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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은아 “남동생 미르, 내게 모발이식 선물”

    고은아 “남동생 미르, 내게 모발이식 선물”

    배우 고은아가 모발 이식 비용을 대준 남동생 미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고은아는 6일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남동생 미르가 덕분에 버킷리스트였던 모발 이식을 했다”고 말했다. 고은아는 “남동생이 먼저 모발 이식을 했다. 하고 나면 인생이 바뀔 거라고 하면서 비용을 내줬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남동생이 했을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 모발 이식을 했다. 총 3800모를 심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또 고은아는 “데뷔 이후 사극에 한 번도 출연하지 못했다. 쪽진 머리를 하려면 비어있는 옆머리를 색칠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이젠 사극 출연도 가능하다. 너무 행복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대극장엔 역작, 소극장엔 축제… 봄바람 타고 온 4월의 오페라

    대극장엔 역작, 소극장엔 축제… 봄바람 타고 온 4월의 오페라

    봄꽃이 만발하는 4월을 맞아 다양한 오페라 무대가 애호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나 모차르트의 역작 등이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은 국립오페라단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아틸라’를 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아틸라’는 로마 사극의 엄숙함과 전쟁의 잔혹함이 담긴 대작이다. 5세기 중반 유럽을 침략했던 훈족의 왕인 아틸라와 그의 침략에 대한 복수를 그린다. 연출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테너 마리오 델모나코의 아들로 오페라 연출가로 활동해 온 잔카를로 델모나코가, 지휘는 오페라 전문인 발레리오 갈리가 맡는다. 주인공인 아틸라 역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캄머쟁어(궁정가수)인 정상급 베이스 전승현과 박준혁이 맡고, 에치오 역에는 바리톤 유동직·이승왕, 오다벨라 역에는 밀도 높은 연기를 보여 준 소프라노 임세경과 이윤정이 캐스팅됐다. 아틸라와 에치오 간 저음 이중창과 진취적인 여성상이 돋보이는 아리아 ‘오, 구름 속으로 도망가리’가 눈길을 끈다.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 운영위원회는 23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제20회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를 개최한다. 오페라의 대중화에 기여한 이 행사에서는 창작 오페라 ‘텃밭킬러’, ‘로미오 vs 줄리엣’ 2편과 번안 오페라 ‘리타’, ‘비밀결혼’ 2편 등 총 4편이 번갈아 5회씩 무대에 오른다. 모두 코믹 오페라다. ‘텃밭킬러’는 구둣방에 사는 가족을 통해 사회로부터 단절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로미오 vs 줄리엣’에선 죽고 못 살던 커플이 결혼 후 이제는 죽어도 같이 못 살겠다며 이혼 위기의 순간을 노래한다. ‘리타’는 1941년 이탈리아 작품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매 맞는 데 트라우마를 가진 리타가 남편의 죽음 이후 새 결혼 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비밀결혼’은 가족 사이의 사랑과 비밀, 분노 등을 코믹하게 묘사했다.이 밖에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인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무대에 올린다. 8일부터 30일까지 4주간에 걸쳐 매주 금·토요일 공연하는 방식으로 총 8회 무대를 마련했다. ‘마술피리’는 왕자 타미노가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를 구하기 위해 새 장수 파파게노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여정을 담은 동화 같은 내용이다. 연극처럼 중간에 대사가 들어 있고 가곡·민요·종교음악 등이 고루 섞여 있어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마에스트로 임헌정이 지휘봉을 잡고, 독일 유명 오페라 극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수은이 연출을 맡았다.
  • ‘사내맞선 안경남’ 김민규 “팔로워 2배 늘었다…앞으로 더 섹시한 모습을”

    ‘사내맞선 안경남’ 김민규 “팔로워 2배 늘었다…앞으로 더 섹시한 모습을”

    “주위에서 드라마 잘 봤다고 연락이 정말 많이 왔어요. ‘안경캐(캐릭터)’ 계보에서 한 획을 그었다는 반응이 제일 기분 좋았죠.” 5일 종영한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비서실장 차성훈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민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사내맞선’의 내용은 뻔하다. 한 식품회사의 평범한 직원 신하리(김세정)가 정체를 속이고 친구 대신 맞선에 나갔는데, 그 자리에서 외모며 능력이며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회사 사장 강태무(안효섭)와 맞닥뜨리는 걸로 시작한다. 동명의 웹툰, 웹소설이 원작인 이 드라마는 재벌 로맨틱코미디의 정석을 따르는데, 특유의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진부함을 벗어던졌다. 메인 커플인 강태무·신하리 외에 하리의 단짝이자 재벌 2세인 진영서(설인아)와 차성훈 커플까지 사랑받으면서 마지막 회차까지 큰 호응을 얻았다. 김민규는 “작품이 주는 편안함과 유쾌함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며 “다른 배우들과 감독님, 스태프가 함께한 모든 노력이 의미 있는 시간이 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작품은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는데, 3월 3~4주차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드라마를 찍은 후 SNS 팔로워 수가 2배가 늘었다”며 “사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실감이 안난다”고 전했다. 특히 7회에 나온 진영서와의 ‘안경 키스’ 장면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낳았다. 김민규는 “키스신 촬영 때 안경이 거추장스러워 애드리브로 벗는 걸로 정했다”며 “이상하지 않을까 걱정만 했는데,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강태무·신하리 커플이 풋풋하고 귀여운 연애라면 ‘영차 커플’은 처음부터 섹시하고 어른스러운 느낌을 주자고 생각했다”며 “연애하면서 실제 겪을 수 있는 싸움, 상대에 대한 생각 차이 등 현실적인 부분이 반영돼 더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극 중 차성훈은 강태무의 곁을 충성스럽게 지키는 비서실장이자 형제 같은 의리를 자랑하는 인물이다. 다른 캐릭터가 모두 코믹한 모습을 보이며 ‘개그캐’로 활약하는 데 비해 차성훈은 많이 웃지도, 속마음을 시원스레 표현하지도 않는다. 이에 대해 김민규는 “한명쯤은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그는 “평소에 목석같던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면 더 크게 와닿지 않느냐”며 “그게 차성훈이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캐릭터이지만 굉장히 진중하고, 배울 점이 많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그간 ‘이번 생은 처음이라’, ‘간택 - 여인들의 전쟁’, ‘설강화’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한 그에게 ‘사내맞선’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기회였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그는 “아무래도 그전까지는 연하남 이미지가 강했는데, 차성훈이라는 완벽한 캐릭터를 통해 좀 더 어른스럽고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며 “섹시한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15㎏ 정도 체중을 늘리는 등 벌크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들이 쌓이고 나이를 먹으면서 언제까지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느와르, 사극, 공포, 현대물 등 여러 작품에서 색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 배우로서 내가 가진 무기를 늘리고 싶다”고 밝혔다.
  • ‘추자현♥’ 우효광, 불륜 논란 후 근황, 중국에서…

    ‘추자현♥’ 우효광, 불륜 논란 후 근황, 중국에서…

    배우 추자현의 남편이자 중국 배우 우효광이 드라마로 복귀한다.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우효광이 출연하는 드라마 ‘애병회영’이 중국 CCTV에서 방송을 시작한다. 이미 2019년에 촬영을 마쳤으며, 2년 만에 공개된다. ‘애병회영’은 중국 유명 감독 리샤오핑이 연출을 맡았으며 중국 개혁개방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다. 극 중 우효광은 주인공 가오하이성(고해생) 역으로 활약한다. 우효광은 이날 웨이보에 애병회영 포스터를 올리며 “오늘 밤 CCTV 황금시간대에 방송한다. 아이치이, 유큐, 텐센트에서도 동시 방영한다. ‘고해생’이 찾아온다. 투쟁하는 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홍보했다. 앞서 우효광은 지난해 7월 불륜설이 불거졌다. 우효광이 늦은 밤 한 술집에서 시간을 보낸 뒤, 차에 타면서 한 여성을 무릎에 앉힌 모습이 포착된 것. 이후 추자현 우효광 부부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지난 5월 지인들과의 모임 후 귀가 과정에서 있었던 해프닝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가족끼리도 왕래하는 감독님과 친한 동네 지인들이다. 아무리 친한 지인이어도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우효광 추자현 부부는 직접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추자현은 “나 역시 잘 아는 지인들이다.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 했다. 경솔한 행동에 (우효광도) 많이 반송하고 자각하고 있다. 애정과 관심으로 너그러이 지켜봐 준다면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효광 역시 “심려를 끼친 점 깊은 반성하고 사과한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행동에 주의가 필요한데 내 경솔한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어떠한 설명으로도 이해가 어려우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영상 속 내 모습을 보고 많은 반성과 후회한다. 한 아내의 남편,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품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추자현과 우효광은 2012년 드라마로 인연을 맺어 3년 뒤 연인으로 발전했다. 2017년 1월 혼인신고를 하면서 법적으로 부부가 됐고, 이듬해 6월 1일 첫 아들을 품에 안았다. 우효광은 다정다감한 남편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 몇 개의 가면 뒤 명성황후의 진짜 얼굴 [공연 리뷰]

    몇 개의 가면 뒤 명성황후의 진짜 얼굴 [공연 리뷰]

    “왜 내 꽃엔 얼굴이 없느냐. 아마도 대궁째 꺾인 게로구나. 내 꽃이 너무 무거웠던가.” 누구나 그의 이름을 알지만 누구도 그의 진짜 얼굴을 알지 못한다. 조선의 마지막 국모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가 된 여인. 명성황후를 입체적으로 그려 낸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가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작품은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은 명성황후의 미스터리한 에피소드에 픽션을 더해 기존 역사관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꾼다. 특히 역사적 인물이 아닌 ‘휘’라는 가공인물을 화자로 내세우면서 명성황후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평범한 인물 휘를 통해 관객은 여러 가면 속에 가려진 명성황후를 온전히 바라볼 거리를 얻는다. 우유부단한 고종과 강압적인 대원군 사이에서 처절하게 싸우던 국모, 자신에 대한 험담을 쏟는 냉랭한 민심에 분노해 동네(장호원)를 연못으로 만들어 버리는 왕비, 아이를 잃고 ‘자식 잡아먹었다’고 비난받는 어머니, 무속신앙에 의지하고 굿판을 벌이는 존재, 열강의 희생자 등 모두 명성황후의 얼굴이다. 하지만 다층적인 얼굴을 관통하는 정서는 하나, 외로움이다. 임오군란(1882)에서 갑신정변(1884), 을미사변(1895)까지 근대 개화기 폭풍우 속에서 관객은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기댈 수 없고 내어 줄 수도 없는 한 사람의 얼굴을 오롯이 보게 된다. 젊은 혁명가였던 개화파의 우두머리 김옥균,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속에 조선왕조를 일으키고 싶었던 대원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평화적이고 자주적인 독립국가를 꿈꿨지만 거세당한 비운의 왕 고종, 역사의 격동기 속에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명성황후 등이 벌인 치열한 갈등은 무대 단차를 활용해 더 극렬하게 표현된다. 가무극은 전통의 현대적 해석과 동시대성을 추구하는 총체 예술로 여타 뮤지컬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보여 준다. 한국적 소재와 양식, 세계관을 동시대 감각과 무대 언어로 녹여 낸다. 작품에는 영혼을 극락으로 천도하는 진오기굿과 원한을 달래고 나쁜 기운을 없애는 살풀이춤 등 무속신앙의 요소가 담겼다. 아름다운 미장센과 음악은 역사극의 고루함을 지워 버린다. 국상 장면에서 앙상블의 흰 한복 위로 애책문(왕이나 왕비의 죽음을 애도해 지은 글)의 실제 내용이 프로젝션을 통해 투영되는 것을 비롯해 핸드드로잉을 기본으로 한 영상 미술은 무대 미학의 정점을 보는 듯하다. 명성황후 역은 2013년 초연부터 이번까지 모두 네 차례 무대에 오르며 정교한 캐릭터 구축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여 온 차지연과 맑은 음색과 안정감 있는 가창력을 보유한 하은서가 맡았다. 지난 시즌에 이어 김용한이 고종 역을 연기하며 최인형이 민영익 역으로 합류했다. 대원군 역에는 금승훈이 캐스팅됐다. 출연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잠시 중단된 공연은 16일 재개돼 20일까지 진행된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정승민의 막론하고] 난세와 위기/북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난세와 위기/북튜버

    동물학대로 결방됐던 사극 ‘태종 이방원’이 방영을 재개했다. 난세의 권력 투쟁에 지금의 대통령 선거를 투영하는 재미가 있는지 인기가 상당하다. 난세를 요즘말로 바꾸면 위기쯤 될 것 같다. 이방원이 활약했던 당대는 위기의 꼭짓점이었다. 원에서 명으로 대륙의 주인이 교체되면서 대외 여건이 급변하고 공민왕의 개혁정책은 기득권층의 반발로 악화일로였다. 오늘의 불안을 잠재우고 내일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면 새로운 정치집단이 출현할 수밖에 없다. 친원파 일색의 권문세족에 도전하는 신진사대부가 대항세력으로 대거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사회개혁을 지향하는 신예들의 이데올로기로 장착된 것은 성리학이다. 위기에 처한 남송의 현실을 타개해서 백성을 구하려는 주자의 고뇌와 모색이 빚어낸 실천적 이론이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고려의 사대부들이 주자학에 매료되어 국가개혁의 전도사로 나선 것은 자연스러운 ‘앙가주망’이다. 하지만 이들은 곧바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고려의 충신과 조선의 공신 사이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이색과 정몽주는 불사이군의 절의파를 택했고 정도전과 조준은 치국평천하의 경세파를 골랐다. 현실을 위기로 진단하는 인식은 같았지만 풀어나가는 해법이 천양지차가 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 역사학자 도현철은 두 계파의 경제력 차이와 사상적 분화가 정치 노선의 충돌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대지주인 이색은 혈연을 우선하는 친친(親親)의 입장이다. 가족관계라는 토대 위에 공적인 관계가 세워진다는 것이다. 몸소 집도 짓고 농사일도 한 정도전 같은 신진들에게는 사회적 대의가 사적인 인정보다 윗길이다. 친친보다는 존존(尊尊)이다. 그래서 부모 덕에 벼슬하는 음서나 과거급제자가 시험관을 스승으로 떠받드는 좌주문생제를 비판하면서 능력 위주의 인재 등용을 제창한다. 생각의 다름은 권력정치의 영역에서 극적으로 나타났다. 절의파에게 군신 관계는 혈연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원한 인연이다. 온통 문제투성이 부모라도 버릴 수 없듯이 고려 왕조와 운명을 같이하는 것은 당연한 행동양식이다. 반면 경세파에게 의리로 맺어진 사회적 관계는 명분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결별이 가능하다. 국왕도 대의에 합치되지 않으면 갈아치울 수 있다는 것이 역성혁명론의 골자가 아닌가. 왕이 덕을 잃으면 새로운 왕조가 시작된다는 천명사상을 수용한 창업 노선은 조선의 개국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충신파와 공신파 각각의 아이콘이 정몽주와 정도전이다. 한 스승 밑에서 함께 공부한 두 사람은 벗님에서 정적이 됐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제로섬 상황에서 저무는 고려가 떠오르는 조선을 억누르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파워 게임의 승자가 정도전으로 낙착되는 듯했으나 막장 드라마를 압도하는 현실이 펼쳐지면서 역사의 승패는 뒤바뀌었다. 두 사람 모두를 죽인 이방원이 왕실의 정통성 강화를 위해 정몽주를 충절의 전범이자 유학의 도통으로 우뚝 세운 것이다. 거꾸로 정도전은 조선왕조 500년 내내 폄하되다가 끝자락에 가서야 재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충신과 공신 모두의 지향점은 선하고 올바른 세상이었다. 부귀보다 인의, 득실보다 시비를 추구하며 민중을 구하려고 몸을 던지던 ‘젊은 그들’이 있었기에 새 사회가 열릴 수 있었다. 지금도 600여년 전처럼 위기의 시대다.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침공, 북핵, 저출산, 일자리 감소, 젠더 갈등같이 한국 사회를 폭파시킬 일촉즉발의 뇌관들이 널려 있다. 하지만 그때처럼 낡은 기득권체제를 혁파하려는 희생적이고 해방적인 사상과 세력이 없다는 점에서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며칠 남지 않은 대선에서 드러난 후보들의 언행과 행적을 곱씹으니 어지러운 마음만 한가득하다.
  • “OTT도 과도한 노동·불공정 계약… 제작비 표준 만들어 구조 바꿔야”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하>]

    “OTT도 과도한 노동·불공정 계약… 제작비 표준 만들어 구조 바꿔야”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하>]

    서울신문은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각광받으며 커져 가는 한국 드라마 산업에서 소외되고 있는 스태프들의 노동 현실을 고발했다. 주52시간근무제가 도입됐지만 많은 스태프가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불공정한 계약 관행 때문에 제대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카메라 뒤에 가려진 스태프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 드라마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만큼 이들의 근로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21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대담에는 진재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시장을 바꾸다’의 저자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 SBS PD 출신인 이용해 yh&co 변호사가 참석했다.●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슈·표현에 인기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건식 세계인이 공감할 만큼 감성 표현을 섬세하게 잘하는 것 같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개방성 등도 인기 요인이라고 본다. 한국만큼 짧은 기간에 많은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곳이 없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숙련도가 높아져 잘 만들게 된 요인도 있다. 미국이 1년 걸려 12편을 만든다고 하면 한국은 3개월 정도면 끝난다. 그렇다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용해 K드라마는 변칙적 장르에 굉장히 능숙하다. ‘킹덤’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은 같은 좀비물이라도 사극 좀비물, 학교 좀비물로 조금씩 색다른 시도를 한 작품이다. 세계시장에서 볼 때 굉장한 가성비가 있다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같은 플랫폼의 발전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진재연 불평등, 불공정 같은 우리 사회의 이슈나 현실 문제를 다룬 작품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하지만 K드라마의 흥행을 얘기할 때 그걸 현장에서 직접 구현해 낸 사람들, 즉 스태프에 대한 얘기는 쏙 빠지는 것 같아 아쉽다. 현장에서 조명, 그립(카메라에 사용되는 특수장비를 운영하는 팀), 음향, 편집, 미술, 소품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이 힘겨운 노동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건데, 단순히 가성비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노동환경 선진화까지 갈 길 멀어 -넷플릭스 등이 들어오면서 제작비가 늘었다는데, 정작 현장에선 근로 환경에 변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용해 아직 초기 단계라 그런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외국에선 OTT가 제작사에 드라마를 맡길 때 스태프와 공정하게 제대로 계약이 맺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다. 플랫폼의 이미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통제까진 아니어도 ‘이런 게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하는 수준은 된다. 그리고 제작비를 어디에 썼는지 검수하는 과정도 까다롭다. 허투루 돈을 쓸 수 없다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 땐 이런 부분을 확인했을 거다. 그게 모든 작품에 적용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는 있다. 향후 산업이 더 커지면 이런 긍정적 측면이 확산될 수 있을 거다. 그 과정에서 스태프들한테도 공정한 몫이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진재연 드라마 제작 편수가 늘어나 스태프로서는 제작 참여 기회가 많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 환경이 전반적으로 선진화된 건 아니다. 현장 목소리를 들어 보면 기존의 제작 환경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해외 OTT 유입으로 현장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분은 극소수다. 실제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킹덤 시즌1과 시즌2 모두 스태프 사망 사고가 있었다.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구조나 제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유건식 적정 근로시간을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몇 시에 와서 얼마나 일했고 언제 돌아가는지, 현장에서 그들의 노동력이 필요한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면밀하게 따져 운영해야 한다. 임금 측면에서 보면 지금처럼 배우나 작가, 연출이 큰 몫을 떼어 가고 남은 돈에서 스태프들 임금을 주는 구조에서는 불공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제작비를 집행하는 데 있어 표준이 없기 때문인데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은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이런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드라마 산업의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중국의 경우 최근 배우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계획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의적 책임 아닌 법적 책임 물어야 -드라마 제작 현장은 최종 책임자가 모호하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진재연 드라마 산업은 중층 하도급 구조로 이뤄져 있고 계약 관계가 굉장히 복잡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확히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방송사는 원청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드라마 제작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면서 KBS를 함께 고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공영방송인 KBS가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미 고용노동부와 법원에서 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은 증명됐다. 1970년 전태일 열사처럼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용해 그동안은 산업재해에 대해 방송사나 OTT가 도의적 책임을 졌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되면서 법적인 책임도 지게 됐다. 중처법은 직접 고용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한다면 기업에 안전보건 의무가 있다고 정했기 때문이다. 방송사나 OTT는 드라마 품질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스태프를 직접 고용하지 않아도 드라마 제작 현장을 실질적으로 통제한다. 이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이) 얼마나 안전 시스템에 투자했는지를 따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중처법이 어느 정도 사고 예방에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대형 제작사나 방송사들은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지상파·글로벌 OTT 손잡을 수도 -향후 한국 드라마에 대해 전망한다면. 유건식 결국 미국처럼 방송사는 제작사가 잘 만든 드라마를 사서 편성만 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싶다. 지상파 방송사는 넷플릭스처럼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할 수 없다. 당장은 방송사가 1년에 1~2편씩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만들어 채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OTT와 손을 잡을 것이다. 드라마의 해외 판권을 OTT에 팔더라도 광고가 따라붙지 않으면 방송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적자다. 이용해 향후 10년간 OTT가 드라마 유통 플랫폼으로서 계속 성장할 거라고 본다. 지상파 방송사는 플랫폼으로서의 입장을 고수하지 않고,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는 게 어떨까. 한편으론 K콘텐츠가 국내 OTT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란다. 국내 OTT는 재방송 채널이라고 인식돼 국내 투자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 일례로 최근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가입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진재연 드라마 제작 현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화 산업도 스태프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주 52시간 근무가 불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오랜 시간 노사정 합의를 거쳐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됐고, 그걸 하면서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같은 수작이 나왔다. 최근 드라마는 사전 제작이 늘어 ‘생방 촬영’(드라마 방영 직전까지 촬영, 편집을 하게 될 정도로 쫓기는 상황)이 줄었다고 한다. 방송사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노동자와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특별기획팀
  • 이혜리 “밝고 씩씩한 이미지? 제가 되고 싶은 모습이죠”

    이혜리 “밝고 씩씩한 이미지? 제가 되고 싶은 모습이죠”

     KBS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로서역“저와 달리 당찬 행동파라 매력적 덕선이와 비교? 부담보다 행복감”‘응답하라 1988’ 속 덕선이 조선시대 밀주꾼로 돌아왔다. KBS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를 마친 배우 이혜리(28)는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을 할 때마다 덕선이와 비교되는 건 부담 되지 않는다”며 “인생작을 했다는 감사함과 행복이 더 크다”고 했다. 지난 22일 종영한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그는 양반 가문 여식이지만 친오빠의 과거 준비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강로서를 연기했다. 돈을 위해 거름밭에 들어가기도 하고, 금주령을 어겨가며 밀주꾼이 되기도 한다.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에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 남영(유승호)과의 ‘밀당’ 로맨스는 물론 액션도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첫 사극 드라마라 애정이 깊다”는 이혜리는 로서에 대해 “저와 다른점이 있어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로서는 아버지를 여의고 혼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잖아요. 그럼에도 당차고 자기가 추구해 나가고 싶은 게 있는 인물이라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은 틀을 잘 못깨고 하지 말라면 안하는 사람이라지만, 그는 “사람들이 생각만 하는 것들을 생각에서 안 끝내고 행동하는 친구라 로서가 좋았다”고 했다. 2010년 그룹 걸스데이 멤버로 데뷔한 이혜리는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매일 일기를 썼다고 한다. 어릴때 일을 시작하고 매일 소화한 비슷한 일정들이 기억에 남지 않고 흘러가는 게 아까워 기록해놓았다. 10년을 지속한 긴 습관이지만, 올해는 일기를 멈추는 결단을 했다. “이런게 절 얽매이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10년을 썼으니, 이제 그만 써보자, 그만 얽매이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일기 쓰기는 놓았지만 이번 작품까지 쭉 이어온 것이 있다면 누구보다 밝고 당찬 이미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2016)로 국민적 사랑을 받은 이혜리는 ‘딴따라’(2016) ‘투깝스’(2017~2018) ‘청일전자 미쓰리’(2019), 영화 ‘판소리 복서’(2019) 등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활달한 ‘파워 연예인’이라는 별명답게 “제 성격은 여러 면이 있지만 분명한 건 밝은 이미지가 제가 살고 싶은 삶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굳은 이미지가 있다는 점을 오히려 장점이자 지향점으로 삼은 것이다. 6개월의 긴 촬영을 마치고도 이혜리는 다음 작품을 할 생각에 힘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서 30대를 잘 맞이하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작품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임꺽정’ 뭐하고 사나…“개인 인터넷 방송 준비”

    ‘임꺽정’ 뭐하고 사나…“개인 인터넷 방송 준비”

    ‘임꺽정’ 배우 정흥채가 근황을 전했다. 21일 방송된 TV조선 ‘건강한 집’에서는 데뷔 36년 차 사극 전문 배우 정흥채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정흥채는 “개인 인터넷 방송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주말 드라마 출연을 준비 중이다”라고 근황을 전했다.정흥채는 SBS ‘임꺽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방송에서 정흥채는 ‘임꺽정’ 첫 촬영을 떠올렸다. 그는 “스태프들이 ‘임꺽정 망했다’고 했었다. 아픈 아버지를 간호하는 장면이었는데, 내가 방송을 알겠냐 카메라를 알겠냐. 카메라 앵글 밖으로 나왔다가 들어왔다가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임꺽정 캐릭터를 위해 80kg에서 28kg를 증량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정흥채는 “젊었을 때는 운동하면 근육이 팍팍 생기고 했는데 요즘은 예전 같지 않다. 젊었을 때 술과 담배를 많이 해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며 “통풍을 심하게 앓았다. 지금은 집 사람이 관리를 잘 해줘서 건강하다”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한편 이날 정흥채는 뮤지컬 학과 교수 겸 안무가 아내 배혜령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흥채와 배해령은 스승과 제자로 만났다. 첫눈에 반해 12년간 짝사랑 끝에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태조 이성계 어진마저 “한복 중국 것 증거”라는 중국 [클로저]

    태조 이성계 어진마저 “한복 중국 것 증거”라는 중국 [클로저]

    개회식 한복 등장 논란 이후 ‘적반하장’ 중국어진부터 국내 가수 의상까지 ‘황당 왜곡’‘한복 공정’에 뿔난 국내 분위기를 두고 중국이 적반하장식 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곤룡포 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시나요. 사극에 등장하는 왕이 입은 붉은 곤룡포가 떠오르시나요. 혹은 세자가 입고 있는 어두운 푸른색(아청색)의 청룡포가 떠오르시나요. 흑색에 가까운 곤룡포를 입고 ‘대취타’에 맞춰 연기하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떠오르실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모든 곤룡포, 다 우리 것이 맞습니다. 다만 시기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죠. 또한 왕이 아청색이나 흑색 곤룡포를 입은 것은, 영화적 허용일 뿐 실제 역사와는 다소 다릅니다. 조선 왕이 일상복으로 입던 곤룡포는 붉은색이 정설이죠. 세자 시절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딱 한 명, 다른 색의 곤룡포를 입고 어진에 남겨진 이가 있습니다. 바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중국이 황당한 주장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이젠 태조 이성계 어진을 두고 “한복이 자신들의 것”이었다는 주장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청색 곤룡포를 콘셉트로 삼은 국내 가수를 향해 공격도 합니다. “개량된 한푸”라는 황당한 주장입니다. 모두 다 중국의 것이라는 명백한 역사 왜곡 내용입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동계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이후 한중 수교 30주년에도 불구, 양국간의 ‘역린’이 되어버린 한복 때문에 중국 내 일각에서 무리한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입니다. 개회식에 등장한 조선족을 맡은 배우가 입은 한복 탓에 국내 여론은 ‘한복 공정’이 아니냐며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이전부터 중국이 한국 고대사, 나아가 문화까지 손을 뻗쳐 자국의 것으로 흡수하려 시도 중이기 때문입니다. 뿔난 국내 여론은 중국에도 전해졌고, 이들은 한국의 여론에 되레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소수민족 대상 흡수 정책 탓입니다. 중국은 대다수를 이룬 한족과 55개 소수 민족으로 구성됐는데요. 이 밖에도 중국에서 공인하지 않은 극소수 민족도 많습니다. 이들 중 한 곳이라도 독립을 시도한다면 중국으로선 당혹스럽겠죠. 이 때문에 동북아 전문가들은 중국이 동북공정뿐 아니라 소프트파워를 활용, 자꾸만 자신들의 역사를 왜곡할 만한 문화 기록을 남긴다고 지적합니다. 어쩐 일인지 이번엔 태조 이성계 어진이 그들이 자국 논리를 합리화하는데 쓰이고 있습니다. 복수의 중국 인터넷 에디터들이 태조 이성계 어진은 중국의 한복이 한국에 간 증거라는 왜곡 주장을 담은 글을 내놓고 있죠.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한 왕이라는 것쯤은 아실 겁니다. 현재 모셔져 있는 그의 어진 속 곤룡포 색상은 혹시 기억하십니까. 남아 있는 조선 시대 왕들의 어진 속 곤룡포가 붉은색인 것과 달리 그의 곤룡포는 청색입니다. 이는 새로 세운 왕조의 독립성을 천명하기 위한 상징이 짙은데요.  조선 숙종 때에도 왜 태조께서 청색 곤룡포를 입고 계신 건지 호기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 숙종이 신하들에게 물은 기록이 있죠. 나름의 결론을 내린 것은 고려 시대 당시 숭상하던 색상이 청색이었다는 점입니다. 고려 시대에 숭상하던 색상이 청색이니 역성혁명을 일으킨 왕이지만 그 문화는 남아 색상을 활용했을 거란 추측인데요. 그런데 이성계가 고려를 건국한 왕건과 달리 고려 왕족들을 철저하게 없애려 한 것을 생각하면 다소 아이러니죠. 그에 반면, 그 숭상하던 고귀한 색상 문화는 수용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당시 스스로 황제의 나라라고 내세우던 중국과 달리 청색을 내세워 독자성을 세우려고 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조선이 동쪽에 있는 나라이니 동쪽을 상징하는 색상인 청색을 골랐을 거란 해석입니다. 어떤 해석이든, 중국 일각에서 주장하는 태조 이성계 어진이 자신들 중국에서 유래한 한복의 증거라는 주장은 다소 어폐가 있습니다. 물론 명나라와 사대관계를 맺은 후대의 왕에 와서는 붉은 곤룡포를 입습니다. 그 땐 명나라가 조선에 붉은색을 지정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태조 이성계의 청룡포가 중국의 유산이라는 건 어떤 해석을 봐도 말이 안 되는 주장인 셈입니다. 심지어 역사 속 자신들의 옷과 다르니 “중국의 개량 한푸”라는 말을 붙인 겁니다.  ‘오자탈주(惡紫奪朱)’. 자주색이 붉은색을 빼앗는다는 뜻입니다. 가짜가 진짜를 내몰았다는 말이죠. 거짓된 것이 참된 것을 욕보인다는 뜻도 됩니다. 더는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죠. 가짜가 진짜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우리 역시 부단히 기록해야 하겠습니다.
  • 이걸 아이폰으로 찍었다고? 박찬욱표 ‘일장춘몽’

    이걸 아이폰으로 찍었다고? 박찬욱표 ‘일장춘몽’

    “작은 전화기로 영화를 찍는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자유롭다는 겁니다.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마음대로 왔다갔다 하는 이미지가 떠올랐죠. 그러다 보니 마음껏 노는 잔치판, 마당극 형식의 영화를 구상하게 됐어요.” 아이폰으로 촬영한 단편영화 ‘일장춘몽’이 유튜브로 공개된 18일 박찬욱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2011년 아이폰4로 촬영한 ‘파란만장’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은 박 감독은 이번엔 아이폰13 프로로 돌아왔다. 이 프로젝트는 애플의 ‘샷 인 아이폰’(Shot on iPhone)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됐다. 직접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을 공개하는 것이다. 미셸 공드리, 데이미언 셔젤, 첸커신, 지아장커 등 여러 감독이 앞서 참여했다.박 감독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파란만장’을 찍었을 땐 화질이 깨져 영화관처럼 큰 화면에 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일부러 입자 효과를 넣은 것 같은 트릭을 써야 했다”면서 “이번엔 훨씬 진보한 기술이 담긴 휴대폰으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분 길이의 ‘일장춘몽’의 각본은 박 감독이 동생 박찬경 감독과 함께 썼다. 마을의 은인 흰담비(김옥빈 분)의 관을 만들 나무를 구하기 위해 장의사(유해진)가 무덤을 파헤치고, 그 과정에서 무덤 주인인 검객(박정민)이 깨어나면서 일어나는 소란을 그린 무협 로맨스 영화다. 가장 고전적인 한국적 장르를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보여준 셈이다.‘1987’, ‘암살’ 등을 찍은 김우형 촬영감독과 밴드 이날치의 리더인 장영규 음악감독도 합세했고,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큰 인기를 얻은 모니카가 안무 감독을 맡아 극 후반부의 춤판 장면을 구성했다. 김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연락을 받고 거절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아이폰의 시네마틱 모드가 상당히 유용했다. 다른 렌즈 장비 없이 거의 모든 장면을 폰으로만 찍었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촬영 장비가 아닌 휴대폰으로 찍는 영화는 배우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영화 ‘박쥐’에 이어 두 번째로 박 감독과 호흡을 맞춘 김옥빈은 “원래는 카메라가 앞에 있으면 연기를 의식하는 느낌이 드는데, 아이폰은 작다 보니 어디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며 “카메라를 신경쓰지 않고 연기하니까 더 자유로웠고, 그만큼 여러 각도에서 더 멋진 장면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박 감독과 함게 한 유해진은 “그동안 ‘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기만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불러줘 너무 감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과거 필름을 감아 쓰는 영화 제작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바뀔 때 정말 생소하고 낯설었던 기억이 있다.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건 그때와 비슷하게 신선한 경험이었다”며 “영화의 퀄리티가 궁금했는데 직접 보니 깜짝 놀랄 만큼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감독은 “지금까지는 유해진씨에게 맞는 배역이 없었다”며 “‘일장춘몽’은 유해진이라는 배우를 놓고 쓰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박정민은 “감독님께 처음 연락을 받고 ‘띠용’ 하는 기분이었다. 꿈 같은 일이었다”며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하겠다고 답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사극 장르가 처음이라 걱정했는데, 의상팀 등에서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만들어 줘 감사하다”며 “평소에 유튜브에서 아이폰으로 만든 단편 영화를 여럿 보면서 감동 받았는데, 감독님 지휘 아래 우리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 그래도 우린 한 민족 ! ‘모가디슈’… 그래서 우린 한 핏줄! ‘세자매’

    그래도 우린 한 민족 ! ‘모가디슈’… 그래서 우린 한 핏줄! ‘세자매’

    올해 설 연휴 안방극장에서는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책임질 화제의 한국 영화들이 대거 선을 보인다. 우선 지난해 한국 영화 흥행 1~3위 작품들을 ‘방구석 1열’에서 관람할 수 있다. tvN은 2월 1일 오후 6시 50분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를 방송한다. 36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2021년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발발한 내전으로 고립된 남북 공관원들의 탈출기를 그렸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등 배우들의 명연기에 모로코에서 촬영한 이국적인 풍광이 어우러져 호평을 받았다.지난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싱크홀’은 오는 31일 밤 8시 20분에 SBS에서 방송된다. 서울살이 11년 만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한 가족이 초대형 싱크홀 발생으로 빌라 주민들과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재난 블록버스터로 김성균, 차승원, 이광수 등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가 돋보인다. 3위를 기록했던 황정민 주연의 ‘인질’은 2일 밤 10시 30분 tvN에서 방송된다.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등 세 여배우의 합이 돋보였던 ‘세자매’는 31일 밤 11시 2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부모와 세 자매 간의 상처와 용서를 다룬 작품으로 지난해 국내 영화제에서 각종 연기상을 휩쓸었다.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 ‘오! 문희’도 1일 오전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MBC는 성동일 주연의 ‘담보’를 1일 밤 11시 10분에 방송한다. 까칠한 사채업자 두석이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아홉 살 아이를 담보로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따끈따끈한 최신작도 선보인다. 유오성, 장혁 주연의 누아르 영화 ‘강릉’은 2일 밤 10시 20분 SBS에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무쇠팔’ 고 최동원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은 2일 오후 6시 tvN STORY에서 방송된다.
  • ‘동물학대’ 논란 확산…KBS “생명경시 참사 사과”

    ‘동물학대’ 논란 확산…KBS “생명경시 참사 사과”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의 촬영 과정에서 불거진 동물 학대 논란이 확산되자 KBS가 관련 제작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24일 사과문을 내고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KBS는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촬영해야 할 장면은 없다”며 “KBS는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송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은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넘어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말이 촬영 1주일 뒤 사망하면서 이런 방식의 촬영이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한 동물보호법에 위반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KBS가 입장문을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사과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정도전’, ‘각시탈’ 등 다른 KBS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낙마 장면 연출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태종 이방원’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는 중단됐으며, 지난 22~23일 방송 예정이었던 13, 14회차도 결방했다.
  • ‘동물권 보호’ 한목소리 내는 여야 후보들

    ‘동물권 보호’ 한목소리 내는 여야 후보들

    윤석열 후보 페이스북에 글 게재이재명 캠프, 동물권 강조 이어가여야 후보들이 2030대 청년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동물권 보호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라마 촬영 중 낙마 장면을 찍은 말이 넘어져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모두에게 위험한 촬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영화 ‘브레이브 하트’ 사례를 들어 대안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당시 촬영 때도) 말이 죽거나 다치는 장면에는 정교한 (말) 모형을 사용했다”면서 “동물에게 위험한 장면은 사람에게도 안전하지 않다. 만약 말 다리에 줄을 묶어 강제로 넘어뜨리는 등의 과도한 관행이 있었다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윤 후보가 언급한 사고는 KBS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발생한 것이다. 극중 낙마 장면을 위해 동원한 말이 강제로 넘어진 후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대 논란이 일었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이 사건을 언급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글에서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원은 23일 현재 12만 9100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도 21일 공개한 ‘길 위의 생명을 위해, 나를 위해 이재명’ 제목의 1분 13초 분량 영상에서 동물 보호 의지를 밝혔다.한파 속 길고양이들과 ‘캣맘’의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 김씨는 “사람도 길 위의 생명에게도 겨울은 견디기 힘든 계절”이라면서 “세상을 덮는 새하얀 눈은 길 위의 삶에 고단함을 더해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어디에도 우리가 편히 쉴 곳은 없어 보인다. 배고픔은 참아보겠지만 떄리거나 쫓아내지만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길 위의 작은 생명들과 공존을 위해 민주당이 더 노력할 것”이라며 “조금만 더 견뎌주길. 곧 봄이 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 후보 배우자의 새로운 선거 운동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 선대위는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학대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지난 15일 동물권위원회를 출범했었다.
  • 할리우드에서 살아있는 말로 ‘낙마씬’ 찍는 방법[이슈픽]

    할리우드에서 살아있는 말로 ‘낙마씬’ 찍는 방법[이슈픽]

    KBS ‘태종 이방원’ 말 낙마촬영할리우드서 1930년대나 썼던 방식동물단체, ‘동물 학대 치사 혐의’ 고발 KBS 대하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촬영 중 학대 의혹을 받은 말이 해당 장면 촬영 일주일 뒤 숨진 것으로 알려지며 21일 논란이 거세다. 해외에선 1936년 개봉한 영화 ‘빛 여단의 책임’에서 같은 방식으로 촬영한 뒤 말 25마리가 죽자, ‘미국인도주의협회’(AHA)는 촬영에 동원되는 동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말 다리를 와이어로 묶어 고의로 넘어뜨리는 촬영 방식은 무려 90년 전인 1930년대 할리우드에서 사용됐던 방식으로 전해진다. 최근 미디어 속 낙마 장면 등은 CG(컴퓨터에 의한 영상처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할리우드에서 살아있는 말로 ‘낙마씬’ 찍는 방법 이 가운데 약 27년 전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브레이브하트’의 낙마 장면 촬영 방법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브레이브하트’는 미국에서 만든 멜 깁슨 감독의 전쟁 휴먼 영화로, 전쟁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 이 영화에는 전쟁 중 말이 창에 찔리거나 달리다 넘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죽거나 다치는 말들은 모두 인형이었다. 낙마 장면에는 ‘말 인형’이 사용됐고, 말이 다치거나 죽는 일은 없었다. 실제 살아있는 말과 기계로 움직이는 인형 말을 한 장면에 담아 현실성을 높혔고, 여러 각도에서 교묘하게 촬영해 실제 말처럼 보이게 했다.‘태종 이방원’ 고꾸라진 말, 결국 일주일 뒤 죽었다 해당 장면은 이달 1일 방영된 ‘태종 이방원’ 7회에 연출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으로, 이 장면을 위해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앞으로 넘어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S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낙마 장면을 촬영한 말이 죽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밝혔다. KBS는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나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후 돌려보냈다”며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한 결과 촬영 후 일주일쯤 뒤 사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 카라 등 동물권보호단체 측은 이번 촬영 방식이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일제히 비판했다.한편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다.
  • [포토] 동물보호단체, KBS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포토] 동물보호단체, KBS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인 KBS 2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2주 연속 결방한다. ‘태종 이방원’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오는 22일과 23일 방송 예정이었던 13·14회 결방을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어 “당초 설 명절을 앞두고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편성 예정이던 29일과 30일 방송도 쉬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태종 이방원’은 낙마 장면 촬영 현장에서 와이어로 말을 강제로 쓰러트리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말은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측은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사과했으나 비판 목소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태종 이방원’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2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4만여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배우 고소영, 김효진, 공효진 등 유명 연예인들도 개인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등을 통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현재 문제의 장면이 담긴 ‘태종 이방원’ 7회는 KBS 홈페이지를 포함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등에서 중단된 상태다.
  • 말 학대 논란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결국 2주 연속 결방

    말 학대 논란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결국 2주 연속 결방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인 KBS 2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결국 2주 연속 결방한다. ‘태종 이방원’ 관계자는 21일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오는 22일과 23일 방송 예정이었던 13·14회 결방을 결정했다”면서 “당초 설 명절을 앞두고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편성 예정이던 29일과 30일 방송도 쉬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문제의 장면이 담긴 ‘태종 이방원’ 7회는 KBS 홈페이지를 포함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에서 중단됐다. 앞서 ‘태종 이방원’은 낙마 장면 촬영 현장에서 와이어로 말을 강제로 쓰러트리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말은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동물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태종 이방원’은 높은 시청률은 물론 작품성에 대한 호평을 받았으나 지난 20일 동물권 행동 단체 카라가 촬영 동물학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동물권 보호단체인 ‘카라’는 전날 서울 마포경찰서에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는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로 이는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라면서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이번 상황을 단순히 ‘안타까운 일’ 수준에서의 사과로 매듭지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도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드라마 제작진이 낙마 장면을 촬영하며 말을 일부러 넘어뜨려 죽게 하는 학대를 했다”면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영등포경찰서에 고발장을 낼 예정이다. 동물자유연대 측도 촬영 당시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말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태종 이방원’ 제작진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사과했으나 비판 목소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태종 이방원’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2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4만여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배우 고소영, 김효진, 공효진 등 유명 연예인들도 개인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등을 통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 KBS ‘태종 이방원’ 고꾸라진 말, 결국 일주일 뒤 죽었다

    KBS ‘태종 이방원’ 고꾸라진 말, 결국 일주일 뒤 죽었다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중낙마 신 “동물학대” 비난 쇄도동물자유연대 “명백한 동물학대”KBS “책임 통감…재발방지 노력”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태종 이방원’ 측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촬영 도중 고꾸라진 말은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동물학대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KBS는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논란 관련 사과문을 내고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KBS는 “지난해 11월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김영철 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낙마 장면 촬영은 매우 어려워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했으나,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라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사고 직후 스스로 일어났지만…일주일 뒤 사망” KBS는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 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KBS측은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라고 전하며 재차 사과했다.작년 11월 해당 장면 방영 이후 “동물학대” 비난 쇄도 앞서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제작진이 말을 활용한 촬영을 할 때 동물학대가 이뤄졌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동물자유연대가 문제를 제기한 장면은 ‘태종 이방원’ 7회에서 이성계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신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이후 해당 장면을 촬영한 현장 동영상도 공개했다. 현장 영상을 보면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달리게 했고, 빠른 속력으로 달리던 말은 와이어 길이가 다한 지점에서 강제로 고꾸라졌다. 말은 거의 180도 돌면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한동안 몸부림치면서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촬영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는 “성인 남자들이 뒤에서 줄을 당겨서 달리는 말을 넘어뜨렸다. 배우는 스턴트맨이었지만, 안전장치 없이 일반 보호장구만 주어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결국 배우도 떨어져서 잠깐 정신을 잃었고 부상까지 있어서 촬영이 멈췄다”라고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태종 이방원의 촬영 방식은 촬영을 위해 동물을 고의로 위험에 빠트리고 상해를 입히는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동물학대에 해당하기에 오늘 마포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해당 방송에 출연한 말이 심각한 위해를 입었을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표하면서 방송사에 “말의 현재 상태 공개와 더불어 해당 장면이 담긴 원본 공개하라”고 촉구했다.“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행위”…국민청원 올라와 한 시청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논란에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을 올렸고, 약 1만3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방송 촬영에 이용되는 동물의 안전 문제는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말은 발목을 낚시줄로 휘감아 채는 방법 등으로 고꾸라지듯 넘어지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이는 동물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동물자유연대는 “KBS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의 윤리 강령을 살펴본 결과 동물에 대한 언급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연이나 야생동물을 촬영할 때 주의해야할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동물 배우‘의 안전이나 복지에 대한 고려는 전무하다”라고 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말이 너무 불쌍해”, “명백한 동물학대”, “가이드라인도 없다고? 문제가 있네”, “말못하는 동물이라고 너무했다”등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 동물자유연대,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논란 장면 공개

    동물자유연대,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논란 장면 공개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말이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송돼 논란이 된 가운데, 동물자유연대가 촬영 현장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가 20일 공개한 영상에는 배우가 탄 말이 산속 경사면을 따라 내달린다. 빠르게 달리는 말의 왼쪽 발목에는 밧줄이 묶여 있다. 여러 사람이 밧줄을 잡아당기자, 갑자기 말이 바닥에 고꾸라진다. 말은 고통스러운 듯 뒷발질하다가 이내 가라앉는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1일 방송된 ‘태종 이방원’ 7화에서 나왔다. 이성계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이 말을 타고 산속을 달리다가 무언가에 걸려 고꾸라지며 말에서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달리던 말의 몸체가 90도가량 뒤집히며 머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모습이 연출됐다.논란의 장면을 본 한 시청자가 지난 17일 KBS 누리집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이 시청자는 “여기 나오는 말들은 어떻게 관리가 되는 건지 뼈가 다 드러나 보이고 앙상하다. 이성계 낙마 장면에서도 말이 땅에 완전히 꽂히는 모습이다. 말을 강압적으로 조정하지 않고서 저 자세가 나올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동물자유연대 정진아 사회변화팀장은 “제보받은 영상에서 말 발목을 와이어로 묶어 넘어뜨리는 걸 확인했다. 이는 명백한 동물 학대라고 판단했다”며 “KBS 측에 해당 말 생존 여부와 안전은 어떤지 확인 요청과 재발 방지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면담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팀장은 “방송이나 영화 촬영 시 동물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어 2010년부터 문제를 제기했다”며 “사극 같은 경우 말이 많이 등장하는데,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있다는 제보를 종종 받았다. 하지만 촬영 현장 특성상 증거 자료 확보가 어렵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이번처럼 증거 영상을 확보한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재언 변호사(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는 “이번 사건은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3호, 또는 제4호에 해당될 수 있다”며 “제3호는 유흥의 목적이나 오락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제4호의 경우는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경우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동물보호법은 고의범만 처벌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고의가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되 누구를 대상으로 할지는 내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 아파트 울타리에 남았을까… ‘호랑이 등’에 올랐던 태종·세종의 꿈

    아파트 울타리에 남았을까… ‘호랑이 등’에 올랐던 태종·세종의 꿈

    ■조선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머물렀던 이궁(離宮) ■서울 광진구 뚝섬로 58길 101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앞 울타리의 펜스형 표석(복원한 낙천정은 인근 현대강변아파트 102동 옆)“천명을 알아 즐기노니 근심하지 않는다.” 학창 시절 교과서로 배운 동아시아 겨울 날씨의 특징은 ‘삼한사온’이었다.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한 날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한데 이제 한반도의 겨울에는 두 가지 선택지만이 남은 듯하다. 춥고 맑은 날, 그게 아니면 따뜻하고 미세먼지 심한 날. 망설이다 결국 전자를 택했다. 영하의 기온에 고추바람이 불어 길을 나서기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눈이 따갑고 목이 칼칼한 날보다는 낫다.오랜만에 나가려니 채비가 많다. 모자와 장갑, 마실 물 따위의 기본 준비물 외에도 무릎과 발목 보호대를 챙겼다. 졸저 ‘도시를 걷는 시간’(2018, 해냄출판사)을 쓰기 위해 길을 나섰던 왕일과 달리 관절이 부실해지고 눈은 어두워졌다. 모두가 시간에 스친 흔적일지니 조금은 느리게 걷고 차근히 어루더듬어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시 여행자가 되기 위해 신발 끈을 단단히 조인다. 무뎌졌던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2018년 3월 기준으로 316개 설치된 것으로 확인했던 서울시내 표석의 수는 2020년 2월 기준 320개로 조정됐다. 주변 경관에 맞게 디자인을 변경하고 역사적 사실 확인을 통해 위치까지 변경하는 정비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전에 찾았던 20여개를 제외하고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천명을 알아 즐기노니 근심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 ‘낙천정 터’(樂天亭址)다. 때마침 공영방송에서 부활한 대하사극의 주인공 이방원과 관련된 장소이기도 하고, 그가 아들 세종을 통해 실현코자 했던 ‘조선의 꿈’이 얼비친 의미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다. 변화와 변동의 해로 일컬어지는 임인년에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나라와 지역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누가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탈 것인가? 누가 하늘로 호랑이를 잡을 것인가? 권력을 호랑이(범)에 비유하는 옛말은 하고많다. 겁 없는 사람들이야 호랑이를 잡을 욕심에 들뜰 테지만 평범한 민인들에게는 ‘예기’에 나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이 더 생생하다. “18년 동안 호랑이(虎)를 탔으니, 또한 이미 족하다!”(‘태종실록’ 태종 18년 8월 8일 기사) 태종이 세자(세종)에게 국보를 주며 했던 말이다. 그는 호랑이를 잡아탄 사람이다. 그리고 호랑이의 등에서 스스로 내려온 사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호랑이를 잡아탄 자는 뭇별처럼 많으나 스스로 내려온 사람은 드물다. 세자와 대언들이 울며불며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양녕을 폐하고 충녕을 왕세자로 삼은 날이 같은 해 6월 3일이니 딱 두 달 닷새 만에 모든 일이 종료됐다. 해묵은 소재의 재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태조와 태종의 조선 건국 서사가 끊임없이 변주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태종 이방원, 그는 분명 특별한 욕망과 의지를 지닌 ‘문제적 인간’이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4번 출구를 빠져나와 자양대로 큰길에서 좌회전한 뒤 눈앞에 바라보이는 롯데타워를 향해 1㎞쯤 직진한다. 스마트폰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은 도시 여행자의 알뜰한 벗이지만 손바닥에 지도를 펼치고 걸어도 길눈이 어두운지라 번번이 헤맨다. 골목과 갈림길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근방까지 자동차로 접근하면 편할 것을, 한겨울에 뚜벅이로 낯선 동네를 헤매 다닐 것을 걱정하며 친구들은 혀를 찼다. 하지만 다정한 그들이 모르는 것도 있다. 천천히 걷지 않으면 놓치는 사람살이의 풍경들.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 길가 교회 벽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느닷없는 역병의 창궐로 멈춰버린 듯한 세상. 그래도 사람들은 살기 위해 발버둥질하고 시나브로 세월은 흘렀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은, 두창과 온역과 이질 등의 전염병이 연이었던 18세기의 조선 사람들은 어떻게 그 시절을 견뎠을까? 훗날의 역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까? ‘코로나19’라는 병명과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만으로 입김으로 축축해진 마스크 안에서 숨을 내뱉고 들이마시며 하는 생각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이어지는 일상과 희로애락까지를 이해할 수 없을 테다. “내가 역사를 읽고, 이해하는 방법은 그러하다. 수천수백 년 전 바로 이곳에서 살았던, 이 땅을 밟고 지났던 사람들과 삶을 상상하며 그려내는 것.” 어쩌면 차가운 돌에 불과한 표석(標石), 역사문화유적지를 표시하는 푯돌들을 찾아다니며 되뇌던 말이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은 박제된 기록이 아니라 인문학적 상상 속에서 만난다. 거대 역사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역사가 있다. 오늘도 우리는 역사의 현장에서 역사를 살고 있다. 그러니 선인들이 그러했듯 우리도 견딜 것이며, 이 순간 또한 지나서 마침내 역사가 될지니. 종교는 없지만 간절히 기도해 본다. 부디, 병고와 생활고와 마음의 상처까지 고통을 앓고 있는 모든 이들이 회복되기를!광양중학교를 지나 일방통행로인 자양강변길을 걷다가 광양고등학교를 오른편에 두고 이면도로를 곧장 따라간다.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이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앞 교차로 울타리에 낯설고도 익숙한 그것이 눈에 띈다. ‘낙천정 터: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지은 이궁(離宮) 낙천정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세종은 태종과 의논하여 대마도 정벌군을 파병하였고, 이기고 돌아온 정벌군의 환영식을 베풀었다.’ 표석으로서는 보기 드문 펜스형 표석, 혹은 표식이다. 광화문광장의 기로소 터 표석처럼 바닥에 표기하거나 유명 인물의 집터인 경우 벽에 부착한 것은 보았는데 울타리에 걸린 건 처음이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풍수지리를 강의하는 문화답사 길잡이 야초 김석중 선생의 티스토리를 참고하니, 전에는 모퉁이에 화강암 표석 형태로 자리했다가 정비 작업을 통해 현재의 형태가 된 듯하다.사실 낙천정은 이름 그대로 정자(亭)이고,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거처했다는 이궁은 서울 동쪽 풍양궁과 서쪽 연희궁과 달리 별다른 이름이 없었나 보다. 벽 없이 기둥과 지붕만 지어 좋은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정자의 기능이니 ‘낙천정 터’ 표석 자리에 정자가 있었을 리는 없다. 표석은 강변북로 저편의 한강을 등진 모양새로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자리에 낙천정이 있고, 표석을 포함한 주차장 인근에 이궁이 있어야 이치에 대략 맞을 듯하다. 하긴 자양현대3차아파트가 1996년에 사용승인을 받았으니 2009년에 표석을 세울 때는 별다른 수가 없었을 테다. 막강한 현재에 가로막혀 과거는 추측과 상상의 영역으로 멀찍이 밀려난다. (하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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