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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는 처녀의 뺨 때린 도둑 이야기

    C=꿩 먹고 알까지 먹으려다 쇠고랑을 찬 도둑의 이야기. 8일 동대문경찰서에 절도 및 강간 미수혐의로 구속된 한(韓)모씨(21)란 친구는 이날 상오 1시 40분쯤 동료도둑인 김(金)모씨(23)와 함께 종로5가 K미장원 2층에 침입, 전축 1대를 훔쳐 집밖에까지는 잘 들어다 냈는데-. A=그만 남의 여자까지 도둑질을 하려 했군. C=그런데 이 친구의 수법이 아주 엉큼하고 별나더군. 이날 밤 이 미장원 2층 방에서는 미용학원에 다니는 안주인 여동생인 이(李)모양(19)이 혼자 자고 있었는데 이 친구 캄캄한 속에서 도둑질을 하면서도 어느새 그 낌새를 알아 챘던지 전축을 들고 밖에 나와서는『잠깐 다시 들어갔다 나올테니 여기 기다리라』고 김을 밖에다 세워놓고 혼자 다시 2층으로 올라갔지. 그러고는 불을 켜고 보니 아니나 다를까, 어여쁜 처녀가 속옷바람으로 혼자 쌔근쌔근 자고 있지 않는가. 한이 처녀의 옷을 들추려는 순간 놀라 잠이 깬 처녀가 겁에 질려 모기만한 소리로 『누구냐』고 하자 이 친구『나는 도둑이야. 봐, 전축이 없어졌지 않아』하며 유유자적, 어느 새 이양의 손가락에 낀 금반지와 머리맡에 뒀던 팔뚝시계, 현금 2백원을 빼앗아 함께 호주머니에 집어 넣고는 이렇게 수작을 부렸지. B=도둑근성 하나만은 철저하군. C=『심심하니 화투나 치며 놀자』고 말이야. 처녀가 『있는 건 다 줬으니 제발 가주시오』라며 거절하자 어럽쇼 이 친구 하는 짓이 『총각이 처녀에게「프로포즈」하는데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고 호통을 치며 뺨을 두 대 때리지 않았겠나. 그러지 않아도 아래층에서 자던 처녀의 형부가 2층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귀를 쫑긋하고 있던 판에 뺨 때리는 소리가 나자『도둑이야』하고 밖으로 뛰어나갔지. 마침 순찰 중이던「사이카」순찰대가 달려와 두 도둑을 잡았어. D=그 친구 엉큼하기도 하지만 배짱 한번 두둑하군. [선데이서울 72년 6월 18일호 제5권 25호 통권 제 193호]
  • “대박소설 쓰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노(老)작가가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제아제바라아제’, ‘다산’, ‘원효’ 등 지금껏 무겁고 진지한 소설을 써온 작가 한승원(70)이 소설창작 안내서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랜덤 하우스 펴냄)에서 ‘돈이 되는 소설을 쓰는 비법’을 공개한다. ●“억대 상금 문학상 굴러다니고 있다” 한승원은 이미 2000년 ‘한승원의 글쓰기 교실’(문학사상사 펴냄), 2008년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푸르메 펴냄) 등 일련의 ‘한승원 표’ 글쓰기 안내서를 냈다. 하지만 이번엔 기본적인 자세부터가 사뭇 다르다. 전처럼 실용문이 아니라 자신이 40여년 동안 몸 담아온 소설의 작법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무엇보다 ‘글은 자기 깨달음의 기록’이라며 진지한 글쓰기 자세를 요구했던 그가 ‘돈 되는 소설 쓰는 법’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두부터 그는 “(1억원, 1억 5000만원 고료의 문학상 등) 언제부터인가 세상에는 눈먼 대박들이 굴러다니고 있다.”면서 “이 책이 그 대박을 단박에 움켜잡는 데 착실하게 길안내를 할 것”이라고 밝힌다. ‘대박을 위한 안내서’답게 그는 “기존 창작론은 교수들이 이론만 중심으로 써 실용성이 떨어졌다.”면서 “구구한 설명보다 오랜 시간 직접 창작을 해오며 겪은 현장의 고민과 그 풀이법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성법, 흥미로운 소재 찾는 법 등을 차근차근 경험에 비춰 설명한다. ‘신춘문예용 작품’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목선’의 창작과정을 예로 든다. 산골 초등학교 교사 시절인 1967년 9월 그는 머리를 박박 깎고 학부모나 동료교사들도 멀리한 채 숙직실에 박혀 소설쓰기에만 몰두했다고 고백한다. 소재는 고향에서 경험했던 김 양식으로 정했고, 나무배를 여인으로 상징화하고자 했다. 덧붙여 ‘목선’의 서두와 결말, 문장 구성 원리까지 친절하게 소개한다. ●베스트셀러 문체·소재 등 분석 소설 쓰기 각론에 들어가서는 ‘대박이 난’ 작품을 사례로 설명한다. 김훈의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으로 묘사적 문체와 소설의 역사인식을 설명하고,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로 참신한 시각을, 김별아의 ‘미실’로 소재의 중요성을 강의하는 식이다. 소설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국소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 등 기본적인 내용도 다뤄 온전한 소설작법의 모습을 갖추려 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녀와 소설가는 모두 상품”이라고 말한다. 신진작가가 이런 소릴 했다면 뺨맞을 일이지만, 존경받는 원로급 작가의 이야기니 끝까지 진의를 살펴볼 일이다. 그는 소설을 비롯한 문학이 지금껏 제도권 안에서 예술성만을 강요받아 입지가 좁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역으로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는 것이 스펙트럼을 넓히는 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애인 버린 두달만에 뺨맞은 다방아가씨

    18일 하오 부산시 동구 P다방에서 차를 날라온 「레지」아가씨를 느닷없이 철썩 뺨을 후려갈기며 『x같은 x』하고 욕지거리를 퍼부은 20대 청년이 기고만장. 더욱 이상한 것은 따귀 맞은 아가씨가 한마디 말도 못하고 청년 앞에 앉아 훌쩍훌쩍. 사연인즉 이들은 대구에서「뜨거운 관계」였는데 「레지」아가씨가 2개월 전 말 한 마디 없이 행방불명됐다가 우연히 이날 다방에서 애인을 만나 졸경을 치렀었다나-. -따귀는 사랑의 씨앗. <부산(釜山)> [선데이서울 72년 6월 4일호 제5권 23호 통권 제 191호]
  • ‘내조의 여왕’ 오지호-최철호, 김남주 두고 몸싸움

    ‘내조의 여왕’ 오지호-최철호, 김남주 두고 몸싸움

    김남주를 사이에 두고 오지호와 최철호가 한판 승부를 벌였다. 16일 첫 방송되는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오지호와 최철호는 김남주를 사이에 두고 몸싸움을 벌인다. 준혁(최철호 분)은 우연히 장례식장에서 만난 학창 시절 퀸카였던 지애(김남주 분)가 망가져 있는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 더욱이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지애가 집 앞에서 달수(오지호 분)와 키스하는 장면이 순간 떠오른 준혁은 아무 말 없이 달수를 노려봤다. 팽팽한 긴장 속에 달수와 준혁은 술잔이 오고가던 중 준혁이 먼저 달수에게 비아냥거리는 말을 건넸다. 이에 화가 난 달수는 준혁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 것. 오지호와 최철호의 격투신 촬영을 지켜본 천지애 역의 김남주는 “음~ 두 남자가 날 너무 사랑해. 집에 있는 남자까지 세 남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두 남자의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린다. 어쩜 저렇게 실제 모습을 닮았는지 모르겠다.”고 자연스러운 연기에 감탄했다. 김남주에게 ‘짝’ 소리가 날 정도로 뺨을 세게 맞은 오지호는 “무척 아프다.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끝나니 얼얼하다. 드라마에서 여자한테 맞아 본 것은 처음인 듯한데 실제로 이런 상황이라면 말도 안 된다. 믿었던 마누라한테 뺨을 맞는다면 육체적 고통보다는 배신감에 더 많이 아플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7년만의 백수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달수와 지애의 진퇴양난을 그린 MBC 새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은 16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사진제공 = MBC)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상처 없는 치유자는 없다/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상처 없는 치유자는 없다/황진선 논설위원

    요 즘 지인들에게서 “언론이 정반대의 기사를 싣는다.”는 말을 듣는다. 엊그제도 법조인 몇 분을 만났는데 신영철 대법관 사퇴 불가론과 자진 사퇴론을 펴는 몇몇 신문을 거명했다. 용산 참사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강제진압에 나선 공권력에 더 책임이 있다는 논조와 법을 무시하고 경찰에 저항한 철거민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논조가 맞서고 있다. 미디어 관련 법안을 둘러싼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렇게 언론이 극렬하게 대립한 것은 1945년 해방공간 이후 처음일 듯싶다. 당시 언론은 좌우익 세력의 선전지의 성격이 강했지만 요즘엔 언론이 자사이기주의에 따라 스스로 파당성을 띠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 지난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사회통합을 위한 과제 및 추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통합지수는 200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국 가운데 19위다. 그만큼 갈등과 대립이 심하다는 경고다. 그나마 좌우갈등, 이념갈등은 사회통합지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으로는 일자리 부족, 소득 불평등, 식품안전·의료 보장 문제, 교육 기회의 불평등, 자산의 불평등 심화를 꼽았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경제 위기를 맞아 올해 상반기에 사회통합지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50만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출판계에서는 ‘엄마를 부탁해’ 신드롬이 경제위기 속에 사회적으로 모성애를 갈망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얼마전 소설가 이문열은 우리의 지식인 사회가 서로 상대방의 뺨을 때리면서 내 상처와 내 아픔이 더 크다고 악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뒤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일깨웠다고 보도했다. 온 국민이 김 추기경을 애도하는 것은 우리 사회 저변의 사랑과 통합을 갈구하는 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김 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을 보면 헨리 나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를 소개하는 대목이 나온다. 구세주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 가운데 앉아서,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에 붕대를 한꺼번에 전부 풀었다가 다시 감고 있는데 비해, 자기를 필요로 하는 때를 기다리며 상처에 붕대를 하나씩만 감고 있는 분이라는 것이다. 자신에게도 상처가 있고 고통이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남을 생각할 줄 알고 남을 돕기 위해 언제나 달려갈 수 있는 마음과 사랑이 있는 곳에 구세주가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내 상처가 다 아문 뒤에야 누구를 돕겠다는 것은 그 누구도 돕지 못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더불어 살기와 일자리 나누기의 실천이야말로 갈등과 분열을 화합의 시대로 이끄는 길이다. 특히 가진 사람들이 고통을 나누겠다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김 추기경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돌봐주던 신부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요즘 정말 힘든 고독을 느끼고 있네. 86년 동안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그런 절대고독이라네. 세상의 모든 것이 끊어지면 오직 하느님만이 남는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려고 그러시나봐.” 평생 사랑과 겸손의 삶을 살았던 김 추기경조차 그런 절대고독을 느꼈다고 하니 우리의 삶은 어떠한지, 또 어떠해야 하는지 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연기경력 15년 김남주 “때리는 연기 가슴 떨려”

    연기경력 15년 김남주 “때리는 연기 가슴 떨려”

    탤런트 김남주가 연기 경력 15년 차의 베테랑임에도 “아직도 때리는 연기를 할 때면 가슴이 떨린다.”며 때리는 사람의 아픔을 토로했다. 김남주는 16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장례식장 장면을 촬영했다. 영숙(나영희 분)의 시모상에 조문을 온 지애(김남주 분)와 달수(오지호 분)는 봉순(이혜영 분)ㆍ준혁(최철호 분) 커플과 부딪히게 된다. 합석하게 된 두 커플은 어색한 분위기에서 지애와 봉순은 영숙을 돕는다며 자리를 떴다. 이후 남아 있던 두 남자는 서로 기싸움을 벌이다 결국 몸싸움이 벌어진다.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 장례식장을 본 지애는 깜짝 놀라 달수에게 다가가 갑자기 달수의 뺨을 세게 후려친다. 지애는 자신을 좋아했던 준혁이 친구 지애의 남편이자 달수의 상사가 돼 나타나자 무작정 “빨리 부장님께 사과 못 드려?”라고 소리를 지르는 신. 두 세 번의 리허설을 거친 뒤 촬영에 들어간 김남주는 오지호의 뺨을 ‘짝’소리가 날 정도로 내려쳤다. 하지만 드라마 연출을 맡고 있는 고동선 PD는 “냉혹한 마누라의 이미지가 느껴져야 한다. 흔들림이 없는 상황으로 다시 한 번 리얼하게 가자.”고 주문했다. 김남주는 다시 한 번 있는 힘을 다해서 오지호의 얼굴이 휙 돌아갈 정도로 뺨을 내리쳐 단 두 번 만에 O.K 사인을 받아냈다. PD의 컷 소리를 들은 김남주는 “미안해”라고 인사하며 오지호의 뺨을 어루만져줬다고. “‘내조의 여왕’에서 나에게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며 “화사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벗고 있는 그대로의 아줌마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김남주가 열연을 펼치는 MBC 새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은 16일 오후 9시 55분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 = MBC)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하마수현 : “선생님 동욱이가 방금 제 뺨을 때렸어요.”동욱 : “수현이가 1년 전에 저더러 하마라고 했기 때문에 때린거예요.”선생님 : “1년 전 얘기를 가지고 왜 지금 친구를 때리니?”동욱 : “어제 동물원에 갔다가 하마를 처음 봤거든요.”●충격요법딸꾹질 때문에 병원에 온 수녀가 진료실에서 뛰쳐 나와 진찰비도 내지 않고 뛰어 나가 버리자 간호사가 깜짝 놀랐다. 의사가 진료실에서 나오자 간호사가 물었다.“그게 말야, 내가 진찰을 하고 나서 말기 암이라고 이야기했거든.”“정말 말기암이었나요, 아직 젊고 예쁘던데….”간호사가 놀라서 말했다.“물론 아니지. 하지만 그렇게 말해 준 덕에 딸꾹질은 멈췄거든.”
  • [10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공기 좋고 경치 좋고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시골마을, 가평 연하리. 동네 젊은이라곤 방글라데시에서 온 리타와 6살 난 재광이뿐. 두 모자의 일거수일투족이 동네 어르신들에겐 최대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데…. 4대가족의 큰며느리, 방글라데시에서 온 리타와 꼬마 재광이를 소개한다. ●아내와 여자(KBS2 오전 9시) 만중은 지방 병원의 스카우트 제의를 자경에게 알린다. 자경은 정들었던 모든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게 못내 속상하지만 남편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 태환이 제 잘못이라고 하는데도 원우와 선자는 연하의 이혼 결정을 연하 탓으로만 돌리며 몰아세우고, 연하는 선자의 병을 걱정해 이혼을 재고하겠다고 한다. ●사랑해, 울지마(MBC 오후 8시15분) 신혼집으로 구해 놓은 빈 아파트에서 미수와 영민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음악까지 준비한 영민은 미수와 자연스럽게 춤을 춘다. 한편, 가게에서 퇴근하던 길에 미선은 전 남편으로 인해 예전부터 시달림을 받았던 사채업자와 마주친다. 함께 있던 파블로는 미선을 적극 보호하려 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25분) 쓰레기집을 방불케 하는 열악한 가정환경. 몇 년 묵은 쓰레기와 곰팡이가 뒤범벅인 방안에 11살 첫째부터 3살 막내까지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 거친 5남매가 있다. 무시무시한 발길질, 분노가 폭발했다하면 인정사정 없이 뺨때리기 등 전주의 무법자 통제불능 5남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공부의 달인(EBS 오후 10시40분) 공부를 위한 고3생활을 다짐한 공부의 달인 조준희. 어차피 치러야 할 대학입시라면 후회 없이 고3을 보내고 싶다는 준희군. 어떤 방법으로 공부했을까? 비록 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최상위권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공부의 달인을 꿈꾸는 모든 학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세계보건기구가 흡연으로 인해 올 한 해 500만 명이 숨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가운데, 지난해 영국 정부는 극장, 회사, 펍, 레스토랑 등 실내에서 흡연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또한 담뱃값을 올리고, 담배 광고를 제한하며, TV에서 금연 캠페인을 벌이는 등의 정책도 펼치고 있다.
  • 프로포즈 거절하자 통화정지로 분풀이

    부산(釜山)의 모전화국 G씨는 관내의 S다방을 뻔질나게 출입하며 은근히「마담」여인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S다방의 전화료가 밀리자『잘 봐 준다』며 술대접을 받은 것까지는 괜찮았다. 물실호기, C「마담」에게 은근하게 「프로포즈」했는데『연애는 싫다』는 냉정한 말에 화가 치민 G씨, 4월 23일 덜컥 S다방의 전화를 끊어버려 통화정지로 낯간지러운 보복. -시어머니한테 뺨 맞고 강아지 쥐어박은 꼴이군. <부산> [선데이서울 72년 5월 7일호 제5권 19호 통권 제 187호]
  • [열린세상] KBS에 ‘K’가 없다/김무곤 동국대 교수

    [열린세상] KBS에 ‘K’가 없다/김무곤 동국대 교수

    KBS에 ‘K’가 빠졌다. KBS(Korean Broadcasting System)의 K는 ‘코리안’인데도 KBS가 송출하는 방송프로그램에는 ‘대한민국’이 보이질 않는다. ‘국가기간방송’을 표방하는 KBS는 국민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는가. 텔레비전 화면 귀퉁이의 방송국 표지만 가리면 ‘국가기간방송’은커녕 완전히 다른 나라 방송이다. 오히려 방송프로그램의 전후에 방영되는 민간기업의 상업광고가 “힘내라.” “잘 될 거야.”하고 국민을 격려하고 있는 동안 KBS가 만든 프로그램들은 사오정처럼 생뚱맞고, 소가 닭 쳐다 보듯 엉뚱하다. 그중에서도 드라마가 가장 황당하다. 처음 본 여성에게 파락호 짓을 하다가 뺨을 맞은 아들의 복수를 하겠다고 재벌회장이 방송국 앵커우먼의 뺨을 때리거나(‘미워도 다시 한 번’), 가난한 여고생이 재벌 아들인 남학생 집에서 자고 와도 그 여학생 부모가 되레 기뻐하거나(‘꽃보다 남자’), 사통(私通)한 남자와의 사이에서 난 아이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국왕을 몰아내려다 실패한 고려의 한 왕후를 거란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구국의 영웅으로 묘사한다. 게다가 그 내용은 역사의 기록과 전혀 다르다. 이웃 일본의 공영방송 NHK를 보자. 한 여자의 일생을 그린 드라마 ‘오싱’은 전후(戰後)의 가난과 고통 속에서 꿋꿋이 버텨온 일본국민에게 바치는 공감과 존경의 헌시(獻詩)였다. 그뿐이 아니다. 전후 수십 년간 방영되어온 NHK 역사대하드라마는 동시대를 규정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패전으로 인한 열패감에 젖어 있던 1950년대에는 전국시대 무장(武將) 오다 노부나가를 내세워서 강력한 리더십의 전형을, 고도성장기로 접어든 1960, 70년대에는 일개 하인에서 최고권력자의 자리까지 오른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혈통이나 학벌이 없는 사람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성공신화를, 저성장기인 1980년대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통해 인내(忍耐)와 수성(守成)의 미학을 그렸다. 글로벌화를 요구하던 시대에는 최초의 국제인 사카모토 료마를 찾아내고, 버블의 조짐이 보이던 1993년에는 후지와라 일가의 영화(榮華)와 멸망을 그린 ‘불꽃이 타오르다’를 통해 버블 붕괴를 경고했다. 소득격차사회의 폐해가 속출하던 2004년에는 메이지유신 직전 구체제였던 도쿠가와 막부(幕府)를 수호하다 전멸당한 ‘신센구미(新選組)’를 등장시켜 사회변혁기의 패배자집단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 팍팍한 2009년에 KBS가 드라마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억울하면 재벌이 되라.”는 것인지, “돈 많고 잘생기면 무슨 짓을 해도 된다.”는 것인지, “나라가 외세의 침략 앞에 놓였으니 여자도 나가 싸워야 한다.”는 건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KBS 드라마의 어떤 내용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전한 정서를 함양하고 올바른 품성을 심어주며 미래에 대한 꿈을 갖도록 노력(KBS 방송강령 제12항)”한 것인지, “‘다양성’을 바탕으로 시청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여 상업방송의 선정적 프로그램으로부터 국민정서를 보호하는 정신적 그린벨트를 구축(KBS 편성원칙)”하려 한 것인지 우리는 알고 싶다. 지금의 방송경영환경에서, 또 이런 경제난국에 시청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바 아니다. 시청률 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시청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그러나 백번 양보해도 이건 아니다. 이 시점에 공영방송이 할 일이 아니다. 시청자를 바라보는 그 시선이 알량하고 음험하다. KBS가 자기 회사 이름에 들어 있는 코리안(Korean)을 대체 무엇으로 생각하는지, 그 코리안(Korean)들은 참으로 답답하다. 김무곤 동국대 교수
  • 박예진 출연하면 시청률1위? ‘예진효과’ 입증

    박예진 출연하면 시청률1위? ‘예진효과’ 입증

    배우 박예진이 출연하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이 2주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예진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11일 방송된 ‘미워도 다시 한 번’은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1위를 탈환했다. 드라마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은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력을 가장 큰 요인”이라고 꼽고 있으며 특히 배우 박예진의 새로운 연기변신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박예진은 드라마 방영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불같은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재벌 2세면 세상 여자가 다 네 거냐?”는 거침없는 말을 내뱉으며 당차게 상대배우 정겨운의 뺨을 때리는 등 완벽하고 도도한 최윤희 역을 소화해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관계자는 “박예진의 출연으로 젊은 연령대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중년 연기자들의 열연과 함께 박예진의 신선하면서도 안정된 연기력이 드라마의 균형을 잡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시청자들은 드라마 방영 전부터 “박예진을 오랜만에 드라마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갑다. 꼭 챙겨 볼 것.”, “박예진이 드라마의 신선한 자극이 된다. 박예진 때문에 본다.”등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박예진이 출연하고 있는 SBS ‘일요일이 좋다’ 1부 ‘패밀리가 떴다’는 매주 이슈를 낳으며 현재 21주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어 ‘예진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사진제공 = BOF)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엄마와 읽는 동화] 다시 쓴 초대장/배익천

    [엄마와 읽는 동화] 다시 쓴 초대장/배익천

    ‘흐흥, 흐흥! 지태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내일 이맘때면 선물 더미에 파묻혀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게 아닐까?’ 오직 그게 걱정이었다. ‘방학과 함께 맞는 생일, 초등학교 마지막 생일을 정말 멋지게 보내야지.’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었다. ‘언제나 내 편인 엄마는 오늘부터 바쁘시겠지?’ 지태는 바쁜 어머니를 어서 보고 싶었다. 빨리 걸었다. 오늘따라 엘리베이터가 굼벵이처럼 느렸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바쁜 걸음으로 문 앞으로 가 섰다. 딩동! 딩동! 벨이 울려도 기척이 없다. ‘시장 가셨나?’ 들뜬 기분이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지태는 가방을 고쳐 메고 힘없이 벽에 기대 섰다. 1001 아파트 호수를 이마에 붙이고 있는 회색 문이 갑자기 솟을대문처럼 보였다. 지태는 장난기가 일었다. 텔레비전 연속극의 한 장면처럼 짐짓 뒷짐을 지고 두어 번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이리 오너라!” 금방 어머니가 깔깔 웃으며 나올 것 같아 몸이 배배 꼬였다. “니가 오니라!” “어!” 어머니 목소리가 아니라 아이 목소리였다. 배배 꼬이던 몸이 기름에 튀긴 꽈배기처럼 빳빳해졌다. “이리 오너라!” 얼떨결에 다시 나온 말은 화난 목소리처럼 컸다. “아이구! 도련님이시군요. 죄송해요. 조금 전에도 어떤 아이가 장난질을 했기에…….” 삐이걱, 대문을 밀고 나온 아이는 머리카락을 궁둥이까지 땋아 내린 지태 또래의 아이였다. 반쯤 열린 대문 안에서 꽃향기가 더운 바람처럼 쏟아져 나왔다. 벌렁벌렁, 지태의 코는 저절로 벌렁거렸다. “도련님, 서당 다녀오십니까?” 대문 밖으로 나온 아이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도련님이라니? 나는 지금 학교에서 온단다.” “도련님, 오늘도 서당에서 말썽부리셨지요? 마님께서 조금 전에 훈장님 전화를 받고 아주 슬프게 울고 계신답니다.” 아이는 지태의 말에는 아랑곳 않고 자기 말만 했다. “서당과 훈장님은 뭐고, 전화는 웬 전화냐?” 지태가 어리둥절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이리 오세요. 오늘은 마님이 그냥 넘어가지 않으실 테니까요.” 아이가 지태의 손을 잡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고린내가 나는 신발장이며 복닥복닥 들어앉은 가구는 간 데 없고 대문 안은 넓은 흙마당이었다. 마당 저 끝에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보이고, 군데군데 서 있는 나무는 환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이는 지태를 장독대 곁으로 데리고 갔다. 크고 작은 장독이 넘어가는 햇빛에 맨질맨질 빛나고 있었다. 장독대 둘레에는 웃자란 상사화가 머리카락을 풀어 헤친 듯 잎사귀를 늘어뜨리고 제비꽃이 무리지어 다소곳이 피어 있었다. “도련님, 왜 남의 귀한 도련님을 자꾸 때리세요?” 아이가 반반한 장독대 축돌 위에 지태를 앉히며 나무라듯 말했다. 지태는 가슴 한복판으로 서늘한 물줄기 하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지태네 반 아이들이 알고, 선생님이 아는 일이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까맣게 모르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걸 선생님이 말씀하셨단 말인가? 그래서 어머니가 울고 있단 말인가?’ 지태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생일 선물 더미 속에 파묻혀 숨도 못 쉴 것 같은 즐거운 마음에 얼음물이 끼얹어졌다. 갑자기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마치 남의 집 아들처럼, 술만 취했다하면 머리고 뺨이고 가리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손찌검을 하는 아버지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새우처럼 몸을 오그렸다. 퍽, 퍽, 퍽. 귓속 가득 주먹 맞는 소리가 들어왔다. “죽어요. 죽어! 이러다 아이가 죽어요.” 어머니의 비명 소리다. “죽어, 죽어! 다 죽어!” 어머니 머리 위에도, 어깨 위에도 아버지 주먹이 소낙비처럼 쏟아졌다. 지태는 아버지에게 맞은 주먹을 아이들에게 다 돌려주었다. 조금만 거슬리면 주먹부터 날렸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머리고 뺨이고 가리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날렸다. 시원했다. 새우처럼 오그라들었던 몸과 마음이 쭉 펴지는 것 같았다. 울고 있는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이 지태 편이던 어머니다. 지태가 또 두들겨 맞을까봐 아무 것도 아버지에게 이르지 않던 어머니다. 그런 어머니가 자기 때문에 울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나, 엄마에게 데려다 줘.” “마님은 아직도 울고 계십니다. 오래오래 우실 것입니다. 도련님은 오늘도 귀한 집 도련님들을 많이 울리고 왔으니까요.” “아니야, 오늘은 아무도 때리지 않았어.” “꼭 주먹으로 때려야 때리는 게 아닙니다. 마음으로도 얼마든지 때릴 수 있지요. 도련님은 오늘 동우 도련님에게 생일 선물로 울트라 슈퍼 디럭스를 사오라고 했지요?” “네가 그런 것도 아니?” “왜 몰라요. 별의 커비에 나오는 거잖아요. 그게 얼만지 알아요?” “삼, 삼, 삼만…….” “그래요. 삼만 원도 넘어요. 그러면 동우네 마님께서 무얼 하시는지 아세요?” 지태는 잘 알고 있다. 동우 어머니는 우유 배달을 한다. 1교시가 끝나는 시간이면 학교에도 배달을 한다. 선생님 책상 위에도 우유 하나를 올려놓고 간다. “그 우유 하나를 배달하면 100원 남는다고 쳐요. 3만원이 되자면 몇 개를 배달해야 할까요?” ‘100원이 열이면 1000원, 100이면 10000원…….’ 지태는 눈덩이 굴리듯 머릿속에서 숫자를 굴렸다. ‘300개!’ 말없이 교실을 빠져나가는 동우 어머니 뒷모습이 떠올랐다. 코끝이 찡했다. 아버지의 주먹을 맞았을 때처럼 온몸이 오그라들었다. “동우 도련님은 지금도 떼를 쓰며 울고 있어요. 그걸 사달라고요. 그래서 동우네 마님도 함께 울고 있어요.” 지태는 가슴 깊은 곳에 살얼음이 어는 것처럼 시렸다. “어디 그 뿐이세요? 상수 도련님은 왜 오지 말라고 했어요?” “너, 지금 뭘 보고 말하니?” 지태는 가슴이 뜨끔했다. 아이는 오늘 낮에 지태가 반 아이들에게 돌린 생일 초대장 내용을 훤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상수는 모든 아이들이 싫어하는 아이야.” “그렇지만 도련님이 상수 도련님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상수 도련님처럼 가난하고 공부도 못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될 수는 없어. 우리 집은 이미 엄청난 부자고, 나도 공부를 엄청 잘해. 그리고 모두들 나를 좋아해.” “천만에요. 도련님을 좋아하는 건 도련님의 주먹 때문이에요. 억지로 좋아하는 거란 말이에요.” “아니야. 내일 와 봐.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올 거야. 손에손에 선물을 들고.” 지태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에 얼었던 살얼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아니에요. 한 명도 안 올지도 몰라요.” “설마?” “두고 보세요. 닌텐도 디에스는 있어도 닌텐도 윌은 없으니 그걸 사오라고요? 울트라 슈퍼 디럭스보다 엄청 비싼 그걸 사올 도련님이 어디 있겠어요?” 지태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동우의 울트라 슈퍼 디럭스는 물론이고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 속에는 닌텐도 윌이 한 개쯤은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다 알아요.” “뭘?” “도련님이 도련님보다 센 주먹 앞에서는 맥도 못 추고 쩔쩔맨다는 것을요.” “그건 무슨 말이니?” “기억 안 나세요? 지지난 수요일 도련님이 준표 도련님 주먹 한 방에 풀썩 쓰러진 거, 그리고는 이제까지 쩔쩔매고 있다는 거, 도련님들이 다 보고 다 알고 있지요. 그리고 모두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요. 자기들도 도련님을 그렇게 한 방에 쓰러뜨려야겠다고.” 지태는 으스스 추워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 깊은 곳에 또다시 사르르 살얼음이 얼었다. 무서웠다. 준표 주먹은 무서웠다. 아버지 주먹처럼 무서웠다. 아이들이 저마다 오른쪽 주먹을 치켜들었다. 작은 주먹들이 점점 커지더니 태권브이 주먹처럼 지태 눈앞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살려 줘. 살려 줘!” 지태는 손바닥을 쫘악 편 채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며 소리쳤다. “진정하세요, 도련님!” 아이가 지태를 어깨동무하며 살풋 껴안았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다시 쓰면 돼요.” “뭘?” 지태가 아이의 가슴 속에서 귓속말처럼 물었다. “초대장을요.” “정말?” “그래요. 그리고 끝에 한 줄 더 쓰세요. ‘내 주먹은 이제 영원히 잠자는 주먹’이라고요.” “하지만 어쩌지? 생일은 바로 내일이고, 지금은 아이들이 하나도 없는데…….” “자. 걱정 말고 쓰세요. 마음으로. 제가 모두 전해드릴 테니까요.” 지태는 아이의 가슴에 안겨 초대장을 다시 썼다. 달싹달싹, 마음의 연필로. -친구들아, 미안해. 아까 전해준 내 생일 초대장은 가짜야. 모두 농담이야. 선물은 아무 것도 필요 없어. 한 사람도 빠지지 말고 모두 와 줘. 우리 집에는 울트라 슈퍼 디럭스도 있고 닌텐도 디에스도 있어. 모두 재미있게 놀자. 그리고 내 주먹은 이제 영원히 잠자는 주먹이야. 영원히. 그럼 내일 봐.- 달싹달싹 초대장을 다시 쓴 지태가 아이를 빤히 쳐다봤다. “그런데 너는 누구니?” 아이가 흠칫 놀랐다. 그러나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저, 저요? 저는 복숭아꽃이에요.” 아이가 방긋 웃었다. 아이의 입에서 분홍빛 꽃잎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 둘, 셋, 넷……. 그것들은 친· 구· 들 · 아 · 미 · 안 · 해 하고 꽃잎 하나하나마다 분홍빛 글자를 물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아이도 꽃잎과 함께 사라졌다. -매력적이어서 남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용서와 희망을 품고 있기도 하지.- 어디선가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다. 복숭아꽃 꽃말을 설명하시던 선생님의 예쁘고 고운 목소리다. 복숭아꽃이에요, 하던 바로 그 목소리다. “아니, 지태야!” 땡,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어머니 목소리가 지태를 확 덮쳤다. “어, 엄마! 안 울었어?” “이 뚱딴지!” “엄마!” 1001. 아파트 호수를 이마에 붙이고 있는 회색 문 앞에서 지태가 가만히 무릎을 꿇었다. 까만 주름치마, 어머니 두 다리를 꼬옥 잡고. 복숭아꽃 향기가 사방으로 은은하게 퍼졌다.(*) ●작가의 말 아이들을 가르치는 맨 처음의 선생님은 부모님이다. 폭력적인 아이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 뒤에는 폭력적인 부모와 맹목적인 사랑이 숨어 있다. 사랑에도 방법이 있지 않을까. 용서와 희망을 가르쳐주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아이는 축복을 받은 것이다. ●약력 ▲1950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남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동화집 ‘별을 키우는 아이’, ‘잠자는 고등어’, ‘내가 만난 꼬깨미’ 등 ▲대한민국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등 받음 ▲부산MBC ‘어린이문예’ 편집 주간, 동의대 문창과 겸임교수
  • [24일 TV 하이라이트]

    ●내사랑 금지옥엽(KBS2 오후 7시55분) 전설이 영주에게 ‘왜 여기까지 찾아왔느냐.’고 다그치자, 영주는 ‘아이들을 보러 온 것뿐인데 (인호가)이렇게 뺨까지 때린 건 너무한 거 아니냐.’며 눈물로 호소한다. 인호는 전설에게 영주가 본심을 숨기고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거라고 말한다. ●역사추적(KBS1 오후 8시10분) 제주도 해안 곳곳에서 발견되는 동굴들. 그것은 일본군이 구축해 놓은 자살특공기지였다. 태평양 전쟁 말기 제주도에 만들어진 인간어뢰 가이텐(回天)과 자살보트 신요(震洋)의 기지, 그리고 조천읍 교래리에 만들어진 가미카제 비행장까지 일본 제국주의가 제주도에서 준비하고 있었던 ‘최후 결전’의 현장을 추적한다. ●대하드라마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 최지몽은 경종을 배신하고 왕치를 다음 황제로 올리려는 신라계와 손을 잡게 된다. 이를 알게 된 경종은 그 충격으로 더욱 병이 악화된다. 자신의 마지막을 예감한 경종은 왕치를 불러 선위의 조건으로 황보수와 태자의 안위를 보장해 달라고 말하는데…. ●스타 황당극장 ‘어머나’(MBC 오후 9시40분) 일상생활에서 겪은 웃지 못 할 황당한 에피소드들을 모아 재연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시트콤보다 더 황당한 8개의 시청자 사연을 연예인들이 직접 재연을 통해 소개하며 1위를 가린다. 출연자들이 직접 방송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는 스타들의 황당 경험담 코너도 준비된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SBS 오후 6시20분) 설 특집! 스타 중의 스타! 스타 킹! 민족의 대 명절 설맞이 스타킹이 준비한 기절초풍 야심만만 프로젝트. 일본 최고의 타롯 대모의 천기누설부터 접시 한 장 이용한 허릿살 팍팍 줄이기 프로젝트, 팔도 어린이 트로트 한마당까지. 보기만 해도 웃음 폭발. 엔도르핀 지수가 급상승하는 설 특집 스타킹을 만나본다. ●설날특선공연 루치아노 파바로티 페트라 추모공연(EBS 밤 12시10분)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전 세계인을 사로잡고, 무대 밖에서는 유엔평화대사로 활동하는 등 모든 인류의 귀감이 된 파바로티. 파바로티 사망 1주기를 맞아 평소 절친했던 동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요르단 페트라에서 열린 공연 실황을 만나본다. ●스타 댄스 배틀(MBC 오후 9시40분) 뛰어난 댄스 실력을 가진 국내 최고의 연예계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댄스 배틀은 화려한 출연진뿐 아니라 더욱 다양하고 실력 있는 댄스를 통해 보다 탄탄하고 풍성한 댄스 배틀의 진수를 보여준다. 16팀이 펼치는 8라운드 댄스 배틀은 방청객의 점수로 승자를 가린다. ●박명수, 이혁재의 죽기 전에 꼭 봐야할 개그(MBC 오후 11시) ‘개그야’의 인기 코너 ‘공포의 오감독’에선 개그우먼 김지선과 탤런트 전원주가 막강 아줌마 파워를 보여준다. 화제의 코너 ‘시사매거진 박준형의 눈’을 패러디한 ‘희망뉴스’에서는 박준형, 김지혜 부부가 부부의 자존심을 건 고품격 뉴스 개그를 선보인다. ●퀴즈 육감대결(SBS 오전 10시40분) ‘1대100’의 최후의 1인, 김준겸. ‘퀴즈 대한민국’의 퀴즈영웅, 홍지혜. Y대 슈퍼모델 이현주. 카리스마 서희태 교수. 국민약골 이윤석. 법대 출신 황현희, 재치·상식만점 김윤아, 아나운서 출신 박지윤, 한성주가 출연한다.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의 한 판 승부, 특별한 그들이 육감왕에 도전한다. ●희망풍경(EBS 오전 6시) 밤낮이 바뀌는 것도, 전등이 켜지고 꺼지는 것도 알지 못하는 전혀 앞이 안 보이는 장현자씨와 희미하게 색 정도만 구분할 수 있는 약시의 임동철씨 부부. 부부가 모두 앞이 보이지 않으니 일상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움이 많지만,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육아까지 직접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세계의 해양 도시들이 무분별한 개발 등의 이유로 위기를 맞고 있다. 남부의 우즈베키스탄에서 북부의 카자흐스탄에 이르는 아랄해는 목화 재배로 인해 현재는 대부분이 사막이 되어 본래 수면 넓이가 4분의1로 줄어들었다. 또한 흑해는 무분별한 개발과 불법 건축물들로 인해 해변이 난개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EBS 02-526-2000 YTN 02-398-8000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EBS 02-526-2000 YTN 02-398-8000
  • 대학 농구감독 구타 동영상 파문

    대학 농구팀 감독이 선수들을 구타하는 동영상이 한 인터넷 UCC 사이트에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14일 판도라 TV 사이트에 올려진 이 동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 A대학 K감독이 전반전이 끝난 뒤 휴식시간에 라커룸에서 “공격적으로 해야지….”라며 선수들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하며 뺨을 때리다 주먹과 발길질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A대학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농구대잔치 조별리그 경기에서 2쿼터까지 상대팀에 17-30으로 뒤진 채 마감했지만 결국 역전승을 거뒀다. 약 5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화면 상단에 날짜와 시간까지 찍힌 것으로 미루어 캠코더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K감독은 “당시 전반 한때 6-28까지 뒤졌다. 하도 답답해서 욕도 하고 좀 그랬다. 자극을 주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정진 ”시청률보다 따뜻한 그림 위해 노력”

    이정진 ”시청률보다 따뜻한 그림 위해 노력”

    배우 이정진이 드라마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MBC 일일드라마 ‘사랑해 울지마’에 싱글대디 한영민 역으로 출연중인 이정진은 13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막장드라마가 시청률이 높고 그렇지 않은 드라마는 시청률이 낮다고 한다.”며 “사실 시청률이라는 게 표본발췌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드라마가 시청률에 따라서 움직이지만 또 너무 그것만 따라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지금은 하나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극적인 소재와 파격적인 전개로 일명 ‘막장드라마’로 불리는 드라마와 MBC ‘사랑해 울지마’의 비교와 관련해 이정진은 “경기가 어렵다보니 관심을 끌기 위해 강하고 억지스러운 걸 그려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전국민이 모두 다 좋아한다면 모르겠지만 분명 우리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 우리 드라마는 그분들에게 맞춰 따뜻한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촬영중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이정진은 “어제 하필 제일 추운 날 한강에서 촬영했다. 차에 있다가 내렸는데 순간 누가 내 뺨을 때린줄 알았다. 그 정도로 추웠다.”며 “야외 촬영을 하면 굉장히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야외신이 많아서 시청자들이 보기에 좋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좋은 그림들을 위해서 열심히 찍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정진, 이상윤, 이유리, 오승현의 사각구도와 함께 극 전개에 탄력을 더한 MBC 일일드라마 ‘사랑해 울지마’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8시 20분에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kr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타 안에 만화 캐릭터 있다?”…할리우드 이색 닮은꼴 열전

    “스타 안에 만화 캐릭터 있다?”…할리우드 이색 닮은꼴 열전

    ”스타 안에 캐릭터 있다?”. 천의 얼굴을 가진 할리우드 스타의 외모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캐릭터의 얼굴을 찾을 수 있어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미국의 연예뉴스 사이트 티엠지닷컴(tmz)은 만화 캐릭터와 유사한 할리우드 스타를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띄는 스타는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다. 운동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펠프스는 수려한 외모로 국내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영 8관왕에 오른 펠프스는 카우보이 캐릭터 인형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유명 인사로 꼽혔다. 펠프스는 외모보다는 풍기는 이미지가 흡사해 선정된 유형이다. 펠프스는 카우보이 캐릭터와 비슷한 옷차림과 장난기어린 표정 및 유쾌한 성격으로 닮은꼴이 됐다. 가수 셰어는 겨울마법사와 닮은 연예인이 됐다. 셰어의 차가운 느낌의 외모와 화려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무대매너가 그 이유. 다소 극적인 셰어의 화장과 의상 역시 선정요인으로 꼽혔다. 겨울마법사와 셰어가 풍기는 에너지가 유사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의견이다. 대임 에드나는 프로스티의 선생님을 닮았다는 평을 받았다. 넉넉한 몸매와 그가 주로 착용하는 화려한 안경이 캐릭터와 흡사하다. 에드나가 캐릭터에 비해 다소 화려한 이미지이지만 만화 속 모습에도 무리없이 어울린다는 의견이다. 에드나는 천연 연보라색 머리카락으로 유명해졌으며 자신의 화장품 콜렉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뷰티업계에서 성공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영화감독 로브 라이너는 산타클로스와 가장 많이 닮은 스타로 선정됐다. 라이너의 홍조끼 보이는 뺨과 코는 물론 팽팽한 볼살이 그 이유다. 뿐만 아니라 후덕한 인상과 코와 턱을 덮고 있는 흰 수염 등은 그를 산타클로스와 유사하게 보이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라이너가 산타라면 가수 겸 배우 켈리 오스본은 미세스 클로스다. 오스본은 산타부인 인형 닮은꼴 스타로 라이너와 함께 거론됐다. <사진 = 티엠지 닷컴 >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남성,이혼하면서 아내에게 “떼준 신장 돌려달라”

    미국의 40대 남성이 이혼하면서 아내에게 떼내준 신장을 돌려주거나 150만달러를 내라고 요구했다.  의사인 리처드 바티스타(49)는 아내 도넬(44)과 1990년 결혼해 2001년 신장질환에 걸린 도넬의 목숨이 경각에 달하자 신장 한쪽을 이식해 그녀를 살려냈다.그러나 2003년부터 물리치료사와 ‘바람’이 난 도넬은 2005년 이혼소송을 제기했다.3년 이상 이혼 소송이 질질 끌게 되자 그는 어쩔 수 없이 언론에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바티스타는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있는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사연을 구구절절 털어놓았다.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도넬이 수술실로 찾아와 이혼서류로 자신의 뺨을 때리기까지 했다는 사실까지 바티스타는 털어놓았다.  바티스타는 “사랑하고 헌신했던 누군가에게 배신당하는 것보다 더 절절한 고통은 없다.”고 말하며 3명의 자녀들을 만나는 일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이어 “인간으로서,한 남성으로서,남편과 아빠로서 난 철저히 이용당하고 배신당하고 존경받지 못하며 불명예를 뒤집어썼다.”고 억울해 했다.  변호사인 도미니크 바버라는 의뢰인으로부터 “(아내의 목숨을 구한) 신장의 값어치가 얼마나 되는지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다.의뢰인이 신장 반환을 요구한 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것이며 실제로는 경제적 보상을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 포스트 등은 전했다.  도넬의 변호인은 “바티스타 박사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며칠 안에 판사 앞에서 입장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기증된 장기는 분할할 수 있는 재산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계원 감금·폭행 ‘조폭 뺨친 계주’

    다복회, 한마음회, 청솔회, 한아름회 등 이른바 ‘강남 귀족계’의 계주들이 줄줄이 고소당하고 있는 가운데 한아름회 계주의 계 운영 수법이 너무 악랄하고 폭력적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이 계주는 계원이 곗돈을 납입하지 못하면 곗돈을 탈 다른 계원을 그 계원의 담보로 내세워 대납하게 한 뒤 곗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월 불입금을 천정부지로 올려 계원들이 곗돈을 못 내게 만든 뒤 계가 깨졌다며 돈을 주지 않았다. 횡포에 시달리다 못해 탈퇴하려는 계원들을 감금, 폭행하기도 했다.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문건과 서울중앙지검·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한아름회 계원 P(53)씨 등 6명은 지난달 자신들의 곗돈 9억원가량을 가로챙긴 계주 조모(51·여)씨와 조씨의 남동생(44)에 대해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P씨는 2007년 8월 2억원짜리 번호계(계원 17명이 1조) 2계좌에 가입했다. 매월 두 계좌에 2500만원을 넣었다. 한 계좌는 7~8개월째에 타고, 다른 계좌는 그 후에 받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계주 조씨는 6개월째가 되자 “이미 탈 순번이 정해져 있어 11번째에 주겠다.”고 했고, 11개월째가 되자 “당신과 같이 계에 가입한 L씨가 곗돈을 못 내고 있다. L씨가 당신의 불입금을 담보로 내세웠기에 돈을 못 준다.”고 했다.L씨는 첫 달에 1억 5000만원을 탄 뒤 지인에게 10일 기간으로 돈을 빌려줬다 못 받아 곗돈을 내지 못했다. 그러자 조씨는 L씨를 감금한 뒤 “당신과 같이 계에 가입한 P씨의 계 불입금이 담보라는 서류에 사인을 하라.”고 협박했다. L씨는 위협에 못 이겨 담보설정 확인서에 서명했다. 이 때문에 P씨는 납입금 4억 9900만원을 고스란히 떼였다.계원 K(60)씨는 2008년 3월 2억원짜리 1계좌에 들려다 “선순위로 곗돈을 먼저 줄 테니, 그 돈으로 곗돈을 내면 된다.”는 조씨의 말에 속아 7개 계좌에 가입한 뒤 매월 6000만원을 냈다. 조씨는 4월, 7월 곗돈 1억원과 7300만원을 각각 지급하며 선심을 썼다. 하지만 9월 곗돈을 타는 날이 되자 “돈을 받으려면 담보를 제시하라.”며 돌변했다. K씨는 담보도 없고, 더는 곗돈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조씨에게 계를 탈퇴할 테니 그동안 부은 돈과 받을 곗돈을 달라고 했다. 조씨는 오히려 중간에 깼으니 위약금 8600만원을 내라고 윽박질렀다. K씨는 돈도 못 받고, 계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계원 P씨는 같은 수법에 당해 2억원을 떼였다. 계원 L씨는 계를 탈퇴하겠다며 곗돈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조씨에게 뺨을 맞는 등 폭행을 당했고, 또 다른 L씨는 구타를 당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대해 계주 조씨는 “지금까지 곗돈을 안 준 적은 한 번도 없고 협박 같은 걸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한아름회는 2007년 5월 결성됐다. 계원은 수십명에서 수백명에 달하고, 2억원짜리 계좌가 100~150개 정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등장인물: 어머니,아들,딸,아버지(1인1역),외교통상부 관계자,무장단체 요원들,기자들,시민들,각 단체 대표들(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시민단체장),동시통역사(이상 1인다역) ▶시간 및 공간: 현대,대한민국 ▶무대: 이 극은 장면의 전환이 많다.따라서 기본적으로 빈 무대를 사용하며,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의 분위기를 상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품들을 사용한다. 1장 방 세 개짜리 반 지하방의 거실.한밤중.붉은 색,취침등이 켜져 있다.정적을 깨는 전화벨 소리.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잠시 후,다시 울리는 전화벨.거실 한 구석에서 토막잠을 자던 어머니,잠에서 깨어 전화기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와 손을 뻗는다.어머니,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인다.전화벨이 끊어진다.잠시 후,다시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딸이 방문을 열고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나온다. 딸 에이 씨! 어머니 그들일까? 딸 시끄러워.빨리 받아. 어머니,쉽게 전화를 받지 못한다.아들,방에서 나온다.어머니,망설임 끝에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 여보세요? 외교통상부 (소리)여기 외교부인데요! 어머니 (말을 자르며)어디요?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요! 어머니 무슨 일이시죠? 외교통상부 (소리)조금 전에 주 파키스탄 대사관에 이 전화번호하고,김만수씨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무장단체의 메시지가 전달됐는데요.저희도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을 해야 해서요.김만수씨 집에 계시면 좀 바꿔주시죠. 어머니 제 남편요?그럼요.지금 방 안에서 자고 있는걸요.잠깐만요. 어머니,남편의 방 문 앞에 가서 문을 두드린다. 어머니 나와서 전화 좀 받아봐요! 정적.아무런,인기척이 없다.어머니,남편의 방문을 다시 두드린다. 딸 그냥 열어! 어머니 항상 잠겨 있잖니. 딸,아버지 방의 문고리를 거칠게 돌린다.쉽게 열린다.어두운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아버지의 방은 파키스탄 어느 민가로 전환된다.환영처럼,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무장 단체 요원들.무장 단체 요원 중 한 명이 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에서 다른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으려 하는 도중,무대 밝아진다.거실,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 언제 없어진 걸까?(사이)너하곤 종종 얘길 하지 않았니. 아들 옛날 얘기예요. 딸 정확히 3년 전이야!내가 연기학원을 그만둔 날이었으니까. 아들 저녁을 먹는데 느닷없이 ‘난 파산했다.’고 말했죠. 딸 처음엔 장난치는 줄 알았지. 어머니 ‘양심적으로 갚으려고 했는데.이젠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랐구나.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얘기했어. 아들 침묵.한참 후에 엄만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살죠?’라고 물으셨죠. 어머니 니 아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니?’라고 대답했고. 딸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 아들 그 이후,우리가 있을 땐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어머니 산 입에도 거미줄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딸 우리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때도. 아들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딸 어쩌다 가끔 소리는 들려왔어. 아들 아직 살아 있구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들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방 너머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어머니 한참을 누군가와 애기하는 듯했지. 아들 알 수 없는 중얼거림. 딸 끙끙 앓는 신음소리. 어머니 다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 아들 무서운 비명소리. 딸 귀신이 곡하는 소리. 어머니 깊은 한숨소리. 아들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소리가 시작되었죠.우리가 들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어머니 아주 서툰 연기였지. 아들 동정을 바랐겠죠.아니면 자기 역시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었거나. 딸 TV 볼륨을 높이면 더 크게 소리를 내.소리를 죽이면 멈추고.마치 우리를 조롱하는 것처럼. 아들 우리의 일과에 맞춰,늘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에 끝이 났죠. 침묵.소리,사라진다. 딸 유령 같았어.살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아들 방 안에서 도대체 뭘 했던 걸까요? 어머니 시간을 죽였겠지. 딸 바깥의 상황을 살피며 어떡하면 더 불쌍하게 보일까 궁리했든가. 아들 우리가 나가고 나면? 어머니 밥을 먹거나,TV를 보거나.살아 있다는 흔적을 남기듯이. 아들 외출은? 어머니 가끔 신발의 위치가 바뀌어 있긴 했는데.먼지가 그대로인 걸 봐서는 멀리 다녀온 것 같지는 않더라. 침묵. 어머니 신음 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였더라? 아들 (사이)이주 전쯤 이었을 거예요.아버진 누군가와 얘길 하고 있었어요.누군가와 비밀스런 대화를 하듯,‘이브라힘!’이라는 말을 반복했죠.미친 게 아닐까 의심했어요.제 인기척이 느껴지자 급하게 전화를 끊더라고요.그러곤 다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죠.늘 그랬던 것처럼.갑자기 짜증이 밀려 왔어요.그래서 제가 한마디를 했죠.(사이)에이! 씨발.조용해지더군요.평화가 내려앉은 것처럼. 어머니 네가 좀 심했구나. 아들 씨발.아버지가 즐겨 내뱉던 단어죠.침묵을 제외한 유일한 단어. 딸 아빤 언제나 화가 나 있었어. 아들 늘 긴장해야 했지요. 어머니 말을 안 하니까 더 불안했지. 딸 그래도 얼굴엔 다 쓰여 있었어.알아서 기어라! 아들 복종과 침묵의 룰.일종의 계약이었죠. 딸 누구 맘대로? 아들 아빠 맘대로. 딸 왜? 아들 그야,이 집의 가장이니까. 사이.어머니,갑자기 하품을 한다. 어머니 이러면 안 되는데….자꾸 졸음이 오는구나. 딸,크게 하품을 한다. 어머니 니 아빠가 지금 잡혀있는 곳이 어디라 했지? 아들 파키스탄요. 어머니 거긴 어떤 곳이니? 아들 끝없는 모래사막 주변으로,깎아놓은 듯한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어요. 어머니 경치가 무지 좋겠구나. 딸 이런 홀가분한 기분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아. 아들 신경 써야 할 무언가가 없다는 거. 딸,바닥에 눕는다.하품이 전염된다.아들 역시 하품을 한다.아들도 바닥에 눕는다.어머니도 하품을 한다.어머니,졸음을 참는다.어머니,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을 뒤진다. 아들 왜요? 어머니 오늘이 이자 내는 날이구나. 딸 에이-씨.기분 잡치게 그딴 소린 왜 해. 어머니 미뤄달라고 사정 좀 해볼까? 아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아들과 딸,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고민한다. 어머니 근데 니 아빠는 왜 거길 간 걸까?(사이)진짜 아버질 죽일까?(사이)이자는 어떻게 마련하지? 무대 천천히 어두워진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밝아지는 무대.그 소리에 잠에서 깨는 어머니.조심스럽게 현관으로 걸어가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애쓴다.누군가 밖으로 난 거실의 창문을 열려는 시도를 한다.어머니,아들의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간다.어머니,아들을 앞세워 걸어 나온다.현관문과 거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이번엔 확실하지? 아들 그냥 아무도 없는 척해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딸,부스스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고 나온다. 딸 (소리를 지르며)에이-씨!왜 이렇게 시끄러워! 어머니와 아들,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딸을 바라본다.조금 전보다 더 격렬하게 현관문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딸 뭐야? 어머니 그들. 딸 아빠,파키스탄으로 도망갔다고 해. 아들 그럼 우리가 갚아야 돼. 딸 왜? 아들 가족이니까. 딸 더 이상은 아니라고 해.아버지는 우릴 버리고 떠났다.그래서 우리도 기억에서 아버지를 죽였다.그러니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딸,현관문을 벌컥 연다.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아들,딸을 밀쳐내고 문을 닫는다.딸,화장실로 뛰어간다. 어머니 뭐였니? 아들 기자들. 어머니 왜? 아들 인터뷰하러. 어머니 뭘? 아들 우리. 어머니 왜? 아들 테러리스트에게 가장을 인질로 잡힌 가족,극적이잖아요. 딸,화장실에서 나온다.세수를 하고 나온 얼굴이다.급하게 화장품을 바른다. 딸 에이 씨,쌩얼이었는데.인터넷에 엽기사진으로 돌아다닐 게 분명해. 아들 이 상황에 그딴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니? 딸 내 미래가 걸린 심각한 상황이니까. 아들 미친년! 어머니 (소리를 지르며)그만. 아들과 딸,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갑자기 굳게 닫혀있던 창문 틈 사이로 머리 하나와 마이크가 불쑥 들어온다. 기자1 김만수씨는 왜 파키스탄에 간 겁니까? 어머니 (당황해서)몰라요. 기자1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어머니 정말 몰라요.한 달 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으니까. 기자1 암중모색! 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2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2 와신상담!그렇다면 어떤 큰 결심이 있으셨단 얘기군요.최근 평상시와는 다른 특별한 말이나 행동은 없었나요? 어머니 늘 신음소리와 한숨소리뿐이었죠. 기자2 고뇌에 찬 인간의 탄식!집에선 주로 어떤 생활을 하셨죠? 어머니 유령처럼 살아있다는 작은 흔적만 남겼어요. 기자2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1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1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수양!그리고요? 어머니 가끔 TV를 봤어요. 기자1 어떤 프로그램이었죠? 어머니 동물의 왕국. 기자1,안간힘을 다해 버틴다.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3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3 저희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이군요.인터뷰를 종합하면 김만수씨는 한 달 동안의 칩거를 통해 생태계의 문제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그 뜻을 펼치고자 파키스탄에 가신 거네요? 기자3의 얼굴이 사라진다.창 밖에서 기자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려온다.무대 점점 어두워지고,주변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 증언한다.증언자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모습이 다양하게 재현된다. 여성 그 아저씨,특별했어요.전 한 무리의 고양이들이 아저씨네 집 창문 앞에 모여 있는 걸 자주 봤어요.‘야옹!야옹!’고양이들이 선창을 하면,‘야옹!야옹!’아저씨는 화음을 넣었죠.합창하듯이.무언가 교감이 이루어지는 듯했어요.그걸 지켜보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청년 마치 축지법을 연마하는 도인 같았어요.매일 아침,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수련이 시작되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제 창문 앞을 스쳐 지나가요.‘사-삭!사-삭!’지면과 발바닥의 마찰이 없는 것처럼.잠시 후 다시 ‘사-삭!사-삭!’제 창문 앞을 스쳐지나,집으로 들어가면 수련이 마무리됐죠.아저씨 손에는 언제나 수련의 징표가 들려있었죠.요 앞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무가지요. 무대 밝아오면,거실에 심각하게 앉아 있는 가족. 딸 에이 씨!아빠가 무슨 사이비 교주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대잖아.내 미니홈피는 온통 악플로 도배야.(엄마에게)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들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 되지. 딸 진실이라 해도 안 믿어. 아들 거짓말이라도 해서 믿게끔 만들어야지. 딸 난 결백하다,자살이라도 해야 겨우 믿을 걸? 아들 이런 건 어때?예를 들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파키스탄에 갔다고 하든가,국가적 사명을 가지고 갔다고 하든가.그러면 악플 달 이유가 없는 거잖아. 딸 (비아냥거리며)아빠가 틈만 나면 욕을 퍼붓든 두 가지네. 아들 조작하면 어때?직접 확인할 수도 없는데. 어머니 있잖니….아버지 말이다.예전에 교회를 다녔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구나.결혼하기 전에.해병대에서. 딸 (화를 내며)그게 뭐 어쨌다고! 아들 해병대와 교회!완벽한 알리바이야!(사이,아들 부산을 떤다)엄마는 아빠 서랍장에서 해병대 군복을 찾으세요.그리고 넌 십자가 목걸이 가져오고.빨리!지금부터 우리 집 가훈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예수천국 불신지옥!’아버진,신의 부름을 받고 귀신을 잡기 위해 파키스탄에 간 거야!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해병대 군복을 입은 해병전우회장(이하 해병)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해병 김만수 해병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호랑이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잡아요.네!김만수 해병은 귀신처럼 숨어있는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스스로 인질로 붙잡힌 겁니다.세계 평화를 위한 김만수 해병의 희생을 우리가 헛되이 하면 되겠습니까?테러리스트를 쓸어버리고 김만수 해병을 구합시다,여러분! 이에 질세라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띠를 두른 한 기독교 단체 대표(이하 기독교)가 성명서를 발표한다. 기독교 할렐루야!김만수 신도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 홀로 미개한 땅 파키스탄에 간 것입니다.배고픔과 병으로 죽어가는 파키스탄을 어린 영혼들을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해,사탄과 악마의 소굴로 몸소 걸어 들어간 것입니다.김만수 신도,죽으면 천국 갑니다.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다 죽은 자,반드시 하나님의 땅에서 영생을 누립니다.하지만 김만수 신도는 반드시 살아 돌아와서,하나님의 뜻으로 사는 자는 사탄의 총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간증해야 합니다,여러분! 암전. 2장 무대 밝아지면,다시 거실.아버지의 방문에는 빛바랜 해병대 군복이 훈장처럼 걸려 있다.군복엔 반짝이는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 있다.아들과 딸,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들 아버지는 언제나 해병대 정신과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며 사셨지만,단 한 번도 저희들에게 그것을 강요하시진 않았습니다.저희에겐 언제나 관대하셨죠.그래서 저희 가족은 교회에 나가지 않은 거고,저도 해병대에 가지 않은 겁니다.하지만 자신에게만큼은 엄격하셨습니다.항상 먹고사는 문제로 인해 세계평화와 전도에 자기 한 몸을 바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셨죠.(동생에게)그렇죠? 딸 (대답하지 않는다) 아들 감사합니다.여기까지 하죠. 일상의 거실로 되돌아온다. 딸 오빠,거짓말 진짜 잘하더라. 아들 다 우릴 위해서야.(답답하다는 듯)그래,너 연기하고 싶어 했잖아.그냥 지상 최대의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거라 생각해. 딸 지상 최대의 사기극이겠지. 아들 사기라니?이건 아버지,어머니,그리고 너의 생명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딸 그럼 오빤? 아들 나는 예비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팔고 있잖아.법조인으로서의 내 인생은 오늘로 끝이라고.후회는 안 해.가족을 위해 나 스스로 포기한 거니까. 딸 그토록 바라던 게 이루어졌네. 아들 신문에 니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실릴 걸.졸지에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되는 거지.넌 그냥 내 계획대로만 따라와.그럼 모든 게 잘 될 테니까. 딸,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아들,자리에 눕는다.TV를 튼다.TV에선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아들,잠시 웃는다.그때,TV에서 뉴스 속보가 흘러나온다. 소리 뉴스 속봅니다.조금 전 파키스탄에 납치된 김만수씨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입수되었습니다.인질범들의 구체적 협상 조건이 담긴 테이프가 몇 시간 전 알 자지라 방송국에 우편으로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알 자지라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무대 어두워지면,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몸엔 폭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매달려 있다.폭탄을 두른 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인질 석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외교통상부 관계자,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무장단체 요원이 나온다.동시통역사가 진행자의 역할을 수행한다.과장된 무장단체 요원의 몸짓을 따라하며 통역을 하는 동시통역사.가족들도 토론의 장에 불려 간다.이들은 토론에 참여한 방청객으로,패널의 말을 듣고 반응한다. 동시통역사 우리는 김만수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는 탈레반 인질 10명의 맞교환을 요구한다. 외교통상부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철칙입니다.테러리스트의 석방이라니요?국제사회의 비난이 불 보듯 뻔합니다. 해병 일단 교환합시다.교환하고 나서 아예 싹쓸이해 버리자고요.해병 1개 연대면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독교 하나님은 김만수 형제를 사랑하십니다.잘못된 길로 빠진 테러범들도 사랑하십니다.일단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고,테러범들이 하나님 앞에 참회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몸에 감긴 폭탄을 터뜨리겠다. 기독교 오,지저스!당장에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해병 저런 사지를 찢어죽일 놈들. 외교통상부 인질 맞교환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미국 정부와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기독교 세계는 모두 하나님의 나라입니다.미국도 하나님의 나랍니다.우리는 형제입니다.형제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미국은 어떤 조건도 내세우지 않을 겁니다. 해병 미국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나랍니다.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군사작전도 불사합니다.안보문제라면 해병 전우회라도 특공대로 보냅시다.해병대는 예비역도 귀신 잡습니다. 무장단체 요원,황당한 표정이다.한참을 고민한 끝에 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협상시한은 내일 낮 12시!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무사 생환을 촉구하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손뼉을 치며,찬송가를 부른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우리가 구해옵시다.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반동에 맞추어 ‘팔각모 사나이’를 부른다.) 상대에게 질세라,목청 높여 노래한다.무장단체 요원,어이없다는 표정이다.가족들,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아 제지당한다.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다만……. 모두 숨을 죽인 채,통역이 되기를 기다린다. 동시통역사 미화 100만달러를 지불한다면,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 ‘와~’,기독교 단체와 해병전우회가 서로 끌어안고 환호한다. 기독교 기적입니다!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해병 저 놈들,겁먹은 거야!해병대의 패기에 얼어버린 거야! 그때,시민단체장(이하 시민단체)이 나타난다.젊은 여성이다. 시민단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할 순 없습니다! 해병 지금 사람 생명보다 돈이 중요해! 기독교 하나님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이 중하다 말씀하십니다. 시민단체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합니까!외교부 예산에서 마련하시겠습니까?아니면 국방예산에서 마련할까요?종교인에게 세금을 거둘까요? 침묵. 해병 솔직히 100만달러면 바가지 아니야? 기독교 목사님들,항상 베풀기 때문에 배고픕니다. 해병 정부가 나서서 협상금 내려야 하는 거 아니야?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협상금을 낮추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 협상금,우리 깡으로 깎아봅시다.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시민단체 잠깐!왜 팔각모 사나이죠?여해병도 있는데!이건 남녀 차별이에요! 서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느라 바쁘다.참다 못 한 어머니,토론장으로 뛰어들어 말한다. 어머니 사람 목숨 가지고 지금 뭣들 하시는 거예요!그 돈,우리가 갚을 테니,일단 살리고 봐요! 침묵. 외교통상부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미화 100만불을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무장단체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합니다.단,추후 김만수씨 가족에게 협상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 일체를 청구하되,도의적 차원에서 이자는 받지 않겠습니다.이상.기자회견을 마칩니다. 가족만 남기고 모두 사라진다.어머니를 노려보는 딸과 아들. 딸 에이- 씨! 아들 도대체 왜 나서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요! 침묵. 아들 젠장 무덤에 들어가서도 청구서 받게 생겼군. 딸 둘이 알아서 잘 해봐.그 돈 갚느라 내 청춘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아들 니 청춘은 금값이고,내 청춘은 똥값이냐? 딸 오빤 장남이잖아. 어머니 니들은 걱정 말아라.내가 갚으마.일을 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아들 뭐 생명보험이라도 들어놓은 거 있어? 그때,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아무도 문을 열려 하지 않는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마지못해 딸이 현관문을 연다. 딸 에이 씨!누구야! 얼굴을 내미는 검은 양복의 대부업체 직원. 대부업체 여기가 김만수씨 댁이죠? 아들 인터뷰 안 해요.그냥 가요. 아들,문을 닫으려 한다.대부업체 직원,필사적으로 문을 막아서고 안으로 들어온다. 대부업체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들이밀며)하지만 계약서상에는……. 아들 약속 취소합시다. 대부업체 그러면 법적인 문제가……. 아들 기자양반.기자 양반이 양심이 있어야지.아무리 특종이 밥 먹여 준다 해도,당사자가 원치 않는 취재를 하면 쓰겠어! 대부업체 기자라니요?전 희망캐피탈에서 나왔는데요,김만수씨 대출금 관계로. 아들의 표정이 굳어진다.대부업체 직원 얼굴에 미소를 띠고,친절하게 말한다. 대부업체 경황이 없을 줄은 압니다만,국가에서 청구한 돈을 먼저 갚으시느라 연체 이자가 산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처하게 되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찾아왔습니다.상환일은 앞으로 삼일.만약에 그 기한 내에 갚지 못하시면,김만수씨의 협상금 중 일부를 차압할 계획입니다.뭐,확실히 돈을 갚으시겠다는 약속만 해주시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일주일정도 기한 연장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암전. 3장 어머니가 가사도우미를 하는 아파트의 베란다이다.의자 위에 올라가 창과 창틀을 닦는다.매우 힘겨워 보인다.허리가 아파 쉬는 어머니.크게 하품을 한다.어머니,다시 창을 닦는다.창을 닦는 속도가 느려지고 어머니,꾸벅꾸벅 존다.그 모양이 위태롭다.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어머니.초겨울 낮의 나른한 햇살에 평화롭게 잠든 어머니.잠시 후,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누군가 현관문을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휴대전화가 울린다.휴대전화 소리에 놀란 어머니,균형을 잃고 창문 밖으로 떨어질 뻔한다.다시 균형을 잡고 전화를 받는 어머니. 어머니 여보세요. 아들,무대 오른쪽에 나타난다. 아들 나예요! 어머니 웬일이니.아침밥은 챙겨먹었니? 아들 지금 그게 중요해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 어머니 잠깐만…….누가 왔나보다.조금 있다가 다시……. 아들 문 열면 안 돼요. 어머니 왜? 아들 경찰이에요. 어머니 경찰? 아들 아래를 봐요. 어머니,아래를 내려다본다.무대 왼쪽,고개를 쳐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는 일군의 사람들. 어머니 어디 구경거리라도 있니? 아들 엄마. 어머니 나를 왜? 아들 자살하려는 줄 아니까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기요!전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들 미쳤어요?당장 죽을 것처럼 행동하세요. 어머니 왜 그런 거짓말을 하니. 아들 우리를 살리는 거짓말이니까요.아버지 얘기를 해요.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해서,돈을 모으는 거예요. 딸,무대 왼쪽에 나타난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내려와 제발! 사람들,딸을 쳐다본다. 어머니 (창 밖을 내다보며)저 아래서 소리 지르는 애,미애 아니니? 딸,실신한다.사람들,딸의 얼굴에 물을 붓고,뺨을 때린다. 어머니 어머,쟤 왜 저래.어디 아픈 거 아니야? 아들 연기하는 거예요. 어머니 내려가 봐야겠구나. 아들 가만히 계세요.제가 그러라고 시킨 거예요.극적 효과를 위해서.모든 게 제가 짠 시나리오예요.얘기를 시작하세요.더 이상 시간이 없어요.사람들 관심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으니까요.일단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어머니 도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 아들 (화를 내며)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좀 하세요.이게 우리에겐 마지막 기회고 희망이에요.(사이)저는! 어머니 (작은 목소리로)저는. 아들 크게!그래서 저 사람들한테 들리겠어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사람들,딸을 내팽개쳐 둔 채,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아들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사이.사람들,웅성거린다. 아들 저는 죄인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죄인입니다. 아들 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아들 이젠 우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이젠 우세요. 아들 (화를 내며)진짜 울라고요! 어머니의 실수에 사람들 동요한다.실눈을 뜬 채 상황을 지켜보던 딸,갑자기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 사람들,딸을 쳐다본다.어머니,우는 시늉을 한다. 아들 더 크게 울어요. 어머니,대성통곡을 한다.사람들,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좋아요.사람들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자 이번엔 발을 하나 밖으로 빼세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뭐 하세요!빨리요! 어머니,발을 하나 뺀다.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사람들 웅성거리며,눈을 가린다. 아들 아주 좋아요!어,잠깐….저게 뭐지?큰 일이에요.옥상에서 구급대원들이 내려와요.(사이)그냥,뛰어내려요.안전 매트 때문에 죽지는 않을 거예요! 어머니 여기서? 아들 여기서 끝나면 해프닝이지만,뛰어내리면 충격이 돼요.남편들은 남편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지려 한 어머니를 보며 잠시나마 사라졌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주부들은 가슴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거고요.그리고 그런 기회를 준 어머니에게 기꺼이 자신들의 지갑을 열겠지요.따지고 보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에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어머니!빨리요!그들이 와요! 어머니,뛰어내린다.딸,비명을 지르며 실신한다.암전. 4장 거실.어둠 속,아들과 딸이 나란히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아들 얼마야? 딸 기다려. 딸,조심스럽게 클릭을 한다. 아들 (손으로 자릿수를 셈하며) 9억 5천 백……. 딸 7십 4만 5천원. 아들 (환호하며)됐어.성공이야. 딸 (아들을 기쁘게 끌어안으며)지금도 계속 들어와. 아들 (감격에 겨워)고생 끝났다. 딸 이게 다 오빠 아이디어 덕분이야. 아들 니 연기가 큰 몫을 했지.(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흉내를 내며)아! 딸 근데 솔직히 아깝다.협상금을 다 모은 걸 알게 돼도,사람들은 계속 돈을 보내줄까? 아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어?계좌추적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딸 더도 말고 한 5억만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 아들 우선 집 한 채 사고,작은 가게 하나 내고,남으면 차 한 대 사고…. 딸 왜 집하고 가게야?그냥 똑같이 반으로 나눠. 아들 가게해서 돈 많이 벌면,너 시집갈 때 한 몫 단단히 챙겨줄게. 딸 그럼 가게는 내가 할게. 아들 널,뭘 믿고. 딸 오빤,뭘 믿고? 어머니,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아들,어머니를 보며 반가워한다. 아들 다녀오셨어요. 딸 다녀오셨어요. 어머니,말이 없다.넋이 나간 사람 같다.어머니,외투를 벗어들고 딸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들 (은밀하게)어머니한테는 돈 얘기 하지마.괜히 신경 쓰시게 하지 말자고. 딸 남은 돈,모두 돌려주라고 할까봐 그러지? 아들 그렇게 되면 어머니나 너한테도 안 좋은 일이잖아. 어머니,옷을 갈아입고 나온다.아들,어머니를 부축해 자리에 앉힌다. 아들 (어깨를 주무르며)피곤하시죠. 어머니 일은 잘 처리됐니? 딸 아직 많이 모자라요. 아들 그래도 협상금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 한 시름 놨구나. 딸,조용히 방으로 들어간다. 어머니 큰일이다.일,그만 나오라는구나.협상금은 해결됐다고 해도,당장 사채 갚을 일이 막막하네. 아들 걱정마세요.이제 일 그만두셔도 돼요.어머닌 이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잖아요.잡지 인터뷰도 줄을 이을 거고,방송출연 요청도 쇄도할 거예요. 침묵. 어머니 남 속이는 일은 그만하자. 아들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세요. 어머니 나중에라도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떡하니. 아들 용서하겠지요.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이면,모두 용서되는 시대니까요. 침묵. 어머니 뉴스에 니 아버지 소식은 없었냐? 아들 만날 똑같은 뉴스의 반복이죠.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침묵. 어머니 니 아버진 벌써 죽은 게 아닐까? 아들 아버진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에요.의지가 강한 분이잖아요.평생을 자기 뜻대로만 살아오신 분이에요.심지어는 우리들까지도 자기 뜻대로 만드셨죠. 어머니 그래서 걱정되는구나.테러범들한테까지 제 고집 부릴까봐. 아들 걱정하지 마세요.(사이)도장 좀 주세요.일단 돈 좀 찾아서 아버지 협상금부터 보내야겠어요. 어머니 네 침대 밑에 있어. 아들 제 침대요? 어머니 거기가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침묵. 아들 그럼 쉬세요. 어머니 법아. 아들 네? 어머니 아니다. 어색한 침묵.아들,자기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자신의 주머니에서 카드 명세표를 꺼내 본다.한동안 아들 방을 쳐다보다,고개를 푹 숙인다.그때,방문을 열고 뛰쳐나온다. 딸 큰 일 났어. 아들,자기 방에서 뛰어나온다.딸,TV의 전원을 켠다. 소리 다시 한 번 전해드립니다.무장단체에 피랍된 김만수씨와 관련된 새로운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시되었습니다.이 동영상은 알자지라에 의해 공개된 테이프의 원본으로 보이는데요.아마도 누군가가 테러범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인터넷상에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무대 어두워지면,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두 명의 무장 단체 요원들. 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의 다른 요원,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아버지의 목에 칼을 대고 있던 무장단체 요원,칼을 떨어뜨리고,성명서를 읽던 무장단체 요원의 말이 꼬인다.그 순간,아버지가 피식하고 웃는다.갑자기,해병전우회장과 시민단체장이 무대 위에 난입해 설전을 벌인다. 해병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에 미소라?이게 바로 해병대 정신입니다. 시민단체 돈 뜯어내려고 연기하다 실수하니까,지들끼리 히히덕거리는 거 아닙니까.이건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입니다.정부가 얼마나 물러 터졌으면,이런 사기를 칩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악입니다. 시민단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는데,아직도 사기꾼을 우상화하실 작정입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깡입니다. 시민단체 속아서는 안 됩니다.어젠 김만수 부인이 국민을 상대로 쇼를 벌이더군요.누가 봐도 어설프지 않습니까?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은 그렇게 말이 많지 않아요!김만수 부인이 떨어진 건 의도된 거라고요.뒷조사를 해봤더니,김만수씨 빚이 조금 있더군요. 해병 그게 뭐요?요즘 은행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시민단체 다 사채빚이라는 게 문제지요.여기 증거자료가 있습니다. 해병 뒷조사는 불법 아니에요?정의니 어쩌니 떠들어 대더니 다 가식이구먼? 시민단체 (당당하게)어쨌든지 결과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습니까!이건 다 정부의 무능 때문이에요.정부가 일을 확실하게 했다면,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뭐,가족은 진실을 알겠죠.내일 12시,외교통상부에 나와서 가족들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합니다. 해병 네,해병대 정신으로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세요. 두 사람,사라진다.가족들,둘러앉아 있다. 딸 에이- 씨.좀 어떻게 좀 해봐.다 오빠가 벌인 일이잖아. 아들 (화를 내며)나도 지금 생각중이야. 어머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돈 돌려주자. 아들 미쳤어요? 어머니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니까,용서해 줄 거야. 아들 그럼 나랑 미애는?평생 빚쟁이한테 시달리면서 살라고? 딸 차라리 죽어버리지! 침묵. 아들 일단 아버지가 왜 웃었는지만 밝히면,어머니가 벌인 자살소동에 대한 의심은 사라질 거예요.아버진 도대체 왜 웃었을까? 딸 저번처럼 그냥 모른다고 할까? 아들 오히려 더 의심할걸? 딸 모르는 게 사실이잖아. 아들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거짓을 말해야 믿는 게 사람들이잖아.(사이)이건 어때?아버지는 무서우면 웃는 버릇이 있다. 딸 그러면 해병은 겁쟁이가 아니라고 말하겠지. 아들 그럼 이건?아버지는 지금 납치범들의 행동을 비웃는 것이다.웃음은 의지의 표현이다. 딸 그러면 시민단체에서 의심하겠지.그렇게 의지가 있는 사람이 사채를 끌어다 썼느냐고. 아들 (화를 내며)에이- 씨! 사이,가족들 생각한다.딸,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문갑 위,작은 액자를 들고 온다. 딸 이게 언제지? 어머니 아버지 생일파티 같구나. 딸 여기 날짜가….내가 여덟 살 때네? 아들 난 케이크 자르는 칼을 들고 있고. 딸 난 그 앞에서 편지를 읽고 있고. 아들 아버진 웃고 있어. 어머니 얼마 후,니 아버진 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지.그 친구를 잡겠다고 전국을 헤매다가 정작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보지도 못했고. 아들 그때부터였어.아버지가 웃지 않은 건.아버진,그때를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딸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어머니 마지막으로 웃었던 그때를? 그때,아들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아들,전화를 받는다. 아들 여보세요. 무대 한 쪽,이브라힘의 모습이 나타난다.한국어를 제법 구사한다. 이브라힘 안녕하세요. 아들 누구시죠? 이브라힘 이브라힘이다. 아들 (잘 못 알아듣는다)누구요? 이브라힘 만수형님 같이 일하던 이브라힘이다.집에도 몇 번 갔다. 아들 이브라힘? 이브라힘 그래 이브라힘이다.지금 옆에 누구 있냐? 아들 가족들요. 이브라힘 노 폴리스? 아들 네. 이브라힘 만수형님,나랑 같이 있다. 아들 뭐라고요? 이브라힘 걱정 말아라.만수형님 다 좋다. 아들 무슨 소리예요?아버지가 왜 당신이랑 있죠? 이브라힘 믿어라.내가 만수형님 목소리 들려준다. 이브라힘,수화기에 녹음기를 가져다 댄다.아들,전화를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한다. 아버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모든 건 다 내가 꾸민 일이다.대충 모든 게 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구나.협상금이 전달되면,나는 협상금의 3분의1을 이브라힘 몫으로 떼어주고,나머지를 해외 계좌에 송치해 둔 채 한국으로 들어갈 거다.그 돈이면 내가 진 빚 갚고도 넉넉히 남으니까,사업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사이)일단 이브라힘한테 빌린 돈으로 그럭저럭 지낸다.솔직히 음식도 입에 안 맞고 잠자리도 불편해 죽겠다.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구나.(사이)메시지 받거든,그곳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브라힘한테 좀 전해라.꼭! 어머니,전화를 끊어버린다.긴 통화대기음,암전. 5장 외교통상부 내의 작은 방.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가족이 앉아 있다.긴 침묵. 어머니 지금 몇 시니? 아들 7분 남았어요. 딸 시간, 뒤로 미뤄. 아들 무슨 꿍꿍이냐고 더 의심할 걸? 딸 그럼 빨리 결정하든가?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난 아까 결정했어. 어머니와 아들,딸을 쳐다본다. 딸 난 우릴 속였다는 게,용서가 안 돼. 아들 그래서? 딸 협상금 주지 마. 어머니 그럼 아빤? 딸 어떻게 되겠지. 아들 이브라힘이 순순히 보내줄까? 딸 알아서 해결하겠지. 어머니 그래도 그럴 순 없다. 딸 왜? 어머니 니들 아버지니까. 딸 아버지다워야 아버지지.다 늙어서 그나마 엄마 대접 받고 살려면,엄마도 결정 잘해.어떡할 거야? 엄마,충격을 받은 듯 무너진다. 딸 에이-씨!시간 없어.빨리 결정해!아니면 나가서 내 맘대로 말한다! 딸,문을 열고 나가려 한다. 아들 아버지가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딸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가겠지.난 더 이상 그렇게는 못 살아.그나마 아버지한테 빚이 있었으니까,우리가 숨이라도 쉬면서 살았던 거 아니야?아마 빚 갚고 나면 그 빌어먹을 가장의 권위를 내세워서 다시 우리 숨통을 조일 거야.우리가 빚이라도 진 것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청구하겠지. 아들 그래도 아버지는 돈은 잘 벌어 왔잖아.그걸로 우리도 한동안 먹고살았고. 딸 결정적인 순간엔 아버지 편드는 걸 보니까,오빠도 별 수 없는 남자구나. 아들 누구 편을 들어!솔직히 너한테 들어가는 돈이 나보다 몇 배는 많았잖아. 딸 돈을 주니까 그게 사랑인 줄 알았고.하지만 지금은 그게 사랑이 아닌 건 알아.난 그냥 먹이를 주면 반사적으로 꼬리를 흔드는 개랑 다를 바 없었어. 아들 네 허영심을 채우려면 돈이 필요하니까,그래서 꼬리친 건 아니고? 딸 마약이라도 발라 놓으셨는지,끊어버리기엔 너무 달콤하더라고. 아들 그 돈이 아깝다.내가 그 돈을 가지고 장사를 했으면 재벌 됐겠다. 딸 나도 더러워서 진즉에 독립하려 했어.근데 빌어먹을 집구석이 당장에 원룸 마련해줄 돈 한 푼 없는데 어떻게 해!우리 협상금 나눠 갖고,여기서 다 갈라서자.아빠야 그냥 납치범들한테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지.사실 우리한테 아빤 죽은 거나 다름없었잖아.그리고 엄마한테 한 가지 충고하는데,이 새끼한테 밥 얻어먹을 생각 하지도 마.말하는 본새가 아빠랑 똑같아. 어머니,딸의 뺨을 때린다. 아들 그 년 잘 맞았다!계집애가 주둥아리를 함부로 나불대더라고.어디 오빠한테 대들어! 어머니,아들의 뺨을 때린다. 어머니 이놈의 종자들 다 지긋지긋해.애비나 새끼나 다 돈 생각뿐이야.돈이 가족보다 중요해?(사이)그럼 나도 이참에 엄마 딱지 버리고,돈 한 번 밝혀볼까?(사이)앞으로 모든 일은 내가 알아서 해.토 달면 알몸으로 확 내쫓아버리는 수가 있으니까,조심해! 어머니,아들의 전화기를 빼앗아든다.이브라힘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니 여보세요?이브라힘?나야.김만수 아내.남편한테 전해.협상금이고 뭐고 땡전 한 푼 보내 줄 수 없으니까,알아서 오든지 거기서 살든지 맘대로 하라고. 뭐?난 모르는 일이니까,빌려준 돈은 알아서 받아! 무대 한 쪽,단상이 마련되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어머니,아들의 가방에서 협상금이 담긴 통장을 꺼내든다.그리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다. 어머니 우선 제 남편 일과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희 가족은 남편이 왜 목에 칼이 들어온 순간에 웃었는지 모릅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솔직히 전 남편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예전에는 먹고사는 게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먹고살 만하니까 더 잘살아 보겠다고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욕심 부리다 쫄딱 망해먹고 나선 가족 볼 면목이 없다고 방에서 나오질 않아서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남편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를 두고 말이 참 많았습니다.듣고 있으면 하나같이 다 그럴듯합니다.근데 자기들 맘대로 사람을 살렸다 죽였다 합니다.하긴 그게 직업이니까,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겠지요.그래도 이건 아닙니다.먹고사는 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합니까?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해서 다 용서가 됩니까?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통장을 단상 위에 놓는다. 어머니 남편은 지금 무장단체에 붙잡혀 있는 게 아닙니다.같이 일하던 파키스탄 노동자가 임금체불에 대한 대가로 사기극에 가담해 달라고 협박한 모양입니다.네,베란다 사건은 다 쇼입니다.남편이 진짜로 붙잡힌 줄 알고, 사기를 친 겁니다.다들 엄청난 돈을 보내주셨더군요.‘이 끔찍한 땅에도 아직까지 온정이란 게 살아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남편의 협상금에 보태라고 보내주신 돈,여기 그대로 있습니다.한푼도 건드리지 않았으니 다들 찾아가세요.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제가 국민여러분을 기망했으니 책임을 져야죠.저를 사기 미수죄로 처벌하십시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욕 하실 분들,실컷 욕하십시오.하지만 저도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욕 좀 해봅시다.자기만 배불리 먹겠다고 돈 떼어 먹은 최동렬,돈 제때 갚지 못한다고 인질 협상금까지 차압하겠다는 희망캐피탈,니들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에필로그 어머니와 가족,거실에 둘러앉아 있다.어머니,상 위에 장부를 펼쳐놓고 있다.그 옆에서 아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딸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검색창을 띄워놓고 있다. 아들 일이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사기 미수죄는 처벌할 수 없다는 거,정말 기막힌 아이디어였어요. 딸 덕분에 떼인 돈도 받아낼 수 있었고,사채이자도 탕감 받을 수 있었고.정말 연기가 죽여줬어요. 어머니 니들만 잘난 줄 알았지?니들이 누구 배에서 나왔는데! 아들과 딸,웃는다.어머니의 표정은 냉담하다. 아들 근데 아버지는 왜 안 돌아오세요? 어머니 그 인간 고생 좀 할 거야.이브라힘한테 돈 부쳐주면서 그랬지.그 인간 정신차릴 때까지 한 달 정도 파키스탄에서 일 좀 시키라고 했거든. 딸 그래도 좀 심한 거 아니에요? 어머니 그 인간이 한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야.그건 그거고,계산을 마저 끝내 볼까? 아들 근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요? 어머니 사랑을 돈으로 환산하는 거,이게 너희들 사고방식 아니니?싫으면 집 나가시든가. 아들 어디까지 했죠? 어머니 부부생활 항목. 아들 섹스를 하는데 들어가는 노동 비용을 20~24세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 어머니 니 아버진,평균에도 못 미쳤다.최저로 계산해. 딸 (자판을 두드리며)시간당 최저 임금은 삼천 칠백 칠십 원이야! 아들 그럼 반올림해서 시간당 사천원.칼로리 소모가 보통 노동의 10배는 될 테니까 시간당 4만원을 잡고……. 어머니 1시간까지 가본 적은 없는데?보통 30분 안에 끝났어. 아들 그럼 최저 임금의 이분의 일인 이만 원에 한 달 평균 20회 정도 관계를 맺는다고 치고……. 어머니 스무 번은커녕 열 번도 채 안 됐어. 아들 그럼 열 번으로 계산하면 40만원,그 대가로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성매매를 하기 위해 지불하는 최소비용 회당 7만원……. 어머니 내가 칠만 원짜리밖에 안 돼 보이니?십만 원으로 해. 아들 거기에 엄마가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오만 원 정도 더하고……. 어머니 난 절정에 다다른 적이 없었어.기껏해야 다섯 번에 한 번 정도? 아들 그럼 쾌락의 비용을 만원으로 계산하고,모두 더하고 빼면 대략 한 달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지불해야 할 돈이 오십만 원,일 년이면 육백만 원.어머니가 결혼한 지 30년이 됐으니까……. 어머니 솔직히 너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관계를 안 했다. 아들 그럼 14년치만 계산 하면,총 팔천사백만 원. 어머니,장부에 기재한다. 어머니 자,다음 항목은 가사 노동에 대한 미지급분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딸 (자판을 두드리며)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시급 이만 오천 원에서 5만원 사이래. 어머니 시급 사만 원 정도가 적당하겠구나. 아들 하루 평균 15시간의 가사노동을 했다고 가정하고……. 어머니 깨어 있는 동안은 다 가사노동 아니야?난 평균 5시간도 채 못 잤어! 아들 그러면 계산이……. 어머니 이리 내.넌 대학까지 나온 놈이 뭐 그렇게 계산이 느려.들인 돈이 아깝다.이러다 너랑 미애 청구서는 오늘 안에 만들지도 못하겠네. 암전.
  • “수비 좀 잘해!” 팀 주장 때리고 퇴장당한 축구선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 도중 같은팀 선수를 폭행해 선수가 퇴장당하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사건의 주인공은 스토크 시티의 주장이자 수비수인 앤디 그리핀(29)의 뺨을 때린 공격수 리카르도 풀러(29).  풀러는 29일 새벽(한국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이하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라운드 도중 올 시즌 리그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스토크 시티는 선제골을 터트리며 1-0으로 기분좋게 앞서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 6분 그리핀이 위기상황에서 볼 처리 미숙으로 웨스트햄의 앤디 콜에 동점골을 내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그리핀의 실점에 화가 난 풀러는 실점 직후 킥오프 준비를 뒤로 한 채 그리핀에게 다가갔다.낌새를 눈치챈 글렌 웰란이 둘 사이를 가로막았으나 그리핀과 언쟁을 벌인 풀러는 결국 그리핀의 뺨을 때리고 말았다.  동료들이 재빨리 달려들어 더 이상 험악한 사태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상황은 이미 엎질러진 물.풀러의 폭행을 목격한 주심 마이클 존스는 지체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풀러를 퇴장시켰다.원정경기에서 선전한 스토크 시티는 팀 내분과 수적 열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경기 종료 직전 역전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토니 풀리스 스토크 시티 감독은 “실망스럽다.너무 어처구니없어 TV화면으로 다시 확인했다.”며 “풀러와 그리핀은 얼마 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서로 티셔츠를 선물할 정도로 친한 사이다.다만 풀러가 다혈질(volatile)이라….”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경기 후에 라커룸에도 없었다.이미 선수단 버스에 타고 있어 볼 기회가 없었다.”며 “구단 내부에서 자체 징계를 논의할 것이며 이번 일이 더 이상 언론을 통해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풀리스 감독은 풀러에 대해선 자체 징계 수준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자체조사 후 징계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동료끼리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 시즌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널)가 토트넘과의 칼링컵 4강 2차전에서 팀동료 니콜라스 벤트너의 얼굴에 박치기를 했으며 지난 2006년에는 뉴캐슬의 리 보이어와 키에런 다이어가 경기 도중 주먹다짐을 벌이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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