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교육청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안락사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슈퍼 카마그라 직구-시알리스 200mg-【pom555.kr】-필름형 비아그라 가격 Visit our website:(ak55.kr)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83
  • [20&30] ‘물먹은 인사’ 그들의 속마음

    [20&30] ‘물먹은 인사’ 그들의 속마음

    직딩(직장인)들에게 ‘인사´는 곧 ‘만사´다. 뻔한 유리지갑에, 까탈스럽고 때론 무능력한 상사들을 견뎌내며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이유는 힘들지만 언젠가는 꿈을 펼칠 때가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 그 날을 위해 원하는 부서에서, 원하는 업무를 하며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는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현실은 비참할 때가 많다. 인사가 끝난 뒤 흡족한 마음에 표정관리(?)를 하는 이들은 많아야 20∼30% 정도일 뿐. 최근 인사에서 ‘물을 먹은’ 김세현(32·여·A건설)씨와 박주원(30·B전자)씨, 인사 파트에서 근무하는 유재용(33·K건설)씨와 장선희(27·여·M컨설팅·이상 가명)씨의 인터뷰를 가상대담으로 꾸며봤다. 임일영 이경주 장형우기자 argus@seoul.co.kr 1 “실력보다는 인맥이 중요” 김세현(이하 김) 난 건설회사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해외사업직군으로 입사한 지 4년째예요. 그런데 입사하자마자 토목영업부로 발령을 내더니 올해까지 4번 연속 ‘스테이(잔류)’ 시키더군요. 물론 인사 때마다 해외사업부를 지원했지만 후배들은 인사이동이 원하는 대로 척척 나는데 난 말뚝을 박은 꼴이어서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적어도 뽑은 파트에서 한 번은 기회를 줘야하는 것 아닌가요. 유재용(이하 유) 인사부에서만 5년차입니다. 솔직히 인사가 실력으로만 움직이면 좋겠지만 그 외의 변수가 너무 커요. 학벌같은 ‘라인(연줄)’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가장 많죠. 우리 회사는 고려대가 가장 세고 그 다음이 연세대, 한양대 정도가 힘을 발휘하죠. 솔직히 우리 회사에 들어올 정도면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학연에 의해서 한번 ‘물 좋은’ 부서에 들어가면 다시는 안 나옵니다. 그러니 변두리 부서에 있는 사람들은 원하는 부서에 진입하기가 더욱 힘들죠. 솔직히 능력대로 인사 이동이 되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네요. 장선희(이하 장) 저는 해외업무가 많은 컨설팅업체에서 2년째 인사를 담당하는데 해외인사는 정말 힘들어요. 한 번은 동남아지사로 발령난 선배가 씩씩거리며 찾아와서는 다짜고짜 뺨을 때리더군요. 그 상황에서 다른 인사팀 선배들을 둘러보니 모두다 아무일 없는 듯 업무에만 집중하더라구요. 나중에 팀장이 “강해져라.” 한마디 툭 던졌을 뿐이죠. 인사를 내는 것도 힘들지만 흔들리지 않고 인사를 밀어붙이는 게 더 힘들었어요. 박주원(이하 박) 경영지원팀에서만 3년째인데 전략팀으로 가고 싶어요. 솔직히 실력 만으로 될 것이라 믿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아요. 사장의 모친상, 이사의 부친상 때 만사 제쳐두고 거의 살다시피했어요. 술을 매일 달고 살았어요. 그런데 제가 인사이동이 안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건강 때문이래요. 건강검진에서 ‘간수치 위험’,‘고혈압 의심’이 나왔거든요. 부서이동 하겠다고 열심히 술 먹었더니 건강만 나빠지고 오히려 부서 이동의 장애물이 되다니요. 김 저는 인사에 물 먹은 지 2년째되던 해에 인사부장을 찾아갔어요. 부장이 미안해 하시면서 내년에는 될 거라고 하더군요. 물론 안 됐죠.3년째 인사부에 있는 동기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넌 싹싹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은데….”라고 하더군요. 그 다음부터 천성은 못바꾼다지만 간부들 앞에서 맞짱구도 치고 늘 웃으면서 ‘이건 아부가 아니라 처세술이야.’라고 되뇌었어요. 하지만 4년째 인사 때는 이사와 줄이 닿아 있는 바로 밑 후배가 해외사업부로 갔어요. 그날 부서 선배가 해외사업부 가봤자 별 것 없다며 위로라고 하는데 미치겠더라구요. 전 해외사업직군으로 들어왔는데 계속 엉뚱한 곳에서 앉아있으니…. 유 제가 겪어보니 인사부 업무 중 가장 힘든 것이 인사이동을 못한 사람들이 그럴 듯한 핑계를 대는 겁니다. 보통은 1년만 더하면 원하는 부서로 갈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그리고 현재 부서에서 얼마나 중요한 인재인지 설명하곤 합니다. 그리고 1년 후에 상황에 따라 다시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우리 회사의 경우는 인사팀의 결정권이 60%이고, 해당부서장의 결정권이 40%입니다. 해당부서장이 현재 팀원이 최고라고 말하면 인사팀에서도 어쩔 수 없습니다. 어쨌든 부서원 평가는 해당 부서장이 하니까요. 2 일을 너무 잘해도 골치? 박 솔직히 건강에 이상이 있을지 몰라 전략팀으로 못간다고 하니 황당하기만 하고, 회사에 애착도 안생기네요. 올해부터는 경조사는 거의 안챙기고 있어요. 주말에 등산동호회에 가입했고, 못읽은 책들을 읽고 있어요. 친한 선배들도 전략팀장이 바뀔 때까지는 불가능하니 결혼에나 신경쓰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해도 인사이동에 불이익이 따른다고 하던데요. 장 그것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일을 너무 잘해서 운이 억세게 없는 경우도 가끔 있어요. 저희 회사는 아프리카처럼 험한 지역에서 2년 정도 고생하면 그 다음엔 모두가 선호하는 미국이나 유럽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게 배려해주는 것이 관례거든요. 그런데 험한 곳에서도 일을 잘 한다면서 곧바로 중동지사로 발령을 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는 너무 잘해서 ‘피 봤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죠. 유 맞습니다. 솔직히 남들이 기피하는 부서에서 일한다고 돈 더주는 것도 아니죠. 남들보다 월등히 일을 잘 한다고 표가 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곳에서 잘 해주면 조용하고 편하니까 계속 시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장 한 번은 한 부지사장이 아프리카 지사장으로 간다며 능력있는 동문 후배 김모씨를 요청했어요. 그리고 김씨의 공으로 인정을 받더니 2년 만에 지사장은 미국으로 이동했죠. 하지만 정작 그동안 고생시킨 김씨는 챙기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힘든 곳에서는 협력자였지만 좋은 곳에 가면 무서운 경쟁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결국 김씨는 일을 잘 한다는 이유로 차기 지사장도 놓아주지 않아 4년을 아프리카에서 일해야 했어요. 김 나는 밑에 있던 해외사업직군으로 들어온 후배들이 다 떠나 이제 경쟁자도 없어요. 물론 토목 분야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아요. 열심히 일해야 해외파트로 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요. 선배들이 가끔씩 “토목영업부의 ‘꽃’인 줄 알았더니 ‘기둥’”이라고 말하는데 불안이 엄습하더군요. 회사에서 나를 방치해 놓은 동안 2년차부터 꾸준히 타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어요. 해외파트로 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애써 무시했을 뿐이죠. 하지만 요즘은 제의가 들어온 회사들 중에서 고르고 있어요. 규모는 조금 작지만 토목계열로 스카우트해서 해외직군으로 보내주는 약정을 해주겠다더군요. 박 전 다른 회사의 스카우트 제의도 못믿겠어요. 조직이라는 게 원래 자기들의 일원이 될 때까지는 온갖 감언이설을 다하지만 막상 가족이 되면 입장을 바꾸니까요. 3 “떠나겠다” 벼랑 끝 전술 유 우리 회사에선 인사에 불만이 쌓여 회사를 옮기겠다면서 인사부와 일종의 거래를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만일 이번에 원하는 부서로 안옮겨주면 다른 회사로 가겠다.”고 얘기하는 식이죠. 그 사람이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고, 회사가 아쉬워할 실력자라면 해볼 만한 것 같아요. 인사부는 고민을 시작하겠죠.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최대한 비슷한 부서라도 보내줍니다. 혹은 1년 뒤에 보내준다는 약속이라도 하죠. 물론 혼자서만 인재라고 생각한다면 “앞길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회사에서 시원하게 보내줄 수도 있겠죠. 장 인사철이 되면 갑자기 식사 약속이 너무 밀려요. 만일 거절할 경우에는 ‘누구하고만 밥을 먹었다.’며 뒷얘기가 나오기 때문에 다 참석해야 하죠. 밥이 아니라 스티로폼을 씹는 기분이에요. 박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반 사원들은 인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너무 힘들어요. 어느 부서가 인원이 넘치는지, 내가 원하는 부서의 팀장이 인원을 늘릴 것인지 등을 알려면 인사부 사람과 한번 쯤은 식사해야 하잖아요. 정보를 알아야 ‘소원수리(wish list·인사이동 희망 지원서)’도 쓰고요. 김 그런데 소원수리가 효력이 있기는 한가요?네 번이나 떨어져 보니 윗사람들이 열어 보기나 하는지, 괜히 의견을 수렴하는 척하려고 쇼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더라구요. 유 물론 읽어봅니다. 읽어보지만 의미를 별로 안둬서 문제죠. 게다가 알게 모르게 윗선에서 ‘누가 어디를 지원했다더라.’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비밀이 안 지켜지는 셈이죠. 하지만 젊은 세대는 윗세대처럼 속물스러운 로비를 안해서 다행이에요. 당당하게 원하는 곳을 말하고 밥이나 술 한 잔 하는 게 전부니까요. 하지만 인사부보다는 가고 싶은 곳의 해당 팀장을 공략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박 지난 연말 전략팀장과 술 한 잔 할 기회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팀장이 “주원씨는 일도 잘하고 인간관계도 좋지만 건강 문제가 걸려. 전에 있던 두 팀장이 왜 주원씨를 안뽑았는지 알겠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더라고요. 당황했죠. 그런데 그 부서의 친한 선배 말이 “술 한 잔으로 인사이동이 되면 누가 못하느냐.”고 말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김 그래도 뇌물 같은 것은 못건네겠어요. 스스로 실력이 있다는 자존심일지도 모르지만, 받는 사람도 오히려 제가 싫어지지 않을까요? 실력 외의 것으로 어필하려 든다면 말이죠. 4 “인맥 줄대기, 나도 모르게 답습” 유 제가 인사부에서 배운 것은 인사이동은 결국 시류를 잘 타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영업부서를 거친 사장님의 경우 모든 직원이 영업부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직 사원에게는 인사부나 경영전략팀으로 들어올 기회가 생기는 셈이죠. 반면 기술직 출신 사장님은 기술을 알아야 그것을 토대로 경영전략도 세워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럴 때는 기술직이 중앙으로 진출할 기회입니다. 결국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부서로 갈 확률은 거의 없어요. 학연이나 지연이 없다면 말이죠. 김 대학 시절에는 학연·지연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인사에서 계속 물을 먹으니 나도 모르게 같은 대학 출신 부서장들을 수소문하게 되더군요. 나도 모르게 물들어 가는 모습이 싫을 때가 있어요. 장 개개인은 자신이 제일 소중하지만 회사에서는 개인을 부속품으로 부려야 하니까 갈등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인사가 공평하면 말이 안 나올 텐데 공평의 의미도 당사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인사에 불만을 갖고 직장을 그만둔 선배 가운데 오히려 잘 된 사람들도 많아요. 그럴 때는 회사가 오히려 배가 아프지 않을까요? 박 글쎄요. 어디서나 월급쟁이의 숙명이 아닌가 싶네요. 인사 정책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좋겠지만 그럴 리는 없겠죠. 취직공부할 때는 붙기만 하면 좋겠다고 고민했는데 사람이 참 쉽게 변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수뇌부가 바뀌면 언젠가 기회가 찾아오겠죠. 그때까지는 조용히 숨죽이고 있으려고요.
  • 자장면은 왜 자장면일까?

    자장면은 왜 자장면일까?

    ‘여기 짜장면 한 그릇 갖다 주세요’하고 전화 한 통화하면 ‘짜장면 시키신 분’하고 금세 달려온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는 얼큰한 국물이 있는 짬뽕한 그릇이면 마음속에 해가 뜬다. 학교 다니면서 졸업식과 입학식에는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으러 가는 것이 최고의 외식이었다. 직장인이 되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이 한 잔 하잖다. 돈이 궁했던 학창시절에는 덤으로 받았던 짬뽕 국물 한 그릇은 그 시대 최고의 안주였다. 그 추억을 떠올리며 골목 어귀에 있는 중국집에 가기로 했다. 양장피 한 접시에 이과두주 두어 병이면 소주를 마시는 것 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흠뻑 취할 수 있으니 여러 면에서 이득이다. 이렇게 중국음식은 우리 곁을 지켰다. 그러다 보니 너무 만만하다. 그래서 젊은 학생들은 친구가 하는 일이 이해가 안되면 ‘너 진짜 웃기는 짬뽕이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친근한 중국음식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먹나? 우리가 자주 먹는 자장면은 무슨 뜻일까? 탕수육은 왜 탕수육이라고 하지? 모두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다. 조리를 전공하는 1학년 학생들에게 자장면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일까요? 라고 물으면 ‘짠 맛이 나는 장이 들어가서 짜장면이라고 해요’라고 답한다. 그럼 탕수육은 무슨 뜻인가요? 라고 물으면 “탕수육은 국물이 있으니까 탕이라고 하고 고기 먹을 때 수육 느낌이 나기 때문에 수육이라고 해요”라고 자신있게 답한다. 자장면의 뜻은 장(醬)을 튀겨서(炸) 만든 면이라는 소리다. 자장면 만들 때 쓰는 장은 춘장이다. 춘장도 다른 장과 마찬가지로 콩으로 만든다. 콩에 밀가루를 넣어 만든 춘장은 처음에는 된장과 같은 갈색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짙게 변한다. 그러나 춘장의 수요가 많아지고 그 색깔이 날 때까지 기다리기 어려워 캬라멜 소스를 넣어 검은 색이 나게 만든다. 탕수육은 왜 탕수육일까? 중국요리는 요리의 이름에 그 요리의 성격을 모두 담아 놓았다. 탕수육의 탕은 설탕당(糖), 수는 식초 초(醋), 육은 고기육(肉)이라는 뜻이다. 돼지고기를 달콤하고 새콤하게 만든 요리라는 뜻이다. 원래 중국어 발음은 탕추러우였으나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어를 따라서 하는 과정에서 탕수육이라고 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량주의 안주로 제일인 양장피는 해파리와 같은 해물로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양장피는 고구마나 감자의 전분을 익혀서 대나무 발에 넣어 말린다. 바싹 마른 전분은 한 장의 종잇장 같아 껍질‘피’라는 의미로 피라고 부르는데 요리 한 접시를 만들 때 두 장의 피가 필요하다. 그래서 양장피(兩張皮)라고 한다. 팔보채는 얼핏 이름만 보면 여덟 가지 보물을 넣어 볶은 요리다. 보물이라고 하니까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등의 보석이 떠오른다. 설마 그런 보석들을 넣어 요리를 했을까. 여기서의 여덟가지 보물은 해물이나 채소 중에서 여러 가지를 함께 볶았다는 의미이지 꼭 여덟 가지 일 필요는 없다. 오향장육도 마찬가지다. 다섯 가지 향을 넣어 만든 돼지고기 요리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하면 팔각, 산초, 계피, 진피, 정향 등 다섯가지 향을 모두 넣어야 하지만 대강 팔각, 산초만으로도 향이 진하게 나오므로 요리에서 숫자가 나오면 여러 가지 향을 넣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최근 중국음식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송대의 문인 소동파가 만들어 먹기 시작해서 유명해 졌다는 동퍼러우(東坡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소동파가 중국 항주의 태수로 발령이 나서 내려갔더니 항주에 있는 아름다운 호수 서호가 제방이 무너져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를 본 소동파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함께 제방을 원 상태로 복구를 시켜 놓았다. 이에 고마움을 느낀 마을 사람들이 삼겹살을 선물했다. 소동파는 주민들이 선물로 준 삼겹살에 간장과 황주를 넣어 맛난 요리로 만들어 지역주민과 나누어 먹었다. 고기의 맛을 본 사람들이 소동파에게 이 요리의 이름을 물었다. 소동파는 내가 만든 요리라서 이름이 없다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그럼 동파께서 만들었으니 동파육이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건의하면서 이 요리를 동파육이라고 불렀다. 대학에서 나의 전공은 중국어문학이었다. 학교 졸업 후 중국요리를 업으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중국음식점 주방에 들어가서 일하기 시작했다. 손님 중에서 난자완즈를 시키는 손님이 계시면 홀에서 서빙하는 아가씨는 주방에 있는 나를 향해 소리쳤다. “언니 남자 빤스하나 만들어주세요”. 그러면 나는 “어른 빤스 만들어 줄까? 아니면 애기 빤스 만들어줄까?”라고 물었다. 난자완즈 큰 접시, 아니면 작은 접시냐고 묻는 소리다. 난자완즈는 완자(丸子)를 지지기(煎) 어렵다(難)는 소리다. 그러나 요리이름에 어려운 글자가 있으니 소화가 잘 안될 것 같아 발음이 똑같으면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南자로 바꾸어 난젠완즈(南煎丸子)가 된 것이다.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말 중에 ‘지지고 볶으면서 산다’라는 말이 있다. 이 두가지는 모두 음식을 요리할 때 사용되는 조리방법이다. 지짐은 빈대떡이나 생선을 지져서 익힐 때 전(煎)부친다고 하는 바로 그 전이다. 볶음은 초(炒)인데 중국집에서 먹는 볶음밥이 차오판(炒飯)이다. 탕수육 먹고 요리 하나 더 먹고 싶을 때 가장 인기 메뉴는 깐소새우(干燒蝦仁)다. 소(燒)자의 왼편에도 火자가 있으니 이 또한 ‘조림’을 뜻하는 조리법이다. 깐소새우는 양념이 새우를 좋아해서 새우의 몸에 감겨 절대로 떨어지면 안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새우조림이다. 중국요리하면 프라이팬을 휘감아 올라가는 강한 화력이 생각난다. 그래서 요리 이름 속에 불(火)이 들어간 글자가 자주 등장한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중국 요리 집에 가도 늘 요리만 먹을 수 는 없다. 가끔 물만두가 먹고 싶을 때도 있다. 중국에서 만두라고 하는 음식은 속이 없는 맨 빵이다. 그리고 우리가 물만두, 왕만두, 군만두, 찐만두로 구분하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구분한다. 재미있는 사연은 물만두에 있다. 중국어로 물만두와 하룻밤은 모두 ‘수이자오’라고 말한다. 또 하룻밤과 한 그릇은 모두 ‘이완’이다. 단지 성조를 몇 성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그 뜻이 달라진다. 중국어를 갓 배우기 시작한 한 아저씨가 중국의 식당에 들어갔다. 아저씨는 아가씨 만두 한 그릇에 얼마예요? 라고 묻는 다는 것이 성조를 잘 못 발음하는 바람에 아가씨에게는 “아가씨랑 하룻밤 자는데 얼마예요?”라고 묻고 말았다. 이 말은 들은 아가씨 처음 보는 손님이 하룻밤을 자는데 얼마냐고 물으니 어이가 없다. 순간적으로 화가 난 아가씨는 아저씨의 뺨을 때리고 말았단다. 100년이 넘도록 우리 곁에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자장면, 탕수육.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인다고 했는데 이제 자장면과 탕수육을 알고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생활 속에서 작은 행복을 하나 더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신계숙 : 단국대중어중문학과, 이화여대 식품학 박사. 중국어문학을 전공하고 중국음식에 필이 꽂혀서 중국집 ‘향원’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시작했다. 2001년 경영자총회에서 ‘중국음식문화이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시작했다. 최근 SK, LG, 신세계 등에서 중국비지니스 성공비법에 대한 강의를 주로 하고 있다. 글 신계숙 배화여자대학 중국어통번역과 조교수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씨줄날줄] 봉황휘장/육철수 논설위원

    봉황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상서롭고 고귀한 상상의 새다. 봉(鳳)은 수컷이고 황(凰)은 암컷인데, 옛 문헌에 묘사된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아마 직접 본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그렇지 않나 싶다. 가장 그럴듯하고 마음에 드는 묘사는 열 가지 동물을 닮았다는 기록이다. 앞은 기러기(신의), 뒤는 기린(슬기), 턱은 제비(부귀), 부리는 닭(성실), 목은 뱀(풍년), 꼬리는 물고기(兵權), 이마는 황새(고귀), 뺨은 원앙(원만), 몸은 용(인재), 등은 거북(예지력)과 유사하다고 한다. 깃털은 5색이고 5음을 내서 운단다. 오동나무에 깃들고 대나무 열매와 감천수를 마시며, 덕치(德治)가 이루어지는 나라만 골라 날아든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봉황이 덕·의·예·인·신(德義禮仁信)을 두루 겸비한 성군(聖君)을 상징한 연유일 것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서 1967년 1월31일 대통령의 지위와 권위를 상징하는 표장(標章)으로 봉황휘장을 만들었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장소, 대통령이 이용하는 항공기·차량·열차, 그리고 대통령이 주는 임명장과 표창장 등에는 어김없이 황금색 봉황휘장이 장식돼 있다. 여기에는 나라의 태평과 훌륭한 국가지도자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담겼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렇게 멋있는 휘장을 쓰지 말자고 했다고 한다. 봉황이 너무 권위적이라는 게 이유다.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거리를 좁히려는 차원이라니 달리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하기야 역대 대통령들은 독재와 쿠데타, 비리 구속, 친인척 관리소홀, 탄핵과 실정 등으로 숭고한 봉황휘장의 의미를 수시로 훼손했다. 이 당선인은 전임자들이 인격과 통치는 국민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으면서 봉황휘장을 달고 위세를 부리던 모습이 못마땅했을지도 모른다. 봉황휘장을 쓰고 안 쓰고는 이 당선인이 선택할 문제다. 낡은 권위를 털어내고 낮은 데로 임하려는 그의 충심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휘장에는 국가와 국민의 자긍심도 들어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개인적 결단을 굳이 말릴 수는 없으나, 새 국가지도자로서 봉황휘장 본연의 상징에 걸맞은 품성과 통치력을 발휘해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당선작] ‘여수’에서 식물성의 세계로, 그 타자 찾기 - 한강론/주지영

    1.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서 우리네 일상은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경계의 반복적인 명멸과 대면하는 자리에 인간을 위치시킨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들에 의해 일상의 공간은 구획되고 짜여진다. 주어진 공간의 구획을 넘어서는 순간에도 경계 짓기는 끝없이 지속된다. 안주와 일탈의 길항은 일상의 작은 균열들 속에서 내파되고, 일탈의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새로움을 향한 갈망조차 이미 기획된 미시적인 욕망의 파편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기에 ‘가지 않은 길’을 향한 욕망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일상을 전복시킬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맡은 것, 그것이 소설의 운명이 아닐까? ‘길이 시작되자 여행은 끝났다.’는 루카치의 명제는 소설의 발생론적 배경을 논하는 자리에서 도출된 것이지만, 그것은 현대의 소설이 처한 위상을 거론할 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소설의 문법 속에는 고향으로 가는 길을 비추는 작가의 ‘별빛’이 있어야 하고, 또한 현실사회의 고해를 건너는 ‘모험’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모험을 통한 별빛 찾기, 이를 달리 잃어버린 타자 찾기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적 인식이 현실을 지배하기 시작한 후, 인간은 이가 빠진 동그라미 같은 불구자로 전락해 버렸다. 이가 빠진 동그라미는 자신의 반쪽을 찾아 끊임없이 벌판을 방황한다. 그 벌판은 근대자본주의로 인해 황폐화된 불모지이다. 그곳은 산업사회일 수도 있고, 후기산업사회일 수도 있다. 동그라미는 그런 삭막한 곳에서 자신의 반쪽인 타자(the other)를 찾아 온전한 존재가 되고자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반쪽을 찾지 못하는 한 동그라미는 영원한 불구자일 수밖에 없다.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나서는 고독한 탐험가, 그가 작가이다. 잃어버린 타자는 인간이 황폐화시킨 자연일 수도, 남성에 의해 도구화되어 억압받는 여성일 수도, 도시에 의해 황폐화된 농촌일 수도, 자본가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일 수도, 이성에 의해 감금된 비이성일 수도 있다. 소설은 잃어버린 타자를 되찾고 타자와의 합일을 이뤄내고자 하지만, 당연히 그러한 지향은 실패한다. 그러나 실패할 줄 알면서도 그 세계를 강렬하게 지향한다. 그래서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이 얼마나 황폐한가, 또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깨달을 수 있게 한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하고, 어떠한 삶을 영위해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깨우쳐 주는 것, 그것이 소설이 짊어져야 할 비극적 운명이다. 어떤 타자를, 어떻게 지향하는가, 바로 그 점에서 소설의 색채와 작가가 이뤄내고자 하는 세계는 다른 빛깔을 띠게 된다. 소설사적 흐름에서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들은 바로 이 잃어버린 타자를 찾기 위해 모험을 시도했고, 그 모험의 결과로 산출된 별빛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앞에 빛을 밝혀준다. 인간에게 불을 내어 준 프로메테우스가 그 대가로 자신의 심장을 독수리에게 내맡기듯 그들은 우리에게 ‘지금, 여기’를 밝혀 줄 소설을 쓰기 위해 벌판을 고독하게 방황한다. 그렇다면 최근 소설에서 프로메테우스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천형으로 짊어지고 가는 작가는 얼마나 되는가.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소설의 운명을 포기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고 있지는 않은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매스미디어적 메시지들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소설의 고독한 운명을 방기하고 현상적이고 피상적이며 찰나적인 것에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작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결여한 채 일상에 안주하여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쾌락들을 경탄해마지 않는 그런 소설들을 대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통스럽다. 프로메테우스의 천형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짊어지고 고독한 방랑의 길을 떠나는 작가가 더욱 고귀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강은 ‘모험을 통한 타자 찾기’에 충실한 작가이다. 한강의 ‘모험’은 현실사회 모순의 해부보다는 그 현실사회에서 불구자로 전락한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작품은 죽음과 광기, 소통의 법칙을 뒤집는 침묵이나 몸짓, 욕망의 금기를 위반하는 근친상간, 동물성에 대비되는 식물성 같은 언표들을 공적인 영역 속에서 가시화한다. 뼛속부터 밝음의 영역에 속해있던 기획된 욕망들을 삭제하려는 충동질로 가득한 그의 소설에서 인위적인 모든 것들은 부정된다. 제도나 관습 일반에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하고, 획일화된 것들을 거부한다. 먹고 마시는,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망들조차 깡그리 부정하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인간존재의 진정한 의미들을 힘겹게 터득해 나간다. 폭력적인 일상에 휘둘릴수록 본래의 육체에 깃들이고 있었을 법한 영혼에 대한 갈급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서 가라앉았던 감정의 앙금들을 분출하고, 토해낼 때 비로소 영혼의 정화는 일단락된다. 의식(儀式)과도 같은 파토스가 지나가고 난 빈 자리에 ‘타자’를 향한 존재의 갈망이 채워진다. 그렇다면 한강 작품에 나타나는 ‘모험’은 무엇이며, 그 모험을 통해 찾고자 하는 ‘타자’는 무엇인가. 초기 작품에서는 죽음의 기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가 설정된다. 타자의 자리가 설정된 이후 그 타자와의 합일 방법을 탐구하는 쪽으로 나아가는데, 그것이 ‘가면벗기와 맨얼굴 찾기’에서부터 출발하여 ‘언외언과 관의 사유’를 거쳐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이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1995)에서부터 ‘내 여자의 열매’(창작과비평사,2000)를 거쳐,‘채식주의자’(창비,2007)로 전개되는 바,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한강 작품의 의의를 탐색하고, 나아가 ‘지금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소설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지평이 무엇인지를 점검하고자 한다. 2. 관념으로서의 여수(旅愁), 행(行)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일상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병적 징후에 시달리거나 심지어 자살 같은 극단적 행위를 통해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한강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죽음은 인간의 육체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생물학적 의미의 죽음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죽음은 그 기억 속에 유폐된 인물들이 좌절하고 절망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면서, 한편으로는 그 인물들이 삶의 영역으로 나오도록 이끄는 통로이다. 그 통로의 끝에서 인물은 좌절과 절망 같은 심리의 장막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타자와 조우한다. 그런데 여기서 작중 인물의 병적 증후나 자살 등을 유발하는 가족의 죽음을 두고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물음으로써 현실에 내재한 모순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일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죽음의 기억은 인물의 내면에 일상에 적응할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상흔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어린 시절 농약을 먹고 자살한 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에게 매맞아 죽은 동생 진규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질주’의 인규, 생모의 죽음에 대한 기억으로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저녁빛’의 제헌,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동반 자살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심각한 결벽증을 앓는 ‘여수의 사랑’의 정선 등을 보면 그렇다. 누군가의 죽음이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 부적응이라는 요인을 촉발하는 정신적 상흔으로서 작동한다면, 그것은 작가의 인식이 현실의 모순에 대한 인식이 아닌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조건을 문제 삼는 쪽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한강의 관심은 불행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내는 측면에 놓인다. 따라서 작가는 가족의 죽음을 인물의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용서와 증오 등과 같은 보편적 주제와 연결시킴으로써 특정 시대, 특정한 상황을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을 탐색하려 한다.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기억, 그러한 정신적 상흔으로 인한 병적 징후, 죽음과 같은 음울한 기운이 만연한 일상에의 부적응, 기억을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등으로 구성된 서사가 ‘여수의 사랑’ 전편을 관통한다. 이러한 서사구조를 깔고 작가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어둡고 침울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설정된 타자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 안에 오롯이 담긴다. 가령,‘여수의 사랑’을 보자. 이 작품에서는 정선과 자흔이라는 두 명의 인물이 서사를 이끌어 나간다. 먼저, 정선의 경우. 여수에서 보낸 어린 시절,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술에 찌들어 살다가 결국 정선과 어린 동생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어 동반자살을 꾀한다. 혼자 살아남은 정선은 서울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으로 인해 일상에 적응하지 못한다. 정선은 서울을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이 만연하고, 온갖 병균이 득실한 곳으로 여긴다. 그곳에서 정선은 ‘결벽증’과 같은 병적 증세에 시달린다. 다음 자흔의 경우. 그녀는 두 살 때 서울역에 버려져 고아가 된 뒤 보육원 생활을 거쳐 입양이 된다. 돈에 대한 욕심도, 행동거지에 조심성도 없다.‘모든 것을 생각 없이’ 다루는 그녀는 아무 희망도 없이 도시를 옮겨 다닌다. 자흔은 일상의 ‘나’와 또 다른 ‘나’의 두 가지 모습으로 존재한다.‘핏기가 없는 데다가 입가와 뺨에 온통 하얗게 버짐이 피어 흡사 분가루를 뒤집어쓴 광대 인형’ 같은 것이 일상의 ‘나’이고, 늘 떠돌아다니면서 세상사에 무관한 채 ‘견고한 평화가 어른거리는 얼굴’,‘무구하고도 빛나는 웃음’,‘천진한 영혼’을 가진 것이 또 다른 ‘나’이다. 또 다른 ‘나’는 여수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고향도 모르는 자흔은 성인이 되어 문득 찾게 된 여수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여수를 고향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상의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나’로 거듭 태어나고자 한다. 그녀에게 여수는 풍경이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품은 공간으로 인식된다.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 온갖 병균으로 득실한 ‘서울’에 대비되는 여수란 과연 어떤 곳인가. 길 여기저기에 소들이 쟁반만 한 똥을 갈겨놓은 진짜 시골이었어요.(중략) 그냥 ‘아름답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다시 길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마을 앞 버려진 부두에는 누더기 같은 천막이며 더러운 판자때기들이 뒹굴고, 검푸른 물결은 갯벌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가 밀려가고……염소 울음 소리, 새소리, 바람, 두엄 냄새, 일하는 아낙네들……그 가운데 어느 하나도 낯익은 것이 없었는데도 마치 내가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 품속에 돌아와 있는 것 같았어요.(‘여수의 사랑’,50∼51쪽) 따뜻한 산수화 한 폭을 보고 있는 듯한 여수의 풍경은 자흔에게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으로 각인된다.‘푸른 실 하나하나를 촘촘히 엮어 놓은 것같이 잔잔한 만’에 염소 울음소리와 새소리가 있고, 바람이 불고, 두엄 냄새가 나며, 그런 자연적인 것들과 어우러져 백발 성성한 노인과 머릿수건을 쓴 아낙네, 상고머리 소년들이 일을 하는 곳,‘무덤’마저 ‘착하고 둥글둥글’하게 생긴 곳, 그곳이 바로 자흔의 기억 속에 자리한 ‘여수’이다. 고향도 모른 채 고아로 자란 그녀에게 여수는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의 고향으로 살아 숨쉰다. 여수로 표상되는 이 세계야말로 자흔에게 인간다운 삶을 가능토록 하는 타자이다. 그녀가 여수를 갈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녀는 도시의 삶을 견디기 위해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한다. 그녀가 물고기 키우는 일에 정성을 들이는 까닭은 자신이 물고기가 되고 싶어서이다.“세상에 있는 모든 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그 바다는 여수 앞바다하고 섞여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서 물고기가 되고자 하는 일이란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로 흘러들어 가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일상의 ‘나’를 거부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와 일체가 되고자 하는 또 다른 ‘나’를 지향하는 자흔을 통해, 정선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흔으로부터 힘겹게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정선에게 죽음의 기억이 서린 여수는 병적 증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흔은 그런 정선에게 여수를 이야기하고, 그럴 때마다 정선의 결벽증은 심해진다. 그러다가 정선은 차츰 자흔을 통해 환기되는 여수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자흔이 그녀의 곁을 떠나자 정선 역시 여수행 기차를 탄다. 정선의 여수행은 자흔처럼 일상의 ‘나’로부터 벗어나 아름다운 여수를 사랑하는 ‘나’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여행이다. ‘여수의 사랑’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품속’ 같은 타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여기’라는 현실에 작가가 천착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인간은 불행한 존재다.’라는 관념의 영역에서 설정된 것이어서 이 작품은 삶에 대한 리얼리티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여수’라는 타자가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몸피를 얻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작가의 천착이 심화되어야 하며, 더불어 그렇게 얻어진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탐구해 들어가야 한다. 3. 맨얼굴에 담긴 관(觀)의 사유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타자’가 되기 위해 작가의 인식이 구체적인 현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어둠의 사육제’와 ‘아기부처’에서 이뤄진다. 이들 작품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향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신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주력한다. 그 방법은 ‘가면 벗기를 통한 맨얼굴 찾기’와, 용서라는 마음이 우러나오도록 하는 ‘관’의 사유로 구체화된다. ‘어둠의 사육제’를 보자. 먼저 주목할 것은 ‘서울’을 바라보는 작가의 인식이다. 작가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여전히 ‘어둠’이자,‘인간들의 더러운 그림자’가 지배하는 ‘무덤’으로 인식한다. 죽음의 기억이 이러한 인식을 이끌어내었던 초기작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서울의 구체적 현실에 천착하여 그 속에 내재된 동물적 폭력성을 감지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인식이 현실에 밀착해 있음을 보여준다. 얼마나 세상에 밟히고 뒤둥그러지면 저렇게 되는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여자의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을, 번들거리는 눈과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를, 그 이상 철면피할 수 없을 되바라진 억양을 묵묵히 관찰하며 나는 연민이나 환멸이라고만은 설명하기 힘든 야릇한 슬픔에 사로잡히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0쪽) 중년 여자는 자신의 얼굴을 실수로 때린 여대생에게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전철에서 뻔뻔스럽게 자리 양보를 요구한다. 비단 중년 여자뿐만이 아닌 이 작품의 여러 인물들에게서 모두 감지되는 동물적 폭력성은 이후 전개되는 한강의 소설에서 현실 인식의 한 증좌가 된다. 나(영진)와 인숙 언니는 같은 고향 사람으로 둘 다 서울로 상경한다. 영진은 ‘세상에 대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착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인숙 언니는 ‘커다랗고 감정이 풍부했던 눈이며 부드럽기만 했던 입매’를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울로 올라와 변화한다. 여직공이던 인숙은 ‘거친’ 말씨를 내뱉고 ‘나쁜 쪽만 생각’하는 ‘독한 사람’으로 변한다. 무역회사 경리를 하면서 돈을 모아 대학 영문과에 진학할 생각을 하던 영진은 인숙이 전세금을 빼들고 도망가자,‘악하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잘 벼린 오기 하나만을 단도처럼 가슴’에 품고 ‘인간에게 살의를 느끼는 사람’으로 변한다. 명환 역시 ‘본래 선한 사람’이었으나, 교통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모든 인간들에게 살의’를 품는다.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세금을 갖고 도망간 인숙이나, 그 인숙으로 인해 ‘독기’를 품은 ‘나’나, 돈으로 용서를 구해온 가해자에게 복수를 꾀하는 명환이나, 모두 중년 여인처럼 동물적 분노와 보복심으로 폭력을 휘두른다. 어둠 속에 꼿꼿이 네 발을 세운 채로, 경련하는 암고양이의 모습을 소리없이 주시하고 있는 검은 수고양이의 모습은 흡사 악령 같았다.(‘여수의 사랑’,223쪽) 쥐약을 먹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암고양이를 냉혹하게 주시하는 악령 같은 수고양이는 동물적 폭력성이 난무하는 현실을 환유하는 장치이다. 영진과 인숙, 명환 등은 바로 이 동물적 폭력성에 길들여진다. 이러한 동물적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가면을 벗음으로써 맨얼굴을 찾는 것이 그 첫 번째 방법이다. 동물적 복수심으로 남을 괴롭혀 온 명환이 결국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빈손’,‘완전한 빈 몸뚱이’가 되기 위해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영진 역시 그런 복수심을 버리고 간암 치료를 받는 인숙 언니의 행동을 이해하고 용서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가면 벗기와 맨얼굴 찾기가 이뤄진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객실의 음산한 풍경 속에 내 얼굴은 어딘가 낯설어 보였다. 나는 그 가면 같은 얼굴을 뒤집어쓴 사람이 더 이상 눈물 따위를 흘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1쪽)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일상에 길들여진 자들의 뻔뻔스러운 얼굴을 표상하는 ‘가면 같은 얼굴’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은폐한다. 그 얼굴은 인간의 것이라기보다는 폭력적인 동물성을 표상하는 수고양이의 것에 가깝다. 작가는 가면을 쓴 비정한 일상의 인간들에게서 발견한 물질만능주의, 출세지향주의, 가족이기주의와 같은 현실의 모순을 비판의 목록에 등재한다. 동물적 폭력과 복수심에 길들여진 일상의 가면을 벗고 또 다른 ‘나’의 맨얼굴을 획득할 때 비로소 용서와 화해를 품을 수 있고, 또한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하다. 요컨대, 맨얼굴 찾기가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일차적 방법인 셈이다. 맨얼굴로 도심의 일상에 나서는 영진에게서 현실을 향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가 엿보인다. ‘어둠의 사육제´가 동물적 폭력성이 길들여진 가면을 벗고 그것에 오염되지 않는 맨얼굴을 되찾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아기부처´는 그 맨얼굴이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하는지를 ‘언외언(言外言)´과 ‘관(觀)´의 사유를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두 번째 방법이다. 주인공 선희는 프라임타임의 앵커인 남편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한다. 남편은 어릴 적에 입은 화상 흉터를 감추려고 철저하게 긴 옷을 입는다. 선희가 감기에 들자 자신에게 감기를 옮길까봐 병원에 가보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는 말실수 하나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이고, 독단적인 인물로서 출세를 위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 선희는 처음엔 남편의 흉터를 보고 고됐을 그의 삶을 연상하지만, 결혼 후 이기적이고 권위적이고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남편의 실체를 알고부터는 남편의 화상 흉터를 싫어하게 된다. 자신의 흉터를 보듬어 줄 사랑을 찾아 남편은 외도를 하고 선희는 남편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는다. 나는 한갓 짐승이었다. 땀에 젖어 산비탈에 엎드린, 누더기 같은 한겹 가죽만 남은 병약한 짐승이었다. 그 가죽 안에서 악취나는 거품처럼 부글거리고 있는 것은 오래 묵은 분노와 후회와 증오, 억울함과 자책감과 부끄러움이었다. 그것들이 내 살을 속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부식시켜 왔다(‘내 여자의 열매’,111쪽) 현실의 동물적인 폭력성에 선희는 철저히 희생당한다. 그 결과 남편과 세상을 향해 분노와 증오를 쌓아간다. 그렇지만 분노와 증오는 앞서 ‘어둠의 사육제’의 인물들처럼 스스로를 동물적 존재로 만들 뿐이다. 그런 동물적 삶으로 인해 선희는 황폐해져 간다. 그 삶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선희의 모습은 꿈 속 아기부처의 얼굴에 비춰진다. 아기부처가 짓는 표정들은, 음흉한 입꼬리와 날카로운 눈초리를 하거나, 차갑게 빈정대는 눈꼬리를 한 그녀의 내면과, 진흙이 끈적이며 달라붙기도 하고, 모래가 되어 부서지기도 하는 남편과의 현재 관계를 거울처럼 되비친다. 아기부처의 얼굴은 선희가 병약해가는 것이 “마음속에 맺힌 악취 나는 감정들” 때문임을 깨닫게 하는 경고의 스크린인 셈이다. 그렇다면 아기부처로부터, 동물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먼저 그것은 ‘말’이 아니라 ‘침묵이나 몸짓’ 속에 현현하는 ‘언외언’에 있다.‘몸짓’으로서의 ‘언외언’은 ‘말’이 야기하는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남편, 어머니, 아기부처와 선희는 ‘말’이 아니라 ‘몸짓’으로 소통함으로써 화해한다. 어머니의 불화 그리기, 아기부처의 얼굴 빚기, 혹은 언어 장애 아동을 위한 삽화 그리기 등이 ‘언외언’의 도정에 가로놓인다. 아이, 까르르 웃는다. 처음으로 입을 열어 외친다. ‘가자!’ (중략) 아이의 손을 번쩍 들게 하고 엉덩이도 약간 띄워서 아이가 펄쩍 날아오르는 것처럼 해야겠다. 아빠의 몸까지 함께 날아오르려는 것처럼 해야겠다.(‘내 여자의 열매’,102쪽) 언어장애아동처럼 언어를 거부하는 것은 말의 논리와 체계, 즉 말을 배우면서 사회로 편입되는 사회화과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말하자면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일상 현실의 ‘말’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아버지의 노력에 힘입어 자기 안의 성벽을 허물고 드디어 입을 연다. 선희는 그들이 느꼈을 법한 기쁜 감정을 몸짓에 담아 삽화로 그려내야 한다. 아이와 아버지의 “날아오르는” 듯한 몸짓에 ‘기쁘다’는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이 담긴다. 삽화를 그리며 깨닫게 된 ‘언외언’은 남편의 흉터를 어루만지는 몸짓에 담긴다. 남편이 다른 여자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고 머리를 짓찧을 때 선희가 남편의 머리를 감싸안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몸짓’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다. 그 마음은 ‘말’ 그 자체에는 은폐된 ‘무엇’이며,‘침묵’의 빈 공간에, 말없이 이루어지는 ‘몸짓’ 속에 실재한다. 결국 언표화 되지 않는 마음을 환기시키는 방법은 ‘언외언’에 있다. 그러나 단지 그뿐인가. 이 작품에서 ‘언외언’의 심층을 ‘관(觀)’의 사유가 가로지른다.‘말’의 폭력성 때문에 갇혀 있던 용서와 화해의 마음은 ‘관’의 사유에서 풀려난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나누는 구분 자체를 초월한 곳에, 그리고 속물적인 욕망을 넘어선 자리에 “관”의 사유가 존재한다. 일상을 지배하는 논리규범에는 담길 수 없는 진정한 마음이 “관”의 사유 속에서 우러나온다. (i) “그 스님이 그러더라. 관세음보살은 내 속에 있다고. 내 몸이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득해지면 그게 바로 관세음보살이라더라.” (‘내 여자의 열매’,104쪽) (ii) 관음의 입술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귀가 퍽이나 예민한 이인가 보았다. 빗소리를 듣다가 깨달음을 얻었고, 늘 세상사람들의 소리를 관(觀)하고 있어 괴로이 부르는 음성을 듣는 즉시 곧 구제해 준다고 어머니는 말했다.(‘내 여자의 열매’,105쪽) 삶의 고통을 인내하고, 마음속에 관세음보살을 잉태하듯 용서와 사랑과 화해의 마음을 잉태하는 것, 그럼으로써 일종의 해탈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관’의 사유이다. 선희는 남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이 바라는 진정한 부부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깨닫는다. 자신이 그동안 봐왔던 남편의 모습은 실은 화상을 입은 그의 껍질에 지나지 않음을, 정작 남편의 마음은 화상으로 일그러진 피부 밑에 고통스럽게 감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마음을 가질 때,“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 목련(木蓮)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올려다보자, 하오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그 봉오리들은 마치 꽃잎 안에 흰 등불들을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117쪽)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겨울 나무에서 봄의 생명력을 감지할 수 있는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겨울부터 저 날카로운 솔잎들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같은 푸른색이지만 분명히 달랐다. 방금 나온 어린 싹 같은 연푸른빛이 생생하게 차올라 있었다./ 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내 여자의 열매’,125쪽) ‘아기부처’의 마지막 장면이다. 겨울 지나 봄으로 가는 문턱에서 자연을 보고 느낀 감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같은’ 푸름에서 ‘다른’을 간취하고, 겨울부터 ‘지속’되는 것들 가운데 ‘방금 나온’ 생명의 시작을 발견한다.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진다는 획일적인 공식이 아닌, 한 나무 안에서도 서로 다른 색의 잎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긍정하는 사유, 앙상한 겨울나무에서도 미세한 생명의 떨림과 그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사유, 그것이 바로 ‘관’의 사유이다. 이 관의 사유를 마음속에 지닐 때,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의 삶을 극복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지향할 수 있다.‘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라는 잠언과 같은 감탄은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4. 식물성을 향한 욕망의 존재론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서의 맨얼굴과 ‘관’의 사유는 작가가 죽음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구체적 현실의 삶에 뿌리내리면서 발견한 중간 경유지이다. 이 방식들은 의식의 층위, 마음의 층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층위는 평면의 동심원에서, 외원을 이루는 동물적 폭력성이 강렬한 외파로 밀고 들어올 때 위태롭게 흔들리는 내원과도 같다. 그 어떤 외파도 견딜 수 있기 위해서는 의식과 마음이라는 동심원의 평면 저 아래 깊은 심연에 자리한 무의식의 영역으로 그것을 심화시켜야 한다. 요컨대 타자와의 합일을 향한 무의식의 강렬한 욕망이 있다면, 그래서 의식의 수면을 꿰뚫을 정도로 강렬하다면, 그럴 때 현실의 외파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한강은 ‘내 여자의 열매’를 거쳐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 연작에 이르는 도정에서 욕망의 영역으로 작가 인식을 심화시킨다.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이 그것이다. 이 순간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 무의식의 심연에 자리한 욕망의 영역이 설정되고, 그 결과 관념에 지나지 않았던 ‘여수’ 대신 ‘식물성’의 세계가 새로운 타자의 자리에 위치한다. 이 타자는 여수처럼 현실과는 동떨어진, 현실 저 너머의 또 다른 공간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욕망 속에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자,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타자이다. ‘내 여자의 열매’는 식물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식물적 상상력이 길어내는 삶의 진실은 그 힘이 아직 미약하다. 현실도피의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일상이 싫어서, 도심의 똑같은 아파트가 싫어서, 지긋지긋한 피를 갈고 싶어서, 어머니처럼 되기 싫어서, 어디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없어서 결국 식물이 된다는 가정이 단순한 현실도피를 방증한다. 그리고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인물의 욕망 역시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식물성의 세계를 강렬히 욕망하는 인물에 의해 식물성의 세계가 온전히 개화하는 작품은 ‘몽고반점’이다. 이 작품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와, 몽고반점을 가진 처제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근친상간을 예술적 시선과 현실 윤리의 시선 속에서 포착해낸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처제의 욕망과 그의 욕망이다. 우선 처제의 욕망을 보자. 그 욕망은 그의 눈에 포착된 몽고반점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약간 멍이 든 듯도 한, 연한 초록빛의 분명한 몽고반점이었다. 그것이 태고의 것, 진화 전의 것, 혹은 광합성의 흔적 같은 것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뜻밖에도 성적인 느낌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식물적인 무엇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채식주의자’,101쪽) 처제의 몽고반점은 ‘순수성’ 혹은 ‘순수한 영혼’을 표상한다. 곧 ‘어린아이’처럼 처제는 일상의 폭력성에 물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의 붓칠에 의해 ‘순수한 영혼’이 육체에 새겨진 ‘몽고반점’으로 가시화된다. 꽃을 그려 넣는 행위는 폭력적인 일상에 의해 상처받은 인간의 몸에 ‘순수한 영혼’이라 할 수 있는 식물성을 부여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처제는 “뱃속의 얼굴”에 대한 무서움을 이겨낸다. “뱃속에서부터 올라온 얼굴”은 그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었던 진정한 욕망을 의미한다. 뱃속의 얼굴이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 까닭은 일상의 질서에 자신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질서로부터 벗어날 때 그 얼굴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처제는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가시화한 꽃 그림에 힘입고, 그녀 자신에게 내재해 있던 진정한 욕망을 발견함으로써,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로 풍겨 나오는 처제의 “배냇내”는 타자와의 합일이 뿜어내는 식물성의 ‘향기’인 셈이다. 몽고반점, 즉 꽃잎 그림자로서의 순수한 영혼과, 몸 혹은 꽃으로서의 진정한 욕망이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는 세계, 그것이 ‘색채의 세계’로서의 식물성의 세계이다.“색채의 세계”는 “격렬한 세계”이자,“마술적” 세계이고,“전혀 다른 세계”이다. 식물성에 대비되는 동물성의 세계는 일상에 만연해 있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성을 함축한다. 그것은 육식성,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으로 점철된 일상이자 문명의 세계를 표상한다. 반면에 식물성은 순수성과 공존의 세계이자, 가족의 윤리마저 붕괴되는 탈일상이자 탈문명의 세계로 압축된다. 인간의 몸과 꽃, 그리고 짐승이 뒤섞인 교합에서도 드러나듯, 식물성의 세계는 “추악하면서도 아름답고” 동시에 “삶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하고,“모든 것이 담겨 있는”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곳”이기도 한, 차별상을 가진 일체의 것이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인 것이다. 하기에 처제가 욕망하는 식물성의 세계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관계처럼 제도의 금기마저 초월한 곳에 있다. 현실 제도의 금기를 위반하는 욕망이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은 오로지 ‘죽음’과 ‘광기’의 영역 안에서이다. 곧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은 금기의 위반에서 맛본 죽음과도 같은 향유(jouissance)를 안은 채 죽음을 향해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광기’로 내몰려 사회로부터 배제당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그것이 어떤 선택이건 모두 일상에서의 ‘죽음’과도 같은 귀결로 치닫는다. 처제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치열하게 표출한다. 그렇다면 그의 욕망은 어떠한가. 그의 욕망은 육체적 욕망과 예술적 욕망 사이의 긴장 속에서 유동한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모되고 찢긴 인간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을 통해,“강직한 성직자”로 불릴 정도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그러다가 처제의 자해사건을 겪으면서 그가 작업했던 것들 역시 일상에서 자행되는 폭력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그가 찾았던 “더 고요한 것, 더 은밀한 것, 더 매혹적이며 깊은 것”으로서의 실재를 현현하고 있었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에게 이미지가 갖는 재현의 한계를 깨닫게 한다. 그는 지금까지 작업해 온 일상의 폭력성을 담은 이미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했든 간에 상관없이, 실재의 고통과 감정을 사라지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한계는 삶의 여러 국면에서 용솟음치는 욕망과 대면할 때마다 현실과 욕망의 경계 선상에서 그가 느꼈을 법한 환멸과도 같다. 그는 근친상간이라는, 현실의 금기를 위반하며 욕망의 극단에 잠시 도취된 결과, 잡으려 했던 욕망의 실재가 허망하게 스크린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보아야 한다. 그의 욕망은 처제가 보여주었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온 욕망의 시선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욕망은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자신의 육체적 쾌락 앞에 예술적 욕망을 무릎 꿇린 결과를 낳고 만다. 여기서 ‘그’의 욕망을 작가 한강의 글쓰기의 욕망과 연결시킬 수 있다. 처제와의 근친상간을 통한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애초의 글쓰기의 의도이다. 이 의도대로라면, 작중 인물은 ‘그’와 처제만으로 충분하다. 두 인물의 근친상간을 담은 캠코더의 화면처럼, 근친상간 그 자체만을 다루면서 식물성의 세계를 오롯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본래 기획이고,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그것은 밀실에서나 가능하다. 그것이 공적인 장으로 나올 때(발표될 때), 현실로부터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로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비난을 피하고, 작가가 생각한 본래의 의도를 어느 정도 형상화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아내’이다.‘아내’는 현실 사회의 제도적이고 관습적인 윤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 ‘아내’의 등장에 의해 ‘그’와 ‘처제’의 근친상간은 작품 속에서 불륜으로 비판된다. 작가는 ‘아내’를 작품 결말 부분에 등장시켜 이 작품이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이라는 비판을 비껴나가게 하고, 그러면서 자신이 본래 지향하는 예술(식물성의 세계를 형상화한 것)의 측면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은 한편으로는 작가 한강의 영민한 균형 감각에 기인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화한 예술을 공적 영역으로 드러내기에는 아직도 현실의 억압과 금기가 완강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작가의 비판 의식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의 본래적 욕망과 안전장치가 균형을 이루면서,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으로 이어지는 연작이다. 이들 소설에서 영혜라는 인물은 그녀의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 속에서 포착된다. 세 인물은 각각 독특한 인물형을 표상하며, 그 인물형이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드러낸다.‘채식주의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남편(나)은 속물을,‘몽고반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형부(그)는 예술가를, 그리고 ‘나무불꽃’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언니(그녀)는 일상에 함몰되어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을 표상한다. 그들은 모두 길들여진 욕망에 사로잡힌 채 진정한 욕망을 추구하려는 영혜를 경계 밖으로 일탈한 인물로 취급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광인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영혜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의 욕망을 지켜내려 한다. 연작에서 교직된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의 진실은 무엇인가. 그들은 어떠한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인식하는가. 혹시 그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욕망이란 ‘광기’와도 같은 것, 정상의 영역을 벗어난 것, 그래서 죽음과도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영혜는 죽음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간다. 그런 영혜에게 작가 한강의 깊고 고통스러운 숨결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한강의 고민이 바로 진정한 욕망의 탐구 위에 있음을 방증한다. 5. 텍스트의 독법, 타자를 향하여 한강의 소설은 탄탄한 서사구성으로 인정받는다. 거기에 더해 텍스트 간의 긴장관계까지도 탄탄하게 조여 낸다. 그런 까닭에 한강의 소설 전체를 하나의 텍스트로서 파악하는 독법이 필요하다. 일종의 텍스트 간 소통의 재구성 방식이다. 그 하나로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내밀하게 파헤치는 방식.‘여수의 사랑’에서 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둘, 둘 이상의 고통스러워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고통을 마주 보기.‘저녁빛’이나 ‘진달래능선’,‘어둠의 사육제’에서는 서로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보듬어주는 중층적인 시선들이 교직된다.‘내 여자의 열매’에서는 식물 되기를 꿈꾸는 인물의 내면을 편지 형식으로 삽입하고 지켜보는 시선에 남편을 배치한다. 셋, 동일한 사건을 겪는 인물들의 다중초점화.‘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이 만드는 연작 형식.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채식주의자’는 그녀의 남편의 시선에,‘몽고반점’은 형부의 시선에,‘나무불꽃’은 언니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영혜를 바라보는 중층적인 시선들을 세 작품에 나누어 배치한다. 그럼으로써 식물성의 세계를 지향하는 영혜의 욕망을 보여주고, 그녀의 욕망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부각시킨다. 더불어 텍스트마다 화자를 바꾸어 조명함으로써 각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고 그 인물이 다른 인물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 결과 각 인물들은 세 텍스트 안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선에 의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면서 ‘지금, 이곳’의 리얼리티를 무수히 직조한다. ‘여수의 사랑’에서 자흔이 꿈꾸는 ‘여수’에서부터 출발하여 ‘채식주의자’ 연작에서 영혜가 꿈꾸는 ‘나무 인간의 세계’로 나아가는 한강의 소설들은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에게 결여된 빈 공간이자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가는 지난한 행보를 보인다. 한강은 그러한 타자와의 합일을 지향함으로써 폭력적인 일상 속에서 위협당하는 나약한 인간 존재를 보듬고자 한다. 작가 한강이 어두움의 세계, 즉 은밀하고도 사적인 영역들에 은폐되어 있는 죽음, 성, 욕망 등을 공론화의 장으로 내어 놓고, 그럼으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마련하려는 시도는 그래서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 25일만에 출항준비 태안 ‘연일호’선장 지연상씨

    25일만에 출항준비 태안 ‘연일호’선장 지연상씨

    충남 태안 천리포의 고기잡이배 선장인 지연상(66)씨는 1일 눈바람이 뺨을 때리는 매서운 추위 속에서 자신의 배에 올랐다. 기관실로 내려간 그는 언 손으로 녹슨 엔진을 헝겊으로 닦아냈다. 기름 유출사고가 지난달 7일에 났으니 25일 만이다. 지씨의 손길에는 칠십을 앞둔 40년 바다 생활의 회한도 묻어 나왔다. “고기잡이를 그만둘 수 있나. 죽으나 사나 뱃일로 먹고 살아야 하는디.” 이날 지씨는 출항 준비를 어느 정도 끝냈다. 그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선(滿船)’의 꿈을 가슴에 담았다고 했다. 방제 작업이 막바지이고 서해안 수산물에 문제가 없다는 소식이 있어 눈이 그치면 곧 고기잡이배의 엔진 시동을 걸 참이다. 지씨는 보따리로 싸 뱃전에 쌓아 뒀던 그물을 풀어 추리고 두레박으로 바닷물을 퍼 갑판에 뿌려 배를 말끔히 청소했다. 기름오염 사고가 난 뒤 허둥지둥 막아뒀던 물칸(배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바닷물이 드나들게 해 물고기를 살리는 창고)도 마개를 따낸 뒤 깨끗이 닦아냈다. ●“간자미철… 예전같으면 하루 100만원 수입” 지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40년이 넘게 배를 부려온 베테랑 어부다. 그는 “전에는 바다에 나가면 물칸 2개에 고기를 꽉꽉 채워 돌아왔다.”고 기름오염 전의 풍요로웠던 고기잡이를 떠올렸다. 지금은 간자미 철이라고 했다.“앞바다가 간자미 밭인디….”라며 아쉬워도 했다. 사고 전에는 4.9t급 어선 ‘연일호’를 끌고가 겨울철 별미인 간자미를 하루 300∼400㎏씩 잡았다. 펄펄 뛰는 팔뚝만 한 우럭, 광어도 10∼30㎏씩 잡아 100만원은 거뜬히 벌어들였다. ●“봄까지 조업 못하면 수천만원 빚더미” 그의 말대로 천리포 앞바다는 ‘황금어장’이었다. 물고기가 많아 경기와 전라도의 배까지 이곳으로 몰렸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어릴 때는 시제상에 올랐던 민어, 준치도 흔했다.”고 회고했다. 농어나 조기는 지금도 부지기수로 잡힌다. 지난 가을에는 꽃게가 지천이었다. 하루 300만∼400만원은 족히 벌었다. 지씨는 “5년간 안 나던 꽃게가 올해부터 잡혔다.”며 “올가을에만 집집마다 1억∼2억원은 벌었다.”고 귀띔했다. 봄·여름에도 나가기만 하면 우럭은 물론 놀래미, 붕장어 등을 배에 가득 잡아 돌아오곤 했다. 식구미(그물값, 기름값, 식비 등 출항에 따른 비용 일체) 등 이것저것 빼면 그의 수입은 절반도 안 되지만 전기세와 전화료도 꿔서 내는 지금과 비교가 안 됐다. 지난 가을 빚을 겨우 갚은 지씨는 봄까지 조업을 못하면 선원 채용 및 장비 구입비, 고기를 잡아 파는 횟집 운영비 등으로 다시 수천만원의 빚을 져야 할 처지다. 지씨는 “천리포 앞이 대산항 입구여서 늘 조마조마했는데 일이 터지고 말았다.”고 혀를 찼다. 어떤 때는 이곳에 유조선 30대가 정박했다. 유조선이 아무데나 닻을 놔 그물은 물론 통발과 주낙도 걸려 피해가 컸었다. ●“자원봉사자 없었다면 고향 떠났을 뻔” 지씨는 “자원봉사자들이 아니었으면 마을을 떠날 판이었을지도 몰라. 고기잡이를 다시 생각하게 한 것도 모두 그들 덕”이라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노 어부의 얼굴엔 새해에 힘차게 솟아오른 햇살만큼 희망으로 부풀었다. 글 사진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TV소설 아름다운 시절(KBS1 오전 7시50분) 순애는 향숙에게 왜 선남의 청혼에 응하지 않았냐며 다방을 계속 나갈거면 집을 나가라고 한다. 한편 태희 대신 병원으로 배달을 온 진숙을 보자 재범은 속이 상하고 진숙 또한 자신의 처지가 한심스럽다. 우연히 경호와 만난 진숙은 경호에게 자신을 어디론가 데려다 달라고 하는데….   ●다큐 人(EBS 오후 7시45분) 여기는 대전의 갑천 고수부지. 찬바람이 부는 차가운 날씨에 대학생 여럿이 분주하게 폭죽세팅을 하고 있다. 지곤씨는 현재 혜천대학교의 이벤트연출과 겸임교수로 폭죽특수효과 강의를 맡고 있다.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그는 젊은 감각과 유려한 말솜씨로 학생들을 사로잡는 인기교수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어린이 동화책에 자주 등장하는 영국산 붉은 다람쥐. 반짝이는 까만 눈망울에 귀여운 이빨로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영국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고 영국 토종임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섬을 제외하곤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붉은 다람쥐가 허구의 동물인 줄 아는 사람도 많다.   ●이산(MBC 오후 9시55분) 의금부에 수감된 김귀주를 찾아간 정순은 모든 상황을 듣고 화완에 대한 분노에 휩싸인다. 의금부를 나서던 정순은 그 곳으로 오던 정후겸의 뺨을 후려친다. 정후겸은 송구하지만 지금은 어떤 방도도 없지 않냐고 말하며 정순의 분노감을 키운다. 공포와 두려움에 하얗게 질린 정순은 대전으로 달려가 입시를 청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밤마다 이어지는 엄마와 상효의 잠재우기 전쟁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진다. 아이를 강제로 재워 보려고 하면 어김없이 엄마를 향한 두발 하이킥이 날아온다. 얼굴 꼬집고 잡아 뜯기는 기본, 무조건 온몸으로 거부하기 일쑤다. 겨우 잠드는 시간은 새벽 2시. 어떤 날은 해뜨기 직전에 잠이 든다고 한다.   ●1대 100(KBS2 오후 8시50분) 밝혀진 진실,‘개그맨 김현철은 똑똑했다!’ 말을 더듬는 특유의 어법으로 ‘똑똑함’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개그맨 김현철이 바보 이미지를 한 번에 날렸다.‘크리스마스 특집 1대100’에 100인으로 출연한 김현철은 뛰어난 퀴즈실력을 선보여 브레인 개그맨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 베토벤이 된 백건우, 커튼콜 5차례

    베토벤이 된 백건우, 커튼콜 5차례

    숨가쁜 질주가 끝났다. 아직 건반 위에서 손을 떼지 않은 상태. 극장 안을 가득 채웠던 열정적인 피아노 선율의 여운을 청중들의 박수소리가 잡아 챘다. 조급했지만 이렇게 말고는 ‘대가’가 선사한 연주의 감동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8일부터 14일까지 8회에 걸쳐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공연은 늘 같은 모습으로 마무리되었다. 그가 무대 앞으로 나와 인사하기도 전에 대다수의 청중들은 항상 먼저 일어나 그를 맞았다. 코스 요리로 치자면 ‘애피타이저’에 해당하는 초기 소나타로 가볍게 출발한 8일 첫 공연 이후 레퍼토리와 연주는 강도와 밀도를 더해왔다. 13일 목요일 공연. 이날 레퍼토리는 일반 청중에게 다소 낯설고 난해한 곡들. 앞서 8번 ‘비창’,26번 ‘고별’,23번 ‘열정’,14번 ‘월광’,21번 ‘발트스타인’ 등 비교적 대중적인 곡들로 끝맺은 연주에 비해 이날 저녁은 달랐다.27,28,29번 소나타는 베토벤이 낭만주의로 접어들던 시기 써낸 실험성이 강한 작품들이다. 백건우 자신도 “힘들었다.”고 토로할 정도로 난해한 곡을 이해시키기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을 가늠하는 것은 귀를 쫑긋 세우는 것만으론 부족했다. 발갛게 달아 오른 얼굴과 체력이 다한 듯 더 느려진 몸짓을 보니 순간 코끝이 시큰해진다. 청중은 기립한 가운데 기나긴 갈채로 기진맥진해 이제 그만 쉬고 싶을 그를 무려 5차례나 무대로 불러 냈다. 국내외에서 전무후무한 연속 연주회의 흥행은 상상 이상이었다.2500석 규모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평균 2300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빼곡이 들어찬 객석도 객석이지만 회당 초대권이 50장 미만이다. 초대권을 남발하는 클래식 공연계 현실에서 볼 때 ‘초대박’ 공연이 아닐 수 없다. 백건우의 이름값이 먼저 단단히 한몫했다.6개월 또는 1년에 걸친 전곡 연주회는 간혹 있었지만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몰아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 크게 어필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관객들은 연주회가 아니라 마치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는 기분으로 공연장을 찾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건우의 인기는 꽃미남 대중가수의 뺨을 치고도 남을 정도. 특히 가격이 저렴해 학생들이 애용하는 합창석은 가장 큰 환호성을 토해냈다. 극장 로비 끝까지 길게 늘어선 사인 행렬은 40분에서 1시간가량이 지나야 사라지곤 했다. 이번 연주회에 맞춰 나온 그의 전곡 앨범 또한 대박이다.CD 9장에 DVD 1장으로 구성된 패키지의 가격은 8만 5000원. 공연 현장에서 회당 100개씩 날개돋친 듯 팔렸다. 음반을 수입·판매하는 유니버설뮤직측은 “지금까지 약 800개가량 팔렸다.”며 “3000개 한정 제작했는데 지금 추세로 볼 때 조만간 매진될 거로 본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이번 연주회를 마친 백건우에 대해 이런 찬사를 남겼다.“그가 베토벤처럼 보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선택 2007 D-4] 본회의장이 ‘뒷골목 싸움판’

    [선택 2007 D-4] 본회의장이 ‘뒷골목 싸움판’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는다. 유도하듯 상대편을 엎어쳐 쓰러뜨린다. 헤드록을 걸고, 사정없이 주먹으로 상대의 머리도 휘갈긴다.’ 프로레슬링의 한 장면이 아니다.BBK 수사검사 탄핵소추안 처리를 놓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격돌한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풍경이다. 국회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과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통합신당 의원이 뒤엉켜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1라운드는 오후 5시20분쯤 통합신당 의원 130여명이 한꺼번에 본회의장에 몰려 들어가면서 빚어졌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전날부터 점거하고 쇠파이프로 문을 걸어 잠가버린 본회의장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국회 경위가 전기톱으로 출입문을 열자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본회의장에서 ‘대기’하던 한나라당 의원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제17대 국회 임기 내내 반복돼 온 ‘무한 대치’가 재연된 순간이었다. ●의원간 주먹다짐… 지팡이 휘두르기도 본회의장에 들어간 통합신당 의원들은 이런다고 진실이 숨겨질 것 같아.”,“범죄자를 말이야….”,“권력이 그렇게 오래 가냐 임마.”라며 거칠게 항의했다.BBK특검법의 당사자인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들을 몸으로 막으며 고함을 질렀다. 양쪽이 반말과 막말, 고성을 주고받았다.“이리와 이 ××야.” 같은 욕설은 그나마 애교에 가까웠다. 한바탕 소란을 피운 의원들은 잠시 숨을 고르며 ‘휴전’했지만 오후 5시50분쯤 싸움을 재개했다. 양복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풀고 본격 싸움이 시작됐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밀치고 때리고, 주먹다짐도 숱하게 오갔다. 피아(彼我)를 구분하기도 힘들 정도의 아수라장 싸움이었다. 통합신당 정봉주 의원이 갑자기 발언대에서 ‘점프’해 의장석으로 뛰어들어 가면서 싸움은 더욱 격해졌다. 의장석에 있던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평소 불편한 다리를 보조하는 알루미늄 지팡이를 들어올려 정 의원을 쭉 밀쳐내면서다. 주변에 있던 통합신당 의원들이 일제히 “쇠파이프로 사람을 팬다.”며 소리를 질렀다. 정 의원은 “너 지금 지팡이로 나 팬 거야?”,“내가 증거 다 확보했어.”라며 ‘전리품’으로 빼앗은 지팡이를 공중에 휘두르자, 심 의원은 “난 안 밀었어. 이 자식아.”라고 맞서 공방은 한층 뜨거워졌다. 목이 다 쉬어버린 통합신당 정청래 의원이 “너도 한 번 맞아볼래?”라고 빈정거렸고, 약사 출신의 장복심 의원은 “난 지팡이에 맞아서 죽은 사람도 봤어.”라고 거들었다. 정청래 의원은 “광주에서 그렇게 쇠파이프로 팼던 놈들이야.”라며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또 의장석을 향해 머리를 들이밀다 머리채를 잡힌 통합신당 강기정 의원이 근처에 놓여 있던 유선전화 수화기를 휘두르는 와중에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이 머리에 맞아 피가 났다고 주장하는 등 곳곳에서 ‘유혈사태’에 가까운 몸싸움이 벌어졌다. ●차명진 의원 등 수명 입원 치료 이날 싸움으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허리를 다쳐 들것에 실려나갔다. 차 의원과 김영숙·박세환·주성영 의원 등 4명은 타박상 등을 입어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심한 몸싸움에 시달린 정봉주 의원은 동료의 부축을 받으며 본회의장을 떠났다. 한바탕 싸움이 끝난 뒤 신당 의원 50여명이 17일 특검법안의 본회의장 상정에 대비해 본회의장을 지켰고, 이에 한나라당 의원 10여명도 본회의장에 들어와 서로 견제하며 밤을 같이 지새웠다. 박지연 박창규 한상우기자 anne02@seoul.co.kr
  • 여드름 치료, 겨울방학을 놓치지 말자!

    여드름 치료, 겨울방학을 놓치지 말자!

    여드름은 ‘청소년들이 겨울방학 때 가장 치료하고 싶은 질환 1위’로 꼽힐 정도로 청소년 대부분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여드름은 보통 유전되거나 세균 감염,정신적인 스트레스,지루성 피부로 인한 증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긴다. 명옥헌한의원 김진형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인체의 피부는 오장육부의 거울로 신체 장기에 이상이 생기면 피부색이 변하거나 여러 가지 트러블이 생기게 되는데,폐에 열이 생기면 이마에 여드름이 생기고,위장 경락에 이상이 생기면 볼에 여드름이나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또 신장과 자궁에 이상이 있으면 입과 턱 주변의 색이 거무스름해지거나 뾰루지가 생기고,간 기능이 약해지면 코와 코를 중심으로 왼쪽 뺨에 있는 곳에 뾰루지가 나타난다. 하지만 보통 사춘기가 되면 유전적인 원인이나 신체 장기에 이상이 없더라도 ‘안드로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피지선의 생성 능력이 커지게 되어 누구나 여드름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된다고. 요즘에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때늦은 여드름으로 병원을 찾는 성인들도 많다.대부분 직장생활에서 쌓이는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여드름도 다른 질병처럼 스트레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혈액 순환을 막고,어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약에,소문난 의사한테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환자 스스로가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학생들이 겨울방학을 여드름 치료 시기의 적기로 꼽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여드름은 단순한 피부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내장기관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깨끗한 피부로 돌아올 수 있다.여드름치료로 명성을 얻고 있는 명옥헌 한의원은 우선 환자의 체질을 점검하고 환자의 내부 장기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여드름 병변이 어떤 상태인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탕약을 처방해준다.또 피부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배독요법을 실시하고 침이나 뜸,부항을 병행해 내부 장기를 치료한다. 한방에서는 여드름을 치료함과 동시에 여드름으로 인해 생긴 흉터까지 함께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피부의 진피층을 자극하여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자국이나 흉터를 치료할 수 있는 ‘형상재생술’이 바로 그것.형상재생술은 부작용이 없는 한방 자연요법으로 피부에 생기는 트러블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 모공을 축소시켜 피지 생성을 억제시키는 효과도 있다. 여드름을 치료한 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한방재료를 이용해 피부를 관리해주는 ‘재생관리 프로그램’ 또한 명옥헌 한의원의 특징이다. 명옥헌한의원 김진형 원장
  • ‘엽기적인 그녀’ 한국판 vs 할리우드판은?

    ‘엽기적인 그녀’ 한국판 vs 할리우드판은?

    지난 2001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엽기적인 그녀’(전지현·차태현 주연)의 할리우드판 포스터가 공개됐다. 할리우드판 리메이크작인 ‘마이 새시 걸(My Sassy Girl)’의 포스터가 영화사 골드서클필름(goldcirclefilms.com) 홈페이지를 통해 첫선을 보인 것. 마이 새실 걸 포스터에는 주연배우 엘리샤 쿠스버트(Elisha Cuthbert·전지현 역)와 제시 브래드포드(Jesse Bradford·차태현 역)가 지하철을 배경으로 나왔으며 원작의 명랑한 느낌과는 달리 다소 로맨틱한 분위기가 가미되었다. 금발의 단발머리로 분한 엘리샤는 영화에서 아름답고 속내를 알기 어려운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제시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순진한 대학생 역을 맡았다. 영화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제시와 엘리샤의 지하철 해프닝에서 시작된다. 엘리샤는 할리우드를 이끌 차세대 여배우로 드라마 ‘24’와 영화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로 스타덤에 오른 할리우드 스타. 제시는 영화 ‘폴링 인 러브’를 통해 데뷔했다. 이번에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스틸컷에는 전지현과 차태현 커플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지하철 뺨 때리기 장면과 언덕 위 나무 아래서 전지현을 생각하는 차태현의 회상 장면도 나와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싶다. 마이 새시 걸은 내년 미국에서 개봉한다. 사진=골드서클필름 홈페이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피부를 보면 내부 장기의 건강을 알 수 있다.

    피부를 보면 내부 장기의 건강을 알 수 있다.

    피부는 신체의 일부분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을 둘러싸고 있는 또 하나의 신체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그러다보니 신체가 건강하고 원활하게 돌아가면 피부도 건강하게 유지되지만,만약 체내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이 바로 피부에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간장,신장,위장 등의 기능과 내분비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피부에 영향을 줍니다.그래서 피부가 좋지 않거나 뾰루지가 많은 경우 간장,신장,위장,내분비계통의 건강을 체크하고 이를 치료하기도 합니다.따라서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을 알고 피부 건강을 위해 몸의 건강을 지키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간장은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아주 중요한 신체기관입니다.간장의 기능이 나빠지면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서 피부에도 충분한 영양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특히 피부조직내의 모세혈관은 활동력이 왕성하며 영양과 산소가 교환되는 곳입니다.간의 기능이 약해져 해독하는 기능이 약해진다면 유독성 물질이 혈액 속에 들어가게 됩니다.이것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이동한다면 피부세포가 손상을 입게 됩니다.또 비정상적인 변이가 나타나게 됩니다.피부는 약해지고 민감해지는 데 우선 건조해지고 쉽게 부종 현상이 나타납니다.또 심한 경우 반점이 나타나며 거미 모양의 혈관 확장 혹은 핏줄이 돋아 나오고 부스럼이 생기기도 합니다.따라서 이렇게 피부에 트러블이 일어날 경우 눈에 보이는 것만 치료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평상시 간장이 건강할 수 있게 해야 피부도 윤기 있고 영양이 풍부할 수 있습니다. 신장 역시 피부와 연관되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신장은 신체내의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관으로 인체의 각 내장 기관에서 신진대사를 통해 독성 물질을 방출합니다.따라서 신장의 기능이 좋지 않으면 혈액 속에 노폐물이 머무르게 됩니다.그래서 피부에 손상을 주고 피부조직내의 수분이 증가해 얼굴은 물론 온몸이 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납니다.또 피부에 탄력이 없고 색이 거무스름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몸 속의 영양이 균형있게 이루어져야 좋은 피부를 가질 수 있습니다.그래서 섭취한 음식을 소화해내는 위장이 이런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위장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위장이 약해지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영양 균형이 깨져 피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위장에서 소화하고 남은 고체인 대변에 무리가 가서 직장의 흡수 작용에 의해 유해물질이 체내와 혈액 속에서 순환하게 됩니다.이에 따라 피부도 거칠어지게 됩니다.만약 이런 유해물질이 모낭의 모세혈관 속에 들어가게 되면 여드름이 생기는 것은 물론 점점 심해져 곪기도 합니다.따라서 간장,신장처럼 위장의 흡수 배설 기능이 건강해져야지만 피부 역시 깨끗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지요. 또 얼굴을 보면 건강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우선 얼굴을 크게 보면 이마는 심장,볼은 대장과 간장,인중은 위장,턱 쪽은 신장 자궁 방광을 나타냅니다.그래서 이 부위를 살핌으로써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얼굴에서 가장 위에 있는 이마는 심장과 폐를 나타냅니다.따라서 이마에 뾰루지가 난다면 폐를 보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얼굴의 볼에는 위장 경락이 흐릅니다.따라서 소화가 제대로 안되면 볼에 여드름 혹은 뾰루지가 날 확률이 높습니다.따라서 볼에 뾰루지가 많이 나거나 피부 상태가 좋지 않으면 위에 염증이 있는 것을 의심해야 합니다. 또 입과 턱 주변은 신장과 자궁 등을 나타내는데 이 부분에 색이 거무스름해지거나 뾰루지가 생긴다면 신장과 자궁에 이상이 있음을 의심해야 합니다. 왼쪽 뺨은 간의 상태를 나타내는 곳인데,간 기능이 약해지면 코와 코를 중심으로 왼쪽 뺨에 있는 곳에 뾰루지가 나타나는 등 건강하지 않은 기색이 보입니다.따라서 이럴 경우 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간을 보호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명옥헌 한의원 김진형 원장
  • “사죄의 마음뿐” 왕비의 노래 들으며 눈물

    “사죄의 마음뿐” 왕비의 노래 들으며 눈물

    112년전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서울 경복궁 건청궁에 뮤지컬 ‘명성황후’의 아리아가 울려퍼졌다. 자신의 비운을 예감한 왕비의 노래가 빈 고궁을 채우자 가와노 다스미(86)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특별부대원’으로 가담했던 구니토모 시게아키의 외손자다. 7일 오전 건청궁 복원을 기념하는 기행 행사에 가와노 다스미를 비롯한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 회원 7명이 참석했다. 건청궁은 지난 10월 100여년 만에 다시 제 모습을 찾았다. 문화재청과 한국관광공사, 에이콤인터내셔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문화계 인사와 일반 관람객 등 100여명이 참석해 건청궁을 둘러보고 뮤지컬 ‘명성황후’를 감상했다. 두 곡의 노래를 듣는 동안 내내 눈시울을 붉히며 기도하는 자세로 공연을 지켜보던 가와노는 “2년 전 용서를 빌러 여기에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환으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그는 “할아버지는 한국과 일본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했지만 그건 잘못된 일이었다.”며 말을 채 잇지 못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 한국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 얘기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며 끝내 말을 아꼈다. 이번에 세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의 가이 도시오(78) 대표는 공연이 끝난 뒤 일본에서 직접 써온 편지를 낭독했다. 먼저 건청궁 복원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건넨 가이 대표는 “일본과 한국 양국의 역사 인식 공유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의 의지를 담은 등불탑을 직접 깎아와 한국관광공사 관계자와 배우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회원 오카자키 와조(80)는 “자신의 맘을 어두운 밤으로 표현하는 왕비의 노래를 들으니 사죄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몇번을 와도 용서받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람객으로 따라나선 나홍주(74)씨는 “건청궁이 복원되고 그 안에서 명성황후 공연까지 봤다는 건 기쁘지만 일본에서 사죄하거나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아 슬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복궁을 돌아본 일행은 뒤이어 오후 명성황후의 묘가 자리한 경기 남양주시 홍릉을 찾아 추모행사를 가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전북 임실 옥정호

    전북 임실 옥정호

    갖가지 색으로 가을이 익어갑니다. 퇴락해가는 계절의 끝자락이 어찌 이리 아름다울까요. 그런가하면 수채화처럼 담담하고 차분하게 가을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습니다. 물안개지요. 낮과 밤의 기온차가 극심한 이맘때 물안개도 절정을 이룹니다. 단풍들의 현란한 색깔에 멀미가 난다면 한번쯤 물안개 피는 호숫가를 찾는 것은 어떨까요. 도시생활에 찌든 손 내밀어 호수의 촉촉한 뺨을 어루만져 보세요. 손가락을 타고 온 몸으로 자연이 퍼져감을 느끼실 겁니다. 내 몸의 수분이 물안개와 어우러지려는 게지요. 전북 임실의 옥정호는 자연이 선물한 수채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아침 햇살이 물안개와 자리바꿈할 때 쯤 옥정호는 믿기 힘든 또다른 광경을 선사합니다. 호수 가득 파란 하늘이 담기는 장관을 펼쳐 보입니다. #자연이 선물한 수채화 물안개는 물과 대기의 온도차이에 의해 생긴다. 물 위의 따뜻하고 습도높은 공기가 찬 공기와 만나면서 미세한 물방울로 응결된다. 이 물방울들이 빛에 산란되면서 하얀 구름처럼 보이는 것.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 아침이 물안개를 만나기 좋은 때다. 전날 가을비가 흩뿌리고, 다음 날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면 십중팔구 물안개가 벌이는 풍경의 축제와 만날 수 있다. 운암호, 섬진호, 갈담저수지 등으로도 불리는 옥정호는 섬진강 최상류의 호수다. 전북 임실군과 정읍시 등에 넓게 걸쳐져 있다. 면적은 26㎢ 남짓. 여느 대형 호수들처럼 넓게 펼쳐져 있지 않고, 물뱀이 유영하듯 산자락 구비구비를 에둘러 돌아간다. 옥정호가 지닌 매력의 절반은 물안개의 몫.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물길 위로 물안개가 차분히 내려 앉은 모습은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경치좋은 곳이면 흔히 갖다 붙이는 ‘선경(仙境)’이란 단어가 상투성의 나락에서 벗어나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옥정호의 전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단연 국사봉. 특히 동 트기 전에 올라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운암대교를 지나 5㎞남짓 구불구불 호반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운암면 입안리에서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과 만난다. 표지판이 없는데다 물안개에 가려져 자칫 그냥 지나기 십상.200m 아래 있는 국사봉 휴게소를 표지판 삼으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새벽 6시. 등산로 초입의 주차장은 이른 시간인데도 전국 각 지의 번호판을 단 차들로 가득차 있다. 첫번째 전망 포인트는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에서 잰 걸음으로 15분 거리다. 된비알을 쉽게 오르도록 조성해 놓은 230여개의 나무계단 끝에 송신탑이 있고, 여기서 5분 정도 더 오르면 목재로 조성된 전망대가 나온다. 사진작가들의 단골 촬영지답게 새벽을 기다리는 서너명의 작가들이 진을 치고 있다. 어디서 밀려왔는지 새하얀 운무가 호수를 장악하고 있다. 산허리 골골마다 하얀 솜이 감싸안은 듯한 모습.1000m 이상의 고산준봉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다. 내친 김에 국사봉 정상까지 올랐다. 해발 475m. 전망대에서 능선을 따라 30분 거리다. 정상에 서자 구름바다위로 방울토마토를 닮은 빠알간 해가 솟아 올랐다. 구름 아래서 주인의 아침을 깨우는 닭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구름위로는 철새 서너마리가 헤엄치듯 날아간다. 몽환적인 풍경이다.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서울에서 295㎞를 달려온 노고에 대해 넘치도록 보상을 받는 순간이다. #물안개와 함께 한 호반도로 옥정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중 하나가 호반도로. 가을바람따라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물안개를 보는 맛이 여간 각별하지 않다. 물안개는 아침햇살이 호수 전체에 퍼지는 오전 9시쯤이면 대부분 자취를 감춘다. 따라서 국사봉에서 장엄한 일출을 감상하고 난 다음, 곧바로 내려와 호반도로 드라이브에 나서길 권한다. 운암대교를 기준으로 강진면을 지나 태인 방향으로 가다 산내삼거리에서 산외 방향으로, 종산삼거리에서 운암 방향으로 가면 다시 운암교에 닿는다. 쉬엄쉬엄 달리면 2시간 가량 걸린다. 특히 범어리 들어가는 강변길은 반드시 가봐야 할 곳. 차 한 대 지나갈 정도로 좁고 험한 길이지만 옥정호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명경지수 같은 수면 위로 수암리와 발아산 등 시골마을이 겹쳐지며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때마침 제철을 맞은 구절초와 함께 사진을 찍어 놓으면 그대로 그림엽서가 된다. 호반도로에서 운암대교를 지나면 덕치면으로 이어지는 섬진강변길(27번 국도)과 호수를 끼고 도는 섬진댐 길(30번 국도)로 나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섬진강변길을 따라 덕치면 회문산 자락의 장산마을, 더 멀리 천담마을과 구담마을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물안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오전 10시. 구름에 가려졌던 옥정호 전경을 조망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국사봉에 올랐다. 붕어 모양의 섬(외안날)을 가운데 두고 호수의 물길과 주변 산자락들이 풍경화처럼 펼쳐져 있다. 파란 하늘과 채 걷히지 앉은 구름들이 그대로 호수에 담긴 모습이다. 아침 풍경이 담백한 수채화였다면, 이번엔 진한 색감의 유화와 마주하는 듯하다. 옥정호에서는 가을이 참 멋진 계절이다. 글 사진 임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전주나들목→17번국도 남원방향→21번국도 구이방향→광곡터널→신덕방향 우회전→749번 지방도→순창·구이·운암방향 우회전→30번국도 임실·운암방향→운암마을→순창·마암방면 우회전→새터삼거리→국사봉 전망대, 또는 호남고속도로→태인나들목→30번국도 임실·강진 방향→칠보읍내→27번국도→운암대교→운암삼거리 우회전→749번 지방도로→국사봉 전망대. # 가볼 만한 곳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지척이다. 관촌면 덕천리 임실 치즈마을(www.appenzell.co.kr)에서는 모차렐라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063)644-2008. # 잠잘 곳 운암대교 주변에 숙박업소들이 몰려 있다. 아침 일찍 국사봉에 오르려면 국사봉 산장에 묵는 것이 좋다.643-4912. # 먹거리 운암대교 오른쪽 전망 좋은 곳에 양식당들이 몰려 있다. 범어리 들어가는 길의 강나루식당은 붕어찜(1만원,2인 이상)으로 유명한 곳.221-6274. 산외한우마을에서는 질좋은 한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임실군청(www.imsil.go.kr) 문화관광과 640-2641.
  • 부위별로 다른 기미의 원인들

    부위별로 다른 기미의 원인들

    한방의 관점으로 보면 흔히 피부는 오장육부의 거울이라고 한다.오장육부의 이상이 내부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지 못하게하고 노폐물을 만들어 그것이 위로 올라와 피부의 각종 이상질환을 만들어 낸다.여드름을 예로 들어 폐에 열이 많으면 이마에,위장 경락이 막혀 있으면 볼에,자궁이나 신장이 약하면 턱과 입주변,간에 열이 많으면 코에 여드름이 많이 나는 것과 같이 기미 또한 한의학적으로 보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그 원인이 제각각으로 나타난다. ●첫째로,눈 밑과 눈 주위에 기미가 유독 많은 분들 요즘 시기에 수험생이나 직장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눈과 눈 주위의 기미는 대체로 정서적인 스트레스가 누적이 되어 간 기능이 떨어지면 기가 울체되고 그 기운이 얼굴 부위로 올라가 정상적으로 피부에 영양분 공급이 안 되어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이러한 분들은 대개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우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또한 소변이 잦고 가끔 명치 부분에 통증이 있을 때도 있다. ●둘째로,광대뼈 주위에 기미가 자꾸 생긴다면 산후에,위장장애가 있을때,비만 환자 등에게서 이런 증상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대체적인 원인은 음식조절을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셋째로,콧등에 자꾸 기미가 생긴다면 콧등에 기미가 자꾸 생기면 비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소화 장애,변비,설사,속쓰림,트림,더부룩한 증상 등이 많은 사람에게 생긴다 할 수 있다.기름진 음식,맵고 뜨거운 것을 과식하면 비위에 습열이 많아지는데 이것이 얼굴 부위로 올라오는 것.대체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코에 먼저 생기기 시작하여 입으로 번지는 특징을 보인다. ●넷째로 양 뺨에 기미가 생긴다면 양 뺨에 기미가 생기는 것은 그리 흔하지는 않다.대개 바람,온도,습도 등에 피부가 적응을 못할시 생긴다. 이러한 기미에 대하여 한방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각각의 증상에 따른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한방 요법의 치료와 봉침시술을 병행함으로써 기미를 제거할 수 있다.또한 요즘은 한방 피부관리의 방법을 병행하면서 그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거울을 보면 눈가 혹은 광대뼈 부위에 거뭇거뭇하게 끼어있는 기미를 가끔 볼 수가 있다.시골에 내려가면 자외선 등에 노출이 많이 되어 어머니의 얼굴에 조금씩 생기는 기미도 있겠지만,그러한 것이 아닌 실내에서의 생활에서도 기미가 많이 보인다면 내부 장기의 이상을 생각해봐야 한다. ■도움말 : 명옥헌 한의원 김진형 원장
  • 교도관의 재소자 폭행장면 공개 논란

    교도관의 재소자 폭행장면 공개 논란

    수용자를 폭행한 교도관을 징계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교도소측이 거부하자 인권위가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이례적으로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인권위가 그동안 인권위의 각종 권고에 대해 즉각 수용을 꺼려온 교정당국에 대해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권위는 15일 “등과 뺨을 때린 사실이 명백한데도 안양교도소가 ‘수용생활을 잘하라고 등을 한 대 두드리려다 어깨를 친 것을 피해자가 과장되게 표현한 것’이라며 부인했다.”면서 “제3자인 국민이 폭행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여겨 폭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양교도소는 “인권위는 해당 기관이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을 때 사유만 개괄적으로 공표할 수 있다.”면서 “피진정 기관의 명예를 손상시키면서 제출 자료를 공개한 것은 인권위의 독단”이라고 반발했다. 또 “1년에 수용인들이 제기하는 관련 고소·고발만 200여건에 이르는데 직원들이 모두 잘못한 것이 아니다.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번에 공개된 화면은 앞뒤가 끊긴 단면일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안양교도소는 인권위가 권고결정을 내리자 “교도관이 수용자를 폭행한 혐의를 부인하고 ‘인마’ 등 순화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한 것을 수용자가 과장되게 표현했다.”면서 “교도소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은 인정하나 징계 사안은 아니므로 자체 인권교육을 실시했다.”고 지난달 인권위에 통보했다. 인권위의 동영상 공개에 대해 다산인권센터의 박진 활동가는 “교정당국 등 피진정기관이 인권위의 권고를 툭하면 묵살하는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이번에 인권위가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향후 다른 기관이 적극적으로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용자의 인권과 교도관의 인권침해를 둘러싼 인권위와 교정당국의 시각차는 끊임없이 노출됐다.2001년 11월25일부터 지난달까지 인권위에 제기된 2만 7147건의 진정 가운데 무려 1만 1363건(42%)이 구금시설 관련이다. 인권위가 구금시설에 한 120건의 각종 권고 가운데 ‘수용’ 건수는 94건(78%)이며 ‘불수용(12건)’ 혹은 ‘검토(14건)’ 등 즉각 받아들여지지 않은 건수는 전체의 22%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국가기관의 인권위 권고 평균 수용률이 86%인 점을 감안하면, 교정당국의 ‘인권 눈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교정당국이 즉각 수용을 거부한 사례에는 재소자를 폭행한 직원에 대한 징계, 재소자에 대한 의료조치를 소홀히 한 관련자 징계 등이 담겨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권위의 모든 권고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안양교도소의 경우도 엄격한 자체 조사를 거쳐 폭행이 아닌 것으로 결론 지은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오상도기자 argus@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지난 9월, 미얀마와 인접한 태국을 찾은 취재진. 태국 주재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는 연일 학생들과 승려들의 시위가 펼쳐졌다. 취재진은 태국에서 미얀마 출신 망명자들이 만든 ‘이와라디 신문사’와 ‘DVB(라디오·인터넷 뉴스)’를 찾아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소식을 전 세계로 전하고 있는 현장을 취재했다. ●해피선데이(KBS2 오후 5시30분) 하이파이브 멤버들을 맞이하고자 특별히 준비한 바텐더들의 현란한 칵테일 쇼. 하이파이브 멤버들과 함께할 바텐더들의 개성만점 자기소개가 펼쳐진다. 본격적으로 바텐더가 되어보고자 직업 바텐더들의 화려한 저글링, 셰이킹, 불쇼를 함께 배워 본다. 매번 망신살이 뻗쳤던 지석진이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준다는데…. ●겨울새(MBC 오후 9시40분) 두 사람의 가정부를 차례로 내보낸 경우모. 집안 일을 혼자 도맡아서 처리해야 하는 영은을 위해 경우는 어머니에게 임시로라도 사람을 부르자고 한다. 경우모는 경우의 따귀를 때리면서, 벌써부터 영은 편을 든다며 크게 꾸짖는다. 한편, 경우모는 다시 한 번 정 회장을 찾아가 돈을 빌려 달라고 하고, 정 회장은 또 다시 거절한다. ●조강지처클럽(SBS 오후 9시55분) 길억은 진료를 받던 중 나미가 기적에게 전화를 하자 애인이냐고 물으며 상식있는 의사라면 지저분한 짓은 안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나미는 인표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자 인표만이라도 미국으로 보내라고 기적을 볶아댄다. 나미의 말에 길억은 미국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난 당신이 안가겠다고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특별생방송)2008 대수능 D-30(EBS 오후 6시50분) 6월,9월 모의평가의 출제 특징을 정리해 2008 대입수능의 출제방향을 전망하고 D데이가 30일 남은 수험생들에게 유의사항을 안내한다. 언어영역, 수리영역의 EBS 대표 강사들이 2008 대입수능 출제 방향을 예측하고 단원별로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한 출제 예상 문제를 공개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1950년대식 스키 경주를 복원한 슈거볼 리조트의 ‘실버 벨트 스키 경주’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등 환경 보존을 위해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다. 덴마크의 어민들은 고기를 잡을 때 돌고래들이 그물에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초음파를 이용하고 있다. 환경을 지키는 환경운동가들을 만나본다. ●황금신부(SBS 오후 8시45분) 지영모는 한숙을 만나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며 용서해 달라고 사정한다.“이따위 쇼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한숙의 답변에 지영모는 “지영이 뱃속에 아기가 있다.”면서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애 짓밟지 말고 잊어 달라.”고 부탁한다. 옥경은 세미와 같이 있는 영수의 뺨을 때리고 인연이 아니니 헤어지라고 악을 쓴다. ●옥션하우스(MBC 오후 11시40분) 연수가 위작 작가의 딸이라는 사실을 안 서린은 윌옥션의 신뢰도 추락을 염려해 연수에게 회사를 나가라고 한다. 서린이 손철만 회장이 가진 그림을 경매물품으로 받아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자 윤재는 연수에게 맡기자고 제의한다.
  • 사내가 성폭행 미수에 그쳐야만 했던 ‘사연’

    젊은 사내가 성폭행을 시도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면,그 이유는? 중국 대륙에 한 20대 남성이 10대 소녀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는데,그 ‘기막힌’ 이유 탓에 화제가 되고 있다. ‘기막힌’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동남부 푸젠(福建)성 후리(湖里)구 안더우서(安兜社)에 살고 있는 20대 사내 린(林)모.그는 지난 4월 10대 소녀를 성폭행하려 했다가 끝내 미수에 그쳤는데,그 이유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하문상보(厦門商報)가 최근 보도했다. 하문상보에 따르면 ‘종자’가 성폭행 미수에 그친 사연은 이렇다.지난 4월6일 오전 8시쯤이었다.아리잠직한 모습의 샤오위(小雨)양은 후리구 안더우서에 있는 한 PC방에서 밤새도록 게임을 하다가 새벽녘에 집으로 돌아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유티아오(油條·밀가루 반죽을 튀긴 것인데,설탕으로 버무리지 않은 커다란 꽈배기와 비슷함)와 콩국물로 얼요기를 했다.이어 간단하게 샤워를 끝내고 침대에 눕자마자 금세 잠이 들었다.오후 2시쯤 됐을까.그녀는 갑작스레 커다란 돌이 온몸을 짓누르는 듯하면서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차붓소처럼 생긴 어떤 젊은 남자가 자신의 배 위에서 씩씩거리며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지 않은가.그녀의 몸은 이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이에 “살려주세요!”라고 크게 소리치자마자 린은 자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살고 싶으면 가만히 있어.”라고 욱대긴 종자는 얼른 옆에 있던 목침을 들고 그녀의 얼굴을 내리찍을 기세였다.놀란 샤오위양이 몸을 움추리며 온몸을 비틀어 반항을 했다.하지만 그녀는 억센 린을 당해낼 수가 없어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성폭행 위험 속에 빠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샤오위양이 사력을 다해 틀어막고 있던 종자의 손가락을 깨물며 반항하는 몸짓을 보이자마자 린은 “아야.”하며 소리치면서 후다닥 일어나 도망쳤다.그녀가 생각하기에는 그리 아프게 깨물지도 않았는 것 같은데….마치 울고 싶어 하는 어린이에게 뺨을 때린 꼴이었다. 린은 그러나 몇발짝 도망가지 못하고 샤오위양의 고함소리를 듣고 달려온동네 주민들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종자를 잡은 동네 주민들은 고대 그를 공안(경찰)당국에 넘겼다. 공안당국 조사결과 성폭행 미수범 린은 여자친구에게 차인 뒤 하릴없이 동네를 왔다갔다 헤매고 있었다.이때 우연히 대문 틈으로 샤오위양이 속옷만 입은채 잠이 든 것으로 보고 갑자기 사심이 발동해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종자가 여자에게 차인 결정적인 이유가 ‘성기능 장애’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린이 그날 결국 성폭행 미수에 그친 것은 바로 이런 까닭에 연유한 것이 아닌지….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조교폭력 대응 학생제적 부당”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28일 조교를 폭행했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제적된 정모(21)씨가 한국체육대학 총장을 상대로 낸 제적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대학의 처분이 너무 가혹하다.”면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씨가 조교에게 다소 흥분된 어조로 불손하게 말을 한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조교가 먼저 욕설을 하고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을 고려하면 대학이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들을 교육해 사회의 구성원으로 길러내야 할 책무를 쉽게 포기하고 제적한 것은 너무 가혹하다.”면서 “대학의 제적처분은 징계재량권을 넘어 위법하다.”고 밝혔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시네마 천국(EBS 오후 10시50분) ‘광식이 동생 광태’,‘바람난 가족’,‘가족의 탄생’ 등에서 발칙하고 재기발랄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 배우 봉태규. 애드리브를 싫어하고, 촬영 전에 스태프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또 다른 모습의 봉태규. 데뷔작 ‘눈물’에서 최근작 ‘두 얼굴의 여친’까지 꾸준히 성장해온 배우 봉태규를 만나본다.   ●추석특집 W(MBC 밤 12시10분) 추석을 맞아 세계 10개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살펴보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다.10주년을 맞는 다이애나 사망 사건,8회에 걸쳐 세계 미인대회를 석권한 스웨덴의 미스 스웨덴 대회의 변화, 내전 종결 5년을 맞는 시에라리온,4명의 부인을 허용하는 니제르의 일부다처제 등 분야별 주요 이슈를 들여다본다.   ●날아오르다(SBS 오후 9시55분) 진희는 빗속을 걸어가고 이를 바라보던 제임스는 우산을 씌워주며 빗속에서 우는 건 편한 게 아니라 비참한 거라고 말을 건넨다. 그때 달려가던 차가 흙탕물을 튀기고, 순간 제임스는 몸을 돌려 진희를 막아주는데 둘은 포옹하다시피 안는 모양새가 된다. 제임스는 또 뺨맞는 줄 알았다며 농담을 건네는데…   ●부부 클리닉-사랑과 전쟁(KBS2 밤 11시15분) 고아인 자신을 받아준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완벽한 아내이자 며느리 노릇을 하며 사는 윤숙. 하지만 최근 자꾸만 깜빡거리는 기억력 때문에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옷에 소변까지 보곤 깜짝 놀라 병원을 찾는데…. 뜻밖에 진단은 초기 치매. 윤숙은 혼자 괴로워한다.   ●6시 내고향(KBS1 오후 5시40분) 21일 서울 방학동 도깨비 재래시장에서 80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 고향의 풍성한 추석맞이 현장을 소개한다. 추석 무렵이면 더욱 풍성해지는 고향 들녘, 첫 수확을 앞두고 숨 쉴 틈 없는 벼 수확과 달콤한 배 수확현장을 찾아가 고향의 넉넉함을 전하고 추석이 되면 전통 대대로 해먹었던 고향의 맛을 느껴본다.   ●라이프 n 조이(YTN 오후 8시35분) 탐스럽게 영근 오곡백과가 풍성한 추석을 알린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알찬 볼거리가 있는 충남 공주 여행.1500년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찬란한 우리 조상의 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토실토실 알밤을 수확하며 농부들이 흘린 땀의 소중함을 깨닫고 고향집 할머니의 푸근함을 느껴본다.
  • 17세 축구신동 보얀, ‘사포’ 개인기 화제 만발!

    17세 축구신동 보얀, ‘사포’ 개인기 화제 만발!

    ’호나우디뉴 뺨 치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는 올시즌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팀으로 주목받고 있다. 호나우디뉴-사무엘 에투-리오넬 메시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에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는 티에리 앙리가 가세했기 때문. 이 4명의 슈퍼스타는 2006독일월드컵에서 역대 최강 공격라인으로 평가받은 브라질의 ‘마법의 4중주’(호나우두-아드리아누-호나우디뉴-카카)와 비교되며 ‘新 마법의 4중주’라고 불리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들 ‘新 마법의 4중주’의 선수들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어린 선수가 바르셀로나에 있다는 사실이다. 보얀 크르키치 페레스. 얼마전 끝난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보얀은 가나와의 준결승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총 5골을 터뜨렸다. 준결승전에서 연장전에 결승골을 터뜨렸지만 경기 종료 직전 성숙하지 못한 플레이로 퇴장을 당한 것이 옥의 티. 그러나 보얀은 대회 이후 브론즈볼을 수상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공인 받았다. 17일(한국시간) 보얀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오사수나와의 경기에서 기가 막힌 개인기를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들과 골키퍼를 농락하는 일명 ‘사포’를 선보인 것. 드리블 속도가 매우 빨랐고, 공간이 그리 넓지 않았지만 그림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오사수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벤치에 앉아있던 호나우디뉴도 환한 미소를 지을 만큼 ‘대단한 발재간’이었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총 889골이라는 경이적인 골 기록을 남기며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밟은 보얀. 1990년생. 이제 불과 만 17세다. 바르셀로나에 또 다른 괴물이 등장했다. 기사제휴 / 스포츠서울닷컴 심재희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