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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수도’ 파주서 책잔치 한마당

    ‘책의 수도’ 파주서 책잔치 한마당

    독서와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책도시(북시티)’의 꿈이 영글고 있다. 독특한 건축물과 자연생태환경이 조화를 이룬 파주 교하읍 문발리 책마을 파주출판문화단지가 그 곳이다.통일을 꿈꾸며 시원하게 뚫려 있는 자유로를 타고 가다 신도시 일산을 지나면 나온다.영상과 인터넷이 득세하고 있는 요즘 문자의 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북시티는 광속처럼 빠른 전자시대에 느림의 미학을 구현하기라도 하듯 2006년 완성을 위해 우직하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다.파주 북시티는 48만평 도시 전체가 저마다 스토리를 갖춘 독특한 건축물로 채워지는 하나의 건축전시장이다.북시티에서 건축 연면적만 1만 5500평으로 가장 규모가 큰 ‘북센’ 건물은 땅이 연속되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건물지붕이 언덕과 같이 비스듬한 경사를 이룬다. 가장 먼저 입주한 한길사 사옥은 4권의 거대한 책을 책꽂이에 꽂은 형태이고,창비사옥은 한강을 전면으로 바라보는 다른 건물들과 달리 뒤돌아 심학산을 마주보고 작지만 당당하게 서 있다. ●건축물 경연장 북시티의 핵심 관리·연구 및 교육인력이 입주한 대표건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는 외벽을 벌겋게 녹슨 재질의 철판으로 둘러쌌다.미적으론 자연스러움을,실용적으로는 녹이 딱딱한 피막을 형성해 페인트보다 내구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갈대가 우거진 샛강 위에 기둥을 세운 반수상건물로 물가에는 오리,물속에는 물고기가 한가롭게 노닌다.해질녘 1층 카페옆 ‘노을의 루’에서는 샛강을 물들이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외국서적 전문출판사인 신원에이전시 사옥은 외벽 전체가 유리로 된 건물로 지어졌다. 파주 북시티 건축물들은 이미 일반인뿐 아니라 건축학도들의 견학장이 되고 있다.북시티의 건축물들은 입주사와 건축가들이 가진 주관적 사고를 뒤로하고 ‘이상형 문화도시’를 위해 마련된 ‘출판도시 건축지침’에 따라 지어졌다.도시디자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황기선 교수팀이,건축지침은 건축가 민현식·승효상씨와 영국 북런던대의 플로리안 베이글 교수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자연과 인공이 모순을 극복하고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문화도시’가 건축지침의 주제다. 북시티가 자리잡은 곳은 원래 버려진 폐천부지였다.한강하류 저습지이자 철새도래지로 샛강을 보존한 친환경 생태환경도시의 모델이다.샛강에는 갈대와 억새,각종 수변식물들이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다.늪지를 포함한 샛강의 모습은 원형대로 보존됐다. ●책의 수도를 위한 첫걸음 북시티에선 10월15∼24일 북페스티벌 ‘2004 파주어린이 책한마당’이 열린다.파주시를 유네스코 ‘책의 수도’로 지정받기 위한 장정(長征)의 첫걸음이다. 북시티에 현재까지 입주한 44개 출판관련 사들은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상설 책 전시관(북카페)과 그림전시·음악회 등 문화공간과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100여평의 전시관과 야외무대에서 이미 그림전시회와 소음악회 등을 열어온 한길사는 책한마당 행사후엔 자사의 시판서적과 절판서적 등 2000여종을 모은 전시관을 운영한다. 1971년 이후 미술관련 전문출판사로 자리를 잡아온 열화당은 간단한 차와 음료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를 운영할 계획이고,‘사계절’과 ‘민음사’ 등도 그동안 출판한 책을 모은 박물관식 전시관을 구상중이다. ‘어린이 책한마당’에선 북시티내에 있는 출판사·저작권회사·인쇄사·지류회사 등을 다니며 책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견학하는 ‘책의 교실’,입주 업체 건축물들에 대한 감상과 이해의 장이 될 ‘건축학교’가 열린다. 헌 책을 포함해 3000여종의 책이 전시될 ‘어린이도서전’,26개 입주사들이 제작한 책을 판매하는 ‘특별전시회’도 열린다.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리밟기·줄다리기 등 ‘놀이마당’과 그림책을 영상과 음악,내레이션으로 구성하는 ‘빛그림 이야기’와 구연동화가 이어지는 ‘책문화 한마당’도 준비됐다. ‘어린이책 한마당’은 2005년 말 파주 북시티 준공이후 열릴 국제 북페스티벌의 전단계 행사 성격을 띠고 있다.지난해 처음 열린 페스티벌에선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도,연 6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파주시와 파주 북시티는 오는 2010년까지 유네스코가 매년 전세계의 1개 도시를 선정하는 ‘책의 수도’ 지정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현재 북시티는 전체 48만평 중 1단계 28만평만 조성된 데다 북 시티와 연계한 파주의 도서관,전시관과 문화관련 기반시설도 유네스코 기준에 미흡하다. ●48만평 규모… 2006년까지 입주 그러나 파주 북시티 자체는 이미 규모면에선 영국의 헤이 온와이,네덜란드의 브래드보트,벨기에의 레뒤 등 세계적 유명 책마을을 능가한다.현재 보진재·돌베개·문학수첩·국민서관 등 44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나남출판사·법문사·범우사·평화제본 등 16개사가 건축공사 중이다.8개사가 착공을 준비중이고 샘터사·김영사·교학사 등 54개 사가 설계중으로 세계 최대의 계획된 출판도시의 꼴을 갖춰 가고 있다. 오는 2006년까지 모두 150여개 업체가 사옥을 갖춰,임대로 입주하는 회사까지 모두 600여개의 출판관련 회사가 들어온다. 출판기획,편집,인쇄,물류유통의 전과정을 하나로 묶는 출판문화산업의 중심으로 국가산업단지로 관리된다. 북시티에는 아직 방문객을 위한 쇼핑·레저와 교통 등 편익시설이 부족하다.그러나 부지 5800평에,연면적 2만 2000평의 중심쇼핑몰 ‘이채’가 지난 6월 완공됐고 패션을 중심으로 한 부지 2500평의 일반상가가 일부 완공됐다. ‘이채’엔 현재 9개관의 극장이 운영중이다.대형식당과 난타전용극장,대형서점·전문식당이 오는 18일 문을 열 예정이고.6000여평의 대형사우나와 수입명품·의류점 등도 오는 10월의 페스티벌 이전에 문을 열 예정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책의 일생’ 모두 관장 ‘북센’ 파주 북시티의 초입엔 최대 3300만부의 책을 한꺼번에 보관하고 하루 40만부를 유통시킬 수 있는 아시아 최대 도서유통센터 ‘북센’(BOOXEN)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6월말 준공된 ‘북센’은 보관·집책·포장·배송·재생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출판된 책의 일생을 모두 관장한다. 171억원의 자본금과 대형출판사 등 402개의 주주회사가 참여한 국내 도서유통업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부지매입 비용을 제외한 건축 공사비만 400억여원이 투입됐다. 거래하는 서점이 전국 서점의 3분의2가 넘는 1700여 곳.실제 책을 내는 출판사의 절반가량인 1800여 곳에서 책을 받고 있다.이 곳에 모아진 책들은 20만종에 이르는 도서의 위치정보와 3300만부의 재고,입·출고 등의 종합 관리시스템에 의해 빈틈없이 통제된다.지방 소도시의 서점에서 책 몇 권을 주문할 경우도 바코드에 입력된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정확하게 자동화 창고에서 분류돼 출고된다. ‘북센’의 전신은 주식회사 한국출판유통센터다.파주 북시티에 최첨단 시설을 갖춰 입주하면서 ‘책 도매상’이란 낡은 이미지를 벗고 ‘지식센터’로 탈바꿈하겠다는 뜻으로 이름을 바꿨다. 첨단 도서유통센터 ‘북센’의 등장은 지금까지 한국 출판계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복잡한 유통구조와 중소규모 출판사들의 목을 죄어온 어음결제,무자료 거래 등의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책꽂이]

    ●순간 속에 영원을 담는다-하이꾸 이야기(전이정 지음,창비 펴냄) 17자의 음절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일본 시 하이쿠(俳句)의 정의,주요작품 감상하기.하이쿠 시단을 이끈 걸출한 시인들의 대표작과 사계절의 풍광을 바탕으로 한 명구(名句)들을 통해 언어의 압축미를 맛볼 수 있는 하이쿠 입문서.9000원.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한차현 지음,문이당 펴냄) 장편소설 ‘괴력들’ ‘영광전당포 살인사건’ ‘왼쪽 손목이 시릴 때’ 등을 통해 실험적 작품세계를 선보여온 작가의 두번째 창작집.‘기억’을 소재로 자기정체성을 확인하는 인간존재를 그린 표제작을 포함해 단편 7편 수록.9500원. ●사랑은 죽지 않는다(강태기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1971년 문단에 데뷔한 강태기 시인이 16년만에 내놓은 두번째 시집.50대 중반에 들어선 작가의 시야에 포착된 인생과 세월과 가족의 의미.6000원. ●여름 별장,그 후(유디트 헤르만 지음,박양규 옮김,민음사 펴냄) 독일의 신예 여류 소설가 유디트 헤르만의 데뷔작.17개 국어로 번역출간된 인기 소설집으로,남녀의 어긋난 사랑이 섬세한 필치로 그려졌다.표제작을 포함해 ‘붉은 산호’ ‘허리케인’ 등 9편의 단편 수록.9000원. ●집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다닐 하름스 지음,김정아 옮김,청어람미디어 펴냄) 러시아 부조리 문학의 기수로 꼽히는 저자(1905∼1942)의 작품선.인간의 죽음과 실종으로 점철되는 소설적 글쓰기로 관료적 체제와 부조리한 삶을 고발한다.9000원.
  • 베이징 국제도서전 성황

    베이징 국제도서전 성황

    중국이 아시아 출판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일 개막,중국 베이징전람관에서 5일간의 일정에 들어간 ‘2004 베이징 국제도서전’에는 세계 42개국 980여개의 출판사가 참가,저작권 협상을 벌이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중국은 베이징 도서전 기간에 맞춰 세계 15개국 대표들이 참여한 국제도서전 조직위원장 회의와 베이징 국제출판포럼을 여는 등 도서전의 성공을 위해 조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한국은 랜덤하우스중앙,웅진닷컴,사계절,비룡소,두산동아 등 20여개 출판사가 참가했다.출판사들은 34개 부스를 갖춘 한국관에 모두 2000여종,3600여권의 책을 출품해 국내 출판 상황을 알리고 저작권 협상을 벌이는 등 중국시장 진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베이징 도서전에서는 직접적인 도서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저작권 협상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대한출판문화협회는 올해 가장 규모가 큰 한국관을 확보,회원사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지난 2000년 7개 부스에 불과했던 한국관은 2002년 21개,지난해 32개 등 해마다 규모를 키워왔다.출품도서 역시 올해 처음으로 2000종을 넘겨 전시기간중 200건,170만 달러어치의 저작권 계약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말 출판 도매시장을 개방키로 하는 등 ‘출판 대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 국제도서전은 전시 구성이나 도서 아이템의 부족 등 아직 미비한 점이 많지만,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쯤에는 명실상부한 국제 도서 마켓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내 손으로 만든 맥주 시원하게…

    내 손으로 만든 맥주 시원하게…

    시원한 맥주 한컵 들이켜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바람 좀 선선히 불어와 주고,마음 맞는 친구 몇명 있어주면 더욱 좋겠다.시끌벅적한 맥줏집에서 들이켜는 맥주도 좋겠지만 손수 만든 맥주 한 잔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일에 지친 수애에게는 인삼맥주를,진한 삶의 향이 느껴지는 규철이에게는 커피맥주를,톡톡 튀는 경기에겐 생강맥주를,화끈한 진이에겐 고추맥주를….맥주를 나누고,우정을 나누는 기쁨.이런 맛에 맥주 한 잔 추가요∼. ■나만의 맥주 만들어볼까 언제나 그렇듯 강남역의 밤은 사람들로 붐빈다.뻗친 머리의 펑키 청년,탱크톱의 섹시한 여인,각기 다른 넥타이와 다른 양복을 입고 맥주 한잔 걸칠 곳을 찾는 직장인들.나름의 개성이 넘친다.나만의 멋을 추구하는 개성파들이 즐비한 강남역의 한 하우스맥줏집.이곳에서 또 다른 개성,‘나만의 맥주’를 만들어 즐기는 사람들을 만났다. ●세상의 모든 맥주를 향해 “업무차 독일에 출장갔을 때였어요.스모그비어라는 맥주를 마셨는데 마치 담배를 피운 듯한 느낌이 나는 거예요. 다른 맥주들도 하나같이 자기만의 맛을 가지고 있었죠.” 100여개가 넘는 맥주가 있다는데 우리는 비슷한 색상에 비슷한 맛만 내는 미국식 맥주를 맛보고 있다는 사실이 억울해지는 순간이었다.독일에서 만난 맥주에 반한 박영규(47·이나에버링 차장)씨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발효통과 원액캔을 사다가 나만의 맥주,‘홈비어(또는 홈브루)’를 만들기 시작했다.실수,실패를 거듭해오면서 지금까지 80여가지의 맥주를 만들었다.이제는 동호회에서도 유명한 ‘양조 전문가’로 손꼽힌다. 주현석(27·호서대 3년)씨가 홈비어를 만들게 된 계기는 살짝 닭살 돋는다.여자친구를 위해서라나.“멋진 와인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와인 만드는 법을 찾았죠.그런데 와인 대신 맥주가 걸려든 거예요.재미있겠다 싶어 만들어 보고는 특별한 매력에 완전히 빠졌어요.얼마전에도 부모님 드리라고 만들어줬죠.”쑥스러운지,맥주를 마신 탓인지 얼굴이 벌게진다. ●정성과 개성을 녹이다 누군가가 직접 만들어온 맥주를 따고 한잔씩 따라주기 시작했다. “오호∼.이거 정말 산뜻한데.뭘 넣은 거야?” “이건 온도를 잘못 맞춘건가? 약간 시큼하군.” 순식간에 분위기가 시음장,토론장으로 변한다. 처음 맛본 향신료인 코리앤더를 넣은 맥주는 ‘톡 쏘는 맛’이 없이 신선한 향이 퍼지면서 부드럽게 넘어간다.썩 차지 않은데도 시원한 느낌까지 든다.가을철 고추 말리는 곳을 지나가는 듯한 매운 향이 느껴지는 고추맥주,진한 맥주맛에 상큼한 계피향이 좋은 계피맥주…,연이어 맥주들이 나온다. 조금씩 맛보는 회원들의 맥주에서 홈비어의 매력이 명확히 와닿는다.색깔부터 거품,향,맛까지 독특하다.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개성이 녹아있다.그래서 개설한 지 2년된 다음 카페 ‘맥주만들기’(cafe.daum.net/icrobrewery)에 1만명 이상의 회원이 몰리고 있나 보다.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맥주원액을 끓여 효모를 넣고 맥아당(또는 설탕)을 첨가한다.찬물을 넣어 맥주원액의 온도가 20∼25℃로 낮아지면 효모를 넣어 발효시킨다.4∼6일 정도의 1차 발효가 끝나면 압력병이나 탄산용 페트병에 옮겨 2∼3일동안 탄산가스를 만든다.이후 1주일간 선선한 곳에서 1주일간 숙성을 시키면 나만의 맥주가 완성된다.효모의 종류에 따라 ‘에일(Ale)’ ‘라거(Lager)’등으로,첨가물에 따라 다시 ‘드래프트(Draft)’ ‘복(Bock)’ ‘스타우트(Stout)’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 계피,고추,생강,인삼 등을 넣으면 독특한 향의 맥주가 탄생된다.커피처럼 진하고 고소한 거품의 맥주도,초콜릿의 달콤함을 가진 맥주도 가능하다. ●기다림의 미학,나눔의 기쁨 조금 귀찮을 수도 있겠다.나만의 맥주 만들기에 폭 빠진 이들에겐 이것이 바로 맥주의 ‘맛’이다. “맥주는 아이같아요.아이를 키우듯 조심스럽게,어떻게 클까 설렘도 느끼면서 만들어내죠.빨리빨리 만든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꾸준히 관심을 가지면서 기다려야 배신하지 않는 맛을 냅니다.기다림,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요.”(백종훈·39·하늘땅공인중개사사무소 소장) “같은 맥주라도 맛이 달라요.인생의 심오한 맛이라고나 할까.아직은 초보라서 ‘고수’들에게만 만든 맥주를 선보이고 평가받았지만 앞으로는 친구들과 함께 나누면서 우정을 키워보려고요.”(장미·28·간호사) “누군가에게 술을 줍니다.백화점에서 산 비싼 술과 직접 만들어 건네는 술,어떤 게 더욱 값진 걸까요.맥주를 매개체로 나눔의 즐거움,정을 나누는 거죠.”(정영진·30·㈜뉴런 과장) 맥주를 만들고,인생을 나누며,사람 얘기에 취하고….‘나만의 맥주’는 삶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만들줄 몰라? 여기서 즐기면 되지 직접 맥주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말 것.2002년 정부가 소규모 맥주제조장 운영을 법제화한 이후 곳곳에 하우스맥주 매장이 생겼기 때문이다.특히 강남역 근처에는 9곳의 하우스맥주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모두 ‘내가 최고!’라고 자부할 만큼 특별한 맛을 자랑한다.그 중에서도 보다 개성있는 곳,과연 어디일까. 대부분의 하우스맥주 전문점은 맥주의 나라인 독일의 제조 방식을 고집한다.아들러(591-2861)역시 독일식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독일인 브루마스터(Brewmaster)가 직접 제조한다.현지 브루마스터가 1년 안팎의 짧은 기간 동안 기술을 가르친 후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하지만 이곳에서는 여전히 경력있는 현지 브루마스터가 만드는 맥주맛을 즐길 수 있다. 200브로이하우스(3481-9062)역시 독일식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대개의 전문점들이 세가지 혹은 그 이상의 맥주를 판매하지만 이곳에서는 바이젠(밀맥주)과 둥클레스(흑맥주)만을 만들고 있다.독일식이긴 하지만 정통을 고집하기보다는 한국인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흔히 맥주하면 독일을 떠올리지만 사실 1인당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체코.‘버드와이저’의 원조가 체코산이라는 것만 보더라도 체코 맥주의 명성을 알 수 있다.캐슬 프라하(535-9925)는 이런 체코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곳.35년 경력의 체코인 브루마스터가 맛을 내는 이곳은 제조설비와 재료는 물론 매장내 소품까지 모두 체코산.내부 인테리어도 체코풍으로 꾸며 주한 체코대사도 즐겨 찾을 정도다.지난 2월부터는 안주로 체코 음식 3가지도 선보이고 있다. 독일,체코 맥주는 물론 영국,벨기에 등 보다 다양한 국가의 맥주를 즐기고 싶다면 플래티넘(2052-0022)을 찾자.지난 2002년 압구정에 먼저 문을 열었고 지난해 7월 강남에도 그 맛을 선보이기 시작했다.7가지의 하우스맥주 중 벨기에 맥주인 ‘벨지안 화이트’는 여성들에게 인기.순하고 깔끔하면서 오렌지의 향과 맛이 난다.맥주 맛으로도 정평이 났지만 다양한 퓨전식 안주는 웬만한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손색없다.압구정점은 전화 540-0035. ■ 하우스맥주와 어울리는 안주 요리조리 안주를 빼놓고 술자리를 말할 수 없다.하지만 어떤 안주를 만들어야 할지 늘 고민이다.냉장고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사계절 즐길 수 있는 안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푸드 스타일리스트 이지현씨가 소개하는 부담스럽지 않고 영양도 생각하면서 맛있는 안주,바로 이것이다. ●오징어 냉채 재료 오징어 2마리,오이1개,당근 ½개,오렌지(또는 레몬) 1개,고추장 양념(고추장,식초 3큰술,물 2큰술,꿀 1큰술,마늘즙 ½작은술,통조림 파인애플 ½개 간 것) 만드는 법 (1)손질한 오징어를 레몬 1쪽과 끓는 물에 데친 뒤 얼음물에 담가 식혀 적당한 크기로 썬다.(2)오이,당근은 껍질을 벗기고 4㎝ 길이로 채썰고 당근도 4㎝ 길이로 채를 썬다.(3)모든 재료를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한 다음 먹기 직전 고추장 양념과 버무려 먹는다. ●새우와 야채샐러드 재료 새우,치커리,양상추,청경채,무순,오리엔탈 드레싱(올리브 오일 2/3컵,설탕 1작은술,소금·후추 약간,발사믹 식초 ⅓컵,바질) 만드는 법 (1)야채는 깨끗이 씻고 한입 크기로 손으로 뜯어 얼음물에 담가 놓는다.(2)새우는 껍질 벗겨 데친다.(3)접시에 골고루 담고 드레싱을 뿌려 섞어 먹는다. ●닭가슴살 꼬치 재료 닭가슴살,새우,파프리카,홍피망(브로콜리,가지 등을 곁들여도 좋다),데리야키소스(양파,마늘,간장,청주) 만드는 법 (1)닭가슴살은 청주와 레몬즙을 넣은 물에 데친 뒤 3㎝ 크기로 잘라준다.(2)홍피망,파프리카,새우도 잘라 팬에 버터를 두르고 익힌다.(3)재료를 한개씩 꼬치에 끼고 데리야키 소스를 발라 프라이팬에서 앞뒤로 익혀 담아낸다.
  • 환절기 센스있는 패션 연출법

    환절기 센스있는 패션 연출법

    한결 시원해진 가을의 문턱에 도달했다.하지만 본격적인 가을옷을 입는 것은 때이른 선택.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햇살이 따갑기 때문이다.이렇게 날씨가 급변하는 시기,환절기의 옷입기는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여름 옷과 가을 옷을 적절히 섞는 것이 옷차림의 기본.예컨대 안에는 여름옷인 민소매 톱을 입고,겉에는 가을 카디건이나 재킷을 입는 식이다.하지만 이런 기본공식에 ‘센스’를 얹기가 힘들다는 것이 문제. 비키 양일지 디자인실장,비아트 최자영 디자인실장과 함께 센스를 발휘해 보자.백화점과 전문상가에서 할인가에 옷이 한창 풀리는 시기인 만큼 가을과 여름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미리 확보해 두면 과다한 지출을 막으면서도 센스 있는 스타일을 가을,겨울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여성스러운 감각,시폰 블라우스 시폰은 우아하면서도 살짝 비치는 섹시한 매력을 모두 갖추어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소재.시폰 블라우스는 환절기에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이므로 초콜릿,자주,보라 등 약간은 무게감이 있는 색상이 좋다.올 가을·겨울 유행 스타일인 1950년대식 차림을 연출하고 싶다면 리본이나 주름이 잡힌 것이 좋다.시폰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청바지와 함께 입어 지나치게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희석시킬 수 있다.가을·겨울에는 니트 조끼,거친 조직의 트위드 재킷 등을 입을 때 속에 이너웨어로 활용하면 더욱 센스 있는 코디네이션이 된다. ●환절기에도 센스 있는 가죽재킷 각 백화점마다 가죽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특히 로맨틱한 느낌의 빈티지 아이템이 쇼윈도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때 다소 낡은 듯한 느낌의 가죽재킷은 다양하게 코디가 가능한 멀티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올 가을·겨울 가죽 재킷은 예년보다 더욱 색상이 다양해졌다.단순한 검정,갈색이 아닌 노랑,자주,연한 파랑,분홍 등 색상이 한결 다채로워진 데다 소재가 얇고 부드러워 쌀쌀한 환절기에 방한과 멋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레이스나 벨벳,실크와 같이 가죽의 광택을 잘 살려주는 소재의 아이템과 함께 적절히 섞어 입으면 올 가을 강력하게 떠오르는 빈티지 룩(오래된 듯한 차림)을 쉽게 완성할 수 있다. ●특별한 느낌의 원피스 원피스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잘 차려입은 듯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가을·겨울에도 코트나 재킷과 함께 코디하면 로맨틱하면서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추천아이템은 튤립처럼 겹겹이 층진 스커트.얇고 하늘거리는 소재로,무릎을 살짝 덮는 길이가 세련돼 보인다.검정,하양 등 무채색을 선택하면 다양한 코디가 가능해 실용적이다. 연출 포인트는 겉옷과 길이를 잘 맞추는 것.재킷은 엉덩이를 다 덮지 않는 것을,트렌치코트는 스커트 길이가 드러나지 않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기본 중 기본,트윈니트 어느 옷에나 가볍게 매치하면 보온 효과도 있고,전체적인 스타일에서 액센트 역할을 할 수도 있어 환절기에 가장 요긴하게 활용되는 아이템이다. 니트로 된 민소매 터틀넥(목을 덮는 스타일) 티셔츠나 반팔 티셔츠와 카디건이 한 세트로 구성된 트윈니트는 환절기에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이다.더울 때는 카디건을 벗거나 어깨에 걸치고,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면 카디건을 입어 날씨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어서 좋다. 니트 카디건은 스커트와 함께 입으면 우아한 패션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길이가 짧은 볼레로형 카디건은 원피스와 함께 입어 여성스러우면서 귀여운 느낌을 준다. 니트 카디건을 새롭게 장만한다면 자수·구슬 장식으로 수공예적인 감성을 더해준 디자인,또는 줄무늬나 마름모형 아가일 체크로 클래식한 느낌을 반영한 패턴을 선택하자.간단한 아이템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복고풍의 멋쟁이가 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15) 민통선 주민의 애환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15) 민통선 주민의 애환

    DMZ 인근 민간인통제구역에 삶의 터전을 잡은 이들은 요즘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낀다.군사정권 당시 엄혹했던 ‘안보통제’ 일화들도 이제는 부담없는 추억담처럼 웃으며 들려줄 정도다.시아버지가 야밤에 출산한 며느리에게 미역국을 끓여주다 등화관제 위반으로 군부대에서 정신교육을 받았던 이야기,‘사상 불건전’이라는 꼬투리를 잡혀 인근 부대 화장실 청소를 해야 했던 이야기 등등….서슬 퍼렇던 시절의 일화들은 손자 세대들에겐 먼 나라 일처럼 신기하게 들릴 뿐이다.과거 민통선 주민들을 옥죄었던 불합리한 안보통제가 대부분 사라졌다는 방증일 게다. ●“안보등쌀보다 ‘환경등쌀’이 더 괴롭다” 하지만 민통선 주민들은 또 다른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안보 통제보다 이제는 ‘환경통제’가 더 괴롭다고 한다.이들은 “주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구하지 않는,정부의 일방적인 환경보호 협조 요청이 군사정권의 그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지역주민들의 피해보상 등 실질적인 생계보장부터 하고 나서 환경을 보호하라.”고 항변했다. 취재팀은 이번 생태탐사일정 틈틈이 짬을 내 ‘DMZ 생태계 보전’과 관련한 민통선 주민들의 입장과 애환을 직접 들어보았다.DMZ 인근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이곳 주민들을 빼놓고 DMZ 생태계의 바람직한 보전방안을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결론부터 말하면,이곳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생계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내 농작물 망쳐버리는데 어떤 농사꾼이 야생동물 보호하고 싶겠습니까? 솔직한 심정대로라면 당장 올무 놓아 잡아버리고 싶지….” 철원군 대마리 김동일(42) 이장은 불만을 격하게 털어놓았다. “사냥금지와 겨울철 먹이주기 등 계속된 환경보호 조치로 야생동물들이 지나치게 번식했습니다.그러다 보니 주민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지요.기러기 등 일부 철새들은 아예 텃새화해 6월초까지도 떠날 생각을 않아요.모내기 피해 등 농작물 피해가 막심합니다.대마리에서만 연간 최소 5억원 정도 피해가 납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주민들의 고통을 대가로 생태계의 보전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김 이장은 “정부당국의 보상이 지금처럼 생색내기 정도에 그쳐선 주민지원도,환경보전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겁니다.”라고 말했다. 두루미중앙회 철원군지회장인 양지리의 백종한(52) 이장도 마찬가지 주장이다.“탐조관광 등 환경프로그램 개발도 좋지만,그보다 먼저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익성 사업을 고민해 주었으면 합니다.” 매년 철원에서 벌어지는 철새 탐조관광과 관련,▲농산물 특판장 마련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음식점 시설 투자 등 주민수익으로 연결시키는 정책개발이 필요하다고 백 이장은 말했다. ●주민 협조와 공감대 형성 우선돼야 생태 전문가들의 진단도 비슷하다.장기적인 안목의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는 주민 협조와 공감을 구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생태부장은 “DMZ처럼 특수한 역사·사회적 배경 속에 만들어진 생태계를 논할 때 인간이 직·간접적으로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DMZ 생태계 보호를 위해 지역주민들의 공감과 이해를 구하는 일은 필수적”이라고 충고했다. 최승호 전북대 연구교수도 “공사로 인한 하천 파괴 등 DMZ 생태계 교란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들의 영향인데,이를 뒤집어보면 하천복구 등 생태계 회복에서도 인간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DMZ 생태계와 지역주민들이 서로 상생하며 공존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원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전문가 칼럼-‘야생과의 공존’ 생태관광서 찾자 DMZ의 생태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환경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다양한 야생 동·식물과 곤충은 생명공학의 소재가 되고 동굴·암석·주상절리와 같은 지질학적 특징물들은 과학적 지식을 향상시켜 준다.DMZ 자연의 다양한 문화적·심미적 질은 영감의 원천으로,사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DMZ의 색채와 소리는 인간의 정서와 웰빙에 도움을 준다. 1년 간의 바이오매스(Biomass),즉 생체량의 관점에서 DMZ의 생산성은 아직 계산된 바 없지만,엄청난 양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탄소의 흡수·저장을 통해 기후변화 방지에 기여하는 효과 또한 클 것이다.홍수조절이나 물공급 효과 등 인간을 위한 환경의 질 개선 효과는 엄청나다.역사성까지 고려할 경우,그 가치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DMZ는 고요하다.이 고요함은 DMZ의 자연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지만,한편으로는 남북간의 긴장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하지만 최근 남북간 긴장이 완화되면서 불도저 등 각종 기계소리가 민간인통제 지역의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DMZ의 고요함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갖가지 명목의 개발압력이 DMZ 생태안보의 새로운 위협요소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건강하고 다양한 DMZ 자연을 유지·관리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그동안 유럽의 농업정책은 농촌지역의 환경가치를 파괴하는 결과를 부르는 인센티브를 농부들에게 제공해 왔다는 지적이 있었다.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상품보조금을 농부들에게 직접 지불하는 대신 농부들이 제공하는 공공혜택에 대해 보상해 주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이같은 농업환경 정책은 사회 전체를 위해 좋을 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미국도 농부들로 하여금 생물 다양성과 매력적인 서식처를 안전하게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최근 미국의 야생생물과 관련된 레크리에이션 산업이 108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사냥,낚시 그리고 야생동물 관찰은 농촌관광과 관련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미국의 경우,이와 같은 생태관광은 토지가격의 상승을 가져와 토지로부터 얻는 이익도 증대시키고 있다. DMZ의 자연에 대한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야생성이 풍부한 DMZ의 강·산림·습지,그리고 초지를 대상으로 한 생태관광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김귀곤 서울대 환경생태계획학 교수
  • [22일 TV 하이라이트]

    ●사랑을 할거야(MBC 오후 7시55분) 성훈과 세미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집 앞에서 보라와 수영을 본 옥순은 수영에게 보라 앞에 나타나지 말라며 화를 낸다.보라는 성훈을 찾아가 영화 티켓을 주며 옥순과 함께 보라고 한다.한편 옥순은 보라와 영화를 보게하려고 하늘을 영화관으로 부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물은 많지만 사람이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바다와 빙하의 물을 제외하면 0.3%에 불과하다.또 300여개의 큰 강이 있지만 여러나라를 지나가고 있다.수천년 동안 중국 문명을 피어나게 한 힘의 원천인 양쯔강의 물이 사라지고 있다.지구에 있는 물에 대한 문제를 살펴본다. ●책,내게로 오다(EBS 오후 9시20분) 차윤정의 ‘숲의 생활사’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마다 다른 숲의 변화와 그 안에서 투쟁하며 공존하는 생명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저자는 숲은 지구상의 유일한 1차 생산자라며 숲에 대한 애정을 전해준다.또한 환경파괴로 심각한 숲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15분) ‘생명문화를 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부안 영화제에서는 전문 영화인이 만든 작품뿐 아니라 주민 스스로가 제작한 작품 등 약 20여편의 작품이 상영된다.이 영화제 기간에는 영상물 상영 뿐 아니라,사진작가 전시전,천연 염색 체험전 등 다양한 다른 행사들도 열렸다고 한다. ●결정!맛대맛(SBS 오전 10시50분) 싱싱한 산낙지와 풍성한 야채,눈물나게 매운 양념의 낚지볶음을 맛본다.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것처럼 매운맛이 일품인 불닭.야들야들 씹는 맛이 일품인 닭다리살과 새콤달콤한 사과의 찰떡궁합을 맛본다.서수남,성현아,추자현,안선영,양혜승,김승현,정정아,강균성이 출연한다. ●애정의 조건(KBS2 오후 7시50분) 성기모를 만나고 나오는 은파를 애리가 보게 되고,뭔가가 의심쩍은 윤택은 애리와의 일을 캐물으며 김부장을 수상하게 보기 시작한다.은파는 금파를 만나 아이까지 생기자 이 행복을 잃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금파는 새 바질소스 피자 아이템이 통과되어 특혜로 점장 교육까지 받게 된다. ●도전!골든벨(KBS1 오후 7시10분) 충남의 명문 당진 호서고등학교를 찾아간다.당진의 자랑 꽈리고추를 홍보하는 박미나,이은애 학생.비타민이 풍부한 꽈리 고추를 김보민 MC 입에 넣어준다.호서고의 인기인 김동식 선생님 조건희 학생과 함께 ‘허리케인블루’로 립싱크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 중국의 도서시장을 뚫어라

    오는 9월 2일부터 6일까지 중국 베이징 전람관에서 열리는 제11회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사계절출판사 등 한국의 23개 출판사가 참가한다.한국이 베이징 도서전에 참가하는 것은 올해로 여덟 번째. 참가 출판사들은 34개 부스를 갖춘 한국관에 모두 2321종,3607권을 출품해 국내 출판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중국시장 진출 확대를 꾀한다. 베이징 도서전에서는 직접적인 도서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저작권 거래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최근 들어 가장 규모가 큰 한국관을 확보해 회원사의 참가를 돕고 있다.2000년에 7개 부스에 불과했던 한국관은 2002년 21개,지난해 32개 등 해마다 규모를 키워왔다. 출품도서 역시 올해 처음으로 2000종을 넘겨 200건,170만달러 어치의 저작권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베이징 도서전에는 모두 50개국에서 1000개 출판사가 참가할 예정.개막식은 9월 1일 오후 6시30분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며 3일 오후 6시30분에는 베이징 신세기반점에서 출판문화협회 주최 세미나가 ‘대한민국 출판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열린다. 도서전 공식 웹사이트는 http:///www.bibf.net/ido@yna.co.kr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오싹오싹 공포체험…여기 가보세요

    오싹오싹 공포체험…여기 가보세요

    요즘 사람들,어지간한 공포물에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아무리 무서워 보여도 ‘가짜’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데다 직접 보고 만질 수 없는 허무함을 느끼기 때문이다.그래서 허무하지않은 ‘공포카페’가 뜬다.여름의 끝물에 선 지금,재미가 더해진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이기철 최여경 나길회기자 chuli@seoul.co.kr 난 귀신, 넌 마녀… 분장카페 “니 얼굴이 더 무서워.” 친구들에게 분위기 한껏 잡아 ‘납량특집용’ 얘기를 해줘도 돌아오는 답이란 겨우 이 정도다. 그렇다면 정말 무서운 얼굴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신촌의 분장 카페 ‘해열제’에서는 원하는 공포 캐릭터로 변신해 음악과 술을 즐길 수 있다.원하는 의상을 고르고 단 5분이면 OK.전문 분장사들이 대기하고 있어 솜씨는 의심할 필요 없다. 사계절 내내 손님이 끊이지 않지만 특히 여름에 공포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다.친구들과 이곳을 찾아 마녀 분장을 한 김지혜(19)양은 “짜증나는 여름에 독특한 분위기를 찾아 왔다.”며 “크게 부담되지 않는 돈으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다.”며 적극 추천했다.함께 온 김진경(19)양은 “평범하게 술마시는 게 싫을 때 오면 좋을 것 같다.며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또 한번 오고 싶다.”고 말했다. 분장비는 음료 값과 별도로 5000원을 받는다.귀신 분장 외에도 공주,월매 등 다양한 캐릭터가 준비돼 있다.신촌 현대백화점 건너편 도미노피자 옆 골목으로 쭉 따라 내려가면 왼쪽 편에 자리잡고 있다.02-332-8955. 으스스 ‘귀곡산장’ 도심에서 벗어나면 분장에 공포와 스릴이 더해진다.경기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근처의 ‘귀곡산장’에서는 귀신 분장뿐만 아니라 담력 테스트(15일까지)등을 체험할 수 있다.이곳은 이홍렬이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같은 이름의 코미디 프로그램의 촬영지이기도 하다.으스스한 분위기에 자연과 함께 쉴 수 있는 기회는 보너스FMF 누릴 수 있다. 숙박 시설 뿐만 아니라 카페도 있어 하루 머물 여유 없는 이들은 당일치기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펜션 이용요금은 성수기(8월말까지)의 경우 2인용 7만∼8만원,5인용은 13만∼14만원이다.031-582-8789. 주르륵 ‘흡혈주스’ 여의도 63빌딩 스카이파크에서 ‘호러칵테일 페스티벌’이 14∼31일 열린다.흡혈귀 백작 드라큘라의 복장을 한 종업원들이 소름 끼치는 이름의 칵테일을 서빙한다.냉방은 강하고,실내 불빛은 약해 분위기는 한층 으스스하다. 대표적인 칵테일로는 ‘드라큘라’가 있다.레드 와인과 스카치 위스키를 섞어 제조한 것으로,드라큘라를 마실 때는 피가 흘러내리듯 붉은 빛의 와인이 입술가로 흘러내리게 마시는 것이 요령. 진과 럼을 기본으로 삼아 트리플섹과 라임주스를 첨가해 만든 ‘리틀 데블’은 씁쓸한 맛에 독한 것이 특징이다.한 마을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같은 이름의 외국 영화에서 따왔다.‘원샷’하는 순간 한여름의 무더위를 바로 잊을 수 있다. 폭탄주 원조설의 한 주인공인 ‘보일러맨’도 등장했다.맥주에 보드카를 탔으며,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이 쉴 때 전쟁의 공포심을 이겨내기 위해 마신 칵테일이다.원샷하는 우리의 폭탄주와는 달리 조금씩 천천히 마셔야 한다.너무나 독한 탓이다. ‘허리케인 넘버 스리’도 무지막지하다.버븐 위스키의 달콤한 맛과 박하맛이 어울려 시원한 맛이 난다. 허리케인처럼 한꺼번에 마시면 가슴이 상쾌해진다. 칵테일은 모두 1만 2000원.문의 (02)789-5904. 오늘 괴물 곗날인가 영화 속의 공포와 만나는 ‘공포파티’도 특별하다.‘호러우드(Horrorwood=Horror+Hollywood)’,할리우드 특수효과 제작사(미라지엔터테인먼트)가 1999년부터 세계순회 공연중 국내에 첫 소개되는 이벤트다. 고전 캐릭터 드라큘라부터 1990년대 최고의 공포 캐릭터로 인정받는 고스트페이스(영화 ‘스크림’의 살인마)까지 공포영화 캐릭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관객들은 공포영화 전문 영화감독의 알 수 없는 죽음을 좇아 미로로 꾸민 16개 방을 헤맨다.낯익은 영화를 배경으로 꾸민 각각의 방에는 드라큘라,프랑켄슈타인,‘헬레이저’의 핀헤드,‘나이트메어’의 프레디,중국산 강시 등 공포 캐릭터들이 기다리고 있다.한국 공연에서는 주최측의 특별요청으로 처녀귀신도 등장한다. 움직이는 바닥,전기의자에 앉아 괴로워하는 사람,소리없이 공중에 뜨는 시체 등 각종 특수효과도 준비했다. 또 이벤트 카페 ‘호러우드 모니터 스튜디오’에서는 식음료를 즐기며 고전 공포영화의 대표적인 장면도 보고,공포 캐릭터 인형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마네킹처럼 굳어있던 캐릭터들이 갑자기 달려드는,예상치 못한 공포가 곳곳에 숨어있으니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해외에선 기절하거나 그 자리에서 ‘실례’를 한 경우도 있었다 한다.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노약자나 임산부,심약자 등은 관람할 수 없다. 명동 밀리오레 8·9층.매일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내년 1월까지 계속된다.
  • 공릉동에 다목적운동장

    도심속 금싸라기 자투리땅이 일년 내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운동장으로 조성돼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됐다.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공릉동 112의 3 일대 320평에 사계절 다목적 미니운동장을 조성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운동장은 이달 착공돼 오는 10월 말 완공될 예정이다. 구가 12억 5000만원을 들여 만들 이 운동장은 폭 20m,세로 40m 대지에 인조잔디를 깔고 축구·농구·핸드볼이 가능한 골대를 각각 설치키로 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반주류 실크로드사/김영종 지음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로마나 페르시아,인도,중국 등 정주(定住) 제국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때문에 연구 주제 또한 무엇이 어디를 거쳐 어떻게 전파됐는가 하는 ‘문명전파론’에 모아졌다.특히 서양에서 동양으로의 흐름이 강조됐다.중국 민족과 중국 문명이 서방에서 비롯됐다는 학설이 그 한 예다.또 간다라 미술은 그리스·로마의 조각 양식이 동양으로 전파됐음을 밝히는 강력한 증거로 통한다. ‘반주류 실크로드사’(도서출판 사계절)를 펴낸 소설가 김영종씨는 서양 중심의 ‘문명전파론’은 어디까지나 19세기 서구 제국주의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실크로드는 교역의 산물이 아니라 전쟁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유라시아 동쪽의 실크로드는 한나라의 장건이 흉노를 공격할 방법을 찾기 위해 나선 여행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알려졌고,서방의 실크로드는 스키타이와 페르시아의 투쟁과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을 통해 형성됐다.‘전쟁의 길’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북의 실크로드가 먼저 생겼고,‘교역의 길’이라 할 동서의 실크로드는 그 후에 열렸다는 것이다.실크로드는 낙타가 아니라 말에 의해 탄생한 셈이다. 로마와 한나라 사이에 비단 교역은 이렇게 만들어진 실크로드를 통해 이뤄졌다.저자는 실크로드의 주인공은 로마도 중국도 칭기즈칸의 몽골제국도 아닌,오아시스의 현지 주민이라고 강조한다.오아시스와 오아시스를 연결한 길,즉 실크로드의 주민이야말로 실크로드를 장악한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실크로드를 살려온 이들이기 때문이다.힘없는 오아시스 국가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존망의 슬픈 역사를 겪어야 했다. 실크로드의 동과 서를 중개한 소그드 상인은 빛나는 존재다.소그드인들은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일대의 아무다리아와 시르다리아 유역의 광활한 초원지대에 살면서 서쪽으론 페르시아와 동로마제국까지 사절단을 보내 교역의 물꼬를 텄으며,동쪽으론 중국의 수·당 제국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하지만 실크로드의 메신저였던 소그드 상인들은 8세기 중반 이슬람이 들어오면서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졌다. 저자는 이처럼 역사에 부각되지 않은 ‘약자의 세계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비로소 실크로드의 실체를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실크로드의 역사는 여러 민족의 역사가 퍼즐처럼 얽혀 있을 뿐 아니라 지명도 생소해 술술 읽히지 않는다.책은 이런 점을 감안,처음부터 끝까지 존댓말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을 넘어선 형식’의 문체를 택해 눈길을 끈다.130여컷의 도판이 이해를 돕는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여름방학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공연

    아이들의 방학은 엄마들의 시험기간이다.학기중 부족했던 공부를 보충하도록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접하기 힘든 문화적,정서적 자양분을 섭취하는데 소홀하지 않도록 올바른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때다.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공연을 소개한다. ●놀이야,연극이야?-전통 소재로 한 창작극 우리 전래 동요와 놀이를 활용한 어린이극 3편이 나란히 선보인다.극단 사다리의 ‘꼬방꼬방’(23일∼8월15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극중극 형태로 삽입해 위기를 이겨내는 지혜와 평등을 전하는 한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꼬방꼬방’‘해야해야 붉은 해야’ 등 전래 동요 15곡을 들려준다.우리 고유의 문화와 서양 타악기 연주를 접목한 새로운 형식의 놀이음악극으로,30가지가 넘는 악기들이 사용된다. 극단 톰방의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집’(23일∼8월29일,동영아트홀)은 옛날 이야기가 하나씩 담겨 있는 노래들을 통해 우리의 전통 문화를 알기 쉽게 전해주는 어린이극.‘녹두영감’‘꿩생원과 서생원’‘길을 가다가’ 등 신기한 옛 이야기들이 민요풍의 흥겨운 가락과 서양악기들의 풍성한 화음이 결합된 크로스오버 동요로 펼쳐진다.그런가하면 어린이문화예술학교의 창작극 ‘춘하추동,오늘이’(22일∼8월4일,정동극장)는 제주도 전통 구전신화 ‘원천강 본풀이’를 바탕으로 전통악기 연주와 숨바꼭질,썰매타기 등의 정겨운 사계절 놀이들이 등장한다. ●시원한 얼음이 좋아-아이스발레 내한공연 보기만 해도 가슴속까지 얼어붙는 아이스발레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어린이 관객을 찾아온다.수년간의 한국 공연으로 친숙해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31일∼8월7일,세종문화회관)은 ‘호두까기인형’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2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40년 역사를 간직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리나와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구성돼 고난도 기량과 격조 있는 예술성을 자랑한다.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될 아이스링크는 최첨단 기술로 24시간내에 얼음이 얼고,4시간이면 해체할 수 있다. 디즈니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디즈니 아이스쇼’(8월6∼22일,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가족이 즐기기에 적당한 옴니버스 공연.미키마우스,백설공주,인어공주 등 은반위에서 멋지게 스케이트를 타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동심의 세계에 흠뻑 빠질 만하다. ●노래하고,춤추고-가족뮤지컬 한국과 벨로루시(백러시아)의 합작 뮤지컬 ‘인어공주’가 24일부터 8월22일까지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공연된다.인어공주와 언니 역으로 캐스팅된 4명의 벨로루시 배우들은 3개월간 한국어 교습을 받아 모든 대사와 노래를 한국어로 연기한다.이들이 펼치는 벨로루시의 전통무용과 발레,아크로바틱 등도 색다른 볼거리로 기대를 모은다.인어공주의 회상등 주요 장면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상기법으로 처리된다. 극단 21의 ‘올림푸스 어드벤쳐’(27일∼8월22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는 그리스·로마신화를 바탕으로 한 가족 뮤지컬이다.공연 전후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공간과 독서공간,놀이시설 등이 마련된다.또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일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헬로키티 패밀리 뮤지컬’이 오리지널 현지팀 내한공연으로 30일부터 8월3일까지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어린이 오페라 ‘마술피리’ 예술의전당의 여름용 레퍼토리로 기획돼 2001년부터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던 오페라 ‘마술피리’가 올해는 새달 7∼22일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마술피리’는 ‘돈조반니’‘피가로의 결혼’‘코지 판 투테’와 함께 모차르트의 4대 오페라 가운데 하나.타미노 왕자가 파미나 공주를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환상적인 여행 이야기가 기본 줄거리다.이번 공연은 3시간이 넘는 원작을 1시간반으로 줄이고,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동화속 사랑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췄다. 무대는 우주공간 같았던 지난해와 달리 사실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강조하고,의상은 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뀔 예정.세 요정의 비중도 커졌다.연출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연출자이자 ‘오페라를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인 김학민씨. 이순녀 김소연기자 coral@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바다로 간 가우디(다지마 신지 글,강우현 그림,김미월 옮김) 고층 빌딩속 ‘대자연 수족관’의 명물인 바다거북 가우디가 수족관을 탈출해 고향바다로 돌아가는 여정을 통해 지구 오염의 심각성을 들려주는 환경동화.계수나무 펴냄.8000원. ●매미,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박성호 글,김동성 그림) 여름이면 지지치도 않고 울어대는 매미의 생태를 다룬 책.열악한 도시 환경에서 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도시 매미들의 힘겨운 사투가 문학적인 구성력에 힘입어 재미있게 펼쳐진다.사계절출판사.9500원. ●심부름(천즈위안 글·그림,정환종 옮김) 2003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한 그림책.아빠 심부름으로 달걀을 사러 집밖에 나온 주인공 소녀가 골목길에서 맞닥뜨리는 일상속의 사소한 모습들을 아기자기하게 그렸다.은행나무 펴냄.8000원. ●열두살에 인생을 준비하라(김농주 글,오성봉 그림) 초등학생 2131명이 뽑은 장래 희망직업 20가지와,연세대 취업담당관인 지은이가 추천하는 미래 유망직업 60가지를 담은 직업 안내서.아이들에게 직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파랑새어린이 펴냄.9800원.˝
  • 실상사/정도상 지음

    정도상의 연작 소설집 ‘실상사’(문학동네 펴냄)는 작가가 끝없이 현실의 변화를 포착하려 애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친구는 멀리 갔어도’ 등의 작품에서 남북 분단 등 현실의 모순을 꼬집는 창작 방법으로 리얼리즘을 고수해온 그가 이번에는 시간의 해체·환상적 기법·정신분석 등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고 있다. 작품집은 전북 남원에 있는 실상사를 무대로 ‘봄 실상사’ 등 사계절을 배경으로 한 4편과 작가의 심경이 오롯이 녹아 있는 듯한 ‘내 마음의 실상사’ 등 5편으로 이뤄졌다. ‘봄 실상사’는 평화통일운동협의회 사무처장으로 통일운동을 하는 주인공이 심신이 지쳐 휴식을 위해 실상사에 내려왔다가 우연히 첫 사랑 운서를 만나 지난 날을 회고하는 작품이다.작가는 운서의 존재를 환상적 기법으로 다루면서 그녀에 대한 주인공의 미련을 애틋하게 그린다.‘겨울 실상사’는 주인공이 한 벤처사업가(‘너’) 아내의 부탁으로 ‘너’의 사생활을 조사하는 과정을 담았다.젊은 여자와의 불륜,부도 직전 친구의 도움을 거절해 자살에 이르게 하는 등 자본과 욕망의 노예가 된 ‘너’의 행각을 추적하던 주인공이 ‘너’를 살해한 뒤 죽어 가는 ‘너’의 모습에서 ‘나’의 얼굴을 발견하는 ‘분열된 자아’기법으로 ‘나’ 안의 모순을 질타한다. 소재나 형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추구하는 세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이윤 확대를 위해 무한질주하는 자본의 희생양을 그리면서 그 그림자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지방에서 유학와 술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서서히 ‘타락의 늪’에 빠져든 여대생 국희(‘여름 실상사’),고향에서 농사를 짓다 사업을 시작한 형의 강권으로 도시에 올라왔지만 적응하지 못하다 삶을 마감한 현우(‘가을 실상사’) 등 자본에 소외된 인간의 얼굴을 담았다. 이번 작품집은 “리얼리즘을 버리고 다만 리얼한 삶을 그리고자 몸부림칠 것”이라는 작가의 다짐의 구현으로 보인다.평론가 박수연은 이 시도를 ‘낯익은 새로움’이라고 표현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아는 사람만 아는 남해 베스트10

    아는 사람만 아는 남해 베스트10

    남해안은 바다와 사람 사이 교감이 가장 잘 이뤄질 수 있는 곳이다.수심이 얕고 파도가 높지 않아 일단 쉽게 다가설 수 있다.눈앞에 망망대해가 펼쳐져 외로움을 주는 바다가 아니다.오밀조밀 섬들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어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하지만 기껏 차를 달려 찾아간 여름날 땅끝 마을들은 ‘물 반,사람 반’으로 끙끙거리고 있다.마음속엔 파도 대신 짜증이 밀려온다.이번 휴가에는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명한 해수욕장은 지우자.대신 ‘아는 사람만 아는’ 섬이나 해안마을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보내는 야무진 꿈을 꾸자.가족과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남해안 해수욕장 10곳을 추천한다. (1) 완도군 금일해수욕장 오래도록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지던 곳이라 해서 ‘평일도’라고도 불리는 금일도.완도 군소재지에서 동쪽으로 약 30㎞ 정도 떨어져 있고 이름 덕(?)에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그만큼 덜 훼손돼 깨끗하다.그렇다고 필요한 관광시설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가족끼리 ‘럭셔리’하진 않더라도 오붓하게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시설은 갖춰져 있다. 여름 휴가지로서의 핵심은 역시 해수욕장.이곳 금일해수욕장은 파도 좋기로 유명하다.수심이 얕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마음 놓고 파도에 몸을 맡길 수 있다.길이 약 3㎞,폭 150m 정도. 이곳 먹을거리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산회’.흔히 자연산이라고 이름만 붙이고 양식을 파는 곳도 많지만 이곳은 다르다.해산물은 다른 곳에서 일절 들여오지 않고 인근 바다에서 주민들이 직접 잡는다.또 주민 대부분이 전복과 미역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행정구역상으로는 완도군에 있지만 배는 강진군 마량면에서 더 자주 있다.휴가철에는 매시간마다 운행한다.1시간 10분 소요.배시간 문의는 마량항(432-2366).호남고속도로 광산IC(13번 국도)→나주→영암 성전(18번국도)→강진(23번 국도)→마량항 ■ 들를 만한 곳 강진의 영랑 김윤식 선생 생가,고려청자도요지 등 ■ 숙식 대부분 횟집과 민박집을 겸하고 있다.하와이(553-2339),해송가든(553-2387).자연산 활어회와 전복회가 일품인 해금강횟집(553-3138),매운탕이 맛있는 동백식당(553-3092)등이 찾을 만하다. (2) 여수 방죽포해수욕장 돌산도 동쪽 오목하게 자리잡은 아담한 해수욕장.풍광이 수려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든다.주변 갯바위는 낚시 명소.여수시내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이곳까지 가는 해안도로는 남해안의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 찾아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순천IC(17번 국도)→여수→돌산대교→무술목→죽포 삼거리(1번 군도,좌회전)→방죽포 ■ 들를 만한 곳 전국 4대 관음 기도처이자 일출명소인 향일암과 바다를 따라 잘생긴 돌들이 끝없이 펼쳐진 무슬목 유원지. ■ 숙식 교통이 편리해 낮에는 해수욕을 즐기고 숙식은 여수 시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세종호텔 (662-6111),파크호텔 (663-2334). (3) 고흥군 남열해수욕장 휴가지로서 고흥 하면 흔히 내·외나로도 섬과 그 주변을 떠올린다.하지만 좀더 위쪽에 자리잡은 영남면의 해안선을 따라 달리면 동해안 해안도로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부분부분 비포장도로이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섬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힘든 줄 모른다. 여기에 700m 정도 길이의 백사장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남열해수욕장에서 본격적인 휴가 재미를 찾으면 된다.해수욕장 뒤쪽에 울창한 송림이 펼쳐져 있어 야영하기에도 좋다.또 해안도로 중간에 있는 작은 암자인 용흥사는 경치가 ‘끝내준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맑은 날에는 멀리 여수와 나로도가 눈앞에 또렷하게 펼쳐진다.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동순천IC(2번국도)→벌교(27번국도)→과역→점암→천학삼거리→영남면 소재지에서 우회전→해안도로→남열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바위.마치 용이 바다에서 하늘로 올라간 듯한 흔적이 남아 있다.낚시터로 유명하다.물놀이에 지친 몸은 인근의 천영산휴양림에 들러서 풀 수 있다. ■ 숙식 민박 문의(마을 대표 임득춘 835-8880).고흥의 대표적인 한정식집인 황해식당(832-7946)은 꼭 한번 들를 만하다.반찬 가짓수만 잔뜩있는 한정식과는 달리 자연산 해산물을 이용해 회,찜,탕 등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4) 사천 남일대해수욕장 넓고 맑고 깨끗한 바닷물,부드러운 모래가 유혹하는 사천의 남일대 해수욕장.이곳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매년 이곳을 다시 찾는다.거대한 코끼리가 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 인근의 코끼리바위 등 볼거리가 많다.또 31일 열리는 해변가요제,22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바다영화제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하나의 즐길거리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사천IC(3번 국도 사천방면)→사천시(77번국도)→향촌동 남일대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동양최대의 다리인 삼천포 대교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이 할 만하다.이밖에 인근 노산공원도 가볼 만하다. ■ 숙식 삼천포비치관광호텔(835-5212),민박문의(상가번영회 833-6015).아나고(붕장어)구이가 유명한 삼천포횟집(832-2040)을 강추! (5) 진도 가계해수욕장 ■ 특징 바닷물이 갈라지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회동국민관광지 안에 자리잡고 있는 해수욕장이다.인근에 갯바위와 무인도가 많아 수영은 물론 낚시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영산강하구언→금호방조제→해남 문내(18번 국도)→진도대교→오일시(좌회전,18번지방도로)→가계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신비의 바닷길,쌍계사 ■ 숙식 민박 회동상회(542-5197),하희성민박(542-0797).간재미회가 맛있는 사랑방식당(544-4117)과 제진관(544-2419)에 들러봄직하다. (6) 무안 톱머리해수욕장 ■ 특징 조수 간만의 차가 커 간조 때는 끝없이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다.무안읍에서 서쪽으로 8㎞ 떨어진 망운면 피서리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의 해송숲은 보호림으로 지정됐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빼어난 경관과 인근 해안에는 돔,숭어 등 어족이 풍부하여 낚시 겸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무안IC(1번 국도,무안읍 방면)→무안읍(17번 군도,교촌리 방면)→서호리(15번 군도)→도대리(우회전,815번 지방도)→톱머리 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숭달산,조금나루유원지 ■ 숙식 무안비치모텔(454-4900),한라장(454-3931),무안의 특산품 중 하나인 세발낙지로 만드는 일명 ‘기절 낙지’를 선보이는 곰솔가든식당(452-1073),돼지석쇠 짚불구이를 맛볼 수 있는 두암식당(452-3775)은 찾아볼 만하다. (7) 남해 송정해수욕장 ■ 특징 유명한 상주해수욕장 못지않게 파란 바다빛깔과 은빛 모래를 자랑한다.백사장의 길이는 2㎞ 정도.주변 주차장은 시멘트 등으로 덮인 죽은 땅이 아니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아직까지 때묻지 않은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진교(하동)IC→남해대교(19번 국도)→미도면→송정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이곳에는 사계절 잔디구장,인조축구장,풋살경기장,실내수영장,조각공원,어린이놀이시설과 가족호텔이 한곳에 모여 있는 남해스포츠파크. ■ 숙식 금호비치모텔(867-2029),송정비치모텔(867-8161).갈치회·멸치회가 유명한 공주식당(867-6728)과 삼현식당(867-6498)이 괜찮다. (8) 거제 여차몽돌해수욕장 ■ 특징 오랜 시간 바다에 몸을 맡겨 동글동글 반지르르한 몽돌.거제에는 이런 몽돌이 펼쳐진 해수욕장이 많다.여차몽돌해수욕장도 그중 하나.널리 알려진 학동몽돌해수욕장보다 여유롭게 휴가를 즐길 수 있다.게다가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촬영지이기도 해 미단(진희경)과 종문(한석규)의 애틋한 사랑이 떠오른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고성→통영→거제대교→해금강입구→다대리(좌회전)→여차 ■ 들를 만한 곳 여차에서 홍포방면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소·대매물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 숙식 애드미럴호텔(687-3761),거제관광호텔(〃-632-7002).졸복이 맛있는 복어촌(〃-633-9490),돌멍게 일품인 천년송횟집(〃-632-6210). (9) 통영 봉암몽돌해수욕장 ■ 특징 통영의 유명한 비진도 해수욕장은 작년 태풍의 피해로 올해 공식적인 개장을 하지 않는다.하지만 통영의 추봉도에 있는 봉암몽돌해수욕장이 있어 아쉽지 않다.이곳에 깔려 있는 몽돌과 색채석이 바로 수석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름난 ‘봉암수석’이다.또 해변을 따라 300여m의 산책로가 있어 신나는 물놀이 후 호젓하게 걸으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직항은 통영여객선터미널(642-0116)에서 하루에 두번 배가 있다.소요시간 1시간.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고성→통영→여객선터미널 ■ 들를 만한 곳 추봉도에 있는 포로수용소.6·25 당시 포로수용소의 옛터가 지금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 숙식 민박문의(646-1222). (10)부산 임랑해수욕장 ■ 특징 길이 5㎞에 수심도 1.3m밖에 안돼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해수욕장.그래서 가족단위 휴양지로 손꼽힌다.해수욕장과 연결된 임랑강에서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함께 할 수 있으며,보트도 30여척이 있어 푸른 물결 위를 마음껏 달려볼 수 있다.남해보다는 동해에 가까워 멋진 일출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개장은 8월 ■ 찾아가는 길 부산시(14번 국도-울산 방면)→반송동→기장→임랑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분청사기의 장인 토암 서타원 선생이 빚은 2002개의 토우가 있는 토암도자기 공원이 가볼 만하다.예약(721-2231)할 경우 도자기 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 숙식 일출민박(722-1027).회는 임랑돌섬횟집(727-6484),한식은 마포면옥(728-900)이 먹을 만하다. 여수 여름별미 하모회 전남 여수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먹을거리가 그 어떤 곳보다 풍부하다.어느 식당에서나 기본적으로 나오는 반찬만으로도 감동할 정도.이런 여수에 와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하모’다. 갯장어 혹은 참장어로 불리는 하모는 7∼9월 인근 청정해역에서만 잡히는 귀한 음식.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도 최근에야 맛보게 됐다.몸에도 좋아 여수에서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대접을 받는다. 대표적인 하모 요리는 회와 데침회(일명 유비키).회는 썰어 놓은 모양은 얼핏 아나고(붕장어)와 비슷하지만 맛은 천지차이.처음에는 초장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끼다가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이 더해진다.데침회는 머리와 몸통뼈만을 제거한 부분으로 만드는데 일단 길이 5∼6㎝,너비 2∼3㎝ 크기로 잘라 나온다. 회를 만들 때 남은 머리,뼈,껍질 우려낸 국물에 인삼·대추·송이버섯 등을 넣어 끓으면 여기에 회를 넣어 살짝 데쳐 먹는다.익으면 하얗게 흰살로 변하는데 담백한 맛에 부드럽기까지 해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 하모는 양파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깻잎이나 상추 대신 4등분한 양파 껍질에 올려놓고 초고추장이나 쌈장을 바르면 맛이 그만이다.가장 대표적인 곳은 여수 국동항에서 바로 보이는 경도의 ‘미림횟집’(061-666-6677).하모 요리 원조격인 오은자(59)씨의 솜씨는 기본적인 칼질에서 맛을 완성시키는 초장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게다가 곁들여 나오는 반찬 모두 경도의 특산물만을 사용하고 있어 한번 맛본 손님은 꼭 다시 이곳을 찾는다. 글 사진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는 사람만 아는 남해 베스트10

    남해안은 바다와 사람 사이 교감이 가장 잘 이뤄질 수 있는 곳이다.수심이 얕고 파도가 높지 않아 일단 쉽게 다가설 수 있다.눈앞에 망망대해가 펼쳐져 외로움을 주는 바다가 아니다.오밀조밀 섬들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어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하지만 기껏 차를 달려 찾아간 여름날 땅끝 마을들은 ‘물 반,사람 반’으로 끙끙거리고 있다.마음속엔 파도 대신 짜증이 밀려온다.이번 휴가에는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명한 해수욕장은 지우자.대신 ‘아는 사람만 아는’ 섬이나 해안마을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보내는 야무진 꿈을 꾸자.가족과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남해안 해수욕장 10곳을 추천한다. (1) 완도군 금일해수욕장 오래도록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지던 곳이라 해서 ‘평일도’라고도 불리는 금일도.완도 군소재지에서 동쪽으로 약 30㎞ 정도 떨어져 있고 이름 덕(?)에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그만큼 덜 훼손돼 깨끗하다.그렇다고 필요한 관광시설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가족끼리 ‘럭셔리’하진 않더라도 오붓하게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시설은 갖춰져 있다. 여름 휴가지로서의 핵심은 역시 해수욕장.이곳 금일해수욕장은 파도 좋기로 유명하다.수심이 얕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마음 놓고 파도에 몸을 맡길 수 있다.길이 약 3㎞,폭 150m 정도. 이곳 먹을거리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산회’.흔히 자연산이라고 이름만 붙이고 양식을 파는 곳도 많지만 이곳은 다르다.해산물은 다른 곳에서 일절 들여오지 않고 인근 바다에서 주민들이 직접 잡는다.또 주민 대부분이 전복과 미역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행정구역상으로는 완도군에 있지만 배는 강진군 마량면에서 더 자주 있다.휴가철에는 매시간마다 운행한다.1시간 10분 소요.배시간 문의는 마량항(432-2366).호남고속도로 광산IC(13번 국도)→나주→영암 성전(18번국도)→강진(23번 국도)→마량항 ■ 들를 만한 곳 강진의 영랑 김윤식 선생 생가,고려청자도요지 등 ■ 숙식 대부분 횟집과 민박집을 겸하고 있다.하와이(553-2339),해송가든(553-2387).자연산 활어회와 전복회가 일품인 해금강횟집(553-3138),매운탕이 맛있는 동백식당(553-3092)등이 찾을 만하다. (2) 여수 방죽포해수욕장 돌산도 동쪽 오목하게 자리잡은 아담한 해수욕장.풍광이 수려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든다.주변 갯바위는 낚시 명소.여수시내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이곳까지 가는 해안도로는 남해안의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 찾아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순천IC(17번 국도)→여수→돌산대교→무술목→죽포 삼거리(1번 군도,좌회전)→방죽포 ■ 들를 만한 곳 전국 4대 관음 기도처이자 일출명소인 향일암과 바다를 따라 잘생긴 돌들이 끝없이 펼쳐진 무슬목 유원지. ■ 숙식 교통이 편리해 낮에는 해수욕을 즐기고 숙식은 여수 시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세종호텔 (662-6111),파크호텔 (663-2334). (3) 고흥군 남열해수욕장 휴가지로서 고흥 하면 흔히 내·외나로도 섬과 그 주변을 떠올린다.하지만 좀더 위쪽에 자리잡은 영남면의 해안선을 따라 달리면 동해안 해안도로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부분부분 비포장도로이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섬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힘든 줄 모른다. 여기에 700m 정도 길이의 백사장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남열해수욕장에서 본격적인 휴가 재미를 찾으면 된다.해수욕장 뒤쪽에 울창한 송림이 펼쳐져 있어 야영하기에도 좋다.또 해안도로 중간에 있는 작은 암자인 용흥사는 경치가 ‘끝내준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맑은 날에는 멀리 여수와 나로도가 눈앞에 또렷하게 펼쳐진다.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동순천IC(2번국도)→벌교(27번국도)→과역→점암→천학삼거리→영남면 소재지에서 우회전→해안도로→남열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바위.마치 용이 바다에서 하늘로 올라간 듯한 흔적이 남아 있다.낚시터로 유명하다.물놀이에 지친 몸은 인근의 천영산휴양림에 들러서 풀 수 있다. ■ 숙식 민박 문의(마을 대표 임득춘 835-8880).고흥의 대표적인 한정식집인 황해식당(832-7946)은 꼭 한번 들를 만하다.반찬 가짓수만 잔뜩있는 한정식과는 달리 자연산 해산물을 이용해 회,찜,탕 등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4) 사천 남일대해수욕장 넓고 맑고 깨끗한 바닷물,부드러운 모래가 유혹하는 사천의 남일대 해수욕장.이곳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매년 이곳을 다시 찾는다.거대한 코끼리가 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 인근의 코끼리바위 등 볼거리가 많다.또 31일 열리는 해변가요제,22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바다영화제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하나의 즐길거리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사천IC(3번 국도 사천방면)→사천시(77번국도)→향촌동 남일대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동양최대의 다리인 삼천포 대교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이 할 만하다.이밖에 인근 노산공원도 가볼 만하다. ■ 숙식 삼천포비치관광호텔(835-5212),민박문의(상가번영회 833-6015).아나고(붕장어)구이가 유명한 삼천포횟집(832-2040)을 강추! (5) 진도 가계해수욕장 ■ 특징 바닷물이 갈라지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회동국민관광지 안에 자리잡고 있는 해수욕장이다.인근에 갯바위와 무인도가 많아 수영은 물론 낚시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영산강하구언→금호방조제→해남 문내(18번 국도)→진도대교→오일시(좌회전,18번지방도로)→가계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신비의 바닷길,쌍계사 ■ 숙식 민박 회동상회(542-5197),하희성민박(542-0797).간재미회가 맛있는 사랑방식당(544-4117)과 제진관(544-2419)에 들러봄직하다. (6) 무안 톱머리해수욕장 ■ 특징 조수 간만의 차가 커 간조 때는 끝없이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다.무안읍에서 서쪽으로 8㎞ 떨어진 망운면 피서리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의 해송숲은 보호림으로 지정됐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빼어난 경관과 인근 해안에는 돔,숭어 등 어족이 풍부하여 낚시 겸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무안IC(1번 국도,무안읍 방면)→무안읍(17번 군도,교촌리 방면)→서호리(15번 군도)→도대리(우회전,815번 지방도)→톱머리 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숭달산,조금나루유원지 ■ 숙식 무안비치모텔(454-4900),한라장(454-3931),무안의 특산품 중 하나인 세발낙지로 만드는 일명 ‘기절 낙지’를 선보이는 곰솔가든식당(452-1073),돼지석쇠 짚불구이를 맛볼 수 있는 두암식당(452-3775)은 찾아볼 만하다. (7) 남해 송정해수욕장 ■ 특징 유명한 상주해수욕장 못지않게 파란 바다빛깔과 은빛 모래를 자랑한다.백사장의 길이는 2㎞ 정도.주변 주차장은 시멘트 등으로 덮인 죽은 땅이 아니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아직까지 때묻지 않은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진교(하동)IC→남해대교(19번 국도)→미도면→송정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이곳에는 사계절 잔디구장,인조축구장,풋살경기장,실내수영장,조각공원,어린이놀이시설과 가족호텔이 한곳에 모여 있는 남해스포츠파크. ■ 숙식 금호비치모텔(867-2029),송정비치모텔(867-8161).갈치회·멸치회가 유명한 공주식당(867-6728)과 삼현식당(867-6498)이 괜찮다. (8) 거제 여차몽돌해수욕장 ■ 특징 오랜 시간 바다에 몸을 맡겨 동글동글 반지르르한 몽돌.거제에는 이런 몽돌이 펼쳐진 해수욕장이 많다.여차몽돌해수욕장도 그중 하나.널리 알려진 학동몽돌해수욕장보다 여유롭게 휴가를 즐길 수 있다.게다가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촬영지이기도 해 미단(진희경)과 종문(한석규)의 애틋한 사랑이 떠오른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고성→통영→거제대교→해금강입구→다대리(좌회전)→여차 ■ 들를 만한 곳 여차에서 홍포방면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소·대매물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 숙식 애드미럴호텔(687-3761),거제관광호텔(〃-632-7002).졸복이 맛있는 복어촌(〃-633-9490),돌멍게 일품인 천년송횟집(〃-632-6210). (9) 통영 봉암몽돌해수욕장 ■ 특징 통영의 유명한 비진도 해수욕장은 작년 태풍의 피해로 올해 공식적인 개장을 하지 않는다.하지만 통영의 추봉도에 있는 봉암몽돌해수욕장이 있어 아쉽지 않다.이곳에 깔려 있는 몽돌과 색채석이 바로 수석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름난 ‘봉암수석’이다.또 해변을 따라 300여m의 산책로가 있어 신나는 물놀이 후 호젓하게 걸으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직항은 통영여객선터미널(642-0116)에서 하루에 두번 배가 있다.소요시간 1시간.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고성→통영→여객선터미널 ■ 들를 만한 곳 추봉도에 있는 포로수용소.6·25 당시 포로수용소의 옛터가 지금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 숙식 민박문의(646-1222). (10)부산 임랑해수욕장 ■ 특징 길이 5㎞에 수심도 1.3m밖에 안돼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해수욕장.그래서 가족단위 휴양지로 손꼽힌다.해수욕장과 연결된 임랑강에서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함께 할 수 있으며,보트도 30여척이 있어 푸른 물결 위를 마음껏 달려볼 수 있다.남해보다는 동해에 가까워 멋진 일출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개장은 8월 ■ 찾아가는 길 부산시(14번 국도-울산 방면)→반송동→기장→임랑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분청사기의 장인 토암 서타원 선생이 빚은 2002개의 토우가 있는 토암도자기 공원이 가볼 만하다.예약(721-2231)할 경우 도자기 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 숙식 일출민박(722-1027),하얀집(727-1516).회는 임랑돌섬횟집(727-6484),한식은 마포면옥(728-900)이 먹을 만하다. 여수 여름별미 하모회 전남 여수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먹을거리가 그 어떤 곳보다 풍부하다.어느 식당에서나 기본적으로 나오는 반찬만으로도 감동할 정도.이런 여수에 와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하모’다. 갯장어 혹은 참장어로 불리는 하모는 7∼9월 인근 청정해역에서만 잡히는 귀한 음식.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도 최근에야 맛보게 됐다.몸에도 좋아 여수에서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대접을 받는다. 대표적인 하모 요리는 회와 데침회(일명 유비키).회는 썰어 놓은 모양은 얼핏 아나고(붕장어)와 비슷하지만 맛은 천지차이.처음에는 초장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끼다가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이 더해진다.데침회는 머리와 몸통뼈만을 제거한 부분으로 만드는데 일단 길이 5∼6㎝,너비 2∼3㎝ 크기로 잘라 나온다. 회를 만들 때 남은 머리,뼈,껍질 우려낸 국물에 인삼·대추·송이버섯 등을 넣어 끓으면 여기에 회를 넣어 살짝 데쳐 먹는다.익으면 하얗게 흰살로 변하는데 담백한 맛에 부드럽기까지 해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 하모는 양파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깻잎이나 상추 대신 4등분한 양파 껍질에 올려놓고 초고추장이나 쌈장을 바르면 맛이 그만이다.가장 대표적인 곳은 여수 국동항에서 바로 보이는 경도의 ‘미림횟집’(061-666-6677).하모 요리 원조격인 오은자(59)씨의 솜씨는 기본적인 칼질에서 맛을 완성시키는 초장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게다가 곁들여 나오는 반찬 모두 경도의 특산물만을 사용하고 있어 한번 맛본 손님은 꼭 다시 이곳을 찾는다. 글 사진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004 소비자만족 히트상품]우수마케팅상-삼성전자 하우젠에어컨

    신제품 하우젠 네트워크에어컨은 ‘미니컨’과 스탠드형 에어컨으로 구성돼 있다. 에어컨의 냉기를 ‘미니컨’이 한번 더 청정한 후 냉기가 닿지 않는 곳으로 뿜어준다. 집안 구석까지 효율적인 냉방이 가능하다. 작고 이동이 자유로운 ‘미니컨’은 기류확산기능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능도 갖추고 있어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인증인 CA마크를 획득했다. 네트워크에어컨은 일반 에어컨에 비해 냉방성능 32% 향상, 전기료 17%의 절감 효과가 있다.˝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잘 가라,슬픈 6월

    한주 걸러씩이긴 하지만 꼬박 6개월 동안 이 난을 차지해 왔다.이 귀한 지면에 신변잡기식 잡담이나 하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정치 경제에는 워낙 아는 게 적고,내 생각도 이랬다 저랬다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은지라 내가 잘 아는 얘기밖에 못썼다.생활반경이 협소해 밑천이 달리다 보니 자연히 우리 동네 이야기를 많이 썼다.그래도 읽어주고 논평해준 독자가 적지 않았다는 걸 행복하게 생각한다.멀리서 우리 동네를 찾아와준 분도 있었다.중년을 넘은 분이 워커힐 앞서부터 우리 동네까지 물어물어 걸어왔다고 해서 놀라고 민망한 적도 있다. 내가 너무 우리 동네를 미화시킨 게 아닌지 반성도 되었다.동네 선전할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니라 도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새롭게 눈뜬 사계절의 변화,숲의 아름다움,작은 꽃들의 신비는 아무리 찬탄해도 내 글재주가 모자라면 모자랐지 넘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런 것들을 소유하게 되어 아름답게 보인 게 아니고 가까이 있으니까 관찰하게 되고,관찰하다 보니 발견하게 되었을 뿐 어디에나 널린 것들이다.우리 강산 어디고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고,서울은 특히 복 받은 고장이다.내 글만 보고 내가 사는 데를 부러워하는 소리를 들으면 혹시 우리 동네를 위해 일조를 한 게 아닌가 으쓱할 적도 있다. 가끔은 내가 마치 분에 넘치는 호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비꼬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만일 이 정도가 호화생활이라 해도 나는 이 나이까지 가사노동과 글쓰기를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해왔으니까 이 정도는 부끄러움 없이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또 하나 일러두고 싶은 건 서울에서 웬만한 아파트 한 채 쓰고 사는 사람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이 정도는 쉽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아파트 팔아 땅집 사는 것은 돼지 팔아 닭 사는 것처럼 힘 안 드는 일이다.아파트를 판다는 건 아파트의 모든 편리도 함께 파는 것이다. 대형마트,교통편,근접한 통학거리,좋은 학군,학원과 스포츠 센터 그런 것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편리를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그 무엇보다도 각오해야할 큰 희생은 집이 보장하는 신속한 환금성과 재테크의 달콤한 맛이다.아파트 값이 얼마 올랐다고 계산하는 재미를 모르고 일가단란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주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창밖에선 살구나무가 누렇게 익은 살구를 뚝뚝 떨구고 있고 숲은 시퍼렇게 번들대며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공룡처럼 괴롭게 몸을 뒤채고 있다.자연에는 이렇게 위로와 공포가 함께 있다.온갖 편의를 희생하고 얻은 것이 고작 이런 것들이다. 뭐니뭐니 해도 진정한 위안은 사람으로부터 온다.대개 큰 저택이 많은 이름난 동네에는 나이든 사람이 많이 살아 아이들 보기가 어렵다는데 우리 동네엔 초등학생부터 청소년까지 아이들이 많다.초등학생도 동구 밖까지 걸어 나가 버스를 타야 한다.아침저녁 창 밖으로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큰 낙이다.날씨가 더워진 날 휴일 온종일 시냇물에서 첨벙대는 아이들의 희희낙락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아이들 부모의 어려운 선택이 얼마나 예쁜지 박수라도 쳐주고 싶어진다. 끝으로 아무리 세상일에 참견하고 싶지 않아도 김선일씨 가족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하고 싶은 마음을 비켜가서는 안될 것 같다.고인이 죽을 때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 것이며 남은 가족의 심정은 어떠할까.그 가슴 에이는 비탄과 원한을 어이할 것인가.나는 6월달이 싫다.헤일 수 없이 많은 사람의 가슴을 쥐어뜯게 한 달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6월달만 되면 몸살 끼를 느끼면서 이놈의 달이 언제 가나,두들겨 보내는 심정이 되곤 했는데 기어코 그놈의 6월이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죽음이 죽음을 부르고 앙갚음이 앙갚음을 부르는 그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칼을 쥔 자는 강자일까,약자일까,아니면 시간일까.6·25가 난 지 50여년도 길지만 긴긴 구약(舊約)의 역사를 생각할 때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망각의 작용에만 맡긴다는 건 인간으로서의 책임회피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6월달 탓이나 하는 것처럼…. 쓰라린 마음으로 김선일씨의 명복을 빈다.˝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잘 가라,슬픈 6월

    한주 걸러씩이긴 하지만 꼬박 6개월 동안 이 난을 차지해 왔다.이 귀한 지면에 신변잡기식 잡담이나 하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정치 경제에는 워낙 아는 게 적고,내 생각도 이랬다 저랬다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은지라 내가 잘 아는 얘기밖에 못썼다.생활반경이 협소해 밑천이 달리다 보니 자연히 우리 동네 이야기를 많이 썼다.그래도 읽어주고 논평해준 독자가 적지 않았다는 걸 행복하게 생각한다.멀리서 우리 동네를 찾아와준 분도 있었다.중년을 넘은 분이 워커힐 앞서부터 우리 동네까지 물어물어 걸어왔다고 해서 놀라고 민망한 적도 있다. 내가 너무 우리 동네를 미화시킨 게 아닌지 반성도 되었다.동네 선전할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니라 도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새롭게 눈뜬 사계절의 변화,숲의 아름다움,작은 꽃들의 신비는 아무리 찬탄해도 내 글재주가 모자라면 모자랐지 넘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런 것들을 소유하게 되어 아름답게 보인 게 아니고 가까이 있으니까 관찰하게 되고,관찰하다 보니 발견하게 되었을 뿐 어디에나 널린 것들이다.우리 강산 어디고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고,서울은 특히 복 받은 고장이다.내 글만 보고 내가 사는 데를 부러워하는 소리를 들으면 혹시 우리 동네를 위해 일조를 한 게 아닌가 으쓱할 적도 있다. 가끔은 내가 마치 분에 넘치는 호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비꼬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만일 이 정도가 호화생활이라 해도 나는 이 나이까지 가사노동과 글쓰기를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해왔으니까 이 정도는 부끄러움 없이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또 하나 일러두고 싶은 건 서울에서 웬만한 아파트 한 채 쓰고 사는 사람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이 정도는 쉽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아파트 팔아 땅집 사는 것은 돼지 팔아 닭 사는 것처럼 힘 안 드는 일이다.아파트를 판다는 건 아파트의 모든 편리도 함께 파는 것이다. 대형마트,교통편,근접한 통학거리,좋은 학군,학원과 스포츠 센터 그런 것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편리를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그 무엇보다도 각오해야할 큰 희생은 집이 보장하는 신속한 환금성과 재테크의 달콤한 맛이다.아파트 값이 얼마 올랐다고 계산하는 재미를 모르고 일가단란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주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창밖에선 살구나무가 누렇게 익은 살구를 뚝뚝 떨구고 있고 숲은 시퍼렇게 번들대며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공룡처럼 괴롭게 몸을 뒤채고 있다.자연에는 이렇게 위로와 공포가 함께 있다.온갖 편의를 희생하고 얻은 것이 고작 이런 것들이다. 뭐니뭐니 해도 진정한 위안은 사람으로부터 온다.대개 큰 저택이 많은 이름난 동네에는 나이든 사람이 많이 살아 아이들 보기가 어렵다는데 우리 동네엔 초등학생부터 청소년까지 아이들이 많다.초등학생도 동구 밖까지 걸어 나가 버스를 타야 한다.아침저녁 창 밖으로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큰 낙이다.날씨가 더워진 날 휴일 온종일 시냇물에서 첨벙대는 아이들의 희희낙락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아이들 부모의 어려운 선택이 얼마나 예쁜지 박수라도 쳐주고 싶어진다. 끝으로 아무리 세상일에 참견하고 싶지 않아도 김선일씨 가족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하고 싶은 마음을 비켜가서는 안될 것 같다.고인이 죽을 때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 것이며 남은 가족의 심정은 어떠할까.그 가슴 에이는 비탄과 원한을 어이할 것인가.나는 6월달이 싫다.헤일 수 없이 많은 사람의 가슴을 쥐어뜯게 한 달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6월달만 되면 몸살 끼를 느끼면서 이놈의 달이 언제 가나,두들겨 보내는 심정이 되곤 했는데 기어코 그놈의 6월이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죽음이 죽음을 부르고 앙갚음이 앙갚음을 부르는 그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칼을 쥔 자는 강자일까,약자일까,아니면 시간일까.6·25가 난 지 50여년도 길지만 긴긴 구약(舊約)의 역사를 생각할 때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망각의 작용에만 맡긴다는 건 인간으로서의 책임회피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6월달 탓이나 하는 것처럼…. 쓰라린 마음으로 김선일씨의 명복을 빈다.
  • 儒林(119)-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19)-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기원전 517년 소공(昭公) 25년.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노나라를 빠져 나와 제(齊)나라로 찾아가고 있었다.지금의 산동(山東)을 반으로 나누어 북쪽은 제나라,남쪽은 노나라가 차지하고 있어 제나라는 노나라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이웃나라였다. 이때 공자의 나이는 35세.이미 열 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던 공자는 서른 살에 사고와 행동에 있어 자립하고 있었으므로 공자의 명성은 이미 노나라 뿐 아니라 많은 열국에서도 파다하게 퍼져 있었고,이미 수많은 제자들이 공자 주위에 몰려들어 학문을 배워 스승으로서의 권위를 갖추고 있었다. 훗날 공자는 논어에서 자신의 성장과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열 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서른 살에는 자립하였으며,마흔 살에는 미혹하지 않게 되었고,쉰 살에는 천명(天命)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예순 살에는 귀로 듣는 대로 모든 것을 순조로이 이해하게 되었으며,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되었다.” 성인 공자의 말대로라면 공자가 첫 번째 출국한 35세에는,그러니까 스스로 자립하는 30대와 미혹하지 않게 된 40대의 중간나이에 접어들었던 무렵이었다.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가는 도중에 태산(泰山)을 지날 무렵이었다.예부터 태산은 중국의 오대명산 중에서도 천하제일의 명산으로 존중받아왔다.중국에서는 방위를 계절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습관이 있어 봄을 동쪽으로 보았다.봄은 만물이 생명의 싹을 피우는 계절이기에 사계절 중에서 으뜸으로 좋아하고 있었는데,태산은 최 동쪽 끝에 있어 생명의 근원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특히 태산은 황제가 태평세계의 실현을 신에게 보고하는 동선의 의식이 거행되는 신성한 곳으로 유명한데,진정으로 덕이 있는 황제만이 이 의식을 올릴 수 있는 특권을 허락받았다.후세에는 한나라의 무제와 천하통일을 이룬 시황제 등 72명이 동선을 하였지만 공자가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출국할 무렵에는 이 의식을 거행한 적이 거의 없었던 전인미답의 성산이었던 것이다. 태산이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가는 지름길에 있지 않고 돌아가는 우회로에 있으면서도 굳이 공자가 이를 택한 것은 태산등정을 마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신앙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오래전부터 꿈꿔오던 태산의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해발 1524m.그러나 대부분의 명산이 산맥 속에 있어 겹겹이 산들이 합심해서 무등을 태우듯 고산을 이루는데 유독 태산만은 평지에 우뚝 홀로 솟아 있어 다른 명산보다 더 높고 더 신비하게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가 태산을 들러 제나라로 갔음을 기리는 뜻으로 오늘날에도 태산에는 공자의 사당이 남아 있는데,태산을 순례하고 돌아가던 공자일행이 잠시 지친 몸을 쉬기 위해서 산기슭에 머무르고 있을 무렵이었다.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자세히 듣고 보니 여인의 곡성이었다.수레에서 내려 쉬고 있던 공자는 갑자기 그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스승님,어딜 가십니까.” 자로가 이를 말렸으나 공자는 말없이 여인의 울음소리가 나는 풀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산기슭 숲 사이에는 무덤이 셋 있었는데,한 여인이 그 무덤 앞에 앉아서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공자는 나뭇가지에 몸을 기대고 경의를 표하고는 제자들에게 그 여인에게 다가가서 우는 사연을 알아보라고 말하였다.이 말을 듣자 제자 중에서 가장 성미가 급한 자로(子路)가 여인에게 다가가 물어 말하였다. “부인,무슨 일로 그리 슬피 울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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