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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2일 TV 하이라이트]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8시20분) 형철은 재희 앞에서 정신없이 마음 편하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멈칫한다. 재희는 그런 형철의 표정을 읽고 미안해하는데, 형철은 재희의 무릎에 피가 맺힌 것을 보고 놀란다. 재희는 무릎을 직접 소독해주고, 약을 발라주는 형철에게 감동 받고는 처음부터 형철을 좋아했다는 고백을 하고 만다.   ●해피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김지영, 남성진 부부의 숨은 친구찾기. 예쁘고 공부 잘하고 성격도 착했던 김지영. 외모는 공주 같지만 걸음걸이가 팔자여서 달리기를 할 때면 그 팔자걸음이 더 강조되어 폭소를 자아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탤런트 엄마, 아빠 밑에서 바른생활 사나이로 자라온 남성진의 어린시절도 소개된다.   ●도전!성공시대(SBS 오후 6시30분) 일본 톱모델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최후의 3인. 그 가운데 최종 1인을 가리기 위한 테스트가 이어진다. 일본의 유명 사진작가, 남자모델과 함께하는 ‘섹시 컨셉트 화보촬영’. 호흡을 맞출 일본 남성모델은 국내 CF, 패션화보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졌다. 남성모델과의 화보촬영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온 가족이 돼지고기를 좋아해 더욱 더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개발하게 됐다는 김영희 주부. 돼지고기의 맛을 확실히 살려주는 양념장 만드는 법과 우리 가족들의 체질에 맞는 돼지고기 부위 고르기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한번 삐끗하면 도무지 낫지 않는 주부 직업병, 요통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글로벌 코리안(생태계의 보호막, 해안사구가 살아난다)(YTN 오전 10시35분) 각종 생물의 번식은 물론 우리의 생활을 돕는 생명의 모래 언덕, 해안사구. 나날이 심각해지는 이상 기후 현상과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천연자원인 해안사구가 사라져갈 위기에 놓여 있다. 생태계를 움직이는 미다스의 손, 해안사구에 대해 알아 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고구마에는 비타민이 매우 풍부해 피부를 곱게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식이섬유가 배변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신장보호와 신경통에도 좋으며 암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맛도 영양도 좋은 고구마의 다양한 효능을 알아보고, 여러 가지 요리를 함께 만들어 본다.
  •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4)신실사구시(新實事求是)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4)신실사구시(新實事求是)

    동양사상에서 실사구시(實事求是)라는 말을 자주 쓴다. 사실에서 진리를 구한다는 말이 철학적 담론으로 성하게 된 것은 중국의 청대 말 고증학파가 등장하면서 문헌고증에 의거해서 확실한 진리를 구하려는 요구에서였다. 그런 고증학의 정신이 점차로 학문 일반의 이념으로 퍼지면서 현실생활의 이익에 이바지하지 않는 허학(虛學)을 배격하는 실학(實學)의 정신으로 실사구시의 의미가 정착되었다. 그래서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나라의 부국강병에 이바지하는 학문인 실학(기술학과 경세학 등)을 하지 않고, 오로지 과거시험에 합격하기 위하여 사장(詞章)에만 전념하는 학문을 경멸하였다. 다산 사상을 음미해 보면, 그는 단적으로 행사(行事=일함)의 철학으로 일관했다. 그는 자기 시대의 현실을 혁파하는데 도움이 안 되는 주자학의 사변(思辨)을 멀리하고, 현실의 비리와 부조리를 근절하는 원시 유학사상인 공맹학으로 되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일함의 정신을 강조하는 그의 행사학은 두 가지의 각도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지성적으로 과학기술적 사고를 권장하는 실용적 지성론과 또 다른 하나는 시대의 도덕적 해이와 타락을 극복하려는 도덕적 의지론을 그의 행사학(行事學)이 각각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관점이 그의 철학에서 세련되게 접목되어 있지 못하다. 그런데 이 글은 다산의 사상을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산의 행사학적 초점불일치가 실로 그간 인류의 실학사상의 이대조류를 대변하기에 언급된 것이다. 인류의 실학사상은 첫째로 경제기술적 지성의 강화로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어 가는 실용적 지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 그와는 달리 사회도덕적 선의지의 칼날을 예리하게 해서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어가려는 도덕적 의지를 뜻하기도 한다. 서양철학에서 실학정신으로서의 실용적 지성이나 도덕적 의지는 다 근대화의 여명기에 서양에서 일어난 계몽주의적 진보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마도 동양의 실학과 실사구시론도 서양 과학기술문명의 밀물 앞에서 주자학적 사변학에 대한 자각된 반작용이 아닌가 여겨진다. 같은 계몽주의의 자식이면서 실용주의는 세상의 경제기술적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해결하는(solving) 도구적 지식으로서의 편리의 진리에 초점을 모았고, 도덕주의는 세상의 사회도덕적 불의를 영구히 해소하려는(resolving) 목적적 선의지인 정의의 진리에 그 이념을 두었다. 이것이 도구주의와 목적주의의 철학사상을 가르는 분기점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 실용주의가 경제기술적 편리의 측면에서 세상에 많은 이익을 주었으나, 또한 그 실용주의의 독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편리의 진리가 기능주의와 인간의 끝없는 상품화를 촉진시켜 소유를 위하여 존재를 마멸시키는 부작용을 필연적으로 낳는다는 점이다. 기능주의는 인간을 문제해결의 기능으로만 평가하고, 실용주의는 소유의 증대를 가져오는 성공만을 진리로 간주한다. 소유적 성공의 신화가 인간을 가장 비싼 기능적 상품으로 만들어 준다. 성공적이지 않는 상품은 기능적 가치가 없다. 늙은이와 연약한 이의 상품가치는 점점 줄어든다. 늙지 않게 보이려고 모두 안간힘을 쏟는다. 기능가치가 없는 것은 폐품처리된 쓰레기와 같다. 죽음은 기능이 완전 정지된 가치상실에 불과하다. 죽음에 어떤 존재론적 의미도 없다. 편리의 진리는 동시에 인생에서 소유적 기능과 성공만을 전부인 양 보게 한다. 편리의 진리는 인생에서 고요와 허심의 의미를 지워버리게 한다. 거기에 문명의 병이 생긴다. 다른 한편으로 도덕적 의지론으로 사회를 정의롭게 만들려는 정신적 실사구시는 실학적으로 성공했는가? 세계사에서 자유와 평등이 지배하는 정의사회를 이룩하려는 운동이 1789년에 일어났다. 이른바 프랑스 대혁명이다. 자유와 평등사회를 이룩하려는 사회정의의 이념은 많은 의식의 긍정적 변화를 수반해 온 게 사실이다. 인류사는 그 혁명 이후로 점진적으로 자유와 평등의 실현에서 큰 족적을 남긴 것은 틀림없다. 계급신분의 불평등 철폐, 성별에 의한 불평등의 폐지, 종교와 인종에 의한 불평등의 부정 등으로 인류가 후천적 억압과 불평등의 요소를 대폭 감소시키거나 제거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겠다. 그러나 자유의 선은 개인주의의 성역화와 함께 방종의 악을, 평등의 선은 사회적 공동체의 명분아래에 질투와 대등의식의 악을 필연적으로 초래했다. 나와 너는 사회생활에서 다르면서 서로 엮어지는 일체적 존재인데, 자유는 다르다는 것만을 강조하는 개별의식의 성채를 쌓고, 평등은 서로 상관적인 상응성을 동등성으로 오해하여 나보다 나은 것을 참지 못하여 시기하고 질투하는 대등의식으로 미끄러진다. 계몽주의 사상은 인류를 진보케 하는 자유-평등이 오로지 선의 진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는데, 실제로 인류의 역사에는 그런 일방적 낙관은 허상이고 반드시 좋은 가치에는 나쁜 반(反)가치가 필수적으로 동반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자유와 평등에 의한 정의의 가치도 이기적 방종과 한풀이와 같은 대등의식의 반가치를 동반하는 이 사실(史實)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정 실사구시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일까 하고 다시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기술적 실용적 지성과 사회정의적 도덕적 의지가 실학이고 실사구시라는 생각을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역사적 분기점에 우리가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동양사상에는 불교와 노장사상은 실학이 못되고, 현실도피적 허학으로 간주돼 왔다. 그래서 불교와 노장사상은 사회과학적으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 불교와 노장사상이 진정한 실학이고, 새로운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읽혀져야 한다. 불교와 노장사상은 우선 세상을 판단하고 제조하려는 지성과 의지의 철학이 아니다. 인류는 그간 지성과 의지로 세상을 편리하게만 만들 수 있다거나 세상을 정의롭게만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다 계몽주의의 영향이다. 동양의 주자학도 이 점에서 계몽주의와 비슷하다. 그러나 불교와 노장사상은 세상이 일방적인 가치로 발전하지 않고, 늘 대대법(待對法)적인 상관적 관계로 얽혀지는 천짜기와 같다고 주장해 왔었다. 부처와 중생은 이중적이어서 중생이 없으면 부처가 실존하지 않고, 또 부처가 없다면 중생이 생기지도 않는다고 불교는 본다. 노장사상에서 선은 악에 대한 선이고, 악도 선에 대한 악이라서 선악이 항시 양가적으로 발생을 하지, 일방적으로 선의 승리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주 편리한 문명의 이기(利器)로서의 컴퓨터가 동시에 인성을 망가뜨리는 해기(害器)가 된다는 것과 같다. 편리와 정의는 다 지성의 소유론적 철학의 산물이다. 세상을 일시적 진리나 영구적 진리로 바꿔 보려는 의도를 소유론적 철학이 품어 왔었다. 세상에 진/선/미를 설치하고 위(僞)/악(惡)/추(醜)를 걷어 내겠다는 의도가 그 동안의 실학과 실사구시의 정신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안 된다. 문명의 이기가 동시에 문명의 해기가 되듯이, 선도 악과 별거하지 않는다. 이익과 선에 집착하면 그만큼 상실과 악도 거세게 덤벼든다. 불교의 아뢰야식(제8식)이 진망(眞妄)화합식으로서 여래종자와 중생종자가 동시에 있듯이(43회 글), 세상에는 늘 양가성이 공존한다는게 불교의 사실론이다. 이런 양가적 사실에 바탕해서 세상을 경영하는 것이 새 실학이고, 새 실사구시겠다. 서산대사(16세기)는 ‘선가귀감’에서 “중생심을 버리려 애쓰지 말고, 다만 스스로 자성을 더럽히지 말라. 정법을 구하는 것도 곧 삿(邪)됨”이라고 밝혔다. 진리를 구하려고 애쓰는 것도 또한 미망이라는 말과 같다. 진/선/미를 가려서 선택하면, 그와 동시에 세상에 위/악/추가 덩달아 함께 온다. 사람들은 전자를 좋아하고, 후자를 미워한다. 후자를 미워하는 것이 정의라고 착각한다. 미워한다고 후자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좋아하는 마음은 미워하는 마음을 곧 닮는다. 정의의 이름으로 수백만이 살상당했다. 현대사의 소련과 중공에서, 독일과 캄보디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불교는 이중적 세상사를 다 환영(幻影)으로 보라고 일렀고, 장자는 그것을 망량(罔兩)이라고 명명했다. 장자의 주석가인 위진(魏晉)시대의 곽상(郭象)은 망량을 ‘그림자를 둘러 싼 엷은 막’이라고 주해했지만, 그 엷은 막(罔)이 둘로 쪼개졌다(兩)는 것은 세상사가 대대법적으로 상반된 차이의 관계로 이루어졌다. 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도 괜찮지 않을까? 세상사를 환영이나 망량으로 본다는 것은 종래의 실학에 의하면 허탈하고 초연한 탈속적 심성으로 세상사를 대하는 은둔주의와 같다고 해석되었다. 그러나 세속을 위하여 하나를 얻으면 또 다른 하나를 필연적으로 잃게 되고, 선(善)을 생각하면 악(惡)이 불청객으로 따라오니, 재래의 실학적인 택일법의 철학은 결국 세상에 ‘이/해’(利/害)의 종자와 선악의 종자를 동시에 흩뿌리는 결과를 빚는다. 이것은 사실에서 진리를 찾는 실사구시의 길이 아니다. 오히려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는 혜능조사의 생각(43회 글)이 더 실학적이고 실사구시적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사실적으로 선악이 동거하고 있으므로, 선의 생각이 강렬하면 반드시 악의 생각도 그만큼 치열하게 일어난다. 선악의 동거나 동봉의 사실은 선악을 동시적인 이중긍정으로 다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 이중긍정은 바로 선악을 이원적인 실체로 보지 않고,‘환영’이나 갈라진 그림자로서의 ‘망량’으로 보는 사유와 다르지 않다. 이것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동일인물의 이중성으로 보는 것과 같다. 두 측면이 다 그림자이므로 환영의 이중긍정은 즉 이중성에 얽매이지 않기에 이중부정의 마음과 같다. 이중부정의 초탈한 마음이 새로운 실학과 실사구시의 참 뜻이겠다. 부처나 성인이 되기 위한 노력이 부처병이나 성인병을 자초한다. 중생의 번뇌를 버리려 애쓴다고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듯, 무선무악한 본성에로 되돌아가는 공부가 바로 가장 세상을 복되게 하고 세상을 크게 이익되게 하는 실학이다. 우리가 경제기술적으로 잘 살되 탐욕의 노예가 안되고, 우리가 불평등하지 않되 차이를 대등의 질투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유로운 회통으로 한마음의 일체감을 형성하도록 가는 길이 신 실사구시의 길이겠다. 그러기 위하여 마음닦기의 국민운동이 가장 빠른 실사구시운동이 아닌가?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3월신당·속도조절·與유지’ 세 기류

    ‘3월신당·속도조절·與유지’ 세 기류

    10·25 재·보선으로 촉발된 정계개편 논의가 여당 내 계파간 샅바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당내 일부의 자제론 속에서도 한번 터진 봇물은 쉽사리 멈추지 않을 조짐이다. 오히려 그동안 각 계파와 의원모임 등이 갈고 닦았던 ‘대선 복안’의 밑그림들이 수면 위에서 격렬히 충돌하며 당내 핵분열을 재촉하는 양상이다. ●12월 전대론에 속도조절론까지 27일 쟁점의 불씨는 당 홍보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이 던졌다. 민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죽는 길이 사는 길이다’라는 글에서 ‘12월 조기 전당대회-3월 신당창당-6∼9월 경선’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민 의원은 “현재의 비상대책위원회는 1월까지 당을 끌고 갈 힘이 없다.”면서 “당의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우리당·민주당·고건 전 총리·한나라당 내 개혁세력·시민사회세력이 망라해 평화복지세력을 아우르는 신당을 창당, 모든 후보가 평등한 조건에서 국민참여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민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통합신당 구상에 긍정적인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재·보선 이후 ‘무질서한’ 정계개편 논의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도 이날 공식화됐다. 문희상·오영식 의원 등 무계파 중진·소장 모임인 ‘광장’과 김영춘·유기홍 의원 등 국회 교육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날 “정치적 논란과 자해행위를 자제하고 정기국회 이후 체계 있고 질서 있는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 등 실용주의 모임인 ‘실사구시’, 전병헌 의원 등 중도성향 모임인 ‘국민의 길’도 신중론에 가세했다. ●헤쳐모이기냐, 리모델링이냐 당내 정계개편론의 최대 쟁점은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안고 갈 것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친노세력은 정동영·김근태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당 해체 후 범민주세력의 신당 창당’이라는 시나리오에 난색을 표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지역구도 타파로 상징되는 창당정신을 부정해선 안 된다는 친노세력의 주장은 ‘도로 민주당’을 경계한 전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기류와 같은 맥락이다. 재창당 형식의 당 개조와 리모델링을 통해 우리당 중심으로 정계개편을 이끌자는 것이다. 이는 정계개편 과정의 ‘노무현 배제’ 찬반 논란과도 무관치 않아 향후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근태,‘북핵과 통합’사이 김근태 당의장도 딜레마를 맞기는 마찬가지다. 김 의장이 ‘평화번영세력 결집’을 위해 ‘통합’을 시도하기에는 고건 전 총리든, 한화갑 민주당 대표든 ‘북핵’의 시각차가 김 의장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통합신당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고 전 총리나 한 대표의 북핵해법이 김 의장과 달라 의중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적어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의 확답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며 갈길 바쁜 마음을 드러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신분당선 덜컹덜컹… ‘연착’ 불가피

    신분당선 덜컹덜컹… ‘연착’ 불가피

    전철 분당선에 연결되는 신분당선 공사가 곳곳에서 말썽이다. 사업분담금을 놓고 행정기관 간에 힘겨루기를 벌이는가 하면 주민들은 일부 공사구간의 공사기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공사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통이 당초 계획보다 상당시일 지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9년 완전 개통 ‘글쎄요´ 신분당선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수원시 호매실동을 연결하는 복선전철사업으로 경기도는 당초 오는 2014년까지 신분당선이 호매실동까지 일괄 건설되는 것을 전제로 광교신도시에서 8012억원, 호매실지구에서 1500억원 등 9512억원을 마련해 사업비로 충당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건교부는 2014년까지 1단계로 정자∼광교 11.90㎞를,2014년부터 2019까지 2단계로 광교∼호매실 11.14㎞를 각각 건설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경기도에 2058억원을 추가 부담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정자∼광교 구간의 사업비가 1조 6244억원에 달함에 따라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부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당초 일괄 건설을 전제로 이같은 액수의 사업비를 분담하기로 했으나 1,2단계로 나눠 건설되는 만큼 오히려 분담금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전철공사가 1·2단계로 나누어 건설되는 바람에 광교와 호매실지구에서 계획대로 사업분담금을 마련하기조차 힘들게 됐다고 주장해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소음 등으로 반대… 수개월째 제자리 신분당선을 기존 분당선에 연결하는 공사도 소음과 분진 등을 우려한 분당주민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시행사가 터널공법을 택해 피해를 줄이거나 공사지점을 옮기라고 요구하고 있고, 건설교통부와 시행사측은 공사비 증가와 공기 지연 등을 들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어 공사가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건교부와 시행사인 신분당선㈜은 1단계 구간 가운데 신분당선을 기존 분당선에 연결하는 4-4공구(성남시 분당구 정자∼미금역 중간지점, 상행 360m 하행 296m)에서 지난해 말부터 주민반대에 부딪치기 시작했다. 신분당선∼분당선 연결 공사는 터널공법으로 진행중인 신분당선 본선 구간과 달리 지질상태 등으로 인해 개착공법(지상에서 땅을 판 후 덮개를 씌우고 공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 때문에 인근 금곡1동 주민들은 “개착공사가 진행되면 3∼4년간 소음과 진동, 먼지 등으로 피해를 입는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터널공사가 불가능하면 공사지점을 (미금∼오리역 중간지점인) 동막천 지점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교부, 공기 지연·추가 비용 들어 난색 건교부측은 이에 대해 “동막천지점 공사는 550억원의 추가 재원이 들어가고 설계 변경, 토지 수용, 교량 철거 등으로 공기 연장과 추가 민원발생이 불가피하다.”며 “터널공사로 연결할 경우 공사중 분당선 전철 운행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시공사측은 공기가 지나치게 지연되자 하는 수 없이 최근 공사를 재개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공사 재개를 막기 위해 장기집회를 계획하는 등 반발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태이지만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길섶에서] 멋대로 살아라/황진선 논설위원

    텔레비전 대담 프로를 보다가 “맞아.”하고 무릎을 친 적이 있다. 최재천 서울대 교수(현 이화여대 생명과학전공 석좌교수)가 나왔는데, 제자들에게 “자네들은 먹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세대이니,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라.”고 권유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경쟁에 뒤처져선 안 된다는 강박에 빠져 아이들에게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될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의식주 걱정이 없다면 꼭 전쟁터에 뛰어들 이유는 없다. 또 제가 좋아한다면 치열한 전쟁터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을 남기고 정계를 은퇴한 월간 샘터 발행인 우암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최근 ‘그 다음은, 네 멋대로 살아가라’라는 책을 펴냈다. 샘터 뒤표지에 실었던 글을 묶은 것이다. 자식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라고 한다. 첫째,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라. 둘째, 남과의 약속은 끝까지 지켜라. 셋째, 범사에 감사하라. 그 다음은 멋대로 살아가라. 우리 아이들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평생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멋대로 살면 행복하지 않을까.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그린시티 8곳 선정] 환경부장관상-충남 태안군

    [그린시티 8곳 선정] 환경부장관상-충남 태안군

    충남 태안군은 원형이 국내에서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원북면 신두리사구(모래언덕)를 복원하는데 힘썼다. 바닷가를 따라 3.4㎞ 펼쳐진 사구에 대나무로 된 모래포집기를 촘촘히 박아 모래가 바다로 휩쓸려 나가는 것을 방지했다. 아카시아나무 등도 뽑아냈다. 사구식물인 갯방풍을 번식시키고 사진을 찍어 관광객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생태교육을 하는 효과도 거뒀다. 두리사구는 사구로는 최초로 문화재청에 의해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됐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4) 만성 신부전증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4) 만성 신부전증

    “일단 만성화된 신장의 기능은 절대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치료도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목표를 둡니다. 여기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 바로 투석요법과 신장이식입니다.” 만성 신부전증. 자주 듣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막막한 난치질환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앓고 있으며, 얼마 전 종영된 TV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에서 여주인공 채시라가 앓던 병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만큼 잘 나으리라 여기는 것은 오해다. 일단 만성화되면 원상 회복이 어려워 대부분의 환자가 평생 투석을 하든가, 아니면 신장 이식을 해야 한다. 수많은 환자들이 중국을 기웃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분야 권위자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관리하고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한대석(신장병센터 소장) 교수는 만성 신부전증을 인체 노폐물의 정화 및 배설의 문제로 설명한다.“신장, 즉 콩팥의 기능이 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떨어져 몸 속에 쌓인 노폐물을 정상적으로 배설하지 못하는 병입니다. 신장은 80% 이상 파괴되어도 별 증상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지나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는 게 문제지요.” 병증이 진행 중일 때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는 게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증상이 없이 병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한 교수는 증상을 크게 ▲심혈관계 ▲신경계 ▲배설기능으로 구분했다.“우선, 신장에서 적혈구 조혈인자를 생산하지 못해 빈혈이 오며, 얼굴이 창백하고, 전신피로감과 두통, 어지럼증과 함께 혈소판 기능 장애로 잦은 코피와 쉽게 드는 멍, 월경 과다, 위장출혈, 뇌출혈, 요독성 심낭염도 나타납니다.” 신경계 증상으로는 말초신경증으로 인한 팔다리 쑤심, 손발저림, 근육경련에 의한 잦은 쥐 등이 나타난다.“요독성 뇌증으로 두통과 우울증, 불면증이 오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전신경련과 함께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 소변량이 줄면서 전신이 퉁퉁 붓는 부종, 식욕감퇴, 구역질과 구토, 남성의 성욕 감퇴와 여성의 배란 교란도 손꼽히는 증상입니다. 요독증이 오면 날숨에서 지린내가 나는 것도 특징이지요.” 원인은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당뇨이다. 만성 신부전 환자의 절반가량이 당뇨병을 갖고 있다는 한 교수는 “당뇨병이 신장 사구체의 혈관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이유로 고혈압도 대표적인 신부전 유발 질환에 든다. 고혈압이 신장 모세혈관의 동맥경화를 유발해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밖에 신장염, 만성 사구체신염, 다낭성신장병, 신결핵 등도 손꼽히는 만성 신부전의 원인질환이다. 진단은 체내 합성물질인 크레아티닌 수치로 보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소변검사와 병용하는 혈액검사로 측정하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치인 0.5∼1.3㎎/㎗를 벗어나 2.0 이상인 상태가 3∼6개월간 지속되면 만성 신부전으로 본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 직장 건강검진에서는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하는 신장기능검사를 하지 않아 조기발견에 어려움이 많다. “일단 만성화된 신장의 기능은 절대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치료도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목표를 둡니다. 여기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 바로 투석요법과 신장이식입니다.” 약물요법도 있지만 항고혈압제나 당뇨병 조절약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 신장에 독성 피해를 줄 수 있다. 식사조절의 경우 단백질 과잉섭취 제한, 염분 섭취량 제한 등을 통해 신장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초기 신장병 단계라면 애써 저염식이나 저단백질 식사를 할 필요는 없다. 단백질 섭취를 무리하게 제한하면 영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투석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나뉜다. 외부에서 기계적으로 혈액을 걸러 체내로 다시 넣어주는 혈액투석은 1주일에 2∼3회, 투석 용액을 복강에서 주입해 혈액을 거르는 복막투석은 1주일에 3∼4회 실시해야 한다. 몸 밖에서 기계적으로 혈액을 걸러 넣는다는 점에서는 혈액투석이 귀찮지만 복막투석은 혈액투석보다 자주 실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도저도 어려우면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1개의 건강한 신장을 이식하면 평생 문제없이 살 수는 있으나 기증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 교수는 “현재 국내에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 환자가 어림잡아 5만명에 가깝지만 지난해 국내에서 이식수술이 이뤄진 경우는 고작 853건에 불과했다.”며 “이 때문에 사후 감염 등의 부담을 무릅쓰고 국내 수술 건수와 비슷한 환자들이 매년 중국에서 신장 이식술을 받는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주요 원인질환인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만성 신부전증 환자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국내에 현재 이식술로 생명을 영위하는 환자가 4만 1000명 수준인데, 해마다 10% 정도 새로운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으로 봐서 이는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다행히 만성 신부전을 정부가 희귀난치 질환으로 지정해 치료비 부담은 크게 줄었다. 환자 본인 부담은 전체 치료비의 20%에 불과하다. 요양 급여일수 제한도 없어졌다. 혈액 투석 환자의 경우 치료비 부담액이 월 50만원 정도이나 평생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만찮다.1개월 이상 투석을 계속해야 하는 환자는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으며, 장애인으로 등록하면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의료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만성 신부전 치료비를 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교수는 “정부 지원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반갑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치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이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초기 신장염 단계에서 병을 찾아내 치료·관리함으로써 만성 신부전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기발견·조기치료를 제도화하고, 관련 의료보장을 강화하는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한대석 교수 연세 세브란스 병원
  • 儒林(712)-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58)

    儒林(712)-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58)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58) 이러한 사실은 퇴계의 가서(家書)에서 전해 내려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 편에 기대승과 그의 아들이 부친 편지를 보내면서 사람을 유숙시키고 답장을 보내려고 하니 내일 일찍 답장을 부쳐 달라고 하였다.” 가서에 기록된 대로 퇴계는 그 다음날인 11월17일 아침 일찍 답장을 쓰기 위해 완락재에 앉았다. ‘완락재(玩樂齋)’란 당호의 명칭은 주자가 지은 ‘명당실기(名堂室記)’의 기문에 나오는 ‘경을 지니고 의를 밝히고 동과 정이 순환하는 공을 주돈이의 태극론과 합치시켜 족히 그것을 가지고 완상하고 즐겨 외부의 사모함을 잊는다.’라는 내용에서 ‘족히 그것을 가지고 완상하고 즐겨 외부의 사모함을 잊는다.(足以玩樂而忘外慕)‘라는 구절의 일부를 따와 퇴계가 직접 지은 것. 퇴계는 주로 도산서당에서도 이 ‘완락재’에 머물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독서를 하고, 글을 썼던 것이다. 완락재에 대한 퇴계의 각별한 사랑은 ‘도산잡영(陶山雜詠)’에서 ‘완락재’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음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공경을 주로 함은 또한 모름지기 의를 모으는 공부이니, 잊지도 말며 돕지도 말고 차츰차츰 두루 통달해야 하네. 주렴계의 태극의 묘리를 깨우쳐 이르게 되니, 비로소 믿겠네, 천년에 이어 내린 즐거움이 이 즐거움과 똑같은 것임을. (主敬還須集義功 非忘非助漸融通 恰臻太極濂溪炒 始信千年此樂同)” 비록 사구로 된 칠언절구에 불과하였지만 퇴계가 지은 완락재의 한시를 보면 퇴계가 얼마나 이곳을 사랑하고 이곳을 태극과 같은 우주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던가를 여실히 드러내는 의미심장한 내용인 것이다. 즉, 한시에 나오는 ‘주경(主敬)’은 맹자의 ‘공손추 하편’에 나오는 ‘안으로는 아버지와 자식의 도리가, 밖으로는 임금과 신하의 도리가 사람의 큰 인륜이니, 부자간에는 은혜를 주장하고 군신 간에는 경을 주장한다.(君臣主敬)’라는 말에서 인용한 것이고,‘집의공(集義功)’ 역시 맹자의 ‘공손추 하편’에 나오는 ‘호연지기는 의리를 많이 축적하여 생겨나는 것이다(集義所生者). 의는 갑자기 엄습하여 취하여지는 것은 아니니 행하고서도 마음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있으면 호연지기는 굶주리게 된다.’라는 구절을 인용하였던 것이다. ‘잊지도 말고 돕지도 말아야 한다.(非忘非助)’라는 말도 맹자의 ‘공손추 상편’에 나오는 ‘반드시 호연지기를 기름에 종사하여 미리 기대하지 말고 마음에 잊지도 말고 조장하지도 말아야한다.(必有事焉而勿正 心勿忘 勿助長也)’는 내용에서 따온 것이었다. 또한 ‘이 즐거움과 똑같은 것임을(此樂同)’이란 마지막 구절 역시 주자가 지은 시 중에 나오는 ‘월왕성 아래의 물 철철 넘치고 이 즐거움 이제부터 뭇사람들과 함께하네.(越王城下水融融 此樂從今與衆同)’란 구절에서 차용해온 내용이었던 것이다.
  • 터키 파묵 ‘노벨 문학상’

    ‘내 이름은 빨강’‘눈’등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54)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력 후보로 꼽혔던 고은 시인은 아쉽지만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2일 “(파묵이)고향 이스탄불의 우울한 영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문화간 충돌과 얽힘에 대한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유력후보로 거론돼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는 예측불허였지만 올해는 좀 달랐다. 파묵의 수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고,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사건 때문이다. 당시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영국 일간지에 매우 이례적인 보도가 나왔다. 심사위원들이 한 명의 유력후보를 두고 심각한 의견대립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언급된 작가가 바로 오르한 파묵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파묵은 고배를 마신 지 1년 만에 노벨문학상을 되찾아온 것이다. 파묵은 1952년 이스탄불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명문 로버트 칼리지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이스탄불 대학에서 건축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하지만 스물세살때 전업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학교를 그만뒀다. 1982년 첫번째 소설 ‘제브뎃씨와 그의 아들들’로 터키의 대표적 문학상인 오르한 케말 소설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두번째 소설 ‘고요한 집’으로 마다라르 소설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하얀성’‘흑서’‘새로운 인생’‘눈’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건 ‘하얀 성’부터다. 뉴욕타임스는 그에게 ‘동양에 샛별이 떠올랐다.’고 극찬했다.‘내이름은 빨강’은 전세계 32개 국어로 번역돼 세계 유수 문학상을 휩쓸었다. 타임지는 올해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현실 문제에도 적극 참여 문학적 성과와 더불어 정치사회적인 발언도 고려하는 노벨문학상의 성향은 올해 수상자인 파묵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파묵 역시 현실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다. 지난해 스위스 신문과의 회견에서 터키가 90년 전에 아르메니아인 100만명을 학살한 것과 지난 20년간 분리독립 운동을 벌여온 쿠르드인 3만명을 집단 살해한 사건에 대해 비판했다가 국가모독죄 혐의로 기소됐다. 스웨덴 한림원이 지난해 그의 수상여부를 두고 의견대립을 벌인 이유도 터키 정부의 반발을 우려해서라는 지적이 높다. 파묵의 혐의는 올초 이스탄불의 시슬리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파묵은 이슬람문명과 서구문명의 갈등을 매혹적인 서사구조 안에 풀어놓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견지하고 있다.‘내 이름은 빨강’이나 ‘눈’등을 통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간 충돌이라는 터키의 당면 과제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 파묵은 지난해 5월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방한했을 때 “이모부가 한국전에 참전했었다.”며 남다른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파묵은 “나는 문화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서구적이다. 독자는 작가의 국적이나 종교, 문화에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소설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종교”라는 신념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노벨문학상 상금은 1000만 스웨덴 크로네(미화 140만달러)이며, 시상식은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르한 파묵 ▲ 1952년 터키 이스탄불 출생 ▲ 1982년 첫 소설 ‘제브뎃과 아들들’로 오르한 케말소설상 수상 ▲ 1984년 ‘고요한 집’으로 마다랄르 소설상 수상. 프랑스 ‘유럽 발견상’수상 ▲ 1985년 ‘하얀 성’발표. ▲ 1985∼88년 미국 컬럼비아대 방문교수 ▲ 1994년 ‘새로운 인생’ 발표 ▲ 1998년 ‘내 이름은 빨강’ 발표. 프랑스 ‘최우수 외국문학상’,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보우르 상’, 아일랜드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수상 ▲ 2002년 ‘눈’ 발표
  • ‘집값 담합’ 절반이 부천

    ‘집값 담합’ 절반이 부천

    정부가 경기도 부천이 전국에서 아파트 값 담합이 가장 심한 곳으로 조사되자 특별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라며 현행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담합 아파트 값 상승이 정부와 서울시가 지핀 고분양가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결과인 만큼 특별관리 조치는 주민의 불만만 살 것이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말부터 정부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적발 단지 111곳 가운데 50.5%인 56곳이 부천지역 아파트다. 경기지역만 놓고 보면 적발 단지 중 부천지역 비율이 무려 79%에 달한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부천지역 아파트 담합 여부를 집중 단속하는 등 특별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천지역 담합 아파트는 1차(97%)와 2차(88%) 조사에서 대부분 원미구 상동과 중동에서 나왔다.3차에서는 5곳 중 1곳이 상동에서 나왔고 나머지는 소사구 소사본동, 범박동, 괴안동 등 기타 지역에서 나와 담합 행위가 부천 외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기타 지역의 담합가 수준은 상동, 중동의 실거래가 수준까지 높아졌다. 소사구 범박동 현대홈타운 33평형의 경우 실거래가는 3억∼3억 3300만원 수준이지만 담합 호가는 4억 1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담합 불길이 번지는 것은 담합 지정 이후에도 집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집값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1차 담합 단지로 적발됐던 중동 보람마을(동남) 아파트 33평형의 경우 일반거래가 기준으로 8월 중순 3억 3400만원에서 9월25일 현재 3억 5000만원으로 값이 뛰었다. 담합 제재 조치로 4주간 시세 제공이 중단됐지만 재개 이후 담합 지정 제재가 무색하게 아파트 거래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분위기다. 부천지역 전체 아파트 거래가는 8월초 평당 745만원에서 771만원으로 올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판교(평당 1800만원), 은평뉴타운(평당 1500만원) 등 정부와 서울시가 고분양가 논란을 지펴 아파트 값이 전국적으로 오르고 있다.”면서 “담합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것도 고분양가 논란의 연장선에 있는 것인데 특정 지역 담합만 문제가 있다며 특별 관리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한국청소년야구 美치고 정상

    ‘역사는 반복된다.’ 지난 2000년 캐나다 애드먼턴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한국은 연장 13회 혈투 끝에 미국에 9-7,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우승했다. 6년의 시간이 흐른 뒤 두 나라는 다시 만났다.28일 쿠바의 상티스피리투스의 호세 안토니오 우엘가 구장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결승전.3-3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9회 말 드라마는 시작됐다. 선두타자 김남형(인천고3)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지만 후속 타자들은 진루타를 때리지 못했다. 투아웃에서 이번 대회 홈런 선두인 이두환(장충고3)이 들어서자 껄끄럽게 생각한 상대 벤치는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임익준(동성고3)을 선택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한국에 미소를 지었다. 볼카운트 1-2에서 임익준이 때린 공이 유격수 앞에서 튀어올라 키를 넘겨 버린 것.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2루주자 김남형이 홈을 밟는 순간,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나와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한국은 81년과 94년,2000년에 이어 4번째 우승을 차지, 올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와 함께 또 한번 위상을 드높였다. 지금까지 4번 결승에 올라 모두 우승해 ‘결승 불패신화’도 이어갔다. 종주국 미국을 꺾은 원동력은 ‘닥터K’ 김광현(안산공고3)이었다. 좌완 김광현은 1회 선발 이재곤(경남고3)을 구원등판,3이닝을 틀어막은 뒤 중견수로 옮겼다.9회 초 또다시 무사 1루의 위기를 맞자 허세환(광주일고) 감독은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위기에 몰릴수록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승부사 김광현은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두 차례 등판에서 4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3안타 2실점으로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187㎝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145㎞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김광현은 예선리그 네덜란드전부터 타이완(8강)과 캐나다(4강), 미국의 타자들까지 차례로 무릎을 꿇리며 4승 무패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모두 5게임에 나서 20과3분의2이닝을 던져 방어율 0.87의 짠물피칭을 뽐냈다.6년 전 좌완투수 추신수(클리블랜드)가 애드먼턴대회에서 MVP를 품에 안았던 것과 닮은꼴. 이밖에 양현종(동성고3)은 방어율상과 올스타팀 왼손투수로 뽑혔고, 이두환은 올스타 1루수로 선정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수사권 조정 검찰 비판 황운하 경찰서장 전보조치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 경찰측 입장을 강경하게 대변해 온 황운하 대전 서부경찰서장이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전보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정식 충남경찰청장이 이택순 경찰청장에게 황 서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건의함에 따라 26일자로 전보가 이뤄졌다.”면서 “건의 이유는 기관 간 갈등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안다.”고 25일 밝혔다. 올 3월까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을 지낸 황 서장은 최근 이용훈 대법원장의 검찰 비판에 동조하며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한 경찰측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비난하는 글을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바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2007대선과 시대정신] ‘선진화·통합 리더십·민주개혁 평가’ 화두로

    [2007대선과 시대정신] ‘선진화·통합 리더십·민주개혁 평가’ 화두로

    ‘시대정신을 읽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2007년 대선이 1년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규정할 ‘시대정신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마음 깊숙하게 자리잡은 정치적 염원을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대선 필승전략으로 직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정신의 실체는 여전히 안개 속에 휩싸여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논의는 활발하지만 한 줄기의 도도한 흐름으로 수렴되지는 않은 상태다. ●2007년 대선의 흐름 내년 대선은 ‘민주 개혁세력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따라 시대정신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YS(김영삼 전대통령) 이후 15년,DJ(김대중 전대통령) 이후 10년간 민주화 운동세력 집권기간에 대한 국민적 평가와도 맥이 닿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치적 담론으로 개방화, 세계화, 선진화 등의 시대정신이 복합적으로 결합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화와 개혁의 토대 위에 ‘신(新)성장’이라는 경제적 요소가 더해질 수 있고 ‘서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먹고 사는 문제’가 전면으로 도출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야권에서는 일단 ‘노무현 정권’의 반사이익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경제성장과 양극화 해소라는 국민적 요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정치세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대선주자들의 시대정신 현재 박근혜·이명박과 ‘빅3’로 꼽히는 고건 전 총리는 “우리 사회가 분열과 갈등 속에 빠져 있기 때문에 지금의 시대정신은 국민 사회의 통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시대적 과제로 ‘10년내 선진국 진입’을 제시하면서 이를 위해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도 ‘통합’에 무게를 두면서도 ‘경제 어젠다’를 강조했다. 그는 “내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적 경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추가 성장을 통한 복지의 선순환과 한반도와 동북아의 협력과 공동번영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 비전을 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시대 정신을 찾아 열린우리당은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독일 연수를 떠났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한반도 평화구조를 정착하는 그림과 설계도가 중요한 국민적 의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장이 분단과 통일의 역사를 경험한 독일로 날아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서민 경제 살리기와 선진사회 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시대정신의 대전제는 선진사회 진입이며 경제, 특히 ‘서민경제 살리기’가 내년 대선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선진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선진화를 위한 목표를 향해 국민들의 에너지를 결집해야 하며 경제, 외교, 안보, 교육 등 모든 정책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일 민심 대장정’에 나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1세기 시대정신의 본질을 ‘신문명 시대’로 규정한다. 그는 “역사는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자꾸 과거로 돌아가고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계화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실사구시의 실천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념간·지역간·세대간 반목과 대립·갈등을 치유하고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와 시각이 매우 유사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 “검찰·변호사 동료아니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검찰과 대한변호사협회가 반발하는 가운데 법원 내부에서 이 대법원장을 물밑에서 지지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어 법조 3륜간 갈등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이상훈(50·사시19회) 형사수석부장은 이 법원 형사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법원장이 법관과 법원 직원을 상대로 말씀하신 것을 갖고 외부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부터가 옳은 일이 아니다.”며 검찰와 변협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국내 법관의 14% 정도인 280여명의 판사가 근무하고, 대형 사건 1심 재판 대부분을 처리하는 곳이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의 고교 후배다. 또 형사재판부를 총괄하는 차관급 인사로 대법원장의 발언파문 이후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최고위 법관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장의 말 외부사람들 반발 옳지 않아” 이 부장판사는 “검찰의 상대방은 피의자나 피고인이다. 변호사는 당사자의 대리인이거나 변호인일 뿐이다.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함부로 동료의식을 내세우는 표현 같아 불쾌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 부장판사는 “부장검사 출신 피고인은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구속한다고 위협해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고 법정에서 주장한다. 부장검사였던 사람까지 그런 주장을 하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검찰을 꼬집었다. 그는 또 “공개되지 않고 변호인이 참여하지 않은 조사실에서의 조사를 인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검사는 수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공판정에서 입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사는 공소유지를 위한 검찰의 준비작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부장검사는 “형사소송체계는 원래 국가의 기능이었던 소추와 심판을 검찰과 법원에 배분한 것이며 검찰은 국가 형벌이라는 공익적 차원을 실현하는 곳이다. 법원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국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전히 검찰이나 경찰에서는 조서를 ‘꾸민다.’고 한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아니라 ‘산다.’고 한다. 이것이 국민들의 의식이고, 그런 의식을 갖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며 검찰·변호사협회 모두를 질타했다. 그는 “법관은 스스로 오해받을 만한 재판을 해왔는지 항상 반성해야 한다. 재판 잘하면 된다. 검사, 변호사에게는 맡은 일을 잘하게 해야 한다.”며 법관들의 자성을 촉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현직 경찰서장도 같은 취지의 글 올려 앞서 대전고법의 이동연 판사는 23일 간담회에서 대법원장의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는 내용의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 고양지원의 정진경 부장판사는 “현재 변호사협회의 모습은 지나친 직역이기주의에 기울어 있는 것 같다.”,“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갖고 있는 한 공익의 대변자가 될 수 없다.”며 변협과 검찰을 비판했다. 한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이었던 황운하 대전서부경찰서장은 경찰 내부통신망에 23일 정 판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정 판사에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환경·생명] 환경단체, 시장경제의 멱살을 잡다

    [환경·생명] 환경단체, 시장경제의 멱살을 잡다

    토론회에선 별별 얘기가 다 나왔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책 ‘오래된 미래’와 반핵운동가이자 시민과학자로 살다간 다카기 진자부로의 글이 입에 오르내렸다.‘음…, 생태적 삶에 대한 얘기군.’ 그런데 이 무슨 뚱딴지일까. 파레콘(parecon·참여경제)이니 시카고·하버드학파가 거론되더니 급기야 요즘 증권시장에서 화제를 모은 고려대 장하성 교수의 사회적책임투자(SRI)펀드 얘기까지 나왔다.‘생태적 뉴딜’ ‘시장의 영성(靈性)화’ 같은 알 듯 모를 듯한 용어도 등장했다. ●‘녹색’과 ‘경제’가 만난 자리 이렇듯 여러 영역의 경계를 멋대로 넘나드는 말들이 어떻게 오갈 수 있을까. 이 토론회의 정체가 궁금할 법하다. 지난 22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토론회는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주최했다. 주제는 ‘녹색경제-실현 가능한가?’이다. 거칠게 빗대면 녹색은 환경보전, 경제는 개발·성장 쪽이다. 현실에서 견원지간으로 맞서고 있는 이 둘을 ‘녹색경제’란 말로 조합해 놓으니 어쩐지 어색하기까지하다. 녹색연합은 지난 6월 ‘이제 녹색주의를 이야기하자’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 바 있다. 사회 각계 인사가 모여 우리 시대 진보담론의 흐름을 분석하고 21세기의 새로운 담론이 무엇이 되어야하는가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두 번째 마당이었다. 녹색연합 최승국 협동사무처장은 “지금처럼 개발위주 논리가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억누르는 형편에선 결국 (녹색진영이)경제문제에 대한 해답이나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일반 시민에게 설득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시장경제’의 멱살을 제대로 쥐어보고, 그 대안으로 ‘녹색경제’의 실현을 모색해 보겠다는 것이다. 환경·생태·녹색 같은 가치들을 붙든 채 작금에 득세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영역에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기도 하다. 개발논리와 성장제일주의가 판치는 현실에 대해 그동안 ‘보전의 당위성’만 되뇌어 온 과거에 대한 반성도 들어있다. 기실 “먹고 사는 문제(=경제)에 대해선 아무런 대안없이 떠들기만 한다.”란 빈축은 최근 몇 년 동안 새만금·천성산 사업 같은 대규모 국책개발 사업 논란 과정에서 어김없이 등장하곤했다. 녹색연합이 이날 토론회를 기획한 이유는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녹색경제´는 생명가치 중시하는 살림살이 경제 발제·토론자들의 면면은 눈길을 끌었다. 충남 연기군 신안1리 마을 이장으로, 동네 중심에 세워질 아파트 신축사업 반대운동을 1년여 이끌고 있는 강수돌 고려대 교수(경영학)와 국무조정실·에너지관리공단 등을 거쳐 초록정치연대에 몸담고 있는 우석훈 성공회대 연구교수, 그리고 시장경제 체제 한 복판에서 대기업들과 맞상대해 온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 저마다 쟁쟁한 이론가·실천가들이 참석했다. 우선 ‘녹색경제’에 대한 개념정리가 이뤄졌다. 강 교수는 “한 마디로 생명가치를 중시하는 살림살이 경제”라고 정의했다. 교환가치에 함몰된 시장경제와 균등분배를 주창하는 계획경제 모두가 ‘돈의 패러다임’에 갇힌 것이라면 녹색경제는 생명가치를 중시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삶의 질’에 맞춘다는 것이다. 어떤 유형이 있을까. 유기농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한살림운동이라든지, 필요에 따라 사용가치 중심으로 거래되는 녹색화폐 운동, 노사구분없는 새로운 경제조직으로서의 생산자협동조합운동 그리고 귀농·마을공동체·대체에너지·대안교육 운동 등이 사례로 꼽혔다. 강 교수는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런 부분적인 실험과 시도들이 상호공명하면서 전 사회적 차원에서 생명살림의 경제흐름을 형성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어쩐지 공허하다.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된들 강 교수의 표현대로 거대한 ‘괴물’처럼 버티고 선 시장경제와 자본의 세계화 같은 것들이 과연 허물어질까. 아니, 비틀대기나 할까란 점이다. 우석훈 연구교수 역시 회의감을 나타냈다.“생태(녹색)경제 외에는 생존의 방법이 없다.”는 단언에 이어,“생명가치라는 목표를 가지고 작동하는 생활협동조합 같은 제 3섹터들이 얼마나 커지고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우리사회의)미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고 동의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생태적 전환을 모색하기조차 버거워보인다.”고 토로했다. 다국적기업 같은 세계화 시장의 전위대와 이에 포섭된 한국자본의 위력 앞에선, 생명가치와 생태경제가 아직은 제대로 설 자리를 찾기 난망하다는 얘기다. 김상조 소장은 “녹색경제의 역사적 맥락이나 이론적 내용에 대해선 아는 게 없다.”고 고백하면서도 이른바 정통경제학 관점에서 따뜻한 비판을 내놨다.“녹색경제가 대안이 될 수 있으려면 시장경제체제의 지속 불가능성, 특히 미래의 환경적 재앙에 대한 설득력있는 입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과는 한결 다른 세상을 ‘과격하게’ 꿈꾸기보다는 시장체제 내에서 ‘온건한’ 교정수단을 통한 성공경험의 축적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를 테면 사회적책임투자(SRI)펀드를 통한 기업의 투명성 제고라든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운동 같은 체제내 교정수단에 대한 녹색경제론자들의 관심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깊이있는 대안모색 이어질 것” 다른 참석자들도 녹색경제의 실현가능성과 장래에 대한 저마다의 견해를 피력했다. 새만금 사업의 경제성 분석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 이목을 끌었던 한국생태경제연구회 조영탁 대표(한밭대 경제학과) 역시 시장경제 내부혁신 쪽에 힘을 실었다. 그는 “생태계의 위험신호를 세제·배출권거래제도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어떻게 시장의 구성원들에게 강제할 것인지 등 시장경제 혁신을 위한 새로운 의제 발굴과 선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글로벌한 자본주의적 환경 속에서 생명살림 공동체간 네트워크를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해 갈지 구체적 전략과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경희대 송재룡 교수)거나 “서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경제문제에 대한 녹색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환경운동은 비주류의 운명을 극복하기 힘들다. 녹색가치에 대한 논의를 경제영역으로 확장한 이번 토론회는 참으로 적절한 시도”(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정규호 연구교수)라는 견해가 제시됐다. 전망은 서로 달랐지만, 이번 토론회는 환경단체나 녹색진영이 여태까지 버거운 대상으로 여겨온 ‘경제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녹색연합 최승국 협동사무처장은 “이번엔 화두를 던지는 수준이고, 깊이있는 대안 모색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경제, 과연 실현 가능한가. 궁금증이 깊어질 것 같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통일로변 은행나무 ‘수난시대’

    북녘을 향해 달리는 국도 1호선 파주 통일로의 운치를 더하던 아름드리 은행나무 200여그루가 한꺼번에 뽑혀 나갈 운명을 맞고 있다. 건교부 의정부 국도유지건설사무소의 중앙분리대 설치공사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나무를 옮길 곳이 마땅치 않아 당분간 나무은행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로변 은행나무는 도로 옆을 따라 달리는 경의선 열차, 갓길에 심어진 코스모스와 함께 통일로의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해줬다. 은행나무는 1972년 통일로가 생기면서 파주시가 심은 것으로 아름드리 나무로 성장했다. 1999년 파주지역 대홍수로 침수된 월롱역∼파주역 구간 도로를 높여 재시공하면서 이 구간 은행나무 수백그루가 1차 뽑혀 나가는 수난을 겪었다. 이후에도 통일로변에 시가화가 진행되면서 한두 그루씩 사라지다 지금은 주라이삼거리∼통일대교 구간에 수백그루가 남아 있다. 의정부 국도유지사무소는 지난달 이 구간 10.6㎞에 중앙분리대 시설공사를 준비하면서 7900여만원의 나무 이전비를 책정하고, 지난 6월 파주시에 공사구간 10곳에 산재한 은행나무 200여그루의 이전 장소 지정을 요구했다. 중앙분리대 1.5m와 갓길 등 노폭 2m 이상 확장이 불가피해 은행나무를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파주시는 처음엔 은행나무의 제자리 보전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도유지사무소는 “통일로는 경기북부 4차선 국도 중 중앙분리대를 시설 못한 유일한 도로”라며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중앙분리대 시설로 은행나무 이전을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은행나무를 원래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도로변에 붙여 옮겨 심어달라고 다시 요청했지만 국도유지사무소는 “도로변은 사유지로 이를 매입해 심어줄 의무도 예산도 없다.”며 거절했다. 이전장소를 통보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뽑아 폐도부지에 옮긴다고 밝혔다. 폐도부지는 은행나무들이 서있는 곳과는 거리가 멀다. 파주시는 국도유지사무소의 최후 통첩에 지난 20일 뽑힐 은행나무를 수해로 도로를 높인 파주역∼월롱역 구간에 옮겨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이 역시 불가능해 보인다. 도로가 높아지면서 3m에 이르는 급경사면이 생겨 나무 이식이 어려운 상태다. 은행나무를 돈으로 환산하면 5억∼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운전자가 은행나무를 들이받아 훼손했을 때 배상액인 그루당 300만∼400만원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시는 결국 도로변 이식이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 내부적으로 문발공단 인근에 있는 나무은행에 옮겼다가 관내 택지지구나 공원 등에 옮겨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NPB] 승엽 얼음투혼 ‘46호 정조준’

    시즌 40호 홈런을 폭발시키며 홈런왕 굳히기에 돌입한 이승엽(30·요미우리)이 시즌 목표를 46개로 상향 조정했다. 46개로 잡은 이유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역사상 외국인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이 45개(터피 로즈·2004년)이기 때문. 내친 김에 이 기록마저 넘고 싶은 욕심이다. 물론 팀 역사상 다섯번째로 시즌 4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팀 최고선수의 반열에 이미 올라섰다. 여기서 만족할 수도 있지만, 자칫 안이해질 수도 있는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가치를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 새 목표를 잡았다. 이승엽은 1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산술적으론 4개 정도 더 칠 수 있다. 그러나 팀 성적이 저조해 포스트시즌을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물론 악재도 있다. 아직 완쾌되지 않은 무릎 부상과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다. 이승엽은 얼음찜질로 매일 통증을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매경기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얘기다.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19일 “밤이 길게 느껴질 정도로 통증을 앓았고 집에서나 숙소에서나 경기가 끝난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얼음찔질을 했다.”고 전했다. 또 통증으로 ‘잠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최근 부쩍 상대 투수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들어온다. 공식 고의사구는 3개에 불과하지만 고의사구나 다름없는 피칭에 속을 태운다. 무안타로 잠시 휴식을 취한 19일 히로시마전에서도 3-4로 뒤진 8회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고의성이 짙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두차례나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홈런을 향한 이승엽의 투혼은 이런 악재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음찜질 속 40호 홈런을 때릴 당시에도 스트레이트 볼 3개가 들어왔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4구째를 홈런으로 만들었다. 그냥 쉽게 걸어서 나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홈런 2·3위에 올라 있는 애덤 릭스(야쿠르트·36개)와 타이론 우즈(주니치·35개)가 아직 추격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이승엽을 따라잡기에는 다소 버거워 보인다. 둘은 이승엽보다 6경기(릭스)와 8경기(우즈)를 더 남겨 변수지만 결국 이승엽의 투혼 앞에 무릎을 꿇을 전망이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멸종위기 ‘표범장지뱀’ 서울서 첫 발견

    멸종위기 ‘표범장지뱀’ 서울서 첫 발견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4월과 7,8월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에 걸쳐 있는 초안산 일대에서 생태조사를 한 결과 멸종위기종 2급인 표범장지뱀과 맹꽁이를 비롯해 서울시 보호종인 무당개구리, 땅강아지, 제비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표범장지뱀은 길이 15∼20㎝로 등에 호랑이무늬 모양의 얼룩반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서해안을 따라 사구나 모래땅에서 드물게 발견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초안산에서 표범장지뱀이 서식하는 이유로 이 산에 조선시대 궁인들의 묘가 산재해 있어 양지 바른 곳을 좋아하는 뱀이 생활하기 좋고 배회성 거미 등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내륙지역에 사는 표범장지뱀은 서해안에서 발견되는 종과 다른 유전적 특징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생태적, 학술적으로 매우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군사구역 8800만평 해제

    군사구역 8800만평 해제

    8800만평에 이르는 부지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해제될 전망이다. 여의도 면적의 97.7배 규모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1일 국회에서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윤광웅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군사보호구역를 대폭 축소키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군사기지 및 시설보호법’ 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숨통이 트이고, 기존 주택의 증축이나 각종 구조물의 신축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당정은 전방의 경우 통제보호구역 범위를 현행 군사분계선 남방한계선 15㎞ 이내에서 10㎞ 이내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대신 제한보호구역의 범위는 통제보호구역 밖 현행 10㎞ 이내에서 15㎞ 이내로 늘리기로 했다. 후방의 경우 통제보호구역은 군사시설 최외곽 경계선 500m 이내에서 300m 이내로, 제한보호구역은 최외곽 경계선 1㎞ 이내에서 500m 이내로 각각 줄이기로 했다.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전방은 통제보호구역 6800만평이 제한보호구역으로 변경돼 건축물 신증축 등이 가능해진다.”며 “후방도 2000만평 규모가 통제보호구역이나 제한보호구역에서 풀려 재산권 행사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보호구역내 토지 소유자가 토지 매수를 청구하면 국방장관이 예산 범위 내에서 매수토록 하는 ‘토지매수 청구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군용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영공 주권을 명시키로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바다 이야기

    [한승원 토굴살이] 바다 이야기

    지하철 노약자석에 두 사람의 노숙자가 타고 있었다.50대인 그들은 똑같이 한 자동차 회사의 허름한 하늘색 제복 윗도리를 걸치고 있었고, 한 성당에서 주는 점심을 얻어먹으러 가고 있었다. 불콰하게 취해 있었다. 체구 크고 뻐드렁니 난 쪽이 말했다. “유치한 자식들, 차라리 동원 회사 배 납치한 놈들같이 해적질을 하지!” 체구 작달막한 쪽이 빈정거렸다. “아이고 형님, 우리민족은 신라 때부터 해적들에게 시달려 오기만 했어요. 우리민족이 바다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 아시오? 이 반도 땅 해변 해수욕장들은, 물 길 바람 길 파도 길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방파제나 부두를 설치하고, 아파트 지으려고 바닷모래 준설한 까닭으로 자갈들만 엉성해져가고 있어요. 썩은 시화호를 만들어놓고, 다시 썩은 냄새 풀풀 나는 새만금 바다를 또 만들어 놓았어요.” “김 박사, 말이 맞다. 바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들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이 땅을 경영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은 강진의 동생 정약용에게, 바다의 율동에 대하여 물은 바 있다. 실사구시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중국의 고전 가운데 읽지 않은 것이 없는 그였지만, 바다에 대해서 무지한 대표적인 한국선비였다. ‘해변에 산 지 이미 오래되었는데 조수의 왕래와 성쇠는 해석이 불투명하다… 중국의 성인은 모두 서북 지방에서 났으며 해수의 변화에 이르러서는 일찍이 측량함이 없었다. 주역은 미묘한 이치를 담고 있으되 바닷물 흐름에 관해서는 조금도 설명이 없다.’ 주역의 저자는 대륙 한가운데서 살았기 때문에 하늘과 땅의 율동만을 참고하여 주역을 만들었고 바다의 율동 원리를 가미시키지 못한 것이다. 우리 선인들은 바다가 도외시된 중화사상에 젖어 ‘무이 구곡’이나 ‘도산 십이곡’으로 흉내 내며 살았을 뿐이었다. ‘배타는 놈은 자식으로 치지 않는다.’는 말을 속담으로 사용할 만큼 바다를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바다를 멀리했다. 바다는 세상을 막 살아도 아까울 것 없는 상것들이나 사는 시공으로 여겼다. 신라의 귀족들은 광활한 바다를 경영함으로써 거대한 힘을 가지게 된 장보고를 암살하고 그 세력들을 소탕했다. 그 이후, 해적의 발원지인 대마도를 정복한 일과 같은, 바다 경영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인들은 바다를 외면하고 중국대륙만을 지향했고 그쪽에서 생성 유포된 사상만을 숭상했다. 자연 바다를, 젊은이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공으로 여기지 않았다. 천사들은 거칠 것 없이 지껄거렸다. “규장각에 있어야 하는 보물들이 어째서 프랑스 박물관에 있는지 아시오. 프랑스 해적들이 뺏어간 것이오.” “일본 해적들이 뺏어간 조선왕조실록도 엊그저께 겨우 찾아왔네.” “영국 박물관 미국 박물관 일본 박물관, 일본 골동품 수집가들 창고에 우리 보물들이 얼마나 많이 쌓여 있는지 아시오?” 일찍이 바다에 눈뜨고 바다 경영에 뛰어든 나라 사람들은 바다 저 편 땅(보물섬)에 널려 있는 것을 강제로 훔쳐다가 잘먹고 잘살아왔는데, 바다에 대하여 무지한 우리 선인들은 그들에게 대대로 당하기만 하면서 살아왔다. 그들이 해적들을 영웅시할 때 우리는 뱃사람들을 상놈으로 천시했다.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바다 경영에 뛰어든 사람들, 고구려 역사를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어려운 실랑이질을 하고 있어요. 땅덩이 동강나 있는 것도 그렇고 북한 핵문제도 그렇고 일본이 독도 빼앗으려 하는 것도 그렇고…” “야,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나는 자존심 상해 죽겠다. 아니, 그 대박 도깨비 기계에다가 왜 하필 ‘바다 이야기’라는 이름표를 달아 가지고 신선한 바다를 물 먹이고 있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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