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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적료 대비 EPL ‘최고 대박 영입’ BEST 5

    이적료 대비 EPL ‘최고 대박 영입’ BEST 5

    ‘8,000만 파운드(한화 약 1,600억원)의 사나이’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이적료가 연일 화제다. 그의 몸값은 지난 2001년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이 기록한 4,700만 파운드(약 940억원)를 가뿐히 뛰어 넘는 엄청난 금액으로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전망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호날두의 이적료는 관심이 대상으로 떠오른 상태다. 다소 엉뚱한 질문일 수 있으나, “1,600억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관련해 상품과의 가치 비교를 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생활 속에서 친숙한 물건 혹은 행위 등과 비교해 공감대를 얻고 있다. 싸이월드 도토리 16억개, 월드콘 1억 666만 6,666개, 라면 2억개, 무한도전 박명수 기습공격 9만 4117회, 아이팟 터치 32기가 31만 4341대, 프라이드 치킨 1142만 8571마리, 월드컵 8회 총 우승상금 등 다양한 비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호날두의 이적료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금액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 세계 이적료 TOP10 중 지안루이지 부폰(3,200만 파운드)과 호비뉴(3,250만 파운드)를 동시에 영입할 수 있으며,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거액을 주고 사들인 마이클 에시엔, 디디에 드로그바, 페트르 체흐, 플로랑 말루다의 이적료를 합친 금액보다 훨씬 많다. 그럼에도 구단들이 엄청난 이적료를 지불하고 선수를 영입하는 이유는 실력과 인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수로 하여금 구단의 성적을 올리고 동시에 마케팅을 통해 구단의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 영입에 그토록 집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값싼 이적료를 통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상 객관적인 비교가 될 순 없으나, 이적료가 반드시 선수의 실력을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님을 외치는 선수들이 있다. ‘산소탱크’ 박지성이 활약하며 축구 팬들에게 너무도 친숙한 프리미어리그 속 대박 영입을 들여다봤다. (* 순서는 순위가 아님을 밝힙니다.) 1. 에릭 칸토나 (Eric Cantona) 리즈 유나이티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료 : 120만 파운드(약 24억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영입한 역대 최고 선수 중 한명인 에릭 칸토나는, 9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전성기를 이끈 장본인이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용병으로도 뽑힌 그는 엄청난 ‘아우라’를 풍기며 잉글랜드를 점령했다. 리즈 유나이티드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칸토나는 놀랍게도 120만 파운드라는 헐값에 맨유에 입단했다. 감독과의 불화가 주된 원인이었으나, 무엇보다 퍼거슨의 선견지명이 칸토나라는 위대한 영웅을 탄생시켰다. 2. 패트릭 비에이라 (Patrick Vieira) AC밀란 → 아스날 이적료 : 350만 파운드 (70억원) ‘킹’ 티에리 앙리와 함께 아르센 벵거 감독이 만든 최고의 작품 중 하나다. 프랑스 AS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패트릭 비에이라는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을 거쳐 1996년 가을 350만 파운드에 ‘포병대’ 아스날의 일원이 됐다. 밀란에서 단 2경기 출전에 그쳤던 비에이라는 아스날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하며 훗날 아스날의 ‘무패우승’을 이끄는 등 마치 3,500만 파운드와 같은 활약을 펼쳤다. 3. 피터 슈마이켈 (Peter Schmeichel) 브론드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료 : 55만 파운드(약 11억원) 명장 퍼거슨 감독이 지난 2000년, ‘금세기 최고의 영입’이라고 밝힌 선수다. 바로 덴마크의 영웅이자 올드 트래포드의 수호신 피터 슈마이켈이다. 칸토나가 최전방에서 맨유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면, 골키퍼 슈마이켈은 최후방에서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 주었다. 특히 단돈 55만 파운드에 영입된 슈마이켈은 1999년 당시 아스날과의 FA컵 4강에서 데니스 베르캄프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맨유가 트레블(리그-FA컵-챔피언스리그)을 달성하는데 엄청난 공헌을 했다. 4. 콜로 투레 (Kolo Toure) ASEC 미모사스 → 아스날 이적료 : 15만 파운드(약 3억원)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콜로 투레는 ‘쇼핑의 달인’ 벵거가 역대 최저가로 영입한 선수이다.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대표팀 경기를 소화하던 투레는 벵거의 눈에 띄어 2002년 15만 파운드에 아스날에 입단했다. 입단 초기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그는, 오른쪽 풀백을 거쳐 2003/04시즌 아스날 수비진들의 노쇠화를 틈타 중앙 수비수로서 자리매김을 했다. 투레는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저평가 받는 선수 중 하나로 현재 ‘어린 포병대’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5. 니콜라스 아넬카 (Nicolas Anelka) 파리 생제르맹 → 아스날 이적료 : 50만 파운드(약 10억원) 벵거 감독의 니콜라스 아넬카 ‘장사’는 대박이었다. 벵거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던 17살 소년 아넬카를 단돈 50만 파운드에 영입한 뒤 2년 후 ‘과소비의 지존’ 레알 마드리드에 2,300만 파운드(약 460억원)를 받고 팔았다. 아넬카가 이처럼 2년 사이에 몸값을 46배나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보여준 실력 때문이었다. 맨유와 경기에서 첫 골을 터트린 아넬카는 이후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그해 아스날의 2관왕(리그-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스페인으로 떠난 아넬카는 맨체스터 시티, 페네르바체, 볼튼 등을 거쳐 현재 첼시에서 활약 중이다. * 박지성 (Park Ji-sung) PSV아인트호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료 : 350만 파운드(약 70억원) 이 밖에 맨유의 박지성 영입도 가격 대비 효율성에서 매우 성공적인 영입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04/05시즌 PSV아인트호벤의 챔피언스리그 4강행을 견인한 박지성은 2005년 여름, 퍼거슨 감독의 부름을 받고 350만 파운드(약 70억원)에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했다. 이후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를 비롯해 칼링컵, 챔피언스리그, FIFA 클럽 월드컵 등 다수의 대회에서 활약하며 우승에 일조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SPECIAL | 다리] 한강 다리가 없었다면 강남도 없었다

    [SPECIAL | 다리] 한강 다리가 없었다면 강남도 없었다

    어린 시절 미아리에 살던 나에게 한강 다리는 미지의 세계로 열린 문이었다. 한강 다리를 건널 일은 거의 없었으며 모든 일은 강의 북쪽에서 일어났다. 대부분의 회사가 종로나 명동 광화문의 서울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었으니, 단성사나 피카디리에서 영화를 보고 종로2가의 무아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무교동에서 낙지 안주에 소주를 마셨다. 봄에는 창경원(창경궁)으로 벚꽃 구경을 갔고 가을에는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 것이 데이트 코스였다. 서울은 한강의 북쪽을 의미했으며 강의 남쪽에도 사람이 살고 있을까 하고 생각될 정도였다. 실제로 강북 대 강남의 인구 분포가 1966년에는 82% 대 18%였다. 이때 사람이 건널 수 있는 한강 다리는 한강인도교와 양화대교 둘밖에 없었다. 그러다 1969년 제3한강교(한남대교)가 건설되면서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었다. 혜은이의 <제3한강교>가 인기를 끌었고 압구정동에 현대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강남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 이전까지 압구정동이나 말죽거리(양재동)를 아는 서울 사람들은 몇 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986년에는 53% 대 47%, 1991년 말에는 50.5% 대 49.5%가 되었고, 현재 강북 대 강남의 인구 분포는 약 50% 대 50%가 되어 있다. 이것은 곧 한강 다리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1970년대에 들어와 마포대교, 잠실대교, 영동대교, 반포대교, 천호대교, 성수대교가 건설되었고 1980년대에는 성산대교, 원효대교, 잠실전철교, 동호전철교, 동작전철교 등이 건설되었으며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서강대교, 청담대교 등이 건설되었다. 서울 한강 다리 21개 중 1970년대 이후 신설한 다리는 16개소나 된다. 현재 한강의 다리 수는 21개에 달한다. 다리가 늘어남에 따라 강남의 인구도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서울의 팽창은 한강의 다리 수와 비례했다. 30년 전 서울 사람이 한 달에 한두 번 한강 다리를 건넜다면 지금은 하루에도 서너 번 한강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빛의 축제’와 ‘밤하늘의 은하수’ 서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북한산과 한강이다. 세계 여러 도시를 다녀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서울만큼 산과 강이 좋은 도시가 없다고 한다. 서울을 빙 둘러싼 인왕산·북한산·도봉산·수락산·관악산과 서울을 관통해서 흐르는 한강은 서울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다. 흔히 가까이 있는 것은 그 소중함을 알기 어렵다. 서울의 산과 강이 바로 그렇다. 북한산은 세계 일류의 산이고 한강은 세계 최고의 강이라는 것을 정작 서울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 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가 멋있다 하나 한강의 다리들만큼 정겹지 않으며 파리의 퐁네프 다리가 유명하지만 한강의 다리들만큼 규모가 있는 멋들어진 다리가 아니다. 그동안 한강 다리가 인구 이동과 교통량 조절 등의 실제적 효과만을 고려했다면 2000년대 들어와서부터는 새로운 단장과 조명으로 예술적인 다리, 보기 좋은 다리로 거듭나고 있다. 2007년부터 3년간 진행해 온 서울시의 ‘한강 교량 조명 개선 사업’이 완료되면서 한강 다리가 서울의 야경을 주도하게 되었다. 노량대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원효대교, 양화대교, 가양대교, 성산대교 등 7개교의 조명이 2008년 2월 새로워졌으며, 2008년 말에는 천호대교, 잠실철교 등 신설 2개교와 올림픽대교, 동호대교, 성수대교, 한남대교, 반포대교, 잠실대교 등이 달라졌다. 서울시는 전문 디자이너들의 참여로 조명등을 백색이나 나트륨색으로 바꾸고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한강 다리의 야경을 볼거리로 만들었다. 한강대교 외 9개 교량 가로등을 도로만 균일하게 비춰주는 컷오프형 등기구로 바꾸고 조도는 22LUX에 맞추어 적은 전력으로도 경관조명을 돋보이게 개선했다. 동호대교는 열차가 지나가는 속도에 맞추어 측면 LED등이 점등되는 방식을 택했으며, 천호대교와 잠실철교는 에너지 효율성, 수명, 품질까지 갖추고 있는 CCL(Cold Cathode Lamp)램프를 설치하여 빛이 교량 측면에 비치도록 함으로써 은은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들도록 했다. 그리하여 새로이 단장한 한강 다리들은 멋진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잠실철교는 ‘빛의 축제’, 동호대교는 ‘세계 속의 한국’, 한강대교는 ‘하얀 바다’, 아차산 대교는 ‘밤하늘의 은하수’로 명명되었다. 다리가 세워질 때마다 과거는 단절된다 한강의 다리들이 조명을 새롭게 함으로써 서울의 야경이 좀 더 아름다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한강을 한강답게 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한강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답게 변할 수 있고 시민들과 아주 친숙하게 변할 수 있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교통량의 소통만을 위한 다리에서 아름다운 다리로 변모한 것은 일대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시민들이 걷고 싶은 다리, 친근함을 느끼는 다리로 거듭나야 할 때이다. 또한 자연과의 친화에도 좀더 적극적인 노력이 기울여져야 할 것이다.독일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강을 살리기 위해 과거에 미관을 위해 설치했던 콘크리트 구조물을 다시 철거하고 있다고 한다. 그 구조물이 수중생물과 하안생물의 교류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산란에도 도움이 되고 강물의 정화작용도 이루기 위해서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환경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전과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파헤쳐진 자연을 다시 원상태로 돌리는 것이 한강을 더욱 한강답게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리가 하나 세워질 때마다 과거는 하나씩 단절된다. 더 이상 나룻배는 존재하지 않으며 포구에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사라질 것이다. 다리가 세워지기 이전 강 저쪽의 세계는 아련한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강 너머에는 그리운 님이 살고 있을 것 같고, 강 건너에는 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수줍은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강 저쪽의 세계는 없다. 다리로 연결된 하나인 세상, 그리움은 문득 현실이 되고 현실이 된 그리움은 다리 위를 지나는 연인들의 드라이브길에서 실현된다. 글 김창일 ·사진 변영성
  • 한국인 의사 “옷·체구로 봐서 엄씨 맞다”

    한국인 의사 “옷·체구로 봐서 엄씨 맞다”

    예멘에서 지난 12일 실종된 국제의료봉사단체 단원 9명에 포함된 한국인 여성 엄영선씨가 15일 피살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외교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는데도 엄씨의 피랍 여부도 확인하지 못한 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주 예멘 대사관에서 사건이 발생한 사다에 근무하는 한국인 의사를 피살된 3명이 옮겨진 병원으로 보내 확인한 결과 옷과 체구를 통해 1명이 한국인으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시신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얼굴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최종 사실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시신이 옮겨진 병원으로 급파된 한국인 의사는 엄씨가 소속된 국제의료봉사단체인 ‘월드 와이드 서비스’ 소속으로, 평소 엄씨와 친분이 있어 옷과 체구를 통해 엄씨가 맞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처음에 사망자 3명이 모두 독일인이라는 당국의 통보가 있었는데 현지 한국인 의사를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는 사망자 중 한국인은 확실히 없다면서도, 사망자 발견 시간이나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멘 당국의 정보에만 의존하다 보니 3명 모두 독일인이라는 얘기만 듣고 한국인은 아니라고 확신한 것이다. 그러나 1시간 만에 사태는 비극으로 바뀌었다. 외교부는 사건 발생 하루 만에 대책반을 구성, 몇 차례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예멘 당국과 외신 등에만 의존해 사건 대응이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당국자는 “사건이 발생한 사다가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나 떨어진 곳으로 가는 길이 험해 영사를 파견하지 못했다.”며 “예멘 당국의 통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실종이 어느 무장단체에 의한 피랍인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엄씨가 언제 어디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는지 등도 파악하지 못하는 등 당국간 협조 및 정보력 부재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현지 조사를 통해 실종 과정과 피랍 여부, 피살 목적 등이 정확히 파악돼야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테러조직 ‘알카에다’ 등의 소행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당국자는 “테러단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어 납치라면 목적이 무엇인지, 피살 과정 등이 확실하지 않다.”며 “예멘 당국과 영국, 독일 당국 등과 긴밀히 협조, 사태를 계속 파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버지 “8월 초에 귀국한다 했는데…”

    예멘 북부 사다에서 피랍된 한국인 엄영선(34·여)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엄씨 집은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사망 소식이 알려진 오후 8시30분쯤 취재진이 엄씨 집 문을 두드리자 잠시 문을 열어 보던 엄씨의 여동생(31)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문을 굳게 닫았다. 엄씨의 여동생은 언니의 소식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들었다.”고 답했으나 현재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현재 엄씨 가족의 집에는 여동생만 머물고 있다. 앞서 사망소식이 전해지기 한 시간 전쯤 언론과 전화 통화를 한 엄씨의 아버지(60)는 “딸이 일주일 전쯤 안부전화를 걸어왔다.”면서 “그땐 8월 초에 귀국한다며 목소리가 괜찮았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후 엄씨의 아버지는 휴대전화를 꺼놓고 있어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국제의료자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 서비스’ 소속 단원인 엄씨는 동료 8명과 함께 지난 12일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사다 지역에서 산책을 나갔다가 실종됐으며 실종된 지 사흘 만에 7명이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김병철 유대근기자 kbchul@seoul.co.kr
  • 순례자 자처한 고 엄영선씨 블로그에 추모글 이어져

    순례자 자처한 고 엄영선씨 블로그에 추모글 이어져

     ”나라를 사랑하고, 타지에서 봉사하며 순례자임을 자칭하던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주님께서 기억하실 겁니다.”  예멘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테러단체에 납치돼 숨진 엄영선(34)씨의 블로그(blog.naver.com/blue751214)에 16일 네티즌들이 잇따라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나는 순례자, 여행하는 영혼(I am a pilgrim, a travelling soul!)’이란 대문 제목에 ‘막달레나’란 아이디로 블로그를 꾸려 온 엄씨는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블로그 메인 화면에 걸어놓았다.’우리는 자랑스런 조선인입니다.’란 제목으로 윤동주 시인의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란 시구를 적어놓았다.  또 최근에는 ‘루이스vs프로스트’란 책을 읽었다며 “최근 우리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자살’에 대한 신드롬(?)을 볼 때면 너무나 안타깝다. 자살을 부른 원인이 결코 그들 삶의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음을 짐작하고라도 그들의 문제에 대한 태도와 결정은 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가치관을 피력했다.  지난 1월 23일에는 예멘에서의 생활을 소개한 영문 포스트와 지프차에 올라탄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다.  엄씨는 “예멘에 지난 10월 도착해 세은이란 한국인 소년을 가르치며 네덜란드 하우스메이트와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달에 1~2건씩 외국인 납치가 일어난다. 예멘의 수도인 사나로 자주 여행하는데 그때마다 하느님께 보호를 청한다. 8월말에는 집으로 돌아가 연말에는 터키에 갈 계획이다. 아버지와 여동생의 건강을 빈다.”고 덧붙였다.  엄씨는 항상 납치의 위험을 걱정하고 대비했지만 테러 단체의 만행을 비껴가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2007년 6월에는 ‘한국 생활 적응하기’란 제목으로 “문화 충격에 대한 생각과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 가까이 공동체 생활을 해서 그런지 한국은 내가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랐던 당신의 수고로움을 우리는 이제서야 알았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한전선 계열사 5~8곳 판다

    빚이 많은 기업집단으로 꼽혀 구조조정이 한창인 대한전선그룹이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올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2011년까지 총 1조 5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15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에 따라 대한전선이 계열사와 부동산, 투자자산 등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 후보 계열사는 대한ST, 한국렌털, 트라이브랜즈, 대명TMS 등 5~8개사이다. 대한전선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능한 곳부터 우선 매각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했고 지난 3일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청약을 마무리했다.”면서 “앞으로 계열사나 자산 매각을 통해 추가로 현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인 여성 1명 예멘서 피랍

    한국인 여성 1명 예멘서 피랍

    예멘에서 한국인 여성 1명이 실종됐다. 지난 3월15일 예멘을 여행 중이던 한국인 관광객 4명이 폭발사고로 숨진 데 이어 예멘에서 3개월 만에 또 사고가 터진 것이다. 예멘정부는 “한국인 여교사 1명과 독일인 7명, 영국인 기술자 1명 등 9명의 외국인이 예멘 북서부 지역에서 시아파 반군에 납치됐으며, 납치된 이들은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4일 “12일 오후 4시쯤(한국시간 오후 10시) 예멘 수도 사나에서 200㎞ 북쪽에 있는 사다 지역에서 한국인 1명이 포함된 국제의료자원봉사단체 ‘월드 와이드 서비스’ 단원 9명이 산책 나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종자 중 한국인인 엄모(34·여)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월드 와이드 서비스’의 의료봉사자 자녀들을 가르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단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현재로서는 실종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다만 사다 지역의 치안이 불안하고 가끔 피랍사건이 일어나기 때문에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까지 이번 납치를 주도했다고 밝힌 단체가 없자 피랍자 가족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월드 와이드 서비스’는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봉사단체이다. 의료 및 가정교사 등 봉사활동을 벌이는 조직으로 알려졌다. 사다 지역의 ‘월드 와이드 서비스’에 종사하는 한국인과 가족은 모두 8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다 지역은 정부군과 반군 간 무력 충돌이 종종 발생하는 지역으로, 반군이 정부군에 보복하기 위한 테러 등도 빈번하다. 정부는 지난 3월 예멘테러가 발생하기 전부터 이 지역을 여행제한 3단계로 지정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반식 훈련’ 2주후 다이어트 효과 중국산 투시안경 사기 주의보 비뚤어진 자세, 질병 부른다 “김정운 16세때 사진 입수…가명 박운” 박지성 “2010년 나의 마지막 월드컵” 하반기 부동산시장 점검 5대 포인트
  • 콘도 당첨 미끼 ‘바가지 마케팅’

    콘도 당첨 미끼 ‘바가지 마케팅’

    “고객님, 축하드립니다. ○○콘도 5주년 기념 10년 회원권 증정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특별히 30분에게만 기회를 드리는데 관리비로 90만원만 내시면 10년간 이용이 가능하십니다.” 대단한 혜택이라도 있는 양 호들갑 떨며 걸려온 텔레마케터들의 호객전화. 처음에는 귀가 솔깃하다가도 좀 더 들어보면 결국 돈 내라는 얘기여서 불쾌감에 전화를 끊어본 적이 몇번씩은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소비자들을 우롱하며 장사를 해 온 텔레마케팅(전화 권유판매) 업체들이 대거 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창립기념 행사나 추첨이벤트 행사 등을 가장해 콘도 이용권, 어학교재, 인터넷서비스 등을 판매해 온 21개 텔레마케팅업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중 18개 업체는 검찰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들은 ▲콘도 이용권 판매 6곳(현대스카이리조트, 설악비치, 오션밸리, 현대경포콘도, 코레스코로하스, 신세계코리아) ▲어학교재 판매 11곳(케이지홀딩스, 에스엠교육닷컴, 티앤이, 유피에이, 시사피엔씨, 크레조인, 미니월드, 도서출판 한교, 중앙일보시사지지사, 멀티랭귀지코리아, 배제원) ▲초고속인터넷 판매 4곳(이앤원네트워크, 온파워아이엔티, 제이원정보통신, 티브로드기남방송)이다. 이들 중 일부는 공신력을 가장하기 위해 ‘현대’, ‘신세계’ 등 자사와 관계없는 대기업들의 이름을 사용했다.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업체가 18곳으로 가장 많았다. 계약 후 즉시 해지해 준다고 해 놓고 나중에 약속을 안 지키거나 이벤트에 당첨된 것처럼 속여 계약하는 경우, 사은품을 주는 것처럼 속이고 물건을 파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됐다. 공정위는 ▲사은품 제공이나 이벤트 당첨을 내세우면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하며 ▲말로 ‘무료’, ‘보장’ 등을 밝혔으면 이를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절대로 신용카드 번호를 전화상으로 알려 주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문의 공정위 특수거래과(02-2023-4339).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반식 훈련’ 2주후 다이어트 효과 중국산 투시안경 사기 주의보 비뚤어진 자세, 질병 부른다 “김정운 16세때 사진 입수…가명 박운” 박지성 “2010년 나의 마지막 월드컵” 하반기 부동산시장 점검 5대 포인트
  • 마셨다하면 홀랑 벗는 사나이

    마셨다하면 홀랑 벗는 사나이

    D=술만 마시면 옷을 홀랑 벗어 던지고 행패를 부리는 몹쓸 놈의 술버릇도 다 있더군. 11일 동대문경찰서에 폭력혐의로 구속된 신(申)모씨(36·동대문구 신설동) 이야기인데 이 친구 지난 10일 밤 10시쯤 파출소장이 동네청년들을 모아 놓고 교양강좌를 벌이고 있는 동사무소에 뛰어들어 역시 옷을 벗어던지고는『먼저 소장은 사람이 그럴 수 없이 좋았는데 지금 소장은 XX이다』라며 예의 주정을 부리다 철장신세를 지게 됐어. B=화약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든 격이군. D=경찰에 잡혀온 신씨『술을 마시고 한 일은 전연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동네사람들은 그가 행패를 부리면 『술 마시면 저런 친구려니』하고 아예 제쳐 놓았던 모양이야. 조서에 적힌 주정만 하더라도 6월 10일에는 대낮에 이웃구멍가게 앞에서 나체「쇼」를 벌이며 소주를 공짜로 달라고 행패했고, 8월 8일 밤 10시 30분쯤에는 공동수도장에 나타나 물 길러온 부녀자가 5~6명이나 있는데도 역시 발가벗고『물값을 너무 많이 받는다』고 트집, 관리인 김모씨(51)에게서 돈 5백원을 받아 갔는데 김씨는 그전에도 그에게 담배 20여갑을 사준 것으로 돼 있더군. [선데이서울 72년 8월 27일호 제5권 35호 통권 제 203호]
  • [깔깔깔]

    ●현명한 임금님 어느 날 임금님이 감옥을 방문해 죄수들에게 왜 잡혀 왔느냐고 물었다. “저는 죄가 없는데 잘못된 재판으로 왔습니다.” 다음 죄수도 “저도 잘못된 재판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99명에게 물었지만 대답이 똑같았다. 마지막 100번째 죄수에게 물었다. “너는 왜 잡혀 왔느냐?” “저는 약탈과 살인을 해서 잡혀 왔습니다.” 그러자 왕이 말했다. “여봐라, 이 사나이를 석방시켜라! 다른 죄수들이 물들라!” ●유머 퀴즈 1. 단골이 전혀 없는 장사꾼은? 장의사. 2. 왼쪽에 서면 좌익, 오른쪽에 서면 우익, 앞에서면 선동세력, 뒤에서면 배후세력, 그럼 가운데 서면? 핵심세력.
  • [사설] 음주 감추려 초등생 쏴 죽인 인면수심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려 초등학생에게 공기총을 난사해 숨지게 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광주에서 40대 남자가 술에 취해 몰던 자신의 승합차에 치인 어린이를 유기하려 차에 싣고 이동 중 사냥용 공기총 6발을 무지막지하게 쏘아댄 사건이다. 면허 취소된 상태에서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되면 중형을 받을 것을 걱정해 저지른 짓이라고 한다. 그 무자비한 야만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지고 인심이 사나워졌다지만 어떻게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 어린 몸에 총을 쏴댈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사건을 저지른 범인은 어린이를 살해해 계곡에 유기한 뒤 내연녀를 만나 태연하게 범행사실을 들먹거렸다고 한다. 양심과 인륜을 저버린 일그러진 어른들의 적나라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린이의 목숨을 무지막지하게 앗아간 인면수심은 엄하게 처벌받아 마땅하다. 졸지에 죽임을 당한 초등학생은 태권도학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내고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발을 동동 굴렀지만 결국 범인은 내연녀의 경찰신고가 있고서야 덜미를 잡혔다. 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있는지 짚어봐야 할 것이다. 방과후 어린이들의 안전에도 더욱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흉포한 사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범인은 평소 사냥을 위해 갖고 다니던 공기총을 범행에 썼다고 한다. 총기 밀매매와 불법유통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총기 단속과 관리 점검에 허점이 없는지도 세밀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다.
  • [길섶에서] ‘죽었단 말 없다’ /송한수 체육부 차장

    “공부하다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언젠가 한 시의원이 이 한마디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놨다. 특목고를 늘리니 뭐니 해서 가뜩이나 시끄럽던 그 무렵, 그는 단숨에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신문과 방송에서 뉴스란 뉴스라고는 죄다 장식했다. 아이들이 죽도록 공부에 매달리더라도 규제를 철폐하는 게 맞다는 세상이니, 이래저래 학원수업을 24시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아예 현실을 인정하자는 뜻일 게다. 그리고 곧장 누리꾼들에게 사냥감이 됐다. 교육 관련 상임위원장이던 그의 말은 언뜻 옳은 듯해도 회초리를 맞아야 싸다. 크든 작든 한 집단의 지도자라면 어떤 세상이 아름다울지 고민해야 한다. 좀 생뚱맞을까. 어언 30년간 한국에서 가장 빨리 달린 사나이로 이름을 올린 ‘말구씨’를 만났다. 그는 100m 선수가 레이스 도중 숨을 세 차례 나눠 쉰다는 한 보도를 놓고 “그래선 절대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 제발 내 기록을 깨달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숨을 좀 쉬지 않는다고 죽는 건 아니잖아요.” 송한수 체육부 차장 onekor@seoul.co.kr
  • 관타나모 안과 밖 어느 쪽이 惡할까

    관타나모 안과 밖 어느 쪽이 惡할까

    미국은 1898년 스페인과 전쟁을 벌이던 중 160㎢ 면적의 쿠바 관타나모를 해외기지로 차지했다. 1903년부터 매년 일정액을 주는 조건으로 쿠바 정부로부터 기지를 빌렸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가 단절된 뒤에도 관타나모는 계속 미국의 관할로 유지됐다.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관타나모 수용소를 아프가니스탄에서 잡은 사람들을 억류하는 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현상금에 희생당한 수감자들 관타나모 수용소는 세계의 관심사이다.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온갖 가혹 행위가 자행되면서 ‘21세기의 홀로코스트’, ‘인권 유린의 상징’이라는 악명 높은 별칭까지 붙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관타나모 수용소를 1년 내에 폐쇄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수감자들이 정식 재판을 받도록 했다. 지난 9일에는 관타나모 수감자가 처음 민간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형태를 알 수 없는’ 미국의 안보를 주장하는 공화당은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과연 관타나모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전 국방부 장관 도널드 럼즈펠드의 말처럼 이곳의 수감자들은 ‘최악 중의 최악인 자들’인가. 파시툰계 이민 2세인 저널리스트 마비시 룩사나 칸은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이원 옮김, 바오밥 펴냄)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고, 알 기회도 없는 관타나모의 속살을 까발린다. 2005년 마이애미대 로스쿨에 다니던 칸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미국의 건국 정신과 법적 정의에 상반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알고 통역봉사를 자원해 관타나모 수용소를 접하기 시작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악’이라고 해도 무방한 사람도 있다. 9·11테러를 주도한 칼레드 셰이크 모하메드와 예메니 람지 비날시브, 1999년 요르단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기말 폭탄테러를 기도한 아부 주바이다 등이다. 그러나 수감자들의 단 5%만이 미국 정보 당국이 직접 체포한 이들이고, 대부분은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조직원을 신고하면 주는 5000~2만 5000달러 현상금의 희생양이다. 아프가니스탄 가르데즈의 명망 있는 가문 출신의 소아과 의사 알리 샤 무소비는 조국 재건을 위해 망명생활을 끝내고 조국으로 갔다가 탈레반과 협력하고 반군에 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최고령 수감자 하지 누스랏 칸은 위험한 존재이기는커녕 보행기가 없으면 움직이지도 못한다. 알자지라 방송의 카메라 기자 사미 알 하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인터뷰해 부시 정부의 눈 밖에 나 이곳에 잡혀 왔다. 9·11테러 이후 탈레반의 기자회견을 주재하던 전 탈레반 대사 압둘 살람 자이프도 이곳을 거쳐 갔다. ●구타와 고문…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관타나모 수용소는 이들에게 일련 번호를 붙여 놓고, 물건 취급을 하며 구타와 고문을 일삼는다. 그러나 이들은 몇 년 동안 보지 못한 자식들의 모습을 담아온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은혜를 잊지 않겠다.”면서 눈물을 흘리고, 어린 딸이 빽빽하게 적은 편지를 보고 또 보는, 그저 누군가의 가족이고, 아버지이며 찾고 싶은 아들일 뿐이다. “관타나모만에 도착하면 ‘자유를 수호하는 명예’라는 글귀가 새겨진 커다란 명판이 사람들을 맞는다. 나는 그것을 볼 때마다 저 거대한 시설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명예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는지, 혹은 자유가 미국인만의 권리가 아니라 보편적인 권리일 수 있다는 개념을 갖고 있는지 늘 궁금했다.”(215쪽) 칸의 목소리는 수감자들이 모두 무고하다는 ‘순진한 주장’이 아니다. 인권과 자유를 위한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주장’이다. 책은 수감자들 이야기 사이에 관타나모 수용소의 통관 수속, 기지 본부와 수용소 캠프 등 전체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보여 준다. 또 무소비, 칸 등 몇몇 석방된 수감자들과의 감격적인 재회를 그린 에필로그도 담겨 있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등대와 별/유용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등대와 별/유용선

    등대와 별/유용선 내 기억 속에 다만 요약으로 남아있는 한 편의 시 캄캄한 바다 위 사나운 파도에 부서진 배 한 척 나뭇조각을 붙든 한 사람 파도는 사그라지고 유난히 반짝이는 불빛 하나 등대가 있는 저곳으로 사람의 마을이 숨 쉬는 저곳으로 마침내 새벽은 밝아왔으나 등대는 어디에도 없었네 멀리 수평선 위 홀로 빛나는 별 한 채 이젠 시인의 이름을 잊어 이젠 시의 제목도 잊어 내 기억 속에 다만 함축으로 남아있는 生의 비밀
  •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의사나 변호사가 진료나 변론을 탈법적으로 하면 강제폐업을 당하거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그뿐인가. 그 정도가 심하면 신체적으로도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기자가 몰래카메라를 사용하거나 비합법적인 취재로 부정부패를 폭로하면 벌을 받는 시늉은 잠시, 그는 곧이어 대중의 뜨거운 사랑과 함께 퓰리처상까지 받게 된다. 저널리즘의 세계다. 널리 알려진 미국 대학의 언론학 교재속에 나오는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싸고 언론책임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이번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주된 책임으로 검찰(56%)과 언론(49%)을 꼽았다. 취재보도 윤리가 논란의 핵심이다. 취재보도 윤리는 크게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공리주의 원칙(Utilitarian Principle)과 의무의 원칙(Duty-Based Principle)이다. 공리주의는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등에 의해 제기된 이래 취재보도의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사상적 배경으로 이용되어 왔다. 공리주의 입장은 행위의 윤리성에 대한 옳고 그름은 그 행위의 결과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에 기여하는가에 기초한다. 좋은 결과가 나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The End Justify, The Means)고 보는 시각이다. 노 전 대통령 관련 검찰수사 보도도 여기에 기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공리주의 원칙은 명확하고 완벽한 윤리기준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고 주장하지만 도대체 누가 최대다수를 정확하게 짚어 낼 것이며 또한 최대의 행복이 실제로 보장되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덧붙여 소수의 행복은 늘상 다수의 행복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 숙제다. 공리주의 원칙의 근본적인 한계다. 공리주의 원칙의 대척점에 있는 주장이 의무의 원칙(Categorical Imperative)이다. 이마누엘 칸트의 도덕철학에 기초한 윤리관으로 모든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면 남을 속이거나 사칭하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므로 절대로 그러한 행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리주의처럼 행위의 결과가 어떠한가를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사저 건너편 언덕에 진을 치고 밤낮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이 하는 인권침해성 취재행위는 정당한 절차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인들은 윤리적 절대성을 강조하는 의무의 원칙에 대해 융통성 없고 비현실적인, 한마디로 세상물정 모르는 주장으로 애써 무시한다. 특히 의무의 원칙을 따를 경우 취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저녁 뉴스시간, 탈법적인 성격의 몰래카메라가 들추어 낸 부정과 불법사례를 보며 쾌감을 느끼며 아무도 그 수단에 대해 문제삼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 그것도 바위산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일은 한국 현대사회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회전반에 전대미문의 상황을 야기했으며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언론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컵라면으로 삼시 세끼를 때우고, 빗물에 빨래하고 샤워하다 보니 피부병에 걸렸다.’ 봉하마을에 한달여 ‘뻗치기 취재’를 하고 온 취재기자들의 고생담이다. 무엇 때문에 문명시대에 그 같은 ‘개고생’을 했는지,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안보리 北제재 결의안] 日, 대북수출 전면금지 추진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는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를 위한 결의안이 합의되자 곧바로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추가제재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일본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 독자적인 추가제재 카드를 검토하면서 안보리의 결의를 기다려 왔다. 실질적인 제재의 명분을 갖추기 위해서다. 일본은 결의안에 대해 “강력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환영했다. 특히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 채택한 결의 1718호보다 선박 검사와 금융제재 등의 내용이 적시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일본은 북한의 추가제재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할 태세다. 일단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된 물자와 사치품 등으로 한정됐던 수출금지 대상을 모든 품목으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면적인 수출금지다.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수입금지라는 대북 제재가 시행되는 만큼 추가 제재가 확정되면 북한과의 무역은 완전히 중단된다. 다만 북·일의 무역액은 지난해 기준 8억엔(약 100억원) 규모에 불과, 북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 같다. 때문에 상징적 의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또 북한에 들어갈 때 신고해야 하는 엔화(30만엔 이상)의 소지와 관련해 금액을 속이거나 수출입 금지대상의 기술이나 물품을 거래하다 적발된 재일 외국인에 대해서는 재입국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재일 외국인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겨냥한 조치다. 북한과 연루된 테러자금의 동결과 자금세탁의 차단 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나아가 결의안에 포함된 공해상의 화물검사를 위해 국내법 정비도 서두를 방침이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이날 “현행법으로는 화물검사라는 유엔의 요청에 따를 수 없다.”면서 “국회 회기중에 법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에서 자위대나 해상보안청이 화물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경우는 범죄수사나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변사태’, 무력공격을 받을 때 등으로 제한돼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주변사태에 해당하지 않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강력하게 협력을 요청하기로 했다. hkpark@seoul.co.kr
  • ‘당사자 본인 확인제’ 도입 제안

    정부가 인감제도 폐지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11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과 함께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학계와 법조계, 공무원 등 150여명이 참석하는 ‘인감제도 개편방안 공청회’를 개최한다. 그동안 인감제도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논의 단계에서 무산됐고,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청회 발제자로 나서는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감제도의 대안으로 ‘당사자 본인 확인제’ 도입을 제안할 예정이다. ‘당사자 본인 확인제’는 변호사나 법무사, 행정사 등 자격사가 등기 및 소송 등의 업무를 대리할 때 거래 당사자 본인 여부를 신분증 등을 통해 책임지고 확인하는 제도다. 금 연구원은 또 현재 지문만 기입돼 있는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등에 자필서명을 추가하면 인감 대용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상당수 국가는 은행거래나 부동산 거래시 신분증에 기재돼 있는 서명과 본인의 서명을 대조해 신원확인을 하고 있다. 행안부는 금 연구원이 발표를 마치면 공청회에 참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인감제도 개편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다음달 말로 예정된 대통령 주재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보고해 법제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행안부에 따르면 인감증명은 지난해 말까지 총 4846만 2700통이 발급됐으며, 인감제도 유지를 위해 연간 5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또 지난 2004~2007년 인감사고 발생건수는 773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인터넷이 휴대전화로 ‘쏘~옥’

    인터넷이 비좁은 휴대전화 액정화면 속으로 속속 들어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폐쇄적으로 운영했던 모바일 인터넷망을 개방하기 시작했고, 포털들은 휴대전화에 알맞은 ‘가벼운’ 웹사이트를 만들고 있다.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어 KT의 무선인터넷 접속경로 개선 이행계획을 승인했다. 접속경로 개선은 KT-KTF 합병 인가조건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KT는 무선인터넷 접속 최초 화면에 주소 검색이 가능한 ‘주소검색 창’을 구현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바로가기 아이콘을 생성시킬 예정이다. 기존 단말기는 3개월 안에, 신규 단말기는 9개월 이내에 접속체계 변경을 완료해야 한다.SK텔레콤도 지난해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무선인터넷망을 개방했고, 이달 출시되는 신규 단말기부터 모바일인터넷에 접속하면 최초 화면에 주소검색창이 뜨고, 원하는 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그동안 이통사 모바일인터넷은 네이트(SKT)나 매직엔(KT) 등 각 사의 내부 포털로 연결돼 외부 사이트로 찾아 들어가는 게 어려웠다.망 개방으로 접속이 편리해지면 이통사나 포털에 종속됐던 중소 콘텐츠 생산업체(CP)들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이용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모바일 콘텐츠 유통채널 다양화, 온라인 직거래장터 활성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모바일 인터넷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포털들도 휴대전화 풀브라우징 서비스에 적합한 전용 웹사이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풀브라우징은 웹사이트를 휴대전화에서도 컴퓨터에서 사용하던 그대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네이버는 이달부터 휴대전화의 작은 화면과 낮은 해상도에 적합한 ‘모바일 웹 전용서비스’(http://m.naver.co m)를 시작했다. 초기화면에 검색과 블로그, 카페, 뉴스, 메일 등 이동 중에도 선호도가 높은 서비스를 배치했다. 지난해 9월 최초로 모바일 전용 웹페이지를 선보인 파란은 초기화면 접속속도를 2초대까지 높인 ‘파란미니’(mini.paran.com) 서비스를 내놓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회원을 모바일인터넷에서 흡수하기 위해 ‘미니싸이월드’(mini.cyworld.com)를 개설했으며, 다음도 휴대전화 이용에 따라 웹페이지의 가로·세로가 자동 전환되는 ‘모바일 다음’(m.daum.ne t)을 내놓았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팍팍한 살림이지만 훈테크로 훈훈하다

    팍팍한 살림이지만 훈테크로 훈훈하다

    팍팍한 경제형편 속에서도 ‘훈테크’가 뜨고 있다. 훈테크란 ‘보고만 있어도 훈훈해진다’는 훈남, 훈녀(인터넷 은어)란 단어에 재테크를 합친 금융권 신조어다. 나를 위한 재테크를 하면서 남도 돕는 착한 금융상품을 말한다. 연말연시 이벤트성 단기 상품이 아닌 당당한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외환은행의 KEB나눔예금은 고객에게 금리우대와 봉사활동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수익의 일부를 기부금으로 출연하니 훈테크의 대표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올 들어 3억원을 나눔재단에 전달했다. 특히 원하는 고객에겐 국내 밥퍼봉사나 해비타트 집짓기 외에도 해외 재해지역 복구활동과 집수리 등의 기회를 제공했다. 카드 포인트를 통한 기부 기회도 열어놨는데, 보람도 실하다.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이 적립해 준 기부포인트로 현재까지 심장병을 고친 어린이는 49명이나 된다. KB국민은행도 공익상품으로 최근 KB주니어스타적금을 내놓았다. 기본적으로는 자녀의 미래를 위한 장기목돈 마련 저축의 성격을 띤다. 하지만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는 고금리 상품으로 변신한다. 사랑나눔이율이란 이름으로 기본금리에 연 0.5%포인트 이자를 추가로 얹어주기 때문이다. 앞서 출시된 캥거루 통장은 훈테크의 원조격이다. 자녀가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약 20년간 각종 위험에 대한 상해보험을 무료로 들어준다. 저소득층 난치병 어린이 환자를 위해 고객과 은행이 계좌당 1000원 이상을 기부금으로 조성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상품들도 있다. 우리은행은 환경운동에 동참하고 수수료도 면제받는 ‘저탄소 녹색통장’을 판매 중이다. 판매수익금의 50%를 환경을 위한 저탄소 사업에 기부하는데, 혜택도 많아 인기가 높다. 자동화기기 인출과 타행 이체수수료,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등의 수수료는 50%까지 면제해준다. 서울시 승용차요일제나 탄소마일리지제에 참여하는 고객에게는 전액 면제해준다. 판매 5개월 만에 18만 4000명이 가입했으니 은행으로선 공익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지난해 출시된 ‘마미(Mommy)안심(安心)예금’도 마음 씀씀이가 훈훈하다. 아이의 실종을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해 자녀의 지문과 보호자의 긴급 연락처를 등록,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관리해주는 상품이다. 농협은 이웃사랑과 독도사랑을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행복한 대한민국’ 통장을 내놨다. 총 판매금액의 0.1%를 기금으로 조성해 저소득층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쌀과 김치를 나눠준다. 또 일부 수익금은 동해 해양자원 연구와 독도 영유권 역사 연구,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대응한 캠페인 등을 지원하는 데 활용한다. 같은 이름의 카드도 나왔다. 국경일에 국내 신용판매 이용금액의 5~10% 할인, 공휴일과 기념일에는 국내 신용판매 이용금액의 0.5~1.0%를 적립해준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6개 은행과 2개 은행 관련 기관에서 새로 출시한 훈테크 신상품은 모두 96종에 이른다. 2007년 37종에 비해 2.6배나 증가했다. 사회공헌에 쓴 돈도 늘었다. 은행 등은 지난 한 해 동안 사회공헌 활동에 총 4833억원을 지원했다. 전년보다 23%나 늘어난 규모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기획사 허락 없인 은퇴도 못하는 연예인

    기획사 허락 없인 은퇴도 못하는 연예인

    소속 기획사의 허락 없이는 아무리 힘들어도 쉬지 못하고, 은퇴도 자기 맘대로 하지 못하는 부당한 연예인 전속계약의 실태들이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개 중소형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 230명의 전속계약서를 조사한 결과 230명 모두에게서 각 1건 이상의 불공정 계약 조항이 발견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나친 사생활 침해, 직업 선택의 자유 제한, 연예활동 일방적 통제, 기획사 홍보활동 강제 및 무상 출연, 사전 동의 없는 전속계약 양도 등 8개 유형 91가지 내용이 적발됐다. 조사 대상 업체는 IJ엔터테인먼트, 화평엔터테인먼트, 스타제국, YG엔터테인먼트, DY엔터테인먼트, 바른손엔터테인먼트, 휴메인엔터테인먼트, 이야기엔터테인먼트, 심엔터테인먼트, KN엔터테인먼트, GTB엔터테인먼트 등이다. 13개사는 불공정 조항을 스스로 시정키로 했고 6개사는 공정위가 이달 말까지 제정할 연예인 전속계약 표준약관을 도입하기로 했다. 가장 흔한 불공정 조항은 ‘분쟁이 발생할 경우 기획사의 소재지 관할 또는 서울지방법원, 민사지방 법원 등에서 이를 조정한다’는 것으로 전체의 91%인 209명의 연예인이 여기에 해당됐다. 이어 ‘연예인은 계약기간 중 기획사의 허락 없이 활동을 중지하거나 은퇴할 수 없다’(71명, 31%), ‘연예인은 자기 위치를 항상 기획사에 통보한다’(64명, 28%), ‘연예활동의 기획, 내용, 장소, 보수 등은 기획사가 결정한다’(55명, 24%) 순이었다. ‘기획사가 연예인의 사생활, 건강, 예절, 복장, 교육 등에 관한 조정권과 의무를 갖는다’고 포괄적인 인신구속성 계약을 한 연예인도 17명이나 됐다. 연예기획사 홍보를 위한 광고 및 홍보물에 보수 없이 출연할 의무가 있고 기획사나 그 계열사가 주관하는 행사에 횟수에 상관없이 무상 출연해야 한다는 조항도 20여건이었다. 연예인의 사전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계약당사자의 지위를 양도할 수도 있다는 내용도 많았다. 공정위는 이달 말까지 표준약관을 제정해 업계에 보급할 계획이다.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노예계약서’ 파문이 일자 한국연예제작자협회와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가 지난 4월17일 표준약관을 심사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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