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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통 샌드위치 책보고 만든다/ 레서피 소개 책 4권

    도심의 길모퉁이 한 편에 서너평쯤 돼 보이는 공간.간단히 점심을 때우려는 사람들이 들어선다.모던한 분위기,맑고 선명한 피아노에 에스프레소 향이 진동한다.샌드위치 전문점이다. 한 1∼2년 전쯤부터 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 등에서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한 샌드위치 전문점이 이젠 도심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의 ‘코드’와 딱 맞는 샌드위치가 어엿한 먹거리로 정착하고 있다.된장찌개나 김밥처럼 우리 음식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란 추측은 지나친 것일까? 샌드위치는 18세기 후반 카드놀이에 빠졌던 영국 J M 샌드위치 백작이 식사할 시간이 아까워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를 끼워 먹기 시작한 것이 그 유래다. ●영양도 풍부… 패스트푸드와 달라 먹기 간편하고 만들기 쉽다는 점 때문에 샌드위치는 패스트푸드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샌드위치 전문점들은 패스트푸드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샌드위치는 영양가가 별로 없는 정크식품과 단연코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샌드위치에는 육가공품에서 치즈,양상추,토마토,양파 등의 속재료가 들어간다.5대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돼 있고 맛도 다양하다. 특히 요즘에는 호밀빵·잡곡빵,우유나 달걀,말린 과일,견과류 등을 듬뿍 넣어 만든 건강 빵에다가 유기농 채소가 속재료로 등장했다.물론 몸에 좋은 발효식품 치즈는 단골 속재료.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샌드위치.하지만 제대로 맛을 내기는 쉽지 않다.우리의 오랜 먹거리가 아닌데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속재료에도 음식 궁합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훈제연어는 크림치즈와 양파가 잘 어울리고,새우가 들어갈 때에는 레몬즙을 뿌리고,호밀빵을 사용할 때는 에멘탈과 같이 맛이 진한 치즈가 어울린다. 이처럼 만들기가 간단찮은 샌드위치를 제대로 따라 만들 수 있는 책이 잇따라 나왔다. ‘샌드위치’(디자인하우스·1만 2000원)는 샌드위치의 달인이라는 민현경씨가 전문점 ‘The Bar’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을 살렸다.가게에서 가장 인기있던 메뉴 48가지의 레서피를 모았다. ‘맛있는 샌드위치’(시공사·6800원)는 34가지 샌드위치를 만드는 방법이들어 있다.책은 샌드위치의 속재료와 빵의 특징 등이 있어 초보자 가이드용으로 알맞다.하지만 조금 더 진도를 나가 소문난 샌드위치 전문점 6곳의 인기메뉴도 실었다.샌드위치에 어울리는 음료를 소개한 것이 특징. ‘샌드위치’(웅진닷컴·6800원)는 샌드위치 전문점 9곳의 인기 메뉴 76가지 맛을 배워 볼 수 있다.메뉴 선정 기준은 영양이 풍부하고,질리지 않으면서 맛이 독창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밥·주먹밥·샌드위치’(리스컴·8500원)는 김밥,주먹밥 외에 샌드위치 21가지를 소개했다. ●와인과도 어울려 접대에 그만 샌드위치 종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다.또한 간단히 한 끼를 때울 수도 있지만 특별한 식사나 손님 초대 음식으로도 어울리는 것들이 많다. 이런 샌드위치에도 과연 와인이 어울릴까? 샌드위치는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특정 와인이 딱히 맞는다고 잘라 말히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주재료가 닭고기인 경우 달지 않은 화이트 와인이나 부드러운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새우나 게살,바닷가재류는 단맛이 적고 약간 쓴 듯한 화이트가 좋고,가공하지 않은 햄에는 단맛이 살짝 도는 와인이 좋다.찬 고기가 들어 있는 샌드위치에는 향이 짙은 화이트 와인이 무난하다. 정성이 가득 담긴 샌드위치,자신만의 샌드위치로 손님을 초대해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져보자. 이기철기자 chuli@
  • [실크로드를 가다] (3·끝) 중국 최서단도시 카스

    카스(중국) 글·사진 임창용특파원 우루무치에서 국내선 항공기를 타고 서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면 중국의 최서단 도시 카스(위구르인들은 카슈가르라고 한다)다.카스를 지나 파미르 고원을 넘으면 파키스탄,이란,서아시아,유럽 등으로 통한다. 그래서 카스는 1000년 이상 동서문명 교류의 중심지로 번성했는데,지금도 시내엔 당시 활발하게 무역이 이루어졌던 자유무역시장이 남아 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서쪽으로 향했다.초등학교 시절 ‘세계의 지붕’으로 달달 외었던 파미르고원 가는 길이다.파키스탄으로 이어지는 ‘중·파도로’를 타고 1시간쯤 달리니 거대한 카라코람 산맥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후부터는 회색협곡이란 뜻의 ‘깔스협곡’을 따라 구불구불 험한 길이 끝없이 이어지고,토굴을 겨우 면한 소수민족들의 집이 띄엄띄엄 나타난다. 협곡 한 켠엔 설산에서 녹아내린 물이 흐르고 협곡 중간중간 평평하고 넓은 곳은 양과 야크들의 차지다.눈부신 설산을 배경으로 동물들이 마른 풀을 뜯는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협곡을 1시간쯤오르면 카라코람 산맥에서 가장 높은 궁궐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한 달음이면 올라갈 것 같은데 높이가 자그마치 해발 7700m다.만년설이 덮여 있는 봉우리에 걸려 있는 구름이 막 터져나온 목화솜처럼 새하얗다. 2시간쯤 더 올라가니 고산 호수 카라쿨라 호수다.버스에서 내려 잠깐 걸었더니 숨이 가쁘고 어지럽다.말로만 듣던 고산증 증상.“절대 뛰지말고 살살 걸어다니세요.잘못하면 실신할 수도 있어요.”.동행한 한족 가이드 위엔(河燕·26) 양이 겁을 준다.호수는 해발 3800m에 있다. 고구려 출신의 당나라 장수 고선지가 군사를 이끌고 이 험난한 곳을 넘어 사라센제국을 제압했다고 생각하니 새삼 머리가 숙여진다.또 낙타를 타거나 끌며 목숨 걸고 고개를 넘었다는 캐러밴들의 고충은 어땠을까. 호수는 꽁꽁 얼어 있다.5월이나 되어야 녹기 시작한다고.호수에서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이는 설산은 카라코람 산맥에서 두번째로 높은 무스타커산(7560m)이다.그 모양이 아름다워 ‘빙산의 아버지’로 불린다. 수정처럼 맑은 호수와 주변의 초원,설산이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데,호수가 얼어붙은 겨울이라 세 가지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가능하면 실크로드 여행은 5∼9월에 와야 풍치를 만끽할 수 있다. 호수를 지나 몇 시간만 더 가면 파미르고원 정상(4600m)인데 시간상 차를 돌리려니 아쉽다.카스 시내까지 200㎞의 먼길을 되짚어가야 하기 때문.다행히 올라올 때는 5시간 이상 걸렸는데,내려갈 때는 4시간 만에 시내에 닿았다. 이튿날 아침 들른 곳은 자유무역시장.중국 비단,모피,공예품,생필품과 먹거리 등 그 종류와 양이 엄청나다.큰 길엔 당나귀가 끄는 수레,자전거,인파들이 뒤섞여 정신이 없을 정도.카스에서 생산되는 역사 깊은 민속 공예품,카펫은 유럽에도 수출된다.화려한 무늬와 선명한 색상의 양모 카펫은 여행객마다 욕심을 내는 상품.하지만 카펫 하나 짜는데 한 사람이 수개월씩 매달릴 정도로 공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값이 만만치 않다.2000위안(약 30만원) 정도 주면 2m×3m 크기의 양모 카펫을 살 수 있다. 독특한 외모의 위구르족도 여행객들의 눈길을 빼앗는다.위구르족은 카스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한다.오똑한 코와 파르스름한 눈동자,화려한 색상의 복장을 한 위구르족 아이들이 다가와 물건을 사라고 조르는 모습이 생경하면서도 재미 있다. 시장을 나서 들른 곳은 청나라 건륭황제의 위구르족 후궁이었던 샹뻬이(香妃)묘.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진한 향기가 난다고 해 샹뻬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청조 때 이곳을 정벌한 한 장수가 미모가 출중한 이 여인을 잡아 자금성에 보내니 건륭제가 후궁으로 삼았는데,끝내 몸을 허락하지 않다가 자살했다는 설과 28년간 자금성에서 살다가 병들어 죽었다는 설이 전해진다.위구르족들은 자살설을 신봉해 샹뻬이와 그녀 가족들의 묘를 만들어 보존해왔다.기나긴 박해의 역사를 살아온 위구르족에게 정조를 지킨 샹뻬이는 민족적 자존심이었던 셈이다. sdargon@ ●항공 및 교통 현재는 인천∼베이징∼우루무치∼카스,5월말 우루무치 직항편이 생기면 인천∼우루무치∼카스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우루무치에서 카스까지 1시간 30분 소요.열차(24시간 소요)를 이용해도 된다.카스 시내대부분은 걸어서 다닐 수 있으며,짐이 있으면 택시(기본요금 6위안)를 타면 된다.직항노선 운영 및 패키지 상품 관련 문의 우림여행사(02-771-8366). ●숙박 및 먹거리 시내에 카스가얼빈관 등 3성급 호텔이 서너곳 있다.숙박료는 200위안 정도.호텔이지만 시설이 노후해 세면대에서 물이 새기도 한다. 먹거리는 우루무치와 마찬가지로 양고기 일색.냄새 때문에 고역을 겪기 쉬우므로 김이나 고추장 등 밑반찬을 꼭 준비해가자.중식당에 가면 애피타이저로 비둘기 고기 튀김이 나오는데 고소하고 맛있다. ●가볼만한 곳 신장지구 최대의 이슬람사원인 에이티갈(淸眞寺) 사원이나 위구르족들이 사는 집을 방문해 볼 만하다.시내의 위구르족들은 모자나 공예품 등을 만들어 파는데,집을 방문하면 집에서 만든 빵이나 과자 등 풍성한 음식상을 내온다.
  • 어린이가 만드는 57가지 요리

    꼬르륵~ 배꼽벨이 울리면 아이들은 대개 이렇게 내뱉는다.“아잉~ 배고파,뭐 먹을거 없을까.”하지만 정작 스스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특히 아이라면. 집안이 어려워 부모가 먹을 것을 챙겨놓지 않고 맞벌이 등을 나가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을 위해 스스로 요리를 만들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책이 나왔다.㈜CJ가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자문을 얻어 발간한 책은 ‘토리의 요리놀이’(사진).실제로는 갓 결혼한 부부나 혼자 사는 싱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밥짓는 법부터 달걀프라이,샌드위치같은 기초적이고 간단한 요리부터 떡볶이와 맛탕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까지 총 57가지 조리법을 담았다. 아이를 대상으로 만든 책인만큼 친근하고,쉬운 일러스트와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요리를 하려면 칼이나 불을 사용해야 하는데 애들에게는 위험하지 않을까?책은 요리에 앞서 올바른 칼 사용법,간단한 응급처치나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해놓았다. ●1큰술이 뭐죠? 일반 요리책에 나와있는 ‘1큰술’,‘15㏄’는 대체 얼마라는 걸까.어른들도 잘 모르는 기초계량법이 여기에 있다.1큰술은 어른 숟가락 1개,1작은술은 찻숟가락 1개에 담는 양.계량스푼으로 잰다면 각각 15㏄와 5㏄다.1컵은 작은 우유팩에서 윗면을 잘라내고 네모난 부분만 채운 200㎖다.또 ‘소금약간’은 엄지와 검지로 소금을 쥐었을 때의 양 정도,‘소금 적당히’는 엄지·검지·중지 등 세 손가락으로 한번에 집어올리는 분량이다. ●냉장고 나라에서 온 요리 찬밥이 있다.그냥 냉장고에서 적당한 반찬거리를 찾아 허기만 채울까.냉장고에서 김치,달걀,당근,양파,식용유만 확보하면 내가 만들어 더욱 맛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 불 위에 프라이팬을 올려놓고 뜨거워졌다 싶으면 식용유를 두르고 김치를 가위로 송송 썰어 볶아보자.김치가 어느정도 익으면 찬밥을 넣은 뒤 밥에 물기가 거의 없어졌을 때 참기름과 참깨를 넣고 볶으면 김치볶음밥 완성.달걀프라이를 만들어 올리면 더욱 맛난다.네모낳게 썰어 볶은 당근과 감자,양파로는 세가지 음식이 가능하다.풀어놓은 달걀과 밥을함께 볶으면 달걀볶음밥,달걀을 부쳐 재료를 넣어 볶은 밥 위에 얹으면 오므라이스,볶은 재료와 물,카레가루를 넣어 끓이면 카레라이스. ●인기최고 우리들의 간식 이번에는 빵을 이용해 볼까.양파와 피클을 잘게 다져 물기를 꼭 짜내고 기름을 뺀 참치와 마요네즈,머스터드(서양겨자),설탕을 넣고 섞는다.식빵이나 모닝롤 사이에 넣으면 바로 참치샌드위치.삶은 달걀 노른자는 으깨고 흰자와 오이를 다져 마요네즈와 섞은 뒤 식빵 안에 넣으면 손쉽게 달걀샌드위치가 만들어진다.달걀과 우유,설탕과 소금을 큰 그릇에 담아 잘 젓고 여기에 식빵을 담갔다가 프라이팬에 구워내면 프렌치토스트가 완성된다. ●책의 탄생은 결식아동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식료품 부족보다 바쁘고 여유없는 영세 가정의 맞벌이 부모가 아이들을 방치한 채 일하러 나가거나 부모가 없기 때문.CJ는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 스스로 요리할 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우선 전국의 빈곤어린이공부방과 복지시설 등 사회복지단체 1000여곳에 4000부를 무료 배포했다.가정에서 책이필요하다면 CJ 사회공헌팀으로 연락하면 된다.이메일 re7273@cj.net,전화 (02)726-8164. 최여경기자 kid@
  • “밀가루는 가라 쌀가루 온다”이만희 상무

    ‘순쌀 빵’을 아시나요? 쌀가루만으로 빵,국수,라면,만두피 등을 척척 만들어 내는 사람이 있다.㈜순쌀나라(02-586-3330) 이만희(50) 상무가 주인공이다. 쌀은 가루로 만들 경우 전분이 손상돼 끈적끈적한 점성이 떨어진다.따라서 쌀을 밀가루처럼 반죽한 뒤 부풀려 빵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그러나 그는 고정관념을 깨고 가루로 만들어도 쌀의 기존 성분이 바뀌지 않는 ‘米米(미미)파우더’를 개발했다. 이씨는 경기 연천초등학교 등에서 14년간 교사로 일한 경험이 있다.과학에 관심이 많아 학생과학 발명반을 운영하며 과학경시대회 등에도 참가했다.강원도 동해시가 고향인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화력발전소에서 태우고 남은 석탄재를 처리하는 기술을 연구했다.석탄재를 잘게 부숴 시멘트처럼 굳혀 하천제방이나 보도에 쓸 수 있는 블록을 만들어 특허 출원했다. 이씨는 석탄재를 분쇄하다 쌀가루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4년동안 3억 5000만원이나 들어갔다.광고회사 ㈜피알코리아를 운영하면서 번 돈을 쌀가루 개발에 쏟아 부었다. 10년 경력의 ㈜순쌀나라 제빵사 이재찬(34)씨는 “쌀은 겉껍질이 딱딱해 분쇄가 안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쌀가루로 빵을 만들면 맛은 촉촉하고 부드럽지만 밀가루보다 약간 덜 부푼다.”고 설명했다. ‘米米파우더’는 쌀의 딱딱한 껍질을 발효효소가 섞인 물에 담궈 부드럽게 만든 뒤 잘게 부순다.분쇄 강도를 조절함으로써 전분이 손상되지 않은 그물망 모양의 쌀가루를 만들어낸다. ㈜순쌀나라는 이달 중 농협 하나로클럽에 순쌀식품 전문점을 처음 문 열 예정이다.현재는 서울 방배동 사무실에서 시범적으로 쌀가루를 이용해 빵,만두,국수 등을 생산하고 있다.이 곳에는 쌀가루 생우동집 등의 가게를 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순쌀식품 전문점인 ‘라이스 베이커리’는 프랜차이즈 체인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프랜차이즈점 한 곳을 낼 경우 창업비용은 15평 기준으로 1억원 정도를 예상한다.가맹비는 2000만원. 이씨는 쌀가루가 면류,제빵,제과,양조 등 모든 밀가루 제품을 대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그는 “밀가루를 먹으면 속이불편한 사람들이 있지만 쌀로 만든 빵은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소개했다. 윤창수기자 geo@
  • 부시의 전쟁/여기는 이라크戰線/사프완 첫 구호물자 인도 “생색내기 지원… 물·약품 절실”

    26일 오후 4시(현지시간) 쿠웨이트의 적신월사가 3대의 대형트럭에 4만 5000여명 분의 구호식량을 싣고 미군의 호위 아래 쿠웨이트 국경을 넘어 남부 이라크 사프완 마을에 도착했다. |사프완(이라크 남부)김균미 도준석특파원| 쿠웨이트 정부의 주선으로 외국기자들에게 공개된 행사여서 그런지 별도의 출국절차 없이 개인 차량을 타고 국경을 넘었다.외부의 구호식량이 개전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에 전달되는 순간이었다.한국 기자들이 남부 이라크 국경을 넘어 이라크에 들어가기는 처음이다 “후세인을 위해 피를 흘릴 것이다.우리는 후세인을 사랑한다.”구호식량을 실은 적신월사의 트럭을 맞은 것은 먹을 것을 보고 반기는 환호가 아니라 마을 주민 수백명의 후세인 지지 외침이었다. 공터에 트럭이 멈춘 뒤 트럭문이 열리자마자 수백명의 낡은 옷 차림의 사프완 주민들이 트럭앞으로 몰려들었다.적신월사 직원들이 구호식량이 들어있는 흰 상자들을 나눠줄 틈도 없이 앞다퉈 트럭위로 올라와 마구 상자들을 꺼내가기 시작했다.생수와 주스,빵,설탕,밀가루,사탕,식용유 등이 들어 있는 상자들이 찢어져 빗물이 고인 흙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맨발의 아이들은 바닥에 떨어진 구호식량들을 주워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1주일째 물이 끊겼던 터라 아이들은 생수병을 보자마자 뚜껑을 열고 그 자리에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구호식량을 배급하는 와중에도 미군 지프와 유조차량 등은 끊임없이 이라크쪽으로 향했다. 구호식량을 실은 트럭을 호위하며 만약의 불상사에 대비해 조금 떨어진 곳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던 미국과 영국 군인들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보다 후세인 지지 구호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20일째 비무장지대(DMZ)에서 근무중이라는 미 육군 자니 몬데스 하사는 후세인 지지 구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91년에 연합군을 지지하는 장면이 TV에 나온 뒤 처형당한 경험이 있다.무서워서 일부러 후세인 지지 구호를 외치는 것”이라고 나름대로 설명했다. 주민들은 200여명의 외국기자들 주변에 몰려들어 자신들의 생각을 거리낌없이 내뱉었다.일라 발티브(21)는“우리는 미국인들을 원하지 않는다.미국은 우리(이라크인)를 무서워한다.아랍인들은 배신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열댓살쯤 되어보이는 남자 아이들은 물이나 빵보다 담배를 먼저 달라고 했다.천진난만한 눈망울을 한 아이들은 신기한 듯 이것저것 만져봤다. 나이 든 마을 주민들은 무질서한 상황을 ‘연출’한 쿠웨이트 적신월사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이라크인들을 마치 짐승처럼 보이게 하는 처사”라며 “조금만 가면 식량배급소가 있다.그곳 책임자들에게 구호물품을 넘겨주고 식구 수에 따라 공평하게 나눠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마을 어른처럼 보이는 또 다른 남자도 “우리에게는 식량이 충분하다.정부가 6개월간 먹을 수 있는 양을 배급해 줬다.”면서 “당장 필요한 것은 물과 의약품”이라고 소리쳤다.기자들과 함께 온 쿠웨이트인을 보고는 대뜸 “왜 미국인들을 데려와 우리를 죽이려 하나.우리를 마치 바보처럼 보이게 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전직 군인이라는 아드난 모하메드(24)는 “오늘 구호물자를 나눠 주는 모습을 보면서 연합군에 대항해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히려 전의를 다졌다.그는 “미군은 공화국 수비대를 아직 못 봤다.만나면 이들이 얼마나 강한지 놀랄 것”이라며 공화국수비대에 대한 신뢰감을 표시했다. 오후 5시35분쯤 구호물자 배분이 끝나고 트럭은 내일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며 이라크 국경을 넘어 쿠웨이트로 돌아갔다.1시간35분만이었다. 구호물자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이라크인,진정한 구호보다 생색내기에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쿠웨이트 정부,제자리가 아닌 듯 어색해 보이는 미군.3자의 불협화음은 모래바람으로 시야가 뿌연 사막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처럼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kmkim@
  • [실크로드를 가다] ② 우루무치.투루판

    |우루무치(중국) 임창용 특파원|우루무치는 3개의 실크로드 루트 중 톈산북로와 톈산남로가 갈리는 교통 요충지.인구 150만명으로 서역 최대의 공업도시다.과거 둔황에서 낙타를 타고 기나긴 사막을 헤쳐온 캐러밴들은 우루무치에서 한숨 돌리고,휴식을 취한 뒤 다시 서쪽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우루무치부터는 이슬람의 색채가 중국보다 강하다.바자르(시장)에 가니 대부분의 여성들은 머리에 얼굴만 나오도록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반면 남성들은 대부분 모자를 쓴다.그래선지 시장엔 스카프와 모자 전문점이 무척 많았다.모자와 스카프만 제대로 갖춰도 이곳에선 멋쟁이로 통한다. 우루무치의 대표적 명소로는 ‘톈츠’(天池)가 꼽힌다.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100㎞ 가면 보거다산(5445m)이 나오고,해발 1980m 중턱에 남북 3400m,동서 1500m의 광활한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만년설이 뒤덮인 봉우리들로 둘러싸인 호수.여름에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둘러보면 그 경치가 혼을 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아직 겨울이라서 호수가 꽁꽁 얼어 있다.호수 얼음 위로 들어서자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소수 민족 컬크즈족 몇 명이 다가와 말을 타라고 조른다.호수 한바퀴 도는 데 20위안(약 3000원). 우루무치에서 버스로 1시간30분쯤 동쪽으로 달리면 오아시스 도시 투루판(吐魯番)이다.이곳은 중국 최대의 포도 생산지.비가 연평균 20㎜밖에 오지 않아도 포도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2000년 역사의 지하수로(카레즈) 덕분이다. 투루판은 톈산산맥 중간의 분지 형태를 띠고 있는데,양쪽 산에서 만년설이 녹아 사막에 스며드는 물을 지하수로를 통해 끌어올려 포도를 키운다.길이가 5000㎞에 달하는 카레즈는 만리장성과 징항 대운하와 함께 중국 고대 3대 공사로 꼽히며,지금도 곳곳에서 수로를 파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겨울이라서 황량하게 느껴지지만 한여름이면 사막을 파랗게 물들이는 포도덩굴과 열매가 장관을 이룬다고.카레즈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포도밭 밀집지역에 내리니 인근 주민들이 좌판을 벌이고 건포도를 팔고 있다. 이곳은 워낙 건조해 포도를 그늘에 걸어 놓으면 며칠 안가 건포도가 된다.포도 종류에 따라색깔과 크기도 다양한데,값도 1㎏ 한 봉지에 10위안부터 150위안까지 천차만별이다. 투루판에서 하미 방향으로 1시간쯤 가니 소설 서유기의 무대 훠옌산(火焰山)이 앞을 가로막는다.불타오르는 산 때문에 손오공 일행이 우마왕으로부터 파초선을 빼앗아 불을 끈 뒤 가까스로 넘었다는 산이다.투루판 시내 서쪽 10㎞ 지점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가오창구청(高昌故城)이 있다.498년 세워져 200여년간 번성한 가오창국의 터전이다.높이 10m,둘레 4.5㎞의 성벽과 중앙 왕궁 등이 건설됐는데,아직도 그 규모와 보존상태가 놀라울 따름이다. 입구에서부터 마차를 타고 중앙으로 들어가니 마치 미국 서부를 달리는 듯한 느낌.온통 흙으로 된 벽과 건물 때문에 마치 ‘흙의 나라’에 온 듯하다.가오창구청 앞쪽 4㎞ 지점엔 당시 귀족들의 무덤인 지하분묘군인 ‘이스타나 고분’이 600기 정도 남아 있다.일부엔 꽃과 새가 그려진 벽화와 함께 건조한 기후에 썩지 않고 보존된 시신이 유리관 속에 전시돼 있다.입장료 20위안. sdargon@ ◈가이드 ●항공편 및 교통우루무치에 가려면 현재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베이징에서 1일 4편(3시간30분 소요),상하이에서 1일 1~2편(4시간20분 소요) 운항. ●먹거리 양고기 일색인 이곳에서 가장 흔하면서 여행객 입맛에도 맛는 음식이 ‘난(사진)’이란 빵.약하게 간을 한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만들어 미리 달군 화덕 벽에 척척 붙여 구워낸다.처음엔 밋밋하던 맛이 씹을 수록 고소하다.값은 1위안 정도.빤미얀이란 비빔국수도 먹을 만하다.삶은 국수에 야채와 양고기,소스 등을 넣어 버무리며,모양과 맛이 스파게티와 비슷하다.양고기가 들어간 다른 음식보다는 냄새가 덜해 먹을 만하다.빤미얀이 유럽으로 건너가 스파게티로 발전했다는 설이 있다.시내 바자르에서 5위안이면 맛볼 수 있다. ●시차와 환율,숙박 베이징 표준시를 이용하기 때문에 한국보다 1시간 늦다.그러나 실제로는 3시간 늦어 밤 9시가 넘어야 어두워진다.환율은 1위안 155원.호텔은 시내 중심가의 4성 호텔 ‘신장자르댜주뎬’이 비교적 깨끗한 편.호텔 내에 전통 요리뿐만 아니라 쓰촨˙광둥 요리,서양식당까지 있어 입맛에 맛게 고를 수 있다.숙박료는 500위안 정도.국제전화는 1층 비즈니스센터에서만 할 수 있다.
  • 책꽂이/ 사랑의 빵속에 담긴 작은 행복이야기 외

    ●사랑의 빵 속에 담긴 작은 행복이야기(박경희 지음,평단 펴냄)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돕는 따뜻한 이야기.극동방송의 ‘김혜자와 차 한잔을’에 소개된 내용이 골격을 이룬다.책 판매수익의 일부는 월드비전 구호기금으로 쓰일 예정.8000원. ●하워드의 유럽IT 재발견(하워드 리 지음,다산출판사 펴냄) 유로화 시대를 맞아 점차 중요성을 더해가는 ‘유럽공화국’의 첨단정보산업을 업종별·국가별로 고찰.1만9000원. ●학문의 권장(후쿠자와 유키치 지음,남상영 등 옮김,소화 펴냄) ‘탈아론(脫亞論)’을 주장해 일본의 조선침략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저작.그의 인생과 학문,실천이 응집돼 있어 텍스트로서의 가치가 크다.‘서양사정’‘문명론의 개략’과 함께 저자의 3대 명저의 하나로 꼽히는 책이다.6800원. ●무인시대와 삼별초(유현종 지음,대산출판사 펴냄) 1170년 고려 무신정변부터 삼별초의 대몽항쟁까지 고려 100년사를 다룬 역사소설.전 3권 각권 9000원. ●곽희의 임천고치(林泉高致)(곽희·곽사 지음,신영주 옮김,문자향 펴냄) 11세기 중국 북송시대 산수화의 대가 곽희와 그의 아들 곽사가 지은 산수화 이론서.곽희가 이 책에서 내세운 화론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삼원(三遠),즉 고원(高遠)·심원(深遠)·평원(平遠)이다.이것은 일종의 원근법으로 이후 동양 산수화의 전범으로 자리잡았다.1만3000원. ●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틱낫한 지음,허문명 옮김,나무심는 사람 펴냄) 죽음과 두려움이라는 존재론적인 문제를 정공법으로 다룬 에세이.행선(行禪),즉 걷기명상을 통한 평화로운 발걸음,정성을 다 쏟는 호흡,측은지심으로 우러나오는 행동을 통해 두려움과 외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9000원. ●로댕(베르나르 샹피뇔르 지음,김숙 옮김,시공사 펴냄)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은 공무원이 되기 원했던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어린 시절 제대로 글을 쓰거나 간단한 셈조차 하지 못한 열등생이었다.명성과 천재성에 가려진 로댕의 인생과 작품에 대한 열정을 살핀다.1만5000원. ●새로 쓴 일본사(아사오 나오히로 등 엮음,이계황 등 옮김,창작과비평사펴냄) 2000년 일본에서 나온 ‘요설(要說)일본역사’를 번역한 것.일본의 현역 연구자들이 새로 쓴 정통 일본통사로,실증적으로 인정된 학설과 자료를 기반으로 균형잡힌 시각에서 접근한다.2만2000원. ●마을민속보고 어떻게 할 것인가(안동대 민속학연구소 엮음,민속원 펴냄) 민속학의 생명은 현지조사지만 학자들이 만나는 연구자료는 민속의 실상이 아니라 조사보고서 속의 기록이다.지난해 ‘마을 민속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에 이어 펴낸 민속조사보고 방법론.1만원.
  • 75회 아카데미 영화제 / 反戰무드속 조심스러운 잔치,‘시카고’ 6개 부문 석권

    ‘전반부는 뮤지컬쇼,후반부는 반전(反戰)쇼.’ 이라크전의 와중에 열린 제75회 아카데미는 한판 ‘눈치작전’을 구사했다.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오스카상 시상식은 13개 최다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뮤지컬 영화 ‘시카고’에 여우조연상 등 6개의 트로피를,2차대전 유태인 대학살을 다룬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반전 영화 ‘피아니스트’에 감독상·남우주연상·각색상 등 3개의 트로피를 각각 안겼다.남녀주연상은 ‘피아니스트’의 애드리언 브로디와 ‘디 아워스’의 니콜 키드먼에게 돌아갔다.10개 부문 후보작에 오른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갱스 오브 뉴욕’은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하는 이변을 낳았다. ●스타들 의상 간소하고 차분 올해 아카데미가 전쟁을 의식한 흔적은 곳곳에서 여실했다.‘피아니스트’는 전쟁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겼다.잭 니콜슨,대니얼 데이 루이스 등 막강후보들을 제치고 할리우드의 신예나 다름없는 브로디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건 최대의 ‘뉴스’.보수적이기로 악명높은 아카데미가 폴란드 출신의폴란스키 감독에게 감독상을 넘긴 것도 파격적인 선택이다. 단골 사회자인 코미디언 스티브 마틴 특유의 재담에 간간이 폭소가 터질 뿐 무대는 시종 ‘표정관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45초 룰(수상소감 제한시간)이 중반까지 칼같이(?) 지켜졌을 정도.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의 대리전을 방불케 했던 레드 카펫 행사가 빠지면서 스타들의 복장도 간소하고 차분해졌다.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최고의 눈요깃거리인 여배우들의 보석치장은 거의 볼 수 없었다.불참 소문과는 달리,행사장에 나타난 니콜 키드먼과 메릴 스트립은 장식없는 검정색 이브닝 드레스를,여우주연 막강후보인 르네 젤위거는 빨간 드레스 차림에 액세서리는 일절 달지 않았다. ●쏟아진 반전 멘트들 행사장에서 ‘전쟁’이야기를 꺼내 반전 무드를 띄운 건 장편다큐멘터리상 수상자인 마이클 무어 감독.‘로저와 나’로 유명한 그는 트로피를 받아들고 “세계는 허구다.선거 결과도 허구이며,미국 대통령은 허구적인 이유 때문에 전쟁에 우리를 보냈다.부시 대통령,우리는 전쟁에 반대한다.”고 부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난해 객석이 동조와 야유로 술렁거렸다. 이래저래 가장 돋보인 스타는 캐서린 제타 존스였다.줄리언 무어,메릴 스트립을 꺾고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그는 보름여 뒤 둘째아이를 낳을 만삭의 몸으로 ‘시카고’의 쇼무대를 재연해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올해의 공로상은 ‘아라비아의 로렌스’ ‘내 생에 최고의 해’ 등에 출연했던 원로배우 피터 오툴에게 돌아갔다. 황수정 김소연기자 sjh@ ●부문별 수상자(작 ▲남우주연상 애드리언 브로디(피아니스트) ▲여우주연상 니콜 키드먼(디 아워스) ▲남우조연상 크리스 쿠퍼(어댑테이션) ▲여우조연상 캐서린 제타존스(시카고) ▲장편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감독상 로만 폴란스키(피아니스트) ▲작품상 시카고 ▲시각효과상 반지의 제왕 ▲미술상 시카고 ▲단편애니메이션상 첩첩스 ▲단편영화상 디스 차밍 맨 ▲의상상 시카고 ▲분장상 프리다 ▲작곡상 프리다 ▲외국어영화상 노웨어 인 아프리카 ▲음향상 시카고 ▲음향편집상 반지의 제왕 ▲장편다큐멘터리상 볼링 포 콜럼바인▲단편다큐멘터리상 트윈 타워스 ▲촬영상 로드 투 퍼디션 ▲편집상 시카고 ▲주제가상 8마일 ▲각색상 피아니스트 ▲각본상 그녀에게 ◆남녀 주연상 브로디.키드먼 나치 치하,유령처럼 텅 빈 도시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던 피아니스트는 24일 그 고통의 보상을 받았다.쟁쟁한 대선배들을 제치고 ‘피아니스트’로 당당히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애드리언 브로디(33).그는 단연 가장 빛나는 스타였다. 결과가 발표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입을 못 다물던 그는 “소감을 미리 쓰면 상을 못 탄다기에 준비를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불면증에 시달린 나날이었지만 사랑과 격려가 충만했다.”고 회고했다. 마른 몸,긴 얼굴,처진 눈썹,매부리코를 가진 이 청년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 힘든 얼굴.지금까지 ‘신 레드 라인’ ‘섬머 오브 샘’ ‘빵과 장미’ 등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그가 수상한 데는 물론 연기력이 뛰어났지만,아무래도 반전 여론에 힘입은 바가 크다.“이번 영화를 통해 전쟁이 가진 비인간적인 면을 깨달았다.하나님을 믿든 알라를 믿든 신의 가호가 있기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니콜 키드먼(36) 역시 수상대에 올라서서 울음을 참지 못했다.지난해 ‘물랑루즈’로 처음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그녀는,올해 매부리코를 붙이고 버지니아 울프로 열연한 영화 ‘디 아워스’로 아카데미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베를린영화제 등의 여우주연상을 독식했었다. 불참설을 의식했는지 키드먼은 “사람들이 전쟁 시국에 왜 시상식에 참석하느냐고 묻는다.”면서 “예술이 중요하고 아카데미가 전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9·11테러 직후 많은 가족들이 고통을 받았고,지금 이라크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오스카가 사랑한 두 배우는 한목소리로 반전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먹고 사는 이야기] 빵보다 밥이 더…

    얼마전 우연히 들어간 A레스토랑.조명은 어둡고 식당 분위기는 퀴퀴해 80년대 초반의 대학시절 경양식집 같았다.그런데 그 정취가 묘해 우리 일행은 금방 대학시절로 빠져들었다.처음 식당을 들어설 때의 어둡고 칙칙한 느낌은 어느새 사라졌다. 주인으로 보이는 이가 메뉴판을 들고 와서는 주문을 받는데 ‘비후가스’라는 음식이 보여 주문했다.사실 양식당에서 일본식으로 ‘∼가스’라는 표현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잘못을 따질 수도 있으나 오랜만에 접하는 분위기에 우리 모두가 좋았다.우리가 어느 정도 음식을 선택하자 주인이 묻는다.“밥으로 드릴까요, 빵으로 드릴까요?”라고.우리는 각자 ‘밥이요,빵이요.’ 주문을 하고는 또다시 20년 전으로 돌아가 이런저런 기억 속에 빠져들어 수다를 떨었다. 난 양식을 먹더라도 밥을 곁들여 먹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그런데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밥으로 드릴까요, 빵으로 드릴까요?” 라고 절대로 묻지 않는다.명품과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친구들이 보면 양식을 먹으면서 밥이나 김치를 찾는다는 것에 눈살을 찌푸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난 밥을 먹어야 식사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머리로 드는 생각이라기보다는 온몸이 느끼는 감각이다. 그래도 명색이 영양사인데 왜 모르겠는가,한끼 밥의 영양분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더구나 빵은 밥과 같은 곡류군이기에 영양적으로도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추천할 수 있다.그렇지만 내 몸은 밥을 원하는데 어쩌란 말인가. ‘밥과 빵’은 다른 말로 하면 ‘쌀과 밀가루’라 할 수 있다.그러나 쌀과 밀가루 안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결론적으로 말하면 밀가루보다는 쌀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질적으로 좋다.물론 쌀이나 밀가루만으로는 영양적으로 부족한 점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밀가루만 먹는 것보다는 쌀만 먹는 것이 영양적으로 유리하다.또한 소화흡수의 측면에서도 쌀은 밀가루에 비해 섭취에 따른 부적응이 적다.사실 식품에 대한 근원적인 부적응을 살펴보면 쌀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실제로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런데 밀가루에 대한 ‘부적응증’은 심심치 않게 보고되어 있다.엄밀히 말하면 밀가루에 들어 있는 ‘글루텐’이란 성분 때문인데,설사와 복통을 동반하는 이 증상을 글루텐 민감성 장질환이라고 한다.그런가 하면 대부분의 설사 환자는 설사의 원인과는 별개로 쌀을 기본으로 하는 음료나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완화된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배아프고 설사할 때면 쌀미음이나 쌀죽을 먹어 왔는데….우리 조상들의 현명함에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진다.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밥을 먹는다. 박 미 선 서울대병원
  • 긴장의 이라크 戰線/쿠웨이트 비닐 ‘사재기’ ‘생화학테러 임박’ 소문 무성

    김균미·도준석 특파원 |쿠웨이트시티 김균미특파원| 공격 시한을 몇시간 남겨놓지 않은 19일 하루 내내 쿠웨이트시티내 가게들은 생수와 빵,통조림 등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국제공항은 새벽부터 이곳을 빠져 나가려는 외국인들로 혼잡을 이뤘다.미군과 영국군이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며 동요하지 않던 쿠웨이트 국민도 전쟁이 임박하자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로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테이프와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비닐 등 생화학테러 위협에 대비한 물품들은 동이 났다.일부 대형할인점에서 빵과 유아용 우유 등은 1인당 구입한도를 정하기도 했다.생수는 진열되기도 전에 동이 났다. ●주요도로·정부건물 검문강화 쿠웨이트 정부는 18일 전국에 경계령을 발동,경찰과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내무부는 주요 도로와 정부 건물들에 대한 경계와 검문을 강화했다.쿠웨이트 정부는 이라크전에 대비,의회에 5억 쿠웨이트 디나르(미화 약 15억달러)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했다. 이곳에 배치된 미군과 쿠웨이트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생화학무기를 이용한 공격이다.많은 이들이 실제로 이라크가 사린가스나 탄저균 같은 생화학무기를 미사일 탄두에 실어 발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미군이 쿠웨이트 국경을 넘을 때,유프라테스강을 건널 때,그리고 바그다드 입성을 노릴 때 이라크가 신경가스나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파프 알자셈(39·여)은 “생화학공격 위협이 과장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문제로 상담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라크 접경지역 땅값 급등 많은 사람들은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보다 쿠웨이트 국내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나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전쟁을 틈타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지난해 이후 7∼8건의 테러가 발생했으며 용의자들중 알 카에다와 관련있는 사람들이 적발됐다.150여명이 알 카에다 캠프에서 훈련받은 것으로 알려졌고,이들이 내부 소요를 주동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편에서는 전쟁의 과실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쿠웨이트 상공회의소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이라크와의 전쟁위협이 제거됨에 따라 두바이 등에 빼앗겼던 중동 교역의 요충지 역할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라크와의 접경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올들어 이라크와의 접경지대 땅값이 급등하고,미·영국군의 주둔으로 이들을 상대로 한 사업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쿠웨이트의 주가는 올들어 12% 오르는 등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kmkim@
  • 새 음반

    *** 임미정 ‘Flying’ 뉴욕 맨해튼음대에서 재즈피아노를 전공하는 정통 재즈아티스트 임미정의 첫번째 앨범.트럼펫의 거장 톰 해럴을 비롯해 조지 가존(색소폰),요러스 티프(베이스),랠프 피터슨(드럼) 등 현존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이 뉴욕에서 현지 참여해 만들었다.네 곡의 자작곡을 수록해 연주자이면서 작곡가,편곡자로서의 재능을 보여준다.M&F *** 빵 컴필레이션앨범 Ⅱ 서울 이화여대 후문쪽에 자리한 모던록 클럽 ‘빵’이 4년만에 두번째 앨범을 내놓았다.모든 뮤지션들이 자기 방이나 연습실,소규모 스튜디오에서 직접 녹음한 홈레코딩으로,마스터링 작업만 모아서 했다.인디록에서부터 포크,사이키델릭까지 폭넓은 장르의 음악이 실려 있다.인디레이블빵
  • 산수유 ‘새큼’ 봄입맛 ‘성큼’독특한 향취 식욕 돋워 구례 산동마을선 축제

    남녘땅 전남 구례군 산동마을에 노란 산수유(山茱萸) 꽃이 한창이다.파스텔화처럼 노랗게 물든 예쁜 산동마을에서 열릴 산수유꽃축제(21∼23일)에는 빨간 열매를 이용한 산수유 건강음식이 선보인다.산수유 음식으론 인절미와 부꾸미·동동주 등이 개발됐다.산수유 열매는 쓰면서 시금털털한 맛이 강하지만 음식 속에 들어가면 신맛이 약해지고 독특한 향취로 식욕을 당기게 한다. ‘봄 꽃도 좋고 가을 열매도 좋은’ 산수유는 예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산동에서는 산수유나무 서너 그루만 있으면 자식을 대학까지 보낸다고 해서 ‘대학나무’란 별칭도 있다.촉나라의 대추 같다 하여 촉산초(蜀散草)로도 불린다. 산수유의 열매는 한약재나 주로 차 재료로 쓰였다.차나 약재로 쓰는 산수유는 10∼11월쯤에 빨갛게 잘 익은 열매를 채취,우선 꼭지를 떼고 약한 불에 그을린 다음 씨를 빼내고 남은 과육을 잘 말려 사용한다. 씨를 빼내는 기계가 없었던 옛날,산동에서는 아낙네들이 입으로 깨물어 씨를 빼냈다.때문에 산동 처녀들은 어릴 때부터 앞니가 많이 닳아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고도 하며,산동마을 처녀와 입을 맞추면 보약 한 제를 먹는 것보다 효험이 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씨를 뺀 산수유 열매 한근(600g)에 1만 3000원,택배는 1만 8000원.산동농협(061)781-1693. ●도움말 전남과학대 김정숙 교수,나무백과 3권 이기철기자 chuli@ ◈산수유 약효는 야뇨증·요실금등 치료 부부 금실주로도 유명 약용으로 두루 쓰여 온 산수유 열매에는 포도산,사과산,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풍부하며 비타민A도 많다.또한 로가닌,사포닌 등의 배당체와 코르닌 등이 함유돼 신진대사에 활력을 준다. 동의보감에는 산수유 열매는 약간 따뜻한 성질에 신맛이 있으며,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몸을 단단하게 하는 것으로 소개돼 있다. 신맛은 근육의 수축력을 높여 주고 방광의 조절능력을 향상시켜 어린아이들의 야뇨증을 다스리며,노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요실금 증상에도 효능이 있다. 산수유의 가장 큰 약리 작용으로는 허약한 콩팥의 기능 강화와 정력 증강 효과가 꼽힌다.산수유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여자들은 자궁출혈,월경과다,허리나 무릎이 쿡쿡 쑤시는 증세에 효험이 있다. 장복하면 몸이 가벼워질 뿐만 아니라 과다한 정력 소모로 인한 무기력증이나,조로현상,원기부족과 귀울림 현상 등에도 유익하다. 또한 정자수의 부족으로 임신이 안 될 때도 장기간 복용하면 치료효과가 있다고도 한다.잠자리에 들기 전 부부가 함께 음용할 수 있는 일종의 금실주로 단연 독보적인 것으로 전해온다. 이기철기자 ◈산수유로 만드는 요리 ●산수유 인절미 산수유 인절미는 보통 인절미를 만드는 방법과 거의 같다.찐 고두밥을 절구에 넣을 때 산수유 가루를 고루 뿌려 준 뒤 잘 섞이게 찧어 주어야 한다. 보통 인절미는 쌀의 조직이 치밀해지고 부피가 적어져 밥보다 많이 먹게 된다.그래서 소화에 시간이 걸리지만 산수유 인절미는 소화가 빠르다.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찹쌀 1.5㎏,산수유가루 200g,콩고물 500g,삶은 쑥 200g,소금 약간 △이렇게 하세요. 1.찹쌀을 7시간 정도 불려 시루(또는 찜통)에 넣고 찐다. 2.김이 한창 오를 때 묽은 소금물 ½컵 정도 뿌리고 20분 정도더 찐 다음 뜸을 푹 들인다. 3.찐 고두밥에 삶은 쑥과 산수유 가루를 고루 뿌린 뒤 절구(또는 안반)에 넣고 친다.처음에는 살살 작은 동작으로 치다가 덩이가 되면 큰 동작으로 세게 치는 것이 요령이다. 4.찧은 인절미를 손에 물을 발라 가며 가늘고 납작하게 만든다. 5.적당한 크기(4×2cm)로 썰어 콩가루를 묻혀 먹으면 된다. ●산수유 부꾸미 산수유 부꾸미는 녹두전과 만드는 방식이 거의 비슷하다. 불린 찹쌀에 산수유 가루를 함께 넣고 끓는 물을 끼얹는 익반죽을 한다.찹쌀 1.5㎏에 산수유 가루 200g 비율이 좋다.찹쌀 대신 차수수,밀가루,녹두를 쓰거나 함께 섞어도 된다. 부꾸미 소(떡이나 빵 등에 맛을 내기 위해 넣는 것)는 씨를 뺀 산수유에 꿀을 살짝 묻혀 준비하면 된다.부꾸미를 뒤집어 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 가장자리를 숟가락으로 꼭꼭 눌러 붙여야 한다.또한 빨간 산수유 열매를 고명으로 올려도 좋다. ●산수유 동동주 찹쌀 4.5㎏에 누룩 2짝,산수유 600g의 비율로 보통 동동주처럼 만들면 된다. 산수유 동동주에는 필수 아미노산 10여종과 비타민B 복합체가 많아 피부미용에 좋다.감칠맛과 청량미가 잘 어울려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게도 거부감이 없다.안주로 산수유 부꾸미가 제격이다.
  • [스포츠 라운지] 코트의 제갈공명 삼성화재 신·치·용감독

    그에게 전화를 걸면 “신치용입니다.”라는 투박한 경상도 억양이 들리기 전까지 프랭크 시내트라가 부른 팝송 ‘마이 웨이’가 잔잔히 귀를 간질인다.‘코트의 제갈공명’ ‘냉혈의 승부사’로 불리는 삼성화재 남자배구팀 신치용(48) 감독의 애창곡이다. 지난 1일 끝난 슈퍼리그에서 7연패와 함께 2년 연속 전승 우승,창단 이후 200승 돌파(201승23패) 등 대기록을 쏟아낸 그는 승리를 향해 ‘마이 웨이’를 꿋꿋이 걸어왔다. “삼성의 독주가 배구판을 망친다.”는 코트 주변의 비난도 만만치 않지만 그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피도 눈물도 없다 “(김)세진이도,(신)진식이도 믿지 않습니다.오직 연습만을 믿습니다.” 신치용의 훈련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창단 초기에는 대학선수들이 강훈이 두려워 입단을 꺼릴 정도였다.게다가 이기면 이길수록 훈련의 강도는 더해진다.이 때문에 올 슈퍼리그 우승 직후 벌인 뒤풀이에서 선수들이 “선생님 그만 이길래요.”라고 어리광 섞인 ‘불평’을 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훈련량보다는 태도에 무게를 둔다.“배구가 직업인 선수들이 건성으로 훈련한다면 그것은 곧 직무태만”이라고 강조한다.시간 때우기식 연습은 당연히 통하지 않는다.태도가 불량한 선수는 코트 밖으로 쫓겨나 하루종일 운동장을 돌아야 한다.물론 스타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도 승리에 목마르다 “저도 질 만큼 져본 사람입니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 레프트 공격수와 세터를 두루 경험했다.‘멀티 플레이어’가 아니라 그의 자평처럼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는 ‘그저 그런 선수’였기 때문이다.특히 지난 80년부터 선수와 코치로 15년간 몸담은 한국전력 시절 그는 패배의 아픔을 뼈저리게 맛봤다.슈퍼리그 우승은 고사하고 4강에 드는 것이 소망일 정도로 패배를 밥먹듯 했다.“그 때 먹은 눈물젖은 빵이 지금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면서 “우승 행진을 여기서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한다.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움켜쥔 신치용 감독은 슈퍼리그 10연패 가시권에 진입한 상태다.프로화 이후 우승컵을 안아보는 것도 꿈이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슴 한구석에서 꿈틀거리는 것은배구계의 숙원이기도 한 올림픽 메달 획득. 그의 승리에 대한 집착은 남다르다.삼성의 최대 무기인 ‘스파이크 서브’도 사실은 취약점인 왼쪽 블로킹을 보강하기 위한 연습의 결과로 얻은 것이다.강서브로 상대팀의 리시브를 흔들어 왼쪽으로 넘어오는 속공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생각해낸 전술.지난 97년 센터 신정섭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당시 한양대 송만덕(현재 현대캐피탈 감독) 감독을 1주일 내내 밤낮으로 ‘접대(?)’한 사실에서도 승부근성을 엿볼 수 있다. ●승부사의 그늘 “우승이 늘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저와 우리 팀은 왜 항상 시기와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하나요.” 신 감독의 승리에 쏟아지는 비난도 찬사에 못지않다. “그 정도 멤버면 허수아비가 감독을 해도 우승한다.”는 비아냥을 들었고,“혼자 다 해먹는다.”는 불평도 샀다.그러나 그는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문제”라면서 “우리 팀의 독주가 배구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됐지 결코 해는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슈퍼리그의 열기가 휩쓸고 간 배구코트는 요즘 고요하다.하지만 ‘승부사’ 신치용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여전히 승리에 대한 배고픔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선수들이 말하는 신치용 12년째 신치용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월드스타’ 김세진(30)은 “한마디로 완벽한 지도자”라고 말했다.“선수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해 팀을 이끄는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감독님의 카리스마 앞에서 선수 개인의 인기는 한없이 작아질 뿐”이라고 토로했다.‘갈색 폭격기’ 신진식(29)은 “세진이 형과 함께 일궈낸 97∼99년 슈퍼리그 3연패가 선수들의 몫이었다면,이후 4연패는 감독님의 힘”이라고 주저없이 평가했다. 신 감독은 아내와 두 딸에게 항상 미안하다.83년 지도자로 나선 이후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한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이다.특히 큰딸 혜림(20)이가 신경마비 증세로 휠체어를 타고 초등학교에 다닐 때가 그에게는 가장 가슴아픈 시기였다.완치돼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된 딸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의외로 신 감독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부인 전미애(43)씨는 “남편이 가족과 많은 시간을 갖지는 못했지만,치밀하게 준비해 세밀하고 화끈하게 베푸는 자식사랑은 프로급”이라고 말했다.전씨는 여자농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80년대 한국화장품에서 ‘미녀 포워드’로 이름을 날렸다.숙명여고 농구선수인 둘째딸 혜인(17)은 “아버지가 말없이 보여주는 스포츠인의 자세를 항상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 송태웅 시인 ‘바람이 그린 벽화’

    “나이 마흔을 넘겨 첫 시집을 낸 시인에게는 필경 말못할 사연이 있으리라.그렇지 않고서야 ‘칼도 아니고 빵도 아닌’ 시에 새파란 청춘을 비끄러매고 사십이 넘도록 그렇게 우짖을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광주의 젊은 시객’ 송태웅(42)이 첫 시집 ‘바람이 그린 벽화’(삶이 보이는 창 펴냄)를 냈다.너무 순정해 혼자 외롭고,혼자만 애태우는 그의 시정이 고스란히 밴 시집이다. “세상의 길이란 길은 모두/이 해안의 절벽에서 몸 던지려할 때/투구를 쓴 게들이/저 깎아지른 절벽을/필사적으로 기어오르려 했다”(달)는 그의 시에서 보듯 그에게 길은 미지의 지점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아니라 어쩌면 꽉 막힌 고해(苦海)의 혈관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외로움,외로워서 어디든 길을 떠나야 하면서도 딱히 지향을 찾지 못한 그는 “터미널 대합실 벤치에 앉아 있는 나를 두고/금호고속 버스는 몇 대나 그냥 지나가버렸을까/서툴렀던 모든 과거가 정당화되던 통음의 밤에/벗들은 엄중한 표정이 되어 하나둘 사라지고/시대마저 등뒤를 보여주면서 하나씩/술집의 셔터를 붙들고 사라졌었지”(不歸)라며 한사코 불화로 이어지는 세상의 섭리를 쓸쓸히 응시한다. 그가 겪어낸 현실 속의 이런 ‘사연’은 그를 더 절박한 시세계로 이끌었을 것이다.“바람을 막아줄 아무것도 없이/너에게 간다”는 그의 삶이 단촐하고 담백한 것과는 다른 시각에서 동통을 느끼며 산다는 예단의 근거가 그의 시에서 농후하게 묻어난다. “(전략)하얀 목련이 만발한 집을 지나칠 때/하얀 목련을 닮은 그 집 딸을 볼 수 있을까 설레기도 했다/그 도시의 오월에 나는 스무살이었다/나는 전사들이 환호하며 질주하는 것을 보았다/하루는 나도 모르게 내가 그들 속에 있었다”(광주).결국 ‘광주’라는 제목의 이 시를 만나고서야 그의 ‘사연’이 신열처럼 느껴져 왔다.그는 스무살 이후 줄창 ‘광주’라는 병을 앓아온 것이다. 송태웅의 시는 열받은 것 같은 직설의 시다.애써 경위와 결론을 감춰 독자들에게 ‘난해’의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직설이 비록 시의 완숙을 방해하는 교조성일지라도 그의 순정한 시심이 이를 버텨낸다. 그의 ‘가난’과 ‘외로움’은 이렇게 또 시에 배어있다.“그리고 많은 창들 중 하나쯤/불 들어오지 않는 여관으로 가/아무렇지도 않게 임종하는 부나방들과 더불어/이승의 하루를 쉬어야 할텐데”(동대구역). 심재억기자
  • 어린이 책꽂이/천둥과 번개는 어떻게 생기나요? 외

    ●천둥과 번개는 어떻게 생기나요?(오즈 벨버사 엮음,데트레프 커스텐 그림,선우미정 옮김) 무지개는 왜 생기고 하늘은 왜 파랄까? 썰물때 바다는 어디로 가고 별은 왜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지? 꼬리를 무는 자연에 대한 궁금증을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풀어주는 과학교양서.동물들의 일상에 물음표를 찍은 ‘너구리가 씻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자잘한 생활필수품들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치약의 줄무늬는 어떻게 생기나요?’가 함께 나왔다.6∼9세.느림보 각권 8500원. ●어? 내 몸이 작아졌어!(조대현 글,권영묵 그림) 내 몸이 손가락만큼 작아진다면….이런 상상을 하다 정말로 몸이 작아진 어린 주인공 윤우.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제과점의 빵을 훔쳐먹고,개미들을 짓밟으며 장난도 치지만 나중엔 자연과 동물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지은이는 ‘범바위골의 매’로 알려진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의 동화작가.초등 저학년용.교학사 7000원. ●붓으로 조선 산천을 품은 정선(조정육 글) 진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의 삶과 작품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교양서.옛 그림에 무조건 거부감을 갖는 어린이들을 위해 도판 중심으로 편집했다.정선의 작품뿐만 아니라 당대 화단의 분위기를 전해주는 다른 화가들의 작품도 나란히 실려 비교감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초등 3학년 이상.아이세움 8000원. ●둥!(야마시타 요스케 글,조 신타 그림,유문조 옮김) 도깨비 용이와 건이는 장난꾸러기.집에서 쫓겨나고서도 둘은 티격태격 쌈박질만 하는데….서로의 마음이 모르는 사이에 하나가 되는 놀랍고도 행복한 이야기가 익살맞은 그림 속에 잘 녹아 있다.3∼7세용.돌베개어린이 8000원. ●당나귀 부부(아델하이트 다히메네 글,하이데 슈퇴링거 그림,김경연 옮김) 남편이 은혼식 날을 깜빡 잊어버리자 부부싸움 끝에 각자 더 나은 짝을 찾아나선 고집쟁이 당나귀 부부.그러나 더 좋은 짝을 발견하긴커녕 날이 갈수록 서로의 소중함만 절실히 깨닫는다.당나귀 부부에게 초점이 맞춰진 간결한 그림이 집중력을 키워줄 듯.5세 이상.달리 8000원. ●땡땡의 모험-태양의 신전(8권)(에르제 글·그림,류진현·이영목 옮김)‘유럽만화의 아버지’ 에르제의 대표작 시리즈.소년 기자 땡땡이 여행길에서 만난 고대 잉카제국의 모든 것.그 시대의 의상과 장식,요새 도시였던 마추픽추를 재현한 장면 등에서 지은이의 날카로운 상상력이 돋보인다.9권 ‘오토카 왕국의 지휘봉’이 함께 나왔다.초등 고학년 이상.솔 각권 8000원.
  • EBS ‘통일진단’ 통일12년 독일인들의 통합 노력

    EBS ‘통일진단’(오후9시20분)은 특집 ‘미완의 통일독일 실험장,레벤스굿을 가다’(1부)를 통해 통일 뒤 갈등을 겪으면서도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독일인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통일 12주년을 맞는 독일.겉으로 보기엔통일의 완숙단계에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옛 동·서독인간 갈등을 겪고 있다.취재진은 혼란을 극복하고 내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작센주의 레벤스굿 마을을 찾아간다.레벤스굿은 정부가 주민 스스로 삶의 기반을 마련하도록1993년 60㏊의 땅과 건물들을 제공해 이루어진 지역.이곳 사람들은 순번을정해 유기농법으로 야채를 키우고 빵을 만드는 등 식생활용품의 60%를 자체생산한다.필요한 물건은 공동구매해 창고에 모아두고 쓴다.함께 일해서 벌고,그 결과물은 공유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공동체 구성원이 모두 모여회의를 한다.성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대화와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 구성원은 1993년 12명에서 현재 35명으로 늘었다.서독출신 40%,동독 출신 55%,외국인 5%다.고등학교를 졸업하는17세가 되면 이곳에 남을지 나갈지를 스스로 정한다.그러나 대부분 이곳의 삶에 만족한다.공동체 안에서 살지만 각자의 다양한 의견과 삶을 존중받기 때문이다.새달 5일같은 시간에 이어지는 2부 ‘시장을 배워가는 동독 사람들’편에서는 통독의가장 큰 골칫거리인 실업과 그 해결방안에 대해 소개한다. 주현진기자 jhj@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초월의 기호학 外

    ***초월의 기호학 신화를 뜻하는 ‘뮈토스’는 전승되는 이야기를 말한다.반면에 이성 혹은논리를 뜻하는 ‘로고스’는 뮈토스,곧 전승된 이야기를 글로 기술할 때의논리를 말한다.설화와 기호학의 접점을 모색해온 저자(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뮈토스와 로고스라는 두 가지 축으로 ‘삼국유사’의 기호세계를 파헤친다.‘삼국유사’에는 이러한 뮈토스와 로고스의 이중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단순한 설화집 정도로만 알려진 ‘삼국유사’가 얼마나 다양하고 의미심장한 기호체계로 구성돼 있는 텍스트인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1만 8000원. ***모차르트평전 ‘진지한 동시에 경박한 천재’.음악가 모차르트에 관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그의 자필 기록인 소중한 편지들은 수많은 책에 인용돼 있다.그럼에도 모차르트에게는 ‘미스터리’라는 말이 썩 잘 어울린다.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관해 호기심을 보이며 여러 추측을 내놓는다.‘프랑스 문화의 대변자’로 불리는 저자는 ‘레퀴엠’을 통해 천재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모차르트를 37세로 요절한 시인 랭보와 동일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불멸의 음악가에게 바치는 한 문학가의 연서(戀書)라 할 만하다.1만 3000원. ***도도한 알코올,와인의 역사 와인의 탄생은 베일에 가려 있다.누가 처음 곡물을 갈고 구워서 빵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포도즙을 최초로 발효시킨 주인공이 누구였는지알 길이 없다.이 책은 ‘선택받은 알코올’ 와인의 뿌리찾기에서 출발한다.와인은 고대 종교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메소포타미아에선 와인이 제단의 한 귀퉁이를 장식했고,이집트에선 최고급 와인을 망자의 시신과 함께 묻었으며,포도나무를 심는 것을 종교적 의무로 여겼다.그러나 와인은 마호메트가 7세기에 금지한 술이기도 하다.저자는,와인은 신의 선물이자 사탄의 유혹이라고 말한다.1만 6000원. ***기후는 역사를 어덯게 만들었는가 중세 온난기와 소빙하기,현대 온난기에 걸친 1000여년간 기후가 인류역사에 미친 영향을 분석.미국의 고고학자인 저자는 고기후학과 기후사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기후가 어떻게 역사를 만들어 왔는가를 보여준다.유럽은 1315년부터 퍼붓기 시작한 폭우로 대기근에 휩싸였다.굶어 죽는 이가 속출했고 거대한 공동묘지가 생겨나 부자와 빈자가 한 곳에 묻혔다.심지어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2세 궁정에서조차 빵이 떨어질 때가 잦았다.그러나 저자는 기후가 정권을 전복시키고 프랑스혁명을 가져왔다는 식의 환경론적 결정주의 입장에서진 않는다.1만 5000원. ***식경 중국 고전 ‘맹자’를 보면 “식색(食色)은 성(性)”이라고 해 음식을 구하는 것과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했고,‘예기’에는 “무릇 예의 시초는 음식에서 비롯한다.”고 해 먹는 일을 인간사의 근본으로 삼았다.중국에서 먹는 것을 얼마나 중요시했는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이 책에는 ‘논어’ 향당편에 나오는 공자의 식사법,‘황제내경’의 오미(五味)에 관한 것,‘음선정요’ 중 음식 관련 내용 등을 실었다.중국인들은 음식물을 일종의 ‘약’으로 여겼다.그런 점에서 ‘식경’은 일종의 본초서(本草書)로도 읽힌다.1만 2000원. ***노블레스오블리주 책 제목은 귀족은 사회적·도덕적 의무를 지닌다는 뜻.예를 들어 전장에서장군이 앞장서거나,왕이나 귀족이 백성에게 베푸는 덕치는 모두 윗사람들의의무다.그러나 오늘날 한국사회 지도층은 어떤가.사회문화평론가로 활동하는 저자(고려대 교수)가 보는 우리 사회 지도층은 부패사회에 일조하는 ‘열린 사회의 적’일 뿐이다.저자는 그들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가진 것만큼,누리는 것만큼 문화지수와 양심지수가비례하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에서 이들은 귀족층이 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7500원
  • 참 좋은 이야기 / 참 맑은 이야기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자연을 벗하며 홀로 사는 법정스님이 이번엔 어린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집 두 권을 냈다.‘참 좋은 이야기’와 ‘참 맑은 이야기’(법정 지음,동쪽나라 펴냄)는 그가 지금까지 낸 수필집 속에서 어린 독자들이 읽어 좋을 법한 내용을 따로 간추려 담은 책. 그의 글이 언제나 그렇듯,책은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익숙한 글감에서 시작해 뼈대를 잡고 살을 붙여 뭉근한 감동을 길어올린다.짤막짤막한 글들은번번이 올바른 삶의 자세를 귀띔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직접 듣고 본생활 속의 체험이 소재가 되는 건 물론이다. 스님이 내미는 가장 큰 메시지는 ‘사랑’과,모두가 함께 나누는 ‘평화’.‘참 좋은 이야기’편의 첫 이야기에서부터 코끝 찡한 울림이 전해온다. 일본 소설에서 읽었다는 어느 제과점 아가씨 이야기.얼굴 한번 본 적 없는병상의 환자가 자신의 가게 빵이 맛있다고 하자 그에게 빵을 전해주려고 멀리서부터 애써 걸음한다는 미담.스님은 길게 여운이 남는 말을 덧붙인다.“상인의 길이 곧 인간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거래에 인정이 오고가야 합니다.인정이 오고가지 않는다면 사람이 나서서 할 필요도 없습니다.” 넌지시 에둘러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귀띔하기도 한다.가난한 절의 노스님 이야기.끼니조차 간신히 때우는 가난한 노스님이,자신보다 더 가난한 사람이절을 찾아오자 낡은 불상을 고치려고 모아둔 구리판을 선뜻 내준다는 내용이다.가슴 더워지는 ‘나눔의 말’이 어김없이 뒤따른다.“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나눠가질 줄 알아야 합니다.이웃은 내 몸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또 하나의 몸입니다.한 뿌리에서,생명의 커다란 한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가 바로 이웃이기 때문입니다.내 자신은 커다란 생명의 나무에 속한 하나의가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데 불교의 윤회사상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기도 한다.“옛날,어느 나라에…”로 시작되는 황금빛 사슴 이야기는,지구상 그어떤 미물의 생명도 존귀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치게 한다. 시종 경어체로 진행되는 이야기 사이사이로 때론 소나기처럼 시원하고 때론이슬비처럼 소담스러운 천연색 그림들이 등장해 책장 넘기는 재미를 더한다. “빨리 빨리”구호가 난무하는 세상 틈바구니에서 덩달아 속도전을 치르는어린이들에게 책은 ‘느리게,사색하며 사는’ 즐거움을 가르친다.어른 독자들에게도 모자랄 게 없다.고즈넉한 절집 한 모퉁이에 앉아 향기로운 법어를듣는 것 같다.각권 7500원. 황수정기자 sjh@
  • 일부 투표소 정전 ‘촛불 기표’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19일 곳곳에서 사고가 잇달았다.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정전사고로 유권자들이 어둠 속에서 투표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쯤 경남 마산시 자산 제1투표소인 자산동사무소에서 경비업무를 맡던 마산중부경찰서 완월파출소 소속 강대중(51) 경사가 간식으로 지급된 빵을 먹다가 갑자기 쓰러져 인근 새성모병원으로 옮겼으나 30여분만에 숨졌다. 오전 6시20분쯤에는 경북 상주시 외남면 구서리 신상교 부근에서 한나라당투표 참관인으로 선정된 박광식(56)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투표소로 가다 전신주를 들이받아 숨졌다. 전남 보성군 보성읍 괘정리 2구 지세마을 앞길과 충북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고개에서도 투표장으로 향하거나 돌아오던 차량이 사고를 내 유권자 5명과 2명이 각각 중경상을 입었다. 이와 함께 투표 1시간 전인 오전 5시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 갑작스러운 정전 사고가 발생,장성중·주엽고·오마중 투표소에 2∼3시간 가량 전기가들어오지 않아 유권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편 경북 봉화군 봉화읍 제1·2투표소에는 이날 새벽 정몽준 후보의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 사실을 담은 유인물이 뿌려져 봉화군 선관위가 66장을 수거,관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마산 이정규 고양 김병철기자 kbchul@
  • [젊은이들의 신 메카]②사간동

    “사간동 갑시다.” 시간을 쪼개 화랑을 둘러보는 서울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더 이상 ‘인사동 갑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미술계 인사들은 인사동 대신 사간동·삼청동으로 발걸음을 돌린 지 꽤 오래됐다.멋모르고 인사동을 찾은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들도 상업화한 거리 모습에 질려 ‘전통문화가 숨쉬고,볼거리도 풍부한’ 사간동으로 자연스레 발길을 돌린다. 난 17일 사간동 거리에서 만난 한경혜(26)씨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이 있는데다 고궁 분위기가 그윽하고,잘 정돈된 가로수 거리여서 날씨가좋을 땐 데이트하기에 딱 좋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여름날 하루를 예로들었다. 친구들과 인사동에서 만나 사간동 뒷길로 올라가 아트선재선터에서 설치미술을 보고 학고재에서 한국화를 관람했다.이른 저녁을 먹고는 세종문화회관쪽으로 진출,비언어 공연 ‘델라구아다’를 봤다.때론 북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쉬기도 한다. 봄·가을 관광철에는 경복궁을 찾는 외국인으로 붐비고 소풍·현장학습 나온 학생들이 넘쳐나는 곳이 사간동이다.이 거리에는 또 수제비 등 별미를 찾아 차를 몰고 삼청동을 찾는 40∼50대와,문화를 찾아 도보로 사간동을 찾는20∼30대가 뒤섞여 있다.현재는 20∼30대 비중이 전체 유동인구의 20∼30%수준이지만,최근 젊은이들의 유입이 점차 늘어난다. 96년 학고재를 연 우찬규 대표의 사간동 예찬은 최상급이다.그는 “가회동계동 삼청동 등 한옥밀집 지구인 ‘북촌’이 살아 있고,고궁과 청와대가 옆에 있어 운치가 있다.파리나 뉴욕의 화랑거리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계적인화랑거리”라고 자부한다.청와대 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바이케이드로 막혀있어 거부감이 생기기도 하지만,바리케이드 안쪽에 위치한 갤러리인이나 브라질대사관을 찾아갈 때는 “갤러리(대사관)에 왔다.”고 말하면 쉽게 들어설 수 있다. 사간동에 화랑이 들어서기는 1975년 갤러리현대가 처음.화랑을 중심으로 한 문화의 거리가 된 시기는 90년대 중반이다.95년 갤러리현대가 현대적인 건물을 새로 지었고 뒤이어 국제갤러리·금호미술관·학고재 등이 들어섰다.건축상을 받은 국제갤러리 건물 꼭대기에 설치된 ‘지붕 위를 걷는 여자’는젊은이들에게 좋은 구경거리다.건물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빨간 블라우스와파란색 바지를 입은 긴머리 여자가 한눈에 와락 들어오기 때문이다.흥국생명 앞에 서 있는 22m의 대형 조각 ‘해머링 맨’을 만든 조너선 브롭프스키의작품이다. 간동은 90년대 후반까지는 ‘삼청동 수제비’집을 비롯한 인기 음식점들 덕에,문화의 거리보다는 ‘먹자골목’으로서 명성을 누렸다.99년 이후에야 ‘문화’가 ‘먹거리’를 앞섰다.청담동에서 ‘갤러리서미’가,동부이촌동에서‘갤러리인’이 옮겨왔고,지난해 11월 ‘갤러리pkm’이,올 4월에는 ‘가모화랑’이 문을 열었다.지금도 화랑 두 곳이 입주하고자 공사하고 있다.최근에이곳에 자리잡고 싶어하는 화랑이 많아졌지만,자리가 나질 않는다. 사간동에 젊은이를 비롯한 문화향수자들이 모이는 까닭으로는 먼저 인사동이 전통과 문화의 거리로서 풍모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힌다.인사동거리 정비를 하면서 잡상인이 급격히 늘었고,부동산 실거래 가격도 평당 5000만원으로 껑충뛰었다.매매가 급등에 따라 임대료가 높아지자 부담을 느낀 화랑들이 하나둘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최근 부동산 가격이 뛰었다지만 사간동은 아직 평당 2000만원 수준. 지난해 12월 오픈한 ‘티벳박물관’도 사간동의 명물이다.1200여점의 전시품은 티벳의 종교·장례·식생활·의생활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심광웅 티벳박물관 홍보실장은 “티벳문화를 전달하기에 아주 좋은 지역이고,아트선재선터와 연계해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전시를 기획한다.”고 밝혔다.특히 티벳박물관이 있는 골목에는 티벳풍의 옷을 파는 ‘홍조’‘달광선’과특이한 액세서리점들이 있어 젊은이들이 기웃거리곤 한다.수공예로 모자를맞춰주는 모자전문점 ‘루이엘’은 30대 미시족이 자주 찾는 장소. 축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사간동을 즐겨 찾는다.한국건축대상에서 상을 받은 현대적 건축물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배병길씨가 지은 갤러리현대·국제갤러리, 한옥과 현대적 건물을 연결한 유태용씨 작 갤러리서미는 1995년과 2000년에 각각 건축상을 받았다. 아트선재센터·갤러리인 등도 주위와 조화를 잘 이룬 아름다운 건물로 평가받는다.정독도서관 내 ‘교육문헌사료관’도 가 볼 만한 곳이다.지난 세대의 각종 교복과 교과서·학용품이 과거에대한 향수 또는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20대는 물론이고,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30∼40대가 적지 않다. 사간동과 삼청동에 젊은층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삼청동 먹자골목도 변화하고 있다.분위기보다 맛을 찾는 ‘삼청동 수제비’나 홍합밥이 유명한 ‘청수정’등의 오래된 음식점 말고도 분위기가 ‘죽이는’ 음식점이 늘어나는 것이다.‘뺑&빵’과 ‘수와래’,국제갤러리가 운영하는 ‘더 레스토랑’은양식당.프랑스·이탈리아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좋은 장소다.퓨전 일식 ‘라마마’도 있다.한식당도 깔끔해져서 반가(班家)음식을 내는 ‘한상’‘큰기와집’ 등이 있고,‘밥’은 한식과 손수제비·칼국수 등으로 유명하다.인사동 밥집에서는 작품 수준의 도자기 식기가 사라졌지만,이곳 한식집에서는 여전히 범상찮은 도자기들이 먹는 즐거움을 두배로 키워준다. 문소영기자 sy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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