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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외언내언)

    91년 10월 미국에서는 전대미문의 한 사건으로 해서 전미국민들이 TV앞에 목을 매고 있었다.대법관후보로 추천된 흑인 클레어런스 토머스 판사에 대한 상원 인준청문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때마침 토머스판사와 함께 일한 적이 있는 한 흑인 여교수가 토머스 판사의 인격에 문제를 제기했기때문. 아니타 힐이란 이 여교수는 토머스 판사가 직장내에서 자기에게 성희롱을 예사로 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던 것이다.청문회는 연일 이 문제를 갖고 토머스 판사에 덤벼들었고 국민들은 이 희한한 청문회를 지켜보느라 흥미진진해했다. 이 일로 해서 토머스 판사는 하마터면 사상 첫 흑인대법관이 될 기회를 놓칠뻔 했으나 다행히 상원이 토머스에게 판정승손을 들어줬다.당시 관심의 초점은 어디까지가 성희롱이며 성적농담과 관련해 어디까지가 대법관이 될 사람의 인격적 소양과 관련이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성에 대한 시대적 인식의 변화,성희롱에 대한 남녀간,문화적 배경에 따른 관념상의 차이 등등.한 예로 불과 10여년전 한직장의 상사가예쁜 여성 부하직원에게 『미스김 다리는 참으로 예뻐』했다고 하면 미스김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런 소릴했다간 뺨이나 안맞으면 다행이다. 정무2장관실이 「여성주간」을 맞아 「생명존중에 관한 국민의식조사」를 했다고 한다.그랬더니 우리나라 성인여성의 36.9%가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한일이 있다고 응답했다.더구나 서울여성의 경우는 46.5%가 그런 경험을 했다는 응답이었다.대단한 수치가 아닐수 없다.서울여성 2명중 1명이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했다는 결론이다.이 조사가 얼마나 진실을 반영했는지 알 수 없으나 만일 사실이라면 작은 일이 아니다.한국사회가 온통 성폭력과 성희롱에 시달리는 야만사회라는 얘기이거나 아니면 성에 대해 남녀간에 기본적인 인식차가 크다는 결과가 된다.한우리속에 고양이와 쥐가 함께 살고있다고 하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임춘웅 논설위원〉
  • 딸 훈계하다 폭행치사 영장기각/부산지법

    ◎“본인도 큰 고통… 정상참작” 【부산=김정한 기자】 부산지법 민사22단독 윤근수 판사는 24일 훈계에 반항하는 딸을 때려 숨지게 한 이재신씨(49·부산시 영도구 청학2동)에 대해 폭행치사혐의로 부산 영도경찰서가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윤판사는 『피의자가 딸의 탈선을 보다 못해 훈계차원에서 한차례 손찌검한 것이 숨지게 하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데다 범행결과에 따른 고통을 당해야 하는 처지에 대해서도 동정이 가고 부인도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영장을 기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2일 하오 4시쯤 귀가한 딸 경미양(15·Y여중3)이 『왜 학생이 교복을 안입고 미니스커트를 입고 돌아다니느냐』며 꾸짖는 데 대해 말대꾸하자 뺨을 때려 머리가 현관에 부딪쳐 숨지게 한 혐의로 23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 침통한 청와대 부패척결 의지 단호/「장학로씨 구속」 여권의 대응

    ◎총선앞두고 실추된 이미지 회복 노력/공직·정치권 부정근절대책 다각 강구 장학로 전 청와대제1부속실장 사건이 터진 이후 김영삼 대통령의 분위기가 침통하면서도 단호하다는 데 청와대 보좌진의 견해가 일치한다. 김대통령이 「침통한」 이유는 쉽게 짐작이 간다.20여년간 측근에서 보좌해온 사람이 부정에 연루됐다는 것 자체가 주는 충격의 강도는 말이 필요없다.김대통령은 2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취임초부터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데 솔선수범하겠다는 원칙을 지키며 절제와 극기의 생활을 해왔는데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비서관이 어떻게 부정부패에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을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단호한」 분위기를 둘러싸고는 해석이 갈린다.『부정부패 척결의지를 더욱 다잡고 있다』는 분석에서 『정치판 전체의 일대 사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단순한 국면전환을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삼재 총장 등 여권의 의중을 공식적으로 전하는 인사들에 따르면 장 전 실장 사건을 빨리 마무리짓고 총선전에 임하려는게 정부·여당의 입장으로 비친다.하지만 대통령의 분위기가 다른 탓에 상황은 유동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장 전 실장의 잘못을 비호할 생각도 없고 국민들로부터 큰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비슷한 정도의 비리는 야당을 비롯,정치판에 많을 것이며 상호 폭로전에 따라 처벌하려 들면 그 숫자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야당측의 태도에 따라 여권의 대응방향이 영향받을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부·여당은 국정을 책임진 쪽이다.여야관계만을 생각할 수 없다.총선을 의식하건,않건간에 장 전 실장 사건으로 실추된 대국민 이미지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여권은 아직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장전실장의 경우 복잡한 여자문제와 관행적인 떡값 수수 등으로 「개인 비리」의 성격이 강하다.잘못된 제도탓으로 돌리기 힘들다. 신한국당의 박찬종 수도권선거대책위원장은 『국가경영에 참여할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검증절차를 법과 제도적으로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미국식 청문회제도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풍토에서 그같은 제도가 적합한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제도개선과 함께 「대통령이 안받는 대신 밑에서는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인식을 돌리는 게 여권의 시급한 과제다.〈이목희 기자〉 ◎여야 반응/“유감” 표명에 “철저수사” 촉구/“폭로전 국민식상… 정책대결 벌이자”­여/“대통령에 관리책임”… 축소수사 비난­야 장학로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구속과 관련,24일 신한국당은 대국민 사과의 뜻을 밝히고 더이상 폭로전을 삼갈 것을 야권에 촉구했다.반면 야권은 득표의 호재로 삼아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신한국당◁ ○…김철 선대위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장전실장이 수뢰혐의로 구속된 것은 불행한 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그는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부정부패척결과 역사 바로세우기에 차질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야당도 더이상의 폭로전에 국민이 식상해있음을 깨닫고 정책대결과 비전의 제시를 통한 이성적 선거 분위기 조성에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회창 선대위의장도 용인·노원갑·도봉갑지구당 필승대회에서 『깨끗한 정치는 권력의 내부와 핵심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은 이날 강동·의정부 필승대회 격려사에서 『검증받지 않은 가신들이 보스 주위에서 부패사슬을 이루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3김정치 시대의 유물』이라면서 『법과 제도,관행을 통해 국가 경영에 참여할 사람들의 자질과 소양을 검증하는 국민적 절차를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국민회의 윤호중 부대변인은 『37억원 부정비리 등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축소·은폐 수사』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봐주기」 수사를 계속한다면 국민들은 김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미운 사람은 뺨 한대 더 때리고 내 사람은 떡 하나 더 주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볼 것』이라며 철저하고 적극적인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김홍신 선대위대변인도 『김대통령은 측근의 비리에 대해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로 치부,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관리소홀등 직무태만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자민련◁ 이동복 선대위대변인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장씨의 비리내용이 이미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겨우 1억여원의 비리혐의만 가지고 구속을 집행한 것은 총선에서 여당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축소수사』라며 검찰의 엄중수사를 촉구했다.〈박찬구·오일만 기자〉
  • 러시아­체첸의 보복전을 보면서(박갑천 칼럼)

    남이 나에게 원한을 안길때 그걸 풀려드는 복수심은 가장 원초적인 사람마음 아닐까 한다.그리스신화만 봐도 그럴만하구나 싶어진다.에리뉘스라 불리는 복수의 여신은 셋.알렉토,티시포네,메가이라이다.그들은 크로노스에 의해 우라노스의 남근이 잘렸을때 흐른 피가 대지로 떨어지면서 태어났다.얼마나 원한에 사무치겠는가.복수심이란게 모지락스러울밖에 없게 돼있다. 그러니 성서에도 이렇게 쓰여있다.『…그러나 다른 해가 있으면 갚되 생명은 생명으로,눈은 눈으로,이는 이로,손은 손으로,발은 발로,데운것은 데움으로,상하게 한것은 상함으로,때린것은 때림으로 갚을지니라』(출애굽기21:23∼25).어린날 읽은 대뒤마의 「몽테크리스토백작」이 신바람났던 것도 복수극 때문이었다 할것이다.에드몽 당테스는 자기를 해코지한 사람들을 얼마나 시원하게 바수질러 나가던 것인가. 왕조시대에는 어버이나 남편의 복수에 대해서는 관대했음이 「추관지」(상복부)등에 나타난다.죽인 형편 보아가면서 급복(급복:부역등을 면제함)하고 방송(석방)하며 귀양보내고 있다.「천예록」에는 어떤 무인한테 죽은 구렁이가 복수하려고 그 아들로 태어난 이야기도 보인다.이를 소개한 지은이(임방)는 이렇게 게정피운다.『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은 죽임을 당하고도 그넋들이 보복 못하니 미물인 구렁이만도 못한것 아니냐』.곱송그리지말고 앙갚음을 제대로 해낼때 사회정의가 바로선다는 시각이다. 그렇다해도 하나의 보복은 또다른 보복을 불러들이는 법.보복당한 사람은 제가 저지른 옰이라면서 동곳빼는게 아니기 때문이다.그럴때 갈등은 영원할밖에 없다.그래서 성경은 이렇게도 가르친다.『또 눈은 눈으로,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자를 대적지 말라.누구든지 네 오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마태복음5:38이하).『원수는 순으로 풀라』고한 우리속담도 그런 뜻이었다. 체첸반군과 러시아군 사이의 인질극­진압작전을 지켜보면서 보복의 악순환을 한번더 생각하게 된다.지구촌에 끊임이 없는 종교분쟁하며 민족분규는 보복­복수의 되풀이가 아닌가.제정러시아의 문호레프 톨스토이의 혜안을 한번 곱짚어보자.『폭력으로 사람들 악행을 막고자 하는것은 냇물을 막고서 물길이 강둑보다 잠시 낮아지는 것을 좋아함과 다름없다.때가 흐르면 냇물은 다시 둑을 넘어 흐르니…』­「인생의 길」에서.
  • 망명 두 북한인 밝혀

    ◎최씨­과학원 전 금속부원장 딸/차씨­외교부 영접국장의 아들 잠비아에서 망명,서울에 도착한 북한외교관 부인 최수봉씨와 공작원 차성근씨는 현지 북한대사의 가혹행위와 상부문책 우려,그리고 남한사회에 대한 동경등의 이유로 귀순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특히 최씨는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타자수로 근무중 북한대사 김응상에게 뺨을 맞아 멍이 드는등 인격적 모독을 당한 끝에 자살까지 기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또 김일성종합대 문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부친은 북한과학원 금속부문 부원장을 지낸 최흥수씨로 밝혀졌다. 이 당국자는 이어 『당초 유세도씨로 알려졌던 귀순 공작원의 본명은 차성근이며 부친은 북한외교부 영접국장인 차순권』이라면서 『차씨 역시 남한의 발전상을 알게 돼 한국을 동경해왔으며 보안책임자로 최씨 귀순에 대한 문책을 받게 될 것이 두려워 망명했고 최씨와 차씨간에 특별한 관계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 전남승주 선암사어귀 나무벅수(한국인의 얼굴)

    ◎튀어나온 눈·주먹코의 “심술영삼”/허한 구석 없는 오달진 느낌의 장승 우리네 장승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걸물 하나가 전남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 선암사 어귀의 나무벅수다.장승의 이름은 고장에 따라 제각각인데,서울·경기와 그 언저리 중부지역을 벗어난 남쪽에서는 벅수란 말을 더 좋아한다.벅수는 더러 멍청한 사람에 비유되나 선암사 절 장승 얼굴은 허해보이는 구석이 없는 벅수다.그저 오달지다는 느낌을 안겨주었다. 선암사 벅수는 키가 무척 작다.키 큰 장승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작아진 사연을 알아보면 나이 탓이다.땅에 박아 둔 밑둥이 세월을 못이겨 곰삭을 때마다 잘라버리고 다시 묻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얼굴도 오랜 성상의 비바람에 시달려 노안이 되었다.그래서 본디 올찼을 얼굴 전체가 트고 갈라졌다.선암사 절 집안사람들이 전하는 벅수의 나이는 여든 살이 넘었다.이는 갑진년(1904년)에 세웠다는 벅수 뒷면의 글씨가 입증했다. 이 나무벅수의 제자리는 선암사 무지개다리(강교)가 보이는 절 어귀다.두 벅수가 길을 사이에 두고마주했으나 암수가 아닌 수벅수들이다.코는 실했지만 주먹코다.남성을 상징한다는 코가 날이 서지 않아서인지 여복이 없는 것은 분명했다.허구한 날을 수벅수끼리 바라보고 있는지라 조금은 심술궂은 얼굴을 했다.그래도 참고 견디어 인고가 배었다. 두 벅수 가운데 왼쪽 벅수 얼굴이 좀 덜 상했다.다만 머리부분 부식이 심하여 움푹 패어나갔다.눈은 툭 튀어나오게 돋을 새김했다.그리고 가장자리를 오목새김 선으로 돌리면서 눈꼬리를 치켜올렸다.콧등을 부러 찡그려 코방울이 둥글게 부풀었다.코방울은 코가 주먹코로 불거지는데 한몫을 단단히 거들었다.벅수는 약간 성을 부려 뺨도 부풀어 올랐다.팔자로 갈라진 콧수염속을 비집고 들어간 아래 송곳니가 복밖으로 삐죽 나와 있다. 벅수의 턱수염은 길어 땅에 닿을 듯 늘어졌다.수염이 본래 길기도 하거니와 벅수 키가 자꾸만 작아진 통에 세갈래로 흘러내린 수염이 더욱 길어보인다.그럴듯한 풍채를 갖춘 벅수의 몸뚱이 아래에다 호법선신이라는 이름을 새겼다.얼굴은 험상궂어 보이는데가 있으나 불법을 지키는 착한 신장 자격으로 절어귀에 서 있는 것이다. 길 건너쪽의 또 다른 수벅수에는 방생정계라는 새김글씨가 들어있다.승속의 경계를 가리는 표말기능을 가진 벅수가 아닌가 한다.사찰의 상징성을 크게 부여한 표식조형물에 관한 기록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나온다.전남 장흥 보림사 빗돌글씨(비문·서기759∼884년의 장생포주가 그것이다.장생표주가 오늘날 장승이나 벅수의 원형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어느정도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 그러나 장승에 나타난 조각양식이 시대별로 어떤 형식의 틀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그때 그때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가식과 형식을 무시한 신앙대상물 장승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 쥐의 해(외언내언)

    영악하고 민첩하기로 쥐를 따를 동물이 없을 것이다.「쥐새끼 같은 놈」하면 간특한 사람을 칭하고 「얼굴에 쥐가 기어다닌다」는 약삭빠른 사람의 대명사다.그런가 하면 왜소함과 은밀함이 쥐의 특성으로 입에 오르내린다.「쥐꼬리」는 가난한 샐러리맨들의 월급봉투로,「쥐의 간」은 작은 것의 상징으로 통한다.적막속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쥐 죽은듯 조용하다」란 말도 생긴 것이다. 지구상에 쥐가 탄생한 것은 3천6백만년 전이라니 기껏해야 3백만년밖에 안된 인간에 비해 족보가 훨씬 유장하다.남극과 뉴질랜드를 제외한 세계전역에 분포돼 있으며 종류도 1천8백종이나 된다.쥐의 번식성은 포유류중 으뜸.집쥐나 들쥐의 경우 한번에 6∼9마리씩 1년에 6∼7회나 새끼를 낳는다.그래서 옛날부터 쥐는 다산의 상징으로 돼있다. 쥐는 음식을 훔쳐먹고 곡식을 축내며 전염병을 옮기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실험용 흰쥐는 인간을 위해 대신 죽어간다.생태학적으로 쥐가 인간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 쥐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생쥐를 친근하게 여겼다.용모의 앙증스러움과 귀여움때문일 것이다.전세계 어린이를 즐겁게 해주는 미키마우스 만화의 주인공은 생쥐.월트 디즈니가 젊은시절 오갈데 없어 창고에서 잠을 잤는데 이때 생쥐와 함께 생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셰익스피어도 햄릿에서 『뺨 꼬집혀라.귀여운 생쥐라고 부르게 하라』라고 여인을 표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쥐를 점잖게 서생원이라고 불렀다.쥐에 대한 최고의 예우인 셈이다.이솝 우화에선 생쥐가 목숨을 구해준 사자의 묶인 밧줄을 끊어 보은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쥐에게는 놀라운 신통력이 있다.지진을 미리 알아차리고 달아나며,파선하는 배에서 도망쳐 나온다.현대과학이 풀지 못하는 신비다.새해는 병자년,쥐 해다.생쥐의 기민함과 부지런함,그리고 재앙을 예측해 미리 대피하는 지혜를 배울만하다.풍요와 다산의 상징인 쥐의 해,독자 여러분 복많이 받으소서.
  • 이영희 여의도연 소장 곧 경질

    ◎“5·6공세력 단절” 잇단 주장에 허주 발끈/“당화합위해 경고로는 미흡“ 강경론 대두 신한국당의 외곽 정책연구기관인 「여의도 연구소」의 이영희 소장이 「강경 개혁론」을 지나치게 자주 개진한 「죄」로 금명간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인사문제가 제기된 직접 계기는 이소장이 지난 달 28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강과 오는 14일자 주간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5·6공을 주도했던 인물이 당을 이끌 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것.이소장의 발언은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울고싶던 민정계의 뺨을 때린 격」이 돼 김윤환 대표위원도 그대로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특히 김대표가 김영삼 대통령의 만류로 대표직 사임의사를 철회하고 당내화합에 나선 마당에 이소장이 찬물을 끼얹은 모양이 됐던 것이다.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인 강삼재 사무총장이 6일 이소장을 경고조치 했지만 김대표는 『경고 갖고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김대표는 지난 5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당의 결속을 해치는 움직임이 있다』고 여의도연구소 문제를제기했고 김대통령도 이 문제 처리를 김대표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김대표는 『여의도연구소는 공기관이고 소장은 당의 이념을 정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런식으로 얘기하면 안된다』면서 『그런 생각으로 당의 화합을 가져올 수 있겠느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강총장도 『김대표의 생각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소장은 국민대 특강 및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문민정부가 5·6공과 단절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6·3세대이며 인하대 법정대학장을 지낸 이소장은 민주계 후원으로 여의도연구소장직을 맡아 현 정부의 과거청산작업과 개혁의 정당성,세대교체 등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 왔다.그의 다소 과한 개혁 입장으로 몇차례 당내 파문을 빚기도 했으나 원칙론으로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 시각도 적지않다.
  • 재벌총수 무더기 검찰 소환… 시민·중소기업 반응

    ◎“이번 기회 정­경유착 고리 끊어야”/“비자금 피해 결국 소비자에” 분개/일부선 “경제 주름살 없게 배려를” 사상 유례없이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 총수들이 무더기로 소환조사를 받은 8일 서초동 대검찰청사 주변에는 밤늦게까지 시민들의 관심과 시선이 모아져 영하의 날씨속에서도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TV 생중계를 통해 삼성,LG,동아,대림 그룹의 총수들이 잇따라 대검청사로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번 기회에 정경유착의 검은 사슬을 끊을 수 있도록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관련 하도급업체나 중소기업등 업계 일부에서는 『연말 자금난이 심화돼 경제가 위축될 조짐』이라고 우려하며 최소한의 경제적인 배려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연구부장 이철규(30)씨는 『경제 민주화와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오랜 폐습을 도려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검찰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위법사실이 드러난 관련자를 빠짐없이 사법처리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조사부장 문은숙(32·여)씨는 『대기업의 정치비자금은 과자 팔고 자동차 팔아 남긴 돈으로 피해자는 결국 일반 소비자들』이라며 분개했다. 동대문시장 의류도매상 김원식(49)씨는 『상도의란 정당한 노력속에 이윤을 얻어 그 일부를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이라며 『문어발식 확장으로 재래시장을 멍들게 하면서 이권과 특혜를 대가로 비자금을 상납한 재벌은 당연히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중소업체는 경기침체를 우려해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 하도급 업체인 마포구 노고산동 B건설업체 업주 김모씨(55)는 『지난 9월 건설업체 부도율이 2.9%로 5년전인 90년 0.9%에 비해 3배이상 높았다』며 『갈수록 자금경색과 불황이 심해지는 판에 기업총수들의 무더기 소환조사는 자칫 경기침체를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대우전자 돈암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선준(40)씨는 『기업가도 잘못된 정치풍토의 피해자인데 돈주고 뺨까지 맞는 것은 다소 억울한 것 아니냐』며 『사채 시장이 동결되고 돈이 흐르지 않아 동네 상인들은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구로구 시흥동 K금속 업주도 『이 정도에서 대충 「심판」을 마무리하고 정치·경제 위기를 추스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지금대로라면 중소업체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대해 서울대 경제학부 정운찬 교수는 『재벌총수들의 소환 조치는 진실 규명을 위한 검찰수사상 당연한 절차』라며 『짧게 보면 관련기업의 주가가 떨어지고 경제가 위축될 수도 있으나 멀리 보면 비자금을 완전히 근절한다는 의미에서 경제 발전에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짧은 노출 긴 여운/노주석 사회부 기자(현장)

    ◎검찰출두 노씨 언론공개 40초뿐 노태우 전 대통령이 「피의자반 참고인반」이라는 육법전서에도 없는 묘한 신분으로 서초동 대검청사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한마디를 남긴채 조사실로 향한 노전대통령은 더 할 말이 없는 고개숙인 남자였다. 노전대통령이 불려온 대검청사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중 통일후를 대비해 잘 지으라며 후한 예산을 배정해 준 곳이다.이 곳에 자신이 조사를 받으러 오리라곤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이날 전세계의 20여개의 유력 외신과 국내취재진 등 3백여명이 노전대통령의 검찰소환을 보기 위해 몰렸다. 국내언론이 전직대통령의 비리혐의 소환이라는 전대미문의 뉴스를 취재하기 위해서라면 외신은 5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주머니에 챙긴 「인간불가사리」의 모습을 자국국민에게 생생하게 전해 주기 위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노전대통령이 소환된 대검찰청 주변에는 조사를 받으러 온 「한」사람(1인)을 위한 조치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이례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보도진과검찰은 노전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취재준칙이라는 유례없는 합의문까지 마련하는 소동을 벌였다.소환도중 머리가 찢긴 정주영현대그룹 명예회장이나 한 시민에게 뺨을 얻어 맞은 전경환전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장 등의 불상사가 재발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검청사 현관앞과 로비내부 등 2곳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취재 및 사진기자의 접근이 제한된 것은 물론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검찰청사 본관내부로의 외부인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검찰은 한술 더 떠 민원인을 포함,일부 외신기자들과 국내 지방지·잡지사의 기자출입을 청사 정문에서부터 막는 과잉조치를 취해기도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검찰의 몸조심과 국제적 망신을 방지하기 위한 국내 언론의 묵시적 협조가 낳은 결과였다. 2대의 헬기를 동원한 초유의 방송생중계까지 이어진 언론의 소동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소환된 노전대통령이 국민에게 노출된 시간은 소환때 40초를 포함,1분도 채못된것 같다. 세계적 뉴스거리를 찾아 이곳까지 찾아와 온종일 추운 날씨에 떨었던 한외신기자는 노전대통령이 귀가한 뒤 『오늘 이곳에 불려온 사람이 「전」대통령이 틀림없느냐』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 노씨 출두 경비 「007 작전」 방불

    ◎3천명 동원… 도심·길가 2∼3중 경계/대검청사 도착까지 20분간 극비진행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과정을 책임진 경찰의 경비작전은 첩보영화 「007 작전」을 방불하게 했다.전직대통령의 검찰소환이 헌정사상 처음인데다 노씨에 대한 민심이 극도로 악화돼 만일의 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비,노씨의 「검찰청 가는 길」이 서초동 대검청사앞 도착때까지 극비에 부쳐졌다. 또한 노씨 승용차 앞뒤에 청와대경호팀 차량이 배치되고 도심과 길가에도 정·사복 경찰을 배치,2중3중의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이날 노씨의 「검찰출두 특별경비」에 동원된 경찰인력은 모두 25개 중대 3천여명.서울지방경찰청의 총지휘 아래 노씨의 연희동 집주변에 7개 중대 8백여명을 비롯,대검청사와 주변외곽에 9개 중대 1천여명,도심타격대 4개 중대,연도경비 5개 중대 등 모두 3천여명이 이른 새벽부터 배치돼 돌발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경찰은 주변경비만을 책임졌고 연희동에서 대검청사까지 이르는 15㎞구간의 근접경호는 노씨 퇴임이후 청와대에서 파견된 경호원 25명이 맡았다.이들은 노씨의 검찰출두가 확정된 직후부터 전례없는 「행사」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치밀한 작전을 세우고 가상 도상훈련까지 마쳤다. 이같은 사전 훈련의 진가는 출발때부터 유감없이 나타났다.노씨가 상오 9시24분 경호차량 2대의 호위를 받으며 연희동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경찰은 노씨의 출두과정을 생중계하려던 방송사 취재진들을 교묘히 따돌렸다. 경찰청 앞길에서는 예기치못한 신호대기에 걸리자 경호차량에 동승했던 경찰간부가 무전으로 연락,신호를 파란불로 바꾸는 기민한 경호작전을 펼쳤다. 이처럼 예상보다 신속한 차량이동에 성공함으로써 노씨는 출발한지 20여분만인 상오 9시45분쯤 대검청사에 무사히 도착했다.검찰청사 앞에서도 과거 5공비리 수사때 전경환 당시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회장이 흥분한 시민에게 뺨을 맞았던 일과 같은 불미스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20분동안의 극비 호송작전에 노씨 일행의 뒤를 따를 수 있었던 언론사 차량은 당초 동원됐던 1백여대 가운데 겨우 2∼3대에 지나지 않았다.
  • 사법처리 준비에 “급피치”/6공 비자금 파문­검찰수사 주변

    ◎검찰 부동산 투기 의혹수사 대비 기사 스크랩/노 전대통령 최소 2차례 조사시사/“소환당일 포토라인 설치·경비 강화” 전직대통령의 소환조사를 앞둔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휴일인 29일에도 수사팀이 모두 출근해 노태우 전대통령에게 적용할 법률검토작업을 벌이는 등 사법처리 준비작업에 급피치를 올렸다. 특히 노전대통령의 사과문 발표를 기점으로 수사의 무게중심이 비자금 규모파악에서 비자금 조성경위와 관련한 노전대통령의 구체적인 범죄혐의를 입증,사법처리 쪽으로 기욺에 따라 서초동 대검청사는 폭풍전야처럼 긴장감이 감돌았다. ○…검찰은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노전대통령의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확인차원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이들 기사가 보도된 신문을 스크랩하는 등 본격수사에 대비하는 모습. 이번 비자금 사건과 관련,현재 노전대통령및 친·인척 등의 명의로 숨겨놓은 부동산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부동산만도 대략 10여건.시가로 치면 3천억∼4천억원에 이른다는 것.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7층짜리 D빌딩을 포함,▲영종도 신공항부근 토지 5만평 ▲분당·일산 신도시 주변의 대규모 토지 ▲경기원당의 사슴목장 ▲서울 시청앞 S빌딩 등이 집중거론되고 있는 상태. ○…검찰은 30일 노전대통령측이 보내기로 한 소명자료를 검토,부족한 부분에 대해 노씨를 상대로 1차 조사를 벌인 뒤 기업체 대표 등의 조사를 거쳐 노전대통령에 대한 최종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혀 최소한 두차례 이상 조사가 이뤄질 것임을 암시.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조성 경위를 밝히고 기업인 등 비자금 기부자를 소환,조사한 뒤에야 당사자인 노전대통령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수사기법』이라면서 『그러나 소명자료의 내용이 불충분할 경우 노전대통령을 먼저 부를 수도 있다』고 설명. ○…검찰은 30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전대통령측의 소명자료에 어떤 내용이 얼마만큼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 노전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여론을 진정시키기는 커녕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돼버려 이를 만회하기위해서는 소명자료에서 비자금의 조성경위와 사용처 등을 상세히 밝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날 하오4시쯤 청사로 나온 안중수부장은 「6공비리 전반에 관해 검찰이 수사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6공비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지칭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고 『율곡사업관련 비리에 대해서는 이미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지 않았느냐』고 말해 골프장 인허가·발전소 수주등 「6공비리」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지 않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 ○…노전대통령의 예우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게된 검찰은 『노전대통령이 소환되더라도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자격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구속수사」여론이 높아 고민이라고 실토. 검찰의 한 관계자는 「5공비리」 수사때 전경환씨가 청사에 출두하다 시민에게 뺨을 맞았던 불상사를 염두에 둔 듯 『소환당일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청사안팎의 경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언. ◎PC통신 「법조항」에 쏟아진 소리/“구속수사 마땅”/5·6공 핵심 출금조치후 소환해야/의혹없는 조사로 법조면모 일신을 『공은 이제 율사들에게 넘어왔다』 법조인및 예비법조인들이 회원인 PC통신 모임 「법촌」(하이텔)과 「법률평론」(천리안)에는 노태우 전대통령의 사법처리 방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자 회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토론내용은 일반 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허탈과 분노의 심정에 공감하면서,법의 권위와 법조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엄정한 수사와 사법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회원번호가 「ZSINHA 1」인 「법률평론」의 한 회원은 『국민들은 그동안 이뤄져온 권력형 비리 수사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걸 곳은 역시 검찰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에야말로 검찰이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 「법촌」의 한 회원(KCTA2496)은 「왜 구속수사를 하지 않나」라는 글을 통해 『검찰이 구속수사를 남발,법률에 정해진 구속사유인 도주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된 사례가 비일비재할 정도』라고 검찰의 수사행태를 꼬집으며 『정작 구속수사를 해야할 사람은 노태우씨』라고 말했다.아직 가·차명계좌가 모두 밝혀지지 않은 만큼 증거를 감출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구속수사의 요건이 충족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자금추적으로 시간낭비하지 말고 5·6공 핵심인사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뒤 가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소환조사를 하면 사건의 전모는 쉽게 밝혀질 것』(BAEK100)이라며 강경한 수사기법(?)을 제안하는 회원도 있었다. 회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한마디로 이번 사건을 단호히 처리하지 않을 때 한탕주의와 부정비리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한 회원(KHU23)은 『한점 의혹없는 수사야말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법조인의 과제』라는 말로 이번 사건에 대해 법조인이 취해야 할 자세를 강조했다.
  • 영약 구기자… 스스로 가꿔서 먹자(박갑천 칼럼)

    담벼락따라 구기자열매가 빨갛게 주렁거린다.이 구기자에 관한 중국전설이 있다.어느 번화한 거리에서 매초롬한 중년여인이 머리는 세었지만 조쌀한 노인의 뺨을 마구 친다.지나가던 사람들이 젊은 여자가 왜 노인을 때리느냐고 나무라자 이렇게 말한다.『이사람은 72살난 내아들이오.나는 96살인데 까닭이 있어 이러니 참견들 마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그의 집안에서는 대대로 구기자차를 불로장수약으로 마셔오는데 「이 아이」는 한사코 마시지 않아서 72살밖에 안됐으면서도 저리 늙어뵌다는 것이었다.오늘 아침에도 허리가 아프다기에 구기자차를 마시라 했더니 내뺀 것을 여기서 붙잡았기에 야단치는 중이라면서 함께 사라졌다. 이 얘기는 기록에 따라 나이·장소등에서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이수광의 「지봉유설」에도 실려있다.거기엔 어머니 나이를 「16∼17살가량」으로,아들을 「80∼90살정도」로 적어놓았다.어머니의 실제나이는 3백95살이라는 것이고.하서로 가던 사신이 그 여인의 말대로 구기자술을 담가먹고 3백년을 살았다는데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정월보름전 첫째 인일에 구기자나무 뿌리를 한되쯤 되게 캐어 그늘에서 말린다.2월 첫째 묘일 여기에 맑은 술 한말을 부어 7일이 지난 다음 걸러서 새벽에 마신다.식후엔 마시지 말도록.4월 첫째 사일 구기자잎을 한되쯤 따서 가늘게 썰어 그늘에서 말린다.5월 첫째 오일 여기에 술 한말을 붓는다.7월 첫째 신일에 꽃을 한되쯤 따서 말린 다음 8월 첫째 유일에 술 한말을 붓는다.10월 첫째 해일에 열매를 한되쯤 따서 가늘게 썰어 말린 다음 11월 첫째 자일 술 한말을 붓는다.이것들을 백일동안 마시면 얼굴이 고와지고 머리털이 검어지면서 빠졌던 이빨도 다시 난다. 견권의 「약성본초」는 구기자를 이렇게 말한다.『모자란 정기를 보한다.흰머리털을 바꾸며 눈을 밝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킨다.잎은 양고기와 함께 죽을 쒀먹으면 좋다.소갈을 없애고 양기를 돕는다.열매즙을 눈에 넣으면 흐린것 아픈것을 가시게 한다』 전라도의 진도와 함께 충청도 청양은 구기자의 명산지.열매익는 철에 맞추어 청양구기자 시험장에서 구기자를 원료로한 음료와 잼·시럽등을 개발해낸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지방간등에 약효를 보이는 식품이 구기자.그래서 구기자차는 술꾼들에게 좋다.구기자는 줄기를 꺾어다 심으면 사는 생명력강한 식물.스스로 가꾸어가면서 먹는 방법이 좋을 듯하다.
  • 막내린 국감… 취재기자 방담

    ◎「내실 국감」 중평속 일부 의원 구태 여전/정치쟁점 5·18특별법 싸고 법리논쟁/감사원장 장황한 답변에 의원들 두손들어/야당보다 더한 여당의원 질책에 수감기관 긴장도 14대 국회의 마지막이자 4당체제 출범후 첫 국정감사가 14일 막을 내렸다.여전히 일부 상임위에서는 구태가 눈에 띄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내실있는 국감이었다는 게 중평이다.파란 없이 진행된 이번 국정감사의 이모저모를 취재기자들의 방담으로 정리해 본다. ­우선 법사위는 뜨거운 정치쟁점인 5·18특별법 제정문제로 바람잘 날이 없었습니다.법무부 감사에서 조순형·장석화·조홍규 의원(국민회의)은 5·18불기소처분의 부당성을 놓고 안우만장관과 법리공방을 펴다가 『안장관이 대통령의 고교후배이기에 소신을 못 펴는 거냐』고 피감기관장의 「출신성분」까지 도마위에 올렸죠.대검 감사에서도 김기수 검찰총장이 경남고출신임을 문제삼았습니다.이처럼 감사의 초점이 흐려질 때마다 박희태 위원장은 『검찰총장도 의원님의 대학후배인데…』라고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반전시키곤했습니다. ­대법원 감사에서는 율사출신과 비율사출신간에 「전선」이 형성되는 특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조순형·조홍규(국민회의)·서상목 의원(민자)등 비율사출신들은 『법원측이 로스쿨 도입을 거부하는 것은 집단이기주의』고 꼬집었고 대부분의 율사출신들은 『변호사 많이 뽑는게 법조계의 세계화냐.사법부는 소신을 지켜라』고 법원측을 옹호했죠. ○옹호·비난 공방전 ­감사원 감사는 야당의원들이 이시윤감사원장에게 항복한 케이스입니다.이원장이 책을 읽듯 길게 답변을 하자 오히려 의원들은 이제 됐으니 그만 하라는 표정들이었습니다.이 때문에 조홍규 의원의 경우 옆자리에 앉은 장기욱 의원의 얼굴을 그리며 시간을 때우기까지 했습니다. ­30명의 매머드 군단을 거느린 재정경제위는 경제전문가들이 많아 의원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했습니다.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꼼꼼하게 질의를 준비했고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정책대안 제시에 주력했죠.저마다 스타의식도 대단했습니다.물론 지난달 29일 한국은행 감사에서 「취중 감사」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으나 13대때 법사위 폭탄주사건에 비해 질적으로 달라 억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오히려 동정을 받을 정도입니다. ­까닭에 재경위의 원만한 회의진행이 초반부터 관심이었는데 민자당간사인 정필근의원의 역할이 컸다는게 중평입니다.정의원은 여야간에 또 의원들과 피감기관장간에 논쟁이 벌어질 때면 어김없이 의원석과 피감기관석을 오가며 중재에 나서 곧바로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초재선의원들의 두터운 신임도 받았다는 후문인데 질의순서등에 있어 중진의원들의 양보를 끊임 없이 요구했기 때문이랍니다. ­여당의원들도 야당 못지 않은 질책으로 피감기관들을 긴장시켰는데 김덕룡 의원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김의원은 지속적인 개혁정책을 유난히 강조하면서 재벌편중 현상을 기회있을 때마다 질타했습니다.특히 김의원의 질의서는 「교과서」라는 평을 들을 만큼 잘 정리돼 있어 담당기자들은 김의원의 질의자료를 먼저 숙독한 뒤 그날 국감의 맥을 잡을 정도였죠.중소기업지원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대안을 제시한 서청원 의원도 돋보였습니다.박명환의원은 전직대통령 비자금설과 관련,야당의원보다 더 세게 범정부기구를 통한 조사를 촉구해 동료 의원들을 어리둥절케 했습니다.조세전문가인 나오연 의원(민자)과 장재식 의원(민주)의 자존심 대결도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국방부 감사는 예년보다 하루 더한 3일동안 치러져 내용이 알찼다는 평입니다.국방위 의원들 가운데 임복진(국민회의·육사17기)·장준익(민주·육사14기)·나병선(〃·〃)·강창성 의원(민주·육사8기)등 「장성4인방」의 활약이 올해도 역시 돋보였죠.임의원은 거시적인 국방정책 방향을 제시,경제안보론과 환경군 설치 주장을 펼쳐 관심을 모았고 강의원은 군인사의 형평성 문제를 집중 거론,군화합 차원에서 육사와 비육사의 인사불균형을 해소할 것과 하나회 출신에 대해서도 공정한 인사원칙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때 진통 겪어도 ­다른 국방위 의원들도 전력증강에 관심을 표명,각종 전문지식을 동원해 대포병레이더 ANTPQ37 도입의 문제점등을 꼬집었습니다. ­5·18당시 61연대장으로 광주에 파견됐던 김동진 합참의장은 자신의 전력시비로 야당측으로부터 호되게 당했죠.특히 육사 동기생인 국민회의 임복진 의원에게는 몹시 서운해 했다는 후문입니다. ­민선 시·도지사가 이번 국감을 어떻게 치러낼지도 관심거리였죠.전반적으로는 의원출신 지사들은 몇달전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던 의원들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은 반면 비정치인출신 지사들은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해 다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특히 유종근 전북지사는 민선지사에 대한 예우가 형편없다며 불만을 표시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로부터 호된 공격을 받고는 결국 공식 사과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죠. ­문정수 부산시장은 민자당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원 출신답게 성실한 자세로 국감에 임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지난 6일 건설교통위의 도로공사 감사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총재의 측근인 민자당 김운환 의원과 국민회의 한화갑 의원의 뼈있는 농담 주고받기는 눈길을 끌었죠.동료의원들의 질의가 한창인 때 기자실에 들른 김의원은 때마침 맞은 편에 앉은 한의원에게 『국감에 목숨을 건 야당의원이 왜 밖에서 어슬렁거리느냐』고 농을 건네자 한의원은 『얼마 안 있으면 여당이 될테니 미리 연습을 하는 중』이라고 되받아쳤습니다. ○열띤 토론장 방불 ­국감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환경노동위는 미국계 보스톤은행의 서울지점장과 일본계 삼화은행의 서울지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부당노동행위를 따질 계획이었습니다.그런데 두 외국인 지점장이 증인으로 채택되자 공교롭게도 임금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돼 길게는 3개월씩 끌던 노사분규가 5,6일만에 타결됐다고 합니다.증언감정법상 외국인을 강제로 구인할 수는 없지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선다는 것이 이들에게는 마치 죄인이 되는 양 꺼림직했던 모양입니다. ­교육위의 김동길 의원(자민련)은 웃음보따리였습니다.김의원은 질의가 낮 12시를 넘기면 특유의 어투로 『밥먹고 합시다』를 연발,「밥먹고 의원」이란 별명을 얻었죠.또 노태우 전대통령의 광주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문제를 일으킨 뒤 사과하면 전분넵까.사과한다고 죄가없어집네까』라고 마치 개그를 하듯 말해 폭소를 일으켰습니다. ­농림수산위의 수산청 감사에서 이규택 의원(민주)은 『북한에는 뺨맞고 쌀대주는 정부가 농어민의 재해지원에는 왜 이리 인색하냐』며 감사에 앞서 이에 대한 소감을 2백자 원고지 5장으로 작성,제출할 것을 요구해 수산청 간부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암행감찰반 운영 ­각 당의 원내사령탑들은 어느 때보다 의원들을 독려했습니다.특히 국민회의와 민주당 상황실의 경쟁은 더욱 볼 만 했습니다.두 당은 「국감일보」와 「상황일지」를 통해 자당의원들의 활약상을 연일 앞다퉈 홍보하며 신경전을 벌였습니다.특히 민주당 상황실은 3대목표,8대초점별로 이번 정기국회 쟁점들을 정리한 뒤 분야별로 매일 국감상황을 분석,평가하는 등 가장 모범적인 운영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의원들의 국감활동을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국민회의의 김대중 총재는 실제로 국감기간 동안 각 상임위에 「암행 감찰반」을 파견,의원들의 동태를 일일이 점검했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번국감이 순조롭게 넘어갔다고 긍정평가하고 있습니다.폭로성 발언이 크게 줄어든데다 과거처럼 「관련서류 일체」하는 식의 무책임한 자료요구도 거의 없어 준비과정에서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는 겁니다.
  • “시댁식구 합세 며느리 구박/시아버지도 위자료 배상을”/인천지법

    【인천=김학준 기자】 남편을 포함한 시댁 식구들이 합세해 며느리에게 매우 부당하게 대우했다면 시아버지에게도 위자료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방법원 가사2부(재판장 홍성무 부장판사)는 22일 김모(33)씨가 남편 박모(33)씨와 시아버지(61)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및 위자료,재산분할 청구소송에 대해 『남편과 시아버지는 원고 김씨에게 연대해서 위자료 1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와 피고 박씨는 이혼하고 피고는 재산분할금 1천만원과 아이2명에 대한 양육비로 매월 4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 김씨가 결혼 직후부터 남편과 시댁 식구들로부터 욕설과 집단폭행을 당한 사실과 남편 박씨가 산후 조리중인 김씨를 친정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뺨을 때린 사실 등은 배우자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91년 박씨와 결혼했으나 시댁식구를 대하는 행동이 불손하다는 이유로 시댁식구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자 지난해 2월 소송을 제기했다.
  • “마음에 안든다” “건방지다” 집단구차 예사/학원폭력­현장르포

    ◎여학생도 후배 「길들이기」/노래방에 불러 「교육」… 흡연 강요/“나쁜짓 알지만 우리도 그렇게 당했다” 폭력 대물림 지난 15일 상오9시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조사반에는 앳된 얼굴의 여중생 5명과 남학생 3명이 붙들려와 조사를 받고 있었다.옷깃이 새하얀 교복을 입은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이들은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피의자들이었다. 정모양(15·경기 남양주시 S중3)등 5명은 지난달 24일 하오5시쯤 학교주변에 있는 노래방에서 이모양(14)등 6명을 만났다.평소 마음에 들지 않던 학교 후배들이었다.남의 눈길을 쉽게 피할 수 있는 노래방에서 정양 등은 「교육」을 시킬 작정으로 이양 등을 불러세워놓고 돌아가며 뺨을 때렸다.이어 인근 독서실 화장실과 야산 등지로 끌고 다니면서 우산대와 나뭇가지로 손바닥과 허벅지를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지난 1일 하오5시20분쯤에는 구모양(14)등 2명을 인근 야산으로 데려가 뺨을 때리고 발길질을 했다.휴식시간이라며 강제로 담배를 피우게도 했다.이같은 폭행은 하오9시쯤까지계속됐다.돌려보내면서도 『이틀 안에 3만원을 준비해오라』고 협박했다. 4일 저녁에는 이모양(13)의 집에 찾아가 방문을 걸어잠그고 이양 등 3명의 옷을 벗겨 속옷만 입힌 채 무릎을 꿇리는 등 TV에서 본 범죄행각을 모방하기도 했다. 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학생들은 『부모님이나 경찰에 알리면 죽을 줄 알라』는 협박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고 진술서에 쓰고 있다.한 학생은 『이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 먼 곳으로 전학시켜달라』는 요망사항을 적기도 했다.피해학생이 당하는 심리적 고통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반면 가해자인 정양 등은 오히려 『후배들이 선배에게 남자친구를 소개시켜달라는 등 버릇없이 굴기에 「훈육」차원에서 손찌검을 했다』고 말했다.그같은 일이 불법인 줄은 알지만 자신들도 당해왔으며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그것은 이미 그들 사이에 하나의 「문화」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교육현장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는 얘기지만 일선교사의 생각은 또 다르다.엄격한 처벌만으로는 날로 영악해지는 학원폭력을 뿌리뽑을 수 없으며,그렇다고 입시지도만으로도 바쁜 지금의 현실에서 개개인에 대한 인격교육까지 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서울 J중학교 김모교사(28)는 『유일한 대안은 학생 사이에 자리잡은 문화를 바꾸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사를 받고 나서 보호실에 갇혀 있는 정양 등이 저희끼리 뭔가 귀엣말을 나누며 깔깔거렸다.그들의 눈빛과 미소는 분명 범죄꾼의 그것과는 달랐다.그들을 불량학생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여전히 기성세대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청소년」인 것만은 분명했다.
  • 「지하철 추행」 한미 진상규명 가열

    ◎“미군에 희롱당한 30대여인 찾아라”/“문제여성은 미군의 한국인 아내”­미대사/“일행중 1명이 추행… 항의하자 뭇매”­조정국씨/“객차 4번째 문근처서 목격”… 피해자없어 수사 못해 『1백60㎝쯤인 30대 후반 주부를 찾아라』 지난 5월19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발생한 주한미군의 성추행 사건이 또다시 한미양측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가 최근 국내 일간지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당시 한국 시민들이 미군에게 성희롱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미군의 한국인 아내였다』고 강조하면서 진실 밝히기를 위한 줄다리기가 가열되고 있다. 특히 미정부가 내달 12일 공판을 앞두고 사고발생 1백19일만인 14일 한국인 여성의 성희롱에 항의하다 미군에게 집단폭행당한 조정국(30·서울 도봉구 방학동 713의 42 청구아트빌라)씨를 상대로 사건진상 규명을 위한 임의진술서를 받아 귀추가 주목된다.이는 최근 서울지검 서울지구 배상심의회가 미정부를 상대로 한 조씨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미국측에 책임이 있고전적으로 미군의 잘못이므로 조씨에겐 책임이나 과실이 없다」는 취지의 판정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한미행정협정(SOFA) 제23조 배상규정에 의거,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이 배상금 지급여부와 금액을 최종 결정하기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배상사무소 소속 한국인 수사요원에 의해 시내 한 주차장 조씨의 승용차 안에서 이뤄진 이날 조사는 그러나 사건 발단인 성희롱 부분보다는 집단폭행 경위에 초점이 맞춰졌다.피해 당사자의 고소없이 제3자인 조씨의 주장만으로 친고죄인 성추행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검찰도 미군 3명과 미군의 한국인 아내 등 4명에게 폭력혐의만 적용,기소했었다. 조씨는 이날 진술에서 『술에 취해 떠드는 미군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미군 1명이 약수역에서 승차한 30대 후반 주부의 엉덩이를 만지면서 지하철 안쪽으로 밀었다』며 레이니 대사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그동안 미측은 『프랭크 골리나 병장이 한국인 아내 소희 골리나의 엉덩이를 만진 것을 한국사람들이 오해했고조씨가 소희에게 침을 뱉고 뺨을 때렸다』고 주장해 왔다. 조씨는 그러나 당시 정황으로 미뤄 미측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당시 자신은 객차 출입문 4곳 가운데 4번째 문 근처에서 미군 4명과 시비를 벌이고 있었고 이때 골리나 부부는 다른 일행 7명과 함께 3∼4m 떨어진 세번째 문에 모여 있었다는 것.따라서 골리나가 부인의 엉덩이를 만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약수역에서 조씨의 맞은편 출입문으로 승차한 30대 주부와 소희 골리나간의 거리도 떨어져 있어 사람을 잘못 볼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조씨는 피해자의 차림새를 『블라우스와 정장 바지차림의 약간 통통하고 깔끔한 파마머리 주부』라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미측은 조씨가 그동안 30대 후반 주부나 성희롱 현장을 목격한 시민을 수소문해 왔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당시 전철에 오르기 전 「소주 2잔을 마신」 조씨의 진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서울지구 배상심의회는 조씨가 청구한 「요양비 1백40만원,휴업배상 63만원,위자료 10만5천원」등 2백13만5천원 가운데 「요양비 1백37만7천90원,휴업배상 38만5천5백88원,위자료 10만5천원」 등 1백86만7천6백78원을 배상금으로 인정,최근 조씨와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에 각각 통보했다.
  • 북의 성실성에 달렸다(이동화 칼럼)

    엊그제 독자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았다.그 내용을 요약하면 『북한의 엄청난 수재피해에 동정이 간다.인도주의와 동족애에 입각하여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다만 지난번 쌀 15만t 무상제공과정에서 북한이 보인 일련의 무례한 언동과 그에 따른 우리의 모욕감이 생생하다.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대북지원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말하자면 북한의 수재피해를 놓고 도와줘야 되겠지만 「쌀주고 뺨맞았다」는 불행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다수국민의 일반적인 정서와 부합한다고 생각해 그 내용을 소개해 보았다. ○북한 수해지원 냉담한 사정 사실 「쌀파문」만 없었다면 북한이 이렇게 엄청난 수재를 당해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정부나 국민이 지금처럼 외면하지 않았을 것이다.정부나 대한적십자사가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재빨리 구호품을 보내겠다고 나서고 국민들도 크게 호응했을 것이다.지난번 쌀 무상지원 발표 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흥분했던 분위기에 비하면 지금은 전혀 다르다. 그 이유는 북한의배은망덕한 장난 때문이다.청진항에 쌀을 싣고 간 우리선박에 인공기를 강제로 달게 하고 또다른 선박은 억류했으며 노동당 대남비서인 김용순은 『마치 서해망둥이가 뛰니까 빗자루도 뛴다는 식으로 일본이 쌀을 보내겠다니까 남측이 자기들 것을 먼저 보내겠다고 한 것』이라고 적반하장의 망언을 늘어놓기도 했다.그리고 마치 남쪽쌀을 가축사료용이나 경공업자재로 쓸 것처럼 거짓말을 해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북한 도울분위기 아직 안돼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생겨난 배신감과 분노가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수재를 당한 북한을 돕자는 얘기하기를 마음내켜하지 않고 있으며 그런 얘기가 일부에서 나와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다만 대북문제에 적극적인 일부에서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원칙론을 조심스럽게 개진하고 있다. 북한의 소행은 얄밉고 화도 나지만 북한동포들이 겪는 커다란 어려움을 외면만 할수야 있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문제제기다.여기에 종교계 일각에서도 이에 가세하여 도와주자는 목소리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원칙론이나 목소리만 갖고 도와지는 것은 아니다.도와줄 여건과 분위기가 먼저 만들어져야 된다. 다시말해 국민의 배신감과 분노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그렇지않고 동족애와 인도주의라는 겉포장 때문에 도움에 나섰다가 북한이 또다시 배은망덕의 언동을 한다면 국민의 분노는 가중되고 그 화살은 정부로 향할 것이며 남북관계는 오히려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어설픈 지원 남북관계 훼손 결국 우리가 도와주고 안도와주고는 기본적으로 북한에 달렸다.북한이 어느 정도 성실성을 보이고 최소한의 신뢰라도 얻을 수 있도록 언행을 가다듬어야 된다.그러나 이문제도 아직은 부정적이다.최근 북한은 유엔인도문제사무국(DHA)에 긴급지원요청을 하면서 이재민 5백20만명,1백50억달러의 재산피해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2천만명의 인구,2백억달러의 연간GNP를 고려할 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현재 DHA조사단이 현지조사중이다.그 결과가 나오면 신뢰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도 있다.남북간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의 성실성 여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예정되어 있어 매우 주목된다.오는 27일 북경에서 열릴 예정인 제3차 남북당국자회담이 그것이다. ○국민적 합의 형성 북이 도와야 이 회담과 관련하여 나웅배부총리는 『쌀 추가지원은 국민적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국민적합의형성에 북에서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바 있다.이는 북한의 자세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다.우성호송환,안승운 목사귀환,김용순 발언의 해명,각종 대남비방자제등 북한이 우리 국민감정을 누그러뜨릴 카드는 얼마든지 있다.북한의 성실한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주시하면서 보다 체계적인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특히 과거 대화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놓고 적극적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
  • 미언론의 오만과 무례/나윤도 워싱턴 특파원(오늘의 눈)

    한국언론의 무책임성에 대한 미국언론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지난주에는 뉴욕타임스지가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대사의 발언을 인용,한국언론을 싸잡아 공격한데 이어 31일에는 워싱턴포스트지가 서울발 칼럼으로 한국언론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언론이 미군범죄를 왜곡하고 있다」는 제목의 이 칼럼은 잭 앤더슨과 마이클 빈스타인 두 칼럼니스트가 지난 5월 서울 지하철에서 일어났던 미군과 시민들과의 시비 사건에 대해 주한 미국관리들의 말을 듣고 사건을 재구성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칼럼의 도입부는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3만7천5백명의 미군과 그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그 시발은 한 미군 병사가 자신의 부인에게 약간의 감정(affection)을 표시한데서 비롯됐다』고 돼있다. 그리고 사건 자체에는 양측의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사건처리 과정에서 한국관리들과 한국언론의 편협된 태도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즉 경찰은 한국인들에게는 아무 책임을 지우지 않고 미군 4명만 폭행으로 기소했으며 언론은 미군 병사에게 뺨을 맞은 문제의 여인이 미군 병사의 부인이었다는 사실을 한줄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한국언론의 무책임성을 통계수치로 뒷받침하기 위해 이 칼럼은 얼마전 뉴스매체들이 관심을 갖고 보도했던 한 운동권단체가 밝힌 「지난해 미군범죄 8백건 발생」이라는 내용을 예로 들었다.그 가운데 65%는 교통위반이었으며 나머지 대부분도 경미한 사안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의 결론은 『한밤의 지하철에서 술취한 시민들이 배회하고 고성방가는 물론 구석진 곳에 방뇨하는 행위는 언제라도 볼 수 있는 것이며 그날밤 미군들이 한 행위는 그런 행동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사소한 것이었다』라는 미관리 말의 인용으로 돼있다. 내용의 비상식적 논리 전개나 옹색한 변명을 일일이 지적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그러나 이같은 글을 싣고 있는 상대가 신문의 「교과서」로 자타가 인정하는 뉴욕타임스지와 워싱턴포스트지이기 때문에 실망은 커지지 않을 수 없다.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양국정상에게 보스니아사태를 질문하는 미국언론의 오만과 무례에 이어 두번째 느끼는 실망이다.
  • “한국언론 미군범죄 「무책임」보도”/NYT,레이니 미대사 발언보도

    ◎“주한미군의 존재에 영향” 【뉴욕=이건영 특파원】뉴욕타임스는 24일 지난 5월 한국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지하철에서의 미군들과 한국사람들과의 시비를 예로 들며 한국인들의 미군범죄를 보는 시각이 주한미군의 존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하철에서의 시비는 한 미군이 사실상 아내였던 한국인 여인의 엉덩이를 만진 것에서 비롯됐는데 한국사람들이 이를 성희롱으로 오해를 해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몇몇 젊은 한국사람들이 미군에게 항의하자 한국여성이 자신은 미군의 전아내였다고 소개했는데 도리어 한국사람들이 여자에게 침을 뱉고 뺨을 때려 남편인 미군이 한국남자를 가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미군과 그 한국여성이 부부라는 사실은 생략한 채 사태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강력한 민족국가라고 규정한 이 신문은 미군 문제와 관련해 한국인들은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의 발언을 인용했다.레이니대사는 문제는 미군이 더 많은 범죄를 지르는게 아니라 「무책임」한 한국언론이 화가 난 국민들에게 미군들을 아주 소름이 끼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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