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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굄돌] 부엌이 천국인줄 아는 엄마

    검정이나 짙은 곤색의 세일러복 정장 차림에 멋쟁이 모자,가끔 기분 나면 큼직한 귀거리가 100m 바깥에서도 눈에 띄는 복장의 우리 어머니 가슴에 이따금 훈장 배지가 걸릴 때면 그 날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엄마는 생전 새 옷을 사시는 일도 드물고 남들처럼 느긋하게 마사지 한 번 제대로 받지도 않으시는데 몇 십 년동안 고수해온 바로 그옷차림으로 그간 적지 않게 오해를 사고 계시다. 너무 화려해 보인다는 이유로 집안에서는 손 끝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사실 분이라는 거다.그러니 정작 평생을 세탁기 한 번 돌리지않고 새벽 4시 기상,물빨래와 다림질에 동트는 줄 모르고 아침 시간을 보내고 계신지가 수 십 년째라면 다들 믿기지 않아 하는 얼굴이다.날씨가 많이 덥지만 않다면 부엌에서는 엄마의 콧노래가 들려오는날이 많다. 예전에 활동하던 동아리의 한 선배님이 “여자는 부엌을 천국으로알아야 한다”고 한 적이 있다.당시 나는 발끈하면서 “아니 그럼 여자가 부엌에서 헤어나선 안된다는 건가요?”라고 반문했었는데 그 선배가 한심하다는 얼굴로하는 말이 “그건 네가 몰라서 얕은 생각으로 하는 말이다.언젠가 내 말 뜻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거였다.알듯 말듯한 그의 말이 내가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계속 일을 하면서 틈 날적마다 떠오르곤 한다.비닐 랩으로 반찬 그릇을 고이 고이반듯하게 싸서 냉장고에 넣으시던 시어머니의 손길을 보며 순간 마치 예술가의 손놀림인 듯 경탄해 마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곤 하던 나는 이제와서 내가 부엌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새삼 가슴이답답해져 온다. 난 나의 어머니를 보면서도 “여자가 부엌을 천국으로 알아야 한다”던 그 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정말 부엌을 종일토록 벗어날래야 벗어나지 못하는 속박의 굴레라고 여기고 나 하나면 굶고 말겠지만 다른 식구들을 위해 일상으로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짓는 삶보다는 부엌도 나의 세계의 중요한 일부로 여기고 그 안에 있을 때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겁고기쁜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밥을 푸는 나의 모습은 진정 여유가 있는 삶이 아니면 가능하지 않으리라. 그 선배의 말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부엌이 다가 아닌나의 세계는 오로지 내가 하기 나름으로 개척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다.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인데 부엌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새록 새록 들 정도가 되면 나의 생활은 진정한 여유를 찾은 것이리라. 이보영 교육방송 영어강사
  • 로맨틱 원피스로 여름 美人 어때요

    여름 땡볕이 따가운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구릿빛으로 몸을 태운 멋쟁이 여성들이 숏팬츠,끈티 등 노출패션으로 경쟁하듯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건 원피스차림.약간 구김이 간 마 원피스에 머리는 질끈 묶어 위로 올려 붙이고 테가 두꺼운 복고풍 선글라스,투명한 비닐가방을 곁들였는데 청량감을 준다. 원피스는 여성스러움을 한껏 살리면서도 시원해 보여 여름철에 특히 사랑받는 패션 아이템으로 꼽힌다.나만의 매력이 물씬 나는 원피스로 ‘여름 미인’이 되어보면 어떨까. 아이엔비유 안정희 디자인실장은 “올 여름에는 풍성한 박시스타일과 소매없는 슬리브리스 원피스가 특히 강세”라며 페이즐(일명 ‘아메바무늬’)이나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 등 로맨틱한 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한다. 시중에 선보인 제품들은 대부분 치마밑단에 수술이나 주름잡힌 레이스,구멍이 송송뚫린 네트,프릴 등으로 여성스런 분위기를 강조한다. 색상은 시원하고 깨끗한 화이트와 블루 계열이 주류를 이루며 사랑스런 느낌의 핑크,옅은 베이지,금빛도 눈에 많이 띈다. 몸에 착 붙는 스타일은 퇴조 추세.신체를 구속하지 않는 H라인,헐렁하고 편안한 박시형이 인기다.치마부분에 주름이 잡힌 소녀풍의 플리츠원피스와 우아한 엠파이어 스타일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복고적인 느낌의 엠파이어 스타일은 허리선이 위에 올라가 있어 하체길이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얇게 비쳐 수채화처럼 맑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시스루와 자연스럽게 구겨진 마 소재가 특히 각광받고 있다. 심플한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단조로움을 보완할 수 있게 브로치,스카프를 활용하는 것이 조화있게 갖춰입는 요령.허리선에 리본이 달렸거나 치마단에 주름이 잡힌 스타일은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좋다. 목선이 네모지게 파인 스퀘어 네크라인에는 진주 등 눈에 띄는 목걸이를 해주는 것도 괜찮다.여기에 여성스럽고 귀여운 손가방을 들면 제격이다. 챙이 넓은 모자를 곁들이면 리조트웨어로도 손색이 없다.신발은 슬리퍼나 샌달이 어울리는데,편안한 느낌의 면 소재 원피스라면 운동화를 신는 것도 젊고 개성적인 감각을살리는 방법중 하나다.허리가 두꺼운 체형에 슬림 스타일은 역효과만 난다.몸매를 그대로 드러내 더 뚱뚱해보이기 때문. 같은 원피스라도 사선이나 세로선의 무늬가 있는 것을 고르면 날씬해 보이고 칼라가 달린 것이 시선을 위로 끌어줄 수 있어 효과적이다.뚱뚱하면서도 키가 킨 경우엔 허리에 벨트를 둘러 상하분할 효과를 주도록. 팔이 두꺼운 사람은 캡소매 원피스,어깨가 굵은 사람은 목선이 깊게 파인 것으로 결점을 가릴 수 있다.엉덩이가 크고 다리가 두꺼운 체형은 허리선에 주름이 있고 길이가 긴 원피스가 어울린다. 여름원피스는 대개 소재가 얇기 때문에 레이스나 무늬가 있는 속옷은 피하는 것이 기본.옅은 파스텔톤을 입을 땐 겉옷색깔에 맞춰 슬립을 입어야 비치지 않는다. 여름엔 땀을 많이 흘리는 만큼 세탁도 잦을 수 밖에 없어 빨래하기 편한 면·마 혼방 등 실용적인 소재가 좋다.가볍게 세탁한 뒤 그늘진 곳에 옷걸이에 걸어 말리면 원형을 보존하면서 색상의 변질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허윤주기자 rara@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8)낯선 땅에서

    *첫 가출길 절집서 먹어 본 쑥밥엔 매캐한 향내... 내가 절집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열 아홉 살 무렵이었다.어느 잡지의 신인상을 받고나서 오랜 숙원이던 고등학교 자퇴와 가출을 동시에 해냈다.나중에대학에 가서 한일회담 반대 투쟁이 한창이던 때에 유치장에서 만난 부랑 노동자와 간석지 공사장엘 찾아갔던 것은 본격적인 방랑이 되었지만. 하여튼 첫 가출은 거의 한 해가 걸렸다.동행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무전여행비슷한 출발이었고 기차를 타고 그렇게 오랫동안 국토를 누벼 본 적이 없었다.내가 바다를 처음 본 것이 중학교 삼학년 무렵이었는데 부둣가에 서자마자 배를 타고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나겠다는 강열한 소망에 들떴다. 동행과 청주 대구 마산을 거쳐서 진주 어름의 농가에서 보리 베기를 하며 밥을 얻어 먹다가 중국집에서 -그때는 철가방이 아니라 나무로 만든 상자로 배달을 했는데- 자장면도 배달하다가 빵공장에서 빵 목판을 나르는 일도 했다. 청주에서는 아이스케키 집에서 합숙을 하면서 얼음통을 메고 거리로 나가 팔기도 했다.칠북이란 작은 면에 갔다가 야산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절집에 불목하니로 들어앉게 되었다.우연히 주지 스님과 이야기 해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입산하겠다는 말이 나와 버렸던 것이다.스님은 거의 달포 가까이 나를 절에 두고 관찰해 본 다음에 일봉서신과 함께 부산으로 보내 주었다. 내가 절에서 난생 처음 먹어 본 음식이라면 쑥을 넣어 지은 밥과 엉겅퀴로끓인 된장국이다.쑥밥은 그냥 산야에 널린 쑥을 뜯어다가 콩나물밥이나 무밥처럼 넣고 지은 밥을 양념장을 쳐서 비벼 먹는다.역시 들판에 지천인 엉겅퀴를 캐다가 냉이국처럼 된장과 들깨를 넣고 한소끔 끓일 뿐인데 입안에 싱싱한 풀향기가 가득찬다.푸른 물이 든 쑥밥의 매캐한 향내도 입맛을 돋운다. 그리고 내가 끝내 맛을 들일 수 없었던 것은 산초라는 이상야릇한 향내가 나는 열매를 가지 채로 간장에 담근 장아찌였다.열매의 알알이 약간 여물게 씹히는데 입 속에서 톡톡 으깨지면서 독특한 향내를 진동 시킨다.나중에 이 열매나 잎을 가루로 내어 미꾸라지 추어탕에 쳐서 먹던 것이 생각났다. 보살 할머니가 정성을 들여서 가죽잎을 말리던 것도 생각난다.너푼너푼한 가죽나무 잎을 따서 땡볕에 바짝 말린 다음에 찹쌀로 풀을 쑤어서 마른 나뭇잎에다 정성껏 바른다.앞 뒤에 찹쌀풀을 발라서 채반이나 자리에 널어 놓고 다시 말린다.이것을 저장해 두고 먹을 때에 기름에 튀겨낸다.마치 튀긴 미역이나 다시마처럼 아삭거리고 고소했다. 스님은 나를 동래 범어사에 있는 그의 도반이던 고광덕 스님에게 보냈다.광덕은 나중에 대학생불교연합의 지도법사를 거쳐서 불광이라는 잡지도 만들던분이다. 그는 당시에 범어사의 원주를 지내고 있었다.조실은 저 유명한 하동산 스님이었다.편지를 찬찬히 읽어 보고나서 그는 나를 동산 스님에게로 데려 갔다. 어린 아이처럼 곱게 늙은 노스님이 나를 힐끗 보고 나서 한마디 했다. 이 집에 있으면 얼마나 있을라고 그러는고…?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냥 묵묵히 앉았을 뿐이었다.절하고 나오기전에 한 말씀 올렸다. 갈 데가 없으면 쭉 있을랍니다. 그것이 아마 면접에 해당이 되었던지 광덕은 나를 말없이 재우고 나서 이튿날 범어사를 방문한 스님에게 붙여서 보냈다. 그것은 아마도 울산 거의 다 가서 후미진 바닷가에 있는 작은 암자였을 것이다.바로 지척에서 바위를 때리는 세찬 파도 소리에 귀가 멍멍할 지경이었다. 나를 데려간 스님은 불을 때라 밥을 해라 시키더니 저녁 밥으로 밥 한 사발씩에 고구마순 나물과 시어 터진 김치에 국 한 가지로 저녁을 먹고 나서 건너가 자랜다.단칸 오막살이인 줄 알았더니 부처님 모셔 놓은 법당 마루를 지나 왼편에 길죽하고 비좁은 변소 같은 토방이 하나 딸려 있었다.방은 그대로흙을 바르고 오래 되어 꺼풀이 일어난 멍석 한 장이 깔렸다. 파도 소리에 잠을 못이루고 눈을 붙이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는데 문이 벌컥 열리면서 호통소리가 들렸다.부처님에 귀의하겠다는 놈이 예불 시간도 모르고 쳐질러 잔다고 그 꼭두새벽에 나가라는 소리였다.털털거리는 시외버스를 타고 하루 종일을 달려 와서 걷고 또 걸어서 당도한 곳이니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었지만 쫓아내니 가방을 달랑 들고 길을 찾아 나오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걷다가 타다가하며 겨우 제 자리로 돌아와 보니 이미 끼니 때가 넘은 저녁무렵이었다.가방을 들고 산문에 들어서니 누구 하나 아는 체 하는 이가 없었다. 마침 요사채 툇마루에 얼굴 아는 동승이 앉아 있었다.그는 내가 범어사를 찾아올 제 버스에서 내려 십여릿길을 함께 걸어오며 이야기를 나눈 아이였다. 나이는 한 열 대여섯쯤 되었을까,살결이 희고 코가 오뚝하며 눈이 맑은 미소년이었다.그는 지금쯤 한소식 하고 큰 스님이 되어 있을지.내가 마루에 가서털썩 주저앉으니 그는 내가 멀리까지 다녀온 것을 모른 모양이었다. 내 얘기를 듣고는 동승이 빙긋이 웃었다. 문을 세 개쯤 지나야 입산이 되어요. 나는 그 말을 이해했다.그가 나에게 왜 스님이 되려느냐고 물었다.나는 표를내는 건 어려서부터 질색이었으므로 이렇게 답했다. 어디 가서 밥 먹을 데가 없어서 여기나 들어오려구 해요. 엊그제 여기서 처음 자려고 할 적에 행자 하나 들어오더니 제법 능숙한 자세로 합장하고 나서 내게 자기를 찾으려고 왔느냐는 둥 소크라테스 같은 폼을잡길래 한마디 했다.집이 없어서찾아 왔을 뿐이라고 대답했는데 동승도 그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내일은 집에 갈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뺑뺑이를 돌리는 시험은 몇 번 더 계속 되었고 나는정말 세상에서 아무 데도 갈곳이 없는 놈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정처를 정하여 주었는데 거기가 참선 공부의 산실인 해운대 금강원이었다. 하루 세 끼를 먹는 공양의식에 참례하기 시작했다.스님들은 모두 목기로 만든 자신의 발우를 보자기에 싸서 대중방 선반에 올려 두고 있었는데 공양 때에는 그것들을 펼쳐 두고 모두 벽을 등지고 늘어 앉는다.제일 먼저 물을 받아 그릇을 씻고 밥과 국과 찬을 자기 먹을 만큼만 덜어 내어 각기의 목기에담아 공양한다. 국은 언제나 채소 된장국이고 찬은 나물 두 가지에 김치다.행사가 있거나 특별한 날에는 기름기 있는 전붙이나 튀김도 나온다.식사를 끝내면 남은 음식물을 모두 제 뱃속으로 버린 다음에 물을 받아서 남겨 둔 김치 쪽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밥풀이며 음식 찌끼들을 말끔히 닦아내고 그 물을 마신다.그리고 다시 맑은 물을 받아헹구고 또 마신 다음에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깨끗이 닦아서 보자기에 싼다. 나는 머리를 깎고 계를 받기 전까지 겉 모양은 스님과 같지만 아직은 연습중인 행자가 되었다.내가 맡은 일은 주로 절집 안팎의 청소와 허드렛일이었다. 아침 저녁으로 마당과 앞 뒷뜰을 쓸고 법당에서 선원에 이르기까지 비질 걸레질을 하는 일은 보통 힘든 게 아니었다.스님들도 빨래는 각자가 알아서 했지만 각 방에 큰 스님들 밥상을 나른다거나 잔심부름 할 일도 만만치 않았다.부엌에 들어가 밥과 반찬을 만드는 일은커녕 불을 때는 일도 내게는 차례가오지 않았다. 황석영.
  • “무대위 열연…주부 스트레스 날려요”

    결혼후 신혼의 단꿈도 잠깐 뿐,정신없이 아이들을 낳고 기르고 해도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에 지쳐만 가는 것이 보통 전업주부의 일상이다.커가는 아이들과 늘어나는 아파트 평수,살림살이에 흐뭇해 지다가도 가슴 한켠에 휑하게지나가는 허전함은 어쩔 수가 없다. 일상의 지루함과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만한 뭐 신나는 일이 없을까.주변을둘러보며 눈을 반짝이던 주부들이 모처럼 집안을 벗어나 무대에서 뭉쳤다. 주부극단 연합회가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여성주간행사로 펼치고 있는 ‘주부연극제’.12개 참가 단체중 하나인 ‘강남모자이크 주부극단’도 그런 평범한 전업주부들의 모임이다.6일 오후3시 이들의 출전작품 ‘아름다운사인’이 공연된 서울 여의도 굿모닝300홀,무대 객석 할 것없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오직 이날을 위해 지난 몇달간 구슬땀을 흘려온 단원들은 애써 외운 대사를 잊지 않기 위해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진정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초반의 긴장감은 잠시.막판엔 애드립까지 자연스레 던질 정도로 연기에 물이 올랐다.남의일 같지 않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던 관객들도 아낌없이웃고 울며 박수갈채를 던져 이들의 신명을 북돋웠다. 공연이 끝나고 분장실에서는 시끌벅쩍 연기점검이 한창이다.“언니,아까 그장면에서 너무 잘하더라” “인삼밭에서 농약먹고 죽는 그 대목에서 목소리가 너무 오버한 거 아니야”서로의 연기를 조목조목 지적해주며 하하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강남모자이크 주부극단 10여명이 처음 만난 건 96년 강남구청이 구민들을 위해 마련한 ‘유인촌의 연기교실’에서였다.수업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열성분자들이 뜻을 합쳐 직접 극단을 만들었다. 여학생 시절부터 연극반을 하는 등 연극에 못다한 사랑을 키워온 이도 있었지만 ‘늦바람’난 초보도 꽤 있다.아이를 학교 보내고 집안일을 대충 정리한 뒤 매주 2∼3차례 어김없이 강남구민회관에서 만나 한나절씩 연기 연습을했다. 35살의 ‘막내’부터 올해로 환갑을 맞은 ‘언니’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그러나 무대를 향한 열정만은 한결같다. “너무 늙었다고 안 시켜줄까봐 처음에 걱정 했었지.요즘엔 설겆이 하고 빨래 하면서도 대사 외고 연기연습을 하는데 그렇게 재미날 수가 없어”단원들에게 ‘언니’로 통하는 박찬열씨(60)는 연극을 하면서 10년쯤은 젊어진 것같단다. 집안일도 소홀해질 것 같지만 생활에 활력이 넘치다 보니 청소며,빨래며 오히려 더 신이 난다.초반엔 뜨악한 눈길을 던지던 남편들도 이제는 오히려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극단 대표를 맡고 있는 조선옥씨(47)는 “평소에 경험할 수 없었던 하이라이트를 받으며,다른 인생을 살아본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연극 맛이란 게 안해보면 죽어도 몰라요.사는게 얼마나 재미있어 지는데….다른 주부들도 연극 배우러들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2살된 막내아이를데리고 다니며 연습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아이가 벌써 6살이 됐다는 조혜선(35)씨의 당부다. 허윤주기자 rara@
  • 장마철 옷차림“산뜻한 색상으로 가볍고 단순하게”

    올여름 장마는 예년보다 조금 이를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다.정장을 입어야하는 비즈니스맨들은 습기에 차 축축해질 옷 때문에 벌써 기분이 가라앉곤한다. LG패션 마에스트로 고기예 실장은 “장마철 남성복은 밝고 산뜻한 색상으로가볍고 단순하게 입는 것이 좋다”면서 까슬까슬한 느낌을 주는 폴리,면 소재 등이 불쾌지수를 낮출수 있는 최적의 소재라고 조언한다. 신사복의 주요 소재인 마,모,실크 소재는 비에 젖으면 무거워지고 후줄근해질뿐 아니라 드라이클리닝 때문에 세탁비 부담도 크다.반면 폴리에스테르 소재는 통풍성이 좋으면서 비에 젖어도 잘 마르고 물빨래가 가능해 장마철 옷감으로 많이 사용된다.이 소재로 만든 ‘워셔블 수트’는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캐주얼복에선 아크릴,리넨 혼방 소재도 많이 활용된다. 수트 색상은 밝은 회색이나 베이지 등 자연스러운 색상을 선택하면 좋다.여기에 청색 계열 셔츠나 타이를 매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고 흰색 셔츠에 그린색이나 하늘색 등 화사한 색상의 사선무늬 및 단색 넥타이로 산뜻함을 표출할 수있다. 주말에는 리넨,아크릴 혼방 소재의 니트셔츠에 면바지나 폴리바지를 매치시키거나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에 흰색 라운드 티셔츠와 체크 남방을 받쳐 입으면 편안하다. 정장차림이 아닐 경우 신발은 맨발에 샌들을 신는 것이 무난하며 외출에서돌아오면 빠른 시간안에 젖은 옷을 깨끗이 펴서 말려야 후줄근한 주름이 지지 않는다.축축해진 바짓단은 일단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말린 뒤 흙,먼지를 비벼서 털어낸다.고급 소재의 재킷이나 바지는 세탁법을 꼼꼼히 확인 한뒤 빨리 손질해야 한다. 허윤주기자
  • 업체별 분양 성공비결 대우건설

    *분양전략. 대우 아파트의 분양 성공비결은 치밀한 사업 분석과 상품 기획력,효과적인마케팅 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사업당당자의 경험에 의존해 상품을 개발하고 분양에 나서는 것과 달리 대우는 철저한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공략에나선다. 지난 서울시 1차 동시분양때 서초구 잠원동에서 선보인 아파트 '아이빌'은당시 대부분의 업체들이 큰 평형으로 승부를 걸고 있음에도 11∼21평형대의임대사업자용 상품으로 개발,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함께 100% 분양에 성공,관련업계를 놀라게 했다. 최근 최고 164대1이라는 경이적인 분양률을 기록한 서울 역삼동 ‘디오빌’의 경우 강남 일대 소형 고급아파트의 수요는 많은 반면 공급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 착안,주력 평형을 20평형대의 소형으로 정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3월 분양에 성공한 서울 화곡동 그랜드 월드의 경우 사전예약 후 계약하는 사람들에게 가스레인지와 냉장고 액정 TV 등을 무료로 주는 판촉행사를실시,8,900여명의 사전예약자를 확보해 성공적인 분양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월드Ⅱ’분양때는 사전예약자들에게 한강조망권을 보여주는 헬기일주행사와 힐튼호텔의 음악회 초청 등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청약결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데도 왜 대우아파트가 그렇게 잘 팔리는 겁니까.” 한번쯤 아파트 청약을 해본 사람들이면 한결같이 던지는 질문이다. 올들어 극심한 아파트 미분양 추세속에서도 대우가 분양에 나섰던 5개 지구는 예상을 뒤엎고 모두 분양에 성공,관련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1월 분양에 들어간 대우 부천 상동아파트는 평균 11대1,최고 15대1의경쟁률을 기록했고 서울 잠원동 ‘아이빌’(2월분양)은 평균 6대1,최고 3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3월의 화곡동 그랜드월드,여의도 트럼프 월드Ⅱ,4월의 ‘디오빌’ 등도 같은 시기 분양에 들어갔던 다른 어떤 업체의 아파트보다 높은 경쟁률을기록하며 대우아파트의 성가를 높혔다. *南相國 대우건설 사장 인터뷰. “대우아파트를 변함없이 사랑해 주는 소비자들께 감사 드립니다” 대우건설 남상국(南相國)사장은 대우사태 이후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연이어 100%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하자 대우의 시공력을믿고 선택해준 소비자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남 사장은 대우아파트의 분양 성공비결에 대해 철저한 시장조사,합리적인분양가 책정,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최고 1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디오빌’의 높은 인기에 대해 “주거기능과 사무기능이 동시에 가능한 재택근무형 신개념 평면설계를 도입했고 호텔식 라운지,초고속 통신망을 갖춘 비지니스센터,아파트 전용 빨래방설치 등 고객중심의 21세기형 신개념 아파트를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테헤란로는 강남 최고의 요지이지만 시장조사 결과 의외로 소형 평형 위주의 주거복합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벤처기업 직원 대상의 사업설명회 등을 연 것이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남 사장은 “이같은 추세를반영, 서울 도심의 주요 지역이라도 대형 평형 위주의 고급아파트보다 실제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최첨단 소형평형 아파트로 향후 아파트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 ‘개그맨’ 클린턴,퇴임후 일상 다룬 코믹비디오 상영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재임중 마지막이 될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기상천외한 개그 비디오 한편을 상영해 좌중을 휘어잡았다.내용은 ‘보통사람’ 클린턴. 8년간의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뒤 평범한 가장으로 돌아간 자신의 일상을 찍은 비디오로 주연 클린턴 대통령.올해 아카데미상을 휩쓴 ‘아메리칸 뷰티’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케빈 스페이시와 앨 고어 부통령이 조연으로 나와‘열연’했다. 비디오에서 클린턴은 중요한 모임에 참석하는 부인 힐러리를 위해 준비한점심 도시락을 문앞까지 뛰어나와 “여보,도시락 가져가”라고 소리치기도하고 직접 호스로 물을 뿌려가며 대통령 전용 리무진을 세차했다.또 빨래가끝나기를 기다리며 세탁기 앞에 앉아 잡지를 뒤적이기도 했다. 비디오가 상영되자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한참동안 배를 잡고 웃느라 진행이어려울 지경이었다. 클린턴은 한술 더떠 “영화에서 가장 엉터리 장면은 고어 부통령이 나의 정책에 찬사를 보낸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클린턴은 “지난 8년간 여러분에게 20년 동안 써도 될 만한 기사거리를 제공했다”고 농담을 던졌다.이어 “내 관심은 전기가 아니라 이력서”라며 자신의 ‘직업상 목적’은 “대통령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연예인인 샤론 스톤,스라이크 리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98년에는 인사이트지가 클린턴 대통령과의 섹스 스캔들 주인공인 폴라 존스를 손님으로 초대해 말썽을 빚었으나 올해에는 그런 해프닝은 없었다. 김균미기자 km
  • 하루 100원으로 노인사랑 실천

    서울 노원구 월계2동사무소 직원 15명에게는 하루하루가 즐거움의 연속이다. 하루 단돈 100원으로 작지만 뜻깊은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사회복지직 직원들의 제안으로 ‘사랑의 요구르트 배달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엔 민원서류발급창구에 잔돈 모금 저금통을 설치,조그맣게 시작했다. 그후 직원들은 아예 ‘사랑의 요구르트 배달사업’ 구좌를 갖기 시작했다.1구좌는 3,000원. 지금은 모든 직원들이 1∼3개씩 구좌를 갖고 있다.직원들의 선행이 외부로알려지면서 주민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생활이 어려운 노인 140명에게 매일 아침 요구르트를 전달하고 있다. 50,60대의 취로사업인부 6명이 2인 1조로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노인들에게 요구르트를 배달하면서 집안 청소나 빨래를 해주고 말벗이 돼주는 등 노인들을 돕기도 한다. 3개 구좌를 갖고 있는 이홍근(李弘根) 동장은 “취로인부들이 노인들과 매일 대화를 나눔으로써 그들의 소외감을 덜어주고 건강상태를 매일 체크하는한편 취로사업 인부들도 뜻깊은 일을 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있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가학적 오락프로 다시 등장 눈살

    TV화면에 ‘폭탄’이 자주 터지고 있다. 폭탄이란 미팅 참석자들이 상대편 참여자 가운데 한 사람을 경쟁에서 탈락시켜 왕따로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서먹서먹하기 짝이 없는 미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학가를 중심으로 크게 번져왔다. 폭탄이 TV화면에 진입한 것은 96∼97년쯤.그러나 가학성을 부추긴다는 여론때문에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KBS-2TV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의 ‘서바이벌 미팅’.3월들어 이 가학적인 코너가 다시 등장했다.25일 방송에선 G.O.D,임창정,구피 등이 출연해머리로 징을 들이받고 얼굴과 온몸에 빨래집게를 꼽았다.징소리가 작게 나는사람과 집게를 덜 꼽은 사람이 폭탄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징소리를 크게내기 위해 돌진하는 연예인들을 보고 즐기라는 것이었다. 한 시청자는 “연예인들에겐 일반인보다 더 가혹한 형벌을 강요하고 이런일이 당연시되는 것 같다”며 “제작진이 가수라면 ‘앨범 홍보를 위해서 이정도는 감당해야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상대의조건과 가치관을 따져보고 고르는 짝짓기를 방송이 제시해야 한다는 건 ‘공자님 말씀’일 뿐이다. 이 코너 다음에 나가는 ‘초전박살 강호동’ 코너 역시 ‘뚱뚱한 것은 죄악’이라는 믿음을 퍼뜨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져 개운치 않다. 26일 방송된 같은 채널 ‘일요일은 즐거워’의 ‘출발 드림팀’도 운동 못하는 팀원을 과감히 ‘폭탄제거’하고 있다. SBS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에선 번지 점프대까지 올라간 남희석이함께 뛰겠다고 한 약속을 뒤집어버렸다.뛰어내린 연예인이 조롱당한 것은 물론이고. 이처럼 가학적인 프로그램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은 사전 기획안이 충실하지 않아도 스타들의 순발력으로 넘어갈 수 있고 시청률을 손쉽게 확보할 수있다는 얄팍한 계산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방송법이다 새 방송위원회다 해서 감시의 눈길이 소홀한 틈을 타치고빠지기 식으로 시청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보따리작가’ 김수자 개인전

    보따리가 스스로 이야기를 들려준다.굳이 별다르게 작업을 하지 않아도 거기그 자리에 놓여 있는 것 자체가 이야기요 예술이다.무림고수에겐 나무젓가락 하나도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듯,눈밝은 예술가에겐 그 어떤 잡물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것일까. 일찍이 보따리의 의미에 눈뜬 예술가가 있으니 그가 바로 설치작가 김수자(43)다.김씨는 기상천외한 보따리와 이불보 설치작품으로 국내외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그가 6년만에 국내 전시를 마련했다. 4월 30일까지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수자-세상을 엮는 바늘’전. 이 전시에는 ‘떠도는 도시들-보따리트럭’‘보따리’‘빨래하는 여인’‘바늘여인’‘바느질하여 걷기’등 보따리와 이불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나와있다.지난해 5월 문을 연 이래 로댕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가 보따리에 처음 관심 갖기 시작한 것은 1983년 무렵.어머니와 함께 이불보를 꿰매던 중 그전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천과 바늘을 새롭게 인식하게된 것이다.“이불을 꿰매는 가운데 나의사고와 감수성과 행위가 하나되는은밀하고 놀라운 일체감을 느꼈습니다.묻어뒀던 숱한 기억과 아픔,삶에 대한애정까지도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지요.”일종의 예술적 신비체험을 한 김씨는 그 뒤 이불보 같은 천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가장 한국적인 오브제를 매개로 작가는 펴고 싸고 풀고묶는 것의 의미를 찾았고,그 경이로운 아름다움에 도취했다.그에게 보따리는하나의 조각이자 회화다. 바늘은 잘못하면 ‘상처의 도구’가 되지만 갈라진 것을 봉합하는 매개체로서 ‘치유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작가는 자신을 바늘과 동일시한다.이번에선보인 신작 비디오 ‘빨래하는 여인’과 ‘바늘여인’은 그런 맥락의 작품이다.‘빨래하는 여인’을 보면 작가는 화장터로도 쓰이는 인도 델리의 야무나 강가에 서 있다.삶과 자연의 부스러기인 가트(ghat)의 부유물들이 떠내려가는 강물을 말없이 바라본다.그리고 세속의 때를 씻어주는 치유의 도구로서의 바늘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한다.김수자의 작품은 이같은 날 이미지의 향연이다.그는 비디오 작품을 ‘이미지 보따리’라고 부른다. 김씨는 전시장 안은 물론 밖에까지 보따리와 그 트럭을 설치함으로써 공간의 확산과 재해석을 꾀했다.2.5t 트럭에 색색의 보따리가 가득 실린 ‘떠도는도시들-보따리 트럭’이 전시장 입구에 덩그러니 서 있어 호기심을 자아낸다.상파울로비엔날레와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된 ‘떠도는 도시들-보따리트럭’은 이번에 퍼포먼스 형식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02)2259-7781. 김종면기자
  • 4·13 기동취재/ 총선민원 봇물 후보들 몸살

    16대 총선을 앞두고 각 지구당이 유권자의 크고 작은 민원에 몸살을 앓고있다.한 지구당에 하루 10∼20건씩 민원이 쏟아진다. 신원보증을 서달라,취직을 시켜달라는 생계형 민원에서부터 병원진단서를허위로 끊어 달라거나 무료로 법률소송을 해달라는 억지 민원도 있다.횡단보도 설치는 ‘단골’이고,재개발이나 신도시 개발에 따른 부작용 완화,혐오시설 설치반대 등 이기적인 님비형 지역현안은 ‘필수’다. 한 표가 소중한 출마자로서는 아무리 하찮은 민원이라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어느 정도 이치에 닿는다면 가급적 해결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겉으로는 정치개혁을 부르짖으면서도 한 표를 빌미로 숙원 사항을 해결하려는 유권자의 이중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원은 지역과 후보,정당별로 ‘특화’된다.서울 강남갑·을은 재산권 행사에 관한 내용이 민원의 주를 이룬다.재건축을 앞둔 지역에서는 입주자들이더 큰 평수를 얻기 위해 용적률을 높여달라고 요구한다.주거전용지역을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지역구내 법원과 검찰청이 위치한 경기 부천원미갑에서는 구치소에 수감중인 피의자 가족이 “형량을 줄여달라”“재판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요구한다.서울 강서을에는 화장장 설치 반대와 마곡지구 개발이 모든 후보에게 1차민원으로 접수된 상태다. 일상적인 민원도 있다.송파1동에서는 비둘기가 민원대상이 됐다.비둘기가너무 많고 아무데나 배설을 해 빨래를 제대로 널지 못하니 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다. 취로사업 일당을 높여 달라,노점상 철거를 막아달라,도시가스를 설치해 달라,두루넷을 빨리 설치해 달라는 등 국회의원의 영역을 벗어난 민원도 있다. 특히 변호사 출신 출마자는 하루 10건 이상씩 법률상담에 시달린다.법률상담은 물론 무료 소송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 후보에게 접수되는 민원 수는 야당 후보의 2∼3배에 이른다.야당 후보라도 현역 중진의원에게는 여당 후보 못지 않게 많은 민원이몰려든다.수도권에 출마한 한 현역의원의 보좌관은 “그나마 구·시의원 등선출직이 많아져 민원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이참에 해보자’는 식의 억지성 민원을 접하면 씁쓸해진다”고 밝혔다. 전경하 류길상기자 lark3@
  • 현대 챔프전 진출 ‘-1’

    ‘챔프전이 보인다’-.현대가 SBS에 내리 2승을 거둬 3년연속 챔피언전 진출 문턱에 다가섰다. 3연패를 노리는 현대 걸리버스는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5전3선승제의 99∼00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 2차전에서 높이와 개인기,조직력에서 모두 뒤진 SBS 스타즈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109―90으로 가볍게 눌렀다.2연승 한 현대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세 시즌 내리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게 된다.3차전은 21일 오후 7시 SBS의 홈인 안양에서 열린다. 현대는 로렌조 홀(21점 16리바운드)과 조니 맥도웰(24점 11리바운드)이 초반부터 바스켓을 점령하고 3쿼터 중반 부상으로 코트를 물러난 조성원(14점3점슛 3개)과 추승균(18점)이 고감도의 외곽포를 쏘아 올려 쉽게 주도권을잡았다.게임메이커 이상민(15점)은 송곳같은 어시스트 9개를 뿌렸다.SBS는발목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는 신인왕 김성철(17점 3점슛 3개)을 스타팅 멤버로 내세우는 등 총력전 의지를 보였지만 대릴 프루(24점)-퀸시 브루어(20점)가 높이싸움에서 크게 밀린데다 현대의 속공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맥없이주저 앉았다. 현대는 1쿼터 중반부터 조성원이 빠른 발을 이용해 3점슛 라인에 접근한 뒤 맥도웰과 이상민의 빨래줄 패스를 정확하게 3점슛으로 연결시켜 29―22로앞섰다.분위기를 휘어 잡은 현대는 2쿼터에서 특유의 스피드를 바탕으로 ‘묘기 대행진’을 하듯 속공으로 거센 공세를 펼쳐 55―42로 달아나 낙승을예고했다.SBS로서는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고 3쿼터 스코어는 85―65로더욱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현대는 4쿼터 중반부터 5명을 모두 벤치멤버로 교체하는 여유까지 부렸고 SBS는 주전들이 끝까지 뛰었지만 맥빠진 플레이로 일관해 “4강전에 오른 팀답지 않다”는 팬들의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대전 오병남기자 obnbkt@
  • [22일은 세계 물의 날] ‘생명의 물’ 실태

    오는 22일은 유엔이 정한 ‘물의 날’.17일부터 22일까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세계 92개국 각료급 인사와 15개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세계수자원포럼(The 2nd World Water Forum)이 열리는 등 ‘물은 생명(Water Is Life)’라는 주제 아래 국제적으로 무분별한 물 사용으로 인한 미래의 물 부족을 경고하는 행사가 열린다.유엔의 지원을 받는 세계수자원위원회는 세계수자원포럼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세계에서 하루 5,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물 부족으로 사망하고 있다”면서 “먼 미래의 일이라고 여겨졌던 물 부족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적 문제로 부각되고있다”고 경고했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통계에 따르면 현재 지구 표면에 있는 물의양은 모두 13억8,600만㎦.이 가운데 97.5%는 바닷물이고 2.5%만이 인간이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청정수(淸淨水)다.생활용수로 이용 가능한 물은 68.9%가 빙하 또는 만년설이며,29.9%가 지하수,0.3%가 담수호 및 하천,0.9%가 토양 속의 함유돼 있다. 우리나라의연간 강수량은 1,267억t.이 가운데 45%인 570억t은 공기 중으로 증발되고 31%인 396억t은 바다로 흘러든다.따라서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하천수 172억t(14%),댐 저장수 103억t(8%),지하수 26억t(2 %) 등 모두 301억t(24%)밖에 되지 않는다.이 물은 생활용수(62억t),농업용수(149억t),공업용수(26억t),하천유지용수(64억t)으로 쓰여진다. 유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93년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PAI는 연간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1,000㎥ 미만인 나라를 ‘물기근 국가’,1,000∼2,000㎥인 나라를 ‘물 부족 국가’,2,000㎥ 이상인 나라를 ‘물 풍요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우리나라는 1,470t으로 리비아·모로코·이집트·오만·키프로스·남아공·폴란드 등과 함께 ‘물 부족 국가’군(群)으로 분류됐다.‘물 기근 국가’는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르완다·말라위·소말리아 등 대부분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PAI는 또 97년 보고서에서 2025년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을 1,199∼1,327㎥로예상,‘물 부족 국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나아가 2050년에는 우리 국민 1인당 1년에 쓸 수 있는 물의 양이최악의 경우 1,101t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서 우리나라의 연간 물 부족량을 2006년 4억t,2011년 20억t으로 예상하고 있다.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74㎜로 세계 평균(973㎜)의 1.3배에 이르지만,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1인당 연간 평균 강수량은 2,755㎥로 세계 평균(2만2,096㎥)의 12.5%에 불과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1인당 수돗물 급수량은 395ℓ로 독일(132ℓ),덴마크(246ℓ),프랑스(281ℓ) 등 ‘물 풍요 국가’보다 훨씬 높다. 문호영기자. *물절약 이렇게. ‘물의 날’ 행사를 주관하는 UNESCO는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몇가지 간단한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UNESCO에 따르면 목욕 대신 5분간 샤워를 하면 한번 샤워할 때마다 80ℓ를아낄 수 있으며,물을 조금씩 틀어 놓고 샤워하면 40ℓ 이상을 추가로 절약할 수 있다.이를 닦을 때도 수도꼭지에서 물이 계속 흐르도록 하지 않고 한컵분량의 물을 받아 사용하면 한번 이를 닦을 때마다 14ℓ 이상을 아낄 수 있다. 손으로 설거지할 때 물을 틀어 놓지 않고 미리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 놓은뒤 그릇을 씻으면 한번 설거지할 때마다 114ℓ를 아낄 수 있다.식기세척기를 이용할 때도 물을 미리 받아 놓은 뒤 접시 등을 씻으며 한번에 40∼50ℓ가절약된다. 빨래감이 세탁기 통에 가득 찰 때까지 쌓은 뒤 빨래를 하면 한번에 135ℓ를 절약할 수 있으며,정원에 물을 1주일에 한번만 주면 여름철에 주당 225ℓ를 아낄 수 있다.또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 수도꼭지에서 물이 느린 속도로 나오도록 하면 하루 160ℓ를 줄일 수 있다.거리의 낙엽 등을 청소할 때 물을쓰지 않고 빗자루 등을 사용하면 5분간 112ℓ,세차할 때 호스에서 물이 계속 나오도록 하지 않고 물통에 물은 받아 놓은 뒤 자동차를 닦으면 한번 세차할 때마다 385ℓ를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앰배서더호텔이 수도꼭지 및 변기에서 물이 조금씩 나오도록 하는 토출량 조절기를 설치해 월 1,458t(220만원)을 아끼고있다.이호텔은 수돗물 값을 절약한 결과 6개월만에 시설비를 회수했다.또 롯데월드는 89년 2억2,000만원을 들여 하루 처리용량 1,850t의 중수도를 설치한 뒤 90년부터 98년까지 모두 40억원의 수돗물 값을 절약했다.경주 선덕여중은 세면장에서 쓰고난 허드렛물을 청소와 화단 물 주기 등에 활용하는 방법으로월 640t(37만원)의 물을 아끼고 있다.제주도의 목욕탕들은 샤워기를 한번 누르면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자동적으로 물이 나오지 않는 절수형으로 바꾼뒤 업소당 연평균 1만9,683t(1,360만원)의 물을 아끼고 있다.제주도의 전체목욕탕이 1년에 절약하는 물의 양은 제주도 연간 상수도 생산량의 4.5%인 300만t에 이른다. [인터뷰] 沈在坤 환경부 상하수도국장. “우리나라는 대규모 댐 건설에 의한 공급 위주의 수자원정책을 추진한 결과 댐 건설비 상승,댐 개발 적지(適地) 감소,지역주민의 반대,자연생태계 파괴 등으로 한계에 직면함에 따라 물 부족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정부의 물 절약 대책을 총괄하는 환경부 심재곤(沈在坤) 상하수도국장은 “우리나라도 이제 물 정책을 공급 위주에서 수요 관리 위주로 바꿀 때가 됐다”면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물 절약 및 재이용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국장은 “물을 절약하려면 수돗물 값 인상,낡은 수도관 교체,중수도 설치,절수기기 설치 등 시책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의식”이라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물을 절약하는 의식과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심 국장은 UNESCO가 물 절약을 위해 자녀에게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부모와 가정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는 여성의 역할을 강조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구성될 물절약범국민운동본부의 활동도 여성,그 가운데서도 주부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말했다. 심 국장은 “우리나라의 하루 1인당 물 사용량이 영국(232ℓ) 프랑스(281ℓ)보다 훨씬 많은 395ℓ라는 사실은 우리가 물을 얼마나 ‘물 쓰듯’ 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로 가면 우리나라도 2030년쯤 연간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1,000㎥ 이하인 ‘물 기근 국가’로 전락할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지금이라도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2025∼2030년에는 ‘물 기근 국가’라는 최악의 상태로 떨어질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정부 절약 대책은. 정부는 수돗물 값 현실화,낡은 수도관 교체,절수기기 설치,중(中)수도 설치를 통해 올해 수돗물 사용량을 2억7,000만t 가량 줄일 계획이다.나아가 2006년까지 7억9,000만t을 절약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생산원가의 70% 수준에 불과한 수돗물 값을 인상함으로써 1년에 돈을 받고 파는 수돗물 40억t의 5%인 2억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또 낡은 수도관을 교체해 누수율을 14%로 줄이면 연간 2억4,000만t을절약하고,중수도를 설치하면 3,000만t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하수종말처리장 등에서 정화된 물을 공장 등에서 다시 사용하는 방법을 통해산업체의 물 사용량을 10% 줄이면 연간 3,000만t을 추가로 절약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광역상수도 및 공업용수도를 담당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와 지방상수도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5년 단위로 물 수요 관리 목표를 정한 뒤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대책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물 수요를 잘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게는 상하수도 지방양여금을 늘리는등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또 기존 주택 및 물을 많이 쓰는 여관·목욕탕·병원 등 업소의 70%에 절수형 양변기와 수도꼭지 등을 설치토록 권고할 계획이다.물을 많이 사용하는여름철에는 수돗물 값을 10∼20% 더 받는 반면 물을 적게 사용하는 겨울철등에는 수돗물 값을 깎아 주는 계절별 요율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하루 물 사용량이 600t 이상인 사무실 등 업무용 건물과 500t 이상인 음식점·목욕탕·여관 등 영업용 건물,하루 폐수 배출량이 2,000t 이상인 공장에는 한번 쓰고 난 물을 허드렛물로 다시 쓰는 중수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할 방침이다. 2011년까지 낡은 수도관 3만5,815㎞를 교체,98년 18.1%인 누수율을 2000년17%,2005년 14%,2011년 12%로 줄일 계획이다.98년 낡은 수도관을 통해 새 나간 수돗물은 10억t으로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00억원이나 된다.그러나 2001년 누수율을 12%로 줄이더라도 베를린(5.0%),제네바(7.9%),도쿄(8.9%)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 CD) 국가 대도시의 누수율보다는 훨씬 높다.
  • KBS2 ‘병원 24시-내 형은 다섯살’

    KBS-2TV를 통해 매주 수요일 밤10시55분 방송되는 ‘영상기록 병원24시’의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제작진은 그 이유를 ‘냉혹할 만큼 정직한카메라’로 돌린다. 사실 TV를 갑갑한 일상에의 탈출수단으로 여기는 오늘의 시청자에게 ‘영상기록…’은 피해가고 싶고 ‘안 보면 더욱 마음 가벼울’ 프로그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 모른다. 그러나 이 프로는 더이상 돌아볼 수 없을 만큼 비참한 현실에서 삶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도드라진다는 진리를 시청자에게 선사한다. 15일 방영된 ‘내 형은 다섯살’은 5세 아이의 정신능력에 머무르고 있는 형 성민(20)을 보살펴주는 성락(17)의 눈을 통해 참다운 사랑과 희생의 가치를보여주었다. 몸은 청년이지만 좋아하는 음식을 보면 사달라고 떼쓰는 것이 영낙없는 아이인 형을 성락이는 고입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묵묵히 보살핀다.간질발작으로 형이 옷에 퍼지른 오줌과 구토물을 치우고 빨래를 하고 “한때는 왜 태어나서 나를 괴롭히냐고 원망도 했지만 형을 돌보는 게 나에게 주어진운명이라고 받아들였다”는 성락의 의젓한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술로 소일하던 아버지가 사라진 것이나 한달 20여만원의 빠듯한 생활비도 그에겐 고통이 아니라 걸어야할 삶의 한 과정일 따름이었다. 자신을 병원에 데려간 데 대해 화가 난 형이 욕을 퍼붓고 막무가내로 집밖으로 나가겠다고 하자 성락은 끝내 주먹을 휘두르고 이내 자책의 눈물을 흘린다. 시청자들은 “오늘 천사를 보았습니다”(cho.kr)라고 갈채를 보내고 “편하게 사는 나의 삶을 안도하였는데 그런 내가 부끄러워졌다”(eune2882)는 자기 고백으로 이어졌다. “간질환자와 그 가족의 인권을 짓밟았다”고 질타하는 시선도 있지만 진실을 정직하게 드러낸 카메라는 형제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으로 믿는다. 성민의 간질발작은 약물로 완치될 수 있지만 유전병인 다발성 신경초종은 치료가 불가능하다.지나치게 세상과 격리돼 살아온 게 병을 악화시켰다는 판단에 따라 병원측은 정신지체아 등에게 시행하는 직업재활훈련을 시킬 계획이다.성민 연락처 (0342)745-4654. 임병선기자 bsnim@
  • [우리구 역점사업] 강북구

    강북구(구청장 張正植)는 구정의 최대 목표를 사랑이 넘치는 지역공동체 만들기에 두고 있다. 민과 관이 공동으로 지역사회운동을 펼침으로써 주민 스스로 ‘이웃사촌’정신을 갖도록 해 온정이 넘쳐나는 복지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강북구가 지역공동체 만들기에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생활화’이다.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 말까지 주민 2만여명이 4억3,800만원 상당의 성품·금품과 1억3,400만원 상당의 쌀을 모아 생활이 어려운 8,800여 가구에 전달했다. 또 한국복지재단과 함께 ‘사랑실천운동’에 나서 저소득층을 도울 후원자를 적극 발굴,같은 기간동안 5,608세대에 9,000만원을 지원했다.번동 3단지종합복지관에 설치된 푸드뱅크를 통해 결식학생 965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빵과 우유 통조림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를 통한 복지프로그램 운영도 남다르다.1,27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자원봉사센터’에 등록시켜 홀로노인,장애인가정 등을 방문해 밑반찬만들어주기,이·미용봉사,한방진료,빨래해주기 등 일상생활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특히 방학중에는 청소년자원봉사단인 ‘자봉이’를 운영,노인가정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도록 함으로써 자원봉사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있다. 노인복지에도 적극적이다.지난해 9월 ‘노인복지카드’를 도입,노인들이 목욕탕 약국 등 960개 업소를 이용할 때 20∼30%의 할인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오는 6월에는 수유5동에 노인종합복지관을 건립,실질적인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저소득층에게 장례차량을 지원하는 등 각종 장례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는 ‘장례서비스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다. 음악회를 통한 난치병청소년 돕기도 강북구만의 독특한 지역공동체 프로그램이다.지난해 9월 ‘청소년 한마음음악회’를 열어 수익금 2,200만원으로난치병 청소년 7명에게 300만∼400만원씩 전달한 강북구는 이를 매년 개최하기로 하고 오는 9월에도 ‘제2회 청소년 한마음음악회’를 열어 수익금 4,000∼5000만원을 올릴 계획이다. 장정식 구청장은 “법정 생활보호대상자 외에도 생활이 어려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행정의 틀을 벗어나 민과 관이 함께지역복지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나가겠다”고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대한시론] 인도와 자연

    요즘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인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그곳으로 여행하는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서양 사람들이 동양에서 가장 가고 싶어하는 나라로 흔히 인도와 일본을 꼽는데 우리는 같은 동양권에 속하면서도인도에 대해 늦게 눈을 뜬 셈이다.이곳을 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랫동안꿈꾸고 계획한 끝에 마침내 떠나게 마련인데 그만큼 인도 여행은 쉽지 않은것으로 정평이 나있다.나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몇년을 벼른 끝에 최근 그곳에 다녀왔다. 한 나라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또한 제한된 시간과 조건아래서 그를 접하고 어떤 판단을 내리는 일은 완전히 무지한 것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더구나 수많은 사람들의 여행담으로 신비화된 인도는 더욱그러하다.그러나 인도만큼 충격적인 여행지는 드물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한다.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그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또 그에 자족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인도는 또한 여행자로 하여금 기행문을 쓰게 만드는 나라이다.그만큼 볼 것도 느낄 것도 많다.불편한 교통과 미비한 숙박시설,그리고 맞지 않는 음식등 상당한 장애요인을 가지고서도 인도가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매력은 여러 가지이다.그리고 사람들은 여행을 거치면서 불편은 잊고 보다큰 것을 보는 깨달음을 얻는다.그것은 인도인들이 자연의 품에서 그와 친화한 채 불편과 불만 없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주는 교훈 때문이리라. 중부 뭄바이(옛 봄베이)에서 갠지스강의 화장터로 유명한 북동부의 바라나시로 북상하는 여정으로 2주 정도 머물면서 본 인도는 내게 크고 깊은 문화와 정신을 간직한 나라로 언젠가 다시 한번 보고 싶은 곳으로 남았다.이 여행의 성과는 우선 인간의 여러 삶의 모습에 대한 개안의 경험이며,더 나아가이 나라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씻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내가 맨 처음으로 만난 충격적인 인도의 모습은 ‘도비 가트’라고 불리는대형 빨래터였다.이곳에서는 세탁기보다 손빨래가 더 싸기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일관작업으로 빨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끝이 보이지 않는거대한 빨래터에서 사람들이 일렬로 촘촘히 늘어서 돌 위에 빨래를 내려치는 모습은 한편 놀랍고 또 한편 애처로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그것은 이시대에 어떤 사이버 스페이스보다 더‘초현실적’인 장면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빨래터의 엄청난 규모보다 잿물처럼 혼탁한 물의 빛깔이었다자세히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깨끗한 헹굼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그러나 수많은 빨래줄과 지붕 위에 빽빽하게 널린 빨래들은 맑은 햇살을 빨아들이고 있었다.그래서 좀 덜 헹구어도 별 탈은 없는 것이겠거니. 또 익히 알고 있었지만 화장실 문제는 두고 두고 나를 괴롭혔다.고급 호텔에는 물론 깨끗한 욕실과 변기가 있지만 일단 길을 나서면 변변한 화장실은포기해야 한다.타지마할과 같은 세계적인 관광지에도 이는 예외가 아니었지만 그들에게 화장실문화 운운하는 것은 난센스이다.차라리 가장 청결하고 속편한 방법은 그들처럼 도로변의 자연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다.나는 이 나라를 여행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불결함에 적응하고 또 야외 화장실에자연스럽게 동화하는지를 체험했다.하루 이틀만 지나면 모든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그것은 인간의 타고난 적응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자연은 우리가 겨우 얼마 전에 떠나온 곳이기에 더욱 그랬으리라고 판단된다. 인도에서 그러나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찬란하고 거대한 문화유산들이었다.이것은 또 다른 이야기에 속한다.어쨌든 인도는 과거와 현재,자연과 문화,소유와 무소유의 양극들이 혼재하는 곳이고 그바탕에서 변화와 불변의 시스템이 교차하는 나라였다.그리고 거리에 넘치는걸인과 부랑자들의 존재가 외지인의 반감이나 비판을 초월하는 바로 그 지점이 어쩌면 거대 인도의 저력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강태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교수
  • [이색부서 이색공무원] 여군학교 교관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새내기 숙녀들이 불과 몇주만에 당당하고절도있는 여군으로 태어난다.불가능할 것같은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는 사람들,이들이 바로 여군학교 훈련교관들이다. 교관들은 화생방,총검술,유격훈련 등 각 분야별로 여군학교 사관후보생(대졸 이상)에게는 16주,하사관후보생(고졸 이상)에겐 20주동안 교육을 실시한다. 최근에는 “군대에도 여성의 아름다움과 섬세함이 필요하다”는 엄옥순(嚴玉順·44)교장의 지침에 따라 다도,꽃꽂이 등 교양교육과 정보화 추세에 맞춰 컴퓨터교육도 하고 있다. 현재 하사관후보생 160·161기가 훈련을 받고 있다. 5∼6년전까지만 해도 여군학교 교관의 성비율은 남녀 3대 7로 여자교관이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남자교관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남성중심 사회인 군대에 보다 쉽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남자교관에게 훈련을 받는 것이 더 낫다는생각에서다. 남자교관들이 처음 여군학교에 부임할 때는 어색함을 감추지 못한다.남자들만 부대끼던 군생활에 젖어있던터라 갑자기 40∼60명의 여성들과 접하는것이 낯설다.여고에 갓 부임한 총각선생님의 모습 그대로다. 한 교관은 “부임한지 얼마안돼 교관실의 창문을 열었다가 빨래건조대에 여성용 속옷들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돌이킨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한사람 한사람이 막강한 군력의 기초가 된다는 생각에더 이상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이때가 후보생들은 교관이 ‘야속하고 미워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10명의 교관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정유미(鄭由美·26·여군사관 42기)중위는 요즘 ‘때가 되면 알게된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정중위는 “2년전 여군학교에서 훈련을 받을때 눈물이 쏙 빠질만큼 힘든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면서 “가끔씩 ‘여자’라는 점을 이해하지 않고 혹독한 훈련을 시키면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서야 왜 그래야만 했는지 알것 같다”고 말한다.고된 훈련을 거친 덕분에 어느곳에 배치되더라도 훌륭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교육과장인 주유돈(朱有暾·39)소령은 “‘여군’을 양성한다는 생각보다는 ‘군력’을 만들어낸다는생각으로 훈련을 시킨다”면서 “가끔 후보생들이 ‘과연 해낼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훈련이 진행됨에 따라 남성보다도 강인한 의지와 끈기를 나타내 놀랄때가 많다”고 말한다. 교관들의 생각은 하나다.‘여군을 위한 교육’이란 것은 없다는 것.다만 ‘국민들이 믿고 의지하기에 손색없는 든든한 국력으로 만들기 위한 훈련’만이 있을 뿐이다. 최여경기자 kid@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국물문화’와 물 부족 시대

    우리나라의 식생활은 흔히 ‘국물문화’라고 한다.조리하고 먹고 씻는 데까지 서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을 쓴다.시냇물에서 빨래를 하던 선조들의 영향인가.우리의 물 씀씀이는 물 한 양동이로 세수에서 집안청소까지 하는 유럽과 비교할 때 판이하게 다르다.하지만 물은 언제까지 항상 우리곁에 풍족하게 있을까.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인류의 40%가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나라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을 확보하느라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더욱이 급격한 지구환경의 변화와 이로 인한 기상이변은 세계의 물사정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물론 우리들 역시 얼마전까지 물에 관한 한 넉넉한 인심과풍요로움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왔다.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도 수질오염과 물부족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를 살게 된 것이다. 물의 부족은 곧바로 생존권 문제로 이어진다.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나라는 결국 멸망하거나 다른나라에 의존해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세계 역사를 통해 얼마든지 찾을수 있다. 눈앞에 다가 온 21세기야말로 질 좋고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해야만 풍요로운 삶과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물은 이제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요소이며 개혁과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은 물의 가치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한다.정부에서도 오래전부터 이러한 물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우리 국민들이 물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수자원개발과 물 절약 정책을 병행,추진 중이다. 물 확보 및 홍수조절을 위한 다목적댐의 건설,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광역상수도·공업용수도 확충·홍수피해 방지를 위한 치수사업 등을 비롯해 물값의 원가수준 현실화를 통한 물 수요 억제,댐간 연계운영을 통한 이용효율 증대,인공강우 등 대체 수자원개발,절수형 수도기기 보급 등이 주요 물 정책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마련한 “물관리 종합대책”은 우리가 안고 있는 물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물 전쟁시대로 예견되는 새로운 21세기를 앞두고 모든 국민들이 물도 이제는 값비싼 대가를치루어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경제재이자 유한한 자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물에 관한한 다음 세대에 고통을 넘겨주지 않는다는 국민적 합의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李建春 건교부장관
  • [외언내언] 화이트 크리스마스

    오랜만에 눈내린 성탄절을 맞았다.매서운 추위끝에 성탄 전날부터 눈이 내리고 추위까지 누그러져 마음을 흐믓하게 한다.이번 눈이 말 그대로 서설(瑞雪)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국민 모두에게 최근 몇년간의 어려움을 딛고 새천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여러가지 징표가 보이기 때문이다.천년을 마감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상서로운 느낌으로 가슴에 와닿는다. 이번 눈은 24일 아침부터 내려 오늘아침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멎었다.전국적으로 어제 하루 5㎝안팎의 눈이 내렸고 야산에는 제법 눈이 쌓였다.그러나 지역에 따라서는 눈이 내리자 마자 녹아버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실감나지 않을지 모른다.‘화이트 크리스마스’ 여부를 떠나 실제로 성탄절에 눈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한반도의 기상상태이다.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1938년이후 12월24일과 25일 이틀중 하루 눈이 1㎝이상 내린 해는 38년,42년,55년,67년,74년,80년,83년,89년등 60년동안 8번정도였고 그나마 눈이 쌓인 경우는 3∼4건 정도이다.진정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20년에 한번 정도로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확률 5%내외. 이같은 기상상태는 겨울철엔 강수량이 적어 눈내리는 날이 적은데다 눈온뒤 대체로 수은주가 올라가 적설이 오래 지속되기 힘든 때문이다.‘눈온뒤 거지가 빨래한다’는 우리 속담대로 눈온뒤에는 대체로 날씨가 포근해져 거지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빨래를 할 정도이니 쌓인 눈도 녹기 마련이다. 더욱이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대한 개념도 불분명하다.일반적으로 24일눈이 내려 쌓이면 25일 온 누리가 눈으로 덮여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25일 눈이 내려야만 진정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기상청은 일단 24일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25일 아침까지 눈이 계속 오거나,아니면 전날 내린 눈이 1㎝ 이상 쌓여 있는 상태가 아니겠느냐는 견해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성탄절의 성격을 놓고 논란이 일 수 있다.일부 이동통신회사와 호텔·백화점이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면 고객에게 자동차와 TV수상기, 콘도이용권을 경품으로 내걸고 판촉을 벌였기 때문이다.‘화이트 크리스마스’ 판촉 기업들엔 24일 눈이 오자 경품을 요구하는 전화가 쇄도했고이들 업체는 경품 마련에 들어갔다.그러나 진정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의미는 우리 마음에 있지 않을까.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눈내린 성탄절을 맞아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라 하겠다.‘뜻깊은 성탄절이 되길…’이기백 논설위원
  • 역경딛고 장애딛고…수능고득점 ‘진한 감동’

    ■소녀가장 대구 남산여고 송상희양 온갖 역경을 딛고 대학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수험생들이 세밑에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절박한 가정적 어려움을 대견스럽게 참아냈는가 하면 선천적 신체장애를 묵묵히 이겨내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투병중인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386.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송상희(宋尙希·18·대구 남산여고 3년)양. “암 수술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송양은 고교 1년이었던 97년 어머니(47)가 담도암 수술을 받으며 여고 시절 3년 내내 집안 일을 도맡아 해온 사실상의 소녀가장이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자신과 동생(16)의 도시락를 챙기고 휴일에는 하루종일 밀린 빨래를 하면서도 억척스레 공부에 매달려 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화물트럭 운전 일을 하던 아버지(49)가 IMF 한파로 일거리가 크게 줄면서 생활고를 걱정해야 했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선천성 백색증 대구 대건고 최우혁군 “학교 수업시간에 한눈을 팔지 않고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야간 자습시간에도 투병중인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졸음을 참아 왔어요” 과외나 학원 수강은 엄두조차 못냈다.딱한 가정형편을 한번도 드러내지 않은 채 밝고 적극적인 생활태도로 친구들과 선생님의 사랑도 독차지해 왔다. 담임교사 이상욱(李相旭·39)씨는 “아침 일찍 등교해 교무실 책상을 닦는등 수업 준비를 위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왔고 주위에는 친구도 많다”고칭찬했다. 송양은 가정형편을 고려해 해군사관학교를 지원했고 2차까지 합격,최종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이번 수능시험에서 330점을 얻은 대구 대건고의 최우혁(崔祐赫·17)군의 수험생활도 한편의 드라마였다.선천성 백색증으로 두꺼운 돋보기를 들이대야만글씨가 보여 최군에게 수업은 선생님의 설명이 전부였다.아버지의 실직으로어머니가 삯바느질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형편이었지만 최군은 굴하지 않고천문학도의 꿈을 키워 왔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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