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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교진 “유치원 형태 영어학원 안 돼…규제 필요”

    최교진 “유치원 형태 영어학원 안 돼…규제 필요”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4세 고시’ 등으로 논란을 빚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의 선행 사교육 문제에 대해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사실상 유치원 형태로 운영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그곳에서 유아의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영어 유치원’ 규제에 대해서는 “규제는 필요하지만 또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하면서도 (영어유치원) 본연의 설립 목적에 맞는 현장 중심의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장관은 “규제 중심으로 가면 이를 피해 사교육이 다른 형태로 음성화하거나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단순히 처벌 중심이 아니라 규제 점검과 행정 지도, 공교육 안에서의 영어 대안 프로그램 확대, 학부모 인식 개선 등 균형 잡힌 접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교육 강화를 위한 중점학교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AI 중점학교를 올해 730곳에서 2026년 1000개, 2027년 1500개, 2028년 2000개로 넓혀갈 계획이다. 최 장관은 “AI 관련 수업 시수를 일반 학교보다 더 확대하거나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며 “AI 교육에 대해 늦어도 올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입 개편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지난달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최 장관은 수능·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최 장관은 “절대평가 전환을 포함한 대입 제도의 변화는 수험생이나 학부모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개편 자체의 필요성이나 방향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언제쯤 하면 되겠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선 현 고1 학생이 대입 전형을 치르는 2028년도 대입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초 학력 저하 문제에 대해선 올 연말 학생 기초 학력 관련 정보를 모으고 진단하는 시스템을 통합해 ‘국가기초학력포털’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문해력, 수리력이 부족한 학생에게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방과 후와 방학 중에 보충 지도를 하고 수업 중에도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기초 학력 전담 교원’에 대한 충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빚탕감’ 배드뱅크 은행 분담금, 당기순이익 기준 가닥

    ‘빚탕감’ 배드뱅크 은행 분담금, 당기순이익 기준 가닥

    지난 1일 빚 탕감을 위한 배드뱅크(새도약기금)가 출범했으나, 은행권 앞으로 떨어진 재원 분담금 3600억원을 어떻게 나눠낼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일부 은행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지만,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분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20개 은행의 여신·전략 담당 부행장들은 최근 두 차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 모여 배드뱅크 분담금 배분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4일 회의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틀 뒤인 16일 한번 더 회의를 연 것이다. 앞선 회의에서는 분담금을 당기순이익에 따라 나누자는 의견과 부실채권 비중, 가계대출 잔액 기준, 은행연합회 협회비 기준으로 나누자는 의견 등이 맞부딪혔다. 협회비 기준에는 당기순이익뿐 아니라 총자산, 예수금 비중 등이 함께 반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에서 마음대로 기준을 정할 수 없으니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만든 것인데, 은행들이 각자 유리한 기준으로만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게 맞니 저게 맞니 설왕설래하는 모습으로 비춰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당장은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은행권 몫 출연금을 나누는 데 다수 은행들이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가계보다 기업여신에 집중하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반발이 여전하다. 일부 은행은 일시적 요인은 당기순이익 집계에서 빼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금과 관련한 각 은행별 결산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가능한 빠르게 연내 지출을 마치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모였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프로그램은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채권을 사들여 조정·탕감하는 프로그램이다. 113만 4000명의 장기연체채권 16조 4000억원이 소각 또는 조정될 전망이다. 채권 매입을 위한 기금은 총 8400억원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4000억원을 출자하는 주식회사로 시작해 나머지 4400억원은 금융권 출연금으로 채워진다. 은행이 3600억원, 생명보험사 200억원, 손해보험사 200억원, 여신전문회사 300억원, 저축은행이 각각 100억원을 부담한다.
  • 오세훈 “10·15대책 과도해…토허구역 일방 통보 받아”

    오세훈 “10·15대책 과도해…토허구역 일방 통보 받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전역을 삼중 규제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과도한 조치”라고 20일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0·15 대책을 평가해달라는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과도한 조치라고 판단한 배경에 대해 “2∼3년 통계를 내보면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은 지역도 있는데 그런 구역이 (규제에) 많이 포함돼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 문제는 발표 이틀 전 정부가 서면으로 의견을 구해와 ‘신중한 검토가 바람직하다’는 답변을 보냈고,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은 발표 직전에 유선상 구두로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면 의견을 개진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10·15 부동산 대책의 시장 영향에 대해선 “초기엔 수요 억제가 효과를 발휘해 가격이 당분간 안정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사기도, 팔기도 어렵고 전월세 물량 확보도 어려운 일이 도래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안정을 위한 충분한 물량 공급은 민간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지난 2월 잠실·삼성·대청·청담동(잠삼대청)의 토허구역을 해제했다 한 달 만에 재지정한 것도 문제를 제기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 잠삼대청에 대한 토허구역 해제는 잘한 것이냐, 그런데 한 달 후 보니 잘 못 됐나”라고 질문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시장은) 윤석열 정부의 3년간 공급 절벽 사태가 빚은 현상”이라며 “이후 강남3구를 중심으로 작년부터 최고가를 갱신했고 (서울시의) 토허구역 해제 이후 강남권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토허제 해제 상황 당시 거래량 추이를 보면 작년 연말부터 올 초까지는 급감하고 있었고 걱정이 될 정도의 상황이었다”며 “당시 경제 상황에 따른 판단이었다”고 했다. 이어 “토허구역은 반시장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평소에 풀어놓지 않으면 급등 시에 정책 수단을 쓰지 못한다”며 “되도록이면 예외적인 상황을 해소할 필요는 분명히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4주만에 바로 조치했기 때문에 바로 부동산 가격이 잡혔었다”며 “(시장이) 급상승하니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는데 동의할 수가 없다”고 했다.
  • “지역경제·일자리 위협”…경남 고성군 ‘SK오션플랜트 매각’ 중단 촉구

    “지역경제·일자리 위협”…경남 고성군 ‘SK오션플랜트 매각’ 중단 촉구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SK오션플랜트 매각 추진을 두고 고성군이 전면 재고·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2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그룹과 SK오션플랜트 모회사인 SK에코플랜트를 상대로 “SK오션플랜트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매각 결정을 전면 재고하거나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이 군수는 “SK오션플랜트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지역의 희망, 청년 일자리, 고성 미래를 상징하는 동반자”라며 “지역민 신뢰, 기대를 저버리는 졸속 매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시설 하부 구조물 제조 분야에서 아시아 1위로 평가받는 회사다. 2022년 현 SK에코플랜트가 삼강앰앤티를 인수하면서 SK그룹에 편입됐다. 2023년 2월 SK에코플랜트는 삼강앰앤티 사명을 SK오션플랜트로 바꿨다. SK오션플랜트는 720여명을 직고용하는 고성군 내 가장 큰 사업장이다. 협력업체 직원 수도 30여개 업체에 2000여명에 이른다. 양촌·용정 기회발전특구 사업자이기도 하다. 인수 3년여만에 다시 매각을 추진하는 모회사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디오션 컨소시엄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사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SK오션플랜트 지분 36.98%다. 디오션 컨소시엄이 36.98%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 SK오션플랜트 최대 주주가 돼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디오션 컨소시엄은 강덕수 STX그룹 전 회장과 그의 측근들이 지난해 3월 자본금 26억원을 들여 설립한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디오션자산운용이 주도해 만들었다. 디오션자산운용은 전략적 투자자인 오성첨단소재, 재무적 투자자인 노앤파트너스, 하나은행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렸고, 우군들의 든든한 지원 속에 SK오션플랜트 인수에 나섰다. 다만 고성군은 SK오션플랜트 매각이 기회발전특구 사업(5000억 이상 추가 투자 필요)에 차질을 불러오고 주민 불안, 고용 안정성 저하 등 지역경제 침체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고성 양촌·용정지구는 157만㎡ 규모다. 투자기업인 SK오션플랜트는 이곳을 해상풍력 특화 생산기지로 조성 중이다. 애초 SK오션플랜트는 2026년 9월 산업단지 부지 완공, 2027년까지 상부 설비공사 순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었다. 이 군수는 “군은 SK오션플랜트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자 ‘SK시티’를 구상하고 있다”며 “기회발전특구와 연계한 도시공간계획 수립 용역 진행과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 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양촌·용정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주거, 교육, 문화 등 기능이 융합된 복합도시를 조성해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적 도시계획”이라며 “이번 매각 추진은 투자 이행 불확실성, 지역 상생과 고용 안정성 저하는 물론 양촌·용정산단 투자 중단 또는 사업 포기 등 투자 계획 미이행, 기회발전특구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도 같은 우려를 표명하며 고성군에 힘을 보탰다. 경남도는 “매각이 현실화하면 현재 60% 공정률로 진행 중인 해상풍력 기회발전특구 조성사업에 차질을 빚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까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노동자 고용승계·협력업체 계약 유지 불확실, 상부 시설 등 5000억원 규모 추가 투자 차질, 특구 해제 검토 등 지역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는 고성군·관계기관과 협의해 기회발전특구 조성 계획을 점검하고 지역 일자리·산업생태계가 보호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편 SK오션플랜트 매각가는 47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돈다. 이를 두고는 최근 주가나 경영권 프리미엄(30%) 등을 반영하지 못했고 기회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배임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단독] ‘시설 파괴’ 금강산만 바라보며 빚 안 갚는 한국관광공사

    [단독] ‘시설 파괴’ 금강산만 바라보며 빚 안 갚는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가 24년 전 통일부 남북협력기금으로 900억원을 빌렸지만, 이를 여전히 상환하지 못하고 1년마다 상환유예만 반복해 온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북한의 강경한 대남 정책으로 금강산 관광 시설까지 파괴됐지만 관광공사는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 후 수익 발생 시점부터 상환을 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올해 1월부터 2028년 7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원금 855억원과 이자 253억원 등 1108억 5000여만원을 갚기로 했으나 상환 유예를 요청했다. 당초 예정된 상환일이었던 지난 7월 1일에도 상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관광공사는 2001년 남북협력기금 900억원을 대출받은 뒤 원금 중 단 45억원만 납부한 상태다. 첫 대출 당시 이자율은 4%였지만, 상환 조건을 두 차례 변경해 현재 이자율은 1.5%다. 그간 누적된 이자만 253억원으로 기존 대출금의 30%에 달한다. 현재도 하루에 약 350만원가량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통일부에 상환계획 변경을 요청하며 향후 남북협력사업(금강산 관광) 재개 후 수익발생 시점부터 상환을 개시하겠다고 한 상황이지만, 북한 금강산관광지구가 철거가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재개발 동향이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관광사업을 재개하려 해도 북한의 경제 상황을 고려한다면 우리 기업의 투자 혹은 국비 투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한국관광공사 소유 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관광 재개를 전제로 한 상환계획은 현실성이 거의 없다“면서 “당시 정부의 정책을 수행하느라 한국관광공사의 빚만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설] 16년 만에 최악 ‘취업 절벽’… 출구도 퇴로도 없는 청년들

    [사설] 16년 만에 최악 ‘취업 절벽’… 출구도 퇴로도 없는 청년들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는가. 캄보디아 해외취업사기 사건의 중심에 선 한국 20대 청년들의 실상을 마주하며 던지게 되는 뼈아픈 물음이다. 최악의 취업난과 고용 불안 속에서 절망과 무기력에 빠진 청년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려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고리를 지금 당장 끊어 내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9세 이하 청년 고용률은 45.1%에 그쳤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17개월 연속 하락세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약 16년 만의 최장 기록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전체 취업자 수는 30만명 넘게 늘었지만 주로 단기직에 집중되면서 청년층은 오히려 14만 6000명 감소했다. 경력직 위주의 채용 구조도 청년 취업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일하지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20대 ‘쉬었음’ 청년 수는 39만 9000명에 이른다. 일자리 절벽으로 인해 학자금 대출 등 빚을 못 갚는 20대도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연령별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올 6월 말 기준 20대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평균 0.41%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청년을 좌절로 몰아넣는 이런 열악한 현실이 해외취업사기라는 독버섯이 자라난 토양이 됐다는 점에서 정부와 정치권, 기성세대는 깊이 부끄러워해야 한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면 ‘고수익’과 ‘합법 취업’의 달콤한 유혹에 속아 타국에서 감금·폭행당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비극을 겪는 청년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고용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해외취업사기 피해는 반복될 수 있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단순한 노동정책 차원이 아니라 국가 생존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산업구조 개혁을 통한 혁신이 시급하다. 청년이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성장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 조성도 절실하다.
  • 캄보디아 사태는 ‘흙수저’ 청년 문제이자 국제 문제[윤태곤의 판]

    캄보디아 사태는 ‘흙수저’ 청년 문제이자 국제 문제[윤태곤의 판]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인화성이 높은 이슈는 캄보디아 사태다. 외교 당국에 신고된 캄보디아에서의 우리 국민 납치·실종·감금 신고는 지난해 220명, 올해 8월까지 330명에 이른다. 이 중 80여명은 여전히 안전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무엇보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사건 연루자들의 국내 송환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방안과 자원을 최대한 즉시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외교부, 경찰청, 법무부, 국정원 등 유관 기관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납치·실종·감금된 인원의 구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겠지만, 이 사태는 구조적이고 중첩적이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태는 동북아에서 파생된 범죄 풍선 효과를 드러내는 것으로 우리의 외교 역량은 물론 신종·다국적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 역량을 시험대에 올려 놓고 있다. ① 국민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80여명 여전히 안전 확인 안 돼피해자 일부 불법 알면서 가담사회적 경종·예방 교육도 중요가장 중요한 것은 재외국민 안전과 보호다. 천재지변이나 전염병 발생, 전쟁과 내전 등으로 위험 지역에 대한 우리 당국의 여행 제한 조치 등은 철저한 편이다. 물론 일반 관광객이 불의의 교통사고나 범죄를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많은 한국인이 조직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게다가 피해자의 일부는 스캠(사기), 대포 통장을 이용한 자금 세탁 등에 관여하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캄보디아에 입국했다는 증언이 많다. 셈 속헹 캄보디아 한국관광가이드협회장은 최근 프놈펜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희생자들은 대부분 불법 일자리에 지원한 사람들”이라며 “한국 정부가 할 일은 자국민에게 온라인 사기의 전형적인 수법, 특히 고액 일자리 제안을 미끼로 한 사기, 그리고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을 더 잘 교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캄보디아 당국자들도 유사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타국에서 범죄를 저지른다면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거친 후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라도 납치·감금, 고문, 갈취, 살인 범죄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물론 TV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런 사례를 다룬 지 오래다. 캄보디아뿐 아니라 우리 관계 당국의 책임이 크다. 소 잃고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② ‘괜찮은 집 자제’는 없는 이유 학력·수도권 후광 없는 이대남고액 미끼에 낚여 범죄 소굴로‘사회 약자’ 그들 탓만 할 순 없어캄보디아 관광가이드협회장의 주장은 책임 떠넘기기 성격이 강하지만 일부 ‘팩트’를 담고 있다. 그 팩트는 한국의 청년 문제와 연결된다. 현재 캄보디아 사태 피해자들은 대체로 청년들이다. 대다수는 남성이다. 피해 사례를 전하는 뉴스 속에는 예천·상주·경주·광주·여수 등의 지명과 ‘충남 모 대학’ 선후배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학력 자본, 수도권의 후광 등에서 배제된 이른바 ‘흙수저 이대남’들이다. 이들이 해외 고액 일자리 제안 뒤에 범죄 내지는 불법이 자리잡고 있으리라는 점을 짐작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하다”는 캄보디아인들의 훈수나 “자업자득이다. 세금 들여 구해 줄 필요 없다”와 같은 온라인상 험담까지 나온다. 그런데 수도권의 버젓한 일자리는 엄두도 못 내고 지역에는 일자리 자체가 없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은 언감생심이니 알트코인에 올인하다가 빚이라도 지면 캄보디아로 간다. 캄보디아 사태는 IMF 이후 기세를 올렸던 다단계 열풍, 인터넷 시대의 양면성 중 음지를 대변하는 불법 토토(스포츠 도박), 온라인 도박과 청출어람 관계다. 캄보디아로 간 청년들만 탓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들 비명문대 혹은 대학 미진학-지방 거주-20대 남성은 사회적 소수자이며 약자다. 일이 이렇게 커지게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내로라 하는 집안 자제가 피해자였다면? 이번 사태도 여권 실세 중 한 사람인 박찬대 의원의 개입에 의해서 수면 위로 떠오른 측면이 크다. ③ 중한일 연계된 다국적 범죄 조직 상당한 기술과 자본·인력 필요中 큰손 아래 조폭·야쿠자 참여동료나 하수인 중 한국인 포함이 사태는 국제적 이슈이지만 인종주의, 정치·종교적 갈등과는 무관하다. 오직 돈을 위한 범죄가 원인이다. 그래서 불편한 사실들이 꽤 많다. 이 대통령은 피해자 보호는 물론 ‘사건 연루자의 신속한 국내 송환’을 지시했다. 그 직후 우리 경찰은 “캄보디아 당국의 수사로 현지 범죄 단지 등에서 검거·구금된 한국인 63명 중 인터폴 적색수배 완료자부터 신속히 송환을 추진해 1개월 내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캄보디아 내무부 대변인은 “이민국에 한국인 80여명을 구금 중이지만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길 거부했다”고 발언했다. 동남아 고수익 일자리를 약속하거나 통장을 비싼 값에 사 주겠다고 피해자를 직접 유인한 사람들, “캄보디아에 가면 빚 탕감해 준다”고 협박한 불법 대부업자는 한국인들이다. 캄보디아 현지의 범죄 단지는 중국인 큰손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들의 동료 내지 하수인 중에는 한국인도 포함돼 있다.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캄보디아로 도피한 이들도 합류하고 있다. 강도나 절도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마약을 만들어 파는 것은 혼자 하지 못하듯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해킹 등도 기술·자본·인력이 필요한 조직 범죄다. 규모의 경제가 구현되는 큰 사업이다. 인터넷 환경, 여행과 이동의 용이성, 가상화폐로 인한 환전·송금·자금 세탁·은닉의 편의성을 바탕으로 중국 큰손 아래 한국 조폭, 일본 야쿠자 등이 파트너로 참여하는 국제 프로젝트다. 해킹의 경우 북한도 주역 중 하나다. 그 주요 무대가 캄보디아인 것이다. ④ 범죄 거점의 ‘풍선 효과’가 핵심 엄벌주의에 中 범죄자 국외로치안 약하고 부패 만연한 나라캄보디아·라오스 등 새 무대로2023년 방영된 드라마 ‘모범택시2’와 2024년 개봉한 영화 ‘시민덕희’는 해외에서 대규모 도박 사이트 및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는 범죄 조직과 감금 상태에서 노예 노동을 하는 젊은 남성 청년들을 다뤘다. 캄보디아 사태와 똑 닮은꼴인데 그 무대는 각각 가상의 한 베트남 도시와 중국 칭다오였다.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이 ‘범죄 공장’의 원조 격이었는데 지금은 캄보디아와 주변 일부 국가로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엄벌주의와 강력한 치안력 때문에 중국 범죄자들이 국외로 진출한다는 것. 태국이나 베트남도 군과 경찰이 강한 나라다. 필리핀 역시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때부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새 무대로 등장하는 나라들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이다. 치안과 각종 시스템이 취약하고 부패가 만연할뿐더러 중국과 육로 국경이 접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 한국, 홍콩, 베트남, 일본 등의 조직범죄자들이 ‘선진 기술’을 지닌 채 이 나라들로 모이고 있다.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생산된 헤로인을 시칠리아 마피아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프렌치 커넥션’이 1970년대 미국 닉슨 정부와 프랑스 정부의 대대적 단속으로 와해된 이후 중남미 마약 카르텔들이 그 빈자리를 채운 것과 같은 이치다. ⑤ 핵심 당사국인 중국 협력 미지수 ‘국제공조 협의체’ 계획하지만中, 신종 범죄 대응 공조 미온적‘아시아판 펜타닐’ 사태 될 수도자국이 범죄 무대가 된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억울한 점이 있겠지만 국제적 조직범죄가 활개 칠 환경을 만들어 준 당사국의 책임은 크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14일 캄보디아 등을 근거지 삼아 불법 스캠센터를 운영해 온 조직이 보유한 21조원어치 비트코인을 몰수하고 중국계 총책을 기소했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압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우리 외교력, 국제적 역량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이란, 북한, 미얀마, 러시아 등에 제재를 가한 바 있지만 이는 미국 주도의 국제 제재에 동참한 형식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기에 일본과의 상호 제재 공방 정도가 독자적 판단이었다. 당장 정치권에선 올해 기준 4300억원에 달하는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연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국제 제재 전문가인 법무법인 율촌의 신동찬 변호사는 필자와의 통화에서 “캄보디아 입장에서 외국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즉각적 해결 요구는 무리이고 영사 인력, 경찰 파견 증원 승인이나 공동 수사, 조사 참여, 우리 국적 범죄자 즉각 송환 등 아주 구체적인 요구 조건과 시한을 내건 뒤 이에 응하지 않으면 대응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외교 당국이 미국식 용어로는 ‘론드리 리스트’(laundry list, 세탁물 목록)를 만들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주한 캄보디아 대사 초치는 이미 했고, 입국 비자 요건 강화나 근로자 쿼터 축소 등 ‘제재’라고 부르지 않아도 제재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조치의 목록을 제시하면 충분한 실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걸 당해 본 경험은 많은데 시행해 본 경험은 거의 없다”면서 “이런 것도 우리 외교 역량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캄보디아 측에선 총리가 유감을 표하는 등 어쨌든 적극 협조를 약속하고 있다. 그런데 캄보디아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의 공조가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경찰은 캄보디아 내 범죄 조직이 다국적 범죄자로 구성된 점을 고려해 올해 안에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과 아세안 10개국, 중국과 일본 등이 참여하는 ‘국제공조 협의체’를 만들 계획이다. 다만 캄보디아 이슈의 가장 핵심적 당사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이 적극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역시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 진출한 자국 조직범죄자들을 적극 단속하고 사형 등 엄벌에 처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가 피해를 입고 있는 스캠, 보이스피싱, 해킹 등 디지털 기반 신종 범죄에 대한 협력적 대처에는 미온적이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 홍태화 연구원은 필자와의 대화에서 “중국의 경우 기후변화나 마약 퇴치조차 자연스러운 협력 어젠다가 아니라 지정학적·지경학적 양보를 얻어 내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펜타닐을 둘러싼 미중 갈등, 펜타닐 수출 규제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 태도가 대표적인 예이며 이번 일도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국적기 타자마자 체포 영장 집행…기내식은 포크 필요 없는 샌드위치

    국적기 타자마자 체포 영장 집행…기내식은 포크 필요 없는 샌드위치

    피싱·로맨스 스캠 등 범죄에 연루경찰 190명 투입해 수갑 채워 호송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피의자 64명이 지난 18일 수갑을 찬 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전세기를 타고 송환된 이들은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대부분 모자와 마스크, A4용지를 동원해 얼굴을 가린 채 입국장을 통과했다. 피의자 1명당 경찰관 2명이 양쪽 팔을 붙잡고 연행했는데, 반소매·반바지 밖으로 큼직한 문신이 보인 피의자들도 적지 않았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호송 행렬에 욕설을 퍼부으며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송환 작전은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호송 경찰관만 190여명이 전세기에 동승했다. 공항 현장 대응단도 215명 편성됐다. 송환자 64명 가운데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범죄 단지 검거 작전으로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단지에서 구출됐다. 이후 이들은 대한항공 KE9690편을 통해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5시간 20분 만인 오전 8시 35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남성이 59명으로 대부분이었고 이 중 휠체어를 탄 고령 남성도 있었다. 이들은 범죄 단지 구금 피해자인 동시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피싱이나 로맨스 스캠 등 범죄를 저지른 공범 및 가해자다. 송환 과정에 참여한 경찰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피의자 신분인 만큼 일부는 귀국 거부 의사를 보이기도 했지만, ‘안 가겠다’고 버티는 등 차질을 빚을 만한 돌발 상황은 없었다”고 했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는 대한민국 영토여서 피의자들이 비행기에 탄 즉시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에게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뒤 수갑을 채웠고 좌석 양옆으로 형사들이 앉았다. 기내식으로는 포크와 나이프 등 날카로운 도구가 필요 없는 샌드위치가 제공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것으로, 의사와 간호사도 함께 탔다. 피의자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호송차로 이동하는 주변에는 소총을 든 경찰 특공대원들이 도열하는 등 경비가 삼엄했다. 호송차로 이동하던 중 한 송환자가 울먹이며 “형이 미안하다, 미안해”라고 외치자 가족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형!”이라고 소리쳐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호송차 탑승은 별다른 충돌 없이 약 35분 만에 마무리됐다.
  • 철의 신전, 미국의 꿈: 조셉 스텔라가 바치는 브루클린 다리 찬가

    철의 신전, 미국의 꿈: 조셉 스텔라가 바치는 브루클린 다리 찬가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에 소장된 조셉 스텔라(Joseph Stella, 1877~1946)의 〈브루클린 다리: 오래된 주제의 변주곡〉(1939)은 단순한 다리 풍경이 아니라, 철과 빛으로 세워진 미국을 상징하는 기념물이다. 스텔라는 금속과 기계의 도시가 만들어내는 빛과 리듬을 새로운 신화로 그려냈다. 〈브루클린 다리〉는 기술의 금자탑이자 동시에 이민자의 눈으로 바라본 미국의 꿈이다. 산업혁명이 이룬 예술, 철교 뉴욕시와 브루클린시가 1867년에 착공해 1883년에 완공한 브루클린 다리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산업기술의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린 상징적 기념비다. 철강과 전기, 교통의 혁신이 만들어낸 이 거대한 구조물은 도시를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변화시켰다. 스텔라는 이러한 다리의 강철 아치와 전선을 마치 인간의 손으로 빚은 조각처럼 묘사했다. 그에게 브루클린 다리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산업화 시대의 대성당’이었다. 중세의 신앙이 고딕 성당의 첨탑을 통해 하늘을 향했다면, 근대의 신앙은 산업기술로 만든 다리의 현수선으로 하늘을 향했다. 화면에서 강철선들은 하늘로 향하는 기도하는 손이며, 빛의 파편은 마치 고딕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신성한 빛처럼 반짝인다. 美 성장의 원동력, 이민 스텔라는 187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열아홉 살에 뉴욕으로 건너온 이민자였다. 그에게 뉴욕은 낯설지만 신세계였다. 산업과 속도의 도시,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의 무대. 스텔라는 그 생생한 에너지 속에서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를 찾아갔다. 그는 1918년 처음으로 〈브루클린 다리〉를 그린 이후 평생 여러 차례 이 주제를 반복해 그렸다. 1930년대는 대공황의 상흔을 딛고 미국이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가던 시기였다. 스텔라가 이 시점에 다시 브루클린 다리를 그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이 다리를 ‘미래로 향한 미국의 문’으로 재해석했다. 스텔라는 방사형으로 뻗은 강철 케이블, 거대한 아치, 도시의 실루엣을 결합하여 다리의 아찔한 높이와 경외로운 규모를 표현했다. 스텔라는 이처럼 중세 신앙과 현대의 공학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기계 문명 속 새로운 성전으로 재탄생시켰다. 스텔라의 붓끝에서 다리는 더 이상 도시의 배경이 아니라, 새로운 문명과 신앙에 대한 찬가로 변모했다.
  • 철의 신전, 미국의 꿈: 조셉 스텔라가 바치는 브루클린 다리 찬가 [으른들의 미술사]

    철의 신전, 미국의 꿈: 조셉 스텔라가 바치는 브루클린 다리 찬가 [으른들의 미술사]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에 소장된 조셉 스텔라(Joseph Stella, 1877~1946)의 〈브루클린 다리: 오래된 주제의 변주곡〉(1939)은 단순한 다리 풍경이 아니라, 철과 빛으로 세워진 미국을 상징하는 기념물이다. 스텔라는 금속과 기계의 도시가 만들어내는 빛과 리듬을 새로운 신화로 그려냈다. 〈브루클린 다리〉는 기술의 금자탑이자 동시에 이민자의 눈으로 바라본 미국의 꿈이다. 산업혁명이 이룬 예술, 철교 뉴욕시와 브루클린시가 1867년에 착공해 1883년에 완공한 브루클린 다리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산업기술의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린 상징적 기념비다. 철강과 전기, 교통의 혁신이 만들어낸 이 거대한 구조물은 도시를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변화시켰다. 스텔라는 이러한 다리의 강철 아치와 전선을 마치 인간의 손으로 빚은 조각처럼 묘사했다. 그에게 브루클린 다리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산업화 시대의 대성당’이었다. 중세의 신앙이 고딕 성당의 첨탑을 통해 하늘을 향했다면, 근대의 신앙은 산업기술로 만든 다리의 현수선으로 하늘을 향했다. 화면에서 강철선들은 하늘로 향하는 기도하는 손이며, 빛의 파편은 마치 고딕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신성한 빛처럼 반짝인다. 美 성장의 원동력, 이민 스텔라는 187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열아홉 살에 뉴욕으로 건너온 이민자였다. 그에게 뉴욕은 낯설지만 신세계였다. 산업과 속도의 도시,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의 무대. 스텔라는 그 생생한 에너지 속에서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를 찾아갔다. 그는 1918년 처음으로 〈브루클린 다리〉를 그린 이후 평생 여러 차례 이 주제를 반복해 그렸다. 1930년대는 대공황의 상흔을 딛고 미국이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가던 시기였다. 스텔라가 이 시점에 다시 브루클린 다리를 그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이 다리를 ‘미래로 향한 미국의 문’으로 재해석했다. 스텔라는 방사형으로 뻗은 강철 케이블, 거대한 아치, 도시의 실루엣을 결합하여 다리의 아찔한 높이와 경외로운 규모를 표현했다. 스텔라는 이처럼 중세 신앙과 현대의 공학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기계 문명 속 새로운 성전으로 재탄생시켰다. 스텔라의 붓끝에서 다리는 더 이상 도시의 배경이 아니라, 새로운 문명과 신앙에 대한 찬가로 변모했다.
  • 中 ‘기습제재’에 당한 한화오션…방사청장 “마스가에 영향 있을 것”

    中 ‘기습제재’에 당한 한화오션…방사청장 “마스가에 영향 있을 것”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최근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들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석 청장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중국 제재에 따라 향후 1~2년 내 최대 6000만 달러 한화 850억원 이상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추정치가 있다”고 우려하자 이같이 전망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긴급 발표를 통해 중국 내 조직·개인이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와 한화쉬핑 등 5개 업체와 거래·협력 등 활동을 금지하겠다고 공지했다. 한화오션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핵심 기업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방미 당시 직접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챙기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조치로 한미 간 최대 협력 분야로 급부상한 조선업에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석 청장은 “마스가와 관련한 계약 체결이 아직은 없어서 당장 영향성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여러 가지 기자재 등 문제를 고려하면 분명히 영향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필리조선소가 필요한 기자재를 미국 밖에서 조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석 청장은 ‘방위산업의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A) 체결에 대한 질의에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유 의원이 한국의 함정과 항공기가 ‘동맹국 생산품’으로 인정받아 미국 정부 조달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RDP-A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자 “RDP-A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승인을 앞두고 있는데 마스가가 잘되려면 RDP-A가 전제돼야 한다. 우리 의지를 충분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석 청장은 8조원 규모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에 관한 질문에는 “좀 더 세밀하게 사업해야 하는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대답했다. KDDX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중 누구를 선도함 사업자로 선정할 것인지를 두고 교착 상태에 빠져 전력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부족한 면이 있었음을 시인한 석 청장은 “KDDX 사업과 관련해 초기에 여러 이슈가 있을 때 좀 더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결정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니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의 문제가 생긴다. 더 관심을 갖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속함 동시 발주 가능성에 대해 “(법적으로) 할 수는 있다”면서도 “담합 문제가 있어 제한되는 사항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순차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석 청장은 해군 잉여장비인 훈련용 209급 잠수함(약 1200t급) 세 척을 폴란드에 합리적인 가격에 수출함으로써 8조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느냐는 유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해당 사업에는 한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 총 6개국이 뛰어들었으며 내년 상반기 최종 협상과 계약이 예상된다. 석 청장은 “국방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연초만 해도 유리하지 않았는데 최근 우호적으로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조금 더 노력하면 수주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 “폭발물 설치” 아산 고교에 또 허위신고

    “폭발물 설치” 아산 고교에 또 허위신고

    지난 13일 폭발물 설치 소동을 빚었던 충남 아산의 한 고교에 17일 또다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1분쯤 119로 ‘아산의 고교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초동대응팀을 학교에 급파해 전교생을 우선 대피시켰다. 경찰 특공대와 군 폭발물 처리반(EOD)은 교내에서 1시간여 확인 작업을 벌였지만 폭발물 등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안전이 확인되면서 학생들은 교실로 복귀해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신고 전화번호가 지난 13일 신고 전화번호와 다르지만, 동일 인물이 신고했을 가능성을 포함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 “빵 태웠다고 폭행” 헌신적 간호로 찬사받은 남친, 식물인간 만든 가해자였다…中 ‘충격’

    “빵 태웠다고 폭행” 헌신적 간호로 찬사받은 남친, 식물인간 만든 가해자였다…中 ‘충격’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한 중국 여성이 자신을 의식불명 상태로 만든 사람이 다름 아닌 그를 물심양면으로 돌보던 남자친구라는 사실을 폭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랴오닝성 출신의 린잉잉은 스무살이던 2013년 남자친구 류펑허를 온라인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빠르게 사랑에 빠져 함께 제과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류가 린의 아버지에게 전화해 린이 가게에서 넘어져서 머리를 다쳤다고 말했다. 린은 이후 심각한 뇌 손상을 진단받고 깊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사들은 린이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류는 “남은 평생을 여자친구와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류는 이후 린을 간호하며 매일 기저귀를 갈아주고 자세를 바꿔주고 마사지도 해줬다. 린의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거의 20만 위안(약 4000만원)의 빚을 지기도 했다. 당시 그의 사연은 전국적으로 퍼지며 화제를 모았고 “세계에서 가장 헌신적인 남자친구”라는 찬사를 받았다. 약 반 년 후 린은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고 류와 함께 살던 아파트로 돌아갔다. 그러나 류는 린의 부모님이 딸을 방문하는 것을 막기 시작했고 결국 린은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 보살핌을 받게 됐다. 류는 빚을 갚기 위해 일하러 가야 한다며 린과의 연락을 끊었다. 이후 린은 자신의 부상이 사고가 아니라 류 때문에 발생했다고 가족들에게 고백했다. 그는 당시 빵 네 쟁반을 태운 후 류가 밀대로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고 폭로했다. 린은 “넘어지는 것과 귀에서 피가 나는 것을 느끼고 의식을 잃은 것만 기억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린은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난 후에도 류에게 반복적으로 협박을 당했다고 한다. 류는 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경우 “린의 온 가족을 죽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린은 해당 사건 전에도 류가 여러 차례 자신을 학대했다고 밝혔다. 류는 모바일 게임을 하다 말다툼으로 번지자 린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가슴을 때렸다. 또 린은 류에게 구타를 당해 얼굴에 멍이 들어 가족들에게 이를 숨기기 위해 호텔에 머물러야 했던 적도 있었다. 린은 부모에게 걱정을 끼칠까 두려워 이 모든 사건들을 침묵 속에 묻어두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류는 이듬해 체포됐다. 그는 심문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최선을 다해 보상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류는 고의 상해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린의 가족에게 25만 위안(약 5000만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랴오닝 법원이 이 사건을 공개하면서 가정 폭력에 대한 논의가 촉발됐다. 2024년 중국 전역 여성 연합회에 따르면 중국 내 가정 폭력 비율은 35.7%로 여성 3명 중 1명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흙 빚고 붓 잡고 갈옷 입고… 저지리에선 예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다

    흙 빚고 붓 잡고 갈옷 입고… 저지리에선 예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다

    한적한 곶자왈에 자리잡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 문화예술인마을 골목따라 예술이 피어난다. 제주도는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저지 문화예술인마을에서 ‘아트 앤 저지(ART&JEOJI) 2025’ 행사가 열린다고 17일 밝혔다. 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기획한 이번 축제는 화려한 개막식보다 일상 속 예술의 향기를 담았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가이드로 나서고,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실 문을 열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행사의 문을 여는 것은 21일 저지 문화지구 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입주예술인 13명의 합동전시 오픈식이다. 회화·서예·조각·공예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마을 곳곳의 갤러리 7곳에 나뉘어 전시된다. 작품마다 제주 바람의 결, 돌의 질감, 바다의 빛이 묻어난다. 길 한편에서는 ‘저지 가이드투어’가 진행된다. 마을의 역사와 예술 공간을 주민의 목소리로 듣는 시간이다. 저지 생태와 공공미술관,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을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예술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예술가와 함께하는 원데이 창작 워크숍도 마련된다. 아이들은 흙을 빚고, 어른들은 붓을 잡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누구나 예술가가 되는 순간이다. 특히 제주 전통문화와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제주갈옷 전통기능 보유자와 함께 펼치는 ‘갈옷 패션쇼’는 제주 고유의 멋과 현대 감각이 어우러진다. 마을 어르신들이 내놓은 전통음식 체험 부스에서는 제주 향토의 맛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행사는 전시부터 체험, 투어까지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제주문화예술재단 홈페이지와 구글폼을 통해 가능하다. 류일순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저지 문화예술인마을이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서부권의 문화예술 중심지로 성장해, 도민과 방문객 모두가 예술의 즐거움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나 절대 못 잡죠” 경찰 비웃는 고교 폭발물 협박범…닷새째 못 잡아

    “나 절대 못 잡죠” 경찰 비웃는 고교 폭발물 협박범…닷새째 못 잡아

    인천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 협박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범인을 추적하는 데 경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협박범이 경찰을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17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119 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대인고 폭파 사건 작성자다. 나 절대 못 잡죠. VPN(가상사설망) 5번 우회하니까 아무것도 못하죠”라는 글이 올라왔다. 협박범으로 추정되는 이 인물은 “4일 동안 ××× 치느라 수고 많으셨다. 전담 대응팀이니 ××을 하시더군요. 보면서 ×× 웃었습니다”라며 비웃었다. 119 안전신고센터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대인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인고와 학생들은 임시 휴업, 원격 수업을 하는 등 학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협박글 게시자는 전날 “수사력 체크해서 최종 계획을 마무리했다. 오늘 실제 테러에서 뵙겠다”면서 “학교 뒤 논밭을 관리하라. 접근이 너무 쉽다. 담장 넘어서 들어가는데 폐쇄회로(CC)TV도 없고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4차례 터질 것”이라면서 “유튜브 보면서 제조했는데 만들기가 너무 쉽다”고 폭발을 예고했다. 다만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을 벌인 결과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경찰청은 수사 인력 30명의 전담 대응팀을 꾸렸지만, 협박범이 사용한 IP주소(인터넷주소)가 VPN을 통해 여러 차례 우회한 것으로 파악돼 신원 특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담대응팀은 온·오프라인 수사 협업체계 강화 및 해외 공조수사를 위해 경찰청과도 협업 중이다.
  • 전남도, 2025 소금박람회 ‘짠! 소금 페스티벌’ 개최

    전남도, 2025 소금박람회 ‘짠! 소금 페스티벌’ 개최

    전남도는 17일부터 3일간 목포 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2025 소금박람회 ‘짠! 소금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제17회를 맞은 소금박람회는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인 전남도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천일염 행사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히 전시와 판매에 머물렀던 기존 행사의 틀을 벗어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며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축제로 새롭게 태어난다. 축제 첫날에는 한복을 입고 춤을 추듯 붓글씨를 쓰는 김소영 작가가 ‘칸칸이 빚은 전남의 품격, K-SALT’라는 슬로건 아래, 대형 붓글씨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어 천일염의 역사와 가치,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샌드아트 영상 상영과 그룹 에이플러스와 가수 린의 축하공연이 축제의 서막을 연다. 18일에는 이원일 셰프가 천일염을 활용한 유자 메이플 소금 팬케이크 쿠킹쇼를 선보이고 19일에는 최태성 강사가 ‘역사 속 소금이야기’ 인문학 콘서트를 통해 천일염의 문화적 의미와 인류사 속 가치를 풀어낸다. 이밖에 천일염 퀴즈쇼와 천일염 100g 무게 맞히기, 천일염 쌓기 등 천일염 상품을 걸고 펼치는 ‘단짠 기네스’와 지역 버스킹 공연팀이 참여하는 ‘단짠 콘서트’ 등이 펼쳐진다. 또 행사장 곳곳에는 천일염의 생산과정과 활용 제품을 소개하는 K-SALT·생활관과 소금쿠키, 소금아이스크림 등 미식 체험이 펼쳐지는 미식관, 소금전구·소금물 자동차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체험관, 소금 족욕 등을 체험하는 치유관 등 다섯 개 테마관이 상시 운영된다.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전남 천일염은 풍부한 미네랄과 깊은 감칠맛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명품 소금”이라며 “축제를 통해 전남 천일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계가 찾는 ‘K-SALT’로 도약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국제 금값 4300달러 돌파… 국내선 골드바·실버바 품귀

    국제 금값 4300달러 돌파… 국내선 골드바·실버바 품귀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300달러를 넘어섰다. 은값도 45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국내 실물 시장에서는 골드바와 실버바가 동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오후 4시 7분 기준 온스당 4316.99달러로 전장보다 2.6% 올랐다. 장중에는 4318.75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2.5% 상승한 4304.60달러를 기록했다. 한때 433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주 들어 금값은 8% 이상 급등해 2020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상승률은 65%, 이달에만 12% 올랐다. 은 현물 가격도 온스당 54.15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지정학적 갈등, 재정 악화와 국가 부채 증가 등을 급등 배경으로 꼽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역시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날은 미국 일부 지역은행의 대출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신용위험 우려가 확산, 금값 상승세를 더 부추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발언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0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98%로 반영됐다. 국제 금값 급등세에 국내에서도 투자용 금 수요가 몰리며 골드바 품귀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와 한국금거래소가 내년 초까지 골드바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판매가 잇따라 중단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은 잔여 물량만 판매 중이거나 순차적으로 판매를 멈출 계획이다. 은 투자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가 오는 20일부터 시중은행에 실버바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우리·국민·농협은행 등은 이번 주부터 판매를 일시 중단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 최근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13%가량 높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 가격은 일시적으로 국제 가격보다 높아질 수 있지만 결국 수급에 따라 수렴하는 구조”라며 “금 투자 상품이 국내 또는 국제 가격을 어느 쪽에 연동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문 온 줄 알았더니”…죽인 지인 지문 종이에 찍다 걸린 女, 왜

    “조문 온 줄 알았더니”…죽인 지인 지문 종이에 찍다 걸린 女, 왜

    대만에서 한 여성이 사망한 지인의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해 대출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법원은 최근 증권 위조 혐의로 기소된 여성 리(59)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5만 대만달러(약 232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정부 기관 또는 공공복지 기관에서 총 90시간 봉사할 것을 명령했다. 리는 지난 2월 21일 채무 관계에 있던 지인 펑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만 북서부 신주의 한 장례식장을 찾았다. 그는 펑 명의로 위조한 대출 서류와 850만 대만달러(약 3억 9000만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들고 갔다. 리는 장례식장 직원들에게 자신이 고인의 절친한 친구이며 조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리는 시신이 실린 운구차에 올라타 준비해온 서류에 고인의 지문을 찍었다. 이 모습을 본 장례식장 직원이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유족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리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그가 가지고 있던 위조 서류 등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리는 펑과 채무 갈등을 빚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리는 “펑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며 “2010년 5월 23일자로 작성한 대출 서류와 펑 명의의 약속어음을 위조해 내게 돈을 주는 것으로 했다”고 진술했다. 한 장례식장 직원은 “20년 동안 장례 업계에 종사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 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설] 볼썽사나운 백해룡 언행, 산으로 가는 ‘세관 외압 수사’

    [사설] 볼썽사나운 백해룡 언행, 산으로 가는 ‘세관 외압 수사’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 발령된 백해룡 경정의 돌출 언행이 과하다. 출근 첫날인 그제 방송 출연으로 연가를 내더니 어제는 취재진에게 검찰 수사팀에 대해 ‘불법 단체’라고 직격했다.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 함부로 희화화되고 말았다.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1월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 두 명이 다량의 마약을 소지한 상태로 인천국제공항을 무사통과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영등포서 형사2과장으로 수사 담당자였던 백 경정은 “세관 직원의 도움을 받았다”는 마약 조직원의 진술을 확보하고 세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려다 검찰과 경찰 윗선의 외압을 거부해 좌천성 인사 조치를 당했다는 게 골자다. 백 경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수사팀에 파견됐지만 정작 본인이 의도한 수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백 경정은 “검찰은 수사 대상이다. 검찰 최고 지휘부가 외압 의혹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동부지검은 그가 세관 마약 의혹을 수사하다 외압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만큼 5명의 별도 팀을 꾸려 주고 외압 부분을 제외한 수사를 맡길 예정이었으나 백 경정은 “모욕적”이라며 공개 반발했다. 최소 25명 규모의 수사팀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요구다. 위계질서가 엄연한 검찰과 경찰 조직에서 일개 경정이 이래도 되는 건지 의아스러울 뿐이다. 합동수사단을 지휘하는 임은정 동부지검장에 대해서는 “소통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을 뒷배 삼으려는지 지검장까지 무시하는 언행을 대놓고 일삼는다. 중복 수사 혼선, 지휘권 다툼 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2개 수사팀이 운영되는 기형적인 구조부터 문제다. 이 대통령이 개별 사건에 당사자인 백 경정 투입을 직접 지시한 것도 상식과 한참 동떨어져 위법 논란까지 빚고 있다.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는가 싶을 국민이 많다.
  • [사설] 3700도 뚫은 코스피… ‘묻지마 빚투’ 과열은 경계해야

    [사설] 3700도 뚫은 코스피… ‘묻지마 빚투’ 과열은 경계해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700선을 돌파했다. 어제 코스피는 시작가 3675.82에서 출발해 오전 9시 11분쯤 3700선을 넘은 뒤 전장보다 91.09포인트(2.49%) 오른 3748.37로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기업 실적 개선, 정부의 주주 친화적 정책과 아울러 한미 관세 협상 최종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도 전장 대비 2.84% 오른 9만 77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 고지를 밟았다. 코스피가 지난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4000선 돌파에 대한 낙관도 커지고 있다. 증시 훈풍은 반길 일이지만 단기간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과열 투자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우려스럽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4일 기준 23조 5586억원에 달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8년 7월 1일 이후 최대치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4조 2434억원,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 3152억원으로 한 달 전 13조 6170억원, 8조 6056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나만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빚을 내 시장에 뛰어드는 ‘빚투’의 성행이 걱정된다. 기업 실적이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지만 생산성 향상이나 산업구조 개편에 기반한 장기적 상승이라기보다 유동성과 투자 심리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 실물경제의 확실한 회복세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조정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아직 견고하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 재점화 등 대외 불확실성도 주식시장 변동의 위험 요인이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불확실한 시장 낙관론과 단기적 랠리에 휩쓸려 과도한 빚투에 나서는 증시 과열 양상은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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