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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도는 돼야 지방혁신입니다

    이정도는 돼야 지방혁신입니다

    경기도의 190여개 사회복지시설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종합감기약, 소화제 등 간단한 의약품을 무료로 지원받고 있다. 독거노인 등 의료취약 계층들도 보건소를 통해 혜택을 받는다. 경기도의 의약품 나눔사업인 ‘팜뱅크’(Pharm Bank) 덕분이다. 팜뱅크는 말 그대로 ‘의약품 은행’. 인터넷 의약품 나눔 정보망을 통해 제약회사나 약국에서 나오는 잉여 의약품을 기증받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동티모르나 북한 등 외국에도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의 우수 혁신사례로 선정됐다. 행정자치부는 21일부터 23일까지 지방행정 혁신의 추진성과를 결산하고 우수사례를 벤치마킹, 공직 사회의 혁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2006 지방행정혁신 한마당’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고 20일 밝혔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22일 열리는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전국 자치단체에서 출품된 138개 사례 가운데 혁신브랜드, 참여·협력, 고객서비스혁신, 행정내부혁신 등 4개 분야 26개의 대표사례가 선정됐다. 눈에 띄는 사례는 혁신브랜드분야에 오른 충남 서산시의 ‘철새·조류 IT문화콘텐츠 구축’. 세계적인 ‘철새정거장’인 천수만을 끼고 있는 서산시는 지난해부터 천수만 새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들도 참여하면서 철새 서식지 보호 분위기는 더욱 높아졌다. 경남 함안군은 지난해부터 관내에 투자하려는 기업에 신속하게 공장용지를 제공하고, 각종 행정지원을 베풀겠다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유치한 업체는 300여개. 모로 농공단지 등 관내에 7개 단지들이 추가 조성되는 2008년까지 2000여개 기업의 투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26개 사례 가운데 1∼3위는 대통령상과 총리상, 행자부장관상 등이 수여된다. 행자부 관계자는 “2004년부터 축적돼 온 지방행정 혁신의 우수 사례가 전국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끝) 특별 좌담회

    [세이프 코리아] (끝) 특별 좌담회

    “내년은 재해·재난 발생의 최대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서울신문과 소방방재청이 최근 공동으로 주최한 ‘세이프 코리아-안전한 나라를 만듭시다’ 특별좌담회에서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부 교수, 김찬오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 이재복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등 참석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 조덕현 차장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소방방재청 개청의 성과와 문제점, 자연재해 및 인위재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망과 과제 등에 대해 열띤 토론도 벌였다. 이로써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1월1일부터 연재한 연중기획 시리즈는 특별좌담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신문과 소방방재청은 앞으로도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 전망 - 기상이변 날로 심해져 발생빈도·강도 증가세 ●문 청장 올해는 장마가 길었고, 장마 기간에 태풍도 왔다. 하지만 피해규모는 줄었다. 하늘이 도운 것이 아니고, 노력한 성과다. 재해·재난관리는 리스크를 줄이는 게임이다. 다만 한 해 결과만으로 평가하기는 무리다. ●조 교수 동의한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자연재해는 4.5년을 주기로 반복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가 재해·재난 발생이 가장 적었으며, 올해는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가 늘어나는 주기의 첫 해였다. 내년은 피크가 될 것이다. ●김 교수 기상이변이 심해지면서 기존 피해패턴을 따라가지 않고, 빈도와 강도 모두 상승하고 있다. 피해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재해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최소화할 수는 있다. 방재도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교수 응급대처 능력과 체계는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 이제는 방재분야에서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조 교수 재해·재난 현장에 가면 모두가 전문가다. 보편화되지 않은, 정리되지 않은 전문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현장에 대한 통제·관리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해야 한다. 언론의 지적대로라면 재해·재난 복구 과정에서 제대로 하면 ‘늑장 행정’, 빨리 하면 ‘날림 공사’다. 응급복구 상태에서는 재해·재난이 반복해서 발생할 수 있고, 개량복구(항구복구)를 위해서는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 교수 올해 강원도는 강한 바람과 너울성 파도로 해안 피해가 컸다. 예전에는 소규모 항구가 많이 필요했을지 모르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항구가 생기면 물길이 달라져 해안 침식을 유발한다. 침식을 방지하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연안류의 속도를 증가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된다. 강릉 경포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소나무숲이 피해를 걸러준 양양의 경우 백사장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항구를 집중화해 해안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피해 최소화에 식물을 활용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 과제 - 항구의 집중화등 통해 해안 피해 최소화 절실 ●김 교수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관심조차 없는 ‘조기 망각’ 현상이 나타난다. 국민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안전문화가 형성되려면 교육이 뒷받침돼야 하나,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이 없는 실정이다. ●조 교수 우리나라의 케치프레이즈는 ‘다이내믹 코리아’이다. 국민들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도 한다. 이같은 역동성의 그림자는 불안정성이며, 불안정성은 안전불감증을 낳는다. 교육대학 교과과정에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군대에서도 안전문화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안전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 교수 안전불감증을 우리 국민들의 특성으로 간주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경제성장 과정에서 안전문제를 소외시켜오면서 누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문 청장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고 있다. 수백만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안전문제를 자율적으로 맡길 수도 있지만, 교육이나 인센티브·페널티제도를 통해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확생들의 사회봉사활동에 안전체험도 포함시켜야 한다. ●사회 곳곳에 위험물이 방치돼 있다. 우리나라 안전지수를 5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조 교수 보행권 확보가 가장 큰 문제다. 입간판과 간이매점, 노상변압기 등은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다. 불법시설물이 많은 상태에서 안전확보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안전에 대한 희망은 4점, 실천은 2점 정도다. ●김 교수 1.5점이다. ●이 교수 2.5점이다. ●문 청장 시설만으로 안전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부실공사나 대형사고는 대폭 줄었다. 적어도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제는 체계적으로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김 교수 인위재난은 다양한 보험과 연계된 반면, 자연재해에 대비한 풍수해보험은 도입 단계다. 풍수해보험을 활성화하려면 정부 주관으로 보험을 운영한 뒤 안정되면 민영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피해보상 차원을 넘어 국민들의 생존권 보장 취지에서 특별재난지역은 의미가 있다. ●조 교수 특별재난지역의 ‘특별’은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이 달라진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피해다. 특별재난지역을 사후에 지정하는 것보다, 예상지역을 대상으로 사전에 선포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예방 활동을 통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문 청장 올해 풍수해보험 가입자가 9800원만 내고 1500만원의 보상을 받기도 했다. 민간보험회사는 수익성이 떨어져 풍수해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운 만큼 행정에서 보완할 것이다. 현재 재해·재난 발생 이전에는 재난사태 선포제도를, 이후에는 (특별)재난지역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교수 재난관리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대학에 관련 교육과정이 우후죽순처럼 늘었지만, 맞춤형 인재양성은 미흡하다. 소방산업은 중소기업 위주여서 기술개발이나 국제경쟁력에서 뒤지고 있다. 방재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IT 기술과 접목하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조 교수 소방관련법만 무려 122개다. 아무리 우수한 방재·소방장비도 법령에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방재안전 분야는 통합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법령 정비도 시급하다. 방재·안전관리는 국민 복지, 국가 안보의 초석인 만큼 위상과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문 청장 우리가 장점을 지닌 IT분야와 방재분야를 접목시켜 국가전략산업으로 발전시킬 경우 안전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변화에 대응하려면 과학방재가 필요하다. ■ 성과 - 소방방재청 개청 2돌 피해줄어 ‘절반의 성공’ ●문 청장 지난 7월 태풍 ‘에위니아’와 집중호우로 6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비슷한 규모의 1987년 태풍 ‘셀마’와 2002년 태풍 ‘루사’의 인명피해 178명,246명에 비해 대폭 줄었다. 재산피해도 감소하고 있다.2004년 6월 소방방재청 개청의 성과다.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독립된 재해·재난관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재난관리 통합행정시스템에는 미흡한 점이 있고, 사후복구가 아닌 사전예방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 지진해일 등 비정형적 재해·재난 대응체계를 갖추고, 안전의식도 높여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조 교수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국방·외교가 저만치 있다면, 방재·안전은 국민들 코앞에 있는 문제다. 독립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소방방재청을 설립한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기능적으로 통합행정을 실현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방재업무는 복구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옮겨가야 하며, 이는 경제성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 예컨대 1000억원을 들여 7000억원의 피해를 4000억원으로 줄였다면 2000억원 이익이 났다는 식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김 교수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방재난관리조직 확충 등 많은 일을 했다. 재해·재난관리업무가 범국가적 사무로 인식되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사후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사전관리는 개별·산발적으로 이뤄지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사전대비가 부족할 경우 같은 유형의 재난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소방방재청이 사전·사후관리를 총괄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 ●이 교수 소방방재청 개청으로 국가재난관리업무가 체계화됐지만, 아직 지방자치단체 등 하부 조직의 경우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정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결코 가볍지 않은 ‘연애의 무게’

    결코 가볍지 않은 ‘연애의 무게’

    심윤경(34)의 장편 ‘이현의 연애’(문학동네)는 기이하고 낯선 사랑 이야기다. 소설은 여자의 독백으로 시작된다.‘나는 이진.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입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와 왕족의 피를 이어받은 이진(李眞)은 어릴 때부터 살아있는 사람들의 영혼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 적기 시작했다. 외딴 집에 감금당하고, 정신병원을 들락거렸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이진은 영혼을 기록하는 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존재의 전부로 삼는다.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름은 이현(李現). 정부 중앙부처의 전도유망한 엘리트 공무원이다. 어린 시절 자신의 영혼을 뒤흔들었던 여인의 모습과 꼭 닮은 이진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현실의 일상에 무기력한 이진에게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는 대가로 3년간의 계약결혼을 제안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가 차츰 사랑으로 무르익을 즈음, 이현이 결혼전 약속을 어기고 이진의 기록을 훔쳐보면서 비극적 사랑은 파국을 맞는다. 소설은 외양상 사랑에 무관심한 여자와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의 애절한 연애담으로 비치지만, 한꺼풀 들여다보면 사이사이 다양한 주름을 숨겨두고 있다. 이진의 운명은 어머니에게서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어린 이현이 매혹됐던 여인은 이진의 어머니였고, 그녀 역시 영혼을 기록하는 운명 때문에 남편이자 이진의 아버지인 왕손 이세(李世)공을 파멸로 이끌었다. 이진이 죽기 전 딸을 낳은 것은 이 비극적 운명이 끝없이 되풀이될 것임을 암시하는 결말이다. 안개에 싸인 듯 모호하고, 신비로운 이진의 캐릭터는 이 소설을 현실의 사랑이라기보다 삶에 대한 우화로 읽히게 한다.“이진은 진실, 정의 등 젊은 시절 가치롭게 여겼던 정신을 의인화한 관념적인 존재이며, 이현은 한때 순수하게 진실을 추구했으나 어느덧 일상에 매몰된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소설은 ‘이진의 기록’이란 이름으로 네편의 단편을 액자 형태로 껴안고 있다.‘토토로의 집’등 세편은 소설의 줄거리와 상관없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외알 안경을 낀 사나이’는 이진과 이현의 파국을 불러오는 계기와 연관돼 있다. 모범적이고 보수적으로 살아온 정부 고위층 인사가 한평생 동성애적 갈망을 숨기고 살아왔음을 고백하는 ‘외알’는 주인공이 이현의 직장 상사라는 게 밝혀지면서 결말과 교묘하게 맞물린다. 2002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등단한 작가는 두번째 소설 ‘달의 제단’(2004)에서 종가의 비극적 운명을 탄탄하고 능란한 솜씨로 다뤄 호평을 받았다.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뒤늦게 문학에 뛰어든 작가는 “책상물림의 글쓰기가 얼마나 깊이와 울림을 지닐지 늘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소설도 기존의 연애소설과는 다른 내용과 형식을 고민했는데 독자들이 얼마나 공감을 느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007학년 대입 수능] 인터넷 댓글·유엔총장 시사문제 다뤄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교과서에서 벗어나 실생활과 접목된 이색 문제들이 출제됐다. 긴장된 수험생들에게 잠시 여유를 주는 쉬운 문항도 있었지만 진땀나게 하는 문제도 포함됐다.●친숙한 인터넷 댓글 지문 vs 생소한 국어문법 지난해 수능에서 당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개똥녀’를 연상케 하는 듣기평가 지문이 나온 데 이어 이번에도 인터넷에서 소재를 찾은 문제가 출제 됐다. 언어영역 11번 문제는 ‘소를 닮은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가상의 인터넷 글을 제시한 뒤 언급한 소재를 역으로 이용해 반박하는 댓글로서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고르게 했다. 평소 친숙한 인터넷 댓글 문항과 달리 국어 문법에 관한 다소 생소한 문제도 출제돼 수험생들을 당황케 했다. 언어영역 13번은 ‘극비리’처럼 원칙적으로 ‘에’가 아닌 조사와는 결합하지 않는 명사를 물었다.2점짜리였지만 국어 문법에서 자주 다루지 않는 조사에 대한 문제라 쉽지 않았다는 평이다.●외국어 영역에 한국 전통 방한모 ‘남바위’ 등장 TV를 보다 보면 리모콘 버튼을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평소 습관으로만 누를 때가 있다. 수리영역 ‘나’형 29번은 이를 응용해 리모콘의 채널 증가·감소 버튼을 보지 않고 여섯 번 눌러서 원래 채널로 돌아올 확률을 물었다. 외국어 영역(영어) 듣기 12번은 처음으로 뉴스 헤드라인이 제시문에 등장한 새로운 유형이었다.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을 고르게 하는 문항으로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진출과 맞물려 유엔 사무총장이 선택문항에 포함돼 있었다. 전통 방한모인 ‘남바위’가 그림과 함께 소개되기도 했다.●연예인 테러 사건, 줄기세포 문제도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영역에 비해 시사나 실생활과 연관된 문제가 많이 눈에 띄었다. 법과 사회 7번 문제는 ‘인기 연예인 수난시대’라는 제목의 기사를 제시문으로 주고 법적 판단을 물었다. 기사는 한 20대가 싫어 하던 연예인의 얼굴에 암모니아를 뿌렸다는 내용으로 지난달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 음료수 테러 사건을 연상케 했다. 생물Ⅱ에는 줄기세포 성공 여부를 유전자 지문법 분석으로 확인하는 문제(18번)가 출제됐다. 유전자 지문법은 지난해 말 황우석 사태로 국민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밖에 화학Ⅰ의 9번 문제는 치아 강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자일리톨의 특성을 물었다.나길회 김준석기자 kkirina@seoul.co.kr
  • ‘분양가 폭리’ 건설사 세무조사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한 이익을 취한 주택 건설사들에 대해 국세청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고분양가를 둘러싼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일제 조사는 아니지만 제보 내용 중 탈세의 신빙성이 있는 건설 시공사와 시행사를 골라 세무조사나 내사를 진행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조사대상 업체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세무조사나 내사를 진행중인 지방국세청들은 건설사들이 토지 매입가 등 원가를 부풀려 이익을 작게 신고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세청은 경기도 파주 신도시에서 고(高)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한라건설에 15일 직원들을 보내 회계장부 등을 압수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벽산건설 본사에서 관련 서류 등을 압수했다. 한라건설은 지난 9월 파주신도시에서 분양한 한라비발디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평당 800만∼900만원)보다 높은 평당 1257만∼1499만원에 책정해 수도권 아파트값 불안을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를 포함해 중소형 지방건설사까지 현재 4곳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 등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고분양가와 관련된 세무조사 대상 업체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는 용인동백, 죽전, 신봉, 고양 풍동지구 등 2000년 이후 수도권에 조성된 23개 공공택지 개발지구에서 총 111개 공동주택지를 공급받은 건설업자들의 신고내용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곧 국세청에 제출하고 세무조사를 공식 요구할 예정이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정부 5급이상 11.8%가 박사

    정부 5급이상 11.8%가 박사

    정부부처에 근무하는 5급 이상 공무원 10명 가운데 1명꼴로 ‘박사님’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4명은 석사학위 이상 고학력자로 집계됐다. 특히 농촌진흥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청, 특허청 등 이공계 출신 비율이 높은 청(廳)단위 전문기관이 이른바 ‘가방 끈이 긴’ 고학력자가 많은 ‘빅(BIG) 3’ 기관으로 꼽혔다. 중앙부처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의 학력을 일제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중앙인사위원회가 분석한 ‘52개 중앙행정기관 5급 이상 학력·전공별 현황자료’에 따르면 전체 5급 이상 국가공무원 2만 4024명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는 11.8%인 2832명이다. 이중 행정학 박사는 5.5%인 157명, 법학 박사는 4.1%인 116명, 정치학 박사는 2.9%인 81명 등으로 부처 특성에 따라 전공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석사학위 소지자는 28.5%인 6856명, 학사학위 소지자는 43.7%인 1만 506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전문대 졸업 이하의 학력 소지자도 14.6%인 3506명이다. 박사 학위자 비율이 가장 높은 기관은 농촌진흥청으로 전체 581명 가운데 68.2%인 396명이다. 이어 ▲식약청 54.4% ▲특허청 32.0% ▲기상청 23.6% ▲보건복지부 23.2% ▲환경부 22.3% 등의 순이다. 이들 기관에 고학력자가 많은 것은 업무 성격상 전문성이 필요해 박사나 석사 학위자들이 공직 초기에 많이 진입한 데다, 참여정부 들어 이공계 강화 차원에서 박사학위 소지자들을 대거 특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사를 포함한 석사학위 이상자 비율도 농촌진흥청이 87.0%로 가장 높았다. 여전히 식약청과 특허청이 각각 77.7%와 62.5%로 2,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환경부 60.5% ▲대통령비서실 55.2% ▲복지부 54.5% ▲기상청 53.5% ▲과기부 53.4% ▲인권위 53.1% 등 15개 기관에서 석사학위 이상자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법제처와 금융감독위원회, 비상기획위원회 등 3개 기관은 5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전문대 졸업 이하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전반적인 학력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인사위 김명식 인사정책국장은 “국민들이 원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임용 후 재교육 과정을 거쳐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공무원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정부의 역할이 법치행정에 있는 만큼 행정학·법학·정치학 등 사회과학 전공자들이 각 부처에 골고루 투입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6) 지성에서 본성에로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6) 지성에서 본성에로

    맹자는 철학적으로 매우 주목할 만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세상의 도(道)를 두가지로 분류하여, 요·순(堯舜)의 도와 탕·무(湯武)의 도를 구분했다. 요순은 중국역사의 새벽에 있었던 전설같은 성군을 가리키고, 탕왕은 무도한 하(夏)나라의 걸(桀)왕을 징벌하여 은(殷)나라를 세운 임금이고, 무왕은 역시 무도한 은나라의 주(紂)왕을 토벌하여 주(周)나라를 건설한 성군을 말한다. 요순의 도는 생이지지(生而知之)로써 요순의 마음이 바로 그 자연의 도와 일치하여 백성이 유순한 풀처럼 그 도의 덕화에 감응되었다는 것이다. 맹자는 그 요순의 덕을 성자(性者=마음의 본성 자체)나 성지(性之=본성이 그대로 작용함)라고 읊었다. 그 반면에 탕무의 도는 학이지지(學而知之)로써 탕무가 후천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노력하고 배워서 세상을 후덕한 성선(性善)으로 다스렸다는 것이다. 이런 탕무의 도를 맹자는 반지(反之=본성을 돌이켜 되찾음)나 신지(身之=몸으로 본성을 닦으려 노력함)라고 말했다. 맹자의 저 분류는 성인의 세계를 두 가지로 분류한 것인데, 저 분류가 철학적으로 대단한 의미를 띠고 있다고 여겨진다. 요순의 도는 무위적(無爲的) 성선의 도를 뜻하고, 탕무는 능위적(能爲的) 성선의 도를 말하는 셈이겠다. 무위적 성선의 도는 자연의 자발성으로 나타나는 성선의 도를 말하고, 능위적 성선의 도는 사회의 인위적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성선의 도를 가리킨다고 봐도 좋겠다. 그런데 탕무는 후천적 노력으로 요행히 요순의 경지에 이르렀겠지만, 모든 인간이 저렇게 해서 곧 자연적 본성인 성선을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증거로는 유가의 역사에서 중국 고대의 준 신화적 성현들을 제외하고 저 본성을 되찾은 화신들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주자(朱子)도 특출한 대학자이지 성인으로 추대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주자학에서 성학(聖學)을 공부한 그 많은 학자들도 성인이 못되고, 다만 지성인의 수준으로 끝난 이유가 무엇인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맹자가 모든 인간은 다 요순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쳤는데, 실제로 요순이 된 사람이 현실적으로 얼마인가? 공자를 제외하고 요순과 유사한 위치에 오른 분이 있는가? 유가적 성인공부의 후천적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탕무의 공부는 요순처럼 자연적이고 자발적인 인간 본성의 발로가 아니고, 이미 사회적인 문명의 구도 안에서 일어난 본성의 회복 공부다. 자연적 무위와 사회적 능위는 다르다. 자연적 무위는 자연의 본래적 존재방식을 말한다.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는 본래적 자연의 상태를 ‘좋은 야생’(le bon sauvage)이라고 읊었다. 주위에 경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기에 남들과 생존 경쟁심에 불타서 질투에 어린 소유욕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떤 이웃이 도움을 요청하면 자기 일처럼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마음의 성향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하겠다. 그런 자연상태에서 마음은 늘 여유가 있고 고요해서, 성선의 본성을 그냥 그대로 발양할 수 있었겠다. 루소나 하이데거가 잘 묘사했듯이, 거기에 인간은 ‘놀이하는 아이’처럼 그렇게 즐기면서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연을 순수 낭만으로 보려는 것은 아니다. 자연도 생존하기 위하여 타자의 생명을 빼앗는다. 처절하다. 그러나 그 생존법칙은 생물학적 본능에 충실할 뿐이지 그 이상의 악의가 없다. 자연에서 생존의 상극적 본능과 존재의 상생적 관계가 다르지 않다. 동식물은 서로 먹고 먹히면서 동시에 서로 존재하도록 도와준다. 생사일여(生死一如)와 같다 하겠다. 존재의 상생관계는 자연에서 타자가 존재하도록 도와주는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작용을 가리킨다. 자연은 본능적 상극과 본성적 상생의 두 가지 법칙이 천 짜기처럼 오가는 이중성의 모습을 지닌다. 그런 인간이 사회생활을 형성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은 인간이 자연생활을 떠난 문명을 만들기 시작했음을 말한다. 문명은 인간이 만들어가야 하는 능위적 세계를 말한다. 자연이 보시해 주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인간이 주인이 되어서 자연을 종속시키는 행위를 시작했다. 자연의 주인이 되고 인간이 사회의 지배자가 되기 위한 무기는 지성(지능)과 의지다. 높은 지성과 강한 의지를 가진 인간이 그 동안 역사와 사회의 주인이 되어왔다. 지성과 의지가 그간 인류의 역사를 설명하는 원동력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지성과 의지의 철학은 인간이란 주체와 세상이란 객체를 둘로 나누는 이분법을 논리적 원칙으로 여겨왔다. 그래서 지성(지능)은 과학을 불렀고, 의지는 도덕을 만들었다. 앞에서 거론한 탕무의 도는 지성과 의지의 노력으로 다시 요순의 도를 복원시킨 인물로 맹자에 의하여 기술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역사의 실상에서 탕무와 같은 능위적 도가 인간을 요순의 본성에로 되돌린 성공의 사례가 너무나 희박하다. 여기서 나는 지성과 의지의 노력으로 과연 본성의 성선이 회복될 것인가 하는 데에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지성과 의지가 인간으로 하여금 본성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성은 주체적 인간의 활동에 방해가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을 낳았고, 의지는 인간사회에서 마음의 탐욕을 해소시킬 수 있는 당위적 도덕규칙을 가까이 했다. 지성은 주체가 늘 문제로써의 객체를 공략하는 전투적 공격성을 버린 적이 없고, 의지는 선의 세상을 만들고 악을 제거하기 위한 선의지의 전투정신을 선양하는 데 모든 정력을 쏟아 왔다. 이것이 서양의 정신과 그 철학의 기본정신이라 하겠다. 그래서 서양철학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했고, 서양도덕은 자기 것이 아닌 것을 악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개종시키든지 아니면 항복시키든지 하는 전략을 성전의 사명이라고 역설해 왔다. 이런 서양사상의 자기중심주의를 철학적으로 반성하는 운동이 최근에 일어났다. 데리다와 같은 프랑스의 철학자는 그런 서양중심주의를 ‘백색신화’(white mythology)라고 풍자했고, 독일의 하이데거는 서양의 지성과 의지의 철학을 만듦의 철학으로 규정하면서 그 만듦의 사상이 결국 세상을 서양중심으로 집단심문(Ge-stell)하는 의도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인간중심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백인 중심주의적 사상을 보편성이 있는 양 알리기 위한 수사학적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중심주의는 곧 백인중심의 자아주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서양이 만든 지성의 과학이 지금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데거는 ‘과학은 사유하지 않는다.’라고 그의 저서인 ‘무엇이 사유라고 불려지는가?’에서 언명했다.‘과학이 사유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충격적이겠다. 왜냐하면 과학은 지성적 사고의 정상인데, 그런 과학이 사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데거가 말한 사유는 ‘내가 생각한다.’는 그런 자아의 문제해결식 사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성의 사유를 일컫는다. 그 동안 지성이 모든 사고를 전담함으로써 오히려 본성이 사유하는 기회를 잃게 되었다는 것이 하이데거의 지론이다. 지성적 사고는 인간주체가 객체를 문제로써 설정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객관적 사고가 전부다. 주체가 바깥의 문제를 과학기술적으로 해결하면, 문제가 자동적으로 다 해소된다고 주체로서의 인간은 착각해 왔다. 그리고 하이데거는 그의 사상에서 도덕을 말하지 않았다. 그가 비도덕적이라서 도덕을 그의 사유에서 제외시켰는가? 아니다. 세상의 악과 불의를 선의지로 극복하겠다는 도덕주의적 구원론적 생각을 그는 허망한 짓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악과 불의는 선의지의 주체 앞에 선 객체로서의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마음이 어떤 미망(errancy)으로 생긴 집착(insistence)의 결과에 다름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과학도 본성의 사유가 아니고, 도덕도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기약하는 결의로 봐서도 안 된다고 본다. 그는 ‘진리의 본질’(the essence of truth)을 ‘본성의 진리’(the truth of essence)와 유사한 의미로 읽어야 함을 그의 논문 ‘진리의 본질에 관하여’에서 강조한다. 이제 진리의 본질을 과학적이거나 도덕적이라고 여기지 말고, 본성의 진리로 깨달을 것을 종용한다. 무엇이 본성인가? 그가 말한 본성은 인간본성만을 지칭하지 않고, 이 우주의 자연성과 일치하는 그런 차원을 뜻한다. 그 본성은 마치 마명(馬鳴)대사나 원효대사가 말하는 일심(一心)과 유사한 의미로 읽혀진다. 일심은 우주자연의 모든 삼라만상이 다 한 마음으로 일체적 상응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요순의 마음은 이 일심의 마음처럼 일체 자연과 다 상응하는 그런 형제애를 말한다. 이 요순의 마음은 부처의 마음과 그리스도의 마음과 다르지 않겠다. 이것이 본성이다. 앞으로 인류의 사유는 인간의 마음속에 이미 와 있는 이 본성의 마음이 스스로 사유하고 활동하도록 돕는 데 있다 하겠다. 이것이 미래 종교와 철학의 역할이겠다. 하이데거는 이 본성의 마음을 허공의 무(無)를 닮은 자유(무애)의 마음이라 불렀다. 무를 닮은 마음은 인간의 지성적 의지적 소유욕을 버린 마음이다. 무를 닮은 마음은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일체존재를 한없이 아끼고 보살피는 너그러움에 다름 아니다. 그 마음은 자아가 조금이라도 거기에 작용하면 일체존재가 깨어지고 자아중심으로 세상의 존재가 다 산산조각으로 박살난다는 것을 안다. 도덕적 선에의 자의식으로 무장된 결의의 도덕적 인간에게 그런 무를 닮은 본성의 마음이 나타나지 않는다. 결의에 찬 인간의 마음은 물이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유연하지 않고, 고체처럼 얼음처럼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본성은 자아에 의하여 만들어지지 않고, 자아가 사라지는 곳에 돌연히 등장하는 지혜고 자비다. 나는 그 본성이 베르그송이 말한 ‘공평무사한 본능’(disinterested instinct)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에서 본능과 본성은 일치한다. 자연성으로서의 본성은 사욕이 전혀 없는 공평무사한 본능과 다를 바가 없겠다. 본능이기에 그것은 좋은 것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힘을 지녔고, 공평무사하기에 그 본능은 이기적인 짓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펑무사한 본능’은 자리이타적(自利利他的)인 사유를 결행한다. 그것이 본성의 사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이건호의 뷰티풀 샷] 색다른 사진 연출법

    [이건호의 뷰티풀 샷] 색다른 사진 연출법

    # 위대한 그를 흉내내다 모든 사람은 닮고 싶거나 존경하는 인간을 그리기 마련이다.2005년 8월호 보그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션 사진가들에게 그들이 존경하는 포토그래퍼를 오마주하는 기획을 한 적이 있다. 오마주는 프랑스어로 존경·경의를 뜻하는 말로 영화에서는 보통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의 기술적 재능이나 그 업적에 대한 공덕을 칭찬하여 기리면서 감명깊은 주요 대사나 장면을 본떠 표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여기선 훌륭한 사진 작품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중 필자가 선택한 포토그래퍼는 피터 린드버그. 항상 황량한 배경에서 드라마가 있는 여자의 모습을 촬영해 온 그의 사진엔 언제나 감상적인 슬픔이 배어 있다. 또한 그의 사진은 경박하지 않고 둔중한 무게감을 준다. 반면 팬터지의 요소도 갖추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나의 오마주 대상이다. 아니 내가 가장 닮고 싶은 사진가이다. 그가 언젠가 촬영한 화보를 따라해보기로 했다. 제목은 ‘토털이클립스’. 그의 화보에 등장한 거대한 공을 검은 달로 표현하여 초현실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모델 크리스티 맥매나미. 지금 내 눈앞에는 그녀를 꼭 빼닮은 모델 조하얀이 서 있다. 조하얀은 너무도 아크로바틱한 포즈로 크리스티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했고, 아니 좀더 크리스티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냈고, 광활한 안산의 개펄은 린드버그가 즐기는 사막의 황량한 모습과 색다른 느낌을 전했다. 크리스티의 담배 피우는 모습까지 멋지게 표현된 화보는(린드버그의 사진에는 거의 언제나 담배 피우는 모델이 등장한다.) 보그 편집부의 환호성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완성되었다. 이렇듯 잡지사들은 특별한 주제의 화보를 여러 사진가에게 의뢰하여 사진가들을 괴롭히는 기획하기를 즐긴다. 이로 인해 사진가들은 묘한 경쟁심리를 느끼며 긴장감을 갖고 작업을 하게 되고 이러한 심리는 좋은 작업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다채로운 화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위 사진은 흑백사진을 선호하는 린드버그처럼(물론 필자도 흑백사진을 좋아한다.) 흑백으로 촬영되었고,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잿빛 하늘과 하늘에 띄운 공을 검게 리터치해서 일식이 일어나는 상황을 표현하였다. 사진작가
  • 첫 정치 시험대에 오른 펠로시

    펠로시의 첫 정치적 실험은 성공할까. 중간선거 승리 일주일 만에 미국 민주당이 벌써부터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이 되는 낸시 펠로시 현 원내 대표의 후임을 놓고 민주당내에서 벌어지는 분열 양상이다. 당내 일부에서는 “민주당의 꼴사나운 고질병이 또 다시 도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의원이 스테니 호이어(사진 왼쪽·67·메릴랜드) 현 원내총무가 아닌 존 머서(오른쪽·74·펜실베이니아)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다. 머서 의원은 펠로시의 오랜 측근이다. USA투데이와 AP통신 등은 15일 펠로시의 표심(票心)이 드러나면서 “당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하원 원내대표는 16일 의원총회에서 무기명 비밀투표에 의해 선출된다. 브루킹스연구소 스티븐 헤스 연구원은 “펠로시 내정자의 첫번째 정치적 실험이지만 위험 부담이 크다.”고 분석했다. 펠로시 의원이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밝힌 머서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패배하면 그녀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호이어냐, 머서냐.’는 펠로시 내정자와의 정치적 역학 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1년 펠로시 의원은 민주당 원내총무 자리를 놓고 호이어 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펠로시는 118대95로 호이어 의원을 꺾었다. 당시 머서 의원은 펠로시의 선거 운동에 앞장섰다. 이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선출이 머서 의원을 앞세운 펠로시-호이어의 힘겨루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힘의 균형’을 이뤄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오랜 정치적 동지인 펠로시와 머서 의원은 특이하게도 정치적 성향은 다소 차이가 있다. 펠로시 의원은 낙태에 찬성하고 총기 소유를 반대하는 당내 대표적인 진보 강경파. 머서 의원은 베트남전 참전 용사로 당내 보수세력 쪽에 가깝다. 낙태에 반대하고 총기 소유에 찬성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1970년대 뇌물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등 워싱턴 정가에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호이어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60만달러의 기부금을 모금하고 80개 지역에서 유세를 하는 등 선거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치적 좌표도 펠로시에 가깝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의 관전 포인트는 펠로시의 표심이 얼마나 작용할지, 또 첫 정치적 시험대에서 그녀가 성공할지 실패할지에 쏠려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크라운차아사나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크라운차아사나

    크라운차(Krouncha)는 왜가리라는 뜻이며, 올려진 다리는 왜가리의 뻗은 목과 머리를 닮고 또 절벽과 비슷하게 생겼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1. 마루에 앉아 다리를 앞으로 쭉 편다. 2. 오른쪽 다리의 무릎을 굽히고, 오른발을 뒤로 옮긴다. 오른발을 엉덩이 관절 옆에 두고 발가락은 뒤로 향하게 하며, 발등을 마루에 닿게 한다. 왼쪽 무릎을 굽히고, 양손으로 왼발을 잡는다(사진1). 3. 숨을 내쉬며, 왼쪽 다리를 수직으로 들어 올린다. 왼쪽 다리를 완전히 뻗고, 등을 똑바로 세운다(사진2). 4. 숨을 내쉬며, 머리와 몸통을 앞으로 움직이며 동시에 왼발을 더 가까이 가져와 턱을 왼쪽 다리의 무릎에 둔다. 고른 호흡을 하면서 20~30초 이 자세를 유지한다. 턱을 올려진 다리의 무릎에 대는 동안 굽힌 무릎이 마루에서 들리지 않게 하고, 가슴은 활짝 펴지게 한다(사진3). 5. 숨을 들이마시며, 왼쪽다리를 내리고 손을 푼 다음 위의 1번 자세로 돌아간다. 6. 다리의 위치를 바꿔서 자세를 취한다. 7. 초보자를 위한 단계: 위의 2번 단계에서 왼쪽 엉덩이 아래 담요를 놓는다. 왼쪽 발에는 벨트를 걸고, 양손으로 벨트를 잡는다. 숨을 내쉬며, 왼쪽 다리를 수직으로 들어 올리며 등을 똑바로 세운다. 왼쪽 다리를 완전히 뻗도록 하며 20∼30초 정도 고르게 호흡한다(사진4). # 효과 다리를 완전히 신장시키며 다리 근육을 단련시킨다. 발목과 발을 좋은 상태로 유지한다. 복부 기관에 활력을 준다. # 요가교실 요가의 8단계 가운데 네 번째는 프라나야마(Pranayama), 호흡법을 의미한다. 프라나(Prana)는 숨, 호흡, 생명, 활기, 바람, 에너지와 힘을 의미한다. 이것은 육체와 상반되는 개념으로의 ‘영혼’을 의미한다. 아야마(ayama)는 길이, 확장, 뻗음 또는 제한을 의미한다. 따라서 프라나야마는 호흡의 길이와 그것의 조절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절은 호흡의 모든 기능에 의한 것으로 프라카(Puraka)라고 하는 들숨, 레차카(Rechaka)라 부르는 날숨, 쿰바카(Kumbhaka)라 부르는 지식, 숨멈춤을 모두 포함하는 일반적인 의미로 쓰인다. *요가 보조 기구(큰 베개, 벨트, 목침 등)는 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자료제공: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 053)981-3553 www.iyengar.co.kr 아사나: 김교영
  • [문화마당] 논술공부의 첫걸음/황현산 문학평론가·고려대 불문과 교수

    대학 선생들이 모인 곳에 가면,1학년들에게 한 과목 가르치는 것보다 3,4학년들에게 두세 과목 가르치는 것이 훨씬 더 쉽다는 말을 가끔 듣게 되는데, 내 경험으로도 그렇다. 대학생이라면 다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본지식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고 교정하고 보충해 주는 일이 힘들어서도 그렇고, 학생들이 지식을 수용하기만 하다가 지식을 생산하기도 해야 하는 새로운 수업 형태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서도 그렇다. 특히 인문사회 계열 학과에서는 선생과 학생의 나이가 한 해라도 더 멀어질수록 공유하는 경험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점도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불러온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성적이 발표되고 나면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신입생들의 처지에서는 전문지식을 대상으로 처음 치러보는 논술형 시험이라서 그 채점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혹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불안을 느끼게 마련이다. 나는 예전에 성적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에게 답안지를 앞에 놓고 구절구절 부족한 부분을 설명해 주곤 하였으나 그 결과가 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학생들은 대체로 말과 지식으로 선생을 이길 수는 없으니 고개를 끄덕이긴 하지만 마뜩찮은 얼굴을 하고 돌아갔던 것이다. 그런데 이 일도 오래하다 보니 나름대로 방법이 생겨났다. 이제는 학생이 찾아오면 그 학생의 답안지와 모범답안에 가까운 다른 학생의 답안지를 함께 내주어 그 둘을 비교하여 읽게 한다. 학생은 곧바로 의혹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품기까지 한다. 좋은 답안에서 자기가 썼어야 할 말만을 읽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쓸 수도 있었을 말을 읽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학의 신입생 모집에서 논술고사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알려지자 쉽게 수그러들 수 없는 논란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여기서도, 아니 여기에서야말로, 채점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빠질 수는 없다. 대학이 그 많은 시험지를 단기간에 채점하는 과정에 실수가 없겠으며, 채점 담당 교수들의 주관과 성향에 따른 개인적 편차가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묻는 선을 벗어나서, 교수들이 논술 답안을 채점할 능력이나 있느냐는 식의 막말이 공적인 지면에까지 오르고 있다. 의혹이 여기에 이른 데는 대학과 교수 사회가 이런저런 연유로 그에 합당한 권위를 잃은 탓도 있고, 한 시대의 나쁜 기억이 이 땅의 사람들에게 깊고 넓은 피해의식을 안겨 준 탓도 있다. 잃어버린 권위는 잃어버린 사람들이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얼버무릴 수 있지만, 피해의식은 만사에 대한 불신이 사회적 숙명론으로까지 이어진 것이어서 개개인의 결단밖에 다른 해법이 없다. 데카르트는 그의 유명한 ‘방법서설’을 시작하면서 모든 인간이 골고루 가진 것이 양식이라고 했다. 하나를 하나라고 아는 인식능력,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고 아는 이해력, 길고 짧은 것을 대보아 긴 것을 길다 하고 짧은 것을 짧다 하는 분별력 같은 것이 바로 그 양식이다. 인간은 이 간단한 능력을 발전시켜 인공위성도 띄우고 한글도 만들고 ‘오이디푸스 왕’ 같은 비극도 쓰고 민주적인 제도도 마련했다. 한 인간이 자기 힘으로 인공위성을 만들지는 못해도 그것이 어떻게 하늘에 떠 있는지는 이해한다. 인간은 자기가 쓰지 않은 ‘오이디푸스 왕’을 보면서 그 저자보다 더 감동할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양식을 믿으면서 다른 사람의 양식을 믿기에 민주적으로 살 수 있다. 우리에게 피해의식을 심어준 사람들은 만인이 가졌을 이 양식에 대한 의혹을 일종의 제도로 삼는다. 논술고사는 이 양식을 발전시키고 검증하는 일이다. 그래서 논술력을 기르려는 학생은 자신의 양식과 타인의 양식을 먼저 믿어야 한다. 논술고사에 임하는 학생은 자신의 양식에 비추어 진실인 것이 채점하는 교수에게도 진실이라고 믿어야 한다. 그것이 논술 공부의 첫걸음이다. 황현산 문학평론가·고려대 불문과 교수
  • [20&30] 이태백 끝 또다른 절규 시작

    [20&30] 이태백 끝 또다른 절규 시작

    고시(考試)가 따로 없는 시대다. 어느 회사에 들어가든 학교 나와 직장을 잡기만 한다면 그 자체로 옛날 장원급제라도 한 듯한 축하와 찬사를 받는다. 거기다 한참 나이 먹은 뒤까지 안정적으로 몸 담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원하는 일자리를 잡은 2030, 그들이 전하는 입사 전후의 얘기를 들어보자. ■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여전… 인생 로드맵 스스로 짜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지원서를 쓰고, 왜 떨어졌는지조차 알 수 없어 답답했었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영어시험 토익 900점대, 스페인어 모국어 수준, 대안학교 어린이 경제교육 강의…. 완벽해 보이는 경쟁력의 소유자 최지희(여·24)씨에게도 대기업 입사가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여러 차례 탈락의 쓴 맛을 본 끝에 결국 취업문을 열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맺었던 ‘지독한 인연’ 때문이었다. “KTF와 2000년 여름 고객으로 처음 만나,2004년 소비자 모니터 개념의 ‘모바일 퓨처리스트’로 활동하고,2005년 인턴으로 또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안에서 KTF가 어떤 일터인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 곳인지 배웠던 경험은 막상 취업이 닥쳤을 때 이 회사, 저 회사를 뒤져 내미는 평범한 정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산이었죠.” 그는 “평소 ‘좋은 기업’을 선정해 꾸준히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 보는 게 좋은 전략”이라면서 “요즘 기업들은 20대 젊은이들과 다방면으로 끊임 없이 소통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신입사원 채용전형에 면접 진행요원으로 나간 최씨는 ‘구직자’일 때 보지 못했던 점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지나치게 튀려 하기보다는 더불어 함께 할 때 빛이 나는 지원자들이 눈에 띈다는 것.“면접에서 ‘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개성 강한 요즘 젊은이들은 튀는 부분은 대개 하나씩 갖고 있게 마련이죠. 혼자서 지나치게 튀려는 사람보다 면접장 밖에서 자기 조원들을 챙기거나, 조원들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먼저 말을 건네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게 되더라고요.” 구직자들이 범하기 쉬운 또 하나의 오류는 원하는 회사에 들어와도 사회 생활에 대한 로드맵이 자동적으로 그려질 줄 안다는 것이라고 최씨는 덧붙였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취업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회사는 가야할 길까지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내년부터는 저의 소속인 인재교육 분야에서 활동하는 선배님들을 다양하게 만나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좀 더 진지하게 궁리해 볼 계획입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눈앞의 취직턱보다 적성궁합 우선 고려를 “공부만 열심히 하면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선 ‘행복한 선생님’이 될 수는 없겠죠.”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는 당장 눈 앞에 가로놓인 ‘임용시험’의 벽은 까마득히 높아 보인다. 비교적 취직이 잘 되는 전자공학을 포기하고 대학에 다시 들어가 선생님의 꿈을 이룬 박성섭(30)씨는 선생님으로서 행복을 결정지은 요인은 적성이라고 강조한다. “군대에서 야학 선생님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제대하자마자 야학에서 아주머니들을 가르쳤는데 ‘선생님처럼 잘 가르치는 분 처음 봤다.’는 말을 듣고 이거다 싶었죠.” 적성에 맞는 길을 찾은 박씨는 앞뒤 재지 않고 달려 들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봐 같은 학교 물리교육과로 재입학했다.3학년 때 결혼하고,4학년 때 아빠가 된 뒤 하루 빨리 교사가 돼야겠다는 절실함이 더욱 강해졌다. 박씨는 같은 과 11명 중에서 6등으로 졸업했을 만큼 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에서 1등을 해도 붙기 어렵다는 서울지역 중등 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합격의 기쁨보다 더욱 컸던 것은 이제 드디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다는 성취감이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때가 점심시간에 아이들과 농구하는 시간이라는 박씨는 “놀면서 돈 버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선생님들은 딱 두 부류로 갈립니다.‘어이구, 또 수업이야.’라면서 괴로워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즐거운 표정을 짓는 분들이 있죠. 임용시험은 적성을 테스트하지 않지만 정작 교사로 생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인 것 같아요.” 박씨는 “공부는 오히려 잘못하던 사람이 오히려 선생님을 더 잘 할 것 같다.”면서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별로 잘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모른다고 하면 ‘나도 몰랐다.’면서 경험담을 들려주는데 그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시합격=부와 명예? 새로운 도전 기회일 뿐 이준석(31)씨는 법무법인 광장의 새내기 변호사다.200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을 거쳐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1년쯤 됐다. 갓 변호사 세계에 뛰어든 그에게 이 직업은 ‘위기이자 기회’로 보인다.“사법시험에 합격해도 예전처럼 부와 권력이 저절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위기이고, 개인이 좀 더 노력하면 과거보다 더 큰 부와 권력,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회라 할 수 있죠.” 2000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변호사는 부와 명예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사법시험 도전을 결심했다. 인생의 큰 방향 전환에 대해 뭔가 거창한 이유가 있을 것 같지만 그는 “적성 때문”이라고 간단히 말했다.6년 동안 누군가 시켜서 어려운 공부를 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끊임 없이 방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한 3년 동안은 단 한 차례의 흔들림이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법과 자신의 적성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법시험 합격 1000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법조인의 희소가치가 많이 떨어졌어요. 예전처럼 법조인이 무조건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자신이 법률과 얼마나 궁합이 맞는지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신이 가진 법률적 지식을 활용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변호사들에게는 큰 힘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도 변호사 배지를 달기 전에는 변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몰랐다고 한다. 그저 서민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최상급 기득권층으로만 어렴풋이 인식해 왔다고 하는 게 옳을 것이다. 당연히 변호사에 대해서도 ‘사법시험=부와 명예’라는 공식을 막연하게 떠올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주변에서 퇴출되는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끊임 없는 자기계발과 자기혁신 없이는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도태된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 “사법시험 합격은 절대 결승점이 아닙니다. 자기와 사회를 향한 새로운 도전의 발판일 뿐입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톱니바퀴 같은 공무원 생활 자기계발로 극복 “공무원이 거대한 톱니바퀴의 한 조각일 뿐이란 생각이 들면 실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조각이 없으면 톱니가 돌아가지 않게 되죠.” 지난해 100대1의 경쟁률을 훌쩍 넘은 서울시 지방공무원(9급) 시험에 합격해 현재 용산구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지영(28·여)씨는 ‘톱니론(論)’이 공무원 생활의 핵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만 보면 초라해지지만 전체로 생각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처음엔 단순 반복적인 일이 전부입니다. 공무원은 그런 과정이 더 길고요. 그런데 시험에 붙기 전 공무원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인지 그런 일들이 주어지면 실망하고 곧잘 회의에 빠지게 됩니다.” 입사 초기 이런 슬럼프를 겪은 최씨는 주변의 유능한 선배들을 보면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한다. 물론 ‘복지부동’이나 ‘철밥통’이란 별명이 어울릴만한 공무원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 선배 공무원들은 자기 계발에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 “‘세상에 멋있는 직업은 없다. 다만 그 일을 멋있게 만드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문구가 공무원에게 딱 맞는 것 같아요. 공무원의 자기계발은 곧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 되잖아요. 자신을 위한 노력이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 된다는 점을 잘 활용하면 멋진 공무원이 될 수 있겠죠.”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최씨도 사실 처음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에 도전하게 된 것은 현실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했다고 솔직히 말한다.“한번쯤은 ‘청렴’과 ‘봉사’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해요.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잣대는 가혹할 정도로 엄격하거든요.”최씨는 요즘처럼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다양한 욕구를 쏟아내는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험 공부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이런 자질이 자기에게 있는지 곰곰이 새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의 끝동네 아닌 첫동네로”

    “서울의 끝동네 아닌 첫동네로”

    “노원구를 서울의 끝동네가 아니라 첫동네로 만들겠습니다.” 이광열(56) 노원구의회 의장은 14일 서울의 변두리에 머물렀던 노원구를 서울의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데 주춧돌을 놓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5대 의회 전반기를 이끌 이 의장은 ‘의회의 질적인 도약’을 강조한다. 구정에는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졌다. 이 의장은 “공무원의 시각과 주민들의 시각에는 차이가 많다.”면서 “구 의원들이 중간에 서서 대안은 물론 방향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노원구의회는 올해 의원들의 의정 연구를 돕기 위해 의원 사무실을 만들었다. 대신 의장의 집무실은 10여평 줄었지만 “의정 발전을 위해서라면 의장실의 규모가 무슨 문제냐.”며 그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또 상임위원회도 운영·행정복지·재무위원회 등 3개에서 운영·행정재무·보건복지·도시건설 등 유관부서별로 4개로 좀더 세분화했다. 다른 구의회와 달리 정기회를 앞두고 전체의원 세미나보다는 상임위별로 연수를 다녀오도록 배려했다. 초선의원들을 위한 용어해설집도 만들어 배포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노원구의회에는 요즘 공부 바람이 거세다. 특히 16명의 초선의원들의 공부 열기는 뜨겁다. 휴일은 물론 밤 늦게까지 남아 공부에 열중인 의원도 있다. 이번 정기회 방향과 관련, 이 의장은 “예산이나 비리는 구청 자체 감사나 시 감사 등을 통해 대부분 드러나는 만큼 숫자 감사보다는 정책 감사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의 의회관은 이처럼 합리적이다. 의원들이 지난 5·31지방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들을 모아서 공약집을 만들고 이를 집행부에 검토시켜 통폐합하거나 버릴 것은 버리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를 줄이고, 의원들이 내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 이렇게 해서 모은 공약이 모두 215개. 이 가운데 22건은 ‘불가’ 판정을 받아 폐기됐고 나머지 193건은 내년초부터 특위를 구성,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 의장은 재선의원이다.4대 때에는 당현천 복원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금 당현천 복원사업은 4년이 흘러 탄력을 받아 추진중이다. ■ 이광열(56) 노원구 의장 ▲㈜일양약품 근무▲제4대 노원구의회 의원▲당현천살리기 특위위원장▲바르게살기 노원구지부 부회장▲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 수상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던롭피닉스토너먼트] 양용은-타이거 우즈, 16일 또 맞대결

    “우즈 또 덤벼라.” 제주 사나이 양용은(34·게이지디자인)이 2주 연속 ‘호랑이 사냥’을 위해 골프채를 다잡았다. 지난주엔 중국 상하이였지만 이번엔 일본으로 장소를 옮겼다. 미야자키현 피닉스골프장(파70·6907야드)에서 16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던롭피닉스토너먼트(총상금 2억엔)가 두번째 사냥터다. 사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양용은과 우즈를 비교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기록으로 보나 ‘큰 무대’ 경험으로 보나 양용은은 우즈의 먼 발치에 있었다. 골프 세계 1위(우즈)와 77위가 둘의 분명한 차이다. 그러나 지난 12일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HSBC 챔피언스에서 우즈를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뒤 양용은의 위상은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더욱이 우즈의 스트로크플레이 대회 7연승까지 저지한 터. 양용은을 두고 미국과 유럽의 언론들은 한 입으로 ‘호랑이 사냥꾼이 아시아에서 나왔다.’고 호들갑을 떨어댔다. 그렇다면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압한 ‘이변’은 과연 또 일어날 수 있을까. 우즈의 7연승 저지에 이어 이 대회 3연패 꿈까지 허물어뜨릴 수 있을까. 양용은은 지금까지 던롭피닉스토너먼트에 단 한 차례 출전했다. 일본 진출 첫 해인 지난 2004년 첫 출전했지만 공동 35위에 그쳤다. 성적은 4라운드 최종합계 8오버파 288타. 챔피언 우즈가 합계 16언더파로 우승, 둘의 스코어차는 무려 24타차였다. 하지만 2년 전과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게 골프계의 공통된 전망. 양용은의 올시즌 JGTO 상금랭킹은 현재 8위. 지난 9월 선토리오픈을 제패하면서 평균퍼팅수와 버디수에서는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평균타수에서도 69.99타 5위로 최상위권에 올라 있고, 드라이버샷의 비거리는 291.81야드로 부문 16위를 달리고 있다. 우즈가 승부욕으로 똘똘 뭉쳐 있다면 양용은의 샷의 원천은 ‘잡초근성’이다. 프로 입문 당시 돈이 없어 물에 찬밥을 말아먹으며 6년만에 국내무대 첫 승을 거둔 뒤 이듬해 일본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한 그는 결국 4년 만에 세계 ‘톱 10’의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유럽무대까지 정벌하면서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 ‘잡초의 힘’을 그대로 보여줬다. 코스 적응에서도 지난 두 차례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린 우즈만큼이나 뒤질 게 없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피닉스골프장은 좁은 페어웨이와 빠른 그린으로 무장한 데다 해풍이 승부의 최대 변수.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 태어났고,3년째 일본의 코스를 몸으로 익힌 양용은으로선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코스다. 13일 귀국한 양용은은 “골프는 변수가 많은 운동”이라며 “따라서 누가 우승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日엔 IT·美엔 의료인력

    청년층 해외취업자의 대부분은 중국과 일본에 도전장을 내민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거니와 문화적 이질감도 적기 때문이다.최근 2년간의 취업 현황을 보면 일본이 1016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817명, 미국 291명 등이다.특히 일본은 우리보다 임금 등의 대우와 조건이 좋아 인기가 높다.2001년 한·일 정보기술(IT)자격 상호인정 협정체결 후 일본 IT분야의 취업 문호가 확대돼 취업자가 늘고 있다. 최근 연간 1000여명이 일본 기업에 취업하거나 인턴 자리를 얻어 일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비즈니스 전문가 연수과정을 거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한 뒤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미국의 경우 간호사나 물리치료사 등 의료인력이 부족해 이 분야 전공자들의 취업이 증가하고 있는 편이다. 유치원교사, 초·중·고교 교사직도 취업의 문호가 점차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중동 국가에 항공승무원으로 취업하는 사람들도 많고 호주나 인도네시아 등지로도 청년실업자들이 직업을 구해서 진출하고 있다. 윤지원 해외취업지원센터 취업지원 담당자는 “일본의 경우 조건을 갖춘 IT 관련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진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앞으로 5년간 간호사 1만명을 미국에 취업시킬 계획을 추진 중이다.이 계획이 성사되면 1966∼1976년 10년 동안 1만여명의 간호사들이 서독에 취업한 뒤 최대 규모의 해외취업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취업 추진작업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산업인력공단은 지난 4월 미국의 취업전문기관과 유급 인턴간호사 파견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지만 미국내 사정이 급변, 어려움을 겪고 있다.당초 미국 간호사 면허를 소지한 한국 간호사를 연간 2000여명씩 5년 동안 뉴욕의 36개 병원에 취업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가 이들의 현지 취업에 필요한 비자(j-1) 조건을 강화하는 법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자동차 대리점도 ‘변신’ 바람

    자동차 대리점도 ‘변신’ 바람

    프랑스 파리에 가면 샹젤리제 거리에 이색 아틀리에가 있다. 자동차도 팔고 음식도 파는 전시장 겸 식당이다. 세계적인 자동차그룹 ‘르노’에서 운영하는 아틀리에다.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대리점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대리점 하면 차만 진열해놓은 공간을 떠올리지만 이제는 골프연습장, 수면실, 인공암벽, 오토카페 등 ‘테마가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심지어 패션쇼, 모델 선발대회도 열린다. 대리점에서 차만 파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물론 근간은 고객들의 눈과 귀를 붙잡아 차를 한 대라도 더 팔려는 전략이다. ●골프 연습도 하고 잠도 자고 르노삼성차의 ‘오토 카페’가 대표적이다. 서울 성수·도봉, 인천, 대전 등 전국 9개 직영매장 2층에 골프 연습장을 갖춘 카페를 마련했다. 차를 둘러보는 동안이나, 수리를 맡겨 기다리는 동안 골프 스윙 연습을 할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공간은 수면실이다. 쪽잠이 아쉬운 택시기사나 직장인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GM대우의 부평영업소도 카페 같은 분위기다. 투명 인테리어에 넓은 공간을 확보해 기존의 대리점 이미지를 없앴다.GM대우에서 나오는 전 차종을 갖다놓았음은 물론 그 차종에 어울리는 각종 액세서리도 ‘코디’해 놓았다. 포드의 서울 도산대로 전시장에는 높이 8.4m짜리 인공암벽이 있다. 암벽타기 강습도 무료로 해준다. ●차가 하늘에? 닛산 인피니티는 ‘진열’에서 파격을 시도한 예다. 통상 1층에 차를 전시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건물 꼭대기(5,6층)에 차를 올려다 놓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쉽게 차를 구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 차와 그림이 함께 있는 갤러리 전시장으로도 유명하다.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 서울 서초동 전시장은 유리공예 아티스트 김정석씨의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마크 레빈슨룸’에서는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마크 레빈슨)로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 실황을 즐길 수 있다.BMW의 서울 성산서비스센터는 책이 있는 공간으로 유명하다.BMW가 펼치고 있는 ‘북 크로싱(책 돌려보기)’ 캠페인 덕분에 매달 새로 배치되는 인기도서를 볼 수 있다.2000만원짜리 체지방 측정기와 와인바가 있는 푸조의 청담동 전시장도 눈에 띈다. ●현대차등 국내업체도 ‘역발상´ 시동 상대적으로 ‘변신’에 소홀했던 현대·기아차는 최근 대리점 인테리어에 눈돌리기 시작했다. 수입차 전시장이 많은 서울 강남일대 대리점을 중심으로 값비싼 홈시어터 시스템을 들여놓았다. 르노삼성차 박수홍 영업본부장은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단순히 차만 파는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아직은 수입차업체들이 더 적극적이지만 국내 업체들도 대리점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람세스 저자와 나일강변을 걷다

    역사 여행가들에게 파라오의 나라 이집트 여행은 ‘꿈의 실현’에 가깝다. 고대문명의 정수인 이집트를 모르고서 어찌 역사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의미 있는 여행의 안내자가 이집트에 대한 열정과 해박한 지식, 맛깔스러운 글솜씨를 갖춘 크리스티앙 자크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터. ‘크리스티앙 자크와 함께 하는 이집트 여행’(김병욱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은 고대 이집트를 전공한 학자이자 ‘람세스’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탁월한 작가의 이집트 안내서다. 저자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신들의 세계까지 이집트 문명의 영혼과 정수에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최초의 파라오 메네스부터 시작하여 4세기 말의 마지막 상형문자 기록에 이르기까지 이집트를 만든 파라오들의 30여 왕조가 무대에 올려져 환하게 조명된다. 자크는 나일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을 선택했다. 즉 북쪽의 델타 지역에서 남쪽의 나일강 상류 아부심벨을 향해 가는 것이다. 먼저 카이로 시내의 박물관에서 엄청난 유물들에 대한 중요한 관람 요령을 알려주는 데 이어 기자 지역에선 빛의 수호신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상세히 소개한다. 오시리스신의 비밀신전과 람세스 2세 신전이 있는 아비도스를 거쳐 도착한 테베는 저자의 설명이 돋보이는 곳. 왕과 여왕, 귀족들의 무덤들에 그려진 벽화들의 생생한 세부 묘사나 당시 사회상을 곁들인 이야기들에선 작가가 이집트 연구에 바친 40년의 세월이 묻어나 있다. 나일강 상류인 아스완 지역은 작가가 특히 관심을 갖는 곳이다. 거대한 댐의 건설로 수몰될 뻔한 신전들과 유적이 많은 곳이기 때문. 유네스코의 도움으로 원래의 자리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진 문화유산들은 엄청난 규모와 뛰어난 예술성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하지만 댐이 세워진 후 이곳의 풍요로움이 사라지고 있다고 저자는 아쉬워한다. 각 장마다 유적 하나하나의 평면도를 보여주고, 그곳의 신전, 조각상, 벽화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신화적 해석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들려줌으로써 현장에서 설명을 듣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1만 6000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조문행정은 사절”

    적어도 수십표를 모을 수 있는 조문(弔問)을 하지 않겠다는 자치단체장이 늘어 지방행정에 신선함을 주고 있다. 이를 두고 혹평하는 유권자들도 있지만 ‘이제야 제대로 가고 있다.’는 옹호론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전남도내 모 단체장은 조문정치의 귀재로 알려졌지만 의외로 고배를 마셨다. 조문행정 금지에 불을 지핀 이는 황주홍(54) 전남 강진군수이다. 교수 신분에서 2004년 11월 보궐선거로 당선돼 행정가로 변신한 그는 취임식에서 “군 단위 소규모 행사나 애사에 참석하기보다는 중앙부처 협의나 투자유치 등에 주력하겠다.”며 깜짝 선언을 했다. 취임 이래 실제로 그는 직원 이외 주민들의 애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지방선거에서 도내 단체장 22명 가운데 최고득표율(76%)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9일 “주민들의 애·경사, 지역행사 등에 가려다 보니 토·일요일은 간데없고 평일도 2∼3건에 이르더라.”며 “그 시간을 지역발전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고흥군은 군수가 가야 할 행사범위를 정한 ‘지침’을 전국 처음 마련했다. 이 지침에는 군수와 실·과·소장, 읍·면장이 참석할 범위가 규정됐다. 군수는 중앙과 도 행사, 군 주관 대규모 행사, 유관기관·단체 주관 주요행사, 사회단체 주관 시책토론회, 세미나 등이 참석범위다. 대신 읍·면민의 날에는 읍·면장이 가도록 했다. 이렇게 했더니 군수가 꼭 가야 할 행사가 연 500여건에서 100건 안팎으로 줄었다. 초선인 박병종(54) 군수는 “매달 셋째주에는 꼭 중앙부처에 가서 예산확보 활동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최고경영자처럼 군정 세일즈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수의 사업집행권을 간부나 주민에게 돌려줘 자잘한 민원 소지도 차단했다. 박 군수는 “취임 이후 애·경사, 행사에 참석하느라 평일은 물론 토·일요일에 단 한번도 쉬지 못했는데 무슨 군정 혁신 아이디어가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4개월간 공식행사만 120번 넘게 참석했고, 이러다가는 ‘행사 참석하느라 임기 4년을 다 보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란다. 도내 한 단체장(50)은 “밤에는 하루에 2∼3군데 조문을 가고 낮에는 농업인 생산자단체, 체육·미술행사 등 2∼3군데 참석하다 보니 군정을 제대로 챙길 시간이 없다.”고 씁쓸해했다. 다른 단체장(44)은 “줄이고 줄이더라도 한 달에 12번 가량 조문을 하게 되고 이러저러한 행사 참석으로 몸이 피곤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문도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만남의 장이어서 안 갈 수도 없다는 불가피론을 내놓고 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공연+새앨범]

    ■ 보니 엠 ‘The Magic Of Boney M’ 80년대 디스코 열풍의 주역 보니 엠의 베스트 앨범.30년전 영국 차트 1위였던 ‘대디 쿨’을 비롯,‘해피 송’,‘리버 오브 바빌론’ 등 80년대 ‘디스코 테크’와 롤러장 등에서 숱하게 들어왔던 명곡들이 수록되어 있다.7080세대들에게 디스코의 추억을 음미할 수 있는 선물이 될 듯하다.SonyBMG. ■ 로비 윌리엄스 ‘Rude Box’ UK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앨범을 팔아치우고 있는 사나이, 로비 윌리엄스의 7번째 앨범. 발표하는 앨범마다 변화를 거듭하는 그가 이번 앨범에서 선택한 주제는 댄스와 힙합 일렉트로닉이다. 총 16곡 수록.EMI. ■ 이루마 ‘h.i.s monologue’ 투명한 피아니즘과 실험적 사운드의 조화로 한국 연주음악의 새 장을 연 아티스트 이루마의 다섯번째 앨범. 높은 인기를 누리며 활동하다 돌연 군 입대를 결정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의 음악적 본령인 피아노 솔로가 주를 이루고 있다.STOMP MUSIC. ■ 가오리 고바야시 ‘Fine’ 금년 2월 발매돼 일본 재즈차트 정상을 차지한 여성 색소폰 연주자 가오리 고바야시의 두번째 앨범. 자작곡 5곡과 샤카 칸, 마빈 게이 등의 팝송을 재해석한 커버곡 4곡 등 총 9곡이 수록되어 있다. 라이브 실황 등을 담은 DVD와 패키지로 발매됐다. 인더가든. 미술 ■ 검은 숲 12월3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 몇가닥 안 되는 머리카락을 가진 동그란 얼굴의 캐릭터 ‘동구리’로 알려진 권기수의 개인전. 자연을 벗삼아 유유자적하는 옛 선인들처럼 동구리가 현대적 환경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02)733-8500. ■ Psychic Scope-이토 존+아오키 료코 12월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스페이스C. 최근 일본과 유럽, 미국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일본의 두 젊은 작가 이토 존과 아오키 료코 2인전. 섬세한 드로잉과 초현실주의적인 기법, 몽환적 시선으로 주변을 왜곡시켜 담아낸 자수 평면화와 페이퍼 드로잉, 영상 애니메이션 등 100여점을 선보인다.(02)547-9177. 클래식 ■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연주회 14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하는 모차르트 시리즈로 마술피리 서곡, 피아노 협주곡 제8번 C장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토 D장조 등을 들려준다. 피아노 김혁 김명선 바이올린 김선희 김정미 등.3만∼5만원.(02)399-1114. ■ 알렉상드르 타로 피아노 리사이틀 16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지난 5월 파리 샹젤리제 극장의 연주 이후 평단의 주목을 받은 신예인 타로의 독주회. 라모의 쳄발로를 위한 모음곡집, 라벨의 ‘거울’, 쇼팽의 왈츠곡 등.2만∼4만원.(02)751-9607. 연극 ■ 태 10∼19일 화∼금 7시30분·토 4시·7시30분, 일 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어린 조카를 내몰고 왕위에 오른 세조의 끝없는 권력욕과 비극적 역사에서도 핏줄을 이어가는 한국인의 생명의지를 전통미학으로 표현. 오태석 작·연출, 장민호 백성희 김재건 등 출연.2만∼3만원.(02)2280-4115. ■ 한국사람들 10∼19일 화∼금 8시, 토 5시, 일 3시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프랑스 작가 미셸 비나베르의 희곡을 무대화한 한불 합작극. 마리온 스코바르트·변정주 공동연출, 고기혁 서민성 등 출연.1만 5000∼2만원.(02)762-0810. 무용 ■ 아시아퍼시픽 발레페스티벌 9일 오후8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서울발레시어터, 상하이발레단, 홍콩발레단, 도쿄시티발레단 등 한중일 3국의 합동무대.2만∼7만원.(02)588-6411. ■ 현대무용단 탐 정기공연 13·14일 7시30분 서강대메리홀. 창단 25주년을 맞은 무용단의 정기공연. 정지영, 조은미, 김예림 안무작.2만원.(02)3277-2584. 뮤지컬 ■ 이 10일∼12월3일 화∼목 8시, 금∼일 3시·7시30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에 노래와 춤을 입힌 토종 뮤지컬. 영화를 빛나게 했던 광대들의 줄타기 대신 부채와 지팡이로 만들어내는 무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김태웅 작·연출, 최성원 금승훈 김법래 등 출연.3만∼6만원.(02)523-0986. ■ 아이두 아이두 14일부터 무기한 화∼금 8시, 토 4시·7시30분, 일 3시·6시30분 KT&G상상홀.20대 신혼기부터 70대 황혼기까지 50년에 걸친 부부의 희로애락 결혼 이야기. 뮤지컬배우 박해미가 제작 겸 주연을 맡았다. 설청일 연출, 양꽃님 김선영 등 출연.4만∼7만원.(02)334-5211.
  •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비라바드라아사나 III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비라바드라아사나 III

    이 자세는 비라바드라아사나I의 연속으로 균형감각을 길러준다. 1. 타다아사나로 선다. 숨을 들이마시며, 껑충 뛰어 두 다리를 120∼135cm 벌린다. 양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손바닥을 위로 쭉 뻗어 합장한다. 숨을 내쉬며, 몸통을 오른쪽으로 돌린다. 동시에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90도, 왼발은 오른쪽으로 70도 정도 돌린다(사진1). 2. 숨을 내쉬며, 몸통을 앞으로 구부리고, 가슴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둔다. 팔을 쭉 뻗어 손바닥을 합장한다. 이 자세를 유지하고 두 번 숨을 쉰다(사진2). 3. 숨을 내쉬며 동시에 몸을 약간 앞으로 굽히면서 왼쪽 다리를 들어 올리고, 오른쪽 다리를 막대기처럼 꼿꼿이 쭉 편다. 왼쪽 다리를 안으로 틀어 다리의 앞면이 마루와 평행이 되도록 한다. 고른 호흡으로 이 자세를 20∼30초간 유지한다(사진3). 4. 균형을 잡는 동안에 몸 전체(오른쪽 다리는 제외)는 마루와 평행을 유지해야 한다. 완전히 쭉 뻗어 있고, 곧게 편 오른쪽 다리는 마루와 수직을 이루어야 한다. 오른쪽 넓적다리의 뒷부분을 당기며 팔과 왼쪽 다리는 사람이 양쪽 끝에서 당기는 것처럼 뻗는다. 5. 숨을 내쉬며, 위의 1번 자세로 돌아간다. 왼쪽도 이 자세를 되풀이한다. 6. 초보자를 위한 단계: 벽면이나 싱크대 혹은 양손을 걸칠 수 있는 곳에 두 손을 얹고 두 발을 모으고 몸통은 바닥과 수평하게, 두 다리는 몸통과 직각으로 하고 두 팔을 쭉 뻗는다. 숨을 내쉬며, 왼쪽 다리를 들어올려 발목 부위를 의자 등받이 윗부분에 걸치며 자세를 유지한다. 머리는 정면을 향하며 고르게 호흡한다(사진4). # 효과: 복부 기관을 수축시켜 좋은 상태가 되게 하며, 다리의 근육을 더 아름답고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발바닥으로 확실히 서는 것을 배우게 되며, 복부의 근육을 안으로 넣고 심신에 힘과 민첩성을 가져다 준다. 이 아사나의 수행으로 조화, 균형, 평형, 힘을 느끼게 되며 더불어 몸가짐의 자세를 좋게 해 준다. 이는 균형적인 성장과 척추의 탄력성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 요가교실:야마(Yama, 전 인류에 공통되는 보편적 도덕률)와 니야마(Niyama, 계행에 의한 자기 정화)에 이어 요가(Yoga)의 세 번째 단계는 아사나(Asana), 즉 요가 자세이다. 아사나는 안정감, 건강, 수족을 가볍게 해 준다. 균형 있고, 기분 좋은 자세는 정신적인 평정을 가져다 주고, 마음의 변덕스러움을 자제하게 해 준다. 아사나는 단순한 체조가 아닌 요가 자세이다. 요기(Yogi)는 그의 육체를 경시하지 않으며, 단순히 완벽한 육체만이 아니라 감각, 마음, 지성과 정신의 완벽함을 함께 추구한다. 요기는 아사나의 수행으로 육체를 정복하여, 정신 수행에 적합한 수단이 되도록 한다. 그는 육체는 정신을 위한 필요한 도구임을 안다. *요가 보조 기구(큰 베개, 벨트, 목침 등)는 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자료제공: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 053)753-1737 www.iyengar.co.kr 아사나:김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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