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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관 수술 하면 아파트에 연 30% 이율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목돈의 꿈’

    정관 수술 하면 아파트에 연 30% 이율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목돈의 꿈’

    지금은 매매가가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서울 서초의 반포주공아파트. 이 아파트를 사기 위해 많은 이가 정관 수술을 받았던 남다른 역사가 있다. 당시 정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영구 불임시술자에게 청약 우선권을 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정책으로 1976년 말 8만여명에 불과하던 불임시술자가 1977년 8월 말에는 14만여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땐 40여년 후에 합계 출산율이 0.78명인 시대를 상상이나 했을까.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6월 25일까지 열리는 ‘목돈의 꿈: 재테크로 본 한국현대사’는 생생한 실물과 사례로 우리 경제사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가계 금융 주제 관련 자료 276점을 선보이면서, 목돈 마련과 관련해 ‘얼마면 돼?’, ‘아끼면 정말 잘 살 수 있나요?’ 같은 질문과 그에 답하는 형식으로 기획해 눈길을 끈다. 전시는 근대 금융기관 도입 이전 사람들의 목돈 마련 방식을 선보이며 시작한다. 육중한 금고나 쌀을 아껴 담는 절미통은 자산관리의 역사를 보여 주는 유물들이다. 목돈 마련을 위한 전통 모임인 ‘계’와 관련한 사건사고는 그 시절 마을에서 벌어졌던 일을 상상하게 한다. 복권과 보험, 저축금리와 반포주공아파트 같은 부동산 등 경제에 빼놓을 수 없는 소재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간절한 소망을 읽게 된다. 저축과 복권을 결합한 ‘복운예금’에 1등 당첨되면 당시 돈으로 1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는 당시 고소득군에 속한 목수가 받던 평균 월급(12.1원)의 688년치 임금이다.1965년 고물가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은행이 30%대 정기예금 상품을 만들었던 사례는 관람객들을 혹하게 한다. ‘우방원조 의존 말고 저축으로 자립하자’, ‘매미처럼 후회 말고 개미처럼 저축하자’처럼 저축을 독려하던 표어들에선 비장함도 느껴진다. 전시 후반부에는 ‘투자 능력 시험’이 기다린다. 관람객들은 자산 10억원을 가지고 자산 투자 게임을 통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체험할 수 있다. 전시를 준비한 함영훈 학예연구사는 “한마디로 의도를 말하자면 ‘현명하게 투자하자’로 볼 수 있다”면서 “뜬소문을 좇기보다는 잘 알고 투자해서 사기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획했다. 욕심 때문에 무리하게 투자하지 말고 다양한 상품을 통해 어떻게 재산을 모으고 불려 나갈지 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미녀 4000명에 306억 바친 남자” 77세 갑부 최후[사건파일]

    “미녀 4000명에 306억 바친 남자” 77세 갑부 최후[사건파일]

    ‘기슈(紀州)의 돈 후안, 미녀 4000명에게 30억엔(약 306억원)을 바친 남자.’ 자신의 여성편력을 자서전으로 썼던 일본의 77세 갑부 노자키 코스케. 노자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에 졸업한 15세 때부터 생업전선에 뛰어든 그는 고철 수집, 방문 판매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부자가 되는 게 꿈이었던 노자키는 고액 납세자 명단에 오르고, 집에는 항상 7억엔(약 70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둘 정도로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됐다. 그런데 그가 돈을 벌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노자키는 인터뷰에서 “좋은 여자랑 자기 위해 부자가 됐다”고 밝혔다. 자서전을 통해서도 “마음에 드는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부자가 됐다” “지금까지 4000명의 여성에게 300억원을 썼다. 앞으로도 여자들에게 돈을 쓰기 위해 살겠다”고 했다. 그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명함을 줄 때 그냥 주면 연락이 없지만, 밑에 1만엔짜리 지폐를 깔아서 건네면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자기만의 노하우를 소개하기도 했다.현지 택시 기사는 “마을에서 보기 드문 모델급 미인이 택시를 타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행선지가 노자키의 집이었다”고 밝혔다. 마을주민도 “노자키가 젊고 날씬한 미녀를 좋아하지 않나. 전성기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동네 이곳저곳에 있는 애인 아파트에 가기 바빠 보이더라”며 목격담을 전했다. 많은 여성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2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은 노자키는 55세 연하의 21세 여성 스도 사키와 6개월 연애 끝에 세번째 결혼을 했다. 하지만 그는 결혼 3개월 만인 2018년 돌연사했다. 노환으로 인한 사망일 것이라는 추측이었지만 사인은 급성 각성제 중독으로 밝혀지면서 타살 수사로 확대, 사망 3년 뒤 아내 스도 사키가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됐다. 사망 3년 만에 용의자로 체포 스도 사키는 노자키의 장례식날 휴대폰을 만지거나 잇몸을 만개한 미소를 짓는 듯 너무 평온한 모습이었다. 장례식 이후엔 노자키가 운영하는 회사로 출근해 소파에 누워 휴대폰 게임을 하거나, 정식 주주총회 절차를 밟지 않고 회사의 대표라고 주장하며 회삿돈 5억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 이후 경찰은 그가 사용한 휴대폰을 압수해 포렌식을 진행,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다. 노자키 사망 며칠 전 그가 ‘각성제’를 수차례 검색한 뒤 SNS를 통해 업자에게 해당 약품을 구입한 사실과 노자키가 사망한 걸로 추정된 시간에 함께 있었다는 위치 기록을 확보했다. 스도는 “나는 결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남편에게 매달 1000만원씩 용돈을 받아 쓰는데 내가 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겠냐”며 범행을 부인하다 결국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과 스도의 인연 및 평범하지 않았던 결혼 생활도 주목받았다. 가정부는 “늘 옥신각신했고 대화에 열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이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 말했다. 또 스도가 저녁 식사를 자기 몫만 만들거나 노자키의 말을 잘 듣지 않아 노자키가 이혼하겠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NHK는 스도가 결혼 후에도 도쿄의 아파트에서 살았으며 노자키가 머무는 와카야마의 집에 오는 일은 드물었다고 보도했다. 노자키의 재산은 토지, 예금, 주식, 건물, 현금 등을 합쳐 총 286억 367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위기의 카카오, SM 통해 글로벌 돌파구 마련할까

    위기의 카카오, SM 통해 글로벌 돌파구 마련할까

    수년 간 국내 시장에서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하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일으켰던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 SM 주식의 공개 매수를 선언한 카카오는 경영권 인수를 통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는 2015년까지만 해도 사실상 웹툰·웹소설 플랫폼에 불과했다. 하지만 영화·드라마 제작사와 연예기획사, 음반사를 사들여 4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며 하이브, CJ ENM 등과 나란히 서는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선 아직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멜론은 국내 1위 음원 플랫폼이자 음원 유통 사업자임에도 글로벌 시장에선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더구나 카카오는 다른 사업 분야에서도 국내 시장에 편중된 경향이 강했다. 실제로 카카오 계열사의 해외 매출은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게임 매출 외엔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해, 이를 3년 내 3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욘드 코리아’를 목표로 삼기도 했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를 통해 글로벌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 진출을 노리기도 했지만, 최근엔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클레이튼 재단에 사업을 넘겼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수년 간 카카오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사고가 그동안 내실에 비해 무리하게 추진된 ‘몸집 불리기’의 부작용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국민 대부분이 쓰는 메신저를 운영하는 카카오가 아직까지 자체 데이터센터 하나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난해 서비스 장애를 통해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주요 경영진의 이른바 ‘주식 먹튀’ 사건을 겪었고, 최근엔 카카오T가 가맹 택시에 호출을 몰아줬다는 조사 결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부침이 많았다. 최근엔 경기 침체로 인한 계열사 손실을 본사 이익으로 상쇄하는 형국이다. 그러다보니 임직원 성과급을 축소하고 회식비 가이드라인을 설정, 이사 보수한도 삭감을 검토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 직면했다. 카카오가 과도한 비용 지출로 기업경영이 부실해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SM 경영권 확보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 그 어떤 시간도 사라지지 않게… 영혼을 채우는 ‘예술의 유토피아’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그 어떤 시간도 사라지지 않게… 영혼을 채우는 ‘예술의 유토피아’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옛것 ‘알테’와 새로운 것 ‘노이에’현대 의미하는 ‘모데르네’ 등 3곳한 달에 한 번 단돈 1유로로 감상앤디 워홀 등 현대미술 걸작 즐비의자·車 등 디자인 역사도 한눈에고흐·고갱·클림트 명작 ‘오감 황홀’‘마음의 여유’ 가슴으로 이해한 곳비우는 순간 채워지는 마법 체험 어떻게 하면 이곳의 아름다움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대와 중세와 현대가 한곳에 자리잡은 예술의 유토피아, 영혼의 허기를 채워 주는 장소, 우리가 꿈꾸는 미술관의 모든 것. 이런 표현들이 즉각 떠오르지만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 그 어떤 시간도 사라지지 않는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인류가 보낸 그 모든 시간이 허공에 흩어지지 않고 오롯이 살아남은 느낌. 내게는 독일 뮌헨의 알테 피나코테크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알테, 노이에, 모데르네로 이어지는 뮌헨의 박물관 지구는 인류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소중하게 보존해 놓은 아름다움의 보물창고 같은 장소였다. 알테(alte)는 독일어로 오래된 것, 옛것을 의미하고, 노이에(neue)는 새로운 것을, 모데르네(moderne)는 현대를 의미하는데, 이 세 장소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하루 만에 탐험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얻는 셈이다.우리는 끊임없이 시간의 흔적이 사라지는 세계에 살고 있다. 리모델링, 재건축, 재개발, 신도시 이런 말들을 매일 사용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더욱 빠른 속도로 옛것이 사라져 간다. 너무 빨리 세상이 바뀌다 보니 사랑했던 장소들조차도 금세 사라져 간다.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뛰놀던 장소들, 설레는 마음으로 첫 데이트를 했던 장소, 첫사랑과 영원히 헤어진 장소, 온 가족이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던 장소 등등. 오래전 추억이 담긴 모든 장소들은 사라지거나, 상호가 바뀌거나, 흔적 자체를 알아볼 수 없이 변해 버렸다. 내가 오랜 시간의 흔적이 올올이 살아 있는 옛 도시들에 유난히 애착을 느끼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옛 도시들은 문화재 보존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이 된 곳들이 대부분이기에 10년 전에 간 곳도, 20년 전에 간 곳도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보물단지라도 받은 듯한 ‘원유로 데이’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이 숨 막히는 자본의 압박 속에서 어떻게든 이 가쁜 숨을 몰아쉴 비상구가 필요하다. 나는 여행을 통해 그런 영혼의 비상구를 찾아 헤맨 것이었다. 뮌헨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오직 1유로’만으로 이 모든 박물관들을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 날이 정해져 있다. 한 달에 하루 반짝 시간을 내면 이 모든 위대한 작품들을 1유로에 볼 수 있는 것이다. 처음 뮌헨에 갔을 때는 이런 달콤한 정보를 알지 못해 미술관마다 각각 요금을 지불했지만, 그 돈도 아깝지 않았다. 세 개의 미술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뮌헨에 갔을 때 운 좋게 ‘원유로 데이’에 우연히 맞출 수 있었는데, 그 기쁨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그 기쁨의 원천은 ‘일일 팔찌’에서 나왔다. 주최 측은 1유로만 내면 관람자들에게 알록달록한 종이팔찌를 만들어 주었다. 그저 종이팔찌일 뿐인데, 보물단지라도 받은 듯 뿌듯했다. 단돈 1유로로 지상낙원의 입장권을 얻은 기분이기에.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이 팔찌 하나만 있으면 각각의 미술관에서 줄을 서고 기다리는 모든 절차를 생략하고 하루 종일 세 개의 미술관을 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1유로 종이팔찌는 마치 마법처럼 모든 기다림의 압박과 돈 계산의 스트레스를 단칼에 날려 주었다. 이런 과감한 정책은 ‘공공장소의 예술 체험’에 대한 행정가들의 깊은 이해 없이는 제대로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한 달에 한 번은 누구나 이토록 풍요로운 미적 체험을 허락해 주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가장 지혜롭게 쓰는 길이 아닐까.●설치미술·디자인 관련 작품도 가득 모데르네 피나코테크에서는 현대미술의 걸작들뿐 아니라 의자, 자동차, 전화기, 타자기 등 일상생활 깊숙이 스며든 디자인의 역사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모데르네 피나코테크에는 케테 콜비츠와 로버트 마더웰, 안젤름 키퍼, 앤디 워홀 등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빚어낸 걸작들이 즐비하다. 설치미술과 디자인 관련 작품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아 오감이 황홀해진다. 노이에 피나코테크에는 놀라운 방이 하나 있다. 고흐와 고갱과 클림트의 걸작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방인데, 그 방은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아서 더욱 감동적이다. 그들의 걸작이 한 방에 모여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토록 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마치 삼중창을 하듯 함께하고 있다. 이 걸작들을 한꺼번에 한국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뮌헨에서 나는 처음으로 마음의 여유가 무엇인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여유를 가져야지’ 생각만 하면서 항상 조급하고, 갈급하며, 뭔가 결정적인 것이 비어 있는 내 인생을 탓하고 있었던 나. 그런데 첫 번째 뮌헨 여행에서 그토록 감동을 받고 열심히 찍은 사진을 몽땅, 통째로 삭제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한 장만’ 삭제해야 하는데, ‘모두’를 잘못 누른 것이다. 너무 기가 막혀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지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답지 않은 생각이었다. “또 오지 뭐! 뮌헨이 좋다면서, 넌 또 올 거잖아.” 나는 혼자서 자문자답하며 그렇게 허탈함을 비워 냈다. 지금이라면 삭제된 파일을 복구할 방법을 찾았겠지만, 그때는 심각한 기계치였기에 복구할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처음으로 나답지 않은 내가 좋아졌다. 그때는 오롯이 혼자 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내 곁의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아쉬움을 대체할 수도 없었다. 휴대폰은 그저 통화 기능과 메시지 기능밖에 쓰지 않을 때였다.●‘온몸에 뮌헨의 아름다움을 새겨 넣자’ 그 작은 똑딱이 디지털카메라에 내 모든 여행의 추억이 담겨 있었다. 그야말로 혼자 떠난 여행의 추억이 몽땅 날아갔다. 하지만 나는 다짐했다. 사진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대신 온몸으로 기억하자. 사진으로 기록하지 못하는 대신 내 온몸에 뮌헨 여행의 아름다움을 새겨 넣자. 그렇게 마음먹으니 매 순간이 더 짜릿하고 눈부시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실수하고, 넘어지고, 아파하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배웠다. 처음으로 뭔가를 채우지 못한 결핍이 안타깝기보다는 뭔가를 비워 낼 줄 아는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통렬하게 깨달았다. 지금은 감동적인 순간에는 일부러 사진을 찍지 않고 가만히 그 순간에 불현듯 머물러 보기도 한다. 때로는 사진보다 강렬한 언어를 발견하려 애쓰며, 감동의 그 순간을 오직 문장으로만 기록하기 위해 몸부림치기도 한다. 그렇게 사진을 찍지 않고 그 시공간 속에 오롯이 머물면 마치 내가 시간이라는 벤치에 걸터앉아 공간이라는 마법을 체험하고 있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 든다. 나조차도 알 수 없는 결핍감에 시달렸던 적이 있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는 느낌. 아무리 배우고 또 배워도 채워지지 않는 갈망. 영혼의 허기일 수도 있고, 마음의 콤플렉스일 수도 있겠지만,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가 힘든 어떤 강렬한 결핍감이었다. 그 이해할 수 없는 정신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미친 듯이 여행을 다녔다. 평소에는 열심히 돈을 벌고, 돈이 조금만 모이면 그야말로 배낭 하나 달랑 짊어지고 여행을 떠났다. 그 모든 여행의 시간은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아깝지 않았다. 가방을 통째로 도둑맞기도 하고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여행이 끝난 뒤 사흘만 지나면 ‘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그 모든 파란만장한 떠남의 기억들이 내 소중한 추억의 앨범 속에는 ‘결국 다 아름다운 것’으로 저장됐다. 그때 내 마음에서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 같다. 상품을 소비하는 삶이 아니라 경험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상품을 소비하는 기쁨은 금세 사라지지만 새로운 장소, 체험, 만남을 위해 쓴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때부터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다른 모든 소비를 제치고 ‘여행’이 가장 중요한 지출 항목이 된 것이다. 틈만 나면 ‘어떻게 하면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장소에 더 오래 머물 수 있을까’를 궁리하기 시작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도 해보고, 베를린이나 런던에서 한 달 살기도 해보며, 어떤 장소에서든 잘 버텨 내는 생존의 기술도 터득하고, 어떤 곳에서든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 듣고 보고 배우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행이라는 일상의 비상구를 통해 ‘사랑하는 장소에 진정으로 거(居)하는 법’을 배웠다. 내 모든 여행지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시적 도피처가 아니었다. 나는 그 모든 장소의 눈부신 아우라와 향기로운 정취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길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어떤 장소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그 장소에 서서히 물들어 가는 사람, 그 장소를 닮은 향기를 늘 간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 문학평론가·작가
  • 부모·동생까지 죽였다…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전말[사건파일]

    부모·동생까지 죽였다…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전말[사건파일]

    “내가 유명해져서 국민청원으로 제대로 처벌을 받게 하면 아빠의 억울함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구독자 18만명을 보유한 운동유튜버 ‘온도니쌤’이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25일 올린 영상과 글을 통해 “그 사건 이후 생각이 떠오르면 분노가 치밀어 일에 미쳐 살았다. 아빠한테 죄송해서 더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6년 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다 보니까 안에서 곪아서 터지기 직전이더라. 병원 다니고 약 먹고 잘 치유해서 금방 돌아오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시신 위에 밀가루… 치밀한 범행 2017년 10월 25일. 가족이 연락이 안 된다는 실종신고 접수를 받은 경찰은 용인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경찰은 119와 함께 이웃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로프를 타고 실종자 집 안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현장 출동 대원에 따르면 집 안은 너무나 깨끗이 정돈된 상태였다. 경찰은 베란다를 수색하던 도중 이불 속 두 구의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피해자는 다름 아닌 50대 여성과 10대 소년. 시신의 온몸엔 여러 개의 칼자국이 나 있었고, 얼굴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마치 범죄 영화에서처럼 시신 위에는 밀가루가 뿌려져 있어 타살의 흔적이 너무나 명백했다. 시신이 발견된 다음 날, 이번에는 강원도의 한 콘도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렌터카 차량 트렁크에서 피해여성의 남편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아파트 CCTV를 판독한 결과 시신발견 4일 전에 장남 김성관(당시 35세)이 집에 들어온 정황을 포착하고 장남 김성관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미 어머니 계좌에서 거액의 돈을 찾은 뒤 부인과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떠난 후였다.우여곡절 끝에 지난 1월 11일, 유력 용의자 김성관이 80여일 만에 송환됐다. 연쇄 살인 후 시급히 뉴질랜드로 도피하며 완전범죄를 꿈꿨던 그의 계획은 이렇게 물거품이 되었다.‘두 마리 죽이고 한 마리 남았어’ 김성관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재가하면서 가족이 된 이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고 경제적 갈등까지 있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어머니와의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김성관이 가족을 미리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콘도, 렌터카를 이용해 계부를 유인한 점 등으로 계획범죄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성관이 범행 직후 강원도 한 콘도 프런트에 전화한 통화내역을 확보해 확인한 결과, 부인 정씨에게 “두 마리 잡았어, 이제 한 마리 남았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성관은 이미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김씨는 생활비 등 경제적인 도움을 주던 어머니가 2016년 8월부터 지원을 중단하고 지난해에는 만남조차 거절하자 재산을 빼앗기 위해 정씨와 짜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계좌에서 돈을 빼내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붙잡힌 김성관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2심 선고 후 상고를 포기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 정모씨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스스로도 알다시피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고, 범행의 과정과 동기도 좋지 않다”며 “끔직한 범행으로 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중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검찰 구형량인 ‘사형’을 두고 재판부는 “김씨가 붙잡힌 이후에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도 보이지 않은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하려면 이를 정당화할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한다”며 “생명 자체를 박탈하기보다는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교도소에서 노동하면서 평생 고인의 명복을 빌고 반성하면서 살도록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배우자 불륜 증거 잡으려다 ‘유죄’ 받습니다 [사건파일]

    배우자 불륜 증거 잡으려다 ‘유죄’ 받습니다 [사건파일]

    불륜은 우리 민법 제840조 제1호의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이 된다.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을 경우 이혼을 청구할 수 있고, 배우자와 불륜을 저지른 상간자에게도 혼인파탄의 책임을 물어서 위자료청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 간통이 형사사건이 아닌 개인 민사재판의 대상이 되면서 상대의 불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통화 내용을 녹취하거나 차량에 위치추적 센서를 부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오히려 형사고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에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통화 내용을 몰래 녹음한 뒤 이를 이혼소송 증거로 제출한 남편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해 비밀과 자유를 침해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내가 불륜을 저지른다고 의심한 남편이 자택에 녹음기를 설치, 3차례에 걸쳐 통화 내용을 몰래 녹음하고 청취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것은 불법 행위로, 본인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 다른 사람의 허락 없이 대화를 녹음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말하고 있다. 법정에 선 남편 A씨는 “녹음기는 일정 데시벨 이상의 소리가 들리는 경우 녹음되는 기능이 있다. 우연히 이 기능이 켜져 있어 대화 내용이 녹음됐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녹음 기능이 작동되기 위해선 버튼을 ‘켜짐(on)’ 방향으로 옮겨야 하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힘을 줘야 하기 때문에 우연히 켜질 가능성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륜 ‘격분’… 욕하고 소문내도 처벌 배우자나 불륜 상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다.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직장에 소문내 달라고 동료들에게 부탁했다가 소문을 낸 동료들까지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사건도 있다. 외도한 배우자나 불륜 상대에게 문자로 욕을 퍼부었다가 처벌되는 경우도 흔하다. 배우자와 불륜 상대의 성관계 장면을 사진 찍었다가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으로 처벌받은 경우도 있었다. 별거 중인 아내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위치 정보를 수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남편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을 몰래 설치한 50대 아내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처벌을 받기도 했다.불법 증거 ‘역고소’ 빌미…합법적 증거란 이처럼 불법적 수단으로 수집된 불륜 증거는 상대에게 역고소의 빌미를 줄 수 있다. 불법 녹취록 등은 민사(불륜)소송에서는 증거로 쓰일 수 있지만 불법 증거 수집을 한 당사자도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상간자소송은 상간자가 ‘배우자가 기혼자임을 알고 만났다’라는 불륜증거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확실한 물증이 필요하다. 법원은 직접적인 성관계를 가진 증거가 아니더라도 남녀간의 애정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만 있어도 충분히 불륜증거로 인정하고 있다. 부정행위에 대한 개념이 과거 간통죄가 있었을 때의 개념과 다르게 확대되어 간통에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행위만 한 경우에도 불륜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통신사나 금융권에 정보제출명령을 신청하여 받는 통신내역과 신용카드내역 및 계좌이체 내역 등은 합법적으로 수집한 증거자료에 해당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이미 개봉된 카드 내역서나 영수증, 차량의 블랙박스와 네비게이션 조회내역, 모텔 등 숙박업소를 출입한 CCTV영상, 불륜을 인정하는 각서나 녹음, 불륜을 목격한 사람이 진술한 사실확인서 등이 정상참작이 될 수 있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공줍는 캐디에 ‘풀스윙’…피범벅 만들고 ‘18홀’ 돈 50대[사건파일]

    공줍는 캐디에 ‘풀스윙’…피범벅 만들고 ‘18홀’ 돈 50대[사건파일]

    고객이 친 골프 공에 맞아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로 응급 이송된 캐디. 이걸 보고도 18홀의 경기를 모두 즐긴 뒤 귀가한 고객들. 사건 발생 1년 뒤에도 캐디에게 진심어린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은 이 골프 고객에게 법원은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2021년 2월 경남 의령군 한 골프장, 30대 여성 캐디 A씨는 50대 남성 동창생 일행 4명의 경기 보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8번 홀에서 고객 B(59)씨가 친 공이 해저드(물웅덩이)에 빠졌고, 캐디 A씨는 B씨에게 “가서 칠게요”라고 말했다. ‘친 공이 해저드에 들어갔으니, 공이 빠진 지점까지 앞으로 이동해 다음 샷을 하라’는 취지였다. 캐디의 말을 들은 B씨도 “가서 칠게요”라고 대답했고, A씨가 이동하자 갑자기 엄청난 충격의 골프공이 A씨의 얼굴을 가격했다. B씨가 해저드로 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다른 골프공을 꺼내 ‘풀스윙’을 한 것이다. 당시 A씨와 B씨 간 거리는 10m였다. 피범벅으로 이송…일행은 교체 요구 캐디 A씨는 각막과 홍채 손상으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얼굴은 피범벅이 돼 구급차로 이송됐다. B씨 일행은 골프장 측에 캐디 교체를 요구하고 3시간 동안 18홀의 경기를 모두 끝냈다. 30대 초반인 A씨의 코뼈는 내려앉았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면서 미간이 움푹 패였다. A씨는 생계를 위해 도망치듯 살던 곳을 떠나 타지의 한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다. A씨의 고소를 대리한 황성현 변호사는 고소장을 통해 “B씨에 대한 엄벌만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이라고 말했다. 그는 “B씨의 행위는 5시간 내내 힘들게 고객의 경기를 보조하는 캐디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이자 동반자로 여기지 않은 것”이라며, “골프 고객의 갑질 횡포로 언젠가 또 생겨날지 모를 추가 피해자를 보호해달라”라고 호소했다.검찰은 ‘중과실 치상’ 기소…법원은 사건을 담당한 창원지검 마산지청은 사건 발생 1년 만에 B씨를 ‘중과실 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과실치상’의 경우 벌금 500만 원이 최고형이지만, ‘중과실 치상’의 경우 5년 이하 금고형도 선고될 수 있다.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으로 돌아갔고,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형사3단독 양석용 부장판사는 1심에서 중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양석용 부장판사는 “평균적으로 18홀에 100타 이상을 치는 등 골프 실력이 미숙해 피해자의 안내에 따라 경기를 진행하고, 골프 규칙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라며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급했다. 경기보조원으로서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피해자에게 과실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창원지법 3-2형사부(부장 정윤택 김기풍 홍예연)는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다고 19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는 캐디가 다친 후에도 골프를 계속해 도의적으로 지탄을 받았고 A씨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사고 직후 119에 신고해 피해자가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조치를 한 점, 2000만원 공탁을 한 점 등으로 보아 원심은 다소 무거워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20년 만에 석방된 ‘쿠바의 여왕’…일급스파이 아나몬테스[사건파일]

    20년 만에 석방된 ‘쿠바의 여왕’…일급스파이 아나몬테스[사건파일]

    약 20년 동안 쿠바 정부를 대신해 스파이 활동을 한 미국 국방 정보국의 전 미국 선임 분석가 아나 몬테스(65)가 석방됐다. 쿠바 정부를 위해 간첩 행위를 저지른 음모 혐의로 체포되어 기소된 몬테스는 복역 20년 만에 사회로 나오게 됐다. 미국 남부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연방교도소에서 풀려난 몬테스는 10일(한국시간) 고향인 푸에르토리코에 도착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사생활을 영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이 직면한 어려움과 현재 진행 중인 쿠바에 대한 미국의 금수 조치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몬테스는 앞으로 5년 동안 인터넷 사용 등에 당국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공무원으로 일하거나 허가 없이 외국 정부 관계자와 접선하는 것도 금지된다. 몬테스는 ‘어떻게’ 활동했나 몬테스가 쿠바 정보국의 비밀공작원으로 포섭된 것은 법무부를 관두기 1년 전인 1984년이었다. 레이건 행정부의 부도덕성을 파헤치고 ‘억압받는’ 중남미의 국가를 구해야 한다는 소신에서였다. 스페인어에 능숙하고, 존스홉킨스대학원의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가진 몬테스는 1985년 미국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으로 일하게 됐다. 절친한 친구와의 관계도 정리한 채 본격적인 간첩 행각에 돌입했다. 당시 CIA 국장으로부터 우수 근무상을 받을 정도로 일을 잘했다. 몬테스는 주변에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기밀문서를 머릿 속에 기억한 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작성, 암호화된 디스크에 옮기는 방식으로 스파이 활동을 했다. 공중전화와 단파 라디오를 통해 쿠바 측과 접선했다. 몬테스는 쿠바 정세에 대한 정확한 예측으로 동료들보다 빨리 승진했고, 동료들로부터 ‘쿠바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그러나 긴 간첩생활은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1996년부터 몬테스의 근무 태도가 수상하다고 느낀 DIA의 방첩 담당관은 2000년 FBI로부터 쿠바의 사주로 스파이 활동을 하는 자가 조직 내에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 특정 시기 쿠바의 미 해군기지를 찾은 인물을 찾은 결과 몬테스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긴 스파이 생활 결국 잡혔다 FBI와 DIA 합동수사팀은 몬테스가 1996년에 한 이름없는 가게에서 특정 상표의 개인용 컴퓨터를 샀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전화 도청과 미행에 나서 몬테스가 여러 공중전화 부스를 옮겨 다니며 뉴욕시에 연락 중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몬테스의 자택에서는 쿠바와의 교신에 사용한 단파라디오, 난수표와 호출기 등이 발견됐다. 몬테스는 2001년 9·11 사태 직후 아프가니스탄 내 공습 표적 분석팀원으로 선발됐기에 합동수사팀은 몬테스의 체포를 신속하게 진행했다. 몬테스는 쿠바에서 비밀공작원으로 일하는 4명의 미국 요원들의 신원 정보와 엘살바도르 내 미 육군 특전단(그린베레) 요원들의 행선지 정보 등을 쿠바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그가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징역 25년과 보호 관찰 5년형을 선고했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쿠바에 대한 미정부의 정책은 잔혹하고 불평등하다고 판단했으며, 작은 섬나라인 쿠바가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도덕적인 책임감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몬테스가 “미국에 가장 큰 피해를 준 첩자 중 하나”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밑에서 국가 방첩 책임자를 지낸 미셸 반 클리브는 2012년 의회에 몬테스가 “우리가 쿠바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쿠바에서 어떻게 작전을 수행했는지에 관해 사실상 거의 모든 것을 노출시켰다”라고 밝혔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서현진 “내 최선, 오만 아니었길”

    서현진 “내 최선, 오만 아니었길”

    배우 서현진이 묵직한 수상소감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2022 SBS 연기대상’이 생중계됐다. 신동엽, 안효섭, 김세정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로 대상 후보에 올랐던 서현진은 미니시리즈 장르/드라마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트로피를 건네받은 서현진은 “정말 가볍게 허준호 선생님 얼굴 뵈러 왔는데 여러 연기자분들이 상 받는걸 보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지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상의 크기와 상관 없이 굉장히 오래 연기해오신 분들이 소중하게 상을 받으시는걸 보니까 그냥 저도 오랫동안 여러분 옆에서 뚝심있게 연기를 계속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사건사고 없는 드라마 없지만 저희 드라마도 꽤나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다. 드라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애써주신 주요 핵심 멤버들, 누군지 스스로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제가 그 당시에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만이 아니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의미심장한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감사드리고싶은 분들은 시청자분들이다. 일면식 없는 배우들 지지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이렇게 많은 플랫폼중 하나를 선택해서 시간을 할애해주신거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계속해서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 되겠다”고 덧붙였다.
  • 케이에스앤픽, 병원·지자체 바우처 지원 가상인간 첫 공급

    케이에스앤픽, 병원·지자체 바우처 지원 가상인간 첫 공급

    차세대 엔터테크 기업 케이에스앤픽(대표 양규석)은 가상인간 이미지 분야에서 첫 데이터바우처 공급기업으로 지정돼 중소상공인과 기업은 물론이고 각급 병원과 공공기관, 지자체와도 가상인간 공급을 위한 바우처 사업제휴를 본격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양규석 케이에스앤픽 대표는 “현재 국내 대기업, 일부 지자체들의 가상인간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데이터바우처 사업 첫 공급기업으로 지정된 만큼 지자체뿐만 아니라 산하 소속기관, 병원 등에도 필요로 하는 수요에 맞춰 가상인간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데이터바우처 수요 고객의 범위는 초기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예비창업자 외에도 소속기관을 포함한 중앙 부처와 각급 지자체, 공공기관 및 연구기관 등 공공 부문도 포함하고 있다. 민간 기업의 부설 연구소도 ‘기업부설연구소 인정서’를 갖추면 연구기관의 일원으로 데이터 바우처 지원을 받는다. 각급 병원도 포함된다. 데이터바우처 구매 고객은 신청·접수 전 공급기업과 과제 협의를 먼저 진행해야 하고, 올해 공고 기준 1600만원까지 지원된다. 내년 2~3월 데이터바우처 구매 신청·접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회현안해결 부문의 지원대상인 중앙행정기관·지자체와 공공·연구기관은 공급기업 상품 구입 총 비용의 10~20%로 책정된 민간부담금을 면제받아 바우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가상인간 모델은 기업에서 원하는 이미지의 전속모델을 보유할 수 있어 모델 활동 기간 및 횟수, 사용범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엔터테인먼트와 각종 제작사, 대기업 등도 광고모델을 기용하는 데 많은 비용과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바우처 제도를 통해 맞춤형 가상인간 큐레이션과 공급이 가능하면 모델의 사건사고가 없어 기업들의 연예인 기용 의존도는 상당 부분 낮아지고 기업 이미지 관리에도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케이에스앤픽은 가상인간 제작에 필요한 고화질 이미지 데이터셋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보유, 생성된 가상인간 지식재산(IP)과 데이터를 연예기획사, 제작사, 광고주, AI 플랫폼 등 다양한 기업에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방대한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저작권, 초상권 이슈에서 한결 자유롭게 고화질의 한국형 가상인간 얼굴 이미지를 맞춤형으로 공급하게 된다.
  • 尹 ‘이태원 참사’ 49재 불참에 정치권 설전…野 “참사 외면” 與 “3년상 치러야?”

    尹 ‘이태원 참사’ 49재 불참에 정치권 설전…野 “참사 외면” 與 “3년상 치러야?”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49재에 불참한 것을 두고 여야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정조사 시작도 전에 참사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측에선 “이미 세 차례 사과한 윤 대통령에게 3년상이라도 치르라는 것이냐”고 반박했다.민주당은 18일 윤 대통령이 49재가 열린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윈·윈터 페스티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임오경 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10·29 참사 49재가 진행되는 이태원 거리는 눈물로 뒤덮였다. 하지만 유가족과 시민들의 절절한 절규를 들어야 할 정부와 여당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대통령도, 총리도, 행정안전부 장관도 얼굴조차 비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임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이 민주당이 주도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이태원 참사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참여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국민의힘을 정조준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10·29 참사를 외면하는 것인가”라면서 “민주당은 유가족들과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참사의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도 각종 사건사고의 49재에 참석한 적이 없다며 맞불을 놨다. 그는 “민주당에 묻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국방의무를 수행하다 전사한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 장병들을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내내 모른 척해 논란이었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해연평해전 영결식 날 월드컵을 보러 일본으로 날아갔을 때 민주당은 유가족들에게 어떤 위로를 했나”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참사 발생 이후 윤 대통령이 여러 차례 사과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뜻을 밝혔다며 민주당의 비판에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사과는 공식석상에서만 세 번이나 이어졌고, 애도기간 동안 서울광장의 분향소를 매일 조문하고 주요 종교 추모식에 모두 참석해 유가족들에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올렸다. 대통령에게 3년상이라도 치르라는 것인가”라며 “유가족을 앞세우는 민주당의 인면수심 정치는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 현상금만 3억… 17년 방화 ‘봉대산 불다람쥐’ 정체 [사건파일]

    현상금만 3억… 17년 방화 ‘봉대산 불다람쥐’ 정체 [사건파일]

    10년 넘게 한 지역에서만 산불 90여건을 지른 방화범이 있었다. 1994년부터 울산 동구 일대의 야산을 돌며 연쇄적으로 산불을 낸 악명높은 연쇄방화범 일명 ‘봉대산 불다람쥐’. 울산 동구 지역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산불. 처음엔 등산객들의 실수로 일어난 불인 줄 알았지만, 산불이 계속 이어지자 울산시와 경찰은 봉대산 불다람쥐에게 무려 3억원이라는 파격적인 현상금을 걸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용인 50대 부부 피습 사건의 5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현상금이었다. 제보자에게는 특채에 승진 기회까지 주어질 정도였다. 그렇게 10년 넘게 불을 지르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봉대산 불다람쥐는 아파트 CCTV를 통해 덜미를 잡혔다. 아파트 뒷산에 또다시 방화로 불이 났고, 이때 아파트 주변을 서성거리는 수상한 모습의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아파트단지 CCTV를 뒤져 봉대산 불다람쥐를 찾아냈다. 그는 놀랍게도 방화지점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아파트에 살고 있는 50대 남성으로, 낮에는 대기업에 다니는 정상적인 가장이었다. 1985년 울산의 한 대기업에 입사해 26년 동안 성실히 일했고, 주변 동료들도 그가 악명 높은 봉대산 불다람쥐였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두 얼굴의 방화범…26년 대기업 재직 집과 회사에서는 방화도구가 발견됐고 경찰은 그토록 찾던 불다람쥐 검거에 성공했다. 그는 방화 수법으로 주로 라이터를 이용했고, 두루마리 화장지를 꼬아 불을 지르거나, 너트에 성냥과 휴지를 묶어 멀리 던지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불을 질렀다. 방화범 감시 상황을 알기 위해 산림조사원들과 친해지는 치밀함을 보였다. 봉대산 불다람쥐는 1995년부터 93건의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후 재판 등을 거치며 1994년부터 총 96건의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35살에 시작해 52살까지 계속된 방화. 방화에 중독된 그는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주말이나 퇴근한 밤에 불을 질렀다.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있는 봉대산이 주 타깃이 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울산 주민들이 느꼈을 불안은 굉장히 컸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가정문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방화를 했고, 산불을 낸 뒤 산불 진압과정을 지켜보면서 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희대의 방화범에 징역 10년을 선고 했고 4억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3억원의 현상금은 어떻게 됐을까. 결정적인 제보는 아파트 CCTV였지만 여기저기서 ‘내 제보가 결정적이었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울산시는 결국 개인과 시민단체 등 19명에게 포상금 2억원을 나눠 주기로 결정했다. 봉대산 불다람쥐는 2012년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종로구, 홍지취락지구 ‘도로’ 개통…기반시설 확충해 주민 삶의 질 높인다

    종로구, 홍지취락지구 ‘도로’ 개통…기반시설 확충해 주민 삶의 질 높인다

    서울 종로구가 주민 숙원사업이던 ‘홍지취락지구 도로개설공사’를 완료하고 지난 6일 개통식을 열었다고 8일 밝혔다. 홍지취락지구는 자연 보존가치가 뛰어나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각종 개발 행위가 제한됐던 곳이다. 수십 년간 도로는 물론 각종 기반시설이 들어설 수 없었고 주거 환경이 낙후돼 주민 생활에 불편함이 많았다. 구에서는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집단취락지구 거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2015년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사업계획을 결정하고 기반시설 확충에 나서게 됐다. 본격적인 공사 진행에 앞서 2018년 도시계획시설(도로) 사업 실시계획인가고시 후 수년간 주민들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설계안을 확정 짓고 보상 협의 등을 거쳤으며, 2022년 2월 마침내 공사 첫 삽을 떠 이달 마무리 지었다. 도로가 개설된 구간은 부암동 185-63번지부터 홍지동 129-5번지에 이르는 지역이다. 도로 개통에 이어 이 일대를 대상으로 하는 주차장 건설, 도시가스 공급 등의 연계사업 역시 차질 없이 이뤄지면 인근 주민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도로 개설로 화재를 비롯해 각종 사건사고에 신속히 대응하고 재난대응체계를 확립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계획 중인 기반시설 확충 사업도 순차적으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 주민 삶과 직결되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번역기에 외교관여권까지…라이베리아 공무원 성폭행 전말[사건파일]

    번역기에 외교관여권까지…라이베리아 공무원 성폭행 전말[사건파일]

    부산에서 10대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라이베리아 공무원 2명이 첫 공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외교관 면책 특권까지 주장했으나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박무영)는 지난달 30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공동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이베리아 국적 50대 공무원 A씨와 30대 B씨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 22일 오후 7시 30분 부산역을 지나던 여중생 2명에게 맛있는 음식과 술을 사주겠다며 자신들의 호텔 방으로 유인했다. 이들은 휴대전화 번역기를 통해 성관계 등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고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객실 밖으로 나간 피해자들을 붙잡아 강간과 유사강간, 강제추행 등을 일삼았다. 이날 오후 10시 52분 피해자들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지인들이 문을 두드리자 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출입문을 막고 20여분간 피해자들을 감금하기도 했다. 이들은 여전히 피해자들과 동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고, 낯선 사람들이 갑자기 찾아와 문을 두드리니 이를 막은 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 측은 당시 호텔 로비에서 근무하며 상황을 지켜봤던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관 여권 들고 면책특권 주장 당시 이들은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 기장군에서 열렸던 해양수산부 주최 한국해사주간 국제프로그램에 참가 중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A씨는 국제해사기구(IMO)의 라이베리아 파견 공무원이며 B씨는 해양환경보호부 소속 공무원이다. 경찰에 검거될 당시 외교관 여권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들고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은 국내 근무를 위해 부여받은 외교관 신분이 아니어서 면책특권을 규정한 비엔나협약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라이베리아 현지 언론은 A씨와 B씨의 범행 사실을 보도하며,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라이베리안옵서버(Liberianobserver)는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대한민국 정부와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며,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라이베리아 해양청의 입장과 함께 피의자들의 실명 및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은 얼굴 사진까지 공개했다. “A씨, 현지 강간 사건 연루 의혹” 프론트페이지아프리카(FPA)는 사건 발생 뒤 “A씨가 자신들은 누명을 썼으며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 행위라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A씨의 주장과는 별개로 라이베리아 정부는 “모든 종류의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공무원들의 이런 행동은 문명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가장 터무니 없는 행위”로 보고 있다. FPA는 “라이베리아 해양청은 이 사건에 관한 조사에서 한국 정부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고 여성아동사회보호부는 이런 라이베리아 해양청의 성명을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 스마트뉴스라이베리아는 “라이베리아의 한 성폭행 반대 운동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가 국제해사기구에 파견가기 전에 성폭행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라이베리아는 성폭행 문제가 심각한 곳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급증하는 성폭행을 막고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월드컵 ‘자책골’로 살해당한 비운의 축구선수[사건파일]

    월드컵 ‘자책골’로 살해당한 비운의 축구선수[사건파일]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해 전 세계인들이 축구에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으로 인해 생긴 사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콜롬비아 안드레아스 에스코바르(1967-1994)가 자책골을 넣었다가 마약 갱단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1967년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에스코바르는 남아메리카 굴지의 수비수로 활약하며 1990 FIFA 월드컵 이탈리아와 1994 FIFA 월드컵 미국에 출전했다. 당시 콜롬비아는 남미 지역 예선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는 아르헨티나를 5-0으로 이겼고, 강력한 월드컵 우승 후보였다. 본선에 진출한 콜롬비아는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게 1-3으로 패한 뒤 1994년 6월 22일 미국과 2차전을 치르게 됐다. 조별리그 A조 2차전은 콜롬비아 입장에서는 절대 패해서는 안되는 경기였지만, 1-2로 미국에 패하고 말았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던 에스코바르는 전반 34분, 미국의 하크스가 크로스로 올려준 볼을 차단하려다 자책골을 넣고 말았다. 결국 콜롬비아는 1승2패에 그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콜롬비아 대표팀이 귀국을 주저할 정도로 자국 여론은 악화됐다. 악명 높은 마약 조직 메데인카르텔은 “선수들이 귀국하는 대로 살해하겠다”라고 협박했고, 감독은 에콰도르로 피신했다. 에스코바르는 미국에 있는 친척 집에 가려다 홀로 귀국했고, 그게 그의 마지막이 됐다. 월드컵 탈락 5일이 지난 1994년 7월 2일 에스코바르는 고향의 술집을 찾았다가 6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남성 두 명이 38구경 권총을 꺼냈고, 당시 함께 있던 여자친구는 “괴한이 에스코바르에게 ‘자책골 고맙다’라며 시비를 걸었고 총을 발사하면서 한 발씩 쏠 때마다 ‘골!’이라고 외쳤다”고 증언했다. 에스코바르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45분 후 사망, 2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 이후로 ‘상대편이 아닌 자기편의 골문에 공을 잘못 넣는 일’이라는 뜻으로 흔히 쓰던 자살골이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자책골이라는 용어가 쓰이게 됐다. 에스코바르의 사망 후 당대 콜롬비아 최고의 스타였던 카를로스 발데라마와 파우스티노 아스프리야 등도 생명에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월드컵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 범인은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 경호원인 움베르토 카스트로 무뇨스로 그는 갱단의 리더 갈론의 운전사로도 일했다. 당시 갈론은 경기 결과에 큰돈을 걸었지만 패하자 분노한 상태였다고 알려졌다. 살인의 배후로 갈론이 지목됐지만 검찰은 용의자로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카스트로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카스트로는 1995년 징역 43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10년 후인 2005년 모범수로 석방됐다. 국가대표팀 축구선수의 살해사건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현재까지도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에스코바르의 장례식에는 12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석했고, 매년 기일이 되면 그의 고향 메데인에서는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에스코바르가 피살된 뒤 콜롬비아 축구는 급격히 무너졌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던 콜롬비아는 이후 월드컵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16년 만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본선 무대를 밟았으며 8강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남미예선에서 탈락했다.  #편집자 주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모범수로 출소한 ‘희대의 살인마’ [사건파일]

    모범수로 출소한 ‘희대의 살인마’ [사건파일]

    지난 5월 7일 오전, 강원도 삼척의 한 아파트단지로 도주 중이던 용의자의 위치를 확인한 동해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몰려들었다. 인상착의를 감추려는 듯 작업 현장에서나 착용하는 안전모를 쓰고 다닌 것으로 확인된 용의자. 형사들은 아파트 현관은 물론 인근 상가까지 단지 주변 곳곳에서 잠복하며 그를 기다렸다. 몇 시간 뒤, 드디어 남자가 1층 아파트 출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순식간에 형사들에게 체포당했다. 그는 하루 전, 강원도 동해에서 동거하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던 48세 A였다. 놀랍게도 세 번째 살인이었다. 고향인 강원도 동해에서 공사 현장의 일용직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는 그는 2001년에는 아내를, 2012년에는 연인 관계였던 베트남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했다. 그로 인해 두 번의 복역을 마친 후 지난 2020년 출소했다. 그런 그가 지난 5월 6일 새벽, 60대 여성 B씨를 상대로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두 사람은 불과 사건 발생 11일 전 동거를 시작한 관계였다고 한다. 연고도 없는 동해에서 식당 일을 하며 홀로 생활해왔다는 피해자. 사건 당일 오후에 숨진 채 발견된 그녀의 사인은 다발성 예기 손상 및 과다 출혈로 인한 심정지였다. 경찰이 시신에서 확인한 자창 및 절창의 흔적만 55개였다. 심지어 날이 부러진 흉기도 발견됐다. 얼마나 집요하고 잔인한 공격이 일어났는지 짐작하게 했다. 불과 11일의 인연, 짧은 동거가 이렇게 잔인한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사건이 발생하기 바로 전 함께 술을 마셨다는 두 사람. A씨는 술 때문에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피해자가 술자리에 함께 있던 다른 남자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자 그것에 화가나, 집에 돌아온 후 칼을 휘두르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세 번째 살인 이유였다. 그러나 현장의 증거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피해자의 등에 붙은 채로 발견된 부러진 과도, 그리고 부러진 이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서랍장 위의 식칼. 20여 차례의 공격으로 이미 피해자가 저항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칼날까지 부러졌음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도구까지 바꿔가며 피해자를 계속 공격한 것이다.세 번의 살인…교도소에서는 모범수 2001년부터 약 10년을 주기로, 세 번이나 살인을 저지른 A씨. 두 번째와 세 번째 살인은 출소한 지 2년 안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세 번이나 살인을 저질렀지만 교도소 수감 당시 소문난 모범수였다.  2001년에 아내를 살해해 8년 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었을 때도, 2012년 베트남에서 전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아 베트남 교도소에서 지낼 때도 문제없는 수감생활을 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4개월 일찍, 베트남에서는 8년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할 수 있었다. A씨는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있다고 거짓말, 베트남 한인들에게 ‘거짓 편지’를 작성해 가석방 비용을 모금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한 건 정말 우발적으로 그런 것이라고, 자신은 원래 살인을 저지르거나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호소했다. 한인들은 A씨의 말을 믿었고, 모금을 통해 마련한 돈으로 가석방을 청원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만난 주변 이웃들은 A씨를 평소 근면하고 성실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 사건도 사연이 있을 거라고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세 번이나 살인을 저지른 상습 살인범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성실하고 착한 남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가족들은 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베트남에서 가석방되어 한국으로 돌아온 A씨의 귀국이 두려웠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첫 번째 살인도 A씨를 피해 도망간 아내를 집요하게 쫓아가 살해한 사건이라며 A씨가 정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그가 어렸을 때부터 유해가스 흡입 중독에 걸려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국외범 보호관찰 및 이중처벌 불가능  A씨처럼 해외에서, 해외 국적의 시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국외범의 경우 대한민국이나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면 국내에 입국했더라도 이중처벌은 불가능하다. 보호관찰도 현행법상 근거가 없다. 세 번째 살인에서 오버킬 성향을 보인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실시한 ‘정신병 질자 척도 평가’, 일명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강호순과 조두순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암수범죄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년 뒤 또다시 가석방 심사를 받는 A씨는 현재 형기를 줄이기 위해 곳곳에 탄원서를 부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14살 여중생한테 “여보”…사랑타령한 태권도사범[사건파일]

    14살 여중생한테 “여보”…사랑타령한 태권도사범[사건파일]

    “어머님이 제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진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너무 사랑합니다. 진짜로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올해 초 A씨의 14살 여중생 딸은 모 태권도장에 등록한 이후 귀가시간이 점차 늦어지더니 몇 달 전부터는 가출을 일삼기 시작했다. 딸의 변한 모습에 걱정된 A씨는 중학교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게 됐고, 성폭력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A씨는 아이가 사범과 성관계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즉시 30대 태권도 사범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피해자인 여중생을 강제 추행한 후 ‘내가 너무 좋아해서 미안하다’ ‘친구 집에서 잔다고 하고 우리 집에 오라’며 가출을 종용하는가 하면, ‘여보’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중생과 함께 전국 곳곳을 여행 다녔던 그는 입버릇처럼 “둘이 함께한 시간이 소중해. 최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귀는 건 비밀이다”라며 “이걸 말하면 애들도 이해 못 하니까. 아무래도 이해 못 하니까 말해도 소용없다”고 했다. B씨는 A씨를 찾아와 무릎을 꿇은 뒤 “진짜로 많이 사랑한다. 포기할 수가 없다”며 “각서라도 쓰겠다. 어머님이 원하시는 대로 다 하겠다”며 만남을 허락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나는 성범죄자가 되지만 너만 있으면 괜찮다. 나는 잘못한 게 없다. 법적 문제가 안 되는 나이가 만 16세다. 너만 믿고 성인이 될 때까지 무조건 기다리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B씨의 이러한 행동은 처음이 아니었다. 피해자 외에도 태권도장에 다니는 다른 학생에게 주말에 단둘이 영화를 보자고 접근하거나 ‘좋아한다’고 말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경찰 진술에서 주말마다 B씨의 집에서 만나 성관계를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B씨가 경찰조사를 받게 된 데 대해 죄책감도 느끼고 있었다. 피해자는 “(사범님이) 잘해주고 그냥 다 좋았다”고 했다. 이어 돌이키면 후회가 된다며 “경찰 조사받고 사범님 처벌을 받고 이렇게까지 올 줄 모르니까 이게 후회가 된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사범님이) 잘해주고 그냥 다 좋았다”라며 아직도 사랑한다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14살 여중생은 아직도 사범의 말을 믿고 있다. 그는 “나중에 어른 돼서 결혼하자고, 책임진다고 그러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른이 돼서) 사범님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그루밍 범죄의 패턴”이라며 “자기 자신을 연애 혹은 사랑이라고 포장하겠지만 헛소리다. 그냥 범죄”라고 지적했다. 한편 B씨가 언급한 만 16세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 규정인 것으로 보인다. 형법상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는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동의를 구했더라도 성관계 등을 했을 시 간음 또는 추행의 죄가 성립한다.사랑으로 포장된 어긋난 관계 피해자를 스스로 의심하게 하여 자책하게 하고, 종국에는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가스라이팅과는 달리 그루밍 범죄는 애정, 사랑으로 포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돌봄을 주고, 친밀감을 형성해서 그것을 대가로 성적인 요구에 순응하게 한다. 피해자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가해자에게 의존하도록 만들며, 가해 행동에 대한 피해자의 저항감을 감소시키고, 가능하면 오랜 시간 동안 궁지로 몰아넣는 과정을 통해 피해자를 외부와 고립시킨다. 정신적으로 가치관이 성립돼 있지 않은 아이를 대상으로 범죄가 이뤄지기 때문에 재판에서 피해자가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항변하면 판결이 어려워진다. 아이는 자기가 덫에 걸린 거라는 걸 아예 모르거나, 알더라도 인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루밍 성범죄는 피해자가 자신이 학대당하는 걸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 피해자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표면적으로는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 등으로 수사나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2020년 5월 19일 미성년자 의제 강간규정은 ‘13세 미만은 당연히 처벌’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전문가는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성적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면, 성범죄의 예비음모죄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항이 적용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문화마당] ‘주최 없는 행사’라 사각지대라니/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 ‘주최 없는 행사’라 사각지대라니/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2022년 가을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게도, 생존자와 가족들에게도, 또다시 모든 걸 취소하고 침묵해야 하는 축제인들에게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계절이 됐다. 얼마나 아팠을까. 오랜만에 재미있게 코스프레한 사람 구경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서울의 대표 관광지라는 이태원이 이토록 준비와 대응이 엉성한 곳이었다니. 숨이 가빠 오는 마지막 순간에 가족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뉴스를 보는 순간 나도 숨이 턱 막혔다. 그런데 과연 축제가 문제였을까. 지난 며칠간 모든 언론과 행정·안전 전문가들이 ‘주최 없는 축제라서 책임 소재가 애매하다’는 부정확한 발언을 쏟아낸 탓에 지금 소득 없이 3년을 버텨 왔던 대한민국의 모든 축제인들은 마치 가해자라도 된 것처럼 동네북이 됐다. 진짜 축제였다면 축제인들은 어떻게 준비했을지 살펴봐야 한다. 먼저 축제나 이벤트에서 대규모 인파를 대비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첫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축제 수행기관을 대상으로 안전대책과 대응 요령을 수시로 내려보내는데 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게 우선이다. 지역축제 안전 매뉴얼을 비롯해 지자체별로 그동안 수집했던 시민 불편 사항, 교통질서, 위생시설, 전기시설, 화재예방, 공연장·축제장 무대 안전설비, 사회적 질병 예방수칙과 자주 발생하는 사고 유형 및 안전관리 프로세스가 있다. 이는 수년 전부터 강화돼 지금도 진행 중이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관(官)이 주도하는 축제가 전체의 90%를 넘기 때문에 문화관광축제를 비롯한 대부분의 축제가 여기에 포함된다. 둘째는 축제 전문가의 프로그램 기반 안전점검이다. 예를 들어 이태원의 핼러윈데이는 많은 인파와 사건사고로 매년 뉴스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 주로 동선이 흐트러지고 충돌사고가 빚어지는지 인구혼잡도를 기본으로 한 축제장 안전지도가 나올 수 있다. 이어 관객을 움직이는 실질적 요인, 즉 이태원 전체의 클럽 위치와 춤을 허용한 일반음식점 위치 정보를 등급별로 집약한다. 마지막으로 클럽별ㆍ시간대별 주요 출연진과 인기 프로그램을 조사한 타임테이블을 확보한다. 축제장 내 혼잡 빈도를 시간대별로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용산구와 경찰청은 이 세 가지를 축적한 안전지도를 갖고 있어야 했다. 이태원은 1997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서울시 최초의 관광특구다. 관광특구는 상권 활성화를 위한 예산을 지원받고 관광 인프라 구축, 음식점 영업시간 등 각종 규제에서 완화된 혜택이 주어진다. 1년 내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도록 전방위적으로 홍보하고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 이유다. 그중 핼러윈은 가장 큰 대목인 셈이다. 많이 찾아 달라고 관광특구를 홍보할 때는 언제고 주최 없는 행사라 책임 소재가 애매하다니, 경찰을 더 투입했어도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관제실에서 현장을 볼 수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않고 1조 5000억원을 들인 재난안전통신망으로 전화통화만 하고 있었다니 더 말해 무엇하랴. 주최가 없어도 위험성 높은 다중운집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전국 새해맞이 명소, 크리스마스이브, 연말연시 유흥가, 각종 기념일마다 스스로 모이는 종교의식 등 관습적으로 행해져 온 운집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당장 올 크리스마스이브에도 명동에 많은 인파가 밀려들 텐데 사고가 터지면 ‘주최 없는 행사니까 애매하네’ 하며 손놓고 있을 셈인가.
  • “살인미수 피해자입니다…12년 뒤, 저는 죽습니다”[사건파일]

    “살인미수 피해자입니다…12년 뒤, 저는 죽습니다”[사건파일]

    “범인은 형이 많다며 항소했고, 반성하는 모습은커녕 재판장에 올 때마다 몸집이 커져갑니다. 범인이 12년 뒤에 다시 나오면 40대입니다. 뻔한 결말에 피해자인 저는 숨이 턱턱 조여옵니다. 사회악인 이 사람이 평생 사회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5월 22일 오전 5시 귀가하던 20대 여성 A씨는 일면식도 없는 30대 남성 B씨로부터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이유도 없이 A씨를 길에서 10여분간 쫓아간 B씨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A씨를 발견하고, 보폭을 줄이며 몰래 뒤로 다가가 갑자기 머리를 뒤에서 발로 돌려찼다. A씨가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힌 후 바닥에 쓰러지자 B씨는 A씨의 머리를 모두 5차례 발로 세게 밟았다. 단단한 체격의 B씨는 경호업체 직원이었다. B씨의 만행은 계속됐다. B씨는 정신을 잃은 A씨를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갔고, 주민의 인기척이 들리자 A씨를 그 자리에 둔 채 택시를 잡아 여자친구의 집으로 도주했다. A씨는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두개내출혈과 영구장애가 우려되는 오른쪽 다리의 마비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 B씨의 여자친구는 B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을 알면서도 5월 22~25일 자신의 집에 숨겨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B씨의 행방을 묻자 “헤어진 남자친구”라며 진술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줬다. 그리고 최근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태업)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고, B씨를 숨겨준 혐의(범죄은닉 등)를 받는 B씨의 여자친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살해할 고의는 없었으며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신의 폭행 행위가 피해자에게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가능성 또는 위험성을 인식, 예견했음에도 폭행을 계속했다”며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면서 CCTV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등 여러 측면에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와 그 가족이 소소하게 누렸던 평온한 일상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게다가 누범기간 중 재차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 B씨에게 법을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6번 머리 밟히고 해리성기억상실” 피해자 A씨는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려 엄벌을 호소했다. A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6번 머리를 짓밟히고 사각지대로 끌려간 살인미수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해리성기억상실 장애로 당시 아무런 기억이 없다. 눈을 뜨니 병원이었다. 병원에서 있었던 2~3일 정도의 기억 또한 없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에게 구타 당해 머리에 피가 흐르고 오른쪽 다리에 마비가 왔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기억이 없어 CCTV와 자료를 기반으로 말하겠다면서 “머리를 뒤돌려차기로 맞은 뒤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혀 쓰러졌다. 총 6차례 발로 머리를 맞았는데, 5회째 맞았을 때는 제 손도 축 늘어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어린시절 축구선수를 꿈꿨다는 경호업체 직원(B씨)의 발차기는 엄청난 상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각지대로 끌려간 뒤) 8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 (다만 병원 이송 후) 바지 지퍼가 열려 있었고, 오줌에 젖어있었다. 바지를 끝까지 내려보니 오른쪽 종아리에 팬티가 걸쳐져 있었다고 한다. 응급상황이 끝난 뒤 속옷과 옷을 증거로 제출했으나 성폭력과 관련해선 질 내 DNA 채취 등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친구 집으로 도주한 B씨는 옷을 빨아달라고 했다더라. 경찰에게 거짓말을 하라고도 시켰다고 한다”며 “당시 여자친구 휴대전화로 인터넷 검색을 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성범죄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포렌식 검사 결과 ‘서면살인’ ‘서면살인미수’ ‘서면강간’ ‘서면강간미수’ 등을 검색했더라. 본인의 손가락으로 자백한 거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8년이나 형을 줄여 12년을 선고했다. 범인이 폭행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CCTV에 다 찍혀있는데 부정하는 피고인이 어디 있나. 범인은 아직도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A씨는 “B씨는 당시 여자친구가 면회를 오지 않고 헤어지자 했을 때부터 협박편지를 수차례 보냈다. A4용지에 그렇게 많은 욕이 담긴 건 처음 봤다. 여자친구에게 주민번호를 알고 있다며 ‘너는 내 손안’이라며 협박했다고 한다”라며 “프로파일러 보고서에도 재범 위험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고, 사이코패스 검사로 알려진 PCL-R에서도 점수가 높게 나왔다. ‘처음에는 여자인지 몰랐다’고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고, 성과 관련된 질문은 이상하리만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이후 1달여가 지난 뒤 기적적으로 마비가 풀렸다. 하지만 여전히 길을 걸을 때 불안하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2시간 마다 잠을 깬다. B씨가 반성문에 ‘합의금을 할부로라도 갚겠다’고 적었다는데, 우리 가족은 1조원을 줘도 안 받을 거라고 했다”라며 “피해자인 저는 숨이 턱턱 조여온다. 사회악인 이 사람이 평생 사회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삼형제에게 ‘소변 검사’ 시키는 엄마…왜?

    삼형제에게 ‘소변 검사’ 시키는 엄마…왜?

    금쪽이의 엄마가 등교 전 삼형제에게 소변 검사를 시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4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딸 셋, 아들 셋 육남매를 둔 부모가 등장했다. 이날 금쪽이의 엄마는 등교 전 삼형제에게 소변 검사를 하게 했다. 이는 알고보니 흡연 여부를 알 수 있는 니코틴 검사로 밝혀져 스튜디오의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에 엄마는 “사실 검사를 하게 된 계기는 금쪽이가 중학교 입학하던 시점에 (담배에)손을 댔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 물론 금쪽이가 나에게 와서 사실대로 얘기를 해줬지만 너무 일찍 손을 댔기 때문에 엄마가 한 번씩 불시에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생각을 좀 해봐야 될 거 같다. 아이들이 담배를 안 피우게끔 지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거 같다. 근데 이 방법은 엄마가 제일 편한 방법인 거 같다”라며, “이렇게 하는 게 기본적으로 믿음과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이상 못 믿겠어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거 같다. 그러면 되게 속상할 거 같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오은영은 금쪽이의 엄마에게 “이런 규칙을 만들어야 엄마 마음이 편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금쪽이의 엄마는 울먹이며 “그래야 내 눈에 아이들이 보인다. 내 눈에 아이들이 안 보이면 혹시라도 어디서 다치지는 않을까”라며 둘째 아들이 태권도 송판을 커터 칼로 자르다가 손을 다친 일에 대해 털어놨다. 금쪽이의 엄마는 “내가 조금만 신경을 안 쓰면 아이들에게 자꾸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 일이 내 눈으로 확인이 안되면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라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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