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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다른 것들과 달라”…‘15년’ 지지해준 주민들 짓밟은 日지사

    “공무원, 다른 것들과 달라”…‘15년’ 지지해준 주민들 짓밟은 日지사

    일본 혼슈 중부 시즈오카현 지사가 특정 직업 종사자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시민들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가와카쓰 헤이타(75) 시즈오카현 지사가 전날 사직할 뜻을 밝혔다. 가와카쓰 지사는 지난 1일 신입 직원 훈시에서 “현청은 싱크탱크다. 채소를 팔거나 소를 돌보거나 물건을 만들거나 하는 것과 다르고, 여러분은 두뇌, 지성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시즈오카현에는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화 223건, 메일 207건 등 총 430건의 불만 의견이 접수됐다. 대부분 “농사나 축산에 종사하는 사람은 지성이 낮다는 말이냐” 등의 항의성 의견이었다. 가와카쓰 지사는 한동안 기자들의 취재 요청을 거부하다 전날 저녁 기자들을 만나 “불쾌하신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6월 현의회를 시점으로 사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다만 가와카쓰 지사는 발언 내용 중 일부만 잘려 보도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공무원이 채소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나 낙농업을 하는 사람들과 직종이 다르다는 것을 말했을 뿐”이라며 “환영의 말, 격려의 말이 문제 발언이 된 상황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라며 “시즈오카현 지사로서 모든 분들의 직업은 다 소중하다고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가와카쓰 지사는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를 시작으로 학계에서 활동하다가 시즈오카문화예술대학장을 역임하던 2009년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지자체장 선거에서 4회 연속 승리해 시즈오카현을 15년 가까이 이끌어왔다. 그는 그동안에도 실언을 자주 해 줄곧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2021년 참의원(상원) 보궐 선거에서는 후보 지지 연설에서 “저쪽에는 고시히카리(일본의 유명 쌀 품종)밖에 없다”며 상대편 후보의 근거지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현의회가 사직 권고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가와카쓰 지사의 이번 사의는 부득이하다는 반응이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최여정의 아침 산책] 오타니 쇼헤이의 루틴

    [최여정의 아침 산책] 오타니 쇼헤이의 루틴

    오타니 쇼헤이를 잘 몰랐다. 그저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같은 외모에 ‘1조원의 사나이’라 불리는 계약 몸값,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이도류’ 야구선수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를 제대로 알게 된 건 얼마 전 한국 최초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식 경기에 앞서 보도된 결혼 소식 때문이었다. 오타니는 지난 2월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결혼을 발표했다. 그야말로 기습적 소식이었다. 지금껏 단 한 번의 스캔들도 없던 그였다. 기자회견에서 오타니는 이렇게 말했다. “결혼 안 하면 안 했다고 시끄럽고 하면 한다고 시끄러우니 야구에 집중하고 싶어서 발표했습니다.” 오타니의 결혼 발표에 미국 팬들은 물론이고 일본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기자회견이 있던 밤 일본 술집들마다 “오타니가 결혼하다니”를 외치는 여성들로 휘청거렸다고 한다. “도대체 상대가 누군데”를 외치는 궁금증이 이어졌다. 오타니의 그녀는 한국으로 떠나기 직전 구단 전세기를 배경으로 함께 찍은 사진에서 공개됐다. 일본 여자프로농구 선수 출신 다나카 마미코였다. 오타니가 “정말 평범한 일본인”이라며 함구했었지만 와세다대 출신에 일본 대표팀 후보로도 선발된 실력파 선수다. 흥미로웠던 건 일본 여성팬들의 반응. “유행하는 인플루언서나 모델, 여자 아나운서나 아이돌이 아니라 다행이다. 질투할 틈이 없을 정도로 베스트 커플이다.” 오타니의 팬들은 진심으로 결혼을 축복했다. 신혼부부의 첫 공개 행보지였던 한국 경기의 매 순간이 포착됐다. 다나카가 연애 중 받은 선물이 커플 운동화라거나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백이 4만원짜리라는 게 연일 보도됐다. 일반석에 앉아 활짝 웃으며 경기를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을 보며 ‘이 사람들 일부러 이러나’ 하는 오해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오타니 가족의 검소함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오타니의 성공 뒤에도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밥 먹여 주냐”며 오래된 집에서 파트타임을 하며 돈을 벌고 있고, 형과 누나도 오타니의 도움을 거절하고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책 ‘오타니 쇼헤이의 쇼타임’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고등학교 은사님이 휴지를 주우면 행운을 줍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실제로 오타니가 경기장 어딘가에서 휴지를 줍거나 볼보이에게 배트를 두 손으로 정중하게 전달하는 사진들은 늘 화제다. 작년 11월에는 일본의 모든 초등학교마다 3개씩, 총 6만개의 야구 글러브를 기증했다. 처음엔 오른손용 2개씩만 하려다 왼손잡이가 있다는 생각에 왼손용 1개씩 추가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최고 실력의 야구선수이지만 끊임없이 연습하고, 이 사회의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오타니 통역사의 60억원 거액 도박 횡령과 연루 의혹이 끊이지 않는 중에도 그가 보여 준 성실함과 겸손함을 믿는 이유다. 오타니의 ‘루틴’을 닮고 싶은 이유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하는 것, 당신이 아무리 원대한 꿈을 꾸고 목표를 세웠다고 해도 이런 루틴을 무시하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매일 연습하고 싶어지는 거죠.” 최여정 작가
  • ‘포스트 클린스만’ 외국 7명, 국내 4명 대상 면접 돌입

    ‘포스트 클린스만’ 외국 7명, 국내 4명 대상 면접 돌입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차기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군을 11명으로 압축해 면접에 돌입한다.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는 선임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전력강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모처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그동안 소위원회를 통해 취합된 32명의 후보자를 놓고 3시간가량 논의한 끝에 외국 감독 7명, 국내 감독 4명 등 모두 11명에 대해 면접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면접 대상에는 K리그 현역 감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우선 외국인 지도자에 대한 면담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이후 국내 지도자 면담을 곧바로 이어갈 계획”이라면서 “심층 면접을 통해 추려 나가 최대한 5월 초중순까지는 감독을 선임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외국인 지도자를 먼저 면접하는 이유에 대해 “외국인 지도자를 우선에 둬서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당장 직접 찾아가 대면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고, 국내 지도자의 경우 리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정 위원장은 국내 지도자와 관련해 ‘현역 프로팀이나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다 포함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월 취임 당시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의 선임 기준으로 전술적 역량을 비롯해 선수 육성 능력, 지도자로서 성과, 풍부한 대회 경험, 소통 능력, 리더십, 인적 시스템, 성적을 낼 능력 등 8가지를 밝힌 바 있다.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이 지난 2월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준결승에서 탈락하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전격 경질한 뒤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겨 3월 태국과의 A매치 2연전을 치렀다. 황 감독은 홈 1차전에서 1-1로 비겼으나 원정에서 3-0 승리를 지휘하며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홍역을 앓은 대표팀 분위기를 다잡는 데 성공했다. 정 위원장은 황 감독의 정식 사령탑 승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황 감독이 임시 감독을 맡아 애써줘서 감사하다”면서 “태국 원정에서 선수들과 녹아드는 모습을 봤고, 여러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었다”며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오는 6월 6일 싱가포르와 원정 경기, 11일 중국과 홈 경기를 끝으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마무리한다. 보통 경기 열흘 전쯤 명단을 발표하고 사나흘 전 소집이 이뤄지기 때문에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차기 감독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어야 한다. 한국은 2차 예선 C조에서 승점 10점(3승1무)으로 조 선두를 달리며 사실상 최종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조 3위 태국(4점)에 6점 차로 앞서 있어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보태도 바로 확정이고, 거푸 대패만 하지 않는다면 각 조 2위까지 나서는 3차 예선에 합류할 수 있다. 아시아 3차 예선은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펼쳐진다. 6장이 걸린 본선 직행 티켓을 따지 못하면 이후 지역 플레이오프(PO·2장)와 대륙간 PO(1장)를 통해 막차 탑승을 노려야 한다.
  • “IS의 다음 테러 목표는 미국, 6개월 내 공격 가능성 有”…최악의 참사, 막을 수 있을까?

    “IS의 다음 테러 목표는 미국, 6개월 내 공격 가능성 有”…최악의 참사, 막을 수 있을까?

    지난달 2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한 공연장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로 140명 이상이 희생된 가운데, 해당 테러의 배후임을 자처한 이슬람국가(IS)의 분파가 미국에서 추가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의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에서 복무하다 은퇴한 전 육군 장군 마크 콴톡은 해당 매체에 “미국은 여전히 ‘이슬람국가-호라산’(이하 ISIS-K)의 가장 첫 번째 목표물”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 테러의 실제 배후로 알려진 ISIS-K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로, 최근 들어 매우 급격하게 세력을 확장하는 무장조직이다. 잔혹한 방식의 테러를 저지르기로 악명이 높은 ISIS-K는 러시아와 많은 서방국가에 대한 증오를 드러내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당국자는 뉴욕포스트에 “(ISIS-K의) 미국 공격 가능성은 확실히 있다. 그들은 분명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면서 “그들은 이민자들 틈에 섞여 미국 국경을 넘고 미국 당에서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 땅을 밟은 이민자의 수는 최소 25만 6000명 이상이며 이중 감시망을 피해 도주한 이민자의 규모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익명의 미 당국자는 “최근들어 미 연방수사국(FBI) 테러 감시 명단에 오른 용의자들이 국경에서 많이 체포됐다”면서 “지난해에만 총 169명의 테러 용의자가 남부 국경에서 검거됐고,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해당 국경에서 체포된 테러 관련 용의자의 수는 6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ISIS-K가 적극적으로 대원들을 모집하는 가운데, 매년 수백 명의 사람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우리는 미국에 있을 ISIS-K의 공격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ISIS-K는 서구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일명 ‘외로운 늑대들’)이 스스로 테러를 일으키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SIS-K, 탈레반 억압 벗어난 듯” ISIS-K가 러시아를 넘어 미국까지 노릴 수 있다는 예측의 배경에는 탈레반이 꼽힌다. 미군 고위 관리들은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한 탈레반이 ISIS-K를 압박해왔으나, 최근 탈레반의 힘이 약해진 것이 ISIS-K 세력 강화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마이클 에릭 쿠릴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ISIS-K는 경고 없이 6개월 안에 미국과 서방 동맹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유럽 안보 기관들은 ISIS-K의 역량이 아직 유럽과 미국을 공격할 만큼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그 위협에는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 기반 비정부 조직인 대(對)극단주의프로젝트(CEP)의 에드먼드 피튼 브라운은 “내가 틀렸길 바라지만, 파리올림픽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면서 “ISIS-K의 세력 확장,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한 극단주의 세력의 분노, 유럽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지하디스트의 석방 등이 합쳐져 ‘완전한 폭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러시아 보안당국과 유엔 전문가 등은 ISIS-K 규모를 4000~6000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 지도자는 2020년 권력을 잡은 사나울라 가파리로 파악된다.
  • 이정후,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이 쇼헤이와 정면 충돌서 멀티히트

    이정후,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이 쇼헤이와 정면 충돌서 멀티히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인상적으로 치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5)가 7억 달러(약 9466억)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29·LA다저스)와의 대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이정후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두 번째 멀티 히트를 기록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286에서 0.316(19타수 6안타)으로 끌어올렸다. 또 5경기 연속 출루에도 성공했다. 슈퍼스타 오타니와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이정후는 1회초부터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다저스 선발 제임스 팩스턴의 시속 152㎞ 짜리 바깥쪽 높은 직구를 결대로 밀어쳐 좌전안타를 날렸다. 3회초 2루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5회초 무사 1루에서 팩스턴의 시속 150㎞ 높은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무사 1,2루의 기회였지만 후속타자가 병살타를 기록하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정후는 7회와 9회 추가로 타격 기회를 얻었지만 범타로 물러났다. 멀티 히트를 기록한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살짝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정후는 1회말 수비에서 선두 타자 무키 베츠의 공을 따라가다 공을 잡지 못하고 펜스에 충돌했고 그 사이 베츠가 3루에 안착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후속타자 오타니가 2루 땅볼로 베츠를 불러들이면서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정후의 아쉬운 실수로 만들어진 위기에 오타니가 주자를 불러들인 것이 결국 결승점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3-8로 패했다.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한 오타니는 타율이 0.267로 하락했지만 영양가 있는 활약으로 다저스 승리에 일조했다. 오타니는 지난 스토브리그 때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로 계약하며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계약 기록을 다시 썼다.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의 원정경기임에도 한국 팬들은 원정경기에 나선 이정후를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 “4050인데 벌써 치매?”… 일기·운동이 예방 필살기

    “4050인데 벌써 치매?”… 일기·운동이 예방 필살기

    인간은 기억으로 살아간다.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 모두 삶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치매에 맞닥뜨렸을 때 인간이 공포를 느끼는 이유다. 평생 함께 살아온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나 자신조차 잊게 만드니 말이다. 치매는 65세 이상 고령층뿐 아니라 40~5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한다. 이렇게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젊은 치매’를 ‘조발성 치매’라고 부른다. [특징] 조발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빨리 악화하는 게 특징이다.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언어장애나 운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1일 ‘2022 대한민국 치매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조발성 치매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의 8%를 차지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조발성 치매 환자 수는 2009년 1만 7772명에서 2019년 6만 3231명으로 10년 만에 약 3.6배 증가했다. 치매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약 60~70%에 달한다. 반면 혈액 순환 문제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전체의 15~20%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는 ‘혈관성 치매’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뇌혈관 질환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질증, 심장병, 흡연자, 비만인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며 “스트레스와 가족력, 유해환경 노출과 나쁜 생활 습관 등이 조발성 치매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의 대표적 증상은 기억력 감퇴다. 사람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잘 기억하지 못하고 얼마 전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말을 하거나 글을 읽기가 어려워지고 성격이 변하기도 한다. 계산 능력이나 방향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치매 증상으로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치매가 심해지면 사람을 이유 없이 때리거나 욕설을 하는 등 공격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목적 없이 집 밖을 배회하거나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주변인을 의심하는 망상이 생기는 것도 치매 증상”이라고 말했다. 건망증과 치매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억은 저장하는 과정과 꺼내는 과정으로 나뉘는데 저장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게 치매 환자의 기억 장애이고, 건망증은 기억은 저장돼 있으나 꺼내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상태”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건망증이 있는 분들은 사건의 세세한 부분을 잊더라도 힌트를 주면 잘 기억해 내고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반면 치매 환자는 힌트를 줘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망증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다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처음에는 건망증이 심하고 차차 기억·이해·판단·계산 등이 느려지면서 치매 증상이 뚜렷해진다”며 “대인 관계는 정상이고 복장은 제대로 갖추는 등 겉으로 티가 나진 않지만 10~15년이 지나 대뇌가 위축되면 노인성 변화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이 있다고 해서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뇌의 역량을 키우면 병이 진행하더라도 치매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뇌졸중과 같은 다른 뇌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위험 요인을 피하고, 꾸준하게 운동하며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사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방] 치매를 예방하려면 매일 두뇌 활동을 해야 한다. 날마다 일기를 쓰는 것도 인지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외국어나 악기, 댄스, 컴퓨터 등 지금껏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좋다. 좋아하는 노래 가사나 시 구절을 외우는 등 암기 활동도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이런 인지 활동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조한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 신경과 교수는 “매일 한 가지 활동만 하기보다는 언어능력, 계산력, 기억력, 시공간 능력 등 다양한 인지 영역 활동을 번갈아 하는 것이 여러 뇌 영역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신문을 읽고서 핵심 내용을 정리하거나 책을 읽고 감상평을 적는 것도 좋다”고 했다. 적당한 두뇌 활동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뇌를 혹사하면 되레 뇌가 손상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뇌는 쓰면 쓸수록 신경세포와 연결 부위인 시냅스가 늘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쉬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서 “만성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행동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운동이 치매 발병률과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도인지장애 진단 전후로 꾸준하게 운동한 집단에서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생률이 18% 정도 낮았다. 꾸준한 운동이란 ‘고강도 운동 주 3회 이상’이나 ‘적당한 강도의 운동 주 5회 이상’을 말한다. 필수 비타민과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식단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견과류, 등푸른생선, 시금치, 카레 등이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많은 과일 섭취는 필수다. 하루 3컵 이상의 물이나 녹차를 마시고, 최대한 싱겁게 먹는 게 좋다. [진단] 치매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치매의 10~15%는 치료가 가능할뿐더러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어서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정신과나 신경정신과에서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지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까지는 아니어도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았다면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에 방문해 인지 훈련을 받아 보는 게 좋다”면서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검사와 관련 상담도 받을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 “IS 호라산, 텔레그램 통해 테러범 모집”

    모스크바 콘서트홀 총격·방화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가 143명, 부상자는 360명으로 늘었다.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전날 20시 기준 이번 테러로 인해 숨진 사람이 전일 대비 4명 늘었고, 통원 치료를 받는 경상자 205명이 부상자에 새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84명의 신원 확인을 마쳤고, 부상자 92명은 병원에 입원 중이며 63명은 퇴원했다. 이번 테러가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호라산(ISIS-K) 소행이라는 정황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스푸트니크통신은 이날 호라산 자체 텔레그램 계정 ‘사도이 호라산’(호라산의 목소리)에서 테러범을 모집했다고 보도했다. 타지크족 아프가니스탄 군인 출신 사나울라 가파리(29)가 이끄는 호라산은 러시아가 탈레반을 지원한 이래 러시아에 대한 무장투쟁을 모색해 왔다. 러시아가 호라산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건 이민 정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병력 자원이 귀해지자 귀화 요건을 완화했고, 특히 과거 소련(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출신의 이민을 장려했다. 러시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가 1000만명에 못 미치는 타지키스탄 국민 중 약 100만명이 지난해 러시아 내 이주노동자로 새로 등록됐다. 이들은 징집된 러시아 남성 대신 산업 일선에서 일손을 채우며 러시아 경제 근간을 지탱하고 있다. 구금된 테러 피의자 8명 중 7명은 타지키스탄 출신, 1명은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모두 무슬림 인구가 밀집한 중앙아시아 출신이다.
  • ‘모스크바 테러’ 이후 푸틴의 가장 큰 걱정은: 反이민정서 증폭·민족갈등

    ‘모스크바 테러’ 이후 푸틴의 가장 큰 걱정은: 反이민정서 증폭·민족갈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행정부가 최소 143명의 목숨을 앗아간 ‘모스크바 콘서트홀 총격·방화 테러’의 배후로 우크라이나와 서방세력을 거듭 거론하고 실제 테러를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지부 호라산(ISIS-K)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건, 그가 이번 테러로 가장 우려하는 일이 내부 민족 갈등이 격화돼 국론이 분열되고 이민 정책에 차질을 빚는 것이어서라고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지난 22일 19시 30분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북서부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 크로커스 시티홀에 위장군복을 입은 무장 괴한 4명이 콘서트홀 뒷문을 통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고 출입문을 봉쇄한 채 방화해 최소 143명이 숨지고 360명이 다쳤다. 이는 2004년 베슬란 학교 참사 이후 20년만에 러시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 참사로 꼽힌다. 이번 테러가 호라산(ISIS-K) 소행임을 알 수 있는 정황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공격을 실행한 무장 테러 피의자 4명은 모두 타지키스탄 국적자고, 이들에게 아파트·자금·자동차를 제공한 조력자 4명 중 3명은 타지키스탄 출신, 1명은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밝혀졌다. 스푸트니크통신은 이날 호라산 자체 텔레그램 계정 ‘사도이 호라산’(호라산의 목소리)에서 테러범을 모집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면서 러시아 내부에서 반이민 정서는 증폭되고 있다. 타지크족 아프가니스탄 군인 출신 사나울라 가파리(29)가 이끄는 호라산은 러시아가 탈레반을 지원한 이래 러시아에 대한 무장투쟁을 모색해왔다. 지난 2일 러시아 남부 체첸에 인접한 잉구세티아 지역에서 FSB는 IS 소속이자 연방 수배자 명단에 오른 3명을 포함한 무장 괴한 6명을 사살했다. 5일 뒤인 지난 7일 FSB는 모스크바 유대교 회당 테러를 벌이려던 무장 IS 대원을 사살했다. 2022년 9월 미군 철군 이후 탈레반과 무력 충돌을 벌이던 호라산은 카불주재러시아대사관에 테러를 자행한 뒤 주범을 자처했다. 이전에도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 IS에 맞선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지지하면서 이슬람 시아파와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푸틴 대통령은 테러 주범으로 지목되는 호라산 비판에 집중하기 보다는 인종 갈등을 우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테러’에 관해 처음 공식 언급한 지난 25일 방송연설에서 “다민족 사회에 증오와 공포, 불화의 독한 씨앗을 뿌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누가 이 테러로 실익을 얻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러한 잔혹행위는 2014년부터 네오나치 우크라이나 정권의 손에 우리나라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일련의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가장 인기 있는 친크렘린 래퍼 중 한 명은 참사가 발생한 크로커스시티홀 인근에서 열린 추모 공연에서 “우익·극우 단체들이 증오를 부추기는 ‘민족적 선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고르 크라스노프 러시아 연방 검찰총장은 “자신의 직무가 ‘인종 간, 종교 간 갈등’을 방지하는 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가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출신 주축이 된 호라산을 적대적으로 언급하고 대결 구도를 강조할수록 러시아 전체 인구의 약 12~15%를 차지하고 있는 무슬림 시민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자국 내에서 민족·인종 간 갈등을 부추겨 우크라이나 전쟁에 징집된 러시아 남성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치중인 이민자들의 유입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에 이어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지난 26일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억류된 테러범 진술을 종합해 우크라이나, 미국, 영국이 테러의 배후로 알 수 있었다”며 “우크라이나가 살인을 조직적으로 도왔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약 1000만에 못 미치는 타지키스탄 국민 중 약 100만명이 지난해 러시아 내 이주노동자로 새로 등록됐다. 이들은 징집된 러시아 남성 대신 산업 일선에서 일손을 채우며 러시아 경제 근간을 지탱하고 있다. 만 25개월 넘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계속중인 푸틴 대통령의 입장은 난처하다.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민은 러시아 국내 산업 현장에서 부족해진 일손을 채우며 러시아 경제를 지탱하고 있고, 전쟁 장기화로 부족한 병력 자원을 수급하는 고마운 존재다. 러시아 군인의 상당수가 무슬림 출신이고, 이들의 인명 피해는 나날이 늘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침공을 가장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은 러시아 민족주의자들로, 공격 이후 러시아 최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는 ‘이주 외국인 혐오’ 댓글로 부글대고 있다. 러시아의 한 누리꾼은 “국경이 폐쇄되지는 않더라도 최대한 폐쇄되어야 한다”, “지금 상황은 러시아 사회가 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고 썼다. 그 결과 크렘린궁은 사회 전반에 반이민 정서가 들끓어 인종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이주민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공언해 푸틴 정권을 지지해온 호전적 민족주의자들을 만족시키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1200명을 죽이고, 153명을 가자지구로 납치한 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을 이어가며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성난 반유대주의자들이 같은달 29일 주로 무슬림 교도가 거주하는 러시아 다게스탄공화국의 수도 마하치칼라 공항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발한 항공기를 포위해 현지 경찰과 충돌하고 공항이 폐쇄되기도 했다. 이번 모스크바 테러 직후의 반응과 마찬가지로 푸틴 대통령은 당시 서방 정보기관과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며 비난했다. 서방과의 대결 구도를 강조하는 푸틴의 수사학은 종종 “러시아의 적들이 러시아에서 인종 분쟁을 일으키려 한다”는 논리로 구성되기도 했다. 모스크바의 친푸틴 성향의 정치 분석가이자 전 크렘린궁 고문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NYT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 당국은 이번 테러를 매우 크고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래서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족 갈등은 푸틴 대통령의 집권 25년 간 정권을 위협해왔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잠재적 갈등 요인을 권력을 공고화의 수단으로 삼아왔다. 예를 들어, KGB 후신 FSB의 초대 수장인 푸틴이 러시아 최고 권력자에 올라설 수 있게 된 계기도 체첸 반군과의전쟁을 성공적으로 진압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푸틴 정부는 이미 이민자의 공격과 테러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러시아 의원은 지난 26일 새로 귀화한 러시아 시민에게 총기 판매를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크라스노프 검찰총장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2023년에 이민자들이 저지른 범죄 건수가 75% 증가했다”면서 “시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과 외국인 노동력 사용의 경제적 편의성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해결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출신 이민자의 자유를 제한하고 검열을 강화하는 정책이 추진되자 “모스크바의 타지키스탄 이주민들은 국외 추방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강제 노역에 내몰릴 가능성도 두려워하고 있다”고 최근 모스크바를 떠난 타지키스탄 인권 운동가 사이단바르(25)는 말했다. 그는 “타지크인들은 정말 두려워하고 있다”며 “러시아 당국이 우리 타지크인들에 대한 일종의 복수로 타지크인들을 한꺼번에 전선에 보내 싸우게 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에 관한 연설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를 ‘옛 소비에트 연합의 유산인 다민족 국가’로 종종 언급해왔다.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달인 2022년 3월 푸틴 대통령은 다게스탄 출신 군인의 애국심을 묘사하며 “나는 라크인, 다게스탄인, 체첸인, 잉구시인, 러시아인, 타타르인, 유대인, 모르드빈인, 오세티아인이다”라고 말했다.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에 테러 책임을 전가하면서 러시아 국민의 반이민 정서를 잠재우려하는 건 푸틴 정권의 지속 가능성과도 결부돼 있다. 친크렘린 성향의 분석가인 마르코프는 “푸틴의 강력한 안보 조직 내부에서도 이민 정책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반이민법을 집행하는 사법기관 혹은 정보기관 관리들이 이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군산복합체와 상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풀기 어려운 모순이며 이번 테러 공격은 이 문제를 급격하게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 TV나 영화 말고 진짜 역사 읽어볼까

    TV나 영화 말고 진짜 역사 읽어볼까

    최근 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TV 드라마와 영화들이 대중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따라 새롭게 조명하려는 시도들이 잦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학창 시절 지루했던 국사나 세계사 수업 때문에 역사를 멀리했던 이들이 많다. 이렇게 역사를 자세히 모르는 사람들은 재평가라는 이름표를 달고 그릇된 해석을 하거나, 진실을 왜곡하려는 시도를 진짜로 착각하고 그대로 받아들일 우려가 크다. 그래서일까. 교실에서 배운 것처럼 지루한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진짜 역사를 이야기하는 책들이 나와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역주행 고려사: 고려거란전쟁편’(중앙북스)은 최근 종영한 TV대하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숨겨진 진짜 역사를 보여준다. 고려거란전쟁은 고려사 전체에 영향을 준 사건이지만 드라마가 나오기 전까지는 국사책에서 짧게 배운 것이 전부다. 책에서는 드라마 속 허구의 이야기를 쏙 빼고 고려사, 고려사절요, 요사 등 고전 문헌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들만으로 거란의 1~3차 침공을 일목요연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했던 ‘강조는 어째서 정변을 일으켰을까’, ‘조선시대 선조나 인조와 달리 개성을 버리고 피난 간 현종이 성군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뭘까’ 등 질문의 답도 얻을 수 있다.‘당신에게 가장 가까운 요즘 역사: 근대’(역비연)는 우리와 가장 가깝고,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근현대사를 다룬다. 총 4권으로 계획된 이 책의 첫 번째인 이번 편은 흥선대원군이 집권을 시작한 1863년부터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합된 1910년까지 역사를 스토리텔링식으로 풀어냈다. 명성황후를 이야기할 때 흥선대원군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간섭당하고 일본군에게 비참하게 숨을 거둔 장면만 떠올리는데 과연 그렇게만 봐야 할지와 같은 논쟁거리도 과감하게 다루고 있다.‘역사학 1교시, 사실과 해석’(푸른 역사)은 다른 역사책들과 달리 역사학 그 자체를 다루고 있다. 역사를 이야기할 때 사실과 해석이 무엇인지, 이 둘이 내적, 외적으로 어떻게 연관돼 역사를 만드는지 이야기한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같은 질문은 소설에서는 가능하지만, 역사학에서는 가치 없는 질문이라는 것이다. 역사는 발생하지 않은 가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기초로 하고, 사실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 [서울 on] 늘봄학교와 학원 뺑뺑이

    [서울 on] 늘봄학교와 학원 뺑뺑이

    지난해 초중고등학생이 지출한 사교육비 총액이 27조 1000억원으로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출 증가율은 고등학생(8.2%)이 가장 높았지만, 27조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초등학생(12조 4000억원)이었다. 초등학생은 사교육 참여율(86%), 주당 참여 시간(7.5시간)에서 모두 중고생을 제쳤다. 초등 사교육비를 잡기 위해 정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생을 돌보는 ‘늘봄학교’ 시행을 1년 앞당겼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저도 (늘봄학교에서) 재능 기부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찾아보고 봉사활동하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6일에는 “요즘 틈을 내서 야구, 농구 연습을 한다”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방과후 교육과 아이 돌봄은 자원봉사의 영역인가. 한국 사회에서 돌봄은 그동안 부모나 수많은 조부모가 무급으로 하거나 ‘학원 뺑뺑이’로 해결돼 왔다. 대부분 여성에게 맡기거나 시장에 의존했던 돌봄을 국가가 더 책임진다는 취지 덕분에 늘봄학교는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막상 새 학기 전국 2700여개 늘봄학교가 운영을 시작한 뒤에도 적지 않은 학부모가 여전히 사교육을 택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케어해 준다는 건 반갑지만 교육의 질이 좋을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급하게 하는데 어떤 분이 어떻게 가르칠지 몰라 일단 지켜보려고 한다”는 부모들도 있었다. 아이를 맡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들에게는 그 시간을 질 높은 교육으로 채우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학년별 사교육비에서도 학부모들의 수요가 드러난다. 지난해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학년별로 보면 3·4·5학년 사교육비 증가율은 각각 8.4%, 8.6%, 10%다. 초중고 전체 학년을 통틀어 가장 높다. 사교육비에서 예체능 비중이 줄어들고 국영수 같은 교과가 크게 증가하는 시기도 초등 3학년부터다. 초등 고학년을 앞둔 이때부터 사교육의 초점이 돌봄에서 교육으로 옮겨 가는 경향을 보여 준다. 학교 현장에서는 인력 확보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늘봄학교 도입 전부터 나왔던 비판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기간제 교사, 퇴직 교원, 외부 강사 충원 같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올해는 기간제 교사 2250명을, 내년부터는 전담 행정직원인 늘봄지원실장을 배치한다지만 여전히 현장 인력은 상당수가 비정규직이다. 개학을 코앞에 두고 기간제 교사나 강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학교도 많다. 취재차 찾았던 전국 곳곳의 늘봄학교들은 공통적으로 인력이나 공간의 부족함을 겪으면서도 나름대로 대안을 모색하며 나은 환경을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학교가 사교육의 대안이 되려면 돌봄과 방과후 교육에 대한 정부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실력 있는 강사와 전문성을 갖춘 돌봄 인력은 ‘질 좋은 일자리’를 원한다. 요즘 각 부처 장관이 늘봄학교에서 돌아가며 ‘일일교사’를 한다. 30분가량의 시간 동안 어떤 내용을 가르칠지 궁금하다. 윤 대통령이 언젠가 늘봄학교를 찾는다면 전문성을 살려서 알찬 수업을 하기를 학부모들은 바랄 것이다. 김지예 사회부 기자
  • SK는 오세근, KCC는 이승현…이 둘 풀리면 ‘큰 기대해 봄’

    SK는 오세근, KCC는 이승현…이 둘 풀리면 ‘큰 기대해 봄’

    정규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양강으로 꼽혔던 프로농구 서울 SK와 부산 KCC가 봄 농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는 오세근, KCC는 이승현 등 두 팀 모두 국가대표급 빅맨의 부활과 시너지 찾기가 관건이다. 27일 2023~24시즌 프로농구(KBL) 정규경기 순위를 보면 SK가 30승22패로 4위, KCC가 28승24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점을 떠올리면 서글픈 성적이다. 두 팀 모두 반복되는 부상 행렬에도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은 확정했다. 오는 31일 맞대결을 포함해 남은 2경기에서 SK가 모두 지고 KCC가 모두 이기면 순위가 뒤바뀌게 되지만 6강 PO 맞대결의 운명까지는 비껴갈 수 없다. SK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것은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디펜딩챔피언 안양 정관장에서 오세근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오세근은 중앙대 시절 52연승 신화를 함께 쓴 김선형과 12년 만에 재회했지만 경기당 평균 8.7점 5.1리바운드로 2011~12시즌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오세근의 한 자릿수 득점은 2012~13시즌(9.5점 5.3리바운드) 이후 처음이다. 시즌 초에는 아킬레스건 부상과 새 팀 적응에 고전했다고 하지만 부진이 막판까지 계속되고 있다. 최근 6경기 연속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김선형이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최부경, 오재현, 송창용이 부상으로 이탈해 SK로서는 오세근의 부진이 더 아쉬운 상황이다.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로 침체한 SK는 PO 최우수선수(MVP)를 3회나 수상했던 오세근이 봄 농구에서 ‘PO의 사나이’다운 면모를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SK를 떠난 최준용의 가세로 송교창, 이승현에 이르는 국가대표 포워드진을 완성한 KCC는 가드 허웅, 센터 라건아까지 합쳐 슈퍼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준용이 부상으로 들락날락하고 송교창도 전역 이후 시즌 중반 합류한 사이 이승현은 전 경기에 출장하며 궂은일을 도맡았으나 정작 개인 성적은 경기당 평균 7.3점 3.5리바운드로 2014~15시즌 데뷔 이후 가장 낮다. 시너지를 내기보다 팀 내 입지가 애매해져 부진이 이어지던 이승현은 최준용과 송교창이 3월 초 나란히 부상 이탈한 뒤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감을 잡기도 했다. 다만 최준용, 송교창이 복귀했을 때 동반 상승할 방법을 찾는 게 KCC의 숙제다.
  • 러, 테러 배후 우크라 이어 美·英까지 끼워 넣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러시아 정보기관도 ‘모스크바 콘서트홀 총격·방화 테러’의 배후가 우크라이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서방세력까지 끼워 넣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알렉산드르 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이 26일(현지시간) “피의자 진술을 통해 이번 공격 배후에 미국, 영국, 우크라이나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면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만으로는 그런 행동을 준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테러 주범이 “이슬람 급진주의자”라면서도 “배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세력”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증거가 없다”며 일축했다. 러시아의 주장을 약화하는 정황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테러 주범을 자처한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호라산(ISIS-K)의 지도자인 사나울라 가파리(29)는 타지크인으로, 주로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신병을 모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피의자 8명 중 7명이 타지키스탄 출신이고 아파트를 빌려준 8번째 피의자도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확인됐다. 호라산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지원한 러시아에 대한 보복 의사를 꾸준히 밝혀 왔고, 이달 들어 테러 시도를 하다 저지당한 적도 있다.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는 이날 호라산이 테러를 모의하는 메신저 채팅을 도청해 이번 테러가 호라산 소행임을 확인하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참사 발생 나흘째인 이날 기준 사망자 수는 139명, 부상자는 182명이다. 부상자 중 91명은 여전히 병원에 입원 중이다. 신원 확인을 마친 사망자를 추가 포함한 1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일하던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여성 노동자 두 명이 새롭게 포함됐다.
  • 덱스 “UDT 때 총에 맞았다”…골반 흉터 공개

    덱스 “UDT 때 총에 맞았다”…골반 흉터 공개

    UDT 출신 방송인 덱스가 군 시절을 회상하며 탄흔을 공개했다. 최근 유튜브 ‘덱스101’ 채널에 올라온 영상 ‘다섯 번째 잔, UDT 동기랑 군대 얘기 못 참지’에는 덱스의 UDT 동기이자 함께 ‘가짜사나이 2’에 출연했던 쎈동이 출연했다. 쎈동이 “군 생활이 그리웠던 적은 없냐”고 묻자, 덱스는 “전역하고 초반에 그런 생각을 좀 했다. 군에서 써먹은 걸 사회에서 써먹을 수 없으니까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내가 할 줄 아는 게 총 쏘고 그러는 게 전부인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상처가 여기 골반 근처에 있는 것”이라며 직접 옷을 걷어 상처를 드러내 보였다. 덱스는 상처를 손으로 가리키며 “살이 터진 거다. 파병가서 (총에) 맞은 건데 내가 공격팀이었다. 가적(전투 등의 연습에서 적으로 간주한 모형이나 사람)이 쏜 총에 맞았는데 너무 소름 끼쳤다. 그게 실전이었으면 그냥 죽었다. 이건 맞아봐야 아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UTM(실제 탄과 기본 구조가 같은 훈련용 마킹탄)이 실탄 밑으로 가장 파워가 센 탄인데 이것도 못 버티면 실탄 맞았을 때 그냥 멘탈 나가는 거다. 그때 골반이 너무 아팠다”며 아찔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 “하마스가 감금 중 성폭행” 이스라엘 여성, 공개 증언

    “하마스가 감금 중 성폭행” 이스라엘 여성, 공개 증언

    팔레스타인 무정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가자지구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여성이 감금 중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공개 증언했다. 유엔과 이스라엘 정부·단체들은 하마스에 잡힌 인질들이 성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성폭력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증언에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26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하마스 인질로 잡혔던 이스라엘 변호사 아미트 수사나(40)는 이날 공개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그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급습 때 납치당했다가 같은해 11월30일 석방됐다. 수사나는 가자지구에 아직 억류돼 있는 인질들에 대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결렬된 것처럼 보이자 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55일간 지하터널과 사무실, 가정집을 포함해 6곳가량의 장소에 구금됐으며, 구금 생활 중 감시 역할을 하던 하마스 대원에 의해 구타와 고문 뿐 아니라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인질로 잡힌 지 며칠 뒤부터 경비를 서던 하마스 대원이 그의 성생활에 대해 묻고 침대 옆에 앉아 셔츠를 들어올리고 몸을 만지는 등 추행을 시작했다. 또 그의 생리가 언제 끝나는지 반복해서 물었다. 그는 10월18일쯤 생리가 끝났지만 성폭행을 당하지 않으려고 생리혈이 아직 나오는 척했다. 그러다 엿새쯤 지난 24일 자신을 무함마드라고 밝혔던 하마스 대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날 아침 무함마드는 수사나의 발목에 묶어둔 사슬을 풀어주고 욕실에서 씻으라고 지시했다. 그가 욕조에서 다 씻었을 때쯤 무함마드가 권총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수사나는 “그는 내게 다가 와 내 이마에 총구를 겨누었다”고 회상했다. 무함마드는 수사나를 때리고 수건을 강제로 벗긴 뒤 몸을 더듬었고 욕조 가장자리에 앉히고 나서 다시 때렸다. 이후 침실로 끌려간 수사나는 성행위를 하지 않으면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이후 무함마드는 어찌된 영문인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내가 나쁘다. 내가 나빠”라며 “이스라엘에는 말하지 말아 달라”며 그를 회유하려 했다. 수사나는 지난해 11월30일 석방 직후 의료진과 사회 복지사에게 이런 내용을 알렸으며, 의료진은 수사나의 진술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담 문서에 하마스의 구체적 범행이 명시돼 있지만 NYT는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인터뷰는 이달 중순 8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는 석방 당시 석방이 취소되지 않기 위해 구금 기간 하마스에 잘 대우 받은 척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수사나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인근에 위치한 크파르아자 키부츠의 자택에서 최소 10명 이상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에 의해 가자지구로 납치됐다. 당시 수사나는 집안 안전실 벽장에 숨어있다가 발각됐고, 끌려가지 않으려고 이들에게 맞섰다. 그를 어깨 위로 짊어지려던 대원 한 명을 바닥에 쓰러뜨리는 장면이 영상에 찍히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오토바이로 실어날으려고 시도한 납치범들에 맞서다 손과 발을 꽁꽁 묶인 상태로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 이준석 “민주당 공영운 침대축구…국힘 돌아갈 생각 없다”

    이준석 “민주당 공영운 침대축구…국힘 돌아갈 생각 없다”

    “유세하면 교통이 마비된다”(김영호 전 개혁신당 공관위 대변인)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경기 화성을에서 경쟁하는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침대 축구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영운 후보 입장에서는 당세에 의존해서 선거를 치르다 보니 정책 선거나 이런 데 있어 여러 가지 이벤트가 마련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참여를 안 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토론과 대화의 장에 공영운 후보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후보들이 토론회에 안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결과의 여론조사나 이런 것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토론이나 이런 것들을 배제하고 선거의 정책보다는 정권심판 구호 하나로 몰아가려고 하는 모양새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2등을 하는 상황 속에서 이렇게까지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서 토론과 이런 여러 가지 방송 기회들을 응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서 중동 국가들이 한국과 맞붙어서 경기를 이기고 있을 때 툭하면 드러눕는 ‘침대 축구’를 공 후보가 한다고 비유했다. 2위라고는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 후보와 이 대표의 지지율 차이는 20%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결국은 정책이나 이런 부분에서 토론을 통해 이런 상황을 극복해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정책 면에서나 그것을 관철시키는 정치적 역량 같은 것들을 저희가 부각시켜서 공약은 베낄 수 있지만 제가 정치를 하면서 쌓아온 이런 일을 풀어나갈 능력 같은 경우에는 베끼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 주요 멤버들이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가 정치를 할 거지 않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저는 개혁신당의 당 대표로서 전혀 그런 계획은 없다. 그리고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와 같은 색깔, 노선을 타는 정당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를 심판할 적임자로서 개혁신당을 내세운 것이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비판도 내놨다.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신나게 권력을 휘두르고 지금 와서 갑자기 표를 달라며 생색내는 게 문제”라며 “윤 대통령께서 권력을 많이 가졌을 때 좀 더 겸손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놓고는 “처음 등장했을 때 황교안 대표와 공유하는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며 “본인이 능동적 판단을 하지 않고 누군가가 짜준 동선과 메시지로 선거를 치르다 지금의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귀 자른 뒤 먹였다” …모스크바 테러범 체포 순간 영상 공개 [포착]

    “귀 자른 뒤 먹였다” …모스크바 테러범 체포 순간 영상 공개 [포착]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하면서 1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테러범들이 러시아 군인들에게 체포되는 순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텔레그램에 공유된 90초 분량의 해당 영상에서는 러시아 국경수비대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숲속에서 테러 피의자인 사이다크라미 라차발리조다를 체포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러시아 군인들과 FSB 요원들은 테러범을 잡자마자 구타를 시작했고, 이내 분노한 군인 중 한 명이 그의 귀를 칼로 자르는 모습도 생생히 담겼다. 군인들은 테러범의 귀를 자른 뒤 그에게 자른 귀를 먹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가혹행위를 하는 러시아 측 남성들과 테러범 주변에는 사나운 개 몇 마리가 둘러싸고 있었다.러시아 군인 중 한 명은 테러범에게 무기의 행방을 물었고, 테러범이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자 또 다시 여러 사람의 폭행이 이어졌다. 영상에 등장하는 라차발리조다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모스크바 테러의 핵심 용의자 중 한 명이다. 이후 그는 귀에 붕대를 감은 채 러시아 법정에 출석했다. 앞서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는 핵심 피의자 4명이 전기충격기와 망치 등에 고문당하는 모습의 영상도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이들 중 한명인 샴시딘 파리두니(25)는 바지가 벗겨지고 성기에 전기충격기가 연결됀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러시아 당국, 핵심 피의자들에 잔혹한 고문 가한 이유는? 끔찍한 고문 현장을 담은 영상은 대부분 러시아 친정부 성향의 SNS 채널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당 채널들이 친정부 성향인만큼, 문제의 영상들은 정부의 보안 기조를 옹호하기 위함이거나 정부가 직접 이들에게 영상의 확산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뒷받침할 거짓 증언을 받아내기 위해 잔혹한 고문을 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망명한 러시아의 야권 언론인 드미트리 콜레제프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러시아 당국은 고문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며 이를 일부러 유출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러시아에서) 고문은 흔한 일”이라면서 “고문이 행해진 뒤 테러 피의자들로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테러를 저질렀다는 (거짓) 시인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정권의 고문 행위를 비판해 온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구.넷’도 “이번 고문은 푸틴 대통령이 지시한 게 분명하다”면서 “만약 이들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있다면, 당국이 왜 이들을 고문하겠는가. 이는 푸틴 대통령과 당국에 유리한 증언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데일리메일은 “테러 피의자들은 잘린 귀에 붕대를 감거나 성기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고문을 받은 뒤 법정에 출석했다”면서 “이러한 형태의 고문 후에 이뤄진 자백은 신뢰할만한 것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핵심 피의자 4명 중 3명인 미르조예프, 라차발리조다, 파리두니는 24일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러시아 법원은 이들에 대해 오는 5월 22일까지 2개월간 공판 전 구금을 명령했다. AP통신은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의자들은 모두 집단 테러 혐의로 기소됐으며, 혐의가 유죄로 판결되면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 [마감 후] 검사와 의사, ‘사자’ 직업의 의미

    [마감 후] 검사와 의사, ‘사자’ 직업의 의미

    최근 재경지검의 한 검사에게 “사법연수원 시절 대형 로펌에 안 가고 왜 검사가 되는 길을 택했냐”고 물었다. 그는 “어릴 때는 그냥 나쁜 사람 변호하기가 싫었다”고 답했다. 물론 변호사가 나쁜 사람만 변호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당장의 경제적 이득보다는 검사라는 직업의 자부심과 명예, 사회적 지위를 더 높이 평가했던 선택이었을 테다. 소위 ‘사자(字)’ 직업 하면 의사 또는 판검사를 말한다. 요즘은 검사라는 직업의 인기가 영 시원찮다. 상위권 로스쿨 졸업생 중에서 판사나 검사 등 공직 대신 로펌을 선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검찰에서는 10년차 이하 젊은 검사의 ‘탈출 러시’까지 일어나고 있다. 경직된 조직 문화, 지역순환 근무 등에 대한 기피 현상 등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진 탓이겠지만, 무엇보다 대형로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때문 아니냐는 게 중론이다. 검사 복을 벗고 변호사업계로 나가도 과거처럼 ‘전관예우’가 보장되는 사회도 아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공직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돈만 좇는 사회가 된 것 같아 씁쓸하다”는 반응도 많다. 반면 또 다른 ‘사자’인 의사의 인기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상승했다.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의대 열풍’은 과하다 못해 눈살을 찌푸릴 정도다.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 의대반’까지 유행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의사는 물론 오랫동안 선망의 직업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토록 과한 열풍이 부는 것은 기이하다. 갑작스레 의사의 사회적 위치가 높아진 것도 아니고, 근무 환경이 획기적으로 좋아진 것도 아니다. 결국 적나라하지만 ‘돈’ 때문이라는 이유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2021년 의사의 평균 소득은 2억 6900만원으로 10년 사이 79% 이상 올랐다. 일반 임금 근로자의 평균 소득(42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6.8배 높은 수치라니 입이 떡 벌어진다. 의사 소득이 급상승한 데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의사 정원을 20여년간 제한해 온 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고령화 등으로 의료 수요는 많아졌는데 2000년 의약분업 시행을 기점으로 의사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의사 연봉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를 과연 온전히 의사들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라 말할 수 있을까. 근데 이제 의사 정원을 늘린다고 하니 환자를 버려둔 채 박차고 나간 의사들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고울 수가 없다. ‘사자’ 직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에는 부러움과 질투가 뒤섞여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밑바탕에는 이들 직업의 사회적 권위에 대한 존중도 깔려 있다. 한 검사의 말처럼 검사의 사회적 권위는 ‘나쁜 사람’보다는 정의의 편에 서겠다는 소명의식에서 나온다. 의사의 권위는 어떤 경우라도 환자 곁을 지킬 때 나온다. 최근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밝힌 소신처럼 아픈 환자를 버려두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 스스로에게 지게 된다. 같은 ‘사’자라도 검사(檢事), 변호사(辯護士)와는 다르게 의사의 ‘사’자는 스승 사(師)자를 쓴다는 점은 새겨둘 일이다. 물론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도 문제가 많다. 그래도 의사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환자의 곁으로 돌아와 정부와 대화에 나서 달라. 의사의 권위가 무엇인지 보여 달라. 의사라는 직업의 위상이 국민의 뇌리에 ‘돈만’ 잘 버는 사자 직업으로 전락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송수연 사회부 기자
  • 여성 온라인쇼핑몰 원그린, 최대 60% 스프링세일 진행

    여성 온라인쇼핑몰 원그린, 최대 60% 스프링세일 진행

    여성 전문 온라인 쇼핑몰 원그린(ONEGREEN)은 25일부터 자사 온라인 쇼핑몰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원그린에서 ‘봄맞이 할인 세일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원그린 대표(이가희·한성규)는 “새봄을 맞아 봄맞이 프로모션으로 최대 60프로 할인을 하는 스프링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원그린을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그린(ONEGREEN)은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판매하는 제품의 착용 사진과 제품 정보를 제공하며, 짧은 시간 내 어디서나 본인의 관심사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패션 정보 및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원그린은 에이블리, 지그재그 및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원그린 을 통해 만날 수 있다.
  • 오늘의 대파가격은 875원...‘대파논란’[포토多이슈]

    오늘의 대파가격은 875원...‘대파논란’[포토多이슈]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5일 경기도 성남시 하나로마트 성남점을 방문해 물가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날 최상목 부총리는 사진기자들 앞에서 875원에 판매되는 대파를 집어들었다. 지난 18일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매장은 당시 하루 1000단 한정으로 대파 한 단을 875원에 판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평균대파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대파논란’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3일 경기도 포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길에 하나로마트에서 진짜 대파 한 단이 얼마나 하는지 사 봤다”며 “제가 사니 3900원이더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살 때는 875원이라고 하니, 야당 대표가 가면 900원 정도일까 했는데 3900원이다”라며 “파 한 단이 875원이면 농민은 무엇을 먹고 사나. 어떻게 875원을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24일 “윤석열 정권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고 믿고 그걸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한 대통령,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짐승의 몸으로 환생한 왕 [한ZOOM]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짐승의 몸으로 환생한 왕 [한ZOOM]

    “호화로운 장례식은 나라의 재물을 낭비하고 백성을 힘들게 하니 간소하게 하기를 바란다. 나는 죽은 후에 용(龍)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 나의 시신을 화장하여 동해바다에 뿌려 주기를 바란다.” 681년 신라 제30대 임금 ‘문무왕’(文武王·661∼681)이 56세 나이로 눈을 감았다. 아들 신문왕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문무왕의 시신을 화장한 후 동해바다 바위에 수중릉(水中陵)을 만들어 유골을 모셨다. 비록 용이 신성한 동물이라 할지라도, 업보에 따른 윤회를 믿는 불교사회에서 인간이 아닌 짐승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다음 생애에서도 부귀영화를 포기하겠다는 의미였다. 문무왕은 그만큼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리더이자 성군(聖君)이었다.만파식적(萬波息笛) 전설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은 효심이 깊은 왕이었다. 그는 부처님의 힘으로 왜구를 무찌르겠다는 아버지 문무왕의 뜻을 이어 682년 마침내 감은사(感恩寺)를 완성했다. 어느 날 바다 일을 담당하는 관리가 신문왕을 찾아와 말했다. “바다에 산 하나가 감은사를 향해 떠내려오고 있습니다.” 신문왕은 점을 치는 관리를 불러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이것은 분명 용신(龍神)이 되신 선대왕 문무대왕님과 천신(天神)이 되신 김유신 대장군님께서 선물을 주려는 것이니 왕께서 직접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신문왕은 바닷가로 갔다. 그리고 사람을 시켜 감은사를 향해 떠내려오고 있는 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산에 가보니 그 모양이 마치 거북이 머리처럼 생겼습니다. 그리고 산 위에 대나무가 있는데 신기하게도 낮에는 둘로 갈라졌다가 밤에는 다시 합쳐집니다.” 며칠 후 바다가 고요해지자 신문왕이 직접 배를 타고 산으로 들어갔고, 검은 용이 나타나 신문왕에게 대나무를 바치면서 말했다. “이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면 온 세상이 모두 평화로 가득 찰 것입니다.” 신문왕은 용이 전해준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그랬더니 적들이 물러가고, 가뭄에 비가 내리고, 몰아치던 비바람이 물러갔다. 사람들은 이 피리를 ‘세상의 온갖(萬) 어려움(波)을 없애 주는(息) 피리(笛)’라는 뜻에서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불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설이나 동화에서 피리는 마법의 도구로 등장한다. 멀리 서양에서는 쥐와 아이들을 유혹한 ‘피리부는 사나이’가 그랬으며, 가까이는 강동원 주연의 영화 ‘전우치(2009)’에 등장하는 피리가 그랬다. 국립경주박물관에는 만파식적으로 추정되는 ‘옥피리’가 전시되어 있다. 이 옥피리를 불어 대한민국에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전설은 전설일 뿐이다. 그것보다는 만파식적 전설의 이면에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종무열왕 보다는 김춘추로 더 많이 알려진 문무왕의 아버지는 삼국통일이 완성되기 직전에 숨을 거두었다.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완성하기는 했지만 중국 당나라가 통일 신라를 집어 삼키려는 야욕을 보였고, 각지에서는 백제와 고구려 유민들이 백제와 고구려 부흥운동을 일으켜, 당시 신라는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통일신라의 첫번째 왕인 문무왕과 그의 아들 신문왕은 사회통합과 안정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이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닌, 신(神)이 주신 명분이 필요했을 것이다. 신라를 지키기 위해 용(龍)으로 다시 태어난 문무왕의 백성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는 만파식적의 전설은 이렇게 태어났던 것이다.문무겸비(文武兼備)의 리더십 문무왕은 이름 그대로 문(文)과 무(武)를 모두 가진, 문무겸비(文武兼備)의 인물이었다. 아버지는 진골의 신분에서 왕이 되어 삼국통일의 대업을 추진한 무열왕(武烈王) ‘김춘추’였고, 외삼촌은 ‘김유신’ 장군이었다. 아버지가 추진한 삼국통일의 대업을 완성한 것은 문무왕이었고, 삼국통일 후 신라를 집어삼키려고 했던 당나라를 물리치고 사회통합을 이룩한 것도 문무왕이었다. 672년 현재 황해도 서흥군에 있는 석문 들판에서 신라군과 고구려 부흥세력 연합이 당나라 군대를 상대로 전투를 벌였다(석문 전투). 하지만 당나라 군의 유인계에 넘어가 신라군의 주력부대가 대패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대로 당나라군이 진격해 온다면 통일신라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때 문무왕은 당나라 고종에게 편지를 썼다. “죽을 죄를 지은 제가 감히 폐하께 말씀을 올립니다. 지난 날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던 저의 목숨을 구해주신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바라오니 이번에도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면 죽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산 것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전쟁 중에 거의 항복에 가까운 비굴한 내용의 편지를 받은 당나라 고종은 신라에 대한 공격을 잠시 멈추었다. 문무왕은 피눈물을 흘리며 굴욕적인 편지를 썼지만, 이 편지 덕분에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675년 현재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매소성에서 신라군과 당나라 군의 전투가 벌어졌다(매소성 전투). 이 전투에서 신라군은 당나라 군 4만명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 실리를 위해 과감하게 고개를 숙일 수 있는 문무왕의 리더십 덕분에 통일신라는 찬란한 불교국가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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