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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아 본 2004 문화] ②방송계

    [되돌아 본 2004 문화] ②방송계

    2004년 방송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드라마가 선봉에 선 ‘한류 열풍’의 열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고, 그 파급력은 엄청난 경제 효과로 이어졌다. 시청률 50%를 넘는 ‘국민드라마’가 속속 등장하고, 외주제작 시스템이 성숙 단계에 접어드는 등 외형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간접광고가 범람하는 폐해를 낳기도 했다. 경찰의 수사로 밝혀진 인기 연예인들의 병역 비리 파문과 오락프로그램 녹화 중 숨진 성우 장정진씨의 사고 등은 방송계에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욘사마 신드롬 과거 동남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불던 ‘한류 열풍’은 올해 일본에서 드라마 ‘겨울연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욘사마(배용준) 신드롬’이란 달콤한 열매를 이끌어냈다. 이 드라마 하나가 국내 경제에 2조 3000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후 일본에는 거의 모든 한국 드라마가 방영될 정도에 이르렀고, 박용하·권상우·류시원 등 스타 배우들이 또 다른 한류 스타로 발돋움했다. ●드라마 공화국 MBC ‘대장금’과 SBS ‘파리의 연인’이 5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는 등 안방극장에 드라마 열풍이 몰아쳤다. 기존 불륜·멜로 일변도에서 벗어나, 신데렐라 스토리는 물론 퓨전 사극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선보였다. 기존의 소극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새로운 여주인공상이 제시되기도 했다. 해외 수출을 의식한 해외 촬영 붐과 함께 수십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들이 범람하면서,‘간접광고(PPL)’ 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예계 병역 비리 송승헌, 장혁, 한재석 등 톱스타들이 병역 기피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군에 입대하는 등 연예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송승헌은 한류열풍을 타고 일본 등에 수출하려던 ‘슬픈 연가’에서 중도 하차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를 계기로 남자 연예인에게 군 문제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 문제로 인식되면서 나이가 찬 남자 연예인들이 서둘러 군에 입대, 남자 주인공 품귀현상이 생겨날 정도가 됐다. ●잇따른 사망사고 지난 3월 유창혁 바둑 프로기사의 부인인 김태희 아나운서가 숨진 채 발견됐고,7월에는 정은임 아나운서가 차량전복사고로 세상을 떴다. 특히 KBS 성우 장정진씨의 죽음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 9월 13일 K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은 101%’ 녹화 도중 소품용 떡이 목에 걸려 질식,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 한달 후 사망했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 제작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탄핵방송 논란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를 다룬 KBS,MBC 등 방송사의 방송 내용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탄핵안에 대한 논란은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일단락됐지만, 방송 심의는 두 달여를 더 끌며 정계와 학계에까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위가 7월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지만, 제때 결정을 하지 못하고 갈등과 의혹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SBS드라마 ‘주인공 죽이기’ 기승

    SBS드라마 ‘주인공 죽이기’ 기승

    “어떤 병으로 할까 고민중이에요. 병이 6개월 또는 1년 이상 지속되면 (드라마 전개상) 안되고…. 통상 3개월짜리 췌장암으로 하는데, 재미는 없으니까…의사들과 다른 ‘짧은 것’으로 논의하고 있어요.”(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제작진) 또 죽인다. 한국 드라마의 고질인 ‘주인공 죽이기’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 선봉에는 SBS가 있다. ●‘러브 스토리‘서도 여주인공 죽어 스토리 전개상 완성도를 높이거나 극적인 반전을 위해 주인공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는 것은 모든 창작물에서 흔히 있는 일. 하지만 최근 방영되거나 곧 전파를 탈 SBS의 드라마들 중 상당수는 안방 시청자들의 눈을 붙잡아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혹은 조기 종영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결말을 내기 위해 ‘생뚱맞게’ 주인공을 죽인다. 이미 ‘완전한 사랑’,‘천국의 계단’,‘발리에서 생긴 일’ 등에서 결말을 모두 ‘주인공 죽이기’로 처리해 지적을 받은 SBS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에서도 같은 행태를 되풀이해 비난을 사고 있다. 곧 방송될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을 죽음으로 내몬다. 22일 첫 전파를 타는 월화드라마 16부작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여자 주인공 수인(김태희)이 병에 걸려 죽는 것이 결말이다. 제작진은 아직 대본이 모두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수인이 멕시코와 북한에서 의료선교 활동을 하다 13회분에서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리는 것’만 확정하고 어떤 병으로 할지 고민 중에 있다.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다 계획보다 2회가 줄어든 16부를 끝으로 중도하차한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는 18일 마지막회에서 급조된 결말을 위해 지훈(고수)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아이를 낳는 정우(박예진)를 보기 위해 병원으로 가다 사주를 받은 폭력배들의 칼에 찔린뒤 정우 앞에서 숨을 거두는 것으로 마무리해 해피엔딩을 바랐던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암에 걸린 정우 역시 지훈을 따라 죽음에 이른다는 결말도 암시했다. 앞서 인혜(박정아)의 부친은 교통사고로, 생모 또한 사업 실패로 세상을 뜨면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제작진은 “갑작스레 조기종영이 결정되면서 17일에야 회의 끝에 지훈이 비극적 최후를 맞는 것으로 대본을 마무리했다.”고 해명했다. 한자릿수의 시청률을 보이다 지난 16일 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대하사극 ‘장길산’도 마지막회 등에서 원작과는 완전히 다르게 주인공들이 ‘무더기’로 숨을 거두는 장면을 연출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종영한 주말드라마 ‘매직’도 마지막회에서 주인공인 강재(강동원)의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결말을 유도했다. ●시청자들 “해피엔딩 한번 봤으면…” 시청자들은 유독 SBS 드라마에서만 주인공들의 죽음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한다.‘김정남’이라고 밝힌 시청자는 “SBS 드라마가 시작될 때마다 ‘이번엔 어떤 주인공이 죽을까?’를 예상하게 될 정도로 ‘주인공 죽이기’에 관한 한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비꼬았다.‘김정민’이란 시청자는 “매번 똑같은 작가가 쓴 것 같이 왜 스토리가 모두 이 모양이냐?”면서 “제발 SBS에서 해피엔딩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눈물의 골든벨 울린 지관순양

    눈물의 골든벨 울린 지관순양

    지난 7일 오후 텔레비전을 지켜본 사람들은 좀처럼 경험하지 못한 감동을 느꼈다. 전국 고교를 순회하며 퀴즈 실력을 겨루는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에서 50문제를 모두 맞혀 골든벨을 울린 한 여고생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경기도 파주 문산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지관순(20)양. 사람들은 골든벨을 울린 지양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뒤늦게 알려진 그의 노력에 또 한번 놀랐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사교육 한번 받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다. 지양은 어떻게 공부했느냐는 질문에 “책을 많이 읽었다.”고만 했다. 지양을 만나 그의 공부 비결을 들어봤다. 지난 10일 만난 지양은 수줍음 많은 여고생이었다. 체구는 작았지만 눈은 항상 뭔가를 생각하는 듯 초롱초롱 반짝였다.“축하한다.”는 말에도 얼굴만 붉히던 지양은 책 이야기가 나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얘기 보따리를 쏟아냈다. 대뜸 “골든벨을 울린 것도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을 건넨다. 그의 공부법은 누구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꾸준하면서도 엄청난 양의 독서’였다. 지양이 스스로 터득한 독서법은 ‘연계시켜 읽기’였다. 책을 읽다가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관련 도서를 찾아서 읽고, 그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것은 또 다른 책을 찾아 읽어나가는 식이다. 양서목록에 따라 책을 골라 읽는 여느 학생들과는 달랐다. 그는 “책을 연계해서 읽다 보면 책끼리 서로 연관되고 결국에는 하나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독서법은 ‘추측하며 읽기’다.“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잖아요. 책도 마찬가지예요.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깊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 보니 책 읽는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 그는 “속독법을 배우진 않았지만 친구들보다 책 읽는 속도가 1.5배는 빠른 것 같다.”면서 “소설의 경우 주인공 이름을 혼동하는 경우는 있지만 내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했다. 지양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된 것은 남들이 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인 8살 때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갖다준 헌 책을 읽으며 학교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처음에는 전래동화부터 시작했다. 위인전에서 세계 민담, 국내외 장편소설까지,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읽었다. 친구들이 학교에 다닐 동안 지양은 책에 빠져들었다. 처음에 버린 헌 책을 모아주던 아버지는 아예 자전거로 파주 시립 도서관에 출퇴근하다시피 하며 책을 실어날랐다. 마을 경로당에 기부된 책들은 모두 지양 차지였다.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무리인 전집류, 역사책도 지양의 손을 거쳐갔다. 지양은 “학교에 다니지 못해 친구들이 없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독서의 세계에 빠진 계기가 됐다.”고 했다. 지양이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는 역사다. 역사적 사실이란 게 다 거미줄처럼 연관되고 역사적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다. 특히 중국사에 관심이 많다. 지양은 “중국 역사와 관련된 웬만한 책은 다 읽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4대 기서인 삼국지·수호지·서유기·금병매도 중학교 1학년 때 다 읽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은 사극으로 옮아갔다. 아버지와 함께 사극을 보면서 얘기를 나눈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아버지는 사극 한 회가 끝날 때마다 그 다음 얘기를 알려달라고 숙제 아닌 ‘숙제’를 내고, 지양은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답을 했다. 또래 아이들이 보통의 드라마에 빠져 있을 때 지양은 점차 사극에 매료됐다. 검정고시로 입학한 중학교에서 그는 ‘교실 한 편에서 조용히 책 읽는 아이’로 통했다. 대신 질문은 많았다.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물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지양은 “평소 조용하다가도 유독 역사 시간만 되면 질문을 하느라 시끄러워졌다.”고 돌이켰다. 현재 고3인 그는 “수능이 다가왔지만 책은 계속 읽는다.”고 했다. 언제 공부하느냐고 물었더니 “공부와 독서가 어떻게 다를 수 있느냐.”는 야무진 반박만 들어야 했다. 지양의 설명인즉 “학교 공부는 학교에서 끝낸다.”고 했다.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 자율학습 시간에 학교공부를 다 끝내고 새벽 1시쯤 잠 들기 전까지 한두 시간씩 책을 읽는다. 현재 그의 성적은 학교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는 “언어와 사회탐구는 독서 덕분에 자신 있지만 수학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지양은 “친구들이 책을 빌려달라고 할 때 가장 곤혹스럽다.”고 했다.“친구들이 내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알고 집에도 책이 많은 줄 알아요. 하지만 집에는 책을 놓아둘 곳도 없고 책도 별로 없어요. 대부분 더이상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책이라 이사할 때마다 버렸거든요.” 책을 많이 읽는 지양이지만 독후감은 쓰지 않는다. 대신 심심할 때마다 공책 한 장을 반으로 접어 최근 읽은 책과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적는 것이 전부다.“오래된 습관”이라는 지양은 “책 제목을 쓰는 그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든다.”고 했다. 책을 좋아하지만 정작 서점에는 잘 들르지 않는다.“서점에 가면 사고싶은 책이 너무 많아 갈등만 하다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컴퓨터와도 별로 친하지 않다. 종이만의 독특한 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책이 주는 느낌과 부피감, 무게, 종이 냄새, 이런 것들이 그냥 좋아요.” 지양의 꿈은 앞으로 동양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는 것. 이를 위해 앞으로 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할 계획이다.“남들은 배고픈 직업이라고 하는데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양의 목소리는 다부졌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관순양 아버지 지의준씨-헌책 모아주고 늘 함께 이야기 지양이 어려서부터 책과 가깝게 지내게 된 데는 아버지 지의준(60)씨의 영향이 컸다. 지씨는 “내가 한 일은 책을 읽도록 헌 책을 모아다 준 것과, 얘기를 나눈 것밖에 없다.”고 했다. “5살 때였습니다. 주 기도문을 한 번 외워줬더니 곧바로 혼자 외웠습니다.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형편은 되지 못했다. 지씨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어렵게 구한 막노동 일자리를 그만두기 일쑤였고, 어머니 곽계숙(45)씨도 한 쪽 팔이 불편해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학교에 가고 싶다는 딸을 달래기 위해 남이 버린 헌 책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함께 있는 동안에는 대화도 많이 나눴습니다.” 지씨는 “책을 읽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게 하고 서로 답을 찾다 보니 나중에는 스스로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서 보더라.”면서 “해준 것은 없는데 혼자서 열심히 공부한 관순이가 대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지양이 골든벨을 울린 데 기뻐하면서도 “사람되는 일보다는 공부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 같다.”며 걱정부터 했다. 공부를 잘 한다고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소 소신 때문이다. 최근 부쩍 늘어난 주변의 관심도 부담스러운 듯했다. 지씨는 “관순이에게 한번도 공부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학교 자율학습도 고3이 되어서야 담임 교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저녁 7시까지만 시키고 있다. 지양은 대신 집에 돌아가 집안 일은 물론 마을 이웃 일을 돕는다. 지병에 시달리는 이웃 어르신들을 위한 빨래도 관순이의 몫이다. 오리를 기르는 지씨는 자신도 생활보호대상자인데도 사육장에서 나오는 오리알은 몇년 전부터 인근 의료원과 요양소 등지에 수용된 오갈곳 없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지씨는 “관순이가 학자보다는 의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살면서 공부 좀 했다 하는 사람 치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세상에 대학생은 많지만 의인은 없습니다. 본인이 공부를 계속하겠다면 막지 않겠지만 어떤 일을 하더라도 묵묵히 봉사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딸에 대한 지씨의 부탁은 여느 부모와는 다른 것이었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사들이 기억하는 관순양-호기심·질문 많은 학생 ‘성실, 책임감, 집중력, 고집’. 교사들이 전하는 지관순양의 모습이다. 지양을 가르쳤던 문산여중·여고 교사들은 한결같이 ‘책임감이 강한 학생’으로 기억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맡은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끝마치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현재 담임을 맡고 있는 김진희(33·여) 교사는 “칼 같은 성격 때문인지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것 같다.”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사인 나도 고집을 꺾을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원리·원칙을 중시해 교칙은 물론 스스로 정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설명이었다. 학교 공부에 집안 일까지 도와야 하는 힘겨운 생활일 법도 하지만 전혀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지양의 출석부에는 지난 3년간 개근에 독감으로 딱 한 번 지각한 것이 전부다. 학교 성적은 현재 최상위권이다. 김 교사는 “학교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 때에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눈빛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중학교 2·3학년 담임이었던 이인자(47·여) 교사는 “중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해가 바뀔수록 성적이 올라 3학년 때에는 상위권으로 올라섰다.”면서 “뭘 하든지 성실하게 하는 것이 성적 향상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 당시 국사를 가르쳤던 이범기(40) 교사는 지양을 ‘질문이 많은 아이’로 떠올렸다. 그는 “보통 학생들은 시험에 나오는지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관순이는 정말 알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묻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얘기를 참고로 얘기해주면 수업이 끝난 뒤 찾아와 ‘더 알고 싶은데 어떤 책을 보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었다는 것. 이 교사는 “질문이 거의 없는 요즘 아이들 같지 않았고, 무엇보다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무척 많았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송일국 “미워할 수 없는 악역 기대하세요”

    송일국 “미워할 수 없는 악역 기대하세요”

    긴 머리를 휘날리며 장보고(최수종)를 노려보는 눈빛엔 손에 든 장검만큼이나 날이 서있다. 포효하는 목소리엔 독기가 흘러 넘친다.KBS 2TV 수목 드라마 ‘해신(극본 박상현ㆍ연출 강일수)’의 촬영이 한창인 경기 용인 민속촌에서 만난 송일국(33)은 신라시대의 장수 ‘염장’으로 변해 있었다. 드라마 ‘애정의 조건’을 통해 데뷔 5년 만에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선 그가 ‘해신’을 통해 다시 한번 물오른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최근 불법병역기피 혐의로 군에 입대하게 된 한재석을 대신해 염장 역을 따내는 뜻밖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는 “‘운’을 타고난 것 같다.”며 자신을 낮췄다.“‘애정의 조건’에서도 지성씨가 스케줄 사정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한가인씨와 재결합했죠. 앞서 지난 2002년 TV소설 ‘인생화보’에서도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 의리의 사나이로 캐릭터가 바뀌었어요.”이번 드라마 출연도 ‘애정의 조건’에 함께 출연한 채시라가 ‘해신’의 프로듀서에게 적극 추천하면서 이뤄졌단다. 하지만 그의 가파른 행보가 ‘운’이 아니라 ‘실력’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강일수 프로듀서는 “드라마를 통해서 본 그의 연기력은 사극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큼 힘이 넘친다.”고 평가했다. “‘애정의 조건’이 종영하는 날 평소 질타만 하시던 어머니(김을동)가 전화를 하셨어요.‘이제 잘 하네.’하시며 데뷔 후 처음으로 칭찬을 해주셨죠.(웃음)” 평소 혼자있기를 좋아하고 낯을 많이 가린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속시원한 대답을 별로 하지 않았다. 질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느리지만 또박또박 말한다.“음…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고 모르겠어요. 하지만…알아가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죠.” 공교롭게도 최근 출연한 작품 모두가 소위 ‘악역’이었던 그는 이번에도 ‘악역’을 연기한다.“‘염장’은 제 가슴에 쏙 와닿을 정도로 아주 냉정한 인물이에요. 악역이지만, 한 여자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과 함께 남자다운 의리도 보여주죠. 밉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염장’의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하 그렇구나]억세게 운좋은 대타스타

    [아하 그렇구나]억세게 운좋은 대타스타

    ‘인생만사 새옹지마(人生萬事 塞翁之馬)’라는 고사성어가 연예계에서 요즘처럼 절실하게 느껴지는 때가 있었던가. 한없이 날아오를 것 같던 톱스타가 뜻하지 않은 불운에 발목이 잡히기도 하고 범상하게만 보이던 배우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는 식’으로 ‘천운 같은 배역’을 따내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류스타’ 송승헌 등을 추락시킨 병역 비리 파동은 일부 연기자들에게 반사이익을 안겨준 계기가 됐다. 먼저 ‘슬픈 연가’에 송승헌 ‘대타’로 투입된 연정훈을 들 수 있다. 드라마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연정훈에게 있어 ‘슬픈 연가’ 출연은 톱스타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사다리 구실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권상우, 김희선 등 톱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이같은 ‘황금 찬스’는 그가 몇몇 드라마를 통해 안정된 연기와 좋은 이미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한 ‘애정의 조건’의 ‘나장수’ 송일국도 연이은 행운에 몸둘 곳이 없다. 본인 스스로도 말했지만 그를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한 건 ‘8할이 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가가 되고 싶었으나 미대에 여러차례 낙방, 차선으로 들어선 연기자의 길이 이토록 탄탄대로가 될 줄이야.‘나장수’는 그가 처음 투입됐을 때만 해도 비중있는 배역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성이 불가피하게 드라마에서 빠지게 되면서 무게 중심이 ‘장수’에게 실렸고 시청자들로부터 뜻하지 않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뒤늦게 부각된 그는 KBS 대하사극 ‘해신’에 병역비리에 연루, 중도하차한 한재석 대신 ‘염장’ 역으로 교체 투입되면서 연기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힐 전기를 맞았다. 그가 배역을 맡게 된 것은 탤런트 채시라 덕분.‘애정의 조건’에 함께 출연하면서 송일국을 눈여겨 보게된 채시라가 제작진에게 그를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가수 홍경민은 절묘한(?) 시기에 제대,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전역한 연예인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그의 말마따나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연예인이 한 둘이 아니지만 때가 때인지라 ‘어부지리’를 최대한 누리게 된 셈. 새달 중순 예정된 그의 콘서트는 별다른 홍보 없이도 폭발적인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드라마 ‘용서’ 제주 촬영현장

    드라마 ‘용서’ 제주 촬영현장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옥빛 바다가 내려다 뵈는 제주도의 한 해변가. 두 중년 남녀가 마주보고 서있다. 여자는 대학 동창 남자 친구의 불륜 고백을 듣고는 타박한다.“그래서 그 여자와 잤단 말야?” 남자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동안 남편이라는 족쇄 때문에 참고 눌러야 했던 사랑의 감정을 이제 막 끄집어냈다고 믿는 그다. 새달 1일 첫 전파를 타는 KBS 2TV 아침드라마 ‘용서(극본 김지수 연출 전성홍)’는 ‘불륜’과 ‘사랑’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드라마다. 결혼과 불륜, 이혼과 복수라는 아침드라마의 진부한 도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목소리는 있다. 이혼을 ‘절반의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을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는 것. 불임으로 자식을 갖지 못해 시어머니와 고부갈등을 일으키는 아내(정선경),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남편(정보석), 유부남인 그와 사랑에 빠지는 젊은 여자(최정윤). 옛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 ‘용서’는 이들 세 남녀의 삼각관계를 이야기 전개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제주도 촬영현장에서 드라마속 ‘불륜’을 실감나게 연기할 두 연기자의 각오를 들어봤다. #관습에 맞서는 요즘 여자 “이미지 변신의 기회죠. 욕심이 났어요. 제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고요.” 최정윤(28)은 젊은 나이임에도 ‘아줌마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것도 ‘미혼모’연기다.“한번 굳어진 이미지는 지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말에 당찬 답변을 내놓는다.“‘여인 냄새’가 나지 않는 제 약점을 극복하고 싶었어요.‘옥탑방 고양이’로 굳어진 악역 이미지도 벗고, 평소 원하던 애절한 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었죠. 무엇보다 대본이 너무 좋았어요.”언젠가는 자신도 나이를 먹어 아침드라마에 출연할 텐데 조금 빨리 변화된 모습을 선보이는 것 뿐이라며 미소짓는다. 벌써 데뷔 8년차인 그녀는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까지 영화 ‘분신사바’, 뮤지컬 ‘크레이지 포 유’ 등을 통해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했다.“꾸준히 오래가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오직 연기뿐이거든요.” #나약한 요즘 남자 “제 연기를 통해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요즘 남자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정보석은 사극에서 멜로, 코믹연기까지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지만, 여전히 차갑고 진지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언제부터인가 이미지가 고정되고 연기 패턴도 정형화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어요. 이걸 어떻게 깰 수 있나 고민했죠. 해답은 ‘변신’뿐이었어요.”영화 ‘오 수정’과 드라마 ‘인어아가씨’를 통해 ‘가벼운’모습을 선보인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단다. 그가 일하면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인간관계’다.“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치중하는 부분은 ‘사람’입니다. 함께 작업했던 작가, 연출자들이 부르면 대본이나 배역에 상관 없이 그냥 출연하죠.”그러면 비슷한 배역만 맡게 되지 않을까.“그 분들도 연달아 똑같은 분위기의 작품은 피하거든요. 제 캐릭터를 다양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는 기자에게 나이를 밝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나이라는 외부 환경이 배우의 이미지에 덧씌워지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캐릭터를 전달할 수 없어요. 배우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죠. 배우 연기를 나이보다 이미지로 봐줬으면 해요.” 제주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보고싶은 그대-오! 필승 선영

    보고싶은 그대-오! 필승 선영

    솔직히 그녀가 이렇게 뜨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저 호감 정도는 살 거라고 생각했지만.KBS 2TV 월·화드라마 ‘오!필승 봉순영’의 ‘노유정’역 박선영 얘기다. 하지만 배우 박선영은 자신의 연기력만큼이나 빼어난 선구안을 믿었고, 그것은 적중했다.‘왕의 여자’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뒤 쉽지 않았을 조연급 출연에 대한 의구심을 단번에 씻어줬다. 요즘 그녀는 완벽한 조건을 갖췄으면서도 어리숙한 한 남자의 수호천사인 노유정 연기를 통해 남녀 시청자 모두에게 환호를 자아내게 한다. 한동안 유행했던 ‘백마탄 왕자와 신데렐라’의 도식에 식상함을 느낀 남녀 시청자들로 하여금 각각 ‘온달 콤플렉스’와 ‘평강공주 콤플렉스’에 완전히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오죽하면 시청자들은 “봉순영(채림) 대신 노유정(박선영)을 오필승(안재욱)과 연결시키고, 제목도 ‘오!필승 노유정’으로 바꾸라.”고 요구할까. “그동안 노유정처럼 누구의 도움 없이 여자 혼자 독립적으로 성공한, 오히려 남자에게 도움을 주는 캐릭터가 있었나요? 남자에게는 기댈 수 있는, 여자에게는 꿈꾸고 싶은 존재로 다가가게 만드는 것이 노유정의 매력이죠.” 특히 그녀는 “진부한 애정 삼각구도에서 저만치 떨어져 있는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노유정 역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조기종영의 아픔을 겪었던 전작 ‘왕의 여자’의 영향 때문일까.“사극 이미지를 벗고 싶기는 했어요. 하지만 전작 때문은 아니죠. 전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것이지 ‘시청률 홈런’을 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연기 폭을 넓히는 것이 아주 중요하니까요.” 역량이 된다면 ‘왕의 여자’ 같은 작품을 또 할 수 있다며 미소 짓는다. 지난 96년 스무살 때 KBS 슈퍼탤런트(대상)로 데뷔한 그녀는 그동안 출연작마다 변신을 꾀했다.“제가 작품을 쫓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꾸준히 내가 원하는 작품, 캐릭터를 기다리죠. 그러다보니 청순가련형에서부터 악역까지 안해 본 캐릭터가 없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어떤 작품이 그녀의 구미를 당길까.“인물이 자기만의 ‘선’을 가져야 해요. 요즘 상당수 드라마 속 인물 들에서처럼 드라마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캐릭터가 달라지는 것은 절대 사절이죠.‘사람냄새’가 나야 해요. 같이 감동받고, 같이 슬퍼할 수 있는…. 그래서 ‘노유정’을 선택했죠.” 연기자로서 그녀의 욕심은 뭘까.20년 뒤 어떤 연기자로 서있을까. 의미심장한 답변이 돌아온다.“여자 연기자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요. 여자 연기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들면 아줌마 역할만 맡게 되잖아요? ㅠ‘스무살 딸의 마흔여덟살 어머니’가 아니라,‘마흔여덟살 어머니의 스무살 딸’이야기를 하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녀는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특이한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다음 작품에서는 꼭 ‘다중인격’ 같은 복잡한 심리 연기를 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좀더 구체적으로요? 영화 ‘올드보이’의 최민식 선배 같은, 선이 굵은 역이요. 여자 연기자들은 맡기 힘든 역할이잖아요?(웃음)” 털털하고 선머슴 같은 성격의 그녀는 워낙 건강해서 좀처럼 과로로 쓰러지는 경우가 없었단다. 그런 그녀가 지난 17일 드라마 촬영중 현기증을 호소하며 실신,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하지만 수시로 링거를 맞으면서 기자와의 인터뷰는 물론 예정된 쵤영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는 악바리 근성을 보였다.“너무나 마음에 드는 작품, 캐릭터에 빠져들어 연기하다 보니 몸이 마음을 못따라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즐겁게 연기에 몰입할 수 있다면 또 쓰러진다 해도 행복할 것 같아요.” 빼어난 ‘선구안’뿐 아니라 ‘심미안’까지 갖춘 그녀다.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선영의 셀카 몇가지 소소한 질문을 통해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을 알아봤다. ▶본인이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 노유정이고, 오필승이 남자로 느껴진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겠지만, 결국 포기할 것이다. 일방적인 짝사랑은 못하는 성격이다. ▶자신의 연기 단점. -(많이 고치기는 했지만)눈을 자주 깜빡이는 것. 클로즈업이 많은 사극에서는 특히 약점으로 작용한다. ▶가장 아끼는 것. -‘사람’이다. 내 가족, 주변의 친지, 제작진 등등. ▶노래방 18번. -트로트에서 랩까지 장르, 곡목 불문이다.(웃음) ▶어릴적 꿈은? -대통령. 공학박사. 주로 남자들이 좋아하는 직업들이다.(웃음) ▶학창시절의 박선영은? -개구쟁이였고 선머슴 같았다. 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중학교 때는 또래 3명이 한명을 둘러싸고 괴롭히는 모습을 봤는데, 주먹 ‘한방’으로 타일러 돌려보낸 기억이 있다. ▶드라마 이후 계획. -무조건 쉰다.(웃음)내년 초에는 드라마 미니시리즈와 영화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장윤현 감독 ‘썸’-당신이 죽는 걸 본 것 같아

    장윤현 감독 ‘썸’-당신이 죽는 걸 본 것 같아

    ‘접속’ ‘텔미썸딩’의 장윤현 감독이 5년만에 메가폰을 잡았다.22일 개봉하는 ‘썸’(제작 씨앤필름)은 죽음이 예고된 젊은 형사의 ‘운명 뒤집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물이다.쟁쟁한 이력의 배우들을 제치고 스크린 신인인 고수와 송지효를 남녀 톱으로 앉힌, 의외의 캐스팅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기도 하다. ●독특한 소재, 반짝이는 스타일 감독은 데자뷔(旣視感)라는 낯선 소재를 잡아 느낌부터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다. 데자뷔란 처음 보거나 처음 와본 곳인데도 마치 전에 경험한 느낌을 갖게 되는 현상. 극을 끌어가는 주체가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데자뷔 현상’이라고 느껴질 만큼 소재의 힘이 큰 영화다. 100억원대의 마약이 경찰호송 도중 탈취되자 경찰은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오반장(강신일)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하지만 후배 형사 강성주(고수)는 그가 진범이 아님을 직감하고 지하조직 ‘피어싱’을 의심한다. 조직 핵심 멤버들의 정체를 쫓는 과정에서 강성주는 교통방송 리포터 유진(송지효)을 만나고, 유진은 그를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국산 액션으로는 보기 드문 ‘스타일’을 자랑하는 영화다. 도입부에서 펼쳐지는 강성주와 피어싱 일당의 자동차 추격 시퀀스는 할리우드 못잖은 액션규모. 의문의 연쇄살인 같은 흔한 미스터리극의 소재를 탈피한 영화는, 유진의 데자뷔를 기둥삼아 드라마를 직조해간다. 디카 동호회원인 민재일(이동규)에게서 유진이 영문도 모르고 전해받은 파일이 사건의 핵심단서. 뜻밖에 사건에 연루돼 강성주와 자주 만나면서 유진은 데자뷔를 통해 그에게 죽음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사건을 푸는 열쇠는 유진의 알 수 없는 기억. 수사망을 좁혀가는 강성주, 미심쩍은 인물로 부각되는 이형사(강성진) 등이 현실에서 이리저리 사건을 엮는 틈틈이 영화는 유진의 데자뷔 장면을 끼워넣어 힌트를 던져주는 식이다. 현재와 과거의 시점이 묘하게 뒤섞인 영화에는 무정형의 매력이 또 있다. 여느 수사극의 결말에 해당하는 부분을 싹뚝 잘라 그 자체를 ‘본론’삼고 있는 내러티브 구도는 충분히 개성 있고 지능적이다. ●뭔가 부족한 ‘2%’ 그러나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게 마련이다. 개성있는 시도들은 참신하지만, 논리적인 개운함을 얻기엔 역부족이다. 감독이 작품을 너무 오랫동안 고민한 탓에 관객들도 이야기의 전말을 다 알고 있다고 착각했을까. 설명 부족인 대목들이 많다. 사건의 열쇠를 쥔 유진의 데자뷔가 왜, 어디서 연유했는지 등 최소한의 논리가 뒷받침돼야 할 부분들이 아무 암시도 없이 어물쩍 넘어가 버렸다. 감독은 “철저히 오락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명치 못한 이야기 얼개 때문에 명쾌한 오락물로 기억되긴 힘들 듯하다. 극적으로 죽음을 모면한 강성주가 유진을 만나는 해피엔딩 시퀀스는 너무나 많이 봐온 할리우드 스타일. 담담하게 개성을 보여 주던 드라마 톤이 ‘뚝’ 급강하해 뜨악해질 관객도 있을 법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젊어진 사극 시청률 고전

    젊어진 사극 시청률 고전

    TV 사극이 젊어지고 있다. 과거 관록있는 연기자들이나 꿰찼을 법한 주연급에 떠오르는 신세대 연기자들의 낙점이 잇따르고 있는 것. 촬영기간이 긴 데다 이미지 관리마저 힘들다는 이유로 정상급 연기자들이 출연을 기피하는 데다 ‘다모’,‘대장금’ 이후 사극에 ‘퓨전 바람’이 불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그러나 이들 ‘젊은 피’들이 나이에 걸맞은 참신한 이미지와 연기를 보여주지 못해 심각한 시청률 부진에 빠지는 등 오히려 사극의 ‘조로(早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극에 넘쳐나는 젊은피 최근 떠오르는 신인 송일국은 새달 17일 첫 전파를 탈 KBS2 대하드라마 ‘해신’에서 장보고의 라이벌 염장역에 긴급 투입됐다. 병역비리 혐의로 중도 하차한 한재석의 바통을 이어 받은 것. 신세대 연기자 수애와 김흥수, 채정안도 주연급으로 출연한다.11월 방영 예정인 SBS 대하드라마 ‘토지’에는 신세대 스타 김현주가 여주인공 서희 역, 신인 이재은도 주연급으로 출연한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KBS1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타이틀롤은 ‘중고 신인’ 김명민, 최근 신인 김보경이 하차한 여주인공 자리엔 김규리가 캐스팅됐다.SBS ‘장길산’ 출연진들은 장길산 역의 유오성을 비롯해 한고은, 양미라 등 주연급 모두가 사극에 첫 발을 들인 ‘초짜’들이다. ●중간 성적표는? “글쎄…” 그러면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사극속 ‘젊은피’들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김명민의 경우 그의 절제된 내면 연기에 호감을 보이며 “‘고뇌하는 이순신’역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잘 알려진 배우가 아니라서 그런지 ‘성웅’으로서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고은은 극 초반부터 시청자는 물론 전문가들로부터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한 데다 영어 억양이 섞인 발음 때문에 그녀가 가진 연기력을 극중 캐릭터에 제대로 녹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일부에서는 “극중 묘옥이가 아닌 그냥 한고은으로만 보인다.”며 혹평을 하기도 한다. 양미라 역시 기존 ‘말괄량이 버거소녀’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놓인 ‘튀는 연기’에 대해 시청자들은 반감을 더 많이 드러냈다. 심지어 “당초 캐스팅 하려던 조여정이 더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있었다. 김규리의 경우 아직 방송이 나가지도 않은 상황에서 상당수 네티즌들이 “외모나 이미지가 사극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며 다시 캐스팅할 것을 제작진에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연기력 고루 갖춰야 전문가들은 사극에서는 연기자의 이미지와 그를 받쳐주는 섬세한 내면 연기가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SBS ‘장길산’ 제작관계자는 “요즘 사극들에서는 주연급 캐스팅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얼굴 위주로 섭외하곤 한다.”면서 “그러다보니 이미지는 물론 연기톤이 사극에 전혀 맞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KBS ‘토지’ 제작관계자는 “새로운 감각의 사극을 만들기 위해 참신한 얼굴의 연기자를 주연급으로 발탁하는 것은 좋은 시도”라면서도 “그에 걸맞은 연기력으로 작품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는 배우를 찾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신비로운 눈망울- 김효진

    신비로운 눈망울- 김효진

    배우 김효진(20)을 처음 본 것은 지난 2000년으로 기억된다.서울 한남동 모 의류업체 화보 촬영 현장에서였다.당시 갓 데뷔해 신세대 CF스타로 주목받고 있던 그녀는 한마디로 설익은 과일과 같았다.속 맛과는 상관없이 풋풋함 자체가 매력이었다.그후 4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늘씬한 몸매와 커다란 눈망울 그리고 톡톡튀는 생기발랄함은 여전했지만,어느덧 배우로서의 성숙한 몸태와 분위기가 깊이 배어있었다.나이를 의심케 하는 신중하고도 똑부러지는 말투에서는 또래 배우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그녀는 지난달 28일 첫 전파를 탄 SBS 새 주말드라마 ‘매직’의 여주인공 ‘단영’역을 통해 3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데뷔후 첫 주연.입양아 출신이지만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웃음을 잃지 않는 ‘캔디’같은 발랄한 면과,엇갈린 사랑으로 가슴 아파하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실제 제 모습·성격과 비슷해 연기하기 편해요.자기 표현 확실하고 굉장히 낙천적이고…조금 변덕은 심하지만요.(웃음)” 그녀는 얼마전까지 ‘천년호’‘누구나 비밀은 있다’ 등 스크린 활동에 주력했다.‘누구나‘를 통해서는 그동안의 소녀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연기에 발을 들여놓았다.“이미지 변신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어요.시나리오가 맘에 들었을 뿐이죠.이번 ‘매직’은 처음으로 비중있는 역할이라 끌렸지만,그동안 못해본 멜로 연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어요.또래들끼리 연기해보고도 싶었고요.” 지난 99년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잡지·CF 모델,배우,MC 등 종횡무진 활약을 했다.그러다 지난 2001년 드라마 ‘우리집’을 끝으로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고비였어요.너무 어린 나이에 활동을 시작하다 보니 제 자신이 재미를 느끼지 못했어요.그저 ‘회사’가 시키는 대로 움직일 뿐이었죠.그 상태로라면 연기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이후 그녀는 한양대 연극영화과(02학번)에 입학했고,학교생활에만 충실했다.(지금도 모든 촬영 스케줄을 학교 강의가 없는 날 위주로 짜고 있다.)당시는 김민희 등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또래 배우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던 시기.“혼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온갖 루머가 나돌고 ‘이제 김효진은 끝’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적어도 1년 이상은 아무생각없이 공부만 해야 겠다고 생각했죠.”처음엔 인터뷰를 전제로 한 상투적인 답변으로 들렸지만,이어지는 말을 통해 솔직함이 느껴졌다.“항상 긍정적이고 밝고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이 되려고 해요.연기측면에서도 겉 치장이 아닌 ‘속을 꾸미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죠.배우는 얼굴을 통해 그 내면이 얼마나 꽉찼는지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이거든요.” 그녀는 누구보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연기를 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지만,이젠 어린애처럼 예뻐보이기에만 신경쓰지 않게 됐어요.다행이죠.쓸데없는 잡념 한가지를 버리니 연기에 몰입이 잘 되더라고요.긴 대사 처리할때 아직도 호흡이 고르지 못한 것은 계속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에요.” 그녀에겐 부모님이 가장 무서운 시청자란다.“제 연기를 제일 냉정하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이에요.손짓,표정,심지어 걸음걸이 하나까지 모두 조언해 주세요.다만 늘 ‘짠’ 점수를 주는 게 불만이죠.(웃음)” “인간의 내면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꼭 한번 정통 사극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다.10년쯤 뒤엔 이름 석자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는 배우로 성장해 있을까.“한 가지 색깔로 덧칠되고 싶지는 않아요.주어진 역할 연기를 100% 소화해내는,‘연기 잘하는’배우로 크고 싶어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시시콜콜한 질문을 통해 김효진의 또 다른 매력을 알아봤다. 가장 소중히 간직하는 것 -어릴적부터 찍어 온 가족과 친구들 사진.그리고 일기장 20여권.지금도 촬영 현장에서 틈 날 때마다 캠코더와 사진기를 들고 스태프와 연기자들을 촬영하며 추억을 남긴다. 첫사랑 -초등학교 5학년때 외국에서 전학왔던 남학생.숫기가 없어 중3때까지 그저 바라만 봤다. 타임머신 타고 초등학교시절로 돌아간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남자친구도 많이 사귀고 싶다. 매력적인 이성상 -말이 통하는 남자 가족관계 -부모님과 남동생 얼굴 중 맘에 안드는 부분 -지금은 없다.한때 외꺼풀 눈과 (얼굴이 화면에 붓게 나와)볼 등을 손보려 했지만,지금은 성형 수술 안한게 천만 다행이다.개성있지 않나?(웃음) 취미 -집에서 틈 나는대로 신문 스크랩하는게 낙이다.2년전부터 나와 관련된 기사는 물론 주로 사회·문화(여행·연예)·인물 기사를 스크랩해 반복해서 읽는다.컴퓨터는 잘 안한다. 노래방 18번 -마이클잭슨의 ‘You are not alone’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반항아로 돌아온 수애

    반항아로 돌아온 수애

    카메라를 벗어나도 좀체 무장해제를 못하는 배우가 있다.신세대 탤런트 수애(24)가 그렇다.TV드라마에서 굳혀온 이미지는 인터뷰 자리에서도 그대로다.소리없는 수줍은 미소,숫기없이 조용한 몸놀림.인터뷰에 앞서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면서도 그저 수줍다.뚱하다가도 조명빛에 반사적으로 오만가지 표정을 연출하는 여느 여배우들과는 딴판이다. 왕년의 미녀배우 정윤희를 닮아서 붙은 별명이 ‘리틀 정윤희’.안방극장을 통해 그렁그렁 눈물 머금은 눈으로 기억돼온 그녀가 스크린을 노크했다.새달 3일 개봉하는 영화 ‘가족’(제작 튜브픽쳐스·감독 이정철)의 여주인공이다. 그런데 수애의 스크린 도전에는 뭔가 특별한 데가 있다.데뷔작이 그 흔한 로맨틱 드라마도,잘 생긴 남자스타와 투톱을 이룬 것도 아니다.상대역은 아버지뻘인 대선배 주현(63).어긋나기만 해온 부녀의 화해를 슬픈 엔딩으로 그려내는 영화에서 수애는 낯선 모습이다. “뿌리깊은 오해로 홀로된 아버지를 증오하는 전과4범의 반항아”라고 캐릭터를 소개하고 “담배를 피우고,각목으로 유리창을 때려부수는 거친 모습을 처음 보여주게 됐다.”며 차분히 말한다.출연을 결정했을 때 소속사 식구들조차 그런 연기가 상상이 안 된다며 한참 의아해 했단다.그녀 자신도 “뭐가 뭔지도 모르고” 결석할 줄 모르는 학생처럼 성실히 촬영에만 매달렸다.낯선 이미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일부러 해본 적도 없었다. “영화란 게 참 이상하더라고요.막상 완성본을 봤더니 그 넓은 스크린 위에서는 제가 딴사람이 돼있는 거예요.수애가 아니었어요.” 긴장을 풀지 못하더니 그 말끝에야 배시시 웃는다. 지금까지의 주요 TV 출연작은 ‘러브레터’‘4월의 키스’‘회전목마’.전작들에 비하면 모처럼 거친 캐릭터이나,특유의 억압된 눈물연기는 첫 영화에서 오히려 더 확실히 각인시켰다.그녀의 감정연기는 기대 이상이라는 게 기자시사회장의 중평이었다.그토록 증오하던 아버지가,자신의 눈앞에서 건달친구들에게 수모를 당하는 대목.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고 가슴 밑바닥의 슬픔을 소름돋게 끌어올린 명장면으로 꼽힌다. “너무 힘들게 찍어 애착도 많이 가네요.감독님 주문대로 슬픔과 분노를 100으로 다 보이지 말고 힘껏 절제하려고 노력했죠.보호감호 중에 취업한 미용실에서 유리창 너머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그 신은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이상하죠?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 뒤 참았던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어요.” 부모 속을 썩였던 그 비슷한 ‘전력’이 있었을지 모른다.“넉넉지 못한 집안살림이었지만,가족 모두가 늘 밝고 건강했다.”고 대답한다.혹여 연예계에 발을 들이기까지 부모의 반대는 없었을까.“반대했다기보다는 다들 너무 놀라셨죠.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제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엄마가 펄쩍 뛰셨어요.‘너한테 그런 끼가 어딨냐’고 어이없어 하시면서….” 사실 연기자를 꿈꾼 적은 없었다.고교(경기여상)졸업 후 친구 몇과 어울려 가수를 넘보긴 했다.그러다 말로만 듣던 ‘길거리 캐스팅’.친구들과 삼겹살 집에 앉아있다가 운명처럼 데뷔기회를 얻었다.2002년 MBC 베스트극장 ‘짝사랑’편이 드라마 데뷔작.이후 곧바로 주말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잡았다.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인터뷰 제의가 부담스러워 죽겠다.”는 왕초보 배우.첫 영화가 얼마만큼 흥행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그런 건 정말 모르겠고요.그냥 스크린에 저,수애가 잘 보였으면 좋겠어요.” 다른 모습을 또 보여줄 것이다.11월부터 방영될 KBS 2TV 사극 ‘해신’에서 해상왕 장보고와 운명적 사랑을 나누는 신라여인이 된다. ■수애의 셀프 카메라 Q.가족? “엄마,아빠,남동생 하나” Q.본명은? “박수애.예명을 안써도 될 만큼 예쁘지 않나?” Q.연기자가 안됐다면 지금쯤? “결혼했을 거다.한곳에 묶이는 성격이 못돼 직장생활은 못 했을 거니까.” Q.열흘 휴가가 주어진다면? “(시간이)아까워서 아무데도 못갈 것같다.말 되나?(웃음)” Q.친한 스타? “드라마에서 호흡 맞췄던 조현재,이동욱,지진희” Q.유난히 ‘밝히는’ 음식? “닭요리라면 사족을 못쓴다.미사리 닭도리탕집 들르는 게 요즘 낙이다.” Q.즐기는 패션스타일? “추리닝,청바지,티셔츠.짧은 옷을 입으면 온종일 배꼽 가리느라 아무것도 못한다.” Q.나만의 색깔? “스트레스 녹여주는 파랑,초록” Q.요즘 하루 용돈? “밥값 빼면 한푼도 안 쓴다.” Q.닮고 싶은 배우? “장만옥.카리스마 연기 최고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드라마 복귀 스타들 어떻게 변했을까

    드라마 복귀 스타들 어떻게 변했을까

    ‘올 가을 그들이 몰려온다.’ 왕년(?)의 톱스타들이 안방극장을 통해 속속 컴백하고 있다.한때 최고의 인기로 연예계를 주름잡던 관록의 남녀 배우들이 오랜 공백을 깨고 TV드라마를 통해 시청자 곁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 스크린에만 얼굴을 내밀었던 스타들의 브라운관 복귀도 꼬리를 물고 있다.최근 한국 영화 시장이 예전같지 않은 반면,전성시대라 할 만큼 TV드라마가 엄청난 흥행을 거두고 있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87년 KBS 청춘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와 대하사극 ‘토지’(서희 역)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가 97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던 탤런트 최수지(36)는 8년만에 시청자들 앞에 얼굴을 내민다. 그녀는 연예계 복귀작으로 새달 중순 방송 예정인 MBC 아침드라마 ‘빙점’(원작 미우라 아야코,극본 조희·연출 강병문)을 택했다.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병원장인 남편의 무관심속에 외도를 하고,그 과정에서 아이까지 잃고 비극적인 삶을 사는 여주인공 역을 연기한다. ‘터프 가이’의 원조격인 배우 최민수(42)도 ‘사랑을 할거야’ 후속으로 오는 10월2일 첫 전파를 탈 MBC 주말연속극 ‘한강수타령’(극본 김정수,연출 최종수)을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최민수는 지난해 SBS드라마 ‘태양의 남쪽’이후 활동을 중단했었다.그의 MBC 드라마 출연은 93년 ‘엄마의 바다’이후 11년만이다.그는 이 드라마에서 4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배우 김혜수(34)와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다. 탤런트 오연수(33)도 ‘풀하우스’ 후속 으로 새달 8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우리 마누라’(극본 박은령·연출 김평중)를 통해 2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극중 이혼녀인 오연수는 이 드라마 출연을 계기로 ‘천생연분’의 황신혜,‘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명세빈처럼 이미지 변신을 꾀할 계획이다. 한류스타 안재욱(33)과 슈퍼모델 출신 탤런트 박선영(28),채림(25) 등도 ‘구미호외전’후속으로 오는 9월13일 첫 방영되는 KBS2TV 월화드라마 ‘오!필승 봉순영’(극본 강은경,연출 지영수)를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미시스타 김지호(30)도 올 가을 개편 이후 드라마를 통해 2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0년대 청순가련형 여배우로 인기를 끌다 지난 93년 결혼과 함께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김도연(38)은 지난해 하반기 ‘대장금’,‘찔레꽃’등을 통해 연기의 시동을 걸었고,올 가을쯤 연기 활동을 본격 재개할 예정이다. 모델 출신 연기자 심혜진(37)은 이달 초 SBS 아침 드라마 ‘선택’을 통해 2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상태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최근 드라마에 외주 제작사의 경쟁이 심화돼 회당 출연료가 최고 2000만원에 육박하고,CF 등의 부가 수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톱스타들이 드라마로 몰리고 있다.”면서 “특히 ‘불새’의 이은주,‘파리의 연인’의 박신양과 김정은의 경우 처럼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에도 대박을 거둔 사례가 속속 생겨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KBS ‘불멸의 이순신’ 두주인공 김명민·최재성

    KBS ‘불멸의 이순신’ 두주인공 김명민·최재성

    민족의 영원한 ‘명장’과 ‘졸장’으로 기억되는 이순신과 원균.그들이 짙은 역사의 화장기를 벗고 21세기 안방극장을 통해 맨 얼굴을 드러낸다.새달 4일 첫 전파를 탈 100부작 대하드라마 KBS 1TV ‘불멸의 이순신’은 극단적인 미화나 폄훼없이 이순신과 원균,두 역사적 인물의 알려지지 않은 진솔한 모습을 재조명한다.역사적 문헌은 물론 김탁환의 소설 ‘불멸’과 김훈의 ‘칼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 ‘불멸의 이순신’은 350억원 규모의 언청난 제작비와 연인원 2만명이 투입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드라마.각각 이순신과 원균 역을 연기할 두 주인공 김명민과 최재성을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 촬영현장에서 만났다. #“이순신은 여린 사람” “성웅 이순신이 뒤돌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상상해본 사람은 아마 없을거예요.하지만 그는 고뇌에 찬 인간미를 지닌 무척 여린 사람이지요.” 촬영장에서 만난 김명민은 인간미 넘치는 이순신이란 인물에 푹 빠져있었다. 솔직히 그가 이런 큰 작품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은 무척 의외로 받아들여진다.“얼마 전 종영한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고민하는 내면 연기를 높이 사신 것 같아요.‘젊은’ 이순신의 이미지에도 큰 무리는 없구요.” 불과 얼마전까지의 출연만 해도 대사가 많지 않아 불평을 했지만,지금은 정 반대가 돼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며 미소짓는다. “사극이 처음인데다 긴장도 너무 많이 해 첫 촬영 때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조차 몰랐어요.지금은 이순신이란 인물에 대해 조금씩 다가가는데 주력하고 있죠.” 촬영장에 항상 원작의 하나인 ‘칼의 노래’를 들고 다니며 감정선을 잡는단다.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다른 작품들을 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스케일 면이나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차원에서도 차별화된 작품이 될 겁니다.일단 저부터 ‘신선한’인물이잖아요.(웃음)” 나이든 사람은 물론,젊은 층에게도 어필하는 ‘젊은’사극 이순신을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다. #“새롭게 조명되는 원균에 매력”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 원균이 새롭게 조명받을 것입니다.이것이 제게는 굉장한 의욕을 낳게 해요.” 이순신과 대립각을 세우는 원균 역을 맡은 최재성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친다. 청춘스타로 출발해 의리와 인간미 넘치는 배역만 주로 연기해왔던 그가 천하의 악랄한 간신배로 알려진 원균을 택한 이유는 뭘까.“이순신이 ‘지장’이라면 원균은 의리를 중시하고 불의를 못참는 ‘맹장’이지요.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매우 극단적인 성품을 가졌어요.흔히 알려진 것처럼 간사하지 않은,인간적이고 강직한 인물이지요.” 그는 경쟁작인 SBS ‘장길산’에서도 주인공 장길산의 아버지 장충역으로 출연하고 있다.겹치기 출연인 셈.“이젠 나이가 드니 계속 사극만 하게 되네요.(웃음)원래 여러 곳에 얼굴을 내밀지는 않는데,제 연기로 원균의 인간상이 재해석되는 부분에 매력을 느꼈죠.”‘장충’과 ‘원균’이라는 상반된 캐릭터 가운데 어느 쪽의 연기가 편하냐고 묻자,“당연히 ‘장충’이지요.제성격과 비슷해요.(웃음)” “역사적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만,겉 모습 보다는 원균이란 한 인간의 진솔한 내면을 연기하는데 주력할 겁니다.” 용인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해신 ‘염장’역 한재석

    해신 ‘염장’역 한재석

    미남 탤런트 한재석(31)이 2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고독한 검술가로 변신한다.한재석은 오는 11월17일 첫 전파를 탈 예정인 KBS 2TV 특별기획 대하드라마 ‘해신’(극본 박상현·연출 강일수)에서 장보고(최수종)의 수하이자 연적(戀敵)인 ‘염장’역을 맡았다.어릴적 해적들에 의해 키워져 거친 삶을 사는 ‘염장’은 신기에 가까운 솜씨로 단도를 다루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하지만 장보고만 바라보는 여주인공 정화(수애)를 평생 가슴속에 품고 살며,나중에 장보고를 배신하고 그를 살해하는 비극적인 운명에 처한다. 그는 지난 2002년 말 SBS 퓨전사극 ‘대망’ 출연 이후 안방극장을 떠났었다.“같은해 출연한 드라마 ‘유리구두’가 타이완에서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여동안 한국-타이완 합작 멜로드라마 ‘자등연(紫藤戀)’에 출연하느라 인사를 못드렸어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한류스타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더욱 노력할 각오란다. 코믹 멜로물이 득세하고 있는 요즘 드라마 시장에서 오랜만의 국내 복귀작으로 사극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염장’이란 인물에 매력을 느꼈어요.남자다운 거친 삶은 물론,한 여자를 끝까지 사랑하는 로맨틱한 면에 끌렸죠.게다가 제가 많은 곳에 얼굴을 내미는 多作(다작)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 꽃미남 이미지에서 완전 탈피,터프한 남성미와 강한 카리스마를 보일 계획이다.완벽하게 작품속 ‘염장’이 되기 위해 표정·눈빛 연기 연습은 물론 각종 무술도 틈나는 대로 연마하고 있단다.“역사속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지만,최선을 다해 장보고 못지않은 매력적인 인물을 그려낼 테니 지켜봐 주세요.”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신’은 1200년전 통일신라시대 해상왕국을 건설했던 장보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대작.총 제작비 180억원을 들여 완도(청해진)·제주도·중국 현지 로케이션으로 만들어진다.주인공인 최수종·한재석·채시라·수애 외에도 김흥수·이원종·박영규 등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178㎝ 앳된 살인미소 백서현

    178㎝ 앳된 살인미소 백서현

    ‘천국의 계단’의 송주,‘태양인 이제마’의 이제마,‘허준’의 허준,‘다모’의 황보윤 종사관,‘영웅시대’의 태산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드라마 주인공’은 너무 싱거운 대답.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벌써 다른 답을 준비했을 듯.바로 아역 연기자들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그 주인공은 탤런트 백성현(16)이다.11월 방영 예정인 KBS 대하사극 ‘해신’에서 장보고의 아역까지 맡았으니 현재 아역 탤런트 가운데 가장 잘 나가는 연기자요,팬카페 회원만 10만명에 이르러 권상우 못잖은 인기를 누리는 아역 탤런트계의 톱스타다. ●연기 하나만큼은 자신있어요 178㎝의 훌쩍 큰 키에 마른 체형.완도에서의 야외 촬영으로 보기 좋게 그을린 피부.인터뷰를 위해 머리에 “힘 좀 줬다.”는 그는 TV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모습이었다.광명 북고등학교 1학년. 아역 탤런트들은 무기로 삼던 깜찍함을 잃은 나이쯤 되면 어느새 화면 뒤로 사라지게 마련.아역을 맡기에도 성인 연기를 하기에도 어중간한 나이인데도 그는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제가 특별히 연기를 잘해서라기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서 그런 거 같아요.” 모범 답안 같은 그의 말에 어린 티(?)가 배어나온다. 그의 무기는 어린 연기자답지 않은 연기에 대한 몰입이다.MBC ‘영웅시대’에서 태산 역을 맡아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듬직한 장남 연기를 훌륭히 해내 시청자들의 칭찬이 자자했다.“어린 시절 연기가 뭐 어렵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요.하지만 감독님들이 드라마 초반에 힘을 많이 주려고 하기 때문에 야외촬영도 많고 요구조건도 까다롭죠.” ●칠갑산 덕에 데뷔했죠 촬영장을 놀이터,학교 삼아 자라온 탓에 이제 카메라 체질이 됐다.낯가림이 심하다면서도 “이상하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안도감이 생겨요.”하며 예의 그 귀여운 미소를 짓는다.어린 시절 백성현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꼬마 스타였다.6살때 ‘칠갑산’‘소양강 처녀’ 등을 구성지게 불러제껴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옆집에 탤런트 이의정 누나가 살았는데 누나 어머니께서 제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시고 다리를 놔주셨어요.” 그래서 입문하게 된 연예계.벌써 경력 10년차다.아역 연기자들이 주는 소위 ‘발랑 까졌다.’거나 ‘싸가지 없다.’는 일반적 편견에서 한참 비켜서있다. ●공부도 연기도 다 욕심나요 “저는 연예인 티 내는 거 제일 싫어해요.오늘 여기에 온다고 파마했는데 이상해요.친구들은 다 스포츠형 머린데 저만 (머리가)기니까 친구들한테 미안하고요.” 밤샘 촬영하고 학교에 가도 선생님께 죄송해서 수업시간에 졸지 못한다는 그는 전형적인 ‘범생이’다.“학교 가는 건 좋아하지만 공부는 별로다.”라고 시치미를 뗐지만 옆에 앉아있던 코디가 “중학교 때 전교 10등 안에 들었다.”고 슬쩍 귀띔을 해준다. ●제 매력도 ‘살인미소’래요 농구,축구 좋아하는 건 기본.영화는 사흘 연달아 볼 정도로 좋아하고 책은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봐야 직성이 풀린단다.최근 읽은 책은 스펜서 존스의 ‘선물’.“삶의 교훈이 되는 책이에요.꼭 한번 보세요.(웃음)” 마지막으로 팬들이 왜 좋아하는 거 같냐고 물었다.“다들 ‘웃는 게 귀엽다,잘생겼다.’그러세요.전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그런데요 자꾸 들으니까 나르시시즘에 빠지려고 해요.(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日사극 ‘자토이치’ 한국 안방 상륙

    유치한 청춘드라마나 황당무개한 팬터지·코믹물 일색의 일본 드라마에 식상했다면 시대극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일본 정통 사극이 처음으로 안방극장에 선보인다.영화전문 채널 DCN은 오는 23일(월∼금 오후 6시)부터 정통 일본 시대극 ‘자토이치’를 방영한다. ‘자토이치’는 국내에는 지난 1월 개봉한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영화로 잘 알려져 있지만,사실은 가쓰 신타로가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 시리즈가 원조다.탐관오리를 처단하는 맹인검객 자토이치의 활약상을 모두 100편에 담은 이 드라마는 30대 이상의 일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의 ‘국민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원래 만화로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1962년부터 26차례나 영화로 리메이크됐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탐관오리와 악한들로 민심이 흉흉한 일본 전국시대.도박과 마사지로 생계를 이어가는 맹인 방랑자 ‘자토이치’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상대를 찌르는 전광석화 같은 검술로 힘없는 평민들을 구원한다.드라마 촬영은 히로시마현 다케하라 전통거리 보존마을 세트장에서 이뤄졌다.이곳은 설경구 주연 영화 ‘역도산’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KBS ‘해신’서 연기호흡 최수종·채시라

    KBS ‘해신’서 연기호흡 최수종·채시라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많이 호흡을 맞춘 경우가 아닐까 싶어요.안 보고도 서로 ‘이렇게 연기할 것’이란 예상이 80% 이상 맞아 떨어지죠.”(최수종) “유일무이하죠.굳이 말 한해도 믿음이 가요.함께 했던 작품마다 결과도 좋았구요.”(채시라) 환상의 콤비란 이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그동안 ‘각시방에 사랑걸렸네’,‘파일럿’,‘아들과 딸’,‘야망의 전설’,‘사람의 집’ 등 다섯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 호흡을 보여줬던 탤런트 최수종(42)과 채시라(36).그런 두 배우가 5년만에 다시 만나 6번째 찰떡궁합을 과시한다.오는 11월 17일 첫 전파를 탈 KBS2TV 특별기획 50부작 ‘해신(海神)’(극본 박상현,연출 강일수)을 통해서다.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신’은 1200년 전 통일신라시대 해상왕국을 건설했던 장보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대작.총 제작비 180억원에 완도(청해진)·제주도·중국 현지 로케이션으로 만들어진다.오는 13일 첫 촬영을 앞둔 두 배우를 3일 완도 오픈 세트장에서 만났다. ●“새로운 장보고의 모습 보여드릴게요.” ‘태조 왕건’‘태양인 이제마’를 통해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최수종이 이번엔 장보고로 변신한다.‘태조 왕건’ 종영 이후 “다시는 사극에 출연 않겠다.”던 그였다.장보고의 어떤 매력에 끌렸을까.“천민 출신으로 온갖 난관을 헤치고 청해진 대사의 위치에까지 오르는 장보고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런 역할이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두꺼운 갑옷 위로 긴머리를 늘어뜨리고 입술을 꽉 다문 채 “‘태조 왕건’때 4년 동안 200회 분량도 찍었는데 50회쯤이야 우습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단단한 각오와 여유가 함께 느껴졌다. 장보고역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당한 대답이 돌아온다.“‘야망의 전설’과 ‘태조 왕건’때도 ‘쌍꺼풀’등을 운운하며 안 어울린다고 했지만,둘다 최고의 히트작이 됐잖아요.대하 드라마는 ‘마라톤’이에요.나중에 제가 결승선 테이프를 어떻게 끊는지 보여드릴게요.” 그는 2000년 이후 대하 사극만 3번째다.“배우라면 사극을 해야 됩니다.정말 공부가 많이 돼요.드라마로 얼굴을 알린 뒤 바로 영화판으로 가고,거기서 실패하면 다시 드라마로 돌아오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요즘 젊은 배우들은 정말 사극을 통해 더 배워야 해요.”후배 배우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함께 한마디 덧붙인다.“저도 아직은 어리죠.이덕화·유인촌 선배님과 같은 연륜 있는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계속 출연해야 우리나라 드라마가 발전한다고 생각해요.”이번 ‘해신’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색깔의 사극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표독한 카리스마 기대하세요.” 날카롭게 치켜올린 눈꼬리,화장으로 강조한 광대뼈,도도함이 느껴지는 자줏빛 의상과 장신구,그리고 농염한 미소.완도 오픈 세트장에서 만난 채시라는 매일 눈물 연기를 펼치는 KBS2TV ‘애정의 조건’의 ‘금파’역에서 벗어나,표독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강한 천하 제일의 여걸로 변신해 있었다.그녀는 장보고와 상권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라이벌이자 권모술수에 능한 통일신라 최고의 진골귀족 자미부인 역으로 출연한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다음날 곧바로 수락의사를 밝혔어요.대본 받고는 ‘아,이건 내가 해야 하는 배역이다.’라고 느꼈죠.남편(가수 김태욱)도 ‘당신이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자신의 평상시 매력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캐릭터라 느낌이 남다르다며 활짝 웃는다. 그녀에게 사극은 ‘왕과 비’이후 4년만이다.“그동안 정말로 사극을 해보고 싶었어요.현대물과 달리 개성 넘치는 카리스마는 물론 낭만과 여유도 보여줄 수 있거든요.”하지만 금파역만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단다.“실제 아기 엄마로서 공감가는 캐릭터예요.며칠전 놀이공원에서 아이와 노는 씬을 찍을때는 평소 집에 있는 남편과 아기에게 시간을 내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극중 결말을 묻자,금파가 남편과 재결합하게 되는 것까지만 알려준다며 미소 짓는다. “더 늙기 전에 와이어 액션 한번 해봐야 하는데….극중에서 워낙 높은 신분이라 ‘아랫것들’에게 명령만 할뿐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네요.(웃음)” 완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영웅시대 ‘이명박 암초’에 곤혹

    MBC 월·화드라마 ‘영웅시대’(극본 이환경,연출 소원영·박홍균)가 출항하자마자 이명박 서울시장 신드롬을 만나 곤혹을 치르고 있다. 5일 첫 회가 방영되고 난 뒤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명박 서울시장에 해당하는 역할인 유동근의 장점이 지나치게 부각돼,드라마가 이 시장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글이 속속 오르고 있다.일부 시청자들은 최근 이명박 시장이 추진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 등과 연결시켜 제작진에게 유동근 역할의 비중을 축소하거나 아예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또 이 시장이 드라마의 중심인물로 묘사된 데는 이환경 작가와 이 시장의 친분이 작용했다며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시청자 이현정씨는 “대부분의 인물설정이 실존인물과 비슷할 정도로 맞춘 것에 비해 이명박이란 인물이 극중 유동근 수준으로 설정된 것은 아주 큰 오류”라면서 “만약 계획적이라면 이 드라마는 이명박씨를 위한 드라마가 될 뿐”이라고 비난했다.이승택씨는 “유동근이 정말 이명박 역할이라면,실존하는 인물에 대한 현재진행적 묘사이므로 더욱 신중한 ‘장치’로서의 선택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신호균 책임 프로듀서는 “이 시장 역에 해당하는 유동근이 극중 화자로 나온 것은 극중 천태산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웅시대’는 첫회 시청률 20.8%(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로 SBS 사극 ‘장길산’(16.9%)을 뛰어넘어 동시간대 1위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환관과 궁녀/박영규 지음

    왕조시대 환관이나 궁녀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결코 낯설지 않다.TV 사극의 단골소재로 익히 접해왔기 때문이다.그러나 드라마 속의 환관과 궁녀는 역사의 소품이나 장식물 정도로 다뤄질 뿐이다.공식 역사의 이면에서 정국을 움직인 궁궐의 제3세력으로 당당히 조명받지는 못했다. ‘환관과 궁녀’(박영규 지음,김영사 펴냄)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환관과 궁녀를 역사의 주인공 자리에 올려놓고 이야기를 풀어간다.역사대중화의 기수로 평가받는 저자는 “환관과 궁녀의 내밀한 역사는 또 하나의 새로운 왕조사”라고 강조한다. 책은 ‘제왕의 그림자,환관’과 ‘살아있는 궁궐 귀신,궁녀’의 2부로 꾸며졌다.환관편에서는 환관의 기원과 어원,거세기술자인 엄공(工)의 환관만들기,환관학교와 환관부부,조선왕들의 환관정책과 환관조직 등을 다룬다. 저자는 조선은 중국이나 고려에 비해 매우 이상적인 환관정책을 폈다고 지적한다.고려 왕조가 환관에게 낮은 벼슬을 내리고도 정사와 관련된 업무를 맡긴 것과 달리 조선은 환관의 벼슬을 높여준 대신 역할은 궁궐의 잡일로 한정시켰다.이런 정책이 바로 환관들의 삶을 안정시키고 환관의 폐해를 막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역사를 뒤흔든 환관들의 일화도 소개한다.스스로 승상의 자리에 올라 황제를 마음대로 갈아치운 진시황의 환관 조고,궁형의 슬픔을 딛고 은밀히 ‘사기’를 집필해 중국역사의 아버지가 된 사마천,환관정치의 대명사인 고려 의종대의 환관 정함,조선시대 영조의 최대 정적인 경종대의 대전 환관 박상검 등이 대표적인 예다. 궁녀편에서는 고대 중국의 하·은·주 세 왕조와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궁녀의 역사를 기술하고 궁녀와 관련된 주요 사건 등을 정리한다.연산군 때 궁녀인 전향과 수근비의 능지처참 사건,인조시대 소현세자빈의 폐출과정에서 벌어진 전복구이 사건,숙종시대 삼복형제와 연관된 홍수의 변,장희빈의 인현왕후 저주사건 등을 통해 궁녀의 역할과 피해상을 살핀다. 환관은 문화나 풍속에 따라 일본의 경우처럼 존재하지 않았던 나라도 있지만 궁녀가 없었던 나라는 한 곳도 없다.그런 점에서 볼 때 궁녀는 왕조시대의 가장 강력한 상징이다.조선의 궁녀 수는 대개 600∼700명선.영조 때의 학자 이익이 쓴 ‘성호사설’의 기록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궁녀의 수가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었다.‘연산군일기’에는 왕이 두모포에 놀이를 갔는데 궁녀 1000여명이 뒤따랐다는 내용이 나온다.또 일본에 외교권을 박탈당한 고종 말기에는 궁녀 수가 200명으로 줄어들었다. 책에는 조선의 마지막 상궁 성옥염,마지막 궁중요리사 조충희,환관족보인 ‘양세계보’,서울 월계동의 환관무덤,궁녀들이 사용한 남근목 등 60여점의 귀중한 사진자료가 실려 있어 역사의 실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1만 4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남규철의 DVD폐인]수사반장이 DVD로 돌아왔네

    엄청난 힘과 기괴한 능력으로 우리들을 사로잡았던 ‘헐크’나 ‘원더우먼’을 기억하십니까? 또 예쁜 얼굴 뒤에 가려진 끔찍한 파충류 외계인이 등장하는 ‘브이’나 쿤타킨테의 고단한 인생역정이 담긴 ‘뿌리’도 기억 하실는 지 모르겠습니다.흑백 TV시절부터 흥미진진한 형사물로 우리를 사로잡았던 ‘수사반장’이나 아빠들을 일찍 집으로 귀가시켰던 ‘모래시계’같은 우리들의 드라마도 기억 하실는지요.어쩌면 잘 기억이 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친근한 얼굴들과 익숙한 멜로디를 들으신다면 어린 시절 그 때의 추억들을 바로 생각해 내실 수 있을 겁니다.수십년의 세월을 지나 새로이 DVD로 화려하게 부활한 예전 그 시절의 TV드라마들을 이번 주에 만나보십시오. ●수사반장 유복성씨의 인상 깊은 테마음악으로 시작되던 수사반장은 1971년 첫 전파를 탄 이래 18년간 장수할 만큼 많은 인기를 모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사극입니다.DVD로 출시된 ‘수사반장’은 880여회의 방송 분량들 중 대표적인 13편을 4장의 디스크에 수록한 것으로,이젠 백발의 노인이 되었거나 고인이 된 최불암,김상순,조경환,남성훈씨 등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여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둔 흥미진진한 형사들의 이야기를 펼쳐보입니다.이 이야기들을 통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대도 조세형’ 같은 당시의 유명 사건들이 다시 재구성되고,포니 승용차나 “3만원짜리 자기앞 수표”같은 당시의 생활상들도 함께 그려져,수십년 전 그때 그 시절을 흠뻑 추억하게 만들어 줍니다.워낙 오래된 작품인 탓에 화질이나 음질이 뛰어나지는 않지만,이러한 기술적인 가치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아련한 즐거움을 주는 타이틀입니다. ●뿌리 미국의 흑인작가 AP 헤일리의 원작소설을 드라마화 한 ‘뿌리’는 1767년 아프리카에서 신대륙으로 강제로 끌려온 쿤타킨테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당시 많은 화제와 인기를 모은 작품이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TV로 방영되었던 이 작품은,얼굴이 조금이라도 검었던 친구들에겐 ‘쿤타킨테’라는 별명이 붙게 할 만큼,대단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었습니다.DVD로 출시된 ‘뿌리’는 3장의 디스크에 전편을 수록하고 있으며 작품에 대한 자세한 해설과 쿤타킨테의 가계도 등의 부가영상을 함께 수록하고 있습니다. ●브이 미모의 외계인이 살아 있는 쥐를 삼키는 장면만으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20년 전 장안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SF드라마입니다.지금 보면 특수효과 등은 조악하고 어색하지만 탄탄한 줄거리와 생생한 캐릭터들은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즐거움을 전해줍니다.국내에서 TV로 방영될 당시 삭제되었던 장면들이 온전하게 복원되어 출시된 DVD는 5부작 전편을 3장의 디스크에 수록하고 있으며,제작 다큐멘터리와 감독의 음성해설 등의 부가영상을 담고 있습니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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