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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 한류 입힌다

    일본에 한류 입힌다

    “조선의 궁중의상을 일본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20일 꼬박 작업해 궁중의복을 30여벌이나 만들었죠. 의상을 통해 한류에 기여한 것 같아 뿌듯해요.” 오는 11월 일본 시청자들은 일본 후지TV가 제작, 방영하는 특집드라마 ‘무지개를 이은 왕비’를 만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1897∼1970)과 일본 황족 출신인 부인 이방자(1901∼1989) 여사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사극으로, 최근 일본 제작진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들의 결혼식과 영친왕 아들의 장례식, 궁에서의 생활 등을 한국에서 촬영하기 위해서다. 촬영은 수원화성 행궁과 비원에서 이뤄졌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에서의 드라마 촬영 분에 MBC미술센터 관계자들이 참여해 의상과 미용, 분장, 소도구 등을 모두 담당한 것. 특히 대례복·한복 등 영친왕 부부뿐 아니라 순종과 덕혜옹주 등 등장인물들의 의상·분장 일체는 의상팀 이혜란 과장 등 미술센터의 전문가 10여명이 도맡아 진행했다. 이 과장은 “후지TV가 제작한 현대극 및 시대극 3편에 참여한 적이 있고 평이 좋아 이번에도 의뢰를 받았다.”면서 “일본에서 우리나라 황실을 다룬 정통사극인 데다가, 일본 드라마에는 처음으로 실존인물이 입었던 궁중 대례복과 당의(평상복) 등을 제공하게 돼 어깨가 무거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방자 여사의 대례복 등 화려한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일본 촬영 분에 절대 뒤지지 않도록 우리 궁중의상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렸어요. 이방자 여사의 도록인 ‘조선 후기 궁중복’을 통해 철저히 고증하면서도 배우들의 분위기와 배경, 연출 의도 등과 어울리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물론 예산 등이 장애가 됐지만 재고를 쓰지 않고 일일이 직접 만들거나, 의상 전문가에게 대여하는 방법을 썼다. 일본 제작진에게도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충분히 설득, 마침내 동의를 얻어냈다. 결혼 후 일본에 전달된 복식·예물 촬영을 위해 의상팀이 일본에 다녀오기도 했다. 또 대본도 왕자의 죽음에 대한 배경 등 자칫 한·일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10여차례에 걸쳐 수정을 하기도 했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 역을 맡은 일본 배우 오카다 준이치와 간노 미호는 일본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로, 무더위에도 겹겹의 궁중의상에 매우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간노 미호는 대례복과 잘 어울려 촬영이 끝난 뒤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고. 이 과장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와 ‘허준’‘신돈’‘주몽’ 등과 영화 ‘취화선’‘춘향전’‘이재수의 난’ 등 30편에 이르는 작품의 의상을 담당했던 18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는 “후지TV가 톱스타들을 앞세워 젊은 층을 타깃으로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만큼, 한국이 일본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우리 음식·의상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전통 혼례복 등도 그들이 더욱 깊이있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SBS ‘연개소문’으로 사극 첫 도전 손태영

    SBS ‘연개소문’으로 사극 첫 도전 손태영

    보통 드라마보다 몇배나 힘이 더 들어간다는 첫 사극 도전이다. 캐릭터도 만만치 않다. 사랑을 위해 조국을 버리는 여인이자, 동북아 지역 패권을 두고 남편과 사촌동생이 벌이는 정면대결까지 지켜봐야 하는 여인이다. 그래서일까.2000년 미스코리아로 손쉽게 연예계에 안착한 듯한 손태영도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SBS 드라마 ‘연개소문’에서 당태종의 사촌누나이자 연개소문의 정부인인 ‘홍불화’역을 맡은 손태영은 요즘 ‘변화’에 목마른 듯했다. 아예 욕심을 드러내놓는다.“먼저 연기력을 검증받아야 하는데, 역할에 빠져들다 보면 시청자들이 보고 알아주시겠죠?” 첫 사극으로 ‘연개소문’을 택한 것도 그렇고,MBC베스트극장 ‘바다가 하는 말’(19일 방영예정)에서 진한 부산사투리를 쓰는 백수 노처녀 ‘피바다’역도 그렇다. 세련된 이미지를 선보이던 기존 배역에서 크게 벗어났다. “지금껏 드라마에서의 캐릭터가 사실 다들 비슷비슷했어요. 그걸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거죠. 더구나 사극이니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도회적 이미지라는 선입관은 시청자들뿐 아니라 스스로도 가지고 있었다.“예전엔 사극을 참 많이 봤어요. 그땐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시청자로만 봤었어요.” 홍불화는 어려운 캐릭터다. 이세민이 신라에서 탈출한 연개소문을 중국에 남게 하기 위해 소개해주는 사촌누이가 바로 홍불화. 그러나 이는 악연으로 바뀐다. 이세민이 형을 죽이며 당 태종에, 연개소문이 쿠데타를 통해 고구려의 대막리지에 오르면서 피할 수 없는 승부가 닥쳐온다. 홍불화는 이 사이에서 울고 짜는 캐릭터가 아니라 괄괄한 사내대장부에 가깝다.“남자가 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당당히 밝히고, 때로는 남자를 이끌어가기도 하는 역할이에요. 매력적이죠.” 사극하면 역시 독특한 화법과 화려한 고전의상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고전의상에다 독특한 머리장식도 올렸다. 옷은 개량한복같아 편안한데 머리장식이 영 골치다. 거기다 찌는 듯한 무더위까지 겹쳤다. 목은 뻐근하고 땀은 줄줄 흐른다. 말투는 손태영을 고민에 빠뜨린다.“걱정이 좀 돼요. 옛날 사극처럼 억양을 넣는 게 아니라 지금 쓰는 말투와 비슷하다고는 하시는데 감독님과 함께 대본을 읽어가며 잡아나가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요즘엔 사극도 안 봐요. 백지 상태가 더 나을 거 같아서요.” 먼저 촬영에 들어간 박시연이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해줘 든든하기도 하다.“시연이가 이런저런 충고를 많이 해줘요. 참 고맙죠.” 미스코리아 동기로 친분이 깊은 박시연은 미실의 딸 천관녀 역할을 맡았다. 든든한 게 또 하나 더 있다. 연개소문의 청년시절 역할로 호흡을 맞추게 된 이태곤이다.“이번에 처음 거든요. 그런데 이미 연개소문에 몰입해 계신 것 같아서 든든해요. 저도 얼른 몰입해야죠.” 청년 연개소문 분량은 지난주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손태영 등장분은 이달 말쯤부터 시작된다. 모두 20회 정도의 분량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사람] 국내 유일 후수복원 전문가 장순례씨 한옥마을서 전시회

    TV나 영화의 사극에 보면 왕이나 문무백관 등이 입은 예복 뒤에 달아 늘여진 장식을 볼 수 있다. 바로 ‘후수’(後綬·작은 사진)라는 천 장식물로,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까지 황제나 왕 이하 문무백관들이 면복, 조복, 제복에 패용하던 것이다. 극중에선 인물의 앞부분이 부각되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그 색깔과 문양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마련이다. 남아 있는 유물이 거의 없고 관련 문헌도 빈약해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주먹구구로 만들어 사용해 오다가 90년대 이후 제대로 복원된 후수가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장순례(69)씨가 나서면서부터다. 국내 유일의 후수 복원 전문가인 그는 요즘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공예전시관에서 국내 첫 후수전시회를 갖고 있다. “후수는 매듭과 망수(網綬), 자수가 어우러진 한국 전통미의 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시간과 돈,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섣불리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80년대 중반부터 퍼즐 맞추듯 복원 원래 70년대 이후 매듭에 매료돼 국내외 전시를 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가 후수에 눈을 돌린 것은 80년대 중반부터다. 숙련된 기능인을 넘어 창조성을 추구하는 예술가로 거듭나고자 한 것이다. 한국 복식사 분야의 권위자인 유희경 당시 이화여대 교수가 후수 복원에 나서볼 것을 권유한 게 계기가 됐다. 하지만 문헌에 단편적인 기록이 전해질 뿐 유물조차 없는 후수 복원에 나서니 마치 망망대해에서 노도 없이 쪽배에 탄 기분이었다고 한다. “‘국조오례의’와 ‘대한예전’ 등 조선시대 문헌은 물론 중국 문헌까지 참조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후수에 대해선 단편적으로 몇 글자, 혹은 몇 줄 언급하고 있을 뿐이어서 마치 퍼즐을 맞추듯 여러 군데에서 정보를 취합해 작업해야 했어요.” 무수한 시행착오가 거듭됐다. 실의 염색과 선택, 색깔 배열, 매듭의 두께, 가닥 수 결정 등 하나하나의 단계마다 고민이 거듭됐고, 그때마다 문헌과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후수 작업은 인내의 실험… 비용도 만만찮아 “후수 작업은 인내의 실험과도 같다.”는 장씨. 가느다란 명주 색실로 매듭을 지어 후수 바탕을 만드는 데 두어 달, 그 위에 수를 놓고 망수와 패옥 등을 다는 데 두어 달 걸리니, 그림·종이 시제품 작업까지 하면 웬만한 후수 하나 만드는 데 족히 6개월은 걸리는 셈이다. 명주실이나 귀금속 구입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돈 벌 목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시작조차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비교적 여유 있는 집안의 가정주부로 경제적 제약 없이 가족들의 이해가 뒷받침된 것이 큰 힘이 됐단다. 장씨는 후수에 몰입한 지 5년 만에 왕과 왕비의 후수 복원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황제와 문무백관 등의 예복에 달던 후수 20여개를 재현했다. 이 과정에서 시대에 따른 후수의 변화상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 고려 공민왕 때 처음으로 패용됐던 후수는 조선 중기에 그 폭이 커졌다가 이후 다시 작아지는 과정을 거쳤다는 사실도 밝혀냈고, 후수 윗부분에 다는 환(環) 장식물 재료로 황제나 임금은 옥을, 문무백관은 금이나 은 도금된 것을 쓴다는 것도 알아냈다. ●후수 전승 위해 전문서 낼 계획 하지만 기록의 한계 때문에 일부 표현은 작가의 고유 몫이 됐다. 특히 단일한 훈색 바탕에 황(黃)·백(白)·현(玄)·표()·녹(綠)의 소수(小綬)를 늘어뜨려 중후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낸 것은 작가 특유의 예술세계를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지금도 복식 유물전이나 혹은 유물 출토 소식을 들으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간다는 장씨. 혹시라도 후수 복원의 또 다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해서다. 그리고 더 이상 나이 들기 전에 꼭 해야 할 한 가지 일을 준비 중이다. 바로 후수 전승을 위한 것. “지금까지의 연구와 복원작업을 집대성한 후수 전문서를 내고 싶어요. 그래야 나중에 제가 없어도 더 이상 시행착오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 아니겠어요?”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잉꼬 커플 ‘연기대박’ 터졌네

    잉꼬 커플 ‘연기대박’ 터졌네

    ‘잉꼬부부’로 소문 난 연예인 커플들이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누비고 있다. 한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반가운 얼굴들도 꽤 있는 데다가, 비슷한 시기에 남편 또는 아내와 연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 TV 연예프로그램에 함께 출연, 닭살 커플의 면모를 과시한 최수종·하희라 커플은 드라마에서 맹활약 중이다. 최수종은 9월16일부터 KBS 1TV에서 방송되는 100부작 대하드라마 ‘대조영’의 주인공 대조영 역을 맡아 한창 촬영 중이다. 최근 KBS 수원 드라마센터에서 만난 그는 10㎏이 넘는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며 대조영으로 변신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태조 왕건’‘해신’‘태양인 이제마’ 등 그동안 출연한 사극이 모두 성공해 ‘사극 전문’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그가 “사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 1년만에 다시 사극을 하게 된 데는 아내 하희라의 권유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최수종이 사극 촬영에 몰입하고 있다면 하희라는 지난달 14일 MBC 아침드라마 ‘있을때 잘해’에서 주인공 오순애 역을 맡아 억척스러운 연기를 보이고 있다. 오순애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덜컥 이혼한 뒤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홀로서기를 보여준다. 실제 잉꼬부부인 그가 극중에서는 남편의 배신으로 이혼하는, 정반대 상황을 겪는 것. 하희라는 “남편이 첫 야외촬영 때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사왔고, 늦게까지 촬영할 때는 집에서 밤새 기다려주기도 했다.”면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초등학생 아이와 남편의 지방 촬영 등을 고려, 출연을 고사했으나 작가와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지난해 9월 끝난 SBS 금요드라마 ‘사랑한다 웬수야’ 이후 10개월만이다. 지난해 12월 딸 예은이를 입양해 눈길을 끌었던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나란히 영화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차인표는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에서 국정원 서기관 이상현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여러 편의 영화를 찍었지만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의 주연급은 처음이다. 신애라는 오는 24일 개봉하는 가족 영화 ‘아이스케키’에서 미혼모 영래 엄마 역을 맡아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한다. 연기자로 데뷔한 지 17년째인 그가, 평소 도회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억척스럽게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를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신애라는 “평소 이미지와 다른 역할이라 욕심이 났고,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라는 점에서 끌렸다.”고 말했다. 첫 영화인 만큼, 가족들의 반응도 남달랐고.“남편도 기뻐했어요.‘비록 나는 아직 영화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너는 성공해라.’며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너희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있다.’고 하니까 좋아해요.” 한편 이재룡·유호정 커플도 각각 영화와 드라마에서 모습을 볼 수 있다. 유호정은 지난달 29일 시작한 MBC 주말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에서 바람난 남편에게 이혼당한 뒤 복수극을 펼치는 송미주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동안 맡았던 전형적인 주부 캐릭터에서 벗어나 미국에서 치과의사가 돼 돌아온 뒤 복수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망가지는 새 모습을 보여준다. 이재룡은 신애라가 주연한 영화 ‘아이스케키’에서 신애라의 남편이자 아역배우 박지빈의 아버지 역할을 맡아 데뷔 20년만에 영화에 깜짝 출연한다. 이재룡과 신애라는 1992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부부로 출연한 지 14년만에 다시 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재룡의 영화 출연은 중앙대 연극영화과 선후배이자 부부 동반으로 자주 만날 정도로 절친한 신애라와의 친분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일요영화]

    ●달콤한 인생(XTM 오후9시50분) 이병헌·김영철 주연,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누아르 액션 역작. 누아르의 본질은 니체식으로 말하자면 운명에 대한 사랑,‘아모르-파티(amor-fati)’다. 운명에 대한 사랑이란 단순히 체념을 뜻하는 게 아니라 내 운명이라면 당당히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어떤 고난이 닥쳤을 때 ‘이게 내 운명이야.’라며 체념하는 것과 ‘이것이 내 운명이라면 나라도 사랑하겠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보스 강 사장의 절대 신임을 받고 있는 냉철한 해결사 선우. 확고한 충성심 덕분에 한 가지 내밀한 지시를 받는다. 숨겨둔 젊은 애인이 바람이 난 것 같은데, 사실이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단하라는 것. 그러나 선우는 순간적인 판단으로 그녀를 살려주고, 강 사장은 이를 빌미로 외려 선우를 죽이려 든다. 선우는 필사적으로 탈출한 뒤 강 사장은 물론 조직 전체를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 과연 선우는 젊은 애인을 살려주는게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몰랐을까. 그 젊은 애인을, 강 사장의 의심처럼 사랑해버린 것일까. 아니면 강 사장은 젊은 애인에 비해 늙어버린 자신을 보호할 핑곗거리가 필요했던 것일까. 혹은 조직의 핵심으로 우뚝 서고 있는,2인자치고는 너무도 강인하고 치밀한 선우가 부담스러웠을까. 영화는 도입부에서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은 바람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내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라는 선문답을 던진다. 강 사장과 선우는 서로에게 배신의 이유를 전가하고 있지만, 사실 그 이유는 두 사람 모두의 가슴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겉으로 드러난 순간, 어찌됐건 그 자체를 서로에 대한 운명이라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감각적인 영상의 바탕 위에, 이병헌의 섬세한 연기와 사극에서 검증받은 김영철의 선굵은 연기는 물론 악역으로 나왔던 황정민의 비열한 연기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최고 화제작으로 꼽혔다.120분. ●와일드 씽(MGM 밤1시10분) 유명 스타가 없는 데다 스토리 전개까지 복잡해 국내에서는 극장에 걸리지도 못하고 바로 비디오가게로 직행한 영화다. 거꾸로 얘기하면 거품이 없는, 진정한 드라마를 선보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묻힌 진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거짓 성폭행 사건으로 생긴 거액의 합의금을 두고 벌어지는 두뇌싸움과 반전이 기막힐 정도다. 과연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구인가. 낭중지추란 말처럼, 케빈 베이컨의 호연이 빛난다.1998년작,107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동갑내기 박예진-홍수현 사극 도전기

    동갑내기 박예진-홍수현 사극 도전기

    입고 있는 옷부터 차이가 난다. 한쪽은 선머슴 같고, 한쪽은 비단에 자수가 놓인 공주풍 차림이다. 그러나 눈빛만은 서로에게 뒤지지 않게 반짝인다. 9월16일 첫 전파를 타는 KBS 100부작 대하드라마 ‘대조영’(연출 김종선·윤성식, 극본 장영철)에서 대조영(최수종 분)의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인 ‘초린’과 ‘숙영’역을 맡은 박예진과 홍수현. 촬영이 한창인 KBS 수원 드라마센터에서 최근 만난 81년생 동갑내기들의 각오는 남달라 보였다. 무거운 머리장식에다가 몇겹의 옷을 두르고 말을 타면서 더위와 싸우고 있는 그들은 본격적인 사극 도전이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운 듯했다. 박예진이 맡은 초린은 발해의 건국자 대조영(최수종 분)이 거란족에 붙잡히자 도망가기 위해 인질로 잡은 부족장의 딸. 초원에서 자라 거친 야성녀의 면모를 지닌 초린은 대조영과 불꽃 같은 사랑을 하고 아들 검을 낳지만 결국 대조영을 배신하고 그와 대립하는 이해고(정보석 분)에게 돌아간다. 반면 홍수현이 연기하는 숙영은 보장왕의 조카로, 먼발치에서 대조영에 대한 연모의 정을 느끼다가 위기에 빠진 그를 구해준 뒤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운다. 대조영을 사이에 두고 초린과 갈등을 빚지만 결국 운명은 그를 대조영이 세운 발해의 첫 황후로 이끈다. 대조영의 아이를 낳는 것은 둘의 공통점이지만, 결국 초린의 자식이 왕이 되면서 숙영은 아픔을 겪는다. 그러나 숙영은 백성들을 위한 국모가 돼 한국 여성의 끈기와 인내를 보여준다. 박예진은 “보통 사극에서 나오는 지고지순한 역할이 아닌, 강인한 캐릭터”라면서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말을 타보고 싶었는데 승마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얌전한 이미지와 상반된다는 질문에 “초린의 야성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실제로도 갖고 있어 내면에서 최대한 끄집어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1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는 홍수현은 “온실 속의 화초 같은 공주보다는 당차고 활발한 면이 있는 역할”이라면서 “대조영과의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예진은 KBS ‘장희빈’에서, 홍수현은 SBS ‘왕의 여자’에서 모습을 보였지만 100부작 사극에서 본격적인 주연급 연기를 하게 돼 적응하는 데 만만치 않다고 했다.“옷 매무새와 움직임, 감정 등이 일반 드라마와 달라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있어요.”(박예진)“안 쓰던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서 배우다 보니 사극이 현대극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홍수현) 특히 발해사를 처음 다루는 사극인 만큼, 거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찬란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또 이덕화·최수종·정보석 등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예진은 “또래들에 비해 작품을 꾸준히 한 편이 아니라서 이번 사극을 통해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박예진’이라는 연기자가 확실히 박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수현은 “드라마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해 한 단계 성숙하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선 PD는 “초린과 숙영은 각각 타민족과의 경쟁, 고구려의 뿌리 등을 담기 위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지만 드라마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이라면서 “연기의 폭이 깊기 때문에 배우들이 좋은 연기자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주말화제] 불붙은 고구려마케팅

    [주말화제] 불붙은 고구려마케팅

    산업계 전반에 고구려를 소재로 한 마케팅이 불붙었다. 정부·금융·출판·방송·의류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고구려 마케팅이 영웅을 기대하는 심리와 맞물리면서 산업계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대륙을 제패했던 고구려의 혼(魂)을 기업 마케팅에 접목한 것이다. 고구려 마케팅에 불을 지핀 것은 정부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7월에 이어 지난 3일 우표 ‘고구려 시리즈’ 두번째편을 내놓았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주제로 한 2편은 고구려 특유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해신과 달신’, 돌로 거대한 봉분을 올린 돌무지무덤 ‘장군총과 산성하무덤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구려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출판과 방송이다. 지난 5월부터 방영된 MBC 대하 사극 ‘주몽’은 최근 시청률이 40%를 웃돌고 있다.SBS도 지난 8일부터 주말 사극 ‘연개소문’을 내보내면서 맞불을 붙였다. 출판계도 뜨겁다. 최근 두 달 사이 주몽과 연개소문을 소재로 내놓은 소설과 인문서적이 20여종에 이른다. 출판기획자 안지용씨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도발 및 역사왜곡 교과서 등으로 고대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에선 LG전자가 올해 에어컨 휘센의 새 모델을 내면서 고구려 벽화에 자주 등장하는 ‘삼족오(三足烏·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 문양을 넣었다. 이상규 LG전자 마케팅부문 팀장은 “고구려 길조인 삼족오를 현대적 감각으로 해석한 것이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도 뒤질세라 고구려 마케팅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수익금의 일부를 고구려 관련 역사단체에 기부하는 ‘고구려지킴이통장’을 내놓았고,KB자산운용은 ‘신광개토 선취형 주식투자신탁펀드’를 운영하고, 광주은행은 ‘읽어버린 고구려찾기’ 이벤트를 실시했다. 롯데관광은 고구려의 첫 수도인 환인 등을 포함한 ‘고구려유적지 탐방투어’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의류업체인 포나인은 삼족오 티셔츠를, 액세서리 전문업체인 매니매니아 역시 삼족오 문양을 응용한 목걸이를 선보였다. 인테리어 소품업체인 은혜데코는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사냥 모습을 디자인한 롤스크린 커튼인 ‘사군자롤 고구려’를, 좋은시계는 여성용 시계에 고구려 연꽃 문양을 넣어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고구려 마케팅은 이전의 독도 등을 비롯한 ‘애국심 마케팅’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순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고구려는 뻗어나는 기세와 광활한 영토 확장으로 후손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며 “기업들이 이런 후광 효과를 심리적으로 기대하는 고구려 마케팅이 불꽃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드라마 ‘아씨’ 작가 이철향씨 타계

    1970년대 장안의 화제가 된 드라마 ‘아씨’를 집필한 이철향 작가가 20일 밤 교통사고로 별세했다.67세. 최근 백제 왕인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을 준비하던 그는 뮤지컬 스태프와 함께 이날 전남 영암을 다녀오다가 변을 당했다.동승했던 뮤지컬 스태프 4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이 작가는 1970년 당시 TBC(동양방송)를 통해 ‘아씨’를 선보여 296회가 방송되는 동안 줄곧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그는 또 KBS ‘바람 꽃은 시들지 않는다’,MBC ‘욕망’ ‘사랑의 여로’ 등 숱한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이와 함께 1980년대 대하사극 ‘파천무’ 등으로 국내 대하사극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탤런트 권미혜(66)씨와 현구(40·사업), 승구(38·사업)씨 등 두 아들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발인은 24일 오전.(02)590-2135.
  • 日드라마 ‘바람의 검’ 한국 안방점령 나섰다

    ‘일본 드라마, 낮은 포복으로 접근.’ 한국 드라마는 일본에서 강세를 띠고 있다. 반면 일본 드라마는 재패니메이션과는 달리 아직 한국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정서가 맞지 않고 한국 드라마에 비해 건조하다는 분석도 있다. 크게 바람몰이를 할 수 있는 지상파 방영이 막혀 있는 탓도 크다. 이런 가운데 일본 NHK가 한국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자사 드라마에 대한 한글 홈페이지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초부터 일본 전문 채널J에서 방송하고 있는 대하사극 ‘바람의 검 신선조’(매주 월∼금 오후 12시35분)가 그 대상. 일본 방송사가 발벗고 나서 자사 드라마 알리기에 앞장 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보내온 자료를 국내 채널에서 번역해 홈페이지에 간략하게 올리는 정도가 전부였다.SBS가 지난해 일본 NTV와 손잡고, 한국어와 일본어로 제작된 상대방 홈페이지를 상호 운영하고 있으나 이번과는 경우가 다르다. 채널J측은 일본 트렌디 드라마가 국내에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최근 들어 조금씩 소개되고 있는 사극이 고학력 시청자층에서 호응을 얻고 있고, 일본측이 이에 관심을 가져 적극적인 홍보 자세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49부작 ‘바람의 검 신선조’는 에도막부 말기 교토의 치안을 위해 조직된 무사 집단을 소재로 하고 있다.NHK가 대표작으로 꼽는 인기 드라마이기도 하다. 한글 홈페이지(shinsengumi-exp.cocolog-nifty.com/kr)에서는 드라마의 역사적 배경은 물론, 영상스케치, 제작 스태프 인터뷰, 출연진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이해를 돕고 있다. NHK엔터프라이즈의 요시오카 카즈히코 PD는 “앞으로 한국 팬들을 위한 다채로운 정보를 계속 제공하겠다.”고 전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금정산성 관아 ‘금정진’ 복원된다

    일제 강점기 때 소실된 금정산성 관아인 ‘금정진(조감도)’이 옛 모습을 되찾는다. 부산 금정구청은 20일 금성동 385-1일대 3000평의 금정진관아터를 복원해 부산의 대표적 역사·관광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정구는 금정진을 부산시 지정문화재로 등록한 데 이어 150억원의 예산을 투입, 오는 2009년부터 복원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복원 대상은 집무실인 좌기청과 숙소인 좌우행랑, 내동헌, 군기고, 화약고, 별전청, 승장소, 산성창 등 10여동이다 이와 함께 금정진 근처에 금정산성 역사 전시관을 건립하고 사극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소로 제공,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조선시대 중기 국내에서 가장 긴 산성으로 축조된 금정진은 국내 최대길이(총연장 1만 7337m)로 금정산성을 지키던 수비부대가 주둔했던 곳이나 일제 강점기때 모두 파괴됐었다. 금정구청 관계자는 “금정진이 복원되면 역사적 의미뿐 아니라 학생들의 역사교육장과 지역 관광 명소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4~5부작 초미니드라마 뜬다

    4~5부작 초미니드라마 뜬다

    짧은(초미니) 드라마가 몰려오고 있다. 국내 드라마는 대하사극이나 주말극을 제외하면 16∼24부작 미니시리즈가 대세였다. 각 방송사들이 앞 다퉈 4∼5부작 초미니 드라마를 내놓고 있어 드라마 형식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BC가 주말극 ‘불꽃놀이’ 후속으로 오는 15일부터 4부작 드라마 ‘도로시를 찾아라’(연출 최용원, 극본 서신혜)를 선보인다. 방송사 앵커 이현수(이세창)와 전직 아나운서 서지수(지수원) 부부의 딸이 실종되고, 박 반장(김영호), 나 형사(박시은) 등 유괴전담 경찰팀이 사건을 맡으며 일어나는 일을 담는다. 수사 과정도 흥미를 끌지만 현대 사회가 잃어가고 있는 가족애를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MBC는 지난해 말 베스트극장을 부활시키며 첫 작품으로 4부작 ‘태릉선수촌’을 내놓아 호평을 받기도 했다. KBS는 다음달 30일부터 청와대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4부작 드라마 ‘특수수사일지:1호관 사건’(연출 권계홍, 극본 류숭렬)을 방송한다. SBS ‘프라하의 연인’,MBC ‘진짜 진짜 좋아해’에 이어 KBS도 드디어 청와대를 배경으로 등장시켰다. 게다가 살인 사건이 소재라 파격적이다. 정치적 위기 상황을 맞은 대통령(박근형)이 한·북·미 평화협정 체결로 난국을 타개해 나가려는 순간, 잇단 살인이 청와대에서 일어나고 서울경찰청 소속 박희영 (소이현)계장과 김한수 (윤태영)형사 등이 특수수사팀을 꾸려 해결에 나선다는 내용. SBS는 4부작 공포 시리즈 ‘어느날 갑자기’를 준비했다. CJ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한 작품으로 각 에피소드를 먼저 극장에서 차례차례 상영한 뒤 이르면 8월쯤 안방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이서진, 박한별, 손태영을 주연으로 흡혈귀들의 애증 관계를 그리고 있는 4부작 드라마 ‘프리즈’(제작 옐로우필름)의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온미디어의 영화채널 OCN이 오는 21일부터 방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TV영화 ‘코마’도 5부작이다. 짧은 드라마들은 대부분 100% 사전 제작이라 완성도가 높고, 집약적인 내용으로 이야기를 질질 끌고 가지 않아 신선함을 선사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번 드라마들은 스릴러나 추리 형식을 띠고 있어 다분히 여름철을 겨냥하고 있다거나 긴 드라마 편성을 조절하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짧은 드라마가 단순한 실험에 그치지 않고 긴 여운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사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드라마 포맷을 찾고 있다.”면서 “초미니드라마는 긴 호흡 드라마 못지않게 많은 시간과 인프라가 들어가기 때문에 쉽지 않다. 활성화되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인프라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바보상자’ 끄니 책과 가까워졌어요

    ‘바보상자’ 끄니 책과 가까워졌어요

    ‘이번 방학부터 TV를 꺼보세요.’아이들이 방학을 할 때마다 학부모들의 공통적인 고민 하나가 있다. 아이들이 틈만 나면 텔레비전을 끼고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TV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유해성을 생각하면 가만 두고 볼 일은 아니다. 이번 방학부터 부모와 자녀가 함께 TV 안보기를 실천해 보자.13년째 TV 안보기 실천운동을 벌이고 있는 ‘TV 안보기 시민모임’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 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현재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일주일 동안 TV를 시청하는 평균 시간은 22.2시간에 이른다. 매일 3시간 10분을 TV를 보면서 지내는 셈이다. 그러나 4년째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은 가족이 있다. 경기도 안산에 사는 민성기(43)·황인정(40)씨 가족이 주인공이다. ●4년째 TV 멀리… 사극등 일부 시청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 경빈(8)이는 여느 또래와는 달리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다. 거실 한 쪽에 버젓이 텔레비전이 자리잡고 있지만 관심이 없다. 중학교 1학년인 첫째 경하(14)와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다정(11·여)이도 도통 텔레비전에는 관심이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즐겨 보는 청춘 시트콤을 좋아할 법도 하지만 3남매에게는 남의 일이다. 대신 첫째는 혼자 공부하면서, 미술에 남다른 의욕이 있는 둘째는 그림을 그리며, 막내는 동네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앞다퉈 학원가는 친구들과는 달리 학원도 일절 다니지 않는다. 경하네가 텔레비전을 멀리한 것은 올해로 벌써 4년째다. 교육방송 어린이 프로그램이나 역사물 등 일부만 시청하고, 뉴스나 스포츠 중계, 드라마 등은 아예 보지 않는다. 텔레비전과 인연을 끊은 것은 부모의 결심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평소 부모 스스로 텔레비전을 즐겨 보지 않기도 했지만 아이들과 텔레비전에 대해 토론하다 자연스럽게 텔레비전 시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대학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는 엄마와 공인회계사인 아빠가 일이 바빠 텔레비전이 막내의 보모 역할을 해온 터였다. 우선 텔레비전을 거실에서 안방으로 옮겼다. 텔레비전이 낡아 고장이 났으나 고치지 않고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멀리 했다. ●독서·그림그리기·놀이터서 시간보내 아이들은 텔레비전이 사라지자 처음에는 우왕좌왕하고 심심해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각자 할 일을 찾아 하기 시작했다. 경하는 독서에 취미를 붙였다. 둘째 다정이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막내는 놀이터에서 뛰놀며 시간을 보냈다. 부모는 아이들의 손 닿는 곳곳에 책을 놓아두고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이 하게 했다. 뉴스와 스포츠 중계를 즐겨 보던 아빠는 신문으로 텔레비전을 대신했다. 여가 시간이 많아지는 방학 때는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세 남매가 함께 수영장에 등록해 체력을 길렀다. 겨울방학 때는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배우고, 집에서는 붓글씨를 쓰면서 알차게 보냈다. 역사스페셜이나 사극 등 온 가족이 정해놓고 시청하기로 약속한 한두 개 프로그램을 본 뒤에는 주말을 이용해 관련 유적지로 나들이를 가기도 했다. ●“부모부터 실천하는 모습 보여야” 이 모든 것은 아이들과 엄마, 아빠가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 삼남매가 텔레비전을 보지 않은 대신 실천하는 다양한 활동들은 매년 방학이 되면 90쪽짜리 가족신문으로 태어난다. 한 학기 동안 각자 보낸 활동들을 사진과 곁들여 컴퓨터로 편집해 앨범으로 보관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때 만들 신문은 13호째다. 황씨는 “최근 열심히 키웠던 병아리가 죽었는데, 이와 관련된 소식을 동화나 그림, 사진, 소감문 등으로 작품화한 것이 이번 여름방학 호 커버 스토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황씨는 TV안보기를 실천하면서 아이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느끼고 있다.“아이들이 썩 공부를 잘 하지는 않지만 자신을 잘 찾아가는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남들이 보면 ‘저렇게 해서 어떻게 할까.’하겠지만 우리의 믿음은 아이들은 이렇게 자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디 가서도 삶을 스스로 극복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는 부모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무조건 보지 말라고 하면 반발이 있었을텐데 아이들과 의견을 나눠 결정하니 아이들도 잘 지키더라고요. 무엇보다 부모, 특히 엄마부터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TV안보기 운동은 ‘TV 안보기 운동’은 TV 시청 외에 즐겁고 유익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는 운동이다. 부모나 교사, 아이들이 TV가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TV 시청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1994년 부모와 교사를 위한 TV 안보기 운동 워크숍을 계기로 1차 TV 안보기 운동 주간을 마련했다. 이후 매년 한 차례 TV를 안보는 주간을 실천하다 지난해부터 봄과 가을 각 한 차례씩 전국적으로 TV 안보는 주간을 정해 실천하고 있다. 올해 공식 표어는 ‘TV는 먼 곳에 사랑은 내 곁에’다.2004년 9월 ‘TV 안보기 시민모임’(cafe.daum.net//notvweek)을 결성해 활동 중이며, 최근 회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TV시청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생각보다 치명적이다. 우선 TV는 아이의 신체발달이나 지적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실은 학계의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도 증명됐다. 가장 걱정스러운 일은 아이들의 신체 발달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사람의 뇌는 활동이 저하되면 알파파가 나타나는데, 이 때 사람은 안구 운동이 줄어들고, 멍청하며, 무기력한 무반응 상태가 된다.TV를 켠 지 20분이 지나면 거의 모든 사람은 알파파, 즉 멍청한 상태를 보인다고 한다. 특히 TV 앞에 가만히 앉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과 손의 기능이 떨어진다. 독서와는 달리 TV시청은 안구 운동을 할 필요가 없어 독서 능력도 떨어뜨린다. 최근에는 TV시청 시간이 아동 비만과 직접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TV시청이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TV를 많이 시청한 아이일수록 학업성적이 낮고, 쓰기 능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고, 듣고, 주의를 집중하는 정보처리 능력도 약해진다. 건전한 가족활동도 방해한다.TV를 통해 수동적인 즐거움에 빠지면서 가족간 대화나 게임 등 가족활동에는 소극적이 된다. 특히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도구로 TV를 사용하면 아이들은 그만큼 사회화가 늦어진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TV안보기 시민모임은 이런 이유에서 TV를 되도록 멀리할 것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우선 TV를 안 보겠다고 작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며,TV의 위치를 보기 힘든 구석 자리로 옮기거나 천이나 상자로 덮어 두는 것이 좋다.TV를 시청하지 않은 대신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여가 활동을 한다.TV를 시청할 때는 미리 어떤 프로그램만 보겠다는 계획을 세워 실천하면 도움이 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방송사 ‘떼거리’ 눈총

    방송사 ‘떼거리’ 눈총

    MBC 대하사극 ‘주몽’에 이어 SBS ‘연개소문’이 8일부터 전파를 탄다.KBS ‘대조영’도 9월 초 방송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고구려·발해 등 고대사와 당시 활동했던 영웅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조선시대에 국한됐던 사극의 배경을 고대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한꺼번에 쏟아지는 고대사 드라마를 어떻게 볼 것이냐도 논란거리다. ●약속한듯 고대사 몰입… 메인 뉴스서도 홍보 열중 우선 ‘왜 지금 고대사 사극이 쏟아지느냐’의 문제다. 해당 방송사들은 “중국의 동북공정 등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발해 등 고대사 정신을 담은 사극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 2006’에서 중국 관계자들은 한국의 고대사극 붐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와 함께 고대사를 되찾아 민족정신을 높이자는 기획의도가 드라마를 교묘히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용돼 눈총을 받고 있다.MBC가 5월 중순 첫 전파를 탄 ‘주몽’의 방송 전후로 9시 메인뉴스 등에서 고대사극 붐을 다루더니, 최근 SBS도 8시 메인뉴스에서 타사 사극과 묶어 ‘연개소문’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한 시청자는 “사극의 역사왜곡을 지적할 때는 픽션(허구)이라며 반박하는 방송사들이 중국의 역사왜곡 운운하며 사극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 ‘주몽’은 시청률을 의식한 나머지 주몽의 캐릭터가 너무 가볍게 다뤄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등 처음으로 다뤄지는 고대사극에 대한 왜곡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성 실종… 차별화한 소재 사극 아쉬워 같은 고대사를 다룬 사극들이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는 것은 시청자들의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주몽’은 60회,‘연개소문’과 ‘대조영’은 각각 100회 분량으로 기획돼 수개월동안 같은 시대를 다룬 사극을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시청자는 “사극이 다양한 시대를 다뤄야 하는데 방송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고대사에 몰입,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MBC 관계자는 “‘주몽’이 인기를 끄니까 방송사들이 ‘떼거리’행태를 보여 안타깝다.”면서 “방송의 다양성을 위해 더욱 차별화한 소재의 사극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뮤지컬도 ‘사극바람’ 났네

    뮤지컬도 ‘사극바람’ 났네

    영화 ‘왕의 남자’에서 드라마 ‘주몽’으로 이어진 사극 붐이 뮤지컬 무대에도 일어날까. 역사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4편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개막을 앞둬 눈길을 끈다. 경기도 문화의전당의 ‘화성에서 꿈꾸다’와 서울예술단의 ‘바람의 나라’는 각각 조선시대와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 서울시뮤지컬단의 ‘키스 미 타이거’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반쪽이전’은 전통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역사에 판타지를 입히다-‘화성에서 꿈꾸다’VS‘바람의 나라’ ‘화성에서 꿈꾸다’(8∼17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는 조선시대 개혁군주 정조와 최초의 여성실학자 빙허각의 사랑을 토대로 미완의 꿈이 되고 만 화성 천도 과정을 그린다. 빙허각은 실학자 서유본의 아내로 여성실학백과인 ‘규합총서’를 쓴 실존 인물이다.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개혁을 이루지 못한 왕과 봉건사회의 억압에 갇힌 여성실학자의 가상 로맨스는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을 뛰어넘어 폭넓은 메시지를 전한다. 중견 연출가 이윤택을 비롯해 작곡가 김영동, 안무가 조흥동, 인간문화재 하용부 등 내로라하는 각계 전문가들이 제작진으로 참여했다.‘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호흡을 맞춘 차세대 스타 민영기와 조정은이 주역을 맡았다.(031)230-3440. ‘바람의 나라’(14∼2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는 김진의 동명 만화를 무대화한 것으로 고구려의 시조 주몽에 이은 2대 유리왕의 아들 ‘무휼’이 주인공이다.2001년 한차례 공연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 줄거리를 비롯해 음악, 안무, 무대 세트 등을 전부 새로 만들었다. 방대한 분량을 11개의 장면으로 압축하고, 이미지 중심의 영상과 입체 효과를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리스’‘헤드윅’ 등으로 두각을 나타낸 여성 연출가 이지나와 드라마 ‘상도’‘대장금’의 음악감독 이시우, 현대 안무가 안애순이 의기투합했다. 고영빈·김산호(무휼)유나영(연) 등 출연.(02)523-0986. ●설화에서 드라마를 찾다-‘키스 미 타이거’VS‘반쪽이전’ 초연 제목은 ‘호랑이 처녀 바람났네’였다. 재공연 땐 ‘송산야화’, 그리고 이번엔 ‘키스 미 타이거’(18일∼8월6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다. 물론 포장만 바뀐 건 아니다. 내용도 매번 업그레이드됐다. 삼국유사 이야기중 ‘김현 감호설화’가 뿌리다. 낮에는 호랑이로 밤에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호녀와 순박한 총각 김현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재기발랄한 로맨틱 뮤지컬로 탈바꿈시켰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김종욱 찾기’로 차세대 뮤지컬 블루칩으로 떠오른 장유정 작가와 김혜성 작곡가 콤비의 데뷔작.(02)399-1114. ‘반쪽이전’(21일∼8월27일 서강대 메리홀)은 한국판 ‘미녀와 야수’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전래의 반쪽이 설화를 무대로 옮긴 가족 뮤지컬이다. 태어날 때부터 신체의 반이 온전치 못해 온갖 멸시를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성장해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는 반쪽이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2004년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자체 제작한 작품으로 일본, 프랑스 등 해외무대에서도 호평받았다. 전통 마당놀이와 국악을 현대적으로 차용한 시도도 참신하다.(02)3673-015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덕화 7년만에 ‘코믹연기’

    ‘카리스마’ 이덕화가 시트콤에 출연한다. 워낙 선 굵은 연기에 정통한 중견 배우인지라 언뜻 ‘코믹’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또 이미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굳건히 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망가지지 않아도 될 성싶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은 이덕화의 입담이나 유머 감각이 웃음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 못지않게 빼어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새달 3일 시작하는 KBS 2TV 일일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연출 박중민, 극본 목연희 등)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그만큼 카리스마 연기를 보여주던 중견 여자 배우 이혜영이 상대역으로 나오는 것도 주목된다. 이덕화는 부인과 사별한 뒤 홀로 1남3녀를 키우는 동네의원 내과의사로 나온다. 자식 잘 되라는 마음에 엄한 모습을 보이지만 자식 농사가 마냥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골치 아픈 가정 대소사를 겪으며 가슴에서 묻어나는 따스한 정과 함께 엉뚱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시트콤은 7년 만이다.1999년 SBS ‘LA아리랑’에서 한 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연기 생활 30년이 훌쩍 넘은 베테랑 입에서 “진땀이 난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전두환 역을 맡았던 ‘제5공화국’ 출연만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시트콤 장르를 좋아하지만 ‘LA아리랑’ 이후 시트콤 출연은 꿈도 꾸지 않았어요. 망가져도 시청자가 웃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들죠. 이혜영씨가 상대역을 맡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년 연기자가 변신을 시도하면 대개 망가지는 게 대부분이다. 그도 가발을 훌쩍 벗어던지고 전두환 캐릭터를 패러디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무조건 망가지고 싶지는 않다. 이덕화는 ‘이덕화’이기 때문이다. 그는 “넘어지고 부딪히며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는 피하고 상황으로 웃음을 만들어야죠.”라면서 “처음에는 쑥스러워서 몸이 덜 풀렸지만,2주 방영분부터는 개인기도 많이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분간 트레이드마크인 카리스마 연기를 보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은 금물.9월 초부터 전파를 탈 예정인 KBS 1TV 대하사극 ‘대조영’에서 거란 출신 당나라 장군 설인귀 역을 맡았다. 대조영과 대립하는 캐릭터로 ‘무인시대’ 이의민 역을 넘어서는 강한 남자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두 작품을 동시에 하는 것은 거의 10년 만이라고 했다. 이덕화는 “평일엔 시트콤으로, 주말엔 대하사극으로 연이어 안방을 찾는다는 게 부담스럽죠. 혹시 이미지가 겹쳐지면 시청자들로부터 따끔한 지적도 나올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해야죠. 허허허∼.”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라고 말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바다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도 경제발전을 이끌 새로운 성장엔진을 갖기 위해 적극적인 해양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전략과 의지 등을 김성진 해양수산부장관에게 들어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장이 편해야 여름이 건강하다?’ 장을 편안하게 하는 장건강법을 알아본다. 변비로 고생하는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배탈 설사를 달고 사는 두 아이를 위해 요구르트는 물론 청국장까지 만들어 먹는 하순연 주부의 웰빙 식단을 소개한다. 탤런트 조민희씨가 요구르트 디저트 만드는 방법도 보여준다. ●코리아 코리아(EBS 오후 8시5분) 조선중앙TV 2006 독일월드컵 중계방송을 긴급입수, 공개한다. 남쪽의 지원을 받아 방영하는 독일 월드컵 ‘한국:토고’전을 북쪽만의 축구용어로 체육전문박사가 해설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평소 들어보지 못한 벌차기, 문지기, 중간 방어수 등의 생소한 용어들이 등장하는 ‘한국:토고’전을 감상한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조영구가 만난 사람’에서는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늘 총각 역할을 맡는 드라마 ‘나도야 간다’의 정보석을 만나본다.‘월드컵 속 숨은 1인치를 찾아라,2탄!’은 지난주에 이어 ‘심판이 뭐길래’ 등 월드컵 장면 속에 숨겨진 사연을 공개한다. 사극불패에 도전하는 ‘연개소문’관련 소식도 전한다. ●추적 60분(KBS2 오후 11시5분) 6월초 제작진은 미군기지 이전부지로 확정된 평택 대추리를 찾았다. 들판에는 29㎞에 달하는 철조망이 설치됐고, 입구에서는 외부인에 대한 삼엄한 검문검색이 이뤄지고 있었다. 마을주민들은 한 달 전 있었던 행정 대집행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자신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인데….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태경아빠는 희수의 짐을 싸서 기훈의 집을 찾아가 희수에게 잘 살라고 말해 준다. 희수는 눈물을 흘리며 태경아빠의 손을 맞잡고, 태경아빠는 태희 생각에 눈물을 떨군다. 은민아빠는 은민엄마를 만나러 회사로 찾아가고, 이를 눈치 챈 영심은 은민에게 살짝 귀띔한다.
  • 주몽형 남성상 떴다

    주몽형 남성상 떴다

    드라마 ‘주몽’형의 남성상이 여성들이 좋아하는 이미지로 급속히 부각되고 있다.21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조사 결과,MBC 대하사극 주몽은 독일월드컵 열기속에서도 29.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휴대전화 등에서는 주몽형의 광고도 잇따르고 있다. 드라마에서 송일국이 분장한 주몽은 어린 아이같은 귀여운 표정과 망설이는 듯한 말투가 특징이다. 여성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지만 세상에 지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도 매력으로 다가온다. 종합광고회사 TBWA코리아 이상규 차장은 “주몽은 귀여움과 강인함이 섞여 있어 여성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 삼성패션연구소 과장은 “사극인 까닭에 패션이나 외모보다는 인물의 성격 비중이 높은 것이 그 이전의 남성 이미지와는 다르다.”며 “첫 민족국가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도 선호도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성상이 국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안정환·데이비드 베컴 등의 ‘꽃미남’들이 외모에 관심을 갖고 피부를 가꾸는 ‘메트로섹슈얼(metro sexual)’이 대표적이다. 2004년 11월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이후 정우성으로 상징되는 ‘위버섹슈얼(uber sexual)’이 득세했다. 이는 단정하지 않은 헤어스타일에 거친 패션이지만 감성적이고 친절한 남성상을 보여준다. 위버섹슈얼은 메트로섹슈얼 이전의 남성상인 마초(macho)와는 약간 다르다. 강인하고 자신감이 있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매너가 있고 스타일리시한 것이 차이점이다. 올 초 123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가 절정의 인기를 누리면서 나온 이준기와 같은 남성상이 ‘크로스섹슈얼(cross sexual)’이다. 여성과 남성의 중간적 이미지로서 몸매가 가늘면서 커다란 귀걸이와 화장을 약간 하는 이미지다. 이 차장은 “영화 등의 미디어에서 스타가 탄생하면 일반인들이 따라가면서 유행이 만들어진다.”며 “이런 유행은 대중 흡수력이 급속히 빠르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새 광고] ‘남자, 힘이 생겼다’ 카피

    팬택이 MBC 사극 주몽형의 모델 서한씨를 기용, 휴대전화 ‘스카이 옴므’ 자동차편을 내보내고 있다. 고속도로 갓길에서 자동차를 밀고 있는 남자, 차는 움쩍도 않는다. 여자가 룸 미러를 통해 남자를 살펴보더니 미소를 짓는다. 사이드 브레이크가 채워져 있다. 잠시 쉬고 난 남자가 장풍을 쏘듯 손을 움직이자 차가 앞으로 움직인다. 놀란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듯 카피가 나타났다.‘남자, 힘이 생겼다.’
  • ‘연개소문’ 주연 유동근 · 이태곤

    ‘연개소문’ 주연 유동근 · 이태곤

    안으로는 180여 명의 대신을 죽이고, 영류왕을 시해한 뒤 보장왕을 옹립해 정권을 장악한 쿠데타의 장본인. 밖으로는 당나라의 침입을 네 차례나 막아내며 바람 앞에 등불이었던 조국을 구해낸 영웅. 고구려 말기 최고 권력자였던 연개소문에 대한 평가는 입장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두 남자가 연개소문을 만난다. 관록파 배우 유동근과 새내기 연기자 이태곤이다. 새달 초 막을 올리는 SBS 100부작 대하사극 ‘연개소문’(연출 이종한, 극본 이환경)에서다. 유동근은 중·장년 연개소문을, 이태곤은 젊은 시절 연개소문을 연기한다. # 부드러운 남자 이태곤, 거친 장군으로 변신하다 내용적으로는 비판이 많았지만 주말극 가운데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SBS ‘하늘이시여’에서 남자 주인공 왕모 역할을 했던 이태곤이 부드러움을 털어내고 갑옷을 챙겨 입는다. 모델 활동과 광고 외에 연기 경력이 일천했던 그는 드라마 첫 출연에 주인공이라는 행운을 잡았고, 스타덤에 올랐다. 쉬지 않고 같은 시간대 드라마에 얼굴을 내미는 것이 부담스러울 터인데 “기회가 왔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영화 ‘글래디에이터’나 ‘브레이브 하트’를 50번이나 넘게 봤다고 한다.‘장희빈’,‘용의 눈물’,‘태조 왕건’ 등 국내 사극도 즐겨 보기는 마찬가지. 무엇보다, 왕모는 부드럽고 착한 남자의 전형이었으나 연개소문은 강한 남자로 전혀 다른 색깔의 캐릭터라 강행군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당한 로맨스도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다만 지금 대한민국 남성상은 ‘닭살 애교’가 더 먹히는데 연개소문은 상당히 거친 이미지라 시청자들이 어색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역시 사극 대사가 어렵다. 새로운 용어도 많아 사극 재방송을 열심히 보며 연습하고 있다는 이태곤은 첫 사극 분장에 “머리에 아령을 얹어놓은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감독님이 선물한 책으로 연개소문을 차츰 알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전쟁 영웅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 중후한 남자 유동근, 새로운 인물 창조에 나서다 사극 전문 연기자라고 해도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바로 그, 사극으로 잔뼈가 굵은 유동근은 먼저 연개소문의 오검(五劍)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자신도 멋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오행에 근거를 뒀다. 상대가 쓰는 검에 따라 사용하는 검을 달리했고, 때문에 연개소문은 언제나 이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갑옷 무게만 18㎏이다. 오검까지 합하면 27∼28㎏ 정도 나간다.”면서 “너무 무거웠고 말도 힘들어했다.”고 미소를 띠었다. 그러더니 불쑥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일견 그냥 꺼낸 이야기 같았다. 하지만 영웅을 제대로 창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데, 한순간 갑옷 무게가 무겁다고 한 것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미안함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사극이 방영될 때마다 나오는 왜곡 문제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만큼 연개소문은 문제적인 인물이다. 유동근은 “당 태종과 라이벌 관계였고, 지략가였던 면모를 긍정적으로 그려 나가겠지만, 부정적인 면도 다뤄지기 때문에 미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경쟁적 관계에 있는 MBC 퓨전 사극 ‘주몽’에 대해서도 살짝 견해를 물었다.“앞다퉈 고구려 드라마가 나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며 ‘주몽’도 흥미롭고 재미있다.”면서 “드라마 ‘연개소문’은 멋을 앞세우기보다 조심스럽고 진실하게 영웅의 발자취를 쫓아가는 정통 사극이 될 것”이라며 차별점을 분명히 했다.“항상 작품에 임할 때마다 떨린다.”고 자세를 낮춘 유동근이 자신의 바람대로, 여느 드라마보다 힘이 있고 남성적인 작품을 일궈낼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美수사극 ‘본즈’ 14일부터 방영

    영화전문채널 채널CGV는 최근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법의학 수사극 ‘본즈(BONES)’를 14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오후 8시50분 방송한다. 미국 폭스TV가 지난해 9월부터 방송한 프로그램으로,‘본즈’라는 별명을 가진 템퍼런스 브레넌 박사(에밀리 드샤넬 분)와 그의 법의학 연구실 동료들이 난해한 살인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2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본즈(뼈)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브레넌 박사는 피해자의 뼈에 숨겨진 정보를 이용,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파악함으로써 살인사건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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