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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관찰의 힘과 창의적 제품/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관찰의 힘과 창의적 제품/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고 가르치던 제네비브 벨은 1998년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술회사 인텔(intel)에 합류했다. 그가 인텔에서 한 일은 사람들이 집이나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소비하고 사용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수집된 정보는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기술자들에게 전달됐으며, 나중에 인텔이 엔터테인먼트용 PC, 교육용 PC를 고안하고 저전력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인문학과의 교류를 통해 제품 이용자를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회사들은 인텔만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적극적이다. 식품회사 제너럴밀스는 중고등학교 앞에서 방과 후 학생들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한 결과 걸어다니면서도 먹기 편한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고 짜 먹는 요구르트를 만들었다. 세계적 생활용품 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 역시 멕시코에 있는 저소득층 가정의 생활을 관찰 조사한 덕분에 물과 헹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농축 세제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많은 기업들은 이처럼 소비자들의 마음속 욕구를 파악하고 실현하기 위해 제품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인문학자와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고객 분석 기법으로 ‘관찰’이라는 조사방식을 채택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실, 미리 세팅돼 있는 질문에 답하는 설문조사나 1대1 심층 면접 같은 형태로는 소비자 욕구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질문자와 마주하고 있어서 껄끄러운 질문에는 솔직한 대답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찰은 발견 혹은 발명과는 다르다. 발견(發見)은 미처 찾아내지 못했거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물이나 현상, 사실 등을 찾아내는 것이고, 발명(發明)은 아직까지 없던 기술이나 물건을 새로 생각해 만들어내는 것이다. 보지 못했던 것을 들춰내고,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해 낸다는 점에서 발견과 발명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발명하기까지는 호기심을 갖고 면밀하게 주변을 관찰하는 작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관찰하고 알아야 대상을 이해할 수 있고, 불편한 점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관찰은 창조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의 산업기술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분야에 몸담고 있다 보니, 좋은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정작 매출로 연결시키는 사업화에는 실패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가끔 접하게 된다. 기업들이 안타까운 좌절을 겪는 이유는 대부분 자금이나 관련 노하우가 부족해서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소비자 관찰이 부족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해당 기술이 소비자에게 어떤 효용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제품화에 뛰어든 결과다. 소비자의 욕망을 잘 파악하고 이를 실현시켜 주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일찍이 19세기 말에 기술창업으로 자동차 산업의 지평을 열었던 헨리 포드는 소비자의 욕망을 파악하고 생산방식을 혁신함으로써 고객을 ‘발견’하고 ‘발명’하여 자동차 왕국을 건설했다. 대당 2600~3000달러나 하는 가격 때문에 자동차 시장 형성이 저조한 것을 본 그는 보통 봉급자 누구나 자동차 구입이 가능하도록 컨베이어 벨트 생산 방식을 통해 T모델을 260달러에 생산해 냈고, 그 결과 미국에는 마이카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지금도 전기자동차,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3D 프린팅 등 세계 여러 분야에서 관찰→발견→발명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항상 위대한 발명을 해야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꾸준한 관찰만으로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도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모토를 기반으로 정보기술(IT) 생태계의 질서를 새로 만드는 데 성공하지 않았는가. 우리나라에도 관찰을 통해 자연과 인간에 대한 패턴과 습성을 밝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대한 영감을 받는 연구자들이 많아지는 동시에 실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행복감을 주는 신제품이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해본다.
  • 오피스텔보단 제주도 호텔, 운영사 잘 따져보고 투자하면 ‘블루칩’

    오피스텔보단 제주도 호텔, 운영사 잘 따져보고 투자하면 ‘블루칩’

    - 오피스텔 수익률 지속적 하락 추세, 국내 최고 수익률 자랑하는 제주도 호텔 투자 인기 - ‘JS오션블루’, 힐튼호텔 출신 운영진 H&JS코리아 경영, 안정적인 수익 가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제주도 분양형 호텔,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방안을 담은 ‘2.26 전월세 선진화 대책’ 발표 이후 주택 임대시장이 급격히 얼어 붙으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분양형 호텔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의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공실률 증가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작년 12월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발표한 ‘2013년 재개발 시장,오피스텔 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5.89%를 기록했다. 연 2.50%의 저금리 시대에 금융상품을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오피스텔은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소액으로 투자해 정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제주도의 분양형 호텔이 수익형부동산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분양형 호텔들은 입주 후 공실 발생 등의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도록 시행사나 운영사가 투자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고정적인 수익을 지급해 주거나, 믿을 수 있는 탄탄한 운영사에서 직접 호텔을 운영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형 호텔이 관광객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임대업인 만큼, 입지와 호텔을 이끌어 나가는 운영사를 잘 따져봐야 한다”며 “분양가는 물론 브랜드 피 지급 유무에 따라 수익률의 변화가 커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호텔 JS오션블루, 최대 관광지 서귀포의 관광, 문화, 레저를 아우르는 핵심 입지 코람코자산신탁은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182번지 일대에 짓는 분양형 호텔인 ‘JS오션블루’를 분양 중이다. 이 호텔은 3층~지상 10층, 1개 동, 전용면적 기준 30~46㎡ 총 342실로 구성된다. ’JS오션블루’ 호텔이 들어서는 서귀동 일대는 제주도 핵심 관광지들이 인접한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서귀포미항, 올레6코스, 이중섭 문화거리, 외돌개, 새연교 등이 인접하며 중문관광단지로부터 차량 20분 거리에 위치해 관광객 접근성과 연결성이 뛰어난 입지를 자랑한다. 또한 ‘JS오션블루’ 호텔은 제주 남부에 밀집한 20여개의 골프클럽과 야외 공연장, 청소년 체육시설, 요트, 보트, 스키스쿠버 등은 물론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쇼핑센터 등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관광, 문화, 레저를 아우르는 핵심 입지에 들어선다. 특히 사업지 북측으로 제주 6대 핵심프로젝트 중 하나인 제주헬스케어타운이 개발 중으로, 관광휴양부터 의료서비스, 상업, 콘도미니엄, 호텔 등 세계적 수준의 휴양거주단지로 조성돼 최대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 힐튼 출신 국내파 베테랑 운영진.. H&JS코리아 운영, 최초 1년 확정임대료 11% 지급확약 호텔 ‘JS오션블루’는 순수 국내파의 베테랑 운영진이 모인 H&JS코리아에서 운영을 맡아 불필요한 로열티를 없앴다. H&JS코리아는 힐튼호텔 출신의 전문 경영인들이 모인 운영사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 매니져들이 직접 운영을 맡아 오성급 호텔 수준의 서비스로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3.3㎡당 최저 900만원대부터(VAT 별도) 시작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사업지 인근에 분양한 타사 상품 대비 3.3㎡당 200여만원 저렴하다. 여기에 해외 프랜차이즈 호텔처럼 로열티 피(fee)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연 11%의 타 호텔 대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계약자들은 운영사인 H&JS코리아로부터 최초 1년간 확정임대료 11%를 지급확약 받으며, 5년간 연 5%의 최저 임대료를 지급해준다. 또한 ‘JS오션블루’ 호텔 및 계열사 호텔의 무료숙박 혜택, 제휴 골프장 특별우대와 승마클럽, 요트이용 등의 특별할인을 제공하고 멤버쉽카드 발급과 다양한 VIP혜택을 제공한다. 계약금은 10%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대출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객실별 개별등기 분양이 가능해 분양권 전매나 매매가 자유롭다. 견본주택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54-3번지(서초구청-국립외교원 맞은편, 구 롯데캐슬갤러리)에 위치한다. ‘JS오션블루’ 호텔 준공은 2015년 11월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바마와 직접소통·전문성 갖춘 A급” “현장경험 없어 회의적”

    “오바마와 직접소통·전문성 갖춘 A급” “현장경험 없어 회의적”

    “미국이 드디어 한국에 A급 대사를 보내는군요.” “그가 누군지 잘 몰라 평가하기 어려운데 글쎄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최근 차기 주한미대사로 지명한 마크 리퍼트(41) 국방장관 비서실장 인선을 둘러싸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백악관·국무부·의회 등에 몸담았던 전문가들에게 리퍼트 지명자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물어봤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의 지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으나 일부는 리퍼트 지명자 개인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부는 리퍼트 대사 지명을 계기로 오늘날 대사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조사국(CRS) 출신 동아시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는 10일(현지시간) “내가 한국인이라면 리퍼트 지명을 기뻐할 것”이라며 세 가지 이유를 댔다. 리퍼트 지명자가 지난 10년간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보좌관으로 활동한 만큼 대통령과 가깝고,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과 동북아 정책에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이슈들에 익숙하며, 국방부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 안보를 다루는 한·미 국방 당국 관계자들과 서로 잘 안다는 것이다. 닉시 박사는 “리퍼트 지명자가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미대사나 맥스 보커스 주중미대사처럼 유명인은 아니지만 이들은 대사가 되기 전 일본과 중국에 대해 몰랐다는 점에서 단지 상징적”이라며 “한국인들에게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경험’과 ‘명성’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 부소장은 “41세인 리퍼트 지명자가 상대적으로 젊지만 존 F 케네디는 대통령이 됐을 때 리퍼트보다 겨우 2살 많았다”며 나이는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리퍼트 지명자는 의회와 백악관, 군, 국방부에서 요직을 거쳤다”며 “실무 능력과 전문성을 갖춰 효과적인 주한미대사가 되는 데 대한 준비가 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측근을 한국에 보내는 것은 한국이 그만큼 미국에 중요하고, 리퍼트 지명자가 대통령과 친밀한 개인적 관계를 맺어 완전한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상원 인준이 얼마나 걸릴지 예측은 어렵지만 양당 모두 동아시아·북한 문제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겸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이 리퍼트 비서실장을 대사로 지명한 것은 그동안 한국에 실무형 직업 외교관을 보냈던 것과 비교할 때 드디어 A급 인사를 보내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리퍼트 지명자는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미대사 등과 달리 아시아를 잘 아는 전문가이며 오바마 대통령과 친밀한 만큼 최고의 인선”이라고 평했다. 차 교수는 “미국이 이렇게 주한미대사 급을 높인 것은 그만큼 한·미 관계가 중요하고 동북아 이슈가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리퍼트 지명자를 최근 만났는데, 부임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고 밝혔다.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출신의 아시아 전문가는 “리퍼트 지명자가 오바마 대통령과 가깝다는 점에서 그가 상대적으로 젊고 외교·안보 관료 경험이 별로 없다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대통령과 바로 연락해 상의할 수 있는 사이이니 한·미 간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국무부 한반도 분석관을 지낸 한 아시아 전문가는 “리퍼트 지명자가 상당히 젊고 외교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오늘날 대사의 역할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며 “요즘 대사가 과연 실제 하는 일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트위터 계정이나 만들어 글을 올리는 상징적 존재인 시대에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오랜 경력의 숙련된 대사들이 교섭 및 위기 대응 등에서 최고로 평가돼 왔다. 대통령과 단지 가깝다는 것이 현장 등 경험 부족을 상쇄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며 “그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지명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며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잘 모르는) 개인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버팔로 1마리 vs 사자 7마리 ‘결투’…반전 결말 포착

    버팔로 1마리 vs 사자 7마리 ‘결투’…반전 결말 포착

    사납기로 소문난 버팔로, 이정도일 줄이야… 탄자니아에서 버팔로 한 마리와 사자 7마리의 ‘대결’에서 버팔로가 살아남았다. 7대 1의 싸움에서 승리한 셈이다. 탄자니아를 관광하는 사파리 차량 12대가 어느 초원을 지날 무렵, 버팔로 무리가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것이 발견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버팔로 떼를 표적으로 삼은 암사자가 몰려들었다. 무려 11마리. 공격을 받은 버팔로들은 곧장 현장에서 도망쳤지만 한 마리가 남아 집중 공격을 받았다. 암사자 7마리가 동시에 버팔로 한 마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버팔로가 사나운 사자 수 마리에게 금방이라도 뜯기고 물릴 듯 보였지만, 20여 분 뒤 예상외의 반전 결말이 나왔다. 버팔로의 ‘더 사나운’ 저항에 사자 7마리가 꼬리를 내리고 현장을 떠난 것. 당시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야생사진전문작가 스콧 맥로드는 “사자들이 버팔로 한 마리를 둘러싸고 조직적으로 공격했다. 두 마리가 먼저 공격하고 나머지는 버팔로를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며 공격의 기회를 노렸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힘 센 사자 몇 마리의 공격이 20여 분간 이어졌지만, 결국 그 버팔로는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다”고 덧붙였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공격을 받은 버팔로 중 몇 마리는 사자에게 붙잡혀 먹잇감이 됐지만, 7마리의 공격을 한 몸에 받은 버팔로는 몸에 ‘영광의 상처’를 얻고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노인의 품격이 흐른다

    노인의 품격이 흐른다

    노인종합복지관 강좌는 무료가 나은가, 유료가 나은가. 당연히 대부분은 돈을 내지 않는 무료가 낫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고 있는 강남 시니어플라자의 사례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유료 강좌가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시니어플라자의 운영 방식을 견학하려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까지 서울 종로·송파구, 대구 수성구, 경기 화성시·수원시 광교, 울산 중구 등에서 이곳을 찾아 벤치마킹했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국제노년노인학대회(IAGG)가 열렸을 때는 일본, 홍콩, 타이완 관계자들이 들러 한국에 복지관·센터 등 노인들의 공간이 따로 있는 것에 놀랐고, 더욱이 유료 운영 방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강남 시니어플라자는 2011년 9월 문을 열었다. 지상 6층, 지하 3층 규모로 서울시내 복지관 중 가장 크고 시설도 좋다. 강남구는 새 복지관에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노인복지관을 무료로 운영하다 보니 강좌에 등록한 뒤 조금 다니다 그만두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노인복지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명칭을 강남 시니어플라자로 바꾸고 강좌를 유료로 운영하도록 했다. 약간의 경제적 부담이 오히려 복지관 운영의 효율을 높여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발이 적지 않았다. ‘복지관이 왜 돈을 받느냐’, ‘노인 갖고 장사해서 되느냐’, ‘구청장을 만나게 해 달라’는 등의 항의와 비난, 협박 전화가 시니어플라자와 구청으로 빗발쳤다. 이에 “강좌료를 받지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질 높은 강좌를 제공하겠다”고 설득하자 유료화에 대한 반발은 차츰 누그러졌다. 2012년 하반기가 되자 항의 전화는 잠잠해지고 ‘우리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내줘 정말 좋다’거나 ‘복지관에 와서 그저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니라 보고 배우고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남구가 시니어플라자 위탁운영자를 공모한 결과 사회복지재단 자광법인이 선정됐다. 자광법인은 운영을 맡으면서 고품격의 차별화된 노후 생활 수준 유지, 노인 참여와 통합의 사회적 분위기 지원 체계 구축을 내걸고 시니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우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강의와 동양철학·서양사·예술 등 인문학 강의, 인터넷·스마트폰 활용교육, 수필 창작·자서전 쓰기, 색소폰·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 민요·가곡·가요·합창 등 음악교실, 수채화·사군자·민화 등 그림교실, 탁구·댄스스포츠·요가 등의 스포츠 강좌를 분기별로 진행했다. 처음에는 41개였으나 2012년 1분기 63개로 늘어났고 1년이 지난 2013년 1분기엔 116개로 100개를 돌파했다. 올 2분기에는 166개로 증가해 2년 반 만에 프로그램이 4배 이상 늘어났다. 일례로 2개로 출발한 하모니카반이 지금은 초급·중급·고급·연주 등 10개로 불어났다. 지난해 5개의 강좌를 수강했던 이주현(69·여)씨는 올해부터 요가·라인댄스·사물놀이 등 7개를 듣고 있다. 이씨는 “강좌가 많아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는 데다 선생님들도 열심히 가르쳐 줘 하루하루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월 수강료는 박용대 원장이 맡고 있는 ‘영상으로 보는 셰익스피어’와 ‘오페라 감상’ 등 8개를 제외하면 모두 유료인데 1만원부터 4만 5000원까지 있다. 탁구 등은 정원이 50~60명이지만 나머지는 10~20명으로 적정 인원이 편성돼 있다. 강좌가 인기를 끌면서 수강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강의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힌 어르신들이 친구, 손자 등 가족들과 카톡 또는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즐거워한다. 건강댄스 등은 대기자가 300명이나 돼 장기 대기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선착순 모집으로 전환했으나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강좌료를 내는데도 수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강좌가 많아지면서 강의실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시니어플라자 내 강의실이 동났기 때문이다. 회화 프리토킹반 등 일부 과목은 인근 강남구 노인지회, 삼성2동 문화센터 등을 빌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플라자 회원이 되려면 60세 이상의 강남구 거주자로서 5000원의 가입비를 내면 된다. 60세 이하는 준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은 초기 2127명으로 출발했으나 해마다 늘어 올 2월 현재 8034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회원이 증가한 것은 신분당선이 개통되는 등 교통이 좋아진 요인도 있지만 서비스 개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올가을 지하철 9호선이 연장 개통되면 회원 증가가 불을 보듯 뻔해 벌써부터 고민이다. 회원이 되면 보육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손자·손녀들을 돌봐 주는 키즈룸 서비스, 소모임을 위한 장소 대여, 아트갤러리, 도서관, 토요시네마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2000원에 해결할 수 있고 카페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 물리치료실과 건강상담, 자녀결혼상담·재무상담·가족상담을 받을 수 있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해피미디어단은 시니어플라자 내 각종 행사나 생활 속의 에티켓 등 유익한 프로그램을 유튜브, 블로그 등에 올려 회원들과 공유한다. 정우영(76) 미디어단장은 스마트폰 작동법을 배워 ‘징검다리’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어 상을 타기도 했다. 그는 “단편영화를 USB에 담아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면서 “회원들이 재능기부를 하는 등 작은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며 산다”고 말했다. 또 자선봉사단체인 해피체리티멤버스(HCM)는 회비를 모아 한 달에 2명에게 각각 50만원씩 지원하고 경로당을 찾아 여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한다. 강좌 유료화로 시니어플라자 경비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2년부터 사업비를 강좌료로 충당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운영비도 경감되고 있다. 강남구청 김선아 주무관은 “사업 수익이 발생해 시니어플라자 지원금이 2013년 7억 8000만원에서 올해 7억 5000만원으로 줄어 액수는 크지 않지만 구 재정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남 시니어플라자가 성공을 거둔 데는 강남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데다 대학을 나온 사람이 60%일 정도로 고학력자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료화를 하다 보면 노인복지관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잘사는 곳에서는 여유 있고 좋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민들은 부실한 프로그램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노인복지관을 무료로 운영할 것인가’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시니어플라자 박정호 부장은 “가뜩이나 노인 인구의 증가로 복지 비용을 대기도 벅찬데 유료 운영이 가능한 곳은 유료화하고 거기에서 남는 재원으로 부족한 노인복지관을 지으면 좋지 않겠느냐”며 “장기요양제도도 일정 서비스 이상은 개인이 부담하는 등 유료화된 만큼 노인복지관 운영도 신축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80세 이상은 시니어플라자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면서 “2000여명의 수강생 중 20~25%가 무료 혜택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거칠고 사납구나… 바위 품고 누운 너

    거칠고 사납구나… 바위 품고 누운 너

    제주 서남쪽 지역이 최근 부쩍 주목을 받고 있다. 서귀포 서쪽의 안덕, 대정, 한경, 한림 등을 아우른 지역이다. 도내 여러 명소들에 견줘 세간의 관심이 다소 덜했던 이곳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최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이 문을 열면서부터다. 그 덕에 지질트레일 인근의 크고 작은 오름들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오름이 단산과 군산이다. 제주의 여느 오름과 달리 거칠고 남성적인 두 오름을 올랐다. 화산섬 제주의 지질은 ‘지구의 지문’이라 불린다. 80만년에 달하는 시간을 품었다는 뜻에서다. 2011년 ‘수월봉 지질트레일’에 이어 용머리해안에도 지질트레일이 열린 건 이 같은 배경에서다. 여기서 문제 하나. 산방산, 군산, 단산 등 용머리해안 인근 오름들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바위로 이뤄진 오름이라는 것이다. 이는 제주 탄생 과정에서 이 지역의 화산 지질이 가장 먼저 생성됐다는 증거라고 한다. 오름이나 봉이 아닌 ‘산’이라 이름 붙은 제주의 산은 모두 7개다. 한라산과 영주산, 산방산, 송악산, 군산, 고근산, 단산 등이다. 이 가운데 산방산과 군산, 단산 등이 용머리해안 주변에 몰려 있다. 제주 오름은 대부분 둥그스름하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의 형태가 다분히 여성적이다. 한데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단산(158m)은 모양새가 좀 다르다. 거칠고 사납다. ‘제주 오름의 이단아’라 부를 만하다. ●해저 화산 분출로 만들어진 제주오름의 맏형 ‘단산’ 단산은 제주 오름의 맏형 격이다. 제주의 해안 지대가 형성될 무렵 해저 화산 분출로 만들어졌다. 제주 토박이들은 단산을 ‘바굼지오름’이라 부른다. 이 독특한 이름의 어원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먼저 오름의 형태가 박쥐를 닮아 ‘바구미’라 불리다가 이후 ‘바굼지’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이는 멀리서 단산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단산 양쪽으로 바위 봉우리가 불쑥 솟아 있다. 두 봉우리를 둥근 형태의 안부가 잇고 있는데 이게 날개를 활짝 편 박쥐의 모습과 빼닮았다. 바구니를 일컫는 제주 토착어인 ‘바굼지’에 비롯됐다는 견해도 있다. 오래전 제주 들녘이 물에 잠겼을 때 단산만 ‘바굼지’만큼 물 위로 보였다는 전설이 근간이다. 현재 이름인 단산은 1900년대 이후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이에서 만나는 단산은 수직에 가까운 벼랑과 바위로 둘러싸인 험산이다. 정상부 동쪽 암봉은 ‘칼날바위’ 또는 칼의 코 같다 해서 ‘칼코쟁이’ 등으로 불린다. 산악인들이 암벽 훈련 장소로 즐겨 찾을 정도로 험하다. 당연히 오르기도 쉽지 않았다. 단산이 탐방객들에게 조금씩 곁을 내주기 시작한 건 추사 유배길 1코스(집념의 길)에 포함되면서부터다. 이후 직벽 구간 등 험한 지형에 목재 데크가 놓였고, 그제야 한 시간 남짓한 등산로도 활짝 열렸다. ●수직 벼랑 둘러싸인 험산… 정상 오르면 절경에 탄성 단산 정상은 360도 회전 전망대다. 한 바퀴 휘 돌 때마다 제주 서남부 일대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방산과 한라산이 우뚝하고 멀리 제주 바다가 수평선과 맞닿아 있다. 그 검푸른 바다 위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제주 끝자락을 이루고 있다. 들녘의 밭담도 인상적이다. 이웃한 밭담끼리 오밀조밀 경계를 이루고 있는 모양새가 꼭 거북이 등짝을 닮았다. 단산 트레킹의 경우 단산사나 단산사 아래 주차장을 들머리 삼아 한 바퀴 돈 뒤 원점 회귀하는 게 일반적이다. 간혹 단산 동쪽의 ‘칼날바위’ 쪽으로 하산하는 경우도 있는데 위험 구간이 많은 만큼 자주 산행을 즐기는 이가 아니라면 가급적 피하길 권한다. ●군용 막사 닮은 ‘군산’… 동쪽 오름들보다 100m 높아 군용 막사를 닮았다는 군산은 중문과 대정 사이에 있다. 군뫼, 굴메오름 등으로 불린다. 제주의 여느 오름들이 개활지에 불쑥 솟아 도드라진 형세를 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군산은 쉬 눈에 띄지 않는다. 외려 곁에 있어도 사람들이 이를 신경 써서 보려 하지 않는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능선이 완만한 데다 오름 전체가 숲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주 서남부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는 산방산이 앞에 떡하니 버티고 섰으니 어찌 보면 그 유명세에 가려지는 게 당연한 노릇이다. 제주향토문화대전 등은 군산이 고려 목종 10년(1007년)에 화산 폭발로 형성된 오름이라고 적고 있다. 높이는 335m. 오름 가운데 제법 큰 규모다. 용눈이오름(248m) 등 제주 동쪽의 이름난 오름들보다 근 100m 가까이 높다. 동서로 길게 누워 남사면의 ‘난드르’(마을에서 떨어진 들녘)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다. 난드르는 대평리를 일컫는 표현이기도 하다. 마을에 용왕과 관련한 전설이 전해져 ‘용왕난드르’ 마을이라고도 부른다. 동해 용왕이 이 마을에서 학식이 뛰어난 선생에게 아들을 보냈는데 3년간 글공부를 마친 용왕의 아들이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군산을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명상가들 “군산 암봉, 천지보다 열배 강한 기운 감돌아” 군산 정상부엔 소의 뿔처럼 암봉이 두 개 솟았다. 이게 이른바 쌍선망월형(雙仙望月型)의 명당이란다. 이 지역에 분묘를 세우는 행위가 엄격히 통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곳에 묘를 쓸 경우 가뭄 또는 장마가 지속돼 농사에 큰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명상가들 또한 비슷한 이유로 군산을 찾는다. 이들은 백두산 천지보다 열 배 강한 에너지가 나온다고 할 정도로 이 일대에 강력한 기운이 감돈다고 믿는다. 군산을 오르는 방법은 비교적 쉽다. 동, 서 두 방향에서 차로 오를 수 있다. 동쪽은 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20분 남짓 걸어 올라야 한다. 서쪽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5분 정도 걸으면 정상에 닿는다. 다만 서쪽 길의 경우 도로 폭이 좁아 교행에 주의해야 한다. 서쪽 주차장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길은 다소 경사가 급한 편이다. 밭은 숨 내뱉을 즈음에야 군산은 제 정수리를 허락한다. 군산 정상부도 풍경 전망대다. 한라산과 산방산, 서귀포 일대 ‘난드르’ 그리고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일렬로 늘어서 있다. 이를 죄다 담아내려니 눈동자가 비좁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 길: 단산에 가려면 대정향교를 먼저 찾는 게 빠르다. 향교를 지나 고갯마루에 터를 잡은 단산사가 들머리다. 단산사 옆 등산로를 따라 올라도 되고 단산사 아래 주차장 뒤로 난 산책로를 따라 돌아봐도 된다. 어느 방향으로 돌아도 원점 회귀할 수 있다. 군산은 중문에서 화순 방면 1132번 도로를 타고 가다 안덕계곡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뉴제주펜션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면 된다. 군산오름 바로 아래 주차장까지 오를 수 있다. 용머리해안은 반드시 썰물 때 찾아야 한다. 들물 때는 바위가 물에 잠겨 접근할 수 없다. 바람이 많이 불거나 파도가 거센 날도 입장이 제한된다. →맛집: 명진전복은 전복돌솥밥으로 이름난 집이다. 점심시간 무렵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다. 1만 3000원. 세화항 옆에 있다. 782-9944. 표선 쪽으로 간다면 춘자 멸치국수집에서 ‘멜’(멸치)국수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양은 냄비에 끓인 고소한 국수가 시원한 육수와 잘 어우러진다. 787-3124.
  • [사설] ‘安心 공천’과 ‘朴心 공방’, 시름 더하는 정치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볼썽사나운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가려져 세간의 관심권에서 살짝 비켜서 있기는 하나 거듭 우리 정치의 수준을 개탄하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일고 있는 이른바 ‘안심(安心) 공천’ 논란은 창당 기치로 내세운 새 정치가 대체 무엇인지를 의심케 한다. 새정연 측은 연휴 직전인 지난 2일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6·4지방선거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안철수 대표 측 사람으로 꼽히는 윤장현 예비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이에 광주시장 선거 경선 상대인 강운태 현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나눠먹기 공천’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는 각각 탈당했다. 새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개혁공천이라는 게 당 지도부의 주장이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들을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공천 직전까지 윤 후보가 지역 여론조사에서 3위에 그친 인물인데다, 공천 뒤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 공천을 반대하는 광주시민들의 의견이 더 많은 상황이 이를 말해준다. 민주당 출신 후보들의 선전으로 자칫 안 대표 측 후보가 단 한 명도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서지 못할 상황에 놓이자 부득이하게 당 지도부가 무리수를 뒀다고밖에 볼 수 없는 일이며, 이런 나눠먹기 공천을 두고 새 정치 운운할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심’(朴心), 즉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공방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당내 친박 진영을 결집해 선두 정몽준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선거전략이라지만 김황식 후보가 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출마한 듯 얘기하고 다니는 것은 그 자체로 저급한 선거운동일 뿐더러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실체 규명이 필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실제로 그에게 출마를 권유했다면 이는 명백히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하며, 반대로 김 후보가 허튼소리로 ‘박심’을 파는 것이라면 이는 당원과 국민들에게 거짓을 얘기하는 셈이 된다. 그 어느 쪽도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6·4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깜깜이 선거’가 돼 버렸다. 유권자들의 관심도 멀어진데다 변변한 공약도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참사의 그늘 속에서 벌어지는 여야의 행태에 국민 시름은 더 커져만 간다. 정치권부터 대오각성하라는 주문조차 한가해 보이는 현실이 마냥 딱하다.
  • 생쥐 ‘꿀꺽’ 하는 호주 물총새 포착

    생쥐 ‘꿀꺽’ 하는 호주 물총새 포착

    소리가 사람의 웃는 소리와 비슷해 웃는 물총새로 알려진 호주의 명물 쿠카부라 한 마리가 생쥐 한 마리를 사냥해 통째로 잡아먹는 드문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진작가 조엘 토마스가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한 정원에서 먹잇감으로 생쥐를 사냥하는 쿠카부라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속 쿠카부라는 풀밭 위에서 쥐 한 마리를 사냥한 모습이다. 작가는 이 쿠카부라가 나무 위에 있을 때에는 꽤 얌전해 보였지만 쥐를 발견하고 날아가 사냥하는 과정은 순식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작가는 종종걸음을 치던 쿠카부라가 쥐를 사냥하는 사나운 포식자로 돌변한 모습을 보고 꽤 놀랐다고. 그는 쿠카부라가 다시 한 나무 위로 날아가 부리로 물고 있던 생쥐를 좌우로 격하게 흔들어 기절시킨 다음 고개를 들고 통째로 삼켰다고 설명했다. 한편 쿠카부라는 몸길이 45cm 정도 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물총새로 알려졌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무성 “세월호 국정조사 해야”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두고 야당에서 국정조사·특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국정조사 수용 목소리가 나오는 등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수습이 먼저’라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어 즉각 실시를 촉구하는 야당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결국 야당은 6·4 지방선거 이전에, 여당은 6·4 지방선거 이후에 국정조사를 하는 게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 의원은 7일 기자들에게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이야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특히 “특검부터 하자는 것은 정치적 공세다. 검찰이 책임자 처벌을 위해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특검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전날 “지금 국정조사나 특검을 거론하는 것은 국론 분열을 야기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민현주 대변인도 이날은 “여당도 국정조사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라며 변화를 보였다. 당내 초·재선 모임인 ‘혁신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영우 의원은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유족의 뜻이라면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받아들여야 하지만 도입 시기는 사고 수습 이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특검에 넘어가면 진상규명 시한이 늦어질 뿐”이라며 특검 도입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도 특검과 국정조사, 청문회 등의 실시를 강도 높게 주장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당 최고위원·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이제는 사고 수습과 동시에 유족 요구대로 진상규명을 시작할 때”라며 “5월에도 국회를 열어 참사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새누리 ‘박심팔이’ 마찰음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으로 진흙탕 싸움이 돼 버렸다. 현재로선 경선 막판 정몽준 의원에게 여론조사 지지율이 밀리는 김 전 총리가 최후의 승부수로 무리한 ‘박심팔이’를 했다는 지적이 우세한 가운데 ‘박심’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지난 2일 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이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다는 발언을 했고,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같은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에 경쟁자인 이혜훈 최고위원과 야권은 중립 의무 위반에 따른 대통령 ‘탄핵 사유’라며 김 전 총리를 공격했다. 박심은 그동안 막강한 위력을 자랑해 왔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박심은 후보들의 프리미엄이 됐고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이 2006년 지방선거 지원 유세 도중 피습당한 상황에서 던진 “대전은요?”라는 말 한마디에 판세가 급반전돼 박성효 의원이 대전시장에 당선된 일화는 박심의 강력함을 보여 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부터 박심이 박 대통령의 의중과 100%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청와대 인사나 새누리당 친박계 지도부의 의중도 넓은 의미에서 박심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여권 인사는 “엄밀히 따지면 ‘박측근심’(박 대통령 측근의 의중)일 수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발언과 뉘앙스에 대한 측근의 해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짝퉁’ 박심이 나도는 경우도 허다하다. 박심 실체가 없는데도 나 홀로 ‘박심앓이’에 빠진 인사도 적지 않다.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가짜 박심을 활용하는 것이다. 김 전 총리가 주장하는 박심의 진위 여부는 오는 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판명 날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방만경영 公기관장 절반이 관피아

    방만경영 公기관장 절반이 관피아

    부실·방만 경영을 하다 정부로부터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38개 공공기관 기관장의 절반가량이 퇴직관료 출신의 속칭 ‘관피아’(관료+마피아)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 관피아들의 비정상적인 민관유착 관행과 봐주기식 행정 문화가 공공기관에 깊숙이 파고들어 총체적 부실을 야기하고 있었던 셈이다. 민주·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정부가 지정한 38개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기관장 38명 가운데 18명(47.4%)이 정부 관료 출신 ‘낙하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한국투자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조폐공사·예금보험공사 등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이, 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중부발전·한국전력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각각 기관장으로 내려앉았다. 부산항만공사(해양수산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림수산식품부)·한국토지주택공사(국토교통부)·철도시설공단(국토교통부)·그랜드코리아레저(문화체육관광부) 등도 관계부처 퇴직 공무원이 수장을 맡았다. 이 밖에 한국마사회(감사원)·한국가스기술공사(중앙인사위원회)·지역난방공사(군 출신 정치인)처럼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들도 있었다. 특히 현명관 마사회 회장과 김성회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들로 지난해 말 기관장 인선 당시부터 정치적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뒷말이 무성했다. 상임감사나 이사 자리도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상임감사는 36명 가운데 19명(52.8%), 상임이사는 121명 중 22명(18.2%), 비상임이사는 238명 중 74명(31.1%)이 관피아였다. 133명의 관피아 가운데 관피아의 원조 격인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의 모피아가 21명(15.8%)으로 가장 많고 산업통상자원부(20명·15.0%), 국토교통·해양수산부(19명·14.3%)가 뒤를 이었다. 군인 출신의 ‘군 마피아’도 11명(8.3%)이나 됐다. 이들 중점관리기관은 과다한 부채로 빚더미에 앉았는데도 지난해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로만 다른 기관의 두 배가 넘는 5000억원을 썼다. 양대 노총은 논평을 통해 “낙하산 인사는 공공기관 부채와 방만경영을 낳은 실질적인 원인”이라면서 “공공기관의 진정한 개혁은 비정상적인 관피아 낙하산 관행부터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범석 박영하 박사 1주기 맞아 다양한 추모식

    범석 박영하 박사 1주기 맞아 다양한 추모식

    “내 뜻이 사회 곳곳에서 두루 꽃피게 하라” 을지재단(회장 박준영)은 7일 지난해 타계한 재단 설립자 고(故) 박영하 박사 1주기를 맞아 현충원 묘원 참배와 추모 예배 등 추모행사를 갖는다. 이날 오전 7시 30분 국립 대전현충원에서는 을지대병원 교목인 주형직 목사 집례로 추모예배를 가졌다. 추모예배에는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과 홍성희 의료법인 을지병원 이사장, 박준숙 범석학술장학재단 이사장, 최원식 을지대 교수 등 유가족과 을지대 및 을지대병원, 을지병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을지대 성남 및 대전 캠퍼스, 을지대병원, 을지병원 등 기관별로 추모예배를 갖는다. 또 오후 5시 30분부터는 을지대 성남캠퍼스 을지관에서 범석상 시상식을 갖는다. 지난 1997년 박영하 박사가 설립한 범석학술장학재단은 해마다 의학상과 논문상, 언론·정책상, 봉사상(2014년 신설) 등 4개 분야에서 의료 및 교육 발전에 기여한 인사나 기관을 선정, 시상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는 논문상에 연세대의대 신전수 교수, 언론·정책상에 서울신문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의학상에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봉사상에 사랑나눔의사회가 각각 선정돼 이날 시상식을 갖는다. 시상식에 앞서 성남캠퍼스 본관 8층 범석의학박물관에서는 범석홀 개관식이 열린다. 범석홀에는 박영하 박사가 생전에 사용했던 안경·필기구와 고인이 아꼈던 개인용품, 그리고 1956년 설립 이후 최근까지 보존된 재단 관련 자료 등이 전시된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집단소송제] 흩어지면 지고 뭉치면 이긴다?

    [집단소송제] 흩어지면 지고 뭉치면 이긴다?

    ‘다윗’(개인정보유출 피해자)이 ‘돌팔매’(집단소송제)를 이용해 ‘골리앗’(정보유출 기업)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잇따르면서 대한민국 신상정보가 모두 털렸다. 카드사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1억 400만건, KT홈페이지 해킹으로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이고 카드번호와 직장 정보, 결제계좌까지 ‘강제 공개’된 피해자들은 “개인정보가 아니라 공공의 정보”라며 분노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개인정보 유출분야에서 집단소송제(Class Action)가 도입되지 않아 피해자들은 소송 당사자들만 보상을 받는 ‘다수 당사자 소송’을 활용하고 있다. 집단소송 도입을 둘러싼 논란을 짚어봤다. 2007년 미국에서는 금융서비스 회사인 서티지 체크 서비스(Certegy Check Services)의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가 정보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850만명의 고객 정보를 고객에게 넘겨준 사건이 발생했다. 고객정보에는 인적사항과 계좌정보, 신용카드번호 등이 포함돼 있었다. 피해자들은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따른 막대한 배상금을 의식한 회사가 법원의 중재를 받아들여 당사자 간의 화해로 사건은 종결됐다. 당시 회사는 정보유출사고 피해자들에게 1인당 2만 달러까지 지불했다. 반면 KT 이동통신과 농협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최근 정보유출 사태로 인해 주민등록 번호와 카드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수년간 KT와 농협을 믿고 이용해온 김씨는 ‘죄송하다’는 사과만 할 뿐 손해배상에는 뒷전인 회사들의 태도에 화가 나 ‘다수 당사자 소송’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소송을 하려고 보니 많지는 않지만 소송비용이 필요하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이긴다는 보장도 없으며, 혹 이긴다 하더라도 10만~30만원의 배상금밖에 못 받는다는 생각에 소송을 포기해야만 했다. ●신상정보·입사지원서 유출돼도 배상액 10만원 집단소송제는 회사나 특정인의 잘못된 행동에 의해 다수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자 중 일부가 전체를 대표해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집단 소송을 통한 법원 판결은 소송 당사자뿐 아니라 피해자 전체에 효력을 미칠 수 있어 개별적 피해 규모는 작지만 피해자의 수가 많은 경우 활용하기 적당한 소송 방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법원에 제기하고 있는 것은 소송 당사자만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받게 되는 ‘다수 당사자 소송’으로 집단 소송과는 구별된다. 문제는 ‘다수 당사자 소송’을 이용할 경우 참여율이 낮아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금액이 소액이기 때문에 개별소송을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고, 3~5년에 걸리는 법정다툼과 소송비용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피해자도 있다. 집단소송을 통해서라면 한 번의 소송으로 끝날 문제가 여러 법원에 소송이 제기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사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집단소송을 진행하는데는 인지세와 송달료 등 1인당 1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소송에 뛰어들었다 하더라도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해 어떠한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입증책임이 피해자에게 있기 때문에 승소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대표적 정보유출 사건 중 하나인 ‘2007년 옥션해킹‘ 사태에서 법원은 ‘해킹을 막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당시 옥션은 이를 막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했기 때문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2008년 GS칼텍스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도 법원은 “새나간 정보가 피해자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자회사 직원 3명이 정보를 팔아넘기기 직전에 검거돼 후속 피해의 우려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나마 승소를 한 경우도 배상금액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2005년 엔씨소프트 정보 유출 사건’과 ‘2006년 LG전자 입사지원서 유출 사건’의 경우에도 인정된 배상금액이 10만~30만원에 불과했다. 개인정보 유출의 경우 언론의 관련 사실이 보도되고 나서야 소비자들이 피해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 피해 기간이 길고, 개인정보가 외국으로 유출돼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피해자들에게 주어진 수십만원의 보상금은 다소 적다고 볼 수 있다. ●증권분야에 처음 도입했지만… 9년간 소송 7건뿐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집단소송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증권분야에 한해서 집단소송제를 도입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인 상태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2005년 1월부터 시행됐지만 현재까지 이를 이용해 제기된 소송은 7건에 그쳤다. 집단소송 대상을 분식회계·불공정 거래·미공개정보 이용 등으로 한정해 지나치게 제한돼 있고,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총 발행주식의 1만분의1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법무부는 최근 해당 법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단 소송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국경제인연합 기업정책팀 추광호 팀장은 “미국 집단소송의 경우 95% 이상이 결국 화해조정으로 끝나게 된다”면서 “이때 소비자는 할인권이나 쿠폰 등 미미한 보상을 받고 변호사만 거액의 수임료를 챙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추 팀장은 이어 “집단소송제는 다른 사람의 소송 수행 능력에 따라 내가 배상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이 된다”면서 “만약 패소할 경우 가만히 있다가 구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전경련 홍보본부 임상혁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집단소송제가 활발하게 시행되는 나라는 미국 정도에 불과한데 우리나라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변호사들이 소비자를 부추겨 집단소송이 남발되면 기업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94년 가슴 성형 실리콘 부작용과 관련해 전 세계 환자 30여만 명에게 집단소송을 당한 다우코닝사는 피해자들에게 32억 달러라는 거액을 배상한 뒤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의 제조업이 사라진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집단소송’이라며 남소를 제한하는 법을 새로 제정하기도 했다”면서 “집단소송을 활성화하자는 것은 변호사가 돈 좀 벌어보자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업자의 악의적 불법행위를 막을 수 있는 다른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꼭 부작용이 많은 집단소송을 이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도입 땐 소송 남발” vs “정보 유출부터 시행을” 그러나 도입 찬성자들의 입장도 단호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윤철한 팀장은 “만약 집단소송제 시행으로 인해 소송이 많이 제기 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소송의 남발이 아니라 피해를 변상받기 위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면서 “우리나라는 아직 피해액의 3~4배를 배상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있어 미국처럼 기업에 ‘배상금 폭탄’이 떨어질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홍성준 사무처장도 “집단소송제 때문에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부당행위로 인해 소비자가 기업을 외면함으로써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양헌의 김승열 변호사는 “집단소송제를 실행 중인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이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보상을 하고 한국 소비자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역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광범위하게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게 무리가 있다면 가장 시급한 개인정보 유출 분야만이라도 집단소송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세월호 참사 범국가조사위원회 구성하라

    세월호 참사가 보름을 넘기면서 사고 원인과 이를 낳은 갖가지 요인들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검경 수사에 따르면 참사는 적재용량을 크게 넘어선 화물 탑재와 부실관리, 선박 안전규정을 무시한 선사와 승무원들의 직무 방기가 직접적 요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부실 운영의 이면에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가 자리해 있고, 이를 중심으로 관계 기관과 업체 간 방대한 비리 커넥션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그러나 좀 더 범위를 넓힌다면 세월호 참사는 그동안 누누이 지적된 우리 사회의 누적된 폐해가 곳곳에 쌓인 결과임을 알 수 있다. 해경과 해군을 중심으로 한 구조활동만 해도 희생자 가족은 물론 일반 국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을 만큼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3000개가 넘는다는 재난 대응 매뉴얼은 무엇 하나 올바로 이행된 것이 없다. 과거 서해훼리호 침몰과 삼풍백화점 붕괴 같은 대형 참사를 겪을 때마다 만들었던 재난백서 또한 무용지물임도 확인했다. 그런가 하면 퇴직한 고위 관료가 줄줄이 산하 기관장과 협회장 등을 꿰차고 앉아 관련 업체의 뒤를 봐주며 촘촘한 비리 그물망을 형성해 온 ‘관료 마피아’ 실태도 일각이나마 드러났다. 세월호 참극 앞에서 모든 이들이 참사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302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나라를 국가 개조 차원에서 혁신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이번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부터 이전과는 달라야 하며, 그런 점에서 지금의 정부 대응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참사 이후 검경이 합동 수사에 착수하고 감사원이 그제부터 안전행정부 등 4개 부처에 대해 특정감사에 나섰다지만 이것만으로 참사의 실체를 온전히 가려낼 수는 없다고 본다. 당국의 엄정한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유언비어와 의혹이 제기되는 현실을 볼 때 향후 사건 수습 과정에서 근거 없는 의혹이 확산되고 소모적 갈등이 불거지면서 자칫 국론이 양분되는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검경 수사나 정부 주도의 인사시스템 개혁만으로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적폐를 도려내는데 턱없이 역부족인 게 현실이기도 하다. 야당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추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넘어 정파를 초월한 범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여기엔 여야 정당과 군·경을 포함한 정부 및 산업 현장의 재난 전문가, 학계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의 근인과 원인, 그리고 이를 낳은 사회구조의 문제점까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책임자 처벌과 별개로 관료체제의 개혁과 정부 정책 방향의 전환을 포함한 국가 개조 차원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각 정파와 국민들도 이를 위해 당장 정부에 대책을 내놓으라 재촉함으로써 다시 졸속 대처와 참사 재발의 악순환 속으로 나라를 몰아넣는 일이 없도록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과거 천안함 폭침 때 사건 진상을 둘러싼 사회 각 진영의 소모적 갈등으로 국론이 갈리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세월호 참사 앞에서 이런 분열이 재연된다면 이는 희생자들에게 또 한번 죄를 짓는 일이다. 정파를 넘어 함께 이 비극을 이겨내야 한다.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세월호 침몰] 해경 둘러싼 10가지 의혹

    [세월호 침몰] 해경 둘러싼 10가지 의혹

    세월호 침몰 사고의 구조·수색 작업을 총괄하는 해양경찰이 사고 초기부터 총체적인 부실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해경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이른바 ‘골든타임’이 허비됐고, 민간잠수업체 언딘을 먼저 투입하기 위해 해군의 잠수를 막았다는 비난을 받는다.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을 유치장이 아닌 경찰 집에서 재운 사실도 드러났다. 많은 해경들이 구조·수색을 위해 17일째 거친 바다에서 고생하고 있지만 해경의 미심쩍은 행태들이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각종 의혹들은 어처구니없는 대형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꼭 풀어야 할 대목이다. 해경을 둘러싼 10가지 의혹에 대해 짚어봤다. 1. 하나마나 관제… 사고 신고접수 때까지 해역 진입 몰라 세월호 침몰 당시 ‘골든타임’(재난 때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유효시간)을 허비한 배경에는 기본적인 관제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전남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자리 잡고 있다. 사고 신고가 119와 제주VTS, 해경 상황실 등을 거치면서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으로, 해경의 교신 절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시간은 오전 8시 48분. 하지만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진도VTS가 신고를 정식으로 접수한 것은 9시 6분이었다. 여객선은 특정 해역에 들어설 때 관할 VTS에 보고하고 관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합동수사본부가 공개한 진도VTS 교신 녹취록에는 세월호가 진도 해역 진입을 보고했다는 내용이 없다. 당시 세월호가 목적지 관할인 제주VTS에 교신 채널을 맞춰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승무원의 첫 신고도 제주VTS로 접수됐다. 정작 진도VTS는 신고가 접수될 때까지 세월호가 관할 해역에 들어왔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관제사 자격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항만청VTS 관제사는 5급 이상 항해사 자격에 1년 이상 항해 경력이 있어야 하고 퇴직할 때까지 관제 업무만 맡는다. 반면 해경VTS 관제사는 2~3년마다 순환 보직을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 민간업체 언딘 우선 투입… 해군·민간잠수사 접근 막아 세월호 실종자 수색 구조작업에 민간업체 ‘언딘마린인더스트리’가 참여하는 과정에도 해경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침몰 사고 이튿날인 지난 17일 오전 해군 특수요원들이 사고 해역에 대기했지만 해경이 ‘언딘이 우선 잠수해야 한다’며 현장 접근을 통제했다”고 밝혀 특혜 논란이 증폭됐다. 국방부는 파문이 커지자 “국회 제출 자료가 잘못 작성됐다”면서 “해경이 잠수 효율성을 위해 잠수부들의 경험 등을 고려해 민·관·군 잠수부들의 잠수 순서를 결정했을 뿐 해군 요원의 잠수를 막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번 불붙은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앞서 민간 잠수부들도 “해경이 우리의 입수는 통제하면서 언딘과 수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언딘과 구난 계약을 맺는 과정에도 해경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청해진해운 측은 애초 10년간 거래한 인천의 H 구난업체에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후 전화해 “세월호 침몰 현장에 구조요원과 장비를 급파해 달라”고 구두 요청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언딘과 계약을 했다”며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해경이 언딘을 청해진해운에 소개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3. 당직함 출동에 22분 허비… 해상사고 매뉴얼 있긴 있나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한 해상 사고에서 출동하는 데만 22분이 걸린 해경은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난달 16일 사고 당시 목포 해경 당직함은 출동 준비에만 22분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전 8시 58분에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목포항 삼학도 해경 전용 부두에 정박 중인 당직함(513)에 출동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당직함은 출동 명령을 받고도 신고가 접수된 시간으로부터 22분이 지난 9시 20분에야 출동했다. 해경은 “항해 장비를 가동하는 시간과 계류색(배와 배를 묶는 줄)을 걷는 시간, 케이블을 해체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20분이 결코 오래 걸린 것은 아니다”라는 군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해경의 보고 체계와 해상사고 대응 매뉴얼도 부실 그 자체로 밝혀졌다. 해상사고가 발생하면 해경청장이 중앙구조본부장을 맡고, 공석 땐 경비안전국장이 맡도록 돼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해경 종합상황실은 해도와 해상도 등 각종 상황판을 갖추고 세월호가 침몰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 그러나 상황실을 지휘해야 하는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헬기를 타고 목포를 향하는 도중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하고 말았다. 해경 지휘부가 해상 수색·구조 경험이 없는 해양대와 경찰대, 고시 출신들로 이뤄져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4. 구조동영상 13일만에 공개 “부실 초동대처 숨기려 했나” 해양경찰청이 세월호 침몰 당시 초기 구조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해경이 사고 당시 이준석(69) 선장 등 선원들의 탈출 장면 등을 촬영해 놓고도 사고발생 13일 만인 지난달 28일에야 공개했기 때문이다. 동영상은 현장에 출동한 해경 경비함 123정의 한 직원이 개인 휴대전화 카메라로 지난 16일 오전 9시 28분부터 11시 18분까지의 장면을 찍은 총 49컷, 9분 45초 분량이다. 동영상에는 기울어진 선체 모습, 선원 탈출과 해경 구조장면 등 당시 모습이 담겼다. 동영상을 공개한 날은 검경합동수사본부가 해경의 초동대처 부실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전남 목포해경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날로 일각에서는 “해경이 이 선장을 감싸려고 한 것 아니냐”, “초동 대처에 있어 불리한 장면을 숨기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등의 비판이 일었다. 함께 공개된 사진 7장 중 4장이 동영상에 없는 내용이어서 해경이 불리한 내용을 편집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해경은 동영상을 늦게 공개한 이유에 대해 해당 함정이 연일 해상 수색을 했고, 자체 자료전송시스템이 없어 보관 중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또 다른 동영상이 있는지와 동영상 편집 의혹 등은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풀어야 할 대목이다. 5. 안전관리 산하단체 뒤 봐주고 간부들은 재취업 기회로 검찰 수사 결과 일부 해경 간부들이 산하단체로부터 명절 떡값 등 ‘관리’를 꾸준히 받아온 정황도 포착됐다. 인천지검 해운 비리 특별수사팀은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작성한 내부 문건 중 ‘명절 선물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조합과 함께 여객선 안전관리를 맡는 인천해양경찰서 등의 간부에게 10만~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선물을 돌릴 계획이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이 조선사와 해운사, 민간 구난업체 등이 속한 한국해양구조협회를 과도하게 지원하고 간부들의 재취업 창구로 활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양경찰청은 지난해 1월 협회 출범 당시 소속 경찰관에게 회원 가입을 권고했다. 수천명에 이르는 해양경찰관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연회비 3만원은 개인 봉급에서 공제된다. 본청 간부 상당수는 연회비 30만원인 평생회원으로 가입했다. 해경이 직원 월급을 떼어 매년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억대의 예산을 지원하는 셈이다. 협회는 해경 퇴직 간부의 재취업 공간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과 김용환 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부총재직을 맡고 있고, 경감급 6명도 재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딘마린인더스트리의 김윤상 대표도 부총재를 맡고 있다. 6. 석연찮은 선장 수사… 사고 초기 해경 직원 자택에 재워 해경이 세월호 사고 수사 초기 선장 이준석(69)씨를 조사한 뒤 직원의 자택에 재운 것으로 드러나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특히 300여명의 승객을 내버려둔 채 먼저 탈출한 이씨를 일반 수사 대상자와 달리 ‘칙사대접’한 사실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고 첫날인 지난달 16일 오후부터 17일 새벽 전남 목포해경에 소환돼 10여 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해경은 이후 이씨를 한 직원의 아파트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2차 조사를 벌인 17일엔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바뀐 터였다. 수사 관계자는 “이씨가 갈 데도 마땅찮고 기자들이 많아 유치장 대신 개인 집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이후 아파트에 있던 한 기관사가 자살 소동을 벌이는 등 선원의 신병에 대한 밀착 감시와 보호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더라도 수사 관계자가 개인적인 판단으로 이씨를 집으로 데려가 잠을 재운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따라서 윗선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낳는다. 청해진해운의 계열사 출신 한 간부가 한때 해경 본청의 수사라인에 배치된 점도 이런 의혹을 키웠다. 한 변호사는 “피의자를 집에서 재운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부적절한 처사여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7. 자체 청해진 수사 했나… 檢 압수수색 전 선사 드나들어 세월호가 침몰 중이던 지난달 16일 오후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2층 ㈜청해진해운에 해경 관계자들이 진을 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다부진 체격에 사복 차림의 남성 3~4명이 수시로 외부와 연락하며 머물러 있었다. 더러는 “지인의 부인이 그 배에 탔다. 생존자 명단에 있는지 확인해 달라”며 누군가와 통화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일 오후 5시쯤 청해진해운 측 요구로 취재진이 1층 여객터미널 복도로 나간 뒤에도 계속 사무실에 머물렀다. 이튿날 오전 9시쯤에는 정장 차림의 50대 중후반 간부급 경찰관이 일행 1명과 청해진해운의 닫힌 철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새벽 청해진해운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결국 세월호가 침몰하기도 전에 해경이 청해진해운 본사에 대해 자체 수사를 벌인 것으로 비쳐지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구조 과정이 담긴 화면을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날 만큼 느려 터진 해경이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한 조치엔 가장 빨랐던 셈”이라며 “그 시간 청해진해운 사무실에서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해경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당시 청해진해운에 누가, 왜 나갔는지 모르겠다. 답변할 위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8. 세월호 문서 삭제 의혹… 외부 감사·자료요구 대비했나 해양경찰청이 외부기관의 감사나 자료 요구에 대비해 ‘세월호’ 관련 문서들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하지만 해경청은 역시 부인했다. 2일 제보자에 따르면 해경청은 지난주 초 전국의 일선 해양경찰서에 내부 전산망 문서 제목에서 ‘세월호’라는 글자를 지우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다. 다시 말해 세월호에 관한 검색이 불가능하게 만들려는 시도였다는 것이다. 세월호 안전관리와 지도감독 등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시작되는 시점이었기에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해경의 내부 문서 검색은 제목에 있는 단어를 통해 이뤄져 세월호라는 세 글자만 지우면 해당 문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아울러 해경이 일부 문서를 담당자만 열람할 수 있는 보안문서로 분류했다는 의혹도 뒤따랐다. 감사원은 지난 1일부터 해경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했고 국회는 다음주 현안보고를 앞두고 다량의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따라서 해경 측이 세월호에 대한 감독 소홀 등이 문제될 것을 우려한 끝에 문서 삭제를 시도하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해경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마라’는 자세로 임해야 불필요한 오해를 막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9. 이해못할 인사 패턴… 이용욱 ‘조함직→ 수사총괄’ 의문 해경에 기술직으로 입문한 이용욱(53·국제협력관) 경무관이 당초 정보수사국장에 임명된 것은 일반적인 인사 패턴과 다르다. 정보 및 해상범죄 수사를 총괄하는 정보수사국장은 대개 행정직이 맡았다. 해경의 직별은 항해, 기관, 행정, 잠수, 조함(造艦)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전 국장은 ‘조함’ 직별 경정으로 특채됐다. 현재 해경의 경무관 이상 간부 14명 가운데 7명이 행정 직별이다. 조함 직별은 이 전 국장이 유일하다. 이 전 국장은 특채 이후 자신의 직별에 맞는 조함기획계장을 잠시 거쳤을 뿐 이후로는 조함직과 관련 없는 업무를 담당해 왔다. 해경 측은 총경(서장급) 이상이 되면 직별 구분이 무의미해져 직별과 상관없는 보직을 맡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이 전 국장은 2004년 총경이 되기 전에 이미 자신의 직별과 관련 없는 해경발전기획단을 거쳤다. 총경 승진 이후에는 전북 군산·전남 여수 해경서장, 동해해양경찰청장을 거쳐 2012년 7월 국장 중에서도 노른자위로 알려진 정보수사국장에 올랐다. 보직 관리가 아주 잘 된 편이다. 때문에 외부 지원설마저 제기되지만, 해경은 본인의 능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0. 구조예산 부족 타령 헛말… 골프장 건설에 145억 사용 해양경찰청이 예산 부족을 들어 구조장비 도입과 해양사고 대비 훈련일수까지 줄이면서도 골프장 건설에는 145억원을 써 비난을 샀다. 해경은 전남 여수 해양경찰교육원의 함포사격장 부지 40만㎡를 용도변경한 뒤 145억원을 들여 해경 전용 골프장을 세웠다. 때문에 함포사격장은 165㎡의 게임방 규모에 불과한 지하 시뮬레이션 훈련장으로 대체되는 아이러니를 빚었다. 대신 골프장이 버젓이 들어섰다. 지난달 18일로 잡았던 골프장 준공식은 세월호 참사로 열리지 못했다. 해경은 2010년부터 경비함 운항에 필요한 유류비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이듬해로 이월한 뒤 지불해 왔다. 유류비가 부족하자 해경은 지난해 해상종합훈련을 4일에서 2일로 줄였으며 중·대형 함정 운항률을 축소하는 등 ‘유류절약 매뉴얼’까지 시행했다. 전국 241개 해경 출장소 가운데 순찰정·고속보트 등 연안 구조장비를 갖추지 못한 곳이 95개(39%)에 달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수품출장소와 서거차출장소는 연안 구조장비는 물론 순찰차량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진후(정의당) 의원은 “늘 예산 부족을 탓해온 해경이 뒤로는 골프장 짓기에 여념이 없었던 황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생각나눔] 세월호 여파 ‘취소·연기’ 언제까지

    [생각나눔] 세월호 여파 ‘취소·연기’ 언제까지

    “애도 분위기는 이어 가야 하겠지만 첩첩산중 산나물축제까지 취소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세월호 사고 애도로 5, 6월 각종 행사와 축제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되는 가운데 조심스레 ‘이제는 가이드라인을 정해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강원 시골마을 주민들은 2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크고 작은 대부분의 행사와 축제가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산골마을 경제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며 이제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정해 행사와 축제를 여는 게 좋겠다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는 이달 중순 열릴 양구군 ‘양구 곰취축제’에서 전시·판매 외엔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양양군도 이달 초 열 계획이던 ‘남애항 문어축제’와 중순에 열 ‘치레마을 산나물축제’를 취소했다. 홍천군 ‘백두대간 나물축제’도 열지 않기로 했다. 이달 말 열릴 ‘강릉 단오제’도 대폭 축소해 열기로 했다. 주민들은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흥청거리며 먹고 노는 행사는 취소하는 게 마땅하지만 산나물축제처럼 산나물이 나는 봄철, 산골마을 주민들이 일년에 한 번씩 축제를 열어 외지인들에게 산나물을 파는 행사나 축제까지 취소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이들은 또 “행사와 축제의 내용도 검토하지 않은 채 무조건 열지 않는 것은 지역과 주민들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어려움이 닥치면 늘 그래 왔듯이 관행적으로 모든 행사와 축제를 하지 말라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런 반응은 최근 강원도의 한 단체가 강원지역 18개 시·군 사회단체와 경제단체 대표 등 1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무조건 축제나 행사를 취소하는 것보다 내용을 보고 구분해 진행해야 한다는 답변이 79.6%에 달했다. 실제로 ‘가이드라인을 정해 진행해야 할 행사는 해야 한다’는 33%, ‘가이드라인을 정해 적합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제외하고 축소해 진행해야 한다’는 46.6%였다. 또 절반이 넘는 57.2%는 ‘축제나 행사의 일부 내용을 축소 조정하더라도 지역경제를 고려해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예년처럼 개최해야 한다(7.7%)’는 주장까지 포함하면 64.9%가 세월호 추모 분위기를 고려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생각해 축제나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34.9%에 달해 여전히 많은 주민이 세월호 사고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이어 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수산 춘천상공회의소 회장은 “세월호 사고에 대한 애도의 마음은 가져야겠지만 산나물축제 등 지역의 작은 행사까지 접어 지역경제를 얼어붙게 하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中 알리페이 한국 진출 추진 카드업계 초비상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닷컴의 자회사 알리페이가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카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알리페이 바코드 결제방식의 안전성과 해외 지급결제 업체의 국내 진출 적법성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이달부터 바코드를 이용한 결제방식으로 국내 면세점에서 직접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국내 결제대행업체(PG업체)인 이니시스와 제휴해 온라인 결제시장에 진출했다. 알리페이의 온라인 결제 방식을 이용하면 외국인들도 공인인증서 등 별도의 장치 없이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할 수 있다. 일정 금액을 미리 알리페이 계좌에 예치하거나 또는 은행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와 연결해 바코드를 읽어 결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알리페이를 통한 불법 결제나 바코드 불법사용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결제 대금을 받아야 하는 국내 가맹점들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알리페이는 현재 국내에 법인이나 지사 등 공식 창구를 두지 않고 있으며 국내 카드사와 제휴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알리페이의 바코드 결제 방식은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시행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 방식과 비슷한데도 해킹 등 안전성 검사나 불법사용 시 제재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도 알리페이의 바코드 결제 방식에 대한 검증과 규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해당 결제방식을 잠정 중단시킨 상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월 중순부터 알리페이의 거래 안전성과 프로세스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진출한 대만과 홍콩에서도 알리페이가 감독기관의 심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하거나 바코드 결제 등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에 대해 새로운 관리감독 규정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외 온라인 지급결제 업체가 국내에 들어올 때 별도의 허가가 필요한지 여부와 금융사고 안전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별바라기’ 유인영, 별명이 ‘바비인영’?…비키니 몸매 보니

    ‘별바라기’ 유인영, 별명이 ‘바비인영’?…비키니 몸매 보니

    ‘별바라기’ 유인영, 별명이 ‘바비인영’?…비키니 몸매 보니 MBC가 파일럿 방송을 내보낸 예능프로그램 ‘별바라기’에서 배우 유인영이 환상적인 비율을 자랑한 가운데 유인영의 과거 수영복 몸매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첫 방송된 ‘별바라기’에는 유인영의 열혈 팬인 디자이너 이현찬 씨가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현찬 씨은 “유인영은 정말 완벽한 몸매다. 팬들은 다 ‘바비인영’이라고 부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 이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별바라기’ 유인영 과거 아찔한 수영복 몸매”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 속 유인영은 독특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입고 아찔한 볼륨감과 가슴골을 드러내며 몸매를 과시하고 있다. 이 사진은 유인영이 MBC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출연 당시의 사진으로 유인영은 검정색 모노비키니 차림으로 볼륨있는 몸매를 뽐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與의원 외유성 시찰’ 자료 분석… 대가성 있으면 뇌물죄

    검찰이 해운·항만업계의 정·관계 로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해양수산부(당시 국토해양부)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정황에 이어 여당 의원들이 한국선주협회의 지원을 받아 다녀온 외유성 국외 시찰에 대해서도 자료 분석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 항만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은 1일 이와 관련해 “범죄 혐의가 있으면 조사를 하겠지만 아직 자료 분석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주도하는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은 2009년부터 선주협회의 지원을 받아 정책 토론회, 국외 시찰 등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해운업계의 정·관계 로비 의혹 중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지원금의 대가성 입증 여부가 처벌의 관건이라는 게 중론이다. 법무법인 에이스의 정태원 변호사는 “선주협회가 지원한 돈의 성격과 (의원들의)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협회가 청탁을 위해 지원한 것인지를 따져봐야 하고 결의안 제출과의 연관성이 입증된다면 이를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인의 정준길 변호사는 “국회의원들이 누가 지원해 줬는지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지원안을 마련해 달라는 청탁이 존재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만약 이것이 의례적으로 해 주는 지원이었고 대가성이 없으면 수사나 처벌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국선급의 비리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흥준)은 전·현직 임직원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으로 보고 선박설계업체와 한국선급 주요 간부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한국선급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부산의 한 선박설계회사에서 회계 서류와 선박 설계 자료, 전산 자료 등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한국선급 전·현직 임직원 20여명의 계좌와 법인계좌 등을 정밀 분석해 비자금 규모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국선급 본부장과 팀장 4~5명을 소환해 자금 집행 내역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오공균(62) 한국선급 전 회장이 지난해 2월 한국선급 신성장산업본부를 서울로 이전하면서 영리회사를 설립하고 사무실 리모델링 공사비 수천만원을 횡령했다는 단서를 잡고 조사하고 있다. 오 전 회장은 2007년 11월 한국선급 매출과 직결된 선박안전법 개정 등과 관련해 정치권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임직원이 당시 국회 재경위원회와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쪼개기 형태로 후원금을 기부하도록 지시해 정치자금법 위반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반복되는 참사 뒤에 솜방망이 처벌 있다

    그동안 많은 대형사고가 일어났지만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들에 대한 처벌 수위는 낮았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안전불감증을 키워 또 다른 사고를 부르는 원인이 된다. 지난 5년간 통계를 보면 운항 중이던 선박 100대 중 1대꼴로 충돌·좌초·침몰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그중에 82.1%가 선원의 과실이 원인이었지만 선원의 징계건수는 매년 줄었고 면허취소는 단 한건도 없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온정주의는 해양 사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년 전 승객을 버리고 달아났다 32명을 희생시킨 죄목으로 기소된 이탈리아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선장은 징역 2697년형을 구형받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사고에서 이준 당시 삼풍건설 회장이 받은 형량은 징역 7년 6개월이었다. 101명이 숨진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사고에서는 공사 현장소장이 징역 5년을 받는 데 그쳤다. 23명이 참변을 당한 씨랜드 수련원 화재 사고에서 대표는 단 1년의 징역형을 받았다. 사고의 주범들이 관대한 처벌을 받는 이유는 온정주의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법에 규정된 처벌 규정이 약하다. 대형 참사에는 주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적용되는데 법정최고형이 겨우 징역 5년이다. 다른 죄목을 추가해도 무기징역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법리 적용에 소극적인 판검사들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 과실치사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는 등 가능한 법 조항들을 최대한 동원해서 엄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피고인들이 대규모 변호인단을 앞세워 변론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검찰이나 법원이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따라서 일벌백계를 외치면서도 결과는 흐지부지되고 마는 현실을 바꾸려면 우선 법 규정부터 강화해야 한다. 법의 빈틈이 있다면 국회나 정부가 나서서 입법을 보완해야 한다. 검사나 판사는 법리 적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죄를 감정대로 처벌할 수는 없다. 국민감정이 들끓는다고 해서 법에 없는 사형죄를 선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사람, 곧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법이 국민감정과 완전히 괴리될 때는 법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수백명의 무고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사고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정의가 바로 선다. 그래야 사회 전반에 안전 의식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 관계자, 해경 등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게 법률로 가능한 최고의 형량이 선고돼야 하는 이유다. 그러지 않고서는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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