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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립형 사립고생 70%가 “과외”

    자립형 사립고생 70%가 “과외”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부분 중류층 이상 자녀들로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학교 교육 이외에 별도의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족사관고 학생들은 사교육비 1248만원을 포함,1년에 2786만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립형 사립고 6곳의 시범 운영실태 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6곳은 민족사관고, 현대 청운고, 부산 해운대고, 포항 제철고, 광양 제철고, 전주 상산고 등이다. 자사고는 등록금을 일반고교의 3배 이내에서 책정할 수 있고 학생선발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민사고 年 2786만원 들어 자립형 사립학교 학생 10명 가운데 7명(68.2%) 정도가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반면 6개 자사고가 위치한 인근 지역의 일반계 사립고 학생들은 절반선인 54.8%만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왔다. 민사고의 경우, 학생 1명이 기숙사비, 현장학습비 등 1년에 학교에 내는 교육비(수익자 비용 부담액)가 1257만원이었다. 등록금 281만 7600원을 더하면 1년간 학부모가 부담하는 공 교육비는 1538만원이었다. 여기에 월 평균 104만원의 사교육비를 쓰고 있었다. 그동안 민사고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나돈 입소문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자녀를 보기 위해 일주일에 한차례씩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할 때, 학원선생을 데려다 과외를 시키거나 주말을 이용, 자녀가 집으로 올 때 과외를 시키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었다. 대부분의 자사고 학생들은 자사고 운영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사교육 감소효과가 있는지 묻는 조사에서 감소효과가 없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저소득 가정 학생 거의 없어 학부모의 월 평균 소득은 537만원으로 도시 근로자 월평균 가계소득 329만원에 비해 훨씬 많았다. 직원 자녀들의 복지차원에서 설립된 3개 학교(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를 제외한 민족사관고, 상산고, 해운대고의 경우 월 700만원 이상의 소득 비율이 각각 35.4%,21.6%,19.6%에 이른다. 보고서는 학생의 가정배경 분포를 보면 전반적으로 중류층 이상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이 거의 재학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학생들 이과계열 진학 많아 자사고 학생들은 공학·자연·의학 등 이과계열 진학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포항제철고는 47.5%의 학생들이 이과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왔다. 이밖에 광양제철고는 40.3%, 민족사관고는 45.8%(외국대학 진학은 제외)로 나왔다. 교육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자립형사립고 제도협의회’를 구성, 정책토론회를 여는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11월 말쯤 최종적으로 제도 도입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논술 본고사 논란 다시는 없게

    교육인적자원부가 논술고사의 본고사 변질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포괄적이나마 논술고사의 최소 기준을 제시한 조치는 평가받을 만하다.‘본고사 금지’라는 기본원칙을 지키기 위해 고심한 흔적도 엿보인다. 대학의 학생 선발권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라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공교육 정상화라는 사회적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대학입시가 고교 교육 전반에 걸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모호했던 논술고사의 개념과 논술고사에 해당하지 않는 문제 유형을 분명하게 적시했다.‘제시된 주제에 관해 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시험’이라는 개념 정의는 순수한 논술고사만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대가 당초 내놓았던 ‘통합 교과형 논술’을 본고사로 규정한 셈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사교육비 등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도외시한 채 대학들의 입장만을 고려한 발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었다. 대학들은 우수한 수험생을 뽑기 위해 다양한 전형요소를 개발하되 사회적 책임도 고려해야 한다. 우수한 학생을 뽑겠다는 의욕이 앞서 공교육을 흔들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선발 전형은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논술고사가 단순한 ‘쓰기 기술’ 측정에 그쳐서도 안 될 것이다. 창의력과 사고력,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 배양을 유도할 수 있도록 대학과 고교의 연구 협력이 필요하다. 내신, 수능성적과 함께 자기소개서, 면접, 교과외 활동 등의 전형요소를 복합적으로 활용한다면 수험생의 변별력을 철저하고도 충분히 따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 공정택 교육감 “서울에 자립형사립고 설립”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에 자립형 사립고를 도입할 뜻을 강하게 밝혔다.27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공 교육감은 25일 “교육인적자원부의 자립형 사립고 시범 운영 연구 결과가 나오면 서울시와 협의해 뉴타운 지역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처음에는 적은 수로 시작해서 점차 확대할 생각이며, 시작할 때는 많아야 2∼3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 결과가 다음달쯤 발표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부터 서울에 자립형 사립고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립형 사립고는 학생 선발과 등록금, 교육과정을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학교다. 현재 경북 포항제철고와 전남 광양제철고, 부산 해운대고, 전북 상산고, 강원 민족사관고, 울산 청운고 등 6곳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공 교육감은 “많은 학부모들이 영어와 논술, 예·체능 등 사교육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면서 “이번 2학기부터 4∼5개 학교군을 묶어 1개 단위 학교에 원어민 영어회화와 논술, 플루트, 바이올린 등 다양한 과목 특성별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강좌는 최상 실력을 갖춘 일선 교사는 물론 영어 원어민 강사를 참여시켜 수준별로 진행하되, 수강료는 학원비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저렴한 수준의 실비만 받을 것”이라면서 “강좌가 개설된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인근 학교 학생도 수강할 수 있도록 해 사교육비 부담을 크게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30] 고달픈 ‘젊은날의 초상’

    [20&30] 고달픈 ‘젊은날의 초상’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있으면 도둑). 가정과 회사를 위해 젊음을 다 바쳐 일한 40·50대의 절망을 희화화한 단어들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꼭 40,50대들에게만 절망을 주는 것은 아니다.‘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삼팔선’(38세 퇴출)이란 말이 등장한 지 이미 오래다. 치열한 경쟁 속에 힘겨워하는 2030들이 겪는 고통은 무엇인지 통계를 통해 들여다본다. ■ 통계로 본 2030의 삶 미래를 향해 꿈을 키워야 할 20대 초반에는 대학등록금이 걱정이다. 인생을 설계해야 할 20대 중·후반에는 직장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야 하고, 가정을 꾸릴 30대 초반에는 곤궁한 경제사정이 목을 죈다.30대 후반의 든든한 사회기반은 꿈꾸지 마라. 이때쯤이면 퇴직의 불안이 시작되니까. 밝은 보름달도 곧 기울듯 2030의 ‘희망’ 밑에는 ‘현실’이라는 어두운 그늘이 자리한다. 청년실업, 조기퇴출이 우리사회의 평범한 현상으로 굳어지면서 그늘은 더욱 길어지고 짙어졌다. 최근 6개월간 취업전문 업체인 잡코리아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런 힘겨운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숨 막힐 듯한 입시경쟁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20대 젊은이들은 대학등록금과 생활비로 심각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15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3분의1이 넘는 35.5%가 빚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평균 부채규모는 500만원.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주목할 만한 것은 빚이 1000만원 이상인 대학생이 10명 중 2명꼴인 17.6%나 됐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빚을 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학비였다. 빚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의 88%는 학비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리게 됐다고 답했다. 대학과 학과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 학기 300만∼5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한번에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학 4년 동안 진 빚을 자력으로 갚을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취업뿐이다. 빚 있는 대학생의 60.2%가 대출금 상환을 졸업 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졸자들에게 취업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대학생들이 한해에 취업을 위해 투자하는 사교육비가 평균 161만원이라는 조사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취업 사교육비 年161만원… ‘바늘구멍´ 입사 대학생 701명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6명이 취업을 위해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치열한 취업경쟁을 뚫기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현실은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렇게 학교 안밖에서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취업의 문은 멀기만 하다.20대 중·후반의 대졸 구직자 384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젊은이 2명 중 1명은 자기 진로를 결정하기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수하고 겨우겨우 마친 대학생활이 취업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구직자들이 방황하는 이유는 ▲학창시절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 35.3% ▲직장 업무에 대한 경험부족 30.6% ▲대학교육과정에 취업과 직업에 대한 정보부족 20.2% ▲지도교수가 학생취업에 대한 열의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 11.3%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대단하다. 조사 대상자의 64.8%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해야 하는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이러한 사회적 부담감은 적성이나 미래 가능성에 대해 생각없이 무턱대고 일자리부터 얻고 보자는 ‘묻지마 취업’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입사 후 회사생활의 갈등 요인이나 조기퇴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30대 직장인 중 자기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10명 중 1명뿐이었다. 전국 남녀 직장인 13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만족도 조사를 보면 현재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직장인들이 겪는 주요 스트레스는 ▲과중한 업무 40% ▲경제적 어려움 28.4% ▲자신의 무능력 14.4%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0명중 1명만 “행복”… 76% 만성 질병 특히 직장인들의 행복에 경제적 능력이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연봉 수준별로 직장인의 행복도를 살펴보면 연봉 5000만∼7000만원인 직장인이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은 31.8%인 반면 3000만∼5000만원은 19.9%,2000만∼3000만원 13.5%,2000만원 미만 8.6%로 연봉규모에 비례했다. 직장인들의 건강 상태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 직장인 5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5.7%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만성 질병을 얻었다고 했다.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은 위궤양, 속쓰림, 변비, 설사 등 소화기 장애(35.9%)였다. 이어 ▲스트레스 질환 26.4% ▲근골격계 질환 17% ▲두통 5.6% ▲우울증 5.6% ▲호흡기 질환(기침·가래 등) 1.9% ▲당뇨·고혈압 1.9%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와 건강 문제는 30대 회사원들이 이직과 퇴직을 고민케 하는 주 원인이기도 하다. 경력 5년 미만 직장인 595명의 설문조사에서는 65.7%가 만약 명예퇴직을 권고받는다면 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드시 명예퇴직을 신청할 것이라는 응답자도 22.9%나 됐다. 반면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은 34.3%였다. 퇴직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유로는 ‘다시 취업하기 어렵기 때문에’가 58.3%로 압도적이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서울 대일외고 초·중생 영어캠프] 원어민 교사에 무료로 배워요

    [서울 대일외고 초·중생 영어캠프] 원어민 교사에 무료로 배워요

    외국어는 원어민교사한테 배워야 효과가 가장 크다고 한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에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이 원어민에게 배울 기회를 갖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국어고등학교는 방학 동안 해당지역의 초등·중학생에게 원어민교사가 외국어를 무료로 가르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뜻이다. 그 현장을 찾았다. 지난 3일 서울 대일외고의 한 교실. 한 외국인 교사가 회화 수업을 하고 있었다. 데이브(54)는 영어로 질문을 던졌다.“이번주 토요일 파티에 올 수 있느냐”. 김현진(12·숭덕초 5학년)군은 작성한 답안을 보고 말했다.“난 이미 친구랑 콘서트에 가기로 약속했어.”데이브는 현진이에게 “천천히, 분명히, 크게 다시 말하라.”라고 권했다. 현진이는 다시 반복했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자 데이브는 직접 입모양을 크게 보이며 발음을 했다. 현진이가 이를 보고 정확하게 따라했다. 데이브는 “잘했다. 고맙다.”고 칭찬했다. 옆 반 안토니(32)는 치과에 와 있는 상황을 가정하고 수업을 하고 있었다.“당신이 치과의사라면 상한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이준경(14·고대부중 1학년)양은 “약을 처방해드리겠습니다.”, 이희주(12·석관초 5학년)양은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그만 드세요.”라고 답하자,“아주 좋은 대답입니다.”라고 극찬했다. 다음 차례인 박기태(12·정덕초 5학년)군이 “잠을 푹 주무세요.”라고 다소 엉뚱한 답을 하자 안토니는 학생들 앞에서 입을 벌리고 자는 흉내를 냈다. 교실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수업을 마치기 10분 전. 학생 15명이 영어로 ‘달 이름’을 차례대로 답했다. 만일 틀린 답을 말하면 일어나서 자기 순서가 다시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때 정확히 답해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September를 답하지 못 하고 머뭇거렸던 이형명(15·북악중 2학년)군이 일어섰다. 안토니는 큰 소리로 형명이가 틀린 단어 September를 발음했다. 모두들 따라했다. 현진이는 영어로 February를 답하지 못 해 일어났다. 두 학생은 다음 순서 때 자리에 앉기 위해서 친구들이 말하는 답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두 학생은 순서가 돌아왔을 때는 정확히 답했다. 친구들은 “오∼”하며 박수를 쳤다. 안토니는 악수를 권했다. 대일외고는 방학이 되면 원어민교사가 학교가 속한 성북구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무료로 가르치는 영어캠프를 운영한다. 외국어고등학교는 일반학교와 달리 원어민교사가 많다. 이런 특수성을 살려 원어민교사를 접하기 힘든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학생들은 암기식 위주로 진행되는 학교 수업과는 달리 원어민교사는 회화 위주로 재미있게 가르치고 특히 발음을 정확히 교정시켜줘 효과가 있다고 했다. 현진이는 “원어민교사한테 회화를 배우니까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형명이는 “적은 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원어민교사가 일일이 발음을 정확히 잡아주는 것은 학교수업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전우연(14·북악중 1학년)양은 “평소 외국인을 보면 피했는데 원어민교사를 접하면서 외국인이 낯설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평소 원어민교사를 접하지 못 하는 자녀가 살아 있는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간이 짧아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박진숙(42·여)씨는 “아이가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발음이 잘못됐다며 큰 소리로 복습한다.”고 좋아했다. 임혜경(50·여)씨는 “요즘 원어민교사한테 배우는 학생이 많지만 우리는 자녀가 셋이어서 원어민교사한테 배우기엔 사교육비 부담이 크다.”면서 “기간이 짧아 효과가 기대만큼 못 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영식(43)씨는 “언어는 원어민한테 제대로 배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아들이 뒤처지는 것 같아 내심 불안했다.”면서 “부담을 줄이려고 원어민 아르바이트생도 알아봤지만 효과를 확신할 수 없어 고민하던 중에 소식을 듣고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호응 속에 원어민교사가 방학 동안 영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기범근(43)씨는 “사설학원이 아닌 명문고의 프로그램인 만큼 학부모들이 믿을 수 있다.”면서 “다른 학교에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응연 성북구청 으뜸교육도시 추진단장은 “모집 경쟁률이 10대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좋았고 최근에도 중간에 들어갈 수 없느냐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면서 “내년부터는 관내 고려대와 성신여대, 한성대에서도 초등·중학생을 대상으로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가 지역주민에게 교육 서비스를 주는 것은 정보화사회에서 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지역사회 교육에 학교가 기여한 정도도 선진국처럼 학교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교가 지역에 도움을 주면 학교에 공헌하는 지역인사도 생기게 마련이므로 윈윈(win-win)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대일외고 오동석 교사 “지역주민을 위해 교육서비스를 베푸는 좋은 학교가 되고자 합니다.” 오동석(46) 대일외고 교사는 “원어민교사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 3년전부터 무료로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좋은 학교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됐습니다. 성북구청에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정해 지난해 겨울방학부터 방학마다 지원금을 40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이 지원금은 전액 시간당 4만원인 강사비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그는 모집과 관련해 “수업을 시작하기 한 달전쯤 학교와 구청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관내 여러 지역에 공고물을 붙여 홍보한 뒤 3주 가량 모집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번 정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신청하기 때문에 컴퓨터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고 덧붙였다. 반 편성과 관련해서는 “추첨을 통해 선발한 만큼 학년과 수준이 다양하다.”면서 “교육효과를 내기 위해 수준별 학습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작할 때 간단한 시험을 본 뒤 상·중·하로 5개반으로 나눠 2주 동안 수업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모두 대일외고 영어교사가 수업을 맡는데 초급반만 한국인 영어교사가 담당하고 나머지는 전부 원어민교사가 가르친다고 소개했다. 기간이 짧은 이유에 대해서는 “원어민교사들의 개인 계획과 인건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인천외고 외국어체험교실 인천외고는 원어민강사가 인천과 부천시의 중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마다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등을 가르치고 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필수인 영어 외에도 제2외국어를 택하게 된다. 제2외국어를 택하기 전에 미리 경험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과목을 택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2003년 여름방학부터 운영되고 있는 외국어 체험교실은 하루에 4시간씩 5일 동안 진행된다. 7월 초에 학교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올리고 각 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모집한다. 너무 많은 인원이 지원할 수 있으므로 한 학교당 인원을 5명 이하로 제한했다. 선발은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지지만 주로 1학기 영어 중간고사 성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한 반에 20명씩 모두 5개 반으로 운영되는 게 기준이다. 하지만 보통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인원이 각 중학교로부터 전달되고 각 학교에서 선발된 인원을 따로 시험을 통해 걸러내지 않기 때문에 보통 25명이 한 반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외부 초빙없이 모두 인천외고 원어민교사가 담당하는데 영어 2명, 중국어 1명, 일본어 1명, 프랑스어 1명 등 모두 7명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상·하위 10% 사교육비 격차 8배

    상·하위 10% 사교육비 격차 8배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전국 가구의 상위 10%(최상위)에 드는 계층이 자녀 교육을 위해 지출한 사교육비가 하위 10%(최하위) 계층의 8배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침체로 인한 양극화 현상을 반영하듯, 계층간 사교육비 격차가 다시 커지고 있다. 또 최상위 계층은 이미용, 장신구 등 자신을 가꾸는 데 돈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반면 최하위 계층은 식료품 비중이 가장 컸다. 8일 통계청의 ‘전국 가구 2·4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최상위 계층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373만 6785원으로, 최하위 계층(88만 3195원)의 4.2배였다. 소비지출 가운데 교육비는 최상위 계층이 34만 9056원으로 최하위 계층의 6.9배였다. 교육비중 입시·보습·예체능 학원 등 사교육비 지출인 보충교육비는 최상위 계층이 월 평균 29만 2360원을 사용, 최하위 계층(3만 6328원)의 8.0배였다. 두 계층의 사교육비 격차는 지난해 2·4분기 9.2배를 정점으로 같은 해 3·4분기 8.3배,4·4분기 7.6배, 올 1·4분기 6.3배 등으로 좁혀졌으나 2·4분기 들어 다시 커졌다. 교육비 중 납입금, 교재비, 문구류 등에 지출된 돈도 최상위 계층은 월 평균 5만 6695원으로 최하위 계층(1만 4115원)의 4배였다. 그러나 전체 교육비에서 이들 필수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상위 계층이 16.2%에 그쳐 27.9%를 기록한 최하위 계층에 비해 교육비의 쓰임새에 훨씬 여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소비 항목을 보면 최상위 계층은 이미용, 장신구, 잡비 등 기타소비지출에 82만 8091원을 사용해 전체 소비지출의 22.2%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최하위 계층은 12만 9041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14.6%에 불과했다. 최상위 계층은 기타소비지출에 이어 식료품(22.0%), 교통·통신(16.7%), 교육(9.3%), 교양·오락(6.9%) 등의 순으로 지출액이 많았다. 반면 최하위 계층은 식료품(29.3%), 교통·통신(19.7%), 기타소비지출(14.6%), 광열·수도(7.4%) 등의 순이었다. 특히 교양·오락 부문에 쓴 돈의 경우 최상위 계층이 25만 9087원으로 최하위 계층(3만 3937원)의 7.6배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박승 한은총재 “전재산 사회 환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5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전국중등학교 사회과교사 40명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박 총재는 “우리 사회는 가진 사람들과 대기업들이 부(富)를 사회에 환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도 세상을 떠날 때 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의 재산은 45억원 가량 된다. 박 총재는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경제상황과 관련해서는 “세계의 환경이 급변하면서 우리 사회는 기업과 가계, 그리고 기업 중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적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이런 고통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민들이 감내하고 적응해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갑자기 기온이 영하 20도로 떨어졌는데 비닐하우스로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냉대식물을 키우는 등의 노력으로 적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길밖에 없다는 표현으로 비유했다.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지만 교육의식은 중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공공재인 교육을 개별재로 대체하려는 의식이 있다 보니 사교육비가 지나치게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이어 “선진국의 경우 교육 재원의 상당부분이 재산세로 충당된다.”면서 “자식이 없는 사람도 재산세를 많이 내 교육 발전을 위해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길섶에서] 1등은 뭔가 다르다/육철수 논설위원

    며칠전 대학동창 모임에서 한 친구가 들려준 부부교사 J씨 가정의 교육방식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J씨 부부는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두었다. 그런데 사교육비 한푼 안 들이고 순전히 부모자식간 합심노력으로 1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비결은 벤치마킹은 물론이고 보통사람은 흉내조차 내기 어렵다. 어떻게 하기에? J씨 집에서는 저녁식사 후 7시부터 4시간동안 학교에서처럼 ‘가정수업’이 이루어진다.50분간 부모와 아이들 모두 각자 방에서 공부한 뒤, 휴식 10분동안 거실에 모여 읽은 책에 대해 토론하거나 독후감을 서로 나눈다. 공부시간이 되면 또 각자 방으로 흩어지고. 이런 방식으로 밤 11시까지 4교시가 진행된다고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J씨는 가끔 술자리 약속이 있으면 반드시 집에 전화해서 그날 할 일에 대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지침을 내린다. 그런 날엔 집안 수업을 까맣게 잊고 술을 진탕 마시지만, 다음날엔 곧바로 정상적인 가정수업으로 돌아간다…. 모두들 바쁜 세상에 온 가족이 일심동체로 면학 분위기를 만드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1등의 이면에는 이렇게 남모르는 땀과 노력이 숨어있게 마련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학력 상속’ 고착화

    사교육비 격차가 사회 불평등 구조를 고착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앙고용정보원 김현진 선임연구원의 ‘사회계층 변인(소득·부모학력·지역)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학력과 소득수준, 거주지 등이 자녀의 교육과 사회계층간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월 50만원 사교육 대졸이상부모 고졸이하의 4배 서울 강남권(강남·송파·서초구)과 비강남권 사교육비 지출 비교에서 강남권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10만∼50만원이 56.7%,50만∼100만원 38.8% 등인 데 비해 비강남권은 각각 80.1%와 13.3% 등이었다.5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 지출률은 강남권이 비강남권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신도시(분당·일산)와 비신도시(경기도내 그외 지역)에 대한 비교에서도 신도시의 고액 사교육비 지출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004학년 서울대 신입생 부모 95.8%가 대졸이상 가구주의 학력에 따른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현황을 보면 50만원 이상의 경우 고졸 이하는 7.4%인 데 비해 대졸은 16.8%, 대졸 이상은 33.8% 등이었다. 또한 서울대의 2004학년도 신입생 조사에서는 아버지 직업이 화이트 칼라가 67.4%였고 학력도 대졸 71.1%, 대학원졸 이상 24.7% 등으로 나타나 명문대 진학이 부모의 사회적 지위 및 학력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김 선임연구원은 “사교육비 문제가 단순히 비용의 많고 적음을 뛰어넘어 사회계층간 불평등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열린세상] 입시제도 개혁,발상의 전환을/이성형 이화여대 교수

    통합형 논술고사를 둘러싼 한바탕의 포격전이 한강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그렇지, 한국에서 입시는 전쟁처럼 치러지니 포격전이라 해도 무방하리라. 우수한 학생을 변별력 있게 뽑자는 대학의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당국은 이런 문제제기가 한 대학의 제도변화로 끝나지 않고, 기러기 대형으로 뒤따를 다른 대학들, 나아가 초등·중등 학생들까지도 그 여파의 희생자가 되리라는 점도 고려했어야 했다. 입시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경쟁은 이미 한계수위를 넘어섰다. 공교육의 위기에 따른 엄청난 사교육비의 부담은 경제적으로도 서민들의 생활을 옥죄고 있다. 밤 11시까지 입시학원을 전전하면서 파김치가 되어 들어오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참으로 기성세대로서 죄지은 듯한 느낌도 받는다. 한 사람이 쓸 에너지는 평생 한정되어 있을 터인데,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 사람의 장래도 그렇고, 그것의 합인 나라의 장래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으리란 생각까지 든다. 인구과밀의 우리 사회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기회구조가 대단히 제한되어 있다. 그러니 경쟁은 필연적이고, 과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경쟁을 조직하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입시제도는 강의 상류에서 경쟁을 격화시켜 하류로 내려 보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걷게 될 인생의 코스는 대학입학과 더불어 대체로 정해진다. 이제 하류의 시작점인 대학교부터 갑자기 과소경쟁의 사회로 이행한다. 선진국 대학생들에 비해 덜 공부해도 큰 문제없이 졸업하고, 적당한 곳에 취업을 한다. 이때부터 한국의 엘리트들은 적당하게 경쟁하고 적당하게 즐긴다. 학자들도 조로(早老) 증후군에 빠져있다.40∼50대에 왕성한 학문 활동을 할 나이이건만, 문제작이나 뛰어난 업적은 선진국들의 학자에 비해 정말 초라하다. 하류에서의 경쟁구조 디자인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연전에 타계한 프랑스의 석학 피에르 부르디외는 ‘국가귀족’이란 책에서 프랑스 학계, 정치·행정,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그랑제콜’(grands ecoles) 시스템을 통렬하게 비판한 바 있다. 위계화되고 서열화된 프랑스 입시제도와 교육제도는 극소수의 특권적인 ‘국가귀족’을 생산할 뿐이지 진정 경쟁력 있는 인력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았다. 프랑스의 고등교육 제도야말로 프랑스 혁명의 이념(평등)을 완벽하게 배신한 제도일 것이다. 그는 대신 미국처럼 매년 학과별 랭킹이 변화하는 경쟁구조로 프랑스 대학교들을 개조할 것을 제안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입시제도의 변화보다는 대학교들과 엘리트들이 각성을 해서 하류에서의 경쟁을 재조직해야만 한다. 일류 대학이라면 먼저 대학생들의 수면시간을 대입수험생의 수준으로 줄도록 공부의 양을 늘려야 한다. 양질의 교육이 제공되어야만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학내에는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상담치료를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득실대야 하고, 시험기간 중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떼를 지어 스트리킹하는 학생들도 나올 정도가 되어야만 한다. 일류 대학의 교육이 그렇게 변한다면, 고등학생들도 자신의 능력에 맞는 대학을 선택할 것이고, 사회성원 대다수는 ‘일류’ 대학들을 진정 인정해 줄 것이다. 당연히 대학교 교수와 연구자 사회의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질 것이다. 지난 40년간 수없이 입시 제도를 뜯어고쳤지만, 과열경쟁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야말로 발상의 전환을 할 때가 아닌가. 더 이상 입시 제도를 뒤흔들지 말자. 차라리 대학교육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중·고교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방안도 생각해보자. 오히려 미래의 한국을 위한다면 우수한 학생들을 경쟁이 가능한 다수의 대학교에 흩어 하류에서 치열한 경쟁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재조직해야만 한다. 대학교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조직된다면 상류에서의 경쟁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한국 사회와 미래를 위협하는 것은 대학교 입학 이후의 생태계이다. 서열화된 대학교 체제에서 만들어진 학생들이나 엘리트들의 과소경쟁과, 그로 인한 사회 전체의 경쟁력 저하가 문제인 것이다. 이성형 이화여대 교수
  • 80만원짜리 영어캠프 서민들엔 ‘그림의 떡’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민은경(38)씨는 서울 풍납동 서울영어체험마을 여름 캠프에 자녀를 보내려다 포기했다.2주 과정이 80만원에 달했기 때문. 민씨는 “5박6일 정규과정(12만원)에 비해 너무 비싸 깜짝 놀랐다.”면서 “서울시가 주도하는 영어교육도 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니 답답하다.”고 한숨지었다. 어린이들이 영어권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도록 세워진 ‘서울영어체험마을’ 참가비가 갑작스레 올라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7일 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해 12월 개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영어체험마을 참가비가 6개월만에 2.5∼3배 올랐다.5박6일 정규 프로그램은 12만원이지만, 새로 개설된 1박2일 주말 프로그램은 10만원,2주 과정 여름 캠프는 80만원이다. 하루 참가비가 2만원에서 주말은 5만원, 여름캠프는 6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름 캠프는 정규 프로그램과 달리 야외·문화활동이 많아 원가인상 요인이 많은 데다, 다소 비싸더라도 수준 높은 영어캠프를 원하는 시민들도 있다.”면서 “여전히 사설 영어캠프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규 프로그램도 올해 말에 적정성 여부를 따져 참가비를 올릴지 결정할 것이라 덧붙였다. 그러나 사교육비를 줄이려고 시 예산 121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비영리 시설과 이윤 창출이 목적인 민간단체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란 지적도 많다. 민씨는 “제값 받아 이윤을 남긴다면 세금을 들여 영어캠프를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서울영어체험마을 홈페이지(www.sev.go.kr)에서 “학부모님들께서 사교육비를 걱정하고 계십니다. 적은 부담에 알찬 대안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밝혔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80만원짜리 영어캠프 서민들엔 ‘그림의 떡’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민은경(38)씨는 서울 풍납동 ‘서울영어체험마을’여름 캠프에 자녀를 보내려다 포기했다.2주 과정이 80만원에 달했기 때문. 민씨는 “5박 6일 정규과정(12만원)에 비해 너무 비싸 깜짝 놀랐다.”며 “서울시가 주도하는 영어교육도 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니 답답하다.”고 한숨지었다. 어린이들이 영어권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도록 세워진 ‘서울영어체험마을’ 참가비가 갑작스레 올라 논란을 빚고 있다.●“저소득층 자녀 55명 무료 등록”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해 12월 개관, 민간 단체가 운영하는 영어체험마을 참가비가 6개월 만에 2.5∼3배 올랐다.5박6일 정규 프로그램은 12만원이지만, 새로 개설된 1박2일 주말 프로그램은 10만원,2주 과정 여름 캠프는 80만원이다. 하루 참가비가 2만원에서 주말은 5만원, 여름캠프는 6만원으로 오른 셈이다.서울시 관계자는 “여름 캠프는 정규 프로그램과 달리 야외·문화활동이 많아 원가인상 요인이 많았다.”면서 “여전히 사설 영어캠프(약 300만원)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했다.“여름 캠프는 참가인원 600명이 1주일 만에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았고, 시 지원을 받은 저소득층 자녀 55명도 무료로 등록했다.”고 덧붙였다.●“이윤 내려면 영어마을 불필요” 그러나 사교육비를 줄이려고 시 예산 121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비영리 시설과 사설기관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란 지적도 많다. 민씨는 “제값 받아 이윤을 남기려면 세금 들여 영어마을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서울영어체험마을 홈페이지(www.sev.go.kr)에서 “학부모님들께서 사교육비를 걱정하고 계십니다. 적은 부담에 알찬 대안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밝혔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신연숙칼럼] 서울대의 모순

    [신연숙칼럼] 서울대의 모순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논쟁을 지켜보면서 우선 드는 느낌은 과연 서울대는 대단하다는 것이다. 입시안 내용부터 그렇다. 정교하다. 논쟁의 정점에서 서울대의 최고 심의·의결기구가 내놓은 ‘서울대 평의원회의 입장’은 거기에 지적 현란함까지 더했다.“‘조용히 해!’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이 이미 조용하지 않은 사람이듯,‘엘리트 교육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미 자신이 엘리트이자 지배계급이라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아름답기조차 한 이 문장에 기자는 잠시 어지럼증을 느꼈다. 그러나 서울대는 대학의 ‘자율성’이란 가치만 잡고 늘어졌을 뿐 교육의 또 다른 중요한 가치를 놓쳤다. 사회적 ‘책무성’이다. 게다가 상대방의 모순은 지적하면서 자신의 모순은 돌아보지 않는 우를 범했다. 바로 산업사회의 경쟁원리를 주요논거로 들이대면서 자신의 조직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인 대목이다. 오늘날 대학이 학문의 자율성과 함께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국가가 요구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응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국가가 국가적 필요성에 의해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국립대학의 경우 사회적 책무는 존재 이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대는 국가차원에서 제시된 내신위주 대입시 가이드라인을 외면했다. 자율성만을 외치며 ‘공교육정상화’‘사교육비경감’이라는 사회적 여망을 거부해버린 것이다. 서울대는 입시안의 구체적 사항이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본고사’혐의를 씌우는 것은 억측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자가 서울대 입시안이 정교하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모양새를 갖추면서, 언제든 경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교묘함을 내부에 감추고 있는 것이다. 지역균형선발 30%, 특기자선발 30%, 정시모집 30% 내외의 비율은 얼핏 균형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안에 따라서 지방 학생에게 별로 혜택이 안 돌아갈 수도, 특목고학생에게 유리하게 될 수도 있다. 정시모집 ‘통합교과형 논술’역시 반영비율과 함께 시험의 형식이 모호하여, 본고사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정운찬 서울대총장은 지난 3월 “대학의 자율성이 제고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본고사는 보게 해야 한다.”“서울 강남 고교에 점수를 더 주는 것은 곤란하지만 민족사관고나 부산영재고 등의 학생을 우대해 주는 것은 옳지 않나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니 모호한 입시안이 본고사 도입, 특목고 우대 저의가 의심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떠보기’에 대해 사회가 ‘결사 저지’란 말로 응수하는 것 역시 서울대가 자청한 수순인 셈이다. 험한 언사를 썼다 하여 정치권을 비난할 일이 못된다. 서울대 평의원회는 “정부의 정책논리는 현대 산업사회의 원리인 ‘경쟁’이나 수월성 추구,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서울대 입시안을 옹호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우수학생을 선발하는 데는 ‘경쟁’적이지만 내부조직에 ‘경쟁’을 도입하는 데는 미온적이다. 학문적 수월성이 있으나 없으나 똑같이 1표를 행사하는 대학의 총장직선제는 평등과 민주의 원칙에는 충실할지 모르나 산업사회의 대학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소로 손꼽힌다. 그러나 서울대는 총장직선제를 고수한다. 평의원회의 성명은 중앙선관위의 국립대 총장선거관리까지도 비난했다. 서울대는 또한 일본에서는 전격 실시에 들어간 국립대 법인화 계획에도 반대한다. 안정된 정부예산 지원과 공무원신분 포기, 경쟁체제 진입을 스스로 거부하면서 대입시 논리로 ‘산업사회의 경쟁’을 동원하는 것은 정부 엘리트 못지않은 자기모순이다. 국가로부터의 혜택은 받고 국립기관으로서의 책무는 외면하는 서울대라면 국민의 갈채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결코 본고사가 아니라는 서울대의 다짐을 지켜보기로 한다.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돈없으면 취업 못해? 쪽집게 과외 성행

    돈없으면 취업 못해? 쪽집게 과외 성행

    성균관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올 2월 졸업한 김모(25)씨는 아나운서 지망생이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유명 학원에 다니며 아나운서 기본기를 익히고 있다.3개월치 수강료는 120만원. 공중파는 물론 케이블 방송국 공채 때마다 40만∼50만원을 들여 카메라 테스트용 정장을 맞춰 입는다. 전문 헤어숍에 화장과 머리치장까지 맡기면 비용은 10만∼15만원 더 든다. 김씨는 “1년 내내 시험을 친다면 500만∼600만원쯤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이모(26)씨도 면접 과외를 받을 생각이다. 현재 강남의 한 벤처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이씨는 올해 대기업으로 옮겨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학 때 토익 점수와 자격증 등은 따두었지만 면접까지는 대비하지 못했다. 이씨는 면접 매너, 표정 관리와 옷 입는 법 등을 1대1로 가르쳐주는 압구정동 J이미지컨설턴트를 찾아갈 예정이다. 이곳은 3시간 강의에 30만원을 줘야 한다. 돈이 없으면 취업 준비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청년 실업이 만성화되면서 대학을 나설 때도 대학에 들어갈 때 못지않은 막대한 사교육비를 지출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가 지난달 전국 대학생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를 위해 한해 161만원꼴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학생의 56.8%는 취업을 위한 사교육을 꾸준히 받고 있다고 답했다. ‘아나레슨 속성 과정’,‘민법 과외’,‘토익 고득점 보장’ 등과 같이 1대1 족집게 취업 과외도 성행한다. 중·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마치고 현재 경희대에 재학 중인 조기유학파 구모(26)씨는 ‘족집게 선생님’이다. 손수 다달이 치른 토익 시험을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대학생 4명에게 과외를 해주고 있다. 일주일에 2∼3차례씩 하는 과외에는 1인당 30만∼50만원씩 받는다. 구씨는 “토익 출제 유형만 완벽하게 익혀도 1∼2개월 내에 토익 점수를 100∼200점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시나 전문직 시험에서도 고액 족집게 과외가 빠질 수 없다. 대졸 여성들이 선호하는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대학생들 사이에는 ‘아나레슨’이라고 불리는 소그룹 또는 개인 과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아나운서 지망생은 “모 방송사의 아나운서 A씨에게 레슨을 받으려면 시간당 20만원이 들지만 현직 아나운서에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강생이 줄을 서 있다.”고 귀띔했다. 사법고시 준비생들의 개인과외도 이젠 보편적이다. 연세대 대학원 법학과에 재학 중인 P씨는 “6∼7년 전부터 사법연수원생들이 사시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개인 과외를 해주기 시작했다.”면서 “집안 형편이 나은 고시생들은 사법고시 출제위원급 교수들을 비밀리에 섭외해 한달에 500만원씩 주고 족집게 과외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잡코리아 정유민 상무는 “대학 교육이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되지만 그래도 직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취업 사교육비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대구에도 영어마을 생긴다

    대구시는 2007년까지 영어체험학습 시설 및 프로그램을 갖춘 ‘영어마을’을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대구시가 구상하고 있는 영어마을은 부지 5000평에 연건평 3000평 이상(영어 실습실 20실 이상 및 기숙사, 식당, 체육시설 등 포함), 수용인원 200명 이상의 규모다. 교육대상은 초등 5∼6학년, 중등 1∼2학년 및 기타 별도과정이 가능하며, 교육과정은 주말반,1주반,2주반 등 다양하게 편성할 수 있다. 단 교육비는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다른 영어마을과 형평을 고려하도록 했다. 현재 영어마을을 운영하는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1주일 생활 및 교육비로 8만∼12만원을 받고 있다. 대구시는 23일 국내법인 또는 개인사업자(컨소시엄 구성 가능)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7월11일부터 21일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모집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영어마을 조성이 지역민의 영어 사교육비 절감은 물론 영미권 문화체험을 통한 지역민의 세계화 의식을 향상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를 비롯해 계명대, 영진전문대 등 지역대학들이 영어마을 조성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노인·어린이 1만 8200원에 수영 배워요

    노인·어린이 1만 8200원에 수영 배워요

    문화·체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자치단체가 만든 구립 문화·체육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금천구민 문화체육센터는 금천구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될 유용한 문화·체육 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區청사보다 주민편의시설 먼저 지어 다른 자치단체의 문화·체육시설과는 달리 금천구민 문화체육센터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바로 구 청사보다도 먼저 생긴 주민편의시설이라는 점이다. 지난 1995년 서울 25개 자치구 중 막내둥이로 태어난 금천구는 지금껏 별도의 청사 없이 여러 개의 건물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상태다. 금천구는 부지확보 문제로 청사 건립에 적신호가 켜지자 청사 건립을 미루더라도 주민편의시설을 먼저 짓자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01년 3월12일 문화체육센터가 먼저 문을 열었다. 독산4동 371의2에 자리잡은 센터는 지하2층 지상3층에 연면적 2762평 규모다. 각종 강습 프로그램은 한국사회체육진흥회 금천지회에 위탁해 운영한다. 인근에는 구립 도서관도 있어 한자리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라켓볼·요가·힙합댄스 등 인기 지하 2층에는 4개 코트 규모의 라켓볼장이 있다. 국제규격에 맞춰 만들어졌으며 어른 6만 4000원, 어린이 3만 8000원으로 주 2∼3회의 수준급 강습을 받을 수 있다. 강습을 받지 않는 날은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7개 레인 규모의 수영장에도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영유아·어린이·65세 이상 노인 등의 강습료가 1만 8200원에 불과하다. 어른 대상 수업도 3만∼5만원대로 사설 체육센터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특히 구에 등록된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한 수영 프로그램이 별도 편성돼 있는 점도 특징이다. 강습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2000∼3000원만 내면 시간에 따라 자유수영도 즐길 수 있다. 월 4만 2000원의 헬스 프로그램도 주민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전문강사의 체계적인 지도 아래 진행되는 헬스 프로그램은 성별·연령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운동처방을 해준다. 운동기구 역시 대부분 신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재즈댄스·에어로빅 등과 수영·헬스·라켓볼 등을 함께 배울 수 있는 6만∼7만원대의 패키지 프로그램도 실속을 찾는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외에도 배드민턴·탁구·축구·농구 등의 강습도 진행된다. 최근에는 일반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요가나 힙합댄스 강습도 마련해 반응이 좋다. ●‘레고닥터’ 등 사교육비 절감 효과 문화체육센터는 생활체육 외에도 교양과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2∼3층에 있는 성인룸·교양룸 등에서 진행되며 영어·바둑·미술 등 다양한 강좌가 개설된다. 특히 많은 프로그램이 영유아나 어린이들에게 초점을 맞춰 사교육비를 줄여주는 기능도 하고 있다. 영유아를 위한 레고닥터·프뢰벨 등의 프로그램은 유명 유치원에서나 배울 수 있는 수준높은 프로그램이다. 국악·미술·영어·구연동화 등 최근 조기교육으로 다뤄지는 강습도 진행된다. 강습료는 2만∼4만원선. 어른들을 위해서는 영어·미술·구슬아트 등의 강좌가 개설된다. ●소극장·갤러리 갖추고 무료 셔틀버스 운행 1층에 마련된 44평 규모의 갤러리에서는 지역에 살고 있는 작가나 주민들의 작품이 전시된다.286석 규모의 소극장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영화·연극·음악회 등이 열린다. 교통이 불편한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정시마다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 7대를 운영한다. 한인수 금천구청장은 “지난해 센터를 이용한 구민수가 6만 5000명에 이를 만큼 인기가 높다.”며 “보다 다양하고 내실있는 강습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설관리를 잘해 서남지역의 주요 문화체육시설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02)861-1313,890-2410.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기고] 경쟁력있는 교육자치 이루는 길/이기재 서울 노원구청장

    얼마 전 중학생을 둔 한 학부모로부터 “우리 애가 그러는데 학교 영어 선생님이 애들보다도 발음이 나쁘다고 하더라.”는 말을 건네 들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그냥 지나쳐 버릴 수만은 없다. 요즘 아이들은 저학년부터 영어를 배우다 보니 영어 실력을 얕잡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교육인적자원부는 경쟁력 있고 신뢰받는 교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사에 대해 동료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까지 참여하는 ‘다면(多面)평가’를 실시하는 등의 ‘교원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어 교육부장관이 교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학부모와 학생에 의한 평가는 하지 않는다고 밝히자 이에 대해 최근 논쟁이 뜨겁다. 교원평가제에 대해 교사 등 교원단체는 ‘교사간의 경쟁을 유발해 학교공동체를 황폐화하고, 교사들을 피동적 존재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공교육 부실 책임을 왜 교사한테 떠넘기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교사에 대한 평가는 경쟁을 통해 교원들의 실력향상을 가져와 결과적으로 교육수요자인 학생, 학부모에 대한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지며 교원들의 질이 한 차원 높아진다.’며 지지하고 있다. 필자는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많은 주민들을 만난다. 학부모들은 단연 교육 얘기가 주다. 일선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볼멘소리가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중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도 원인이다. 요즘 초·중·고생들 대부분이 학원엘 다닌다. 파김치가 돼 돌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다 못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며 학교 교육만으로는 안 되는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하기야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족한 공부를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우리 현실은 지나침을 넘어 큰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이 같은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그 해결 실마리는 없나를 생각해 봤다. 첫째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이 급선무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 교육만으로 대학에 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과감히 수요자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교사 개개인에 대한 교육 환류 기능을 갖자는 것이다. 국가가 제공하는 공교육 본래의 전인교육은 물론 교과과정에 대한 평가 등 교원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이제 교육은 교사와 교육 관계자 등 특정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교육발전을 위한 길에 동참, 보다 나은 교육을 모색해야 한다. 교육의 직·간접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다각적인 객관적 평가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 나가자는 것이다. 이는 실추된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과 더불어 참 스승상을 곧추세우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둘째 교원에 대한 수당 등 봉급을 대폭 올려 줘, 안정된 가운데 사명감을 갖고 교직에 전념토록 사기를 북돋워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우수한 인적자원도 몰리게 될 것이며 교육환경과 질의 개선이 뒤따를 것이다. 셋째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줘야 한다. 대학 스스로 학생을 자율적으로 선발토록 해 특화된 대학으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으로 책을 많이 읽고 자신의 특성과 자질 등 잠재력을 지녔다면 다소 성적이 떨어져도 해당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물론 대학은 장기적 안목을 갖고 당장 눈앞에 나타난 모방의 천재보다는 더디지만 창조적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국가는 학생선발을 대학에 맡기는 것을 비롯해 고등학교 과정까지의 교육을 경쟁원리에 따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넷째 이러한 경쟁력을 갖춘 교육개혁을 위해 교육수요자인 학생, 학부모를 비롯해 교육관계자, 명망있는 주민 및 시민단체 대표, 지자체가 참가하는 교육평가시스템을 자치단체별로 둘 것을 제안한다. 다시 말해 교육자치를 통해 교육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상품가치(교육경쟁력)는 제조업체(국가)의 자본과 뛰어난 기술, 그리고 고도의 숙련(교사 등)을 통해 시장에서 수요자인 사람들(학생 및 학부모 등)에 의해 매겨진다. 교육을 상품으로 비교한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의미인즉 이젠 교육도 수요자 중심의 경쟁원리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갖춰가자는 취지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 이기재 서울 노원구청장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3不정책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3不정책

    6월 국회에서는 이른바 ‘3불(不)정책’을 놓고 의원들이 설전을 벌일 전망이다.3불정책이란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정책이다. 최근 입시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한나라당이 대입제도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의 뜨거운 현안인 대입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여의도 정치현장의 공방 대상이 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3불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내놓을 대입제도 개선안은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쪽이 될 것으로 보인다.2012년부터 대학에 학생선발 자율권을 완전히 주고 기여입학제와 본고사, 고교등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3무(無)정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여당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한나라당이 발의하더라도 상임위에서 통과시켜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여당보다 더 강한 태도로 3불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최순영 의원은 3불정책을 입법화하는 법률개정안을 최근 내놓았다. ●본고사 도입 논란 본고사는 대학마다 다른 주관식·서술식 시험 문제로 응시생들 해결과정을 보아 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의 제도다. 본고사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수능시험만으로는 실력을 가늠하기 어렵고, 고교간 학력 차이가 나는 현실에서 대학 자체적인 선발 수단을 줘야 한다는 것이 다. 또한 교육의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학교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본고사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가장 큰 이유로 본고사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점을 든다. 또한 본고사를 도입하면 수능시험과 내신외에 또하나의 부담을 학생들에게 지운다는 것이다. 결국 본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사교육에 의존하려 할 것이고 사교육비를 댈 수 없는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국민들은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소위 명문대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부유층 자녀들의 명문대 입학 길을 넓혀줌으로써 사회격차를 더 벌리게 된다. 본고사 반대론자들은 따라서 본고사 부활은 기득권을 가진 계층의 부와 권력의 세습을 위한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이에 대한 본고사부활론자들은 본고사가 폐지된 뒤에도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또한 고교평준화의 뒤를 이은 본고사 폐지는 하향 획일적인 인간을 만들 뿐이라고 한다. ●기여입학제 찬반론 기여입학제란 학교에 물질을 무상으로 기부해 재정적 도움을 준 경우나 대학의 설립 또는 발전에 비물질적으로 기여한 공로가 있는 사람의 직계자손을 대학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입학시켜주는 제도이다. 기여입학제에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배경에 따라 자식의 입학 여부가 결정되므로 이는 헌법 제31조 1항에 규정된 교육의 기회균등과 평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부유층과 빈곤층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여입학제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입학할 기회를 침해하지는 않되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만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여입학제로 대학의 재정이 풍부해진다면 심각한 사학의 재정난을 해소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또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줄 수 있을 것이어서 위화감 조성보다는 실질적인 평등과 계층간 융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 설문조사에서는 ‘돈과 입학을 맞바꿔 부에 이어 학벌까지 세습하는 것으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70.3%로 나타났다. ●고교등급제 마찰 고교등급제란 학교에 따라 존재한다는 학력의 차이를 대입에서 반영하는 제도다. 고교등급제 반대론자들은 등급제가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면서 학교간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학교별로 등급이 매겨질 경우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연좌제식으로 같은 등급을 받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한다. 결국은 과거와 같은 일류고병이 되살아나 지역갈등, 위화감, 부의 세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학교등급을 정할 경우 낮은 등급의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뛰어난 학생이 있을 수 있는데 학교등급 때문에 낮은 평가를 받는 억울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든다. 고교등급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쪽은 서울과 지방, 강남과 강북 등 학교의 위치에 따라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나므로 내신 1등급이라고 해서 같은 등급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실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는 고등학교는 실력 차이를 입시에 반영해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대학의 자율선발과 사교육 폐단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는 모두 대학에 학생선발에 관한 자율권을 얼마나 주느냐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대학의 자율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어느 선까지 인정하느냐하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또 평준화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고교등급제를 인정하고 본고사를 부활한다면 사실상 평준화를 부인하는 것이 된다.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 지 30년이 다 됐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고등학교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부인한 평준화정책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돼 보완책이 마련되고 있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와 같은 제도들이다. 당국이 자율권을 100% 보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교육 비대화 때문이다. 일류고등학교와 명문대학에 보내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교육비를 투자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상태에서도 사교육 규모는 줄어들 줄 모르고 있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3불정책을 유지하면서 보완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사교육이 더 커지는 것을 막으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미봉책으로 100년 대계, 교육을 언제까지 땜질할 수는 없다. 학교의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서 언젠가 학교에 자율권을 되돌려줘야 할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경제에 애국심은 없다”

    “경제에 애국심은 없다”

    “경제에 애국심을 호소할 수는 없습니다.” 교수 출신의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오랜만에 강단에 섰다. 대학이 아닌 고등학교 교실이었기 때문에 한국경제의 과제와 미래를 특유의 달변으로 알기 쉽게 풀어갔다. 박 총재는 24일 서울 경복고등학교에서 열린 청소년 특별 경제강좌에서 “경제는 냉혹한 법칙에 따라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경제에서 애국심이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면서 “국내기업들이 외국에 투자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투자 여건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박 총재는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임금은 10배, 땅 값은 4배, 세금은 2배나 많은 등 투자여건이 좋지 않다.”면서 “강성노조도 국내투자를 부진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 총재는 경제의 노화현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노화된 경제는 저성장과 고물가, 사회불안 가중 등이 혼재된 경제를 말한다.”면서 “인구증가도 정지 상태에 있고 고령화도 급진전되는 등 우리 경제 곳곳에서 노화현상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의 공공재적 기능 강화도 역설했다. 박 총재는 “매년 수조원씩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교육세로 전환됐더라면 교육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면서 “교육 수요를 사교육으로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효율성이 지극히 부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선진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건강, 여가 등 ‘고급 서비스’ 분야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고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교육기관이 건실한 재정기반 위에서 대중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부 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총재는 끝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빚이 미국보다 적을 정도로 튼튼해졌고, 지식기반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현재의 과도기적 현상을 잘 극복한다면 선진경제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해 학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실속 만점 인천 논곡中 ‘방과후 학교’

    실속 만점 인천 논곡中 ‘방과후 학교’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한 달 평균 사교육비는 23만 2000원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부담은 날로 커지지만 사교육을 쉽게 포기하기도 어렵다. 이같은 실정에 인천의 한 중학교가 참신한 아이디어로 학부모의 부담을 덜고 있다. 지역적으로 교육여건이 어려운 점을 감안,‘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인근 대학 사범대 재학생들까지 참여시키고 있다. 새로운 시도로 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만족시키는 이 학교를 찾았다. 지난 10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 논곡중학교 방과후 교실. 하루 수업을 마치고 남아 있던 학생들이 인하대 대학생 명예교사 이미애(22·수학교육과 2학년)씨를 반갑게 맞았다.3학년 지영(15·가명)이는 이씨의 손을 잡고 “선생님께 배운 게 시험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라며 웃어보였다. 또다른 3학년 방과후 교실. 쉬는 시간, 친구들이 교실을 빠져나가자 은영(가명·15)이는 대학생 명예교사 김경한(28·여·영어교육과 4학년)씨와 마주앉아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고민을 털어놓았다. 은영이는 사춘기 소녀답게 외모가 불만이다.“친구 보라는 피부가 참 고와요. 같이 다니면 친구들이 보라만 쳐다 봐요. 너무 샘 나요…. 난 도대체 이게 뭐야….” 한번 터져 나오기 시작한 고민은 공부 걱정으로 이어진다.“그렇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지현이는 매일 1등 해요. 친구들이 난 알아주지도 않아요….” “나도 한 친구를 부러워한 적이 있지. 그 친구는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도 높을 뿐 아니라 이쁘기도 하지. 그 친구를 볼 때마다 무척 부러웠지만 난 요즘 내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이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단다. 난 가르치는 일이 내게 가장 잘 맞아.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가장 멋있지. 은영이도 분명히 잘 할 거야. 자신감을 가져.”김씨도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은영이를 달래주었다. ●언니·오빠 같아 선생님보다 상담하기 더 편해 옆 반에서는 방과후 수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미애씨는 슬기(14)의 연습장에 수학 공식과 풀이 과정을 써가며 자세히 설명해줬다. 슬기는 “문제 푸는 시간이 많이 걸려 시험 때마다 시간을 너무 잡아 먹는다.”며 하소연했다. 이씨는 “변수가 많으면 이 변수로 치환하면 되잖아. 다른 아이들도 치환을 어려워 하더라. 이렇게 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라며 슬기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이씨와 김씨는 인하대 사범대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지난달부터 이 곳에 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예비 교사’는 모두 30명. 방과 후 과목별로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선생님께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 상담도 해준다. 명예교사들은 선생님이라기보다 언니·오빠·형·누나에 가깝다. 그만큼 편하다. 특히 주변에 변변한 학원 하나 없어 멀리까지 다녀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2학년 현철(14)이는 “특목고에 가고 싶은데 학원을 많이 다니는 다른 지역의 학생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누나와 형들에게 쉽게 배울 수 있어 좋다.”고 했다.2학년 혜진(14)이도 “학원이 많은 연수동이나 만수동까지 가려면 버스도 갈아타야 하고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제는 방과후 학교에서 바로 배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우다 보니 좋은 점은 또 있다. 모르는 것을 눈치보지 않고 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3학년 수정(15)이는 “학원에서는 질문할 때 눈치가 보여 모르는 것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았지만 여기는 친구들과 함께 있어 편하게 질문할 수 있다.”고 했다. 광섭이는 “학원에서는 선생님이 진도를 빨리 나가는 데만 급급하고 학생이 많아 일일이 신경도 써주지 못한다.”면서 “반면 방과후 학교는 선생님 한 명당 배정된 학생이 8명에 불과해 세세하게 신경을 써 준다.”고 말했다. ●학교안에서 공부해 안전하고 귀가걱정도 덜어 학생들은 대학생 선생님을 ‘인생의 조언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3학년 신영(가명·15)이는 “고민이 있을 때 친구 다음으로 찾는 사람이 대학생 선생님”이라면서 “엄마·아빠나 선생님에게는 말하기 힘들지만 대학생 선생님은 언니나 오빠처럼 편해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자주 전화한다.”고 말했다.2학년 동완(14)이는 “선행학습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선생님이 선행학습을 무리하게 하다가 오히려 손해를 봤던 경험을 얘기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장용만(48)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 둘을 합치면 학원비만 최소 40만원에 이른다.”면서 “비용도 적게 들고 학교 안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며 좋아했다. 김문기(44)씨는 “예전 같으면 학원이 멀어 딸의 귀가시간이 밤 11시를 넘겼는데 이젠 안심이 된다.”고 했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확산되는 예비교사 활용 최근 ‘예비교사’인 사범대와 교대 재학생들을 학교 수업에 활용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형이나 누나들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편하게 배울 수 있고, 대학생들은 교단 경험을 미리 쌓는 기회가 된다는 장점 때문이다. 인천 논곡중학교 외에 서울시교육청과 서울 신현고등학교에서도 ‘예비교사’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신현고는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과 연계, 방과후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교육 기회가 적은 이 학교 저소득층 학생 21명이 대학원생 7명으로부터 지난 3월 중순부터 매주 4차례 방과후에 90분씩 영어를 배운다. 서울시교육청도 주요 대학 사범대와 교대 재학생들을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초·중학생의 보조교사로 활용하고 있다. 건국대와 고려대, 서울대, 서울교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6개 대학은 지난달 초부터 학력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한다. 대학생들은 하루에 2시간씩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가운데 초등학교 3학년 진단평가에서 ‘기초학습 미달’ 판정을 받은 학생이 대상이다. 중학교도 서울대를 비롯한 5개 대학 사범대 2학년생들이 보조교사로 참여해 국어와 수학, 영어 등 세 과목을 가르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프로그램 어떻게 운영되나 논곡중 ‘방과후 학교’는 현재 30개 학습 동아리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6개로 시작했지만 반응이 좋아 4개가 더 늘었다. 동아리 하나는 모두 8명으로 구성되며, 협동과 경쟁의 관계로 운영된다. 미국 케이건 박사의 협동학습이론을 적용한 것이다. 동아리는 4명씩 두 개의 팀으로 나눠진다. 한 팀의 팀원은 각자 ‘이끔이와 칭찬이, 나눔이, 기록이’라는 이름이 붙은 역할을 맡는다. 칭찬이는 인성이 좋은 학생이 맡아 팀원을 칭찬하는 역할이다. 나눔이는 프린트물을 나눠주고, 기록이는 수업 내용과 숙제를 기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끔이는 총무 역할이다. 각자의 역할은 팀원간 의논을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이들 4명은 각자 한 동아리 내 다른 팀에서 같은 역할을 맡은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한 동아리 안에서 두 개 팀이 경쟁하고 같은 팀원끼리는 협동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 동아리 안의 두 팀도 결국 협동해야 한다. 다른 동아리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측은 각 학년당 가장 우수한 동아리를 학기마다 선정, 도서상품권을 준다. 우수 동아리는 동아리의 평균 점수가 얼마나 올랐는지와 출석점수로 결정된다. 방과후 학교에서 대학생이 가르치는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4과목. 학기초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했다. 교재는 EBS 방송교재다. 수업은 학생들이 EBS 교재를 미리 시청한 뒤 모르는 문제를 대학생 교사에게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학생 교사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학생이 질문지를 만들어 해당 과목 교사에게 전달해 해결한다. 대학생 교사는 인하대 사범대학장과 지도교수가 지원자 가운데 면접을 통해 뽑고 1년 동안 한 동아리를 맡는다. 수업 시간은 매주 두 시간씩. 수강료는 학생 1인당 한 달에 3만원이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민웅 논곡중 교장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하고 있어 조만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인천 논곡중학교 이민웅(62) 교장은 “학생들이 정규수업을 마친 뒤에도 학교에 남아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예비교사’들이 참여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 지역 특성 때문이었다.“평소 학생들이 사는 남동공단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교육여건이 열악합니다. 학부모들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자녀 교육에 신경을 써줄 형편이 못되지요.” 그는 “기존의 방과후 수업은 사실상 정규수업의 연장으로 학생들이 식상해하고 선생님들은 업무와 행정에 쫓겨 방과후 수업까지 신경쓰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그러다 대학생들이 참여하면서 이같은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 교장이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된 것은 지난해 말 당시 연구부장이었던 안용균(41) 교사의 제안 때문이었다. 한 반당 8명씩 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사범대 대학생들이 방과후에 그 동아리를 맡아서 공부를 가르치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 교장은 인하대 홍득표 사범대학장을 찾아가 방과후 학교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고, 예비교사인 대학생들은 미리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며 참여를 부탁했다. 홍 학장도 “참신한 아이디어”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현재 이 학교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지난 3월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연구학교로 선정돼 올 한해 20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 교장은 “방학에는 같은 방식으로 중학교 예비반을 만들어 인근 지역 초등학생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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