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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 피해 이주여성에 통역·심리치료 등 제공

    경찰이 한국에서 범죄 피해를 당한 이주여성에 대해 통역을 제공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주여성들은 한국어에 서툴러 억울한 일을 당해도 고소를 포기하는 일이 많아 경찰 수사 조력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찰청은 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여성가족부, 지방자치단체, 전문기관 등과 함께 범죄 피해 이주여성 보호·지원 협의체를 시범 운영한다. 서울 강동서와 울산 남부서, 경북 구미서, 인천 남동서, 전남 광양서, 경기남부 안산단원서 등 6개 경찰서를 협의체 시범운영 기관으로 선정했다. 내년부터 전국 확대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이주여성의 범죄 피해 사례를 접수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은 경찰에 수사를 적극 의뢰하게 된다. 경찰청 외사국이나 6개 경찰서 외사계는 이주여성과 상담하면서 범죄 유형에 따라 형사과나 여성청소년과 등을 연결해 준다. 사건이 형사과 등으로 넘어가더라도 외사 소속 경찰관은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피해 이주여성을 돕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 외사국이 중심이 돼 통역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건 접수부터 피해자 보호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프랑스어 등의 통역 요원을 보유하고 있다. 경찰은 필요에 따라 이주여성을 병원에 연계해 주고 심리 치료 등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범죄가 금전적인 측면과 연관돼 있으면 자금을 지원하거나 일자리를 찾아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원 대상은 결혼 이주여성은 물론이고 유학 온 여학생, 취업 여성 근로자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포토다큐] 여름엔 스키지!

    [포토다큐] 여름엔 스키지!

    하루가 다르게 울울창창 깊어지는 7월의 숲. 매미울음은 벌써 귀에 따갑고, 나무 사이로 내리쬐는 여름 볕에 사방은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듯하다. 그런데 경기 포천 베어스타운 스키장. 이곳만은 계절이 비켜갔다. 얼핏 흰 눈이 슬로프를 뒤덮은 설국이다. 30도를 넘는 폭염이 무색하게 슬로프 위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스키어와 보더들. 한여름에 마법이라도 걸린 것일까.녹지 않는 눈의 비밀은 슬로프를 뒤덮은 피스랩이라 불리는 플라스틱 판이다. 돌기가 달린 흰색 특수 플라스틱 판인데, 발끝에 전해지는 느낌은 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력 28년의 스키 국가 대표 데몬스트레이터 출신 김현민 감독도 ”날을 세우는 스키 활주 법에서는 실제 눈과 거의 흡사하다”고 말할 정도다. 이 플라스틱을 기존 슬로프 위에 펼쳐 깔면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스키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유럽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여름 스키장이 각광받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도 근년 들어 빠른 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베어스타운이 피스랩과 손잡고 지난해 첫선을 보였다.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방문객이 늘어 오픈 2년째인 올해 리조트 방문객은 작년의 2배인 약 4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이 같은 급속 성장세의 이유는 우리나라 계절의 특수성 때문이다. 우리는 사계절이 뚜렷해 실제 겨울 스키시즌은 60일 정도여서 스키 애호가들에게는 너무 짧다. 여름 스키의 매력에 빠져 시즌권까지 구입했다는 유한영씨는 “여름에 스키를 신고 활주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피스랩이 그 갈증을 풀어 줘서 좋다.”며 웃었다. 여름 스키장 입소문을 듣고 피스랩에서 처음 스키를 신었다는 문용근 씨는 “처음 타보는 여름 스키라 반신반의했는데 기초 동작을 다 배울 수 있을 만큼 기대 이상이었다”면서 “다가올 겨울에 진짜 눈 위에서 스키 실력을 뽐낼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고 말했다.여름 스키장의 개장은 일반인들뿐 아니라 스키 선수들에게도 희소식이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전지훈련이 불가능해진 유소년 선수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전지훈련 대신 베어스타운을 찾은 유소년 레이싱팀 이창우 감독은 “눈이 없으면 체력훈련만 소화해야 하는데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며 “피스랩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스키장이 국내에 생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스키국가대표를 지낸 대륜고 박준우 선수도 “실제 스키를 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실전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처럼 피스랩은 국내 스키선수 육성과 동계스포츠 발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중이다.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여름 스키장이 대중 스포츠 문화로 자리잡는 날도 기대해봄 직하다. 베어스타운 스포츠 운용을 총괄하는 한용주 팀장은 “지금은 훈련을 하려는 선수나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이 주로 찾지만, 점차 접근성이 높아지면 스키가 겨울 스포츠가 아니라 사계절 스포츠로 자리잡을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이제 곧 여름휴가철이다. 한여름 숲의 매미소리에 리듬을 맞춰 스키 슬로프를 시원하게 가르고 내려오는 주인공이 돼보면 어떨까.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야간작전 병사 생존율 높여라” 추억으로 남은 ‘전투복 칼주름’

    “야간작전 병사 생존율 높여라” 추억으로 남은 ‘전투복 칼주름’

    40대 이상 군 복무자라면 아마 ‘전투복 칼주름’에 대한 추억 하나쯤 갖고 있을 겁니다. 멋을 부리기 위해 다리미로 밤잠까지 설쳐 가며 옷에 주름을 잡는 모습은 해외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문화였습니다. 이런 칼주름 잡기 문화는 2011년 완전히 금지됐습니다. 왜 갑자기 전투복 다림질이 사라졌을까요. 2일 군과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2014년에는 ‘개구리복’으로 불리던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이 군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얼룩무늬 전투복은 한국의 자연경관을 적용한 녹색, 갈색, 검은색, 카키색(탁한 황갈색) 등 4가지 색상을 넓게 펴 바르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위장 효과가 높았지만 겨울과 도시, 숲에서는 위장 효과가 낮았습니다.●현재는 사계절·하계절 전투복 따로 지급 특히 위장색 사이 경계선이 너무 뚜렷해 경계가 모호한 ‘픽셀’ 형태의 디지털무늬를 적용한 미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의 전투복에 비해 기능이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08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새로 흙색, 침엽수색, 수풀색, 나무줄기색, 목탄색 등 5가지 색상을 적용한 ‘디지털무늬 전투복’을 개발하게 됩니다. 신형 전투복에는 야간 투시장비의 기술발달에 대응하기 위해 ‘적외선 산란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야간 투시장비는 밤에도 존재하는 가시광과 일부 근적외선 대역의 미약한 빛을 증폭시켜 눈으로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야간 작전을 하는 병사들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전투복에 적외선 산란 기능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실제로 한국군 전투복은 야간 투시장비 감지 가능 근적외선 파장영역인 1100㎚를 넘어 1260㎚까지 야간위장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군이 장병들에게 다림질을 하지 못하게 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열을 가하면 적외선 산란 기능과 방수 기능 등 전투복의 기능성이 사라집니다. 일부 장병들은 “신형 전투복은 구김이 적어 다림질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지침 때문이었던 겁니다. 이런 높은 기능성에도 불구하고 2012년 ‘사계절 전투복’이 땀 배출과 통풍이 안 돼 ‘찜통 전투복’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사계절 전투복과 하계절 전투복을 따로 지급합니다. 정부 연구진은 현재 미군 전투복처럼 방염 기능과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겨울에 장병들이 착용하는 ‘방한복 상의 내피’(방상내피)의 변화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방상내피를 우리는 흔히 ‘깔깔이’라고 부릅니다.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누빈 것으로, 보온성을 강화해 겨울이 오면 최고의 관심을 받는 군용 피복입니다.●전역자 지급품에 포함… 전역 때 챙기기도 2018년 국방부는 군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퍼진 ‘깔깔이’라는 은어를 ‘방상내피’로 바꾸는 행정용어 순화 캠페인까지 벌였습니다. 하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한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사용된 데다 입에 착 감기는 발음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깔깔이’라는 단어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요. 과거 방상내피는 ‘카키색’이었는데 이 때문에 ‘칼칼이’라고 불렸다가 ‘깔깔이’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과거 방상내피 질이 좋지 않아 겉면이 이 빠진 칼날처럼 거칠다고 해 ‘칼칼이’로 불리다가 ‘깔깔이’로 바뀌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우리 군은 광복 후 창군 과정에 미군으로부터 군복을 지원받아 입었는데, 그중에 ‘M1941 야전 재킷’과 내피가 있었습니다. 방상내피의 시초인 이 내피 안감은 ‘울 원단’을 사용해 제작됐고, 울 원단의 특성상 피부에 닿았을 때 느낌이 까칠까칠해 ‘깔깔이’로 불렸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이후 탈부착 가능한 모자와 방한내피가 포함돼 보온성을 크게 높인 미군 군복 ‘M65 파커’가 대량 보급됐는데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진 이 방한내피가 본격적으로 깔깔이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방상내피는 장병들에게 인기가 많아 일부는 전역할 때 군에서 가지고 나오기도 합니다. 방상내피는 전역자 지급품 목록에 포함돼 있어 외부 반출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전역 이후에도 집에서 흔히 이용할 정도로 방상내피가 사랑받는 이유는 얇고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방상내피는 안감과 겉감 사이에 솜털, 우레탄폼 등을 넣어 마름모꼴의 ‘다이아몬드 무늬’가 생기도록 바느질을 하는 ‘누빔 기법’으로 제조합니다. 누빔이 된 천 중간에 공기층이 형성돼 열이 밖으로 잘 방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들이 이런 방식을 이용합니다. ●2018년부터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 보급 하지만 최전방 지역의 혹한은 방상내피로도 견디기 어렵습니다. GOP(일반전초)에서 근무했던 분들이라면 몸속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기억할 겁니다. 이때는 2010년부터 보급한 ‘기능성 방상내피’를 사용합니다. 기능성 방상내피는 최대 50~60도의 온도를 내는 ‘발열체 판’을 등 부위에 넣을 수 있습니다. 6시간 동안 발열 효과가 있고 온도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나게 해줘 ‘슈깔’(슈퍼깔깔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과거엔 방상내피 허리에 고무줄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단추형, 지퍼형으로 차츰 개선됐습니다. 또 2011년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노란색 방상내피 대신 갈색 방상내피로 진화했고 솜을 더 얇게 넣어 활동성은 높이면서도 목깃을 부착하고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릴 수 있게 해 보온성을 강화했다고 합니다. 2018년부터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가 생산돼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해군은 자체적으로 검은색 방상내피를 사용합니다. 전투복은 또 한 번의 진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군은 2023년 도입을 목표로 전투복, 방탄복 등 피복류 10종을 개선하는 ‘워리어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생활하기에도 편리하고 장병 생존성도 더 높여 주는 좋은 제품을 개발해 보급하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도의 ‘근육 자랑’에 ‘백기’ 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도의 ‘근육 자랑’에 ‘백기’ 든 중국

    중국과 인도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서부지역 관할권을 둘러싸고 중국 인민해방군과 인도군 간에 유혈 충돌 사태를 빚은 이후 인도가 중국에 대해 강력한 경제 보복에 나섰다.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국의 전매특허품인 ‘경제보복의 칼’을 인도가 휘두르자 중국은 혼비백산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달 15일 히말라야 서부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이 휘두른 쇠못이 박힌 몽둥이에 비무장 인도군 20여명이 목숨을 잃자 반중 시위가 뉴델리·뭄바이·러크나우·아마다바드·암리차르 등의 지역 사회로 급속히 확산됐다. 반중 시위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이 그려진 사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 등을 불태우며 중국을 공격했다. 일부 시민들은 중국산 전자제품을 모아 불태웠고, 주택가에선 중국산 TV를 밖으로 내던지는 모습도 포착되는 등 인도 전역이 들끓었다. 이런 상황에 편승한 인도는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등 즉각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9일 “중국의 앱들이 국가안보와 공공질서를 침해한 탓에 틱톡 등 중국산 앱 59개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해 반중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에 차단 조치된 중국 앱은 틱톡 외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헬로(소셜미디어),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 UC브라우저(브라우저), QQ뮤직(음악), 메이투(카메라), 캠스캐너(스캐너), 클래시오브킹즈(게임) 등 59개에 이른다. ‘틱톡’(抖音·TIKTOK)은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字節跳)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도 내에서 1억 2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샹카르 프라사드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이러한 앱들이) 안드로이드와 애플 운영체제(iOS) 플랫폼에서 승인받지 않은 형태로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 서버로 무단 전송했다는 여러 건의 불만이 제기됐다”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인도가 중국에 보복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 중 하나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에 틱톡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틱톡은 인도 법률에 따라 모든 데이터의 프라이버시와 보안 요건을 준수한다”며 “인도 사용자의 어떤 정보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를 포함해 외국 정부와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인도의 중국산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은 스마트폰과 자동차이다. 인도 주요 도시에 있는 중국 스마트폰 샤오미(小米) 매장들은 간판을 가리고 ‘눈치‘ 영업을 하고 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샤오미는 뉴델리 등 인도 대도시에 있는 매장 간판 위에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라고 쓰인 주황색 천을 덧씌웠다. 중국산 제품을 꺼리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이 인도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샤오미는 저가형 스마트폰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인도 시장 점유율 1위(30%)를 달리고 있고, 비보(VIVO)가 점유율 2위(17%)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도에 수입된 3250만대의 스마트폰 중 76%가 중국산이다. 샤오미 는 “반중 정서로 사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진 않다”고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속내는 매출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창청(長城)자동차(GWM)의 공장 가동 승인이 보류되는 등 중국 기업 3곳의 502억 루피(약 8000억원) 규모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단체인 스와데시 자르간 만치(SJM)는 중국 상하이터널엔지니어링(STEC)이 수주한 델리~ 메루트 수도권 고속철도(RRTS) 터널 건설사업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 철도부 관계사인 DFCCIL은 지난달 18일 중국 업체가 진행하던 47억루피 규모의 공사 계약을 파기했다. DFCCIL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는 점을 파기 이유로 들었다. 중국 해당 업체와 4년 전 417㎞ 길이의 화물 철도 공사계약을 했지만, 공사가 20%밖에 진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산 전기버스 운행도 중단했다. 인도 인프라 건설 사업도 보류했다. 비하르주 정부는 중국항만건설그룹과 산시로드&브릿지그룹이 참여한 대형 교량 건설 입찰을 취소했다. 비하르주 도로건설국 관계자는 “사업을 수주한 4개 컨소시엄 가운데 2곳에 중국 업체가 끼어있다”며 “컨소시엄에 파트너 교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입찰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도 국영통신사인 BSNL과 MTNL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통신(ZTE)을 선정했으나 정부의 반대로 곧바로 중국 기업 배제를 결정했다. 이 밖에도 중국산 에어컨·자동차 부품·철강 등 370여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전했다.인도는 이와 함께 자동차나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 제품 의존 비중을 줄이라고 종용하는 한편 무역 장벽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그동안 주요 부품 등을 중국에서 도입한 뒤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런 산업구조 때문에 지난해 인도는 중국에서 703억달러(약 84조원)의 제품을 수입했지만 중국에 수출한 제품의 금액은 167억달러에 그쳤다. 인도 정부 내에서도 중국산 퇴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람다스 아타왈레 사회정의 담당 부장관은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과 호텔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중국산 제품 보이콧과 함께 인도 국민은 중국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취했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과 비슷한 움직임을 인도 정부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인도에 대해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도는 13억 5000만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어서 첨단 분야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최대 IT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3위로 10%대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샤오미와 오포(OPPO),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다 알리바바(阿里巴巴)·텅쉰(騰訊·Tencent) 중국 ‘정보기술(IT) 공룡’ 등은 인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인도의 경제 제재로 중국의 디지털산업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인도와 분쟁이 격화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중국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장 원칙에 근거해 해외 투자자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주장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중국은 (인도 정부의 규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최근 인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며 “인도는 중국 기업들의 권리를 지켜줄 책임이 있다”고 촉구했다. 인도 주재 중국대사관 역시 ‘부드러운 반대’ 입장을 내놨다. 중국대사관은 “중국의 일부 앱을 겨냥한 인도의 조처는 차별적인 것으로 이유가 모호하다”며 “이는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했을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외교가에서 자국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상대국에 툭하면 ‘힘 자랑’을 해오던 중국이 거꾸로 인도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전역 후 무료해서…” 14명 살해한 이춘재 ‘처벌 불가능’

    “전역 후 무료해서…” 14명 살해한 이춘재 ‘처벌 불가능’

    ‘공소시효 폐지’ 적용되지 않아변태적 성향 전형적 ‘사이코패스’ 아내 가출도 성적 학대 등 영향軍 제대 후 “무료해서” 범행한 듯경찰, ‘실체적 진실 발견’ 위해 수사1980년대 당시 경기도 화성군 일대에서 부녀자들을 연쇄 성폭행·살해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7)에 대한 경찰 수사가 사건 발생 34년 만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이춘재의 처벌은 불가능하다. 경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한 이춘재 14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다른 9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과 강도질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살해된 피해자들도 대부분 성폭행 후 죽임을 당했다. 이춘재는 타인의 아픔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군대에서 전역한 뒤 단조로운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와 욕구불만을 풀기 위해 가학적 범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춘재가 마지막으로 저지른 살인인 ‘10차 사건’의 피해자 권모(69)씨의 시신이 화성군 동탄면 반송리 야산에서 발견된 것은 1991년 4월 3일 오후 9시이다. 이 때문에 권씨의 시신이 발견된 날로부터 15년이 지난 2006년 4월 2일을 기해 이춘재에 대한 살인죄 공소시효는 만료됐다.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에서 2007년 법 개정 후 25년으로 늘었다가 2015년 ‘태완이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완전히 폐지됐다. 그러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태완이법 시행 전에 공소시효가 끝나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경찰도 수사를 개시하면서 현행법상 이춘재에 대한 처벌은 불가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해 수사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부실수사와 강압수사도 드러났다. 우선 ‘진범 논란’을 빚으면서 재심이 진행 중인 ‘8차 사건’과 관련해 범인으로 검거돼 20년을 복역한 윤모(53·검거 당시 22)씨에 대한 불법 체포 및 감금이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8차 사건’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경찰관과 검사 8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직권남용 체포·감금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독직폭행, 가혹행위 등 혐의를 적용했다. 이춘재가 추가로 자백한 사건인 ‘화성 초등생 실종 사건’에서는 당시 경찰이 피해자 유골에 손을 댄 정황이 나왔다. 이 사건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께 화성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이던 김모(8)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사라진 것으로, 이춘재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담당 경찰관들이 김 양의 유류품과 사체 일부를 발견하고도 이를 은폐한 것으로 보고, 당시 형사계장과 형사 등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이춘재와 마찬가지로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받지 않는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유족의 법률대리인 이정도 변호사는 지난 3월 사건을 은폐한 당시 담당 경찰관들을 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피고발인들은 범인을 체포해야 할 지위에 있었으나 오히려 범죄사실을 은폐하는 등 위법을 계속했다”면서 “위법 행위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범죄가 지속한다고 해석할 수 있으므로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한편 이춘재는 그동안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알려진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10건의 살인사건을 모두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 4건의 살인사건도 이춘재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확인된 살인 이외 추가 성폭행·강도 범행이 9건 더 확인됐다. 이춘재는 이토록 잔혹하고 많은 범행을 한 동기에 대해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수십차례에 걸친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등을 토대로 그의 범행 동기를 ‘변태적 성욕 해소’로 판단했다. 1991년 7월 결혼한 그는 아내가 가출하자 이에 대한 증오로 처제를 상대로 범행했는데 당시 아내가 가출한 이유도 이춘재의 폭행과 성적 학대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이춘재에 대해 진행한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검사에서는 “피검사자는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등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춘재는 내성적 성격으로 자기 삶에서 주도적 역할을 못 하다가 군대에서 처음으로 성취감과 주체적 역할을 경험한 뒤 전역 후에는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된 욕구불만의 상태에 놓였다”며 “결국 욕구 해소와 내재한 욕구불만을 표출하고자 가학적 형태의 범행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700여년 전 ‘삼국유사’ 군위서 다시 태어난다

    700여년 전 ‘삼국유사’ 군위서 다시 태어난다

    10년간 1223억 들여 3개 지구 조성 목판 공방·승마장 등 전시 체험공간 물놀이장·썰매장 등 놀이시설 마련700여년 전 삼국유사(국보 제306호)에 등장하는 설화가 경북 군위에서 처음으로 재현됐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군은 국내 최초로 삼국유사를 테마로 한 복합 문화공간 ‘삼국유사 테마파크’(의흥면 이지리 일대)를 다음달 1일 개장한다고 29일 밝혔다. 삼국유사테마파크는 공사 기간 10년 동안 총 1223억원이 투입돼 조성됐다. 고려시대 일연(1206∼1289) 스님이 1284년부터 입적할 때까지 5년 동안 군위 고로면 인각사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집필한 역사가 배경이다. 테마파크는 ▲삼국유사의 영혼과 정신을 담은 ‘으뜸누리지구’ ▲아름다움을 표현한 ‘아름누리지구’ ▲즐거움을 표현한 ‘얼쑤누리지구’ 등 3개 지구로 구성했다. 으뜸누리지구의 주 전시관인 가온누리관은 삼국유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체험공간이다. 1층의 신화서클영상관에서는 몽골 침략에 맞서는 일연 스님의 가상 스토리를 상영한다. 15분 분량의 영상은 360도 스크린에서 펼쳐지며 진동과 바람 등의 효과를 표현해 방문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아름누리지구는 삼국유사 교육장인 이야기 및 숲속 학교로 조성했다. 삼국유사 목판 체험 공방을 비롯해 말을 탈 수 있는 주몽승마장과 대나무밭에서 각종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죽엽군 수렴마당이 있다. 얼쑤누리지구는 어린이들을 위한 야외놀이시설이다. 어린이 물놀이장인 해룡놀이터는 삼국유사 속에 등장하는 용을 형상화한 게 특징이다. 최대 길이 175m의 사계절 썰매장인 해룡슬라이드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다. 숙박시설도 갖췄다. 영웅 탄생을 연상시키는 알 모양의 돔하우스형으로 32m²형 10개 동과 44m²형 10개 동이 있다. 관람 시간은 3∼10월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2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는 19세 이상 어른은 9000원, 아동·청소년 등은 8000원이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삼국유사 테마파크를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전통을 계승하는 산교육장으로 활용함은 물론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의 새로운 쉼터가 되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한편 군위군은 최근 고로면 이름을 ‘삼국유사면’으로 변경하고 내년부터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세상의 밑변] 삼성 상대 ‘부당해고 사과’ 받아낸 두 사람의 투쟁 이야기

    [세상의 밑변] 삼성 상대 ‘부당해고 사과’ 받아낸 두 사람의 투쟁 이야기

    “김씨 지키려고 노동자와 연대 뜻 이뤄 자부심” ‘삼성해고노동자공대위대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어떻게든 살아 삼성의 잘못을 고치고 싶었다”25m 높이 CCTV 철탑서 355일 농성 노동자 김용희씨‘철탑 위 인간 새.’ 세상은 355일간 서울 강남역 한복판 25m 높이의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한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61)씨를 이렇게 불렀다. 새둥지 같은 좁은 공간에서 김씨는 사계절을 보냈다. 김씨가 기습적으로 철탑에 오른 건 지난해 6월 10일 새벽 5시. 김씨가 95년 노조를 설립하려 한다는 이유로 2차 해고된 지 24년째 된 때였다. 당시 김씨는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사과와 복직 요구를 위한 노숙 투쟁을 2년째 이어 오고 있었다. 단식투쟁도 여러 번 한 상태였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김씨는 “철탑에 오르기 일주일 전부터 단식을 시작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잠이 오지 않더라”면서 “철탑에 오른다면 다시는 살아 내려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삼성과 이미 싸워 봤기에,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철탑은 목숨을 건 김씨의 최후의 방법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9일 힘겨운 투쟁 끝에 삼성과 합의하고 지상에 발을 디뎠다. 철탑 위 김씨는 물론 지상에서 김씨를 위해 애쓴 동지들이 일군 승리였다. 서울신문은 김씨와 임미리(53) 고려대 연구교수·정치학 박사를 만나 고공농성과 그 이후에 대해 들었다. 임 교수는 지난 4월 중순부터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대표직을 맡아 삼성과 막판 협상을 했다. ●진료 받으면 투쟁현장 못 갈까봐 병원 안 갔다 고공농성 해제 뒤 만난 김씨는 말끔했지만 야윈 얼굴을 가리진 못했다. 철탑에서 내려온 김씨는 바빴다. 전국 투쟁사업장을 찾아 연대 투쟁을 했고, 전태일 열사 묘역도 참배했다. 김씨는 “철탑에 홀로 있을 때 너무 외로웠다. 내려오자마자 전국에서 외로이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었다”면서 “철탑 위에서 힘들 때마다 전태일 평전을 읽고 ‘나는 어떻게든 살아서 삼성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은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렸지만 김씨는 “한 번 병원에 가면 그 뒤로 다시 투쟁 현장에 나서지 못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씨는 철탑 위에서 수차례 곡기를 끊었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해 건강이 악화했다. 공황장애와 난청도 얻었다. 김씨는 25년간의 투쟁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고 돌아봤다. 김씨는 1982년 삼성항공 창원 1공장에 입사했다. 1989년 경남 지역 삼성계열사 노조설립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1991년 1차 부당해고를 당했다. 1994년 복직됐지만 노조설립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년 만에 또다시 해고됐다. 김씨는 “인생을 통째로 바쳤다. 30대 초반에 해고돼 61살이 되어서야 끝났다”며 “올바른 정의가 배척당했다는 삶에 대한 분노가 때때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김씨의 희생은 삼성을 움직였다. 임 교수는 “김씨의 생명을 지키려는 여러 동지들의 연대로 삼성을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게 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삼성과의 협상 내용은 비공개 사안이다. 다만 삼성은 공개사과문에서 “김용희님은 해고 이후 노동운동 과정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었고 그 고통과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다”며 “회사가 그 아픔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그보다 앞선 대국민 사과에서 경영권 승계 논란, 노사 문제 등을 사과하고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씨와의 고공농성 해제 합의는 그 구상의 첫 성과로 평가된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고공농성 초반에는 국회의원들이 김씨를 찾아오는 등 사회적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 덕분에 삼성과 몇 차례 협상을 위해 만났지만 양측의 간극이 커 엎어지기를 반복했다. 철탑 위 김씨는 지쳐 갔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임 교수가 김씨의 부탁으로 공대위에 합류하면서 삼성과의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되기 시작했다. 임 교수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김용희라는 노동자의 생명을 한시라도 빨리 구하려면, 김씨가 살아 내려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일’이라는 말처럼 다른 어떤 대의보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함께한 이재용씨 배척한 듯 해석돼 내게 상처 임 교수는 김씨의 고공농성을 외면하는 국내 언론 대신 외신에 적극 알렸고, 철탑 밑으로 내려올 수 없는 김씨를 대신해 이 부회장 집 앞 등에서 농성을 이어 갔다. 동시에 4월 말부터는 삼성과 협상안을 주고받으며 양측 이견을 조율했다. 임 교수는 “중간에 삼성의 연락이 잠시 끊겼을 땐 ‘김씨의 생명을 인질로 삼고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다”고 회상했다. 기다림과 협상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임 교수는 “삼성 측의 지연이 의도적인 게 아니라 노사협상의 경험이 없느 데서 오는 서투름과 관료주의적 문화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협상에 나선 삼성 측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철탑 위 김씨가 보여 마음이 불편해 창문을 열고 싶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임 교수는 “삼성 역시 이 과정을 통해 노사 관계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일각에선 김씨의 투쟁을 곱게 보지 않는다. 김씨가 처음 고공농성을 시작했을 때 함께한 해고노동자 이재용씨에 대한 협상이 함께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철탑 아래에서 김씨의 투쟁을 도왔던 이씨는 협상 타결 약 두 달 전 투쟁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김씨와 임 교수 모두 이러한 지적을 알고 있다. 김씨는 “이씨가 고향으로 내려간 사실을 철탑 위에서 뒤늦게 알았고 이후 삼성과의 협상에서도 이씨 문제 역시 의제로 다루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잘되지 않았다. 그것이 이씨를 배척한 것으로 해석돼 일부 동지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은 내게도 상처”라고 했다. 함께 연대한 하성애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김씨와 이씨는 투쟁 방식에서도, 삼성과의 협상 요구 조건에서도 차이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이씨 문제까지 해결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지만 그것이 김씨를 비난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했다.●연대 경험, 선례 되길… 동지 위해 힘쓸 것 김씨와 임 교수는 모두 “이번 승리가 앞으로의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 교수는 “앞으로 직접적으로 투쟁에 뛰어드는 것은 다시는 없을 일이겠지만, 이번 투쟁은 우리 자신도 ‘오합지졸’이라 불렀을 만큼 노동운동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의 연대로 이끌어 나갔다”면서 “이 연대의 경험이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긴 투쟁 끝에 땅을 밟은 김씨 역시 ‘연대’를 먼저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철탑 아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 문제보다 삼성 암보험 문제가 먼저 해결되길 기도하고 기도했다. 부끄러워서 암 환우님들과 눈을 못 맞추겠다. 과천 철거민 문제에도 삼성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간 철탑에 있던 김씨를 아래에서 자기 일처럼 챙긴 보암모(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와 과천 철거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동지들의 연대와 애정, 관심 덕에 나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 나 역시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처럼 힘들게 싸우는 동지들을 위해 힘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355일간 고공투쟁 이야기’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막판 협상 이끈 임미리 교수 인터뷰

    ‘355일간 고공투쟁 이야기’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막판 협상 이끈 임미리 교수 인터뷰

    삼성 상대로 부당해고 사과 받은 두 사람의 투쟁 이야기‘철탑 위 인간 새.’ 세상은 355일간 서울 강남역 한복판 25m 높이의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한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61)씨를 이렇게 불렀다. 새둥지 같은 좁은 공간에서 김씨는 사계절을 보냈다. 김씨가 기습적으로 철탑에 오른 건 지난해 6월 10일 새벽 5시. 김씨가 95년 노조를 설립하려 한다는 이유로 2차 해고된 지 24년째 된 때였다. 당시 김씨는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사과와 복직 요구를 위한 노숙 투쟁을 2년째 이어 오고 있었다. 단식투쟁도 여러 번 한 상태였다.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김씨는 “철탑에 오르기 일주일 전부터 단식을 시작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잠이 오지 않더라”면서 “철탑에 오른다면 다시는 살아 내려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삼성과 이미 싸워 봤기에,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철탑은 목숨을 건 김씨의 최후의 방법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9일 힘겨운 투쟁 끝에 삼성과 합의하고 지상에 발을 디뎠다. 철탑 위 김씨는 물론 지상에서 김씨를 위해 애쓴 동지들이 일군 승리였다. 서울신문은 김씨와 임미리(53) 고려대 연구교수·정치학 박사를 만나 고공농성과 그 이후에 대해 들었다. 임 교수는 지난 4월 중순부터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대표직을 맡아 삼성과 막판 협상을 했다. 김용희 “나홀로 투쟁하는 동지들 돕겠다” 고공농성 해제 뒤 만난 김씨는 말끔했지만 야윈 얼굴을 가리진 못했다. 철탑에서 내려온 김씨는 바빴다. 전국 투쟁사업장을 찾아 연대 투쟁을 했고, 전태일 열사 묘역도 참배했다. 김씨는 “철탑에 홀로 있을 때 너무 외로웠다. 내려오자마자 전국에서 외로이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었다”면서 “철탑 위에서 힘들 때마다 전태일 평전을 읽고 ‘나는 어떻게든 살아서 삼성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은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렸지만 김씨는 “한 번 병원에 가면 그 뒤로 다시 투쟁 현장에 나서지 못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씨는 철탑 위에서 수차례 곡기를 끊었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해 건강이 악화했다. 공황장애와 난청도 얻었다. 김씨는 25년간의 투쟁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고 돌아봤다. 김씨는 1982년 삼성항공 창원 1공장에 입사했다. 1989년 경남 지역 삼성계열사 노조설립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1991년 1차 부당해고를 당했다. 1994년 복직됐지만 노조설립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년 만에 또다시 해고됐다. 김씨는 “인생을 통째로 바쳤다. 30대 초반에 해고돼 61살이 되어서야 끝났다”며 “올바른 정의가 배척당했다는 삶에 대한 분노가 때때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임 교수 “성역 같던 삼성 이겼다는 자부심” 김씨의 희생은 삼성을 움직였다. 임 교수는 “김씨의 생명을 지키려는 여러 동지들의 연대로 삼성을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게 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삼성과의 협상 내용은 비공개 사안이다. 다만 삼성은 공개사과문에서 “김용희님은 해고 이후 노동운동 과정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었고 그 고통과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다”며 “회사가 그 아픔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그보다 앞선 대국민 사과에서 경영권 승계 논란, 노사 문제 등을 사과하고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씨와의 고공농성 해제 합의는 그 구상의 첫 성과로 평가된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고공농성 초반에는 국회의원들이 김씨를 찾아오는 등 사회적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 덕분에 삼성과 몇 차례 협상을 위해 만났지만 양측의 간극이 커 엎어지기를 반복했다. 철탑 위 김씨는 지쳐 갔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임 교수가 김씨의 부탁으로 공대위에 합류하면서 삼성과의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되기 시작했다. 임 교수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김용희라는 노동자의 생명을 한시라도 빨리 구하려면, 김씨가 살아 내려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일’이라는 말처럼 다른 어떤 대의보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임 교수는 김씨의 고공농성을 외면하는 국내 언론 대신 외신에 적극 알렸고, 철탑 밑으로 내려올 수 없는 김씨를 대신해 이 부회장 집 앞 등에서 농성을 이어 갔다. 동시에 4월 말부터는 삼성과 협상안을 주고받으며 양측 이견을 조율했다. 임 교수는 “중간에 삼성의 연락이 잠시 끊겼을 땐 ‘김씨의 생명을 인질로 삼고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다”고 회상했다. 기다림과 협상의 줄다리가 계속되면서 임 교수는 “삼성 측의 지연이 의도적인 게 아니라 노사협상의 경험이 없느 데서 오는 서투름과 관료주의적 문화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협상에 나선 삼성 측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철탑 위 김씨가 보여 마음이 불편해 창문을 열고 싶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임 교수는 “삼성 역시 이 과정을 통해 노사 관계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김용희의 투쟁은 계속된다 일각에선 김씨의 투쟁을 곱게 보지 않는다. 김씨가 처음 고공농성을 시작했을 때 함께한 해고노동자 이재용씨에 대한 협상이 함께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철탑 아래에서 김씨의 투쟁을 도왔던 이씨는 협상 타결 약 두 달 전 투쟁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김씨와 임 교수 모두 이러한 지적을 알고 있다. 김씨는 “이씨가 고향으로 내려간 사실을 철탑 위에서 뒤늦게 알았고 이후 삼성과의 협상에서도 이씨 문제 역시 의제로 다루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잘되지 않았다. 그것이 이씨를 배척한 것으로 해석돼 일부 동지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은 내게도 상처”라고 했다. 함께 연대한 하성애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김씨와 이씨는 투쟁 방식에서도, 삼성과의 협상 요구 조건에서도 차이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이씨 문제까지 해결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지만 그것이 김씨를 비난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했다.김씨와 임 교수는 모두 “이번 승리가 앞으로의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 교수는 “앞으로 직접적으로 투쟁에 뛰어드는 것은 다시는 없을 일이겠지만, 이번 투쟁은 우리 자신도 ‘오합지졸’이라 불렀을 만큼 노동운동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의 연대로 이끌어 나갔다”면서 “이 연대의 경험이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긴 투쟁 끝에 땅을 밟은 김씨 역시 ‘연대’를 먼저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철탑 아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 문제보다 삼성 암보험 문제가 먼저 해결되길 기도하고 기도했다. 부끄러워서 암 환우님들과 눈을 못 맞추겠다. 과천 철거민 문제에도 삼성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간 철탑에 있던 김씨를 아래에서 자기 일처럼 챙긴 보암모(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와 과천 철거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동지들의 연대와 애정, 관심 덕에 나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 나 역시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처럼 힘들게 싸우는 동지들을 위해 힘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동작구, 전통시장 가는 날 운영… 배달서비스 확대

    서울 동작구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기 위해 ‘전통시장 가는 날’ 배달서비스를 유관기관까지 확대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구는 지난 3월부터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를 기존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고 매월 1·3째주 수요일에 개최하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 참여 중인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지난 26일 상도3동 소재 성대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주민들과 함께 장보기를 진행했다. 구는 5월부터 전통시장 이용편의를 높이기 위해 4000만원을 지원, 지역 내 남성사계시장, 상도전통시장, 성대전통시장, 남성역골목시장 등 4개소에서 배달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통시장 상품을 3만원 이상 구매하는 주민들은 이용가능하다. 주민들이 장을 본 후 매장에 배달서비스를 신청하면 당일 배송하며, 특히 성대전통시장은 네이버쇼핑 푸드윈도 내 성대전통시장페이지에서 주문하면 2시간 이내 배달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대남공세 잠시 멈췄지만… 중앙군사위 본회의 시기에 촉각

    北 대남공세 잠시 멈췄지만… 중앙군사위 본회의 시기에 촉각

    관영매체 南비난 대신 6·25 70주년 다뤄 “美 핵위협 맞서기 위해 힘 계속 키울 것” 대북전단·한미훈련 등 南 행동 예의주시 통일부 “보류는 긍정적… 대화 협의 기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 지 사흘째인 25일에도 북측은 관영매체에 대남 비난기사를 싣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행동 재개’ 여지를 남겨 놓은 만큼 중앙군사위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는 6·25전쟁 70주년인 이날 대남 비방 대신 6·25전쟁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게재했다. 전날 북측이 전방지역 30여곳에 재설치했던 대남 확성기를 모두 철거한 데 이어 대남 비난기사도 이틀째 보도하지 않았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탈북단체 대북전단(삐라) 비난 담화 이후 군중집회와 대남전단 준비 과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것과 사뭇 대조된다.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전날 밤 발표한 담화문에는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국회 발언을 적시하며 ‘자중’을 요구해 긴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 북남 관계 전망을 점쳐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했다. 대남 군사계획의 보류가 취소를 뜻하는 게 아니며 오히려 계획의 재개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다. 본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군사계획의 취소가 될지, 도리어 대남 공세 재개가 될지는 미지수다. 향후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여부, 대북전단 살포 방지 대책의 실효성 있는 집행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8월 하반기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한다면 북측은 또다시 군사 위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훈련 역시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맞물린 훈련을 취소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도 변수다. 정부는 살포 현장에서 단속한다는 입장이나 지난 22일 기습적으로 대북전단을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여전히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당분간 대북전단 문제 등에 대한 남측의 태도와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며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된다면 이를 빌미로 보류 결정을 재고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통일부는 북측의 군사행동 보류 결정을 “긍정적 신호의 출발”이라며 반겼다. 통일부 관계자는 “결정적 단계에서 군사적 조치를 보류한 행위 자체는 긍정적이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대화를 통해 상호 관심사들이 협의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군축·평화연구소는 이날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철회는 조선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불가결의 선결조건’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내고 6·25전쟁 이후 미국의 압박이 계속됐다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핵무기 사용국인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정책에 매여 달리면서 핵위협을 일삼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핵위협을 제압하기 위한 우리의 힘을 계속 키울 것”이라고 군사력 강화를 강조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北 대남공세 잠시 멈췄지만… 중앙군사위 본회의 시기에 촉각

    北 대남공세 잠시 멈췄지만… 중앙군사위 본회의 시기에 촉각

    관영매체 南비난 대신 6·25 70주년 다뤄 “美 핵위협 맞서기 위해 힘 계속 키울 것” 대북전단·한미훈련 등 南 행동 예의주시 통일부 “보류는 긍정적… 대화 협의 기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 지 사흘째인 25일에도 북측은 관영매체에 대남 비난기사를 싣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행동 재개’ 여지를 남겨 놓은 만큼 중앙군사위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는 6·25전쟁 70주년인 이날 대남 비방 대신 6·25전쟁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게재했다. 전날 북측이 전방지역 30여곳에 재설치했던 대남 확성기를 모두 철거한 데 이어 대남 비난기사도 이틀째 보도하지 않았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탈북단체 대북전단(삐라) 비난 담화 이후 군중집회와 대남전단 준비 과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것과 사뭇 대조된다.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전날 밤 발표한 담화문에는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국회 발언을 적시하며 ‘자중’을 요구해 긴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 북남 관계 전망을 점쳐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했다. 대남 군사계획의 보류가 취소를 뜻하는 게 아니며 오히려 계획의 재개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다. 본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군사계획의 취소가 될지, 도리어 대남 공세 재개가 될지는 미지수다. 향후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여부, 대북전단 살포 방지 대책의 실효성 있는 집행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8월 하반기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한다면 북측은 또다시 군사 위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훈련 역시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맞물린 훈련을 취소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도 변수다. 정부는 살포 현장에서 단속한다는 입장이나 지난 22일 기습적으로 대북전단을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여전히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당분간 대북전단 문제 등에 대한 남측의 태도와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며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된다면 이를 빌미로 보류 결정을 재고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통일부는 북측의 군사행동 보류 결정을 “긍정적 신호의 출발”이라며 반겼다. 통일부 관계자는 “결정적 단계에서 군사적 조치를 보류한 행위 자체는 긍정적이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대화를 통해 상호 관심사들이 협의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군축·평화연구소는 이날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철회는 조선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불가결의 선결조건’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내고 6·25전쟁 이후 미국의 압박이 계속됐다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핵무기 사용국인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정책에 매여 달리면서 핵위협을 일삼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핵위협을 제압하기 위한 우리의 힘을 계속 키울 것”이라고 군사력 강화를 강조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북한, 잠잠한 6·25…중앙군사위 ‘본회의’는 언제쯤

    북한, 잠잠한 6·25…중앙군사위 ‘본회의’는 언제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서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 지 사흘째인 25일에도 북측은 관영매체에 대남 비난기사를 싣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행동 재개’ 여지를 남겨놓은 만큼, 중앙군사위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는 6·25전쟁 70주년인 이날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게재했다. 전날 북측이 전방지역 30여곳에 재설치했던 대남 확성기를 모두 철거한 데 이어 대남 비난기사도 이틀째 보도되지 않았다. 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탈북단체 대북전단(삐라) 비난 담화 이후 군중집회과 대남전단 준비 과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것과 사뭇 대조된다.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전날밤 발표한 담화문에는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정경두 국방장관의 국회 발언을 적시하며 ‘자중’을 요구해 긴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우리의 ‘보류’가 ‘재고’로 될 때에는 재미없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 북남관계 전망을 점쳐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했다. 북측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완전한 결렬’을 선언한 만큼 대남 군사계획의 보류가 취소를 뜻하는 게 아니며 오히려 계획의 재개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다.본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군사계획의 취소가 될지, 도리어 대남공세 재개가 될지는 미지수다. 향후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 여부, 대북전단 살포 방지대책의 실효성 있는 집행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8월 하반기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한다면 북측은 또다시 군사 위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훈련 역시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맞물린 훈련을 취소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도 변수다. 정부는 살포 현장에서 단속한다는 입장이나 지난 22일 기습적으로 대북전단을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여전히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북측이 주민들의 규탄 시위로 대남 강경기조를 뒷받침한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악화 여부도 눈여겨봐야 한다. 내부 결속 목적으로 공세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당분간 대북전단 문제 등에 대한 남측의 태도와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며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된다면 이를 빌미로 보류 결정을 재고한다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통일부는 북측의 군사행동 보류 결정을 “긍정적 신호의 출발”이라며 반겼다. 통일부 관계자는 “결정적 단계에서 군사적 조치를 보류한 행위 자체는 긍정적이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남북 관계도 개선하고 대화를 통해 상호 관심사들이 협의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국내 최대 규모 온실 갖춘 국립세종수목원 준공

    국내 최대 규모 온실 갖춘 국립세종수목원 준공

    국내 최대 규모 식물전시 온실을 갖춘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이 착공 4년 만에 준공됐다. 오는 10월 18일 개관한다.24일 산림청에 따르면 세종수목원은 기후변화에 대비한 온대 중부권역 자생식물 보존과 증식을 위한 식물원으로 세종시 중앙녹지 공간에 축구장 90개 크기인 65㏊ 규모로 조성됐다. 2016년 착공해 총사업비 1518억원을 투입했다. 개관을 앞둔 7월부터 공공기관인 한국수목원관리원이 위탁·관리를 맡는다. 도심형 수목원으로서 한국의 식물문화를 한 눈에 보여주는 전통 정원·분재원·민속식물원 등 20개의 주제별 전시원이 조성됐다. 전시원에는 2450종, 약 110만본의 식물이 심어져 있다. 겨울철에도 관람 가능한 사계절 온실과 금강 물을 이용한 2.4㎞의 인공수로인 청류 지원을 만들어 수변공간 연출 및 생물 서식처로 다양한 기능이 기대된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세종수목원이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조기 정착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민과 함께 세계적인 명품수목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중섭 원화 작품 ‘사계’ 상설전시,이중섭미술관 예약 관람

    이중섭 원화 작품 ‘사계’ 상설전시,이중섭미술관 예약 관람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은 2018 ~ 2019년에 구입한 이중섭 원화 작품 ‘사계’를 비롯해 이중섭 사망통지서 등 신소장품을 상설전시실을 통해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중섭 원화작품 ‘사계’는 타이프용지를 네 개의 공간으로 분할해 오른쪽 위를 중심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한 유화 작품이다. 이중섭의 ‘사계’라는 제목의 작품은 현재 두 점이 전해오는데, 이번 구입한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4계절의 구분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또 신소장품으로 이중섭 사망통지서를 비롯해 ‘아이들과 복숭아’와 ‘앉아있는 여자’ 등 7점 원본을 첫 공개한다. 이중섭 사망통지서는 1944년 이중섭이 마사코(이중섭 부인)에게 보낸 전보, 1952년 이중섭 부인과 두 아들의 일본 입국증명서, 1956년 이중섭 사망통지서 등으로 지금까지 불명확했던 부분을 명확하게 밝혀주는 자료들이다. 신소장품전은 2021년 1월31일까지 계속된다.이중섭미술관은 온라인 사전예약제를 통해 관람할수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열두 살에 데카와 전속 계약, 나는야 ‘바이올린을 든 해리 포터’

    열두 살에 데카와 전속 계약, 나는야 ‘바이올린을 든 해리 포터’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바이올린을 든 해리 포터’라고, 여느 열두 살처럼 해리 포터, 호빗 시리즈, 게임 앵그리버드에 빠져드는 초등학생이다. 그런데 바이올린 재능은 낭중지추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고 자신감에 넘친단다. 22일 영국 BBC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에서 엔지니어 아빠와 회계사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국계 부모는 악기를 전혀 다룰 줄 모르지만 다섯 살 때 처음 바이올린을 집어든 지 몇주 만에 중국의 우유 광고에 바이올린을 든 채 등장할 정도였다. 열 살 때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예후드 메뉴힌 콩쿠르 주니어 공동 우승하며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다. 물론 본인은 우승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고 오로지 연주하는 것만 신경 썼다고 겸손해 했다. 보통 크기의 절반인 바이올린을 신들린 듯 연주하며 성인 연주자들과 의젓하게 비발디의 사계 가운데 여름을 협연하는 유튜브 동영상은 수백만 회 시청을 자랑한다. 늘 무대 위에 오르기 전에는 긴장하는데 이상하게도 연주를 시작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즐기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특이한 루틴(버릇)이 하나 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바나나를 까먹으면 이상하게 힘이 솟구치며 마음도 차분해진단다. 올해 클래식 정통 레이블인 데카 레코드와 계약한 최연소 음악가로 이름을 올렸다. 처음 녹음한 싱글 작품은 이탈리아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안토니오 바치니(Antonio Bazzini 1818~1897년)의 ‘요정의 론도’로 낯설고 많은 테크닉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메뉴힌 콩쿠르 심사위원이었던 막심 벵게로프의 연주를 몇년 전 듣고 홀딱 반했다고 했다. 리가 롤 모델로 삼는 벵게로프가 연주하는 동영상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지켜봤다. 두 번 만에 녹음을 마쳤는데 그는 자신의 연주에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의젓하게도 “개선의 여지가 있으므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매일 학교를 마친 뒤 4시간씩 연습하고 주말에는 조금 더 시간을 쓴다고 했다. 이렇게 전하니 그가 온종일 연주에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짬만 나면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에 빠져든다며 다음에 영국에 갈 일이 있으면 해리 포터 마법 놀이터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 외에도 할 줄 알고 즐기는 일이 많다고 했다. 수영, 사이클, 달리기 등등. 게임 앵그리버드는 많이는 아니고 조금 즐기는데 “싸움이나 피를 흘리는 게임이 아니라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마이클 잭슨은 예외이긴 하지만 대체로 팝 음악은 즐겨 듣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배트맨’ ‘슈퍼맨’ ‘스타워즈’ 영화 사운드트랙을 즐겨 듣는 편이라고 했다. 극적이기도 하고, 힘도 있고, 역시 클래식 요소 때문이라고 했다. 이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뉴욕 카네기홀 무대를 비롯해 축제나 여러 공연장에서 연주를 해봤다. 그의 꿈은 “프로 바이올린 독주자가 돼 세계를 여행하며 오케스트라와 함께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탓에 여러 재미있는 일정이 취소되고 있다. 예를 들어 8월에 호주 체임버 페스티벌 무대에서 영국 첼리스트 셰쿠 칸네메이슨과 협연할 예정이었는데 연기됐다. 하지만 리는 낙담할 아이가 아니다. “정말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해요.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테크닉 훈련에 쏟을 수 있고 더 다양한 레퍼토리를 만들 수도 있는 거 잖아요.” 그런데 이 영민한 바이올린 신동은 이 점 하나를 인정하고 들어가긴 한다. “청중이 한 분이라도 계셨으면 좋겠네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자치경찰 되기 싫어… ‘형사법’ 시험 보는 경찰들

    경찰 내 ‘수사부서 진입 관문’으로 불리는 ‘형사법 능력평가 시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일선 경찰관들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사 중심의 국가경찰에 관심을 보이는 경찰관이 대거 응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오는 27일 치러지는 경찰 수사경과 시험인 형사법 능력평가에 총 9257명이 신청했다. 해당 시험은 첫해인 2013년 응시자가 3652명에서 지원자가 꾸준히 늘어 2018년 6764명, 2019년 7810명에 이어 올해 9000명을 넘어섰다. 일선 경찰이 강력계나 형사계 등 수사부서에 배치받으려면 수사경과를 획득해야 유리하다. 전문성 등을 위해 수사경과자를 수사부서에 먼저 배치하기 때문이다. 일선 경찰서의 한 경사는 “자치경찰이 되면 시도지사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하는 등 경찰 본연의 업무와는 거리가 있는 일에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며 “국가경찰에 남기 위한 보험 차원에서 시험을 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제21대 국회에서 자치경찰 입법이 완료되면 생활안전·기초질서 위반 단속 등의 치안 서비스가 지자체로 넘어간다. 수사 분야는 국가경찰이 담당하고, 생활 밀접 치안 서비스 등은 지자체가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치경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국가경찰로 남으려는 이들이 형사법 시험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수사 역할·책임이 커져 응시자가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은 올해를 ‘책임 수사 원년’이라고 부른다”며 “검찰 지휘에서 벗어나 정말 제대로 수사 업무에 임하겠다는 사명감을 느끼는 젊은 경찰이 많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60년 전 아버지처럼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 걸어본 켈리 월시

    60년 전 아버지처럼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 걸어본 켈리 월시

    60년 전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아들은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 바닥을 걸어 본 열두 번째 인물이 됐다. 위대한 해양 탐험가 돈 월시의 아들 켈리(52)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남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 1만 925m 지점에 4시간 동안 머물렀다. 전체 잠수 시간은 무려 12시간이었다. 해양 탐사계에는 아폴로 우주선에 실려 달에 가 표면을 걸어본 사람보다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을 다녀온 이들이 적다는 얘기가 전해졌는데 이제는 그 수가 열두 명으로 똑같아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켈리는 물 밖으로 떠오른 뒤 “대단히 감동적인 여정”이었다고 돌아봤다. 아들이 아버지의 업적을 60년 만에 되밟아 본 것은 미국 텍사스주 출신 금융가이며 모험가인 빅터 베스코보가 펼치고 있는 ‘챌린저 딥’ 프로젝트 덕이다. 아버지 돈은 1960년 1월 23일 스위스 탐험가 자크 피카르와 함께 욕조 모양 잠수정 ‘트리에스테’로 잠수한 뒤 피카르에게 세계 첫 타이틀 을 양보하고 두 번째 영예에 만족했다. 2012년 캐나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딥시 챌린저 HOV를 이용해 51년 넘게 끊겼던 탐험 행렬을 이었고, 지난해 베스코보를 시작으로 패트릭 라헤이(캐나다), 조너선 스트레웨(독일), 존 람지, 앨런 재미슨(시레나 딥 이상 영국), 지난 7일 미항공우주국(NASA) 전직 우주인이자 여성 최초인 캐스린 설리번, 11일 미국과 영국 산악인 바네사 오브라이언, 14일 존 로스트(미국)에 이어 이날 켈리가 열두 번째 역사를 써내려간 것이다. 이 심해 탐험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를 바닷속으로 뒤집어 세워도 그곳에서 2㎞를 더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수압은 1억 파스칼로 측정되는데 가로 2.54㎝에 세로 2.54㎝의 정사각형에 1만 6000 파운드의 충격이 가해진다는 의미다. 60년 동안 기술이 진보해 더 안전해졌지만 베스코보는 자신의 첫 탐사 이후 일곱 차례 모두 동행해 훨씬 자신감을 갖게 됐다.베스코보와 켈리는 이른바 “서쪽 풀”에서 4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이곳은 켈리의 아버지 돈과 피카르가 찾았던 바로 그곳이었다. 그 지점을 다시 찾은 것은 베스코보와 켈리 뿐이었다. 해양생물학자인 재미슨 박사는 베스코보와 함께 조금 더 얕은, 챌린저 딥 동쪽에 1만 700m의 시레나 딥을 찾았다. 재미슨 박사는 “사람들은 1960년대와 70년대 인류가 달에 갈 때 왜 바다 탐험가들은 그런 기회를 잡으려 하지 않았는지를 묻곤 한다. 그 때도 돈 월시는 마리아나 해구의 바닥에 갔고, 그 몇십 년 동안 우리는 더 이상 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와 올해 베스코보가 마리아나 해구 탐사에 동원했던 잠수정 DSV 리미팅 팩터는 수심 1만 500m로 마리아나와 통가 해구에 이어 세 번째로 깊은 필리핀 해구로 옮겨가 탐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의 존 코플리 박사에 따르면 이곳은 해양 탐사의 굉장한 전기를 제공한 곳이다. 1951년 덴마크의 갈라티아 탐험대가 수심 10㎞ 아래에서 사는 동물들을 그물망으로 잡은 일이 있어서다. 이 일로 그 깊이 아래에서도 인간이 얼마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증명돼 심해 탐사의 전기가 만들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사계절 펴냄) 2018년 메이지 150주년을 앞둔 일본 전역에 관한 기행문. 재일 한인 2세로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인 저자가 전국 30여개 일간지에 동시 연재했던 기행문 ‘강상중 사색의 여행 1868년부터’를 묶었다. 그에 따르면 메이지 이후 일본의 역사는 국민을 버리는 정책들로 가득했다. 228쪽. 1만 3800원.조선영화라는 근대(정종화 지음, 박이정 펴냄) 1901~1945년 한국 근대 영화의 역사를 정리했다. 일제강점기 영화를 ‘조선영화’라 부르며 초창기 무성영화 전·후기, 발성영화기, 전시체제기로 구분해 살핀다. 친일 혹은 저항이라는 이분법적 잣대 외에 조선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일제와 식민지 조선의 교섭, 조선과 일본 영화인들 교류의 역사에 초점을 두고 서술했다. 472쪽. 2만 4000원.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셸리 케이건 지음, 김후 옮김, 안타레스 펴냄)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윤리적 공존에 관한 고찰. 8년 전 ‘죽음이란 무엇인가’로 인생의 의미를 탐구했던 저자는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를 철학적으로 살피며 무엇이 인간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지 곱씹게 한다. 512쪽. 1만 9800원.혐오와 한국 교회(권지성 지음, 삼인 펴냄) 민중신학자인 저자가 한국 개신교는 어떻게 혐오의 첨병이 됐는지 들여다본다. 개신교 교회는 1945년 해방 이래 공산주의, 북한, 국내 좌파에서부터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이슬람교도, 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을 혐오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런 혐오는 역설적으로 한국 개신교를 성장시킨 동력으로 기능했다. 312쪽. 1만 6000원.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제레미아스 아담스 프라슬 지음, 이영주 옮김, 숨쉬는책공장 펴냄) 앱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배달대행, 대리운전, 가사노동 등의 수요가 폭발한다. 빠르며 유연한 플랫폼 노동은 노동자들에게 불안정과 저임금, 위험을 떠안긴다. 옥스퍼드대 막달렌칼리지 법학 교수인 저자는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노동이 건강하게 진보할 방안을 제안한다. 316쪽. 1만 6000원.우리는 같은 곳에서(박선우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2018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 대체로 퀴어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체화하면서 마주하는 내적 불안과 분열, 대립과 갈등, 화해와 통합의 여정을 서사화했다. 퀴어의 사랑과 관계성 속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의 갈래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252쪽. 1만 3000원.
  • ‘코로나’도 ‘광우병’도 OUT… 철저한 방역의 청정지역 ‘뉴질랜드’

    ‘코로나’도 ‘광우병’도 OUT… 철저한 방역의 청정지역 ‘뉴질랜드’

    지난 9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총리는 국경 봉쇄를 제외한 모든 코로나19 관련 조처를 해제했다. 2020년 2월 28일 뉴질랜드에서 첫 코로나 확진 사례가 보고된 지 3달여 만에 순확진자 ‘0명’을 기록했고, 신규 확진자도 17일 동안 나오지 않았다. 지난 8일 마지막 확진자 1명이 회복하면서 코로나 확진자 수는 ‘0명’이 됐다. 뉴질랜드 정부는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할 예정이다. 뉴질랜드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국가를 조기 봉쇄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유지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계속해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프랑스, 독일 등의 유럽 국가와는 다르게 뉴질랜드는 강력한 정책을 시행했으며 그 결과, 꿈만 같은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전부터 뉴질랜드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로부터 자국민과 자국의 청정 자연환경,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다. 축산업이 발달한 뉴질랜드는 구제역, 광우병 ZERO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적으로 광우병 논란이 일었을 때, 뉴질랜드 보건당국은 광우병 전파를 막기 위해 1980년부터 1996년 사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에 거주했던 사람들에 대한 헌혈을 금지했다. 이렇게 뉴질랜드 정부가 광우병 예방에 대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와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뉴질랜드를 광우병 안전 국가(BSE-free country)라고 발표한 바 있다. 철저한 자국 환경 보호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뉴질랜드는 3,000여평의 초원에서 평균 2.8마리의 젖소를 자연방목으로 키우고 있다. 집단사육으로 젖소를 키우는 환경에선,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젖소에게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사계절 자연방목으로 신선한 목초를 먹고 자란 뉴질랜드 젖소와는 차이가 크다. 청정지역 뉴질랜드는 깨끗한 자연환경을 통해서 계속해서 낙농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2012년 기준으로 낙농업과 목축업은 뉴질랜드 전체 수출액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구제역, 광우병, 코로나19까지 바이러스 방역에 성공한 ‘뉴질랜드’는 이제 소비자에게 더 큰 신뢰를 안겨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뉴질랜드의 자연환경, 품질 시스템, 우수한 낙농업 등을 이유로 뉴질랜드 수입분유가 사랑을 받고 있다.그 중 하나가 프리미엄 분유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퓨어랜드의 ‘퓨어락 로열플러스’이다.최상의 환경에서 최고의 원료로 만든 제품만 엄선해 제공하는 ㈜퓨어랜드 ‘퓨어락’은 회사의 가치 철학에 맞게, 모든 제품이 세계 제일의 청정국가 뉴질랜드에서 100% 생산된다. 퓨어락은 뉴질랜드의 자연방목 100% 원유를 사용하며, 깐깐한 과학적 공법으로 뉴질랜드에서 모든 제조 과정을 마치고, 완제품으로 한국으로 수입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퓨어락’은 해외에서 반입되는 농수산물 외 각종 물품을 검사하는 뉴질랜드 MPI(Ministry for Primary Industries)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받으며, 한국으로 수입되는 과정에서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을 적용해 관리받기 때문에 뉴질랜드와 한국 2개의 국가에서 이중으로 까다로운 검사를 받고 있다. ㈜퓨어랜드의 아기 분유 ‘퓨어락 로열플러스’는 깨끗한 청정지역 뉴질랜드의 자연이 만든 풀을 먹고 자란 젖소를 통해 오메가3, 뉴클레오타이드류 등이 적정량 함유되어 있다. 여기에 분유가 주식인 아기의 신체방어력 강화를 위해 초유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락토페린’도 들어있다. 아기 성장발달에 맞게 총 3단계로 나눠져있는 ‘퓨어락 로열플러스’는 단계별로 아기 소화흡수 능력에 맞춰 필수영양소의 함유량을 조절했다. 단백질, 비타민류, 철분, 칼슘, 인, DHA, 아라키돈산, 마그네슘 등의 공급량을 정밀 설계했으며, 영양성분이 충분히 흡수될 수 있게 칼슘 및 지방산 흡수에 효과적인 베타팔미틴산(OPO)를 첨가했다. 여기에 최근 주식회사 퓨어랜드는 임산부와 수유부를 위한 ‘퓨어락 맘스밀’을 출시했다. 쉐이크 형태의 ‘퓨어락 맘스밀’은 아기 분유처럼 간편하게 물에 타 마실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퓨어락 맘스밀도 뉴질랜드 원유를 사용해 100% 뉴질랜드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으로 임신부∙수유부 권장 섭취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퓨어랜드 퓨어락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뉴질랜드 제조사와 계속해서 소통하며, 제품 생산 및 수급에 문제가 없게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는 퓨어락의 제조환경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석주 서울시의원 “코로나19로 아파트 값 급락, 지금이 재건축 적기다”

    이석주 서울시의원 “코로나19로 아파트 값 급락, 지금이 재건축 적기다”

    서울시의회 이석주 의원(미래통합당·강남6)은 12일 제295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8년만에 최고로 하락한 지금이 재건축 진행에 적기라고 했다. 이어서 박 시장에게 그간 가격 안정을 명분으로 장기간 강제로 막고 있는 잠실5, 은마, 압구정, 여의도 등 재건축 절차의 신속한 추진을 강력히 요구하자 시장은 재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또한 이 의원은 34년간 정책변화에 따른 서울 아파트 가격 변화도와 상승요인 및 오르고 내릴 때의 문제점을 비교하며 질문을 이어갔고 물가상승률 대비 일부 상승이 지역경제와 도시 서민에게는 유리하며 이것이 주택시장의 원리라고 주장하자 일부 이해의 뜻을 밝혔다. 이어서 공급량이 서울시 규제로 내년에는 반으로 줄어 가격 재상승이 우려되므로 재생사업 규제를 대폭 완화해 더 공급할 것을 요구했고 국토부가 발표했던 용산정비창 51만㎡ 마지막 알짜 부지는 지금 계획 상의 베드타운 조성보다는 사업순서나 적정밀도, 최종 용도결정 등 인가권자로서 최선을 다해 미리 대비해줄 것을 요구하자 시장도 긍정적인 답을 했다. 또한 그동안 성냥갑 아파트를 양산하며 숱한 문제를 잉태했던 35층 문제도 지금 새로 만들고 있는 2040도시기본계획에서는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삭제를 요청했고 노후 재건축 장기 지연으로 심각한 녹물 대책을 세우라고 질문하자 수도관 교체를 시비로 해주겠다고 했지만 세대 내부 관교체가 불가능해서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현재 10개동으로 분리된 서울시청사는 임대료만 해도 몇 년이면 수백억이 소요되며 민간 임대 사무실은 공무원들 이동 시간, 사무 및 지원공간 태부족, 시민불편이 극에 달하므로 대책을 지적하자 임대면적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행정국장의 답변은 원칙적인 대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 청사는 공무원 1/3만 수용, 전기 과다소모, 공간낭비, 혐오 디자인 등의 문제점과 임대 청사가 좁고 사용상 불편하여 공무원과 시민들의 원성이 끊일 날이 없으니 서울 중심지역에 새로운 통합청사계획을 추진해 볼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외국인 동경, 다낭 및 국내 서부산 종합청사 등을 예로 들면서 전 공무원과 소속기관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통합신청사 건설도 고민할 때가 됐음을 질문하고 시장단과 충분히 상의한 후 추가 답변해줄 것을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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