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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김성곤 위원이 만났습니다 - ‘MB 저격수‘ 정두언 前의원 평창동계올림픽이 마무리되면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유용과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MB) 전 대통령 소환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미 MB의 형인 이상은 회장, 조카 이동형 부사장, 아들 이시형 전무(이상 다스),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 친인척이 줄줄이 조사를 받았다. 관심은 MB와 부인 김윤옥 여사로 모아지고 있다. 2007년 대선 때 MB의 가족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 세 가지가 있었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정두언 전 의원을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뜻 맞는 전직 관료들이 모여서 일한다는 그 법인의 휴게실 벽엔 수십 병의 와인이 채워진 와인 냉장고가 있었고, 옆엔 드럼, 색소폰, 기타 등이 있는 연주실이 구비돼 있었다. 그때서야 정 전 의원이 음반을 낸 아마추어 가수라는 게 기억났다. 동료가 모여서 가끔 노래와 연주를 한단다. 궁금한 것은 경천동지였지만 바로 묻진 못했다. “그런 것은 말 못 해요”라고 하면 인터뷰가 싱겁게 끝날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근황부터 물었다.→요즘 같으면 정치를 접은 것 같다. 방송인도 괜찮은 것 같은데. -종편과 라디오 몇 개, 자원봉사 겸해서 다문화TV에 나가서 진행도 하고 패널도 한다. 인터넷 강의로 상담도 하고 있다. 진짜 은퇴하면 자원봉사하려고 자격증도 땄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카운슬러라면 잘할 것 같았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지 않나. 허허허. →그래도 본업은 정치 아닌가. -정치는 그만뒀다. 접었다. 지구당 사무실도 정리했고 당 소속도 없다. 정치 접었다고 써도 된다. 어릴 적 꿈은 연기였다.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는데 연락이 안 온다. 이 나이에 주인공을 할 것도 아니고, 악역을 하고 싶다. 황정민이나 송강호도 악역으로 시작한 것 아닌가. 그래야 뜬다. 하하하. →‘MB 저격수’로 불려서 나중에 정치에 부담되는 것 아닌가 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말 다하면서 하자고 다짐했다. 정치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정치를 하면서 무엇을 하는가가 목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다. 난 다섯 번 출마를 했는데 한 번도 공천 경합을 한 적이 없다. 우리 지역구(서대문을)가 구여권에 굉장히 불리한 곳이어서 공천 신청자가 없었다. 눈치 볼 필요가 없었다. →나중에 마음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어느 당에 가겠나. 정치를 하려고 해도 방법이 없다. 길이 있어야 정치를 하지. 당이 있어야 정치를 하지, 정치권이 천지개벽하듯이 변하면 몰라도 지금은 정치를 할 수 없다. 자의 반 타의 반 정치 그만두게 된 거다. →본래 고향은 어디인가. -광주다. 작고하신 백부가 광주에서 6선 하신 정성태 전 의원이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생활이 어려워 어렸을 때 광주 외가 등에서 좀 살았다. 하지만 학교는 모두 서울에서 다녔다. 차별을 받아서인지 호남 사람이 서울에 살면서 호남 출신이라고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 되니까. 평생 안 그러다가 “내가 호남이다”라며 총리도 하고, 장관 한 사람도 많다. MB 정권 땐 장관을 시켜 놓고 원적을 찾아내 호남 사람 만들기도 했다. 오기 때문인지 차별받으니까 오히려 난 호남이라고 박박 우기며 살았다. 공무원 시절 청와대 파견 갔는데 신원 조회에서 세 번이나 걸렸다. ▶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MB가 당선되고 인수위원회에서도 그런 게 있었나. -그때 내가 인사를 많이 주관했다. 요즘 실세라고 하나. 견제가 심했다. 세 번에 걸쳐 나를 음해했다. 엉뚱하게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도 하고, 대구에서 국회의원도 한 H씨가 MB를 만나 “물갈이를 해야 하는데 정두언을 그대로 두면 호남 출신만 중용할 것이다.” 이게 첫 번째다. MB가 수긍 안 하니까 “정두언이와 일하는 애들이 운동권인데 그대로 두면 빨갱이 세상 못 바꾼다.” 두 번째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세 번째로 들이댄 게 “정두언이가 부인 화랑을 하면서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했다더라. 결국은 내가 나오고 그 자리를 박영준(당선인 비서팀 총괄팀장)이 차지했다. 형님(이상득 전 의원) 뜻대로 된 것이다. 그 후 그들이 결국 인사를 좌지우지한 것 아닌가. →MB가 왜 그렇게 형님에게 의존했다고 보나. -형님한테 빚을 많이 진 셈이다. 특히 돈 관리는 위험한 것인데 형님이 다 했다. 그래서 이상득 전 의원이 한 번은 저축은행으로, 그다음은 포스코 관련으로, 이번에는 특수활동비로 조사를 받는 것 아닌가. 역할 분담을 한 것이다. MB는 우유부단해서 인사나 이런 것은 결정을 못 한다. 형님이 그런 것 나서서 많이 했다. 인사를 못 한다는 것은 사람을 못 믿는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의심하는 줄 아는가. 잘 속이는 사람이 의심도 많다. 남들도 다 그러리라 생각한다. →MB와 틀어지게 된 계기는. -결정적인 게 한상률 전 국세청장 때문이다. 대선 후 국세청에 MB 파일을 내놓으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 한 전 청장이 만든 것들이다. 검찰에서 ‘도곡동 땅이 제삼자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애매하게 결론 내렸지만, MB를 많이 괴롭힌 파일이다.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최대 걸림돌이 도곡동 땅이었고 본선 때는 BBK였다. 그래서 MB에게 국정원과 국세청 파일을 받겠다고 보고까지 했다. 그런데 국정원 자료는 신문 스크랩 수준이었다. 국세청에도 파일을 내놓으라고 했더니 아무리 독촉해도 안 내놓았다. 이게 남아 있으면 나중에 무슨 일을 할 줄 모르니까 (방비 차원에서) 한 것인데…. 아마 그때가 한 전 청장과 이상득 전 의원이 거래를 했던 때였던 것 같다. 이 전 의원 아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을 때니까. 그런데 한 전 청장이 “정두언이가 MB 파일 뒤지고 있다”고 모함을 한 것이다. MB에게 “쓸데없는 짓하고 다닌다”며 한 시간을 깨졌다. 당선자 신분이니까 롯데호텔에서 박영준 팀장, 김모 교수 등 셋이 있는 자리였다. 나는 그를 보호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 파일이 진짜 문제가 있는 거였다. 지금 그게 드러나고 있다. 그때부터 틀어졌다. 자기가 떳떳하지 못하니까 날 배척한 것이다. →그런데도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해서 인수위에서 나왔는데 나를 괴롭혔다. 뒷조사하다가 나에게 들켰다. 그때 내가 모 언론사 간부하고 술 먹다가 욱해서 MB 정권의 인사 등에 대해 하소연을 했는데 그게 ‘고소영 강부자’(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에 강남 부동산 자산가가 요직을 차지한다는 것을 빗댄 말) 내각 건이다. 그 이후에 박영준 등 청와대 참모 개편이 이뤄졌다. 원인은 이상득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55인 서명 파동도 이재오 전 의원이 시작해 놓고 쏙 빠지면서 내가 총대를 멨다. 65세 이상을 커트라인으로 정해 박희태 전 의원 등은 공천에서 다 날리면서 형님만 준 것 아닌가. 결국은 내가 주동자를 자임했다. 내가 모든 게 옳진 않지만, 그래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박근혜 정부 때 유승민 의원 쫓아내려고 할 때도 나는 바른말을 했다. 그러다가 배신자로 덧칠해졌고, 권력과 투쟁만 하는 사람이 돼 버렸다. →경천동지를 언급해 화제다. 욕도 많이 먹고. -경천동지를 꺼낸 배경을 생각했으면 한다.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착실하고 깨끗한 친군데 이혼했다가 재결합했다. 어려울 때 집이라도 하나 만들어 보려고 실수를 한 것인데 “너 돈 받은 놈 아니냐” 하고 내쳐 버렸다. 김희중은 MB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실수 한 번에 내쳐졌다. 부인이 기다리다가 출소 두 달 전에 자살했는데 문상도 없었다. 그런데 각종 의혹에 대해 최근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떳떳한 것처럼 하는 것을 보고 나서 어이가 없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사실 MB와 나만 아는 것이 있잖겠는가. 적어도 본인은 알 텐데, MB는 공사 구분이 안 된다. ‘권력의 사유화’란 말을 내가 처음 만들어 냈다. 정권을 잡은 게 아니라 이권을 잡은 것이라고 했잖나. 국민은 MB는 실제로 돈이 많은데,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왜 그러냐고 욕한다. 병적이다. 돈이 신앙인 것이다. →MB 구속이 불가피해 보인다. -형량이 얼마냐만 남은 것 같다. 그에게는 선민의식이 있다. “하늘이 자신을 보호하고,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이 잘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를 자주했다. 자기 뜻대로 인생이 흘러왔고 돈, 명예, 권력을 다 가진 그에겐 지금이 괴로울 것이다. →경천동지에서 한 발짝만 더 나가 보자. 가족과 돈 얘기라고 했는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관련된다고 얘기했다. 돈 얘기 아닌 것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돈이다. 이후에 돈이 들어갈 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말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 밝히면 MB에게 큰 위해가 간다. 지금도 MB는 물려 있는 데 나까지…. →김윤옥 여사 얘긴가. -(한참 생각을 하더니) 엄청난 실수를 했다. 정신 나간 일을 한 것이다.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내가 무슨 짓까지 했냐면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서도 써 줬다. 거기서 요구하는 돈도 다 주면서…. 사재를 털어 가면서 많이 줬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MB 정부 출범 후에 찾아왔더라. 그래서 내가 “권력하고 멀어져 있었는데 살아 있는 권력에 가서 얘기하라”고 했다. 자기네가 기획 일을 한다고 하더라. 인쇄 이런 것인데 당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도와주라고 했더니 그냥 대충해서 보낸 모양이더라. 그래서인지 그 이후에도 자꾸 괴롭히기에 청와대 가족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경찰 출신 김모 행정관에게 연결해 줬다. 그 후 보상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이 건도 수사를 할 것으로 보나. -검찰에서 누군가 선을 대서 내게 한 번 연락이 왔다.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엮이긴 싫었다. 그리고 아마 MB가 구속되더라도 거기까진 안 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지간하면 가족을 같이 구속하지는 않으니. 여기까지만 하자. sunggone@seoul.co.kr■ 정두언 前의원 프로필 4집 음반을 낸 아마추어 가수다. 지금은 시사평론가이지만 꿈은 연기자였다. 악역을 원해 곳곳에 문을 두드리지만 아직 답을 못 받았다. 좀더 늙으면 어려운 이웃에게 상담을 해주는 카운슬러가 되려고 한다. 상담사 자격증도 땄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상과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24회)에 합격해 21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끝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서울 서대문을)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뒤 3선을 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이명박(MB) 후보를 도와 서울시장 당선에 기여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MB의 최측근이었다. 대선 뒤 당선자 비서실 보좌역으로 인수위원회에 참여했지만, MB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에 밀려 중도 하차한다. 이후 한나라당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소장, 19대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뒤 우울증에 빠져 모진 맘을 먹기도 했었다. 지금은 방송에 출연하며, 행정서비스 자문 및 대행 법인인 ALPS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 ‘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 인생캐릭터 또 만들었다

    ‘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 인생캐릭터 또 만들었다

    ‘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가 다시 한 번 인생 캐릭터와 함께 돌아왔다.지난 20일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김선아는 극빈 돌싱녀 안순진으로 완벽 변신했다. 인생의 유일한 사랑이자 첫 사랑인 전 남편 은경수(오지호 분)와 이혼 후 빚 독촉에 시달리는 순진(김선아 분)은 이미라(예지원 분), 황인우(김성수 분)의 소개로 손무한(감우성 분)과 소개팅을 했다. 절친 미라의 성화에 한껏 멋을 부리고 자리에 나갔지만 뇌섹남 꽃중년이라던 무한은 등산복으로 중무장한 진상 폭탄이었다. “재혼 생각 없다. 이름 때문에 나왔다”는 무한을 소시오패스 변태로 오해한 순진이지만, “일곱 번만 하자”며 도발적인 제안을 했다. 하지만 번번이 순진의 예상과 빗나가는 무한의 기행에 결국 “첫 눈에 그 쪽이 폭탄인걸 알아봤다. 만나서 재수 없었다”는 팩트 폭행을 날리며 유유히 빗속으로 걸어갔다. 첫 만남은 최악이었지만 순진이 두고 간 휴대폰을 무한이 챙겨가면서 인연은 이어졌다. 미라는 이혼 전 재벌 사위였던 무한의 재산을 언급하며 “널 수렁해서 구해줄 로또. 우리 시대의 의인”이라며 재혼을 적극 추천했다. 신용불량자가 된 채 빚에 시달리며 당장의 생계조차 어려운 순진은 철벽남 무한을 향한 작업에 돌입했다. 넘어올 듯 아닐 듯 알쏭달쏭한 무한의 반응에는 이유가 있었다. 순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6년 전 비행기에서, 4년 전 법원 앞에서 무한은 그녀와 만났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욕실 누수로 실랑이를 벌이는 401호 여자와 501호 남자였다. 누수 문제 때문에 경비와 함께 401호에 들어간 무한은 순진의 사진과 승무원 유니폼, 그리고 압류 딱지들을 보며 심상치 않은 인연을 직감했다. 발칙하고 솔직한 안순진의 매력이 첫 회부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시니컬하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순진의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 극을 총천연색으로 수놓았다. 무한과의 소개팅에서 ‘사랑해도 될까요’를 코믹하게 개사해 직접 부르는가 하면 내연녀였던 지민(박시연 분)의 딸에게 ‘내연녀’, ‘전부인’ 등의 단어를 가르치고 무한을 유혹하겠다며 등을 움찔거리는 순진은 현실적이어서 사랑스러웠다. 김선아는 자칫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조차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탁월한 감각으로 맛깔스럽게 살렸고 엉뚱한 말실수까지도 쫀쫀한 대사 소화력으로 빚어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역대급 매력을 선보인 순진은 오직 김선아만이 가능한 연기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 공항을 맨발로 질주하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과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을 세밀하게 조율하는 연기도 빛났다. 첫 장면부터 눈물 연기로 궁금증을 자아내더니 곳곳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통쾌함을 선사했다. 특히 김선아의 절절한 눈물연기는 순진이 짊어진 아픔을 고스란히 전하며 아릿한 감성을 자극했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폭넓은 감성을 오가며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예정. 로코부터 정통 멜로까지 넘나들었던 멜로퀸 김선아가 보여줄 차별화된 어른 멜로가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선아는 첫사랑이었던 남편과 이혼하고 가압류 상태에다가 장기 매매를 생각할 정도로 눈물겨운 순진의 불행을 신파로 표현하는 대신 모든 사람이 느낄법한 보편적인 외로움으로 풀어냈다. 사진=SBS ‘키스 먼저 할까요’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기소액연체 25만 2000명 ‘추심 중단’

    새달 1일 ‘온크레딧’서 조회 1000만원 이하 빚을 10년 이상 갚지 못한 연체자 46만여명에 대한 빚 독촉이 중단되고 채무가 탕감된다. 다음달 1일부터 해당자는 온크레딧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말 발표한 장기소액연체자 지원대책에 따라 총 46만 2000명에 재기 지원 결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정부는 우선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된 25만 2000명(1조 2000억원)에 대한 추심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의 재산 상황에 변동이 없다면 3년 이내에 해당 채권을 소각처리한다.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장기소액연체자 40만 3000명 중 현재도 연체중인 사람을 대상으로 심사를 해서 추려낸 결과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31일 기준으로 연체가 10년 이상이면서 원금이 1000만원 이하인 장기소액연체자를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이중 중위소득 60%(1인 가구 월 99만원) 이하이고 보유재산 및 해외 출입국 기록이 없는 경우에만 지원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민행복기금 주채무자의 연대보증인 23만 6000명 중 보유재산이 없는 21만명(2조원)은 즉시 채무면제 조치를 취했다. 대상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온크레딧), 국민행복기금,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및 콜센터에서 다음달 1일부터 조회 가능하다. 국민행복기금이 채권을 보유한 사람 중 현재 상환중인 사람이나 개인회생·워크아웃이 진행중인 사람, 민간 금융회사 및 대부업체 연체 채무자는 다음달 말부터 지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액운 없앤다” 6개월 아기 향불로 지져 죽인 엄마 징역형

    “액운 없앤다” 6개월 아기 향불로 지져 죽인 엄마 징역형

    “액운을 없앤다”며 자신이 낳은 6개월 아기의 온 몸에 향불을 놓아 고통 속에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여성에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 여성은 샤머니즘을 맹신해 무녀가 시키는대로 하다 자신의 자식마저 죽인 살인자가 돼버렸다.부산지법 형사17단독 김현석 판사는 24일 아동복지법(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위반과 사체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하고 A씨를 법정구속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03년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친언니를 통해 사이비 무녀인 B씨를 알게 됐다. A씨는 “기도를 하지 않으면 가족이 더 큰 액운으로 고통받는다”는 B씨 말을 맹목적으로 믿고 6년간 전국 사찰을 돌면서 방생기도 자금을 대느라 많은 빚을 졌다. 결국 대출 받은 돈을 갚지 못해 빚 독촉에 시달리던 A씨는 2009년 B씨 소개로 B씨 사촌 동생이자 승려인 C씨가 있는 절에 몸을 숨겼다가 이듬해 2월 C씨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낳았다. A씨는 B씨의 지시에 따라 미숙아로 태어나 집중 치료를 받던 아기를 생후 17일 만에 퇴원시킨 것은 물론 필요한 치료나 신생아 필수 예방접종도 거의 하지 않았다. B씨는 “집안의 모든 액운이 너와 아기로 인해 발생해 몸을 태워 업장을 없애야 한다”며 두 달 동안 A씨의 온몸에 불을 붙인 향을 놓는 종교의식인 ‘연비’를 행했다. A씨는 이 때문에 어깨에 큰 화상을 입어 절에서 일하지 못하게 됐고 B씨 집에서 함께 살게 됐다. B씨는 “절에 기도하러 보냈는데 왜 애를 만들었느냐”고 화를 내면서 “액운이 사라지지 않아 아기에게도 ‘연비’ 의식을 하겠다”며 6개월 밖에 안 된 아기 몸 곳곳에 향불을 놓는 학대 행위를 했다. A씨는 친자식인데도 살이 타는 듯한 고통에 우는 아기를 외면한 채 방치했다. 화상을 입은 아기는 별다른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하루 만에 숨졌다. A, B 씨는 아기 시신을 쇼핑백에 넣어 경북의 한 야산으로 옮긴 뒤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여 훼손했다. 김 판사는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에게 필요한 의료 조치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하거나, B씨와 공모해 어른조차 견디기 어려운 종교 행위를 한 뒤 보호조치를 전혀 하지 않아 아기를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훼손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결했다. 김 판사는 “초범인 A씨가 반성하고 공범인 B씨에게 정신적으로 지배당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거나 가담한 점, 아기에 대한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는 2011년 사망해 기소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경비원에 떠넘긴 ‘금연아파트’ 유감/정현용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경비원에 떠넘긴 ‘금연아파트’ 유감/정현용 정책뉴스부 기자

    내년 2월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 발코니, 화장실 등 실내에서 피우는 담배연기 때문에 간접흡연 피해가 발생하면 관리사무소가 조사해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정부는 흡연으로 인한 층간 분쟁을 막을 수 있는 최소 장치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실제 흡연으로 인한 분쟁은 심각하다. 2014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동주택 간접흡연 피해 관련 민원은 726건으로 층간소음 민원(517건)보다 훨씬 많다. 문제는 경비원 몫인 ‘흡연 조사’다. 그렇지 않아도 을(乙)의 입장에서 고초를 겪는 경비원들이다. 이런 방식은 금연아파트 공용 공간에서 흡연을 금지한 것과는 다른 문제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아파트 계단이나 복도,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공용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적발하면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한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에는 단속할 여력이 없다. 순찰 인력이 없는데다 굳이 목소리를 높여가며 주민과 마찰을 빚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국 260여 금연아파트에서 단속 실적은 없다. 층간 흡연분쟁 중재는 상황이 다르다. 입주민이 조사를 요청하면 경비원이나 관리사무소 직원이 무조건 출동해야 한다. 고통받는 입주민은 한시라도 빨리 경비원이 출동하도록 독촉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갑(甲)인 흡연 입주민을 설득하는 임무도 경비원에게 주어진다. 그러나 이웃도 안중에 없는 이가 경비원 출동을 겁낼 리 만무하다. 경비원들은 벌써부터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질 가능성’을 떠올린다. 정부 고민도 이해한다. “사적 공간에 공권력을 투입할 수는 없지 않느냐. 첫발을 뗀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 나아가 신고가 누적될 경우 공적 색깔이 강한 주민 자치조직이나 지자체가 나서 최소한 중재 도움이라도 주도록 장치를 만드는 것은 어떤가. 아파트 전체 공간을 공공장소로 본다면 무분별한 흡연 피해를 줄이는 것은 어느 정도 국가와 사회에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을 온전히 경비원에게만 주는 것은 정부도 해결하기 어려운 공적 임무를 민간에 떠넘긴다는 인상만 준다. 극소수 금연아파트를 늘리고 단속 체계를 보강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부정적 표현 대신 금연의 긍정적 효과를 적극 확산하고 유인책을 통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금연아파트 지정에 나서도록 도와야 한다. junghy77@seoul.co.kr
  • [159만명 채무 탕감] 대부업 규제 강화…2조 6000억 민간기금서 충당 논란

    부정감면자 최장 12년 불이익 장기연체자 도덕적 해이 방지 일각선 “은행들 팔 비트는 꼴” 일시적 연체가 장기 연체로 전락하고 채무자가 ‘빚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이유는 금융권의 과도한 부실채권 재매각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소멸시효가 연장되고 영세 대부업체의 과잉 채권추심(빚 독촉)이 발생한다. 정부는 대부업체 규제 강화를 통해 장기연체자 발생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중 부실채권 주요 매입자인 매입채권추심업자의 자본요건 등을 상향해 영세 대부업자의 무분별한 진입을 차단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등록 자기자본 요건을 현행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고 상시인원 5인 이상이라는 인력 요건도 신설할 예정이다. 대부업체가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돈줄도 막는다. 대다수 대부업체는 매입한 부실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아 추가로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대출 금리 이상을 회수하기 위해 과잉 추심에 나선다. 금융위는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업자가 전체 대출 규모 중 일정 비율 이상은 대부업체에 대출할 수 없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대부업체의 채무조정 활성화를 위해 신용회복위원회 의무 가입 대상 범위를 확대(자산 기준 120억원→100억원)하고 미가입 시 과태료를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린다. 장기연체자가 채무조정을 기대하며 도덕적 해이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채무조정 신청자의 금융자산, 카드 사용 내역, 거주지 임대차 계약서 등을 활용해 상환 능력을 심사한다. 미신고 재산이나 소득을 발견하기 위해 ‘부정감면자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신고자를 포상한다. 부정감면자는 신용정보법상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해 최장 12년간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가 채무원금 탕감액 6조 2000억원 중 국민행복기금 보유분(3조 6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 매입·소각을 위해 마련할 별도 기구의 재원을 시민·사회단체의 기부금과 금융권 출연금 등으로 충당한다고 밝히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기소액연체자의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 문재인 정부 공약을 지키기 위해 결국 은행들 팔을 비트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들은 개인 대출채권이 연체되면 1년 내에 장부상 100% 손실 처리를 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사들이 헐값에 매각한 채권을 사들여 추심업을 해 온 대부업체들도 반발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채무조정 대상 채권은 은행 입장에서는 이미 매각해서 큰 영향이 없겠지만 소규모 매입채권 추심업체들은 본업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10년 이상 소액연체자 159만명 빚 탕감

    10년 이상 소액연체자 159만명 빚 탕감

    할머니 금모(72)씨는 폐지를 수집해 생계를 이어 간다. 남편 이모(76)씨는 당뇨와 관절염으로 거동도 못하고, 부양해 줄 자녀도 없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월 84만원의 생계급여를 받지만, 남편 약값에 월세를 내면 빠듯하다. 한 달 5만원 수입에 불과한 폐지수집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금씨는 북풍한설보다 더 두려운 게 빚 독촉이다. 15년 전 남편이 장사밑천으로 금씨 명의로 850만원을 빌린 게 화근이었다. 연체이자가 3500만원으로 늘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 채무조정기구인 국민행복기금은 “부채를 90% 감면해 10년간 분할 상환하라”고 했지만, 갚을 엄두를 못 냈다.금 할머니와 같은 장기소액연체자들에게 빚 탕감할 기회가 열렸다. 정부가 원금 1000만원 이하의 빚을 10년 이상 갚지 못한 장기소액연체자 159만명에 대해 상환능력 심사를 거쳐 최대 6조 2000억원의 채무를 내년 2월부터 없애 주기로 한 덕분이다.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29일 이런 내용의 장기소액연체자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장기소액연체자는 모두 159만명으로 추산된다. 평균 연체기간은 14.7년, 1인당 평균 연체 원금은 450만원 정도다. 대출 원금 총액은 6조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내년 2월부터 신청을 받은 뒤 채무탕감 대상을 선정하기로 했다. 회수 가능한 재산이 없고, 월 소득이 중위소득의 60% 이하(1인 가구 기준 99만원, 4인 기준 268만원)면 추심을 즉시 중단한다. 채무탕감은 최대 3년 이내이다. 채무조정을 받고 상환 중인 이들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 즉시 채무면제가 가능하다. 정부는 민간금융회사 등이 보유한 2조 6000억원의 채권을 매입·소각할 한시적 별도 기구도 내년 2월 설립한다. 재원은 금융권 출연금과 시민·사회단체 기부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금감원 “빚 독촉 3영업일 전에 세부 내용 통지해야”

    앞으로 대부업체 등은 빚 독촉에 착수하기 3영업일 전에 채무자에게 빚의 원금과 이자, 불이행기간 등 세부 명세를 통지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7일부터 이런 내용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채권추심 금융회사들은 연체 발생 등에 따라 변제촉구 등 추심업무에 착수하는 경우, 착수 3영업일 전에 추심채권의 세부명세를 채무자의 이메일, 우편 또는 이동전화번호로 통지해야 한다. 채권처리절차 안내문과 불법 채권추심 대응요령, 소멸시효 완성채권 추심 관련 금융소비자 유의사항 등도 사전에 알려야 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범 검찰 송치…풀리지 않은 의문들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범 검찰 송치…풀리지 않은 의문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허모(41)씨의 신병이 검찰로 송치됐다. 허씨는 경찰의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 등 사건의 실체를 풀 수 있는 핵심적인 질문들에는 진술을 줄곧 거부했다. 하지만 경찰은 현재까지 수집한 증거만으로도 허씨의 살인 혐의 입증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경기 양평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허씨를 3일 오후 검찰에 송치했다. 허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8시 50분 사이 양평군에 있는 윤 사장의 아버지 윤모(68)씨의 자택 부근에서 윤씨를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의해 이튿날인 26일 오후 5시 45분쯤 전북 임실의 국도상에서 검거됐고, 그로부터 3일 뒤인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경찰은 허씨가 범행을 시인한 점, 그가 입고 있던 바지와 신발에서 윤씨의 유전자가 검출된 점 외에 허씨가 범행 시간대에 사건 현장 주변을 오간 점, 범행 후 허씨가 윤씨의 벤츠를 몰고 현장을 떠난 점, 윤씨의 지갑과 휴대전화를 가져간 점 등을 통해 허씨의 강도살인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검거 직후 허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허씨를 살해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 “내가 내 정신이 아니었다.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계획 범죄’가 아닌 ‘우발적인 범죄’임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허씨가 돈이 궁해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강·절도 행각을 벌이여다 살인까지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허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허씨가 지난달 21일~25일 수갑·가스총·핸드폰 추적·고급 빌라 등을 검색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허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한 결과 범행 일주일 전인 지난달 18~19일 용인지역 고급 주택가를 둘러본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허씨가 둘러본 용인이나 양평 현장이 모두 고급 주택이 많다는 점에서 허씨가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의심한다. 실제 허씨는 금전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 문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이후 대부업체 및 카드사로부터 대출금 납부를 독촉하는 문자가 여러 차례 왔다. 앞서 허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8000만원을 빚져 월 200만∼300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9월부터는 대출업체로부터 200여통의 빚 독촉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범행 후 허씨가 보인 행적이나 범행 현장 수습 과정은 ‘우발 범죄’에서 나오는 패턴이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강도 범행은 치밀하게 계획했을지라도 살인은 우발적으로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경찰은 지난달 30일 허씨의 아버지 묘소가 있는 전북 순창의 한 야산 일대를 감식하던 중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전체 길이 20㎝(날 길이 8㎝)의 과도를 발견했다. 이 흉기는 범행 도구로 쓰인 것이 맞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과도를 1차 감정한 결과 피해자의 유전자(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하지만 윤씨의 시신에 남은 흉기 상흔의 깊이가 모두 흉기의 날 길이인 8㎝ 미만인데다 흉기가 발견된 장소가 특이하고, 흉기가 비교적 새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범행 도구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현장검증을 생략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송치 직전까지 마지막 피의자 조사를 벌였으나 허씨의 태도 변화가 없어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사건 송치 때까지 범행 동기나 범행 도구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으면서, 남은 숙제는 검찰로 넘어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해 사건 실체를 밝히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범행 전후 행적과 옷에서 검출된 피해자 혈흔 등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범 범행 전 고급빌라 등 검색…빚독촉에 강도 계획 세워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부친(68)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허모(41)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가스총·고급빌라 등을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부업체와 카드사의 독촉 문자까지 발견되고 범행 일주일 전 용인 고급 주택가를 둘러본 사실도 추가로 확인돼 돈이 궁했던 허씨가 강·절도 행각을 벌이려다 살인까지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30일 “허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이달 21일부터 범행 당일인 25일 새 수갑·가스총·핸드폰 추적·고급 빌라 등을 검색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허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한 결과 범행 일주일 전인 18~19일 용인지역 고급 주택가를 둘러본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허씨가 둘러본 용인이나 양평 현장이 모두 고급 주택이 많다는 점에서 허씨가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의심한다. 실제 허씨는 금전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 문자를 분석한 결과 9월 이후 대부업체 및 카드사로부터 대출금 납부를 독촉하는 문자가 여러 차례 왔다. 앞서 허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8000만원을 빚져 월 200만∼300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허씨가 살인을 계획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범행 직후 살인 등의 단어를 검색했고, 범행 전에는 살상이 가능한 무기가 아닌 상대를 제압할 때 쓰는 가스총이나 수갑을 검색했다는 게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의 범행 전후 행적으로 볼 때 무언가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살인 범행 후 허술한 현장 수습은 우발 범죄에서 나오는 패턴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허씨가 절도 또는 강도 범행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벤츠를 몰고 귀가하는 윤 사장 부친과 마주치자 금품을 빼앗으려 몸싸움을 벌였고, 살인으로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허씨의 자백을 독촉하고 있다. 윤씨가 사건 당일 갖고 있던 휴대전화와 지갑은 사라진 상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 한쪽은 투기 대출, 한쪽은 생계…‘금융 격차’ 심해지는 20대

    [단독] 한쪽은 투기 대출, 한쪽은 생계…‘금융 격차’ 심해지는 20대

    주담대 증가율 2년 새 2배 이상 저축銀 무직자 대출 절반 20대 다른 연령층보다 연체율도 높아20대 사회초년생 사이에 ‘금융 빈부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생활비나 학자금 대출 등 ‘생계형 대출’이 다수이지만, ‘부동산 투자형 대출’을 받는 20대도 없지 않았다.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류의 ‘창업 대출’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부동산 불패에 기대 지대추구를 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대출해 무모하게 투자하다 패가망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법학대학원에 진학한 김모(25)씨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 어려워 얼마 전 은행에서 생활비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자신과 달리 은행 대출로 오피스텔에 투자해 수익을 낸 선배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김씨는 “그 선배가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는 동시에 은행 등으로부터 8000만원을 대출받고, 약 2억원의 오피스텔을 구매한 뒤 월세 65만원을 받는다고 했다”며 “그 선배처럼 부모로부터 경제적 도움에 재테크 방법까지 전수받아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례가 주변에 적지 않다”고 전했다. 19일 서울신문이 확보한 A은행의 20대 주택담보대출 실적에 따르면 2014년 말 잔액은 9215억원에서 2015년 말 1조 4316억원, 2016년 말 1조 7550억원으로 2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20대 차주 비중은 2014년 말 1.8%에서 올 9월 말에는 1조 8674조원으로 2.7%로 증가했다. 또 다른 B은행의 20대 주택담보대출 비중도 지난 6월 기준 2.5%로 비슷했다. 20대 주담대의 증가를 지대추구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개운치 않은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 투자이익을 올리는 A씨와 달리 ‘생계형 대출’을 받았다가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20대는 다수다. 직장인 박모(26)씨는 대부업체에서 대출했다가 직장 상황이 악화돼 빚 독촉에 시달렸다. 청소일을 하는 가족들 생활비를 보태던 채모(28)씨도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가 채무 불이행자가 됐다. 대출상환을 못 하는 20대는 증가 추세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위 20개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20대의 연체율이 2014년 말 3.8%에서 지난 6월 말 5.7%로 높아졌다고 이날 밝혔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도 지난해 저축은행에서 대출한 무직자 2만 736명 중 절반 이상이 20대(1만 1262명)였다고 최근 집계했다. 김영환 전 국민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6월 20대 신용대출은 은행 3조 8000억원, 저축은행 1조원 등을 기록했다. 20대 투자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연령층보다 금융 이해력이 낮은 탓에 정확한 정보 없이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직장인 최모(27)씨는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부동산에 투자했으나 투자 사기를 당하고 수익은 전혀 없이 매달 원리금만 약 100만원을 내고 있다. 지난해 공인회계사(CPA)에 합격한 대학생 이모(25)씨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뒤 주식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을 봤다. 전문가들은 20대가 투기적 금융을 하는 것을 지양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버지 세대보다 직업을 잃을 확률이 높은 청년들은 소득의 불확실성 탓에 투기 유혹에 빠지기 쉽다”면서 “저축 등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대 대출은 특정 목적에 맞도록 이뤄져야 하고, 만약 창업이 목적이라면 지분투자를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20대 대출도 양극화…부동산 투자·생계형 연체 모두 껑충

    [단독]20대 대출도 양극화…부동산 투자·생계형 연체 모두 껑충

    20대 사회초년생 사이에 ‘금융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생활비나 학자금 대출 등 ‘생계형 대출’이 다수이지만, ‘부동산 투자형 대출’을 받는 20대도 없지 않았다.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업대출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부동산 불패’에 기대 지대추구를 한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출해 무모하게 투자하다 패가망신도 한다.  올해 법학대학원에 진학해 생활비 대출을 받으려던 김모(25)씨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 어려워 대출을 받는 자신과 달리 대출을 받아 오피스텔에 투자해 수익을 낸 선배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 김씨는 “A씨가 약 8000만원을 빌려 1억 8000만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구매해 월세 65만원을 받는다고 했다”고 “돌아보니 A선배 같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20대의 부동산 구매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A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살펴보았다. 20대의 2014년 말 잔액이 9215억원에서 2015년 1조 4316억원, 2016년 말 1조 7550억원으로 2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A은행 20대 차주의 비중은 2014년 말 1.8%에서 2016년 말에는 2.6%로 증가했다. 올 9월말 현재는 1조 8674조원으로 2.7% 비중이다. 20대 주담대의 증가를 지대추구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개운치 않은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 투자이익을 올리는 A씨와 달리, ‘생계형 대출’을 받았다가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20대는 다수다. 직장인 박모(26)씨는 대부업체에서 대출했다가 직장 상황이 악화돼 빚 독촉에 시달렸다. 청소일을 하시는 가족들 생활비를 보태던 채모(28)씨도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가 채무 불이행자가 됐다.  대출상환을 못하는 20대는 늘고 있다. 19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위 20개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20대의 연체율은 2014년 말 3.8%에서 지난 6월 말 5.7%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같은당 박찬대 의원도 지난해 저축은행에서 대출한 무직자 2만 736명 중 절반 이상은 20대(1만1262명)였다고 했다.  20대가 다른 연령층보다 금융 이해력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탓에 정확한 정보 없이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사례도 있다. 직장인 최씨(27)는 캐피탈과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부동산에 투자했으나 투자 사기를 당했다. 최씨는 모집자가 잠수를 타는 바람에 매달 이자로 약 100만원을 대신 내고 있다. 지난해 CPA에 합격한 대학생 이모(25)씨는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주식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을 봤다.  전문가들은 20대가 투기적 금융을 지양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버지 세대보다 직업을 잃을 확률이 높은 청년들은 소득에 불확실성 탓에 투기 유혹에 빠지기 쉽다”면서 “저축을 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정한 목적에 맞도록 대출이 이뤄져야 하고, 만약 창업이 목적이라면 지분투자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빚 독촉 3영업일 전 세부명세 통지해야

    다음달부터 대부업체 등 금융사는 빚 독촉을 하기 전에 채무자에게 빚의 원금과 이자, 변제방법 등 세부 명세를 사전 통지해야 한다. 추심 3영업일 전에 통보해야 하는 만큼 주말이 끼어 있으면 통보일은 5일 전 등으로 더 길어진다. 또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해선 무조건 추심을 중단해야 한다. 소멸시효는 대출채권이면 5년이다. 금융감독원은 8일 이런 내용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 개정안’ 시행을 예고하고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다음달 7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금융사는 연체 발생 등에 따라 변제촉구 등 추심업무에 착수할 경우 3영업일 전에 세부명세를 채무자의 이메일, 우편 또는 휴대전화로 통지해야 한다. 세부 명세에는 채무 금액의 원금과 이자, 채무 불이행 기간, 변제 방법, 소멸시효 완성 여부, 문의 방법 등이 들어가야 한다. 아울러 채무자의 항변 여부와 상관없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해선 추심을 중단해야 한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추심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빚 독촉에 필리핀 킬러 고용… 한국인 4년 만에 구속

    빚 독촉에 필리핀 킬러 고용… 한국인 4년 만에 구속

    필리핀 돈 30만 페소(약 750만원)를 주고 현지 ‘킬러’(살인업자)를 고용해 지인을 청부 살해한 40대 남성이 4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는 필리핀인 청부살인업자 A씨에게 돈을 주고 사업가 허모(당시 65세)씨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한 신모(40)씨를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씨는 2012년 9월 필리핀 현지 카지노에 한국인 관광객을 소개하는 에이전시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지인의 소개로 만난 허씨에게 5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신씨는 그 돈을 1년 만에 도박으로 탕진했다. 허씨가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자 신씨는 허씨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2014년 2월 10일 신씨는 A씨에게 “강도로 위장해 허씨를 살해해 달라”고 의뢰했다. A씨는 다른 필리핀인 살인업자 B씨와 오토바이 운전수를 고용했다. 신씨는 2월 14일 6일간의 일정으로 허씨 등 4명을 필리핀 관광도시 앙헬레스로 초청했다. 이어 18일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허씨 일행을 한 호텔 인근 도로로 유인했다.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B씨는 오후 7시 43분쯤 C씨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면서 권총 6발을 발사해 허씨를 살해한 뒤 도주했다. 필리핀에 파견된 경찰은 B씨가 금품을 노리지 않았다는 점, 신씨가 허씨의 죽음에 태연한 모습을 보인 점, 신씨가 허씨에게 5억원의 채무가 있는 점 등에 근거해 신씨를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경찰이 신씨에게 A씨를 소개한 필리핀인 통역사 겸 운전기사 D씨와 총기대여업자 E씨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이들은 “신씨의 의뢰로 A씨 일당이 허씨를 살해했다”는 등 구체적인 범행 과정을 진술했다. 특히 E씨는 각 범행이 이뤄진 정확한 날짜와 A씨 일당의 사진, 그리고 이름까지 넘겼다. 아홉 차례 조사 내내 결백을 주장해 온 신씨는 경찰이 D씨와 E씨의 진술서, 청부살인을 의뢰한 시점에 신씨가 원화를 페소로 환전한 내역 등을 증거로 제시하자 마침내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서 벌어진 청부살인 사건에서 현지인 정범이 검거되지 않아도 한국인 교사범이 처벌될 수 있다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매년 10명 안팎의 한국인이 총기 피살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 2016명 9명이 피살됐다. 이는 해외에서 피살되는 한국인 10명 가운데 4명(40%)에 달하는 수치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대출채권 소각, 채권자와 채무자 간 균형 맞춰야/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월요 정책마당] 대출채권 소각, 채권자와 채무자 간 균형 맞춰야/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채권자가 제 동의 없이 집에 있는 곡물을 모두 가져가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이 항의에 함무라비 법전에서 채권자는 채무자 승인 없이 가져간 곡물 전부를 반환하고 채권도 취소한다. 이 법전이 만들어진 기원전 1750년쯤에도 채권자의 추심이 꽤 가혹했던 것 같다. 함무라비 왕은 채권자 우위의 사회에서 최소한의 채무자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을 법률에 담았다. 그러나 채권자는 채무상환에 실패한 채무자 가족을 노예로 삼을 수 있었다고 하니 고대사회는 채권자 우위의 사회였을 것이다. 현재는 채무 조정, 파산 등을 통해 채무자를 보호하지만, 채무를 갚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여러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또 시효를 연장해 가며 채무를 독촉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 우위의 문화라고 봐야 할 것이다. 채무는 갚아야 하고 채권자의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말 채무를 갚지 못할 상황인 사람에게도 채무를 갚지 못하면 평생 채무 불이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며 경제활동에 제약이 따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벼랑 끝에 내몰린 채무자에게도 사회 경제 활동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포용적 금융’이다. 포용적 금융은 우리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한문학자 장유승씨의 일일공부에 보면 송필항이라는 사람이 숙종에게 올린 상소의 내용이 나온다. “큰 병에 걸린 사람은 원기가 소진되어 간신히 숨을 쉬니, 편안히 눕히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이며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만약 흔들어서 정신을 어지럽히고 괴롭혀서 기운이 빠지게 하면 죽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 백성이 진 빚은 남겨둬 봤자 국가의 재산이 될 수 없습니다. 허울뿐인 장부를 지키면서 진짜 원망을 초래하는 것과 허울뿐인 장부를 버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낫습니까” 이 상소문의 핵심은 허울뿐인 장부를 지키는 것이 부당하다는 말인데 이는 결국 상환 능력이 없는데 계속 추심을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이득이 없으므로 이러한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왕조 때도 상환 능력이 없으면 포용적 금융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있어 왔으며, 최근에 정부와 금융권이 추진 중인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소각이나 장기 소액 연체채권의 채무 경감 방안 모두 이러한 역사적인 고민과 일맥상통한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이미 법률적으로 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므로 추심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편법으로 시효를 부활시켜 채무자들에게 지속적인 추심을 가능케 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어 왔다. 이와 같이 편법으로 추심되는 소멸시효완성채권의 경우 사회질서 안정이라는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를 생각하면 소각하는 편이 맞다. 장기 소액 연체채권의 경우에도 채권자의 권리는 보호돼야 하므로 상환 능력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채무는 끝까지 이행해야 한다. 다만 철저하게 심사를 했는데도 상환 능력이 없다면 포용적 관점에서 채권자에게 극단적 피해가 없는 한 채무자가 사회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적 이익에 부합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상환 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장기 소액 연체채권을 정리해 주면, 기존에 힘들게 상환해 온 사람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으며, 사회적으로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환 능력 심사를 제대로 해서 정말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장기 소액 연체채권을 정리한다면 도덕적 해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정책에 정답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복잡하게 얽혀 있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잘라 버린 알렉산더 대왕의 선례를 참고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 [오늘의 경제 Talk 톡] 소멸시효 완성채권

    ● 소멸시효 완성채권 금융회사가 추심을 포기한 채권이다. 소멸시효는 상법상 5년이지만, 법원의 지급명령 등으로 15년 또는 25년으로 연장되기도 한다. 소멸시효 완성 시 채무자는 변제 의무가 없으나, 빚 독촉 등에 시달려 일부를 변제하면 채무가 부활한다.
  • 16개 은행 대손상각채권 소멸시효 연장… 작년 서민 4만명 빚 독촉에 고통

    지자체는 악성 빚 인수 탕감·소각 국내 시중은행들이 이미 대손충당금을 쌓은 채권의 소멸시효를 연장하면서 빚 독촉하는 연체 채무자만 연간 4만명가량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6개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3만 9695명의 대손상각채권 소멸시효를 연장했다. 대손상각채권은 연체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 은행 장부에 손실로 기록되고 충당금을 쌓은 채권이다. 이러한 채무의 소멸시효는 5년이지만 은행 등이 법원에 소송을 내면 5년씩 계속 연장할 수 있다. 시효가 연장된 대손상각채권 규모는 2014년 3만 3552명에 원리금 1조 1333억원, 2015년 2만 9837명에 7384억원, 2016년 3만 9695명에 9470억원 등이다. 올해 1분기에는 1만 5459명, 원리금 3143억원의 소멸 시효가 늘어났다. 은행들이 이러한 연체채권들을 채권시장에 팔아넘기지 않고 시효를 연장하는 이유는 수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무자가 사업 등에서 재기하면 기존에 남아 있던 은행 빚을 갚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효가 완성되면 채무자들은 빚 독촉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연체 기록은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 은행들이 채권을 소각한 규모는 2015년까지 100억원대에 불과했다.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대형 은행들은 그 기간에 소각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은행은 지난해부터 연체 채무자들의 소각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2만 9249명(5768억원)이고 올해 1분기 9만 943명(1조 4675억원)이다. 2분기에는 1만 5665명(3057억원)의 채무를 소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정권교체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소각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소액(1000만원 이하)·장기(10년 이상) 연체채권뿐 아니라 민간 금융회사 소액·장기 연체 채권까지 정부가 사들여 소각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주문한 만큼, 연체자들의 신용이 대거 회복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박 의원은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장기·소액 연체채권 소각 등 신용회복 방안, 소멸시효 완성 채권의 관리 강화 등에 대해 소신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방자치단체 등은 서민들의 악성 빚을 사들여 소각하고 탕감하는 일을 수년째 하고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노정(勞政), 2003년의 데자뷔를 넘어/박건승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정(勞政), 2003년의 데자뷔를 넘어/박건승 논설위원

    참여정부 초기의 노사 분규는 민정수석 소관이었다. 그때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이정우 정책실장은 노동정책을 다뤘다. 아무래도 노동단체 접촉이나 검찰·경찰과의 협조 업무는 정책실보다 민정수석실 쪽에서 다루는 게 더 적합하다고 봤던 듯하다. 문 수석이 노동 변호사를 오래 한 것도 무관치 않았을 것이다. 2003년 2월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서너 달 만에 화물연대 파업(5월)과 철도 파업(6월)에 부닥쳤다. 두 파업은 최악의 물류대란을 몰고 오면서 참여정부의 블랙홀로 불렸다. 화물연대는 다단계 구조로 인한 낮은 운송료 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 구호도 살벌했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고 했다. 노 대통령은 부산항 수출입을 막아 주장을 관철하려는 노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화물연대 파업은 첫 방미 일정과도 겹쳤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매일 상황을 점검했다. 군 대체인력 투입을 검토하라고 문 수석에게 거듭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항 수출입 화물이 육상 수송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단호한 대응은 어려웠다. 결국 정부는 부산항에 화물이 계속 쌓이자 어쩔 수 없이 두 손을 들었다. 화물연대는 1차 파업의 성공에 고무됐는지 두세 달 뒤 재차 파업에 나섰다. 첫 파업 때와 달리 무리한 요구가 많다고 판단한 정부는 원칙대로 대응했다. 지도부는 구속됐다. 정부와의 대화마저 끊겨 버렸다. 참여정부는 철도노조의 해고자 복직과 민영화 중단 요구도 대부분 받아들였다. 그 과정에서 솜방망이 대응이란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노조는 두 달 뒤에 공사화 반대를 주장하며 재차 파업에 돌입했다. 공권력이 투입되고 수많은 구속자와 해고자가 발생했다. 문 수석은 그로부터 8년 뒤 펴낸 ‘운명’에서 회고했다. ‘참여정부 초기 정부와 노동계의 충돌로 노정(勞政) 관계는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측면이 있었다. 참여정부에 대한 기대 때문에 노동계가 처음부터 서두르거나 과욕을 부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노동 분야는 참여정부 개혁을 촉진한 게 아니라 거꾸로 개혁 역량을 손상한 측면이 컸다’고 썼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민주노총이 지난달 30일 총파업에 나서며 ‘사회적 총파업’ 주간을 선포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2003년의 데자뷔’란 시각이 적지 않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대통령 취임 50일 만에 파업에 나선 것이나, 대통령 방미 중에 대규모 집회를 벌인 것이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 즉각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한다. 총파업은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개혁 추진을 위한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대통령 취임 직후가 파업의 골든타임이라고 독려한다. 정부는 지금이 총파업할 때냐며 서운함을 드러낸다. 일자리 혁명과 사회적 대개혁을 위해 힘든 길을 가고 있는 터에 힘을 빼지 말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도 1년가량 시간을 달라고 호소한다. 최저임금제나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노사정의 틀 안에서 해결 방안을 찾는 중인데, 총파업에 나서는 일이 과연 합당하냐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노동자 편에 서겠다고 나서는 정부가 있었는가’라고 되묻는 목소리도 늘었다. 교섭하고 투쟁하는 건 노조의 정당한 권리 행사다. 파업은 노동자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총파업을 보는 눈은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촛불 청구파업’이니 ‘빚 독촉 파업’이니 하는 따위의 주홍글씨 붙이기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총파업이라는 형식에 그토록 얽매여 성급하게 밀어붙이는 것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파업의 명분이나 시기의 적절성 여부는 ‘국민의 눈높이’가 말해 줄 것이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무서운 법이다. 지금의 민주노총 파업이 14년 전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의 데자뷔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데자뷔를 느끼는 데 머물러선 안 된다. 그때의 실패학에서 교훈을 얻을 일이다. 정권 초기 노정 관계가 뒤틀어져 결국 ‘양패구상’(兩敗俱傷)하는 일만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승자여야 한다. ksp@seoul.co.kr
  • ‘풍문쇼’ 박보검, 22살에 개인파산 신청..내막 보니 ‘아버지 빚만 8억’

    ‘풍문쇼’ 박보검, 22살에 개인파산 신청..내막 보니 ‘아버지 빚만 8억’

    배우 박보검이 과거 파산 절차를 밟았던 내막이 공개됐다. 지난 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는 배우 박보검이 지난 2014년 개인 파산 신청을 한 내막을 다루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묘성 기자는 “박보검이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엄청난 빚 독촉을 받게 됐다. 당시 대부업체가 독촉한 금액은 무려 8억 원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놀란 패널 개그우먼 김지민은 “평소 검소하기로 유명한데 어떻게 8억의 빚이 생겼냐”고 물었다. 이에 김일홍 기자는 “박보검의 빚이 아닌 박보검의 아버지 빚”이라며 “2008년 박보검의 아버지는 사업 자금으로 3억 원을 빌렸다. 당시 박보검은 미성년자였는데 아버지가 연대 보증인으로 아들을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박보검이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갚을 능력이 없었다. 하지만 점차 활동을 하며 수입이 발생하자 대부업체는 박보검에게 채무변제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3억 원이던 빚은 8억 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MC 이상민이 “현재 그 빚은 해결된 상태냐”고 묻자 하은정 기자는 “당시 박보검은 막 이름을 알릴 무렵이었다. 그렇기에 해결할 능력이 부족했고, 결국 지난 2014년 12월 개인 파산 신청을 했다. 당시 나이는 22살이었다”고 답했다. 김묘성 기자는 “법원이 3000만원을 갚으면 채무를 탕감하는 중재안을 제시했고, 대부업체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박보검의 파산절차는 지난 2015년 9월 동의 폐지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신분 안 밝힌 채 빚 독촉은 불법”

    “신분 안 밝힌 채 빚 독촉은 불법”

    액수 적힌 채무확인서 있어야 한밤중에 전화·방문해도 안 돼낯선 사람이 찾아와 제대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빚을 갚으라고 독촉한다면 대꾸하지 말고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는 게 좋다. 신분이 확실하더라도 한밤중에 찾아왔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은 27일 ‘불법 채권추심 10대 유형과 대응 요령’을 소개했다. 빚을 받아 내는 사람(채권추심자)이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전화 또는 방문하는 것은 불법이다. 야간에 전화하거나 방문하는 것도 안 된다. 빚 독촉에서의 야간 기준은 오후 9시부터 오전 8시까지다. 이미 무효가 됐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추심하는 경우, 제3자에게 채무 사실을 고지하거나 대신 갚을 것을 요구하는 경우, 협박·공포심·불안감을 유발하거나 변제자금 마련을 위해 또 돈을 빌릴 것을 강요하는 경우, 민형사상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모두 불법이다. 채권추심자가 신분을 밝히지 않으면 채무자는 신분 확인이 가능한 증표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채권추심법상 채권추심자는 채무자를 방문해 돈을 갚으라고 할 경우 소속과 성명을 밝히게 돼 있다. 이때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신분증에 사진이 없어 신원이 의심스러우면 소속 회사나 관련 협회에 재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채무 확인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채무 확인서에는 빚 액수 등 채무 상세 내용이 담겨 있다. 채권추심자가 채무 확인서를 주지 않으면 추심 행위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 채무 확인서를 통해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소멸시효가 지난 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 소멸시효가 지났는데도 일부 금액을 갚거나 갚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그 즉시 소멸시효가 되살아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불법 채권추심 행위로 간주되면 휴대전화 녹취, 사진 촬영, 목격자 진술 등 증거자료를 수집해 금감원 콜센터나 관할 경찰서에 즉시 신고하라고 금감원 측은 조언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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