찾겠다 권씨는 그 길로 회사로 달려가 사표를 내고 이양을 달랬다. 그러나 이양의 태도는 예나 그때나 조금도 빈틈이 없었다. 그래 권씨는 실의에 빠져 자살할 생각까지 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이양은 권씨를 피해 직장을 자주 옮겼으나 권씨의 집념은 끈질긴 것이어서 그때마다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러다 보니 권씨가 구경한 유치장도 여러 곳이 됐다. 동대문서, 성동서, 종로서… 이렇게 다채로웠다. 이양은 여러 곳을 옮겨 보았으나 피할 길이 없다고 체념했던지 지금 있는 종로구 청진동 Y미장원에 와서는 그대로 머물러 버렸다. 권씨는 여전히 Y미장원을 찾아 다녔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더우나 추우나 미장원 잎에 서있다가 이양이 나타나면 따라 나섰다. 이양은 꼼짝할 수가 없었고 때로는 미장원 안까지 들어와 소란을 피우니 그런 때는 경찰의 힘을 빌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3월 20일에도 권씨는 아침부터 Y미장원 앞을 서성거렸다. 참다 못한 권씨는 이날 하오 3시쯤 미장원으로 뛰어올라가 담판을 내자고 소란을 피웠다. 이럴 때마다 놀란 것은 손님들. 주인「마담」은 112의「다이얼」을 돌려야 했다. 이렇게 해서 권씨가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진 것은 이양을 알고 이번까지 12번. Y미장원 관할서인 종로서엔 이번까지 8번이 된다. 이렇게 돼서 관할 청진동 파출소는 말할 것도 없고 본서 보안과 경찰관들과 권씨는 낯익은 구면이 되어 버렸다. 이 끈질긴 사나이 권씨는 경찰서 유치장 문을 12번째 들어서면서도『저 사람이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디 이럴 수가 있느냐』는 이양의 말에는 아랑곳없이『나가면 또 찾아가겠다』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임춘웅(林春雄)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3/30 제2권 13호 통권 제27호 ]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신건강 전령사’ 나선 임웅균 예술종합학교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신건강 전령사’ 나선 임웅균 예술종합학교 교수

    흔히 고음(高音)을 잘 내는 사람을 ‘신이 내린 목소리’에 비유한다. 테너에게 고음은 생명 그 자체다. 또 고음을 위해 생명을 걸기도 한다. 세계적 태너도 고음 앞에 무릎을 꿇는 경우도 많고, 고음에 도전하다 죽는 경우도 더러 있다. 테너 임웅균(51)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성악가로 정상에 오를 때까지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다. 대학시절 찬송가의 높은 ‘라’음을 내다가 숨이 콱 막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심청전’ 연습 도중 ‘농부가’에서 또한번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임 교수는 요즘에도 여전히 고음을 낸다. 공연장에서는 물론 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에도 그렇다. 특히 학생들에게 야단칠 때면 음악원 전체가 쩌렁쩌렁 울린다. 주위에서 “성악가는 목소리를 아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목소리를 강철처럼 단련시키고 싶어 그런다며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인다. 지난 주 음악원 연구실에서 임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그의 목소리는 소문대로 쩌렁쩌렁했다. 때로는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펄쩍펄쩍 신나서 뛰기도 했다. 임 교수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정신건강 지킴이’로 위촉돼 정신건강 전령사로 또다른 역할에 나섰다.“나의 건강은 가족의 건강이며 나아가 한민족의 건강이 아니냐.”면서 노래로 정신건강을 지키고 알리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며 크게 웃는다. 이어 대뜸 “내가 (국회)출마하면 어떻겠소, 할 일이 꼭 있거든요.”라는 생뚱맞은 질문을 던진다. 대답할 겨를도 없이 “전국 60개도시에 사랑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청소년과 미혼모를 위한 재활프로그램, 즉 세계 최고의 휴먼센터를 설립하는 거지요.”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퇴학당하기 일보 직전에 휴먼센터에서 보름 동안 재활프로그램을 거쳐 퇴학여부를 결정하자는 것. 이를 위해 매년 18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끝냈다고 했다. 자기 적성과 자아를 파악한 사람은 결코 죄를 짓지 않기 때문에 휴먼센터가 이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우리나라는 교과목이 너무 많아요. 학생들 가방이 그렇게 무거운데도 어디 노벨상 하나 제대로 나오나요.6,7개 과목으로 팍 줄여야 해요. 그리고 책가방을 왜 들고 다닙니까. 책은 학교에 보관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CD로 공부하면 돼요. 왜 그 흔한 CD 제작을 안하는 것인지 답답해요.” 임 교수는 정계나 재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장소를 불문하고 ‘입바른 소리’를 잘 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피가 끓는 다혈질의 사나이기에 정 안되면 국회진출이라도 해서 그런 일을 꼭 이루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공연장 밖에서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돕는 일.3년전부터 학교폭력대책 국민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아 ‘사랑의 공책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명 인사들과 연예인들의 캐리커처와 메시지를 담은 공책 5만부를 소년 소녀 가장이나 결식아동들에게 보내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또 2년 전에는 어린이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는 얘기가 나오자 68개 어린이단체 공동대표의 자격으로 국무총리실에 찾아가 다짜고짜 담판을 지어 원점으로 되돌리게 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오른손 문화에서 양손문화로 바뀌어집니다.30대 이상은 대부분 오른손을 쓰지만 지금의 청소년과 20대는 양손을 쓰거든요. 컴퓨터 자판도 그렇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다 양손으로 휙휙 날리잖아요. 그래서 지금의 청소년은 어느 때보다 정말 중요합니다.” 임 교수는 또 유학시절 유상근 전 명지대 이사장의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다는 사실을 회고한 뒤, 한 사람의 투자로 이렇게 성악가와 교수로 성장해 수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있지 않으냐고 자신했다. 따라서 재벌들은 우리 사회의 불우이웃과 청소년들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벌들은 따지고 보면 농민과 서민들이 물건을 사 주니까 재벌이 된 거 아니냐면서 우리 농산물이 무너지면 암 발생 등 만병의 근원이 생기기 때문에 농촌 지원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차원에서 농민들에게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한참만에야 음악얘기가 나왔다. 인간은 음악과 스포츠 두가지만 있으면 살 수 있다면서 “발가벗은 목욕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아세요? 작곡 시 노래 무용 등 네가지뿐입니다.”고 했다. 시나 무용도 음악이 있어야 하고 무용 역시 결국은 체육이 아니냐는 것. 예로부터 음악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기에 사람은 음악을 들어야 과격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밀양아리랑을 멋들어지게 부를 때 하얀손수건을 꺼내는 이유를 물었다.“다윗창법을 쓰지요. 다윗은 노래로 신과 대화를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목소리가 어린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어린이들은 고음에서도 또박또박 소리를 내면서 목이 잘 쉬지 않지요. 그래서 아 이게 바로 벨칸토구나 하는 것을 알았지요.”라고 했다. 임 교수의 성악적 자질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 숙대 성악과에 입학 등록을 한 어머니는 임신을 하는 바람에 수학을 포기했고, 이때 낳은 아이가 바로 임 교수. 아버지는 일본 규슈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고교 교사로 있었으나 여섯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곧 실패했다. 임 교수는 가난한 살림에 피아노를 배울 수도 없었고 음악성적도 별로였다. 초등학교 5학년 음악시간때 너무 크게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선생님한테 뺨을 맞았다. 음악점수는 ‘양’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도 그랬다. 중2때 음악선생님한테 “성악을 하지 않으면 안될, 기가 막히게 좋은 목소리를 지녔다.”고 칭찬을 받았다. 이후 ‘고성방가’하는 버릇이 생겼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울 뚝섬 동네 밖에서 노래를 부르면 마을 사람들이 ‘웅균이가 온다.’고 했다. 학창시절 공부실력은 별로였다. 경기중학 입학시험에 떨어지고 고교 역시 1,2차에 거푸 떨어져 대구로 내려갔다가 우여곡절끝에 명지고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랐다. 고3때 육사를 지원, 군인이 되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만류와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하게 됐다. 7개월 동안 집중적인 레슨끝에 연세대 성악과에 수석 합격했다. 대학때에는 문화촌 달동네에 살면서 클래식을 연주하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머니의 치료비를 충당했다. 물로 배를 채우고 무대에 오르기 일쑤였다. 결국 달동네 생활 3개월 만에 장티푸스에 걸린 것. 병원비가 없어 작은형의 대영백과사전을 가져다 팔아 겨우 해결했다.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3년 동안 화곡고 음악선생으로 있다가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고음의 벽을 뚫고 음악적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돈이 없어 궁리 끝에 유관순 기념관에서 독창회를 열었다.370만원을 벌었다. 그 돈으로 급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부인과 함께 유학길에 올랐다. 세계적인 성악가를 배출한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2년간 공부했다. 기라성 같은 테너와 소프라노의 음반을 구해다 틀어놓고 달달 외우다시피 했다. 최대한 흉내를 내면서 발성을 연구했다. 또 마리아 칼라스의 뮤직코치로 유명했던 안토니오 토니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루치아노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 심사위원인 파바로티로부터 “목소리가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다. 85년 11월 귀국,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5만원으로 시작했다. 이듬해 3월 연세대 강사로 채용됐고,1년 뒤 ‘KBS콘서트홀’이라는 프로에 단골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임 교수를 스타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열린 음악회’.93년 10월 첫 출연하면서 ‘두만강’‘타향살이’‘밀양아리랑’ 등 클래식과 대중가요, 민요를 오가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지식인이 침묵을 지키는 경우는 두가지, 즉 완전한 낙원이거나 아니면 아무 희망이 없는 사회일 때 그렇지요. 하지만 둘 다 아니라면 웅변이 곧 금입니다.” 요즘에는 실학과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공부한다. 이유에 대해 역사는 말 잘하는 사람을 예의 주시해 왔으며 실사구시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껄껄 웃는다.“임진왜란때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 6만,7만명을 끌고 갔는데 돌아온 것은 6000여명밖에 안돼요. 나머지는 외국의 노예로 다 팔아 넘겼어요.” ■ 그가 걸어온 길 ▲1955년 서울 출생 ▲75년 명지고 졸업 ▲75년 연세대 성악과 수석 입학 ▲79년 연세대 성악과 학사졸업 ▲79∼81년 군입대 ▲81년 화곡고 음악교사 ▲83년 이탈리아 유학,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과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수학(석사) ▲85년 귀국 ▲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 부교수, 성악과 과장 역임 ▲2002년 5월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공동대표 ▲2005년 10월 서울시 정신건강 지킴이 위촉 ▲그외 로마 밀라노 등 이탈리아 17개 도시, 뉴욕 워싱턴 애틀랜타 등 미국 19개 도시 순회연주. 오페라 ‘사랑의 묘악’ 등 국내 30여회 공연 ■ 주요 상훈 만토바 국제콩쿠르 2위, 비오티 국제콩쿠르 메리토상, 제22회 한국방송대상 성악가상(95년), 저축의 날 대통령 표창(2000년) ■ 음반 선경 한국가곡 4,5집(CD), 독집음반 사랑하는 마음(99년), 태너 임웅균의 클래식 가요(2001년) km@seoul.co.kr
  • [데스크시각] 두 얼굴의 사회… 가면을 벗자/ 백문일 경제부 차장

    동전만큼 쓰임새가 많은 것도 없다. 거스름돈이나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꺼내는 코인 같은 화폐적 기능 이외에 축구 등에서 동전을 던져 순서를 정하는 심판 역할까지 한다. 초등학교에선 원을 그리는 수업자재로 활용되고, 마술쇼에선 눈 앞에서 사라졌다 나타나는 마술도구로 변신한다. 뒤엎은 그릇 속에 동전을 넣고 빙빙 돌리는 야바위꾼에겐 밥벌이의 수단이고 철없는 학생들에겐 동무들의 돈을 딸 수 있는 이른바 ‘짤짤이’의 기구다. 그러나 정치판이나 외교가로 건너오면 ‘동전의 양면’이라는 문학적 표현으로 바뀐다. 고상한 것 같지만 사실은 변명을 위한 들러리다. 얼마전 국내 첫 애니메이션 영화 ‘로보트 태권V’의 필름이 복원됐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 영화의 원조는 일본이 만든, 기운센 천하장사 ‘마징가Z’이다. 여기에 아수라 백작이 나온다. 당시에는 ‘남녀동체(男女同體)’의 악인이었으나 최근에는 보수와 진보, 좌익과 우익의 대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인물로 재평가되고 있다. 양면성을 따지자면 우리 사회는 1등급이다. 아수라 백작이나 두얼굴의 사나이 ‘헐크’를 찾을 필요가 없다. 대학을 졸업한 큰딸이 삼성에 들어갔다고 기뻐하는 부모를 최근에 만났다. 의사나 교사보다 장래가 훨씬 밝은 게 아니냐고 했다.5∼6년전 재벌개혁이 도마위에 올랐을 때 우리나라를 망친 게 재벌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부모였다. 내 자식이 ‘1등기업’에 들어가면 재벌타파는 뒷전인 게 어디 이들 부부뿐이겠는가. 기러기 아빠들의 상당수는 ‘386세대’다. 이들은 대학시절 민주화 열풍에서 ‘반미전선’의 핵심에 섰다. 그리고 참여정부에선 다시 반미·친미 논쟁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미국행 비행기에 어린 자녀들을 태웠다. 그럴 만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이들을 ‘변절자’라며 손가락질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자녀유학을 마다하겠는가. 외국의 인종차별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사회의 뿌리깊은 흑백 갈등이나 아시아인 차별대우를 반미 감정의 연결고리로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 보자. 구릿빛 피부에 어눌한 한국말을 쓰는 동남아인들이 어디 한둘인가. 목욕탕에서 이들을 만나면 아예 탕속에 발을 담그지 않는 게 한국인이다. 미국 언론이 황인종을 빗대 ‘옐로 도그(dog)’로 부르면 발끈하면서도 동남아인들을 ‘종’처럼 부리는 데에는 눈을 딱 감는 게 과연 누구인가. 한국인 10명 중 9명은 겉으로 부동산 투기에 반대한다. 그러면서 땅 많고 집 많은 사람들을 부정한 사람으로 몬다. 그들이 마치 자기 집을 빼앗고 땅을 가로챈 듯 배아파한다. 하지만 여윳돈이 생겨서 돈을 불려야 한다면 어디를 먼저 두드리게 될까. 내가 하는 것은 ‘투자’이고 남이 하면 ‘투기’라는 생각은 지워야 한다. 강남부자처럼 될 수 없는 현실과 제도를 탓해야지 이들이 흘린 땀과 노력마저 외면해서는 곤란하다. 골프는 매너 스포츠라고 한다. 하지만 앞서 치는 팀이 늦을 때에는 뒤통수에 대고 한마디씩 한다. 특히 여성 골퍼일 경우에는 “집에서 밥이나 지을 것이지.”하고 곱씹는다. 그린을 조금만 벗어났다 싶으면 냅다 공을 때린다. 그러다가도 뒤에서 오는 팀이 공을 조금만 빨리 치면 눈을 부라리며 욕설을 내뱉는다. 머리가 둘 달린 ‘야누스’는 결코 신화속의 주인공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가면’을 쓰고 매일 나타난다. 참여정부는 양극화의 문제로 본다. 그러나 돈의 많고 적음에서 빚어진 게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빈부의 격차가 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인정해야 한다. 그게 싫다면 자본주의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양극화의 해소는 필요하다.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다. 최상위 10%의 소득이 최하위 10%의 몇배인지를 따지기 이전에 삶을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연간 소득이 500만원이 안 되는 농가도 숱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코 ‘활빈당’이 아니다. 선진사회로 가는 길은 소득증대나 부(富)의 재분배만으로 열리지 않는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가치판단의 이중적인 잣대를 없애는 게 우선이다. 가면을 쓰고 있는 한 그늘진 곳을 영원히 치유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양면성을 숨긴 ‘헐크’보다 솔직히 드러낸 ‘아수라 백작’에게 점수를 주고 싶다. 백문일 경제부 차장 mip@seoul.co.kr
  • 제주도 ‘주민소환제’ 도입

    내년 7월1일부터 출범하는 제주특별자치도에 도지사를 탄핵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가 도입된다. 또 부지사나 지방공기업 사장을 임명할 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행정자치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오영교 행자부장관과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 의장 등은 이날 당정회의를 갖고 특별법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외교·국방이외 국가사무 단계적 이양 법안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특별자치도와 관련한 법안제출권을 부여한다. 법안이 제출되면 해당 중앙 부처는 2개월 이내에 타당성을 검토해 법률에 반영하거나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또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국가 사무를 단계적으로 특별자치도에 이양한다. 행정체계는 도(道)단일 광역자치체제로 개편된다. 따라서 현재 있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은 폐지된다. 대신 특별자치도 밑에는 자치단체가 아닌 행정시를 두며, 도지사는 행정시장과 부시장을 임명한다. 기초의회도 없어진다. 아울러 제주도의회는 확대 개편되고 자율성도 강화된다. 현재 19명인 제주도의회는 교육의원 4명을 포함해 모두 39명으로 늘어난다.●주민 20~30% 서명으로 소환투표 청구 자치조직에 대한 자율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행정기구 설치에 대한 기준도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다른 자치단체는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 또 다른 자치단체와는 달리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해 주민투표도 할 수 있다. 처음으로 ‘주민소환제’가 도입됨에 따라 도지사와 교육감, 도의원 등에 대해 19세 이상 주민 20∼30%가 서명으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다. 주민총수의 3분의1 이상이 투표하고 유효투표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소환이 확정된다. 이와 함께 초·중등과정 외국교육기관의 설립이 허용되고, 외국 법인의 의료기관도 설립할 수 있다. 한편 제주도내 2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특별자치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이날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별법상의 교육·의료 산업화 등 독소 조항의 철회 또는 보완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주민소환제는 발의 요건을 너무 엄격하게 규제해 제도는 있으나 사실상 기능을 할 수 없으며,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을 허용한 것은 도민의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의료 이용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혁신도시 후보지 투기 어림없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후보지에 대해 국세청과 경찰, 도·시·군 공무원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16명)이 8일부터 2010년까지 5년 동안 투기단속에 들어간다. 전남도는 7일 “합동단속반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3개 시·군 14개 읍·면·동 414㎢(1억 2541만평)에 대해 불법행위를 적발해 수사한다.”고 밝혔다. 합동단속반은 부동산중개업소의 위법행위, 기획부동산업자(떴다방)들의 불법이나 세금탈루행위, 무등록업자들의 중개행위, 미등기 전매행위 등을 중점 감시한다. 이들 단속반을 도와 줄 투기행위 감시요원 1164명이 위촉돼 단속효과를 높이게 된다. 이들은 마을이장과 부녀회원, 농지매매 확인증명원에 도장을 찍어주는 농지위원 등 현지실정을 잘 아는 주민들로 짜여졌다. 단속반은 그러나 주민들이 벼농사나 과수원 등 생업상 필요해 농지를 사고 팔 경우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빨리 처리해 주기로 했다. 토지거래 감시 지역은 허가구역인 나주시 남평읍, 금천·산포·다도·봉황면, 관정·평산동 등 7개 읍·면·동이다. 담양군은 담양읍과 봉산·수북·대전면 등 4개 읍·면이고 장성군은 장성읍, 동화·황룡면 등 3개 읍·면이다. 공동혁신도시는 혁신도시입지선정위원회(24명)가 오는 15일쯤 확정하며, 투표로 할 것인지 합의제로 할 것인지의 선정방식도 당일 결정된다. 대략 2조원을 들일 혁신도시는 200만평으로,2007년 착공해 2012년까지 자족형 전원도시로 조성된다.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여기 의원회관 맞아?

    여기 의원회관 맞아?

    ‘○○○토론회’니,‘△△세미나’ 일색이었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선 요즘 들어 부쩍 기발한 행사가 자주 열린다. 국회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을 것만 같은 영화제는 이미 보편화됐고, 재즈댄스 공연에 회 시식회까지 생겨났다. 국회의 감성화(感性化)는 온·오프라인이 따로 없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 뷔페식당처럼 잘 차려진 테이블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열린우리당 이광재·이영호 의원이 주최환 ‘송어 및 뱀장어 시식회’의 한 장면이다. 말라카이트 그린 검출 파문으로 국내 송어시장이 타격을 받자 행사를 마련한 것. 송어와 뱀장어는 해양수산부, 한국수산회 등이 후원했다. ‘바다사나이’를 자처하는 이영호 의원은 안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바다 관련 간담회를 연다. 매달 첫째 월요일 오후 4시면 어김없이 열리는 이 행사는 그때그때 이슈에 맞춰 바뀌곤 한다. 지난 4월엔 ‘싱싱회 시식회’를 회관에서 열어 1000여명이 몰리는 대성황을 기록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한나라당의 이재오 의원은 문화관광위원회 전문가답게 지난달 28일 저녁 7시 의원회관에서 재즈댄스 페스티벌을 열었다. 대회의실에는 청소년 팬이 꽉 들어차 앉을 자리마저 부족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박상돈 의원은 아예 ‘509호 도서관’을 차렸다.509호는 박 의원의 회관 사무실이다. 그는 평소에 버려지는 책이 너무 아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모은 책과 동료 의원들에게서 얻은 책을 모아 4600권 넘는 책을 회관에 전시했다. 책은 각 상임위별로 분류해 홈페이지에도 그 목록을 자세히 올려뒀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신청만 하면 한 달에 3권씩 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다만 박 의원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배송비는 받는 사람이 내야 한다. 책을 두 번째 받아본 한 회원은 “보물창고 같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자동차보험료 절약법

    ‘자동차보험료, 이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 이달부터 자동차 보험료가 정비수가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손해보험사별로 평균 2.9∼4.1% 올랐다. 또 가해자 불명의 사고를 당해 보험 처리를 한 운전자는 내년 1월부터 보험료를 지금보다 10% 더 내야 한다. 인터넷 보험서비스회사인 인슈넷의 조언으로 자동차보험료 절약법을 알아본다. ●연령, 운전자, 차 부속장치별 특약 활용 보험사들은 자가용 승용차에 대해 특정 연령 이상만 운전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높은 연령의 한정 특약에 가입할수록 보험료가 싸다. 삼성화재의 경우 21세,24세,26세,30세만 있던 연령 한정 특약을 이달부터 35세,43세,48세로 확대했다. 교통사고나 도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한 차량도 보험료가 할인된다. 모든 보험사가 운전석 에어백 장착때는 자기신체사고 보험료의 5∼10%를, 조수석까지 장착할 때는 10∼20%를 깎아준다. 미끄럼 방지 제동장치(ABS)를 장착한 차량은 전체 보험료의 2∼3%가 할인된다. 다음자동차보험 등 일부 보험사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치하면 자기차량 손해 보험료의 0.7∼5%를 깎아 준다. 삼성, 제일, 그린화재 등은 자동변속기 차량에 대해 전체 보험료의 3∼3.3%를 할인해준다. 개인이 소유한 화물차와 승합차도 운전자의 범위를 본인, 부부, 가족 등으로 제한하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또 군대 운전병이나 기업, 관공서의 운전사로 일한 경력이 있으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사고경력자는 특별할증료율 살펴봐야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한 보험료 특별할증료율이 보험사나 사고별로 큰 차이가 있어 사고 경력자는 보험 계약때 이를 감안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사고 유형에 따라 A∼D 그룹으로 분류해 특별할증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할증료율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올라간다. 음주나 뺑소니 사고 같은 A그룹의 경우 할증료율은 현대해상 50%, 쌍용화재 45%, 대한·제일화재 40%, 삼성,LG, 동부화재 30%, 메리츠화재 25% 등 보험사에 따라 편차가 크다. B그룹(중대 교통법규 위반 사고,3년간 3회 이상 사고)의 할증료율은 메리츠화재 14%, 신동아·쌍용화재 등은 15%로 낮은 반면 대한화재는 25%로 높은 편이다. C그룹(1회 200만원 이상 물적 사고 등)은 회사에 따라 3∼10%다.D그룹(1회 자기신체 사고 등)에 대해 제일,LG화재와 현대해상은 할증료율을 적용하지 않지만 나머지 보험사는 1∼2%다. 인슈넷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는 회사별 비교 견적을 뽑아보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행정혁신 우리가 이끈다] (5) 남양주시

    [행정혁신 우리가 이끈다] (5) 남양주시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의 한 빌라에서 전세를 살다 토요일인 지난달 29일 서울로 이사간 L씨는 자신이 살던 집에 이사오는 K씨에게 3만 3570원의 상하수도 요금을 “부자되시라.”는 덕담과 함께 건넸다. L씨는 2년전 이사올 때 전 세입자가 대충 정산해 자신에게 건넨 상하수도 요금이 나중에 날아온 시청의 고지서 액수보다 조금 적어 씁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L씨가 상하수도 요금정산을 10원 단위까지 자신있게 한 것은 남양주시청의 인터넷 홈페이지 덕분. 홈페이지의 초기화면 ‘이사 정산금액 조회하기’에 들어가 전에 받아둔 영수증에 찍힌 고객번호와 상하수도 계량기 지침숫자, 이사날짜를 적고 클릭한 것이 전부다. 이른바 남양주시의 ‘원 클릭! 365일 수도요금 마법사’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초임발령을 받은 지 1년여에 불과한 새내기 전산직 9급 김현길(32·익산대 전자계산학과 졸업)씨와 동기인 이상현(32·서울산업대 전자정보공학과 졸업)씨가 예산 지원 한푼없이 개발해내 더욱 값지다. 상하수사업소 요금팀 김씨는 지난해 이사철이면 4명의 직원이 고지서 발급과 민원처리 등 다른 업무를 볼 틈이 없을 만큼 밀려드는 요금확인 방문객과 전화에 매달려 쩔쩔매다 ‘수도요금 마법사’를 구상했다. 김씨와 이씨는 3개월여의 프로그램 설계와 개발을 거쳐 ‘마법사’를 완성, 지난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자 이사를 오가는 이들끼리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하거나, 요금팀 직원이 계산기를 두드려 가며 수작업으로 복잡하기 짝이 없는 누진요율까지 따지던 일이 사라졌다. 별도로 관리되던 체납요금 합산을 빠뜨리지 않고 부정확하던 요금정산도 신속 정확해졌다. 이사가 주로 이뤄지는 휴일에도 요금확인이 가능하고, 전·출입자간에 발생하는 분쟁이 원천적으로 해소되게 됐다.‘수도요금 마법사’는 상하수도의 계량기 지침을 넣으면 날짜까지 일할계산으로 따져주는 사용량, 요금, 물이용부담금, 누진율과 체납요금까지 일목요연하게 출력도 가능해 영수증 구실을 한다. 남양주시 관내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대부분 마법사 프로그램을 고객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김씨는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컴맹들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전화 ARS 시스템을 내년 1월까지 만들고, 모바일 서비스도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신세대 주부들 반응 좋아 흐믓” “새내기 직원들이 얼마나 대견합니까.“ 경기도 남양주시 이광길(64) 시장은 “‘수도요금 마법사’는 공직자가 현장에서 느낀 애로사항을 외부 도움이나 예산 지원없이 스스로의 창의와 능력만으로 해결한 쾌거”라고 말했다.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곧 공직자가 일선에서 겪는 애로사항도 함께 해결하는 일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시장은 “평균 10분이 넘게 걸리던 요금확인에 짜증을 내는 시민을 달래고 다시 전화를 걸어 정산액을 확인해주던 불편이 해소됐다.”며 “꼼꼼히 따지는 신세대 주부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자랑했다. 취임 초부터 ‘행정혁신’과 ‘주민편익’을 강조해 온 이 시장은 직원들의 창의력을 북돋워 때론 기발하기까지 한 혁신시책과 사업을 실행해 왔다. 평내동 H산업의 폐기물 반입과 소각으로 인한 S아파트 주민의 5년여에 걸친 민원을 주민편에 서서 당차게 해결했다. 또 시민들에게 하수처리수 수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화도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이용해 인공폭포를 설치했다. 이 폭포는 하수처리수를 이용한 세계 최초이자 최고 높이를 자랑하고 있어 기네스 기록 등재를 추진중이다. “해당 민원담당자가 인사나 교육, 휴직이나 휴가중이어도 이를 대리하는 직원도 완벽하게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민원처리 매뉴얼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민원 자동발급기도 대폭 확대해 보급할 예정입니다.”이 시장은 “주민편의를 위한 행정혁신은 멈출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식초 웰빙 바람 타고 인기

    식초 웰빙 바람 타고 인기

    ‘식초를 마시자.’식품업계 원로인 샘표식품 박승복(83) 회장이 25년간 식초를 마셔 건강을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식초가 건강음료로 떠오르고 있다. 식초는 오래 전부터 건강식으로 여겨졌지만, 톡쏘는 신맛 탓에 음료로는 외면당했다. 그러나 최근 웰빙 열풍에 힘입어 물이나 우유에 희석해 마시는 식초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올해 식초시장 규모는 270억원선이다. 장수로 유명한 일본인은 오래 전부터 식초를 마셔왔다. 특히 지난해 일본 30대 히트상품 가운데 6위가 현미로 만든 검은 식초(흑초)였다. 일본의 식초음료 시장은 4000억원대. 식초는 산성식품이지만, 몸에서 분해되면 알칼리성으로 변해 성인병을 일으키는 산성체질을 개선해 준다. 비타민과 초산 구연산 등 유기산이 풍부해 혈액순환, 피부미용, 피로회복에도 좋다. 아미노산이 많은 현미식초는 혈액순환에, 포도당과 비타민이 풍부한 감식초는 피부미용에, 포도식초는 유기산과 무기질이 많아 변비 효능에 탁월하다. 마시는 식초의 대표주자는 대상의 ‘청정원 마시는 홍초’. 붉은 과실초로 석류, 오미자 감, 자색 고구마 등 3종류가 나왔다. 식초의 자극적인 맛을 없애 깔끔하고 부드럽다. 물에 3∼5배 희석하면 새콤달콤함이 입안에 감돈다. 뜨거운 물보단 찬물이 먹기 편하다. 우유에 식초를 넣으면 금세 응어리가 잡혀 요구르트로 변한다. 식후에 마셔 위액 과다분비를 막도록 하자. 마시는 홍초는 출시 2개월만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500㎖ 4300원. DHC코리아는 일본 식초음료인 ‘현미흑초 음료’를 공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현’의 전통기법에 따라 식초를 오랫동안 항아리 속에서 천연 숙성시켜 자연 발효했다.720㎖ 2만7000원. 현미의 뛰어난 영양이 고스란히 집약돼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등이 일반 식초보다 많단다. 달착지근한 맛이 먹기 편하다. 일본에서는 블루베리식초에서 망고 와인 식초까지 50여가지 식초음료가 나오고 있다. 오뚜기도 중국 전래의 흑초 발효방식인 균개(菌蓋)기법으로 만든 ‘흑초’를 판매한다. 신맛이 적고 흑초 고유의 은은하고 부드러운 향미가 일품이다. 600g 2만원. 해태유업은 흑초에 이어 흑초미인을 선보였다. 웅진식품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차브랜드 ‘다실로’에선 유기산이 600㎎ 함유된 ‘현미생초매실’이 나왔다. 영양분의 파괴를 최소화한 비열처리로 현미 생식초 생산기술 특허를 받았다. 180㎖ 700원. 한국야쿠르트는 여성 미용음료인 ‘여인미’(女in美)시리즈에서 사과식초가 3.5% 들어간 ‘사과식초 맛’을 선보였다.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료라 월 평균 50만개씩 팔리고 있다.170㎖ 800원. 해표도 감 홍삼 석류 매실 등 4종으로 구성된 식초 음료를 팔고 있다. 감식초 홍삼식초 등에 벌꿀 올리고당 비타민C를 혼합·숙성해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마시는 식초가 인기를 얻으면서 고급식초를 활용한 상품이 탄생했다. 대표적인 상품이 풀무원 무쌈 세트다. 절일 때 흔히 사용하는 사카린, 빙초산, 색소를 넣지 않았다. 대신 고가인 레몬식초를 사용하고 방부제를 빼 유통기한을 25일로 단축했다. 국산 깻잎, 레몬 녹차, 고추냉이 등 3종류다.180g 2000원. 건강에 관심이 높은 젊은 주부들은 과실로 만든 고급식초, 비네거(Vinegar)를 찾는다. 청정원 ‘Ofood 유기농 식초’는 유기농 천연과즙을 자연발효해 만들었다. 적포도 백포도 사과 현미 4종류가 있다. 절임 소스로 쓰거나 올리브유와 함께 빵에 찍어먹으면 맛있다.350㎖ 6700원. CJ는 백설올리브유 드레싱 발사미코를 내놓았다. 스페인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에 서양 요리에 자주 쓰이는 발사믹 식초를 넣은 것이다. 맛이 새콤하고 은은하다. 식초가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풀무원 정종욱 팀장은 “농도가 진한 식초는 위벽을 헐게 해 위궤양이나 관절염이 심한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면서 “물이나 우유에 희석해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식초 마시는 법(1)하루 세번 반드시 식후에 마신다. (2)찬물이나 우유, 토마토 주스에 섞어 마신다. (3)식초 1에 찬물 3∼5 비율로 희석한다. (4)꾸준히 마시는 게 중요하다. (5)처음 먹으면 일시적으로 속이 메슥거리고 설사나 변비가 생기며 관절이 아플 수 있다. 콧등이 빨갛게 되기도 하는데 2∼3일 후 약효성분에 적응하면 괜찮아진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하프타임] 이형택 부산국제남녀챌린저 8강

    ‘역전승의 사나이’ 이형택(28·삼성증권)이 3일 부산 금정테니스코트에서 벌어진 코코펀부산국제남녀챌린저테니스대회(총상금 10만달러) 2회전에서 제이콥 아닥투손(스웨덴)에 1세트 뒤 기권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 지난주 삼성증권배챌린저대회에 이어 2주연속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여자부의 김진희와 김소정(이상 한솔제지)도 카롤린 보거슨(노르웨이)과 이예라(강릉정보공고)를 각각 2-0으로 물리치고 나란히 8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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