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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도 여론도 반발…수신료 인상 공감 못얻는 KBS

    정치권도 여론도 반발…수신료 인상 공감 못얻는 KBS

    수신료 3840원 인상안 상정 후 난항정치권, 정권 편향·공감대 부족에 반대여론조사 76% “역할 못해” 부정적“공영방송 사회적 역할 차분히 논의해야”수신료 인상 방안을 발표한 KBS가 일주일 만에 난항에 부딪쳤다. KBS는 공영방송 재원 확보를 위해 41년째 동결된 수신료를 올리고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지만, 내외부에서 악재가 터지고 있다. 비용 인상에 대한 여론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측도 3일 “국민적 공감대와 KBS의 자구노력이 우선”이라고 밝히면서 부정적 흐름만 강화하는 형국이다. KBS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정기 이사회에서 월 수신료를 2500원에서 3840원으로 54% 인상하는 안을 상정하고 논의에 돌입했다. 이 방안대로라면 수신료 수입은 2019년 기준 6705억원에서 1조 411억원으로 늘고 KBS 예산 내 비중도 46%에서 53.4%로 증가한다. 수신료 조정에 따른 공적책무 수행 계획으로 24시간 재난방송, 공정성 강화, 대하사극 부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같은 대기획 편성 등도 덧붙였다. 양승동 사장은 “종편, 넷플릭스, 유튜브 등 상업 매체들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공익만을 바라보며 가겠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와중에 라디오 아나운서 김모씨가 정부에 불리한 뉴스를 읽지 않았다는 의혹으로 고발당했다.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조직 비대화와 무보직 억대 연봉자 비중도 다시 불거졌다. 고액 연봉 지적에 대해 “1억 이상 연봉 비율은 60%가 아닌 46%”라는 KBS 해명은 비판을 부추겼다. 여기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KBS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억대 연봉이 부러우면 입사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KBS가 공식 사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2일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가 성인 1000명에게 설문조사해 발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 76%가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서”라는 답을 꼽았다. 찬성은 13%에 그쳤다. 반대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공청회, 여론조사, 이사회 심의, 방송통신위원회 의견 제출, 국회 통과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국회 기류는 더욱 부정적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신료를 전기료와 분리 징수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대북협력 예산 26억여원도 문제 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지금 당장 수신료 인상은 어렵다”면서 KBS 개혁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KBS의 수신료 인상안은 2007년, 2011년, 2013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영방송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재원 안정성은 필요하다. 수신료는 시청자가 방송사에게 사회적 책임을 물을 근거이기도 하다”면서 “다만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은 배제하고 우리 사회에서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이를 위해 KBS가 어떤 약속을 하고 평가를 받을지, 제도적 장치는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차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킹덤’ 좀비 물리친 전술, 이 칼끝에서 나왔소

    ‘킹덤’ 좀비 물리친 전술, 이 칼끝에서 나왔소

    그의 일과는 무척이나 단순하다. 아침이면 경기 수원 화성행궁에 있는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시범단으로 출근한다. 단원들과 함께 무예24기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상설공연과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린다. 단원들이 퇴근하고 나면 시범단 한켠에 있는 연구실에서 공부를 한다. 코로나19 이후 상설공연을 못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최근 1년은 거의 낮에는 수련, 밤에는 공부로 더 단순해졌다. ●‘몸’과 머리로 함께 공부하는 무예사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시범단 상임연출을 맡고 있는 최형국 박사는 국내 최초로 무예사를 전공한 연구자다. 2일 화성행궁 앞에서 만난 그는 조선시대 기병전술이나 군사제도, 무예수련 방식 등을 단순히 옛 자료를 읽고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몸으로 수련하는 과정을 통해 의미를 탐구했다. 그렇게 “몸과 머리로 하는 공부”를 바탕으로 조선 시대 무예교본인 ‘무예도보통지’를 완역했다. 기존 번역본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예수련과 역사연구 양쪽을 아는 사람이 낸 번역서는 처음이다. 최 박사는 “4년가량 걸려 작업한 끝에 다음달 민속원 출판사에서 나온다. 1000쪽이 넘기 때문에 비상시 무기로도 쓸 수 있다”며 웃었다. 얼핏 봐서는 최 박사는 몸 쓰는 쪽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키가 큰 것도 아니고 군대는 체중 미달로 공익근무를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일단 활과 화살, 칼까지 차고 조선시대 무인복장으로 나타나면 눈빛이 달라진다. 검도 시범을 보여 줄 때는 동작이 너무 재빨라서 방금 뭐가 지나갔나 싶을 정도다. 1994년부터 시작해 벌써 20년을 바라보는 무예24기 수련의 첫 계기는 “몸에 대한 관심”이었다고 한다. 최 박사는 “대학에 입학해서 탈춤 동아리에 가입했다. 탈춤과 풍물을 배우면서 전통적인 몸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통문화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다 무예24기를 접하면서 ‘아 저런 식으로 몸을 쓰는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는 대학마다 무예24기를 배우는 동아리 ‘경당’이 활발했다. 그렇게 시작한 무예24기는 1997년엔 정식 사범심사까지 통과할 정도로 삶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무예24기는 규장각 검서관인 이덕무·박제가, 장용영(壯勇營·수원화성 상비군부대) 장교였던 백동수 등이 정조 임금의 명으로 1790년 펴낸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도검 10기, 창·봉 7기, 마상무예 6기, 권법 1기 등 24가지 무예를 가리킨다. 무예도보통지는 도, 검, 창, 곤 등 병장기와 권법 등 각종 무예를 그림과 해설로 설명한 종합교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수원화성·무예24기 합쳐 관광 마케팅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한 무예24기가 삶의 일부가 된 두 번째 계기는 1999년 경기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정조 시대 전통무예전’이었다. 최 박사는 “당시 무예24기 연출을 맡으면서 택견 전수자, 마상무예 시범단과 국방부 의장대 등과 함께 준비했다”면서 “수원화성이라는 공간과 가장 어울리는 게 무예24기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마침 2003년 화성행궁 복원이 끝나면서 화성에 주둔하던 상비군이었던 장용영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를 공연으로 해 보자는 제안을 수원시에서 받았다”면서 “그걸 계기로 무예24기 상설공연을 시작했다. 2015년 시립예술단 소속으로 바뀌면서 안정된 여건을 갖게 됐다. 그는 몸을 통한 수련을 계속하면서 계속 고민했던 건 “무예를 하면서 생계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였다고 한다. 최 박사는 “1997년에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수원화성이라는 그릇에 무예라는 콘텐츠를 집어넣으면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대학원에 가서 ‘전통무예를 활용한 관광마케팅’을 주제로 2003년에 석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케팅만으로는 갈증이 풀리지 않았다. 최 박사는 “무예가 근원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흘러왔는가, 조선시대에 실제 어떻게 무예를 익혔는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결국 2년간 준비한 끝에 2005년 중앙대 사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입학 당시부터 목표로 했던 건 조선시대 기병전술이었다. 그는 “무예24기를 하면서도 마상무예는 제대로 익히기가 힘들었다. 당장 말타기부터 쉽지 않았다”면서 “결국 빚을 내 승마장 회원권을 구입해 말타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몽골에도 두 번 다녀왔다. 보름가량 말타고 활쏘기 연습만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물이 2011년 박사학위를 받은 ‘조선후기 기병전술과 마상무예’였다. ●‘몸’ 모르면서 나오는 해석 오류 적잖아 역사연구와 무예수련을 병행하면서 그는 군사와 관련한 기존 해석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서 21세기보다도 더 우수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로 최 박사는 왼손잡이 관련 내용을 들었다. “조선시대 무과 시험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게 기사(騎射), 즉 말 타고 활쏘기입니다. 좌우로 짚단으로 만든 인형을 5개씩 세운 다음 말을 타고 돌진하면서 좌우 번갈아가면서 쏘는 방식이죠.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좌집궁자우사(左執弓者右射), 우집궁자좌사(右執弓者左射)’란 표현이 나옵니다. 왼손잡이는 오른쪽으로 쏘고, 오른손잡이는 왼쪽으로 쏘라는 뜻입니다. 21세기 대한민국 군대는 왼손잡이라 하더라도 억지로 오른손잡이와 똑같은 자세로 총검술을 가르치지만 조선시대 군대는 왼손잡이에게 억지로 오른손잡이와 똑같이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최 박사는 “활을 쏠 때 엄지에 끼우는 깍지만 해도 왼손잡이용이 따로 있었다. 가령 철종을 그린 초상화(어진)를 보면 왼손 엄지에 깍지를 낀 모습이다. 철종이 왼손잡이라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왼손잡이 대접만 놓고 보면 조선시대가 현대보다 더 선진군대였다”고 꼬집었다. 일단 오류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드라마나 영화에서 숱하게 볼 수 있는 고증 오류를 바로잡는 것으로 이어졌다. 오류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아예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라는 책을 쓰기도 했던 그는 영화나 드라마 제작진에게 자문을 해 주는 활동도 많이 한다. 그는 “일부는 고증을 구색으로만 쓰거나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자문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건 역시 드라마 ‘킹덤’”이라고 소개했다. 좀비물이라는 상상력의 소산이지만 이 드라마에는 활쏘기나 총쏘기, 각종 대포류 등에서 공을 많이 들였다. 그 뒤에 최 박사가 있었다.최 박사는 “조선시대에 좀비라는 적이 공격해 온다면 어디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어떤 무기로 어떻게 대응할까 상상했다”면서 “김은희 작가 등 제작진이 줄거리를 짤 때부터 고증 내용을 적극적으로 드라마에 반영해 줘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사극은 고증과 상상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면서 “고증에 맞게 상상력을 발휘하면 재미가 배가되는데 상상을 위한 수단으로 고증을 이용하려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무예수련을 통해 건강한 삶과 열정을 갖게 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잦은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최 박사는 “말에서 떨어지는 건 보통이고 검도 공연 도중 손을 다쳐 몇 시간 동안 수술을 받은 적도 있다”면서 “부상을 통해 조선시대 무인들이 칼머리를 뒤로해서 칼을 차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 등 부상도 공부의 한 부분”이라고 웃었다. 그는 “한마디로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면서 “미쳐야 보이는 게 있다. 앞으로 수십년 더 미쳐서 공부하고 수련하다 보면 조선시대 무인의 삶과 군사제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등원 3주 만에 사무실 옮기는 美민주 하원의원 “공화 의원이 무서워요”

    등원 3주 만에 사무실 옮기는 美민주 하원의원 “공화 의원이 무서워요”

    등원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미국 민주당의 여성 하원의원이 동료 공화당 여성 의원이 괴롭힌다며 사무실을 옮기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미주리주에서 50년 아성을 지킨 유력 중진을 민주당 경선에서 물리친 뒤 같은 해 11월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당히 승리한 ‘싱글맘’ 흑인 코리 부시(45) 민주당 하원의원이 마조리 테일러 그린(47·조지아주) 공화당 하원의원이 의회 의사당 통로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소리를 질러 놀리거나 겁을 준다며 안전 때문에 자신과 팀원들의 사무실을 옮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가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심지어 소셜미디에서도 자신을 겨냥해 공격을 가한다고 고발했다. 물론 코리 의원은 부시 의원이 자신에게 모욕을 늘어놓곤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부시 의원이야말로 흑인목숨도소중해(BLM) 세인트루이스 테러리스트 폭도들과 마크 맥클로스키 부부의 자택에 불법 침입해 목숨을 위협한 이들의 우두머리라고 반박했다. 부시 의원은 별도의 트윗을 통해 “두려워서 사무실을 옮기지는 않았다. 난 세인트루이스 사람들을 위해 할 일을 하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무실을 옮기는 것이다. 의회의 백인 우월주의자가 나나 우리 팀을 해칠지 몰라 자꾸 어깨를 돌려 뒤돌아보는 일을 계속하는 일은 도저히 못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날부터 반란을 부추긴 인물들을 축출할 것을 요구해왔다”고 덧붙였다.그린 의원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를 한참 앞두고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장서 옹위했으며 여러 논쟁을 일으킨 인물이다. 그녀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어린이들의 돌연변이, 소아성애자 조직을 키웠다는 큐어넌 음모론을 앞장서 확산시키고, 여러 학교에서의 총기 난사극이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달린 ‘좋아요’ 댓글들에는 민주당 정치인의 살해를 요구하는 내용들이 많다. 그린 의원은 한때 흑인들이 “민주당에 노예로 붙잡혀 있다”거나 백인 남성이야말로 미국에서 가장 억압받는 집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저지른 어이없는 일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일이었다. 또 최근에 발굴된 동영상을 보면 2018년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먼 고교에서 총기 난사 참극이 벌어져 17명이 숨졌는데 이때 살아남아 총기규제 캠페인에 앞장선 데이비드 호그가 2019년 3월 상원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의회 의사당을 찾았을 때 졸졸 뒤따르며 자신의 총기를 압수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대라고 그에게 종용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현재 그린 의원에 대한 행동을 취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며 그녀와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억압 속에서 강렬해지는 춤사위… 손뼉과 발소리가 만들어 낸 자유

    억압 속에서 강렬해지는 춤사위… 손뼉과 발소리가 만들어 낸 자유

    흑과 백, 억압과 자유, 폭력과 사랑, 남성과 여성…. 지난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첫 시작을 알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는 온갖 대립이 얽혀 있다. 무대 곳곳에 보이는 장치는 물론 극의 내용, 배우들의 연기와 몸짓 모든 것이 90분간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팽팽하다. 빈 무대부터 마음을 바짝 조이게 한다. 정동극장의 프로시니엄(아치형) 형태 무대는 아무 배경도 없는 흰 바탕 벽과 사이사이 기둥 모양으로 뚫린 공간들이 열을 짓고 있다. 밝은 색 조명이 더해져 따뜻한 듯하면서도 왠지 숨이 막힌다. 가족들을 보호하는 공간이 돼야 할 집이 오히려 그들을 옥죄는 감옥이 돼 버린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자체를 보여 준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 지방 한 마을에 사는 여인 베르나르다 알바가 두 번째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알바는 “이제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라는 선언과 함께 “내 보호 안에서만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지”, “여기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라고 말하며 딸들에게 검은 상복을 입히고 수나 놓으며 지내도록 한다.2018년 초연에서 알바를 연기했다가 직접 라이선스를 따 와 제작자로도 변신한 정영주와 7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이소정의 카리스마는 등장부터 압도적이다. 그러나 첫째 딸이 젊고 잘생긴 청년 뻬뻬와 결혼을 약속하게 되면서 자매들은 애써 감춰 둔 욕망을 터뜨린다. 언니와 결혼하기로 한 뻬뻬에게 사랑을 느낀 동생들이 밀회를 즐기거나 그의 사진을 훔치는 등 사랑과 질투, 온갖 욕구가 뒤엉켜 갈등이 증폭된다. 극을 풀어 가는 공연의 백미는 플라멩코다. 손뼉과 발바닥 소리가 만드는 리듬만으로도 경직 속에 꿈틀거리는 자유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빨강, 초록 등 원색 조명 속에서 펼쳐 내는 강렬한 플라멩코 춤사위는 폭풍우 같은 욕망으로 뒤덮인 내면과 고뇌를 극대화한다. 무대를 채우는 여성 배우 10명은 이처럼 오로지 자신들이 가진 힘으로 극을 이끈다. 이번 재연 무대는 더블 캐스팅으로 모두 18명이 모였다. 2018년 우란문화재단에서 초연한 ‘베르나르다 알바’는 당시 ‘미투 운동’ 분위기에 힘입어 여성 서사극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올린 작품은 더욱 넓어진 무대에서,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폭력의 사슬과 그를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를 훨씬 더 강렬해진 에너지로 쏟아 낸다. 연태흠 연출도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성들의 서사이기도 하지만 역사로부터 만들어진 폭력의 순환 구조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배우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두 자리 띄어 앉기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막하며 어려운 시기를 뚫겠다는 의지까지 더해진 공연장의 공기마저 색다른 느낌을 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플라멩코로 그리는 자유와 욕망…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의 에너지

    [리뷰] 플라멩코로 그리는 자유와 욕망…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의 에너지

    흑과 백, 억압과 자유, 폭력과 사랑, 남성과 여성…. 지난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첫 시작을 알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는 온갖 대립이 얽혀 있다. 무대 곳곳에 보이는 장치는 물론 극의 내용, 배우들의 연기와 몸짓 모든 것이 90분간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팽팽하다. 빈 무대부터 마음을 바짝 조이게 한다. 정동극장의 프로시니엄(아치형) 형태 무대는 아무 배경도 없는 흰 바탕 벽과 사이사이 기둥 모양으로 뚫린 공간들이 열을 짓고 있다. 밝은 색 조명이 더해져 따뜻한 듯하면서도 왠지 숨이 막힌다. 가족들을 보호하는 공간이 돼야 할 집이 오히려 그들을 옥죄는 감옥이 돼 버린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자체를 보여 준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 지방 한 마을에 사는 여인 베르나르다 알바가 두 번째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알바는 “이제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라는 선언과 함께 “내 보호 안에서만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지”, “여기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라고 말하며 딸들에게 검은 상복을 입히고 수나 놓으며 지내도록 한다. 2018년 초연에서 알바를 연기했다가 직접 라이선스를 따 와 제작자로도 변신한 정영주와 2014년 ‘태양왕’ 이후 7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이소정의 카리스마는 등장부터 압도적이다.그러나 첫째 딸이 젊고 잘생긴 청년 뻬뻬와 결혼을 약속하게 되면서 자매들은 애써 감춰 둔 욕망을 터뜨린다. 언니와 결혼하기로 한 뻬뻬에게 사랑을 느낀 동생들이 밀회를 즐기거나 그의 사진을 훔치는 등 사랑과 질투, 온갖 욕구가 뒤엉켜 갈등이 증폭된다. 극을 풀어 가는 공연의 백미는 플라멩코다. 손뼉과 발바닥 소리가 만드는 리듬만으로도 경직 속에 꿈틀거리는 자유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빨강, 초록 등 원색 조명 속에서 펼쳐 내는 강렬한 플라멩코 춤사위는 폭풍우 같은 욕망으로 뒤덮인 내면과 고뇌를 극대화한다.무대를 채우는 여성 배우 10명은 이처럼 오로지 자신들이 가진 힘으로 극을 이끈다. 이번 재연 무대는 더블 캐스팅으로 모두 18명이 모였다. 2018년 우란문화재단에서 초연한 ‘베르나르다 알바’는 당시 ‘미투 운동’ 분위기에 힘입어 여성 서사극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올린 작품은 더욱 넓어진 무대에서,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폭력의 사슬과 그를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를 훨씬 더 강렬해진 에너지로 쏟아 낸다. 연태흠 연출도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성들의 서사이기도 하지만 역사로부터 만들어진 폭력의 순환 구조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배우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두 자리 띄어 앉기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막하며 어려운 시기를 뚫겠다는 의지까지 더해진 공연장의 공기마저 색다른 느낌을 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려청자 낚은 주꾸미, 숨겨진 고려의 비밀을 열었다

    고려청자 낚은 주꾸미, 숨겨진 고려의 비밀을 열었다

    1975년 5월 전남 신안 앞바다. 조업을 하던 어선 그물망에 걸린 수십 마리 물고기 사이에 예사롭지 않은 빛깔을 뿜는 도자기가 숨어 있었다. 어부의 우연한 발견으로 1976년부터 본격적인 바닷속 탐사가 시작됐고, 무역선 ‘신안선’의 존재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 수중 발굴조사로 꼽히는 신안선이 나온 지 45년. 그간 수십 차례 발굴을 통해 건져 올린 보물들은 개발의 손을 타지 않은 모습 그대로, 당시 문화와 생활상을 고스란히 보여 줬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타임캡슐’을 통해 그 보물들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신안선 발굴 이후 한국의 수중 발굴 역사를 새로 쓴 중요한 유적을 꼽으라면, 충남 태안군 근흥면에 있는 태안 대섬과 태안 마도 수중유적을 들 수 있다. 태안 마도 해역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9차례나 발굴이 이루어졌을 만큼 수중 문화재의 보고로 유명하다. 이렇게 발굴된 고선박만 4척이나 되고, 고려청자와 도기, 조선시대 분청사기 등의 도자기와 목간·죽찰, 쌀, 메밀 등의 각종 곡물, 여러 가지 동물뼈, 선원들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유물이 쏟아져 나와 고려시대 생활과 문화를 그대로 보여 준다. ●9차례 발굴… 고선박 4척 찾아 2007~2008년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고려시대 청자 운반선이 발굴됐고, 이어 2009~2010년 태안 마도 인근 해역에서는 고려시대 곡물 운반선인 마도 2호선이 발견됐다. 이 2척의 배에서 나온 수중 유물 중 5점이 우리나라 수중문화재로서는 처음으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에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로 지정된 유물 5점은 두꺼비 모양의 청자 벼루와 음각과 상감으로 장식된 청자 매병 2점, 죽찰 2점이다. 태안 대섬에서의 수중 발굴 시작이 사뭇 재밌다. 2007년 5월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 김모씨가 설치해 놓은 소라 통발에 걸린 주꾸미가 고려청자를 끌어안고 있었는데,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 일대에 대한 탐사에 나섰다. 이후 수심 12m 바닷속에서 수많은 청자들을 확인했다. 그해 7월부터 이듬해까지 두 차례 조사를 거치면서 난파된 고려시대 선박은 물론이고, 무려 2만 5000여 점이나 되는 고려청자와 목간(문자를 기록한 나뭇조각)이 쏟아져 나왔다. 최초의 고려시대 목간에는 먹으로 ‘탐진(현재의 강진)에서 개경에 있는 대정(隊正·하급 무반) 인수 집에 도자기 한 꾸러미를 보낸다’는 내용과 ‘대경(大卿)이라는 관직을 지낸 최씨 성의 사람에게 보낸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이를 통해 이 배가 전남 강진에서 제작된 청자를 싣고 개경으로 가다가 난파돼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사실을 확인했다. 배에 실린 발, 접시, 잔, 완, 주자, 향로 등의 청자는 12세기 고려청자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두꺼비 모양의 유일한 도자기 벼루 철화와 퇴화기법으로 장식하고 두꺼비 모양으로 만든 청자 벼루 ‘청자철화퇴화문두꺼비모양벼루’는 보물로 지정될 만큼 단연 눈에 띄었다. 고려시대에는 사자, 용, 오리 등 동물과 복숭아, 참외 등의 과일을 비롯해 식물, 불교·도교의 인물 등을 형상화한 각종 청자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두꺼비 모양으로 제작된 도자기 벼루는 태안선에서 나온 이 벼루가 유일하다. 두꺼비는 고개를 위로 들었고, 손과 발은 웅크린 채 앉았다. 겉에는 산화철의 안료와 백토로 점을 찍어 오톨도톨한 피부 돌기를 나타내 질감 표현을 극대화했다. 눈동자는 흑색과 백색이었고, 곡선과 가로로 길게 선을 새겨 꼭 다문 입술을 묘사했다. 뒤집어 안을 들여다보면 속은 비어 있다. 이것은 보통 점토 덩어리로 형태를 만든 후 속을 파내는 방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인데, 휴대를 위한 용도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높이 7㎝, 길이 14㎝로 작고 무게도 가볍다. 먹이 닿아 갈리는 부분인 연당은 물이 모일 수 있도록 아래로 경사가 졌다. 연당에는 유약을 바르지 않았고, 가장자리에는 켜켜이 쌓인 반원을 새겼는데 마치 두꺼비가 알을 품은 모습이다. 특히 이 부분은 먹이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먹이 잘 갈리도록 하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남아 있지 않지만 연당 윗부분은 두꺼비의 등을 형상화한 뚜껑을 덮어 먹물이 마르지 않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다. 두꺼비는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여러 설화에도 등장할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이다. 특히 물두꺼비는 물속에서 알을 낳고, 대개 물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벼루의 소재로서는 제격이었을 터다.●유려한 곡선 자랑하는 매병 보물로 지정된 또 다른 유물은 태안 마도 2호선에서 나온 ‘청자상감유로죽문매병 및 죽찰’(보물 제1783호)과 ‘청자음각연화절지문매병 및 죽찰’(보물 제1784호)이다. 2010년 수중 발굴에서 건진 청자 매병은 풍만한 어깨, S자의 유려한 선을 자랑하는 형태와 각종 문양을 다채롭게 표현해 절정기 고려청자를 대표한다. 이런 모양의 병은 사극에서 왕실이나 귀족의 생활장면을 묘사할 때도 단골로 등장하는 병으로, 고급 고려청자로는 으레 이 매병을 떠올릴 만큼 상징적이다. 매병은 박물관이나 개인들도 소장을 많이 하고 있지만, 대부분 출토지가 명확하지 않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매병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대를 명확히 알려 주는 죽찰과 함께 난파선에서 발굴된 고려청자 매병은 학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발굴 당시 상감 매병과 음각의 매병이 위아래로 겹쳐진 상태였다. 특히 매병은 죽찰과 함께 발굴됐다. 음각 매병의 죽찰은 매병의 입 부분을 살짝 덮은 상태로, 상감 매병의 죽찰은 매병 입 부분 옆에서 나왔다. 다른 목간의 사용례를 비춰 보면 죽찰은 매병 입 부분에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점의 청자 매병은 높이가 39㎝로 같고, 풍만한 어깨에 유려한 S자형을 그린다. 상감으로 문양이 장식된 매병은 몸체의 여섯 면에 세로로 골을 내 참외 모양을 띠고 있다. 여섯 면으로 나뉜 부분에는 커다란 능화창 안에 각각 국화, 모란, 황촉규(닥꽃), 버드나무, 갈대, 대나무를 표현했는데, 흑백의 상감기법으로 효과를 줬다. 흥미로운 것은 여섯 면의 모든 문양 아래에는 물가에 노니는 오리를 표현했고, 화와 모란, 황촉규에는 꽃을 찾아 날아든 나비를 그려 넣은 점이다. 매병 아랫부분은 유약이 뭉쳐져 청자의 바탕이 드러나지만, 유색이 맑고 뛰어난 편이다. 음각기법의 또 다른 매병은 몸체 4곳에 연꽃무늬를 정교하게 새겼다. 문양의 테두리는 칼을 비스듬히 뉘어 굵고 깊게 깎아냈고, 문양의 안쪽 부분은 가늘고 얕게 새겨 표현했다. 특히 연꽃의 줄기 밑 부분은 유약을 바른 윗면에서 뾰족한 도구를 사용해 점을 찍는 방식으로 연꽃줄기의 가시돌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한 게 인상적이다. 유약이 매병 전체에 고르게 시유됐고 유색도 뛰어나다. 매병은 12세기 말~13세기 초에 부안 지역 가마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예측되며, 고려 중기 정점을 찍은 고려청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고려시대상 알려주는 죽찰도 나와 보물로 지정된 2점의 죽찰에는 고려시대 무반의 최고 협의기구인 중방에 소속된 도장교(都將校·정8품 이하 하급 무반)에게 보내는 것으로, ‘준(樽)에 참기름과 꿀을 담아 올린다’는 내용이 적혔다. 통상적으로 매병은 술을 담는 용기로 알려졌는데, 술이나 물뿐 아니라 꿀과 참기름 같은 귀한 음식 재료도 담았다는 사실과 고려시대 때는 지금의 매병을 ‘준’이라고 불렀다는 새로운 사실도 같이 알린 문화재다. 또 매병은 당시까지만 해도 대체로 귀족 전유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급 무반의 신분계층도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도 알려졌다. 유물을 국보나 보물 같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데는 여러 기준이 있는데, 해당 문화재의 가치와 함께 관리·보존할 대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도 있다. 수중문화재 중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된 이들 5점의 유물은 제작 시기가 비교적 확실하고, 당시 용도와 이름을 알 수 있으며,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데다가 형태가 특이하고 조형미가 뛰어나 예술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받은 것들이다. 고려인들은 당시 최고의 기술력으로 그들의 사상과 생활, 취향, 예술적 감각을 담아 고려청자를 만들었는데, 바닷속에서 찾은 보물들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수중문화재는 바닷속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일상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어민들이 조업 중에 발견해 신고하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문화재를 찾아내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과 노력이 더해져야 세상으로 나올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명옥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연구과 학예연구사
  •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에 ‘마리 퀴리’…프로듀서·연출상 등 5관왕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에 ‘마리 퀴리’…프로듀서·연출상 등 5관왕

    뮤지컬 ‘마리 퀴리’가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비롯한 5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1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한국뮤지컬어워즈 시상식에서 ‘마리 퀴리’는 대상과 프로듀서상, 연출상, 극본상, 음악상(작곡)을 수상했다.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번 수상한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이민자이자 여성으로 겪은 소외를 딛고 새로운 발견을 해나가는 마리 퀴리의 노력과 애환을 다각도로 그렸다. 트라이아웃을 거쳐 지난해 2월 7일부터 3월 29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됐고 다시 규모를 넓혀 지난해 7월 30일부터 9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특히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의 연장 공연에서는 라듐 발견이라는 위대한 업적 뒤에 라듐의 위해성을 알고 고뇌하는 마리 퀴리와 동료들의 죽음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려는 안느 코발스키의 서사가 대폭 강화돼 더욱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완성했다. 두 여성이 서로 지지하고 연대하는 모습이 마음을 울려 대표적인 웰메이드 여성 서사극으로도 꼽힌다. 라이브 주식회사 강병원 대표는 “함께했던 배우, 창작진을 비롯한 스태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어려운 시기에도 마스크를 쓰고 무대를 지켜주신 관객들 덕분에 한 해를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작품성 있는 창작 뮤지컬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마리 퀴리’와 ‘팬레터’, ‘광주’를 제작하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이뤄내 이날 프로듀서상도 받았다. ‘마리 퀴리’로 연출상을 수상한 김태형 연출은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위대한 과학자이지만 여성이자 이주민이고 가난했다. 차별과 혐오, 편견을 온몸으로 뒤집어썼다”면서 “마리 퀴리는 그럼에도 헤쳐나갔다. 우리가 얻어야 할 건 두려움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두려움, 무지에서 차별과 혐오가 나온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애쓰고 나아간다면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남녀주연상은 ‘썸씽로튼’ 강필석과 ‘렌트’ 김수하에게 각각 돌아갔다. ‘마리 퀴리’와 함께 8개 부문에 최다 후보로 올랐던 ‘썸씽로튼’은 남자주연상과 남자조연상(서경수), 음악상(편곡·음악감독)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김수하는 신인상을 받은 지 1년 만에 주연상을 꿰차 더욱 박수를 받았다. 여자 조연상은 ‘차미’ 이봄소리가 받았다. 남녀신인상은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이준영, ‘어쩌면 해피엔딩’ 한재아가 각각 수상했다. 작품상 400석 이상은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작품상 400석 미만은 ‘리지’에 돌아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웹드라마·단편영화… 문화재청의 ‘이유있는 도전’

    웹드라마·단편영화… 문화재청의 ‘이유있는 도전’

    때는 1720년 안동 병산서원. 번번이 과거시험에 낙방해 서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유생 3인방이 야밤을 틈타 스승의 방에 시험지를 훔치러 들어갔다가 ‘경자유랑기’란 책을 발견한 뒤 300년 미래로 떨어진다. 2020년 경자년으로 시간 이동한 이들은 서원 관리자의 딸인 또래 ‘서연’을 만나 전국의 서원을 돌며 과거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다. 지난달 온라인에 공개된 웹드라마 ‘삼백살 20학번’은 10~15분 분량 에피소드 6편으로 구성된 판타지 사극이다. 조선 도령들과 현대 여성의 재기 발랄한 청춘 드라마인 듯싶지만 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9곳을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제작한 홍보 영상이다. 문화재청이 웹드라마를 제작한 건 처음이다. 박영록 세계유산팀 연구사는 “문화유산을 홍보하는 영상은 다큐멘터리가 일반적인데, 젊은층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웹드라마 형식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반응은 호의적이다.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에서 6편 합산 조회 수는 11일 현재 2만여회에 육박한다. 자막을 요청하는 해외 시청자도 적지 않다. 문화재청은 영어 자막에 이어 일본어와 중국어 자막을 곧 지원할 예정이다. 그리스어와 베트남어 자막은 한류 팬들이 자발적으로 번역해 달았다.문화재청은 단편영화도 만들었다.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매년 봄 궁중문화축전 때 경복궁 흥례문에서 치르던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인 첩종 행사를 20분 분량의 단편 영화 ‘첩종-조선을 지켜라’로 각색해 지난달 31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 영화 ‘명량’의 신재명 무술감독, 배우 태인호 등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박상훈 궁능유적본부 주무관은 “올해 오프라인 행사를 열지 못해 온라인 콘텐츠로 전환하면서 단순히 사열의식만 보여주는 대신 스토리를 입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영화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문화재청의 문화유산전략도 변화에 직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궁궐, 세계유산, 자연유산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는 현재의 위기를 기회 삼아 바이러스에 지친 국민을 치유하는 비대면 문화유산 힐링(치유) 콘텐츠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화재청이 SK텔레콤과 함께 한국의 전통춤 태평무를 증강현실(AR) 콘텐츠로 재탄생시킨 ‘태평하기를’ 영상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 양성옥 명인과 세계적인 안무가 리아킴이 협업한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 17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소리와 영상미를 결합한 ‘문화유산 ASMR’ 콘텐츠도 화제가 됐다. ASMR은 청각으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로, 지난해 초 공개된 국가무형문화재 제87호 명주짜기 영상은 조회 수가 246만회에 달했다. 고리타분하고, 낡은 것으로 치부되던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문화유산 미래 전략’에서 AR, 가상현실(VR) 등 실감형 기술을 활용하고, 다른 장르의 문화예술과 결합해 문화유산을 보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로 부각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섭 코로나19대응반 사무관은 “사회 변화에 맞춰 대중이 요구하는 비대면 문화유산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웃자고 보는 걸, 왜 ‘엄근진’이냐고? 믿지 못할 역사, 웃지 못할 방송

    웃자고 보는 걸, 왜 ‘엄근진’이냐고? 믿지 못할 역사, 웃지 못할 방송

    역사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들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식 예능을 표방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잇단 오류 지적에 결국 설민석 강사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주말극 ‘철인왕후’도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상상력을 가미한 창작의 영역은 보장해야 하지만, 역사적 내용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면 더 정교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스터와 함께 쉽게 세계사를 배운다는 기획으로 출발한 ‘벌거벗은 세계사’는 지난 19일 2회 ‘이집트 편’ 방송 후 상당 부분 내용이 틀리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설 강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R&B 음악 장르의 역사를 다룬 강의까지 도마에 올랐고, 이어 석사 논문 표절 의혹까지 불거졌다. 결국 설 강사는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며 “책임을 통감하여 앞으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설 강사는 MBC ‘선을 넘는 녀석들’에도 출연 중이어서 방송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논란 후 주제별 자문위원을 늘리는 등 검증을 강화했다. 그러나 지식 전달이 목표인 만큼 사전 확인이 보다 면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SNS를 통해 오류를 짚으면서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판타지 사극 ‘철인왕후’는 지난 13일 2회 방영 직후 조선 시대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2020년 한국의 ‘난봉꾼’ 남성 장봉환의 혼이 갑작스런 사고로 철종의 비가 될 김소용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시간이동(타임슬립)물로, 실존 인물에 대한 묘사와 대사가 문제가 됐다. “조선왕조실록 한낱 찌라시네”라는 김소용의 대사가 실록을 비하하고, 신정왕후 조씨를 미신을 믿는 인물로 그려 희화화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논란 후 해당 부분을 삭제하고 극 중 풍양 조씨 등 세도가의 이름을 수정했다.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과 “드라마를 본다고 (역사적 사실을) 잘못 판단하진 않는다”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드라마는 6회 만에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기준)로 상승세다. 망가짐을 불사하며 캐릭터 변신을 한 신혜선, 김정현 등 배우들의 호연과 코미디로서의 재미 덕분이다. 그럼에도 실존 인물을 활용하면서 고증 논란을 고려하지 못한 점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유약하기로 소문났던 철종이 파동을 일으킨다면 조선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해서 모티브로 삼았다”는 것이 제작진 의도지만, 되레 판타지에 몰입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최근 트렌드는 역사적 사실을 잘 살린 사극보다 배경만 가져온 로맨스나 판타지물로 정통 사극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며 “‘철인왕후’가 가상의 왕을 세웠다면 오히려 상상력을 더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역사를 단순 설정이 아닌 기록으로 다루면 드라마라 하더라도 역사적 맥락을 중심으로 해석해야 하고, 교양 프로그램은 교육 목적을 갖는 만큼 더 정확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웃자고 보는 걸, 왜 ‘엄근진’이냐고?…믿지 못할 역사, 웃지 못할 방송물

    웃자고 보는 걸, 왜 ‘엄근진’이냐고?…믿지 못할 역사, 웃지 못할 방송물

    역사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들을 두고 왜곡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t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와 지식 예능을 표방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정확한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상상력을 가미한 창작의 영역은 보장해야 하지만, 역사적 내용 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더욱 정교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첫방송한 ‘철인왕후’는 2회 방송 직후 조선시대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드라마는 2020년 대한민국의 ‘난봉꾼’ 남성 장봉환의 혼이 갑작스런 사고로 철종의 비가 될 김소용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시간이동(타임슬립)물로, 원작인 중국 웹드라마에서 기본 설정을 따왔다. 문제가 된 대목은 실존 인물에 대한 묘사와 대사다. 김소용이 “조선왕조실록 한낱 찌라시네”라는 대사를 한 것이 실록을 비하한 것이고, 신정왕후 조씨를 미신을 믿는 인물로 그리는 등 희화화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논란이 계속되자 사과문을 낸 뒤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했고, 극 중 풍양 조씨 등 세도가의 이름도 부랴부랴 수정했다.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과 “드라마를 본다고 (역사적 사실을) 잘못 판단하진 않는다”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드라마는 6회 만에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기준)로 상승세를 탔다. 망가짐을 불사하며 캐릭터 변신을 보여 준 신혜선, 김정현 등 배우들의 호연과 코미디로서의 재미 덕분이다. 그럼에도 드라마가 실존 인물을 활용하면서 고증 논란을 고려하지 못한 점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윤성식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유약하기로 소문났던 철종이 그 시대에 파동을 일으킨다면 조선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혔지만, 되레 판타지에 몰입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사극 트렌드는 역사적 사실을 잘 살린 정통 사극이라기보다 배경만 가져온 로맨스물이나 판타지물”이라며 “‘철인왕후’의 경우 가상의 왕을 세웠다면 오히려 상상력을 더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픽션이 아닌 강의 형식의 ‘벌거벗은 세계사’에 쏟아지는 비판은 그래서 더욱 거세고 따끔하다. ‘마스터’와 함께 세계사를 쉽게 배운다는 기획 의도를 내세웠지만 지난 19일 이집트 편에서 상당 부분 틀린 내용을 방송했다는 것이다. 이후 설민석 강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R&B 음악 장르의 역사를 다룬 강의까지 도마에 오르며 전문성 논란이 불거졌다. 프로그램 측은 논란 이후 주제별로 자문위원을 늘리는 등 검증을 강화했다. 그러나 지식 전달을 목표로 한 만큼 사전에 사실관계 확인이 보다 면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류를 짚으면서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주 교수는 “비록 드라마라 하더라도 역사를 기록적으로 다룬 작품은 의도 자체가 다큐멘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역사적 맥락을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교양 프로그램은 그 목적이 분명히 교육적 효과인 만큼 더욱 정확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난항에 부딪힌 KBS 수신료 인상 계획, 내년으로 넘긴다

    난항에 부딪힌 KBS 수신료 인상 계획, 내년으로 넘긴다

    공영방송 KBS의 수신료 인상 계획이 해를 넘겨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KBS와 KBS 이사회는 수신료 인상안의 경우 오는 30일 이사회에 상정되지 않는다고 24일 밝혔다. 인상안을 보다 구체화하고 경영혁신안의 내용을 보완해 내년 초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7년 만에 수신료 현실화를 주장하면서 인상안의 이사회 상정과 공청회 개최 등을 준비해왔으나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KBS는 수신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들어 설득에 나섰지만, 저항감이 커 쉽지 않을 전망이다. KBS는 “강도 높은 자구 노력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긴축과 절감만으로 극복하기에는 그 골이 너무 깊다”며 “수신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난방송 전담 조직과 시스템 고도화, 대하사극 부활, 지난 추석 연휴 신드롬을 일으킨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같은 대형 기획 프로그램의 성공을 근거로 들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lr
  • 엄마=희생? 당연시하는 사회에 던진 하선씨의 물음표

    엄마=희생? 당연시하는 사회에 던진 하선씨의 물음표

    현실 며느리 3년·엄마 3년차 배우 초보 며느리·만렙 엄마 연기 주목 “두 드라마, 시월드·육아의 바이블” 결혼 후 갈등·첫 육아의 어려움 등 캐릭터들 자신 모습 닮았다 느껴며느리 3년, 엄마 3년차인 배우 박하선은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쁘다. 카카오TV 웹드라마 ‘며느라기’의 초보 며느리로, 최근 종영한 tvN ‘산후조리원’의 ‘육아 만렙’ 엄마로 현실 연기를 선보였고 JTBC 예능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와 SBS 파워FM ‘씨네타운’ DJ까지 소화하고 있다. 최근 열연한 두 캐릭터에 대해 박하선은 서면 인터뷰에서 “두 작품에서의 역할은 누구보다도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며느라기’를 하면서는 내가 이 시기는 지나왔구나 싶었고, 조리원에서는 ‘핵인싸’라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산후조리원’은 출산과 육아 바이블, ‘며느라기’는 ‘시월드’의 바이블이라고 비유한 그는 “두 시절 모두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자신이 있었지만, 연기를 하자니 나름의 고충을 맞닥뜨렸다. 결혼 직후 새로운 관계 속에 갈등하는 민사린에 대해선 굳이 연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아는 상황이라고 여겼는데, 막상 그 시절을 기억해 내고 감정을 떠올리려니 쉽지 않았다. 그는 “결혼 전에 이 작품들을 봤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아서 결혼을 앞둔 친구들에게 (‘며느라기’ 만화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산후조리원’의 조은정은 엄마로서 자신과 닮아 있었다. 15개월 수유를 하면서 ‘완모’(완전 모유 수유)도, 혼합도 해봤고 육아 서적도 10권 이상 읽는 등 각종 정보도 섭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엄지원이 맡은 왕초보 엄마 오현진과 비슷했다. “저도 엄마가 처음이었고,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으니까요. 한번은 조리원에서 너무 힘들어서 친구에게 울면서 전화를 했어요. 스물아홉에 아기를 낳고 정보가 없어서 콜라를 마시며 버틴 친구였어요.” 그동안 출산 직후 회복과 첫 육아를 구체적으로 다룬 드라마가 없었던 것에 대해 박하선은 “엄마는 어떤 희생도 감내해야 하는 것처럼 모성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면서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복잡한 감정이나 힘듦에 관해 풀어낼 수 있어서 작가님에게 고맙다고 연락을 했다”고 덧붙였다. 2005년 데뷔 후 매년 시트콤, 영화, 드라마로 필모그래피를 쌓았던 그는 출산 후 공백을 거쳐 지난해부터 다시 자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액션, 사극, 시대극이나 여류 화가 나혜석 같은 역사적 인물도 연기해 보고 싶다. “결혼 이후 일을 좀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는 그는 “예전보다 일이 훨씬 더 소중해졌다. 지금은 밖에만 나서도 너무 즐겁다. 새벽 공기도, 햇볕도 좋다”며 인터뷰 말미에 ‘웃음’ 표시를 찍어 보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박하선 “제가 바로 조리원 ‘핵인싸’…결혼 후 일 더 소중해져”

    박하선 “제가 바로 조리원 ‘핵인싸’…결혼 후 일 더 소중해져”

    ‘며느라기’·‘산후조리원’ 현실 연기“둘 다 내 모습…역할 자신 있었죠‘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초보 엄마·며느리들에게 하고 싶어”며느리 3년, 엄마 3년차인 배우 박하선은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쁘다. 카카오TV 웹드라마 ‘며느라기’의 초보 며느리로, 최근 종영한 tvN ‘산후조리원’의 ‘육아 만렙’ 엄마로 현실 연기를 선보였고 JTBC 예능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와 SBS 파워FM ‘씨네타운’ DJ까지 소화하고 있다. 최근 열연한 두 캐릭터에 대해 박하선은 서면 인터뷰에서 “두 작품에서의 역할은 누구보다도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며느라기’를 하면서는 내가 이 시기는 지나왔구나 싶었고, 조리원에서는 ‘핵인싸’라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산후조리원’은 출산과 육아 바이블, ‘며느라기’는 ‘시월드’의 바이블이라고 비유한 그는 “두 시절 모두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자신이 있었지만, 연기를 하자니 나름의 고충을 맞닥뜨렸다. 결혼 직후 새로운 관계 속에 갈등하는 민사린에 대해선 굳이 연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아는 상황이라고 여겼는데, 막상 그 시절을 기억해 내고 감정을 떠올리려니 쉽지 않았다. 그는 “결혼 전에 이 작품들을 봤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아서 결혼을 앞둔 친구들에게 (‘며느라기’ 만화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산후조리원’의 조은정은 엄마로서 자신과 닮아 있었다. 15개월 수유를 하면서 ‘완모’(완전 모유 수유)도, 혼합도 해봤고 육아 서적도 10권 이상 읽는 등 각종 정보도 섭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엄지원이 맡은 왕초보 엄마 오현진과 비슷했다. “저도 엄마가 처음이었고,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으니까요. 한번은 조리원에서 너무 힘들어서 친구에게 울면서 전화를 했어요. 스물아홉에 아기를 낳고 정보가 없어서 콜라를 마시며 버틴 친구였어요.” 그동안 출산 직후 회복과 첫 육아를 구체적으로 다룬 드라마가 없었던 것에 대해 박하선은 “엄마는 어떤 희생도 감내해야 하는 것처럼 모성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면서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복잡한 감정이나 힘듦에 관해 풀어낼 수 있어서 작가님에게 고맙다고 연락을 했다”고 덧붙였다. 2005년 데뷔 후 매년 시트콤, 영화, 드라마로 필모그래피를 쌓았던 그는 출산 후 공백을 거쳐 지난해부터 다시 자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액션, 사극, 시대극이나 여류 화가 나혜석 같은 역사적 인물도 연기해 보고 싶다. “결혼 이후 일을 좀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는 그는 “예전보다 일이 훨씬 더 소중해졌다. 지금은 밖에만 나서도 너무 즐겁다. 새벽 공기도, 햇볕도 좋다”며 인터뷰 말미에 ‘웃음’ 표시를 찍어 보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드라마 보조출연자 코로나19 확진…촬영 속속 중단

    드라마 보조출연자 코로나19 확진…촬영 속속 중단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드라마 보조 출연자 중 확진자가 나와 관련 드라마의 촬영이 속속 중단되고 있다. 23일 방송계에 따르면 드라마 ‘보쌈’(편성 미정)에 출연한 보조출연자 중 한 명이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와 배우들이 검사를 받았다. 주연 배우 정일우와 권유리 등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제이에스픽쳐스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이 검사를 마쳤다”며 “현재 방송 촬영은 중단된 상태이며, 자가격리 대상자가 분류되면 촬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진받은 보조출연자가 출연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사극도 촬영을 중단했다. SBS ‘조선구마사’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배우와 스태프들이 검사를 받고 대기 중이다. SBS 관계자는 “확진 후 현재 방역 지침에 따라 촬영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보조출연자가 거쳐 간 현장 근처에서 촬영을 진행했던 OCN ‘경이로운 소문’은 혹시 모를 감염 우려에 전날부터 촬영을 중단했다. 이날 예정됐던 온라인 제작발표회는 27일로 연기했다. 드라마 ‘달이 뜨는 강’(편성 미정)도 지난 19일 출연한 보조출연자가 밀접 접촉자로 파악돼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방송가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촬영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집단검사를 받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제작발표회와 인터뷰 등이 재개되는 듯했지만,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면서 배우 엄지원과 박하선 등이 예정했던 대면 인터뷰를 서면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엄지원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에 대한 소회를 나누고 싶었으나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서면 인터뷰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2020 전태일을 위한 위로 ‘너는 나다’

    2020 전태일을 위한 위로 ‘너는 나다’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을 남기고 짧은 생을 마감한 전태일의 50주기를 맞아 그의 생애와 현재의 의미를 되짚는 특집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10대 전태일 다독이는 노랫말 12일 밤 10시 KBS 1TV ‘다큐인사이트-너는 나다’는 여전히 열악한 오늘날의 노동환경을 살펴보고 음악을 통해 위로를 건넨다. 전태일과 같은 1948년생 경비원의 하루에서 ‘노인 빈곤율 세계 1위’ 한국을 살아가는 노년의 고된 삶을 조명하고, 50년 전처럼 가장 열악한 노동현장으로 내몰리는 10대 노동자의 현실을 직업고등학교 학생들을 통해 살펴본다. ‘이 시대의 이소선 여사’로 불리는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만난다.가수 양희은, 안치환, 하림, 래퍼 치타는 2020년의 ‘전태일’들을 위해 무대에 오른다. “나는 세상의 모든 너이고 너는 아직 나를 알지 못하는 나다”라는 말로 함께 잘사는 세상을 염원한 전태일. 그의 꿈을 되새기고 현재의 전태일을 어루만지는 노래들을 들려준다. ●기독교인 전태일을 향한 기도 CBS TV는 13일 오후 8시 특집 다큐멘터리 ‘기독청년 전태일’을 방송한다. 작품 제목은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있는 전태일의 묘비명에서 따왔다. 전태일의 친구들과 여공들, 가족, 기독교인 30여명을 인터뷰하면서 그 삶의 의미를 조명한다. 특히 1970년대 박정희 독재 정권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 전태일의 생애와 죽음을 설교 시간에 공개하며 교계의 반성과 각성을 촉구한 경동교회 강원용(1917~2006) 목사의 설교 녹취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방송은 유튜브 채널에서도 볼 수 있다. ●청년 전태일을 위한 랩소디 TBS TV는 12일 밤 11시 30분 다큐멘터리 ‘너는 나다’에서 노동운동을 이끌어 온 시대별 전태일들을 되짚는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의 주연배우 홍경인이 내레이션을 맡아 25년 만에 전태일로 시청자를 만난다. 음악 서사극 형식으로 노동자가 현장에서 겪는 설움을 현실감 있게 담는다. 13일 오전 9시 라디오 다큐멘터리 ‘2020 전태일 랩소디’는 택배기사, 콜센터 직원, 하청 노동자, 패션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 등 이 시대 청년 전태일들의 현주소를 전한다. 13일 오전 7시 30분 방송하는 아리랑TV ‘나우’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전태일의 모습을 따라간다. 한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파키스탄인 자히드 후세인이 전태일기념관을 찾는다. 그는 몰랐던 한국의 노동 현실과 전태일의 희생적인 일생을 마주하고 “한 영웅을 알게 됐다”며 고마움을 드러낸다. 노동자의 모습을 고양이로 표현한 ‘뉴워커 프로젝트’와 찾아가는 전태일기념관도 소개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민정 “배우이자 엄마·아내…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 커”

    이민정 “배우이자 엄마·아내…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 커”

    ‘한 번 다녀왔습니다’로 첫 가족 주말극 마쳐“초등학생 팬도…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 영화 갈증 커…스릴러 등 장르도 도전할 것”“아이가 처음 생겼을 땐 그런 내용의 작품에 더 끌렸었어요. 작품을 고를 땐 도전의식이 중요한 기준이지만, 경험이 많아지면 연기에 분명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이번엔 나희가 임신인 걸 알고 얼마나 벅찰까,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KBS 주말 가족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한다다)의 송나희로 열연한 배우 이민정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첫 주말 가족극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가 처음 KBS 주말 가족극에 출연한다고 했을때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2003년 데뷔때부터 미니시리즈와 청춘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결혼 8년차, 다섯 살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엄마가 되고 작품을 고르는 눈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시청층이 넓은 ‘한다다’가 눈에 들어온 건 “어른들, 아이들이 같이 볼 수 있는 훈훈하고 따뜻한 드라마이기 때문”이었다. 아들도 같이 드라마를 보고, 남편인 배우 이병헌도 ‘매의 눈’으로 모니터링을 해줬다고 한다. 현장 분위기도 좋아 “배우들끼리 음식도 나눠먹고 웃고 떠들다 보니 2~3㎏가 쪘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임신을 알게 되는 부분이었다. “엄마에게 유산 얘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저도 엄마에게 속 얘기를 잘 하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엄마가 힘들까 봐 말 못했다고 얘기하는 나희 감정에 공감이 많이 됐어요. 나중에 임신을 알았을 때 나희와 규진이 얼마나 벅찰까 하는 생각에 몰입도 많이 됐고요.” 극 중 나희에 비해 실제 이민정은 잘 웃고 친절한 편이지만, 육아와 일에 관해서는 공감할 요소가 많았다. 그는 “시어머니가 옷을 선물해 주셨을 때 나희가 상처를 줬다면, 나는 ‘잘 입을게요’하고 잘 받았을 것 같다”면서 “배우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일과 가정 모두에서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장편 주말드라마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한 이민정은 “이번엔 완급 조절을 많이 배웠다”며 다음 연기에 대한 계획도 내비쳤다.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 자체가 많지가 않아서 힘든 부분이 있지만, 대신 여자 영화가 잘되면 그만큼 임팩트가 크다는 것도 알고, 늘 마음을 놓지 않고 있어요. 다음에는 스릴러나 사극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러시아 정통 역사극 드라마 ‘예카테리나 2세 시즌3’, 18일 첫 방송

    러시아 정통 역사극 드라마 ‘예카테리나 2세 시즌3’, 18일 첫 방송

    러시아 정통 역사극 드라마 ‘예카테리나 2세 시즌3’가 ‘STB상생방송’을 통해 오는 9월 18일 첫 방송된다.지구촌 한(韓)문화 중심 채널을 지향하는 ‘STB상생방송’ 관계자는 “2019년 시즌1과 시즌2 방영 이후 시즌3를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은데, 올해 한러수교 30주년을 맞아 시즌3를 준비했다”라며, “시즌3는 총 16편이 방송 예정이니 많은 시청 바란다”라고 전했다. 드라마 ‘예카테리나 2세’는 러시아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예카테리나 2세’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다룬 드라마로, 18세기 러시아의 황금시대를 연 러시아 유일한 여제이자 대제(大帝)로 기록된 ‘예카테리나 2세’의 일대기를 그렸다. 방영 당시 유튜브 1억 뷰의 폭발적 조회를 기록하기도 했던 완성도 높은 작품이며, 2015년 시즌1부터 2019년 시즌3까지 38부작으로 제작되어 러시아는 물론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예카테리나 2세’ 역을 맡은 ‘마리나 알렉산드로바’는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18세기 러시아를 재현한 화려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드라마 ‘예카테리나 2세’는 탄탄한 연출과 극본,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즌이 진행될수록 몰입감을 더해가는 수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카테리나 2세 시즌3’는 오는 1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으며, 매주 금, 토 오후 1시와 밤 9시 STB상생방송에서 방영된다. 한편, STB상생방송은 한(韓)문화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다가오는 후천 가을개벽과 상생의 새 진리를 소개하는 방송 채널이다. 환단고기 출간 백 년을 맞아 ‘역사광복을 향한 대장정’을 주제로 기획한 ‘환단고기 북콘서트’와 함께 후천 가을개벽과 병란(病亂)의 실상을 밝혀주는 ‘개벽문화 북콘서트’를 비롯해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강의 및 다큐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뺑소니범 쫓는 좌충우돌 母子… 웃음 뒤 묘한 애환

    뺑소니범 쫓는 좌충우돌 母子… 웃음 뒤 묘한 애환

    유일 목격자 엄마·아들의 수사극 치매·싱글대디의 현실 담은 ‘반전’‘믿보배’ 나문희·이희준 찰떡 호흡예측이 가능한 결말 등은 아쉬움금쪽같은 내 딸이 한밤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이는 의식 불명인 가운데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제대로 잡히는 게 없다. 현장에 있던 건 딸과 동행한 치매 걸린 노모와 강아지 앵자뿐. 선거철이라 경찰마저 큰 힘을 쏟지 않는 사건에 아빠가 나섰다. 2일 개봉하는 영화 ‘오! 문희’는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어머니 문희(나문희 분)와 아들 두원(이희준 분)이 범인을 쫓는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이다. 충청남도 금산이라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모자는 평화로운 논두렁을 가로지르고 진흙밭을 뒹굴며 범인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부여잡고 이 가정의 비극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돌봄 사각지대라는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치매에 걸려 점차 기억을 상실하는 문희. 아들 두원의 부인은 이러한 문희의 구박을 견디다 못해 둘째 아이를 유산하고 집을 나갔다. “내가 죽어야 한다”며 매번 나무에 오르는 문희와 “치매 귀신이 붙어 이제 손녀까지 잡아먹으려 한다”는 두원의 절규는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정의 어려움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그러나 이렇게 엄중한 현실을 상기시키면서도 상황을 반전으로 이끄는 웃음 포인트가 ‘오! 문희’의 매력이다. 문희가 맥락 없이 내지르는 외마디 비명들은 뜻밖의 단서가 되고, 보험회사 직원인 두원은 직업적 노하우를 적극 살려 이들을 부지런히 긁어모은다. 늘 반목하던 이 모자는 “울 애기 친 놈 꼭 잡을겨”라는 데는 한마음 한뜻이어서 범인에게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한다. 여기서 평화로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거침없는 트랙터 액션이 해학적인 배경음악과 어우러져 웃음이 절로 터진다. 영화 전반을 이끌어 가는 것은 ‘국민엄마’ 나문희와 ‘1987’(2017), ‘남산의 부장들’(2020) 같은 굵직굵직한 필모그래피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희준의 호연이다. 전작인 ‘감쪽같은 그녀’(2019)와 드라마 ‘마녀의 성’(2016)에서도 치매 할머니로 분했던 나문희의 연기는 더없이 자연스럽다. 대구 출신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배역에 특화됐던 이희준은 충청도 사투리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그간 스크린에서 비친 사연 많은 모자들의 모습이 다소 작위적이었던 데 반해 이희준이 연기하는 돌봄노동에 찌든 아들의 모습은 우리네 일상 그 자체다. 단, 예측 가능한 결말과 함께 뺑소니범을 추적하는 과정에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이 모자의 페이소스 짙은 연기가 모든 걸 상쇄한다. 12세 관람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허준’·‘대장금’ 감초 배우 신국 별세

    ‘허준’·‘대장금’ 감초 배우 신국 별세

    배우 신국이 29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73세. 서울예술대학 시절부터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 온 신국은 1969년 MBC 공채 탤런트 4기로 데뷔했다. MBC 간판 드라마인 ‘수사반장’(1971~1989)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고, ‘전원일기’(1980~2002)와 ‘제1공화국’(1981~1982) 등에서 활약했다. 그는 ‘사극 감초 배우’로 얼굴을 알렸다. ‘허준’(1999), ‘상도’(2001), ‘대장금’(2003), ‘이산’(2007), ‘동이’(2010), ‘마의’(2012), ‘옥중화’(2016) 등 ‘사극 전문 PD’로 불리는 이병훈씨의 작품에는 빠지지 않고 출연했다. 특히 ‘대장금’에서는 주인공 장금이를 돕는 내관으로 나와 인기를 끌었다. 그는 ‘옥중화’를 찍을 당시부터 건강에 이상이 생긴 뒤 루게릭병(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는 질환) 진단을 받아 투병을 해 왔다. 최근에는 폐렴 증상이 재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경기 김포 쉴낙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31일.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집 두 채 다 팔아 모범” 노영민만 살아남았다(종합)

    “집 두 채 다 팔아 모범” 노영민만 살아남았다(종합)

    참모 5명 교체로 집단사표 일단락“사표가 반려됐다는 것인가” 질문靑 “그렇게 보시면 된다”야당 “사극에서나 보던 궁정 갈등”청와대는 수석비서관 후속 인사가 일단락됐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수석비서관 5명이 바뀌었지만, 가장 상급자인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잔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의 인사는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영민 실장의 사표를 반려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답을 남겼다. 앞서 노 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7일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중 정무수석, 민정수석, 국민소통수석, 시민사회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 그리고 최재성 정무수석, 김종호 민정수석, 정만호 국민소통수석, 김제남 시민사회수석을 임명했다. 사표를 내지 않았던 김연명 사회수석도 윤창렬 수석으로 교체했다. 청와대 “집 두 채 다 팔아 모범” 청와대 참모진의 집단 사의 표명은 부동산 논란으로 불거진 민심 이반에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 실장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지난달 2일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들에게 ‘7월 중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지역구 청주의 아파트는 팔면서 서울 강남 반포의 ‘똘똘한 한 채’는 유지해 논란을 낳았다. 그러다 결국 지난달 24일 반포의 아파트까지 팔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노 실장 유임에 대해 “집 두 채를 모두 팔면서 일종의 희생이나 모범을 보인 것으로 해석해 달라”고 했다. “인사 배경이 모두 다주택 소유와 관련된 것은 아니겠지만, 노 실장의 경우 모범을 보이면서 교체 사유가 사라져버린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이날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일단락’을 밝힘에 따라 노 실장과 김외숙 수석은 유임으로 최종 결정됐다. 야권은 노 실장의 유임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아무 설명 없는 오늘 유임 결정도 ‘고구마’ 먹은 듯 갑갑한 인사”라고 했다. 노 실장, SNS엔 평소처럼 정책성과 홍보하는 글 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한 노 실장은 최근 평상시처럼 SNS에 정책성과를 홍보하는 글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노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세계 경제 충격에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S&P·피치)의 국가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은 무려 183건(100개국), 역대 최다지만, 우리나라는 현 수준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노 비서실장은 “K방역으로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함으로써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고 있고, 확장적 재정정책과 첨단 제조업 중심 경제운용 등으로 경제회복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로 글을 맺었다. 이어 그는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양호한 성장률이다. 2위인 터키가 -4.8%, OECD 평균이 -7.5%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압도적인 성적표”라며 “특히 지난 6월 전망(-1.2%)에 비해 성장률이 상향됐는데 이처럼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 성장전망이 더 개선된 것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최초”라고 밝혔다. 또 “OECD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 가장 성공한 나라이고, 건전한 재정을 활용한 재정지출 확대는 적절한 조치였다면서 신속하고 적절한 위기대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환경친화적이며 포용적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하면서, 디지털 분야 투자, 에너지 전환, 규제혁신 등 우리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정책권고를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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