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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사람이 희망이다

    우리집은 마을버스가 다니는 동네에 있다.버스 정류장에서는 걸어서5분, 지하철에서는 10분 정도 거리인데 평지에 사는 친구에게는 그것도 고지대로 느껴지는지 그런 우리 동네를 산동네로 구분한다.새해를맞고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산동네를 오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부전시장을 다녀왔다.부전시장은 부산의 꽤 오래된 재래시장으로 우리 집에서 한 10정거장쯤 거쳐 오가는 마을버스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별다른 새해맞이도 없이 평소보다 좀 늦게 잠을 깬 설날 아침의 게으름 때문에 나는 새롭게 밝은 신사년에 큰 빚을 진 기분이었다.밤을꼬박 새우며 일출을 기다린 사람이나, 가족끼리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온 사람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성의 없이 새해를 맞이한 꼴인가.오랜만의 시장나들이는 그래서 이루어졌는데 새해 소망이나 다짐을 늘떠오르는 해에게 바치기보다는 내 정다운 이웃의 표정 위에 얹어 두는 것이 훨씬 합당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산동네 비탈길을 능란한 물고기처럼 헤엄쳐 가는 마을버스 운전기사는 택시와 노선버스 운전으로 젊은 날을 보낸 초로의 남자 분인데 좁은 골목길 급커브를 논스톱으로 달려가는 노련한 운전 솜씨도 그렇거니와 승객을 맞이하고 보내는 자세도 노장다운 데가 있었다.노인과시장 보러 가는 부녀자,학교를 오가는 학생으로 이루어진 단골 고객의 면면을 언제 다 익혔는지 한마디씩 꼭 말을 걸었다.그래서 10여명의 승객으로 이루어진 마을버스의 분위기는 다소 소란스러울 정도로활기에 넘쳤다. 이 마을버스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정류장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것은 제도권의 운행관습으로 보면 엄연한 규칙 위반이었다.구멍가게 앞에서 무슨 말인가를 노닥거리다가 그냥 지나쳐 가는차 뒤꽁무니를 따라오는 아낙네에게나,엉뚱한 곳에서 차를 세우는 노인네에게나 모두 관대해서 마을버스는 가끔 뒷걸음질을 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마을버스가 다니는, 경사와 굴곡이 많은 길은 산동네 사람들이 걸어온 생의 행로와도 흡사할 것인데 그 우여곡절의 시간들이 저런 왁자지껄한 날 것의 생명력을 선사했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그 사이에있으면 그 활력이내게로 전이되어 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중심이라고 믿던 평지의 일상에서 탕진한 에너지를 변방의 이 산동네 마을버스에서 충전받는 것이다.내일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고 여분이별로 없는 빠듯한 삶 때문에 오히려 그들의 삶은 아슬아슬한 박진감으로 충만하다. 부전시장은 오늘도 단돈 100원이라도 더 깎으려는 사람과 단돈 100원이라도 더 받으려는 사람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었다.언뜻 보면 시끌벅적한 예전의 난전 풍경이 사라진 한산한 모습이지만파는 이와 사는 이 사이의 억척스러운 실랑이는 여전했다.일사불란하게 가격표를 매겨 분류하고 판매하고 폐기처분하는 현대식 대형매장의 상품들에 비해 이곳의 상품은 자유롭고 여유있어 보였다. 생선을 이것저것 뒤적거려 놓기만 하고 그냥 가는 손님 뒷덜미에 대고 뭐라고 실컷 욕을 퍼붓는 50대쯤의 어물전 여자를 보며 나는 온몸이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그래 이것이야말로 사는 냄새가 아닌가.자신이 가진 것을 곱절로 부풀리려는 욕심 때문에 용쓰고 재간 부리는평지의 삶에 비해 이곳의 삶은 얼마나 생생한가.그리고 정직한가. 이 재래시장에서는 안치환의 노래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울긋불긋한 진열장에 내걸린 어떤 형형색색의 옷가지보다 사람의 표정이더 화사하며,잘 자라 윤기를 머금은 어떤 먹음직스러운 과일보다 사람의 체취가 더 달콤하다.맨살을 때리는 겨울바람을 이기고 있는 볼그레한 두 뺨은 새벽을 여는 태양보다 더 아름답고 위대하다.역시 사람이 희망이다. 최영철 시인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가작/ 복숭아꽃 살구꽃(II)

    (최 영감,하인을 데리고 등장.)최영감: 내가 오는 줄 알았던 겨? 나 와 있게. 어머니: 오셨어유.별 일 읍으셨지유. 최영감: 와! 내가 별 일 이라두 있었으면 하구 바라는 겨. 어머니: 안유.그랄 리가 있남유.그람은 천벌을 받지유. 최영감: 아,쓸데읍는 소리는 집어 치우구.어쩔 거여? 준빈 된겨. 어머니: (조아리며) 내년 거정 여유를 줌 주시면 어떨까요. 최영감: 이 사람,보게 아주 멋대루내.여지껏 참았으면 고맙다구는 못 할 망정,또,아예 멀찌감치 밀어? 어머니: 돈 구녁이 있어야 지유. 최영감: 그람,남이 돈 빌려 갈 땐,돈 구녁이 빵 뚤려 있었남. 어머니: 참는 김에 주금만 더 참아 주셔유. 최영감: (화를 낸다.) 이 보게 더 기인 야기 할 것 읍내.나 자네랑말시름 할라구 온 것 아닐세.오늘은 결정을 지러 온 거내.이 달 보름 안으루 이 집 이라두 비워 주게….물런 과수원거정 포함 해서데이. 어머니: 증말루 너무 하십니다유.이 엄동 설 안에 쫓아내는 법이 어디 있대유…. 최영감: 나! 그람,이만 간데이….(퇴장.)어머니: (넋 나간 사람처럼 서 있다.)(달자 약초 들고 등장.)달자: 엄니! 어디 불편 하시남유.와,그릇케 힘이 하나두 읍시 서 계세유?어머니: 이 일을 어쩐 다냐? 방금 최 영감이 왔다 갔는디,보름 까정이 집을 비우구 과수거정 달란 데이. 달자: 설마유.우리가 이자두 못 갚으니깐.화가 나서 그런 말을 한 거겠지유. 어머니: 그 냥반이 말 따루 행둥 따루 하는 사람이 절대 안여. 달자: 그렇다구 너무 걱정하지 마세유.무슨 방법이 있겠지유. 어머니: 영,맘이 게운 하지가 안는 걸…. (이때,이우,상빈,등장.)이우: 마침.니,여기 있었냐? 달자: 아직 야학 갈 시간 남았는디. 이우: 그게 아니구 순님이 널 찾길래…. 달자: 순님은 먼 순님이 찾는다구.나 같은 걸 찾을 순님이 어딨 다구. 상빈: 지가,달자씨! 한티 볼 일이 있어유. 달자: 지는 유,댁이 누군지두 모루구.볼 이유두 분명치 안 내유. 이우: 야아,아랫마을 김 부자 있잔아…. 달자: 그 집 하구 나하구 먼 상관여.먼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간내유. 상빈: 지는 유,고모 집에 처음 왔을 때 부텀.달자씨를 그림자처럼 지켜 왔내유. 달자: 이 사람이,시방무슨 건방을 떨구 있는 겨. 이우: 말이 너무 거칠데이…. 달자: 니,누가 시키지두 안은 일 하구 다니구 글여. 상빈: 화 나셨다면 푸세유.고모님이 먼가 크게 실수하신 게 있다구혀서,사과두 드릴 겸 어려운 부탁 하나 청하구 싶어 왔내유. 달자: 그 댁 마님이 실수하신 것 없내유.큰 실수는 이 구데기가 득실득실한 가난이 실수지유.그란께,사과 할 건더기두 없구유.받아야 할건더기는 더욱 없내유.그리구,청이 있다구 했는디,지가,그 쪽 청거정 책임져야 할 조건은 더 더욱이 읍는 것 같은 디유.볼 일이 다 끝났으면…. 상빈: 달자씨는 누구 한 티나,그릇케 자신에 할 말만 하구.무작정 내 팽겨 치시남 유….그건 크나 큰 실내 지유.지는 유,여기에 동냥을온 사람 아녀유.비록,부모 형제 없는 고아나 다름 없어두,처음 대하는 사람 한티거정.지옥 같은 무시당할 수 읍내유. 달자: 이 사람,먼 말이 이다지두 많데이.상대가 듣기 싫다문 싫은 거지.자꾸 이럴거문….더 이상은 못 바 준게.다른 사람 찾아 가세유.좋은 말 나 올 때.후딱 가세유. 상빈: 지는 유,하늘에서천둥 벼락이 떨어 진 대두,이대루는 절대루못 가 내유.아니 갈수 읍내유.맘대루 하세유.끌어내던지….패어 죽이던지.여기서 한 발짝두 움직일 수 없내유.맘대루 혀세유. 달자: 아주,무식이 절절하구먼.이 것,똥 바가지를 뒤 집어 써야 정신이 바짝 들 난 가배.증말루 사람 환장하게 만들어 버리는 기술 가졌는 가배…. (어머니 부엌에서 함지박 들고 온다.)어머니: 부엌에서 다 들었는디.유난 떨 것 읍데이.말 들어 보는게 머 어립것냐? 들어나 보구 미주를 쓰던가? 장을 담그던가? 하면 될 것아닌 가배.어??거나 저??거나 순님은 순님 아닌 가배. 상빈: 어디 까정 순님 맞아유. 달자: (방백) 어메! 이것 진짝 괴물 중에 증말루 상 괴물 만났는디. 상빈: 엄니! 지가유,장모님으루 모시겄어유.(무릎을 꿇는다.) 달자씨! 지를 줌 구재해 주시면 안 될까유.만일에 거절하신 다면 이길루 곧장 가서 머리를 까겠내 유. 달자: 아,글씨,와,내가 거기를 구재구 나발이 구를 하냐구유. 상빈: 아까두 말했지만,지를 물에서 건져 줄 사람은 달자씨! 뿐이 내요.더 이상 고모 집에서살아 갈 힘이 읍서유.사춘들에 등살에 더는….머던지,허기가 져서 유…. 달자: 그람,고모 집에서 나와 살면 간단 하내유.지는 유,지푸라기가아니라,물에 빠진 사람 건질 인심도 읍내유. 어머니: (방백) 아무리 내 자슥이지만,으라지게 차단게…. 상빈: 막상,고모 집에서 나오문 있을 때가 있어야 지유. 달자: 그람,안- 나오시면 되구유. 상빈: 그란게,달자씨가 지와 혼인만 허락 하시문 날개를 달구 날아가는 거지유.다시 한 번 애원 하내유.지발,지를 불쌍히 여기 신다문…. 어머니: 보다시피,우리 집 구석은 억망 인디.그라구,저 애가 워낙에고집이 쌔 나서…. 상빈: 그런 걱정은 하시지 마세유.지유,고모 집에서 눈치 밥에 콧물을 빠뜨려 먹구 살었지만 두,전쟁 통에도 오루지 달자씨! 만을 생각하며 껌두 팔구,담배두 팔아.울마 안되는 돈이지만 남 몰래 악착같이 모았어유.(안 주머니에서 돈 뭉치를 꺼내 보인다.) 자유.보세유.이놈에 돈이 사람에 간이랑 쓸개두 뺏는다는 돈…! 여유. 이우: 엄메….호박이 넝쿨채 굴러 왔데이. 달자: 시방 머 하는 겨.돈이면 다들 눈이 돌아 버릴 줄 아는 가배…. 상빈: 달자씨! 지발,지를… 지와,힘을 모으면 저 과수원도 금방 갤거구만유.희망을 주세유.그려서,온 천지가 복숭아꽃 살구꽃으루 흐드러지게 만들어 바유우. 달자: ……. 어머니: 난 모르겠네.(퇴장.)상빈: 달자씨! 지발유.(매달린다.)달자: 이러지 말 아유.(저 만치 물러선다.) 사흘 동안 생각 하구…큰 기대는 안 하는 게…. 상빈: (야호! 야호…) 만새,만새,만만만새…! (모두 퇴장.)(안방,달석,학교 갈 채비를 하며 종지를 구석에 놓는다.)아버지: 핵교 가는 겨? 달석: 야.와-유.요강 비워 오까유? 아버지: 근디,이게 먼 냄새여?달석: 야,농약 여유.쥐새끼가,지,딱지랑 교과서를 다 찢어 놓구 극성 대서유.쥐약이 읍어서,엄니랑 누이 몰래 헛간에서 농약 쪼금 딸아왔어유.우리 집 같은디,머 먹을 것이 있다구.….오늘,어디,혼 줌 나바라.핵교 댕겨 오께유.(퇴장.)아버지: 공부 잘 혀야 뎌. 아버지: (방백) 내가 너무 호강에 지쳐 오래 살았구먼.처 자슥 고상시켜 가며,집 안 기둥 까정 뽑아 놓구 말여….더 살아서 멋 하겠나.이 만큼 산 것두 다 처 자슥 열성 여….두 딸년거정 팔아 묵는 꼴이니…? 먼,염치루 이 시상을 더 살겨….(인기척 소리 들린다.)아버지: (종기에 담긴 농약을 들어 마시다.)어머니: 이게 먼 남사여 (종기에 담긴 농약 냄새를 맡는다.)종기 깨지는 소리가 천둥 치는 소리 같다. 어머니: 이게 먼 일여! (아이구.) 이 인간아,이렇게 갈라면 그 동안와! 고상을 사서 한 거래유.(시체 위에 엎드려 통곡한다.)달자: 엄니 먼 일 여유. 어머니: 니그,아부지가…. 달자: (시체 얼굴에 뺨을 대며 오열한다.) 아부지! 이게 왼,일 여유. 찌끔만 더 있으면….뒤겉,과수원에 복숭아꽃 살구꽃이 필 틴디….여짓거정두 고상고상 했는디.와! 그러셨슈.와,와! 지두,함께 대려 가셔유……지두유. (모녀의 자그락 거리는 울음,울음,울음.소리,소리… 하늘과 땅을 맞닿게 하면서… 차츰차츰… 암전.) 박광순
  • 여론에 뺨맞고 언론에 ‘화살’

    ‘근거없는 의혹 수사는 하지 않겠다’는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의신년사에는 여론에 이끌린 성급한 수사가 검찰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는 불만이 담겨있다. 99년 옷로비 사건과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여론의 집중 화살을 받았다.의혹으로 제기되는 대목을 파헤치고자 했지만 속시원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잇따라 터진 한빛은행·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등 대형 금융비리 사건도 마찬가지였다.고위층 연루설 등 각종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것은 거의 없었다.여론은 검찰이 사건의 본질을 숨기고 있다고 질타했고 사상 초유의 수뇌부 탄핵안까지 제기되면서 검찰의 위상은 땅으로 떨어졌다.검찰은 여론을 이끄는 언론에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이미 지난해말부터 내부적으로는 진행중인수사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브리핑을 하지 않는 등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박총장의 발언은 이런 내부 움직임을 공식화한 것이다.수사의 본류와 관계없는 유언비어나 근거없는 의혹을 해소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앞으로 수사 진행 상황은 큰 줄기나 결과만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때문에 검찰 수사가 독단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여론을 무시한 채 수사에 임하는 것은 여론의 사회감시 기능을 외면한 무책임한 발상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법조계의한 관계자는 “검찰이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론을모두 무시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오히려 수사과정에 의혹이 제기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는 것이 검찰의 임무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막가는 여중생

    여교사가 수업 중 머리를 손질하는 여중생을 훈계하다 학생에게 빰을 맞은 사실이 13일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경남 창원시 C중학교 3학년 곽모양(16)은 국어 수업 중 전기퍼머기로 머리를 손질하다 이를 나무라는 김모 교사(31·여)의 뺨을 때렸다. 학교측 조사결과 곽양은 이날 교실 내 콘센트에 전기퍼머기를 연결,머리 손질을 하다 이를 발견한 김 교사가 퍼머기를 압수하자 욕을 하며 항의했다.이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간 승강이가 벌어졌고 곽양이김 교사의 빰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측은 지난 12일 선도위원회를 열어 곽양에 대해 진해재활원에서 15일간 사회봉사 활동을 하라고 명령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싸늘한 민심’… 고개떨군 與野지도부

    12일 민생현장을 찾아 나선 여야 지도부가 바닥을 친 민심에 혼쭐이났다.수도권의 시장과 공장을 찾은 민주당 지도부는 서민들의 ‘쓴소리’에 얼굴을 붉혔고,대구를 방문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도싸늘한 지역민심에 당혹해했다.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를 비롯,의원 30여명은 이날 5개조로 나뉘어 서울 구로시장과 인천·평택·동두천 등 수도권 지역을 찾았으나 경제난과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에 줄곧 머리를 숙여야 했다. 구로시장을 찾은 서대표는 “장사가 안돼도 이렇게 안될 수 없다”는 상인들의 불만섞인 호소에 “아이고…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해야 했다.속옷가게를 하는 전남 고흥 출신의 송모씨(40)는 “하루 16시간씩 일해도 부모님 용돈조차 못 드릴 지경”이라며 입을 닫았다. 박상천(朴相千)·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은 인천의 한 지구당을 방문했다가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 죄송하다고 하라.뺨을 때리면 맞으라”는 질책에 가슴을 쓸었다.평택 지구당을 찾은 권노갑(權魯甲)·장태완(張泰玩)최고위원도 “초등학생이욕을 할 정도로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한나라당 이날 대구시지부 후원회 참석차 대구를 찾은 이회창 총재는 싸늘하게 식은 지역민심을 확인했다. 최근 삼성상용차 퇴출 결정과 우방 부도 등 경제난에 시달리는 대구지역의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이 곳곳에서 감지됐다.공항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삼성상용차 문제 외면하는 한나라당은 물러가라’ 등의 플래카드들이 걸려 있었다. 후원회가 열린 동대구호텔 앞에서는 대구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반(反) 삼성,반 한나라당’ 구호를 외쳤다. 파크호텔에서 지역 경제단체 대표 50여명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이총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대구가 한나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는데,어음부도율과 실업률 등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면박을감수해야 했다. 이지운·대구 김상연기자 carlos@
  • 스킨케어 어떻게

    스키장에서 돌아온 직후,최은아씨(32)는 거울 앞에서 ‘으악’하고비명을 질렀다.뺨에 주근깨와 기미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키를 즐기기 전 꼼꼼하게 피부관리를 하지 않으면 최씨처럼 되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눈에 반사된 겨울철 햇빛은 자외선 수치가 여름철 해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스키장의 찬 바람은 피부를 건조하고 거칠게 만든한다.스키장에서는 스킨케어를 어떻게 해야할까?◆스키 타기 전 피부손질=피부에 각질이 남아있으면 자외선에 의해피부 얼룩이 지기 쉽다.따라서 스키장에 가기 전에 스크럽이나 팩을이용해 피부 노폐물을 없애줘야 한다.촉촉한 피부를 지키려면 수분크림을 듬뿍 발라주어야 한다.눈가엔 아이크림을 잊어선 안된다.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선블럭 전문제품을 쓰고 자외선 차단지수(SPF)는 30정도가 적당하다.햇빛 노출이 심한 이마와 콧등,광대뼈 부위는 자외선 차단제를 엷게 여러번 덧발라야 한다. 차단제는 건성피부의 경우에는 크림타입을,지성피부는 로션타입을 선택하면 좋다. ◆펄 메이크업=피부정리를 끝낸 다음에는 ‘톡톡 튀는’ 메이크업을해보자.반짝거리는 펄 성분을 이용한 샤이니(Shiny) 메이크업.하얀눈에 반사되어 피부가 더욱 반짝인다. 피부표현은 평소보다 한 톤 밝은 파운데이션을 사용한다. 아이새도우는 먼저 눈전체에 베이지나 파스텔 계열의 색상을 발라준다.그 다음 화이트 펄을 사용하여 아이 홀 부분에 고르게 바른다.그리고 실버 펄이나 화이트펄로 쌍꺼풀에 살짝 덧발라 준다. 립스틱은 강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레드 계열을 사용한다.립글로스를 발라주면 입술 건조도 막고,반짝거리는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 ◆집으로 돌아온 다음에는=자외선과 바람에 지친 피부를 달래줘야 한다.미지근한 물로 세안한 뒤 화장수 팩을 하고 수분 에센스와 미백전용 에센스를 듬뿍 두드리듯 발라준다. 문소영기자
  • [외언내언] 보조개 표

    웃을 때 뺨에 깊게 패는 볼우물은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그 보조개의 주인공이 젊은 여성이라면 더 말할 나위조차 없을 것이다.순진한청년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매력 포인트라는점에서다.오죽했으면 시인 예이츠가 보조개를 ‘천사의 실수’로 비유했을까 싶다.그는 보조개를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신성(神性)의 액체 한방울을 천사가 실수로 떨어뜨린 자국이라고 예찬했다. 이른바 ‘보조개 표’(dimpled ballots)가 대혼선을 빚고 있는 미국 대선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대선 폭풍의 진앙지인 플로리다 주 팜비치 순회법원이,재개표 과정에서 논란을 빚어온 보조개 표도 유효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보조개 표란 기계식 기표의 산물로 구멍이 뚫리지 않은 채 자국만 남은 표를 가리킨다.기표 기계의 천공 바늘이 부실하거나,노인 유권자의 힘이 모자라서 생기는 표다. 이같은 보조개 표가 고어,부시 후보중 누구를 향해 미소짓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적으로 좌우된다는 것은 제3자에게는 흥미롭다.그러나 설익은 기계식 기표 방식 때문에 미국식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계집계냐,손검표냐’하는 논쟁이 그치지 않고 민주·공화 두 당간 당파적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실리콘 밸리 등 미 전역에서 지난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Deep Blue)’가 체스 세계챔피언을꺾은 이후 잠잠해진 컴퓨터와 인간간 해묵은 우열 논쟁도 재연되고있다. 22일 미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손검표 결과를 최종 득표에 반영하라고 판결해 고어 후보는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반면 대세를 굳히려던 부시측은 연방대법원에 상고함으로써 미국은 ‘정치적 아마겟돈’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팜비치 카운티에서는 보조개 표가 유효표로 처리됨에 따라 고어 표가 늘어났으나,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는 보조개 표를 유효표로 만들 수 있는 손검표를 전면 취소해버렸다는 소식이다. 의학적으로 보조개는 뺨의 근육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나타나는 ‘덜 진화된’ 현상이라고 한다.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미 대선은 이미세계적 조소거리가 되다시피 하고 있다.그렇다고 해서 ‘팍스 아메리카나’가 쇠락해가는 징표로 보는 것은 성급한 일일지도 모른다.투표가 끝난 지 보름이 지나도록 승자가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적어도 폭력과 같은 불상사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보조개 표 공방전과 같은 혼선은 미국식 민주주의와 제도를 재음미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미국적 가치가 문제해결의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것은 새삼스러운 발견일까.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대한광장] 누가 진정으로 국민을 대표하는가

    우리 사회에 두 개의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하나는,국회는 국민 주권을 대표하는 주권기관이라는 헌법적 진실이다.이 진실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또 하나는,21세기는 시민운동(NGO)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언적 진실이다.그 결과 정부기구(GO)를 중시했던 전통적 입장에서 벗어나 NGO를 또 하나의 권력으로 인정하는 경향까지 등장하고 있다. 국회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적 주권기관이지만 그동안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군사독재 아래서 민주주의의 원리인 삼권분립이 부정되었던 악습이 관행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이런 이유 때문에 시민운동은 삼권분립의 확립과 국회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명백하게 시민운동이 국회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흥미로운 점은 국회를 지원하는 시민운동을 국회가 거부하는현실이다. 그 결과 헌법적 주권기관인 국회와 국민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시민운동이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시민운동이 국정감사모니터활동을 통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총선연대를 구성해 낙선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이유때문이 아닌가 한다. 정치학자의 눈으로 볼 때 민주국가에서 의회는 사회적 갈등이 전개되는 합법적인 공간이다.역사적으로 이러한 갈등은 발전을 동반했다. 봉건 귀족정치에 대한 신흥 자본가계급의 저항이 의회제도의 싹을 틔웠다면,19세기 부르주아적 의회제도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저항이 참정권의 확대를 낳았다.20세기 들어서는 관료화된 의회제도에 대한 불만이 시민사회의 확장과 참여민주주의로 연결되었다.이런 점에서 국회와 시민운동의 갈등 역시 발전을 위한 진통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발전을 위해서라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이제 권력에 약하고 주권자인 국민에게 강한 못난 국회를 용납해서는 안되겠다.국회는 오랫동안 권력의 시녀로서‘통법부’라 불리었다.민주화 이후에는‘뇌사국회’와 ‘식물국회’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국회가 국민을 배신했다는 증거이다.또한 자정 능력도 없고,생산성도 낮고,탈법과 편법을 도맡아 하는 국회의 낡은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이런 국회를 위해 국회의원 선거를 하고,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일을 계속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이야기도 있다.국회는 국회의원이국민을 대신해서 의정활동을 하는 곳이지 국회의원만을 위한 배타적공간이 아니다.국민들이 가장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 국회요,국민들을 가장 높이 떠받들어야 할 곳도 국회다.국민 없이 존재하는국회가 아니기 때문이다.그런 국회가 담장을 쌓아 국민의 자유로운출입을 막는 것도 부족해서 본청과 의원회관의 앞면 2층을 1층이라하여 국회의원만 출입하고 뒷면 1층을 지하 1층이라고 부르면서 국민들이 출입하도록 하는 어색한 일을 계속하고 있다.어떻게 국회의원눈에는 2층이 1층으로 보이고 1층이 지하로 보이는지,왜 주권자인 국민들은 왜소한‘민원인’이 되어 뒷문 지하로만 드나들어야 하는지국회가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이제 권력에 뺨맞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국민은 일개 민원인이 아니라 당당한 주권자이며 국회의 정치적 주인이다.국회의 담장을 허물고 불필요한 경비 절차를 개선하는 한편국민들이 국회의원과 함께 정문으로 출입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국회가 국감연대의 활동 등 국민의 권리를 공적으로 대변하는 시민운동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협조해야 한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없다.시민운동의 국회 감시활동은 무능한 국회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운동이 국회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는사실에 주목해야 한다.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계속 국민을 무시하고시민운동을 거부한다면 국민과 시민운동 역시 국회를 거부할 수밖에없다. 국민과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국회는 존속이 불가능하다. 여러 나라의 역사적 경험으로 보더라도 국회를 대체하거나 국회의원을 대체하는 일은 가능하다.이제 국회가 스스로 환골탈태하든지,아니면 국민들이 나서서 국회와 국회의원을 바꾸든지 일대 결단이 필요한시점이다. 정대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대한시론] 햇볕정책의 국내화

    로마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포괄하는 세계국가를 건설하여 1,000년 넘게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는,적도 동화시킬 수 있는관용과 포용력이었다고 한다. 어디 로마뿐이랴.중국,대영제국 등 세계 국가가 기실 무력에 의하기보다는 관용과 포용력에 의해서 유지된것은 역사적 진실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극히 피상적인 평가일지 모르지만 관용과 포용보다는 동지도 원수로 만들어야 할 만큼 적개심이 강한 일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조선조시대의 당쟁을 보더라도 처음에는 동인과서인으로 분열되었다가 동인이 남인과 북인,서인이 노론과 소론의 4색으로 갈라졌고 이 4색이 다시 핵분열을 거듭하였지 한번도 통합된일이 없었다. 해방 후 우리의 정치사를 보더라도 정파간에 이해득실에 따라 이루어진 야합을 제외하고는 분열만 있었지 화합의 역사를 꾸민 일이 없었다.또 우리 민족은 유달리 한(恨)과 원(怨)이 많다는데 이것들은가족,친우,동지들과 같이 자기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로부터 기습적으로 배신당할 때 생기는 것이지 적과의 전쟁에서 패배함으로 인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길거리에 준비없이 나가다 보면 생면부지의 사람들로부터 뺨을 맞기가 쉬운데 뺨을 때린 사람의 이유는 단순하게 ‘원수가 되고싶어서’라고 한다.이렇게 타인을 원수 삼기 좋아하는 심성이 우리들에게 있는 것이다.이러한 적개심을 그대로 둔 채 50년간 적대적 관계에 있었던 북과 통일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햇볕정책’은 지금까지 적대적 관계에 있었던 북한에 대하여 그잘잘못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필요한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해의 선언이라 할 것이고 남북통일이라는 대의를 위해서 소절은일절 따지지 않겠다는 관용과 포용의 정책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햇볕정책을 실효성있게 하여 통일의 지평을 전개함에 있어서 다음의점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햇볕정책은 유화(宥和)정책과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즉,우리가 북에게 평화를 애걸하기 위한 방책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그러므로 참된 햇볕정책은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경제적으로,군사적으로,정치적으로힘이 있을 때 관용과 포용은 진가를 발휘한다.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군사적으로 허약해지며 정치적으로 국론통일이 되지 아니할 때는 햇볕정책은 상대방에게 유화정책 또는 항복정책으로 오판되기 쉬운 것이다.햇볕정책이 남북통일의 왕도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더 부강해야 하고,군사적으로도 더 강력하여야 한다. 둘째,햇볕정책은 오로지 북에 대한 정책이어서는 안 된다.대한민국의 모든 정파에 대해서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여야는 현재 심한 대립 속에 있어 국정이 마비되다시피 하고 있다.민주사회는 다양한 의견의 개진과 그 수렴을 본체로 하므로 여야의 대립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그러나 그 대립은 건전한 정책의 제시를 통한 것이어야 하는데 현재의 정치인들은 그러한 능력 자체가 없어서인지 상대방 정책에대한 무조건 반대를 자기정책으로 내세우고 국정과는 관련이 먼 상대방의 말꼬리잡기를 논쟁의 대상으로 삼기만 해 양식있는 국민들에게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정쟁에 정치는 없고 적개심과 ‘원수삼기’만 횡행하는 것이다. 이러한국정의 난맥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권을 장악한 대통령이 햇볕정책의 국내화를 시도하여야 할 것이다.양비론을 벗어나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야당을 관용과 포용으로 대하여 국론의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정치적으로 국론이 통일되지 아니할 때에는 북에대한 햇볕정책도 실효성이 없다. 남과 북이 분단된 이후 지금까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처럼 현실성 있고 가능한 남북통일 방안이 제시된 적이 없다.이 방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좀더 깊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선 국내화를 통한 정치력의 강화를 기대하여 본다. 강현중 국민대 교수·변호사
  • 사직동팀 난입 野의원에 출두요구서

    서울 종로경찰서는 20일 ‘사직동팀’의 정문을 강제로 열고 난입한혐의 등으로 고소된 이원창(李元昌),현경대(玄敬大),정형근(鄭亨根)정인봉(鄭仁鳳) 의원 등 한나라당 국회의원 12명과 이 의원의 보좌관 장두석씨 등 13명에게 오는 25일까지 조사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출두요구서를 발송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장씨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렸다.난입사건에 가담했으나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국회의원 보좌관11명에게도 곧 출두요구서를 보내기로 했다.이에 앞서 이 의원으로부터 뺨을 맞았다고 주장한 이모상경(23) 등 전경 3명은 사건 하루 뒤인 지난 19일 서울지검에 한나라당 국회의원 12명과 보좌관 12명을특수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했으며,고소장을 접수한 검찰은 경찰에 이를 넘겨 조사토록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오늘의 눈] 장외투쟁과 명분

    경의원 복원공사 기공식이 열리던 18일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경찰관서를 방문(?)했다. 한나라당 권력형 비리 진상특별위(위원장 玄敬大) 소속 의원들이 경찰청 조사과,이른바 ‘사직동팀’을 찾았다.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를 조사한 배경을 따지기 위한 것이었다.한나라당에 따르면 사직동팀 방문을 사전에 통지했고 20분 동안 벨을 누르며 면담을 요청하다 할 수 없이 문을 밀치고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경찰측은 “의원 신분임을 모르는 전경이 무단진입을 제지하자 전경을 밀치면서 왼쪽뺨을 때리고 현관문을 들어올리면서 제지하는 직원들을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반박했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어 은평경찰서로 이동,농성 끝에 최광식 전 사직동팀 조사과장(현 은평경찰서장)과 면담에 성공했지만 기대했던 소득은 얻지 못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현장 조사’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한빛은행 불법대출 외압 의혹사건을 밝히는 것도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일이라고 보기 때문이다.그러나 국회의원의 신분을 이용,국가기관을정당한 절차가 아닌 방법으로 들어가고,완력을 휘두르는 방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느냐 하는 데에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사건’이 불거졌을 때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중앙선관위를 찾아가 위원장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하기도 했다. 정기국회가 시작됐는데도 우리 국회는 마냥 ‘거리정치화’하고 있다.명분이 아무리 좋더라도 민생을 외면한 장외투쟁에 박수를 보내는국민들이 얼마나 될까.이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미흡할 경우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파헤칠 수 있다.이것도 부족하면 여권에 특검제를 압박하는 등 ‘정상적 방법’이 있다. 국회에서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를 국회 밖에서만 풀려고 한다면 그배경에는 어떤 다른 저의가 있다는 오해를 받을지도 모른다. 한나라당이 21일 부산에서 개최하는 장외집회도 마찬가지다.야당 입장에서는 그럴 만한 명분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그저 피곤하다.투쟁을 위한 투쟁,명분을 위한 명분…,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느낌이다.우리는 언제쯤 절차와 방법이 모두 민주적이고국민의 공감을 받는 정당정치와 대의정치를 볼 수 있을까. 강 동 형 정치팀 차장 yunbin@
  • ‘野 사직동 급습’정국 새쟁점 조짐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찰청 사직동팀 항의방문이 정국에 또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방문 과정에서 양측간에 격렬한 몸싸움과 드잡이가 벌어졌고,이에 민주당은 “공권력 유린사태”라며 관련자 사법처리를촉구하는 등 즉각 쟁점화의 불씨를 댕겼다. 소동은 한나라당 ‘권력형 비리조사 특위’(위원장 玄敬大) 소속 의원 12명이 18일 한빛은행 부정대출사건과 관련해 종로구 사직동의 경찰청 수사국 조사과,이른바 ‘사직동팀’을 찾아가면서 빚어졌다.한나라당 의원들이 들이닥치자 사직동팀 직원들은 이들을 저지했고,이과정에서 이원창(李元昌) 의원이 한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격렬한몸싸움이 벌어졌다.이 의원은 그러나 “밀치기는 했지만 때린 사실은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어 김길배 조사과장을 상대로 이운영(李運永)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을 조사한 경위를 추궁한 뒤 은평경찰서를 방문,최광식 전 조사과장(현 은평경찰서장)을 면담했다. 한나라당의 사직동팀 방문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즉각 ‘국가기관 난입사태’로 규정하며발끈했다.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성명을내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무중인 경찰관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가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중대 범죄행위”라며 사법당국의 수사를촉구했다.이날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최고위원 워크숍을 주재하던 서영훈(徐英勳)대표도 회의 도중 보고를 받은 뒤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폭력난입사건은 중대사태로,관련자들을엄중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성명을 발표,“국민의 대표기관이며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국가기관에 물리력을 동원하여 강제진입한 행동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으며,정당하게 근무중인 전경을 구타한 행위는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민주 초재선 집단행동 안팎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정국 파행의 책임을당 지도부에 물은 것이다.당3역의 사퇴까지 촉구하는 등 공세수위도심상치 않다.당지도부는 이들의 행동에 무척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문제는 이들의 움직임이 ‘당풍운동’으로 이어질지 여부이나 현재로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쪽이 우세하다. ◆초·재선 세력화하나=15일 초·재선 모임에는 모두 13명이 참석했다.이재정(李在禎)김태홍(金泰弘)정범구(鄭範九) 의원 등이 주도한것으로 전해진다.“정국의 오랜 파행을 고민하던 끝에 마침내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는 설명이다.모임에는 최용규(崔龍圭)장성민(張誠珉)김성호(金成鎬)이종걸(李鍾杰)문석호(文錫鎬)정장선(鄭長善) 의원등 30∼40대의 젊은 의원들이 다수를 이뤘다.여기에 이재정·박인상(朴仁相)이호웅(李浩雄) 의원 등 50∼60대 의원들이 가세했다.단순히젊은 패기를 앞세운 움직임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초·재선의 움직임은 현 지도부의 정국운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바탕에 깔고 있다.‘정국상황을 바로잡자’는 충정과는 성격과 무게가 다르다.특히 이들이 ‘의원총회를 통한 당론 결정’을 강도높게 촉구한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상명하복의 틀을 깨고 당 지도부,중진의원과 수평적 관계에서 당론 결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지의표현이다.이런 점에서 별도의 정치결사체로 세력화할 가능성까지 점치는 성급한 분석도 있다. 물론 당 안팎에서는 이들 13명의 집단행동이 당장 세력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서로의 성향과 이해가 조금씩 달라 세력화의 가장 기본인 조직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다만 어떤 형태로든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는 제2,제3의 집단행동을통해 한층 강화된 결집력을 보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당 지도부 대응=뜻밖의 집단행동 강행에 크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이들 주장의 상당부분이 한나라당과 일치하고 있어 정국운영의 입지가 무척 좁아진 까닭이다.서영훈(徐英勳) 대표는 “민주화된 정당으로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며 애써 담담해 했다. 지도부는 일단 의원총회 주 1회 개최 요구는 긍정 검토한다는 생각이다.국회법 개정안의 운영위 회부도 고려할 수 있다는 태도다.그러나 한빛은행 불법대출 특검제 실시나 지도부 사퇴,자민련과의 공조재고 등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방침 아래 조만간 초·재선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다.일각에서는 이들의 행동이 결국 당내 최대계파인 동교동계내의 주도권 다툼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강동형 진경호기자 jade@. *초재선의원 대화 내용. 민주당 추미애(秋美愛)김태홍(金泰弘)최용규(崔龍圭)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3명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갖고 현 정국상황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해 당 지도부의 무능 대처,한빛은행 불법대출 건의 정면돌파,자민련과의 공조 재검토,의약분업의 문제점 등 정치·사회·경제 분야에 걸친 백가쟁명(百家爭鳴)식의 의견을 표출했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정범구 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이 억지를 부린다’,‘우리가 집권여당인데 밀어붙여라’는 식이다.이런 논리로 국민과 야당을 설득할수 없다.집권여당의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김성호 지도부에 대안을 요구하고 잘못이 있으면 문책하고 자진사퇴도 공식 거론해야 한다. ◆김태홍 최고위원은 제도권에 든 사람들이다.부피가 커지면 움직임도 둔해지는 법이다.그들의 뺨도 때리고 엉덩이를 걷어차서 일하게해야 한다. ◆이호웅 한빛은행 수사발표는 나도 안 믿는다.개입한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박인상 국민들은 한빛은행 사건에 굉장한 의혹을 갖고 있다.특검제를 도입해 정공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이호웅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지만 대통령은 위기의식이 없다.의원 개별면담을 통해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해야 한다. ◆문석호 남북문제는 성과가 있으나 내치(內治)는 안된다는 인식이필요하다.집권 3년동안 호황이 없었다.밑바닥 정서를 알아야 한다. ◆추미애 내치가 안되는데 외치가 잘되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말은야당의 논리다.문제가 있다. ◆정범구 자민련의 교섭단체를 만들어 주려고 너무 큰 희생을 치렀다.미니정당에 총리,장관 등을 과분하게 나눠주며 공조를 유지하는데야당에는 왜 주지 못하는가.국회법 개정안은 운영위로 되돌려 여야가 합의처리해야 한다. ◆장성민 의총에 가는 누구도 논의 주제를 사전에 알지 못한다.지도부가 전화해 의총에서 무슨 얘기하라고 하면 하는 등 거수기 역할만시킨다. ◆최용규 의총이 계속 그런 식으로 간다면 젊은 의원들끼리라도 상의할 수 있는 건강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 ◆송영길 의약분업에 따른 의료보험료 증가분을 국민부담으로 하는것은 부당하다. 주현진기자 jhj@
  • [대한시론] 아버지가 무너지고 있다

    나야 강남에 가야 할 일이 흔한 것도 아니고 백화점 갈 일도 없지만요즘처럼 험한 세상 살아가자면 가끔 강남에 있는 N-아무개라는 백화점이 생각날 때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의 소유자는 김 아무개라는 분이었는데 최근의 신문을 보니 백화점이 부도가 났고 그 회장도 구속됐다는 보도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더 생각이 난다. 내가 일면식도 없는 그 분을 못 잊는 이유인즉 이러하다. 요즘같은 온라인 전자시대에 그 김회장이라는 분은 회사가 망할 때까지 현찰을 봉투에 넣어 봉급을 주었다고 한다. 은행이 불평하고 직원들이 불평했지만 회장은 막무가내였다.봉급을현금으로 주는 이유인즉,봉급이란 가장이 현찰로 받아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을 앞에 앉혀놓고 “이것이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다”하고 내놓으면서 아내와 자식들에게 나눠줄 때 가장의 권위가 서는것이지,봉급이 통째로 온라인으로 아내의 통장으로 들어가고 아침마다 용돈을 타 쓰니 아내와 자식들 앞에 가장으로서 권위가 떨어지고결과적으로 사회가 이토록 어른이 없는사회로 타락했다는 것이다. 그같은 그의 전근대적인 경영방식 때문에 회사가 망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 뜻만은 가상해서 나는 가끔 그 분을 회상한다. 아버지의 권위가 실추된 것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IMF이후 남자들의 어깨가 더욱 움츠러들어 보인다. 이제 우리 가정에는 근엄한 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졌으며,시건방진 서구문물이 들어온 후 꼴같잖은 남녀평등은 부부무별(夫婦無別)의 사회를 만들었다. 연속극에 나오는 여자들은 딱 부러지게 남편들에게 반말이고,남편이아내에게 ”야! 너!”하는 것도 다반사가 됐다.우리는 으레 그러려니 생각하며 TV앞에서 시시덕거리지만,그게 상것들이나 하는 짓이지 어디 어른 모시고 사는 양가댁에서 생각할 수나 있는 일인가? 뿐만 아니라 여자도 돈 좀 만지게 되니까 남편을 우습게 알아,생계가 걱정이 되어 이혼을 못하던 것은 옛날 얘기요,걸핏하면 “당신 없이도 살 수 있다”고 기고만장하다. 직장에 나가면 비정한 생존경쟁과 비인격적인 상사 밑에서 남자들의모습은 무척이나 왜소해지고 움츠러들어 있다. 새벽에 나가 자정에 돌아오니 부모 자식간에 마주앉아 오순도순 얘기할 기회는커녕 눈 한번 맞춰 볼 기회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어른이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이러한 환경에서자란 요즘 아이들이 교수의 머리채를 붙잡고 차 안 비켜 주었다고 뺨을 때리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자식 키우는 일은 뜻대로 안된다는 푸념을 우리는 흔히 듣는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오늘날 이 사회가 이토록 어지러워진것은 나와 내 자식들을 포함해서 일차적으로 아버지가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진 탓이다. 학교를 탓할 것도 없고 사회 풍조를 비난할 것도 없다. 집안에서 보고 배운 것이라고는 부부간의 천박한 언행,의롭지 못한돈벌이와 그 씀씀이,그리고 사랑보다는 증오뿐이라면 그 자녀들이 사회에 나와서 무엇이 되고 어떻게 살아가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한국인에게 아버지는 축소된 신(miniaturized God)이며 신은 확대된아버지(magnified father)이다. 따라서 아버지의 무너지는 모습은 우상이 무너지는 것과 꼭같은 충격과 좌절을 준다.그러니 지금 이 사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정치안정,경제발전,노사문제,통일논의보다 먼저 잃어버린 아버지의 권위를 찾고 어른이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부모를 통해 세상을 알며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그런데 그 근원이 이미 나약해지고,부패하고,움츠러들어 있다면 이사회의 모든 것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세상의 아버지들이여,어깨를 펴자.그리고 자식과 아내 앞에한 아버지로서,한 남편으로서 떳떳이,그리고 당당하게 서자. ◆ 건국대 대학원장·정치학 신복룡
  • [유형준의 건강교실] 머리털의 노화

    나이가 들면서 털은 희어지거나 빠진다. 우선,머리털이 희어지는 것은 세월이 가면서 머리카락을 까맣게 해주는 멜라닌 색소 세포수가 줄어들어 발생하는 현상이다.멜라닌색소 세포수는 30대에서 피부 1mm당 800개였다가 40대부터 그 수가 줄기 시작하여 80대엔 200개 정도가 된다. 물론 20대부터 머리가 희어질 수 있다.실제로 25세에 25%의 남녀에서 흰머리가 발견된다.그러나 대체로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는 건 50대에서 50%이다.남자는 60대에 80%가 백발이 된다. 털은 2개의 패러독스를 지닌 채 희어진다.하나는 같은 털인데도 머리털은 겨드랑이의 털이나 코털보다 먼저 희어진다.또 하나의 패러독스는 남자에서 머리털과 수염은 그 수가 줄어드는데 콧수염과 눈썹은그 수가 느는 것이다. 여자에서도 부위는 다르지만 머리,겨드랑이 및 치부의 털은 줄고 입가와 뺨의 털은 는다.이러한 패러독스의 원인은 불분명하다.아마도모든 털은 성장기,휴식기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있는데 털 중에서도머리털이 성장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쉬 늙고,아마도 성호르몬 분비와 관계하여 부위에 따라 다르게 늙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 머리가 세는 것 뿐 아니라 나이 들면 숱도 많이 줄어든다.나이 들면 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걸까.세월이 가면서 머리털의 성장기는차차 짧아지는데 비하여 퇴행기는 길어지기 때문이라 이해하고 있다. 물론 그 근본 이유는 알 수 없다.성장기는 남자가 여자보다 더 빠르다.따라서 남자가 여자보다 머리가 먼저 많이 빠진다. 머리털은 두 가지 형태로 빠진다.하나는 남성형,또는 호르몬형으로서 남자에서 10∼20대부터 시작하여 60대가 되면 80%가 빠진다.여자에선 폐경후 드물게 시작한다.다른 하나는 호르몬과 관계없이 머리전체가 빠지는 것이다.남녀 모두 나이가 들면서 온다.후자의 타입엔항암치료제 등에 의해서도 오므로 질병에 의한 2차적 경우도 포함된다.원인 질병들에는 철분 결핍,갑상선기능저하증,스테로이드의 남용,만성신기능부전증,저단백혈증과 심한 피부 염증이 속한다. 그러면 완전하지는 않지만 털을 젊게 하는 방도는 없을까.첫째는 영양 관리다.단백질 섭취가 줄면 머리카락이가늘어지고 부서지기 쉬워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넉넉한 비타민(특히 비타민 A,B,C)과 철분의 섭취도 머리의 노화를더디게 한다.두피 마사지를 통한 머리털 스트레스 관리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다.폐경 후에 여성 호르몬 투여로 머리털의 윤기를 보강할 수 있다.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약물 남용을 피하는 것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한강성심병원 내과학
  • 남북이산상봉/ 서울만남 이모저모

    북에서 온 아들은 “오마니”를 외치며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고,남쪽의 어머니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열했다.기약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만남은 뜨거운 포옹과 눈물이 되어 분출했다. ◇ 상봉 ■안순환씨(65)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상봉 장소인 서울 삼성동코엑스에 나온 어머니 이덕만씨(87·경기도 하남시 초일동)와 동생들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아냈다.50년 동안 소식도 없던 아들을 만난 어머니 이씨도 아들의 뺨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며느리에게 갖다 주라”며 미리 준비한 금목걸이를 아들의목에 걸어 준 뒤 연신 아들의 등을 두드렸다.안씨는 “북쪽에 가족이있느냐”는 동생들의 질문에 북한에 있는 가족사진을 꺼내 아내와 자식들을 소개했고, 어머니 이씨는 “며느리가 예뻐 합격”이라며 대견스러워했다. ■북한에서 축산 및 채소 생산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둬 ‘노력영웅’칭호를 받은 백기택씨(68)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딸 신금옥씨(50)를보고 숨이 멎는 듯했다. 옆에 서 있는 낯선 얼굴이 궁금했던 백씨는 여동생 문옥씨(67)로부터 “오빠,오빠가 의용군에 입대한 뒤 태어난 오빠 딸이야.오빠 딸”이라는 말을 듣고 한동안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듯 움직이지 못했다. 유복자라는 이유로 외가에 입적돼 호적상으로는 백씨의 조카로 돼있는 딸 금옥씨가 “아버지,저 금옥이에요.아버지 딸”이라며 아버지품으로 달려들자 주변은 울음바다가 됐다. ■만주에서 갖은 고생을 하다 전북 임실로 건너 온 뒤 전쟁 때 전주북중 입학증까지 받았지만 행방불명됐던 정춘모씨(63)는 계모 최순래씨(78)를 붙잡고 눈물을 쏟았다. 최씨는 “교복 입은 사진만 달랑 남겨 놓고 사라져 꿈같이 살아 왔다”며 울먹였고,여동생 정영자씨(54)는 “김대중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북한에서 돌아올 때 하얀 비둘기가 집 안으로 날아든 뒤꼭 한 달 만에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북쪽의 형 문병칠씨(68)의 생존 소식을 전해 들은 뒤사흘 만에 치매를 앓던 어머니 황봉순씨(90)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낸동생 병호씨(64·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인정리)는“어머니는 형님이살아서 내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치매 환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기력을 회복했는데 사흘 뒤 ‘병칠이가 보고 싶다’고 손을 내저은뒤 갑자기 숨을 거두셨다”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여동생 정자씨(59)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큰오빠의 손을 꼭 잡고는“오빠가 죽은 줄 알고 절에 위패까지 모셔 놓고 매년 제사를 지내왔다”면서 ”어머니가 한 달만 더 사셨어도 오빠를 만날 수 있었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신문 논설위원을 거쳐 국회의원을 지낸 주영관씨(72)는 지난 50년 동국대 정치경제학부에 다니다 의용군에 입대한 동생 영훈씨(69)를 만나자 “어머니는 7년 전 지병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너를 찾으셨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영관씨는 “헤어진 이듬해 나도 바로 국군 연락장교로 입대해 너를만날 수 있을까 찾아 헤맸단다.서로 적군으로 총부리를 맞대더라도혹시 전쟁터에서라도 만나기를 고대했었는데 이제야 이렇게 만나게됐구나”라며 동생의 얼굴을 몇 번이나 쓰다듬었다. ■인민군이 서울에진입한 바로 그날 중학생으로 의용군에 징집됐던임재혁씨(66)는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한 채 치매로 듣지도 못하고말도 할 수 없는 아버지 임휘경씨(90·서울 양천구 목동)를 보고 목이 메었다. 재혁씨는 형 창혁씨(71)에게 “어머님,어머님은…”하고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지만 “15년전 돌아가셨어.늘 네 얘기만 하시곤 했는데…”는 말을 듣곤 할 말을 잃었다.. ■박노창씨(69)는 조카들로부터 큰형 원길씨(89·서울 은평구 신사동)가 상봉을 이틀 앞두고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듣고 맥이 풀렸다. 노창씨는 지난달만 해도 6남매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다고 통보된큰형의 운구가 이날 오전 8시30분 장지인 경기 파주시 금촌면으로 향했다는 말에 “믿을 수 없다”며 망연자실했다. ■죽은 줄만 알았던 큰아들 조진용씨(69)를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던 어머니 정선화씨(95)는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면서 쓰러져 들것에실려 아들을 만났다.정씨는 고령에다 아들을 만난다는 설렘 때문에아침은 물론 며칠 동안 식사를 제대로 못해 기력이 쇠약해진 것으로알려졌다.■상봉 가족수를 제한해 코엑스에 가지 못하고 8남매 중 맏이인 오빠 김용환씨(68)를 만나러 무작정 쉐라톤워커힐 호텔로 찾아온 용순(50)·용란(43)씨 자매는 오빠 용환씨가 코엑스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오르기 전 ‘기적’같이 자기 이름이 적힌 피켓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자 “오빠,오빠”를 연호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정태씨(72)를 만나러 온 매부 신현묵(75)씨와 형수 박정우(70),계수 연종술(63)씨도 워커힐호텔 로비에서 ‘환영 김정태’라고 적은종이를 들고 이름을 연호하다 버스에 오르는 이산가족들의 줄이 끝날무렵 김씨를 잠깐 만날 수 있었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오후 3시쯤 버스 편으로 컨벤션센터 동문에 도착,3시30분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행사장에 들어와 정해진 탁자에앉았으며,4시10분쯤 숙소인 워커힐호텔을 출발한 북측 가족들은 태진아의 ‘어머니’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4시40분쯤 홀에 들어와눈물의 상봉을 했다. 북측 가족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번호표를 들고 홀 입구의 상황판에서 자기 번호와 같은 번호가 적힌 탁자를 확인한 뒤 탁자를 찾아가남측 가족들을 만났다. ◇ 김포공항 ■북측 가족 151명을 태우고 공항에 도착한 북한 고려항공 승무원들은 공개된 자리에서 남측 승무원들과 악수를 나누었다.고려항공 승무원들은 오전 11시30분쯤 북측 가족들이 국제선 2청사 17번 게이트를통해 빠져나간 뒤 게이트 앞에서 10분 간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대한항공 김홍정 사무장(52)과 유은아씨(27) 등 스튜어디스 5명은게이트 앞으로 나온 박승남 기장(46) 등 10여명의 고려항공 승무원들에게 꽃다발과 기념시계를 선물했다. ◇ 워커힐호텔 ■밤 10시쯤 숙소인 워커힐호텔에 돌아온 북측 방문단들은 대부분 상봉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얼굴로 “내일 다시 만나도 울음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57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북측 이산가족들은 숙소인 워커힐호텔로 이동,방 배정을 받은 뒤 여장을 풀고 호텔 식당에서 서울에서의 첫 식사를 했다. 점심은 갈비찜,은행죽,인삼야채무침,민어삼색전 등이 곁들여진 한정식으로,호텔 관계자는 “상봉단이 대부분 노령층이어서 먹기 좋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대부분의 북측 이산가족들은 “김치가 제일 맛있다”면서 “같은 조선 사람들인데 달리 맛을느끼겠느냐”며 남북 동포들이 한 입맛임을 강조했다. 북측 가족들의 가슴에는 김일성배지와 함께 인공기와 적십자 표시가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배지가 달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북측 가족들은 신원을 증명하는 명찰도 휴대하고 있었다. ◇ 올림픽파크텔 ■밤 10시30분쯤 올림픽파크텔에 도착한 남쪽 가족들도 북한 방문단과의 상봉의 순간을 다시 되새기며 16∼17일의 개별 상봉시간은 어떻게 보람있게 보낼까 의논했다. 이날 아침 남측 가족들 중에는 잠을 설친데다 50년 만에 가족들을만난다는 기대 때문에 올림피아홀에 마련된 아침 식사를 제대로 들지못하고 남기는 사람이 많았다. 한편 남쪽 가족들은 기자들이 객실로 몰려와 취재 경쟁을 벌이자 가족간 대화 등에 방해가 된다며 기자들의 객실 출입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호텔측은 송파경찰서의 지원으로 이산가족들이 머무는 각 층마다 의경 2명씩을 투입해 객실 접근을 막았다. ◇ 한국종합전시장■북측 방문단과 남측 이산가족은 이날 저녁 대한적십자사가 강남구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COEX) 그랜드볼룸에서 주최한 환영만찬에 나란히 참석,재회의 기쁨을 함께 했다. 만찬은 상봉 시간이 지연되는 바람에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7시40분께 시작됐으며 남북 상봉자 600여명과 한적 관계자 100여명 등이 참석했다. 한적 봉두완(奉斗玩) 부총재는 환영사에서 “만나면 이렇게 좋은 것을 왜 50여년동안이나 미뤄왔는가”라면서 “반세기 동안 간직했던회포를 이 자리에서 맘껏 푸시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특별취재단
  • 남북이산상봉/ 평양만남 이모저모

    ◇ 평양 단체상봉■평양 방문단은 15일 오후 5시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북녘의 가족·친지들과 50여년 만의 감격스런 ‘단체상봉’을 가졌다. 호텔 2·3층에 마련된 상봉장은 남북 가족이 만나는 순간 울음바다를 이뤘다.서로 부둥켜안고 떨어질 줄 몰랐다.2층의 상봉장에는 방북단 60명이,그리고 3층 상봉장에는 40명이 자리했다. ■20년 전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타고 상봉장에 나온김금자(金今子·69·서울 강동구 둔촌동)씨는 사촌 김금도(72)·금년(69)씨를 만났다.금자씨가 “허리는 아프지만 이를 악물고 만나러 왔어”라고 말하자 이들은 “이렇게 아픈데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며 함께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그러나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오빠 어후씨(71)가 고혈압 때문에 나오지 못했다는 말을듣고 다시 오열을 터뜨렸다. ■한때 고혈압으로 여행불가 판정을 받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방문단에 포함된 김상현씨(62·서울 송파구 마천2동)는 누나 상월씨(70)와조카 이예숙씨(50)를 만나 50년 응어리진 한을 풀었다.2남2녀의막내로 태어나 누나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는 김씨는 “누님에게 안겨보는 것이 희망이었는데 이제야 소원을 풀었다”고 기뻐했다. ■남한에서 올라온 아버지 이재경씨(80·경기 부천시 원미구)를 만난딸 경애씨(52)는 “결혼식을 앞두고 왼쪽 뺨에 난 점을 빼려고도 했지만 아버지가 내 얼굴을 몰라볼까 점을 빼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개성 출신의 이윤용씨(82·경기 성남시)는 처남 김홍규씨(63)를 왈칵 껴안으며 “다 컸네.걱정 안해도 되겠네”라고 말했다.홍규씨는“돌아가신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은 다들 매형이 폭격을 맞아 죽은줄 알았는데 이렇게 살아계시다니 기쁘다”고 매형을 얼싸안고 흐느꼈다. ■남동생 후열씨를 만난 황해 사리원 출신의 양영애씨(70·강원 동해시 부곡동)는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신 줄 아느냐.평생 너를 가슴에묻고 한에 사무쳐 돌아가셨다”며 울부짖다 땅에 쓰러져 주위 안내원들의 부축을 받고 가까스로 몸을 추슬렀다. 또 평양방문단 가운데 최고령자인 김정호씨(91·서울 강서구 가양동)는 1·4후퇴 때 눈보라때문에두고 와 평생 한이 됐던 외동아들 덕순씨를 만나 기쁨의 눈물을흘렸다. ■평북 박천 출신의 김사용씨(74·서울 문래동)는 지난 51년 헤어진아내 이옥녀씨(72)와 당시 1년 6개월 된 딸 현실씨(51)를 보자 왈칵껴안으며 “살아줘서 고맙다”고 울음을 터뜨렸다.김씨는 지난 51년평양에서 징집돼 전쟁포로가 되면서 헤어지게 된 상황을 되뇌며 “당신이 애(현실) 고사리 손을 쥐어 올리며 ‘잘 다녀오세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번 상봉에는 북측 기자들이 치열한 취재 경쟁을 벌여 관심을 모았다.노동신문,조선중앙TV,조선중앙통신,민주조선,평양신문,통일신보,청년전위,조선기록영화촬영소,내나라 비디오,중앙방송,금성청년출판사 등 20여개사 1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중국의 신화사,인민일보와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등 외신들도 취재팀을 파견했다. ◇ 인민문화궁전 만찬■오후 8시부터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조선적십자회 초청 만찬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방북단 일행은 조금전 북쪽 가족들과의 해후에대한 흥분과 감격으로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가족들이 빠지고 북측 안내원들이 함께 자리에 앉게 되자 못내 아쉬워하기도했다.저녁식사로는 고기종합보쌈,생선묵과 감자무침,김치,쉬움떡(술떡),메추리알국,볶음밥,닭강냉이즙,칠색송이구이,버섯완자볶음,수박,과줄,인삼차 등이 나왔다. ■1층 만찬장에는 헤드테이블 1개와 30개의 원탁테이블이 놓였다.식사가 계속되는 동안 만찬장에는 ‘반갑습니다’‘아리랑’‘나의 살던 고향은’ 등 우리 귀에 익은 음악들이 연주됐다. ■장재언(張在彦)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모두는 오늘의 이 뜻깊은 자리가 가족적 범위를 벗어나 분열의 비극을 끝장내고 화해와 통일의 새 전기를 마련하는 민족사적 대업을 성취해 나가는 데 기여하게 되도록 뜻과 마음을 합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북단장인 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답사에서 “우리적십자 성원들은 더 늦기 전에 한명의 이산가족들이라도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편지를 교환하며 다시 만나 함께 여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려항공 기내표정■이날 낮 12시쯤 남측의 평양 방문단이 탑승을 시작한 북한 국적 고려항공 비행기 내부는 장식이나 시설이 다소 떨어지는 수준이었으나스피커에서 귀에 익은 민요가락이 흘러나오는 등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비행기내 모든 표지는 우리말과 영어가 함께 기재돼 있었는데 이중 ‘안전벨트’를 ‘박띠’로 표기하는 등 재미있는 우리말 표현도눈에 띄었다. 비행기 이륙후에는 “이제부터 청량제를 봉사하겠습니다”란 안내방송과 함께 6명의 승무원들이 룡성맥주,오미자단물,금강산 샘물 등을제공했다.‘가공물고기’란 이름의 명태포도 인기를 끌었다. ◇ 순안공항 도착■방북단 일행을 태운 고려항공 IL62기는 예정보다 5분 빠른 오후 1시45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비행기가 도착하자 마중나온 30여명의 환영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며 환영했다. 순안공항에는 소나기가 내린 듯 활주로 곳곳이 젖어있었고,일행이평양 시내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간간이 소나기가 내렸다.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과 최윤식 평양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조춘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허해룡 조선적십자회사무총장, 허혁필 민화협 부회장 등이 영접을 나왔다.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북측 장 위원장에게 “반갑습니다.좋은 날 이렇게 공항까지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북측 장 위원장은 “잘 오셨습니다.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답했다. ◇ 고려호텔 도착■광복절 휴일을 맞은 평양거리는 차분했다.이산가족 방북을 환영하는 현수막이나 지난 정상회담 때의 시민들의 열광적 환영은 찾아보기힘들었다. 다만 간간이 지나는 시민들이 멈춰서서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면서 이들을 환영했다. 방북단은 지난 6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문 당시 취재단이 지나온 길을 따라 평양 시내를 거쳐 오후 3시5분쯤 상봉장소인 고려호텔에 도착했다.고려호텔 정문에는 곱게 단장한 한복과 유니폼을 입은 호텔 여직원들이 양쪽에 늘어서 ‘환영합니다’라며 박수로 반갑게맞았다. ■호텔에 도착한 이산가족들은 1층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들었다.점심메뉴로는 녹두지짐,평양냉면,김치 등이 나왔고 후식으로 얼음보숭이와 신덕샘물이 마련됐다.식당 중앙뒤편에 마련된 대형TV에서는 왕재산경음악단의 ‘기쁨만을 드리고 싶어라’등 각종 경쾌한 음악이연주됐다. ◇ 서울 출발■이산가족 100명과 수행원,취재기자단 등 151명으로 이뤄진 우리측평양 방문단은 오전 9시30분 버스 10대에 나눠 타고 숙소인 쉐라톤워커힐 호텔을 출발,역사적인 평양 방문길에 올랐다. 10시30분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에 도착한 방북단은 대합실에서 배웅나온 가족과 친지들의 환송 속에 출국장으로 들어섰다.여객라운지에 모인 방북단 일행은 준비한 선물꾸러미를 거듭 살피며 탑승시간을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잠시 뒤 만날 북녘 가족들의 옛 얼굴을 더듬기도 했다. 고려항공기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1시 활주로를 이륙,반세기의 세월을 거슬러 평양으로 힘차게 날아 올랐다. 특별취재단
  • [대한광장] 나는 울지 않으리라

    저녁노을은 아름답다.잘 익은 사과의 뺨같은 그 노을에서 우리는 첫사랑의 흔적을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 그 노을 너머에 있을 태양의 세계를 향해 가뭇없이 사라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하지만 그노을이 붉은 것은 대기 중에 포함된 구름 입자나 수증기와 먼지 등에태양의 빛이 비쳐 파장이 짧은 보라색에 가까운 빛이 산란되어 빛을잃어가면서, 남아 있는 비교적 파장이 긴 빨강에 가까운 색깔만 우리들 눈에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태양의 빛은 언제나 동일하건만 보는 이의 눈에 들어오는 빛의 각도나 세기 등에 따라 붉은 색이 되기도 하고 찬란한 무지개의 색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또한 물리학자들에 의하면 대낮에도 별은 하늘에그대로 떠있다고 한다.캄캄한 동굴이나 깊은 우물 속에서 보면 대낮에도 별이 보인다는 것이다.우리가 못 보는 것은 보는 이의 눈이 위치한 곳의 빛이 밝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북정상이 이끌어낸 합의에 따라 이산가족이 만난다.아직은 양쪽이각각 100명 수준의 만남이지만 그 만남이 이끌어낼저 눈물의 순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한반도의 처음과 끝을 그 눈물들은 오색영롱한 무지개 다리를 이루며 우리 모두에게 통일은 막연한 과제가아니라 당장 우리 모두의 가슴에 막힌 체증이나 한을 풀어갈 오늘의일이란 것을 준절하게 가르쳐 주리라. 생각해보면 우리의 현실에서 이산가족은 모두가 낮에 떠있는 별이거나 황혼녘의 노을과 비슷한 운명을 지니고 살아왔다는 느낌이다.엄연히 현실에 존재하지만 그들 모두는 이데올로기의 벽 너머에서 지리적으로 분단된 것 못지않게 심정적으로 이루어진 분단의 철조망 너머에서 흐릿한 빛으로 혹은 다른 색깔은 탈색된 채 불그스름한 금기의 색깔로만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음지에 늘 존재했기에 이번에 만나는 일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특히 예전에 만났던 이산가족의 재회는 서로가 철저하게 금을 그어 놓은 상태에서 너는 그쪽에,나는 이쪽에 분명히 서서 그저 통곡의벽만을 헤맨 꼴이라면 이번에는 그러한 벽이 많이 느슨해진 것도 사실이다.양쪽 정부에서 보다 전향적인 미래로 이어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 무척 좋아보인다. 물론 불만은 많다.당초 7만7,000명이 방북을 신청했다고 하는데 겨우 100명이라니! 또한 서로가 만났으면 서로가 사는 것을 그야말로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어야 하건만 만나는 장소도 제한되고 심지어만날 수 있는 가족의 숫자도 제한된다고 한다.더욱이 양쪽 정부의 지도 아래 일정한 지역을 관광도 한다.그런 시간은 혈육의 정이 몹시아쉬운 가족들 모두에겐 엄청난 격절의 시간이리라.아직 우리의 만남은 그야말로 툭 터놓고 나는 이렇게 사는데 너는 어떠냐라고 말할 수있는 처지가 아닌 것이다.만나는 가족들도 또 각각의 정부도 그러한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야 하리라. 정부가 규정하고 있는 이산가족은 8·15이후 38선을 경계로 가족·친지의 왕래가 단절된 사람,한국전쟁으로 월남 또는 월북해 가족과헤어진 사람,국군포로 혹은 납북자 등 세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그러나 이렇게 규정된 이산가족의 범주 외에도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복잡하여서 그러한 현실에서 파생된 이산가족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새롭게 만난다.저 노을로만 존재했던 사람들이서로의 온전한 모습으로 서로를 껴안으리라.늘 현실 저 너머에서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별이 되어 가슴에 반짝일것이다.분단의 거대한 옹벽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 옹벽 너머로 민족의 통일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서로를안으리라.그날 우리는 울고 싶지만,아니 주체할 수 없어 눈물 나겠지만 참아야 하리라.아직 우리 모두가 서로를 부둥켜안을 그날은 아직오지 않았으므로. 강형철 시인·숭의여대 교수
  • 부산 부일외고 유족들 본사 사진기자 폭행 ‘물의’

    한국사진기자협회 부산시지부는 18일 부일외고 수학여행 참사와 관련,유족중 일부가 본사 사진기자 왕상관(王相寬·59) 부장을 폭행한데 대해 유족대표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지난 17일 낮 12시쯤 부산 사하구 감천1동 부일외고 합동분향소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분향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을취재하던 왕부장이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폭행사건은 김전대통령이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을 보고 일부 유족이“나도 할말이 있다”며 취재중이던 왕기자를 팔꿈치로 옆구리를 치고 중간에 끼어들면서 발생했다. 왕기자는 유족임을 확인하고 합동분향소를 빠져나왔으나 4∼5명의 유족이 20여m 밖으로 따라 나와 발로 배를 걷어차고 뺨을 5차례나 때렸다.한국사진기자협회 부산시지부는 이번 취재기자 폭행사건과 관련,유족측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부일외고의 합동분향소및 유족등에 대해 사진취재를 거부하기로 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여교사폭행 학부모 영장

    초등학교 여교사를 폭행한 남편이 경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된 가운데부인도 같은 반 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6일 강모씨(43·부산 해운대구 반송동)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강씨의 부인 장모씨(38)는 6일 오전 8시30분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U초등학교 앞 정문에서 등교중이던 박모양(10)이 “우리 아들이 선생님으로부터 폭행당하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못봤다’고 말하자 이에 격분,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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