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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참 비겁한 ‘집사람’ 탓하기/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참 비겁한 ‘집사람’ 탓하기/함혜리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검은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수뢰 혐의 등으로 전직 대통령과 측근들이 사법처리되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대선후보 시절부터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며 과거 정치와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누차 청렴과 도덕성을 강조해 왔던 터라 그가 박연차 리스트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온 국민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노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서 금품 수수사실을 스스로 시인함으로써 ‘노무현다운’ 면모를 재차 과시했다. 가족 문제로 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된 데 대한 자책감의 발로일 수도 있고, 검찰의 수사망이 봉하마을 문턱까지 좁혀지자 스스로 시인하는 길을 택함으로써 도덕적 비난을 비켜가려 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쓴 당사자로 부인 권양숙 여사를 내세운 점은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사과문에서 “저의 집에서 부탁해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돈이 필요했던 것은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이런 애매한 표현들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세상물정 모르는 집사람이 답답한 마음에 그만 실수를 저질렀는데 나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 낸들 어쩌겠느냐?’ 이 대목에서 노 전 대통령이 ‘집(사람)’을 내세운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대충 감이 잡힌다. 법조인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은 치밀한 법률적 검토와 계산 아래 단어 하나하나에 방점을 찍었다. 핵심은 권 여사와 박 회장 사이에 돈거래가 이뤄질 당시 자신은 이를 몰랐다는 것이다. 정말로 몰랐다면 특별히 죄를 묻기 어렵다. 권 여사를 내세운 이유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통령 부인이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서 뇌물죄 적용 또한 쉽지 않다. 집사람을 등장시킴으로써 특정한 청탁이 전제되지 않은 돈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부각시킬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집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은 너무 비겁한 처사다. 인정에 호소해 권력형 비리를 합리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너무 확연하니 하는 말이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는 부인 핑계를 대는 것은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될 일이다. 권 여사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자신이 부덕한 탓으로 돌리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더 올바른 처신이라고 본다. 그것이 가장을 믿고 따르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사는 ‘집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은 여러 가지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07년 6월 박 회장의 자금관리인이 정상문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100달러 다발 100개가 담긴 돈 가방을 전달했고, 정 전 비서관은 곧바로 관저로 찾아가 이를 ‘최종 수령자’에게 넘겼다고 한다.10억원이 넘는 거액이 오갔는데 그것을 몰랐을 리 없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에서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달러를 받은 것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아들 건호씨가 연루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리의 몸통이 노 전 대통령 자신임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노 전 대통령은 부인의 치마폭에서 나와 모든 것을 국민 앞에 정직하게 밝히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김해 “봉하마을 사업 재검토”

    경남 김해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진영읍 봉하마을에 대한 각종 개발사업의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한다. 김해시는 10일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봉하마을 각종 개발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아직 발주하지 않은 봉하마을 내 미곡종합처리장(RPC) 건립 사업은 시비를 지원하지 않고, 노 전 대통령 귀향 직전에 마련한 봉하마을 개발계획에 포함됐던 마을광장의 생태주차장 조성사업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盧 청와대서 100만달러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6월 청와대 경내에서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돈 10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10억원)를 건네받은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檢 “정상문이 에 돈가방 전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9일 “노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박 회장이 정승영(59) 정산개발 대표를 정상문(63)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 집무실로 보내 정 전 비서관에게 100달러짜리 1만장이 들어 있는 가방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돈 가방을 정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홍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이 게시한 사과문을 보고 빌린 돈이라는 주장과, 권양숙 여사가 개입돼 있다는 주장을 처음 알았다. 차용증도 없고, 빌려줬다는 식의 진술을 박 회장이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측은 “지난번 사과문에서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검찰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퇴임 직전인 지난해 2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받은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50억원)와 관련, “노 전 대통령 ‘애들’이 요청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다고 여기고 줬다.”는 박 회장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애들’은 연씨와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로 전해진다. 홍 기획관은 “(5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이 요구했다는 부분에 대해)나중에 말하겠다.”고 밝혀 이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 회장의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추부길(53·구속) 전 청와대 비서관 외에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 정치권과 청와대 등에 전방위로 로비한 정황을 잡고 천 회장을 이날 출금조치했다. ●천신일 출금·강금원 구속 수감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57·구속) 창신섬유 회장은 횡령과 조세포탈 등에 대한 혐의로 이날 밤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됐다. 강 회장은 2004년 이후 회사 돈 266억원을 개인적으로 빼 썼고 법인세 16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또 정 전 비서관에 대해 롯데백화점 상품권 1억원어치와 3억원의 현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가족 재산 고지 거부한 의원 101명 공개합니다 YS “盧, 형무소 갈 것”에 박희태 “각하 건강 만세” 빈대의 증가를 조심하세요 이 불황에 택시요금 500원이나 올리다니 부엌의 터줏대감 가마솥
  • YS “盧 형무소 가게 될 것”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여러 행태로 볼 때 머지않은 장래에 형무소에 가게 될 것이라 믿는 국민이 전부”라고 말했다. 9일 경남 거제시에서 열린 자신의 기록전시관 건립공사 기공식에서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공개 사과문과 관련, “우리 역사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노 전 대통령까지 불행의 역사를 걷는다면, 얼마나 불행한 역사를 보게 되는 것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타깝고 세계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싸잡아 비판했다. “북한 김정일에게 6억달러라는 돈을 주고 정상회담을 이뤄냈다. 돈 주고 정상회담을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 아마 노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 김 전 대통령의 생가 앞 광장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안경률 사무총장, 조윤선 대변인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옛 민주계 출신 여권 인사 500여명이 모였다.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이경재·박진·이병석·권영세·정병국·이성헌 의원 등 과거 ‘범민주계’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믿었던 복심마저 잇따라 백기… 盧도 투항하나?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의 말문이 터졌다. 노 전 대통령이 굳게 믿었던 심복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조차 검찰에 백기를 들었다. “정 전 비서관이 말을 잘한다. 많이 한다.”라는 게 검찰의 공식 멘트이고 보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봐도 틀림없다. 정 전 비서관의 입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청와대 전 직원의 말이 현실화됐다. 박연차 회장이 측근인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를 통해 100만달러가 든 가방을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청와대에서 건넨 사실도 정 전 비서관이 확인해 준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이란 기발한 카드를 꺼내며 정 전 비서관을 보호하려고 했던 깊은 뜻이 ‘정상문 보호=노무현 생존’이라는 등식에 있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07년 6월 받은 것으로 드러난 이 돈은 차용증도 없고, 빌려준 돈도 아닌 것으로 확인돼 대가성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 회장도 회사를 위해 준 돈이라는 내용으로 진술한 바 있다.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 못지않게 검찰에 협조적이어서 노 전 대통령의 금품 수수 액수는 현재 의혹을 사고 있는 것 이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 생활 4년 동안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친구인 노 전 대통령의 돈 심부름이다. 회사 오너가 경리과장을 아무한테 못 맡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03년 4급 공무원(서울시 감사담당관)인 그를 이명박 대통령(당시 서울시장)에게 부탁해 3급으로 승진시킨 뒤 총무비서관 자리에 앉힌 것도 ‘믿을 사람은 너뿐’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집사(執事)로 불리는 까닭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토록 믿었던 자신의 복심(腹心)에게 배신을 당할 운명을 맞게 됐다. 문제는 상처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정 전 비서관의 입은 뇌관이자 화약고다. 돈 없이 청와대에 들어간 노 전 대통령은 품위 유지를 위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만큼 정 전 비서관의 돈 심부름은 한두 번이 아니었을 공산이 무척 크다. 노 전 대통령의 외아들 건호씨까지 관여된 것으로 알려진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50억원)의 주인이 ‘노()’라는 박 회장의 진술을 정 전 비서관이 확인해 줄 경우 노 전 대통령은 회복불능 상태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구속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입이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단순한 재정 후원자가 아니다. 사상적 교류가 가능한 동지이자 평생을 같이 갈 동반자로 알려졌다. 그는 그동안 철통 같은 자물쇠 입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샅샅이 뒤진 검찰이 증거를 들이밀 경우 강 회장이 얼마나 버텨 낼지는 미지수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盧부부 소환조사해 법적 책임 따져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은 것을 시인한 후 검찰의 수사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검찰은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를 소환해 직접 조사를 벌여야 한다. 그리고 법적인 책임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권력형 비리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정치적 고려가 개입해선 안 된다. 검찰 수사의 과거 예를 보면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서면이나 방문 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의혹이 제기된 액수가 크고 국민적인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전직 대통령 예우를 따지기엔 사안이 중대하다. 특히 서면·방문조사로는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수상한 돈거래의 실체를 파헤치기 어렵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검찰이 소환을 결정하면 그에 응해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과 측근 설명을 통해 사법처리를 피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권 여사가 받은 돈이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은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되지 못한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금품수수를 알았거나 대가성이 있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재산신고 누락으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고, 포괄적 뇌물죄나 제3자 뇌물수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 권 여사가 받았다는 것, 빚을 갚기 위해서라는 것도 일방의 주장일 뿐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일축했다. 조카사위가 송금받은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 몫이라는 게 밝혀지면 불법자금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전직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는 일이 반복되고, 전 영부인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것은 우리 역사의 불행이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스스로 모든 진상을 털어놓고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검찰의 직접 수사는 불가피하다. 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보복, 표적사정 등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털면 문제 없는 사람 있나” 봉하마을 주민들 한숨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털면 문제 없는 사람 있나” 봉하마을 주민들 한숨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한 다음날인 8일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주변은 평소와 다름없이 보였다. 관광객들은 사저를 좀 더 가까이서 보려고 바짝 다가가 집안을 쳐다보고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사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의 모습은 확연이 줄었다. 봉하마을 관광안내센터에 따르면 봉하마을을 찾는 관광객수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늘어나 요즈음 평일 하루 2000명에 이른다. 사저안도 바깥에서 보기에는 평소처럼 조용한 가운데 별다른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았다. 사저 주변을 경비하는 경찰의 경비근무는 사과문 발표 전보다 인원이 보강되는 등 강화된 모습이었다. 사과문 발표 뒤 혹시라도 노 전 대통령이 바깥으로 모습을 보이거나 특별한 입장 설명이 있을 것에 대비해 많은 취재진이 봉하마을에 몰려들었다. 일부 방송사는 중계차를 대기해 놓았으며, 카메라는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향해 설치돼 있다. 마을 주민들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한 마을 주민은 “그렇게 털면 문제가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불편한 마음을 내비쳤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주민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한나라 “숨은 뜻 있을 것”… 민주 “무관” 선긋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낭하는 가운데 8일 여야는 사태 추이에 따른 파장을 점치며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당혹감 속에서도 노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나서며 현 정부 실세의 연루 의혹을 겨냥해 역공을 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충격과 자괴감을 느꼈다.”면서 “검찰은 한 점 의혹 없는 수사를 통해 국민에게 진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재임기간 돈을 받은 경위와 그 성격에 대해 진위를 밝혀야 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정중한 사과가 필요하며 살아 있는 권력이든 죽어 있는 권력이든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원하지 않는 역사가 반복돼 국민들이 걱정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공천 파동에 노 전 대통령 사건까지 겹쳐 4·29 재·보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위기감도 엿보였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이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을 씻는 데 3년이 걸렸다.”면서 “우리는 어찌될지 걱정”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386 출신 관계자는 “권양숙 여사가 받은 것이라고 한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을 보고 화가 났다.”면서 “자기 혼자 살려고 한 거 아니냐. 정말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당직자는 “외형상으로 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관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해체와 민주당 창당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호적’은 정리됐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사과에 의구심을 보였다. 윤상현 대변인은 “청렴과 도덕성을 전유물로 자랑하며 행세해 온 노 전 대통령 주변세력의 유창한 거짓과 화려한 가식에 배신감을 지울 수 없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언급을 자제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사과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권 여사를 내세워 대통령 부부를 함께 조사할 수 있겠냐는 부담을 주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조사를 받게 된다는 점으로 동정심을 유발하려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을 보고 권 여사에게 돈을 주었다는 사실은 세상 사람이 다 안다.”면서 “아내의 치마폭 뒤에 숨으려는 아주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이번 사건의 줄기는 박 회장과 추부길 전 비서관 등이 관여된 게이트인데 요즘엔 가지가 번져서 노무현 정권의 비리 조사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시 줄기로 돌아가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면서 “‘박연차 사건’이 터지기 전에 출국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불러들여야 하고, 추 전 비서관과 함께 대책회의를 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도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시사주간지는 이번 사건이 지난 대선 직후, ‘물러나는’ 노무현 정권과 ‘들어서는’ 이명박 정권 간의 ‘BBK 사건과 노무현 정권 비리조사의 빅딜’에서 시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盧 불법자금 환수·석고대죄 해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이 수수한 불법 자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8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것과 관련,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검은 자금을 국고에 조속히 환수하라.”고 촉구했다. 진 의원은 “도덕성을 자랑했던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그나마 사과문에는 정치인 노무현의 진정성보다는 변호사 노무현의 계산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수사 결과 불법 자금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그에 합당한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할 것”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일단 수사과정을 두고 볼 일이지 미리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고,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불법 자금이 드러난 뒤에 제기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APC 연결계좌 모두 확보… ‘1000억 퍼즐’ 거의 풀었다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APC 연결계좌 모두 확보… ‘1000억 퍼즐’ 거의 풀었다

    현재 검찰의 수사방향은 크게 두 갈래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구명로비’에 연루된 여권 실세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확인 작업’만 남겨 둔 상태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이란 초강수를 받은 대검 중수부가 ‘끝내기’라는 승부수로 받아친 이유다. 부산·경남 지역을 떨게 했던 전·현직 지자체장 소환 조사도, 국회의원 수사도 일정기간 미뤄질 전망이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8일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는) 1과에서 하고 전·현직 지자체장 및 정치인에 대한 조사는 2과에서 하고 있다.”면서 “2과의 여력이 되면 소환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쪽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지금은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검찰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준 500만달러의 용처와 다른 뭉칫돈의 흐름을 규명할 ‘블랙박스’인 홍콩 APC계좌 자료에 대한 분석을 거의 끝냈다. APC계좌와 연결된 다른 해외계좌 및 국내계좌 자료도 모두 확보했다. “다른 계좌는 더 이상 필요없다.”는 홍 기획관의 말에서 수사가 거의 마무리됐음을 읽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검찰이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의 비자금 흐름도를 대부분 완성했음을 뜻한다. 박 회장의 진술과 돈이 건너간 정황, 사용처가 확인된 만큼 당사자의 확인절차만 남은 셈이다. 검찰의 첫번째 타깃은 의문의 500만달러다. 그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에서 밝혔던 “저의 집에서 부탁”해서 박 회장에게 받아 사용한 돈이다. 검찰은 또 다른 뭉칫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풀어 줄 열쇠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잘 말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 회장에게서 3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체포돼 9일 새벽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전 비서관은 전 정권의 처음부터 끝까지 노 전 대통령과 함께했던 청와대 ‘집사’다. 따라서 그가 노 전 대통령과 영부인에게 들어가는 모든 돈을 직접 챙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 전 비서관은 박 회장이 연씨에게 500만달러를 줄 때 모종의 역할을 한 인물이다. 박 회장의 돈이 권양숙 여사에게 넘어가는 다리 역할도 했다. 검찰의 말을 풀어보면 정 전 총무비서관이 ‘다 털어놓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검찰은 또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실세’ 이상득 의원과 정두언 의원 등 여권 인사들에게 박연차 구명을 요청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방침을 분명히 했다. 검찰이 공언한 대로 ‘성역 없는 수사’의 완결판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盧 “저의 집서 부탁해 박연차 돈 받아”

    盧 “저의 집서 부탁해 박연차 돈 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은 7일 정상문(6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수억원의 뇌물 성격의 돈을 받은 혐의로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라며 박 회장에게서 돈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 돈을 받은 것과 관련해)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해 진술한 뒤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겠다.”고 밝혀 검찰의 소환에 응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어떤 빚을 갚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저의 집’이라는 표현은 경상도에서 부인을 뜻한다.”면서 “권양숙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 돈을 받아 사용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박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 달러(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50억원)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연씨가 박 회장한테서 돈받은 사실을 퇴임 후에 알았다.”면서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지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을 내기에 앞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과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한테서 돈 받은 사실을 고백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는 급진전되게 됐다. 이와 관련,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의 사과글을 참고하겠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에 대한 조사 여부는) 정 전 비서관을 조사한 뒤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의 글 전문 사과드립니다. 저와 제 주변의 돈 문제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고 있습니다.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욱이 지금껏 저를 신뢰하고 지지를 표해주신 분들께는 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미리 사실을 밝힙니다. 지금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정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입니다.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입니다. 그리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에 관하여도 해명을 드립니다. 역시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퇴임 후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9년 4월 7일 노무현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정치권·네티즌 반응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은 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개 사과에 당혹해 하면서도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이날 “우리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섣부른 언급이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전직 대통령이 관련된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와 관련한 내부 회의를 주재하다가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 보고받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한 관계자는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면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이 관련된 사안을 청와대가 함부로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수사 상황을 지켜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의 칼끝이 노 전 대통령을 향하니까 사전에 ‘빌린 돈’이라며 희석하려는 전형적인 ‘노무현 수법’”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고, 검찰은 성역없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인 장윤석 의원은 “권양숙 여사와 관련됐다면 사실상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민망하고 안타깝다.”면서 “사직 당국이 엄정하게 수사해 연루 여부를 밝혀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충격과 당혹 속에 반응을 자제했다. 정세균 대표는 당 대표실에서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의원은 “불행한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한 뒤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옛 민주계의 한 의원은 “도덕성을 기치로 내세웠던 분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청탁하다 걸리면 패가망신 시키겠다.’고 공언하던 분이 (부패의) 당사자가 되는 것을 보는 국민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말을 삼갔다. 안희정 전 의원이 운영하는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말하기 곤란하다.”며 입을 다물었다. 김종민 전 청와대 대변인은 “놀랐다거나, 충격이라거나, 기쁘다거나, 슬프다거나 그런 감정이 없다. 내용을 알아 봐야겠다.”고만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 게시판에는 열성 지지자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노공이산님 빚, 우리가 갚읍시다.”(온니유), “당신들은 돈 없으면 옆집에 꾸러 간 적이 없습니까.”(내 마음), “안 받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아자쩡), “언제나 함께 할께요.”(simsaes) 등 주로 노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이었다. 반면 일부 지지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이디 ‘에헴’은 “현 정부와 비교해 보니 다른게 없다. 그냥 느껴지는 게 ‘아, 정말 속았구나.’ 이거다.”라고 말했다. 아이디 ‘dismiss83’은 “무엇보다 가슴 아픈 일은 바로 오늘 당신과의 이별이다. 오늘로 노사모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락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꿀릴 게 없다”더니… 무너진 청렴 이미지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꿀릴 게 없다”더니… 무너진 청렴 이미지

    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시 나섰다. ‘돈을 받았다.’는 사과문과 함께였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 이후 “인터넷을 통해 끊임없이 정치를 해오더니 이번엔 왜 입을 닫고 있느냐.”는 조롱에도 침묵했던 노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 대선 자금 시비에서 “내가 만약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 1 이상을 받았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었다. 뒤에 탄핵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청렴’의 이미지는 그런 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때도 노 전 대통령은 “노사모가 돈도 많이 모아 주고 돈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줘 상대적으로 돈을 적게 썼다. 그러니까 ‘좋다, 수사 한 번 해보자.’ 웃통 딱 벗고 나갈 수 있었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당당한 태도는 이번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여지 없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깨끗한 정치인’, ‘적어도 도덕성에서는 문제가 없는 대통령’이라는 참여정부의 ‘자존심’이 검찰 수사의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재임 시절 노 전 대통령은 대의(大義)와 대세(大勢)를 얘기했다. 대의가 정치의 최고 가치이며, 여의치 않을 때는 현실적으로 대세라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대의의 명분이 무너지면서, 대세의 실리조차 좇지 못할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물론 정치권, 특히 여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고백에 대해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사과문 발표가 정상문 전 청와대비서관과 조카사위 등 측근세력을 비호하기 위해 검찰수사에 보이지 않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가려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은 돈까지 자신의 책임으로 뒤집어쓰는 상황을 막기 위해 글을 올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노 전 대통령은 늘 선제적이었다. 형 건평씨가 공격을 당하려 하자 “좋은 학교 나오신 분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머리 조아리고 돈 주지 마라.”고 공개 경고했다.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언론이 깜도 안 되는 것을 갖고 소설을 쓴다.”고도 했다. 하지만 당시는 ‘살아 있는 권력’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절대 ‘백기 투항’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소한 논개처럼 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이 폭풍 속으로 빨려갈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석면 파우더’ 리콜 제대로 안된다

    베이비파우더 석면 파동 이후 석면 함유 제품의 리콜이 원칙 없이 이뤄지는 등 사후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당국의 통제가 없이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반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업계에 따르면 석면 파동 이후 석면 베이비파우더를 제작·판매하는 업체 홈페이지에는 리콜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디 가서 반품할 수 있느냐.’ ‘교환과 환불 중 어느 것을 해주느냐.’고 묻는 등 리콜 방법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구매한 곳을 방문하면 환불해 주거나 석면이 들어가 있지 않은 제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제대로 리콜을 해주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베비라베이비파우더 제품을 제조한 유씨엘측은 문의하는 소비자에게 “관련 기준에 맞춰 생산했을 뿐인데 우리도 답답하다. 산 곳에 가서 문의해 봐라. 우리는 잘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봉엘에스 관계자는 “환불이나 교환 방법에 대해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령메디앙스는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함께 즉각 환불·교환조치해 준다는 안내문을 게재했으나 고객상담센터 전화는 계속 받지 않았다. 식약청은 리콜에 대해 “업계에서 알아서 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관련 규정이 없어 식약청이 업체에 환불이나 교환을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관련 업체가 소비자 전화를 받지 않아 식약청에까지 환불 문의가 오고 있다.”면서 “협조 공문을 보내 환불해 주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식약청이 2004년에 이미 탈크의 위험성을 파악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신상진 의원은 2004년 식약청의 연구용역보고서에서 화장품 원료인 탈크의 위험성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에 따르면 ‘기능성화장품의 안전성 평가연구’라는 보고서는 “외국에서 사용이 금지되거나 문제된 원료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안전성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하고 안전성 재평가가 요구되는 원료로 탈크를 명시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성인 화장품까지 ‘석면 공포’ 확산

    일부 베이비 파우더 제품에 이어 성인 여성이 쓰는 화장품에도 석면 성분이 들어 있는 ‘탈크’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탈크’는 베이비 파우더뿐만 아니라 파우더, 아이섀도, 립스틱 등 성인 여성용 화장품에도 사용되고 있다. 탈크 사용 사실은 화장품 케이스 및 사용설명서에도 명기돼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가 시행돼 적은 양이라도 함유 성분을 반드시 표기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청 등 당국의 정밀한 검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먼저 탈크가 함유된 화장품 목록을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석면 함유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화장품협회도 탈크를 사용한 화장품들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탈크를 함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 화장품에 석면이 섞여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주요 화장품 회사들은 제거과정을 거쳐 석면 성분이 없는 탈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관련 기준이 없어 일부 업체들에서 베이비 파우더처럼 제거 과정을 거치지 않아 석면을 함유한 탈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탈크는 규산 마그네슘으로 구성된 광물로, 자연 상태에서 석면형 섬유를 포함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탈크에서 석면이 검출되면 안 된다는 기준을 갖고 있으며, 일본은 0.1% 이하의 석면을 함유한 탈크만 사용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석면 제거 공정을 거친 탈크를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탈크에 함유된 석면이 적은 양이더라도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한양대병원 산업의학과 송재철 교수는 “석면은 흡입하는 방식으로 인체에 들어오기 때문에 가루로 된 화장품은 더 위험하고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이날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석면 불검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탈크 원료 규격기준을 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탈크 원료 제조업소에 대해 정밀 실태조사를 할 계획이다. 한편, 베이비 파우더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보령메디앙스, 유씨엘, 한국콜라 등 해당 업체는 2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보령 메디앙스는 이날 임직원일동 명의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에서 “급변하는 환경에 완벽하게 대처하지 못해 소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은행 CEO가 용서 구했다? 알고 보니 패러디 이메일!

    “선생님,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 비크람 판디트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저지른 일로 얼마나 화가 나셨습니까. 이렇게 메일을 통해 용서를 구합니다.”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는 주제에 보너스 잔치까지 벌인 은행들의 행태에 화가 치민 네티즌이라면 귀가 솔깃할 소식이다. 최근 은행경영자들이 가상의 사과문을 전자우편으로 보내게 하는 패러디 사이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dpa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네덜란드의 웹디자인 회사 ‘카테고리1’이 만든 ‘슛어뱅커’(www.shootabanker.com)라는 사이트는 네티즌이 원하는 은행 경영진이나 정치인을 선택해 자신에게 ‘가짜’ 사과 메일을 보내게 할 수 있다.메일은 제법 그럴싸하다. 실제 공문 형식에 맞게 정중하게 사과의 뜻을 밝힌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읽어 보면 곳곳에 풍자가 묻어난다. “정말, 정말, 정말 당신에게 죄송하다.”는 문구에서는 은행들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조롱이, “우리는 당신의 돈이 정말 안전하기를 바란다.”는 문구에서는 은행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이 드러난다.은행들도 이 사이트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네덜란드 ING은행 대변인은 “( 은행 사칭행위에 대해) 어떤 법적 대응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말 웃긴 사이트”라고 전했다.안석기자 ccto@seoul.co.kr
  • 가짜 미네르바 K는 대북사업가 권씨의 작품?

    월간 신동아를 통해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행세를 해온 K씨가 가짜 행세를 계속한 데에는 대북사업가로 알려진 권모 씨의 강한 압박이 작용했던 것으로 동아일보사의 자체 진상 조사 결과 드러났다. 권씨가 어떤 이유로 이런 역할을 했는지 검찰이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사는 18일 1면에 ‘거듭 사과드립니다’란 제목으로 사과문을 싣고 지난 2월17일 첫 번째 사과문에서 독자들에게 약속했던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요약해 1개 면에 실었다.진상조사위는 송문홍 신동아 편집장 등을 비롯한 신동아 기자들로부터 K씨가 진짜 미네르바라고 믿었던 경위를 여러 차례에 걸쳐 장시간 조사한 것은 물론,대북사업가로 K씨의 기고문과 인터뷰 게재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권씨와 K씨,누리꾼 3명 등을 심층적이고 다면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편집장은 물론,기자들 실명까지 공개해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려 한 점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동아 취재진이 K씨의 신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간과했다고 시인했다. 진상조사위의 활동 기간에 출판편집인이 회사를 떠났고 출판국장과 신동아 편집장에게 오보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직하는 등 엄중 문책을 단행했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권씨가 K씨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했다는 점.18일자 동아일보 29면 한 면에 게재된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신동아팀이 지난 2월12일 심야와 13일 새벽에 걸쳐 서울의 한 호텔 객실에서 K씨에게 가짜가 아니냐고 계속 추궁하자 K씨는 “기고문을 보낸 것도, 인터뷰를 한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 하도 심하게 압박이 들어와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됐다. 박대성이 구속됐을 때는 죽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는 것. 13일 새벽 3시쯤 권씨가 “K씨랑 좀 더 이야기해 보겠다.”고 제안했고 K씨도 “담담당당(권씨의 다음 아고라 필명) 선생이랑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 두 사람만 남겨놓고 신동아팀은 객실에서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권씨가 K씨의 신체에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했다는 진술을 양 측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신동아팀은 이날 오후 충정로 사옥 인근 카페에서 K씨를 다시 만나 왜 미네르바를 사칭했느냐고 재확인하자 K씨는 “독서클럽 멤버 중에 50대 K 씨가 있다. 그가 진짜 미네르바다. 이름은 모르지만 50대 K 씨를 찾을 수 있다. 만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K씨는 신동아팀의 거듭된 추궁에 “포털사이트 다음이 아닌 네이버에서 ‘미네르바’란 필명으로 활동한 적 있었다.미네르바가 유명해진 이후 사람들이 나를 자꾸 미네르바라고 단정했다.내가 아니라고 하는데도 믿어주지 않아 그냥 미네르바 행세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사결과 신동아측이 K씨에게 건낸 원고료는 K씨에게 건재지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이 부분은 권씨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신동아로부터 원고료를 받아 K씨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신동아는 K씨의 원고료 88만원은 그와 같은 인터넷 독서클럽 멤버의 은행 계좌로 송금했고,K씨는 진상조사 과정에서 “돈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독서클럽 멤버 역시 K씨가 돈을 받으려 하지 않아 자신이 사용했다고 말했다고 신동아는 전했다. 동아일보사의 진상 조사는 이 대목에서 멈춰 있다.왜 권씨가 K씨에게 위해를 가할 정도로 가짜 미네르바 행세에 강한 집착을 보였는지,K씨는 (’이날 처음 만난) 권씨로부터 어떤 약점을 잡혔길래 이런 수모를 감수하고 있었는지 등은 앞으로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동아일보사의 진상조사로는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려운 대목일 수도 있다.기왕 검찰은 진짜 미네르바 박대성(31)씨를 구속해 현재 공판이 진행 중이다.권씨가 K씨로 하여금 완력을 행사한 경위가 명확히 규명되어야만 여전히 진짜 미네르바는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일부 누리꾼의 주장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다음은 동아일보가 18일자 29면에 게재한 동아일보사 진상조사단의 진상조사 보고서 요약본이다.신동아 3월호에 전문이 실렸다. 1.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및 활동 동아일보사는 2009년 2월 16일 자매지인 ‘신동아’에 기고문(2008년 12월호)을 싣고 인터뷰(2009년 2월호)를 한 K 씨가 미네르바를 사칭했다는 출판국의 보고를 받고, 당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사위는 신동아의 편집장과 기자들에게 각자 K 씨 보도 관련 경위서를 제출받았으며 조사위원들이 이를 토대로 1명씩 면담을 실시했고 필요 시 추가 면담했다. 송문홍 편집장과 K 씨 보도에 관여한 기자들의 동의하에 당사자들의 e메일 내용도 확인했다. 면담 및 조사 활동과는 별개로 진상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과 이민웅 한양대 언론정보대 명예교수를 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3차례에 걸쳐 조사위 활동 전 과정과 조사 내용 및 결과를 설명하고 보고서에 대해 자문 및 검증을 받았다. 최용원 출판편집인은 사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났다. 황의봉 출판국장은 2차례 6시간 40분 동안, 송문홍 편집장은 4차례 22시간 반 동안 면담 조사했다. 신동아팀 윤영호 편집위원, 조성식, 정현상 기자는 1차례씩 각각 1시간 반, 1시간 반, 1시간 45분 동안 면담했다. 허만섭 기자는 2차례 5시간 반 동안, 송홍근 기자는 3차례에 걸쳐 13시간 40분 동안 면담했다. 황일도 기자는 1차례 3시간 동안 면담했으며, 한상진 기자는 2차례 3시간 45분 동안 면담했다. 면담 외에도 필요할 때마다 전화와 e메일 등을 통해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작업을 했다. K 씨는 2차례 만나 7시간 40분 동안 조사했다. K 씨는 이후 잠적해 추가 조사를 할 수 없었다. 대북사업가로 알려진 권모 씨에 대해서는 3차례 만나 19시간 10분 동안 조사를 실시했다. 누리꾼 M은 1차례 만나 2시간 10분가량, 누리꾼 I는 1차례 2시간 반가량 면담 조사에 응했다. 누리꾼 S는 면담 조사를 거부한 대신 1시간 반가량 1차례 조사위원과 e메일 및 인터넷 채팅을 통해 질문에 답했다. S는 이후 조사위에 e메일을 보내 자신의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Ⅱ. 2008년 12월호 K 씨 기고문 게재 경위 송문홍 편집장은 2008년 11월 8일경 권 씨로부터 “미네르바 기사를 만들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전화로 받았다. 송 편집장은 11월 10일 다시 권 씨의 전화를 받고 신동아 12월호에 K 씨와의 인터뷰를 추진하려 했다. 권 씨가 송 편집장에게 보낸 인터넷 채팅록을 분석한 결과, 권 씨는 11월 11일 한 인터넷의 ‘경제독서모임’에서 활동하는 누리꾼 ‘M’의 주선으로 K 씨와 처음으로 인터넷 채팅을 했다. K 씨는 채팅 기록에서 권 씨에게 자신을 계속 ‘늙은이’라고 표현하며 “늙은이가 경고한 대로 문제(가) 터지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저번에 외신에 대한민국 외환위기설 기사제보 외국계 지인에게 늙은이가 터뜨렸습니다.”“심적 고통이 몸까지 상하게 합디다. 그래서 절필을 선언했습니다.” 등을 언급했다. 권 씨는 K 씨에게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여러 차례 권했다. 송 편집장은 11월 12일 권 씨와의 통화에서 “미네르바가 인터뷰를 꺼린다.”는 말을 듣고 13일 K 씨의 기고문을 싣기로 결정했다. K 씨는 11월 13일 밤부터 11월 14일 새벽까지 기고문을 작성했으며 다음 아고라에 올라 있는 미네르바 박대성 씨의 글과 자신의 이전 글을 섞어 기고문을 작성해 M을 통해 신동아팀에 전했다고 조사위에 밝혔다. 누리꾼 M은 K 씨 기고문을 11월 14일 오전 송 편집장의 e메일로 발송했다. 송 편집장은 신동아팀 황일도 기자에게 e메일로 받은 기고문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황 기자는 기고문을 읽어본 뒤 “최소한 필자의 신원을 밝혀야 한다.”고 건의했으며, 송 편집장은 기고자의 신원 자체를 밝히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몇 가지 질문을 11월 14일 오후 e메일로 M에게 전달했다. ‘노란 토끼’란 무엇인지, ‘미네르바는 50대 초반, 증권사 근무와 해외체류 경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보도가 맞는지 등이었다. M은 같은 날 오후 송 편집장에게 e메일로 답장을 보내 “(원고가) 중구난방이니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 손을 좀 봐 달라. 영감님이 담담당당(권 씨의 아고라 필명) 선생님께서 보시고 오케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신다.”고 밝혔다. M은 답장 e메일에서 “노란 토끼는 환투기세력을 언급한 것이고, 증권사 근무 경력이 있고 해외 체류경험이 있다. 나이는 노코멘트” 등이라고 답변했다. 황 기자는 원고를 정리한 뒤 송 편집장에게 “앞뒤 문체가 확연히 다르고, 내용상 중복되는 대목이 몇 군데 눈에 띈다. 원고를 정리한 사람이 여러 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M은 11월 15일 오후 송 편집장에게 e메일을 보내 “영감님께서 ‘꼭 미네르바라고 (기고문에 적시)해야 하느냐, 사이버경제논객 장사꾼 정도로 하면 안 되겠느냐’고 여쭤봤다. 지금도 글을 안 싣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Ⅲ. 2009년 2월호 K 씨 인터뷰 게재 경위 권 씨는 신동아 12월호가 발매된 날인 11월 18일 K 씨와 다시 인터넷 채팅을 하면서 “조선하고도 연락하는 중입니다. 그쪽이 쉽게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송편(송 편집장)이 이미 데스크 한 자리를 가지고 이번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동아의 방향이 가장 극악한데… 그걸 이제는 못하는 겁니다. 한 번 정하면 부인 못하는 곳, 그래서 조선을 일단 눌러두고 동아부터 때린 겁니다. (중략) 그리고 이진법 내에도 혼란은 생깁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2009년 1월 8일 박대성 씨가 미네르바라며 박 씨를 구속했다. 1월 12일 오전 본사 임원들과 일부 실·국장들이 참석하는 월요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신동아 미네르바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밀한 확인 취재를 최용원 출판편집인에게 주문했다. 송 편집장은 월요 간담회에서 제기된 문제점 등을 13일 권 씨에게 e메일로 보냈다. 송 편집장은 1월 14일 다시 M에게 e메일을 보내 K 씨 인터뷰를 요청해 이날 20:00경 지하철 아현역에서 K 씨를 만나 인근 카페에서 1시간 반 정도 대화를 나눴다. 송 편집장은 22:00경 K 씨에게 “차라리 우리 회사로 가자.”고 설득해 그를 출판국 회의실로 데리고 갔다. 인터뷰는 1월 15일 03:30경까지 진행됐다. 실명을 밝히라는 요구에 K 씨는 망설이다 자신의 이름은 ○○○이며, 한 외국 언론사의 정부 부처 출입기자를 안다고도 말했다. 허만섭 기자는 1월 15일 K 씨의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언론사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정부 부처 출입기자인 Y 씨가 K 씨를 아는지 문의했다. 허 기자는 다음 날인 1월 16일 그 지인으로부터 ‘Y 씨가 △△은행에 다니는 ○○○(K씨 실명)을 안다고 하더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조사 과정에서 말했다. 신동아 기자 대부분은 당시 K 씨를 미네르바라고 생각했다고 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황의봉 출판국장은 1월 15일 오후 발행인에게 K 씨와의 인터뷰 사실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이에 따라 15일, 16일 주요 간부회의가 잇따라 열렸다. 대부분 회의 참석자들은 K 씨가 미네르바인지 진위를 가릴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므로 IP, ID 문제 등에 대한 의혹을 명쾌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Ⅳ. K 씨 자백 경위 1월 28일경 허만섭 기자는 외국 언론사 Y 씨를 직접 만나 신동아 2월호 인터뷰 과정에서 촬영한 K 씨 사진을 보여주며 아는 사람인지 다시 확인을 시도했다. 이에 Y 씨는 “나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송 편집장은 2월 6일 M에게 e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어 K 씨와의 만남을 주선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K 씨가 M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자, 송 편집장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1월 14일 인터뷰 당시 찍은 K 씨의 사진과 녹취한 음성 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M에게 말했다. K 씨는 2월 12일 오후 “오늘 저녁에 만나겠다. 담담당당님(권 씨)을 인터뷰 장소로 데리고 오라.”고 제안했다. 일부 기자는 “신동아의 취재 공간에 제3자인 권 씨를 데리고 가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2월 12일 20:00경 송 편집장, 권 씨, K 씨, M 등 4명이 지하철 당산역 인근에서 만났다. 22:00경 송 편집장, 송홍근 기자, 한상진 기자와 권 씨, K 씨 등 모두 5명은 S 호텔 객실로 자리를 옮겼다. 신동아팀은 가장 먼저 K 씨에게 주민등록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해 K 씨의 성명과 주소, 생년월일 등을 확인했다. 이어 K 씨에게 “미네르바가 맞다면 그동안 글을 올린 ID와 패스워드를 밝히라.”고 요구했고, K 씨는 “사실 글은 내가 직접 올리지 않아서 ID와 패스워드는 모른다.”고 말했다. 2월 13일 01:00경 ID 문제 등을 계속 질문하던 한상진 기자가 K 씨에게 “당신 미네르바 아니지?”라고 물었고 K 씨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네”라고 답했다. K 씨는 또 “기고문을 보낸 것도, 인터뷰를 한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 하도 심하게 압박이 들어와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됐다. 박대성이 구속됐을 때는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03:00경 신동아팀은 K 씨에게 “그만 가라.”고 했으나 K 씨는 가지 않았다. 이에 권 씨가 “내가 K 씨랑 좀 더 이야기해 보겠다.”고 제안했고 K 씨도 “담담당당 선생이랑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 두 사람만 남겨놓고 신동아팀은 객실에서 나왔다. 신동아팀은 호텔 1층 로비에서 30여 분간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기자 등이 “객실에 권 씨와 K 씨 둘만 남겨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03:30분경 신동아팀은 호텔을 나왔고 권 씨와 K 씨는 객실에 함께 있다가 07:00경 귀가했다고 조사위에 밝혔다. 조사위는 이 과정에서 권 씨가 객실에서 K 씨의 신체에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했다는 진술을 양 측으로부터 확인했다. 황의봉 출판국장은 이날 11:00경 출근한 송 편집장으로부터 K 씨의 자백 사실을 처음으로 보고받았다. 신동아팀은 진위를 재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후 충정로 사옥 인근 카페에서 K 씨를 만났다. K 씨는 왜 미네르바를 사칭했느냐는 질문에 “독서클럽 멤버 중에 50대 K 씨가 있다. 그가 진짜 미네르바다. 이름은 모르지만 50대 K 씨를 찾을 수 있다. 만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신동아팀은 통상의 원고 마감일을 하루 앞둔 2월 14일 오후 출판국에서 전체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동아 기자들은 K 씨가 가짜 미네르바라고 최종 결론 냈다. 황 국장은 회의를 마친 뒤 전화로 최용원 출판편집인에게 K 씨 자백 상황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Ⅴ. K 씨와 권 씨 K 씨는 1976년생으로 출생지는 ○○이며 지방 도시의 S고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K 씨는 지방의 모 대학을 졸업했다고 말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K 씨는 자신이 2000년 H 창투를 시작으로, C 투자증권의 한 지점에서 영업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가 H 창투를 다녔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K 씨가 C 투자증권에 다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권 씨의 진술에 따르면 권 씨는 1963년생으로 출생지는 ○○이다. 조사 과정에서 대학을 중간에 그만두었다고 했으나 확인 결과 1982년 지방의 K대에 입학해 1989년 졸업했으며, 1989∼1995년 KOTRA 특수사업과에서 근무했다. 송문홍 편집장은 1997년 미국 연수 후 권 씨를 처음 만나 10여년간 만남을 지속하며 외교안보 분야의 정보를 제공받아 왔다고 조사에서 밝혔다. 권 씨는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담담당당’이란 필명으로 글을 게재하고 있다. Ⅵ. 문제점 ① 검증의 부재 신동아는 2008년 12월호 K 씨의 기고문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필자에 대한 신원과 경력을 확인하지 않았다. 송 편집장은 K 씨를 소개한 권 씨의 얘기만을 믿고 K 씨를 미네르바라고 속단했다. 기고도 K 씨에게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누리꾼 M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받았다. 신동아가 2009년 2월호 K 씨와의 인터뷰를 기사화할 때도 신원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인터뷰 게재 당시 신동아가 알고 있는 것은 K 씨의 성명뿐이었다. 검찰이 박대성 씨를 미네르바로 특정한 가장 중요한 근거였던 IP와 ID 문제에 대해서도 신동아팀은 엄밀하게 검증하지 못한 채 기사를 게재했다. ② 게이트키핑 시스템 미작동 K 씨와 관련한 일련의 보도를 제작 책임자인 송 편집장이 주도하면서 사실상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신동아팀 기자들은 기고문의 게재 경위나 인터뷰 성사 과정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송 편집장의 판단과 결정에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③ 윤리적 문제 송 편집장은 M으로부터 K 씨의 기고문을 받은 뒤 글의 내용에 관한 몇 가지 추가 질문을 M에게 전달했다. 신동아 2008년 12월호의 <편집자주>는 M과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토대로 작성했다. 그럼에도 ‘K 씨를 여러 차례 접촉했다’는 모호한 표현을 씀으로써 K 씨를 직접 만났거나 그와 전화 인터뷰를 한 듯한 인상을 줘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보도했다. 신동아팀은 2월 13일 03:00경 권 씨와 K 씨만을 호텔방에 남겨두고 현장을 떠났으나 두 사람은 이날 처음 만난 데다 K 씨에게 신동아 기고를 수차례 요구한 사람이 권 씨였던 만큼 K 씨가 집에 돌아갈 때까지 신동아팀 관계자가 현장을 지켰어야 한다는 것이 조사위의 판단이다. 송 편집장은 사내 정보를 제3자인 권 씨에게 지속적으로 유출했다. Ⅶ. 개선 대책 동아일보사는 이번 신동아의 미네르바 오보를 계기로 유사사건의 재발을 막고, 독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① 취재 및 보도 원칙 재정립과 교육 강화 사실의 검증, 익명 취재원 처리, 인용, 정정, 반론, 표절금지, 사진 및 영상물의 사용 등에 관한 기준을 재정립한다. 이 같은 원칙과 기준을 데스크와 기자들에게 교육을 통해 실천토록 한다. ② 인터넷 정보 활용 원칙 마련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사실 확인, 내용 검증, 인용 기준, 정정보도 등에 관한 원칙을 마련해 시행한다. ③ 게이트키핑(단계별 기사 검증) 강화 기사 관련 정보의 정확성과 기사 가치 판단에 대한 보도·논평·편집 간부들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단계별로 충실한 게이트키핑이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취재 내용에 관해 기자들과 데스크 간의 의견 교환을 활성화한다. ④ ‘스탠더드 에디터’ 제도 도입 스탠더드 에디터는 보도 준칙의 실행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보도와 취재 윤리를 실천하기 위한 관련 교육을 담당한다. ⑤ 내부 심의 강화 신문 기사 위주로 이뤄졌던 회사 차원의 내부 심의 기능을 잡지, 인터넷 기사까지 확대한다. ⑥ 독자위원회(가칭) 설립 동아일보사는 사회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한 독자인권위원회를 2001년부터 운영해 왔다. 이를 ‘독자위원회’로 확대 개편한다. 독자위원회는 독자의 인권보호는 물론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정확히 준수했는지 심의한다. 독자위원회의 심의 대상에는 신문뿐 아니라 잡지, 온라인 기사까지 포함한다. 동아일보 진상조사위원회 [다른기사 보러가기] ”신인 여배우 12명 돌아가며 만나는 재벌” 연 8만명 중동여행…여행사들 생계수단 체육활동중 부상자도… 도넘은 유공자 남발 결국 법정 가는 고교등급제 의혹 ’녹색기획관’은 자리 늘리기? 의사·경찰·‘나이트 삐끼’까지 “코끼리 주사 한 방만…” 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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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유혹’ 제작진, ‘가짜보석 소동’ 해명

    안방극장을 장악한 SBS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 제작진이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가짜 보석 소동과 관련된 사과문을 게재했다. 24일 ‘아내의 유혹’ 측은 게시판에 ‘호박 보석 세트에 대한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과문에서 제작진은 “지난 2월 17과 2월 19에 방송된 내용 중 결혼 혼수 예물인 비취, 호박 보석 세트는 극중 설정이 가짜였을 뿐 실제로는 천연보석 세트 진품이므로 시청자의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제품을 협찬해주어 극중 배역의 소품으로 잘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지도 못한 내용으로 피해를 주게되어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을 덧붙였다. 문제의 장면은 은재(장서희 분)가 교빈(변우민)의 결혼식에서 시어머니(금보라 분)에게 선물한 보석류가 진품인 줄 알았지만 모조품으로 드러나는 설정이었다. 방송이 나간뒤 해당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중 일부가 진품 여부를 묻는 항의전화를 하는가하면 반품이 이어지는 등 협찬사가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제작진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신동아 미네르바는 가짜 동아일보, 오보 공식사과

    동아일보는 17일 월간 신동아가 게재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기고문과 인터뷰 기사가 오보로 밝혀졌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동아일보는 1면 사고를 통해 “자칭 미네르바 K씨가 후속취재에서 자신은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당초의 발언을 번복했다.”면서 “신동아는 발언내용과 번복배경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K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일보는 “신동아의 오보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이번 일을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 신뢰받는 언론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동아는 이날 오후 발매된 3월호에 사과문을 게재했으며, 동아일보는 오보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사내에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최맹호 상무이사)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한편 ‘미네르바’ 박모씨는 변호인 박찬종 변호사를 통해 신동아 측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박 변호사는 “신동아 3월호 등을 지켜보고 만족할 만한 반응이 없을 때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거나 형사고소,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미네르바 박씨’는 하수인…필진 따로 있다”

     신동아의 ‘가짜 미네르바’ 실토에도 불구하고 구속된 박대성(31)씨가 진짜 ‘미네르바’인지에 대한 논란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18일 한 네티즌이 박씨는 다수의 금융 외환 전문가,국회의원 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필진의 글을 기계적으로 올린 ‘하수인’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해 진위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이 네티즌은 지난해 11월 신동아가 ‘가짜’ 미네르바 K씨의 기고문을 싣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성은 하수인’ 주장한 네티즌은 대북전문가 권모씨”  지난 17일 발매된 월간조선 3월호는 이 네티즌이 포털 다음의 아고라광장에서 ‘담담당당’이란 ID로 활동 중이며 ‘신동아 미네르바 K씨 기고문 게재에 관여한 대북 사업가 권모씨’로 밝혀졌다고 썼다.월간조선은 권씨가 박씨 구속 직후 아고라에 “박대성은 가짜”라며 공개 질의서를 올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권모씨는 1963년생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아시아 지역 공산국가를 담당하는 특수사업부에서 일했다.”면서 “권씨는 1994년 KOTRA를 그만둔 뒤 대북사업에 뛰어들었으며 광범위한 대북 인맥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안희정·이해찬 등 정부 실세들의 대북통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권씨와 송문홍 신동아 편집국장의 인연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사건’을 통해서다.월간조선은 권씨가 송 편집장이 주간동아 편집장으로 일하던 2007년 4월 남북 정상회담 관련 비망록을 넘겨 ‘참여정부 남북정상회담 막후추진 180일 일지’라는 제목의 단독 보도를 도왔다고 주장했다.권씨는 월간조선 기자에게 “내가 신동아측에 그 늙은이(K씨)를 소개해줬고, 원고료도 내가 받아 전달해줬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조선은 또 “권씨는 다음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개인 블로그를 갖고 있다.”면서 “취재 결과 권씨는 개인 블로그뿐 아니라,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담담당당’이란 필명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면서 “(권씨의 행동은)구속된 박씨가 신동아에 기고문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니 진짜 미네르바가 따로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미네르바 필진’ 있다…좌장은 50대 증권맨”  권씨로 알려진 이 네티즌은 18일 아고라에 장문의 글을 여러 편 올리면서 “검찰에 의해 미네르바로 지목돼 구속 기소 중인 박씨도 진짜 미네르바가 아니며,신동아에 기고문을 보낸 K씨도 가짜”라고 주장했다.그는 “박씨는 여러 명의 필진으로 구성된 ‘미네르바 팀’이 쓴 글을 인터넷에 게재하는 “기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보통신 쪽을 담당하던 정부측 인사가 (박씨가 검거되기 이틀 전인)지난 달 6일 ‘청와대가 검찰에 박대성을 잡아라고 지시했다’는 말을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흘렸다.”면서 “‘IP를 추적하기 위해 PC방을 다녔다는 사건 초기 검찰의 발표도 석연찮다. ID=본인이라면 이 같은 수사는 상식밖의 일”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 사실들을 볼 때 검찰은 박씨가 ‘미네르바’ 본인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미네르바 필명에는 ‘필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짜 미네르바의 실체를 ▲50대 이전 증권사의 해외사업부·정보센터에서 부장 또는 본부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현재 증권사가 아닌 다른 기관에 적(籍)을 두고 있거나 또는 자산가인 인물 ▲ 증권사 출신으로 기업과 정부와 관련된 경제관련 업무 영역을 가진 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인물 ▲해외에서 대학을 나오고,국내에서 증권회사 경력을 가진 바 있으며 현직으로 활동하면서 동창회 등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 ▲혹은 특별한 상상밖의 예외적 인물로 압축했다.  그는 미네르바 필진의 행적을 ▲50대 초반 증권맨 출신(위에서 언급한 인물)이 좌장 ▲그를 중심으로 한 독서클럽(토론클럽)이 있는 것은 사실 ▲그 곳에서 결정된 글쓰기는 다른 형식으로 게재 ▲이들은 10월 혹은 11월 이후 서로 행로를 다르게 가지면서 분열했다고 정리했다.   ●월간조선,’미네르바 K’ 주장 반박…신동아 ‘등 떠밀려’ 사과?  월간조선은 신동아 12월호에 실린 K씨의 기고문과 검찰 수사과정에서 쓴 박씨의 글을 비교해 본 결과,신동아 기고문 도입 부분부터 박씨의 글이 그대로 인용되는 등 곳곳에 박씨의 글이 인용됐다고 전했다.  월간조선은 신동아 2월호에서 K씨가 주장한 “미네르바는 한 명이 아니라, 금융계 인사들로 구성된 7인 그룹”, “박씨가 자신들이 사용하는 IP 주소를 조작해 글을 올렸을 것”, “7인 그룹 중 연락이 끊긴 한 사람이 박씨를 시켜서 글을 올렸을 가능성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월간조선은 검찰이 여러 경로를 통해 박씨의 IP 주소로 올려진 글이 박씨의 다음 ID로 올린 것이란 사실을 확인했고,박씨의 로그인 기록과 미네르바란 필명으로 글을 쓴 시기도 일치한다고 지적했다.앞서 검찰은 박씨의 서버에 기록된 IP와 아고라에 기록된 IP가 일치하므로 미네르바의 IP는 조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월간조선은 또 “다음이 2008년 10월 박씨에게 ‘미네르바 코너’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며 “이것이 다음에서 박씨를 미네르바로 판단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월간조선은 ‘7인 그룹설’에 대해서는 “K씨의 주장이 성립하려면 박씨가 7인 그룹의 IP를 조작한 게 아니라 자신들이 박씨의 IP를 조작해 사용했어야 한다.”는 네트워크 전문가의 발언을 통해 반박하기도 했다.  신동아는 지난 17일 발매된 3월호에서 “신동아에 게재했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인터뷰는 조사 결과 실제 미네르바가 아닌 사실이 밝혀져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이 날은 공교롭게도 월간조선 3월호에 ‘심층추적-신동아 미네르바는 누구인가…기고문 게재에 대북사업가 권모씨 관여’란 제목의 기사가 실린 날이다.월간조선은 신동아가 사과 직후 같은 날 밤에 3월호를 발매했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월간조선 3월호가 발간된 날이 신동아의 사과문이 실린 직후라는 점을 볼 때 신동아의 사과 시점이 석연찮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월간조선 기사가 나온 후 사과를 하면 마치 보도에 떠밀려 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 같은 이유로 그간 “추가 취재를 통해 3월호에 다시 K씨에 대한 기사를 싣겠다.”고 밝혀왔던 신동아가 서둘러 사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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