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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년 내내… 지자체, 감사 받다 날 샌다

    일년 내내… 지자체, 감사 받다 날 샌다

    올해 광주광역시는 역사상 가장 많은 감사에 시달리고 있다. 총인시설 입찰비리 등 대형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중앙부처 감사를 받았다. 올 초부터 무려 33차례의 크고 작은 감사가 이어졌다. 현재도 감사원 종합감사가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감사를 받는 공무원의 피로도 역시 최고에 달했다. 시의 한 사무관은 “하루 건너 이어지는 감사 때문에 고유 업무는 대충 처리하기 일쑤였다.”며 “각종 감사 자료를 만들기 위해 주말과 휴일, 야간 근무가 되풀이되면서 건강상에 문제가 발생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선거·잇단 비리증가… 공직기강 강화 전국 자치단체들이 ‘감사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지자체들은 국회, 총리실, 감사원, 행정안전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힘 있는 기관의 잇따른 감사와 공직감찰로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고유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합동감사, 정기감사, 특정감사, 테마감사, 공직감찰과 신고사항처리감사 등 감사의 종류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 때문에 지자체 공무원들은 연중 내내 감사에 시달린다는 말도 나온다. 전북지역의 경우 올해 도와 14개 시·군에 대한 감사가 무려 200여회에 이른다. 전북도 22회, 전주·정읍시 각각 15회, 부안군 14회, 고창·순창군이 각각 13회의 감사를 받았다. 이는 예년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감사원의 특정감사와 2년마다 실시되는 정부합동감사, 여수시 공무원 공금 횡령 이후 실시된 서해안권 감사 등으로 지친 전북지역 공무원들은 “감사가 없었던 날이 하루도 없었을 정도”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울산시도 본청·사업소·구·군 등이 자체 감사 12회와 감사원 기관운영감사 1회·사안별 수시감사 11회, 행안부 수시감사(감찰) 5회 등 모두 30회 감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감사를 받으려면 최소한 1주일, 정기감사는 한 달 정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감사가 이어지다 보니 사실상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실토했다. 특히 사업분야 공무원들은 정기감사뿐 아니라 사안별 감사도 많아 제대로 업무를 추진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한번 받은 감사를 여러 기관에서 중복해 반복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충북도 공무원들도 “1년 내내 감사를 받는 것 같다.”며 잦은 감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충북도는 올해 2월 22일부터 3월 9일까지 정부 합동감사를 받은 데 이어 10월에는 국정감사를 받느라 죽을 맛이었다. 투융자심사나 산업단지 조성 등 특정분야를 정해 진행되는 감사원 감사는 7차례나 받았다. 최근에는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중복 많고 휴일근무 다반사” 불만 토로 충북도 감사자문위원회 남기헌(충청대 행정학과 교수) 위원장은 “지자체 업무를 중앙부처 감사대상, 감사원 감사대상, 자체감사 대상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방법이 어렵다면 감사자료를 공유해 부족한 부분만 추가로 감사한다면 피감기관들의 업무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올해 지자체에 대한 감사가 유난히 많은 이유는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 정부가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감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선 지자체에서 각종 비리와 비위사건이 많이 발생한 것도 감사가 늘어난 주요인이다. 한 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났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이 연중 감사가 실시되다 보니 무리한 감사로 인한 공무원들의 반발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행안부 합동감사에 대해 6건, 도의 종합감사에 대해 13건 등 모두 19건의 재심의 요청이 제기됐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꼬리 무는 비리검사… 서울중앙지검장 책임론 확산

    꼬리 무는 비리검사… 서울중앙지검장 책임론 확산

    검찰에 악재가 또 터졌다.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부장검사의 문어발식 금품 수수, 초임 검사의 ‘성(性) 스캔들’에 이어 핵심 요직으로 통하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들이 자신이 맡고 있는 사건의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알선하는 브로커 행세를 했다. 검찰은 망연자실했다. ‘검란’(檢亂)으로 불명예 퇴진한 한상대 검찰총장에 이어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매형의 로펌에 사건을 알선한 것으로 드러난 박모 검사에 이어 피의자를 과거 검찰 동료였던 변호사와 연결시켜 준 A검사까지 감찰을 받게 된다면 지난달 5일 김광준 부장검사를 시작으로 7명의 검사가 감찰본부의 조사나 수사를 받는 꼴이 된다. 이런 가운데 검찰 내에 ‘브로커 검사’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감찰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소속이던 2010년 정해진 용도 이외의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해 이득을 챙긴 혐의로 서울 강남 등지의 성형외과·산부인과 의사 5명을 기소했다. 박 검사는 기소된 의사 중 김모씨를 매형인 김모 변호사가 속한 A법무법인에 소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재판에서도 김씨의 변호는 A법무법인의 변호사들이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피의자 김씨로부터 알선료 명목으로 1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본부는 “박 검사 본인이 사건 알선의 대가로 직접 금품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만일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검찰의 도덕성은 곤두박질할 수밖에 없다. 강력부가 벌여 온 대대적인 경찰 사정 작업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강력부는 지난해부터 ‘룸살롱 황제’ 이경백씨 사건, YTT 등 강남 일대 대형 유흥업소와 경찰의 유착을 수사하며 비리 경찰들을 줄줄이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검찰 안팎에선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강력부가 경찰의 도덕성을 문제 삼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최 지검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지검장은 내곡동 사저 의혹 부실 수사 등으로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으로부터 거센 퇴진 압력을 받아 왔다. 한 총장이 퇴임한 마당에 최 지검장마저 사퇴할 경우 검찰 수뇌부가 일거에 공백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한 총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내부 적과의 전쟁, 즉 우리의 오만과의 전쟁에서 졌다.”면서 “(검찰이) 과도한 힘을 바탕으로 한 오만불손함을 버리고 국민을 받드는 사랑과 겸손의 길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이 지난달 30일 낸 사표는 이날 반려됐다. 최 중수부장은 감찰 조사 뒤 거취를 밝힐 계획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믿음은 과연 합리적이고 우월한 것일까

    인간은 누구나 믿음을 갖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특정 사상과 철학에 대한 신념이건 절대자·초월자에 대한 철통 같은 신앙이건, 특정 정파를 향한 굽히지 않는 지지이건 그 믿음은 대부분 ‘나의 결정이 옳고 다른 것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에 바탕하고 있다. 그런데 따져보면 ‘나’의 믿음이 가장 합리적이고 흔들릴 수 없다는 주장은 어찌 보면 ‘위험한 편견’의 고착일 수 있다. 과연 믿음은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그렇게 합리적이고 우월한 것일까. 많은 인지과학자는 믿음의 현상을 뇌와 마음의 산물이며 ‘믿고 싶은 것’에 대해 끊임없이 정형화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어떤 이는 맹목적인 믿음의 위험성을 지적해 현실을 제대로 깨닫는 게 중요함을 역설하기도 한다. ‘믿음의 탄생’(마이클 셔머 지음, 김소희 옮김, 지식갤러리 펴냄)은 그런 인지과학의 입장에서 믿음이 뇌와 직접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추적한 이론서로 눈길을 끈다. 책을 관통하는 믿음의 이론은 이렇다. ‘인간은 각종 일상적이거나 비정상적(초월적)인 현상에서 자기 나름대로 일종의 패턴을 찾거나 부여한다. 그리고 그것을 어떤 행위자가 특정한 이유에서 일으켰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현상을 미리 어떤 방향으로 믿고 나서, 그 틀에 근거해 현상을 지각하고 이해·사고하려 들며 그 과정을 뇌의 신경적 생물학적 작용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믿음이 우선이고 그 믿음에 대한 설명이 뒤를 따른다는 주장이다. 저자가 특히 주목한 믿음의 단초는 뇌 속에 흘러다니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다. 저자에 따르면 도파민은, 강화되는 행동은 무엇이든 반복하려는 과정을 거치며 뇌에게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신체에 지시하는 물질이다. 즉 도파민의 분비도 정보의 한 형태로, 유기체에 ‘그것을 다시 하라.’는 메시지이다. 사람이 그 행동을 할 때마다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고 행동-강화-행동의 순서로 반복될 수밖에 없는 과정을 거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그런 관점에서 믿음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흥미롭다. 특별한 경험을 하고 난 뒤 초과 학적인 현상을 믿게 된 두 명의 신도와, 거꾸로 회의주의자가 된 저자 자신의 사례 비교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과학주의 운동의 본거지 ‘스켑틱스 소사이어티’를 설립해 심령술사나 창조론자, 사이비 역사학자, 컬트 집단을 고발하며 사이비 과학이며 미신에 맞서는 인물이다. 종교나 정치 성향, 초자연적 현상, 각종 사회적 편향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주장이 종교나 철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불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편 가르기와 집단적 여론몰이에 휩쓸려 오류를 자주 범하는 인간의 사고가 실제로는 얼마나 탈합리적인지 알리고자 했다.”는 감수자의 말마따나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 측면에선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책이다. 2만 2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박찬호 “야구는 학교 시련 겪으면서 가슴으로 하는 법 배워”

    박찬호 “야구는 학교 시련 겪으면서 가슴으로 하는 법 배워”

    그곳에는 13개의 유니폼이 걸려 있었다. 작고 낡은 공주중학교 유니폼부터 공주고, LA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까지, 그리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때의 국가대표 유니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마지막으로 한화의 유니폼이 자리를 지켰다. 이 유니폼을 입고 한국과 미국, 일본을 누비며 19년간 한국 국민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던 사나이가 이제 마운드에서 내려온다. 한국의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39·한화)가 3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진회색 양복에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박찬호는 회견 내내 자주 말문을 잇지 못했다. 야구공을 처음 손에 쥐고 잠 못 이루던 10살 소년이 어느덧 불혹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그 30년 동안 얼마나 많은 환희와 좌절과 아픔이 그를 관통해 갔을지는 오직 본인만 알고 있을 터다. 박찬호는 할 말이 너무 많아 말을 하지 못했다.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저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고 지난 세월을 갈음했다. 박찬호는 은퇴 계기에 대해 “1년을 계획하고 한국에 왔다. 한국 선수들과 교류하고 고국 팬들에게 공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 목표를 다 이뤘다고 생각했고 이후 할 일에 대한 분명한 계획이 있었다. 그래서 미련을 갖지 않고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박찬호는 은퇴 이후 미국에 건너가 야구 행정과 경영에 대해 배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처럼 한국도 산업 야구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때를 위해 미국에 가서 야구 행정이나 경영, 구단 운영 등에 대해 공부할 생각이다. 다음 달쯤 가족과 미국에 들어가 아이들 학교를 알아보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계획을 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이너리그라는 어려움을 딛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124승째를 거뒀을 때가 가장 기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한국에 돌아와 1승씩 달성한 것도 기쁘다. 마지막 선발 등판(10월 3일 대전 KIA전)때 마음속으로는 팬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송진우 코치의 배려로 선발로 나서 6이닝 던진 것이 감동적인 마무리였다.”고 지난 1년간의 한국 생활에 대해 얘기한 박찬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후배들은 노력도 많이 하고 투지도 뛰어나지만 너무 순간의 결과에 집착하는 것 같다. 목표를 길게 보고 실패와 실수를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야구에 대한 분명한 철학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박찬호는 말했다. 그렇다면 박찬호 자신의 야구 철학은 무엇이었을까? “야구는 학교다. 책으로 배우지 못한 여러 가르침을 야구를 통해 배웠다. 시련을 겪으면서 야구를 머리로 하지 않고 가슴으로 하는 법을 배웠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다. 시련과 환희를 거듭하면서 야구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시인의 정치/임태순 논설위원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 시인은 추방되어야 한다고 했다. 문학(시)이 사람의 이성을 북돋우지 않고 감정을 조장해 도덕적으로 유해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문학은 사람의 감정을 정화하고 조절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오히려 문학을 옹호했다. 시를 포함한 문학, 음악 등 예술은 시대상황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시나 소설이나 모두 현실의 부조리, 모순을 풍자하고 비판하면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고전 사서삼경의 하나인 시경(詩經) 에 ‘초상지풍(草尙之風) 초필언(草必偃) 수지풍중(誰之風中) 초부립(草立)’이란 구절이 나온다.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는 ‘강의’라는 책에서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 누가 알랴, 바람 속에서도 다시 풀이 일어선다는 것을”이라고 번역한 뒤 위정자들에게 짓밟히면서도 꿋꿋이 일어서는 민초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다시 일어서는 풀의 착상은 1960년대 저항시인 김수영의 시로 다시 태어난다. 그는 ‘풀’이란 시에서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선다.”고 해 암울함 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민중을 노래했다. 일제시대 이육사나 이상화도 대표적인 참여시인이자 저항시인이다. 이육사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광야)을 갈망하며,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절규하며 나라 잃은 현실에 울분을 토로했다. 시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안도현의 행보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그는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이타적 삶의 자세를 간결하게 표현한 시로 유명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시민캠프선거대책위원장인 그가 엊그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여성후보론에 대해 “공주가 여성을 대표하는 일은 봉건사회에서나 가능하다.” “남편 수발, 자식 수발하면서 살아 오신 우리 어머니 같은 분이 여성 대통령이 되겠다면 모르겠지만…”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지난 달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힘겨루기를 할 때만 해도 안 후보는 소멸하는 태풍이라며 사뭇 시인다운 비유를 구사했지만 정치판에 휘말리면서 입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행보가 거듭될수록 그의 시 또한 다시 보게 된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지만 시인은 민주화를 넘어 보수, 진보로 진화한 시대에 정치하기가 더욱 어렵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개들의 전쟁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개들의 전쟁

    한때 조폭장르로 분류되는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다. 조폭장르는 난데없이 출몰해 짧은 전성기를 누리다 순식간에 멸종하고 말았다. 이름처럼 형편없는 족보를 지닌 장르에게 주어진 당연한 운명이었다. 주먹과 의리로 먹고 사는 사나이들의 진한 세계를 그린 1960~70년대 액션영화의 후예처럼 보이지만, 조폭장르의 특징은 인물을 희화하고 천박한 문화를 반영한 데 있다. 당시 등장했던 조폭장르 영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은 조범구다. 엄격히 따져 조폭장르의 변주에 해당하는 ‘양아치어조’와 ‘뚝방전설’은 쓸모없는 남자들의 쓰라린 정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이다. 싸구려 웃음을 위해 몸을 팔기보다 건달의 본모습에 충실하기를 원했던 두 영화는 결국 흥행에 실패하고 잊혀졌다. 조폭장르의 규칙을 위반한 대가는 썼다. 조병옥의 ‘개들의 전쟁’은 조범구의 시도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뚝방전설’이 중심에 진출했다가 변두리의 본거지로 돌아온 건달의 이야기였다면, ‘개들의 전쟁’은 돌아온 악당에 맞서 본거지를 사수하려는 건달들의 이야기다. 소도시의 변두리 혹은 시골마을로 보이는 공간. 상근과 패거리는 그곳을 휘젓고 다닌다. 일거리라고 해봐야 동네 사람 사이의 채무관계를 정리해주고 품삯을 떼는 정도가 전부인 유치한 삶. 왕년의 형님인 세일이 돌아오면서 상근 패거리의 시대는 위기를 맞는다. 세일에게 매를 맞던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악몽을 떨치고 새 바람의 맛을 보여줄 것인가. 유쾌한 대장 상근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개들의 전쟁’은 가난한 영화다. 볼거리 없는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을 맡은 김무열 외에 눈에 익은 배우라곤 등장하지 않는 영화다. 조병옥은 과욕을 버리고 성실한 이야기와 현실감 넘치는 연출로 임했다. 어이없는 거창한 아이디어 대신 시골 건달들에 관한 설득력 있는 접근이 ‘개들의 전쟁’의 힘이다. 상근과 세일은 다방 앞 주차 공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유머와 스릴이 풍부하게 쓰인 이 장면은 세력 간 대결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다방 옥상에서 벌어지는 매질이란 설정도 좋다. 세일은 상근 패거리를 한 명씩 불러내 매질하고,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은 그들이 맞고 때리는 광경을 바라본다. 패거리 안의 심각한 상황과 반대로 사람들은 그것을 심심한 구경거리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기를 쓰고 싸우는 건달들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슬프다. 조폭장르의 주인공인 깡패는 대중영화의 주인공으로 삼기에 모순적인 존재다. 깡패는 사회악이기에 죽거나 사라져야 하고, 그들이 벌이는 사업은 부정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깡패를 다루는 대중영화가 인물에게 그런 운명을 부여할 수는 없다. 깡패들은 대개 두루뭉술한 결말 앞에서 어정쩡한 표정으로 서 있는 게 다였다. ‘개들의 전쟁’의 상근 패거리는 깡패라기보다 잠시 한량으로 지내는 악동에 가깝다. 폭력으로 억압하던 앞 세대에 저항하고 짧은 청춘을 즐겁게 보내는 것 외에 따로 바라는 것도 없다. 그래서 세일 같은 깡패의 삶과 별 앙금 없이 단절하는 게 가능하다. 클라이맥스의 손가락 절단은 주제의 함축적 표현이며, 그 결과 변두리 아이들의 순수성은 보호받는다. 그들은 웃기는 존재가 아닌 존중받는 인물로 남는다. 조폭장르 특유의 지저분한 결말 따위는 여기 없다. ‘개들의 전쟁’의 결말은 여름비처럼 개운하다. 영화평론가
  • 결식아동 등 300명에 특별한 사랑 배달한 중랑구 ‘이동 푸드마켓’

    결식아동 등 300명에 특별한 사랑 배달한 중랑구 ‘이동 푸드마켓’

    “불편한 몸이지만 컴퓨터 학원에서 취업준비를 하며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어요.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을 사기도 쉽지 않았는데, 직접 집으로 가져다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습니다.”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 김모(27·면목4동)씨는 28일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랑구 면목4동 용마폭포공원에서는 ‘사랑의 이동 푸드마켓’이 출발했다. 카드 업체의 후원 덕분이다. 면목동 차상위계층과 장애인·독거노인·결식아동 등 저소득가구 300명에게 식품 및 생활필수품을 집집이 전달하는 시간이다. 동 주민센터나 복지관에서 추천한 대상자 가운데 김씨처럼 거동에 불편을 겪는 이들을 빼고는 공원으로 나와 순번표를 확인한 뒤 긴요하게 쓸 물건을 5개 품목씩 골랐다. 현장에 나올 수 없는 이웃들을 위해 사랑을 실은 5t 트럭은 일정을 1시간여 넘긴 오후 6시까지 곳곳을 누비며 고추장 500g들이 200개, 밀가루 1㎏짜리 150개, 겨울철 장갑 300켤레 등 37개 품목 5280점을 골고루 나눠줬다. 카드 업체 자원봉사자 32명, 푸드마켓과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황용규 회장 등 임직원 13명, 구·동 직원 10명, 공익 및 공공근로자 7명이 선별·포장작업 등을 거들었다. 오전 9시 대형천막 6동을 설치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 사전행사에선 ‘수정민요단’ 공연이 나눔의 의미를 널리 알렸다. 아울러 법률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저소득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법률상담실도 열었다. 홀몸어르신 함모(81·면목7동) 할아버지는 “갈수록 사나워지는 게 세상 인심인데, 힘들게 살고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니 고맙기가 그지없다.”며 연신 감사인사를 건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야생호랑이와 ‘절친’으로 사는 간 큰 男 화제

    야생호랑이와 ‘절친’으로 사는 간 큰 男 화제

    보기만 해도 사나운 야생 호랑이와 ‘절친’으로 지내는 남성이 언론에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사는 압둘라 숄라(31)라는 남성은 이제 4살 된 벵갈 호랑이 ‘뮬란’과 단 한시도 떨어져 지내지 않는다. 숄라와 뮬란은 서로의 목을 물기도 하고 껴안고 잠을 자는 등 절친 이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숄라가 뮬란을 처음 만난 것은 뮬란이 생후 3개월 째였던 3년 전이다. 우연히 건네받은 호랑이 새끼였지만 뮬란이 클수록 정을 느꼈고, 결국 숄라는 뮬란과 한 가족이 되기로 결심했다. 숄라는 전문 사육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야생 호랑이와 교감하고 가깝게 지낸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숄라의 몸 곳곳은 뮬란과 놀다 생긴 ‘영광의 상처’로 가득하지만, 함께 있을 때면 언제나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그는 “호랑이와 함께 살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 “언제나 뮬란의 기분과 뮬란의 본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서 “만약 뮬란에게 물리거나 긁혀서 큰 사고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의도한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위파사나’ 초기불교 수행법 단정은 무리

    ‘위파사나’ 초기불교 수행법 단정은 무리

    최근 국내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위파사나 수행은 과연 부처님 당대의 수행법이자 초기불교 전유물일까. 남방불교인 테라바다불교가 초기불교의 전통을 잇는다는 생각은 위험하며 위파사나 수행법도 남방불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이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29∼30일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여는 국제학술포럼을 통해서다. 포럼에는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초기불교 및 간화선 연구자 14명이 고대 인도부터 현대 아시아에 정착된 불교 명상을 조명하고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세계 불교학자 14명 참석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학자는 피터 스킬링 프랑스 극동학원 교수. 스킬링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위파사나 명상이 남방불교만의 수행법이라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남방 위파사나 수행법의 핵심이라는 숫자를 세며 호흡하는 수식관의 경우 남방불교의 대표 논서인 ‘청정도론’보다 대승불교 문헌인 ‘유가사지론’에 훨씬 체계적으로 들어 있다는 것이다. 스킬링 교수는 “남방이든 북방이든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이야말로 불교수행의 핵심 방법”이라며 “현대 위파사나 수행법이 남방불교 고유의 전통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독점’에 불과하다.”고 못 박았다. 고대 인도불교인 테라바다불교 전공자인 케이트 크로스비(영국 런던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지금 남방불교가 과연 초기 교단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남방불교에는 유식, 밀교 등 대승불교의 신앙과 수행 형태가 상당히 녹아 있다는 반론이다. 크로스비 교수는 “남방불교는 다른 문화권 불교처럼 대단히 ‘역동적인’ 불교인데도 초기불교의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남방불교 스님들의 단순한 맹신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초기불교 전공자인 황순일 동국대 교수도 남방불교 수행법이 초기불교의 수행법이 아님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현재 남방불교에서 유행하는 수행법은 1800년대 중반 이후 개발된 뒤 1900년대 초반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새로운 수행법이라는 것이다. 황 교수는 따라서 “남방불교를 ‘순수불교’로 규정하면서 다른 불교 전통을 아류나 비정통으로 취급하는 것은 남방불교 역사를 몰이해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간화선(화두를 잡고 하는 참선 수행)의 인식 재평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미국의 동아시아불교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로버트 버스웰(미국 UCLA) 교수는 간화선이 선종의 쇠퇴 과정에서 대두된 ‘위기의 산물’이 아님을 주장해 눈길을 끈다. 버스웰 교수는 “한국불교의 간화선은 당대 많은 선사들이 입적한 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송대에 고안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그러나 명상의 주제에 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는 간화선은 동아시아 불교 명상 전통의 고유한 산물이자 창조적인 수행 풍토의 뛰어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제레온 코프(미국 루터대) 교수는 심우도의 전통해석과는 아주 다른 해석을 내놓아 흥미롭다. 코프 교수는 “전통적으로 (심우도에서) 소년이 명상하는 수행자이고, 황소가 수행자의 진실된 자아를 상징한다고 보지만 황소가 명상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잊혀진 명상의 주체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인식 대상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간화선’ 동아시아 불교명상의 산물 한편 포럼에서는 이들 말고도 요하네스 브롱코스트(스위스 로잔대), 알렉산더 위니(DKF,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 아티드 세라바닉쿨(태국 출라롱콘대), 찰스 뮬러(일본 도쿄대) 교수를 비롯해 한국의 정덕(중앙승가대)·혜원(동국대) 스님, 윤원철(서울대)·서명원(서강대)·아힘 바이어(동국대, 독일 함부르크대 박사) 교수가 주제발표와 토론에 참가한다. 원택 스님은 “이번 학술포럼은 최근 한국 불교계에서 끊임없이 부각되는 쟁점 사안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짚어 보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불교 명상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명상을 좀 더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kg 초대형 굴 잡았더니 영롱한 진주 16개가…

    1kg 초대형 굴 잡았더니 영롱한 진주 16개가…

    최근 베트남에서 무게가 1㎏ 이상인 초대형 굴이 발견되는가 하면 뱀의 머리 모양을 한 물고기와 악어 형상의 물고기가 잡히는 등 올해 들어 특이생물이 잇따라 발견돼 화제를 낳고 있다. 25일 온라인매체 베트남넷 등에 따르면 최근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 투이 응웬지역 부근 바다에서 악어 머리에 뱀의 몸통을 한 물고기 한마리가 포획됐다.  무게 1.7㎏에 길이 60㎝의 이 물고기는 길고 날카로운 이빨과 2개의 콧구멍과 홈이 있어 악어와 흡사하지만 몸통은 뱀과 비슷하다.  또 남부 타잉호아성에서는 이달초 무게가 1㎏ 이상인 초대형 굴이 발견됐다. 이 굴에는 무려 16개에 달하는 진주가 들어 있던 것으로 확인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2월에는 중부 꽝남성 탕빙지역에서 23㎝ 길이의 초대형 지네가 한 주민의 집에서 발견됐다.  롱안성에서는 지난 1월 무게 1.6㎏,길이 1.1m의 노란색 장어가 잡혔고, 수도 하노이에서는 지난 6월말 날개 길이가 30㎝에 달하는 ‘슈퍼 나비’가 발견됐다. 이 나비는 한쪽 날개 끝에서 다른 날개 끝까지의 길이가 무려 30㎝로 실물 확인을 위해 함께 촬영한 작은 고양이와 거의 비슷한 크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달초 북부 호아빈 미호아 지역에서 발견된 뱀의 머리 모양을 한 물고기는 해부 결과 체내에서 척추동물의 림프 계통기관인 지라와 위,돼지의 혓바닥과 비슷한 혀가 확인됐다.  길이 1.14m,무게 4.2㎏의 이 물고기는 사람들이 나무막대로 건드리면 이를 물어뜯는 등 매우 사나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kg 초대형 굴 잡았더니 영롱한 진주 16개가…

    1kg 초대형 굴 잡았더니 영롱한 진주 16개가…

     최근 베트남에서 무게가 1㎏ 이상인 초대형 굴이 발견되는가 하면 뱀의 머리 모양을 한 물고기와 악어 형상의 물고기가 잡히는 등 올해 들어 특이생물이 잇따라 발견돼 화제를 낳고 있다. 25일 온라인매체 베트남넷 등에 따르면 최근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 투이 응웬지역 부근 바다에서 악어 머리에 뱀의 몸통을 한 정체미상의 물고기 한마리가 포획됐다.  무게 1.7㎏에 길이 60㎝의 이 물고기는 길고 날카로운 이빨과 2개의 콧구멍과 홈이 있어 악어와 흡사하지만 몸통은 뱀과 비슷하다.  또 남부 타잉호아성에서는 이달초 무게가 1㎏ 이상인 초대형 굴이 발견됐다. 이 굴에는 무려 16개에 달하는 진주가 들어 있던 것으로 확인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2월에는 중부 꽝남성 탕빙지역에서 23㎝ 길이의 초대형 지네가 한 주민의 집에서 발견됐다.  최근 남부 띠엔장성에서는 몸무게가 6㎏에 달하는 대형 가물치가 잡혀 구경꾼들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이에 앞서 지난 5월엔 남부 껀터시에서 놀랍게도 오리를 사냥하려고 하천 둑을 기어오르던 무게 5.3㎏의 대형 가물치가 잡힌 바 있다.  또 롱안성에서는 지난 1월 무게 1.6㎏,길이 1.1m의 노란색 장어가 잡혔고,수도 하노이에서는 지난 6월말 날개 길이가 30㎝에 달하는 ‘슈퍼 나비’가 발견됐다. 특히 이 나비는 한쪽 날개 끝에서 다른 날개 끝까지의 길이가 무려 30㎝로 실물 확인을 위해 함께 촬영한 작은 고양이와 거의 비슷한 크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탑성 무오이 지역에서는 개처럼 집을 지키는 무게 100㎏의 채식성 돼지가 화제를 뿌렸다.  한편 이달초 북부 호아빈 미호아 지역에서 발견된 뱀의 머리 모양을 한 물고기는 해부 결과 체내에서 척추동물의 림프 계통기관인 지라와 위,돼지의 혓바닥과 비슷한 혀가 확인됐다.  길이 1.14m,무게 4.2㎏의 이 물고기는 사람들이 나무막대로 건드리면 이를 물어뜯는 등 매우 사나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우구스투스·체 게바라… 역사가 된 인물들의 공통점은

    일본에 ‘울지 않는 새’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본 전국시대 통일삼걸로 꼽히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품을 비교할 때 곧잘 인용된다. 오다 노부나가는 단칼에 울지 않는 새를 벤다. 잘못을 바로잡는 것에 거침이 없다. 용장(勇將)의 전형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는 새를 울게 만든다. 어떤 수단과 방법이건 가리지 않는다. 장군 체통에 재롱 부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꾀와 지모가 많은 지장(智將)형 장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수하 중 하나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 덕장(德將)의 전범이라 부를 만하다. 전국시대를 끝내고 일본을 완벽하게 평정한 인물은 도쿠가와였다. 오다가 쌀을 찧고, 도요토미가 반죽한 떡을 도쿠가와가 집어삼킨 꼴이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오다와 도요토미를 엑스트라로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비록 통일 직전에 숨을 거두긴 했으나, 오다는 일본인들이 꼽는 전국시대 인기 인물 1위다. 도요토미도 타고난 재능 하나로 미천한 신분에서 일본 최고 권좌에 오르며 일본인들의 존경을 듬뿍 받고 있다. 저마다 능력과 방식은 달랐지만, 역사의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는 점에선 같다.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얻었는가?’(김정미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인물을 끄집어 내 그가 가졌던 리더로서의 자격은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놓친 그들의 행보는 무엇인지 곱씹는다. 역사적 인물에 빗댄 자기 계발서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책은 모두 21명의 인물을 담고 있다. 로마의 전성기를 이끌며 ‘어거스트’(August·8월)의 기원이 된 아우구스투스와 ‘양심’으로 세상을 움직인 정치가 빌리 브란트, 600년 동안 이슬람의 영화를 이어간 오스만 제국의 ‘설립자’ 오스만 1세, 철저한 준비로 기회를 불러들인 로알 아문센, 변방에서 새 시대를 연 조선 태조 이성계, 꿈의 왕국을 이룬 가장 현실적인 사나이 월트 디즈니 등 성공을 거머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개중엔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체 게바라, 흥선대원군 등 미완의 혁명가들도 포함돼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살았지만, 저마다 당대의 ‘역사’가 됐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다.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관습과 싸우고, 순정한 신념을 위해 삶을 내던지는 등 방식은 각자 달랐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얻었다. 1만 6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주식9단 서울맛집 유랑’ 펴낸 이영승씨

    [저자와 차 한 잔] ‘주식9단 서울맛집 유랑’ 펴낸 이영승씨

    ‘개화의 짜장면이 조자룡이 휘두르는 군더더기 없이 모범적인 청홍검의 칼날이라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관운장의 청룡도와 같달까.’ 짜장면 맛이 이렇게 비유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점심에 두 곳을 다녀왔다. 개화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쪽에, 신승관은 북창동 깊은 골목에 있다. 직선 거리로 400m쯤 떨어진 두 집의 짜장 맛이란, 당대를 호령한 두 호걸의 범상치 않은 기상을 빼닮았다. 신승관이 조금 깔끔했고 개화가 여러 맛이 반짝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문과 방송을 타거나 대형 문고의 베스트셀러 추천 없이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들어간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출판사 올)을 쓴 이영승(38)씨를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만났다. 책에 쓴 대로 약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첫 인상. 지면에 실릴 사진부터 급하게 찍은 뒤 한 식당으로 옮겨 보리굴비로 점심을 들었다. 한창 때 친구와 10시간 동안 소주 스무 병을 비웠다고 책에서 털어 놓았던 술꾼과 2시간 동안 꾸덕한 굴비를 뜯어 안주삼아 술잔을 털었다.   -(기자보다 열한 살 아래라 별로 그렇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실례지만 정말 나이들어 보이네요. 좋아하는 음식으로나 그걸 표현하는 문체로 보나 마흔쯤은 됐을 것이라 짐작했는데요. 네. (남들이) 애늙은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사신 분이 어떻게 꾸덕하다는 표현도 알고 그래요. 2006년 무렵 식도락동호회 다인포유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처음엔 낯도 가리고 해서 피하기도 했는데 술은 워낙 좋아했으니까 술자리 있다고 하면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둘 블로그를 시작하길래 구경하곤 했죠. 마침(? 6년동안 사랑했던 여인도 떠나고 해서) 나도 한번 해보자 시작하게 된 거죠. 연배가 한참 위인 사부들이나 형님, 누님들과 어울려 음식먹는 법을 배우게 됐지요. 그때야 술먹는 재미가 거진 다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어지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해서 ‘사진 참 못 찍네’ 이렇게 구박맞기도 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질 했어요. 이게 뭐가 맛있어요, 제가 그러면 그분들은 씩 웃으면서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이러시더라고요. 정말 그대로 됐고요. 그런 분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말과 표현도 배우고, -주식9단이란 블로그 명(名)은 어떻게. 당시 모임의 한 누님이 제 이력을 보고 술 주에 음식 식, 주식 9단이라 하지 그러냐고 하세요. 음 괜찮네, 하고 쓰게 됐죠.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신문 등에선 전혀 소개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에선 상당히 많이 소개됐더군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맛이라고. 그런 건 아니고. 정반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려 하는 것뿐이지요. 이제 블로그는 그만 둘 생각인데 그동안 제가 7년 동안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다는 생각에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블로그는 왜 정리하는데요. 처음엔 많은 이들이 몰려와 글 읽고 댓글 달고 그러면 신나서 또 카메라 챙겨 떠나곤 했지요. 뭣도 모르고 그랬어요. 한없이 교만해지고. 입맛도 간사해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공짜로 밥 먹거나 터무니없는 대가를 원하는 경우도 봤어요. 저도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게 싫어 손사래를 치곤 했어요. 그런데 하루 오천명씩 들어와 제 글 읽고 그러니 제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도 싫고. 제가 자꾸 그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제 그만 두려고 하지요. -책은 잘 나가나요. 전 관심없어요. 2년 전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주제에, 하는 생각에 몇 차례 고사하다 지난해 초 시작해 올해 초 책을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출판사 쪽에서 다른 책 일정도 있고 맛집 얘기를 다뤘으니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에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번에 나오게 된 겁니다. -그런데 관심없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제가 7년 가까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성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출판사가 제 책 때문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얼마 전 재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증권사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사 대표를 거친 그는 지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일을 하고 있다. 승부근성이 있어 보였다. 주위에선 한번 빠져든 일에는 무섭게 빠져드는 그의 성격대로 책이 나왔다는 평을 한다고 했다. 서른다섯 가지 음식의 역사나 식재료의 유래로 글머리를 열고 서울의 맛집 다섯 곳을 꼽은 뒤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냈다. 어릴 적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가 중학교 2학년 가을, 청계천 들러 ‘빽판’ 사들고 간절히 구하던 Keith Jarret의 앨범이 폐점하는 음악카페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 듣고 난생 처음 찾아간 명동에서 난생 처음 명동칼국수를 먹고 행복했던 추억 등이 동시대를 산 이들에게 즐거운 삽화로 다가온다. 술친구와 해장술 푼 사연, ‘빠돌이’로 한창 놀 때 순대해장국 먹은 사연 등 쿡쿡 거리고 읽을 객담도 빠뜨릴 수 없다. 혼자 지내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를 곁들인 것도 눈에 띈다.   -어느 정도로 열심이었나요. 블로그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서울 안의 화상(華商)이 하는 중국집 서른다섯 곳을 모두 돌아보겠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석달을 중국 음식만 먹으니 입에서 느끼한 맛이 떠나질 않았던 적도 있지요. 동호회에서나 누군가 어디가 맛있더라,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신용카드 청구서가 천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고요. -출간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든지, 재개발로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든지 해서 다시 점검했을 것 같은데요. 음식별로 다섯 집씩 골랐으니 모두 175곳이 소개됐는데 맨 앞의 TOP PICK은 한 번씩 다 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집들의 절반 정도도 다시 확인했어요. 값뿐만아니라 내가 표현한 내용이 진짜로 맞나 의심스러워 다시 찾기도 했고요. 사진을 다시 찍은 곳도 여러 곳인데 음식 사진이란 게 차라리 옛것이 좋은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그렇게 다섯 곳씩 고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느 메뉴를 가장 고민했나요. 짜장이었습니다. 이품(서대문구 연희동)이냐 개화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메뉴이고 모두들 ‘거기에서 거기 아냐’ 생각하기 쉬워서요. 골라놓고 보니까 동전던지기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멏 갈피만 들춰보면 그의 몸피에 어울리지 않게 참 꼼꼼한 성품을 알 수 있다. 6000원 남짓으로 포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집부터 정말 소중한 이에게 대접하고 싶은 값비싼 코스 요리까지 망라했다. 기자도 가끔 찾는 하동관 주인의 면면이 바뀐 사연,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주인 가계도 등등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두루 꾸며 놓았다.   -결국 책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요. 사람이 음식 맛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구례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더니 갓김치 등 여염집에서 먹는 반찬을 내주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탕수육을 시켜 소줏잔을 부딪히고 있자니까 이번엔 홍어회를 내오시더라고요. 중국집에서 홍어회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푸하하. 그런데 몇 년 뒤 그 집을 찾았더니 없어졌더라고요. 요 뒤 배춧국을 잘 끓이던 ‘내강’도 주인 부부가 나이 들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두손 들어 버렸어요. 저도 책에 담지 못했는데 얼마 전 들렀더니 주인도 바뀌고 메뉴도 여러 가지로 늘었는데 너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런 집 중에 인사동 ‘할머니 칼국수’와 ‘유진식당’도 있어요. 책에 써놓은 것을 보니 반갑더라고요. 유진식당 어르신은 저희들 가면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했어요. 가끔 큰아들이 말 안 듣는다고 푸념도 늘어놓으셨지요. -그래도 요즘은 마음잡고 가게를 보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얼마나 드나들면 그렇게 주인과 대화가 통하게 돼요. 아, 저희가 워낙 시끄러워서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보면 그런 얘기도 주고받게 돼요. 그건 그렇고 하여간 그런 식당들이 개발 논리에 떠밀려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죠. 인사동 칼국수집만 해도 체인점을 낸다 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것 같고요. -에필로그로 왕십리 해장국집 ‘대중옥’에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어요. 그런데 왜 날짜가 그렇게 한참 전인 거지요. 2010년 12월 31일이라고 돼 있죠.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느낌이 좋아 그대로 책에 옮겼어요. 대중옥은 강남으로 옮겼는데 그 집도 한 번 가봤어요. 아무래도 그 때 맛이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맛집을 좋아하는 세상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한번,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스럽게 접대할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집을 소개하긴 했지만 그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맛집, 노포(老鋪·대를 이어 내려온 가게)를 좋아하는 거지요.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긴 세월 국밥을 끓여내 묵은 때가 진하게 묻은 타일, 하루에 수십 수백 그릇의 국밥을 잉태하던 듬직한 무쇠솥, 요새 웰빙족들이 알면 난리가 날 귀여운 퍼런색 플라스틱 국장, 이젠 어떤 것 위에 올려져도 진이 다 빠져 초연할 것만 같은 나무 솥뚜껑, 오로지 국물맛과 토렴에만 집중하시는 아주머니까지 모든 게 사라져간다.’ 좋은 요리란 뭘까. 그런 맛을 부르는 서늘하고도 알싸한 가을바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비잔틴제국 멸망일 승자와 패자의 고뇌

    1453년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기 위한 이슬람의 전쟁은 지상전, 지하전, 해전, 공중전, 심리전, 첩보전, 외교전 등 모든 전략과 전술이 총동원됐다. 오스만튀르크가 콘스탄티노플을 장악하자 세계사는 확 바뀌었다. 유럽에서는 대항해 시대를 열어야만 했고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항로,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를 개척하게 된다. 오스만튀르크는 고구려와 흉노, 그리고 우랄 알타이어 계통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그런지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동서양 역사에서 관심을 덜 받고 있다. 세계의 정복자 오스만튀르크의 술탄 메흐메드 2세. 그는 수많은 배를 이끌고 산을 넘어갔다. 철벽수비로 막힌 바닷길을 뚫기 위해 험한 산등성이와 비탈진 언덕을 넘었다. 또 다른 사나이가 있다. 승산이 전혀 없어 보이는 싸움에서 끝까지 항복을 거부한 채 자신이 사랑하는 제국과 함께 장렬히 산화한 비잔틴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 이런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영화의 한 장면이다. 신간 ‘술탄과 황제’(김형오 지음, 21세기북스 펴냄)는 1453년 5월 29일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는 날을 중심으로 50여일간의 치열한 전쟁을 치른 두 제국의 리더십과 전쟁의 과정, 삶과 죽음, 승리와 패배, 그리고 두 영웅의 인간적 고뇌를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되살렸다. 전개방식은 소설이지만 그 내용은 본격 역사서인 독특한 장르를 추구해 눈길을 끈다. 콘스탄티노플을 둘러싼 테오도시우스의 성벽이 3중이듯이, 이 책 또한 3중 구조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스타일이 독특한 3중 구조의 액자소설이다. 화자도 이례적으로 세 사람이다. 작가-황제-술탄, 이 세 주인공이 각각 1인칭 관찰자 및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저자가 전 국회의장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여러 차례 현지를 방문하고 꼼꼼하게 당시 상황을 기록하고 연구했다. 마치 당시 ‘종군기자’가 된 것처럼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때로는 저자 개인의 인간적 고뇌까지 담으면서 역사의 한순간을 그려냈다. 이 책의 장점은 역사적 사건을 정교하고 탁월하게 재현해냈다는 점 외에도 콘스탄티노플 함락에 대한 기존의 방대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군사들을 독려하는 술탄과 황제의 연설문을 다룬 것도 인문학적 재미를 높인다. 많은 자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나가 당시의 순간을 생생하게 살아움직이게 만들었다. 한 아마추어 사학자의 노력이 얼마만큼 역사 속 전쟁의 한복판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하는지 기대되게 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개화의 짜장면이 조자룡이 휘두르는 군더더기 없이 모범적인 청홍검의 칼날이라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관운장의 청룡도와 같달까.’  짜장면 맛이 이렇게 비유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점심에 두 곳을 다녀왔다. 개화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쪽에, 신승관은 북창동 깊은 골목에 있다. 직선 거리로 400m쯤 떨어진 두 집의 짜장 맛이란, 당대를 호령한 두 호걸의 범상치 않은 기상을 빼닮았다. 신승관이 조금 깔끔했고 개화가 여러 맛이 반짝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문과 방송을 타거나 대형 문고의 베스트셀러 추천 없이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들어간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출판사 올)을 쓴 이영승(38)씨를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만났다. 책에 쓴 대로 약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첫 인상.  지면에 실릴 사진부터 급하게 찍은 뒤 한 식당으로 옮겨 보리굴비로 점심을 들었다. 한창 때 친구와 10시간 동안 소주 스무 병을 비웠다고 책에서 털어 놓았던 술꾼과 2시간 동안 꾸덕한 굴비를 뜯어 안주삼아 술잔을 털었다.    Q. (기자보다 열한 살 아래라 별로 그렇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실례지만 정말 나이들어 보이네요. 좋아하는 음식으로나 그걸 표현하는 문체로 보나 마흔쯤은 됐을 것이라 짐작했는데요.  A. 네. (남들이) 애늙은이라고들 합니다.  Q. 그런데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사신 분이 어떻게 꾸덕하다는 표현도 알고 그래요.  A. 2006년 무렵 식도락동호회 다인포유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처음엔 낯도 가리고 해서 피하기도 했는데 술은 워낙 좋아했으니까 술자리 있다고 하면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둘 블로그를 시작하길래 구경하곤 했죠. 마침(? 6년동안 사랑했던 여인도 떠나고 해서) 나도 한번 해보자 시작하게 된 거죠.  연배가 한참 위인 사부들이나 형님, 누님들과 어울려 음식먹는 법을 배우게 됐지요. 그때야 술먹는 재미가 거진 다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어지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해서 ‘사진 참 못 찍네’ 이렇게 구박맞기도 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질 했어요. 이게 뭐가 맛있어요, 제가 그러면 그분들은 씩 웃으면서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이러시더라고요. 정말 그대로 됐고요. 그런 분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말과 표현도 배우고,  Q. 주식9단이란 블로그 명(名)은 어떻게.  A. 당시 모임의 한 누님이 제 이력을 보고 술 주에 음식 식, 주식 9단이라 하지 그러냐고 하세요. 음 괜찮네, 하고 쓰게 됐죠.  Q.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신문 등에선 전혀 소개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에선 상당히 많이 소개됐더군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맛이라고.  A. 그런 건 아니고. 정반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려 하는 것뿐이지요. 이제 블로그는 그만 둘 생각인데 그동안 제가 7년 동안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다는 생각에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Q. 블로그는 왜 정리하는데요.  A. 처음엔 많은 이들이 몰려와 글 읽고 댓글 달고 그러면 신나서 또 카메라 챙겨 떠나곤 했지요. 뭣도 모르고 그랬어요. 한없이 교만해지고. 입맛도 간사해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공짜로 밥 먹거나 터무니없는 대가를 원하는 경우도 봤어요. 저도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게 싫어 손사래를 치곤 했어요.  그런데 하루 오천명씩 들어와 제 글 읽고 그러니 제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도 싫고. 제가 자꾸 그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제 그만 두려고 하지요.  Q. 책은 잘 나가나요.  A 전 관심없어요. 2년 전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주제에, 하는 생각에 몇 차례 고사하다 지난해 초 시작해 올해 초 책을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출판사 쪽에서 다른 책 일정도 있고 맛집 얘기를 다뤘으니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에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번에 나오게 된 겁니다.  Q. 그런데 관심없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A. 제가 7년 가까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성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출판사가 제 책 때문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얼마 전 재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증권사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사 대표를 거친 그는 지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일을 하고 있다. 승부근성이 있어 보였다. 주위에선 한번 빠져든 일에는 무섭게 빠져드는 그의 성격대로 책이 나왔다는 평을 한다고 했다. 서른다섯 가지 음식의 역사나 식재료의 유래로 글머리를 열고 서울의 맛집 다섯 곳을 꼽은 뒤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냈다. 어릴 적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가 중학교 2학년 가을, 청계천 들러 ‘빽판’ 사들고 간절히 구하던 Keith Jarret의 앨범이 폐점하는 음악카페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 듣고 난생 처음 찾아간 명동에서 난생 처음 명동칼국수를 먹고 행복했던 추억 등이 동시대를 산 이들에게 즐거운 삽화로 다가온다. 술친구와 해장술 푼 사연, ‘빠돌이’로 한창 놀 때 순대해장국 먹은 사연 등 쿡쿡 거리고 읽을 객담도 빠뜨릴 수 없다. 혼자 지내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를 곁들인 것도 눈에 띈다.    Q. 어느 정도로 열심이었나요.  A. 블로그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서울 안의 화상(華商)이 하는 중국집 서른다섯 곳을 모두 돌아보겠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석달을 중국 음식만 먹으니 입에서 느끼한 맛이 떠나질 않았던 적도 있지요. 동호회에서나 누군가 어디가 맛있더라,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신용카드 청구서가 천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고요.  Q. 출간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든지, 재개발로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든지 해서 다시 점검했을 것 같은데요.  A. 음식별로 다섯 집씩 골랐으니 모두 175곳이 소개됐는데 맨 앞의 TOP PICK은 한 번씩 다 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집들의 절반 정도도 다시 확인했어요. 값뿐만아니라 내가 표현한 내용이 진짜로 맞나 의심스러워 다시 찾기도 했고요. 사진을 다시 찍은 곳도 여러 곳인데 음식 사진이란 게 차라리 옛것이 좋은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Q. 그렇게 다섯 곳씩 고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느 메뉴를 가장 고민했나요.  A. 짜장이었습니다. 이품(서대문구 연희동)이냐 개화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메뉴이고 모두들 ‘거기에서 거기 아냐’ 생각하기 쉬워서요. 골라놓고 보니까 동전던지기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멏 갈피만 들춰보면 그의 몸피에 어울리지 않게 참 꼼꼼한 성품을 알 수 있다. 6000원 남짓으로 포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집부터 정말 소중한 이에게 대접하고 싶은 값비싼 코스 요리까지 망라했다. 기자도 가끔 찾는 하동관 주인의 면면이 바뀐 사연,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주인 가계도 등등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두루 꾸며 놓았다.    Q. 결국 책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요.  A. 사람이 음식 맛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구례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더니 갓김치 등 여염집에서 먹는 반찬을 내주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탕수육을 시켜 소줏잔을 부딪히고 있자니까 이번엔 홍어회를 내오시더라고요. 중국집에서 홍어회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푸하하.  그런데 몇 년 뒤 그 집을 찾았더니 없어졌더라고요.  요 뒤 배춧국을 잘 끓이던 ‘내강’도 주인 부부가 나이 들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두손 들어 버렸어요. 저도 책에 담지 못했는데 얼마 전 들렀더니 주인도 바뀌고 메뉴도 여러 가지로 늘었는데 너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Q. 그런 집 중에 인사동 ‘할머니 칼국수’와 ‘유진식당’도 있어요. 책에 써놓은 것을 보니 반갑더라고요.  A. 유진식당 어르신은 저희들 가면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했어요. 가끔 큰아들이 말 안 듣는다고 푸념도 늘어놓으셨지요.  Q. 그래도 요즘은 마음잡고 가게를 보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얼마나 드나들면 그렇게 주인과 대화가 통하게 돼요.  A. 아, 저희가 워낙 시끄러워서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보면 그런 얘기도 주고받게 돼요. 그건 그렇고 하여간 그런 식당들이 개발 논리에 떠밀려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죠. 인사동 칼국수집만 해도 체인점을 낸다 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것 같고요.  Q. 에필로그로 왕십리 해장국집 ‘대중옥’에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어요. 그런데 왜 날짜가 그렇게 한참 전인 거지요.  A. 2010년 12월 31일이라고 돼 있죠.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느낌이 좋아 그대로 책에 옮겼어요. 대중옥은 강남으로 옮겼는데 그 집도 한 번 가봤어요. 아무래도 그 때 맛이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맛집을 좋아하는 세상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한번,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스럽게 접대할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집을 소개하긴 했지만 그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맛집, 노포(老鋪·대를 이어 내려온 가게)를 좋아하는 거지요.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긴 세월 국밥을 끓여내 묵은 때가 진하게 묻은 타일, 하루에 수십 수백 그릇의 국밥을 잉태하던 듬직한 무쇠솥, 요새 웰빙족들이 알면 난리가 날 귀여운 퍼런색 플라스틱 국장, 이젠 어떤 것 위에 올려져도 진이 다 빠져 초연할 것만 같은 나무 솥뚜껑, 오로지 국물맛과 토렴에만 집중하시는 아주머니까지 모든 게 사라져간다.’  좋은 요리란 뭘까.  그런 맛을 부르는 서늘하고도 알싸한 가을바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은행→ 신협→ 보험→대부업체→ ?

    은행→ 신협→ 보험→대부업체→ ?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카드사, 대부업체 등으로 넘어가는 연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9월 말까지 가계대출은 882조 4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2조 1000억원 늘어났다. 이 중 은행은 1조 4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조 2000억원 늘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운데 하나인 저축은행은 아예 1조 1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보험·카드·증권사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기관은 9조 4000억원이나 늘었다. 이 중에서도 증권사, 대부사업자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중개회사가 6조 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주택금융공사가 예금은행 등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저당증권(MBS)으로 유동화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나 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판매신용)까지 합한 가계신용은 9월 말 현재 937조 5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3조 6000억원 늘어났다. 사상 최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6% 늘었다. 이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1.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물가상승률(7월 1.5%, 8월 1.2%, 9월 2.0%)을 고려해도 여전히 부채 증가세가 더 빠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금융공사가 유동화한) MBS도 결국 투자수익과 손실이 나는 상품으로 금융시스템 차원에서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대출자들이 점점 위험이 더 큰 대출기관으로 옮겨 가는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드사나 할부금융사의 판매신용도 여름 휴가철과 추석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9월 말 잔액은 55조 1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조 5000억원 늘어났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최초의 ‘활강 공룡’ 날개, 비행용 아닌 ‘이것’”

    조류 조상의 날개가 애초 비행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미국 예일대학, 캐나다 캘거리 대학의 공동연구팀이 약 1억5500만 년 전 살았던 안키오르니스 헉슬리아이(Anchiornis huxleyi)와 1억 6800만~1억 5200만년 전 쥐라기 시대에 살았던 시조새 아르케옵테릭스 리도그라비카(Archaeopteryx lithographica·이하 시조새)의 화석을 연구한 결과, 이들 활공 공룡이 조류의 시조인 것은 맞지만 당시에는 비행이 아닌 체온 유지를 위해 날개가 발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시조새가 여러 겹의 긴 비행용 깃털을 갖고 있었던 반면 안키오르니스는 펭귄 깃털처럼 짧은 깃털들이 풍성하게 겹쳐진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현생 조류의 날개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덧붙였다. 이중 시조새의 여러 겹의 긴 깃털 구조는 비행초기 단계인 상승운동 시 항력을 저항하는 능력을 떨어뜨려 이륙하는데 방해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시조새와 안키오르니스의 깃털과 날개는 현생 조류와 비슷하지만 정상적인 비행이 어려웠으며, 제한적인 활공과 온도 유지에 주로 쓰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스톨 대학의 생명지구과학 전문가인 제이콥 빈터 박사는 “공룡이 언제부터 새로 진화했는지, 깃털과 날개의 진화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연구한 결과 최초의 날개는 대체로 절연을 위해 활용됐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어 “훗날 이 깃털이 날개로 진화하면서 현생 조류의 시초가 됐다.”면서 “나무와 나무사이의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활공 능력 만으로도 지상의 사나운 포식동물을 피하고 작은 곤충과 도마뱀 등을 잡아먹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전문학술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불 덮어주는 중랑구

    “덮고 있는 이불이 언제 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하도 낡아서 덮어도 추워서 웅크리고 지냈는데….” 홀로 겨울나기 채비에 시름만 깊어 가던 박모(64·중랑구 면목 3.8동)씨는 20일 웃으면서도 말꼬리를 살짝 흐렸다. 박씨는 “초극세사로 짠 두툼한 이불을 받았으니 이젠 따뜻하게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중랑구 ‘울타리 봉사단’으로부터 건네받은 솜이불을 가리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또 했다. 지역 봉제업자 30명으로 이뤄진 봉사단 임채균(51) 회장은 “대다수 영세사업체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이만큼 살게 된 것도 주민들 덕분이어서 무언가 베풀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덩달아 웃었다. 같은 동네에 사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이모(77)씨는 “그러잖아도 올해 나라의 전력사정도 안 좋다고 해서 더욱 춥게 지내겠거니 생각했는데 벌써부터 푸근하다.”고 말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황모(40·여·면목4동)씨는 “갈수록 사나워지는 게 인심인데, 정부에서 주는 것 외에 이런 일이 자주 없었다. 이렇게 눈길을 주다니 그지없이 감사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봉사단은 휴일인 지난 18일부터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80가구를 돌며 일일이 사랑의 이불을 건넸다. 비단 돈 문제가 아니다. 보통 가정에서도 이불을 새로 장만하기란 웬만한 결심을 하지 않고선 쉽지 않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봉사단 김용복(46) 총무는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전할 때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이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으며, 지속적인 베품과 관심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이마트 상봉·묵동점도 구청에서 저소득 주민들에게 겨울철 이불 80개를 전달하는 기증식을 열었다.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보듬으면서 지역사회 전체를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올해 몰아칠 한파의 그늘 밑에 서 있는 저소득층에 조금씩 마음을 덜어 희망과 온정을 나누는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文·安, 단일화 이후 연대 구상 명확히 밝혀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이 재개한 단일화 논의에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 빠져 있다. 단일화 이후, 나아가 단일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집권세력을 어떻게 구성하고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가 제시되지 않았고, 그럴 기미도 안 보인다. 지난 5일 내놓은 ‘국민연대’ 구상이나, 단일화 협상 중단으로 닷새간 묵혔다가 그제 발표한 새정치공동선언도 대개가 새로울 것 없는 성긴 내용들로, 대체 두 사람이 뭘 어떻게 같이하겠다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어제 두 후보가 제각각 언론 인터뷰와 토론회 등을 통해 보여준 엇박자는 국민들을 더 헷갈리게 한다. 그동안 대통령-국무총리 공동정부론을 제기해 온 문 후보는 한국기자협회 토론회에서 “안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공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며 백의종군론을 폈다. ‘문재인 대통령-안철수 총리’ 카드는 있을 수 있어도, 그 반대의 경우는 있을 수 없다는 자가당착적 발언으로 들린다. 반면 안 후보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국무총리 역할분담 약속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는 1년여의 논의 끝에 ‘공동정부 구성’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선택을 물은 바 있다. 반면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는 그 어떤 논의도 없이 단일화에 임했다가 이후 물밑 협상에서 내치와 외치를 나누니 마니 하며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대선 승리 후 세력 연대’ 정도의 얼개만 내놓은 지금 두 후보의 논의는 이들 과거 두 사례의 중간쯤에 어정쩡하게 자리해 있는 상황이다. 누가 됐든 패자는 승자를 어떻게 돕겠다는 약속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단일화 이후 필연적으로 볼썽사나운 자리 나눠먹기 드잡이가 펼쳐지게 된다. 이는 두 후보의 공멸로 이어질 뿐 아니라 한국 정치를 거듭 퇴보시키는 행위가 된다. 새 정치 선언이라는 장전을 만들고, 분야별 정책을 조율한다고 연대가 완성되는 게 아니다. 단일화 이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집권세력을 어떻게 구성하고 이끌겠다는 구상을 명확히 밝히고 선택을 구해야 한다. 그것이 여론조사 등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게 될지도 모를 대한민국 유권자 모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 ‘금융모니터링제’ 왜 있을까요

    ‘금융모니터링제’ 왜 있을까요

    소비자 중심의 금융감독 정책을 만들겠다며 금융 당국이 야심차게 도입한 ‘금융이용자 모니터링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명 가까운 모니터링 요원이 있지만 제도 도입 10년이 넘도록 성과는 미미하다. 전문가들은 취지 자체가 좋은 데다 우수 활용사례도 있는 만큼 좀 더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든가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금융 모니터 요원은 290명(일반인 250명+전문가 40명)이다. 2010년부터 올 6월 말까지 최근 2년 6개월 동안 이들의 제보 건수는 총 2130건. 이 가운데 사실관계를 잘못 알았거나 중복 제보, 금감원 소관이 아닌 내용 등을 제보해 ‘등급 외’ 판정을 받은 건수가 1358건이다. 절반 이상(64%)이 ‘무용지물’인 셈이다. 등급 판정을 받은 772건 중에서도 감독 제도에 반영된 ‘상’ 등급은 고작 4건이다. 그것도 모두 올해 실적이다. 2010년과 2011년에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실효성 검토 후 제도 반영 여부를 결정짓는 ‘중’ 등급도 2010년 17건, 2011년 29건, 2012년 10건에 그쳤다. 나머지는 단순 참고용인 ‘하’ 등급에 머물렀다. 실적이 지지부진하자 금감원은 올해 등급별 제보 수당을 ▲‘상’ 30만→50만원 ▲‘중’ 15만→20만원 ▲‘하’ 3만→5만원으로 올렸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일반인 요원은 금융 현안을 잘 모르고, 전문가 요원은 자신의 업무와 연관돼 있어 제보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금융권의 얘기다. 그렇다고 ‘제도 폐기’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제보를 통해 불합리한 규정을 개선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카드론 취급 수수료 반환이 대표적이다. 한 모니터 요원은 “신용카드 대출을 썼다가 중간에 갚았는데 (만기 상환 기준으로 선불로 뗀) 취급 수수료를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후 카드론 중도 상환 시 취급 수수료 일부를 환급해 주거나 아예 수수료를 폐지하도록 관련 약관을 고치도록 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단순한 금전적 포상을 넘어 설문이나 회의 등 운영방안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모니터 요원을 상대로 한) 정기적인 설문조사나 의견 수렴 회의 등을 통해 의무감과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책 반영률을 끌어올리려면 (세제발전심의위원회처럼) 전문가 중심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지금처럼 일반인 중심으로 운영하려면 의사소통 구조를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측은 “국민이 금융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사항을 참고하는 것만도 정책 수립 때 도움이 된다.”면서 “단순 숫자만으로 성과를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항변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용어 클릭] ●금융 모니터 요원 금감원이 ‘소비자 눈높이 감독정책’을 표방하며 1999년 도입했다. 일반인 요원은 해마다 연말에 금융 관련 퀴즈를 맞힌 사람 가운데 지역, 연령 등을 고려해 선발한다. 통상 경쟁률이 2대1이다. 전문가 요원은 은행연합회 등 금융 관련 단체의 추천을 통해 뽑는다. 퀴즈는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에서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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