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5-08-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35
  • 재벌총수 무더기 검찰 소환… 시민·중소기업 반응

    ◎“이번 기회 정­경유착 고리 끊어야”/“비자금 피해 결국 소비자에” 분개/일부선 “경제 주름살 없게 배려를” 사상 유례없이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 총수들이 무더기로 소환조사를 받은 8일 서초동 대검찰청사 주변에는 밤늦게까지 시민들의 관심과 시선이 모아져 영하의 날씨속에서도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TV 생중계를 통해 삼성,LG,동아,대림 그룹의 총수들이 잇따라 대검청사로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번 기회에 정경유착의 검은 사슬을 끊을 수 있도록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관련 하도급업체나 중소기업등 업계 일부에서는 『연말 자금난이 심화돼 경제가 위축될 조짐』이라고 우려하며 최소한의 경제적인 배려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연구부장 이철규(30)씨는 『경제 민주화와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오랜 폐습을 도려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검찰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위법사실이 드러난 관련자를 빠짐없이 사법처리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조사부장 문은숙(32·여)씨는 『대기업의 정치비자금은 과자 팔고 자동차 팔아 남긴 돈으로 피해자는 결국 일반 소비자들』이라며 분개했다. 동대문시장 의류도매상 김원식(49)씨는 『상도의란 정당한 노력속에 이윤을 얻어 그 일부를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이라며 『문어발식 확장으로 재래시장을 멍들게 하면서 이권과 특혜를 대가로 비자금을 상납한 재벌은 당연히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중소업체는 경기침체를 우려해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 하도급 업체인 마포구 노고산동 B건설업체 업주 김모씨(55)는 『지난 9월 건설업체 부도율이 2.9%로 5년전인 90년 0.9%에 비해 3배이상 높았다』며 『갈수록 자금경색과 불황이 심해지는 판에 기업총수들의 무더기 소환조사는 자칫 경기침체를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대우전자 돈암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선준(40)씨는 『기업가도 잘못된 정치풍토의 피해자인데 돈주고 뺨까지 맞는 것은 다소 억울한 것 아니냐』며 『사채 시장이 동결되고 돈이 흐르지 않아 동네 상인들은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구로구 시흥동 K금속 업주도 『이 정도에서 대충 「심판」을 마무리하고 정치·경제 위기를 추스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지금대로라면 중소업체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대해 서울대 경제학부 정운찬 교수는 『재벌총수들의 소환 조치는 진실 규명을 위한 검찰수사상 당연한 절차』라며 『짧게 보면 관련기업의 주가가 떨어지고 경제가 위축될 수도 있으나 멀리 보면 비자금을 완전히 근절한다는 의미에서 경제 발전에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짧은 노출 긴 여운/노주석 사회부 기자(현장)

    ◎검찰출두 노씨 언론공개 40초뿐 노태우 전 대통령이 「피의자반 참고인반」이라는 육법전서에도 없는 묘한 신분으로 서초동 대검청사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한마디를 남긴채 조사실로 향한 노전대통령은 더 할 말이 없는 고개숙인 남자였다. 노전대통령이 불려온 대검청사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중 통일후를 대비해 잘 지으라며 후한 예산을 배정해 준 곳이다.이 곳에 자신이 조사를 받으러 오리라곤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이날 전세계의 20여개의 유력 외신과 국내취재진 등 3백여명이 노전대통령의 검찰소환을 보기 위해 몰렸다. 국내언론이 전직대통령의 비리혐의 소환이라는 전대미문의 뉴스를 취재하기 위해서라면 외신은 5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주머니에 챙긴 「인간불가사리」의 모습을 자국국민에게 생생하게 전해 주기 위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노전대통령이 소환된 대검찰청 주변에는 조사를 받으러 온 「한」사람(1인)을 위한 조치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이례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보도진과검찰은 노전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취재준칙이라는 유례없는 합의문까지 마련하는 소동을 벌였다.소환도중 머리가 찢긴 정주영현대그룹 명예회장이나 한 시민에게 뺨을 얻어 맞은 전경환전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장 등의 불상사가 재발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검청사 현관앞과 로비내부 등 2곳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취재 및 사진기자의 접근이 제한된 것은 물론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검찰청사 본관내부로의 외부인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검찰은 한술 더 떠 민원인을 포함,일부 외신기자들과 국내 지방지·잡지사의 기자출입을 청사 정문에서부터 막는 과잉조치를 취해기도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검찰의 몸조심과 국제적 망신을 방지하기 위한 국내 언론의 묵시적 협조가 낳은 결과였다. 2대의 헬기를 동원한 초유의 방송생중계까지 이어진 언론의 소동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소환된 노전대통령이 국민에게 노출된 시간은 소환때 40초를 포함,1분도 채못된것 같다. 세계적 뉴스거리를 찾아 이곳까지 찾아와 온종일 추운 날씨에 떨었던 한외신기자는 노전대통령이 귀가한 뒤 『오늘 이곳에 불려온 사람이 「전」대통령이 틀림없느냐』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 노씨 출두 경비 「007 작전」 방불

    ◎3천명 동원… 도심·길가 2∼3중 경계/대검청사 도착까지 20분간 극비진행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과정을 책임진 경찰의 경비작전은 첩보영화 「007 작전」을 방불하게 했다.전직대통령의 검찰소환이 헌정사상 처음인데다 노씨에 대한 민심이 극도로 악화돼 만일의 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비,노씨의 「검찰청 가는 길」이 서초동 대검청사앞 도착때까지 극비에 부쳐졌다. 또한 노씨 승용차 앞뒤에 청와대경호팀 차량이 배치되고 도심과 길가에도 정·사복 경찰을 배치,2중3중의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이날 노씨의 「검찰출두 특별경비」에 동원된 경찰인력은 모두 25개 중대 3천여명.서울지방경찰청의 총지휘 아래 노씨의 연희동 집주변에 7개 중대 8백여명을 비롯,대검청사와 주변외곽에 9개 중대 1천여명,도심타격대 4개 중대,연도경비 5개 중대 등 모두 3천여명이 이른 새벽부터 배치돼 돌발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경찰은 주변경비만을 책임졌고 연희동에서 대검청사까지 이르는 15㎞구간의 근접경호는 노씨 퇴임이후 청와대에서 파견된 경호원 25명이 맡았다.이들은 노씨의 검찰출두가 확정된 직후부터 전례없는 「행사」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치밀한 작전을 세우고 가상 도상훈련까지 마쳤다. 이같은 사전 훈련의 진가는 출발때부터 유감없이 나타났다.노씨가 상오 9시24분 경호차량 2대의 호위를 받으며 연희동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경찰은 노씨의 출두과정을 생중계하려던 방송사 취재진들을 교묘히 따돌렸다. 경찰청 앞길에서는 예기치못한 신호대기에 걸리자 경호차량에 동승했던 경찰간부가 무전으로 연락,신호를 파란불로 바꾸는 기민한 경호작전을 펼쳤다. 이처럼 예상보다 신속한 차량이동에 성공함으로써 노씨는 출발한지 20여분만인 상오 9시45분쯤 대검청사에 무사히 도착했다.검찰청사 앞에서도 과거 5공비리 수사때 전경환 당시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회장이 흥분한 시민에게 뺨을 맞았던 일과 같은 불미스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20분동안의 극비 호송작전에 노씨 일행의 뒤를 따를 수 있었던 언론사 차량은 당초 동원됐던 1백여대 가운데 겨우 2∼3대에 지나지 않았다.
  • 사법처리 준비에 “급피치”/6공 비자금 파문­검찰수사 주변

    ◎검찰 부동산 투기 의혹수사 대비 기사 스크랩/노 전대통령 최소 2차례 조사시사/“소환당일 포토라인 설치·경비 강화” 전직대통령의 소환조사를 앞둔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휴일인 29일에도 수사팀이 모두 출근해 노태우 전대통령에게 적용할 법률검토작업을 벌이는 등 사법처리 준비작업에 급피치를 올렸다. 특히 노전대통령의 사과문 발표를 기점으로 수사의 무게중심이 비자금 규모파악에서 비자금 조성경위와 관련한 노전대통령의 구체적인 범죄혐의를 입증,사법처리 쪽으로 기욺에 따라 서초동 대검청사는 폭풍전야처럼 긴장감이 감돌았다. ○…검찰은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노전대통령의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확인차원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이들 기사가 보도된 신문을 스크랩하는 등 본격수사에 대비하는 모습. 이번 비자금 사건과 관련,현재 노전대통령및 친·인척 등의 명의로 숨겨놓은 부동산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부동산만도 대략 10여건.시가로 치면 3천억∼4천억원에 이른다는 것.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7층짜리 D빌딩을 포함,▲영종도 신공항부근 토지 5만평 ▲분당·일산 신도시 주변의 대규모 토지 ▲경기원당의 사슴목장 ▲서울 시청앞 S빌딩 등이 집중거론되고 있는 상태. ○…검찰은 30일 노전대통령측이 보내기로 한 소명자료를 검토,부족한 부분에 대해 노씨를 상대로 1차 조사를 벌인 뒤 기업체 대표 등의 조사를 거쳐 노전대통령에 대한 최종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혀 최소한 두차례 이상 조사가 이뤄질 것임을 암시.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조성 경위를 밝히고 기업인 등 비자금 기부자를 소환,조사한 뒤에야 당사자인 노전대통령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수사기법』이라면서 『그러나 소명자료의 내용이 불충분할 경우 노전대통령을 먼저 부를 수도 있다』고 설명. ○…검찰은 30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전대통령측의 소명자료에 어떤 내용이 얼마만큼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 노전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여론을 진정시키기는 커녕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돼버려 이를 만회하기위해서는 소명자료에서 비자금의 조성경위와 사용처 등을 상세히 밝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날 하오4시쯤 청사로 나온 안중수부장은 「6공비리 전반에 관해 검찰이 수사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6공비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지칭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고 『율곡사업관련 비리에 대해서는 이미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지 않았느냐』고 말해 골프장 인허가·발전소 수주등 「6공비리」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지 않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 ○…노전대통령의 예우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게된 검찰은 『노전대통령이 소환되더라도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자격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구속수사」여론이 높아 고민이라고 실토. 검찰의 한 관계자는 「5공비리」 수사때 전경환씨가 청사에 출두하다 시민에게 뺨을 맞았던 불상사를 염두에 둔 듯 『소환당일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청사안팎의 경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언. ◎PC통신 「법조항」에 쏟아진 소리/“구속수사 마땅”/5·6공 핵심 출금조치후 소환해야/의혹없는 조사로 법조면모 일신을 『공은 이제 율사들에게 넘어왔다』 법조인및 예비법조인들이 회원인 PC통신 모임 「법촌」(하이텔)과 「법률평론」(천리안)에는 노태우 전대통령의 사법처리 방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자 회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토론내용은 일반 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허탈과 분노의 심정에 공감하면서,법의 권위와 법조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엄정한 수사와 사법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회원번호가 「ZSINHA 1」인 「법률평론」의 한 회원은 『국민들은 그동안 이뤄져온 권력형 비리 수사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걸 곳은 역시 검찰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에야말로 검찰이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 「법촌」의 한 회원(KCTA2496)은 「왜 구속수사를 하지 않나」라는 글을 통해 『검찰이 구속수사를 남발,법률에 정해진 구속사유인 도주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된 사례가 비일비재할 정도』라고 검찰의 수사행태를 꼬집으며 『정작 구속수사를 해야할 사람은 노태우씨』라고 말했다.아직 가·차명계좌가 모두 밝혀지지 않은 만큼 증거를 감출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구속수사의 요건이 충족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자금추적으로 시간낭비하지 말고 5·6공 핵심인사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뒤 가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소환조사를 하면 사건의 전모는 쉽게 밝혀질 것』(BAEK100)이라며 강경한 수사기법(?)을 제안하는 회원도 있었다. 회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한마디로 이번 사건을 단호히 처리하지 않을 때 한탕주의와 부정비리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한 회원(KHU23)은 『한점 의혹없는 수사야말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법조인의 과제』라는 말로 이번 사건에 대해 법조인이 취해야 할 자세를 강조했다.
  • 영약 구기자… 스스로 가꿔서 먹자(박갑천 칼럼)

    담벼락따라 구기자열매가 빨갛게 주렁거린다.이 구기자에 관한 중국전설이 있다.어느 번화한 거리에서 매초롬한 중년여인이 머리는 세었지만 조쌀한 노인의 뺨을 마구 친다.지나가던 사람들이 젊은 여자가 왜 노인을 때리느냐고 나무라자 이렇게 말한다.『이사람은 72살난 내아들이오.나는 96살인데 까닭이 있어 이러니 참견들 마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그의 집안에서는 대대로 구기자차를 불로장수약으로 마셔오는데 「이 아이」는 한사코 마시지 않아서 72살밖에 안됐으면서도 저리 늙어뵌다는 것이었다.오늘 아침에도 허리가 아프다기에 구기자차를 마시라 했더니 내뺀 것을 여기서 붙잡았기에 야단치는 중이라면서 함께 사라졌다. 이 얘기는 기록에 따라 나이·장소등에서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이수광의 「지봉유설」에도 실려있다.거기엔 어머니 나이를 「16∼17살가량」으로,아들을 「80∼90살정도」로 적어놓았다.어머니의 실제나이는 3백95살이라는 것이고.하서로 가던 사신이 그 여인의 말대로 구기자술을 담가먹고 3백년을 살았다는데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정월보름전 첫째 인일에 구기자나무 뿌리를 한되쯤 되게 캐어 그늘에서 말린다.2월 첫째 묘일 여기에 맑은 술 한말을 부어 7일이 지난 다음 걸러서 새벽에 마신다.식후엔 마시지 말도록.4월 첫째 사일 구기자잎을 한되쯤 따서 가늘게 썰어 그늘에서 말린다.5월 첫째 오일 여기에 술 한말을 붓는다.7월 첫째 신일에 꽃을 한되쯤 따서 말린 다음 8월 첫째 유일에 술 한말을 붓는다.10월 첫째 해일에 열매를 한되쯤 따서 가늘게 썰어 말린 다음 11월 첫째 자일 술 한말을 붓는다.이것들을 백일동안 마시면 얼굴이 고와지고 머리털이 검어지면서 빠졌던 이빨도 다시 난다. 견권의 「약성본초」는 구기자를 이렇게 말한다.『모자란 정기를 보한다.흰머리털을 바꾸며 눈을 밝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킨다.잎은 양고기와 함께 죽을 쒀먹으면 좋다.소갈을 없애고 양기를 돕는다.열매즙을 눈에 넣으면 흐린것 아픈것을 가시게 한다』 전라도의 진도와 함께 충청도 청양은 구기자의 명산지.열매익는 철에 맞추어 청양구기자 시험장에서 구기자를 원료로한 음료와 잼·시럽등을 개발해낸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지방간등에 약효를 보이는 식품이 구기자.그래서 구기자차는 술꾼들에게 좋다.구기자는 줄기를 꺾어다 심으면 사는 생명력강한 식물.스스로 가꾸어가면서 먹는 방법이 좋을 듯하다.
  • 막내린 국감… 취재기자 방담

    ◎「내실 국감」 중평속 일부 의원 구태 여전/정치쟁점 5·18특별법 싸고 법리논쟁/감사원장 장황한 답변에 의원들 두손들어/야당보다 더한 여당의원 질책에 수감기관 긴장도 14대 국회의 마지막이자 4당체제 출범후 첫 국정감사가 14일 막을 내렸다.여전히 일부 상임위에서는 구태가 눈에 띄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내실있는 국감이었다는 게 중평이다.파란 없이 진행된 이번 국정감사의 이모저모를 취재기자들의 방담으로 정리해 본다. ­우선 법사위는 뜨거운 정치쟁점인 5·18특별법 제정문제로 바람잘 날이 없었습니다.법무부 감사에서 조순형·장석화·조홍규 의원(국민회의)은 5·18불기소처분의 부당성을 놓고 안우만장관과 법리공방을 펴다가 『안장관이 대통령의 고교후배이기에 소신을 못 펴는 거냐』고 피감기관장의 「출신성분」까지 도마위에 올렸죠.대검 감사에서도 김기수 검찰총장이 경남고출신임을 문제삼았습니다.이처럼 감사의 초점이 흐려질 때마다 박희태 위원장은 『검찰총장도 의원님의 대학후배인데…』라고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반전시키곤했습니다. ­대법원 감사에서는 율사출신과 비율사출신간에 「전선」이 형성되는 특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조순형·조홍규(국민회의)·서상목 의원(민자)등 비율사출신들은 『법원측이 로스쿨 도입을 거부하는 것은 집단이기주의』고 꼬집었고 대부분의 율사출신들은 『변호사 많이 뽑는게 법조계의 세계화냐.사법부는 소신을 지켜라』고 법원측을 옹호했죠. ○옹호·비난 공방전 ­감사원 감사는 야당의원들이 이시윤감사원장에게 항복한 케이스입니다.이원장이 책을 읽듯 길게 답변을 하자 오히려 의원들은 이제 됐으니 그만 하라는 표정들이었습니다.이 때문에 조홍규 의원의 경우 옆자리에 앉은 장기욱 의원의 얼굴을 그리며 시간을 때우기까지 했습니다. ­30명의 매머드 군단을 거느린 재정경제위는 경제전문가들이 많아 의원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했습니다.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꼼꼼하게 질의를 준비했고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정책대안 제시에 주력했죠.저마다 스타의식도 대단했습니다.물론 지난달 29일 한국은행 감사에서 「취중 감사」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으나 13대때 법사위 폭탄주사건에 비해 질적으로 달라 억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오히려 동정을 받을 정도입니다. ­까닭에 재경위의 원만한 회의진행이 초반부터 관심이었는데 민자당간사인 정필근의원의 역할이 컸다는게 중평입니다.정의원은 여야간에 또 의원들과 피감기관장간에 논쟁이 벌어질 때면 어김없이 의원석과 피감기관석을 오가며 중재에 나서 곧바로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초재선의원들의 두터운 신임도 받았다는 후문인데 질의순서등에 있어 중진의원들의 양보를 끊임 없이 요구했기 때문이랍니다. ­여당의원들도 야당 못지 않은 질책으로 피감기관들을 긴장시켰는데 김덕룡 의원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김의원은 지속적인 개혁정책을 유난히 강조하면서 재벌편중 현상을 기회있을 때마다 질타했습니다.특히 김의원의 질의서는 「교과서」라는 평을 들을 만큼 잘 정리돼 있어 담당기자들은 김의원의 질의자료를 먼저 숙독한 뒤 그날 국감의 맥을 잡을 정도였죠.중소기업지원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대안을 제시한 서청원 의원도 돋보였습니다.박명환의원은 전직대통령 비자금설과 관련,야당의원보다 더 세게 범정부기구를 통한 조사를 촉구해 동료 의원들을 어리둥절케 했습니다.조세전문가인 나오연 의원(민자)과 장재식 의원(민주)의 자존심 대결도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국방부 감사는 예년보다 하루 더한 3일동안 치러져 내용이 알찼다는 평입니다.국방위 의원들 가운데 임복진(국민회의·육사17기)·장준익(민주·육사14기)·나병선(〃·〃)·강창성 의원(민주·육사8기)등 「장성4인방」의 활약이 올해도 역시 돋보였죠.임의원은 거시적인 국방정책 방향을 제시,경제안보론과 환경군 설치 주장을 펼쳐 관심을 모았고 강의원은 군인사의 형평성 문제를 집중 거론,군화합 차원에서 육사와 비육사의 인사불균형을 해소할 것과 하나회 출신에 대해서도 공정한 인사원칙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때 진통 겪어도 ­다른 국방위 의원들도 전력증강에 관심을 표명,각종 전문지식을 동원해 대포병레이더 ANTPQ37 도입의 문제점등을 꼬집었습니다. ­5·18당시 61연대장으로 광주에 파견됐던 김동진 합참의장은 자신의 전력시비로 야당측으로부터 호되게 당했죠.특히 육사 동기생인 국민회의 임복진 의원에게는 몹시 서운해 했다는 후문입니다. ­민선 시·도지사가 이번 국감을 어떻게 치러낼지도 관심거리였죠.전반적으로는 의원출신 지사들은 몇달전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던 의원들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은 반면 비정치인출신 지사들은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해 다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특히 유종근 전북지사는 민선지사에 대한 예우가 형편없다며 불만을 표시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로부터 호된 공격을 받고는 결국 공식 사과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죠. ­문정수 부산시장은 민자당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원 출신답게 성실한 자세로 국감에 임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지난 6일 건설교통위의 도로공사 감사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총재의 측근인 민자당 김운환 의원과 국민회의 한화갑 의원의 뼈있는 농담 주고받기는 눈길을 끌었죠.동료의원들의 질의가 한창인 때 기자실에 들른 김의원은 때마침 맞은 편에 앉은 한의원에게 『국감에 목숨을 건 야당의원이 왜 밖에서 어슬렁거리느냐』고 농을 건네자 한의원은 『얼마 안 있으면 여당이 될테니 미리 연습을 하는 중』이라고 되받아쳤습니다. ○열띤 토론장 방불 ­국감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환경노동위는 미국계 보스톤은행의 서울지점장과 일본계 삼화은행의 서울지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부당노동행위를 따질 계획이었습니다.그런데 두 외국인 지점장이 증인으로 채택되자 공교롭게도 임금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돼 길게는 3개월씩 끌던 노사분규가 5,6일만에 타결됐다고 합니다.증언감정법상 외국인을 강제로 구인할 수는 없지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선다는 것이 이들에게는 마치 죄인이 되는 양 꺼림직했던 모양입니다. ­교육위의 김동길 의원(자민련)은 웃음보따리였습니다.김의원은 질의가 낮 12시를 넘기면 특유의 어투로 『밥먹고 합시다』를 연발,「밥먹고 의원」이란 별명을 얻었죠.또 노태우 전대통령의 광주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문제를 일으킨 뒤 사과하면 전분넵까.사과한다고 죄가없어집네까』라고 마치 개그를 하듯 말해 폭소를 일으켰습니다. ­농림수산위의 수산청 감사에서 이규택 의원(민주)은 『북한에는 뺨맞고 쌀대주는 정부가 농어민의 재해지원에는 왜 이리 인색하냐』며 감사에 앞서 이에 대한 소감을 2백자 원고지 5장으로 작성,제출할 것을 요구해 수산청 간부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암행감찰반 운영 ­각 당의 원내사령탑들은 어느 때보다 의원들을 독려했습니다.특히 국민회의와 민주당 상황실의 경쟁은 더욱 볼 만 했습니다.두 당은 「국감일보」와 「상황일지」를 통해 자당의원들의 활약상을 연일 앞다퉈 홍보하며 신경전을 벌였습니다.특히 민주당 상황실은 3대목표,8대초점별로 이번 정기국회 쟁점들을 정리한 뒤 분야별로 매일 국감상황을 분석,평가하는 등 가장 모범적인 운영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의원들의 국감활동을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국민회의의 김대중 총재는 실제로 국감기간 동안 각 상임위에 「암행 감찰반」을 파견,의원들의 동태를 일일이 점검했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번국감이 순조롭게 넘어갔다고 긍정평가하고 있습니다.폭로성 발언이 크게 줄어든데다 과거처럼 「관련서류 일체」하는 식의 무책임한 자료요구도 거의 없어 준비과정에서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는 겁니다.
  • “시댁식구 합세 며느리 구박/시아버지도 위자료 배상을”/인천지법

    【인천=김학준 기자】 남편을 포함한 시댁 식구들이 합세해 며느리에게 매우 부당하게 대우했다면 시아버지에게도 위자료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방법원 가사2부(재판장 홍성무 부장판사)는 22일 김모(33)씨가 남편 박모(33)씨와 시아버지(61)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및 위자료,재산분할 청구소송에 대해 『남편과 시아버지는 원고 김씨에게 연대해서 위자료 1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와 피고 박씨는 이혼하고 피고는 재산분할금 1천만원과 아이2명에 대한 양육비로 매월 4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 김씨가 결혼 직후부터 남편과 시댁 식구들로부터 욕설과 집단폭행을 당한 사실과 남편 박씨가 산후 조리중인 김씨를 친정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뺨을 때린 사실 등은 배우자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91년 박씨와 결혼했으나 시댁식구를 대하는 행동이 불손하다는 이유로 시댁식구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자 지난해 2월 소송을 제기했다.
  • “마음에 안든다” “건방지다” 집단구차 예사/학원폭력­현장르포

    ◎여학생도 후배 「길들이기」/노래방에 불러 「교육」… 흡연 강요/“나쁜짓 알지만 우리도 그렇게 당했다” 폭력 대물림 지난 15일 상오9시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조사반에는 앳된 얼굴의 여중생 5명과 남학생 3명이 붙들려와 조사를 받고 있었다.옷깃이 새하얀 교복을 입은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이들은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피의자들이었다. 정모양(15·경기 남양주시 S중3)등 5명은 지난달 24일 하오5시쯤 학교주변에 있는 노래방에서 이모양(14)등 6명을 만났다.평소 마음에 들지 않던 학교 후배들이었다.남의 눈길을 쉽게 피할 수 있는 노래방에서 정양 등은 「교육」을 시킬 작정으로 이양 등을 불러세워놓고 돌아가며 뺨을 때렸다.이어 인근 독서실 화장실과 야산 등지로 끌고 다니면서 우산대와 나뭇가지로 손바닥과 허벅지를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지난 1일 하오5시20분쯤에는 구모양(14)등 2명을 인근 야산으로 데려가 뺨을 때리고 발길질을 했다.휴식시간이라며 강제로 담배를 피우게도 했다.이같은 폭행은 하오9시쯤까지계속됐다.돌려보내면서도 『이틀 안에 3만원을 준비해오라』고 협박했다. 4일 저녁에는 이모양(13)의 집에 찾아가 방문을 걸어잠그고 이양 등 3명의 옷을 벗겨 속옷만 입힌 채 무릎을 꿇리는 등 TV에서 본 범죄행각을 모방하기도 했다. 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학생들은 『부모님이나 경찰에 알리면 죽을 줄 알라』는 협박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고 진술서에 쓰고 있다.한 학생은 『이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 먼 곳으로 전학시켜달라』는 요망사항을 적기도 했다.피해학생이 당하는 심리적 고통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반면 가해자인 정양 등은 오히려 『후배들이 선배에게 남자친구를 소개시켜달라는 등 버릇없이 굴기에 「훈육」차원에서 손찌검을 했다』고 말했다.그같은 일이 불법인 줄은 알지만 자신들도 당해왔으며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그것은 이미 그들 사이에 하나의 「문화」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교육현장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는 얘기지만 일선교사의 생각은 또 다르다.엄격한 처벌만으로는 날로 영악해지는 학원폭력을 뿌리뽑을 수 없으며,그렇다고 입시지도만으로도 바쁜 지금의 현실에서 개개인에 대한 인격교육까지 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서울 J중학교 김모교사(28)는 『유일한 대안은 학생 사이에 자리잡은 문화를 바꾸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사를 받고 나서 보호실에 갇혀 있는 정양 등이 저희끼리 뭔가 귀엣말을 나누며 깔깔거렸다.그들의 눈빛과 미소는 분명 범죄꾼의 그것과는 달랐다.그들을 불량학생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여전히 기성세대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청소년」인 것만은 분명했다.
  • 「지하철 추행」 한미 진상규명 가열

    ◎“미군에 희롱당한 30대여인 찾아라”/“문제여성은 미군의 한국인 아내”­미대사/“일행중 1명이 추행… 항의하자 뭇매”­조정국씨/“객차 4번째 문근처서 목격”… 피해자없어 수사 못해 『1백60㎝쯤인 30대 후반 주부를 찾아라』 지난 5월19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발생한 주한미군의 성추행 사건이 또다시 한미양측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가 최근 국내 일간지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당시 한국 시민들이 미군에게 성희롱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미군의 한국인 아내였다』고 강조하면서 진실 밝히기를 위한 줄다리기가 가열되고 있다. 특히 미정부가 내달 12일 공판을 앞두고 사고발생 1백19일만인 14일 한국인 여성의 성희롱에 항의하다 미군에게 집단폭행당한 조정국(30·서울 도봉구 방학동 713의 42 청구아트빌라)씨를 상대로 사건진상 규명을 위한 임의진술서를 받아 귀추가 주목된다.이는 최근 서울지검 서울지구 배상심의회가 미정부를 상대로 한 조씨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미국측에 책임이 있고전적으로 미군의 잘못이므로 조씨에겐 책임이나 과실이 없다」는 취지의 판정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한미행정협정(SOFA) 제23조 배상규정에 의거,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이 배상금 지급여부와 금액을 최종 결정하기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배상사무소 소속 한국인 수사요원에 의해 시내 한 주차장 조씨의 승용차 안에서 이뤄진 이날 조사는 그러나 사건 발단인 성희롱 부분보다는 집단폭행 경위에 초점이 맞춰졌다.피해 당사자의 고소없이 제3자인 조씨의 주장만으로 친고죄인 성추행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검찰도 미군 3명과 미군의 한국인 아내 등 4명에게 폭력혐의만 적용,기소했었다. 조씨는 이날 진술에서 『술에 취해 떠드는 미군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미군 1명이 약수역에서 승차한 30대 후반 주부의 엉덩이를 만지면서 지하철 안쪽으로 밀었다』며 레이니 대사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그동안 미측은 『프랭크 골리나 병장이 한국인 아내 소희 골리나의 엉덩이를 만진 것을 한국사람들이 오해했고조씨가 소희에게 침을 뱉고 뺨을 때렸다』고 주장해 왔다. 조씨는 그러나 당시 정황으로 미뤄 미측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당시 자신은 객차 출입문 4곳 가운데 4번째 문 근처에서 미군 4명과 시비를 벌이고 있었고 이때 골리나 부부는 다른 일행 7명과 함께 3∼4m 떨어진 세번째 문에 모여 있었다는 것.따라서 골리나가 부인의 엉덩이를 만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약수역에서 조씨의 맞은편 출입문으로 승차한 30대 주부와 소희 골리나간의 거리도 떨어져 있어 사람을 잘못 볼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조씨는 피해자의 차림새를 『블라우스와 정장 바지차림의 약간 통통하고 깔끔한 파마머리 주부』라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미측은 조씨가 그동안 30대 후반 주부나 성희롱 현장을 목격한 시민을 수소문해 왔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당시 전철에 오르기 전 「소주 2잔을 마신」 조씨의 진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서울지구 배상심의회는 조씨가 청구한 「요양비 1백40만원,휴업배상 63만원,위자료 10만5천원」등 2백13만5천원 가운데 「요양비 1백37만7천90원,휴업배상 38만5천5백88원,위자료 10만5천원」 등 1백86만7천6백78원을 배상금으로 인정,최근 조씨와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에 각각 통보했다.
  • 북의 성실성에 달렸다(이동화 칼럼)

    엊그제 독자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았다.그 내용을 요약하면 『북한의 엄청난 수재피해에 동정이 간다.인도주의와 동족애에 입각하여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다만 지난번 쌀 15만t 무상제공과정에서 북한이 보인 일련의 무례한 언동과 그에 따른 우리의 모욕감이 생생하다.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대북지원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말하자면 북한의 수재피해를 놓고 도와줘야 되겠지만 「쌀주고 뺨맞았다」는 불행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다수국민의 일반적인 정서와 부합한다고 생각해 그 내용을 소개해 보았다. ○북한 수해지원 냉담한 사정 사실 「쌀파문」만 없었다면 북한이 이렇게 엄청난 수재를 당해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정부나 국민이 지금처럼 외면하지 않았을 것이다.정부나 대한적십자사가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재빨리 구호품을 보내겠다고 나서고 국민들도 크게 호응했을 것이다.지난번 쌀 무상지원 발표 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흥분했던 분위기에 비하면 지금은 전혀 다르다. 그 이유는 북한의배은망덕한 장난 때문이다.청진항에 쌀을 싣고 간 우리선박에 인공기를 강제로 달게 하고 또다른 선박은 억류했으며 노동당 대남비서인 김용순은 『마치 서해망둥이가 뛰니까 빗자루도 뛴다는 식으로 일본이 쌀을 보내겠다니까 남측이 자기들 것을 먼저 보내겠다고 한 것』이라고 적반하장의 망언을 늘어놓기도 했다.그리고 마치 남쪽쌀을 가축사료용이나 경공업자재로 쓸 것처럼 거짓말을 해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북한 도울분위기 아직 안돼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생겨난 배신감과 분노가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수재를 당한 북한을 돕자는 얘기하기를 마음내켜하지 않고 있으며 그런 얘기가 일부에서 나와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다만 대북문제에 적극적인 일부에서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원칙론을 조심스럽게 개진하고 있다. 북한의 소행은 얄밉고 화도 나지만 북한동포들이 겪는 커다란 어려움을 외면만 할수야 있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문제제기다.여기에 종교계 일각에서도 이에 가세하여 도와주자는 목소리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원칙론이나 목소리만 갖고 도와지는 것은 아니다.도와줄 여건과 분위기가 먼저 만들어져야 된다. 다시말해 국민의 배신감과 분노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그렇지않고 동족애와 인도주의라는 겉포장 때문에 도움에 나섰다가 북한이 또다시 배은망덕의 언동을 한다면 국민의 분노는 가중되고 그 화살은 정부로 향할 것이며 남북관계는 오히려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어설픈 지원 남북관계 훼손 결국 우리가 도와주고 안도와주고는 기본적으로 북한에 달렸다.북한이 어느 정도 성실성을 보이고 최소한의 신뢰라도 얻을 수 있도록 언행을 가다듬어야 된다.그러나 이문제도 아직은 부정적이다.최근 북한은 유엔인도문제사무국(DHA)에 긴급지원요청을 하면서 이재민 5백20만명,1백50억달러의 재산피해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2천만명의 인구,2백억달러의 연간GNP를 고려할 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현재 DHA조사단이 현지조사중이다.그 결과가 나오면 신뢰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도 있다.남북간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의 성실성 여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예정되어 있어 매우 주목된다.오는 27일 북경에서 열릴 예정인 제3차 남북당국자회담이 그것이다. ○국민적 합의 형성 북이 도와야 이 회담과 관련하여 나웅배부총리는 『쌀 추가지원은 국민적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국민적합의형성에 북에서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바 있다.이는 북한의 자세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다.우성호송환,안승운 목사귀환,김용순 발언의 해명,각종 대남비방자제등 북한이 우리 국민감정을 누그러뜨릴 카드는 얼마든지 있다.북한의 성실한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주시하면서 보다 체계적인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특히 과거 대화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놓고 적극적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
  • 미언론의 오만과 무례/나윤도 워싱턴 특파원(오늘의 눈)

    한국언론의 무책임성에 대한 미국언론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지난주에는 뉴욕타임스지가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대사의 발언을 인용,한국언론을 싸잡아 공격한데 이어 31일에는 워싱턴포스트지가 서울발 칼럼으로 한국언론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언론이 미군범죄를 왜곡하고 있다」는 제목의 이 칼럼은 잭 앤더슨과 마이클 빈스타인 두 칼럼니스트가 지난 5월 서울 지하철에서 일어났던 미군과 시민들과의 시비 사건에 대해 주한 미국관리들의 말을 듣고 사건을 재구성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칼럼의 도입부는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3만7천5백명의 미군과 그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그 시발은 한 미군 병사가 자신의 부인에게 약간의 감정(affection)을 표시한데서 비롯됐다』고 돼있다. 그리고 사건 자체에는 양측의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사건처리 과정에서 한국관리들과 한국언론의 편협된 태도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즉 경찰은 한국인들에게는 아무 책임을 지우지 않고 미군 4명만 폭행으로 기소했으며 언론은 미군 병사에게 뺨을 맞은 문제의 여인이 미군 병사의 부인이었다는 사실을 한줄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한국언론의 무책임성을 통계수치로 뒷받침하기 위해 이 칼럼은 얼마전 뉴스매체들이 관심을 갖고 보도했던 한 운동권단체가 밝힌 「지난해 미군범죄 8백건 발생」이라는 내용을 예로 들었다.그 가운데 65%는 교통위반이었으며 나머지 대부분도 경미한 사안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의 결론은 『한밤의 지하철에서 술취한 시민들이 배회하고 고성방가는 물론 구석진 곳에 방뇨하는 행위는 언제라도 볼 수 있는 것이며 그날밤 미군들이 한 행위는 그런 행동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사소한 것이었다』라는 미관리 말의 인용으로 돼있다. 내용의 비상식적 논리 전개나 옹색한 변명을 일일이 지적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그러나 이같은 글을 싣고 있는 상대가 신문의 「교과서」로 자타가 인정하는 뉴욕타임스지와 워싱턴포스트지이기 때문에 실망은 커지지 않을 수 없다.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양국정상에게 보스니아사태를 질문하는 미국언론의 오만과 무례에 이어 두번째 느끼는 실망이다.
  • “한국언론 미군범죄 「무책임」보도”/NYT,레이니 미대사 발언보도

    ◎“주한미군의 존재에 영향” 【뉴욕=이건영 특파원】뉴욕타임스는 24일 지난 5월 한국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지하철에서의 미군들과 한국사람들과의 시비를 예로 들며 한국인들의 미군범죄를 보는 시각이 주한미군의 존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하철에서의 시비는 한 미군이 사실상 아내였던 한국인 여인의 엉덩이를 만진 것에서 비롯됐는데 한국사람들이 이를 성희롱으로 오해를 해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몇몇 젊은 한국사람들이 미군에게 항의하자 한국여성이 자신은 미군의 전아내였다고 소개했는데 도리어 한국사람들이 여자에게 침을 뱉고 뺨을 때려 남편인 미군이 한국남자를 가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미군과 그 한국여성이 부부라는 사실은 생략한 채 사태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강력한 민족국가라고 규정한 이 신문은 미군 문제와 관련해 한국인들은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의 발언을 인용했다.레이니대사는 문제는 미군이 더 많은 범죄를 지르는게 아니라 「무책임」한 한국언론이 화가 난 국민들에게 미군들을 아주 소름이 끼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 증권사 대리 살해범 2명 검거/「주가작전」 따돌림 받자 청부살인

    ◎전동료가 직장후배 꾀어 범행/“차명계좌 1억 예금 가로채려” 서울 동방페레그린증권 이형근(32)대리 피살사건은 역시 주식차액을 노려 시세조작을 하는 이른바 「작전」 과정에서 이대리가 거액을 챙기고 「작전」동료들을 따돌린데 대해 범인들이 앙심을 품고 이대리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들은 또 이대리를 살해,그가 대리 관리해온 고객들의 차명계좌를 몰래 빼돌려 서로 나눠가지려 했던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고양경찰서는 20일 동방페레그린증권 대리 이씨를 살해한 오도일(29·일은증권 남대문지점 직원)씨와 살인을 청부한 이원석(30·일은증권 대리)씨등 2명을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이들을 강도 살인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살해를 청부한 일은증권 이씨는 경찰에서 『「작전」과정에서 숨진 이대리가 혼자서 거액을 챙기고 관련정보를 주지않는 등 「배신행위」를 일삼아 직장 후배인 오씨를 꾀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숨진 이대리가 나와 안모씨(Y증권직원)에게 각각 6천여만원씩 모두 1억2천여만원을 맡겨 차명계좌를 이용,주식투자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이대리가 나에게 맡긴 차명계좌의 돈을 여러차례 빼낸 뒤 안씨의 차명계좌에 넣어 불만이 생긴데다 이 차명계좌를 가로채려고 살해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경찰조사결과,오씨도 평소 이대리가 자기에게 밀어주기로 한 차명계좌에 대한 지원약속을 어기고 안씨등 다른 직원에게 빼돌려 「작전」에 따른 원한이 쌓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안씨등을 불러 증권가의 「작전」과 가차명계좌 실태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범행모의◁ 범인 이씨는 지난 4일 회사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 오씨에게 『형근이를 없애주면 1억원을 주겠다』고 꾀어 범행현장인 음식점을 미리 답사까지 하는등 치밀한 범행계획을 세웠다.이씨는 이어 11일 하오 2시쯤 고양시 행주외동 H음식점에서 숨진 이대리가 낀 포커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오씨에게 알렸고 오씨는 갈아입을 옷과 길이 25㎝짜리 등산용 칼을 준비,하오 11시쯤 음식점 주변에 숨어있었다. 오씨는 이날 하오 11시30분쯤 잠시 밖으로 나온 이씨와 상의,모든 준비를 끝낸 뒤 다음날인 12일 새벽 3시10분쯤 이대리가 그랜저승용차를 몰고가려는 순간 재빨리 승용차 뒷좌석에 올라탔다. 오씨는 이대리에게 『작전종목에 들어갈 때 정보좀 달라』『혼자 욕심만 차린다』고 시비를 걸자 이대리가 오씨의 뺨을 때렸다.이때 오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이대리의 목과 가슴등을 16차례 찔러 살해했다. 오씨는 준비한 옷으로 갈아 입고 이씨에게 피묻은 바지의 처리를 부탁한 뒤 귀가했고,살인을 청부한 이씨는 피묻은 바지와 칼을 비닐봉지에 넣어 한남대교 중간 부근 강물에 버렸다. 오씨는 범행과정에서 손에 난 상처를 숨기기 위해 집 현관유리창을 깨뜨리고 동네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검거◁ 경찰은 함께 포커판을 벌인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금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소환조사했다.그러나 이씨가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는데다 가명계좌추적이 어려워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그러나 증권가에 대한 탐문수사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오씨의 왼쪽 손에 상처가있고 「작전」과 관련된 것 같다는 정보를 입수,지난 18일 처음으로 오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오씨의 손에 난 상처가 칼에 의한 것인지 여부와 숨진 이대리의 승용차에 묻은 혈흔과 오씨의 혈액을 채취,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검사를 의뢰한 결과 오씨의 혈액인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은 지난 19일 새벽 오씨와 이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 “대북 실책 「밀실교섭」 때문 아니냐”/국회통일외무위 지상중계

    ◎“사실 확인않고 왜 북에 사과했나”­질문/“「억류」 책임 통감… 재발방지 최선”­답변 16일 열린 국회 통일외무위에서 여야의원은 쌀수송선 「삼선 비너스호」 송환과정 등에서 드러난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한 목소리로 질타하며 인책론까지 제기했다. 나웅배 통일부총리를 출석시킨 이날 회의에서 야당의원들은 특히 『일련의 실책이 정치적 목적과 통일원을 배제한 「사조직」에 의해 이루어진 게 아니냐』고 집중적으로 따졌다. 나부총리가 현안보고를 시작하면서 『동포애와 인도적 차원에서 시작된 쌀지원이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차질을 빚은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하자 여당의원들이 먼저 「채찍」을 들었다. 민자당의 박정수의원은 『일본은 쌀을 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북한이 직접 와서 받아가게 한 반면 정부는 15만t을 공짜로 실어다 주고도 뺨을 맞았다』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맞춘 정부정책에 국민은 분개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흥수 의원(민자당)은 『북한이 사진촬영 당사자인 이양천씨를 뺀 나머지 선원 20명까지 억류한 것은 남북당국간의 신변보장각서에도 위배되는 범죄행위』라면서 『그럼에도 사실확인조사도 없이 북한의 법을 위반했다고 사과한 것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행위』라고 정부를 몰아붙였다.유의원은 「굴욕적 쌀제공의 중단」도 요구했다. 같은 당의 이만섭 의원은 『정부가 무리하고 성급하게 쌀지원을 추진하다가 국가의 체통을 손상하고 국민의 역량결집과 화합에도 장애를 조성했다』면서 『한건주의·실적주의에서 벗어나 원칙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가칭 「새정치국민회의」의 이종찬·임채정 의원은 『이번 사건은 통일원을 배제한 가운데 사조직이 북한정책을 좌우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건』이라고 규정했다.이·임의원은 『쌀회담은 대한무역진흥공사의 홍지선북한실장과 정부핵심의 사조직 라인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설이 파다하다』면서 『이양천씨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촬영을 감행한 이유와 배후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이우정·남궁진 의원도 『대한무역진흥공사와 북한의 삼천리총회사측이 교섭을 진행하고 사과전문은 이석채 재경원차관 명의로 나오는 등 통일원의 무력화배경에는 사적 조직이 있다』면서 『정부가 밀실교섭으로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다가 다시 경직된 북한정책으로 회귀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남의원은 특히 『대통령은 이같은 혼선으로 중대한 남북문제에 차질을 빚은 데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한 뒤 『나부총리도 당장 사퇴하든지 남북문제의 밀실추진 중단을 요구하든지 결단을 내리라』고 강도 높은 공세를 퍼부었다. 나부총리에 대한 인책론에는 남궁 의원과 이종찬·임채정 의원은 물론 민자당의 박정수 의원까지 가세했다. 나부총리는 답변에서 『씨 아펙스호 인공기 게양사건에 이어 삼선 비너스호 억류사건으로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한 뒤 『이번 돌출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동포애 차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다면 장기적으로 남북화해와 협력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역설적 통일론(이동화 칼럼)

    광복50주년을 기념하면서 조국의 통일을 새삼 생각해 보지 않은 지식인은 매우 적었을 것이다.진정한 광복은 국토의 분단을 해소하고 2차대전후 이어진 남북대치의 긴장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통일의 가능성은 그 기대에 비해 너무나 멀고 아득하다.통일은 커녕 남북관계는 6·25전쟁이후의 적대관계에서 아직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남북한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것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우편과 전화도 마찬가지다.이산가족간에 생사확인조차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수로·쌀 받으며 큰소리 최근 남북간의 이슈가 되고 있는 핵문제와 쌀문제를 놓고 보아도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남북관계를 읽을 수 있다.지난 2년여동안 한반도는 물론 국제적 관심과 긴장을 불러왔던 북한의 핵개발문제는 북·미회담을 통한 경수로 설치지원합의로 그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는 했으나 남북간에는 아직도 긴장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경수로설치주체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한국의 중심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기인하고 있다.심지어 한국인차장이 끼어있다고 KEDO총장단의 북한방문을 거부할 정도로 한국배제에 지나칠 정도의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쌀문제도 북한의 태도를 누그러뜨리려는 우리의 의도를 역이용해 받는 입장에서 오히려 고자세로,주는 우리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북 고자세,국민분노 유발 원산지표시를 하지말라든가,청진항에 배로 가져오라든가,주민들에게 쌀받는 것을 감추기 위한 요구들은 이해가 된다고 하더라도 수송선을 놓고 벌이는 작태는 분노를 넘어 한심할 지경이다.쌀을 처음 싣고간 씨 아펙스호에는 인공기를 강제로 달게 하더니 최근 삼선 비너스호는 선원이 기념촬영한 것을 「정탐행위」라며 8일간 억류하는 몰염치를 드러냈다. 어떻게 해서든지 북한과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보려는 충정을 북한당국은 간파하고 재를 뿌리고 있는 것이다.이러니 국민감정이 좋을리가 없다.쌀을 무상으로 주는 것 자체만 놓고도 반대의사가 적지않았다는 것이 지난번 지방선거결과 분석에서 나온 결론이었다.그후 「쌀주고 뺨맞는」 일이 이어지니 국민들의 불쾌감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남북관계에 뭔가 돌파구를 열어보려는 정부의 선의를 북한당국이 짓밟고 역이용 하는 일이 거듭되다 보니 거기에 들이는 돈과 정력이 아깝다는 회의적 견해가 나올 수 밖에 없다.더 나아가 북한에 더 이상 말려들어서는 안된다는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북정책 재고여론 비등 북한에 쌀을 주고 경제적 이득을 주어가며 동포애를 발휘했음에도 오히려 뺨을 맞을 것이 아니라 그냥 내버려두는 정책을 당분간 끌고나가야 대화와 통일에 도움이 된다는 역설적 통일론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지만 모든 상황으로 보아 목마른 쪽은 북한인데 왜 우리가 목마른 것처럼 허둥대며 나서다가 챙피를 당하느냐는 반성에서 출발한 논리다. 결국 북한이 샘을 파도록 놔두라는 것이다.오죽하면 이런 말이 나올까만은,대북정책 전반을 차분히 재검토해보라는 고언이라고 할 수 있다.그 말속에는 또 서두르지 말고 남북의 주파수가 어느 정도 접근할 때까지는 내실을 기하는데 오히려 힘을 써달라는 주문도 섞여 있다고 믿는다. ○이질요소 극복 대비해야 계속적인 경제발전을 추진하면서 한편으로는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정도의 안보능력을 유지해나간다면 결국 현재 북한이 갖고 있는 카드는 지금보다 효력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스스로 대화카드를 내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말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통일준비와 대비를 해나가자는 것이다.예를 들어 통일후 재산권의 문제라든가 남북간 교육의 차이,법률의 차이,문화의 차이등 이질적 요소를 찾아내고 극복하는 방안을 만드는데 돈과 정력을 돌리라는 것이다.예상치 않게 갑자기 통일의 기회가 닥쳤을 때 이런 대비가 충분하다면 혼란과 낭비를 줄일 수 있다.또 비용이 적게 든다면 통일의 시기는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 검찰 폭행에 “뇌물공여” 허위 자백/신한산업 대표

    ◎이종주(전 대구시장)씨 구속사건 진술번복 【대구=한찬규 기자】 검찰에서 이종주 전 대구시장에게 1억5천만원의 뇌물을 주었다고 진술함으로써 이씨를 구속되도록 한 신한산업 대표 박승철씨(47·구속중)가 법원의 증거보전 심문에서 『고문에 의한 거짓 진술』이라고 당초 진술을 번복함으로써 파문이 일고 있다. 대구지검 특수부 정석우 검사가 신청해 1일 대구지법 형사 1부 김창종 판사 심리로 열린 증거보전 심문에서 박씨는 『추석 촌지로 2백만원을 전달한 적은 있으나 1억5천만원을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아리아나 호텔 주차장에서 건넸다는 검찰에서의 당초 진술은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아리아나 호텔에서 이씨를 만난 일이 없고,지난 해 7월 초 대구시 부시장실에서 만나 신한산업의 아파트 신축허가를 부탁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박씨는 『뺨과 이마,어깨 등을 때리는 등 검찰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검사실 책상 위에 있는 송곳으로 목을 찔러 자살을 기도했었다』며 『검찰은 돈을 준 사실을 대라며 가족들까지 협박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신한사랑마을 부지매입 당시 3억5천만원의 비자금을 조성,이를 가방 2개에 나눠 2억원이 든 가방은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그랜드호텔 뒤 주차장에서 코오롱 안병일 이사에게 주었으며,나머지 1개는 수표로 바꿔 제일은행에 입금했다』고 밝혔다.박씨는 『교회 장로로서 양심을 걸고 모든 것을 다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 전시장은 검찰 조사에서부터 『아파트 심의와 관련,박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한편 검찰은 『박씨가 이 전 시장에게 돈을 건네준 사실은 분명하다.보강 수사해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경주 남산 삼존석불(한국인의 얼굴)

    ◎아기처럼 천진한 얼굴… 평화 가득/소복한 눈두덩·꼭다문 입 “인상적”/곱슬머리에 살상투… 격식 갖춰 경북 경주에 가면 곳곳에 부처가 자리한 처처불소의 산이 있다.그 산은 경주시 남쪽을 둘러싸고 남북으로 길게 솟아난 남산이다.산자락을 깔면서 24개의 계곡을 품에 안았는데,골마다 불적이다.돌을 다듬어 만든 석불과 바위에 새긴 마애불을 합뜨린 불상이 79기요,석탑과 석등이 역시 79기에 이른다.또 도량으로 가꾸었던 절터가 1백4곳이나 자리했다. 그래서 남산은 신라인들의 마음속에 늘 부처가 머무르는 곳으로 각인되었다.그 남산의 한 골짜기인 선방사곡에는 신라인들의 불심을 사로 잡았던 석조삼존불이 서 있다.그 자리가 행정구역상 경주시 배동이라 해서 흔히 경주 배동석불입상으로 부르는 7세기 초반의 걸작 불교미술이다.한 가운데 본존불을 중심으로 양쪽에서 본존을 모시는 협시보살을 배치했다. 이들 삼존불을 바라다 보노라면 마음에 평화가 와 닿는다.특히 본존불 여래의 얼굴(상호)은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다가온다.더욱 평화스러울수 밖에 없다.얼굴 전체의 윤곽은 네모꼴이나 뺨이 도톰하여 생명의 근원적 활력이 어렸다.그래서 모나지 않은 얼굴이 되었다.돌의 질감대로 라면 뺨과 볼이 껄끄러워 보여야 마땅한데 그 볼에 금새라도 홍조가 피어날 듯 탄력이 있다.제 아기를 보고 막 돌아온 애비 석장이 서둘러 만든 불상인지도 모른다. 어떻든 본존불 여래의 얼굴은 천진난만하다.눈두덩은 소복히 부풀어 있다.가늘게 뜬 눈에는 웃음을 담았다.눈웃음이 분명하다.그런데 꼭 다문 입가를 살짝 올려 주고 가장자리를 깊이 파놓아 웃음이 한결 넓게 퍼졌다.마침내 아기웃음이 여래의 얼굴을 덮어 버렸다.여래의 머리는 곱슬머리 나발이고,그 위에 세단의 살상투를 올렸다.부처의 격식은 다 갖추었다. 그럼에도 종교적 카리스마가 엿보이지 않는다.협시보살들 사이에서 아기처럼 웃고 있을 뿐이다.주존 여래불을 모신 이들 두 협시보살을 관음과 세지로 보는 학설이 나와 있다. 우리나라에 섭론종이 들어온 근거는 없다.그러나 신라의 고승 원광(서기 555∼638년)이 수나라 유학길에서 섭론을 깊이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래서 이 석조삼존불은 서기600년에 수에서 귀국한 원광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또 석조삼존불이 조성된 7세기 초반의 신라불교에서 원광은 우뚝한 고승이었다.계율을 지키면서 참회의 공덕으로 죄업을 없애려는 이른바 멸참이 권고된 시기이기도 하다.
  • 1살·3살 남매업고 탈출도중 부상(「삼풍」참사/현장·병원 표정)

    ◎“생존자 먼저”“복수 먼저” 한때 실랑이/구급차 올때마다 가족확인 “안도·울음”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틀째인 30일 사고현장에는 밤샘 구조작업을 벌인 경찰·소방대원·군병력·자원봉사자 등이 전날과 달리 체계적으로 움직이며 구조와 복구활동에 나섰으나 지하에서 뿜어져 올라오는 연기와 엄청난 양의 건물 잔해 때문에 구조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대원 부상 잇따라 ○…구조활동에 나서 몸을 돌보지 않고 희생자 구조에 앞장섰던 소방관들의 부상이 잇따랐다. 사고현장에서 부상자를 후송하던 서울 송파소방서 장일덕 지방소방장(54)이 구조작업중 뇌일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 또 동대문소방서 김학천 지방소방사(28)도 가파른 콘크리트더미 속에서 사체를 꺼내다 미끄러져 다리가 부러지기도. ○…이날 상오 7시부터 구조대원들은 지하 1층 슈퍼마켓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여자 3명을 구하기 위해 구조작업을 펴 4명을 꺼냈으나 이 가운데 1명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져 허탈해 하는 모습. 대책본부를 지휘하고있는 최병렬 서울시장은 상오 11시쯤 『아직도 2명의 생존자가 더 있다』는 구조대원의 연락을 받고 『복구작업에 앞서 생존자를 먼저 구하라』고 지시. 그러나 포클레인 작업중지로 복구작업이 늦어지자 구조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철거전문반원들과 대책본부간에 『생존자가 먼저냐.복구가 먼저냐』를 놓고 한동안 마찰을 빚기도. 서울시는 붕괴되지 않은 백화점의 건물이 기울어 붕괴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토목학회의 점검결과,가운데 비스듬히 누운 건물은 붕괴될 가능성이 높지만 A동과 B동의 끝부분건물은 붕괴될 위험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정식씨도 자원봉사 ○…「밥풀떼기」로 유명한 인기코미디언 김정식씨가 이날 하오 5시40분부터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눈길. 김씨는 『오늘 폭소대작전 녹화를 이부근 아파트에 사시는 최용순 선배와 함께 끝내고 최선배와 피해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하면서 『군인이 사고현장을 통제해 피해가족들의 현장접근이 어려운 만큼 모두의 부드러운 업무협조를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희생자와 부상자들이 안치된 시내 각 병원에는 가족의 생사와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오스틴리드 김영주」등 실종자의 이름과 직장이름을 적은 커다란 안내문을 안고 다녀 80년대의 남북 이산가족찾기 캠페인을 연상시키기도. 이들은 병원 응급실마다 북새통을 이루며 구급차가 도착할 때마다 몰려들어 가족이 아니면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구조작업에 투입된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 지광일 중사(31)는 구조작업을 펴던중 백화점 지하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부인 문순희씨(26)의 행방이 끝내 확인되지 않자 사상자가 후송된 병원을 돌아다녀 안타깝게 했다. 지중사는 『아내가 군인의 박봉으로 살기 힘들어 아르바이트에 나섰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 없다』면서 『꼭 살아 있을 것』이라고 오열. ○…영동세브란스 병원 영안실에 마련된 김성규(41·회사원)씨의 빈소에는 국민대 야간학부 경영학과 동기 20여명이 김씨의 부인과 어린 아들(13)과 딸(15)을 대신해 애통한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아 눈길. 이 학과 대표 김성기씨(29)는 『덕수상고 졸업생인 김씨가 고교졸업후 쌍용양회에 입사해 25세의 나이에 과장이 된 뒤 삼성건설에 스카우트되는 등 남보다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며 『나이 어린 동기들을 친동생처럼 보살펴 줬던 김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날 줄을 몰랐다』고 비통한 표정. ○…영동세브란스병원 64동 소아과병동에는 붕괴사고로 부상을 입고 구조된 조현정양(3·여)과 현범군(1) 남매가 나란히 침대에 누워 치료를 받고 있어 안타까운 모습. 상품권으로 아들 유모차를 사러 백화점에 갔었다는 어머니 김고미씨(30)는 『쇼핑을 마치고 B동 1층 휴게실에 앉아서 아들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는데 갑자기 「모두 대피하라」는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 현범이와 현정이를 끌고 무조건 밖으로 뛰쳐 나왔다』며 『당시 1층 휴게실에는 10여명의 어머니들이 아이들과 쉬고 있었다』고 말했다. ○…개포병원 302호에 입원한 이홍근씨(33·삼풍백화점 시설부 전기과 직원)는 『사고당일 상오 11시쯤 5층 식당에이상이 있으니 가보라는 지시를 받고 올라가 보니 화물용 엘리베이터 앞 벽에 세로로 금이 가 있었다』며 『상부에 보고하니 「이미 알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주장. 이씨는 『손님을 빨리 대피시키고 영업을 끝냈으면 이런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참지 못하는 모습. 이씨를 문병온 시설부 사무실 여직원 김모양(26)도 『일주일전쯤 A동 가정용품 사무실 직원이 벽이 심하게 흔들린다는 전화를 두차례 했었다』면서 『사고 당일 하오 3시쯤 감리회사에서도 밑으로 쳐진 5층 식당가 천장을 피아노줄로 묶어 놓으면 당분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관련자 17명 비밀조사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는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이한상 삼풍백화점 사장 등 관련자 17명을 대상으로 비밀조사를 벌였다. 서초서 형사들은 이사장 등 삼풍백화점 간부들과 보도진을 비롯한 외부인들이 접촉할 수 없도록 백화점 간부들의 화장실 출입까지 통제. ○…경찰은 삼풍백화점 시공당시 건설현장 소장이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하지못해 신병확보에 실패. 경찰은 당시 건설현장 소장을 이모씨로 잘못 알고 있다가 3년전 우성건설을 떠난 김용경씨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급히 집에 경찰을 보냈으나 김씨가 없어 허탕을 쳤다. ○…경실련은 이날 『이번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대형건축물의 부실시공에 대해 전혀 책임의식이 없는 행정당국과 건설업체에 더이상 시민의 안전과 목숨을 맡기고만 있을 수 없다』며 7월1일부터 「부실신고 제보창구」를 설치,운영키로 결정. 경실련은 『이 창구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주위의 대형공공건물의 안전상태에 대해 제보를 받아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관계당국에는 안전점검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설명. ○…사고 현장에는 구조작업의 혼란한 틈을 타 백화점 주변에 꺼내 놓았던 골프채,의류,액세서리 등을 훔치는 좀도둑이 극성. 서울 서초경찰서에 붙잡힌 좀도둑은 이날까지 30여명으로 액수는 5천여만원에 달했으며 형사과 당직반은 끊임없이 들어오는 좀도둑 처리로 다른 업무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실정. ○프랑스인 1명 매몰 ○…사고 현장에는 최근 사업차 내한한 프랑스인 1명도 매몰돼 있는 것으로 이날 밝혀졌다. 프랑스인 장 피에르 랑팡씨(34)는 치즈수출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29일 하오 5시쯤 백화점 지하1층 웬디스 햄버거점에서 주한 프랑스 대사관 직원 진혜선씨(35·여)의 통역으로 이 백화점 직원과 상담하다 변을 당했다는 것. ○…이날 하오 3시30분 세계라이온스 서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주세피 그리말디 회장은 사고현장에 도착,『평화를 상징하는 라이온스의 정신에 입각해 이번 참사가 조속히 복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4시간만에 극적 구조/이행주씨의 「악몽」/몰스펀지로 목 적시며“살자… 살자…”/다리 철골낀 채 몸돌릴 틈도없이 갇혀/발견 2시간지나 구출 “왜이리 더딘지…” 『스펀지 헹군 물로 목을 적셔가며 구조대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30일 새벽 삼풍백화점 붕괴현장 지하 1층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백화점 직원 이행주(25)씨는 악몽같은 14시간을 이렇게 말했다. 29일 하오 5시50분쯤 아이스크림 코너에서 밀크쉐이크를 만들다 갑자기 「우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큰 돌멩이에 맞고는 정신을 잃었다. 사고 당시 백화점에는 종업원을 비롯해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나온 주부와 엄마를 따라온 어린이 등 평일치고는 꽤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깨어난 것은 2∼3시간쯤 뒤. 누군가 뺨을 때리며 『정신차려』라고 외쳐댔다.계산대 밑에 함께 있던 사장 추경영씨(45)였다.오른쪽 다리는 육중한 철골 구조물 속에 끼어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공포감마저 엄습했다. 목이 말라왔다.고개를 들어보니 아이스크림 스펀지를 헹군 물이 조금 고여있는 것이 보여 추씨와 함께 허드렛물을 스펀지에 적셔 목을 축였다. 바짝 말라붙었던 목이 조금씩 풀리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야 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이제는 지칠대로 지쳐 추씨와 함께 좁은 공간에 나란히 누워 있는 동안 「죽었구나」는 생각에 울음이 솟구쳤다. 깜깜하고 매케한 공기를 가로질러 동료들의 신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온몸에소름이 끼쳤다. 마른 침마저 삼킬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멀리서 작은 불빛이 흘러 들어왔다. 구조대원들의 것으로 여겨지는 인기척과 천장 철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자 있는 힘껏 추씨와 함께 『살려달라』고 소리를 내질렀다. 손에 잡히는 돌과 흙을 마구 던졌다. 「이제는 살았구나」하는 희망도 잠시,곧 구조대원들의 인기척이 사라졌다. 다시 길고도 긴 시간이 흘렀을 때 천장에서 쇠를 자르는 소리가 들려와 눈을 떴다. 구조대원이 위치를 알아낸뒤 철판 천장의 구멍을 뚫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2시간 남짓.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저승과도 같은 14시간이 살아온 25년의 세월보다 훨씬 길었다』며 오빠 옥재(29)의 손을 잡으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신라 금동미륵보살상(한국인의 얼굴:35)

    ◎내리뜬 눈·작은 입가에 조용한 미소/윗입술까지 뻗은 선명한 인중선이 매력/네모꼴 얼굴에 화려한 장식의 보관 독특 신라 불교미술에서 걸작은 국보 78호 금동보살반가사유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이 반가사유상은 백제의 반가사유상(서울신문 5월26일자 13면)보다 날렵한 인상을 안겨준다.그 이유는 얼굴 윤곽에도 있지만 장식이 화려한 높은 보관을 머리에 썼기 때문일 것이다. 이 보살의 얼굴은 둥글다기 보다는 네모꼴에 가깝다.얼핏 근엄해 보인다.그러나 가만히 옆 얼굴을 지켜보면 치깔은 눈매와 작은 입가에 약간의 웃음을 머금었다.근엄해 보이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어디까지나 앳된 보살이어서 웃음을 참는데 한계가 있는 모양이다.미간에서 부터 높게 시작한 코는 오뚝하다 못해 예리하다.인중한 가운데를 세로로 지나가는 홈이 너무 선명하게 윗 입술에 맞물려 매력으로 작용했다.그 매력 포인트는 턱에도 나 있다. 보살이 어깨에 걸친 천의자락이 흘러내려와 무릎에서 교차되었다.윗옷에다는 끈을 달아 허리에 매었다.그 매듭은 요새 서양식의 리본 보다 더 아름답다.네모꼴 대좌에 천을 덮어 늘어뜨린 표현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부드러운 느낌 마저 우라난다.보살은 그 대좌에 걸터앉았다.그냥 걸터 앉은 것이 아니고 왼발을 세워놓은 오른쪽 무릎 위에 올리고 왼손을 발에 얹었다.오른손 검지와 무명지를 슬며시 펴 뺨에 댔으니,생각하는 보살이다. 이 보살은 미륵이다.생각에 잠긴 앳된 미륵을 보노라면 문득 화랑의 모습으로 다가온다.꽃처럼 아름다웠다는 신라의 사내들 화랑으로 환생하여….사실 불교의 미륵신앙과 화랑은 무관한 처지가 아니다.신라 사람들은 여섯 하늘(육천)의 하나인 도솔천(두률천)에서 내려온(하생)미륵이 화랑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미륵을 따르는 집단이 화랑이었다는 사실은 김유신의 화랑집단을 일러 미륵이 건설한 이상세계의 향내나는 무리라하여 용화향도로 불렀다는 기록에서 입증할 수 있다. 신라에서 화랑을 공식화 한 것은 진흥왕(서기 540∼576년)때다.그 목적은 군조직의 보충 수단이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에 있었다.그래서 교육 및 군사 기능 이외에 사교단체 구실도 했다.노래와 춤도 화랑도 수련의 필수과정이었다.화랑을 풍월주라고 했던 까닭도 바로 여기 있지않나 한다.이들은 6세기 중엽 부터 삼국통일을 이룩하는 7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존속한 청소년 공동체였던 것이다. 어떻든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화랑들이 가장 활기를 띠었던 서기 6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주로 제작되었다.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한 유물도 10여점에 이르고 있다.물론 삼국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즐겨 만들었으나 신라의 작품 만큼 많이 전해내려오지 않고 있다.그래서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야 말로 화랑들이 찾고 있던 미륵의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도 6∼7세기에 이르는 시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 경주 황룡사 금동보살상(한국인의 얼굴:34)

    ◎통통한 뺨… 순진무구한 웃음/머리엔 삼보관… 두툼한 눈두덩에 가는 눈/작고 예쁜 입·살짝 패인 보조개 복스러워 신라 제일의 가람은 황룡사다.삼국통일의 원동력을 불어 넣은 대가람으로,신라인들의 정신세계를 함축했던 명찰이었다.서기553년 새 궁궐을 착공했을 때 황룡이 나타나 불사로 고쳐지었다고 한다.서기562년 불사를 마무리하기까지 17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 절터는 경북 경주시 구황동에 있다.본래의 가람은 12 38년 몽고군의 병화로 모두 불타버렸다.지난 19 76년 부터 8년동안 문화재 연구소의 발굴결과 2만여평의 절터가 확인되었다.황룡사를 다 짓고나서 서기 574년 신라 삼보의 하나 장륙상을 세웠다고 하나 역시 몽고침략으로 사라졌다.이를 받치던 석조대좌만이 금당 자리앞에 남아 있다.장륙은 1발(장)6자(척)다.요즘 수치개념으로는 4·5∼5m에 해당한다.「삼국유사」를 보면 장륙상 석가삼존상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신라 보물의 하나 장륙상은 만날 수 없게 되었다.다만 절터에서 웃는 모습으로 출토된 8.3㎝ 높이의 금동보살머리 1점을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본디 반가사유상이었는데,머리만 남고 다른 부분은 모두 떨어져나갔다.이 보살의 머리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머리와 비슷하다.하지만 보는 이에 따라 황룡사 출토 보살의 얼굴이 더 아름답다고도 말한다. 이 보살의 아름다움은 미소에 있다.삼국시대 최고의 미소로 평가받아 마땅한 웃음인 것이다.머리에는 지극히 간결한 삼보관을 썼다.이는 국보 83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관과 같다.그러나 이마 한 가운데 표현한 머리카락 묘사가 이 보살에서는 생략되었다. 어떻든 황룡사 출토 보살상의 얼굴은 짧고 둥글다.순진무구한 웃음을 머금었다.눈두덩이 약간은 두꺼워 보이는데 눈은 가늘게 떴다.통통한 코,작고 예쁜 입과 보조개,적당히 살이 오른 뺨 등이 복스럽다.그래서 국보 83호 미륵반가사유상 얼굴에서 마음을 깊이 가라앉혀 생각을 한데 모은 침잠한 모습을 굳이 읽지 않아도 좋다.이 보살에서는 선동의 장난스러운 표정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황룡사 보살상 오른쪽 뺨에는 손가락끝이 닿았던 흔적을 남겼다.이 보살이 오른손 손가락을 뺨에 살짝 대었던 반가사유상임을 단적으로 일러 준다.6세기 후반 걸작의 금동보살반가사유상이 분명하건만,이렇듯 머리만 남아 있다.하지만 황룡사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불보살상이기도 하다. 역사는 황룡사에 전체높이가 자그마치 2백25자(80m)나 되는 거대한 9층 목탑이 있었다고 전한다.그 목탑의 존재는 최근 발굴한 기둥자리 주춧돌에서 확인되었다.신라는 이 목탑을 세우는데 백제의 공장 아비지를 초빙했다.그가 목탑을 지을때 백제가 멸망하는 꿈을 꾸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나온다.그런데 당시 신라의 젊은이들은 9층목탑과 장륙상등 스케일이 큰 황룡사 가람을 바라보면서 기상을 키웠다.그들은 뒷날 삼국통일의 주역이 되었으니,역사에는 아이러니한 구석도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