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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집? 현실은 ‘은행집’… 최소 삶의 질 원하면 “포기해 홈즈”

    내 집? 현실은 ‘은행집’… 최소 삶의 질 원하면 “포기해 홈즈”

    내 집 마련. 참 무겁고 손에 잡히지 않는 네 글자입니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년 전보다 내 집 마련 시기가 1.4년 늦어졌고, 첫 내 집 마련에 성공한 평균 연령이 평균 43.4세라고 합니다. 사실 청년이라 하기 어려운 나이가 돼서야 내 집 마련을 하게 되는 셈이죠. 청년들에게 내 집 마련은 단순히 집을 소유하는 것 이상으로 결혼과 출산으로 직결됩니다. 이번 ‘불온한 회의’에서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부장 : 정부에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청년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은 많지 않습니다. 진호 : 최근 이사를 한 저부터 얘기해볼게요. 대학 때 서울에 올라와 기숙사와 하숙집에서 학교를 다녔고, 입사 후에도 형제와 함께 살면서 제 힘으로 살 집을 알아보는 게 나이에 비해 늦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큰 욕심 없이 원룸 전세를 생각했지만 주변에서 그래도 아파트 전세나 매매가 좋지 않겠냐는 조언이 많았어요. 당연히 제 힘만으로는 안 되고 은행 대출은 물론 부모님 도움까지 받아야 가능한 거였죠.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재건축 입주권까지 알아봤지만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의 벽은 높더라고요. 결국 반전세 원룸을 구했습니다. 국토연구원 보고서를 보며 그나마 위안은 ‘아직 43.3세까지 남았구나’였어요. 혜진 : 서울 근교에 집을 마련한 신혼부부들도 다 자기 집 아니고 ‘은행 집’이라고 해요. 내 집이지만 실상은 내 집이 아닌 게 현실이에요. 진호 : 저도 만약 무리해서 매매를 했다면 30년간 한 달에 최소 120만원씩 갚아야 하겠더라고요. 정말 숨 막히는 미래였습니다. 혜진 : 저처럼 처음부터 월세로 시작하면 영원히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합니다. 월세의 늪에서 빚지지 않고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삶이죠. 진호 : 정말 공감합니다. 그래서 첫 독립의 나이를 늦추고 늦춘 거였어요. 부장 : 누군가는 무리하게 뭐하러 내 집 마련을 하느냐고 하지만, 월세도 만만치 않고, 전세는 해마다 오르니 결국 내 집 마련을 꿈꾸게 되는 것 같습니다.보영 : 정부가 청년들의 내 집 마련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정책과 기준이 맞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주택도시기금의 ‘취업(창업)청년가구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현역 병역을 마친 경우에 만 39세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요. 나머지는 만 34세 이하만 가능해요. 30대 후반의 미혼 여성은 통상 사회적인 기준으로 아직 청년인데도 불구하고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또 보증금의 80%까지만 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 금액이 모자라면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청년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어요. 부장 : 얼마 전 후배 이야기를 들어보니 행복주택에 들어가려고 결혼식도 하기 전에 혼인신고부터 했다고 합니다. 청년들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데 너무 많은 조건이 붙는 것 같아요. 세진 : 제 친구도 결혼식 전에 혼인신고 먼저 했다고 해요. 신혼부부가 대출받을 때 이율이 유리하다고 해서요.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내 집에 있는 물건 다 은행 것이지 내 물건 없다’고. 부장 : 아이를 낳아야 행복주택 거주 기간을 연장해준다고도 해요. 저출산 대책이라고는 하지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세진 : 빚 없이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워요. 그리고 요즘 ‘생활비 대출’이나 ‘비상금 대출’이라는 이름 때문에 대출이 쉽고 가볍게 여겨지고 있는데, 대출이 대출을 부르고 나의 소비에 영향을 주는 것을 생각하면 대출은 결코 가볍지 않아요. 그런데 대출 없이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살기가 어려운 현실이 서글퍼요.진호 : 내 집 마련은 단순히 자가 소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거 환경의 질도 외면할 수 없어요. 누구나 안전한 환경, 멀지 않은 통근 거리, 자녀 교육에 좋은 학군을 원하잖아요. 삶의 질까지 고려하자면 현실에서의 내 집 마련은 통계적 수치로 나온 것보다 더 멀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부장 : 얼마 전 서울시에서 용산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 임대주택을 지으려다 무산됐는데, 공공주택은 외곽이 아니라 도심과의 교통이나 입지가 좋은 곳에 지어야 한다고 봅니다. 혜진 : 청년임대주택일수록 출퇴근이 용이하고 자기계발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지어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도심에 청년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반발이 상당하다고 해요. 집값이 높은 곳은 집값 떨어진다고 난리, 도심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은 청년들이 자기네 집에 월세 안 살고 청년임대주택으로 몰린다고 난리라고 합니다. 공존하며 살자는 목소리가 통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부장 : 청년임대주택을 일반 주택에 비해 더 고급스럽게, 학군도 좋은 곳에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진호 : 네덜란드의 ‘사회주택’은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기 위해 유명 건축가가 참여해 미적으로도 우수한 주택을 공급했다고 하네요. 혜진 : 집이 재테크 수단이 되다 보니 전세가 너무 없어요. 100가구 이상 사는 오피스텔도 전세로 나온 집이 서너 집밖에 없더라고요. 오피스텔은 월세 수입을 통한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니까요. 진호 : 저도 이번에 집 구할 때 전세 위주로 찾았는데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전세가 귀하더라고요. 부장 : 혹시 외국에 좋은 정책은 없을까. 독일은 강제로 주택 임대료를 5년간 동결하는 법안이 추진된다고 합니다. 보영 : 서울의 집값이 뉴욕, 도쿄 등 외국 주요 도시들보다 더 비싼 것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 수준에 비해서도 고평가됐다는 보고서도 있어요. 소득 수준 대비 주택 가격이 뉴욕, 도쿄보다 높다는 거예요. 임대료도 마찬가지고요. 혜진 : 서구 국가들에는 전세가 없고 대부분 월세라고 하잖아요. 한국도 그렇게 가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고요. 물가도 비싸고 집값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요. 노동의 대가가 한국보다 높다는 거예요. 세진 :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것은 청년을 위한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집값이 높은 이유도 있겠지만 그에 반해 노동소득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점도 원인이라고 봅니다. 청년층 취업이 전체 연령층 중 가장 어려운 편이고, 비정규직 비율도 늘고 있습니다. 저축 이율이 낮아 저금통과 다를 바 없고요. 진호 : 이번에 이사를 하기 전에는 내 집 마련이 생애를 안정적으로 보낼 최소 조건이자 최대 과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삶의 질을 포기하면서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커지고 있어요. 결국 내 돈과 은행 빚을 합쳐도 좋은 환경의 좋은 집 구하기는 쉽지 않고, 결국 외곽에 살면서 은행 빚을 갚아 나가야 할 텐데 과연 그렇게 사는 삶이 좋은 삶인가 하는 의문이 들어요. 혜진 : 이제 번듯한 집을 사려면 할아버지 때부터 건물이나 땅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청년의 자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제 월급의 반은 집 주인에게 가고 있거든요. 한국 사회에서 빚 없이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세진 : N포 세대라는 말이 정말 와닿습니다. 혜진 : 신혼부부가 한 푼도 안 쓰고 7년을 모아야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진 : 숨만 쉬어도 비용이 드는 현실에서 한 푼도 안 쓰는 건 정말 딴 세상 일이에요. 진호 : 서울을 포기하면 된다고도 하지만 삶의 터전을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지방은 그만큼 일자리나 소득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고요. 보영 : 저는 최대한 정부 정책을 활용해서 어떻게든 주택을 마련하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 유튜브로 부동산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세진 : 어쩌면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정부 대책은 대학 등록금을 낮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부장 : 청년들에게 내 집 마련은 풀기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대안 제시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불온한 회의’는 정부가 청년의 눈높이에서 제대로 된 정책을 다시 한번 마련하도록 촉구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정리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한국당의 저급한 성인지 감수성 참담하다

    자유한국당이 그제 개최한 여성당원 행사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장기자랑 도중 바지를 내리고 속바지 차림으로 엉덩이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속바지에는 ‘한국당 승리’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민망함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저질스런 행동이 제1야당의 공식 행사에 버젓이 등장했다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늘리자는 취지의 행사에서 어떻게 여성을 희화화하고 대상화하는 선정적이고 구태의연한 공연을 올릴 생각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더 기막힌 건 행사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 등 당 지도부의 반응이다. 황 대표는 공연이 끝난 뒤 “오늘 한 걸 잊어버리지 말고 좀더 연습을 계속하라”고 했다고 한다. 눈앞에서 뻔히 보고도 문제가 뭔지 전혀 몰랐다는 얘기다. 비판이 일자 한국당은 “사전에 예상치 못한 돌발적 행동”이라고 변명했다. 설령 미처 몰랐다손 치더라도 퍼포먼스의 부적절성을 깨달았다면 즉시 유감이든 해명이든 공개적으로 밝혀야 했다. 황당한 공연에 박수가 쏟아지고, 행사 내내 누구도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한국당의 저급한 성인지 수준뿐만 아니라 혁신의 방향에 대해서도 회의하게 만든다. 한국당이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보여 준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 대립 때 문희상 국회의장을 저지하려고 “여성 의원이 막아야 한다”며 성추행 논란을 유도하는 듯이 행동하고 동료 여성 의원에게 모멸적인 언사를 해 물의를 빚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달창’ 발언을 뒤늦게 ‘달빛 창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황 대표는 여성 친화적 정당을 표방하며, 여성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퇴행적인 성인지 수준으로는 언감생심이다. 한국당이 진정으로 혁신적인 대안 정당을 희망한다면 시대에 맞는 성인지 감수성부터 제대로 갖추길 바란다.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7) 양계업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7) 양계업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병아리 10마리로 재계 26위 대기업 일궈 사양산업이던 농축산분야에서 자수성가농식품산업의 전후방 포트폴리오 갖춰김홍국(62) 회장은 11세에 외할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병아리 10마리를 통해 사업을 일으켜 하림그룹을 자산 12조원, 재계순위 26위의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워냈다. 병아리를 키우는 재미를 들인 그는 자연스럽게 축산인을 꿈꿨다. 그러나 전북대 농대 교수였던 아버지 고 김주환씨와 공주 사범대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어머니 이완경(91)씨는 완강히 반대했다. 결국 그는 가출해 비닐하우스를 짓고 오이 등을 재배해 시장에 내다 팔았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열심히 일하는 아들의 열정을 지켜본 부모는 더 이상 그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김 회장은 이듬해 이리농업고에 진학했다. 사업자등록증을 낼 수 있는 최소 나이인 18세가 되자 사업자등록을 내고 볏짚사업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양계사업에 전념했다. 볏짚사업 등으로 번 4000만 원을 자본금으로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황등농장을 세우고 농장주가 됐다. 종계 5000마리를 비롯해 돼지 등도 함께 키웠다. 20대 초반에 그는 익산에서 제일 큰 양계업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잘나가기만 할 것 같았던 그의 사업가도에도 위기가 닥쳤다. 1982년 축산파동의 여파로 닭 값, 돼지 값이 폭락하면서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그는 빚을 청산하기 위해 익산에 있는 식품회사에 입사해 관리 및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그때 미국사료곡물협회의 박영인 박사를 만난 것은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한 강연장에서 그가 하는 강의를 들으며 통합경영이라는 경영이론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는 사육과 함께 가공까지 한울타리에서 하면 닭 값은 떨어져도 최종 제품의 가격은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식품사슬의 통합관리가 식품시장의 경쟁력과 경영 효율의 핵심임을 간파하고 농장-공장-시장을 물샐틈없이 연결시키는 삼장(三場) 통합경영을 창안했다. 1986년 3월, 그는 오늘날 하림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코리아데리카후드를 창업해 계열화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 사육과 가공,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설립한 회사였다. 충남 연무대에 농장을 두고 이곳에서 키운 닭을 임도계해 시장에 공급했다. 1988년 1월 하림식품을 설립했다. 그해 8월 정부로부터 육계계열화업체로 지정받으면서 계열화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타이밍도 좋았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 체인점이 인기를 끌면서 닭고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90년 10월 전북 익산 망성지역에 현대식 공장을 건설하면서 본사를 이곳으로 옮기고 ㈜하림을 탄생시켰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그에게도 큰 시련으로 다가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에 투자유치를 신청했다. 두 달여 조사 끝에 마침내 1998년 10월 IFC로부터 2000만 달러의 투자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IFC가 IMF 구제금융을 받는 국내기업에 투자한 것은 하림이 처음이었다. 최고경영자의 기업가 정신과 탁월한 경영능력,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 받은 덕분이었다. 2003년에 위기가 또 찾아왔다. 전기누전으로 인한 대형화재로 만 평이 넘는 본사 도계가공공장이 송두리째 불타버렸다. 피해액만 1000억원이 넘었다. 남의 도계장을 빌려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해 위기를 넘겼다.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던 그 해 말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이듬해 초까지 발병이 계속되면서 500여만 마리의 닭을 매몰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전소된 도계장 자리에 최첨단의 새로운 도계 가공공장을 완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2007년 사업영역을 양돈으로 확대했다. 그해 ㈜선진, 이듬해 ㈜팜스코를 차례로 인수해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이로써 하림그룹은 가금부문(하림, 올품, 한강씨엠, 주원산오리), 양돈 및 돈육부문(선진, 팜스코), 사료부문(하림, 선진, 천하제일사료), 사양관리(한국썸벧), 유통판매(NS홈쇼핑)의 사업영역을 갖춘 축산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림을 대기업으로 만든 ‘결정적 사건’은 2015년 팬오션 인수다. 당시 해운 경기는 최악이었다.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도 법정관리 위기에 빠졌다.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을 때 시장에서는 “닭고기 회사가 뭘 안다고 해운업이냐”는 냉소가 흘러나왔다. 입찰가격만 1조 80억원이어서 팬오션 소액주주의 집단 반발도 있었다. 김 회장은 벌크선 인프라만 갖추면 사료 운송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도 안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료 원료인 곡물의 95%를 외국에서 수입했기 때문이다. 그 돈만 한 해 1조원이 넘게 들었다.팬오션 인수로 하림은 사료, 도축가공, 식품제조, 유통판매, 곡물유통, 해운으로 이어지는 농식품산업의 전후방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농장에서 시장까지’이라는 기존의 슬로건을 ‘곡물에서 식탁까지’로 심화시켰다.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농축산분야에서 사업을 일으켜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 곳곳에 진출했다. 김 회장은 집무실에 학년별 도덕 교과서를 비치하고 가끔씩 그 책들을 꺼내 읽곤 한다. 그때마다 경영은 복잡한 방정식이 아니며 지극히 단순한 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만에 늦깍이로 호원대를 졸업하고 2000년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림(夏林)은 ‘여름숲’이라는 뜻이다. 진정한 땀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 땀을 식혀줄 시원하고 풍요로운 그늘을 자처하고 싶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대학교 4학년이던 아내 오수정(56)씨를 만나 열애끝에 결혼해 슬하에 주영(31)·준영(27)·현영(24)·지영(20)씨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 주영·준영씨는 미국 에머리 비즈니스스쿨을 나와 하림 관련 그룹사에 근무중이다. 김 회장의 큰 형은 김기만(71) 전 백석예술대 총장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포토] 명도집행 중 충돌…아수라장 된 구 노량진수산시장

    [포토] 명도집행 중 충돌…아수라장 된 구 노량진수산시장

    27일 서울 동작구 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수산물 판매장 내 점포를 대상으로 7차 명도집행에 나선 법원 집행인력과 수협 측 직원들이 상인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2019.6.27 연합뉴스
  • 끝나지 않는 화웨이 보복… 中, 캐나다산 육류제품 수입 중단

    중국의 보복이 집요하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태를 둘러싸고 캐나다와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 전격 체포, 캐나다산 카놀라유에 이어 육류제품 수입의 전면 중단에 나섰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수입한 육류제품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에서 중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사료 첨가제 잔여물이 검출된 뒤 조사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 188개의 위조된 위생 증명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이어 “안전에 명백한 허점이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중국은 신속하게 예방 조치를 취했으며 캐나다 정부에 중국 수출용 육류에 대한 증명서 발행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캐나다에 보복을 가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가 미국의 수배령에 따라 지난해 12월 캐나다 당국에 체포된 뒤 중국·캐나다 관계는 급랭했다. 중국은 자국에 머물던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 위협 혐의로 전격 체포한 데 이어 캐나다산 카놀라유 수입을 중단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대상)에 올렸지만 미 반도체기업들은 화웨이에 계속 제품을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텔·마이크론 등 미 반도체기업들은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 후 일단 거래를 중단했다가 3주 전부터 미국 밖에서 생산된 반도체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해 왔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내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안 한다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 반발 퇴장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을 하루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가 돌연 파행을 빚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기존 방식대로 전체 업종에 똑같이 적용하기로 결정돼서다. 이에 반발한 사용자위원 전원은 도중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최임위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을 고시할 때 시급과 월급을 함께 표기하고,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전체 27명이 표결에 참여했는데 업종별 차등 적용 안건은 10명이 찬성했고 17명이 반대했다. 최저임금에 시급과 월급을 병기하는 안건은 찬성 16명, 반대 11명으로 가결됐다. 두 안건에 대한 경영계의 요구가 좌절되면서 향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숙박·음식업 노동자 43%,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36%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해당 업종과 규모에서 최저임금이 수용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과거의 관행만을 내세운다면 앞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사용자위원들은 27일 열리는 최임위 제6차 전원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한 적은 제도를 도입한 첫해인 1988년 한 번뿐이다. 이듬해부터는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경영계는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 폭이 커서 일부 최저임금 인상에 취약한 업종에 대해서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저임금 노동자 보호라는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업종별 차등 적용 주장은 모든 노동자의 생계를 보호한다는 최저임금의 보편성을 흔드는 발상”이라면서 “사용자위원들은 무리한 주장을 멈추고 상식적인 자세로 (최저임금 논의에) 임하라”고 지적했다. 최임위는 경영계의 불참 선언에도 예정대로 27일 6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농협자산관리회사 전남동부지사, ‘빚’ 탈피 농가에 생필품 전달

    농협자산관리회사 전남동부지사, ‘빚’ 탈피 농가에 생필품 전달

    농협자산관리회사 전남동부지사와 여천농협이 최근 범농협의 채무부담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농사에만 전념하는 여수시 상암동 양파재배 농가를 방문해 생필품을 전달했다. 박상근 여천농협 조합장은 농업인의 손을 잡고 그 동안 빚 때문에 힘들었을 마음을 위로하는 한편 농협의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농협자산관리회사의 농업인 신용회복 컨설팅을 통해 빚에서 벗어난 농가를 방문해 경제적 재기의지를 심어주는 ‘농업인 氣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농협자산관리회사는 범농협의 모든 채무를 농업인채무자의 변제능력에 맞도록 조정해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영농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영기 동부지사장은 “농업인 신용회복컨설팅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오직 농협이기에 가능한 일이다”며 “채무가 있는 농업인이 걱정없이 일에만 전념해 농가 소득을 증대할 수 있도록 신용회복 지원을 지속적으로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타다 프리미엄’ 협조한 죄…서울개인택시조합, 참여 조합원 징계

    ‘타다 프리미엄’ 협조한 죄…서울개인택시조합, 참여 조합원 징계

    인기를 끌고 있는 차량 및 기사대여 서비스인 ‘타다’에 강력 반발했던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26일 ‘타다 프리미엄’을 신청한 조합원 14명을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은 불법으로 규정한 타다 서비스에 동료 택시기사들이 참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명’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다 프리미엄은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인 타다의 고급택시 서비스다. 기존 11인승 카니발 차량인 타다 기본 서비스 ‘베이직’처럼 일대일 즉시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타다 자체 차량이 아닌 개인택시 및 법인택시 차량을 이용한다. 특히 2800㏄ 배기량 이상의 중형 고급 세단에 승객을 태워 틈새시장을 노렸다. 조합 측은 이날 “불법 타다 영업에 조합원이 죽음으로 반대하고 5만 조합원이 울분을 토하는데 타다에 협조하는 조합원이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여론을 감안해 징계는 제명 처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타다 서비스는 그동안 택시업계와 적법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분신 등 극단적 선택을 통해 타다 서비스에 격렬히 저항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조합은 “타다는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선한 목적으로 함께 차를 이용하는 것도, 대리기사가 일시적으로 렌터카를 운전하는 서비스도 아니다”라면서 “운전자를 모집해 택시처럼 손님이 많은 곳으로 렌터카를 이동시켜 콜을 기다리게 하는 전형적인 택시영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시대의 흐름이며 시민사회가 호응하는 차량의 공유, 법을 지키는 선한 목적의 카풀 등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타다가 합법이면 약 70만대에 이르는 렌터카가 11인승으로 바꿔 택시영업을 해도 할 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운행을 시작한 타다 서비스는 7개월 만인 지난 5월 기준 6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이동 서비스 시장의 빈틈을 공략하면서 재탑승률이 8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틀에 박힌 미술·음악? 오감 톡톡 진짜 예술!

    틀에 박힌 미술·음악? 오감 톡톡 진짜 예술!

    국어 과목의 연극 수업 시간인데 학생들의 앞에는 무대도, 소품도 없다. 블랙박스처럼 새까만 바닥과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학생들은 흰 테이프를 쭉 늘려 여기저기 이어 붙이며 무대를 만들어 갔다. 어떤 학생들은 벽에 테이프 여러 줄을 붙여 책장에 책이 꽂혀 있는 모습을 만들었다. “여기는 도서관이에요.” 어떤 학생들은 천장에서 바닥까지 테이프를 죽죽 늘려 붙여 만들어진 공간 안에 들어가 옹기종기 앉았다. 머리를 맞대고 적어 내려가고 있는 시나리오의 제목은 냉장고 안에서 살고 있는 ‘냉장고 가족’이었다.지난 18일 찾아간 경기 용인시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용인 제일초등학교 6학년 1, 2반 학생들이 발을 구르고 악기를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학생수 감소로 유휴공간이 된 용인 성지초등학교 별관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지난달 8일 문을 연 곳으로, 용인 지역 학생들에게 학교 수업과 연계한 예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예술’이라는 간판을 걸었지만 이곳에서는 무용 배우기나 미술작품 만들기, 능숙하게 악기 다루기 같은 수업을 하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예술교육은 ‘감각 깨우기’에서 시작한다. 보고 듣고 만지는 것과 몸의 움직임에 대한 생각을 일깨우는 것이다. “감각은 상상력을 촉발시키고 상상력은 창의력의 원동력이 됩니다. 감각 속에서 자신과 타인, 그 관계를 관찰하는 것이죠.” 김혜경 경기교육청 융합교육정책과 장학사는 “악기 다루기 같은 기능 중심의 예술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을 미적 체험으로 이끄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감’에서 시작하는 예술교육이라는 철학을 토대로 만들어진 공간은 음악실, 미술실 같은 구분이 없다. 학생들은 맨바닥에 누워 바닥면의 질감을 느끼거나 개수대의 수도꼭지를 틀어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룻바닥이 펼쳐진 ‘몸으로 공간’에서는 제일초 6학년 학생들이 예술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온몸으로 바닥 위를 뒹굴었다. 손과 발, 팔꿈치와 무릎으로 자신을 둘러싼 사방 곳곳에 점을 찍으며 움직이는 활동으로, 생소한 몸의 움직임에 학생들은 땀범벅이 됐다. ‘소리로 공간’에서는 학생 네 명이 각기 다른 음을 내는 실로폰 4개를 이리저리 배치하고 연주하며 조화로운 멜로디를 찾고 있었다. 이날 진행된 제일초 학생들의 연극 수업은 시각과 결합된 활동이었지만 학생들은 의도치 않은 곳에서 창의력을 번뜩였다. 공간 한가운데 자리잡은 학생들은 바닥 위에 흰 테이프로 ‘놀이터’라고 이름을 붙여 놓고는 쪼그려 앉거나 바닥에 엎드리며 놀이기구 흉내를 냈다. “놀이터에 아무도 없는 밤이 되면 놀이기구들이 깨어나요. 아침이 되면 다시 잠들고요. ‘놀이터에서 사는 사람들’ 이야기예요.”(노하영양) “저희 조가 자리잡은 곳은 테이프를 붙일 벽이 없어요. 그래서 테이프 대신 몸으로 무대를 만들고 있어요.”(윤서연양)모든 학생이 똑같은 그림을 그리고 점수를 받던 예술교육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학교가 ‘허브’가 돼 지역 사회에 예술의 기운을 불어넣고, 과제 평가가 아닌 예술 소양 기르기를 추구하는 예술교육이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학교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은 모든 학생들에게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보편교육’으로서의 예술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공교육이 학생 각각의 욕구에 맞는 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 담겨있다.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학교와 지역 사회가 함께하는 예술교육을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전문 강사로 나서고,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도 이곳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틀에 박힌 입시 미술에 염증을 느낀 예술 계열 학생들, 예술적 감각을 끌어내고 싶은 교사들도 이곳의 문을 두드린다. 경기교육청은 향후 고교학점제가 자리잡으면 지역 학생들의 예술교육을 책임지는 지역 내 예술학습장으로 이곳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 장학사는 “일선 교사와 교장, 교감에게도 연수를 제공해 학교의 예술교육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교육의 변화는 개별 학교 단위로도 이뤄지고 있다. 같은 날 방문한 경기 남양주시 광릉중학교에서는 5~7교시 동아리 활동 시간을 맞아 전교생이 음악실과 미술실 등 곳곳에 모였다. 교실 바닥에 삼삼오오 앉은 학생들은 기타와 드럼, 베이스를 연주하며 수준급의 실력을 뽐냈다. 난타와 사물놀이를 하며 북을 두드리는 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미술 중점반’ 학생들은 도자기를 빚는가 하면 종이컵을 조립해 조형물을 만드는 ‘어셈블리지’ 활동에 열심이었다. 광릉중은 ‘1인 1악기’와 다양한 예술 동아리 등 특화된 예술활동으로 주목받는 학교다. 전교생이 305명에 불과하지만 학교에 밴드부가 세 개나 있다. 광릉중이 예술활동에 주력한 건 2008년 개교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양주시 진접읍과 포천의 경계 지역에 위치한 학교는 공장과 밭들로 둘러싸여 있다. 교통도 편리하지 않아 학생들이 문화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학교는 인근 지역의 중소기업인들의 모임인 남양주시 철마기업인회가 지원한 매달 2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으로 지역 예술가들을 초청해 예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강숙 광릉중 교장은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 주고자 시작한 예술활동이 지금은 학교의 특색이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예술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에게 심화된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예술중점학교’를 지정·운영하는 한편 학교와 지역 사회 간의 예술교육 선순환 모델을 만드는 ‘예술이음 연구학교’도 올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광릉중은 지난해 미술 중점학교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에는 예술이음 연구학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예술이음 연구학교는 지역 사회의 예술 자원을 학교가 십분 활용해 예술교육을 제공하고 이를 지역 사회로 환원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체계를 실험하고 있다. 광릉중은 지난달 진접읍에 위치한 경복대와 예술교육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한편 인근 지역의 사회복지법인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학교 곳곳을 단장하는 등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나게 춤춰 봐~ 인생은 멋진 거야~” 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이 뮤지컬 ‘맘마미아!’의 넘버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박영애 교감은 “학생들이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서 연습하겠다고 해서 고민”이라면서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배운 노래와 악기 연주, 뮤지컬 등을 장기로 앞세워 ‘아이돌 사관학교’라 불리는 예술고등학교와 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학생들도 더러 있다. 이 교장은 “학교가 단 한 명의 학생에게라도 진로 설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예술교육을 강화하려는 학교가 모두 광릉중처럼 순탄하게 진행되는 건 아니다.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부터 예술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학교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더라도 “1인 1악기보다 성적 향상”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서의 예술교육은 단순히 악기 다루기 같은 기능을 습득하는 게 아니라 타인과 관계를 맺고 주변을 성찰하게 하는 기초 소양교육”이라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학교와 지역 사회의 예술교육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KFC ‘닭껍질튀김’ 출시 1주일… 폭발적 인기몰이

    KFC ‘닭껍질튀김’ 출시 1주일… 폭발적 인기몰이

    전국 6개 매장 한정 판매… 13곳 더 늘려패스트푸드 업체 KFC에서 최근 출시한 ‘닭껍질튀김’이 온오프라인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닭껍질튀김 인증샷이 쏟아져나오고 ‘인스타그래머’들은 한정 판매되는 닭껍질튀김을 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매장에 긴 대기 줄을 마다하지 않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닭껍질튀김은 지난 19일부터 서울 강남역점을 비롯한 전국 6개 매장에서만 판매됐다. 이 메뉴는 출시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첫날 강남역점에는 오전 10시 매장 오픈 8분 만에 약 1000명의 대기자들이 몰렸다. 출시 1주일이 지났지만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닭껍질튀김 인기가 퍼져 나가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노량진역점 관계자는 “하루에 준비되는 240세트는 매장 오픈 30분 만에 동이 난다”고 말했다. KFC는 닭껍질튀김이 수작업으로 닭의 가슴살 부위의 껍질만을 떼어내 만들어 대량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한정된 매장에서만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닭껍질튀김의 선풍적인 인기는 출시 전에 예견됐다. 닭껍질튀김은 원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매장에서만 팔았던 메뉴다. 현지에서 닭껍질튀김을 먹고 매료된 국내의 한 누리꾼은 치킨 매니아들이 모여 있는 웹사이트에 “치킨 껍질 튀김을 한국 매장에서도 먹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소개했고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KFC 한국 본사에 “닭껍질튀김을 들여와 달라”고 민원을 넣었다. KFC 관계자는 “민원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전했다. 닭껍질튀김의 맛은 “바삭하고 짭짤해 맥주 안주로 제격”이라는 평이 대세이지만, 닭껍질에 기름이 많아 지나치게 느끼하다는 의견도 있다. 닭껍질튀김의 폭발적인 인기에 힙입어 KFC는 27일부터 판매 매장을 전국 13곳 더 늘리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46일 만에 열렸던 ‘광화문광장’… 공화당, 5시간 만에 더 크게 다시 점거

    46일 만에 열렸던 ‘광화문광장’… 공화당, 5시간 만에 더 크게 다시 점거

    朴시장 “인내에 한계… 즉각 엄중 처리”서울시가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이 지난달 기습 설치한 농성 천막을 강제 철거한 지 반나절 만에 공화당이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규모로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다시 법적 절차를 밟아 행정대집행(강제 철거)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난감한 상황이 됐다.25일 서울시와 공화당 등에 따르면 공화당 측은 이날 낮 12시 40분쯤 광화문광장에 가로 3m, 세로 6m 크기의 조립식 천막 3동을 다시 설치했다. 근처에는 그늘막도 길게 설치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 수백명을 투입해 공화당이 지난달 10일 기습 설치한 천막 2종과 그늘막, 분향소 등을 46일 만에 강제 철거했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광장 인근에서 대기하다가 기습적으로 천막을 다시 설치했다. 서울시가 철거를 마친 뒤 불과 5시간여 만이었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광화문역으로 향하는 해치마당 인근에서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당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는 사이에 다른 한편에서는 천막을 설치했다. 추가로 광화문역으로 내려가는 계단 인근에도 천막 3동을 더 설치해 철거 이전보다 천막 규모가 더 커졌다. 허를 찔린 서울시는 공화당이 추가로 설치한 천막도 불법이므로 다시 법적 절차를 밟는 등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자진 철거를 요구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또다시 강제 철거에 돌입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날 철거비용 약 2억원에 무단 점거 변상금 약 220만원을 부과하고 공화당뿐 아니라 관련 개인들에게도 공동 소송을 진행하는 등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통해 대한애국당이 얼마나 폭력적인 집단인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시민의 인내에 한계가 왔다. 즉각적으로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숨진 ‘애국열사’ 5명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기습 설치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북미 정상회담 없다지만… 트럼프, DMZ서 ‘비핵화 메시지’ 가능성

    북미 정상회담 없다지만… 트럼프, DMZ서 ‘비핵화 메시지’ 가능성

    트럼프“김정은과 우호적 친서 주고받아” 한미정상회담 핵심 의제 ‘북핵·한미동맹’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추가 요구할 듯 ‘북미 협상 실무 책임자’ 비건 내일 방한 판문점 등서 북측 실무대표와 접촉 관심 中, 대북제재 연루 은행 美거래 차단 반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우호적인 친서’를 주고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어제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말한 데 이어 자신이 답신을 보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북미 정상의 친서외교에 이어 미중·한미 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국제사회 이목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오는 29~30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서 ‘북미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는 어떤 것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김 위원장)는 실제 나에게 생일 축하의 뜻을 전했다”면서 “서로 매우 우호적인 친서였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미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29~30일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핵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한미 정상이 북한에 대해서, 한미동맹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이틀간 다뤄야 할 분야가 많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도 확인해 줄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북미 정상의 만남이 예정됐냐’는 질문에 “언급한 만남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조이 야마모토 국무부 한국과장도 이날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워싱턴DC에서 공동주최한 ‘한미 전략포럼’ 행사에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 문제가 한미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며, 이 문제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넘버 원’ 주제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뿐 아니라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무역수지 개선 등에 대해서도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무역 문제도 한미 정상의 논의 주제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야마모토 과장은 또 “우리는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한국의 추가 분담금을 요구할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무역수지 적자 개선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무부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미 협상의 실무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7∼30일 일정으로 방한한다고 확인했다. 따라서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 시 판문점 등에서 북측 실무대표와의 접촉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한편 미중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서 조사를 받는 중국의 한 은행의 미 금융시스템 접근 차단 위기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이 은행이 중국 내 9위 규모인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이라고 추정하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해 확대 관할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비판한 뒤 미측에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광주 남구 ‘무사 안일 행정’… 청사 리모델링 빚 368억만 떠안다

    광주 남구 ‘무사 안일 행정’… 청사 리모델링 빚 368억만 떠안다

    임대 수익 저조… 5년 지나 67억 더 늘어 담당직원·구청장 등 상환책임 ‘나 몰라라’ 최악 땐 청사 매각·파산 직면 가능성도광주 남구가 전 구청장과 직원의 무사안일한 행정으로 최악의 경우 청사를 매각하거나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25일 남구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감사원이 지난 24일 청사 리모델링 비용 상환 여부에 대해 “남구에 책임이 있다”는 결과를 내놔 남구는 368억원이라는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됐다. 남구는 2011년 1월 캠코가 자금을 조달하고 남구는 상가를 임대해 발생한 수익으로 상환하는 ‘공유재산 관리 및 개발 위탁 계약’을 했다. 남구는 청사 위탁 개발이 끝난 2013년 3월부터 2034년까지 22년간 위탁개발비(리모델링비) 301억원을 분할 상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구는 첫해인 2013년부터 임대수익이 저조해 위탁개발비를 상환하지 못하고 늘어나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2017년 6월 입주업체 명도 이전비와 에스컬레이터 설치비 등 20여억원의 추가 비용을 구의회 의결 없이 집행했다. 그 결과 5년이 지난 지난해 10월 현재 남구가 상환해야 할 위탁개발비는 67억원이 늘었다. 이 과정에서 남구 재산운영담당 A씨는 위탁개발비 상환책임이 남구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상급자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최영호 전 구청장 등 상급자들도 사업구조와 상환책임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지방의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다. 감사원은 당시 관련 업무 담당 4명에 대해 징계(경징계 이상) 또는 주의를 요구할 것을 남구청장에게 통보했다. 최 전 구청장에 대해서는 이런 내용을 재취업이나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남구청사는 주월동의 부도 난 백화점 건물을 인수, 리모델링한 뒤 2013년 4월 개청했다. 지하와 1~4층은 상가, 5~9층은 청사다. 구입 비용은 105억원이었으며 리모델링비 301억원은 22년 동안 임대사업 수익으로 환수하기로 하고 캠코가 투자했다. 하지만 상가 공실률이 70%에 달하자 캠코는 지난해 6월 손실 예상액 282억원의 상환을 요구했고, 같은 해 새로 취임한 김병내 구청장이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공화당 광화문 천막 ‘6개동’ 되레 늘어…서울시 “계속 철거”

    공화당 광화문 천막 ‘6개동’ 되레 늘어…서울시 “계속 철거”

    서울시가 25일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 광화문광장 천막을 강제철거했지만, 공화당이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새 천막을 설치하면서 당분간 마찰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날 천막을 철거하면서 발생한 2억원의 비용을 공화당에 청구한다는 방침이지만 공화당은 “천막을 계속 칠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 공화당 천막 3개동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착수해 오전 7시 20분쯤 모든 천막을 치우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광장에 남아있던 공화당 지지자들이 5시간 뒤인 낮 12시 40분쯤 조립식 형태의 천막 3개동을 다시 설치하면서 이전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시는 오전 철거를 마무리한 뒤 용역업체와 시청 직원 60여명을 광장에 배치했지만 이들이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과 마찰을 빚는 사이 다시 천막 설치가 이뤄졌다. 현재 공화당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한 천막은 6개동에 이른다. 기존에 천막을 설치했던 장소에 3동을 설치했고 근처에 검은색 그늘막까지 길게 배치했다. 또 광화문광장에서 광화문역으로 내려가는 계단 인근에도 천막 3개동을 더 설치했다. 사실상 철거 이전보다 천막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공화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천막 기둥에 각목까지 덧대며 추가 철거에 대비하고 있다. 공화당 관계자는 “서울시가 또 강제 철거에 나선다면 광화문광장에 다시 천막을 칠 것”이라면서 “당원, 지지자들이 계속해서 천막을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생결단 결사항쟁, 천막 투쟁 승리하자”, “우리공화당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계속했다.사실상 허를 찔리게 된 서울시는 “공화당이 다시 천막을 치면 행정대집행에 이르는 절차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철거와 재설치가 반복되는 등 마찰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가 새 천막을 강제 철거하려면 철거하려는 천막을 특정해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다시 보내야 한다. 공화당은 지난 5월 10일부터 천막을 설치해 이날까지 47일간 천막농성을 이어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볼테면 해봐’ 공화당, 광화문에 천막 재설치…철거 5시간 만

    ‘해볼테면 해봐’ 공화당, 광화문에 천막 재설치…철거 5시간 만

    조원진(60·대구 달서구병) 대표가 이끄는 옛 대한애국당인 우리공화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던 농성 천막을 서울시가 강제로 철거한 지 5시간 만에 다시 설치해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우리공화당과 경찰 등에 따르면 우리공화당 측은 이날 오후 12시 40분쯤 광화문광장에 조립식 형태의 천막 3동을 또 설치했다. 앞서 서울시는 허가 받지 않은 광장 점유와 안전 우려 등 민원 제기를 이유로 이날 오전 5시 20분쯤 서울시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 수백명을 투입해 우리공화당이 지난달 10일 기습 설치한 천막 2동과 그늘막, 분향소 등을 강제로 철거했다. 천막이 세워진 지 46일 만이었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숨진 ‘애국열사’ 5명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천막을 설치했다. 그러나 철거 작업이 끝난 뒤 우리공화당 측은 광장 인근에서 대기하다 차에서 보관하던 가로 3m, 세로 6m 크기의 천막을 꺼내 기습적으로 천막을 다시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공화당 측은 이날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폭력 행위’라고 주장하며 천막을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이들이 천막을 설치할 당시 용역업체 직원들은 광화문역으로 향하는 해치마당 인근에서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당원들과 마찰을 빚으며 물리적으로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공화당 측 관계자들은 천막 안에서 대기하며 “사생결단 결사 항쟁”, “(박근혜 전 대통령) 불법 탄핵 원천 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리공화당의 한 관계자는 “천막 1동을 더 가져와서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숨진 ‘애국열사’ 5명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앞서 서울시청 관계자가 오전 5시 16분즘 천막 철거를 알리는 행정대집행문을 낭독하자 당원들은 “막아라”, “물러가라”,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라고 소리치며 플라스틱 물병에 든 물과 모기약, 소화기를 뿌리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일부는 천막 안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다 광장 바닥에 드러눕거나 기물을 던지기도 했다. 우리공화당 한 관계자는 “정당한 정당 활동에 대해 좌파 정권이 ‘조례’를 운운하며 이렇게 한다” 비판했다. 철거는 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7시 20분쯤 마무리됐다.서울시는 철거 전 한 달 간 우리공화당 천막을 시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 즉 강제철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수차례 보냈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등에 따르면 광장은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 등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 정치적 목적의 농성은 조례가 규정한 광장 사용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광화문광장을 사용하려면 60∼7일 전에는 서울시에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시는 신청서 내용이 조례에 규정된 광장의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지 판단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우리공화당 천막 철거에는 인건비 등 약 2억원의 비용을 지출됐으며 행정대집행 비용은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할 예정이다. 이번에 천막을 재설치함에 따라 철거비용은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을 무단으로 점거한 데 따른 변상금 약 220만원도 부과할 것으로 전해졌다. 변상금은 한 시간에 1㎡당 주간은 12원, 야간은 약 16원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동남아도 쓰레기 수입 거부… ‘70살 플라스틱’ 지구 숨통 조인다

    [글로벌 인사이트] 동남아도 쓰레기 수입 거부… ‘70살 플라스틱’ 지구 숨통 조인다

    지난해 초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한 이후 전 세계는 그야말로 ‘플라스틱 전쟁’ 중이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 정도를 수입하던 중국은 2017년 세계무역기구(WTO)에 서한을 보내 환경 보호와 보건위생 개선을 위해 수입 쓰레기 제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하고 제한 품목을 점차 늘려 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세계 각국은 차선책으로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가 함께 딸려 오며 수출입 국가 간 갈등을 빚고 있어서다. 플라스틱은 단순히 폐플라스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재활용이 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가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인류를 위협한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은 오는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안까지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70여년간 인류의 삶을 ‘편하게’ 해 주었던 플라스틱 사용을 극적으로 줄이려면 우리의 생활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중국 당국은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며 “더러운 쓰레기와 심지어 위험한 쓰레기가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쓰레기에 섞여 들어와 중국의 환경이 심하게 오염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중국은 2016년 한 해에만 730만t의 폐지와 금속, 폐플라스틱을 수입해 가공했는데 이는 전 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에 달했다. 인도네시아 환경 단체인 발리포쿠스 설립자인 유윤 이스마와티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쓰레기 수출국들은 그간 자신들이 중국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현재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은 발생국에서 해결되기보다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나라로 흘러들었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규제가 강하지 않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표적이 된 것이다. 싱가포르 경제학자인 코르 유링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월평균 2만 2000t에 불과하던 말레이시아의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지난해 3월 이후 월평균 13만 9000t으로 6배가량 뛰었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쓰레기는 각종 문제를 만들고 있다. 항구마다 쓰레기산이 형성되는가 하면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환경 호르몬이 배출돼 인근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됐다. 무엇보다 재활용이 가능하지 않은 유해 폐기물들이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에 뒤섞여 들어오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당초 선진국에 비해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가능한 동남아 국가들이 쓰레기를 수입하는 이유는 이를 가공해 원료로 사용하거나 다른 나라에 수출하기 위해서지만 불법 폐기물로는 이러한 가공이 불가능하다. 결국 불법 쓰레기는 수출국과 수입국 간의 갈등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28일 캐나다와 일본,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미국 등 10여개국에서 반입된 컨테이너에 실린 3000t 규모의 쓰레기를 수출국으로 되돌려 보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여비인 말레이시아 환경장관은 이날 클랑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로 채워진 컨테이너를 공개하며 “앞쪽에는 합법적인 재활용 폐기물이 보이지만 그 뒤는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와 전자제품 등 재활용이 불가능한 불법폐기물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폐기물 수입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태국은 이미 지난해 여름 전자제품 폐기물에 대한 무기한 수입 금지안을 도입했고 베트남은 쓰레기 수입 관련 허가증에 대한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나아가 몇 년째 방치되고 있던 불법 쓰레기를 가득 실은 컨테이너를 배출국인 캐나다로 되돌려 보내겠다고 압박했다. 캐나다 정부는 69개의 컨테이너를 가져가기로 합의했으나 말레이시아 정부의 요청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폐플라스틱에 대한 전면적인 수입 금지가 동남아 국가의 경제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대로 분류된 플라스틱 중에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고품질의 원료로 가공할 수 있는 플라스틱도 있다. 분리수거율이 낮은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수입을 통해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들여올 수 있다. 그러나 규제 때문에 수입 길이 막히면 지역의 합법적인 재활용업자들의 이윤 창출에 적신호가 켜지며 사업 확장을 하지 않게 되고, 원료를 활용하는 기업 또한 타격을 받게 된다. 폐플라스틱을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 들여와 시멘트 생산 연료로 사용하는 호주기업 리소스코 아시아의 전무이사 파벨 체흐는 “두 국가의 세관에서 100~150개의 선적 컨테이너가 막히면서 시멘트 회사들은 (폐플라스틱 대신) 석탄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화학물질·폐기물·대기 담당 코디네이터인 가쿠코 나가타니 요시다는 “폐기물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올바른 수입업자들을 잃게 되면 향후 폐기물 관리 자체에 대한 선택권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면서 “어떤 정부든 더 많은 선택지를 가져야 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지구 환경을 고려한다면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상당수의 플라스틱은 재활용되지 않은 채 바다에 버려지거나 매립되며 미세 플라스틱의 형태로 우리 몸속에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인류는 83억t에 달하는 플라스틱을 생산했다. 그 사이 63억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재활용된 쓰레기는 단 9%에 불과하다. 12%는 소각됐으며 79%는 매립되거나 자연환경에 축적돼 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사용이 줄지 않는다면 2050년에는 약 120t의 플라스틱이 우리 주변에 버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매년 800만t의 쓰레기가 바다로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바다새 100만 마리 이상과 해양 포유류 10만 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고 유네스코는 전했다. 인류도 플라스틱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12일 세계자연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학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약 2000개로 신용카드 한 장의 무게에 달한다. 아직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힌다.플라스틱이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자 EU와 캐나다는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어 사상 처음으로 국제적인 규칙도 만들어졌다. 지난 15일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 참가국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각국의 행동계획을 작성하고 이행 상황을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의장국인 일본은 폐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오염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온난화 대책을 담은 파리 협정과는 달리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나리 기자 min1082@seoul.co.kr
  • 24억 배상·가압류…쌍용차 ‘국가폭력 수갑’은 풀리지 않았다

    24억 배상·가압류…쌍용차 ‘국가폭력 수갑’은 풀리지 않았다

    “풀어준대서 법원 갔더니 실수라며 번복” ‘손배소 취하’ 권고에도 경찰 결론 안 내 “10년간 30명 스러졌는데… 빚 철창 여전”“복직했지만 국가폭력 수갑은 풀리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48명이 다음달 1일 공장으로 복귀한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는 건 경찰의 가압류 청구서뿐이다. 노동자들이 물어야 할 손해배상 청구액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24억원이나 된다. 더욱이 이들은 라인 배치를 받지 못해 연말까지는 ‘무급 복직자’에 머물러야 한다. 10년 만에 다시 사원증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해고노동자들은 24일 경찰청 앞에 모였다. 끝나지 않은 손해배상·가압류의 고통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는 경찰에 과잉 진압에 대한 사과 표명과 손배소 취하를 권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직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2009년 경찰은 쌍용차 파업농성 당시 노조와 조합원들에게 16억 8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에서는 14억 1000만원, 2심에서는 11억 6700만원을 노조와 조합원이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는 건 크레인과 헬기 파손이다. 장석우 변호사는 “노동자들은 집회·시위 자유와 노동 3권을 행사했을 뿐인데 국가가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더구나 파업 진압에 헬기나 기중기를 투입한 것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경찰은 가압류도 진행했다. 노조에 따르면, 경찰은 맨 먼저 노동자 67명에게 8억 9000만원에 이르는 퇴직금과 임금,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2월 복직한 노동자 26명에 대한 가압류를 해제하는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선별적으로 이뤄졌다. 여전히 복직노동자 1명과 희망퇴직자를 포함한 미복직자 13명에 대한 가압류가 남아 있다. 강환주 조합원은 “가압류 1000만원을 풀어 주겠다고 해 법원에 갔더니 행정 실수라며 번복했다”면서 “빚이 불어나 더이상 버틸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 1월 김승섭 고려대 교수팀이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손배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의 30.9%는 지난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쌍용차 해고자와 그 가족, 협력업체 노동자 등 3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오는 27일은 가압류로 고통받던 조합원 김주중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채희국 조합원도 “나와 가족은 10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은 투명한 철창으로 만들어진 손배가압류란 감옥에 갇혀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부터 노조는 가압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경찰청 앞에서 이어 나간다. 이날 민갑룡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이미 두 차례나 면담했다”면서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안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24억 배상·가압류… 쌍용차 ‘국가폭력 수갑’은 풀리지 않았다

    24억 배상·가압류… 쌍용차 ‘국가폭력 수갑’은 풀리지 않았다

    “풀어준대서 법원 갔더니 실수라며 번복” ‘손배소 취하’ 권고에도 경찰 결론 안 내 “10년간 30명 스러졌는데… 빚 철창 여전”“복직했지만 국가폭력 수갑은 풀리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48명이 다음달 1일 공장으로 복귀한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는 건 경찰의 가압류 청구서뿐이다. 노동자들이 물어야 할 손해배상 청구액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24억원이나 된다. 더욱이 이들은 라인 배치를 받지 못해 연말까지는 ‘무급 복직자’에 머물러야 한다. 10년 만에 다시 사원증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해고노동자들은 24일 경찰청 앞에 모였다. 끝나지 않은 손해배상·가압류의 고통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는 경찰에 과잉 진압에 대한 사과 표명과 손배소 취하를 권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직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2009년 경찰은 쌍용차 파업농성 당시 노조와 조합원들에게 16억 8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에서는 14억 1000만원, 2심에서는 11억 6700만원을 노조와 조합원이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는 건 크레인과 헬기 파손이다. 노조가 상고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장석우 변호사는 “노동자들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 자유와 노동 3권을 행사했을 뿐인데 국가가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더구나 파업 진압에 헬기나 기중기를 투입한 것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가압류도 진행했다. 노조에 따르면, 경찰은 맨 먼저 노동자 67명에게 8억 9000만원에 이르는 퇴직금과 임금,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지난 1월에는 일부 복직 노동자들이 받은 첫 급여의 절반을 가압류하기도 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2월 복직한 노동자 26명에 대한 가압류를 해제하는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선별적으로 이뤄졌다. 여전히 복직노동자 1명과 희망퇴직자를 포함한 미복직자 13명에 대한 가압류가 남아 있다. 강환주 조합원은 “가압류 1000만원을 풀어 주겠다고 해 법원에 갔더니 행정 실수라며 번복했다”면서 “빚이 불어나 더이상 버틸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 1월 김승섭 고려대 교수팀이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손배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의 30.9%는 지난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쌍용차 해고자와 그 가족, 협력업체 노동자 등 3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오는 27일은 가압류로 고통받던 조합원 김주중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채희국 조합원도 “나와 가족은 10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은 투명한 철창으로 만들어진 손배가압류란 감옥에 갇혀 있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멈춰 달라”고 토로했다. 이날부터 노조는 가압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경찰청 앞에서 이어 나간다. 이날 민갑룡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이미 두 차례나 면담했다”면서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안이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국회 정상화 합의’ 2시간 만에 깬 한국당, 추인 불발…정상화 연기

    ‘국회 정상화 합의’ 2시간 만에 깬 한국당, 추인 불발…정상화 연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로 국회 파행을 빚은 지 80일 만에 여야가 서명한 ‘국회 정상화 합의안’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추인 불발로 물 건너가게 됐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열어 국회 정상화 합의안에 서명한 지 불과 2시간 만이다. 이로써 국회 정상화는 또 다시 미뤄지게 됐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정상화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을 논의했으나 추인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80일 만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국회 정상화는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로부터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다”면서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추인이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의원들의 추인을 조건으로 한 합의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3당 교섭단체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의 합의안 조항에 대해 구속력이 떨어진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당은 전날 밝힌 대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북한 목선 관련 상임위, ‘붉은 수돗물’ 관련 상임위는 열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열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국회 문이 닫힌 지 80일 만이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은 각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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