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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의회 “예산 따내마” 지원사격

    “만성적자 폭이 큰 정신병동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정신장애 진료수요가 늘고 있어 유지해야 한다.” 경기도립의료원이 의정부병원 정신병동의 폐지 및 일반병동 전환을 건의하자 도의회가 예산지원을 약속하며, 만류하고 나섰다. 경기도립의료원 박윤형 원장은 지난 9일 도의회 임시회 보사환경여성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누적적자가 보전이 어려울 만큼 심각해 정신병동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의정부병원 정신병동은 70병상, 정신과의사 2명과 간호사 사회복지사 21명 등 모두 23명이 근무 중이다. 병상이용률이 평균 90% 이상이지만 환자의 80%가 1일 일반의료보험 평균 수가 6만 2860원의 3분의1 수준인 2만 6860원인 의료보호환자여서 적자가 쌓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70명의 환자가 입원, 병상이용률 100%를 기록하고도 수입이 4876만원에 불과해 인건비(6142만원)도 충당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4000여만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대해 도의회 박미진(민노)의원은 “의정부병원은 경기도립의료원 산하 수원·안성·이천·포천·파주 등 6개 병원중 유일하게 정신병동을 윤영중이고, 저소득 정신질환자 진료수요가 계속 느는 점에 비춰 운영은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형의료원장은 “도의회에서 지원을 약속한 만큼 폐쇄방침을 철회, 추경예산에 5억원의 손실보전금을 요청하고 정신재활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등 공격적 경영으로 진료서비스를 높여보겠다.”고 말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바둑의 체육화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바둑의 체육화

    총보(1∼290) 과거에는 40세가 되어야 바둑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고 했었다. 어려서부터 계속해서 바둑을 수련해도 40세 이전에는 바둑의 수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상에 오를 수 없다는 뜻이다. 바둑을 ‘예도(藝道)´로 생각하던 시절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카다 에이오(坂田榮男) 9단도 자신의 전성기를 40세 무렵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그러나 사카다 9단의 전성기를 막 내리게 한 이는 다름 아닌 20대의 린 하이펑(林海峰) 9단이었다. 그리고 그 뒤 조치훈 9단은 18세에 첫 타이틀을 땄다. 이것이 바둑이 ‘예´에서 ‘스포츠´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하겠다. 과거에는 바둑도 서예나 다른 ‘예도´와 같이 혼자서 수련했다. 자연히 바둑의 실력 향상은 상당히 더디었고, 그 많은 바둑의 수법을 익히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그런데 집단으로 공동연구를 하는 시대가 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더구나 출판문화의 발전으로 바둑의 수법이 책을 통해 모두 공개됐다. 어린 나이일수록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속도가 빨라서 어릴 때 시작할수록 더 빨리 바둑이 늘었다. 한국기원에서는 수년전부터 바둑을 체육으로 규정짓고 대한체육회 가맹을 시도해왔다. 전국에 14개 시도지부를 설립하고 아마단체인 대한바둑협회도 창립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에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도 또다시 대한체육회 가맹에 실패했다. 물론 이 날 가맹에 실패한 이유는 다른 데에 있었지만 한국기원 입장에서는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근육 운동이 수반되지 않는 바둑이 어떻게 체육이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렇다면 정신력이 더 중요한 사격이나 양궁은 또 무엇인가? 또한 서양에서는 이미 체스와 브리지를 마인드스포츠라 하여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스포츠로 인정받았다. 올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는 체스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했다. (118=110,121=109,124=110,126=109,136=128,139=133,142=128,145=133, 148=128,272=129,274=197,276=146,279=189,282=146,285=189,287=146, 290=205) 290수 끝, 백 4집반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유엔 추락 어디까지

    유엔 추락 어디까지

    유엔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지난해 ‘이라크 석유·식량 교환프로그램’비리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더니, 분쟁지역 평화정착을 위해 운영중인 평화유지활동(PKO)이 연초부터 대형 악재에 휘말리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19일 서아프리카의 소국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에서 시위 군중들에 의해 사령부가 포위당했다. 일부는 기지까지 뺏기고 쫓겨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도 빚어졌다. 앞서 16일에는 PKO 물품 조달과 관련된 비리 혐의가 적발돼 유엔직원 8명이 면직되기도 했다. ●사령부 기지서 쫓겨나기까지 BBC·CNN 등 외국 언론들에 따르면 제1의 도시 아비장에 있는 평화유지군 사령부는 2000여명의 시위군중들에 포위돼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사령부 구내로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평화유지군은 최루탄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했다. 한때 시위대 일부가 담장에 구멍을 뚫고 구내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당하기도 했다.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이뤄진 시위대는 유엔이 지명한 국제중재단의 의회해산 권고에 반발, 거리를 점거한 채 나흘째 시위를 벌였다. 대서양 연안의 산 페드로에서도 유엔 사무소가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서부 기글로에서는 방글라데시군으로 구성된 평화유지군 300명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기지를 비워둔 채 시 외곽으로 탈출했다. 기지에 난입한 시위대는 방글라데시 국기와 유엔 깃발을 끌어내린 뒤 코트디부아르 국기로 바꿔달았다. 앞서 평화유지군은 공격이 거세지자 자위권을 발동,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5명이 숨졌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아난 총장 격노…안보리 긴급소집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그바그보 대통령이 유엔이 후원하는 평화로드맵을 방해하려고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평화유지군과 함께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군 고위 관계자는 “유엔이 이 나라에 대해 조치를 취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코코아를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2002년 반정부 쿠데타가 실패한 뒤 4년간의 내전으로 경제가 황폐화됐다. 반군과 정부군의 평화협정을 중재한 유엔은 지난해 양측이 참여하는 과도내각을 구성한 뒤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출범시킬 계획이었으나 그바그보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 아이티, 콩고, 자이르에서는 평화유지군 병사들이 성매매와 성폭행 사건에 연루,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全大앞둔 우리당은 지금

    ■ “네탓이오” 댓글 전쟁 2·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의 당원 게시판에서도 김근태·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세 대결이 뜨겁다.‘김근태 친구들(김친)’이라는 팬클럽과 정 상임고문 캠프의 대변인 정청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참여1219(국참)’가 주로 이끈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당권파 책임론’을 거론하며 정 상임고문을 비판하고 있다.“실용주의를 주창하며 실용도 개혁도 모두 실패한 의사 실용주의의 대부, 석고대죄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정동영”이라는 식이다. 한 기간당원은 “당에 소통이 없어 정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그것은 오로지 당권파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기간당원은 “분열주의 운운하는데 민주당 시절 정 상임고문도 권노갑씨 쫓아내는 투쟁에 앞장섰다. 그것도 분열주의냐.”고 비꼬았다. 반면 정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기간당원들은 “당권파가 당을 말아먹었으면 GT(김근태)계와 개혁당파, 친노 세력은 뭘 하고 있었냐.”고 반격했다. 한 기간당원은 “당권파가 누구인지 명확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심정적으로 하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당원은 “창당 때 눈치보고 마지막까지 버티다 막차를 탄 것이 누구인데 지금 와서 누가 당을 망쳤네 어쨌네 하면서 마타도어를 하고 있느냐.”고 정 상임고문을 질타했다. 이처럼 양측 대리전이 거칠어지자 한 기간당원은 “그 나물에 그 밥들이 설쳐대는 통에 요즘 엄청 짜증나는 중”이라면서 “당게는 각 정파의 선거꾼이 사용할 수 없게 하고, 선거용 게시판을 따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내가 왔소” 조문정치 지난 16일 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는 밤새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날 시부상을 당한 열린우리당 이미경 의원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조문 정치’ 양상도 두드러졌다. 노무현 대통령, 이해찬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계 인사들과 지인들이 보낸 화환으로 둘러싸인 빈소는 2·18 전당대회를 앞둔 탓인지 이내 ‘문상 정치’의 무대가 된 느낌이었다.2·18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접객실에는 열린우리당 원혜영 원내대표 겸 정책위의장과 배기선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서갑원 의원 등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배 총장은 직전 당 출입기자들과 원내대표 출정식을 겸한 저녁자리를 가진 뒤였다. 김근태 의원이 전남 나주에서 당원간담회를 마치고 곧바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 의원은 ‘재야 운동’의 동지를 위로하기 위해 저녁 식사도 거른 채 수행비서도 없이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한다. 지난 16일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17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조배숙 의원은 “많이 도와달라.”며 악수를 건넸다. 최근 ‘술자리’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모습도 보였다. 부산에서 정동영 전 장관을 ‘지원사격’하고 공항에서 달려온 정청래 의원은 특유의 입심을 과시하며 현장 반응을 전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은 “정 전 장관은 전날 다녀갔고 새벽녘에 김두관 특보와 김혁규 의원도 ‘눈 도장’을 찍었다.”고 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GT “실용만 좇다 실족” DY “개혁논쟁은 허깨비”

    GT “실용만 좇다 실족” DY “개혁논쟁은 허깨비”

    열린우리당 2·18 전당대회가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김근태(GT)·정동영(DY) 두 라이벌의 접전을 기본 축으로, 초·재선 서명파와 40대 재선은 물론,‘친노’의 지원사격을 받은 영남권 인사들도 채비를 마쳤다. 전장(戰場)에 뛰어들 후보는 10명 안팎으로,15일까지 5명이 공식 출사표를 냈다. 민주당과의 통합론,DY-GT의 당권파 책임론, 친노·서명파 대립 등 3대 관전포인트를 둘러싼 주자들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합종연횡 구도는 더욱 복잡하게 그려질 것 같다. 임종석 의원은 아예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5월 지자체 선거에서 완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된 뒤 통합을 꺼냈다간 이미 주도권을 빼앗기기 십상이라는 현실적인 우려가 녹아 있다. 따라서 “지자체 선거는 민주당과 연합해 치러 ‘전통적 지지층’을 회복하고, 장기적으로는 한나라당·뉴라이트의 수구 보수에 맞서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루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반면 김두관 청와대 정무특보는 “합당론은 당 분열 행위”라고 못박았다.2년 전 창당 때 영·호남, 충청, 강원의 민주 개혁세력이 단결했다는 것이다. 그는 “민주당과 합당하면 무조건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보는 것은 호남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쏘아붙였다. 김근태·정동영 두 전 장관은 신중론에 가깝다. 김 전 장관은 ‘범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물론, 고건 전 총리, 강금실 전 장관, 박원순 변호사 등과 폭넓게 대연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개혁·민주·미래세력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원론을 폈다. 전대 ‘투톱’으로 점쳐지는 정동영 상임고문과 김근태 의원의 당권파 책임론도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도 “더 이상 당권파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며 정 전 장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비난이 아니며 인신공격한 적도 없다. 그러나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당권파가)주요 당직을 돌아가며 맡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또 “(당권파가)2년 동안 해바라기처럼 표만 쫓았다.”“(당권파의)‘실용’은 실족, 아니 실패했다.”는 말도 했다. 이에 정 상임고문은 “실용과 개혁논쟁은 허깨비이고, 그것 때문에 당이 망가졌다. 마이너스 전당대회로는 우리당 지지율 1등이 불가능하다.”고 반격했다. 또 “싸움이 자주 일어나는 집안은 흥하기 어렵다.”면서 “노선투쟁하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에 경고장을 보내야 한다.”고 맞공격했다. 이틀 전엔 “비난·비판을 감수하겠지만 당권파라고 말하는 것은 데마고그, 즉 정치선동”이라고 말했다. 연초 개각파동으로 불거진 당·청 관계에 대해선 친노 그룹과 서명파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초·재선 서명파 34인의 회동을 주도한 김영춘 의원이 “당이 국정을 주도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선전 포고한 상태다.‘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당’을 만들어야 지자체 선거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참여정부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김두관 특보는 “창당 초심을 망각하고 참여정부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따로 가려거나 참여정부를 딛고 정치적 야심을 이루려는 세력이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젠 축구팀도 채울수 없어요”

    매일 들려오는 이라크의 자살폭탄 공격 소식에도 우리는 그 공격 때문에 삶이 짓밟힌 이들의 얼굴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다. 뉴욕타임스에 사진을 기고하는 작가 애덤 내덜은 올 여름 몇주에 걸쳐 병원과 시체안치소 등을 뒤져 자폭테러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이나 다친 이들을 만나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7일 한 면에 내덜이 찍은 사진 7장과 함께 이들의 안타까운 증언을 실었다. 내덜이 바그다드의 한 병원에서 만난 하더 레다(11)는 길거리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던 중 자폭공격으로 석유트럭이 폭파되는 바람에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레다는 “동생들이 절대 밖에 나가 놀지 않도록 엄마가 늘 신경쓰라고 말씀드렸어요.”라고 말했다. 쌍둥이 동생을 모두 테러 탓에 잃은 무하메드 사타르(11)는 “예전엔 11명이 축구를 했는데 이젠 3대3 게임을 하고 있다.”며 “할아버지랑 저는 죽은 아이들이 눈에 띄지 않도록 집의 커튼을 치곤 한다.”고 했다. 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아메드 무타파르 박사는 “테러에 당한 경찰관이 이곳에서 죽자 그의 동료들이 의사와 간호사를 두들겨패고 응급실을 때려부쉈다. 몇달 후 그런 일은 일상이 돼버렸다.”고 진저리를 쳤다. 아메드 모아이다는 요르단 암만의 친척을 만나기 위해 바그다드를 떠났다가 길거리에서 미군의 총기 사격을 받아 뒷좌석의 아내와 딸이 죽는 장면을 지켜보아야 했다. 아들 함자만이 그와 함께 살아남았다. 그는 “왜 미군들이 우리에게 총구를 겨눴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절규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천리그룹-이만득·유상덕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천리그룹-이만득·유상덕 회장家

    사업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동업’ 얘기를 꺼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업 과정에서 동업자와 합의로 꾸려가기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업가들은 형제나 친척과도 동업을 꺼리는 편이다. 하지만 동업은 제대로 하면 혼자 때보다 훨씬 많은 경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중견 그룹인 삼천리는 동업 관계로 사세를 확장시킨 대표적 기업이다. 창업 선대(先代)부터 반세기 이상 ‘동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혈육보다 진한 동업정신 삼천리의 그룹 역사는 1955년 10월1일 고 유성연ㆍ이장균 명예회장이 공동으로 ‘삼천리연탄기업사’를 설립하면서 시작했다. 지금은 도시가스 및 해외자원 개발에 전념하면서 국내 도시가스 1위 업체로 부상한 것은 물론 세계 7위 규모의 유연탄광을 경영하는 세계 굴지의 자원개발회사를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형제보다 가까웠던 두 선대 회장의 관계를 유상덕(46) ㈜삼탄 회장은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이장균 회장님 댁과 우리 집안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웃에서 살았고 서로 큰 집, 작은 집이라 부르며 지내 와 서로 남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 우리 집안은 유(劉)가인데 왜 작은아버님의 성은 이(李)가인지 궁금했던 적도 있었다.” ●세 번에 걸친 운명적인 만남 두 창업주는 창업을 하기 전까지 모두 세번의 의미있는 만남을 가졌다. 첫번째는 해방 직후 함흥에서 소련군을 상대로 식료품 장사를 하다가 8인계 멤버로 만났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이후 피란 시절에는 각자 경남 거제와 경북 포항에서 생활하다가 조우했다. 세 번째는 1955년 삼천리 창업을 통한 만남이었다. 창업 당시엔 두 가정이 단칸방에서 이불 칸막이만 쳐놓고 동고동락하며 사업을 일궜다. 연탄가루를 가져와 기계틀에 넣고 찍어 말린 뒤 배달도 직접했다. 네 사람이 연탄 수레를 ‘끌고 밀면서’ 삼천리의 그룹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유성연 명예회장은 1917년 함남 삼평면 부흥리에서 아버지 유봉주씨와 어머니 김씨의 2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부친의 사업 실패로 곤궁한 삶을 살아야 했다. 유 명예회장은 어린 시절 서당에서 ‘명심보감´을 공부하고 11세가 되던 해에 4년제 삼평보통학교에 입학했다. 남보다 늦은 학업이었지만 유 명예회장은 보통학교 4년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함흥 시내에 있던 함흥제일보통학교 5학년에 편입했다. 보통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평양사범학교에 관비(官費)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평양사범 입학시험에는 함경도에서 200여명이 응시해 9명만 합격했을 만큼 어려운 관문이었다. 평양사범학교를 졸업한 유 명예회장은 함흥 부근에 있는 삼호보통학교에서 첫 교편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1년간의 교사생활을 거친 뒤 함흥시내의 영정보통학교로 전근했다. 영정보통학교에서의 교직생활이 3년 지났을 무렵인 1943년 유 명예회장은 일본 유학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태평양전쟁이 2년째로 접어들면서 생활이 힘들어져 유학의 꿈을 포기하고 함남 피복조합 사무원으로 취직했다. 이후에도 징용 위협이 다가오자 징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교사직을 다시 선택했다. 1944년 함흥 외곽에 있는 주북공립보통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해방 이후 유 명예회장은 경제활동에 투신해 나라 경제를 위해 큰 일을 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그는 함흥 선덕비행장에 주둔한 소련 공군을 상대로 미군 군수물자, 초콜릿, 통조림, 담배, 술 등 식료품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유 명예회장은 한국전쟁 발발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우여곡절끝에 남한으로 가는 LST함정에 겨우 올라 타 피란민 대열에 합류했다. 거제도 난민수용소에 잠시 수용됐지만 수용소를 빠져 나와 미군을 상대로 토산 기념품을 팔기 시작했다. 이만득(49) 삼천리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장균 명예회장은 1922년 6월27일 함남 함주군 상기천면에서 아버지 이황주씨와 어머니 윤윤옥씨 슬하의 6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조부 때부터 가세가 기울기 시작해 전답을 모두 차압당했다. 이후 몇해동안 움집에서 살아야 할 정도로 궁핍한 생활을 했다. 이 명예회장은 7∼8세 무렵부터 ‘소년 지게꾼’이 돼 공사장에서 자갈을 짊어져 날라야 했다. 힘든 와중에도 그는 낮에는 지게꾼으로, 밤이 되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야학에 나가 공부를 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거둬 주북공립보통학교 3학년에 편입할 수 있었다. 이후 4년간의 학창생활은 이 명예회장이 경험한 유일한 정규 학업이었다. 보통학교를 졸업한 이 명예회장은 유담보통학교에서 촉탁 직원으로 잠시 일하다 21세에 흥남질소비료공장의 사원을 거쳐 토목건설 현장의 서기로 옮겼다. 이후 함남토목회사의 하청업자로 변신해 사업가로서 첫 길을 걷게 된다. 어느 정도의 사업 성공도 이룬다. 소련군이 함흥에 진군하자 시내에서 ‘민흥상회’라는 가게를 열어 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다. 그러다가 소련군이 좋아하는 통조림 제품을 구하려 수소문하던 중에 유 명예회장과의 ‘운명의 만남’을 갖게 됐다. 곧바로 의형제 이상의 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8인계를 조직해 더욱 가까워졌다. 유 명예회장보다 보름 앞서 흥남에서 국군이 철수하는 배를 타고 포항으로 내려온 이 명예회장은 이곳에서 원산 출신인 김성숙(73) 여사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 회장 부부는 포항 죽도시장 중심부에 ‘흥성상점’을 열어 시멘트, 밀가루, 설탕, 비료, 무연탄을 취급해 큰 돈을 벌었다. 특히 이 명예회장은 서민들의 연료인 신탄(숯)을 제조해 팔면서 장차 무연탄이 가정연료로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고 판단해 1953년부터 연탄사업에 손을 댔다. ●연탄사업으로 시작된 동업 이 명예회장은 1955년 서울에 있는 단성사로부터 원탄을 대량 매입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직접 강원도에 가서 560t의 원탄을 구매, 서울로 수송했다. 그러나 장기간의 운반 과정에서 원탄 가격이 하락하면서 단성사가 매입을 거부하자 탄을 저탄장에 쌓아 놓아야만 했다. 이 명예회장은 이때 서울로 올라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던 유 명예회장을 만나 같이 연탄사업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이 날은 삼천리그룹의 창립일인 1955년 10월1일로 유 명예회장이 박옥순(78)여사와 결혼한 날이기도 하다. 이후 아예 서울로 본거지를 옮긴 두 사람은 중구 신당동에 터를 잡아 호적에 본적지로 등록했다. 유 회장이 신당동 248-1, 이 회장은 건너편의 신당동 304-211에 안착했다. 이때 5세 위인 유 명예회장은 연탄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사장을 맡고, 이 명예회장은 원탄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는 부사장 형태로 역할 분담을 했다. 그러나 이는 명목상 구분일 뿐 두 사람은 이후 어떤 일을 하든지 상의하고 양보하면서 삼천리의 역사를 일구기 시작했다. ●2세에게 동업 각서 물려줘 이들은 각각 회장실 금고에 동업각서를 보관해 오다 두 집안의 2세도 간직해야 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떠났다. 두 창업회장은 5개 조항의 동업서약서를 쓴 뒤 가족보다 끈끈한 관계를 50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동업서약서에는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다른 사람이 남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투자 비율이 다르더라도 수익은 절반씩 나눈다.’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등 5개 조항이 담겨 있다. 재계 주위에서는 두 집안의 경영 스타일이 다른 점도 동업에 큰 도움이 됐다. 유 선대 회장 부자는 과묵하고 꼼꼼하고 심사숙고하는 성향인데 비해 이 선대 회장 부자는 직설적이고 외향적이며 공격적이어서 서로 보완이 됐다는 것이다.25년 전 코크스(용광로 연료) 사업에 진출할 때 이 명예회장과 유 명예회장은 공개 석상에서 한 시간 넘게 싸우는 등 첨예하게 대립했지만, 이 명예회장이 유 명예회장을 17번 찾아 설득한 끝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룹의 명운을 가름할 중요한 고비마다 두 창업자는 격렬한 논쟁을 벌였지만 일단 합의를 이루면 상대방의 뜻에 따랐다. ●선대와 버금가는 2세들의 동업경영 두 집안은 이렇듯 탄탄한 동업경영을 기반으로 두 창업주의 아들인 이만득, 유상덕 공동회장에 이르기까지 2대에 걸쳐 동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2세 회장은 선대 회장들과 같이 서울 방배동 한 동네에 살면서 3세 자녀들이 2세 회장에게 삼촌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1993년 이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이만득 회장은 유 명예회장의 외아들 유상덕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회장이 그룹회장으로 취임하며 경영권을 물려받았지만 한번도 경영권 분쟁이 없었다. 유 회장은 삼천리 모든 계열사의 지분을 이만득 회장과 동일하게 갖고 있지만 삼천리 경영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은 7개 계열사 지분까지 50대50의 똑같은 비율로 2대에 걸쳐 공동경영을 하며 연간 2조 5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장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천리(도시가스회사)와 삼천리ES(천연가스 냉난방기 판매), 삼천리ENG(도시가스 배관설비)를 맡고 있다. 유 회장은 해외에너지 자원 개발을 하는 ㈜삼탄(유연탄)과 삼천리제약을 책임지고 있다. ●월남민 출신 창업주들, 소박한 혼맥 가꿔 창업주들은 대부분의 친인척을 북한에 두고 내려와 화려한 집안을 꾸리지는 못했다. 이 명예회장은 2남2녀를 두었지만 자식들의 결혼에 대해서는 집안이나 배경보다는 며느리와 사위들의 개인 능력을 최우선으로 봤다. 며느리는 단출한 집안을 꾸릴 수 있는 ‘성품’을 위주로 봤고, 사위들은 ‘능력’을 중심으로 간택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요란한 혼맥을 이루지 않았다. 이 명예회장의 큰아들인 이천득씨는 삼천리 부사장으로 있던 1987년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평범한 집안의 유계정(55)씨와 사이에 은백(32)·은아(30)·은미(29)씨 등 2남1녀를 두었다. 이만득 회장은 이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가발 수출을 하는 삼천리의 계열사인 미성상사에 입사, 경영에 참여했다. 형이 작고하자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 회장은 1977년 전혜연(50)씨를 배필로 맞아 은희(27)·은남(26)·은선(23) 등 3녀를 낳았다. 전씨의 부친은 예비역 대령 출신으로 같은 이북 출신 실향민이다. 이 회장과 부인 전씨의 결혼 스토리는 부친 이 명예회장의 성격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친구의 소개로 부인을 만나다가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이 명예회장은 아들이 군 복무중에도 열애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두 사람을 불렀다. 이때는 5월5일 부인 전씨의 생일이어서 휴가나온 이 회장이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을 집으로 급히 호출한 것이다. 영문을 모르고 집으로 달려간 두 사람은 이 명예회장이 전씨를 꼼꼼히 뜯어 보더니 “됐다. 결혼해라. 결혼식은 10일 후인 5월15일 오후 5시로 잡자.”고 말해 너무 놀랐다. 두 사람은 귀를 의심했지만 “며느리가 착실하고 몸 건강하기만 하면 됐지, 뭘 바라겠느냐. 혼수는 일절 없이 식을 올리자.”며 두 사람을 독려했다. 혈혈단신 월남한 이 명예회장은 아들을 빨리 결혼시키고 싶은 생각에 혼례를 서둘렀다고 이 회장은 회고한다. 이 회장의 큰 딸 은희씨는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현재 플로리스트(화훼장식가)로 활동하고 있다. 둘째딸 은남씨는 미국 UC어바인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셋째딸 은선씨는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다. 장녀 이란(51)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이후 서울대 자연과학대 통계학과 교수인 조신섭(53)씨와 결혼했다. 조 교수는 서울대 응용 분석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에서 통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986년부터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2녀인 이단(47)씨는 진주화(52)씨와 혼인했다. 진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페퍼딘대에서 MBA를 취득했고,2002년 ㈜삼천리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그리니치 투자자문㈜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유 명예회장은 박옥순 여사와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다. 유 명예회장도 사위들을 고르는 기준으로 이 명예회장과 같이 집안 배경보다는 능력을 중요시했다. 외아들인 유상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삼척탄좌개발㈜ 상무이사로 재직하다 1993년에 ㈜삼탄회장에 올랐다. 고등학생인 용훈(18)·용욱(17) 등 두 아들을 두었다. 장녀인 명옥(55)씨는 이태성(59)씨와 결혼했다. 이씨는 미국의 스티븐스대 기계과를 졸업한 뒤 2001년부터 삼천리USA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명옥씨는 이 사장과 사이에 준영(30)·찬영(28) 등 두 아들이 있다. 차녀인 혜숙(49)씨는 이민엽(53)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혜숙씨는 미성상사를 맡고 있는 남편 이씨와의 슬하에 규빈(25)·규환(21)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jrlee@seoul.co.kr■ 이만득 회장의 ‘골프경영론’ 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매일 오후 헬스클럽에서 1시간동안 땀을 흘리고 주말이면 골프를 치며 경영 전략을 가다듬는다. 핸디캡 5 수준으로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컵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 회장은 골프에서 기업 경영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며 ‘골프경영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골프를 치면서 기업 경영에 필요한 많은 영감을 받는다.”면서 “골프와 경영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또 골프의 고수는 14개의 클럽을 고루 잘 쓸 줄 알아야 하는 것처럼 기업가들도 다양한 경영 요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골프를 통해 배웠다고 한다. 그는 “경영자는 인사, 자금, 기획, 홍보 등 다양한 요소를 잘 활용해야 기본적 조건에 맞는 조화로운 경영을 할 수 있고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골프의 코스 전략과 경영의 코디네이션이 ‘닮은 꼴’이라는 점도 지적한다.“골프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코스와, 그렇지 못한 코스의 전략이 다르듯이 경영에서도 각각의 사업 분야마다 특징을 고려해 사업부문을 코디네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골프 경영론의 핵심이다. 골프 고수들은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티샷을 하기전에 머릿속에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하고, 특히 어려운 코스는 더 복잡한 전략을 세우게 된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이번 코스에서는 파(PAR·기준 타수)가 힘들겠다고 판단되면 보기(기준 타수보다 1타 더 치는 것)를 위한 전략을 세우게 된다.”면서 “그리고 다음 코스에서는 버디를 잡아야겠다는 전체적인 전략을 짜게 된다.”고 말했다. 경영도 사업분야마다 이익이 많이 날 때와 적게 날 때가 있지만 모든 부분을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작은 곳에 집착하지 않고 사업 전체를 크게 바라보고 전략 수립과 투자를 감행해야 성공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끝으로 “골프공은 같은 자리에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매번 새로운 위치에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면서 “기업도 마찬가지로 매년 같은 환경에서 경영을 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한다.”고 말했다. 경영 환영은 수시로 변하는 만큼 새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jrlee@seoul.co.kr ■ 전권 받은 전문경영인 ‘삼천리호’ 지휘 고 유성연·이장균 명예회장이 회사 이름을 ‘삼천리´라고 정한 것은 우리나라 제품으로 삼천리반도 전체를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에서 비롯됐다. 함경남도에서 미군들을 상대로 식료품 장사를 해야 했던 창업주들의 ‘한(恨)´이 서려 있는 셈이다. 50년 만에 연탄 회사에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천리호´에는 베테랑 CEO들이 승선해 있다. 이만득·유상덕 회장은 일선 CEO들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스타일이다. 이영복(61) ㈜삼천리 사장은 엔지니어링 출신의 CEO로 국내 최대 도시가스기업을 이끌고 있다. 도시가스 업계의 산증인으로 안전을 중요시하는 업계 특성상 꼼꼼하게 일을 살피는 경영스타일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비효율적 경영 개선을 위해 윤리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윤리경영 선포식을 이끄는 등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부산고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천리 도시가스사업본부 영업이사를 거쳐 2003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김경이(59) 삼천리ENG 사장은 재무관리 전문가로 관리형 CEO다. 재무 전문가답게 업무 프로세스를 중히 여기며 원리와 원칙에 따른 업무를 진행한다. 대구상고를 졸업한 이후 줄곧 ㈜삼천리에서 경리부문에서 재직하며 경리담당 이사대우, 부사장을 거쳐 2003년에 사장에 취임했다. 강태환(57) ㈜삼탄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기업을 이끄는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서 연구·개발(R&D) 투자는 물론 인력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삼천리 기술투자 상무이사를 거쳐 2001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이찬의(51) KIDECO 사장은 인도네시아 파시르 광산을 세계 7대 유연탄광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2002년부터 사장을 맡아 업무별 소사장제를 도입하는 등 철저한 공정 관리와 치밀한 원가관리를 진두지휘해 왔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고,㈜삼천리 기획실 이사를 역임하는 등 ‘기획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용수(53) 삼천리열처리 사장은 무결함 경영을 지론으로 삼고 법적 기준에 따른 프로세스를 강조하고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천리 기계 상무이사, 기술연구소 상무이사를 거쳐 1997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김태성(60) 삼천리제약 사장은 삼성그룹에 입사해 홍콩 샹그릴라호텔 한국 대표를 역임하는 등 ‘외부영입´ 케이스로 삼천리호에 승선했다. 의사 결정과정에서 다양한 정보채널을 활용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고 1994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이민엽(53) 미성상사 사장은 직원들에게 업무를 믿고 맡기는 ‘보스형´ CEO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시카고대에서 MBA를 취득한 뒤 삼척탄좌 상무이사를 거쳐 1993년부터 대표이사에 재직 중이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2005 핫이슈&인물] (6)끝 북한인권

    ‘북한 인권’이란 단어의 올해 뉴스 출현 빈도는 북·미 관계의 기상도에 따라 좌우됐다. 북·미 갈등이 소강상태일 때 북한 인권은 그다지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미관계가 조금이라도 험악해질 만하면 어김없이 북한 인권이 먹구름 같은 모습으로 뉴스에 등장하곤 했다. 올초 북한 인권에 대해 직접적인 언행을 자제하던 미국 정부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 1주년이 임박한 6월을 전후해서는 몇번 ‘위협사격’을 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50분밖에 면담시간을 내주지 않았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일개 탈북자 출신의 강철환씨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북한인권을 주제로 40분간이나 면담한 사실은 먹구름을 드리울 만했다. 결국 7월 들어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북한인권론은 잠시 수그러드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달 초 5차 6자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이후 북한인권론은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특히 신임 주한 미 대사인 알렉산더 버시바우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버시바우는 지난 7일 북한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을 ‘범죄정권’으로 규정했다. 주한 미 대사의 발언은 원거리에 있는 워싱턴 정가의 제스처보다 파괴력이 큰 게 사실이다. 김원기 국회의장까지 나서 미 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한 것은 그 파괴력을 반증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14일 부시 대통령이 제이 레프코위츠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첫 면담을 가진 사실 역시 미국 정부가 대북 강경기조로 선회했다는 관측의 하나로 거론된다. 북한인권론을 소홀히 볼 수 없는 이유는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 탓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세운 명분도 ‘이라크 내 인권유린’이었다. 미국 보수파의 근간을 이룬 기독교도인들은 북한인권을 위해서라면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부시 대통령은 그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북한인권에 대한 내 관심은 기독인으로서의 종교적 배경 때문”이라고 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유리할 게 없는 북한은 반응을 자제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미국의 인권유린부터 문제삼아야 한다.”며 본격 반격에 나섰다. 곤혹스러운 쪽은 북한을 협상파트너로 상대해야 하는 우리 정부다. 지난 8일 서울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렸을 때 정부는 애써 입장표명을 미루다가 결국 “북한인권보다 한반도 평화가 우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16일 유엔총회가 대북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킬 때도 정부는 예상대로 ‘기권’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정부의 뜻에 호락호락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 낭독된 부시 대통령의 “북한 주민들이여, 여러분은 잊혀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는 그래서 북한 정권에는 섬뜩함으로, 그리고 우리 정부한테는 난감함으로 각인될 법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역(KBS1 밤 12시20분) 다카쿠라 켄은 일본의 국민 배우이다. 우리에게는 시골 역장으로 출연한 ‘철도원’(1999)으로 매우 친숙해졌다.‘역’은 ‘철도원’의 인기를 업고 뒤늦게 한국에서 개봉된 작품이다. 다카쿠라 켄이 국내에 얼굴을 알린 것은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서다. 마이클 더글러스의 ‘블랙 레인’(1989)에서 미국 형사를 돕는 일본 형사반장으로 나왔다.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과 찰떡 호흡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다카쿠라 켄 연기 인생의 특징. 지금까지 18편을 함께 했다.‘철도원’,‘호타루’(2001)도 합작품이다. 눈덮인 홋카이도의 자연과 기차 장면은 18년 뒤에 만들어진 ‘철도원’을 떠올리게 한다. 국내 개봉시 34분 분량이나 가위질을 당했다. 미카미 에이지(다카쿠라 켄)는 빼어난 사격 솜씨를 지닌 홋카이도의 형사다.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선발된 뒤 가정에 소홀했다가 그만 이혼을 당하고 만다. 미카미에게 평소 말벗이던 선배는 검문 중 총에 맞아 숨지게 된다. 또 사격팀 동료가 자살하는 사건을 겪는 등 미카미는 가정과 직업 사이에서 끝없는 고민을 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미카미는 연쇄 살인사건이나 인질극을 해결하는 베테랑이 됐다. 하지만 상부 명령으로 인질범을 사살한 뒤 ‘백정 경찰’이라는 비난을 듣고 회의에 빠진다. 어느날 선술집에서 나오코 키리코(바이쇼 치에코)를 만난 미카미는 마음의 안정을 찾고, 경찰을 그만둔 뒤 그녀와 함께 살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경찰 피습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키리코의 첫 사랑을 사살하게 되는데….1981년작.97분. ●강(EBS 오후 1시50분) 20세기 초·중반 프랑스를 대표했던 장 르느와르 감독의 작품이다. 에밀 졸라의 소설을 각색한 무성영화 최고 걸작 ‘나나’(1926)와 프랑스의 첫 유성영화인 ‘암캐’(1931),‘게임의 법칙’(1939) 등이 대표작. ‘강’은 르느와르 감독의 첫 컬러 영화로 인도 벵골에 사는 영국인 가족을 통해 자연에 대한 애정과 휴머니즘을 그리고 있다. 삶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리얼리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작가를 꿈꾸는 열네 살 소녀 해리엇(패트리셔 월터라)은 인도 벵골 갠지스강 인근에서 황마 작업반장인 아버지와 어머니 등 여섯 식구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황마 작업장 사장의 무남독녀 발레리(아드리엔 코리), 영국인 아버지와 인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멜라니(라다)와 절친한 친구다. 어느 날 전쟁으로 다리를 잃은 미국 청년 캡틴 존(토머스 E 브린)이 자신의 사촌이자 멜라니의 아버지인 미스터 존(아서 실즈)을 찾아온다. 세 소녀는 인생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잘생긴 청년에게 동시에 사랑을 느끼게 되고, 각자 방식대로 그에게 다가가는데….1951년작.99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갈곳없는 美軍사격장

    정부가 주한미군에 약속한 공대지사격장을 확보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 폐쇄된 경기 매향리 쿠니사격장 대신 전북 군산의 직도사격장과 강원 영월의 필승사격장을 주한미군과 우리 공군이 함께 활용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쿠니사격장 폐쇄 이후 공대지사격 훈련량을 채우지 못한 주한미군 조종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진급을 앞둔 상당수의 미군 조종사들은 비행 및 표적사격 훈련시간을 채우지 못해 미국 정부에 이의를 제기해 놓은 상태며 심지어 한국에서 근무하지 않겠다며 전출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가 직도사격장과 필승사격장을 한·미 공군이 함께 사용키로 하고 우리 공군과 미 공군이 8대2의 비율로 이용하고 있다. 미군측은 훈련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사격장 이용 시간과 횟수를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로서는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어업권 확보와 소음 등을 이유로 훈련량 확대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할 묘안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께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모여 이 문제를 협의했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당분간 지역여론의 추이를 지켜 보자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격장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해당지역 주민들과 환경·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워낙 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 일각에선 인공섬이나 해상플랜트를 설치해 해상사격장으로 이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천문학적인 설치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어업권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달 중 공대지사격장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해 주한미군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프렌치커넥션(EBS 오후 11시30분) 할리우드 초창기 필름누아르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명작으로 꼽힌다. 미국 강력계 형사의 실제 무용담을 다룬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겼다.4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을 거머쥐었다. TV 연출로 잔뼈가 굵은 윌리엄 프레드킨은 미국 영화 역사상 영화에 TV 연출 감각을 접목시킨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이 영화 다음으로 만들었던 린다 블레어 주연의 ‘엑소시스트’도 세계적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오컬트 영화의 붐을 일으켰다. ‘프렌치 커넥션’이 만들어진지 30년도 훨씬 넘었지만, 뉴욕 시내를 관통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은 지금도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다.40대 초반의 진 해크먼과 마주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동료 형사를, 추격하던 범인으로 오인 사격한 그의 망연자실한 표정은 영화의 상식을 깨는 명장면이었다. 도일(진 해크먼)과 루소(로이 샤이더)는 마약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미국 뉴욕 경찰 소속 형사다. 이들은 한 나이트클럽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곳이 프랑스 마르세유의 범죄 조직과 연결된 미국 최대 마약밀매의 본거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른바 ‘프렌치 커넥션’이라는 범죄 루트였다. 도일은 이들 조직의 두목 샤르니에(페르난도 레이)의 거래 현장을 덮쳐 조직을 소탕하기로 하고, 샤르니에 부하들의 차량을 붙잡았다가 놓아주는데….1971년작.104분. ●살인의 추억(SBS 오후 11시55분)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고, 내년 4월 마지막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게 돼 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영화로 만들었다. 지난 96년 초연된 김광림의 연극 ‘날 보러와요’를 각색한 작품이다. 연쇄 살인사건을 둘러싼 80년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스릴과 감수성,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화면에 고스란히 녹이고 있다. ‘프란다스의 개’(2000년)로 가능성을 보였고, 이 영화로 스타 감독으로 발돋움한 봉준호 감독은 현재 다시 송강호 등과 뭉쳐 ‘괴물’을 만들고 있다. 1986년 경기도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강간, 살해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구희봉(변희봉) 반장과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조용구(김뢰하) 등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게 된다. 여기에 서울에서 형사 서태윤(김상경)이 합류한다. 육감을 앞세우는 박두만과 과학수사를 강조하는 서태윤은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이 와중에 범인은 경찰 수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비오는 날 범행을 이어나가면서도 절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2003년작.145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무·릉·島·원 럭셔리 제주

    무·릉·島·원 럭셔리 제주

    제주도를 잘 안다고? 천만에. 제주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눈으로만 보는 제주도가 아니다. 온몸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헬기나 벌룬을 타고 하늘에서 제주도를 내려다보며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제주도를 즐길 수 있다. 또 영화의 한 장면에 뛰어들어 하얀 요트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오붓한 한때를 보낼 수도 있다. 바다 속은 어떤가. 형형색색의 산호와 아름다운 물고기들의 천국에 초대받을 수도 있고, 바다 한가운데서 낚시를 즐기는 해상좌대 낚시체험을 할 수도 있다. 물좋은 산방산 온천,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부럽지 않은 익스트림아일랜드, 꿩사냥과 ATV(4륜 산악오토바이)와 함께하는 대유랜드, 사자와 호랑이 등 아프리카의 문화가 가득한 아프리카 박물관 등도 새로운 체험거리다. 꿈과 모험이 가득한 곳, 날마다 새로워지는 제주도가 좋다! 글·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요트를 타고 바다로 요트를 타고 바다를 질주하는 꿈도 제주에선 쉽게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돌고래 쇼로 유명한 서귀포시 퍼시픽랜드(www.pacificland.co.kr,064-738-2110)에 가면 요트여행을 할 수 있다. 구명조끼를 입고 ‘샹그릴라´호에 올랐다. 선장이 신발을 벗을 것을 권했다. 여느 배와 달리 바닥이 깨끗하다. 배안에는 특급 호텔처럼 시설이 깔끔하다. 침대가 구석구석에 4개, 화장실, 주방, 차 마시는 공간까지 모든 편의 시설이 다 갖추어져있다. 드디어 하얀 배가 미끄러지듯 바다로 나간다. 갑판에 올라 앉았다. 배 앞쪽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바다구경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돛을 펴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니 조용해서 더욱 좋다. 물살을 가르는 소리만 간간이 들려와 낭만적이다. 일몰과 일출 체험은 기본, 운 좋으면 돌고래의 재주도 볼 수 있단다. 여름에는 수영과 선탠도 즐길 수 있다.1시간에 6만원, 하루 종일 임대도 가능하다. 겨울이라도 제주도에선 요트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하늘 위에서 감동을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옆에 있는 대양항공(www.jejuh.com,064-792-3553)헬리포트로 달려가자. 생각보다는 작고 아담한 여객터미널이 황금빛으로 변한 새별오름앞에 자리잡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50석 규모의 대합실이 나온다. 보안검색이 공항과 같다. 금속탐지기로 몸을 검색하고 보안교육을 받는다. 헬기 안에선 이동이 불가하고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의 사용도 안 된다는 보안요원의 5분간 교육이 진행된다. “바람이 부는데 위험하지는 않나요.”소심하게 묻자 보안요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우리 헬기는 26인승 러시아제 MI-171기종으로 조종사와 승무원을 제외하고 19명이 탈 수 있는 최신 기종입니다.”라며 “제트 엔진을 양쪽에 가지고 있고 자체 레이더로 돌풍이나 기상변화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가장 안전한 헬기입니다.”라고 자랑한다. MI-171헬기는 일반 헬기보다 속도는 2배가 빠르고 높이도 무려 4000m까지 오를 수 있는 초대형 헬기란다. 안심된다. 엔진이 가쁜 숨을 뱉어내듯 ‘두두두∼드’ 소리를 내더니 바로 땅을 박차고 오른다. 생각보다 소음도 크지 않다. 창밖으로 크고 작은 오름들과 골프장들이 눈에 들어오더니 어느새 왼쪽으로 산방산이 보인다.395m의 깎아지른 듯한 산방산. 우락부락하면서도 우직하게 서있는 모습에 감탄사가 흐른다. 스치듯 산방산을 지나치더니 이내 쪽빛의 제주바다가 펼쳐진다. 남태평양의 바다보다 제주의 바다는 짙고 깊은 푸른빛이다. 바다는 일렁일렁 숨을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눈을 뒤로 돌렸다. 거대한 퇴적암으로 이뤄진 용머리해안. 거대한 빗자루로 쓸어낸 듯한 모습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땅위에서 보았을 때와 다른 웅장함과 생김새에 눈을 돌릴 수 없다. 물론 헬기가 시속 50∼60㎞ 저속으로 날아간다고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너무 순간이라 아쉬울 정도였다. 짙은 파란 잉크를 풀어놓은 듯한 바다를 날더니 어느덧 잘려진 식빵 한 조각이 떠 있는 듯한 모양의 섬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인 마라도다. 바람이 거센 섬이라서 그런지 높은 건물이나 나무가 없어 평면적으로 보인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깎아지른 듯한 해안선, 멀리 보이는 하얀 등대, 드문드문 보이는 건물들에서 왠지 모를 외로움이 느껴진다. 마라도를 한바퀴 돌고는 헬기는 다시 제주도로 향한다. 비록 30분도 채 미치지 못하는 짧은 시간동안 경험을 했지만 가슴 속에는 한 가득 제주의 아름다움이 자리잡았다. 호주의 12사도상이나 몰디브의 상공을 헬기로 볼 때와는 다른 아름다움과 감동이 느껴졌다. 헬기투어는 현재 마라도와 서귀포 앞바다 코스를 운항 중이며 12월 초부터는 한라산 백록담을 돌아보는 코스도 운항할 예정이다. 비행시간은 대략 25분 내외이며 요금은 12월말까지 9만 9000원. ●짜릿함의 감동 제주를 하늘에서 느끼는 또 다른 방법은 벌루닝을 타는 것이다. 서귀포시에 있는 열기구테마파크(www.ballooning.co.kr 064-732-0300)로 가보자. 놀이동산에서 탈 수 있는 작은 풍선이 아니다. 커다란 풍선에 바구니를 달고 그 안에 올라 타 하늘여행을 할 수 있다. 열기구는 열로 공기를 데워 그 뜨거워진 공기의 부력으로 하늘을 날지만 벌루닝은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가스를 벌룬에 채워 하늘로 떠오른다는 점이 다르다. 또 열기구처럼 하늘을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줄)로 육지와 연결된 계류식 벌루닝이기 때문에 하늘을 떠다닌다기보다 하늘에 올라서 그 상태로 떠있다가 다시 내려가 오히려 안전하다. 헬기와는 달리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올라가기 때문에 짜릿함을 느끼며 동시에 제주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경 22m, 높이 34m의 거대한 벌룬이 서서히 하늘로 올라가자 바구니에선 환호성이 터진다. 바람이 잔잔한 날은 무렵 150m 높이까지 올라간다. 내려다보자 자동차와 집들이 장난감크기로 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살짝 불어오자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만화 속의 주인공이 된 양 신이 나서 이리저리 다니며 즐거워한다. 정상에서는 10여분 정도 머문다. 오르고 내리는 시간을 포함해 20분 정도 소요된다. 어른 2만 4500원, 초등학생 1만원.7세 이하는 무료. 기상조건에 따라 변동이 심하므로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 ●제주의 속살을 찾아 제주 청정해역에선 바다 속도 즐길 수 있다. 제주 바다의 속살은 형형색색의 산호와 예쁜 물고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이맘때가 바다속 시야가 좋아 잠수함체험하기에 가장 좋다. 마라해양군립공원내 송악산부근 바다를 구경하는 남제주 안덕면에 있는 제주잠수함(064-794-0200)을 추천한다. 일단 잠수함까지 가려면 작은 배를 타고 10여분 바다로 나가야한다. 임시 선착장에 내려 잠수함으로 갈아탄다. 노란색의 잠수함이 예쁘다. 수중 다이버들이 수백마리의 줄돔, 볼락 등 물고기를 몰고 다니고 아름다운 산호섬인 꽃동산을 구경하는 등 산교육장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나들이라면 빠뜨리면 아쉽다. 어른 4만 9500원, 아이 2만 9700원. 잠수함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과 해저탐험증을 선물로 준다. ●제주 바다의 색다른 체험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진 해상좌대에서 짜릿한 손맛과 싱싱한 회맛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닌가. 안덕면 대평리 용왕 난드르마을로 가면 된다.1인당 1만원이면 3분 거리에 있는 해상좌대에 내려주고 낚싯대도 빌려준다. 주인 김정숙(019-698-3893)씨에게 미리 전화하면 좌대에서 먹을 수 있게 회를 떠주기도 한다. 제주에는 방어가 제철인데 5명 기준 5만원이면 배를 2시간 동안 빌려 방어낚시도 즐길 수 있다. ●레포츠의 천국 대유랜드 서귀포시 상예동 대유랜드(www.daeyooland.net,064-738-0500)는 수렵, 사격,ATV(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탈 수 있는 레포츠의 천국이며 꿩요리를 맛볼 수 있는 맛집이기도 하다. 요즘은 클레이사격을 배운 후 ATV를 타고 사냥을 나가는 레포츠가 유행이다. 국내 유일의 상설 수렵장인 대유랜드의 크기가 무려 120만평이나 되고 자연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꿩이 특히 많다. 꿩 5만마리를 방사해 놓았기 때문에 언제나 수렵이 가능한데다 별도의 수렵면허가 없어도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안전하게 사냥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클레이 사격을 배운 후 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본격적인 수렵여행에 나선다. 물론 가이드가 동행한다. 꿩 사냥은 보통 3∼4명이 한 조가 되어 나가며 요금은 엽총 등의 사냥장비 대여료와 실탄값, 가이드와 사냥개 동행 등을 포함해 1인당 15만원. 사냥시간은 2∼3시간정도, 꿩 3마리는 잡을 수 있다. 또 클레이사격장(20발 3만 5000원)외에도 스미스 웨슨 38구경과 베레타 9㎜ 등을 갖춘 권총사격장(12발 3만 5000원)과 라이플사격장(12발 3만 5000원)을 갖추고 있다. 꿩 요리 전문 음식점도 있어 포획해온 꿩을 회나 샤부샤부, 구이 등으로 요리해준다. 꿩 회와 꿩다리구이, 꿩튀김, 꿩샤부샤부, 꿩만두 등이 차례로 나오는 코스요리는 1인당 5만원.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ATV는 단거리(3만원), 중거리(5만원), 장거리(7만원)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온몸으로 즐겨요 이밖에도 4D 입체영상의 감동과 함께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익스트림아일랜드(064-739-0051)는 아름다운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있다. 14×8m의 대형 스크린으로 즐기는 동시에 시뮬레이터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바람, 연기 등 4D 특수효과가 가미돼 가상체험의 현실감을 극대화시킨 영화를 감상한다. 각양각색의 공룡들이 눈앞에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고, 이를 피하기 위해 시뮬레이터는 비명을 지르는 관람객을 태운 채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며 짜릿한 스릴감을 맛보게 한다. 주의 사항을 일러주는 프리쇼관, 이야기 줄거리를 알려주는 스토리관, 본격적인 입체영상을 즐기는 어드벤처관 순으로 관람을 하며 시간은 20분 정도 소요된다. 상영시간은 매시 정각과 30분. 정원 45명.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어른 6000원, 초등학생 이하 4000원. 이밖에도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의 산방산온천(064-794-5088)은 제주도 최초의 온천으로 지하 600m에서 솟아나는 탄산온천수로 유명하다. 물 솟는 소리가 비둘기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구명수’로 불리는 탄산온천수는 성인병 예방은 물론 각종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온천에 몸을 담그면 온몸에 미세한 기포가 달라붙어 마치 눈사람처럼 변하고 10분 정도 있으면 온몸에 파스를 붙인 듯 후끈거린다.2층 온천탕에선 산방산과 한라산도 보인다. 입장료는 9000원. 또 중문관광단지 내 국제컨벤션센터 쪽에 있는 아프리카박물관(www.africamuseum.org,064-738-6565)도 ‘강추’. 온통 황토빛으로 칠해진 것 하며, 첨탑을 잇따라 붙인 듯한 모습이 이국적이다.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이며, 서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에 있는 젠네대사원(이슬람 사원)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작가 김중만씨의 아프리카 사진, 아프리카 미술품 및 공예품,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동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어른 6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 제주도 대표 음식 제주도를 대표하는 음식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도 ‘말고기’를 빼놓을 수 없다. 탐라목장 (064-764-7678)은 직접 목장에서 식육용으로 말을 길러 신선하고 깨끗한 고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름난 곳이다. 대개 말고기를 질기다고 피하는데 탐라목장의 말고기는 소고기 못지않다. 뒷다리 살과 등심을 잘게 썰어 배 등과 함께 무쳐낸 육회. 정말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살짝 숯불에 익혀먹는 등심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 막창, 양념갈비 등 말고기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말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글리코겐 함량이 높아 맛이 달콤하고 단백질 함량도 높고 필수 아미노산의 비율도 떨어지지 않아 영양이 만점인 약이 된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어 요즘처럼 살빼기에 민감한 시대에 매력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다. 육회, 막창, 불고기를 포함한 코스 요리가 1인분에 1만원부터 5만원까지.
  • [재계 인사이드] 현대重, 현대그룹과 ‘완전결별’?

    현대중공업이 최근 현대아산 지분을 매각한 것을 계기로 현대그룹과 ‘완전 결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현대아산 지분 13.77%(134만여주)를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택배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은 99년 2월 현대아산 설립 당시 200억원을 출자한 이후 5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때 출자규모가 892억원에 달했지만 이번 주식 매각 대금은 47억원에 불과했다. 현대중공업은 2002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되기 전까지 현대아산 지분 24.84%를 갖고 있었다. 현대아산 지분 때문에 계열 분리가 어려워지자 9.89%를 현대아산에 무상 증여하기도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주력 업종이 아닌 부문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현대아산의 지분을 처리했다.”면서 “새로 주주가 된 현대택배는 현대아산의 개성공단 건설 기자재 물류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00년 한때 최대 주주가 현대상선으로 변경됐지만 2001년 6월 정몽준 당시 고문이 최대 주주로 부상하면서 이듬 해 계열 분리가 완료됐다. 하지만 구 현대그룹 시절의 인연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 계열사에 남아 있는 지분을 추가 처분할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현대중공업측은 “투자 목적을 상실했거나 사업 연관성이 없는 불필요한 지분은 지속적으로 처분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2.16%를 갖고 있다. 현정은 회장의 친어머니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최대 주주의 지분이 29.9%에 불과해 아직도 KCC그룹(33.71%)과의 경영권 분쟁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2.16%는 적지 않은 비중이다. 현대중공업은 또 현대경제연구원 지분 14.4%를 갖고 있다. 계열분리를 위해 연구원측에 대여한 지분 4.6%와 정몽준 대주주의 개인지분 0.5%를 더하면 19.5%에 달한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용산선 ‘영욕의 100년’ 역사 속으로…

    용산선 ‘영욕의 100년’ 역사 속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경의선 복선전철 사업의 일환인 용산선 마포구간(공덕∼가좌) 철거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27일 오전 11시30분 지하철 5·6호선 공덕역 일대에서 용산선 고가철교의 상판을 제거하는 행사를 벌인다고 25일 밝혔다. 용산선(용산∼가좌)은 당인리화력발전소(현 서울화력발전소)에 무연탄을 실어나르던 화물 철도로 1929년 일제에 의해 공식 개통됐다. 일부 자료에는 1906년 이미 선로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어, 용산선은 10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셈이다. 이번에 제거되는 고가철교는 용산선의 대명사격으로 마포로를 가로지르고 있으며, 길이 60m·폭 8.5m다. 이를 들어내기 위해 250t짜리 대형 크레인과 25t 트레일러가 동원된다. 용산선 마포구간 약 5.1㎞의 철로 제거작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된다. 이 지상철로를 모두 걷어내면 23만 3000㎡(약 7만평)에 해당하는 유휴부지가 생기게 된다. 마포구는 이 유휴부지를 구 발전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 제거된 철로를 따라 선형(線形) 녹지·테마공원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이미 마련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과거에는 용산선이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이제는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철로를 걷어낸 유휴부지를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마포구와 달리 용산구는 용산선이 그대로 지상에 남게 돼 불만이 크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용산선 용산구간(용산∼효창) 약2㎞는 그대로 지상에 두고 경의선 복선전철로 이용할 계획”이라면서 “기술적으로 지하화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용산구는 쉽게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용산구의회를 중심으로 지난해 9월부터 ‘경의선 및 용산구 관내 철도 지하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투쟁’을 지속해 오고 있다. 경의선(용산∼문산)복선전철 사업은 오는 2008년 완공 계획으로 있지만 현재 노선 지하화 문제 등으로 개통 시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사업은 수도권 서북지역 교통여건 개선 및 남북 통일에 대비한 전진기지 마련을 위한 것으로 총 사업비만 1조 1429억원에 달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의정 포커스] ‘洞이름’ 바꾸기 왜 이다지 어려운겨?

    [의정 포커스] ‘洞이름’ 바꾸기 왜 이다지 어려운겨?

    “동(洞)이름 바꾸기 쉽지 않네.” 올해 초 동명 변경에 관한 모든 권한이 자치구로 이양되면서, 자치구 의회마다 개명을 요구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동 이름이 바뀐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명 변경에 관한 의회와 집행부의 인식차 때문이다. 지난 3월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동의 명칭과 구역 변경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초의회에서 조례만 제정하면 동 이름을 바꿀 수 있게 됐다. 과거 서울시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에 비하면 개명 절차가 쉬워진 것은 틀림없다. ●의회 “행정편의적 입장 고수” 비난 일부 구의원들은 “동 이름을 바꾸는 것이 쉬워졌는 데도 구청에서는 여전히 행정편의적인 입장에서 동명 개명을 바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청은 “구의원들이 개명 과정의 어려움이나 개명 이후의 효과 등을 고려하지 않고 여론 몰이에만 나서고 있다.”고 비판한다. 서울시 각 구청은 동명 개정의 권한이 위임됐지만 단순히 법정동과 행정동이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불편 때문에 개정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법정동과 행정동의 불일치로 겪는 불편함이 동명 개명에 드는 행정력에 비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의회 전완수(동교동) 의원은 동교동(행정동)내에 있는 노고산동·서교동 등 법정동의 명칭을 동교동으로 바꿔달라고 집행부에 요구하고 있다. 전 의원은 “법정동과 행정동이 일치하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혼란과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많다.”면서 “해당 주민 대다수가 동교동으로 동명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조속한 시일내에 이 요구가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청 “개명 이후 효과 고려 않고 여론몰이” 반박 그러나 마포구청에서는 “동명 변경으로 인해 행정의 지속성과 시민생활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개명을 요구하는 계층은 일부이며 대다수는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법정동 명칭이나 경계 변경시 호적·주민등록·병적·등기 등 각급 행정기관의 58종의 공부를 정비해야 하는 등 행정 비능률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위원회 구성한 관악구도 지지부진 동명 개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은 서울 관악구다. 낙후된 지역의 대명사격이었던 ‘봉천동’과 ‘신림동’의 이름을 바꾸기 위해 이미 ‘관악구 동명칭 변경추진위원회’를 구성, 추진위원들에 대해 위촉식까지 가진 바 있다. 위원회는 교수·변호사 등 각계를 대표하는 38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위원회는 동이름를 바꾸는 것과 관련된 주요 결정사항, 새로운 동 이름 추천·심의·결정 등을 담당한다. 위원회에는 동명 개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송영길(신림6동)·이일영(남연동) 의원도 소속돼 있다. 이처럼 구청과 의회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동명 개명 과정도 역시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주민들의 의견이 한 데 모아지는 것이 가장 힘들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관악구의회 한 의원은 “‘신림동 순대타운’쪽에서 장사하는 분들의 경우 신림동이 없어지면 장사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주민 설득과 동의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앞으로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재개발 열풍 서러운 달동네

    재개발 열풍 서러운 달동네

    ‘도시의 공기는 자유를 만든다.’ 서구 중세시대의 격언입니다. 당시 농노계급이 신분의 자유를 얻기 위한 거의 유일한 수단은 도시로 ‘탈출’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시는 왕이나 영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자치권을 가지고 있던 덕분이지요. 한국전쟁 직후 다들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서울은 서구의 중세 도시와 유사한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생존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일푼 ‘촌놈’들이 제 한몸 뉘일 곳은 달동네뿐이었지요.1994년 드라마 ‘서울의 달’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극중 홍식과 춘섭의 달동네 생활이 팍팍한 우리네 일상과 다를 바 없던 까닭일 것입니다. 그런 달동네가 이젠 서울에서 사라져만 갑니다. 더 나은 주거 환경으로 변모하는 것은 분명 반길 일입니다. 하지만 대신 들어서는 ‘아파트숲’에 달동네 사람들이 등 비빌 데는 좁기만 합니다. 갈 곳 없이 남은 이들에게는 이번 겨울도 가혹하기만 합니다. 성북동 고급 빌라와 중계동 학원촌의 그늘에서 연탄 한 장과 김치 한 포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옛 것 없는 새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과거 우리의 모습인 이들을 어떻게 포용하느냐는 어떤 미래를 그릴 것인가라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함께 하지 않는 내일은 우리가 아닌 ‘그들만의 미래’입니다. 새벽 하늘에 진눈깨비가 날린 지난 21일. 하늘과 맞닿은 달동네는 이미 한겨울 바람이 휘감고 있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주인 없는 집들. 코흘리개 아이들과 강아지들은 그 사이를 뛰어다닌다. 구멍가게 난로 주위는 노인들 차지다. 서울에서 얼마 안 남은 달동네 풍경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달동네로 향하는 길만큼이나 가파른 일상의 풍경들이 펼쳐진 곳. 그러나 달동네는 아파트촌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곧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 서울 달동네 사람들의 겨울나기를 살펴봤다. 서울의 달동네는 이제 손을 꼽을 정도다. 노원구 상계4동 희망촌과 양지마을, 성북구 성북2동 북정골 등 4∼5곳만 남아있다. 그것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중 이거나 추진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4동 ‘희망촌’은 서울시내에서 달동네의 명맥을 이어가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서 종점인 당고개역으로 가다 보면 창 밖 오른쪽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희망촌에는 300여가구 1000여명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당고개역에서 내려 수락산 자락을 따라 오르는 가파른 계단과 좁은 차도가 세상과 이곳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상계 4동은 거의 전체가 3차 뉴타운지구로 지정돼 있다. 희망촌을 찾은 손님을 가장 먼저 맞는 이들도 부동산 업소들이다. 쓰러져가는 집마다 업자들의 명함과 전단이 도배돼 있다. 달동네 사람들에게 겨울은 여전히 가혹한 계절이다. 이중창은 고사하고 비닐과 목재문으로 겨우 바람만 막았다. 도시가스는커녕 유지비가 만만찮은 기름보일러도 이 곳에서는 사치다. 최근에는 연탄을 다시 때는 집도 늘었다. 그러나 연탄값도 버겁다. 주민 정상준(55)씨는 “하루 연탄 세 장이면 방 뜨끈하게 데울 수 있지만 돈이 없어서 마음대로 못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산동네까지 배달되는 연탄은 장당 380원 정도다. 한겨울을 나려면 500장은 필요하다.20만원도 이들에게는 큰 돈이다. ●집세 오를까봐 집 수리도 못해 희망촌 건너편 ‘양지마을’에는 5800여가구 1만 6000여명이 살아간다.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 서울시민 대부분이 저렴하게 이용하는 도시가스가 이곳에도 들어오지 않아 연탄·기름·전열기 등에 의지하고 있다. 결국 중산층보다 연료비 부담이 더 큰 셈이다. 이날은 마침 한 기업에서 보내온 김치를 주민들에게 배달하는 날. 상계4동 사회복지사 강수아(32·여)씨와 함께 김치를 들고 나섰다. 이곳에는 유독 독거노인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전달하는 도시락과 안부전화가 거의 유일한 ‘생명줄’이다. 김치를 받은 김옥분(가명·70) 할머니는 연신 복지사의 손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훔쳤다. 김 할머니는 연탄 땔 힘도 돈도 없어 작은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살고 있다. 그나마 전기값도 걱정이다. 김 할머니는 청각장애까지 겪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약값 등으로 15만원이나 나가서 보청기도 새로 사지 못했다. “그래도 너희들 때문에 겨우 살아. 따뜻하게 다녀.” 김 할머니는 추운 날씨에 산동네를 오르내리는 복지사를 되레 친딸처럼 걱정한다. 이곳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세입자들이다. 보증금 500만원에 20만원 안쪽의 월세를 낸다. 그러나 눈·비로 천장이 내려앉거나 담장이 무너져도 집주인들과는 연락이 안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집주인에게 연락을 못 하기는 세입자들도 마찬가지다. 강씨는 “수리가 되면 집세 오를 걱정에 연락 안 하고 위험하게 사는 게 여기 사람들의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나무도 여전히 훌륭한 땔감 중계본동 산 104번지에는 1670여가구 4000여명이 부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도 개발 열풍이 한창이다. 주택공사와 SH공사가 이곳을 수용한 뒤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여기 주민들은 대개 들어온 지 10년 정도 된 이들이다. 다른 달동네와 달리 젊은 사람들도 눈에 종종 띄는 이유다. 젊은 부부와 중년 부인은 물론 짙은 화장에 세련되게 빼 입은 아가씨들까지 다닌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로 넘친다. 특히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이들도 많다. 도끼로 나무를 패고 있던 박상춘(50)씨는 “공사장 폐목이나 버려진 가구 등을 잘개 쪼개 난로 땔감으로 쓴다.”면서 “나무도 남아도는 데다 연탄값도 아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막에 쌓아둔 나무에 불이라도 나면 동네 전체로 퍼질 것 같아 위험천만해 보였다. ●텃밭서 김장거리 수확 성북구 성북 2동 북정골은 가장 도심에 가까운 달동네다. 북악산 자락 서울성곽 바로 아래에 있다. 이곳은 비교적 다른 곳보다 생활 형편이 낫다. 기초생활수급자 숫자도 일반 동네보다 많지 않다. 그러나 꼬불꼬불한 길과 쓰러져가는 집들, 그리고 생활고를 겪는 이웃들이 많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북정골에서 눈에 띄는 풍경은 텃밭이다. 가파른 경사나 집 뒤편 작은 공터에 마련한 밭에 배추나 파 등을 심었다.‘산사태의 원인인 농사를 짓다가 처벌될 수 있다.’는 구청의 경고문도 생활고 앞에서는 효력을 잃었다. 마침 서너평 남짓한 밭고랑의 배춧잎을 줍던 박순자(가명·57·여)씨는 “여기서만 열 포기 넘는 배추를 수확했다.”면서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이렇게라도 아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성북2동 사회복지사 이주안씨는 “자연환경과 함께 사는 북정골 주민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다행히 정이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달동네의 ‘대명사’ 하월곡동 산2번지. 한때 2000가구 이상 모여 살았지만 지금은 100가구도 채 안 남았다. 지난 9월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확정되면서 주민들은 밀물 빠지듯 흩어졌다. 이 곳 장위중학교 맞은편에서 구멍가게를 하고 있는 이진배(69)씨는 하월곡동 달동네 토박이다. 고향인 전남 곡성에서 40여년 전 상경한 뒤 여기서 쭉 지냈다. 하지만 이씨에게 이제 남은 건 걱정뿐이다. 가게와 조그만 집의 권리금은 8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연립 하나 장만할 돈도 안 된다. 이곳을 떠나는 것도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씨는 “청춘을 보낸 하월곡동을 떠나는 게 시원섭섭하다.”면서 “마지막으로 설을 쇤 뒤 지방 쪽으로 거처를 옮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두걸 고금석기자 douzirl@seoul.co.kr ■ 달동네의 유래는 ‘달동네’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정설은 없다.60∼70년대 신문에서 각종 개발 사업의 여파로 도심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나 형편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달이 잘 보이는 산자락에 천막을 짓고 산다는 의미로 ‘달나라 천막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이 말이 1980년 TV 일일연속극 ‘달동네’가 방영된 이후부터 불량·불법 가옥이 몰려있는 산동네를 의미하는 대명사격으로 사용됐다. 당시 이 드라마는 어려운 처지 속에서도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려 큰 인기를 누렸다. 사실 60∼70년대 ‘강제이주’된 철거민들에게 허락되는 것은 비바람을 겨우 피할 만한 천막 하나였다. 수도며 하수도, 부엌까지 공동으로 사용하며 어깨 너머로 옆집의 살림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주거환경은 열악했다. 달동네는 ‘주거환경개선’이나 ‘재개발’의 대상이었지만 도시 성장에 필수적인 노동력을 공급해주는 의미는 부인할 수 없었다. 청계천 주변, 청량리, 사당동, 봉천동, 행당동, 삼양동, 하월곡동, 상계동, 상도동 등 서울 곳곳에 자리잡았던 달동네는 80∼90년대 이후 대부분 높은 ‘아파트 숲’으로 변하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달동네의 대표격이었던 난곡도 이제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고 곧 경전철이 도입되는 ‘신도시’가 된다. 상계4동, 중계본동 등 일부 남은 지역들도 뉴타운이나 공공개발 등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달동네가 없어지면 원주민들은 어디로 옮겨가느냐는 것이다. 재개발 뒤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은 30% 남짓이다. 다른 대체 주택을 찾아야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달동네가 사라지는 상황이라 이주할 곳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개발이 끝난 난곡의 경우 인근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방이 이전 달동네 주민 대부분을 흡수했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도움 인천 수도국산 박물관
  • 스크린·안방서 검-경 알리기 혈전

    스크린·안방서 검-경 알리기 혈전

    대통령은 백년손님으로 검사 대신 형사를 선택했다. 지난주말 막을 내린 SBS ‘프라하의 연인’ 이야기다. 대통령의 딸을 두고 형사와 검사가 삼각관계를 이뤘다. 형사, 검사가 주인공이었던 이 드라마에 실제 경찰과 검찰은 어떤 지원을 했을까? 경찰은 강력반 형사 김주혁을 위해 헬기를 띄우기도 하고, 차량 및 촬영장소 제공에다 수십 명에 달하는 인원까지 지원했다. 반면 검찰은 김민준이 외교부로 파견나간 검사라는 설정 탓인지 물량 지원은 없었다. 다만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미리 자문을 자청했다고 한다. 극중에서 검사다운 모습이 적어 다소 실망했다는 후문. 경찰은 대통령의 사위 보는 안목에 흐뭇했다는 소문도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핫이슈가 등장한 시기와 때를 맞춰 대중매체를 통한 검·경 알리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점은 자못 흥미롭다. #영상물은 우리가 꽉 잡았어! 70∼80년대 드라마의 대명사 ‘수사반장’이 있었고,90년대에는 ‘폴리스’와 재연 프로그램 ‘경찰청 24시’가, 이후 ‘경찰특공대’가 인기를 끌었다. 올해도 ‘부활’에서 최근 ‘달콤한 스파이’까지 경찰 소재 드라마가 끊임없이 안방극장을 두드린다. 영화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올해도 이미 개봉한 ‘강력3반’ ‘미스터 소크라테스’를 제외하고도 ‘6월의 일기’ ‘강적’ 등 10여 편이 관객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창설 60주년을 맞아 긍정적인 경찰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영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경찰서나 치안센터, 사격장 등을 흔쾌히 개방하고, 헬기와 차량 등 장비와 인력까지 덤으로 보태고 있다.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소재 제공 등 자문은 기본. 보통 경찰 알리기를 자처했고, 대형 헬기 2대와 차량, 대대적인 엑스트라 지원까지 받았던 ‘강력3반’은 열악한 근무 여건에서도 열심히 뛰어다니는 형사의 모습을 웅변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실과 다르게 묘사되는 장면도 있어 아쉽기도 하다.”면서 “하나, 정의를 실천하는 경찰이 그려짐으로써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측면이 많다.”고 흡족해 했다. #검찰, 뒤늦은 홍보전 발동 최민식, 정진영이 나온 ‘넘버 3’나 ‘킬러들의 수다’ 등에서 검사가 긍정적으로 그려진 바 있으나, 대부분 경찰 수사를 방해하는 부정적인 모습에다 비중이 적은 경우가 많다. 서민밀착과는 동떨어진 이미지가 강한 탓이라는 분석도 있고, 검찰 스스로도 노출을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올 초 개봉한 검사를 전면적으로 다룬 영화 ‘공공의 적2’ 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청사를 촬영장소로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했고, 내용에서도 만족스러워 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연예인을 명예 검사로 위촉해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팔을 걷었다. 경찰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지만, 검찰도 영화, 드라마, 연극, 심지어 만화 등에 이르기까지 검찰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문호를 활짝 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때문인지 ‘야수’ ‘가을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구세주’ 등 촬영 협조나 자문을 구하는 작품이 줄을 잇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있는 그대로 모습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셈”이라면서 “검사 직무를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검·경 관계 달라지고 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형사가 수사에 딴죽을 거는 검사를 두들겨 패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검·경이 언제나 아옹다옹하는 것은 아니다. 수사권 조정을 놓고 불협화음이 이는 현실보다 드라마나 영화가 더 진보적(?)으로 나가고 있다.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는 검사 차승원과 윤 반장 신구가 서로 존중하며 화해의 물꼬를 트기도 한다. 최고 백미는 조만간 개봉하는 ‘야수’가 될 것 같다. 특이하게도 검사와 형사가 투톱인 버디 무비다. 유지태가 냉철한 검사로, 권상우가 물불 가리지 않는 다혈질 형사로 나온다. 물과 기름일 것 같은 사이가 사회 거악을 청소하기 위해 뭉친다. 국민이 검찰, 경찰 양쪽에 바라는 것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경찰이 상관에 권총 발사

    경찰관이 사격훈련 도중 상관의 근무평가 등에 불만을 표시하며 총기를 발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영주경찰서 동부지구대 소속 박모(51) 경사가 지난달 11일 오전 11시45분쯤 영주시 풍기읍 경찰전용 야외사격장에서 정례 훈련 중 지급된 38구경 권총으로 상황통제관인 같은 경찰서 김모 과장 방향으로(표적지 반대쪽) 돌아선 뒤 실탄 한발을 발사했다. 영주서 관계자는 “김 과장이 전날 저녁 지구대 감독순시 과정에서 박 경사에게 ‘외근 성적이 저조하니 분발하라.’는 내용의 훈시를 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돌발행동을 한 것 같다.”면서 “직접 상관을 겨냥한 사실은 없으며 사격장 바닥을 향해 발사했다.”고 말했다. 당시 사선에는 10여명의 경찰관이 있었고 사격장 내에는 다른 경찰관들도 대기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박 경사는 사격장에서 총기 사용을 전후해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 ‘계급이 높으면 다냐.’는 요지의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영주서는 사고당일 박 경사의 사직서를 제출받고 사건을 마무리지었다.경북경찰청은 감찰조사를 실시, 김모 과장에 대해서는 감독 책임을 물어 계고 조치했다.영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KCC 프로농구] ‘파이터’ 양동근 펄펄

    양동근(24·모비스)은 지난 19일 KCC전에서 다친 적이 있는 오른쪽 무릎을 상대 수비와 또 부딛힌 뒤 들 것에 실려나갔다. 당분간 출장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튿날 어김없이 선발로 나타났다.1쿼터 버저비터를 포함,6개의 3점포 중 5개를 꽂아넣으며 공격의 활로를 텄다. 별명 그대로 고난 앞에서도 절대 쓰러지지 않는 ‘바람의 파이터’였다. 모비스가 20일 05∼06프로농구 잠실경기에서 양동근(21점·3점슛 5개 5어시스트)의 장거리포와 ‘용병듀오’ 크리스 윌리엄스(26점 10리바운드 6스틸)-벤자민 핸드로그텐(16점 8리바운드)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삼성을 87-57로 크게 물리쳤다.30점은 올 최다 점수차. 삼성전 5연패를 끊은 것은 물론, 지난달 29일 오른 선두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승부는 스피드에서 갈렸다. 시즌 최다인 17개의 가로채기를 성공시킨 뒤 속공으로 점수를 쏙쏙 뽑아낸 것. 느린 삼성을 내내 압도하던 모비스는 4쿼터에는 8분여 동안 삼성을 단 2득점으로 묶은 채 무려 20점을 쏟아부어 승부를 갈랐다. KT&G는 단테 존스(42점·3점슛 9개 18리바운드)의 외곽슛을 앞세워 오리온스를 96-75로 제압, 대구 12연패에서 벗어났다.주전 전원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LG도 KTF를 85-78로 일축,2003년 12월 이후 KTF전 10연패에 종지부를 찍었다.KCC는 55점 29리바운드를 합작한 찰스 민렌드-쉐런 라이트를 앞세워 4연승을 벼르던 SK를 88-80으로 꺾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日외상, 이수현씨 추모비 ‘깜짝 헌화’

    日외상, 이수현씨 추모비 ‘깜짝 헌화’

    ●日 “한국 한센인 보상관련 입법” 이달 초 취임한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APEC 공식행사 3일째인 14일 오후 2001년 일본 지하철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숨진 이수현씨의 추모비를 찾아 헌화했다. 일정에 없었던 일로, 아소 외상이 전격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소 외상은 오후 1시20분쯤 김해공항에 도착, 숙소인 부산 롯데호텔로 가는 도중 ‘의사자 이수현씨 추모비’가 있는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 대공원을 찾아 추모비에 헌화하고 묵념을 올렸다. 일본측은 이날 오전 11시쯤 APEC프레스 센터에 긴급 보도자료를 냈다. 아소 외상은 추모비 앞에 기다리고 있던 이씨의 여동생 수진(30)씨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 오빠가 일본에 끼친 영향이 대단하다. 가정교육이 훌륭해 의로운 일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오빠가 저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에게 준 영향이 크다.”면서 “부산하면 이수현씨를 먼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소 외상은 이날 일본이 한국 한센인들의 보상문제와 관련, 신규 입법을 제정할 계획을 밝혔다. 부산 벡스코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아소 외상은 입법은 후생노동성 소관이지만 외무성 차원에서도 적극 도울 것이며 일측이 한국 한센인들에 대한 실태 조사시 한국정부가 협조해달라는 뜻을 밝혔다고 정부 관계자가 설명했다. ●환영 리셉션 성황 한편 부산에는 APEC 참가대표단 환영리셉션과 투자환경설명회,ABAC(기업인 자문위원회)회의 등이 잇따라 열렸다. 이날 저녁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는 APEC 회원국의 각료 등 참가대표단 2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리셉션은 식전공연에 이어 허남식 부산시장의 환영사, 차기 개최국인 베트남 대표의 답사, 건배,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부산시립청소년합창단의 경복궁타령과 새야새야 파랑새야 등 한국의 전통민요와 사물놀이를 서양의 공연양식에 접목한 ‘난타’가 공연돼 갈채를 받았다. ●AI 국제협력 강화 롯데호텔에서는 역내 기업인들의 자문위원회인 ABAC가 개막식을 갖고 사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환영만찬에 이어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한국 경제의 미래와 APEC 역할에 대해 강연을 했다. ABAC 위원들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발생에 따른 국제무역의 장애 등을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국제적인 협력이 요구된다는 메시지를 정상회의 건의문에 담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공항청사서 실탄발견 한때 초긴장 한편 이날 오전 8시20분쯤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1층 서편 화장실내 쓰레기통 안에서 사격연습용 7㎜ 스포츠탄 1발이 발견돼 경찰이 바짝 긴장. 경찰 관계자는 “청사 입구마다 설치된 문형탐지기와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이용, 이용객 모두에 대해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탄처럼 작은 금속체의 경우 가방을 일일이 열어 확인하지 않는 한 적발이 힘들 수도 있다.”고 애로를 토로. 부산 특별취재단 ●APEC 특별취재단 박재범 편집국 수석부국장(단장) 남상인 김명국 손원천 이언탁 차장, 안주영 도준석 정연호 왕상관 기자(이상 사진부)김수정 차장, 김상연 기자(이상 정치부)박정경 윤창수 기자(이상 국제부)백문일 차장, 전경하 기자(이상 경제부)정기홍 차장, 이종락 기자(이상 산업부)황성기 부장, 유지혜기자(이상 사회부)이정규 부장, 김정한 차장, 강원식 기자(이상 지방자치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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