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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은지 웨딩화보, 미공개 웨딩화보 ‘내가 아는 조은지 맞아?’

    조은지 웨딩화보, 미공개 웨딩화보 ‘내가 아는 조은지 맞아?’

    배우 조은지의 웨딩화보가 공개됐다. 조은지의 소속사 프레인 TPC는 27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지난 토요일 많은 분의 축복 속에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배우 조은지의 예술적 감각으로 완성된 그림 같은 웨딩화보. 여러분께만 살짝 공개합니다”라는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웨딩화보에는 화이트와 분홍빛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앉아 있는 조은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머리에 꽃장식을 한 채 그윽하게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고혹적인 매력이 풍긴다. 또 다소곳하면서도 특유의 보시이함 웨딩화보에서 고스란히 묻어나는 듯하다. 조은지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홀에서 자신의 소속사 대표 박정민 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2006년 배우와 매니저로 만나 2009년 연인 사이로 발전한 두 사람은 5년 만에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이날 결혼식 사회는 프레인TPC 소속 배우들이자 두 사람과 친분이 깊은 배우 오정세와 류현경이 맡았다. 주례 없이 진행된 결혼식의 축가는 가수 정인과 에픽하이가 맡았다. 박용우, 김민준, 이미도 등 동료 배우와 임순례 감독 등이 하객으로 참석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빛·붓·땀… 예술이 태어나는 곳

    빛·붓·땀… 예술이 태어나는 곳

    아틀리에, 풍경/함혜리 지음/서해문집/352쪽/1만 8000원 ‘빛의 화가’ 방혜자가 프랑스 아죽스에 만든 아틀리에(왼쪽)는 “자연의 빛과 색을 최대한 선명하게 볼 수 있게 설계”한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날마나 만나는 햇빛, 달빛, 별빛을 자양분 삼아” 거침없이 작품을 완성한다. 명징한 색채로 동화적 분위기를 만드는 노은님의 독일 미헬슈타트 작업실은 숲 속에 있다. 그 안에 놓인 노은님에게서 삶의 고민, 자신과 색채와의 싸움을 극복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고요와 평화, 자유를 본다. 폐침목과 폐아스콘을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조각가 정현의 작업실(오른쪽)에는 ‘험악한’ 공구가 즐비하고, 작은 초상을 무한반복해 다른 초상을 만드는 김동유의 공간에는 세밀한 붓과 주사기가 수천개다. 화가의 아틀리에인가 싶다. ‘자연이 아틀리에’인 사진작가 배병우의 작업실에선 여러 켤레의 운동화가 유독 눈길을 끈다. ‘아틀리에, 풍경’에는 우리나라 미술계를 대표하는 예술가 14명의 내밀한 작업실이 담겨 있다. 저자(함혜리 서울신문 선임기자)는 “작가들이 무엇을 위해 땀과 열정을 쏟아붓는지, 무엇이 예술의 길로 이끌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 먼 작업실들의 문을 두드렸다. 주말과 휴가를 반납하며 2년여 공들여 낸 책이다. 지난해 2월 별세한 뒤 다시는 볼 수 없어진 이두식 화백의 공간,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 있는 박은선의 작업실도 담았다. 갈피갈피에 작품세계와 함께 작가들과의 각별한 인연을 풀어낸 책은 저자의 말 그대로 “한 명 한 명이 소우주인 예술가들에게서 받은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원로 한국화가 방의걸 개인전

    원로 한국화가 방의걸 개인전

    원로 한국화가인 방의걸(77) 화백이 14~19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연다. 방 화백은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의 제자로 60여년간 한국화의 외길을 걸어왔다. 전남대 미대 교수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림 놀이에만 빠져 사는 은둔형 예술가로, 작품을 통해 자신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과 대화한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그려온 섬이야기 등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진함과 연함, 부드러움과 거침을 오가며 만들어내는 먹빛의 요란하지 않은 현란함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나는 수묵화를 그리는 그림쟁이일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02)736-1020.
  • 전주영화제 개막작 ‘신촌좀비만화’ 두 중견 감독의 도전

    전주영화제 개막작 ‘신촌좀비만화’ 두 중견 감독의 도전

    10일 폐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신촌좀비만화’(15일 개봉)는 한국의 대표적 중견 감독 3명이 뜻 모아 만든 옴니버스 3D 영화다. ‘만추’의 김태용·‘베를린’의 류승완·드라마 ‘연애시대’의 한지승 감독이 그들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지원을 받아 3D 영화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실험정신에서 출발한 프로젝트. 섬세한 감성의 휴먼·멜로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김태용·한지승 감독의 도전이 특히 눈길을 끈다. 김 감독의 단편 ‘피크닉’은 엄마를 힘들게 하는 자폐아 동생을 소풍 길에 절에다 버리고 오고 싶어하는 여덟 살 꼬마의 이야기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오가는 3D 효과가 돋보인다. 한지승 감독의 ‘너를 봤어’는 인간과 좀비가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배경으로 했다. 과거의 기억을 지우는 치료약을 먹으며 노동자 계급으로 살아가는 좀비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좀비 시와(남규리)와 그들이 일하는 공장의 작업반장 여울(박기웅)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뮤지컬, 코미디, 호러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됐다. 영화제가 한창인 지난 4일 전주에서 김태용(45)·한지승(47) 감독을 나란히 만났다. →감성적인 그간의 작품들 성향과 3D 기술은 얼핏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김:최근작 ‘만추’가 멜로라서 그렇지 나는 호러물인 ‘여고괴담’으로 데뷔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3D 기술이 영화를 통해 어떻게 미학적으로 성취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실험 결과는 낙관적이라고 자평한다. 영화에서 공간을 설득시키고 실재감이 느껴지게 하려고 도입하는 장치가 3D인 셈이다. 공간을 영화적으로 해석하기에는 3D가 확실히 재미있는 것 같다. -한:3D의 장르적 한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 보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 3D가 감성적인 면과 닿는다면 효과와 가능성은 어떨지 알아보는 과정이었다. ‘너를 봤어’의 경우 감성이 멜로에 집중되기는 했지만, 형식적으로 뮤지컬과 결합했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었다. 김 감독의 ‘피크닉’에서도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발견했다. 3D를 빌려 감성적인 느낌이 입체화됐더라. 그런 표현이 좋아 보였다. →한 감독은 2012년에도 뱀파이어 로맨스를 소재로 한 3D 영화 ‘카오스’를 찍었는데, 전작과의 차별점은. -한:‘고스트맘마’ ‘하루’ ‘싸움’ 등 주로 일상성에 기반한 극영화를 찍다 보니 뱀파이어, 좀비 등 색다른 소재에 관심이 생겼다. 처음 3D를 찍을 때는 동선이나 장소의 층위 등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번에는 먼지나 빛의 반사 등 좀 더 세밀한 부분을 입체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김 감독의 ‘피크닉’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어린 주인공이 보는 만화책 주인공이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동생이 벽에 그린 낙서가 새가 되어 화면에 날아드는 등 세 작품 중 3D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 -김:처음 프로젝트를 제안받고 누군가의 정서적 측면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숲에서 겪는 이상한 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떠올렸고 주인공을 꼬마로 설정했다.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만들어진 판타지와 의식 세계를 3D로 본다면 흥미롭겠다고 생각했다. 여덟 살 꼬마가 숲에서 느끼는 심리 상태나 자폐아가 가지는 의식 세계는 3D로 표현될 때 영화적으로 이해하기 더 쉬울 것 같았다. →‘너를 봤어’는 3D로 표현된 인물과 공간, 뮤지컬과의 결합 방식이 아주 독특하다. -한:영화의 소재를 좀비로 선택한 것은 다분히 3D의 특장점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좀비의 특성이 말보다 행동이 먼저이기 때문에 공격하고 공격당하는 동적인 느낌을 3D로 차용해 보려 했다. 특히 3D를 통해 공간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인물도 보통의 클로즈업보다 더 가깝게 입체감을 살려 밀도를 높였다. 시각적인 것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장점까지 살려야 하는 뮤지컬의 특성에도 3D가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이번 작업은 영화의 감성적인 면을 3D에 접목하는 실험이었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짚어본다면. -김:아직 영화를 2D로 보는 것이 더 익숙한 관객에게 3D 효과가 오히려 감상에 방해요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영화가 현실과 더 동떨어져 보이는데다 극중 인물과의 심리 동화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극중 인물들의 감성과 3D 효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낯선 세계를 설득시켜 수용하게 하는 것이 감독의 의무다. 과학기술에 감성의 깊이를 예술적으로 흡수할 만한 충분한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3D 영화의 궁극적 목표는 관객들이 의도된 입체성을 눈치 못 챌 정도로 현실적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3D가 영화적 표현을 확장하고 미학적 가치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야기, 곧 콘텐츠다. 풍부하고 정확한 서사가 3D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영상이어야만 한다. 글 사진 전주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금세기 최고 비디오 아티스트 佛 예술 애호가들 마음 훔쳤다

    금세기 최고 비디오 아티스트 佛 예술 애호가들 마음 훔쳤다

    “나는 비디오 아트와 함께 태어났다.” 현대미술의 영상시인이라 불리는 금세기 최고의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63)의 신비롭고 섬세한 영상언어가 프랑스 예술 애호가들을 사로잡고 있다. 파리를 대표하는 전시공간 그랑팔레에서 지난달 초부터 열리고 있는 ‘빌 비올라’전이 연일 초만원이다. 이번 전시는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등 블록버스터급 거장들의 회화 작품을 주로 전시했던 그랑팔레에서 최초로 열리는 비디오 아트 전시이자,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뉴욕 출신인 빌 비올라에게 헌정한 대규모 회고전이라는 점에서 유럽 예술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5일 개막 이래 하루 평균 입장객은 3000명 선으로 모네전(하루 평균 7000명)의 절반 수준이지만, 유럽 언론들은 비디오 아티스트의 전시회로는 대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리플렉팅 풀’(1977~1979), ‘하늘과 땅’(1992), ‘놀란 사람들의 오중주’(2000), ‘카트린의 방’(2001), ‘4개의 손’(2001), ‘트리스탄의 승천’(2005), ‘꿈꾸는 사람들’(2013)까지 1977년부터 최근까지 30여년간 제작된 비올라의 작품 3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빌 비올라 스튜디오가 소장한 작품뿐 아니라 프랑스의 억만장자 프랑수아 피노 등의 개인 소장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빌 비올라는 백남준에 의해 전자매체에서 예술의 도구로 변화한 비디오를 현대미술의 핵심 미디어이자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킨 예술가로 유명하다. 그의 비디오 작업은 저속 혹은 고속 촬영기법의 이미지 촬영과 재생 속도의 변형에서 출발하지만 기술로 만들어 낸 디지털 이미지들이 기술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숨을 멎게 하는 아름다움을 지닌다. 인간의 시각이 경험할 수 없는 이미지들과 속도의 미세한 순간을 잡아낸 이미지들이 엮어 내는 섬세한 영상언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색다른 사유를 경험하게 한다. 대립하는 물과 불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사용하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 인연의 회귀, 의식세계에 대한 탐구를 보여 준다. ‘리프렉팅 풀’은 개인의 시간이 멈춰 서도 세상은 흘러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하늘과 땅’은 갓 태어난 아기의 얼굴과 나이 든 여인의 얼굴이 맞닿도록 두 개의 진공관을 설치한 작품이다. ‘트리스탄의 승천’은 육신의 죽음 이후 영혼이 거센 물줄기를 따라 솟구쳐 올라 빛의 세계와 합류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불의 여인’(2005)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불의 장벽 앞에 서 있던 여인이 쓰러지면서 차가운 물과 뜨거운 불의 경계가 녹아들고 극단적 대립의 세계가 합일을 이룬다. 전시는 7월 21일까지. 파리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여성, 이란인, 예술가로 항해하는 것이 내 작업”

    “여성, 이란인, 예술가로 항해하는 것이 내 작업”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한 사람의 이란인으로서, 또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마주하는 사건들 사이를 항해하는 것, 그것이 내 작업이지요.” 이란 출신의 여류 미술가 시린 네샤트(57)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까지 낳았지만 한국 방문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미술 팬들에게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2000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았고 2010년 몽인아트센터에서는 전시도 열었다. 그의 작품이 다시 서울을 찾았다.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7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을 통해서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네샤트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는 “내 작품 속 이란 여성들은 강인하며, 품위와 용기가 있다. 내 작업은 이런 이란 여성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해석을 담는다”고 힘줘 말했다. 영상과 사진, 설치미술을 오가는 네샤트가 주목받은 건 10여년 전의 일이다. 미디어의 벽을 허물고 이를 통해 이란의 정치·문화·역사·여성인권 등을 오롯이 녹여온 작가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격동’)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2009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은사자상(‘여자들만의 세상’) 수상으로 이름값을 드높였다. “아버지는 서구문화에 심취한 의사였어요. 17세 때 아버지의 격려를 받으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1979년 이란 혁명 때문에 가족과 무려 17년이나 떨어져 살았죠. 유학과 혁명, 이민생활이란 시련이 내게 영감을 줬어요.” 다시 찾은 이란은 온통 부조리투성이였다. 반체제 인사로 몰린 네샤트는 1996년 테헤란 공항에서 구금돼 심문까지 받았다. 이후 다시 고국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지난 20여년을 망라하는 작품 50여점이 소개된다. 서울관의 올해 첫 기획전이자 작가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초기작인 사진 ‘알라의 여인’에선 검은 히잡을 두른 채 총을 든 여인이 등장한다. ‘침묵의 저항’ 역시 총열이 얼굴을 가른 퀭한 눈빛의 여성이 나온다. 강인한 여전사의 모습과 율법에 억눌린 모습이 교차한다. 기진맥진하고 고집스러운 표정이 피로감을 더한다. 이들 얼굴에는 네샤트가 직접 써 넣은 이슬람 문자(파르시어)가 새겨져 있다. ‘당신의 불면은 진정 어린 신념에서 나온다’와 같은 이란 반체제 인사들의 시이거나 사상범과 관련된 이야기다. 서정적인 영상들도 눈길을 끈다. ‘격동’은 텅 빈 객석을 향해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로 노래 부르는 여성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노래할 수 없는 이슬람 여성의 슬픔을 나타냈다. ‘여자들만의 세상’은 남성과 싸울 의사가 없는 평화로운 이란식 페미니즘을 표현한다. 작가는 “나는 이란 출신이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란 여성은 어떠한 억압에도 결코 겁먹지 않으며 침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이란·칠레서 유년 보낸 두 예술가의 전시회

    이란·칠레서 유년 보낸 두 예술가의 전시회

    소녀가 경험했던 아랍의 이란과 소년이 경험했던 남미의 칠레는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성인 예술가로 성장한 소녀와 소년은 남성 위주 사회가 지닌 억압과 군부 독재의 아픈 역사를 여태껏 기억에서 게워 내지 못하고 있다. 애써 억압의 색깔을 작품에서 지우려 하지만 그들의 잠재의식은 ‘취조실’ 같은 궂은 기억을 되새김질하곤 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작가들을 만나봤다. ■ 풍자된 중년의 욕망 이란 출신 탈라 마다니 “중년 남성은 가깝지만 멀게 느껴지는 존재예요. 인간의 부조리를 가장 잘 드러낸 갈등의 시기라고 할까요.”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작품들은 뭔가 사연을 담은 듯하다. 기존 미술의 개념을 정면으로 반박하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이란 출신의 여류 작가 탈라 마다니(33)는 요즘 영국 화단에서 ‘뜨는’ 젊은 화가다. 육체적 요소에 블랙 유머를 적절히 섞어 사회의 관습과 모순을 꼬집는 데 일가견이 있다. 작품에는 끊임없이 중년 남성이 등장한다. 이들의 욕망은 어둠 속 프로젝터를 통해 화면에 투사되는 감각적인 모습으로 드러난다. 예컨대 어린 소녀는 치마를 들추며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이를 바라보는 중년 남성들의 눈빛은 반짝인다. 아예 넋을 놓고 있다. 다른 그림에선 한 중년 남성이 기저귀 차림의 자신이 기어 다니는 모습을 바라본다. 마다니는 “어린아이처럼 본능에 충실한 남성의 모습을 그렸다”고 했다. 그는 미국 오리건주립대와 예일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자주 던져 왔는데 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에 대한 비판 의식이 돋보인다. 작가는 15세 때 이란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런 성장 배경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작품 속 중년 남성은 모두 아랍인이죠. 이들은 뭔가 욕망을 표출하려 해요. 어린 시절 이란에서 성장했던 경험이 무의식 중에 투영된 겁니다.” 오는 5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PKM갤러리에서 이어지는 전시에는 마다니의 약혼자인 영국 출신의 나다니엘 멜로스(40)도 함께 참여한다. 둘 다 한국 나들이는 처음이다. 영상, 퍼포먼스 작업에 천착해 온 멜로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동굴 비유’를 담은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한 현대인이 네안데르탈인이 살던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동굴벽화를 그린 원시인을 인터뷰한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또 보라색과 주황색으로 범벅이 된 셰익스피어의 뇌에 빨대를 꽂은 조각도 내놨다. 이성이 지배하는 현생 인류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다. 얼마 전 결혼을 약속한 두 작가가 함께 전시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과도한 표현 때문에 영국에서 전시가 취소됐던 작품도 포함됐다. 두 작가는 “예술 작품은 본능과 욕망을 억누르는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며 “자유로운 표현을 억압하는 데 저항하는 건 예술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빛이 된 독재의 기억 칠레 출신 이반 나바로 “어떤 작품을 보고 사람들은 ‘취조실’을 떠올린다고 하죠. 하지만 전 딱히 억압적인 이미지를 담으려고 의도하진 않았습니다.” 와인으로 유명한 칠레는 군부 독재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칠레 출신의 네온아트 작가인 이반 나바로(42)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가 산티아고에서 태어난 이듬해인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직에 오른다. 이후 17년간 잔인한 철권통치가 이어졌다. 어린 시절 숱한 통행금지와 정전을 겪으며 쌓인 어두운 기억은 역설적으로 나바로를 빛의 예술 세계에 빠져들게 했다. 스무살이 되던 해 “돈이나 벌어 보자”며 떠난 미국 뉴욕에서 그는 욕망의 분출구를 찾았다. “2003년 우연히 차이나타운을 지나다 벽에 걸린 별 모양 램프를 봤어요. 별이 끝없이 멀어지는 듯한 환영에 빠져들었죠.” 이후 작가는 다양한 종류의 거울로 실험해 왔다. 지금은 ‘네온아트의 떠오르는 별’로 불린다. 2009년 제53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선 칠레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최근 뉴욕 매디슨스퀘어에 이민자의 지친 삶을 달래기 위한 네온 작품을 매달아 화제를 모았다. 작가는 오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전시회를 이어 간다. 빛의 속도를 뜻하는 ‘299 792 458 ㎧’가 전시 제목이다. 설치작품 14점을 선보이는 작가는 마법에 가까운 눈속임을 부린다. 불과 20㎝ 두께의 작품들은 볼수록 끝없이 이어지는 환상을 불러온다. 바닥에 설치된 ‘우물’ 작품은 나락으로 빠질 듯한 아찔함을 드러내 관람객을 뒷걸음치게 만든다. ‘스파이 미러’를 통해 유리 속 거울을 반사하도록 해 무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식이다. 작가는 2011년부터 유명 고층 건물의 도면을 네온 조각 작품으로 선보이며 미국 시카고 시어스타워 등을 소재로 활용했다. 이번 전시에선 건축 중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이미지를 담은 ‘짐’(Burden)이란 작품이 포함됐다. 전시장 지하에는 ‘현대 울타리’란 작품도 있다. 100여개가 넘는 백색 형광등으로 만들어진 울타리는 남북한의 분단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정치적 색깔을 지양하고자 작품 제목을 ‘남과 북’으로 하지 않았어요. 강요된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지요.” 백색 형광등은 거울에 반사되면 초록빛으로 변한다. 보통 초록은 신선하고 상쾌하지만 그의 초록은 시리고 아픈 느낌이다. 흰색으로 눈속임하지만 가슴에 새겨진 아픈 기억은 속일 수 없는 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태초의 빛” 빛의 사진가 나카자토 가츠히토 초대전

    “태초의 빛” 빛의 사진가 나카자토 가츠히토 초대전

    일본 사진작가 나카자토 카츠히토의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이 오는 3월 14일부터 4월 4일까지 갤러리 온에서 열린다. 나카자토 카츠히토는 일본의 지리적 풍경 (landscape)을 객관적 시선으로 촬영하고 있는 일본의 사진가로 현재 동경(東京) 조형 대학 조형학부 사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0년부터 도쿄(東京)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상점, 도시의 공장, 빈 점포, 시장 등과 같은 대안 가능한 공간에서 사진전, 사진 설치, 워크숍을 다수 개최하였다. 이러한 다원적인 전시 방식을 통해 작가는 사진표현을 중심으로 거리나 지역과의 사회적인 소통을 실천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 사진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다. 이번 갤러리 온 전시에서는 그의 「용궁龍宮(Ryu-guu)The ancient landscape on the shore」시리즈와 「보소 에치고 터널(Boso-Echigo Tunnels)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나카자토는 용궁시리로 흑조 (일본 열도를 따라 태평양을 흐르는 난류)의 밤에 느낄 수 있는 아득한 태고의 시간과 공간을 표현했다. 먼 바다에 있는 또 하나의 다른 세계의 이미지이다. 그 곳엔 조용한 빛과 어둠의 세계가 있다. 보소(房總)(Boso)는 치바현(千葉縣)의 옛 지명이고, 에치고(越後)(Echigo)는 니가타현(新潟縣)의 옛 이름이다. 이곳의 터널들은 약 200여 년 전 사람의 손으로 직접 파서 만든 터널로서,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는 낡고, 진귀한 지형 중 하나이다. 이곳의 터널을 빛과 접목해서 촬영한 나카자토는 예술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보여지는 보소 에치고의 터널들로 하여금 태고의 신비로운 지리적 경관에 현대의 감수성을 더하고 있다. 지구의 탄생부터 공존하고 있는 대지에 빛으로 숨을 불어넣고 있는 그는 대학에서 지리학을 전공했다. 그 영향으로 작업의 소재는 지리적 풍경을 기본으로 <꿈>, <밤과 어둠>, <빛>등의 테마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문제가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현재,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환경캠페인보다 나카자토 가츠히토의 지난 50억년을 버텨온 우리의 대지가 빛으로 다시 살아나는 사진을 만나는 것이 우리의 가슴을 더욱 울릴 것이다. 자세한 전시관람 안내는 전화(02-733-8295)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대기업 퇴직 후 전통공예로 제2인생 이맹호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대기업 퇴직 후 전통공예로 제2인생 이맹호씨

    이맹호(55)씨는 정년퇴직을 4년 앞둔 지난 2010년부터 노후를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회사를 다닐 때 친구와 등산을 다니면서 종종 사찰을 찾았다. 그는 이때 절에 새겨진 단청이 궁금했다. 어떻게 저 높은 곳에 올라가 색을 칠했을까, 색은 어떻게 배합했을까…. 언젠가 한번 배워보리라 마음먹었다. 그가 투자하고 있는 것은 단청(丹靑)과 각자(刻字)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 이씨는 학창시절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다. 그러나 예술을 직업으로 가지면 춥고 배고프니 기술을 배우라는 아버지 말에 따라 건축학도가 됐다. 적성보다 먹고사는 게 우선이던 시절이었다. 대학 졸업 뒤 1984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입사했다. 초년병 때에는 현장에서 살았다. 명절에나 쉴 수 있었지 거의 매일 일이었다. 그러나 이때도 가끔 틈이 나면 수채화를 그렸다. 우연히 삼성생명 전산실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사무실에서 편하게 근무하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당장 동네 전자정보처리(EDPS)학원에 등록하고 대학에서 2년간 컴퓨터공학을 더 배웠다. 그리고 삼성중공업으로 옮겨 줄곧 전산계통에서 일을 했다. 밀레니엄으로 온 세상이 흥분하던 2000년 앞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미래의 계획표를 세웠다. 엑셀의 가로변에 부모님, 나와 아내, 두 자녀의 나이를, 세로변에는 연도를 적어놓고 직장생활은 언제까지 할 수 있고 자녀교육과 생계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인지 등을 따져봤다. 아내에겐 120세까지의 일정표를 보여주면서 “앞으로는 ‘60 인생’을 두 번 사는 시대”라고 말했다. 친척 어른들이 90세까지 사는 장수집안이라 이야기했지만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 일을 계기로 장수시대에는 직장을 그만두면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은퇴 이후의 긴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친구, 동료 등 주위 사람들에겐 마스터플랜을 작성하고 수시로 업그레이드하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50이 가까워지면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대학에서 4년 배워 25~30년 가족들과 산 지금까지는 전반기 인생이다. 마찬가지로 남은 후반기 인생을 지내려면 4~5년간은 배워야 한다. 비즈니스가 일어나는 세대는 재력이 있는 60~70대이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은 전통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문화는 후손들에게 계승이 되어야 한다.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규강좌를 개설한다는 게 눈에 띄었다. 침선, 전통자수, 소목 등 14개 강좌가 있었다. 미술에 대한 동경, 건축학도, 등산하면서 가진 단청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해 단청에 눈이 갔다. 40대에 접어들면서 고건축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문도 배워둔 터였다.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일을 저질러야 한다’는 생각에 2010년 3월 단청 기초반에 등록했다. 단청은 오전에 수업이 진행됐다. 토요일 인천서 올라와 강의 하나만 들으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오후에 개설된 각자 기초반에도 등록했다. ●단청과 각자 전통공예 강좌는 매주 토요일 3시간씩 32주 동안 진행된다. 이씨는 2010년 기초과정을, 2011년에는 연구과정을 이수했다. 2012년부터는 전문과정에 등록해 단청은 3년째 배우고 있다. 각자는 2년간 배운 뒤 올해부터는 공방에서 선배, 동료들과 수련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5년간 토요일과 일요일은 전통공예건축학교에서 살았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강의를 들은 뒤 밤 10시까지 배운 것을 실습하고 인천행 마지막 전철에 올랐다. 직장이 끝난 뒤에도 실습실을 찾았으며 해마다 맞는 여름휴가도 작품을 위해 반납했다. 단청은 청·적·황·백·흑색의 오방색을 사용하여 목조 건축물에 여러 가지 무늬와 그림을 그린 것을 말한다. 각자는 글을 새기는 것, 즉 나무판에 글자나 그림을 새긴 목각판을 각자 또는 서각(書刻)이라고 한다. 단청이 회화라면 각자는 조각이자 공예다. 단청은 붓으로 덧붙이고, 각자는 칼로 깎아낸다. 극과 극의 관계이지만 숭례문에서 보듯 둘 사이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단청이 없는 숭례문과 현판이 없는 숭례문은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청은 기본색을 바탕으로 따뜻하고 차가운 색이 보색관계를 이루어 화려하다. 또 기본색을 바탕으로 1빛, 2빛, 3빛의 단계를 둬 채색돼 평면인데도 음영과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각자는 우직하고 담백하다. 오랜 세월 나무가 건조되기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하고 나무, 칼과 궁합이 맞아야 작품이 나온다. 글자를 새겨놓으면 죽은 나무가 새로운 생명을 얻어 재탄생한다. 단청반은 젊은 여성들이 많아 활기차고 개성이 강하다. 나이 든 남성이 많은 각자반은 진중하다. 이씨는 단청반이 ‘치맥’(치킨과 맥주)이라면 각자반은 막걸리에 빈대떡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감사한다. ‘맥가이버 칼’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났던 아버지의 손재주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바탕으로 ‘단청 한글’, ‘봉황도’ 등 작품을 만들어 2013년에 열린 제1회 단청 전수동문 기획전 등에 출품했다. ‘청산은 나를 보고’ ‘오늘 만나는 사람과’ 등의 글을 새겨 제5회 각자전수동문전 등에 선보였다. 또 문화재수리기술자 화공(畵工) 자격증도 취득했다. 지금까지 단청과 각자를 배우는 데 들어간 비용은 2000만원가량 된다. 과목당 연간 수강료 88만원에 100만원 정도의 재료비 등 한해에 400만원이 들어갔다. 적지 않은 돈이지만 후회되지 않는다. 그는 “지금까지 마음먹은 대로 진행돼 왔다”며 “70~80세가 될 때까지 할 일이 생겼기 때문에 노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현재와 미래 그는 지난해 말 55세로 회사를 정년퇴직했다. 그렇다고 생활이 크게 변한 것은 없다. 종전과 같이 아침 5시 20분에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은 뒤 전통공예건축학교와 서울 뚝섬에 있는 공방을 오가며 밤늦게까지 단청과 각자에 매달리다 집으로 돌아간다. 결혼을 일찍해 딸은 출가했고 대학을 졸업한 아들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 가장으로서의 부담은 많이 덜었다. 그렇다고 생계유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32년 다녔지만 크게 벌어놓은 것은 없다. 1984년 인천으로 이사 간 뒤 줄곧 그곳에서 살 정도로 재테크에는 별다른 재능이 없었다. 직장에 다니면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부었다. 우선 생활비는 100만원 선에서 맞추려 한다. 경조사비를 줄이고 낭비요소를 줄이는 등 생활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당분간 생활비는 실업급여로 충당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을 타려면 6~7년 더 있어야 한다. 이 기간에 내야 할 국민연금은 개인연금에서 일시불로 낼 생각이다. 국민연금을 노후생활의 보루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여유자금이다. 장기적으로는 거주지를 옮길 생각이다. 인천의 아파트를 빌려주고 지방에 집을 구하면 차익이 발생하는데다 생활비도 적게 들기 때문이다. 가까운 강화도와 경기 양평을 알아봤지만 형편에 맞지 않아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 그는 단청과 각자를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수익과 연결시키려 한다. 이미 연꽃 문양의 단청 작품을 컵 받침대, 포장지로 활용할 것을 기업에 제안했다. 전통문양 중의 하나인 삼족오(三足烏)를 새긴 장식용 액자도 만들었다. 장식용 솟대도 만들어 제안서를 냈다. 솟대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세우는 긴 장대로 명함이나 가족사진 꽂이가 된다. 단청 기초반이던 2010년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단청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복지관이나 방과 후 교실에서 어르신이나 학생들에게 단청, 각자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시골로 내려가 단청·각자를 기반으로 한 전통문화마을을 만들고 싶다. 공방에서 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단청·각자 교육과 체험행사를 하면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 공예품이 지역의 특산 농산물과 어우러지면 상생의 효과도 기대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후가 불안하고 무료하다. 그러나 그는 그렇지 않다. 미래를 위해 투자했기 때문이다. stslim@seoul.co.kr
  • [사투리 뉴스] 제주서 펭싱 살아온 女 3대 이와기 “연극을 통허영 소통허고 싶엇다”

    [사투리 뉴스] 제주서 펭싱 살아온 女 3대 이와기 “연극을 통허영 소통허고 싶엇다”

    언제부터인가 사투리는 사용하면 안 되는 것으로 잘못 인식돼 왔습니다. 사투리가 사라지면서 각 지역 특성과 역사성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언론 사상 처음으로 아름답고 친근한 팔도 사투리를 이용한 지역뉴스를 게재합니다.  한국 연극 멘 초담으로 대사가 몬딱 베지근헌 제줏말로 공연뒈는 모노드라마가 첫선을 보인다.  제주의 마당극 전문극단 놀이패 한라산은 신작 모노드라마 ‘이녁’을 7일부떠 3일간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이서 공연헌다.  제주 여자 윤미란의 또똣헌 모노드라마 ‘이녁’은 엿날부떠 제주섬에서 펭싱을 살아온 여자 3대의 이와기를 통허영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꼬지 혼시대를 관통헌 역사의 아픔과 사랑을 제주 여성의 삶을 통허영 솔직담백허게, 때론 해학적으로 붸와준다.  이번 공연에서 열솔 소녀부떠 70대 할망꼬지 시공을 바라들멍 다섯 놈역의 연기를 허게 뒈는 윤미란은 “제주서 사는 것이, 제주서 여자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곡 아픈 삶인지, 경 허주만 촘말 아름답고 행복헌 삶이 뒈고 싶은 모심으로 연기헌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인 모노드라마의 형식을 벗어낭 춤, 놀레, 판소리꼬지 이녁의 하간 옉량을 다 보여줄 것”이렌 말했다.  제주서 태어낭 펭싱을 마당극을 통헌 제주 문화 알리기에 앞장삿단 배우 윤미란은 2007년 (사)한국민족극운동협회 주최 제20회 전국민족극한마당 민족광대상을 수상혔다.  오페라 ‘광해-빛의 바다로 가다’, 라디오드라마 ‘유배’ 등을 씬 제주의 토베기 작가 한진오가 서울에서 뮤지컬 ‘천상시계’, 연극 ‘나비’, ‘대한민국 김철식’, ‘정약용프로젝트’, ‘첫사랑’ 등으로 유명헌 방은미와 고찌 대본을 썻고, 방은미가 연출헌다.  제주에 정착헌 연출가 방은미는 제줏말에 적응허기가 너미 버쳣고렌 허멍 “제주의 과거와 현재의 아픔, 그 소곱에 살고 잇는 여자 3대의 아픔을 연극을 통허영 해학과 사랑으로 소통허고 싶엇다”고 밝혔다.  오는 7월에는 서울 대학로의 극장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이 예정뒈여 싯고, 그로 후젠 전국 순회공연을 헐 예정이다.  혼편 놀이패 한라산은 1987년 창립허영 제주의 역사와 민생을 예술적 토대로 설정허영 해원과 상생을 주제로 해년마다 마당판을 요는 극단으로 ‘마당굿 세경놀이’, ‘사월굿 현해탄의 새’, ‘전상놀이’ 등의 작품을 올렸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사투리 풀이] 이녁=당신, 몬딱=모두, 펭싱=평생, 할망=할머니, 또똣헌=따뜻한, 놀레=노래, 버쳣고렌=힘들다, 베지근헌=맛갈나는
  • 포장 테이프 예술, 노란 포장 테이프로 영화 재현 ‘가격은?’

    포장 테이프 예술, 노란 포장 테이프로 영화 재현 ‘가격은?’

    포장 테이프 예술이 화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포장 테이프 예술’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왔다. 공개된 ‘포장 테이프 예술’ 작품은 우크라이나 출신 아티스트 마크 카이스만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누런빛의 테이프를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명암을 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특히 포장 테이프 예술 작품의 재료비는 고작 1달러로 알려졌다. 포장 테이프 예술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포장 테이프 예술, 입체감까지 멋있다”, “포장 테이프 예술, 제작비 1달러 놀랍다”, “포장 테이프 예술, 판매가격이 궁금하네”, “포장 테이프 예술..역시 예술가들은 달라”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포장 테이프 예술)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새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

    [새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

    때로는 인상 깊은 그림 한 폭이 웬만한 영화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때가 있다. 예술계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시도는 늘 있어 왔지만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에서 26일 개봉한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은 더욱 독특하다. 현대 미국화가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총 13편의 그림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한편의 애니메이션 같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호퍼의 그림 느낌이 생생히 살아 있다. 호퍼는 텅빈 공간과 빛의 대조를 통해 일상의 단면을 담담하게 화폭에 담은 화가로, 특히 20세기 현대인들의 고독감이나 상실감을 잘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감독은 ‘호텔 룸’(1931), ‘룸 인 뉴욕’(1932), ‘모닝 선’(1952), ‘인터미션’(1963) 등 작가의 그림을 모티브로 삼아 에피소드와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한편의 영화로 만들었다. 감독은 영화 속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여인을 셜리라고 이름 붙이고 그녀를 통해 1930년부터 1960년대까지 격변하는 미국 사회상을 담아낸다. 구스타브 도이치 감독은 이 영화에서 명화나 역사적 장면을 정지 화면처럼 연출하는 일명 ‘타블로 비방’이라는 새로운 연출 기법을 도입했다. 불어로 ‘살아 있는 그림’이라는 뜻으로, 감독은 그림과 똑같은 세트를 만들어 배우가 그 안에서 연기하도록 했고, 그림 속 인물이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효과를 줬다. 극중 셜리는 라디오를 즐겨 듣고 영화와 연극 보는 것을 좋아하는 배우다. 하지만 어느 날 매카시즘 광풍이 불어닥치면서 그녀가 속한 그룹 시어터는 여러 사회 이슈들과 얽혀 서로를 배신하는 동료들이 생겨나게 되고 셜리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처한다. 작품은 이처럼 단순히 회화의 재해석을 넘어 사회와 개인이라는 관계에 주목한다. 감독은 사회의 격변 속에서 개인의 운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반대로 개인의 삶이 어떻게 역사를 이루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1930~1960년대 미국의 주식시장 붕괴와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존 F 케네디 암살, 마틴 루서 킹의 인종차별 항쟁 등 사회적 이슈와 엘비스 프레슬리와 록앤드롤, 밥 딜런 등 문화적인 이슈가 등장하고 역사적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셜리의 모습을 통해 역사 속 개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미술과 영화의 조화라는 점에서 기존의 뻔한 영화 문법에 질리고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색다른 문화 경험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다소 분절되고 느린 스토리 전개 때문에 지루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렌즈로 바라본 세상… 볼 만한 사진전 셋

    렌즈로 바라본 세상… 볼 만한 사진전 셋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 작가가 바라본 세상은 그 시선에 따라 고스란히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조된다. 우연일까. 두 사진 거장의 전시가 연말부터 시작해 해를 넘기며 국내 관람객과 만난다. 미국인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포착한 스위스 출신의 유대인 사진작가 로버트 프랭크(89)와 ‘점프 샷’으로 알려진 필립 할스먼(1906~1979)이다. 비슷한 시기, 한국과 동남아 10개국의 대표 사진작가들도 ‘시차: 변화하는 풍경, 방랑하는 별’이란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다. 냉소… 다큐사진 선구자 ‘로버트 프랭크’전 내년 2월 9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는 ‘로버트 프랭크’전은 20세기 현대사진 역사의 거장을 국내에 본격 소개하는 자리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미술관이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로 알려진 프랭크의 원판 사진 115점을 내걸었다. 2004년 ‘미국인’ 연작 일부가 국내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전반을 소개하는 자리는 처음이다. 70년간 작가가 찍어온 사진들은 과감한 노출과 구도,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않은 기괴한 표현을 통해 정치·사회적 상징성을 드러낸다. 목 아랫부분만 등장하는 인물사진, 배경에 초점을 맞춰 인물은 흐릿하게 표현된 여배우 사진 등은 당시 분위기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낯선 앵글의 작품들이었다. 거대 미술재단(구겐하임)의 후원을 받았음에도 미국을 조롱하고 냉소적으로 묘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작가에 대한 평가는 급격히 바뀌었다. 작가는 스위스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취리히, 바젤, 제네바의 아틀리에를 돌며 사진을 배웠다. 1947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작가는 남아메리카와 유럽의 모습을 주로 렌즈에 담았다. 이후 미국 전역을 자동차로 여행하며 촬영한 미국인 시리즈 중 일부를 골라 1958년 출간한 사진집 ‘미국인들’에는 세계대전 승리 이후 한껏 들떠 있던 미국, 미국인이 담겼다. 성인 6000원, 학생 5000원. 점프… 필립 할스먼 ‘점핑 위드 러브’전 피사체가 뛰어오르는 순간을 포착한 일명 ‘점프 샷’으로 유명한 사진가 필립 할스먼의 사진도 한국을 찾았다. 내년 2월 23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점핑 위드 러브’전은 200여점의 사진을 통해 작가의 농익은 솜씨를 엿보게 한다. 작가는 라이프 매거진 표지에 101번이나 사진을 실으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진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활짝 웃으며 즐겁게 뛰어오르는 모습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나 메릴린 먼로, 화가 마르크 샤갈도 예외가 아니었다. 작가는 ‘사람의 마음이 열리는 순간’을 포착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 작가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작품을 남겼다. 리처드 닉슨·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외에 영화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 등의 내면을 끄집어냈다. 먼로의 사진은 사후 50년 만에 국내에선 처음 공개되는 컷이다. 성인 1만 2000원, 청소년 1만원. 아시아… ‘한-아세안 현대미디어아트’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28일~12월 5일), 서울시청 시민청(12월 3~13일)에서 열리는 ‘2013 한·아세안 현대미디어아트전’은 감춰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아시아 10개국에서 초청된 18명의 작품과 함께 한국 작가 5명이 각각 아시아 2개국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작품 등 9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작품들에는 역사적 사건이나 정신에 대한 재해석, 변화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 아세안 국가들의 정체성이 녹아 있다. 전통의 계승과 미래적 가치라는 아시아 국가 공통의 고민도 담겼다. 전시를 기획한 신수진 아트디렉터는 “예술가들이 바라본 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추함, 갈등과 화합, 변치 않는 과거에 대한 존중 등의 메시지가 실려있다”고 설명했다. 무료 관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서울의 길은 매번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늘 먼저였다. 하지만 더는 미루지 말자. 걷기 좋은 가을이 아닌가. 성곽길 + 홍제동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걷다팔도 각지의 명산마다 둘레길 조성이 한창인가 싶더니 서울에서도 새로운 길이 조성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홍제동 개미마을에서부터 인왕산 성곽길까지, 서울의 어제와 오늘이 녹아 있는 길을 걸었다.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나다 성곽길 성곽길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북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을 잇는 18km의 길로 삼청동, 성북동의 맛집을 찾으러 갔다가 한번쯤 스쳐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격적인 도보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가 있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북한산 성곽길이 개방되고, 인왕산 성곽길도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됐다. 서울시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목표로 성곽길을 차례로 정비하고 있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리라. 게다가 성곽길을 오르는 일은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다. 서울이 서울이기 이전, ‘한양’으로 불리던 시절 말이다. 도심 한복판에 14세기 한양 도성을 품고 산다는 것은, 집 안 가장 좋은 자리에 가족사진을 걸어두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뿌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현재의 서울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로 연결된다. 성곽길은 걷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성곽길이 자리잡은 능선은 아무리 높아도 400m를 넘는 곳이 없다. 북악산과 인왕산이 300m, 남산이 200m이고 낙산은 100m에 불과하다. 반나절, 아니 2시간만 할애하면 충분하다. 현재 성곽길은 총 4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이번에 오른 길은 가장 최근에 복구를 마친 인왕산 성곽길이다. 정상은 해발 338m로 성곽길이 있는 산 중에서는 북한산 다음으로 높다.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점점 도시는 멀어지고 자연이 가까워진다. 인왕산 정상에 다다르면 도시는 어느덧 아득해진다. 서울의 상징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청와대와 남산 타워,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물줄기는 물론이고 도심을 감싼 관악산, 북한산, 남산 등도 조망할 수 있다. 꼬불꼬불 휘어진 성곽길 너머로 자연과 도심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무심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주한 성곽길이 인왕산 풍경 속에 녹아들며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선을 만들어낸다.▶travie info 성곽길 4구간의 총 거리는 6km이지만 복원된 성곽을 오롯이 걸으려면 자하문에서부터 사직터널까지 걷는 게 좋다. 자하문~사직터널 길은 약 3.5km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직터널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사직로를 따라 도보로 10분, 자하문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0212, 1020, 7022번 버스로 환승, 자하문고개 정류장에서 하차한다.하늘과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인왕산 성곽길에 오르는 다른 길도 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좀 의아할 수 있겠다. 홍제역은 인왕산 양끝점인 사직터널, 자하문 중 어느 곳과도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인왕산 등산로를 따라 30분~1시간 정도 산행을 해야 성곽길에 합류할 수 있다. 산책처럼 걷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을 보기 위해서다. 개미마을은 소위 달동네라 불리는 마을이다. 한국전쟁 이후 임시 거처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인왕산 자락에 천막을 치고 살았다. 그 모습이 영락없이 미국 서부 인디언 같아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 물론 지금은 천막이 사라지고 마을의 이름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 중 하나다. 임시 거처 대신 판잣집이 들어서고 얼기설기 얽힌 전깃줄이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러던 마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한 기업의 후원으로 마을 담벼락에 크고 작은 벽화를 그리게 된 것이다. 경사진 마을 벽을 따라 집 지키는 강아지, 시들지 않는 해바라기, 낮에도 밝게 빛나는 밤하늘이 수놓아졌다. 주민들이 내다놓은 화분, 꽃무늬 계단은 벽화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마을에 대한 소문은 입에서 입을 타고 흘러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결국 이 마을을 바꾸어 놓은 건 재개발이 아닌 ‘예술’이었다. 개미마을은 최근 영화 <7번방의 선물>에 등장하면서 영화 촬영 명소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을이 유명해졌다고 해서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여전히 슈퍼는 하나뿐이고(마을 초입 버스정류장의 동래슈퍼가 유일한 상점이다), 마을버스가 아니면 오고가기 힘든 곳이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요한 개미마을을 떠나며 생각한다. 우리는 단지 잠시 그곳을 들른 이방인일 뿐이라고. 개미마을 찾아가기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07번 마을버스 타고 종점 하차▶travie info 개미마을에서 성곽길 오르기 개미마을 끝에 서면 인왕산 등산로가 나타난다.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초입이다. 인왕산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가파른 바위도 많다. 산행 내내 기묘한 암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소나무 숲의 정경을 관람할 수 있다. 절정은 정상 부근에서 온다. 인왕산의 상징이기도 한 기차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압권이다. 사진촬영이 금지된 청와대 부근과 그 너머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경리단길 + 팔각정 서울의 밤, 불야성의 틈새를 찾아서밤이 길어졌다. 불야성의 도시는 점점 더 밝고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진정 도심에서는 고요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거대한 인파가 파도처럼 치고 빠지는 종로와 이태원에서 감히 그런 공간을 찾아보았다. 이 번잡스러운 도시의 틈새를.팔각정 달빛기행 달빛기행이라는 것이 있다. 달이 꽉 찬 보름 무렵에 서울 4대 고궁을 활보하며 야경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탓에 고즈넉한 야경 감상은 말할 것도 없고 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9월부터 10월까지 열리는 창경궁 달빛기행은 1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만의 달빛기행을 개척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팔각정은 어떨까.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올라가며 드라이브를 하고 팔각정에서 야경을 즐기는 코스는 최고의 데이트로 꼽힌다. 팔각정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로 서울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구불구불 긴 도로를 거슬러 올라온 뒤라 도심이 제법 멀어져 있다. 망원경을 한번 잡으면 한동안 손에서 떼지 못하는 이유다.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담은 추억이 1년 후 시간의 세례를 거쳐 도착하게 될 것이다. 팔각정에 이르기 전 부암동에서의 데이트는 덤이다. 부암동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에서부터 색색의 손만두로 유명한 ‘자하손만두’ 등 가볼 만한 곳이 지천이다. 그러나 행여 소화를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북악스카이웨이를 걸어 오르겠다고 했다간 도중에 오도가도 못하고 후회하기 십상이다. 특히 밤에는 길이 제법 어둑어둑하니 차량을 이용할 것. 여백의 야경이 주는 맛 경리단 길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소월길’이었다. 고요한 밤 여유롭게 산책하기 원한다면 이 길만한 곳도 없다.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경리단 길로 내려가기 전에 잠시 들르면 좋다. 꼼데가르송 건물 옆 나무데크를 따라 소월길에 오르면, 빽빽한 나무 사이 좁다란 길이 이어진다. 인적도 드물고 소리도 차단되어 마치 세상과 격리된 기분마저 든다. 드문드문 보이는 가로등만이 불빛의 전부.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처럼 이질적이고도 환상적이다. 그러다가 길을 빠져 나오면 시원하게 쭉쭉 뻗은 6차선 도로에서 차들의 불빛이 일렁인다. 여기서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며 경리단 길로 진입할 수 있다. 경리단 길에는 오래전부터 이곳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가야랑’이 있다. 마을버스 정류장의 이름이 됐을 정도로 전통 있는 집이다. 지금은 전라도식 한정식을 내놓는 ‘호남정’으로 바뀌었지만 각종 세계 음식점 사이에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맞은 편 ‘비스테카’도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난 곳이다. 비스테카는 이탈리아어로 ‘스테이크’라는 뜻이다. 특히 이곳의 디저트인 티라미스는 맛있기로 유명해 이 티라미스만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한다. 한식이든 양식이든 배불리 먹고 난 뒤엔 야경을 즐길 차례다. 비스테카에서 조금 아래 위치한 마을버스 정류장에 서면 해방촌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옹기종기 모인 주택가의 불빛은 화려하지도 눈부시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다. 가만히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 시간 무수한 곡절을 겪어 온 해방촌 마을의 이야기가 속닥거리는 것만 같다. 연남동 둘레길 발견하는 골목의 재미그 어느 곳보다 소박한 동네가 있다. 스스로 ‘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단, 연희동의 남쪽 연남동이다. 홍대에는 없는 이야기, 둘레여서 더 매력적인 연남동 골목을 구석구석 기웃거려 보자.얼마 전부터 들려오는 소식. 홍대 앞 예술가들이 떠나고 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상수동, 합정동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연남동도 그중 하나다. 크고 화려한 건물 대신 그들이 선택한 곳은 골목 사이사이의 작은 건물들이다. 세탁소 옆에 갤러리가, 주택가 사이에 비누공방이, 문 닫은 재래시장 건물에 카페가 문을 열었다. 시장 골목의 착한 커피 커피 리브레 ‘착한 커피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그맣게 세운 입간판을 제외하면 간판도 없다. 미닫이로 된 낡은 뒷문에는 ‘혼수이불’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고 한약방에서 약재를 보관하던 수납장은 원두 진열대가 됐다. 아이스커피든 우유가 들어간 커피든 가격은 4,000원으로 동일하고 원두를 사면 그나마도 무료다. 주인장이 직접 산지에서 커피를 사와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으니 착한 커피집이 맞다. 인테리어나 홍보에서 거품을 뺀 대신 커피 맛은 발군이다. 특히 향긋한 원두 향미를 잘 살려낸 카페라떼가 추천 메뉴.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9시 휴무 매주 월요일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7-1 문의 02-334-0615허름해서 더 매력적인 툭툭 누들타이 툭툭 누들타이는 홍대 인근 거주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다. 어두컴컴한 실내 천장에 커다란 팬이 돌아가고 있고, 오픈 키친에서는 태국인 주방장들이 요리에 열중해 있다. 적당히 허름한 테이블과 의자는 태국 여행의 기억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인기 메뉴인 팟타이에 라오맥주를 곁들이면 최상의 궁합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태국 요리에 쓰이는 소스도 판매한다. 팟타이 9,000원, 뿌님 팟퐁커리 2만4,000원. 영업시간 낮 12시~밤 11시 휴무 매주 월요일, 매월 세 번째 일요일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37 B1 문의 070-4407-5130227-17번지로 GO! 피노키오책방+은나비공방 동진시장 골목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세탁소, 그 뒤편에 재미있는 공간이 있다. 북디자이너의 작업실 ‘형태와 내용 사이’, 동네 책방 ‘피노키오’, 액세서리 가게 ‘은나비공방’이다. 이 세 가게가 모여 있는 건물이 바로 227-17번지다. 그중에서도 그래픽 노블과 그림책만을 판매하는 피노키오책방은 연남동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 만화방에는 없고, 서점에서는 비닐에 싸여 있어서 읽을 수 없었던 책들을 이곳에서는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심지어 아예 바닥에서 편하게 읽으라고 인조잔디를 깔아놓았다. 은나비공방은 상담과 예약이 필요하다. 주로 은을 이용해 주문 제작하는 이곳은 철저히 사전주문으로 제작되며, 홍대 프리마켓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7-17 문의 피노키오책방 070-4025-9186, 은나비공방 070-8627-9254 낮술 한잔 할까요 토끼바 동진시장 골목에 채 진입하기 전, 토끼바라는 이름의 독특한 가게가 있다. 풀네임은 ‘토끼바: 바닥병 가끔은 제정신’. 수상한 이름의 기원은 두 주인장에게서 나온 것. 홍대에서 각기 ‘바닥’과 ‘병’이라는 가게를 운영했던 그들이 연남동과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토끼바’와 ‘가끔은 제정신’을 운영했다. 그 이름들을 다 갖다 붙여 만든 게 지금의 토끼바다. 간판 밑에는 아무렇게나 써 놓은 ‘낮술’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낮술 마시고 거나하게 취해 벌러덩 드러누워도 전혀 눈치볼 필요가 없다. 호프냉장시스템을 도입하여 언제나 신선한 맥주를 제공한다. 다크에일의 이름은 ‘몸’. 바이젠 맥주의 이름은 ‘마음’이다. 하우스맥주 6,000원, 안주 1만원대. 영업시간 오후 1시~밤 12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383-93 문의 010-9838-5768 메뉴판 없는 레스토랑 Grammo “예약은 필수, 메뉴는 날마다 다릅니다.” 이탈리안 파스타, 프렌치 가정식, 스페인 오믈렛 등 유럽 가정식을 기반에 둔 그람모 키친은 메뉴판이 없다. 그날의 메뉴는 SNS를 통해 공지한다. 당일의 신선한 재료를 기반으로 메뉴를 결정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 식전에는 파티셰가 직접 구운 호밀빵과 오렌지꽁포트를 제공한다. 감자 뇨끼(파스타의 일종)를 주문하니 “강원도에 계신 아버지께서 직접 재배한 감자 100%로 만든 뇨끼”라고 알려준다. 평일에는 단품 요리만, 월요일에는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의 최병구 셰프의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런치 코스는 2가지 메인요리, 디너 코스는 3가지 메인요리가 제공된다. 1만9,000원, 꼬꼬뱅 2만2,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29 문의 010-5146-3030짜장면 없는 중국집 연남동 차이나타운 예전에도 연남동은 그리 낯선 동네는 아니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식당이 작은 차이나타운을 이루고 있어 대만식, 중국식 가정식을 맛보기 위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동네였다. ‘락락’, ‘향미’, ‘하하’, ‘띵하우’ 등은 2대, 3대에 걸쳐 제대로 된 ‘요리’를 선보인다. 대만식 우육탕면을 맛보고 싶다면 향미로,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군만두가 당긴다면 하하로, 식사 후 간단히 한잔 하고 싶을 때는 저녁에만 띵하우로 향하면 된다. 정식 요리는 1만원대며, 간단히 맛을 보고 싶을 때는 5,000원 미만의 요리를 시키면 술안주로 적당하다.커피의 맛, 책의 향기 The Story Book Cafe 연남동 주민센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문을 연 지 갓 한 달된 북카페가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더 클래식 세계문학전집’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미르컴퍼니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로 모든 책을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 인문서적, 여행 에세이 등도 꽂혀 있지만 문학서적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말소리도 음악도 거슬리지 않는 편안한 공간이어서 세계문학 전집을 독파해 보겠다는 야심을 실현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메리카노 2,900원.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밤 10시30분, 주말 낮 12시~밤 10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18 오색 지하보도의 변신 연남지하보도 연남동보다 더 낱낱이 파헤쳐 보고 싶다면 연남지하보도에서 길을 시작할 것. 어둡고 칙칙한 지하보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아기자기한 벽화가 여행자를 맞아들인다. 지하보도를 지나 연남동 주민센터까지 산책하듯 걸어간다. 초행이어도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다. 방향이 아리송해질 무렵이면 작은 카페들이 나타나 이정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연남동에는 한적한 동네를 예쁘게 수놓는 카페들이 퐁당퐁당 자리하고 있다. 지하보도의 약도를 떠올리며 골목을 헤매는 것도 좋다.글·사진 Travie writer 전은경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뉴욕커New Yorker는 워커Walker다. 뉴욕은 사람들을 걷게 만드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뻗어 있는 애비뉴를 따라 걸으면 1분마다 새로운 블록, 즉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경쾌하고 빠르다. 그 느낌을 아는 사람들에게 버스와 지하철은 재미를 놓치는 막대한 손실이고 한없는 지루함일 수밖에. 뉴욕은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이 다양하고,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믿을 수 없이 가까운>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9·11테러로 아버지를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9살 소년 오스카의 시선으로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상처와 치유 과정을 담아낸 장편소설. 기존 소설책의 형식을 파괴하는 실험적인 텍스트 배열과 독창적인 구성으로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천재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2005년 출판된 소설은 2012년 톰 행크스, 산다라 블록이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9·11테러의 상흔이 남은 그라운드 제로에는 새로운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New York, Times 뉴욕에 도착하는 순간, 사람들은 드높은 마천루에 압도당하고 말지만, 다음 순간 그 긴장을 내려놓게 하는 것은 거리의 코너마다 자리잡은 핫도그 가게다(그래서 뉴욕핫도그가 그렇게 유명한가). 깐깐할 것만 같은 뉴요커를 구성하는 것은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보통의 지구인들이다. 뉴욕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나눈 이야기들, 혹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 앙키스 구장 앞에서 만난 꼬마 “양키스도 아이스크림도 좋아요” 저 혼자 여기서 뭐하냐고요? (턱으로 양키스 기념품점을 가리키며) 엄마랑 아빠 기다려요. 그만 나오실 때도 됐는데 말이죠. 누나 야구 잘 모르죠? 설마 베이브 루스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 야구가 처음 시작된 곳이 뉴욕(1842년에 최초의 현대야구 경기가 있었다)이라는 것도 모르시나? 뉴욕에 온 김에 메츠나 양키스 중에 한 팀 골라 봐요. 오늘 구장 안에 들어가는 가이드투어는 매진인 것 같던데, 저처럼 양키스 유니폼 한 벌 장만하시든가요. 혹시 안에서 저희 엄마아빠 보면 좀 전해 주세요. 저 아이스크림 다 먹었다고요. JJ 모자가게 점원 지미Jimmy Broadlick “꿈을 좇아서 왔어요” 모자 어디서 샀느냐고요? 사실 저 근처의 모자가게에서 일해요. 뉴욕에 온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어요. 우리 가게에서 50m 거리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아직 못 가봤어요. 여자 친구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뉴욕으로 이사했어요. 그녀도 오자마자 인턴자리를 구해서 어제부터 유명한 매거진의 화보촬영 어시스턴트를 하고 있죠. 대단한 여자예요! 저는 모자 디자인을 배워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있는데 이미 써 놓은 원고가 있어요. 여긴 뉴욕이잖아요. 두드려 볼 문이 많아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네이키드 카우보이걸 ‘‘굴 때문에 벗었어요” 타임스퀘어*의 명물, 네이키드 카우보이Naked Cowboy는 아시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팬티 한 장만 입은 채 기타를 메고 노래하는 그 근육질의 남자 로버트Robert John Burck말예요. 2009년 뉴욕시장 선거 때도, 2010년 미국대통령 선거 때도 입후보를 해서 화제를 모았으니 그를 모를 수가 없겠죠. 우리는 로버트에게 ‘네이키드 카우보이’ 상표 사용 허가를 취득한 네이키드 카우보이걸이고 오이스터를 홍보하는 중이예요. 우리 덕분에 블루 아일랜드 오이스터 컴퍼니의 매출이 급성장했죠. 같이 기념사진 한번 찍어요! 타임스퀘어의 반짝 플래시몹 “인종차별은 말도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 플래시몹Flash mob을 하는 중이랍니다. 얼마 전에 히스패닉계 백인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 소년에게 총을 쏴 소년이 죽은 일이 있었는데 그 자경대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죠. 후드티를 입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라고 생각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SNS를 통해 뜻을 모았고 그 소년이 즐겨 입었던 후드티를 입고 나와서 분노, 좌절, 기쁨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어요. 첼시바버스Chelsea Barbers “뉴욕 최고의 이발사랍니다” 들어들 오십시오. 우리 이발소가 좀 특이하긴 하죠. 여기 주인인 베티Betty는 최고를 추구하거든요. 벽면에 걸린 아티스트 페페Pepe Villegas의 강렬한 작품들은 당신들처럼 멋을 아는 사람들을 사로잡죠. 마피아와 함께 사라져 간 뉴욕의 이발소들이 몇년 전부터 복고풍으로 돌아왔지만 우리 첼시바버스는 1997년부터 자리를 지켜 왔답니다. 멘솔 향기 솔솔 풍기는 스팀 타월의 느낌을 알아야 진짜 남자죠! 보시다시피 우리 고객들은 GQ 잡지의 모델처럼 말끔한 직장인들이고, 그들은 우리를 뉴욕 최고의 이발사라고 불러 줍니다. 이발 40달러, 옛날방식 면도도 40달러니까 헤어살롱에 비하면 엄청 싼 거랍니다. 주소 465 W 23rd St. New York 문의 212-741-2254 www.chelseabarbers.com 뮤지컬 <원스> 주인공 아서 다빌Arthur Darvill “참, 열정적이시네요!” 와우, 오늘 관객분들은 마치 토요일 밤의 관객분들 같네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 줄 몰랐다는 뜻이에요. 네. 네. 한 분 한 분 모두 사인해 드릴게요. 우리 뮤지컬 <원스ONCE>가 <맘마미아>, <시카고>, <록 오브 에이지>처럼 화려한 공연은 아니지만 2012년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8개 부분의 상을 휩쓸었죠. 대사마다 빵빵 터져 주시고 영화를 통해 히트한 노래들을 따라 불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참, 브로드웨이공연과 오프브로드웨이공연의 차이는 실력이 아니랍니다. 사실상 좌석규모만 다를 뿐이니 소극장 공연도 많이 봐 주세요. *타임스퀘어 Time Square 타임스퀘어는 뉴욕 면적의 0.1%도 안 되는 넓이지만 뉴욕시 수입 11%, 일자리의 10%가 이곳에서 창출되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광장이다. 매일 이곳을 지나가는 통행인구가 35만명에 이를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으며 새벽 2시에도 인파로 불야성을 이룬다. 타임스퀘어 주변의 건물들은 의무적으로 대형 광고판을 부착해야 하는데, 광고판만으로도 연간 수입이 200억이다. 삼성과 LG도 큰 몫을 하고 있다. Public Architecture Tour 건축은 도시의 입이다 째깍째깍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시계탑이 2시 정각을 가리켰다. 어디가 미팅 장소인지를 몰라 네거리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대각선 모퉁이에서 피터Peter Laskowich 선생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건축물 100년이나 된 기차역, 그랜드 센트럴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가이드답게 피터 선생은 현명한 눈빛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그는 오늘 이야기를 들려 줄 장본인은 자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누가 또 등장한다 말인가? 아르데코 스타일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포함해 위엄을 간직한 근대 건축물들을 가리키며 그가 외쳤다. “Buildings always tell us things!”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로 들어가는 통로는 점점 좁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거의 뛰다시피 걸음이 빨라지게 된다. 쏟아져 들어온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은 교회를 연상시키는 대형 홀이다. 노란 조명으로 채워진 홀은 일순간 사람들을 차분하게 만들지만 정중앙에 위치한 시계탑과 티켓부스는 다시 각자의 길을 재촉하게 만든다. 100년 전 설계된 이 건물은 조명의 밝기, 천장의 높낮이, 실내 온도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에 명령(걷는 속도, 장거리 여행자와 통근자의 동선)을 내리고 있었다. 그저 고풍스럽다 여겨졌던 터미널이 인공지능을 지닌 첨단 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가운 현대의 인텔리전트 빌딩과는 온도 차이가 있다. “그랜드 센트럴은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빌딩입니다. 뉴욕이 어떤 곳입니까? 평방인치로 땅을 쪼개서 파는 곳입니다. 여러분이 서 있는 중앙홀은 10층짜리 빌딩을 무려 10개나 세울 수 있는 면적이죠. 그러나 현재 이 땅에서 나오는 수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공공장소로 유지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그것은 사람을 우선시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 아직은 인본주의가 남아있다는 증거죠!” 박수갈채를 받았던 연설(?)에 덧붙은 이야기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랜드 센트럴을 시작으로 100년 전 파크 에비뉴 일대에 추진됐던 터미널 시티 프로젝트는 1,000개의 빌딩을 잉태했지만 지금 살아남은 생존자는 5%도 안 된다. 조만간 또 하나의 빌딩이 허물어지고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가 거듭 당부한 이야기 하나를 더 전한다. “근사한 곳에 가서 식사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지불한 돈은 1달러짜리 달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색감, 선, 질감, 스타일을 위한 것이니까요.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기회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감이 모두 민감한 여행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비밀스러운 장소 두 곳을 이 기사의 마지막 페이지에 소개해 두었다. 다음 번 뉴욕에서 기자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를 장소들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 재활용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는 걷기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다. 그러므로 뉴욕에 3층 높이의 고공 산책로가 조성됐다는 소식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처럼 높은 곳 말고, 브룩클린이나 자유의 여신상에서처럼 먼 곳이 아닌, 딱 3층 높이에서 만나는 맨해튼은 어떤 모습일까? 맨해튼 웨스트사이트에 위치한 하이라인High Line은 원래 화물전용 철도가 다니던 지상 10m 높이의 고가였다. 1980년 운행 중단 이후 30년간 잡초만 무성한 상태로 방치되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뜻있는 시민과 예술가들의 열정이 더 높았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구조물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10년간의 기획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3년 이상의 공사 끝에 2009년, 하이라인은 뉴욕 시민들이 사랑하는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2.3km의 버려진 철도를 통째로 재활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의 하이라인은 생태적이고 예술적인 공원으로 탈바꿈됐다. 낡은 철로를 그대로 남겨 둔 채 일광욕 데크와 벤치, 전망대 등을 설치하고 다양한 수종의 야생화를 심었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 조각상, 설치미술 작품들을 전시했다. 지상 약 10m 위의 산책이 제공하는 종합선물은 뉴저지의 전망과 허드슨강의 노을,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야경이다. 여름에는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되고 별 관측 행사도 가능하다. 하이라인의 변화는 주변 환경의 변화도 몰고 왔다. 낡고 지저분했던 고가 주변의 건물들은 새단장에 들어갔고, 아예 고가 위를 가로지르는 부티크 호텔이 지어져 젊은 뉴요커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고가 주변에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늘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맵(www.thehighline.org)을 통해 고가로 진입할 수 있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랜드 투어Grand Tour | 무료로 진행되는 그랜드 투어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100주년을 맞아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다. 어플리케이션($4.99)을 구입하면 셀프 오디오 투어도 가능하다. www.grandcentralterminal.com 해박한 피터 선생의 또 다른 가이드투어, 특히 야구와 접목한 뉴욕 역사를 듣고 싶다면 그의 사이트를 참고할 것. www.newyorkdynamic.com 뉴욕 시티패스New York City Pass | 구겐하임뮤지엄(또는 탑 오브 더 록), 미국자연사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현대미술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 자유여신상 유람선 등 6개의 뉴욕 관광명소 입장권으로 구성된 패키지 패스. 낱장 구입보다 $79 할인된 $104(17세 이하 청소년 $79)에 구입할 수 있다. 앞에 언급한 장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으며 첫 개시 후 9일 동안 유효하다. www.citypass.com 그레이라인 이층버스Gray Line New York Sightseeing | 버스여행은 양날의 칼 같다. 편리하지만 수박 겉핥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뉴욕처럼 볼 것 많은 도시를 개괄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이층버스다. 브로드웨이 45번가의 정류소를 기점으로 북쪽을 도는 업타운 루프, 남쪽을 도는 다운타운 루프는 기본이고 브룩클린 루프, 브롱스 투어는 선택이다. 원하는 정거장에 내렸다가 재탑승이 가능하다. 각 루프의 티켓가격은 $49, 전 루프를 다 이용할 수 있는 48시간 패스는 $59다. www.newyorksightseeing.com 212-445-0848 Chelsea Gallery 욕망의 쇼룸 뉴욕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김아타는 뉴욕을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야만적인 도시’라고 했다. 그리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그 도시를 야누스의 얼굴로 치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예술가들은 저마다 발견한 뉴욕의 얼굴을 하나씩 꺼내고 있을 뿐이다. 첼시의 갤러리에서 그 얼굴들을 대면할 수 있었다. 세계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70여 개 이상의 갤러리들이 그곳에 모여 있으므로.짐켐프너파인아트Jim Kempner Fine Art 정원에 들어서면 중용The Golden Mean이라는 제목의 조각상이 서 있는 짐켐프너갤러리. 실험적인 현대작품들과 복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501 West 23rd St, New York 문의 212-206-6872 www.Jimkempnerfineart.com 두산 갤러리 Doosan Gallery 두산 연강 재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한국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을 발굴하여 6개월간 첼시에 머무는 레지던스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주소 533 West 25th St. New York 문의 212-242-6343 www.doosangallery.com 레일라 헬러 갤러리 Leila Heller Gallery 중견 현대미술 작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특히 중동작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아 이란, 터키, 중동의 미술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소 568 West 25th, New York 문의 212-249-7695 www.leilahellergallery.com 더 페이스 갤러리 The Pace Gallery 베이징의 유명한 아트지구인 따산즈에도 분점이 있는 갤러리.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예술품, 판화 갤러리, 사진 갤러리가 나뉘어 있으며 한국의 이우환 작가도 후원하고 있다. 주소 534, 510, 508 West 25th, New York 문의 www.thepacegallery.com 브루스 실버스타인 Bruce Silverstein 앨프리드 스티글리츠 같은 근대 사진작가들을 주로 다루는 사진전문갤러리. 주소 535 West 24th, New York 문의 212-691-5509 www.brucesilverstein.com 요시밀로 갤러리 Yossi Milo Gallery 일본계 사진전문갤러리로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신진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나무’시리즈로 유명한 한국의 이명호 작가도 이곳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었다. 주소 245 Tenth Ave, New York 문의 www.yossimilo.com 글래드스톤 갤러리Gladstone Gallery 매튜 바니, 아니슈 카푸어, 알로라 & 칼자딜라 등 스타 작가를 키워낸 곳. 공장 건물을 개조한 2개의 갤러리가 있는데 규모가 큰 21번가에는 설치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개인전은 24번가의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주소 515 West 24th St. New York 문의 212-206-9300 www.gladstonegallery.com Brooklyn & Williamsburg 브룩클린에서 찾은 비상구 내 머릿속에 브룩클린은 먼지 푹푹 날리는 공장지대에 땀에 찌든 노동자들이 술 한잔으로 일상을 위무하는 디스토피아였다. 영화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1989년, 올리 에델 감독)>에 비친 더럽고 음울한 뒷골목이 전혀 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말이다. 그러나 2013년의 브룩클린은 전혀 달랐다.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신흥 주거타운. 그곳이 브룩클린이었다. 젊음의 비상구,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모든 것은 맨해튼의 살인적인 집세 때문에 시작됐다.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20만명쯤 된다는 뉴욕의 아티스트들은 저렴한 곳을 찾아 방치된 공장이나 창고로 스며들곤 했었다. 큰 창문과 높은 천장은 대형 작품을 옮기기 좋았고, 월세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빈 공장이 많았던 소호와 첼시가 그랬다. 예술가들의 안목은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그 분위기에 반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그 사람들을 겨냥한 자본이 따라 들어오는 수순. 꿈과 열정이 가득하지만 정작 주머니가 비어 있는 예술가들은 이제 더 이상 맨해튼 내에서는 짐 풀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 동네의 집값만 올려준 채 다시 짐을 싸야 했던 가난한 예술가들이 찾은 다음 번 비상구는 다리 건너,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였다. 베드포드 애비뉴Bedford Ave를 따라 도열한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개성적인 숍들에 활기가 더해지면서 현재 가장 ‘핫hot하고 펀fun한’ 장소로 떠올랐다. 새 책과 헌 책을 모두 취급하는 스푼빌 & 슈가타운 서점Spoonbill & Sugartown Booksellers은 디자인과 아트 관련 책으로 유명하지만 판매대 위에서 천연덕스럽게 잠을 자는 검은 고양이로도 유명하다. 윌리엄스버그를 찾아가기 가장 좋은 때는 주말이다. 많게는 150개 부스가 줄지어 선 난장이 펼쳐지는 벼룩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브룩클린에서 개최되는 주말 벼룩시장은 여러 곳이지만 윌리엄스버그 벼룩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www.brooklynflea.com). 요즘 뉴욕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와 음식들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으니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브룩클린 하이츠 브라운스톤붉은 사암으로 주택의 전면(파사드)를 장식하고 계단 아래 반지하 공간을 두었던 19세기 주택건축양식은 뉴욕의 주거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지만 지금은 그리니치와 할렘, 브룩클린 일대에만 집중적으로 남아있다. 오드리 헵번의 출세작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 트루먼 커포티Truman Capote가 살았던 집은 윌로우 스트리트 70번지에 남아 있고,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아서 밀러Arthur Miller가 살았던 집은 그레이스 코트Grace Court에 남아 있다. 뉴요커가 사는 곳, 브룩클린 하이츠 메트로폴리탄에는 베드타운이 필요한 법이다. 브룩클린 하이츠Brooklyn Heights는 뉴요커들이 사랑했던 미국 최초의 교외suburb였다. 다리만 건너면 맨해튼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고, 또 하루가 멀다하고 솟아오르는 마천루는 나름대로 봐줄 만한 전경이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범죄가 늘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때 공동화되다시피 했던 브룩클린은 세월의 부침을 거쳐 다시 드라마틱하게 부활하고 있다. “맨해튼 자치구는 자기들이 세금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맨해튼에는 이민자, 실업자들이 많이 살지만 브룩클린은 깨끗한 주거지죠. 우리 입장에서는 젊은 처녀가 희생하는 느낌이라고요. 하하. 어쨌든 맨해튼과 브룩클린은 쌍둥이 같은 운명인 거죠.” 쌍둥이는 운명공동체가 맞다. 브룩클린 다리를 건너오고 있는 것은 젊은 부부들만이 아니다. 대형 쇼핑몰이 건너오고, 증권사도 건너오고, 이제 호텔들도 다리를 건너오고 있다.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면서 중요한 근대 건축 유산을 잃어가는 것은 쌍둥이의 씁쓸한 운명이다. 다행인 것은 무분별한 개발을 견제하는 시민활동가들의 노력이 활발하다는 것. 브룩클린 하이츠 지역은 1965년 역사보존지구로 지정됐고 주택개조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유명한 재즈가수 노라 존스가 코블 힐Cobble Hill에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후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일부 창문을 막으려 했을 때 온 동네가 떠들썩했던 일화가 있다. 브룩클린에서 진행되는 빅어니언워킹투어의 파트너는 브룩클린역사협회(www.brooklynhistory.org)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동네 풍경을 가치 높은 건축물로 다시 보게 해 준 사람은 티나Tina Rivers였다. 플로리다에서 자란 그녀는 할아버지의 고향인 브룩클린으로 혼자 돌아왔다. 콜롬비아대학에서 예술사 박사과정을 마친 후 현재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가이드로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다. 역사연구가답게 오래된 신문 등의 정확한 사료를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지금은 브룩클린역사협회가 위치한 건물에만 들어가도 뉴욕공공도서관에서 받았던 감동을 되살려 주는 황홀한 도서관이 숨어 있다. 한때 2,632개의 객실로 뉴욕 최대 규모의 호텔이었던 세인트 조지St. George Hotel는 지금은 저렴한 숙소를 찾는 학생들의 차지가 됐다. 밋밋하게 느껴지는 휘트먼 공원도 브룩클린 데일리 이글Brooklyn Daily Eagle 신문의 기자로 이곳에 살았던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을 기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달라 보인다. 티나가 ‘쿠키 같다’고 표현한 브라운스톤* 하우스들도 마찬가지다. 투어는 맨해튼의 경치가 바라보이는 언덕의 강변 산책로에서 끝이 났다. 아래쪽 부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종합휴양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어린이 공원, 수영장, 야간영화제를 위한 스크린, 바비큐 피크닉장, 와인바, 카약보트 등을 내려다보며 왜 이곳이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베드타운인지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travie info 빅어니언워킹투어스Big Onion Walking Tours 빅어니언투어는 뉴욕시민들도 잘 모르는 뉴욕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다양한 워킹투어를 20년 이상 진행해 오고 있다.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들은 대부분 관련 분야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교사 혹은 연구원 출신. 지역과 주제별로 30여 개나 되는 워킹투어는 보통 2시간여가 소요되며 비용은 1인당 $20다. 미리 예약할 필요 없이 미팅장소로 가면 된다. www.bigonion.com 888-606-9255 Bronx & East Harlem 할렘을 넘어서 우리가 도전한 것은 할렘 너머 미지의 땅이었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가이드북 <타임아웃>에는 상세지도조차 없는 브롱크스Bronx를 향해 맨해튼 북단의 헨리 허드슨다리Henry Hudson Bridge를 건넜다. 보통의 뉴욕여행자에게는 북방한계선이 있다. 바로 할렘이다. 선입견은 무서운 것이라 할렘이라는 이름 앞자리를 오래 차지했던 ‘우범지역’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가 않는다. 강남만, 혹은 강북만 보았다면 서울을 다 본 것이 아니듯 맨해튼만 보았다면 그건 뉴욕의 5개 자치구 중에서 하나만을 보았다는 뜻이다. 감히 말하건대 뉴욕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할렘에서 꼭 해봐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재즈뮤직을 듣는 일이고 두 번째는 흑인들의 소울 푸드를 맛보는 일이다. 혹시 일요일에 방문하게 된다면 아무 교회나 들어나 성가대의 합창을 들어 보는 일 또한 부지런한 여행자에게 근사한 보상이 된다. 할렘이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밀집한 곳이라면 북쪽의 브롱크스는 더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아프리카계뿐 아니라 유태계, 푸에르토리칸Puerto Rican, 히스패닉Hispanic 인구가 많고 북유럽에 뿌리를 둔 후손들의 흔적도 강하다. 200여 개국에서 이주한 300만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거주한다는 뉴욕의 인구통계학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브롱크스라는 지명도 스웨덴에서 이민 온 농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은 미국 힙합문화의 일부가 되어 버린 그래피티Graffiti가 1970년대에 처음 시작된 곳도 브롱크스였고, 그 주인공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소년들이었다. 브롱크스를 찾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대부분 사우스 브롱크스의 양키 스타디움Yankee Stadium으로만 몰린다. 경기가 없는 시즌이라고 해도 구장투어는 항상 만석이다. 투어마저 놓친 사람들은 경기장 코앞의 양키스 터번Yankees Tavern에 자리를 잡는다. 구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수십년 동안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스포츠 바bar다. 낮부터 맥주를 기울이며 스포츠채널에 시선을 고정한 손님들도 오래된 풍경이다. 브롱크스 가장 큰 대로인 그랜드 콘코스Grand Concourse 양쪽으로는 아르데코풍의 아파트와 빌딩들이 도열해 있다. 이 거리를 두고 뉴욕의 ‘샹젤리제 거리’라는 과장된 미사여구를 시도하는 브롱크스 시의 마음은 알겠지만 쉽게 동의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브롱크스는 알려지지 않은 만큼 새로운 곳이다. 사회적 사실주의 미술가 벤 샨과 그의 부인 베르나르다가 1938~1939년에 그린 벽화는 브롱크스 중앙 우체국Bronx General Post office의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1930년대 미국 노동 계급을 묘사한 13점의 벽화 아래로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색다르다. 센트럴 파크보다 면적이 크다는 2개의 공원이나 동물원Bronx Zoo은 어떨까. 맨해튼의 박물관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뮤지엄과 미술관들은 어떨까. 이런 궁금증은 여행 개척자들의 원동력이 된다. 매달 첫 번째 수요일에 운행한다는 브롱크스 컬처 트롤리를 이용하면 브롱크스 지역의 주요 문화명소를 안내해 준다니 노려 볼 만하다. 노동자 계급의 친구들 ‘카마라다스Camaradas El Barrio’ 카마라다스Camaradas를 강추한 사람은 데스말이었다. 뮤지션이 추천하는 라틴뮤직 라이브 바라니, 우리는 황금 같은 토요일 밤을 그의 말대로 카마라다스에 올인하기로 했다. 역에서 내려 바를 찾아가는 10여 분의 보도 여행은 할렘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은근한 스릴을 만끽해 보시길. 바에 앉아 맥주 한잔을 시키자마자 초저녁의 한산함을 뚫고 멋들어진 양복에 건장한 체구를 감춘 사장 올란도Olrando Plaza가 시가를 물고 등장했다. 만나자마자 금방 친구가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름 그대로예요. 카마라다스. 친구들이란 뜻이죠. 여기는 라틴계, 아프리카계, 히스패닉 사람들의 네이버후드죠. 제 선조는 푸에르토리칸이고요. 그런 노동자계급들을 위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벽돌과 강철을 주로 사용한 것도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이 땅을 개척했던 이민자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역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저기 그림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것인데 매달 바꿔서 겁니다.” 결과부터 보고하자면 우리는 오래 기억할 만한 즐겁고도 특별한 토요일 밤을 보냈다. 우연히 바 옆자리에 앉게 된 인테리어 디자이너 애슐리Ashley Geissinger는 나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1년 전 직장 때문에 플로리다에서 건너온 그녀가 이곳을 단골집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는 TV가 없어서 좋아. 멍청하게 앉아서 TV를 보는 건 집에서도 할 수 있잖아. 여기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맛있는 푸에르토리코 음식이 있지. 사랑방 같은 곳이랄까. 게다가 수준 높은 라틴뮤직 라이브공연도 있고 가끔 유명한 DJ들도 오니까 좋지.” 그녀와 뉴욕의 그래피티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두 번째 밴드 이스마엘 리베라가 연주를 시작했다. 무대 앞 좁은 홀은 이미 타고 난 리듬감으로 몸을 흔드는 ‘친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소 2241 First Avenue, at 115th St. 문의 212-348-2703 www.camaradaselbarrio.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브랜드USA 한국사무소 02-777-2733 www.thebrandusa.com,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interview프레고네스 극장 전속작곡가 겸 음악감독 데스말 게바라 Desmal Guevara 스물 한 살에 이곳에 정착했으니 브롱크스에 온 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었네요. 원래 피아니스트라서 예전에는 일본, 태국 등지로 공연을 다녔었는데 지금은 극장 전속 작곡가 겸 음악 감독으로 바쁩니다. 우리 프레고네스 극장Teatro Pregones은 124석의 작은 극장이지만 수준 높은 라틴공연을 올리고 로비에는 지역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하죠. 브롱크스에는 히스패닉, 도미니칸, 페루인, 러시안, 유태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살고 있는데 우리 극장은 라틴 커뮤니티의 중심역할을 합니다. 이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곳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살고 있다는 것이에요. 더 좋은 곳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죠. 이미 밖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달라요. 여기서 가까운 링컨병원에만 가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갤러리, 극장이 있어요. 싱글맘이나 유방암 환자들을 지원하는 문화 프로그램 등도 활발하고요. www.pregones.org ▶travel info New York City [에이미 브레드] 뉴욕 치즈 샌드위치의 감동 에이미의 빵집Amy’s Bread을 찾아낸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2층 버스 티켓을 사러 갔던 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할 만한 장소를 찾던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것이 바로 에이미였다. 갓 구워낸 빵과 군침을 돌게 만드는 케이크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빵집은 아침부터 손님들로 북적거렸고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지만 잘 구워낸 뉴욕 치즈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그런 수고로움은 모두 잊고 말았다. 헬스키친의 본점이 멀다면 첼시마켓과 블리커 거리Bleecker St.에 더 넓은 분점이 있으니 참고할 것. 본점┃주소 Hell’s Kitchen 672 9th Avenue BTWN 46th & 47th St. 문의 212-977-2670 www.amysbread.com [그랜드 센트럴 캠벨아파트먼트] 90년 전의 호사 유럽에서 실어온 최고급 가구와 집기들로 꾸며진 캠벨아파트먼트The Campbell Apartment에서 칵테일을 한잔을 마셔 보자. 한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가장 큰 면적의 사무실이 필요했던 SF소설가 캠벨John W. Campbell은 1923년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의 남서쪽 귀퉁이를 개조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은 뉴욕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이탈리아 피렌체궁 스타일의 사무실이다.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한 호사스러움은 웨딩이나 파티, 이벤트 공간으로 대여해서 만끽할 수 있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15 Vanderbilt Entrance, New York 문의 212-953-0409 www.hospitalityholdings.com [맥넬리잭슨 서점 & 카페] 나도 저자가 될 수 있다! 뉴욕 놀리타에 위치한 이 서점은 독서애호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곳이다. ‘책을 얻는 가장 갸륵한 방법은 직접 책을 쓰는 것’이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던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셀프 출판 코너가 있다. 4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부터 800페이지 분량의 두툼한 책까지, 약 3만부의 책이 셀프 프린팅으로 탄생했다. 패키지 프로그램의 비용은 적게는 $19(권당 $7 추가)부터 많게는 $349(권당 $7 추가)로,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주소 52 Prince Street, New York 문의 212-274-1160 www.mcnallyjackson.com [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 기차를 타고 온 해산물 중세 예배당을 연상시키는 낮은 돔 천장의 오이스터 바에 앉아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곁들이는 것은 어떤가. 그날그날 배달되는 72종의 해산물 재료에 따라서 메뉴마저 바꾼다는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Grand Central Oyster Bar & Restaurant을 그랜드 센트럴터미널에서 발견했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1913년에 오픈하자마자 뉴욕명사들의 단골집이 된 것. 오이스터 바는 지금도 퇴근 후에 신선한 굴과 와인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중독성 높은 아지트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New York 문의 212-490-5210 www.oysterbarny.com [JJ 모자센터JJ Hat Center] 뉴욕 최고最古의 모자가게 페도라는 뉴욕 멋쟁이의 필수 아이템이다. 미트패킹이나 윌리엄스버그에서 꼭 마주치게 되는 ‘새앙쥐’ 같은 멋쟁이들의 공통점은 페도라에 선글라스, 문신이라고. 거리에서 $10~20에 살 수 있는 모자가 수십만원씩이라면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0년 전통의(1911년 오픈) JJ 모자센터의 진열대 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물욕이 절로 꿈틀거린다. 차원이 다른 2,000여 종의 모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310번가에 위치한 본점 외에 이트빌리지와 윌리엄스버그에도 분점이 있다. 주소 310 Fifth Ave &t 32nd St. New York 문의 212-239-4368 www.jjhatcenter.com [Hotel] 쉐라톤 타임스퀘어Sheraton New York Times Square Hotel 단언컨대 완벽한 호텔 여행자에게 지구는 숙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같은 이유로 맨해튼의 호텔 요금은 상식을 넘어선다. 센트럴 파크,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현대미술관을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쉐라톤호텔이라면 그 가치는 얼마나 더 크겠는가. 그래서 쉐라톤은 언제나 사랑받는 호텔이다. 1억6,000만 달러 예산의 개보수 공사는 외관 정리를 남겨둔 상태. 스타우드 프리퍼드 게스트Starwood Preferred Guest일 경우 클럽라운지에서 맨해튼의 마천루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쉐라톤의 자랑인 스위트 슬리퍼Sweet Sleeper 침구류에 안겨서 보내는 뉴욕의 밤은 달콤하기만 하다. 주소 811 7th Avenue 53rd Street, New York 문의 212-581-1000 www.starwoodhotels.com Z Hotel 맨해튼을 바라보는 자세 창고와 공장을 이웃으로 둔 부티크 호텔이라니,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삭막함을 상쇄하는 노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모던한 외관과 인테리어, 힙한 소품들은 젊은이들이 취향에 완벽히 부합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Z호텔은 숨은 진가를 발휘한다. 주변의 황량함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퀸스버러 다리를 포함하는 건너편 맨해튼 미드타운의 야경이 객실 유리창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 호텔을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다리를 하나 건넜을 뿐인데 호텔 요금은 한결 저렴하고 호텔에서는 맨해튼 미드타운까지 매시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주소 11-01 43rd Ave, Long Island City, New York 문의 212-319-7000 www.zhotelny.com [NYC Restaurant Week] 미식가의 달력을 훔쳐라 일년에 두 번,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즌이 있다. ‘브런치’ 문화가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뉴요커에게 너무나 중요한 레스토랑 위크다. 20여 일에 이르는 여름과 겨울 기간 동안 뉴욕시를 대표하는 300여 개의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3코스 요리를 1인당 점심 $25, 저녁 $38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단 주말은 제외인 경우가 많으니 참고할 것. 워낙 인기 높은 행사이므로 예약은 필수인데 그 절차는 놀랍도록 간단하다. 노부 뉴욕Nobu New York, 블루 워터 그릴Blue Water Grill, 팜 트라이베카Palm Tribeca 등을 놓치지 말자. 참고로 식당 입구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푸른색 A는 위생등급을 표시한 것이다. B, C 순으로 낮아진다. www.nycgo.com/restaurantweek NYC Restaurant 1. The Mercer Kitchen 김치 맛을 아는 미슐랭 셰프 2001년 문을 연 메르세르 호텔 1층에 자리잡은 이 레스토랑은 트렌드세터들의 집합소다. 소호에 자리잡은 첫 번째 부티크 호텔이라는 명성에 어울릴 만한 시크함이 이 레스토랑의 압도적인 분위기. 프랑스 출신의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장 조지jean georges vongerichten는 2011년 아내와 한국을 방문해 한식조리법을 배우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적도 있다. 한층 품격 높은 미국식 캐주얼 다이닝에서는 전형적인 미국 노동자 음식인 햄버거가 메인코스가 될 때는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주소 99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966-5454 www.mercerhotel.com NYC Restaurant 2.The Dutch 낯선 만족과 포만감 로칸다 베르데Locanda Verde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히트시킨 적이 있는 3인방이 다시 의기투합한 프로젝트는 미국식 레스토랑이다. 경험의 폭이 넓은 카르멜리니Andrew Carmellini 셰프는 토끼 팟 파이, 건조 숙성시킨 스테이크, 벗겨 먹는 새우 등 조금은 낯설고 난해한 요리를 내놓지만 어느 것 하나 만족감을 놓치지는 않는다. 오크 바에 앉아서 간단하게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즐기는 기쁨도 가능하다. 흔하게 먹을 수 있는 튀김닭 요리도 이곳에서는 육즙이 살아 있는 요리가 된다. 전체 요리는 $15 내외, 메인은 $20 내외다. 주소 131 Sullivan St &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677-6200 www.thedutchnyc.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New York City 뉴욕시는 뉴욕주의 주도로 5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다. 익숙한 이름인 맨해튼 외에도 브롱크스, 퀸즈, 브룩클린, 스태튼 아일랜드가 뉴욕시를 구성하고 있다. 뉴욕시는 세계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도시지만 길을 찾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순한 격자형 구조를 가진 도시에서 가로는 스트리트고 세로는 애비뉴다. 남에서 북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숫자가 늘어난다. [Rent-a-Car] 뉴욕 알라모 렌터카 대리점 뉴욕시를 벗어나 뉴욕주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북쪽으로 캐나다 국경과 만나는 나이아가라 폭포까지가 모두 뉴욕주다. 위치 JFK 국제공항지점JFK Intl Airport 주소 149-05 131st Street, Jamaica, NY 전화번호 718-553-8640 영업시간 오전 6시~밤 11시59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United Airlines] about 유나이티드항공 유나이티드항공과 유나이티드익스프레스는 한 해 1억4,000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항공사다. 2012년에 국제선 9개 노선과 국내선 18개 노선을 신설하여 현재 6개 대륙에 걸친 370개 이상의 공항으로 매일 5,446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는 약 700여 대이며 2013년에도 24대의 보잉항공기를 추가하고 있다. 2012년에는 <비즈니스트래블러Business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북미 최고 항공사상을 수상했으며 마일리지 플러스Mileage Plus는 9년 연속 <글로벌트래블러Global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상용고객프로그램으로 뽑혔다. www.kr.united.com [유나이티드항공과 함께하는 뉴욕 여행] 뉴왁 리버티 국제 공항 Newark Liberty Int’l Airport, EWR 유나이티드항공의 새로운 허브공항인 뉴왁Newark 공항EWR은 맨해튼 시내까지 25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기존의 케네디John F Kennedy Inti’l Airport(JFK) 공항보다 접근이 쉽다. 유나이티드 이코노미플러스United Economy Plus 여유로운 공간의 이코노미플러스에서는 레그룸이 최대 약 12cm 넓어서 좀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석 앞쪽에 위치하여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109~149달러의 추가요금을 내면 예약할 수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 미주 대륙 횡단 노선인 뉴욕 JFK-LA, 뉴욕 JFK-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 새롭게 제공되는 유나이티드항공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에는 여유로운 공간의 180도 침대형 평면좌석을, 새로운 이코노미좌석에는 레그룸을 넓혔다. 또 전 좌석에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및 전원 공급장치가 구비되어 있다. 유나이티드 프리미엄 캐빈 서비스┃ 글로벌퍼스트Global First &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 침대형 평면좌석과 공항에서의 우대 서비스, 주문형 개인 엔터테인먼트 및 프리미엄 기내식을 특징으로 하는 유나이티드 글로벌퍼스트와 비즈니스퍼스트와 함께라면 여행 내내 보다 업그레이드된 편안함과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다.
  • 한국적 현대미술 확장 위한 열린공간

    한국적 현대미술 확장 위한 열린공간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는 개념 자체가 달라야죠. 예컨대 테이트 모던에서 아프리카 미술전을 개최하면 글로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예전 식민 지배의 역사와 잇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적인 현대미술과 역사를 바탕으로 영역을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다음 달 13일 개관해 관람객을 맞는다. 대형 화재와 종친부 돌담 복원, 인력 채용 등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게 된 미술계의 숙원 사업이어서 관심은 더 뜨겁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존의 과천관과 덕수궁관에 이어 2015년 개관할 청주관까지 모두 4관 체제를 갖추게 됐다. 정식 개관을 앞두고 22일 공개된 국립현대미술관은 ‘무형의 미술관’ ‘열린 미술관’이라는 개관 취지처럼 밝은 모습이었다. 예전 미술관들과는 달리 빛의 양을 조절하는 시스템까지 갖춰 자연 채광을 조절해 구석구석을 밝힐 수 있다. 미술관을 설계한 민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아직 외국 미술관에 비해선 아쉬운 점이 있지만 국내 미술관으로선 진일보한 수준”이라며 “옛 왕실의 종친부 담장 복원과 옛 기무사 본관 입구를 살려야 하는 등 제약이 많았는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면서도 현대 예술의 정신을 이어 가는 건물을 지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자평했다. 서울관은 부지 2만 7264㎡, 연면적 5만 2125㎡, 지하 3층·지상 3층(높이 12m)의 규모로 옛 기무사와 서울지구병원 부지에 들어섰다. 미술관 건축물의 특성을 살리고 지리적 여건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건물 내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도심 속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6개의 마당 주위에 건물이 배치돼 있다. 모두 8개의 전시실 외에도 미디어랩, 영화관, 멀티프로젝트홀, 세미나실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췄다. 또 아트존,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푸드코트, 디지털 북카페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미술관 외에도 야외 조각공원, 미술연구센터 등이 있다. 멀티프로젝트홀에는 단 3분 만에 수백석 규모의 객석이 자동으로 접혀 벽 안으로 사라지는 첨단 설비가 들어섰다. 개관 초기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시행해 11월 말까지 시범 운영한다. 상설전시(무료)와 기획전시(유료)로 나뉘며 서울관 입장권은 7000원, 과천·서울관 통합권은 1만원 안팎에 판매될 예정이다. 개관 특별전으로는 한국 대표 작가 50여명이 참여하는 ‘자이트 가이스트·시대정신 특별전’ 등이 기획돼 있다. 미술관 측은 “올해 31억원인 작품 구매비가 내년에는 36억원으로 소폭 확충된다”면서 “인력도 전문계약직 36명을 충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규슈에서 걷는 올레길

    규슈에서 걷는 올레길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올레. 제주의 올레길이 단순한 길이 아니듯이 규슈의 올레도 길 이상의 것을 담고 있었다. 규슈 올레란? 사단법인 제주 올레와 규슈 운수국, 규슈 관광추진기구가 협정을 맺어 규슈의 매력적인 걷는 길을 ‘규슈 올레’로 선정하였다. 현재 총 길이 106.4km에 이르는 8개의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규슈 올레 걷기 TIP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파란색과 붉은색 리본, 나무 화살표, 간세(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한 모양)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파란색과 붉은색 리본은 나뭇가지 등에, 나무 화살표는 길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데 파란색 화살표가 정방향, 붉은색 화살표는 역방향을 뜻한다. 출발과 도착 지점, 관광 명소에 배치되어 있는 간세를 만나면 머리가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자. 숲의 정령이 함께하는 다케오 올레 코스 규슈 사가현에 위치한 다케오는 나지막한 산 속에 자리잡고 있다. 1,300년 이상 된 온천과 400년을 이어 온 도자기 공방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라 해서 지루할 것이라 생각하면 금물. 30대 후반의 히와타시 게이스케 시장이 부임하면서 공격적인 행정을 펼쳐 젊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다케오 올레 코스는 다케오 온천역에서부터 시작된다. 후쿠오카 국제공항에서 JR로 1시간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제8회 규슈역 도시락 대회에서 1등을 한 ‘사가규 스키야키 벤토’를 가방에 넣고 나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길의 끝에 온천이 있다는 희망에 발걸음도 가볍다. 평일 차분한 도시의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지막한 산의 입구에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이라고 하나 잘 정비되어 있어 발걸음이 무겁진 않다. 조금 힘이 든다 싶을 때마다 쉼터가 나와 주어 평화로운 다케오를 감상하며 땀을 식힐 수 있다. 대나무가 병풍이 되어 길을 안내해 주고, 시원한 바람에 조용히 몸을 흔들어 사각사각 소리를 더해 준다. 시원한 녹색에 눈이 편안해지고 대나무의 응원에 귀마저도 안락해진다. 물 한 모금이 필요할 때 즈음 기묘지 절이 나타난다. 친절하게도 한 아주머니께서 녹차를 대접해 주신다. 주위를 둘러보니 빨간 모자를 쓴 조그만 석상들이 가득하다. 세상에 태어나 보지 못한 애기들을 위해 석상을 세우고 추울까 봐 빨간 모자와 이불을 덮어 준 것이라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룡뇽과 반딧불 사가현 현립 우주과학관까지 내달렸다. A, B코스 분기점 푯말이 나타난다. 안내 팸플릿을 보니 A코스가 ‘상급자’를 위한 길이다. 마음 같아선 ‘일반’ 코스인 B코스로 유유히 걸어가고 싶지만 몸은 이미 A코스를 걷고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오기가 발동한 까닭이다. 조금 걷다 보니 필자의 선택을 환영하는 도룡뇽 한 마리가 나타났다. 맑은 물이 흘러야만 산다는 도룡뇽을 보니 청정지역이 분명하다. 평소보다 한숨한숨 깊게 들이쉬고 내쉰다. 길에 집중하려는 찰나 ‘반딧불의 못’이라는 작은 연못 하나가 눈앞에 펼쳐진다. 밤 늦게 다시 찾아와 반딧불이 그려내는 빛의 선을 눈에 담고 싶지만 일정상 그러하지 못함이 아쉽기만 하다.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곧 바로 거대한 삼나무가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됨을 알려준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의 위용에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끝을 바라본다. 삼나무의 높이만큼이나 다케오 코스도 태고의 코스로 접어든다. 삼나무 길 다음엔 본격적인 오르막 코스가 시작된다. 약 100m 정도를 거의 수직으로 오르게 되는데 상급자 코스의 클라이맥스다. 턱밑까지 숨이 차 오른 바로 그 순간, 다케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정상이 나타난다. 다케오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미후네야마를 왼편으로 작고 정겨운 도시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장마철로 접어드는 시즌이라 청명한 하늘을 볼 수는 없었지만 고된 산행 뒤 정상에서만 누릴 수 있는 시원한 바람과 멋진 풍경만으로도 올레길은 충분히 즐거워진다. 다케오 코스의 상급자 코스를 정복했다고 자만할 때쯤 다시 수직에 가까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제주 올레팀의 지적에 따라 다케오시는 편한 길을 새로 내어 둘러갈 수 있게 했고 로프도 설치해 두었다. 수령 3,000년의 녹나무 이제 다케오 코스의 정점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힘을 실어 본다. 다케오 시립도서관과 다케오 신사의 큰 녹나무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다케오 코스의 진수 중 하나다. 사전적 의미의 ‘길’로서만 평가하라면 감히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좋은 길이란 비단 길로서의 조건뿐만 아니라 길 위에서 사람과 소통하고 역사와 문화에 흡수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케오 시민의 열망을 담아 일본 제1의 도서관으로 재탄생한 시립도서관과 3,000년의 역사를 가진 큰 녹나무를 볼 수 있는 이 코스는 감히 최고의 길이라 불릴 만하다.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을 리모델링하여 시민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일본 소프트웨어 렌탈 업체인 ‘츠타야’와 함께 도서관과 서점의 개념을 융합해 운영하고 있다. 하얀 패널의 책장에는 판매용 책들을, 검은 패널 책장에는 대여용 책들을 비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립 도서관 최초로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으니 올레꾼들에겐 흡족한 쉼터가 되어 줄 것이다. 다케오 신사로 들어서니 세월의 흔적이 짙게 밴 토리이鳥居가 굳건히 서 있다. 신사를 지나 녹나무를 대면하려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른쪽엔 대나무, 왼쪽엔 삼나무가 곧게 서 있다. 그 길 끝에 3,000여 년을 버텨 온 녹나무가 그 웅장함을 드러낸다. 일본인들에게 녹나무는 영험함이 서린 ‘신물’과 같은 존재다. 모두 한순간 말을 잊는다. 순간 여행객 중 한 명의 독백이 들려왔다. “비워야 견디는구나.” 다케오 시청을 지나 자리한 온천 마을에는 1,300년 동안 이어 온 유서 깊은 온천들이 가득하다. 온천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쿠라야마 공원에서 온천 마을을 내려다본다. 크게 힘들지 않은 길을 천천히 돌아나오면 다케오 올레길의 종착점인 다케오 온천 로몬이 나오는데 이 건물 안에 온천 박물관도 개방되어 있으니 과거 온천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면 들러 봄 직하다. 초원 너머 숲속으로 히라도 올레 코스 히라도는 규슈의 7개의 현 중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항구도시이다. 1,500년 전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와 상교역을 시작한 곳으로 ‘니시노미야코’ 즉, 서쪽의 도읍이라 불릴 만큼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번성하였다. 도시 곳곳에 네덜란드의 흔적이 고스란히 잘 보존되어 있어 올레를 걸으며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진홍색의 히라도 대교는 이 다리를 건너면 히라도가 시작되니 엄연히 히라도의 관문이라 하겠다. 희뿌연 하늘이 불안 불안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옷을 주섬주섬 꺼내 입고 잘 정비된 마을을 빠져나와 사이쿄지 절을 지나 마을 이곳저곳을 걷다 보면 어느새 좁다란 숲길이 시작된다. 숲길이 끝났다 싶을 때 초록빛의 이끼가 비단처럼 깔린 길이 나타난다. 양탄자 위를 걷듯이 푹신푹신한 느낌에 절로 신이 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찍는 여행에서 걷는 여행으로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히라도 코스의 절정인 ‘가와치토우게’ 초원이 펼쳐진다. 언덕 위에서 보는 풍경이 궁금하여 한달음에 내달리고 싶지만 아직 걸어야 할 길이 10km 이상 남았다. 단시간 내 많은 것을 봐야 한다는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래에서 목을 축인 후 언덕 위에 오르니 과연 절정이라 불릴 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를 건너 언덕을 타고 온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얼마나 서 있었을까. 한참을 앞서간 일행의 뒷모습이 손톱만하다. 서둘러 언덕을 내려와 다시 숲으로 몸을 숨긴다. 이 숲길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길이라고 하기엔 어설퍼 보인다. 몇몇 곳은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나무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르다 보니 어느샌가 마을로 들어섰다. 잘 정비된 아카사카 야구장을 지나고 아스팔트길이 시작된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마을은 평온하기 그지없고 혹시나 꼬여 있는 리본을 누군가 보지 못할까 까치발로 고쳐 매는 올레꾼의 정성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멀리서만 보였던 자비에르 기념교회는 멀리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이 교회는 히라도에 가톨릭을 전한 프란시스코 자비에르를 기념하기 위해 1931년에 세워졌다. 교회를 지나 아름다운 담장을 두른 사원으로 향한다. 길만으로도 아름다운 이 사원길 끝에서 반드시 뒤를 돌아보자. 사원의 담장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사원과 자비에르 교회가 묘하게 겹쳐 보인다. 마을을 지나가다 보면 수령 400년 된 거대한 소철나무를 만나게 된다. 에도 시대 초기, 활발한 해외무역이 시작되는 시기에 뿌리를 내려 지금까지 히라도와 함께 성장한 상징적인 나무다. 어느새 히라도 올레길의 종착점인 우데유 아시유 족탕에 도착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방석까지 준비되어 있다. 뜨거운 열기에 금세 피로가 녹아 버린다. 히라도의 역사와 사람냄새 나는 마을, 그리고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올레길이었지만 히라도 어디서나 보인다는 히라도의 상징 ‘히라도 성’이 코스에서 빠진 것은 못내 아쉬웠다. 아쉬워하는 필자를 위해 규슈 관광추진기구 측에서 이키스키섬에 함께 갈 것을 제안했다. 히라도섬과 이키스키섬을 잇는 이키스키 대교를 지나니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보이고 사오다와라 절벽 앞에는 기암괴석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장대한 예술 작품이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바에 등대가 위치하고 있다. 80m의 오바에 절벽에 위치한 이 등대에서 바라보는 전망 또한 일품이다. 시간이 촉박하여 이키스키섬의 멋진 관광명소를 모두 가보진 못했지만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천천히 길을 걸으며 해풍을 느낄 수 있는 올레길이 어서 빨리 탄생하길 기대한다. 대자연과 역사 속을 거니는 아마쿠사 올레 코스 아마쿠사는 구마모토현 남서부에 위치해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여러 개의 섬, 그 섬을 잇는 다양한 다리들, 그리고 이 모두를 감싸 안은 웅장한 산까지 아마쿠사는 대자연이 펼쳐놓은 작품이다. 온난한 기후를 살린 농업과 풍요로운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도시다. 머금고 있던 빗물을 쏟아낼 것같이 흐린 날씨다.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아마쿠사 올레로 향하는 길은 짧지 않았다. 하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수묵화 같은 절경에 연신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거무스름하고 비옥한 토양이 나오다가, 잘 정돈된 채소밭이 싱그럽게 스친다. 이윽고 고요한 바다가 펼쳐지고 이국적인 장면들이 쉼 없이 연출된다. 코스의 시작점인 치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왜가리 한 마리가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가 쏟아지고 시야가 어두워진다. 강과 바다가 교차하는 치쥬해안길을 따라 거친 돌을 밟아 나간다. 빗소리만이 가득한 길이 어느새 어두운 산 속을 향해 있다. 가파르진 않지만 만만하지도 않다. 우비 속이 뜨거워질 때 즈음 거대한 바위가 산 위에 박혀 있는 ‘센겐노모리다케’에 도착한다. 몸에서도 하얀 열기가, 산에서도 하얀 안개가 피어나고 있다. 현립 아마쿠사 청년의 집. 잘 정비된 캠핑장과 체육 시설이 눈에 띈다. 비를 피해 체육관에서 열심히 수업중인 아이들이 보인다. 수업에 방해될까 가던 길을 다시 재촉했다. 코스는 센간잔으로 이어진다. 아마쿠사 시마바라의 난이 일어났을 때 16세 소년이었던 아마쿠사 시로가 연회을 열고 술잔을 돌렸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아름다운 수국을 따라 걸음을 옮기니 센간잔에 도착했다. 쏟아지는 비 사이로 렌즈를 만져 보니 나름의 운치가 짙게 배여 나온다. 숲 속에 느긋이 자리잡은 마을들도 멋진 그림이 된다. 센간잔에서 내려와 거대한 돌들의 무덤에 다다른다. 거대한 돌덩이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와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샌가 ‘용의 족탕’이 반겨 준다. 아마쿠사 5호 다리를 감상하여 뜨거운 족탕에서 피로를 녹인다. 아마쿠사 코스는 11.1km라는 비교적 짧은 길이지만 편한 길은 아니다. 편하지 않았기에 고통을 느꼈고 고통이 있었기에 ‘내 다리도 꽤 쓸 만하구나’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기현 취재협조 규슈운수국, 규슈관광추진기구 www.welcomekyushu.or.kr
  • 지루한 장마 끝! 미뤘던 피서 떠나볼까

    지루한 장마 끝! 미뤘던 피서 떠나볼까

    장마 끝 무더위 시작이다.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못한 가족들이라면 체험마을에 주목하시라. 한국관광공사에서 ‘동서남북 체험여행’을 주제로 추천한 마을들이다. 가서 무얼 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마을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뒀다. 강원 인제군 월학리 냇강마을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가볼 만한 여름휴가지로 추천하면서 유명해졌다. 마을 앞으로 금강산에서 발원한 인북천이 흐르고 뒤로는 대암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2003년부터 이어 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자랑이다. 옥수수 수확 등 농사 체험은 물론 솟대 만들기, 천렵 등 마을에 깃든 문화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가득 찼다. 주변에 둘러볼 곳도 많다. 백담사에서 설악산의 빼어난 풍경과 만해 한용운을 만나거나 내린천에서 번지점프와 집트랙, 래프팅 등 짜릿한 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033)462-5400. 경남 남해군 설천면 문항마을은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최고의 어촌체험마을로 선정한 곳이다. 개막이나 후리그물을 이용한 고기잡이, 횃불을 이용해 해산물을 캐는 횃불바래(홰바리), 돌굴 따기 등 아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체험 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쏙잡이다. 갯벌 구멍에 된장물을 넣고 붓 대롱을 살랑살랑 흔들면 쏙이 나온다. 이때 잽싸게 쏙을 낚아챈다. 인근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정원인 원예예술촌, 1.5㎞에 달하는 물건리 방조어부림, 독일마을, 드넓은 백사장이 아름다운 상주은모래비치 등 볼거리도 많다. (055)863-4787. 경기 양주 맹골마을은 수원 백씨 집성촌이다. 아직도 마을 주민의 60% 정도가 백씨다. 한 집 건너 일가친척이다 보니 유교적 전통이 여전하다. 전통 예절을 배울 수 있는 다도 체험, 목장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유가공 체험 등이 대표 체험 프로그램이다. 마을 안쪽엔 명성황후가 피난처로 활용하기 위해 지은 ‘백수현가옥’(중요민속자료 제128호) 등 볼거리가 많다. 마을 북쪽은 감악산이다. 맑은 날엔 북한의 개성 땅이 훤히 보인다. 양주의 역사를 대표하는 양주관아지,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이던 회암사와 회암사지박물관, 빛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조명박물관 등도 둘러볼 만하다. (031)863-6978. 전북 고창군 하전마을은 10㎞에 이르는 해안선에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이 자랑이다. 이 너른 갯벌에서 연간 4000t의 바지락이 생산된다. 전국 최대 바지락 산지다. 대표 프로그램 역시 갯벌 체험이다. 트랙터에 연결한 ‘갯벌버스’를 타고 드넓은 갯벌 한가운데로 나가 조개도 캐고 갯벌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도 만난다. 2004년부터 갯벌 체험을 시작한 만큼 장화 등의 갯벌 체험 도구는 물론 탈의실과 샤워장도 넉넉하게 갖췄다. 심원면 만돌과 고전리 일대에 조성된 바람공원, 해넘이 풍경이 아름다운 구시포 해수욕장, 모래가 고운 동호 해수욕장, 선운사와 미당시문학관 등 유명 관광지도 지척이다. (063)564-8831. 충북 괴산 조령산체험마을은 나는 새도 쉬어 간다는 조령산에 깃든 산촌마을이다. 마을이 속한 연풍면은 괴산의 관광 자원이 밀집한 곳. 연풍향교와 연풍향청, 풍락헌 등 괴산의 대표적인 유형문화재들과 만날 수 있다. 한지체험박물관이 체험 활동의 중심지다. 한지의 우수성을 알 수 있는 유물이 전시실을 가득 채웠다. 한지 공예와 한지 뜨기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옹기종기도예방의 도자 체험, 마을 옥수수 농장 체험도 재미있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보물 97호), 드라마 촬영 명소인 수옥폭포, 조령산자연휴양림의 백두대간생태교육장 등도 둘러볼 만하다. (043)830-3901.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중력 거부한 무용수의 비상 & 미술관에서 휴식·명상을

    중력 거부한 무용수의 비상 & 미술관에서 휴식·명상을

    해변가 백사장에 누운 여성 위로 잠자리처럼 붕 뜬 남자. 하늘 위로 치솟은 남자를 바라보는 여성의 표정에선 두려움을 읽을 수 없다.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사진의 제목은 ‘전부를 던져야 사랑을 얻는다’. 모래사장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사진에선 수십마리 갈매기떼를 향해 빨간색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발레리나처럼 솟아 먹이를 주고 있다. 여성의 허리를 받친 남성과 두 명의 동료는 모래사장 위에서 경이로운 표정으로 이를 바라본다. 이런 한 컷의 사진을 얻기 위해 남녀는 10분이 안 되는 시간에 20차례 넘게 같은 장면을 반복했다. 모래사장에서 몸을 날려 두 팔을 쭉 뻗거나 발레의 한 동작을 연출한다. 1.3m 이상 뛰어올랐으나 트램펄린이나 와이어, 컴퓨터 합성장치는 사용하지 않았다. 공중에 오래 머물기 위해 몸부림쳤고, 중력의 법칙에서 해방된 경이로운 순간을 창조해 냈다. 믿기지 않는 사진을 찍어온 주인공은 미국 뉴욕의 사진가인 조던 매터(47). 중력을 거부한 쭉 뻗은 몸매를 지닌 무용수들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에 유머를 덧입혔다. 대자연과 지하철역, 극장, 광장 등을 배경으로 펼치는 ‘익스트림쇼’ 같은 몸동작은 작가가 연사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1000분의 1초에 담아낸 것이다. 이렇게 나온 사진집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은 지난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반스앤노블 최고의 책에 선정됐다. 매터의 사진은 늘 생기가 넘친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서 은퇴한 캐린은 딸이 탄 유모차를 잡고 점프하고, 흑인 남성과 동양인 여성은 시민들로 가득한 횡단보도에서 익살스럽게 날 듯 뛰어오른다. 매터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사진은 관객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소년이 와인병을 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하던 작가는 배우를 거쳐 사진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화가, 사진가, 영화감독인 증조부, 조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조모인 메르세데스 칼스 매터는 뉴욕 스튜디오 스쿨의 창립자다. 매터의 기행은 한국에서도 이어진다. 23일 국립발레단 객원 수석무용수인 김주원과 공동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서울 광화문과 시청, 남대문시장 일대를 돌며 서울댄스프로젝트와 게릴라 춤판을 벌인다. 그의 사진전은 24일부터 두 달간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02-736-4371)에서 이어진다. 단조로운 일상과 후텁지근한 장마에 지쳤다면 미술관에서 힐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02-720-5114)은 오는 9월 22일까지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명상의 공간을 제공하는 이색 전시회 ‘아트피스:예술로 힐링하는 법’을 연다. 전시공간은 말 그대로 와서 좀 편하게 쉬다 가면 되도록 꾸몄다. 금민정·박기진·산업예비군·유상준·애브리웨어·HYBE·Kayip 등 7명의 작가(단체)가 휴식과 명상을 테마로 작품을 만들었다. 음향 분수의 사운드 세례를 온몸으로 받거나 방 한칸을 모두 차지한 해먹에 온몸을 던져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의자에 편하게 기대어 앉아 빛의 미묘한 움직임을 관찰할 수도 있다. 김윤옥 큐레이터는 “미술관과 전시, 예술의 변화된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물질만능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설치, 사운드, 미디어 등 확장된 예술 작업을 체험하도록 해 내적 성찰의 시간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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