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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으로 밝혀낸 ‘가슴에 와 닿는 사과문’ 작성법은?

    과학으로 밝혀낸 ‘가슴에 와 닿는 사과문’ 작성법은?

    최근 ‘경비원 폭행 사건’의 피의자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이 홈페이지에 ‘다섯 줄 사과문’을 게시했다가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다. 이처럼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물이 무성의한 사과문을 발표해 도리어 여론을 악화시켰던 사례를 우리는 종종 목격해 왔다. 그렇다면 과연 피해자의 마음에 진정으로 받아들여질 만 한 사과문을 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연구자들이 과학적 접근방식을 통해 ‘효과적인 사과문’의 작성법을 밝혀냈다고 주장해 관심을 끈다. 미국 오하이오대학교 로이 르위키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총 755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실험을 진행, 사과문에 흔히 포함되기 마련인 6가지 구성요소들의 개별적 효과를 알아냈다고 밝혔다. 여기서 연구팀이 말하는 6가지 요소란 ▲후회의 표현 ▲일이 틀어진 경위 설명 ▲책임 인정 ▲뉘우침 선언 ▲피해복구 약속 ▲용서 호소 등이다. 실험에서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가상의 시나리오를 부여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참가자들은 어떤 기업 회계부서의 부장으로서 신입부원을 선발하던 중, 지원자 중 한 사람이 이전 기업에서 고객 소득신고를 올바로 하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참가자가 해당 사건을 두고 지원자를 추궁하자 문제의 지원자는 사과를 시도한다. 이때 참가자들은 해당 지원자가 말하는 사과의 효과를 1점(효과 없음)에서 5점(매우 효과적) 사이의 점수를 매겨 평가했다. 연구팀이 이러한 평가 결과를 분석하자, 우선 6가지 요소가 전부 포함됐을 경우 전체 사과의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 각각의 요소가 똑같은 중요성을 지니는 것은 아니었다. 르위키 교수는 “분석결과 가장 중요한 요소는 ‘책임 인정’이었다”며 “즉 자신이 잘못과 실수를 저질렀음을 시인하는 것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복구 약속’이다. 교수는 “사과는 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며 “하지만 만일 ‘잘못된 부분을 고쳐놓겠다’고 사과한다면, 이는 피해복구를 위해 실질적 행동을 취하겠다는 약속이 된다”고 전했다. 세 번째로는 ‘후회 표현’, ‘일이 틀어진 경위 설명’, ‘뉘우침 선언’ 등의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지녔다. 한편 가장 효과가 낮은 것은 ‘용서 호소’ 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요소는 부득이한 경우 사과문에서 생략해도 무방하다. 한편 이번 실험은 사과하는 이의 순수한 발언 내용만으로 그 효과를 평가해야만 했다는 한계를 지닌다.연구팀은 만약 문서 이외의 방법으로 사과를 전한다면 표정이나 감정 등의 비언어적 요소도 큰 중요성을 지닐 것이라고 지적한다. 르위키는 “상대를 대면해 사과한다면 시선이나 진정성의 표현과 같은 기타 요소들이 분명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오늘의 눈] 세월호 교육, ‘사실’과 ‘자율’이 기준 돼야/김기중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세월호 교육, ‘사실’과 ‘자율’이 기준 돼야/김기중 사회부 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됐다. 설레는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희생됐다. 세월호의 상처가 여전한 상황에서 9명은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직접 제작한 ‘세월호 교과서’를 사용해 계기수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진 논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계기수업은 교육 과정에 나와 있지 않은 특정 주제를 가르치는 수업으로, 사회·정치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는 이슈나 사건이 있을 때 이를 계기로 해 실시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131명의 초·중·고 교사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고 아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세월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세월호 교과서를 활용한 계기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교육부는 12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성명에 참여한 교사와 학교를 파악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교사에 대한 징계도 언급했다. 전날 전국 시·도 부교육감을 불러 세월호 교과서 활용 금지와 엄정 대처를 강조한 데 이은 조치다. 교육부는 “전교조의 세월호 교과서는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교재”라며 “이를 사용해 학생에게 계기교육을 실시할 경우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가 세월호 교과서에 대해 문제 삼은 부분은 17곳이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와 사건의 책임 당사자인 정부는 오히려 집요하게 방해하고 반대했다’는 내용, 박근혜 대통령을 마녀로 연상하도록 한 동화 등이다. 계기수업을 둘러싼 교육부와 전교조의 대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3월 전교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계기수업을 예고해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2008년 5월에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관련해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계기수업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하자 전교조가 반발했다. 이듬해 6월에는 6·15 남북 공동선언을 주제로 한 전교조의 계기수업 진행 방침에 보수단체가 반발하기도 했다. 이렇듯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에는 항상 ‘이념’이 자리하고 있다. 어느 한쪽이 계기수업에서 이념을 관철하려 하고, 다른 쪽이 이를 핑계로 삼아 맹공격을 퍼붓는 식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기준이 등장하고, 이를 발화점으로 양측의 갈등이 폭발한다. 예컨대 전교조는 교육부가 문제 삼은 17곳 중 4곳에 대해 스스로 수정을 했다. 달리 말해 그만큼 사전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는 뜻이다. 물론 일부 표현을 근거로 계기수업 자체를 금지하겠다고 나선 교육부도 교사의 자율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치판단이 성숙되지 않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정확한 사실만 거론하고 판단은 학생이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가슴 아픈 사고를 현 정권에 대한 흠집 내기에 활용하거나 반대로 몇 곳의 표현을 문제 삼아 교사의 자율성을 억누르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이념을 떠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전교조 모두 고민할 필요가 있다. gjkim@seoul.co.kr
  • 재무평가 대상 대기업집단 3곳 새로 지정

    재무평가 대상 대기업집단 3곳 새로 지정

    은행 빚 줄어든 동부·풍산 등 5곳은 제외 홈플러스, 태영, 금호석유화학이 채권은행의 재무안정성 평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새로 지정됐다. 금융기관에 진 빚이 많아서다. 동부, 현대산업개발, 풍산, SPP, 하이트진로는 빌린 돈을 갚으면서 감시 대상에서 빠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 총신용공여액이 1조 3581억원 이상인 39개 기업집단이 올해 채권은행의 재무 평가를 받아야 하는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주채무계열은 해마다 지정하는데 전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해 말보다 0.075% 이상 늘어나면 해당된다. 삼성, 현대차, SK, 현대중공업, LG, 포스코, 롯데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은 올해도 대부분 포함됐다. 지난해와 비교해선 홈플러스 등 3곳이 추가되고 동부 등 5곳이 빠지면서 2곳 늘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경영권을 획득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인수 대금을 차입(LBO)하면서 금융권 빚이 늘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주채무계열 관리를 받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면서 명단에 이름이 추가됐다. 방송사 SBS를 계열사로 둔 태영은 최근 여신액이 증가해 포함됐다. 주채무계열 소속 계열사는 4443개로 전년(4370개)에 비해 73개 늘었다. 삼성(554개)과 LG(360개), 롯데(344개), 현대자동차(333개), SK(323개) 순서로 계열사가 많다. 주채무계열이 금융권에 진 빚은 300조원으로 전체 1939조원의 15.5%를 차지한다. 우리·산업·하나·신한·국민·농협 등 채권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담당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하고 취약한 그룹에 대해선 증자와 자산 처분, 신용공여 상환 등의 개선을 유도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내집연금 1회 인출액 최대 70%로 확대

    보금자리대출 신청 때 가입 약정하면 금리 최대 0.3%P 할인받을 수 있어 문턱이 낮아진 ‘내집연금 3종 세트’가 예정대로 오는 25일 출시된다. 내집연금은 집을 담보로 잡히고 노후생활비를 매달 연금 형태로 받는 상품이다. 이미 집을 담보로 잡혀 대출을 받았더라도 내집연금을 최대 70%까지 한꺼번에 인출할 수 있어 기존 빚을 갚으면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제도 개선 사항을 반영한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후속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25일 개정 시행령을 공포할 예정이다. 60대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으로 전환하고 싶으면 연금을 한꺼번에 인출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된다. 지금은 연금을 최대 50%까지만 인출할 수 있어 기존 대출금 갚기가 버거웠다. 내집연금은 대출금이 남아 있으면 신청할 수 없다. 예컨대 60세인 사람이 내집연금을 3억원 받을 수 있고 주택담보대출 7000만원이 아직 남아 있다면 지금은 연령별 대출한도(3억원x41.8%)의 50%인 6270만원까지만 선(先)인출이 가능해 대출금을 전액 갚을 수 없다. 주택연금을 신청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70%인 8610만원까지 인출이 가능해 빚을 갚고 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40∼50대는 보금자리대출을 신청할 때 향후 주택연금에 가입하겠다고 약정하면 대출금리를 최대 0.3% 포인트 할인받을 수 있다. 살고 있는 집이 1억 5000만원 이하면 연금을 8∼15% 더 받을 수 있다. 내집연금은 주택금융공사 지사나 은행 영업점(씨티·SC·산업·수협·수출입은행 제외)에서 신청하면 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탄핵 ‘첫발’… 브라질 호세프 운명의 주말

    탄핵 ‘첫발’… 브라질 호세프 운명의 주말

    15~17일 하원 전체회의서 표결 하·상원 3분의2 찬성 땐 물러나 부통령, 탄핵 가정 연설문 유출 브라질 연방하원 특별위원회가 11일(현지시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의견서를 채택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심사한 하원 특위는 이날 탄핵 절차를 진행할 것을 권고하는 의견서를 재적 위원 65명 가운데 38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하원은 오는 15~17일 중 전체회의를 열고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전망이다. 하원 재적 513명 중 3분의2인 342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상원으로 넘어간다. 상원 재적 81명 중 과반이 찬성하면 최대 180일간 탄핵 심리가 열리며 이후 3분의2 이상의 의원이 탄핵에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은 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심리 기간 중 호세프 대통령은 정직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한다. 이날 브라질 일간 이스타당의 조사에 따르면 탄핵 찬반 세력 모두 탄핵안 가·부결에 필요한 하원 의원수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타당은 탄핵에 찬성하는 하원 의원이 298명, 반대하는 의원이 119명, 결정을 보류한 의원이 96명이라고 전했다. 브라질 정치 분석가들은 하원 표결 전망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브라질이 탄핵 정국으로 본격적으로 돌입한 가운데 테메르 부통령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가정하고 녹음한 연설이 11일 유출돼 논란을 빚고 있다. 테메르 부통령은 집권 노동자당(PT)과 연정을 이루다가 지난달 탈퇴하고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제1당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이다. 테메르 부통령 측은 연설 녹음이 진본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실수로 유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당 소속의 리카르도 베르조이니 정무장관은 “탄핵 추진은 정부 전복 음모며 테메르 부통령이 음모의 배후에 있음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하원에 정부 예산 조작 혐의로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으며, 테메르 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비율도 58%에 이르렀다. 부통령에 이은 대통령직 계승 서열 3위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은 수뢰 혐의로 법원에 기소된 상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전주종합경기장 총선 후 본격 개발

    전주시가 개발 방식을 둘러싸고 전북도와 갈등을 빚는 전주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을 총선 이후 본격화할 계획이다. 12일 전주시에 따르면 4·13 총선 이후 종합경기장 개발 방식을 공모할 방침이다. 시는 전주시민, 전문가, 국제공모 등을 통해 다양한 개발 구상을 공모할 예정이다. 이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질적인 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은 대체시설인 1종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을 건립한 이후 착수할 계획이다. 종합경기장을 전북도로부터 무상으로 양여받을 때 대체시설을 건립한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어서다. 현재 종합경기장 대체시설 사업은 토지 매입 단계여서 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은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시는 지난해 월드컵보조경기장 옆 부지 4만 472㎡를 매입해 2018년까지 대체시설을 완공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 전주시는 지난해 9월 종합경기장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시 외곽에 대체시설을 건립해 받는 조건으로 맺었던 롯데쇼핑과의 계약을 백지화했다. 시는 대신 자체 예산을 투자해 생태도시숲, 문화공원을 중심축으로 한 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제주 부동산 광풍’ 외지인 아닌 도민 땅 사재기 때문

    빚내 매입… 작년 가계대출 8조원 서울시민 8%… “외지인 구입 줄어” 최근 불고 있는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은 외지인이 아니라 제주도민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2016년 1분기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할 결과 토지 거래면적은 1359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1276만㎡)보다 83만㎡(6.5%)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필지 수로는 2432필지(23.8%)가 늘어난 1만 2668필지가 거래됐다. 마라도 면적(약 30만㎡)의 45.3배에 이르는 것으로 1일 평균 141필지 15만 1000㎡의 토지가 거래된 것이다. 매입자 거주지별 분석에서는 제주도 거주자가 1014만 5000㎡(74.6%)로 1위를 차지했고, 서울시민은 112만 3000㎡(8.3%)로 나타났다. 그 외 지역 거주자는 232만 2000㎡(17.1%)에 불과했다. 즉 지난 1~3월 제주도 토지 거래 대부분은 제주 거주민에 의한 것이었다. 2015년 4분기(10~12월)에도 제주시 지역 전체 토지거래 1만 2563필지, 1만 5963㎡ 가운데 제주도민이 8770필지, 1만 83㎡를 사들여 압도적이었다. 서울시민은 1445필지 3648㎡, 그 외 지역민은 2348필지, 2232㎡ 등이다. 제주 A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지취득 제한 조치 등으로 외지인들의 제주 토지 구입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반면 농지취득이 용이한 거주민들이 앞다퉈 ‘땅 사재기’를 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B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제주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빚을 내서라도 토지를 구입하는 제주 거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일부 이주민들도 ‘일단 사놓고 보자’는 식으로 가세해 투기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빈번한 탓인지 대출을 이용한 부동산 구입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대출 현황과 평가’ 자료에 따르면 가계빚은 2013년 8월 5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4년 11월 6조원, 2015년 8월에는 7조원, 그해 12월에는 8조원을 넘겨 2015년 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8조 2000억원이다. 1조원 대출 증가에 채 4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한편 지난 2월 국토교통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19.35%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였고, 전국 평균 상승률 4.73%의 4.1배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제주시 지역에서는 우도면이 66.36%로 가장 높고,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성산읍 36.2%, 표선면 31.6%, 남원읍 28.9% 등 제2공항 예정지와 그 주변 지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민단체, 진경준 고발… 檢 수사 가능해져

    게임업체 넥슨의 비상장주식 투자로 12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어 논란을 빚고 있는 진경준(49·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검사장에 대해 시민단체가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검찰의 진 검사장에 대한 수사 착수가 가능해졌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진 검사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진 검사장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근무한 뒤 넥슨 비상장주식을 취득했다”며 “이는 포괄적 수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의 비상장주식 1만주를 사들여 지난해 126억 461만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진 검사장이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과의 친분 관계로 일반인은 쉽게 살 수 없는 넥슨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고, 그 결과 120억여원의 이익을 거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진 검사장이 지불한 4억원 정도로는 넥슨 주식을 2000주만 취득할 수 있는 만큼 나머지 8000주는 뇌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직자윤리위는 지난 6일 진 검사장에게 질문서를 보낸 데 이어 11일에는 김 회장 등 관계자 10여명에게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공직자윤리위는 조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법무부와 검찰 등에 수사를 의뢰하게 된다. 진 검사장에 대한 고발이 접수된 만큼, 검찰은 공직자윤리위 조사와 상관없이 진 검사장의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대검 관계자는 “일반적인 고소·고발 사건과 마찬가지로 지방검찰청에 사건을 배당한 뒤 조사를 하게 할 예정”이라면서 “진 검사장의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부터 먼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레바논 남부서 차량 폭탄 공격…팔레스타인 간부 사망

    레바논 남부서 차량 폭탄 공격…팔레스타인 간부 사망

     레바논 남부 도시 시돈(지도)에서 12일(현지시간) 차량 폭탄 공격이 발생해 팔레스타인 간부 1명이 사망했다고 데일리스타레바논이 보도했다.  레바논 보안 당국에 따르면 이날 시돈 지역에 있는 아인 알힐웨 팔레스타인 난민촌 인근에서 BMW 차량 한 대가 갑자기 폭발했다.  이 폭발로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인 파타 소속 고위 간부인 파티 제이단이 차량 내부에서 사망하고 보행자인 시리아인 1명이 숨졌다.  레바논군은 사건 발생 후 “제이단이 운전한 차량의 좌석 밑에 설치된 1kg 무게의 폭탄이 터졌다”고 밝혔다.  레바논군은 현장 주변을 봉쇄한 채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근 아인 알힐웨 난민촌에서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이끄는 파타 정파와 이슬람주의 단체 준드 알샴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졌다고 AFP가 전했다.  두 정파는 지난 수년간 아인 알힐웨에서 암살 시도를 포함해 여러 차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에 따르면 현재 레바논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은 45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은 서울시민 아닌 제주도민

    최근 불고 있는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은 외지인이 아니라 제주도민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2016년 1분기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할 결과 토지 거래면적은 1359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1276만㎡)보다 83만㎡(6.5%)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필지 수로는 2432필지(23.8%)가 늘어난 1만 2668필지가 거래됐다. 마라도 면적(약 30만㎡)의 45.3배에 이르는 것으로 1일 평균 141필지 15만 1000㎡의 토지가 거래된 것이다. 매입자 거주지별 분석에서는 제주도 거주자가 1014만 5000㎡(74.6%)로 1위를 차지했고, 서울시민은 112만 3000㎡(8.3%)로 나타났다. 그 외 지역 거주자는 232만 2000㎡(17.1%)에 불과했다. 즉 지난 1~3월 제주도 토지 거래 대부분은 제주 거주민에 의한 것이었다. 2015년 4분기(10~12월)에도 제주시 지역 전체 토지거래 1만 2563필지, 1만 5963㎡ 가운데 제주도민이 8770필지, 1만 83㎡를 사들여 압도적이었다. 서울시민은 1445필지 3648㎡, 그 외 지역민은 2348필지, 2232㎡ 등이다. 제주 A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지취득 제한 조치 등으로 외지인들의 제주 토지 구입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반면 농지취득이 용이한 거주민들이 앞다퉈 ‘땅 사재기’를 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B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제주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빚을 내서라도 토지를 구입하는 제주 거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일부 이주민들도 ‘일단 사놓고 보자’는 식으로 가세해 투기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빈번한 탓인지 대출을 이용한 부동산 구입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대출 현황과 평가' 자료에 따르면 가계빚은 2013년 8월 5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4년 11월 6조원, 2015년 8월에는 7조원, 그해 12월에는 8조원을 넘겨 2015년 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8조 2000억원이다. 1조원 대출 증가에 채 4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한편 지난 2월 국토교통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19.35%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였고, 전국 평균 상승률 4.73%의 4.1배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제주시 지역에서는 우도면이 66.36%로 가장 높고,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성산읍 36.2%, 표선면 31.6%, 남원읍 28.9% 등 제2공항 예정지와 그 주변 지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전주시 종합경기장개발사업 총선 이후 공모

    전주시가 개발방식을 둘러싸고 전북도와 갈등을 빚는 전주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을 총선 이후 본격화할 계획이다. 12일 전주시에 따르면 4·13 총선 이후 종합경기장 개발방식을 공모할 방침이다. 시는 전주시민, 전문가, 국제공모 등을 통해 다양한 개발구상을 공모할 계획이다. 이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질적인 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은 대체시설인 1종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을 건립한 이후 착수할 계획이다. 종합경기장을 전북도로부터 무상으로 양여받을 때 대체 시설을 건립한 뒤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어서다. 현재 종합경기장 대체시설 사업은 토지 매입 단계여서 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은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시는 지난해 월드컵보조경기장 옆 부지 4만 472㎡를 매입해 2018년까지 대체시설을 완공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 전주시는 지난해 9월 종합경기장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시 외곽에 대체시설을 건립해 받기로 맺었던 롯데쇼핑과의 계약을 백지화했다. 시는 대신 자체 예산을 투자해 생태도시숲, 문화공원을 중심축으로 한 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시론] 좌절의 시대, 프라임 사업에 바란다/신상협 경희대 미래정책원장

    [시론] 좌절의 시대, 프라임 사업에 바란다/신상협 경희대 미래정책원장

    봄을 맞아 대학 교정에 꽃이 만개했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은 마치 학생 같다. 꽃처럼 아름다운 인재들,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가 대학에서 생동감 있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대학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언제나 즐겁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교육’과 ‘연구’다.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 함께 인류 문명의 진보를 위한 다양한 연구 활동은 지금까지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대학은 시대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변화를 수용해야 하는 책무도 있다. 이 때문에 대학의 존재 이유가 흔들릴 때도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 세대가 낙담하는 그야말로 ‘좌절의 시대’다. 대학에서 아름답게 피었던 꽃이 일자리 부족으로 사회에 나가기 전 시들어 버리고 빛을 잃는 모습도 종종 본다. 교육과 연구로 충만해야 할 청춘이 사회에 나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 고민 탓에 교육과 연구 대신 ‘스펙’을 쌓고자 오늘도 청춘은 방황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뚜렷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흐름에 맞춰 인재를 배출해야 하는 대학의 고민도 점점 더 깊어만 갈 수밖에 없다. 대학의 이런 고민을 위해 시작된 게 바로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사업’(프라임 사업)이다. 프라임 사업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산업의 수요 변화에 대응하도록 미래 유망 분야의 인력 양성을 조정하는 대학을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대학에는 2018년까지 매년 총 2000억원의 지원금을 준다. 미래 산업 수요에 맞춰 대학의 기존 학문 단위를 조정하거나 학과 정원을 조정한 대학의 노력을 평가해 선정된 대학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한마디로 21세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 내는 데 필요한 대학의 변화를 프라임 사업을 통해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학들이 요즘 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진통을 겪고 있다는 소릴 듣는다. 어느 대학은 수백 명을 줄인다 하고 이에 따른 교내 잡음이 보도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학의 처지에서 볼 때 학과 정원 조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학과 간 이익이 첨예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독단적으로 결정 내리기도 불가능하다. 또 대학은 대학마다 고유의 창학 이념이 있고 이를 위한 고유한 발전계획도 갖고 있다. 미래 사회 변화 및 수요를 기반으로 학문 변화를 꾀하는 것은 대학의 책무이고 융합 학문의 중요성 역시 누구나 공감하지만 프라임 사업으로 대학별 학문 분야의 차별성·고유성 및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 대학 입장에서 이 같은 프라임 사업의 역기능에 대해 비판하자면 밤새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라임 사업의 목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공감하기에 섣불리 비판하기가 어렵다. 온갖 잡음에도 프라임 사업이 추구하는 큰 방향은 옳다는 게 대학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이다. 미래 사회 변화 및 산업 수요를 반영한 프라임 사업은 대학 변화를 이끌고 학문 단위의 최적화를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측면에서 분명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원금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이 프레임 자체는 대학에 또 다른 압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기초학문에 대한 충분한 고민, 대학의 역할과 특성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대학들의 우려 섞인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학 무한경쟁 시대가 되면서 막대한 지원금이 걸려 있는 프라임 사업에 대해 대학이 낼 수 있는 목소리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지원금을 주는 교육부는 이런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프라임 사업이 고등교육의 환경 변화에 따른 대학의 역할, 대학별 학문 경쟁력을 기반으로 산업 수요에 대응하고 대학 자체적으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통한 대안이 도출되도록 앞으로도 이를 지원하고 보완, 강화해야 한다. 프라임 사업이 대학 스스로 자율적으로 고등교육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대학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 본다. 동시에 대학의 변화를 안착시키도록 프라임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는 교육부의 모습도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꽃과 같은 우리 학생을 활짝 피어나게 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대학도, 교육부도 잊지 않길 바란다.
  • 초대형 홍해대교에 갈라진 중동

    초대형 홍해대교에 갈라진 중동

    길 막힌 이스라엘·요르단 반발 20세기 영토 분쟁 재점화 조짐 이집트가 이스라엘, 영국 등과 영토 분쟁을 빚던 홍해의 두 섬을 경제 지원의 대가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넘기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집트와 사우디의 국경 중간에 자리한 이 섬들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홍해로 나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요충지인데다, ‘수에즈 전쟁’(1956년)과 ‘6일 전쟁’(1967년)을 거치며 이 지역의 화약고로 떠오른 곳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경제 위기에 처한 이집트가 사우디의 160억 달러(약 18조 5000억원) 규모 투자 협정에 화답하기 위해 홍해 끝자락 아카바 만(灣) 입구에 자리한 티란 섬과 사나피르 섬의 관할권을 이양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이 섬들을 거쳐 양국을 잇는 초대형 다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다리의 명칭은 사우디 국왕의 이름을 따 ‘살만 대교’(홍해대교)로 붙여졌다. 이집트 정부는 “6년 동안 11차례의 협상을 벌여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으나 이집트 안팎에선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랍권 국가 중 그나마 관계가 원만한 이집트가 아닌 사우디가 섬들을 관할할 경우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집트가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에일라트 항구에서 홍해로 나오려면 무인도인 두 섬이 자리한 해협을 지나야 한다. 영토 관할권을 놓고 60년간 신경전을 벌여온 요르단도 잔뜩 신경이 곤두섰다. 자국의 아카바항에서 홍해로 나가는 길목이 껄끄러운 관계인 사우디의 손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예멘 등 주변국 내정에 적극적으로 간섭해온 사우디와 최근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20세기 초 아라비아 반도를 점령한 오스만투르크 제국과 이집트를 식민지로 뒀던 영국은 처음으로 두 섬을 놓고 분쟁을 벌였다. 이후 사우디는 섬들이 신생 독립국인 이스라엘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해 1949년 일방적으로 이집트 영토로 인정했으나 항상 눈독을 들여왔다. 반면 1967년 발발한 아랍국과의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손쉽게 두 섬의 영유권을 차지했다. 이후 1982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이집트에 반환할 때까지 통치했다. 2005년에도 사우디와 이집트는 티란 섬을 거치는 다리 건설을 추진했으나 이스라엘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집트 국민의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경제 지원의 반대급부로 사실상 섬들을 ‘헌납’했다는 논란 때문이다. 지난 8일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이집트를 방문한 살만 사우디 국왕 앞에서 영유권 이전을 발표했다. 전날 나온 대규모 투자 협정에 따른 화답이었다. 쿠데타로 집권한 엘시시 정권을 사우디가 꾸준히 지지해준 데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반정부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은 “한 줌의 돈 때문에 주권을 포기했다”고 일갈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기저귀 채운 신입생 행사

    기저귀 채운 신입생 행사

    최근 성희롱과 가혹행위 등으로 얼룩진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지방의 한 국립대학교에서 남자 신입생들에게 기저귀를 입히고 춤 연습을 시키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이 대학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에 따르면 한 학과에 입학한 1학년 남학생들은 개강 직후부터 ‘캉캉’이라고 불리는 학과 전통 장기 자랑을 준비하기 위해 소집돼 매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기저귀를 찬 뒤 치마를 들추는 행위를 반복하는 춤 연습을 했다. 성적 수치심으로 괴로워하던 일부 학생이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빠지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자 선배들은 “병원에 간다고 하는 사람은 진단서를 떼 와야 한다”며 강제로 연습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으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곧 중간고사 기간인데 시험공부에 집중할 수도 없고 고통스럽다”며 “(연습에 빠지고 싶지만) 학과 전통이라고 말하는 몇몇 선배님의 보복이 두렵다. 불편한 진실을 폭로하고 싶다. 시대착오적 발상과 행동들이 충분히 공론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 학과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신입생들이 모두 성인인데 강요한다고 누가 하겠느냐. 캉캉이라는 전통 장기 자랑 프로그램이 있고, 2학년이 1학년의 연습 지도를 하는 것도 맞지만 강제로 시킨 적은 없다고 들었다”며 “논란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 아직 학교 측의 대응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왜 남친 쳐다봐’ 폭행치사, 30대 연인 중형 선고

    남자친구를 유혹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원룸에서 같이 살던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30대 여성과 폭행에 같이 가담한 남자친구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합의1부(부장 최호식)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정모(34·여)씨에게 징역 9년을, 안모(36)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결혼을 약속한 정씨와 안씨는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6일까지 해운대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A(33·여)씨를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는 A씨가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시작했고 자신의 애인을 쳐다보며 유혹한다는 이유로 일주일 넘게 안씨와 함께 A씨를 폭행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남자친구 안씨는 숨진 A씨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무자비한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A씨의 빚 6000만원을 갚아준 것을 계기로 A씨가 성매매를 해서 채무를 갚도록 시키기도 했다. 부검 결과 A씨의 온몸에 구타흔적이 있었고 갈비뼈 12개가 부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친구인 정씨와 함께 생활하면서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해 온 것으로 보이고 온몸을 무차별적으로 구타를 당해 사망했다”며 “피고인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중형선고 이유를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집에서 힐링을

    집에서 힐링을

    간편하게 키울 수 있는 ‘씨드볼’ 등 집 꾸미기 열풍에 덩달아 인기 옥션 1분기 미니 화분 판매 두배↑ “작전은 인적이 끊기는 새벽 1시를 기해 단행한다. 지형지물을 미리 숙지하고 비밀 작전임을 명심하라. 작전이 노출되면 손에 든 (씨앗) 폭탄을 던지고 도주하라.” 2004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게릴라 가드닝’은 콘크리트 도시 한편의 버려진 땅에 몰래 꽃나무를 심은 데서 유래했다. 십여년 뒤 건국대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자발적으로 식재한 게 국내 ‘게릴라 가드닝’의 시초가 됐다. ‘게릴라 가드닝’은 황폐화된 도시를 향한 일종의 저항운동이지만 공동체를 교란시키기 보다 이웃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쪽으로 귀결되곤 했다. 게릴라전이 단행된 며칠 뒤 알록달록 새순이 피어난 땅을 체험한 시민들이 게릴라들을 지지하고 가드닝에 동참, 콘크리트를 무색하게 만드는 ‘식물의 힘’을 키우는 일이 반복돼서다. 올해 들어 ‘식물의 급습’은 집 안 곳곳을 향하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은 올해 1분기 미니 화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고 10일 집계했다. 같은 기간 식물·난·분재용품 판매량은 10%, 공기정화식물 판매량은 35%, 분재 판매량은 32% 증가했다. 올해 초부터 집 꾸미기 열풍에 힘입어 원예 수요가 반등하는 기미다. ●침실엔 어두운 곳서도 잘 크는 관엽식물 까사미아가 이달 초 열린 ‘201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선보여 인파를 모은 ‘도심 속 생활정원’ 전시는 흙이 없는 도시에서 화분이나 가든 퍼니처만으로 도시형 실내외 생활정원을 만들 기반이 갖춰져 있음을 증명해 냈다. 전시에서 까사미아는 집 안 공간별 가드닝을 구현했다. ●화장실엔 공기정화식물·부엌엔 허브 집 안에서 가장 환한 공간인 거실에서 흙에 심지 않아도 공기 중 수분과 유기물을 통해 잘 자라는 에어플랜트(틸란드시아)로 작은 정원을 연출한다면 비교적 어두운 공간인 침실에는 어두운 곳에서도 잘 자라는, 잎이 큰 관엽식물을 배치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공기정화식물을, 부엌에서 채소와 허브를 키울 수 있다. 집 안 곳곳에 식물을 두었을 때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연구팀은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원예 치료를 한 결과 자아를 존중할 때의 느낌인 자아통합감이 증가했다”거나 “상추 기르기 활동을 한 어린이들의 관찰 능력과 통합적 사고 능력이 증진됐다”는 실증 연구 결과를 한국원예학회에 여러 차례 보고했다. 그런데 잘 가꾸면 좋은 줄 알면서도 막상 식물 재배를 시작하는 데 두려움을 갖는 이들이 많다. 한 화훼인은 “씨앗을 화분 맨 밑바닥에 두고 흙을 덮거나 씨앗을 심은 뒤 충분히 기다리지 않은 채 3~4일 후 전화해 싹이 나지 않는다고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어려서부터 도시에 산 탓에 식물 재배법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기술적인 어려움을 덜어 줄 다양한 원예 용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배경은 이처럼 ‘원예 문외한’이 증가하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또 한편으로 ‘도시에서 노동력을 최소화한 채 식물을 기른다’는 도시농업의 지향점 역시 이색 원예용품 발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모세관 현상 이용한 ‘멀티 화분’도 눈길 공간앤정원의 ‘멀티 화분’은 직장인들이 식물을 재배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물 관리’ 문제를 해결한 제품이다. 2011년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전수받아 진화시킨 제품인 멀티 화분은 투명한 용기의 화분 아래 별도 물통을 단 형태다. 가느다란 천의 섬유가 물을 빨아올리는 ‘모세관 현상’의 원리를 활용해 흙이 마를 새 없이 물을 공급하는 원리를 채택했다. 멀티 화분의 한쪽 면에는 자석이 있어 거울, 냉장고, 파티션 등에 붙일 수 있다. 권순동 공간앤정원 대표는 “눈높이 벽면에 식물을 붙여 두면 공간이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틔움의 ‘씨드볼’은 원예의 첫 단계인 ‘싹 틔우기’의 고민을 덜어 준 상품이다. 허브, 방울토마토, 봉선화, 메리골드, 나팔꽃 등 다양한 씨앗을 배양토와 섞어 빚어 직경 2㎝ 형태의 볼 형태로 만든 씨드볼을 흙 위에 두고 물을 주면 초보자나 어린이도 손쉽게 싹을 틔울 수 있다. 유계림 틔움 대표는 “미국 대농장에서 파종할 때 씨앗과 배양토를 섞은 ‘씨앗 폭탄’을 공중에서 뿌려 싹을 틔우는 데서 착안, 씨드볼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판매 중”이라면서 “버려지는 테이크아웃 컵을 화분 삼아 손쉽게 식물을 재배하거나 씨드볼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깃발을 꽂아 선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필에 씨앗캡슐 붙인 ‘꿈쟁이 연필’도 올해 식목일을 전후해 옥션에서 인기를 끈 ‘꿈쟁이 명화씨앗연필’은 연필에 씨앗캡슐을 붙여 연필을 쓴 뒤 씨앗을 심는 도구로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몽당연필의 꽁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비스듬히 기울여 심으면 캡슐이 녹아 방울토마토, 봉선화, 허브바질 등의 씨앗이 발아한다. 독일 인팜이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개발해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타트업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마이크로가든’은 실내에서 손쉽게 새싹채소를 개발할 수 있는 키트다. 종이컵 3컵(500㏄) 분량의 끓인 물과 우뭇가사리 가루를 섞고 식힌 다음 동봉된 무, 겨자, 루콜라, 콜라비 씨앗을 뿌린 뒤 기다리면 된다. 마이크로가든의 아이디어에 감명받아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설립, 마이크로가든 국내 판매를 시작한 토워드퓨처의 가재우 대표는 “마이크로가든은 실내에서 물을 보충하지 않고 새싹과 뿌리가 자라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예쁜 디자인의 신개념 새싹 재배 방식”이라면서 “새싹 재배 과정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식물 재배를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에 눈을 뜨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소개했다. 식물을 재배하며 아파트 안 작은 공간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깨닫고, 작은 씨앗이 생명을 키워내는 과정을 관찰하며 스스로의 성장 욕구를 가다듬는 것이야말로 식물 재배 수요를 키우는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신협 경쟁자엔 IT도 포함된다… 한국 모바일 뱅킹 벤치마킹을”

    “신협 경쟁자엔 IT도 포함된다… 한국 모바일 뱅킹 벤치마킹을”

    저금리·고령화 등 어려움 직면… 20대 고객 잡는 상품 발굴해야 “신협의 경쟁자는 은행만이 아니라 구글, 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까지 포함됩니다. 고정된 틀에 갇혀 안정적이고 제한적인 수익만 좇아서는 생존할 수 없어요.” 앤 코크란 신협세계협의회(WOCCU·이하 워큐) 회장은 지난 6일 개막해 11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워큐 이사회에 참석해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 환경에서 신협의 생존 방안을 역설했다. 코크란 회장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협은 저금리·저성장과 조합원의 고령화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를 금융에 접목해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군을 발굴하는 노력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큐는 현재 전 세계 105개 회원국과 5만여개 조합, 2억명 이상의 조합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금융협동조합이다. 자산 규모는 2014년 말 기준 1조 8000억원(약 1997조원)이다. 지속 성장을 위해 20~30대 젊은 조합원 유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weCU2’ 프로그램이다. 코크란 회장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활용해 밀레니엄 세대(최신 IT에 민감한 20대 청년층)에게 신협을 홍보하고 있다”며 “20대부터 금융 관리의 필요성을 교육하고 이들이 본격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30대에 이르면 신협 조합원으로 유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미국에선 대학생 1인당 평균 부채 규모가 약 3만 5000달러(2015년 말 기준)이다. 학자금 대출 부담으로 1인당 평균 1506만원(30세 미만 가구주, 2015년 말 기준)의 빚을 지는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자칫 금융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는 20대에게 저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 안착을 돕겠다는 게 신협의 목표다. 이런 차원에서 코크란 회장은 한국 신협의 모바일 뱅킹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한국 신협에선 영세 조합이라도 중앙회가 구축한 전자금융서비스를 통해 조합원에게 모바일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금융 서비스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동시에 신규 조합원을 창출할 수 있는 채널”이라며 세계 신협이 벤치마킹할 부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워큐는 이번 이사회 기간 중인 지난 9일 ‘영세조합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 제주 금빛신협을 견학하기도 했다. 금빛신협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78억원의 소규모 농촌신협이다. 하지만 연체율 0.23%, 순자본비율 (NCR) 4.4%, 당기순이익 1억 5800만원의 강소형 신협으로 꼽힌다. 신협이 도농 직거래, 위탁판매 등 농산물 유통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며 조합원들의 경제적 성공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워큐 이사회가 한국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철상 신협중앙회장은 지난해 워큐 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됐으며 임기는 2017년까지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프랑스 200곳서 동시에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프랑스 200곳서 동시에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시민들 “사회당이 친기업적 행보” … 경찰, 시위대 최루탄·물대포 진압 프랑스 사회당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겠다는 정부에 맞서 시민과 학생들이 드세게 반발하면서 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전국에서 200건 넘는 집회가 열렸다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만명에 이르는 시위대는 이날 파리와 낭트, 렌 등 주요 도시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해고 요건 완화, 주 35시간 근무 탈피, 연장 근로수당 삭감 등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였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했고,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법안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과 무척 닮아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노동법 개정은 청년 세대를 위한 대안”이라고 강조했으나, 시민들은 중도 좌파인 사회당이 친기업적 행보를 걷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가 노동환경을 악화시키고 기업에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노동부 장관의 이름을 따 ‘엘 코므리 법’으로 불리는 법안은 38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 양산의 원인을 경직된 노동시장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부도 기업들이 해고가 어려운 정규직 고용을 꺼리면서 지난해 민간 부문의 신규 일자리 중 90%가 단기 계약직으로 채워졌다고 주장한다. 덕분에 해고를 위한 법적 절차는 간소화하면서 노동시간은 기존의 주당 35시간을 초과해 60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찬반 논란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지 경제학자들의 의견도 개정 찬성 쪽이 수적으로 좀 더 우세하다고 일간 르몽드는 전했다. 반면 토마 피케티 등 20여명의 파리경제대 교수들은 노동시장 경직은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 탓이라며 개정 반대 성명을 냈다. 집권 사회당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고 있다. 마르틴 오브리 릴 시장 등은 “자유방임의 친시장적 개혁은 사회계약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사회당의 모든 당직에서 사퇴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성곤의 빅! 아이디어] 거버넌스 프리존을 두자

    [김성곤의 빅! 아이디어] 거버넌스 프리존을 두자

    1990년대 말 이란 사우스파섬에 있는 가스플랜트 건설 현장을 취재한 적이 있다. 건설은 댐이나 다리, 도로, 아파트 건설쯤으로 인식되던 시기였다. 테헤란과는 남쪽으로 멀리 있는 사우스파까지는 두바이에서 로컬 항공을 이용한 뒤 버스로 갈아타고 사막을 한참 달려서야 도착했다. 페르시아만 해저의 가스전은 건너편 카타르에서 뽑으면 카타르산, 이란에서 뽑으면 이란산이어서 주변국들이 경쟁적으로 파이프를 꽂기 위해 동분서주할 때였다. 우리나라도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이 현지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건설 현장이라기보다는 기계조립 현장이었다. 해저에서 뽑은 가스를 끌어와 기름과 나프타 등으로 정제하는 이 시설은 50m 안팎의 탱크와 굴뚝들, 이를 거미줄처럼 감싼 파이프로 이뤄진 거대한 쇳덩어리였다. “건설이 아니라 큰 덩치의 기계네요.” 당시 현장소장에게 던진 우문이었다. 발전소는 가스나 정유 플랜트보다 정도가 더하다. 이런 현상은 요즘 들어서는 더 심화됐다. 전체 건설 공사에서 기계설비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 70%쯤 된다. 설비의 비중이 커지면서 중공업이 플랜트 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담수화 시설은 오히려 조선이 주력인 중공업 몫이었다. 가끔 해외에서 건설사가 담수화 공사를 놓고 현대중공업이나 두산중공업과 경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플랜트가 산업의 영역인지 건설의 영역인지를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원래 해외건설은 국토교통부(당시엔 건설교통부)의 소관으로 해외건설협회가 있었지만, 플랜트 비중이 커지면서 산업자원부 소관의 플랜트협회가 생기면서 소관 업무를 놓고 업계는 업계대로, 정부 부처는 부처대로 힘겨루기를 했다. 기술의 진보로 전통적인 의미의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자동차는 반쯤 가전의 영역에 들어섰고, 위성항법장치(GPS) 등과 결합한 자율주행 자동차도 등장했다. 전기차 기술도 가속도가 붙으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와 전기차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이세돌을 눌러 충격을 던져 준 인공지능(AI)도 우리가 새롭게 인식한 업종이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내놓은 세단형 전기차 모델3가 일주일 만에 32만 5000대의 주문을 받았단다. 2017년 말 인도 예정인데도 모델3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제로백(출발해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6초에 불과하고, 한 번 충전으로 346㎞까지 달릴 수 있는 뛰어난 성능에다가 가격도 4000만원 안팎이어서 수요자들이 예약 보증금 1000달러를 주저없이 지르는 것이다. 이처럼 신기술들이 수출로 지탱하는 우리 산업을 위협하면서 기업과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바쁜 것은 정부다. 자율주행 관련 과를 만들고, AI 관련 지원책도 내놨다. AI와 관련해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이 30억원씩 투자하는 민간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모아 놓는다고 시너지가 생길까.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기술(IT),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5위 안에 드는 경쟁력을 갖췄다. 테슬라나 자율주행차를 선도하고 있는 구글 등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부의 절박함은 이해하지만, 이들 신기술 분야는 정부가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봐 주면 어떨까. 이 영역만큼은 협의적 ‘규제 프리존’이 아니라 포괄적인 ‘거버넌스 프리존’으로 두면 어떨까. 그 안에서 삼성과 LG가 눈치 보지 않고 전기차에 뛰어들고,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GPS나 이통사업에 투자를 하고, SK나 네이버도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구글·애플과 경쟁하는 것은 어떨까. 기술 개발의 절박함은 정부보다 기업이 더하기 때문이다.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등이 정부의 지원 때문에 세계적 선도 기업이 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편집국 부국장
  • “정부 독자제재 후 손님 뚝”… 130여곳 北해외식당 폐업 속출

    “정부 독자제재 후 손님 뚝”… 130여곳 北해외식당 폐업 속출

    캄보디아·태국서 영업중인 식당도 휘청 “신분 좋은 이들, 영업중인 빚 문제도 부담”상납 압박에 김정은 체제 회의감 느낀 듯 북한의 해외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지난 7일 국내에 입국했다는 통일부의 8일 발표는 단기적으로 보면 한달 가까이 지속된 우리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가 될 만하다고 분석된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로 한국 국민의 해외 북한 식당 출입 자제 권고 조치를 내린 이후 북한 식당에 손님이 뚝 끊겼고 이에 따라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련 보도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나아가 넓게 보면 이번 탈북은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만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들 북한 주민이 당국의 외화 상납 요구 등 압박이 계속돼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정부는 대북 제재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며 북한이 이번 경우에도 좀 아프게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이 지난달 3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례 없이 강도 높은 안보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북한 옥죄기’가 전방위로 확대됐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지난 5일 석탄, 철, 철광석과 함께 금, 티타늄, 희토류 등을 수입 금지 목록에 포함시켰다. 이 밖에도 북한 선박의 입항 금지와 해외 근로자 비자 연장 거부 등 다양한 제재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것은 북한 해외 식당들이다. 우리 정부가 해외 관광객들에게 북한 식당 이용 자제를 권고하고 현지 한인회가 불매 운동을 벌이면서 어느 때보다 심한 영업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이날 중국 현지 한인회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 옌지(延吉)에 있는 북한 식당 5곳은 한국 손님이 끊기면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 해외 식당들이 지난해 말 기준 12개국에서 130여 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이 연간 수천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북한 식당 15곳 가운데 3곳이 폐업했듯이 유사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후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귀순한 것으로 보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것이 대북 제재의 결과로 나온 일인지는 분석해 봐야겠지만 현재 북한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이번에 탈북한 분들이 느끼는 여러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도 지난 한달여간의 국제사회 제재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1990년대 대량 아사자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을 재차 언급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28일 “혁명의 길은 멀고 험하다”면서 “풀뿌리를 씹어야 하는 고난의 행군을 또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북 제재의 성과라는 정부의 판단이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해외 식당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당성이 아주 높은 사람들”이라며 “대북 제재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식당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책임 소재를 가릴 만한 사안, 예를 들면 빚 문제 등이 발견돼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집단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집단 탈출에 대해 기획 탈북 혹은 납치라고 주장하며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보복으로 북·중 접경에 있는 우리 국민에 대한 납치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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