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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석경의 문화읽기] 보이지 않는 청년 가난

    [홍석경의 문화읽기] 보이지 않는 청년 가난

    1989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간 나에게 서구 청년들의 현실을 일깨워 준 두 편의 영화가 있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1985년 작 ‘집도 법도 없이’(한국에서는 ‘방랑자’라는 로맨틱한 제목으로 개봉)와 에리크 로샹 감독의 1989년 작 ‘동정 없는 세계’다. 첫 영화는 프랑스 남부를 떠돌다 죽는 20살 주거 부정 여성의 이야기이고, 후자는 학업도 일도 사랑도 미래도 하늘마저도 흐릿한 파리에 사는 가난한 20대 중반 청년의 이야기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가난을 구할 수는 없고, 청년기에 맞는 가난은 더 큰 좌절로 다가온다. 프랑스의 동시대 청년들이 이 두 영화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 속 최루탄 냄새 가시지 않은 캠퍼스를 벗어나 안락하고 평온해 보이는 프랑스에서 동년배 청년들이 이처럼 암울한 인생 이야기에 강하게 동일시하고 있다니 대체 내가 모르는 이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두려웠다. 부모의 이혼과 재혼, 새로운 형제자매와의 동거로 재구성된 가족 스토리 속에서 집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면 대부분 프랑스 청년은 부모와의 직접적 유대 관계가 소원해진다. 성탄절 때나 만나는 남의 남편이나 부인이 된 부모, 더이상 경제적 지원자가 되지 못하는 부모는 갈수록 멀어진다. 이 청년들에게 대학생과 주거부정자의 차이는 크지 않다. 대학생이라는 위치가 보장하는 기숙사 거주와 생활 속 할인 혜택을 걷어내면 사회경제적으로 부랑자와 단 한 발자국 차이라고 보르도대학 시절 내 학생들은 증언했다. 1989년에 친구들의 아파트를 전전하며 담배를 빌려 피우던 파리의 휴학생은 30년이 지난 지금에는 인공지능과도 경쟁해야 하니 그의 일자리와 미래는 더욱 혼미해졌다. 이것이 무료 대학과 온갖 실업수당과 지원제도가 있는 프랑스에서 대를 물려 재생되는 보이지 않는 가난한 청년들의 모습이다. 30년 후 개인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은 한국 청년들의 모습은 어떻고, 이들은 어떤 모습에 동일시할까. 지원제도 등 객관적 지표가 말하는 한국 청년들의 가난은 훨씬 엄혹할 것인데 그 현실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회 불평등에 대한 담론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온 지난 한 달 특권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가르는 보이지 않은 선에 대한 분노가 ‘울타리 밖 청년’의 가난을 더욱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스카이(SKY) 진학을 둘러싼 가진 자들의 경쟁은 지방대학생들을 소외시켰고, 이를 멀리서 쳐다보는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던 청년들을 소외시킨다. 한국에서 이 소외의 사슬은 가난이고, 이 사슬은 대학 내부에도 쳐 있다. 소득분위 9, 10등급 학생이 70퍼센트가 넘는다는 스카이 대학, 내 관심은 숫자로도 드러나지 않는 30퍼센트 학생이다. 점심을 못 먹는 학생이 수백 명이라는 신촌의 명문대 사례가 말해 주듯 이들 중 일부는 매우 가난하다. 이 학생들은 높은 대학 문턱을 넘은 후에도 체계화된 선행학습과 외국 체류로 영어와 수학 실력을 갖춘 부유층 학생과의 갭을 극복하기 힘들다. 지척의 집에서 부모가 해 주는 밥을 먹는 강남의 학생들과 기숙사나 반지하에 살며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은 체력까지 불평등하다. 긴 세월 사회의 주변부에서 어려움을 혼자 해결하는 데 익숙한 이 학생들은 사회에 대한 기대가 없으니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회와 도움을 찾지도 않고 알지 못한다. 종종 장학금 신청을 놓치는 것도 많은 시간을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쏟아 넣는 이 학생들이다. 교수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학식의 질적 향상, 생계형 장학금제도 정착, 이들이 당장의 학사경고를 면하게 돕는 일 정도다. 이 글을 쓰며 이러한 한국 청년의 현실을 재현하는 텍스트가 있는지 찾아봤다. 어른들이 보지 않는 웹튠이나 게임판타지소설, 웹드라마 속에 있을지언정 대중매체 어디에도 이들의 모습과 이들의 가난은 없다. ‘미생’이나 ‘프로듀스101’ 같은 프로그램이 우회적으로 분투하는 가난한 청년들을 재현하고 있을까. 새벽 3시 불켜진 기숙사로 쌩하게 달리는 오토바이 배달 청년을 본다. 저 질주의 끝에는 그걸 시킨 다른 청년의 밤샘 분투가 있다. 이들의 성취만이 가시적일 뿐 이들의 가난은 보이지 않는다.
  • 경기도, 명사와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여행상품’ 출시

    경기도, 명사와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여행상품’ 출시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가을을 맞아 명사와 함께하는 역사문화유적 투어 상품인 ‘경기그랜드투어-해설이 있는 여행’을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계절과 어울리는 역사문화 관광지뿐만 아니라 9월 평화관광주간, 10월 세계도자비엔날레 등 대규모 행사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포함해 모두 9가지로 기획됐으며 이달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각 프로그램은 자체 제작한 자료집을 제공하고 관련 분야 명사나 도슨트(전시 안내인)가 나서 해설을 곁들인다. 여행상품은 한강을 사수하라(오두산통일전망대~덕포진~김포작은음악회~함상공원~행주산성), 통일과 만나다(도라전망대·제3땅굴~미메시스아트뮤지엄), 남한산성의 슬픔에서 수원화성의 환호로(남한산성~수원화성박물관~수원화성~화성행궁), 겸재의 그림 속으로(두루미테마파크~개안마루~한탄강 하늘다리~화적연), 과거와 오늘이 다른 곳으로(광명동굴~안산갈대습지공원~시화호 조력문화관 달전망대) 등이다.남한산성 성곽길을 걸으면서 한명기 명지대 교수의 남한산성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듣거나 화담숲에서 나무 박사인 고규홍 작가가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풀어주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화성행궁에서는 정조의 비밀편지 낭독회, 겸재 정선의 그림 배경인 포천 화적연에서는 수채화 그리기, 안산 갈대습지공원에서는 원포인트 사진 촬영 레슨 등으로 특색에 맞는 이벤트도 마련해 흥미를 더했다. 이달 21~22일 평화관광주간 프로그램은 1박 2일, 그 외 투어는 당일 코스로 운영되며 모두 참가비를 받는다. ‘Yes Korea, Go 경기’ 캠페인의 하나로 일본 여행을 취소한 경우 항공권 등 자료를 제출하면 참가비의 50%를 할인해준다. 홍덕수 경기도 관광과장은 “최근 한일관계 등으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청소년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이번 역사 스토리텔링 투어에 많이 참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피, 땀, 침 한 방울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한다

    피, 땀, 침 한 방울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깜박깜박하는 일들이 많아지면 문득 ‘치매’를 걱정하게 된다. 치매는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면서 행동이나 언어장애가 함께 따라오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는 물론 주변인들의 삶까지 힘들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노년층이 가장 걱정하는 질환이 ‘암’과 함께 ‘치매’로 꼽히기도 한다. 문제는 치매를 예방하고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치매의 발병 가능성을 빠르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침이나 땀, 피 등 소량의 체액만으로도 치매 원인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경상대 생명과학부, 분당 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은 약간의 체액만으로도 치매 발병 가능성은 물론 치매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12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치매 여부는 인지능력검사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기술을 활용했다. 문제는 이런 방법들은 치매가 이미 진행된 뒤에나 식별이 가능하고 PET 같은 경우는 검사비용이 많이 들고 인지능력검사는 치매 진행정도를 계량화된 지표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혈액, 땀, 침 같은 환자에게 쉽게 채취할 수 있는 체액을 시료로 해 초기 잠복상태의 치매까지 판별해낼 수 있는 조기진단 키트를 만든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진단 키트는 마이크로RNA(miRNA) 8종과 항체 13종의 생체지표를 활용하기 때문에 치매 진단 정확도는 물론 개인별 맞춤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조기진단키트 기술을 민간기업에 기술이전해 올해 말 제품화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김명옥 경상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번 기술은 인지능력 장애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초기 치매까지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매예방과 치매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치매와 관련된 생체지표를 더 많이 결합시켜 혈관성 치매와 파킨슨병까지도 진단할 수 있도록 연구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나룻배 끊겨 한 달을 결근…/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나룻배 끊겨 한 달을 결근…/손성진 논설고문

    한강 다리가 몇 개 안 되던 시절 나룻배가 사람과 차를 실어 날랐다. 서울 남북의 한강변에는 1960년대에 모두 19곳이 있었다. 광나루, 송파나루, 마포(삼개)나루, 서강나루, 뚝섬나루, 신천나루, 한강진나루, 새말·사평나루, 동작(동재기)나루, 노들나루, 양화나루, 공암나루 등이다. 나룻배는 가축과 화물, 마차, 손수레, 자동차까지 실어 날랐다. 1970년대 초반 나룻배 요금은 사람은 버스 요금과 같은 20원, 용달차는 100원이었다. 뚝섬과 봉은사 사이를 다니던 나룻배는 폭 5m, 길이 12m의 뗏목 형태로 뒤에서 모터보트가 밀어서 운행했다. 말이 끄는 마차와 비슷하다고 해서 ‘마차배’라고 불렀다. 갑자기 모터가 멈추면 노를 저어야 했다. 배에 직접 모터를 달고 ‘제비호’ 등의 이름을 붙인 철선도 있었다. 강북의 학생들은 나룻배를 타고 봉은사로 소풍을 갔다. 이용객은 많을 때는 하루 500여명, 한 해 4만여명에 이르렀다(경향신문 1964년 3월 26일자). 장마철에 한강 물이 불면 나룻배 운행이 중단됐다. 지금은 강남의 중심부인 잠원동과 신사동은 장마철이면 섬처럼 고립됐다. 이곳에 살던 어느 회사원은 홍수로 나룻배가 끊겨 강북에 있던 회사에 한 달이나 출근을 하지 못했고 어느 고등학생은 학교에 가지 못해 학기말 고사를 치르지 못했다. 나룻배는 밤 11시면 끊어지기 때문에 한남파출소에는 밤에 나룻배를 놓쳐 재워 달라는 사람이 매일 10여명이나 있었다고 한다(경향신문 1969년 12월 26일자). 나룻배는 적정 인원을 넘겨 태우기 일쑤였고 침몰 사고가 잇따랐다. 나룻배가 침몰해 49명이 익사한 사건은 1963년 경기도 여주에서 일어난 참사였다. 1962년 9월 7일에는 한남동에서 잠실 쪽으로 가던 나룻배(마차배)가 전복돼 36명이 목숨을 잃었다. 철거민촌인 사당동 배나무골에서 흑석동에 이르는 도로는 비가 많이 오면 범람해 주민들은 나룻배로 버스가 다니는 이수교 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1969년 8월 9일 내린 폭우로 한강 물이 범람하는 바람에 사당동에서 승객을 가득 싣고 나오던 나룻배가 전복돼 7명이 숨졌다. 양화대교가 1965년에 개통돼 하류 지역 나루터의 기능을 대부분 흡수했다. 1969년 크리스마스날 한남대교가 개통되자 서잠실나루(잠원나루)와 신사나루가 자취를 감추었다. 1972년 7월 잠실대교가 개통돼 신천나루터도 사라졌고 뱃사공도 일자리를 잃었다. 청담나루, 압구정나루, 토막나루(암사동), 행주나루 같은 작은 나루들도 그 위에 영동대교(1973년 개통) 등 다리가 생기면서 없어졌다(동아일보 1972년 12월 29일자).
  • 與 때 野 때 생판 다른 인사청문회… “도덕성·정책 검증 분리를”

    與 때 野 때 생판 다른 인사청문회… “도덕성·정책 검증 분리를”

    20대 국회 개정안 51건… 처리는 ‘0건’ 文정부 출범전후 각당 입장 완전 돌변 인사청문제도개선소위마저 성과 없어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은 청문회 제도 도입 후 20년 동안 제기된 문제점의 집결판이었다. 사전 검증시스템의 부실로 후보 지명 직후부터 날마다 새로운 의혹이 야당과 언론을 통해 쏟아졌고, 청와대는 후보자의 배우자가 검찰에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다. 국회는 청문회 날짜, 증인·참고인 채택과 자료 제출 법적 시한을 모두 어겼고, 국회는 법적 구속력을 확보하지 못해 그나마 채택한 11명의 증인 중 단 1명만 출석했다. 후보자는 국회의 진단서 요구를 딸의 페이스북 게시물로 대신하는 등 자료 제출에 무성의함을 보였고, 이에 야당 청문위원이 청문회장에서 자료를 찢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나왔다.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고위공직자는 2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여야, 다른 속내로 법 손질 지지부진 여야 모두 현재의 청문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이견이 없다. 20대 국회는 2016년 회기 시작부터 15일 현재까지 모두 51건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4년 동안 단 한 건도 처리하지 않았다. 여야가 발의한 법안은 크게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해 청문회를 무력화하는 시도를 막는 방안,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위증할 경우 처벌하는 방안, 인사청문 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이 주를 이룬다. 지난 3월 무소속 김경진 의원은 국회가 공직후보자의 금융거래 내용과 진료기록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르도록 하는 개정안을 냈다.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지난 7월 공직후보자가 성실히 답변하고 자료의 제출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법률에서 정하는 경우에만 답변 또는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국회의원 6명이 각각 발의한 공직후보자 위증죄 추가 개정안도 단골 메뉴다. 허위진술죄 처벌규정은 헌법 제12조 제2항의 형사상 불리한 자기 진술 거부권에 반한다는 위헌성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 이에 비(非)형사적 제재 수단을 대안으로 검토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인사청문위원회 기간을 늘려 ‘국회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법안도 다수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2017년 청문회 기간에 공휴일을 넣지 않는 개정안, 같은 당 송희경 의원은 2018년 청문회 기간에 국정감사를 제외하는 법안 등을 발의했다. 워낙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이 누적돼 국회는 청문회 관련법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자며 2017년 7월 인사청문제도개선소위원회 구성에 합심해 2018년 첫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3년째 입법 성과가 제로다. 소위는 2018년 2월 8일 첫 회의를 열었고, 2월 13일 2차 회의, 2월 20일 3차 회의를 열고서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청문회법 손질이 필요하다는 큰 틀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이마저도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경우가 많아 논의에 진전이 없다. 실제 현재 51건의 개정안 중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로 각 당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 2016년 20대 국회가 시작된 후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발의된 청문회 개정안 13건 중 9건은 더불어민주당이 낸 법안이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 낸 개정안의 내용은 대부분 국회의 청문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 여야 공수 교대가 이뤄진 후 발의된 38건은 모두 야당 작품이다.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단 4건인데 용어 손질, 통계청과 경찰위원회 청문대상 확대, 지명 몫에 따른 청문위원 일원화 등으로 국회의 청문 기능 강화는 단 한 건도 없다. 반면 야당은 ‘○○○ 방지법’이라는 별칭을 붙여 청문회 때마다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정책 검증과 도덕성 검증 분리 가능할까 청문회가 후보자의 정책이 아니라 지나친 ‘신상털기’ 위주로 진행된다는 지적도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도덕성 검 증과 정책 능력 검증을 분리하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하는 방안이다. 검증 이원화를 위해선 도덕성 검증과 정책 능력 검증 영역의 명확한 구분 기준 설정 문제,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실시할 경우 후보자 사생활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등이 과제다. 2018년 2월 20일 인사청문개선소위 회의에서는 청와대 인사수석이 비공개 도덕성 검증 때 배석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정보위원회가 운영되는 방식과 같이 도덕성 문제는 보안을 지키고, 더 필요하다면 청와대에서 인사수석이나 추천한 사람들도 비공개 자리에 와서 모든 자료를 내놓고 이야기하고, 도덕성 문제가 있으면 정책 문제까지 가지 않고 정리를 하면 어떠냐”고 했다. 한국당 김승희 의원도 “인사수석이나 민정수석에서 사전검증을 하는데 상당히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도덕성 검증과 정책 검증을) 분리한다면 소위 인사수석도 배석하든지 해 연대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까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200년 역사 美 청문회 트렌드는 간소화 건국 초기부터 200년간 인사청문 제도를 운용해 온 미국은 우리 청문 제도 개선 논의 때마다 언급된다. 하지만 200년 동안 제도를 운용해 온 미국과 20년을 갓 넘긴 우리나라의 제도를 절대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단 미국은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공직(PSA)이 1000개가 넘고, 인준청문회는 600여개 공직에 실시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 제도 도입 당시 23개 직으로 시작해 현재 65개 공직에 대해 청문회를 실시한다. 가장 큰 차이는 상원의 인준동의안 의결 결과가 대통령의 임명권을 구속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국무총리 등 국회 동의가 필요한 직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부적격으로 간주하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에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대법관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보다 장관 청문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장차관에 대한 인준거부율이 매우 낮은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 행정부 장차관 인준거부율은 2% 미만이다. 반면 종신직인 대법관은 낙마율이 25% 달한다. 행정부의 장차관 임명은 대통령의 특권으로 여기지만 대법관이나 각종 위원회의 수장에 대해서는 의회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미국 상원은 최근 인사청문 대상 공직을 축소했고, 후보자 검증 절차를 간소화했다. 제112대(2011~2012년)는 상원 동의가 필요한 행정부 공직 중 163개를 삭제했다. 상원의 동의가 필요한 272개 공직에 대해선 상원 의원의 반대가 없으면 인준안 심사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는 ‘인준안 신속처리절차’를 2011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2013년 제113대 의회는 본회의에서 임명 반대 필리버스터를 종료할 수 있는 토론종결동의 의결정족수를 과반으로 완화했다. 발언 시간에 제한이 없는 상원의 반대토론을 끝내려면 일반 의안은 재적의원 5분의3이 찬성해야 하지만 인준안은 과반의 동의로 지연을 막을 수 있게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조국 취임하자마자 비공개 수사 방침… 국민 알권리 위축

    비리공직자·정치인·재벌 수사도 깜깜이 피고인 기소 땐 죄명·구속 여부만 공개 취재진의 검사·수사관 접촉 원천봉쇄 규정 어기면 장관이 감찰 지시할 수도 겉으론 언론 옥죄기, 실상은 檢 옥죄기 檢 당혹감… “감찰 도중 외부 유출 가능” 법무부가 형사사건 보도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임 박상기 장관은 피의사실공표 문제를 손보려다가 조국 장관 가족 수사 때문에 유보했지만, 조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당정이 협의를 시작한 것이다. 형사사건 보도가 금지되면 검찰의 ‘밀실수사’가 우려되고 국민의 알권리가 위축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기존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대체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대로라면 앞으로 검찰 수사는 원칙적으로 보도가 금지된다. 이 방안이 확정돼 실행되면 국민적 관심 사안이거나 고위 공직자·재벌·정치인의 비리 사건이라도 어떤 과정을 거쳐 수사가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워진다. 기소됐더라도 피고인의 죄명과 구속 여부 정도만 공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기자가 검사나 수사관과 접촉하는 것도 금지했다. 검찰 소환도 공개할 수 없다. 기존에는 고위 공직자의 경우 피의자가 동의하면 언론에 공개했지만, 앞으로는 서면으로 동의했을 경우에만 공개가 가능한 것으로 바뀐다. 일명 ‘티타임’으로 불리는 검찰 공보관(차장검사)의 정례 기자간담회도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의 이익이 인정되는 사안이라도 언론 보도는 극히 제한된다. 언론에 공개할 수사 내용은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가 심의하는데, 민간위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존 공보준칙은 벌칙 조항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규정을 어기면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지시할 수도 있다. 조 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피의사실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라 가뜩이나 몸을 사리던 검찰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불구속 기소된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경우 공소사실은 물론 공소장도 공개되지 않았다. 겉으로는 언론 옥죄기지만, 사실상 검찰 옥죄기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크다. 조 장관은 취임사에서 검찰에 대한 감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공언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입장에서는 감찰을 각오하면서까지 언론에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필요가 없고, 언론으로서는 수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감시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오보가 늘어날 수 있다”며 “감찰 담당자가 수사자료를 모두 검토할 수 있는 만큼 수사 기밀이 오히려 감찰 과정에서 외부에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조 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 법무부가 피의사실공표 문제로 감찰에 착수한다면 검찰 수사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74세에 쌍둥이 낳아…인도 ‘세계 최고령 부모’ 모두 중환자실 입원 중

    74세에 쌍둥이 낳아…인도 ‘세계 최고령 부모’ 모두 중환자실 입원 중

    최근 ‘세계 최고령 부모’가 된 인도의 한 노부부가 모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쌍둥이 자매를 낳아 세계 최고령 산모가 된 74세 여성 망가얌마 야라마티의 78세 남편 시타라마 라자라오가 다음 날인 6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일주일이 넘도록 입원 중이다. 애초 산모의 남편은 가벼운 뇌졸중으로 치료받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현재 아할리아 요양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전날 남편은 결혼 57년 만에 아버지가 되는 소원을 이룬 것을 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신의 은총과 의사들 덕분에 두 여자아이의 아버지가 돼 자랑스럽다”면서 “오늘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부”라고 밝혔다. 심지어 그는 부부에게 변이라도 생기면 누가 아이들을 돌보는 게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빈손이지만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모든 것은 신의 손에 달렸다”고 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지난 1월 이른바 시험관 아기 시술로 불리는 체외수정(IVF)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다. 아내는 폐경기가 지나 난자가 없지만, 자신은 물론 남편도 아이를 간절히 원해 난자를 기증받아 IVF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이들 부부는 건강한 쌍둥이 자매를 낳을 수 있었던 것이다. 쌍둥이 자매가 태어난 병원의 사나카얄라 우마샨카르 박사 역시 산모는 제왕절개 수술로 인한 신체 부담 탓에 일주일 넘게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산모나 남편의 현재 건강 상태가 어떤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는 70대가 넘는 고령자 부부에게 체외수정(IVF)을 허가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국 부인 “유출 정보로 왜곡…방어권 무력화” 주장에 檢 즉각 반박

    조국 부인 “유출 정보로 왜곡…방어권 무력화” 주장에 檢 즉각 반박

    檢 “언론사가 독자 취재” 유출 주장 반박 검찰로부터 기소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사모펀드 관련자 녹취록 등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유출된 정보로 진실이 왜곡되고 방어권이나 반론권이 무력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12일 “언론사가 독자 취재한 것”이라며 유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 교수의 주장에 대해 “관련 기사 자체로도, 해당 언론사가 사건 관계인이나 그 변호인을 인터뷰하는 등 독자적으로 취재한 것이 명확하고, 그 취재 과정은 검찰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기자들에게 정 교수의 주장에 대한 해명 문자를 보낸 것은 전날 정 교수가 올린 글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 교수는 지난 1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경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수사관계자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이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언론에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정 교수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에 대해 비판도 쏟아냈다.정 교수는 “언론도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당사자에게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하고, 답변하지 않으면 마치 확정된 사실인 양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언론을 통해 사실상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론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절차를 통해 가려져야 할 진실이 일부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그 과정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이나 반론권은 무력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사모펀드의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조 후보자 5촌 조카 조모(36)씨와 펀드에서 투자받은 업체 웰스씨앤티 대표 최모(54)씨의 통화 녹취록 보도, 증권사 직원 김모(37)씨가 자신의 요청으로 동양대 연구실 PC를 반출했으며 서울 방배동 자택 PC의 하드디스크 교체에도 동원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문제삼은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보도들에 대해 “실체적 진실과는 많이 다르다. 제 입장은 검찰 조사나 법원의 재판 과정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때까지 수사과정에서 있었던 정보가 유출되거나, 일부 유출된 정보로 진실을 왜곡해서 보도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거듭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날 “정상적인 수사 공보조차 곤란할 정도로 수사보안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며 수사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꽁꽁 싸맨 ‘조국 부인’ 정경심 공소장, 어디에?

    꽁꽁 싸맨 ‘조국 부인’ 정경심 공소장, 어디에?

    사문서 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소장이 기소된 지 1주일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공소장은 검찰이 수사를 끝마치고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기로 결정하면서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다. 피의자의 혐의가 없거나 기소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엔 공소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소장에 기재된 내용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검찰의 수사와 1차적인 법리 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알 권리’ 차원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요청이 있으면 대부분 제공된다. 물론 개인정보 등 대부분 신상은 가리는 ‘비실명화’ 작업을 거친다. 이번에도 국회 법사위 위원들은 정 교수에 대한 기소 직후 공소장 제공을 요청했으나, 여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건의 공소장은 기소 하루 이틀 만에 국회 법사위에 제출되는 편이다. 올초 마무리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도 기소 당일 국회에 제공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의 공소장 역시 빠르게 법무부에서 국회로 넘겨졌다. 과거 뇌물 및 횡령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소장 역시 금방 제공됐다. 물론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은 수사팀 판단에 따라 공소장 제공을 유보하기도 한다. 앞서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수사 중간 중간에도 구속기한 만료 등의 이유로 피의자들을 기소했으나, 수사를 모두 마칠 때까진 ‘수사 보안 유지’를 내세워 국회에 제출을 거부했다. 비록 공개재판에 넘겨진 사안이지만, 공소장에 담긴 범죄혐의나 수법이 공개될 경우 공범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교수의 공소장은 이러한 ‘수사 보안’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검찰은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할 때 공범의 존재 여부에 대해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정 교수의 공소장에 ‘성명불상과 공동하여’라고 기재돼 있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된 사항이다. 공소장 공개로 공범 수사나 추가 혐의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공소장 공개는 전적으로 법무부의 의지에 달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회의 공소장 제출 요청에 응하는 것은 법무부 검찰국이지만, 최종 결정 권한은 어디까지나 장관에게 있기 때문이다. 한 법사위 관계자는 “법무부가 정 교수의 공소장을 아예 주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면서 “정 교수의 남편이 조 장관이기 때문에 법무부도 난감한 상황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소장 제출 관련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정경심 “검찰만 알 수 있는 내용 언론에 보도…깊은 유감”

    정경심 “검찰만 알 수 있는 내용 언론에 보도…깊은 유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수사 관계자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이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정경심 교수는 1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언론도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당사자에게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하고 답변하지 않으면 마치 확정된 사실인 양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언론을 통해 사실상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형사사법절차를 통해 가려져야 할 진실이 일부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그 과정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이나 반론권은 무력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 일부 언론에 사실인양 보도되고 있는 내용들은 실체적 진실과는 많이 다르다. 제 입장은 검찰 조사나 법원의 재판 과정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때까지 수사과정에서 있었던 정보가 유출되거나 일부 유출된 정보로 진실을 왜곡해서 보도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교수는 같은날 오전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36)와 ‘가족 펀드’ 투자사 최모 웰스씨앤티 대표의 통화 녹취록이 보도된 것과 관련, “내용의 진위와 맥락이 전혀 점검되지 않은 녹취록으로인해 저의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음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해당 녹취록 내용에는 조씨가 최 대표에게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다. 정말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 “다 이해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말하며 이들의 투자 자금 출처 및 용처, 사업 내용 등에 관해 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 담겼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아베, 강경우파 친위체제로 ‘전쟁가능 개헌’ 탄력… 한일관계 험난

    아베, 강경우파 친위체제로 ‘전쟁가능 개헌’ 탄력… 한일관계 험난

    개헌 숙원 위해 최측근 친위대 전면포진 反韓 인사 기용… 과거사 부정 열 올릴 듯 가와이 법무상, 징용 판결 망언 되풀이 다카이치 총무상 ‘무라야마 담화’ 부정도 고이즈미 前총리 38세 아들 환경상 임명 아소 부총리·스가 관방장관 등은 유임임기가 2년 남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겸 자민당 총재)가 강력한 힘을 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내각·당직 인사에서 최측근 친위대들을 전면에 포진시켰다. 헌법 개정이라는 숙원 달성을 위해 분위기를 다잡고 이를 실행할 인사들을 권부 핵심에 심었다. 그렇다 보니 극우 색채를 갖지 않은 인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한일 경제전쟁 와중에 반한 인사들의 전진배치도 우려되는 대목이다.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21일 자민당 총재 3연임에 성공했다. 원래 2연임까지밖에 못하게 돼 있는 것을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등이 나서 당헌을 고치는 무리수를 두며 밀어붙였다. 그렇다 보니 3연임 성공 직후인 지난해 10월 2일 내각 개편 때에는 자신의 성에 차는 인선을 하지 못했다. 총재 3연임을 하는 데 도움을 준 각 계파에 대해 논공행상 차원의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탓이다. 그런 점에서 11일 이뤄진 당정 인사는 아베 총리가 지난 1년간 별러온 자신만의 ‘친위체제 구축’ 인사라고 할 수 있다. 그 궁극적인 지향점은 헌법을 고쳐 자위대를 명기함으로써 ‘전쟁 포기’와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현행 평화헌법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국주의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동시에 국제정치에서 영향력 등의 확대에 열을 올리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아베 총리에게 한일 관계는 언제든 희생시킬 수 있는 부차적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당정 개편은 철저하게 이런 목적에 특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 극우성향 또는 과격한 언설로 물의를 빚었던 인물들이 대거 발탁된 것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문부과학상에 임명된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대행이다. 아베 총리에 대해 앞뒤 안 가리는 충성을 바치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문부과학성 정무관 등을 지내면서 위안부 만행이나 난징대학살 등 과거사 부정과 일본의 우경화에 앞장서 왔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의 위패가 놓여 있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물론이고 위안부 만행에 사죄한 1993년 ‘고노 담화’도 부정했다. 법무상에 등용된 아베 총리의 측근 가와이 가쓰유키 자민당 총재외교특보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한국 전체에 ‘일본에 대해서는 무엇을 해도 다 용인된다’는 분위기가 판을 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망언을 되풀이해 왔다. 총무상에 재기용된 다카이치 사나에(여)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했던 인물이다. 먼저 총무상 시절에는 정권에 비판적인 민영방송에 대해 사업허가 취소까지 들먹이며 위협하기도 했다. 영토담당상 등을 맡게 된 에토 세이이치 총리보좌관은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의 불법성을 부정하고 2013년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미국이 실망했다는 메시지를 내자 “실망한 쪽은 오히려 우리”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등을 유임시킨 것은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개헌에 힘을 쏟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 의원의 환경상 기용이 눈에 띈다. 차기 총리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전후 각료 가운데 남자로서는 최연소(38세) 기록을 세웠다. 대중성이 강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개헌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그러나 그는 종전일인 지난달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익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추석 연휴에도 ‘그놈 목소리’ 기승…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및 예방법

    추석 연휴에도 ‘그놈 목소리’ 기승…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및 예방법

    매년 추석 연휴를 전후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증가해 소비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추석과 설 연휴에는 명절 인사나 가족 모임 등으로 위장해 자금 이체를 요구하는 수법이 많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총 444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1133억원으로 피해 규모가 가장 컸고 서울(960억원), 부산(310억원), 경남(297억원), 인천(261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올해 들어 더 늘었다. 올 상반기 피해액은 3056억원으로 지난해의 68.8%에 이른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으려면 기존 피해 사례들을 통해 범인들의 수법을 미리 알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와 예방법.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 사칭가장 흔한 수법은 정부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한 뒤 사기 이용 계좌로 돈을 보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직장인 A(34)씨는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국제마약 사건에 연루됐으니 내일 검찰로 출두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A씨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하자 사기범은 “못 믿겠으면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알려 줄테니 영장을 확인하라”며 인터넷사이트 주소를 불러줬다. A씨는 이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고 본인에게 발부된 가짜 영장을 보게 됐다. 사기범에게 속은 A씨는 사기범이 수사 협조를 위해 자금 이체를 요구하자 사기범이 알려준 금융감독원 팀장의 계좌로 전 재산을 보냈다. 사기범은 “자금 출처를 확인한 뒤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A씨는 금감원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바로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이미 사기범이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뒤였다. 금융위는 “검찰이나 경찰, 금융감독원이라면서 안전 계좌로 이체를 요구하면 100% 보이스피싱”이라며 “개인정보를 입력하라고 하는 수사기관의 홈페이지도 수사기관을 사칭한 피싱사이트”라고 설명했다. ●금융사 상담원이라면서 전화나 문자로 대출 권유금융회사 상담원을 사칭해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는 사기범도 많다. B(60)씨는 자신을 금융사 상담원이라고 소개한 사기범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바꿔주겠다”는 전화를 받고 사기범의 말에 따라 본인의 계좌번호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알려줬다. B씨는 개인정보를 알려준 뒤 계좌를 확인해보니 예금액이 다른 계좌로 모두 이체돼 있었다. 사기범이 사칭했던 금융사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이 금융사는 “이런 방식으로 대환대출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받은 경우에는 아예 대응하지 않거나 진짜 금융사 상담원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출 처리 비용으로 선입금 요구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에게 전화해 대출 진행비나 선납이자를 내면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이는 수법도 있다. C씨는 금융사를 사칭한 사기범이 전화를 걸어 “현재 신용등급으로는 대출이 어렵지만 보증보험료와 선납이자로 65만원을 입금하면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하자 사기범이 알려준 계좌에 65만원을 입금했다. 사기범은 이 돈을 다시 다른 계좌로 이체하고 잠수를 탔다. 금융위는 “대출 명목으로 대출진행비 등 돈을 선입금하라고 요구하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녀 등 가족 납치 및 협박 전화사기범이 자녀를 비롯한 가족을 납치했다면서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도 있다. 70대 여성인 D씨는 지난 5월 사기범으로부터 “딸이 친구의 빚을 보증섰는데 갚지 않아 잡아두고 있다. 빚을 갚지 않으면 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엄마, 살려줘”라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도 들렸다. D씨는 수중에 있던 돈을 갖고 사기범이 지정한 장소까지 가기 위해 서둘러 택시를 탔다. 그런데 D씨의 사정을 전해 들은 택시기사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범인을 잡았다. 금융위는 “가족이나 친지를 납치했다는 등의 협박과 함께 금전을 요구할 경우 일단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고 가족이나 친지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업준비생 울리는 보이스피싱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취업준비생을 속이는 보이스피싱도 늘고 있다. 2017년 구직자 E씨는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백화점 의류 납품관리직에 지원했다가 합격 통보를 받았다. 업체 직원이 E씨에게 사원증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체크카드를 요구했다. E씨는 퀵서비스로 본인의 체크카드를 업체 직원에게 보냈다. 업체 직원이 회사 공금을 E씨 계좌로 잘못 입금했다면서 이를 인출하고 거래 내역을 삭제해주겠다고 말한 뒤 E씨의 계좌에서 돈을 빼갔다. 이 업체 직원은 사기범이었다. 회사 공금이라던 돈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이었다. E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범죄에 연루됐다. 금융위는 “합격 통보를 받은 회사에서 사원증을 만들기 위해 체크카드나, OTP,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고 하는 경우는 100% 사기”라면서 “절대 이런 요구에 응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해해경청, 제4기 SNS 서포터즈 공개 모집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해양경찰의 활동상을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제4기 서해해경 SNS 서포터즈를 모집한다. 2016년부터 4년째를 맞는 이들 SNS 서포터즈는 각종 행사 및 훈련 등에 국민의 입장에서 참여해 관련 내용을 포스팅하고 제공 받은 홍보자료를 SNS에 게재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SNS 서포터즈 활동기간은 1년이다. 서해해경청에서 시행되는 행사나 훈련 등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서해해경청장의 위촉장이 수여되고, 활동이 우수한 서포터즈에게는 감사장과 모바일 쿠폰도 제공된다. 지원서 양식은 서해지방해양경찰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서해해경청 이메일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서해지방해양경찰청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게시된 모집 공고문을 참고하거나 서해해경청 홍보계(061-288-2612)로 문의하면 된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길섶에서] 개미가 물었어/문소영 논설실장

    텃밭을 경운하지 않고 필요한 곳만 삽질해서 퇴비를 넣고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는다. 붉은색인 맨땅은 거의 드러나지 않을 만큼 잡초와 민트, 쑥, 민들레, 고들빼기 등이 가득하다. 초봄에는 다 뜯어서 새싹 비빔밥을 해먹을 수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땅이다. 삽으로 땅을 뒤집으면 지렁이가 반드시 따라 올라온다. 건강한 땅이다. 농약을 치지 않는다. 먹거리도, 달팽이도, 농부도 안전하다. 이 뿌듯한 땅에 문제가 생겼다. 언제부터인가 삽질을 하면 개미집이 파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내 텃밭에 세상의 모든 개미들이 집을 지은 듯이, 삽질하는 곳마다 개미집이 파괴된다. 들깨 사이즈 개미들이 우왕좌왕하고 정신없이 움직이고, 때로는 하얀 개미알들이 검은 흙에 흩어지는 모습을 보면 죄의식이 생긴다. 이 심리적인 위축에 육체적인 고통이 추가된다. 크고 작은 개미들이 목장갑과 장화로 기어올라와 팔목이나 발목을 깨물기 때문이다. 큰 개미가 물면 눈물나게 아프고, 작은 개미가 물면 따끔따끔하다. 이렇게 물리고 12시간쯤 지나면 빨간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가려움에 사나흘을 고생한다. 이 과정을 예닐곱 번 거치고 나면 겨울이 온다. 김장배추 모종을 끝내고 개미에 수십 번 물린 팔목이 가려워 긁적댄다. symun@seoul.co.kr
  • ‘바다의 파수꾼’ 해경… 연말까지 599명 충원한다

    ‘바다의 파수꾼’ 해경… 연말까지 599명 충원한다

    올 상반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 어선은 하루 평균 42척.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6척(61%)이나 늘었다. 중국 어선들의 횡포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지만 이를 단속할 해양경찰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올 들어 세 번째 해경 채용이 시작됐다. 간부 후보, 함정요원, 특임(구조) 등 11개 분야 599명을 뽑는다. 이번 채용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을 뽑는 것으로 수험생들에겐 다시 없을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해경은 이번 채용의 목적을 ‘현장 중심의 인력 확보’라고 밝혔다. 다음달 5일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실기·체력검정 등 분야별 전형 과정을 거쳐 오는 12월 24일 최종 합격자가 나온다. 이번 해경 채용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무엇일까.●올해 최대 규모… 함정요원이 절반인 311명 10일 해경에 따르면 채용 인원(599명)의 절반 이상(311명)을 함정요원으로 뽑는다. 함정요원은 실제로 배를 타는 사람이다. 현장을 중심으로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해경의 취지와 가장 부합하는 직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거나 해상에서 조난당한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되는 요원들이다. 아무나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경은 함정요원 채용에 별도로 자격 요건을 두고 있다. 해경 소속 의무경찰로 만기 전역한 사람, 해기사(항해사·기관사) 5급 이상 자격증이 있는 사람, 해군에서 부사관 이상으로 근무한 경력이 3년 이상 있는 사람 등이다. 해경 의무경찰은 20세 이상 30세 미만인 사람을 뽑지만 해기사나 부사관 출신은 40세까지 지원할 수 있다. 다만 부사관 출신은 퇴직한 뒤 3년이 지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들은 필기에서 필수과목 3개(해사영어·해사법규·해양경찰학개론)와 선택과목 2개(항해술·기관술) 중 하나를 골라 시험을 치른다. 경력이 없는 사람도 아직 좌절하긴 이르다. 별도의 경력이 없어도 충분히 해경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일반공채 직렬에 지원하면 된다. 채용 인원은 150명으로 함정요원보다는 적지만 ‘18세 이상 40세 이하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기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린다. 필기시험 과목은 함정요원과는 조금 다르다. 필수과목 2개(한국사·영어)와 선택과목(해양경찰학개론·형법·형사소송법·해사법규·국어·수학·사회·과학) 중 3과목을 선택한다. 공무원시험에서 수학·사회·과학 등 고교과목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해경 채용에서는 아직 유지되고 있으니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규모 적은 특임직렬 ‘잠수 능통한 사람’ 명시 함정요원과 일반공채보다는 규모가 적지만 특임(구조) 직렬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채용에서 특임(구조) 직렬은 51명을 뽑는다. 실제로 바닷속에 들어가서 구조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다. 지원 자격에서도 ‘잠수에 능통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상구조사·잠수기능사 이상의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 수영·스킨스쿠버 등 전문스포츠지도사(2급) 이상의 자격증 또는 생활스포츠지도사(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해병수색대나 해군특수전전단(UDT) 등 특수부대에서 18개월 이상 근무한 경력으로도 지원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해양스포츠·체육·레저학과나 체육학·체육교육학 등 체육과 관련된 학과에서 받은 학사학위도 자격 요건으로 인정해 준다. 이들은 별도의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대신 혹독한 실기시험을 치른다. 이번 채용에서는 육상 3과목(턱걸이·100m 허들·2㎞ 달리기)과 잠수 1과목(수중 잠수장비 탈·부착), 구조 3과목(입영·구조수영·수영능력) 등 7과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총점의 60% 이상 득점자 중 고득점자 순으로 선발 예정 인원의 2배수(102명)를 뽑아 다음 전형으로 간다. 이 외에도 해경과 관련된 학과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는 해경학과 직렬(20명), 조선공학 학위가 있어야 지원이 가능한 조함 직렬(4명) 등이 있다. 해경은 아직 남성 위주의 조직이다. 그렇다고 여성이 해경에서 활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해경은 양성평등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조직 내 여성 비율을 늘리고자 일부 직렬에서 여성을 별도 선발하기로 했다. 예정 인원은 총 99명이다. 함정요원과 일반공채에서 여성을 각각 63명, 30명을 채용하는데 이는 직렬별 채용 예정 인원의 20%라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나머지는 경위급인 간부 후보에서 1명, 해경학과에서 5명을 여성으로 충원한다. 나머지 직렬에선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채용한다. ●간부후보생 7급, 9급보다 필기 과목 많아 일반직 공무원으로 7급에 준하는 경위급 해경 채용도 예정됐다. 앞서 함정요원과 일반공채 등은 모두 순경(9급) 채용이고 규모도 압도적으로 많다. 경위급 채용은 규모는 적지만 앞으로 해경을 이끌어 나갈 리더로 성장할 초급 간부들이다. 경위급에서는 간부후보생과 항공조종 직렬로 나뉜다. 간부후보생은 일반공채(순경)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자격 요건이 없다. 21세 이상 40세 이하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간부후보생은 다시 일반직과 해양직으로 나뉜다. 간부후보생은 순경보다 치러야 할 필기시험 과목이 많다. 일반직은 필수과목 7개(한국사·영어·형법·형사소송법·해양경찰학개론·행정법·국제법)를, 해양직은 여기서 국제법을 제외하고 항해학이나 기관학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들은 다만 순경과 달리 영어과목을 토익(TOEIC) 등 민간시험 성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항공조종에 27명… 3년 비행 경력 필수 항공조종 직렬은 비행기(7명)와 헬리콥터(20명) 조종을 합쳐 27명을 채용한다. 항공조종 직렬은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비행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채용 연령도 23~45세로 간부후보생 등 다른 직렬보다 다소 높다. 사업용조종사, 항공무선통신사, 헬리콥터 조종사 등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비행기 조종은 비행시간이 500시간 이상인 사람, 헬리콥터 조종은 비행시간이 1000시간 이상인 사람이어야 한다. 이들은 모두 최근 3년 이내 비행경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해경에 따르면 이번 채용에서 선발하는 인원들은 함정이나 파출소, 항공단 등 최일선 현장부서에 배치돼 국민의 안전 확보와 해상치안 유지 업무를 수행한다. 최근 시험에 합격한 뒤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새내기 해경들에게 수험생활과 해경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최연소(만 19세) 나이로 합격한 울산 해양경찰서 방어진파출소 김선진(20) 순경은 해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함정요원 직렬로 해경이 됐다. 파출소에서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하는 일과 더불어 어선이나 낚싯배 출·입항 신고 접수, 사건 발생 시 현장에 나가서 선박이나 인명을 구조하는 일도 한다. 김 순경은 “공부하는 중간에 불안한 시기가 자주 찾아올 거다. 하지만 공부를 시작한 김에 끝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나중에는 더 힘들 수도 있기에 기회가 왔을 때 노를 젓자는 마음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특임(구조) 직렬로 합격한 오윤기(35) 순경은 “실기시험에서 자신이 부족한 종목은 하루도 쉬지 않고 꾸준히 운동해서 보완해야 한다”면서 “필기나 실기에서 최고점을 받아도 인성검사나 면접에서 탈락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인사·감찰·윤석열 수사지휘… ‘검찰개혁’ 조국 앞에 놓인 카드 셋

    인사·감찰·윤석열 수사지휘… ‘검찰개혁’ 조국 앞에 놓인 카드 셋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당일부터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위한 인사발령까지 내면서 검찰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조 장관은 본격적으로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 감찰권, 수사지휘권을 검찰에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법률상으로는 법무부 소속 외청이지만 그동안 법무부의 통제를 거의 받지 않았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검사는 이날부터 법무부로 출근해 검찰개혁 지원 업무를 맡았다. 이 차장검사는 지난 7월 인사발령 전까지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지원했다.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을 맡은 황희석 인권국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처장 출신으로, 최초 비검사 출신 인권국장이다. 통상 인사와 예산은 법무부 권한이지만 그 외 실무적인 부분을 독립적으로 운영했던 검찰은 조 장관의 빠른 조치에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의 업무를 위해 추가 인사발령도 가능한 상황이다. 당장 주목받는 것은 고위직 인사다. 현재 검찰 내부에는 대전·대구·광주고검장과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고검장 3석과 검사장 3석이 공석이다. 정기인사는 내년 2월이지만 공석에 대한 인사는 장관이 당장 단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고검장·검사장 승진 인사와 일부 고검장·검사장 전보 인사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수사 지휘라인도 이런 방식으로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감찰권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검사에 대한 1차적 감찰권은 대검찰청이 갖고 법무부는 2차적 감찰권을 갖는다. 다만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으로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에는 법무부가 1차 감찰을 수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검찰이 우려하는 점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감찰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조 장관의 가족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상태다. 조 장관 주변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박지원 의원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공개한 표창장 원본 사진파일 등의 유출 경로를 확인하고 있지만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원본 제출을 거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감찰 주체가 수사 검사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 기소까지 가능하다”며 “감찰 과정에서 수사팀의 수사기록을 전부 확인할 수 있고, 감찰을 거부하면 징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지휘권은 특히 예민한 문제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조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 노무현 정부 시절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하고 이에 반발해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사건이 재현될 수도 있다. 이처럼 조 장관의 검찰개혁 의지가 강하고 개혁을 수행할 수단도 어느 정도 갖고 있지만,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드러나고 가족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미 개혁의 동력을 일정 부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법조인으로서 법무부 조직을 장악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사나 법조인이 아닌 경우 여전히 검찰 위주인 법무부 조직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박 전 장관과 달리 조 장관은 민정수석을 거쳤고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취임한 날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검사장 이상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윤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하면서 법무부가 사실상 검찰 수사에 개입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지난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별도로 꾸린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 방식을 제안했다. 문 전 총장은 당시 수사 지휘도 하지 않고 수사 상황도 보고받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의 의견 교환이었을 뿐 그 과정이 장관에게 보고된 사실은 없다”고 조 장관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복수의 채널을 통해 이런 내용을 전달받았고 총장이 보고받은 뒤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인사·감찰·윤석열 수사지휘… ‘검찰개혁’ 조국 앞에 놓인 카드 셋

    인사·감찰·윤석열 수사지휘… ‘검찰개혁’ 조국 앞에 놓인 카드 셋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당일부터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위한 인사발령까지 내면서 검찰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검찰을 개혁하러 법무부에 왔다는 조 장관은 본격적으로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 감찰권, 수사지휘권을 검찰에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법률상으로는 법무부 소속 외청이지만 그동안 법무부의 통제를 거의 받지 않았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검사는 이날부터 법무부로 출근해 검찰개혁지원 업무를 맡았다. 이 차장검사는 지난 7월 인사발령 전까지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검경 수사권조정 업무를 지원했다. 검찰개혁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 가기 위한 인사발령으로 보인다.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장을 맡은 황희석 인권국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처장 출신으로, 최초 비검사 출신 인권국장이다. 조 장관은 전날 취임사에서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 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며 검찰을 통제할 뜻을 강하게 밝혔다. 이어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조정 완성을 위해 국회에서 입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행령 개정 등 법무부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찾겠다”고 강조했다. 통상 인사와 예산은 법무부 권한이지만, 그 외 실무적인 부분을 독립적으로 운영했던 검찰은 조 장관의 빠른 조치에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의 업무를 위해 추가 인사발령도 가능한 상황이다. 당장 주목받는 것은 고위직 인사다. 현재 검찰 내부에는 대전·대구·광주고검장과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고검장 3석과 검사장 3석이 공석이다. 정기인사는 내년 2월이지만 공석에 대한 인사는 장관이 당장 단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고검장·검사장 승진 인사와 일부 고검장·검사장 전보 인사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수사 지휘라인도 이런 방식으로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감찰권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검사에 대한 1차적 감찰권은 대검찰청이 갖고 법무부는 2차적 감찰권을 갖는다. 다만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으로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에는 법무부가 1차 감찰을 수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검찰이 우려하는 점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감찰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조 장관의 가족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상태다. 조 장관 주변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박지원 의원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공개한 표창장 원본 사진파일 등의 유출 경로를 확인하고 있지만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원본 제출을 거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감찰 주체가 수사 검사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 기소까지 가능하다”며 “감찰 과정에서 수사팀의 수사기록을 전부 확인할 수 있고, 감찰을 거부하면 징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지휘권은 특히 예민한 문제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조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 노무현 정부 시절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하고 이에 반발해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사건이 재연될 수도 있다. 이처럼 조 장관의 검찰개혁 의지가 강하고 개혁을 수행할 수단도 어느 정도 갖고 있지만,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드러나고 가족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미 개혁의 동력을 일정 부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법조인으로서 법무부 조직을 장악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사나 법조인이 아닌 경우 여전히 검찰 위주인 법무부 조직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박 전 장관과 달리 조 장관은 민정수석을 거쳤고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9회] “이재용 영장청구서, 유일하게 대면 보고···위법하다 생각 안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9회] “이재용 영장청구서, 유일하게 대면 보고···위법하다 생각 안해”

    박상언 두 번째 출석 “중요 사건 영장청구서 종국 전 보고받아”“이재용 영장청구서는 당시 법원행정처장에게 직접 대면 보고”“내용 외부 유출이 아니라면 특별히 위법할 게 없다고 생각해”고영한 측 “영장 입수 지시나 영장 심리 결과에 개입 안 해”양승태 측 “각종 보고서 실행 전제 아닌 정무적 ‘로드맵’일 뿐” “청구 전에 보고를 공유하는 것을 다소 조심스럽게 생각하긴 했지만 위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죠?” “네.” “주요 사건이 접수되자 이를 보고한 것으로 법원행정처에 필요한 조치라 생각해서 한 것이죠?” “네.”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8회 재판에 두 번째로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변호인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법원에 접수된 구속영장 청구서가 발부나 기각 결정이 나기 전에 법원행정처가 보고받고, 법관들의 연구회 활동을 분산시키기 위한 ‘로드맵’이 만들어지고, 청와대를 설득할 보고서를 보강한 것은 모두 ‘사법행정’의 일환이었고 ‘정무적 판단’을 위한 업무였다는 설명이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박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지난달 14일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 처음 증인으로 나왔을 때는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와해를 위한 행정처의 조치들을 비롯해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 및 국회의원 설득 방안, 각종 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 검찰의 증인신문이 있었고, 이날은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박상언 두 번째 증인 출석 “중요 사건 영장청구서 종국 전 보고받아” 변호인들은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각종 보고서들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에게까지는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과 통상적으로 해오던 사법행정 관련 업무였다는 답변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가장 먼저 반대신문을 한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의 질문 가운데 구속영장 청구서 유출 관련 내용이 나왔다.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은 임 전 차장과 함께 2016년 4월 ‘정운호 게이트’에서 비롯된 법조 비리에 연루된 판사들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비롯해 2017년 2월까지 10개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서 사본을 일선 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혐의가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던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영장전담법관이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과거 대법원의 ‘중요사건 예규’에 따르면 영장 보고는 종국된 때, 즉 결정이 난 뒤에 보고해야 한다.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잇따라 중요사건 보고가 문제되자 지난해 9월 중요사건 예규를 폐지했다.)고 전 대법관 측은 박 부장판사가 전국 법원의 기획·공보법관 워크숍을 통해 “판사 등의 비위가 발생할 경우 최대한 신속한 보고가 원칙이며, 보고 후 대책 수립 필요성이 있는 경우도 신속하게 보고하고 원칙적으로 구두 보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면서 기획이나 공보 업무를 맡은 법관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업무였음을 강조했다. 2012년 11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사법부 홍보 및 위기 관리 매뉴얼’에서도 각급 법원에 위기 상황이 감지되면 소속 법원장에게 즉시 보고하고, 해당 법원장이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돼있다며 법조 비리에 연루된 법관들의 영장청구서를 보고한 것이 직권을 남용하거나 특별한 업무가 아니었다고 역설했다. 박 부장판사의 답변도 비슷한 취지였다. 그는 “증인 스스로도 사법 행정상의 필요로 영장 청구서를 일선 법원에서 받는 게 문제 없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지 않느냐”는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의 질문에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는 게 아니라면 위법하다는 의식은 없었다”고 답했다. 박 부장판사는 뇌물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수천 전 부장판사를 비롯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영장 청구서를 법원에서 결정이 나기 전에 서울중앙지법 형사공보관을 통해 받아봤다. 이 가운데 특히 이 부회장의 영장 청구서는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에게 대면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하자 “처장님께도 보고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박 부장판사는 “처장님께 보고한 것은 그게 유일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뿐 아니라 자신이 법원에서 제공받아 이민걸 당시 기획조정실장과 임 전 차장 등에 보고한 영장 청구서에 대해 “대법원장에게 보고된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영한 측 “영장 입수 지시나 영장심리 결과에 개입 안 해” 고 전 대법관 측은 먼저 박 부장판사가 각급 법원에서 전달받은 영장 청구서를 고 전 대법관이 먼저 입수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가 “없다”고 하자 변호인은 “‘이재용 영장 청구서’를 고 전 대법관에게 보고할 당시 이 부회장의 영장 발부 여부 결정과 관련한 지시나 언급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영장 청구서 내용을 보고받기는 했지만 영장 재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박 부장판사는 “없다”고 답했다.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은 “피고인을 비롯해 법원행정처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국가 비상상황 아래서 이재용 등 사건 관련자의 구속 여부에 대해 중요사건으로 관심을 둔 것으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확인했고 박 부장판사도 “그런 취지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법원행정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현안 질의나 언론 보도에 대응하고 현직 법관이 구속되고 사법부의 신뢰가 흔들리는 위기 상황에서 사법부 신뢰 회복 대응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국정농단 사태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이재용 등의 구속 여부와 같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상황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거듭 물었다. 박 부장판사도 “법사위에서 (처장에게) 관련 내용의 질의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거들었다.고 전 대법관 측에 이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도 ‘정무적’ 업무에 집중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2015년 4월 21일자 ‘성완종 대응 방안 검토’ 보고서를 제시했다. 박 부장판사는 해당 보고서가 정무적인 사안과 관련해 작성한 첫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증인이 이 보고서를 작성한 경위와 관련, 임 전 차장이 준 기존 기획조정관 심의관 컴퓨터에 있던 보고서를 참고해 작성했다는데 맞느냐”면서 “정무적 내용의 보고서가 기존 컴퓨터에 많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는 “대단히 많이 있었다”고 답했다. 박 부장판사가 5~10년 전쯤 보고서까지 수십 건이 컴퓨터에 보관돼 있었다고 하자 변호인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작성된 것도 있느냐”고 물었고 박 부장판사는 “구체적으로 내용을 특정하라고 하면 어렵지만 기억과 느낌으로는 없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에만 행정처가 정무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보고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질의응답으로 해석된다. ●양승태 측 “실행 전제 아닌 정무적 ‘로드맵’ 담은 보고서” 역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또 기획조정심의관에게 ‘정무’ 관련 업무의 비중이 높다는 답변도 끌어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문건들은 일종의 ‘로드맵’을 담은 것이라면서 “로드맵이라는 것은 앞으로 천천히 하나씩 해결될 것을 전제로 해서 쓴 게 아니고 (아이디어를) 다 넣는 형태로 작성한 것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는 “기획조정실에서 실행을 전제로 (작성 지시를) 했으면 실행 주체와 시기, 방법을 구체적으로 작성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면 실행을 전제로 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모 와해, 각종 재판 개입 의혹 관련 내용이 담긴 보고서들이 그저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여러 아이디어를 모아넣은 것이라는 심의관 출신 법관들의 진술과도 같은 맥락이다. “실행이 무의미한 것이고 로드맵이 터무니없더라도 페이퍼(보고서)의 기본으로 (작성에) 임해왔기 때문에 여기 있는 방안이 현실성이 없거나 기존에 논의한 것 빼고는 적절하지 않은 것도 포함된 것을 알기 때문에 전문적인 부분은 실장선에서 결정하니까 저희는 자료 정리만 한 것”이라는 게 박 부장판사의 설명이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2016년 8월 25일자로 작성한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 방안’ 보고서를 두고서는 일부 부적절한 내용이 있어 일부 방안을 제외하고 작성했다고 밝혔다. 인사모 대응 방안 보고서는 그해 3월 10일자로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작성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보고서를 참고해 작성했는데, 인사총괄심의관실 보고서에 인사모 핵심 회원 법관들에게 선발성 인사나 해외연수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포함된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며 자신이 쓴 인사모 대응 방안에는 법관 불이익 방안을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강동, 첫 자치구 직영 이동노동자 쉼터 문 연다

    강동, 첫 자치구 직영 이동노동자 쉼터 문 연다

    커뮤니티 활동·법률·노무·금융 상담도서울 강동구가 전국 최초로 자치구 직영으로 이동노동자 쉼터를 운영한다. 강동구는 이동노동자지원센터가 오는 17일 강동구 길동(천호대로 175길 58)에서 정식으로 문 연다고 9일 밝혔다. 대리운전, 택배, 퀵서비스, 앱 배달, 학습지 교사 등의 이동노동자들은 업무가 이동을 통해 이뤄지는, 현행법상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특수 형태의 노동자다. 이들은 대기시간이 길고 업무가 돌아다니며 이뤄지기 때문에 짬짬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가 절실하다. 하지만 편의점, 현금인출기 부스 등에서 쉴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근무 환경이 열악해 강동구가 이동노동자들이 많이 거쳐 가는 천호대로에 지원센터를 마련했다. 246㎡ 규모로 공용·여성 휴게실, 교육장, 상담실, 택배보관함, 창고, 사무실 등이 자리한 센터에는 휴대전화 충전기, 안마 의자, 발 마사지기, 수면 의자, 무인택배함, 커피머신, 각종 도서 등이 마련돼 있다. 학습지 교사나 전단지를 배포하는 여성 노동자를 위한 여성 휴게실도 따로 설치했다. 구는 센터가 단순한 쉼터에 머물지 않고 이동노동자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자조 모임을 지원할 예정이다. 건강 검진이나 법률, 노무, 주거, 금융, 복지, 일자리 전직 상담 등도 이뤄질 수 있게 해 이동노동자들의 종합 복지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노동 환경이 열악한 대표적 직종인 이동노동자를 위한 지원센터를 체계적으로 운영해 노동 인권 소외 계층들의 권익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8인 단체 포스터 공개 “손담비 첫 등장”

    ‘동백꽃 필 무렵’, 8인 단체 포스터 공개 “손담비 첫 등장”

    ‘동백꽃 필 무렵’이 8인의 단체 포스터를 전격 공개했다. 공효진, 강하늘, 김지석, 오정세, 염혜란, 지이수, 손담비, 김강훈까지, 옹산을 배경으로 펼쳐질 로맨스의 주역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또한 포스터 메이킹 영상(https://tv.naver.com/9591284)이 함께 공개돼, 비하인드를 보는 재미도 더했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 팬엔터테인먼트)가 오늘(9일) 공개한 포스터엔 폭격형 로맨스의 주인공 동백(공효진)과 황용식(강하늘),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생활 밀착형 치정 로맨스의 ‘셀럽 부부’ 강종렬(김지석)과 제시카(지이수), ‘士(사)자 부부’ 노규태(오정세)와 홍자영(염혜란)이 등장했다. 무엇보다도 동백이 운영하는 가게 ‘까멜리아’의 알바생 향미(손담비)와 동백의 아들 필구(김강훈)가 처음으로 소개돼 눈길을 끈다. 먼저, 까멜리아 앞에 나란히 앉은 인물들 한 가운데에서 환하게 웃으며 당당하게 서있는 동백과 필구. 동백의 하나뿐인 아들인 필구는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달려와 든든한 ‘빽’이 돼주는 ‘동백지킴이’ 1호다. 포즈부터 미소까지 닮은 이들 모자의 케미가 기대되는 대목. 그렇다면 그 뒤로 보이는 해맑은 미소의 용식은 동백지킴이 2호 되시겠다. 동백 앞에서는 마냥 귀여운 곰돌이 같지만, 동백을 괴롭히는 사람 앞에서는 사나운 불곰으로 돌변하기 때문. 부모도, 남편도 없는 동백이 남들 눈엔 ‘박복하다’ 보일지 모르지만, 이 두 남자에겐 세상 누구보다 멋지고 장한 인물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웃고 있는 건 세 사람 뿐.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두 부부 강종렬-제시카와 노규태-홍자영은 무언가 탐탁지 않은 것 같다. 그 이글대는 눈빛은 마치 “사랑이면 다 돼!”라는 동백과 용식에게 “사랑 같은 소리 하네”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핑크빛 트레이닝복의 알바생 향미. 무념무상인 것 같기도, 생각이 많은 것 같기도 한 표정만으론 속을 읽을 수가 없다. 겉으로는 맹해보여도 레이더와 같은 눈으로 옹산 사람들의 비밀을 속속들이 탐지하는 뛰어난 관찰력과 통찰력을 가졌다고. 이렇게 인물들을 다 둘러보고 나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바로 과학수사대가 출동하는 사건 현장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노란 번호 표식이 그것. 제작진은 “단체 포스터에는 옹산의 로맨스를 이끌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치졸하고 치사하지만, 또 치열하게 사랑스러운 로맨스를 기대해달라”고 전하며 “인물들 앞에 놓인 번호 표식에 관한 비밀 역시 곧 영상을 통해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라고 귀띔,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사랑하면 다 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 더불어 동백과 용식을 둘러싼 이들이 “사랑 같은 소리하네”를 외치는 생활 밀착형 치정 로맨스다.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와 ‘함부로 애틋하게’, ‘너도 인간이니’의 차영훈 감독이 ‘백희가 돌아왔다’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의기투합했다. ‘겨울연가’, ‘해를 품은 달’, ‘닥터스’, ‘쌈, 마이웨이’, ‘사랑의 온도’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드라마 명가’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오는 9월 18일 수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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