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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툭하면 때리는 남편의 월급 100만원… “기초수급자 탈락 조건이래요”[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단독]툭하면 때리는 남편의 월급 100만원… “기초수급자 탈락 조건이래요”[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2018년 5월 대전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응우엔 티 흐엉(35·가명)씨는 하늘이 노래졌다. 중학생 아들 2명과 초등학생 딸, 네 살배기 아들을 건사해야 하는데 남편 수입이 기초생활수급 소득인정액 기준을 조금 넘어섰다는 것이다. 일용직 생활로 주말에 가끔 집에 들르는 남편이 주는 생활비는 80만~100만원. 여섯 식구가 생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데 방법이 없다. 툭하면 손찌검하고 소리를 지르는 남편이 무서워 흐엉씨는 생활비를 더 달라는 말도 못했다. 흐엉씨는 2012년 베트남에서 온 11년차 결혼 이주 여성이다. 16살 연상의 남편을 소개받아 처음 한국에 왔을 땐 모든 게 좋았다. 그러나 남편의 건설 현장 일이 점점 줄며 가세가 기울자 남편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다. 경찰이 출동한 적도 여러 차례다.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로 남편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생활비는 더 줄었다. 남편의 한 달 수입은 100만원 남짓. 제2금융권 등에서 빌린 돈만 벌써 7000만원이 넘는다. 남편의 가정폭력이 심해지면서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간 적도 있지만 상처받을 네 명의 자녀를 생각해 2주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녀는 “어린아이를 두고 일하려고 해도 지방에서 말도 어눌한 외국인을 써 주는 곳이 없어 남편이 돈을 안 주면 살길이 없었다. 배고프고 무섭고 힘들고 기댈 곳마저 없어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나마 한 복지관의 도움으로 흐엉씨는 벽돌을 만들고 포장하는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올해 스물이 된 큰아들도 집 근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흐엉씨는 “아직 빚을 갚으려면 멀었지만 이주 여성이 외딴곳에서 일자리를 얻어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사회복지사는 “다문화가정 이주 여성은 소외될 때가 많고 언어 문제로 어려워도 도움을 구하는 방법 자체를 모를 때가 많다”며 “이들처럼 사회복지망에서 빠지는 사람들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복지제도를 개선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킬러문항 논란에 국립대 사무국장까지 ‘사면초가’ 교육부

    교육부가 ‘나눠 먹기’ 논란을 빚은 국립대 사무국장과 관련해 대부분을 원상 복귀하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에 이어 인사 논란까지 연이어 대통령의 질타를 받으면서 교육부와 대통령실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일반직 고위공무원 8명과 부이사관 6명 등 총 14명은 지난 1일 교육부 운영지원과 지원 근무로 발령났다. 14명 중 9명은 인사교류 방식으로 국무조정실, 보건복지부 등에 파견된 교육부 공무원이다. 인사 대상인 국립대 사무국장 5명 중 3명은 타 부처에서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왔고, 나머지 2명은 교육부 공무원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인사, 예산, 정책 등을 쥔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교육부 공무원을 파견해 국립대를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사무국장 자리를 타 부처와 민간에 개방하기로 하고 기존에 파견한 16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후 사무국장에 임용된 민간 출신 인사는 없었다. 이번 인사로 약 9개월에 걸쳐 이뤄진 인사 이동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교육부는 또 앞으로 국립대 총장에게 사무국장 임용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국립학교 설치령’ 등을 개정하기로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올해 초 수능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는 지시를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교육부는 대입 담당 국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 [단독]기초수급자 250만인데 비수급 빈곤층이 73만…‘또 다른 세 모녀’는 곳곳에 있다[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단독]기초수급자 250만인데 비수급 빈곤층이 73만…‘또 다른 세 모녀’는 곳곳에 있다[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대한민국 기초생활수급자는 지난 5월 기준 250만 9099명(시설 포함)이다. 총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을 뜻하는 수급률은 4%대다. 문제는 극심한 빈곤 속에서도 기초생활보장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非)수급 빈곤층’이 73만명(2018년 기준)에 이른다는 점이다. 비수급 빈곤층 규모는 3년마다 실시하는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및 평가 연구’를 통해 추산하는데, 2021년 통계는 이르면 다음달에 나온다. 정부는 2017년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통해 비수급 빈곤층이 2020년 33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올 3월 경기복지재단이 발표한 경기도민의 비수급 빈곤층 규모를 보면 기초생활수급자가 28만 4100가구이며, 그와 별개로 비수급 빈곤층은 10만 4600가구라 수급자 규모의 약 37%나 된다. 위기가구 발굴, 긴급복지 확대 등으로 복지망이 촘촘해지고 예산도 빠르게 늘어났지만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신문이 직접 제보와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사회복지재단 등 117곳의 도움을 통해 발로 찾은 전국의 비수급 빈곤층의 삶은 암담하고 처참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기초생활수급제 자격 조건 탓에 제도권 지원을 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전국의 ‘또 다른 세 모녀’를 확인했다. 이들의 사연과 함께 발목을 잡은 수급 배제 이유를 정리했다. ■ 학대부모 벗어나 돌 쌍둥이 키우는 싱글맘(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 “기초생활수급 대상도 안 되는데 굶어서라도 꼬박꼬박 낸 공과금 때문에 위기가구도 못 된다고요?” 지난 4월 4일 오후 1시. 갓 돌이 지난 쌍둥이 딸을 안고 집 근처 경기도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이다현(가명·38)씨가 울먹였다. 마이너스 통장에 찍힌 금액이 1000만원일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는데 기초생활수급도, 위기가구 지원 대상도 될 수 없다는 말 때문이었다. 수급 신청조차 어려운 건 다현씨에게 법적으로 아직 배우자가 존재해서다. 남편과는 지난해 6월부터 따로 살며 홀로 아이들을 키운다. 이혼 소송까지 준비해야 하는 탓에 머리가 아프지만 이보다 더 아픈 건 모니터를 보던 복지센터 직원의 무심한 말이었다. “부모님에게 도와달라고 해보세요.” 학대 가정에서 자라 부모와 연락을 거의 끊다시피 한 다현씨는 도움을 요청할 가족이 없다. 이러한 사실을 직원에게 설명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어쩔 수 없다’였다. 위기가구로 다른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도 물었지만 답은 같았다. 공과금을 체납할 정도가 아니라서 위기가구에 해당하는 징표가 없단 이유에서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위기가구 발굴은 단전·단수·전기료 체납·세대주 사망·실업급여 수급 등 39가지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뤄진다. 그동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주변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상하수도와 전기 요금 등을 내왔던 게 되레 독이 됐다. 다현씨는 한숨을 쉬었다. “아이를 키우는 집인데 전기가 끊기면 어떻게 하라고요….” 전세 대출로 한 달에 나가는 돈(이자)만 40만원. 쌍둥이 딸 주안이와 주은이를 위한 분유와 기저귓값을 더하면 60만원이 훌쩍 넘는다. 배가 고프다며 칭얼대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 뒤돌아선 다현씨가 눈물만 삼켰다. 터벅터벅 복지센터를 나와 어린이집 교사 면접 장소로 향했다. 2021년을 끝으로 일을 그만둔 다현씨가 과거 인맥을 총동원해 어렵게 구한 자리다. 급하게 휴대전화를 들고 아이를 잠시 돌봐주기로 한 친구에게 연락했다. “미안해…2시간만 더 부탁해.” 다현씨는 오랜만에 정장을 꺼내 입고 오후 5시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도착했다. 혼자 쌍둥이 딸을 키우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다 보니 체중이 10㎏가량 빠져 옷이 헐렁하다 못해 나풀거린다. 2년 전 피트니스센터를 차린 남편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에 실패한 후 집을 나갔다. 이후 양육권을 둘러싼 길고 긴 이혼 소송이 시작됐다. 그나마 이혼하면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가능성이 조금은 커진다.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노인, 장애인 세대뿐 아니라 모자 세대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기초생활수급자 중 모자 세대는 42만 9977명으로, 전체의 17.0%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혼이 마무리되지 않는 동안 집 우편함엔 남편 이름이 적힌 제3금융권의 독촉장만 쌓이고 있다. “사정은 알지만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게 어린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거 잘 아시잖아요.” ‘불합격’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다현씨를 보고 쌍둥이 딸이 배가 고픈 듯 울기 시작했다. 바닥이 보이는 분유통을 박박 긁었다. 다현씨는 바로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단순 보조’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 전화번호를 눌렀다. “죄송한데, 가끔 야근이 있을 수도 있어서 아이들이 그렇게 어리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중간에 일을 빼줄 수가 없어요.” 하루 종일 거절만 당한 다현씨는 체념한 듯 말했다. “기초생활수급자도 안 되고, 위기가구 지원도 못 받고, 일자리도 못 구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요. 제가 나간 사이 애들이 어떻게 될까 무서운 생각만 들어요.” ■ 폐지줍는 75세 할머니 “남편 따라 죽는 게 소원”(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 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난 정정숙(75) 할머니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선다. 90도 가까이 굽은 등으로 걷기도 힘들지만, 먹고 살려면 폐지라도 주워야 한다. 10여년간 정 할머니의 일터였던 서울 양천구 신정4동은 산 중턱을 깎아 만들어서 그냥 걸어 다니기도 힘든 고갯길이 많다. 돈이 되는 병과 캔은 대부분 주워가 그나마 정리되지 않는 종이상자 같은 폐지를 줍는다. 2013년 남편이 작고한 이후 할머니는 혼자가 됐다. 정 많던 남편은 돈 버는 대로 지인을 도왔고, 여러 차례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죽은 남편을 애도할 시간도 없이 정 할머니는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평생 아이들과 손녀만 돌보다 60대 중반 첫 직장을 구하려던 할머니에게 세상은 가혹했다. 평소 위장이 좋지 않아 쓰러지기 일쑤인 데다 허리를 다쳐 땅만 보고 걷는 할머니에게 일을 주는 곳은 없었다. 최근 간신히 인근 학교 급식실에서 배식을 돕는 일을 얻었다. “등이 저렇게 굽어서 어떻게 일을 하겠냐”는 수군거림도 삼켜 넘겼다. 하지만 할머니가 병원에 다녀오기 위해 일터를 비운 하루 사이 다른 사람이 채워진 것을 보고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정 할머니는 신정4동의 한 단독주택 2층 월세방에서 생활한다. 슬하에 있는 아들 둘이 부양의무자로 올라가 있어 기초수급 대상도 안 됐다. 큰아들은 소득이 불안정하고 작은아들은 고등학생 딸들을 셋이나 키우느라 금전적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데도. 매월 나오는 노인기초연금 32만원과 폐지를 줍거나 청소업체에 나가 번 38만원을 합친 70만원이 할머니 목숨줄이다. 그마저도 월세 40만원과 약값 10만원을 뺀 20만원으로 식비와 교통비, 병원비, 휴대전화비까지 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을 받아보려고 여러 차례 동사무소를 찾아갔지만 복잡한 제출 서류에 포기했다. 둘째 아들 소득이 감소한 뒤 지난해 7월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서류를 냈지만 이번엔 청소업체에서 번 돈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기초연금액이 더해져 1인 가구 생계급여 기준(58만 3000원)을 조금 넘어선 것이 탈락 이유였다. 그러다 몸이 아파 올해 청소일을 그만둔 후 서울신문 취재 도중 정 할머니는 최근 기초수급 대상자로 선정됐다. 5월부터 생계와 주거급여로 50여만원을 받지만 생활이 팍팍하긴 매한가지다. 의료급여 대상이기도 하지만, 정작 아픈 허리와 하지정맥류 수술은 비급여 항목이라 받을 수 없어서다. 정 할머니는 한탄했다. “90도로 굽은 허리와 하지정맥류 때문에 자주 쓰러지는데 수술비가 400만원이나 들어간대서 그냥 돌아왔어요. 외롭고, 아프고, 사는 게 지옥이라 먼저 간 남편 따라 고통 없이 죽는 게 소원이에요.” ■ 집 나간 부모 대신 손주 키우는 아픈 조부모(현실성 없는 소득인정액) “올해 열 살인 우리 손주가 그렇게 그림을 잘 그려요. 학원 한 번 보내주는 게 소원인데, 미술학원은 왜 이렇게 비쌀까요? 애 신발 한 켤레도 제대로 못 사주는 형편에 병원 갈 돈이 어디 있겠어요.” 초등학교 4학년인 정해준(10)군을 아들처럼 키우고 있는 사람은 할머니 권순자(가명)씨다. 고등학생 때 집을 나간 아들 상규씨가 2013년 갑작스레 아이를 맡긴 후부터 해준이의 ‘할머니 엄마’가 됐다. 미숙아로 태어난 해준이는 잔병치레가 잦았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아닌 탓에 의료급여를 받지 못했고 병원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날도 많았다. 그냥 약국에서 처방없이 산 약으로 버틴 날도 부지기수다. “의사 선생님이 오히려 왜 의료급여를 못 받느냐고 물을 때가 많았어요.” 사연을 알게 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도움을 받아 해준이는 2021년 간신히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월 50만원가량의 생활비를 받고 의료급여 수급 대상자가 됐다. 하지만 정작 소득이 거의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수급 대상이 아니라서 해준이네 하루하루 살림은 여전히 고되다. 해준이 가족은 60대인 할아버지 정석훈씨와 할머니, 그리고 정씨의 딸이자 해준이 고모인 윤아씨까지 4명이다. 20대 초반인 윤아씨가 벌어들인 월급여 180만원이 이 가족의 소득 대부분이다. “윤아가 중학교 3학년 때 해준이가 왔어요. 윤아는 돈을 벌기 위해 대학도 포기하고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했죠. 꿈도 버린 채 해준이와 우리를 책임지고 있는 거예요.” 순자씨는 손주 해준이도, 그런 해준이를 돌보려고 10대부터 가장이 돼버린 어린 딸도 가엾다. 해준이 엄마는 출산 이후 연락이 끊겼다. 할아버지가 건설 일용직으로 간간이 일하지만 통풍이 심해 출근하지 못하는 날이 수두룩하다. 순자씨도 한쪽 팔을 아예 들지 못할 정도로 어깨가 망가져 소일거리로 바느질해 해준이 과잣값을 번다. 이 때문에 초등학생인 해준이를 보살피는 건 지친 몸으로 퇴근한 윤아씨의 몫이다. 일시적으로 지자체에서 주는 양육 보조금과 재단 지원금 합쳐 몇십만원을 받고 있긴 하지만 한 달 200만원 남짓한 고정적 수입에서 월세 일부와 공과금, 통신비, 교통비 등을 빼고 나면 100만원 조금 넘는 돈으로 네 가족 식비와 약값 등을 내야 한다. 순자씨는 말했다.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안 했던 게 아니에요. 그런데 집 나간 아들이 있다고 경제적 지원이 의심돼서 안 된대요. 차상위계층 지원을 받았는데 딸이 취업한 후에는 그것도 끊겼어요.” 해준이 가족이 기초생활수급 대상(생계급여 기준)이 되려면,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인정액이 162만원(중위소득 30%) 이하여야 한다. 윤아씨 월급과 해준이 수급액 등이 이 인정액을 약간 웃돌아 수급 대상이 되지 못한다. 문제는 해준이네가 빚더미에 올라가 있는데 부채는 반영이 안 된다는 점이다. 소득인정액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해준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통장도 모두 압류된 상태다. 넉넉하지 못했던 해준이네는 세금이나 각종 공과금이 밀리기 일쑤였고, 지역 건강보험료의 체납금도 1200만원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병원도 가지 않는다. 순자씨는 “해준이 할아버지가 일하고 싶어도 통장사본 제출이 필수인 곳에선 일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 “살 길도, 도망갈 길도 없어요” 네 자녀 키우는 이주여성(현실성 없는 소득인정액) 2018년 5월 대전시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응우엔 티 흐엉(가명·35)씨는 하늘이 노래졌다. 중학생 아들 2명과 초등학생 딸, 네 살배기 아들을 건사해야 하는데 남편 수입이 기초생활수급 소득인정액 기준을 조금 넘어섰다는 것이다. 일용직 생활로 주말에 가끔 집에 들르는 남편이 주는 생활비는 80만~100만원. 여섯 식구가 생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데 방법이 없다. 툭하면 손찌검하고 소리를 지르는 남편이 무서워 흐엉씨는 생활비를 더 달라고 말도 못 했다. 흐엉씨는 2012년 베트남에서 온 11년차 결혼 이주 여성이다. 16살 연상의 남편을 소개받아 처음 한국에 왔을 땐 모든 게 좋았다. 그러나 남편의 건설 현장 일이 점점 줄며 가세가 기울자 남편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다. 경찰이 출동한 적도 여러 차례다.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로 남편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생활비는 더 줄었다. 남편의 한 달 수입은 100만원 남짓. 제2금융권 등에서 빌린 돈만 벌써 7000만원이 넘는다. 남편의 가정폭력이 심해지면서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간 적도 있지만 상처받을 네 명의 자녀를 생각해 2주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녀는 “어린아이를 두고 일하려고 해도 지방에서 말도 어눌한 외국인을 써주는 곳이 없어 남편이 돈을 안 주면 살길이 없었다. 배고프고 무섭고 힘들고 기댈 곳마저 없어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나마 한 복지관의 도움으로 흐엉씨는 벽돌을 만들고 포장하는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올해 스물이 된 큰아들이 집 근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했다. 흐엉씨는 “아직 빚을 갚으려면 멀었지만 이주 여성이 외딴곳에서 일자리를 얻어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사회복지사는 “다문화가정 이주 여성은 소외될 때가 많고 언어 문제로 어려워도 도움을 구하는 방법 자체를 모를 때가 많다”며 “이들처럼 사회복지망에서 빠지는 사람들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복지제도를 개선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 집 대신 쓰는 ‘150만원 중고차’에 날아가 버린 지원(낡은 차량가액 범위) “150만원짜리 SM7 중고차가 고급 차종이라서 생계급여가 안 나온다네요. 폐차 직전 승용차가 여섯 식구 생계를 발목 잡을 줄 몰랐습니다. 2평(6.6㎡) 남짓한 쪽방에서 여섯이 사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남현기(가명·52)씨는 네 살배기와 중학생 1학년 딸 등 네 자녀를 포함해 여섯 식구의 가장이다. 중학생 시절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으로 28살부터 20년 넘게 마트 정육점 등에서 고기를 썰며 생계를 이어왔다. 월세 아파트에 살면서 자녀들 학원도 하나씩 보낼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다 2021년 8월 남씨는 일하던 중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 손발이 저릿저릿하고 식은땀이 났다. 단어조차 제대로 뱉을 수 없을 정도로 기억이 흐려지고 멍한 상태가 이어졌다. 각종 검사를 했지만 병원 진단은 원인 불명. 칼질도 제대로 못 하게 된 남씨에게 돌아온 것은 ‘권고사직’이었다. 가장이 무너지며 가족의 생계는 아내 몫이 됐다. 아내는 남의 집 청소를 하고 시급 1만 3000원을 받는다. 한 타임에 3시간, 하루 두 탕을 뛰면 운수 좋은 날이다. 그렇게 번 월평균 170만원가량은 오롯이 가족들의 식비로 쓴다. 그마저도 일이 없는 달에는 굶을 수밖에 없다. 남씨는 “식비가 떨어져 여섯 식구가 하루 이틀 굶는 날도 꽤 있다. 일 못하는 가장이라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남씨는 4개월 전 경기도의 한 행정복지센터의 안내로 생계급여를 신청하려다 말문이 막혔다. 건강하던 2021년 초 직장 출퇴근용으로 150만원을 주고 산 2006년식 국산 승용차가 화근이 됐다. 폐차 직전의 차량이지만 배기량이 2000㏄가 넘어 고급 차종으로 분류되는 탓에 생계급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생계급여 대상이 되려면 소유 승용차의 경우 차량 연식이 10년 이상이고 배기량이 1600㏄ 미만이어야 한다. 연식이 10년 미만이더라도 차량 가격이 200만원 미만이라면 가능한데 남씨의 경우 자동차 기준 가액 자체가 200만원이 넘는다. 기초생활보장 대상 여부를 파악할 때는 중고차 매입 당시 가격이 아니라 차종, 연식, 배기량 등을 따지는 ‘사회보장 차량 기준가액’이 적용된다. 남씨가 150만원에 중고차를 샀지만, 차량 가액이 200만원이 넘는 이유다. 남씨는 “폐차 수준의 차인데 실생활과 복지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승용차를 버릴까도 했다. 그러나 이 차는 남씨에게 ‘집’과 다름없다. 남씨 가족이 지내는 집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5만원인 2평 남짓한 원룸. 아내와 자녀들 다섯 식구가 나란히 누우면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남씨가 주차된 차 뒷좌석에서 웅크리고 잔 지 벌써 2년 가까이 된 이유다. 잠잘 곳이 마땅치 않아 차를 처분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러다 서울신문 취재 도중인 지난달부터 주거급여 30만원을 정부에서 지원받게 됐다. 중학생 딸이 청소년센터 상담 선생님에게 집안 사정을 알리고 도움을 구해 간신히 행정복지센터와 연계가 됐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내기가 벅찬 공과금과 월세, 부족한 생활비와 식비다. 네 자녀 교육비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한다. 남씨는 말했다. “한창 자랄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밥상조차 차려주지 못할 때 가장 고통스러워요. 차라리 제가 없어야 애들이 지원이라도 받고 2평짜리 집이라도 편히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비수급 빈곤층 24가구, 이렇게 찾았다…3개월간 117곳 의뢰하고 발로 뛰며 설득[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비수급 빈곤층 24가구, 이렇게 찾았다…3개월간 117곳 의뢰하고 발로 뛰며 설득[비수급 빈곤 리포트-1회]

    이주현(38·가명)씨는 남보다 못한, 서류상에만 있는 가족의 존재로 부양의무자 기준에 발목 잡혀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도와 가스요금이 석 달째 밀리고, 건강보험료를 1년 넘게 내지 못했던 76세 김명식(가명)씨는 아사 직전에 발견됐지만 결국 숨졌다. 일용직을 전전하며 월세 15만원, 한 달 생활비 15만원으로 살아온 최민국(67·가명)씨와 그의 아들은 입증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에서 배제됐다. 이들은 사회복지사의 도움이 있기 전까지 다시 신청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남은 힘을 쥐어짜 내 삶을 버텨내고 있었다. 서울신문은 지난 4월부터 약 3개월간 비(非)수급 빈곤층을 직접 발로 뛰어 찾았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가족·지인을 통한 소개와 각종 제보를 받았다. 또 서울시·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 39곳을 포함해 한국사회복지사협의회·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시민사회단체·기관까지 117곳의 도움을 받았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비수급 빈곤층을 만나는 과정은 예상보다 더 어려웠다. 빚, 수치심, 개인적 사정으로 숨거나 꺼리는 이들이 많았다. 취재팀이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과 동행하며 보건복지부의 위기가구 발굴 명단에 오른 대상자를 찾아 나섰지만, 주소지가 달라 ‘조사 불가’ 결론이 나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휴대전화 번호나 상세주소 없이 이름, 지번 주소, 각종 체납 정보만으로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위기 의심가구를 찾는 건 어려웠다. 수십 가구가 사는 다세대 주택의 현관문을 일일이 두드려 대상자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어렵게 찾아낸 주소에는 대부분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인력사무소,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통해 대상자를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은 다르지 않았다. 취재팀이 직접 주변 이웃들을 탐문하고 탐정협회에도 의뢰했지만 역시 전화번호, 주소지 없이 사라진 사람들을 찾기엔 역부족이었다. 긴 취재 과정에서 간신히 만난 비수급 빈곤층 24가구는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을 여실히 드러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외면받은 이들은 사회적 고립과 빈곤에 짓눌려 있었다. 사회에서 철저하게 배제될 수 있었던 이들을 붙잡은 것은 사회복지사와 활동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었다. 과거 수급을 받지 못하다가 취재 도중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 사회복지사 등의 협조로 기초생활보장제도에 편입된 경우가 16가구였다. 이 중 취재팀 안내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해 수급을 받은 일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남은 8가구는 복지망에서 비켜서 있었다. 취재팀이 만난 24가구 중 인터뷰에 응한 가구는 12가구였다. 네 남매를 홀로 키우는 최수연(31·가명)씨는 아이들이 노출될까 인터뷰를 망설여 네 차례나 집 앞에서 발길을 돌렸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는 윤주원(52·가명)씨는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나무가 태양광 시설 가려”… 이웃집 노인 살해한 40대 징역 26년

    “나무가 태양광 시설 가려”… 이웃집 노인 살해한 40대 징역 26년

    이웃과 시비 끝에 흉기로 살해한 40대가 징역 26년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 조영기)는 살인·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 3일 강원도 철원군의 단독주택에서 이웃 주민인 70대 B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 이를 말리는 B씨의 아내 C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수년 전부터 자기 집 지붕에 있는 태양광 시설이 B씨 밭에 있는 복숭아나무에 가려 제대로 충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어왔다.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던 A씨는 B씨에게 욕을 하며 나무를 자르라고 말했고, B씨가 자리를 피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자신의 배우자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C씨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가늠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점 등으로 심신 미약을 주장하고 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사건 당시 의사 결정할 능력이 미약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 “층간소음 해명해라”…1년전 이사 간 이웃 찾아간 40대

    “층간소음 해명해라”…1년전 이사 간 이웃 찾아간 40대

    이미 1년 6개월 전 이사 간 이웃 여성에게 ‘층간소음에 관한 해명을 듣겠다’며 찾아간 40대가 스토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이영진)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10월 말과 11월 초 층간 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B(48·여)씨의 이사 간 아파트 단지 놀이터 등에 찾아가 B씨를 두 차례 기다리고, B씨의 자녀에게 접근해 ‘네 엄마, 아빠 불러’라고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윗집에 살던 B씨는 층간소음이 난다는 이유로 A씨가 새벽을 포함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찾아와 출입문을 강하게 두드리며 항의하자 두려움을 느껴 2020년 4월 다른 아파트로 이사한 상황이었다. 불구속 상태로 기소된 A씨는 법정에서 과거 층간소음에 관한 해명을 들으려고 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층간소음 항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이사 간 새로운 거주지까지 찾아가 층간소음에 관한 해명을 듣고자 했다는 피고인의 동기를 정당한 이유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정당한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이뤄진 현행범 체포가 위법하다는 A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피해자들이 이미 여섯 차례나 112신고를 한 점과 B씨의 자녀를 계속 따라간 점, 경찰이 인적사항과 경위를 묻자 B씨가 오지 않으면 밝힐 수 없다고 한 점 등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 보수 우위 美 대법원, 학자금 빚 탕감에 제동…바이든 상당한 內傷

    보수 우위 美 대법원, 학자금 빚 탕감에 제동…바이든 상당한 內傷

    보수 우위의 미국 연방 대법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표 정책으로 추진해 온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이미 2800만명이 신청했고, 400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됐던 일이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내상(內傷)이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법원은 30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8월 연간 소득 12만 5000달러(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의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2만 달러까지 학자금 채무를 면제해주도록 입안한 정책에 대한 두 건의 소송에 대해 나란히 6-3으로 정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공화당이 장악한 여섯 주, 텍사스를 대신한 두 개인이 각각 제기했다. 내년 중간선거의 승부수로 추진해 온 4300억달러 규모의 ‘역대급’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이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인해 그동안 혜택을 기대했던 이들의 혜택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 사회 전반에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6-3)를 차지하도록 재편된 대법원은 전날에도 대학의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어포머티브 액트)에도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해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행정부가 이처럼 많은 비용을 수반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는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며 독자적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03년 도입된 ‘고등교육 구제 기회법’(HEROES Act)에 학자금 대출 탕감을 위한 법적 권한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대법원은 이를 일축한 셈이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표 집필한 다수 의견을 통해 “교육부는 법에 따라 4300억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 원금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해당 법은 기존 법령 또는 규제 조항을 수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지, 법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작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커탄지 브라운 잭슨,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등 세 대법관은 정부에 권한이 충분하다며 소수 의견을 통해 반박했다. 케이건 대법관은 대표 집필한 소수 의견을 통해 “의회는 이미 탕감 대책을 승인했으며, 장관은 이를 시행했고, 대통령은 이것의 성공이나 실패에 책임을 졌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법원은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정부의 권한 밖이라고 판결해), 오늘날 4000만 미국인이 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 이어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법원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새로운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법원은 헌법을 잘못 해석했다”며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중단하려는 대법원의 결정은 잘못됐으며 실수”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교육부 장관이 특정 조건에 있는 학자금 대출을 면제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백만명의 학자금 대출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대법원 결정으로 당장 학자금을 상환해야 할 위치에 놓이게 된 대상자들은 12개월동안 신용기관에 의뢰하지 않은 재상환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예기간을 설정할 것이라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자금 대출 탕감을 이뤄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민주당 중진들도 잇따라 비판에 나섰다. 대통령에게 그만한 권한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취지로 로버츠 대법원장의 의견에 인용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곧바로 성명을 발표, “대법원의 절대다수 공화당이 학자금 부채 탕감이 절실히 필요한 4000만명의 미국인을 잔인하게 부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대통령에게는 대출 탕감을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이 있으며, 그는 이것들을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대출자들을 빚더미에서 구제하겠다고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결정은 큰 좌절”이라며 “그의 정책 구상은 미국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행정 조치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현재까지 2600만명이 학자금 대출 탕감을 신청해 정부는 1600만명의 신청을 승인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소송 때문에 신청서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아직 탕감 절차가 진행된 사례는 없다. 정치권에서도 학자금 대출 탕감을 놓고 오래 논란이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공화당이 주도해 의회에서 가결한 학자금 대출 탕감 폐지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결의안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물론이고, 상원에서도 조 맨친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 추미애 “법무장관 유임 요청했지만…文, 물러나달라 해”

    추미애 “법무장관 유임 요청했지만…文, 물러나달라 해”

    “사퇴 않겠다 말해…당시 진실 말할 수 없어 답답” “재보궐 선거에서 檢이슈 퇴장해야 한다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과거 법무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배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저에게 물러나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30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해 장관직을 그만둔 배경을 묻는 진행자 질문에 “저도 진실을 말할 수 없는 것이 답답했다”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노영민 청와대)비서실장을 통해 연락받았다. 중간에 농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날 자르려면 국무총리를 통해 해임 건의를 해주면 좋겠다, 자의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사퇴 권고를 받은 날 검찰총장 징계 관련 보고차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전하며 “절 유임시켜야 수습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갔다”며 “결론은 똑같았다. 허무한 결론”이라고 했다. 그는 유임 주장을 폈느냐는 취지의 진행자 말엔 “(말씀)드렸다. 그러나 당에서 요구한다,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하니 검찰 이슈가 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추 전 장관은 “검찰총장은 ‘내가 가는 길에 쾌도난마처럼 달리는 것만 남았지 어떤 장애물도 없다’고 생각할 것 아니겠나”라며 “검찰 국가의 탄생을 아무도 못 막는다. 촛불 국민에 대한 역모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대통령이 검찰총장도 곧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엔 “그 ‘핸들링’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절망감을 느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월 2일 취임한 추 전 장관은 재직 기간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충돌하며 큰 갈등을 빚었다. 그러다 취임 1년 만인 같은 해 12월 16일 문 전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제청을 한 뒤 사의를 표했다.
  • “없어서 못 팔아요”…몸값 10배로 뛴 매운 그맛

    “없어서 못 팔아요”…몸값 10배로 뛴 매운 그맛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스 중 하나인 스리라차(Sriracha). 최근 한국에서도 유행 중인 이 소스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아 가격이 천정부지로 폭등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최근 스리라차 소스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스리라차는 붉은 할라페뇨 고추를 베이스로 소금과 설탕, 마늘, 식초 등을 첨가한 양념인데, 핵심 원재료인 할라페뇨 고추를 생산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멕시코 일대에 수년간 가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내 스리라차 소스의 ‘원조’로 통하는 업체는 캘리포니아주 어윈데일 소재 식품업체 후이퐁 푸드로 상표에 수탉 그림을 써서 ‘닭표’란 별명으로도 불린다. 이 업체는 연간 5만t에 이르는 할라페뇨를 써왔는데 연이은 흉년으로 필요한 만큼 재료를 구하지 못 해 3년째 생산 차질을 겪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일시적으로 생산 중단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일반 매장에서 스리라차 소스를 구하기 힘들게 되자 온라인상에서 웃돈을 주고라도 스리라차 소스를 사려는 사람들을 노리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붙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통상적으로 17온스(약 481g)들이 한 병당 5달러(약 6500원) 미만에 팔리던 제품을 열배가 넘는 60달러에 되팔기도 하고, 아마존과 이베이에서는 소스 두 병을 묶어 124.95달러(약 16만 5000원)에 팔겠다는 사례도 있었다. 문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의 고추 작황이 개선될 전망도 밝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후이퐁 푸드 대변인은 “불행히도 여전히 원재료 부족을 겪고 있으며, 현재로선 언제 공급량을 늘릴 수 있을지 예상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스리라차 소스는 태국에서 처음 유래했으며, 미국에선 베트남 난민 출신으로 후이퐁 푸드를 설립한 데이비드 쩐이 1980년 최초로 제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시의회 강석주 보건복지위원장,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10주년 기념식 참석

    서울시의회 강석주 보건복지위원장,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10주년 기념식 참석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석주 위원장(국민의힘·강서2)은 지난 27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10주년 기념식 및 토론회에 참석해 서울시복지재단 김상철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를 격려했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악성부채 등 가계 빚으로 고통받는 시민의 금융 문제를 상담·지원하며 개소 이후 지금까지 서울시민 1만 260명의 악성부채 2조 5760억 원의 법률적 면책을 지원했다. 2013년 6개소(중앙·시청·마포·금천·도봉·성동)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12개 지역센터와 청년동행센터까지 총 13곳이 운영 중이다. 이번 행사는 ‘금융과 복지의 따뜻한 동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기념하고 향후 새로운 10년을 위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진행됐으며, 토론회는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금융과 복지의 동행 10년의 이야기’란 주제로 센터 소속 김선형 전문상담관이 발표하고, 금융(오민규 인천광역시 소상공인 서민 금융복지지원센터 팀장), 복지(유혜경 서울광역자활센터 센터장, 최병화 광진구 복지정책과 주무관), 법률(황성민 서울회생법원 판사)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형 금융복지 모델’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강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시민을 위한 신속 면책제도 등 서울형 금융복지 모델을 구축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금융복지상담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청년동행센터를 설치해 금융위기에 처한 청년들에게 특화된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라며 “앞으로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금융복지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복지정책과 연계해 금융복지 허브의 임무를 수행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회도 서울시민을 위한 미래지향적 금융복지 모델을 만들기 위해 담대한 시도를 이어가는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의 책임과 역할에 관심을 가지고, 서민의 금융지원을 위한 따뜻한 금융복지 정책에 서울시와 동행하고자 노력하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 디지털로 소환한 천 년 비색… ‘고려의 혼’ 청자를 만나다[권다현의 童(아이와 함께)行]

    디지털로 소환한 천 년 비색… ‘고려의 혼’ 청자를 만나다[권다현의 童(아이와 함께)行]

    12세기 최고 도자기 만든 사당리 가마터에 위치재료·온도 따라 다양한 색깔의 작품 200점 전시태안 앞바다 ‘보물선’ 유물·발굴 사진, 호기심 자극물레로 빚은 자기만의 그릇 만들고 가질 수 있어성형·조각·굽기·유약·선별 과정 등 게임처럼 체험모래 놀이·흙가마 미끄럼틀 등 아이 위한 시설도 박물관 가는 날이라며 신나게 집을 나섰던 아이가 잔뜩 시무룩한 표정으로 유치원에서 돌아왔다. “오늘 견학은 재미있었어?” 엄마의 물음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얼굴엔 불만이 가득하다. 뭔가 아쉬운 게 있었던 게 분명하다. “도자기 만들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안 된다고 하셨어.” 평소 엄마와 박물관에 가면 빠지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녀석이라 못내 서운했던 모양이다. 결국 동네 문방구에서 점토를 사 와 크고 작은 접시 서너 개를 빚고서야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이걸 아주 뜨거운 불에 넣고 구우면 진짜 그릇이 되는 거 알아?” 물었더니 아이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정말요? 흙은 불에 안 타요?” 질문이 꼬리를 무는 아이에게 언젠가 ‘진짜’ 도자기를 만들러 가자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이번 강진 여행에서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전남 강진에 고려청자박물관이 세워진 건 200여개에 이르는 가마터 덕분이다. 고려청자가 만들어진 가마터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데, 시기에 따라 지역이 조금씩 달라진다. 초기 가마터는 경기도와 황해도 그리고 전라도에 집중됐다. 위치상 중서부 지역은 중국의 제작 기술을 받아들여 벽돌로 가마를 만들었고 남서부 지역에서는 토기 가마의 전통을 이어받아 진흙을 뭉쳐 만든 가마에서 청자를 제작했다. 강진 용운리와 삼흥리에서 당시 가마 형태를 만나 볼 수 있다. 중기가 되면 벽돌가마는 사라지고 강진과 부안을 중심으로 청자 생산이 이뤄졌다. 특히 사당리에선 고급 청자가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후기에도 여전히 진흙 가마를 사용하는데,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강진은 오히려 가마터가 증가하고 상감청자도 생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고려청자의 탄생부터 발전과 쇠퇴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 강진이다.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 먼저 눈길을 빼앗는 것도 가마터다. 12세기 고려 최고 품질의 청자를 생산했던 사당리에 자리한 박물관은 앞마당에 7호 가마터가, 본관 오른쪽에는 41호 가마터가 보존돼 있다. 수몰 지역에서 발굴한 용운리 10-4호 가마터도 옮겨 복원했다. “여기서 도자기를 구웠던 거예요?” 아이는 가마터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둘러봤다. 무려 800~900년 전 가마일 텐데 경사면과 벽면, 중간에 까맣게 그을린 흔적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더욱 실감 났다. 원래는 진흙으로 만든 지붕이 있었을 테고 도자기를 먼저 안쪽에 넣은 뒤 밖에서 며칠 동안 불을 지폈을 거라고 차근차근 설명해 줬다. 그 과정에서 깨지는 도자기도 있었을 거라고 했더니 아이는 절로 안타까운 표정이다.“너 청자가 무슨 색인지 알아?” 첫째가 동생 앞에서 아는 체한다. 하지만 청자의 오묘한 빛깔을 이해하기에 일곱 살은 너무 어렸던 걸까. “푸른색이 뭔데? 하늘처럼 파란 거야, 아니면 나무처럼 초록인 거야?” 첫째도 우물쭈물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청자를 직접 보면서 이야기해 볼까?” 자연스레 아이들을 전시실로 이끌었다. 나 역시 학교에서 청자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푸른빛의 자기를 일컫는다고 배웠지만, 박물관에서 만난 고려청자는 훨씬 다양한 색과 깊이를 지녔다. 실제 설명에도 청자의 색은 제작 기술의 발전 정도나 품질, 청자를 생산한 지역의 흙 성분, 굽는 온도, 가마 안의 산화와 환원 상태에 따라 담청색부터 담녹색, 회녹색, 청회색, 녹황색, 녹회색, 녹갈색, 담황색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가장 잘 만들어진 청자의 푸른색은 비취옥과 비슷해 ‘비색’이라 불렀다는데, 그조차 찾아보니 농도가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박물관에 전시된 200여점의 고려청자를 모두 살펴본 후에 둘째는 깜냥으로나마 푸른색을 이해한 모양이다. “이제 알겠어. 푸른색은 깊은 바다 빛깔이야!” 고려청자의 색깔만큼이나 그 형태와 문양도 다채로웠다. 특히 모란과 작약, 연꽃, 국화, 매화 등 고려청자에 새겨진 꽃문양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구분한 전시가 관심을 모았다. 부귀와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모란과 작약은 봄을 알리는 꽃으로, 부처님의 진리와 극락정토 등 불교적 상징성을 지닌 연꽃은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표현됐다. 흐드러진 버드나무와 갈대가 피어 있는 연못 풍경도 함께 즐겨 사용됐다. 군자, 절개를 상징하는 국화는 가을을 알리는 꽃으로 고려청자가 전성기를 이뤘던 중기에는 꽃송이 하나하나 사실적인 묘사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엄마는 어떤 꽃 모양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내가 만들어줄게!”아이들이 가장 흥미롭게 관람한 것은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보물선을 주제로 한 특별전이었다.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를 싣고 당시 수도였던 개경으로 향하던 중 난파된 것으로 보이는 이 운반선에서 무려 2만 3000여점의 고려청자가 발굴됐다. 당시 배에 실려 있던 청자들은 물론 수중 발굴 사진도 함께 전시 중이다. 동화책에서나 봤던 보물선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첫째도, 둘째도 눈빛이 내내 반짝인다. 박물관 왼쪽에 자리한 청자 빚기 체험장에서 아이는 엄마가 좋아했던 연꽃을 물컵에 담았다. 여기선 물컵이나 머그컵, 반상기 등 완성된 그릇의 표면에 글씨나 그림을 새겨 세상 단 하나뿐인 나만의 그릇을 만들 수 있다. 가래떡 모양의 흙을 원하는 형태로 쌓아 올려 그릇을 만드는 코일링 체험, 흙을 물레에 올려 원하는 모양을 빚어 보는 물레 체험도 가능하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가마에서 구워져 한 달 내로 받아 볼 수 있다. 아이는 벌써 청자 물컵만 사용할 거라며 작품이 도착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고려청자 디지털박물관도 꼭 들러봐야 한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고려청자의 매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으로,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조명을 덧입은 청자 조각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어 디지털 패드를 활용해 고려청자 제작 과정을 게임처럼 신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첫 번째는 ‘성형’으로 밑감이 되는 흙을 손이나 물레를 이용해 도자기 모양으로 형태를 잡아주는 과정인데, 여기선 물레의 회전력을 이용해 대칭적인 모양을 만들도록 한다. 두 번째는 ‘조각’으로 건조된 성형품에 다양한 문양을 새겨 넣는다. 세 번째는 ‘초벌’로 보름 이상 건조한 성형품을 가마에 넣고 불길과 온도가 고르게 닿게 한 후 900도의 열을 가해 약 30시간 불을 지펴 구워 내는 과정이다. 네 번째는 ‘시유’로 초벌구이가 끝난 예비품을 가마에서 꺼내 규석과 장석, 석회석, 철분 등 배합 비율에 맞춰 제작된 유약을 도자기 전체에 골고루 바르는 과정이다. 여기선 제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청자에 유약을 바르는 걸 게임으로 체험한다. 다섯 번째는 ‘재벌’로 유약을 바른 도자기를 1250도 이상의 온도에서 구워 내는 과정으로, 이때 청자 고유의 빛깔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선별’로 완성된 청자의 모양과 색을 확인하고 잘못 만들어진 청자는 선별하는 과정이다. 미션이 단순하면서도 흥미로운 덕분인지 아이들은 물론 아빠까지 한참 게임에 열중했다. 이뿐 아니다. 증강현실과 모래놀이가 결합한 ‘샌드크래프트’, 청자를 훔쳐 달아나는 도둑들에게 공을 던져 맞히는 ‘조각 사냥꾼, 청자를 구하라’,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아름다운 우주와 해변 속에 숨겨진 청자를 찾아보는 ‘화면 속 청자 찾기’, 종이에 그림을 그려 스캐너에 넣으면 화면 속 청자에 문양이 인식되는 ‘나만의 청자 무늬 그리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 요소들이 가득하다. 유아들을 위한 놀이방 ‘플레이셀라돈’도 자리한다. 흙가마를 모티프로 한 미끄럼틀과 점토 밟기를 재현한 트램펄린, 강진에서 제작된 고려청자를 싣고 가던 보물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볼풀 등 재미와 의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극으로 소환한 다산의 꿈… 조선을 엿보다 다산 정약용 유배지 사의재 배경지역주민 직접 배우로 참여 열연‘조만간 프로젝트’ 공연 등 선보여한국민화뮤지엄, 250점 작품 전시전라병영성·하멜기념관 등도 눈길 이웃한 한국민화뮤지엄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2015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화 전문 박물관인 영월 조선민화박물관의 자매관이기도 하다. 상설전시실에서는 민화의 생성 과정과 함께 다양한 주제와 의미를 담은 250여점의 진본 민화를 감상할 수 있다. 2층에서는 현대적 감각의 민화 초대전이 이뤄진다. 오는 8월 30일까지 화사하고 포근한 베갯모 시리즈로 사랑받는 문선영 작가의 ‘빛날 화(華)’전, 책과 모란 그리고 물줄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낸 안성민 작가의 ‘책, 꽃, 그리고 물’전이 이어진다.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부채에 민화를 그려 넣거나 민화를 모티프로 한 문패 만들기 등 20여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마침 한낮 햇살이 뜨거워 부채 만들기에 나선 아이는 호랑이가 그려진 합죽선을 완성해 여행 내내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주말에 강진을 찾았다면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 중 머물렀던 주막 사의재를 배경으로 한 ‘조만간’(조선을 만나는 시간) 프로젝트도 추천한다. 치열한 오디션을 거친 지역주민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해 주모와 옥동자, 저승사자 등 다양한 조선시대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받다 보면 이름 그대로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온 기분이다. 유쾌한 재연 배우들 덕분에 사진이라면 질색하던 사춘기 첫째도 먼저 나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 놀이와 활쏘기 체험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마당극 ‘다산의 꿈’도 챙겨 봐야 한다. 든든한 후원자였던 정조가 세상을 떠나고 자신은 천주교도로 낙인찍혀 강진으로 유배를 오게 된 다산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공연장이기도 한 사의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상이 다산으로부터 등을 돌렸을 때 유일하게 푸짐한 국밥 한 그릇과 따뜻한 방을 내어 줬던 주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방황하는 다산에게 권력으로부터 핍박받는 민초들의 삶을 여실하게 보여 준다. 이에 큰 깨달음을 얻은 다산은 자신이 머물던 작은 방을 사의재, 즉 맑은 생각과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해야 하는 방이라 이름 지었다. 다산은 이곳에 기거했던 4년 동안 행정의 개혁을 주장한 ‘경세유표’를 완성하는가 하면 소외된 지역 인재들을 후학으로 양성했다. 이 같은 사실을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 아이들도 깔깔거리며 관람했다.해 질 무렵엔 전라병영성을 거닐어 보자. 조선시대 호남지역은 물론 제주도까지 다스렸던 육군 총지휘부로, 초대 병마절도사인 마천목의 꿈속에 나타난 눈 자국을 따라 축조했다 하여 ‘설성’으로도 불린다. 현재 성곽은 대부분 복원된 것이지만, 옛 성곽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어 과거 규모를 짐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주에 표착했던 네덜란드인 하멜이 이곳으로 압송돼 8년 동안 억류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전라병영성 건너편에 하멜기념관이 자리해 당시 생생한 기록을 전하고 있다. 근처 병영시장에선 매주 금요일 ‘불금불파’(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가 열린다. 이 지역 특화 음식인 돼지불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종 공연과 EDM 파티까지 펼쳐져 흥이 많은 둘째는 그야말로 ‘불금’을 보냈다. 여행작가
  • 또 결정 미룬 EU…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난항’

    또 결정 미룬 EU…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난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중요한 승인국 중 하나인 유럽연합(EU)이 승인 결정 시점을 미루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노선 독점 우려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EU가 받아들인 것이다. 합병이 미뤄지면서 양사에 소속된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경영에 차질을 빚는다며 속을 끓이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7일 합병 승인 여부 결정을 근무일 기준 20일 연장한 데 이어 이번에 결정 시점을 연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정조치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EU 집행위와 심사 기한 연장 협의를 진행했으며 이에 따라 심사 연장이 최종 결정됐다”고 말했다. 미국도 EU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미 외교 소식통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독점 문제에 대해 강한 원칙을 갖고 있다”며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제트블루 합병도 불허된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오는 8월 3일 양사의 합병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승인이 다시 미뤄지면서 양사에 속한 LCC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합병 후 ‘통합 LCC’가 빨리 생겨야 경영 계획을 세우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에어서울은 지난달 18일 황금 노선으로 불리는 몽골 노선 배분에서 제외된 것도 쓰라린데 합병 이슈마저 부각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최근 호황인 일본 노선의 경우 진에어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역시 국제노선 운수권을 최근 2년간 받지 못하면서 손발이 묶인 상태다.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는 몽골, 중국, 필리핀 등 12개 국제노선 운수권을 LCC에 배분했지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받지 못했다. 업계는 양사가 합병될 경우 통합 LCC에 운수권이 쏠려 독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운수권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규정과 정책에 따라 배분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지역내에서는 그런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청정수·힐링 광주 중앙공원…명품 호수공원으로 대도약

    청정수·힐링 광주 중앙공원…명품 호수공원으로 대도약

    광주 풍암호수 수질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광주시와 사업자, 주민협의체 간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풍암호수 원형 보존을 요구하는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수질을 4급수에서 3급수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합리적인 해법이 조만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자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광주 지역 최대 민간공원으로 조성되는 중앙공원 내 풍암호수 수질 개선 방안을 주민협의체와 함께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당초 광주시는 매년 녹조와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풍암호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호수 바닥을 돋우어 평균 수심을 기존 4.2m에서 1.5m로 낮추고 담수량도 설계용량인 34만~44만t에서 14만 9000t으로 줄이기로 했다. 광주시는 이 같은 수질 개선 방안을 지난해 9월 고시해 기정사실화한 상태였다.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풍암호수 주변 7개 동 대표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가 ‘원형 보존 상태에서의 수질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광주시와 사업자 측 그리고 주민협의체 간 갈등이 빚어져 왔다. 이와 관련, 사업자 측은 올해 들어 주민협의체와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협의를 거쳐 풍암호수 수질 개선을 위한 담수량과 깊이, 수면적 등 3가지 부문에서 현재까지 상당 부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수면적’의 경우 기존 고시된 방안에서는 현재 폭 5~6m인 풍암호수 산책길에 데크를 설치, 산책길의 폭을 8m 정도로 넓힘으로써 결과적으로 수면적을 줄이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번 조정안에선 ‘원형 보존’을 요구하는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 설계변경을 통해 산책로의 폭을 현행대로 둠으로써 기존 수면을 최대한 유지하기로 했다. 수질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담수량’과 관련해선 ‘현재 풍암호수가 담고 있는 28만t을 유지해 달라’는 게 주민협의체의 요구였다. 하지만 사업자 측은 이보다 적은 23만t을 유지하겠다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담수량을 14만 9000t으로 줄이겠다는 기존 방안에서 크게 후퇴함으로써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사업자 측은 다만 최종적으로 유입수 확보량 및 수질 개선 검증 결과에 따라 풍암호 담수량을 5만t 범위에서 줄이거나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담수량을 18만t과 28만t 사이에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자 측은 이와 함께 ‘수심’의 경우 담수량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만큼 주민협의체와의 협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합의된 담수량을 감안해 수심을 결정하겠다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민태홍 주민협의체회장은 이와 관련, “광주시 및 사업자 측이 제시한 조정안에 대해서는 주민협의체 집행부에서 검토와 수정을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조만간 전체 회원에게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자 측은 주민협의체와의 이번 협의를 중앙공원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풍암호수가 들어선 중앙공원을 주민과 함께 명품 호수공원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복안이다. 사업자 측은 주민협의체와의 협의를 통해 중앙공원의 친자연적 요소를 최대한 유지하는 한편 시민들의 휴식과 여가를 위한 현대적 설계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빛고을중앙공원개발 관계자는 “광주 중앙공원 조성이 마무리되면 시민들이 중심이 돼 문화와 여가를 즐기면서 상호교류하고 소통하는 명품 커뮤니티 호수공원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국내 호수공원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갈 중앙공원이 광주시민들의 커다란 자부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심에 자리잡은 풍암호수는 그동안 광주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1951년 축조 당시부터 주변의 생활오수와 빗물 등이 직접 유입되는 구조로 설계되는 바람에 연중 악취와 녹조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수질 개선 방안이 확정되면 저수지 관리 주체인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 대체 공급 시설이 완공되는 대로 광주시에 ‘농업용 저수지’로서의 용도폐지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후 광주시와 사업자 측은 풍암호수 정비작업에 착수해 훼손된 산림 복원과 산책로 정비에 나서게 된다. 풍암호수 주변에는 인공 백사장을 갖춘 물놀이장과 공연장, 수변카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 부영회장에 1억 받은 고향 주민들…공덕비로 보답한다

    부영회장에 1억 받은 고향 주민들…공덕비로 보답한다

    이중근(82) 부영그룹 회장이 사비를 들여 고향인 전남 순천 운평리 마을 사람들에게 1억여원씩을 지급한 가운데, 최고 금액을 받은 주민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운평리 마을에서 태어나 82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장찬모(81)씨는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날 갑자기 이장님이 ‘선물이 들어왔을 거라며 통장을 확인해보세요’라고 하더라”라며 “(약 1억원이 들어온 것을 보고) 꿈 같았다. 긴가 아닌가. 장난인가도 싶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순까지 운평리 6개 마을 280여세대 주민들에게 세금을 공제하고 2600만원에서부터 최대 9020만원까지 개인 통장으로 입금했다. 마을 토박이와 실거주 30년 이상 등 거주 연수에 따라 5단계로 차등 지급했다. 장씨는 마을 분위기에 대해 “빚을 진 사람들이 ‘살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논에서 벼 같은 것을 한 짐 짊어지면 일어나질 못한다. 그럴 때 뒤에서 누가 밀어주면 잘 일어난다”며 “그런 기분이다. 지금도 그렇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 회장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공덕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이 받은 금액의 1%를 성금으로 냈다. 장씨는 “회장님께 고맙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며 “큰 선물을 받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해서 이 회장 공덕비를 설립하기로 이장님들 전부 다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운평리 죽동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서면 동산초등학교(25회)와 순천중학교(15회)를 졸업한 후 가정 형편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상경해 고학으로 야간고등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1983년 부영을 세운 이 회장은 남다른 고향 사랑으로 1991년 순천에 부영초등학교를 설립했다.
  • 타이타닉 잠수정 잔해 뭍으로…처참한 ‘심해 내파’ 흔적 [포착]

    타이타닉 잠수정 잔해 뭍으로…처참한 ‘심해 내파’ 흔적 [포착]

    대서양 심해에서 내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의 잔해가 뭍으로 옮겨졌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은 캐나다 해안경비대가 발견한 잠수정 ‘타이탄’의 잔해가 뉴펀들랜드의 세인트존스항구에서 육지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된 타이탄 잔해는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5점이다. 해안경비대는 지상으로 대형 잔해물을 옮기는 과정에 가림막 등을 사용했지만, 찌그러진 구조물과 파손된 내부 기관 등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캐나다 언론들은 테일콘과 함께 잠수정의 둥근 선창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캐나다 교통안전위원회(TSB)는 타이탄의 잔해 등을 분석해 사고 원인 등을 밝혀낼 계획이다.현재 전문가들은 잠수정의 압력실에 문제가 생겨 심해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내파가 발생했을 것이란 추론을 제기하고 있다. 실종된 타이탄은 6.7m 길이에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잠수정으로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해저 4000m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잠수정 운영업체인 오션게이트가 충분한 안전 검증을 거치지 않고 잠수정을 개발해 회사 안팎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타이탄은 탑승객 5명을 태우고 지난 18일 북대서양 심해로 입수한 뒤 1시간 45분 만에 실종됐다. 이후 미국 해안경비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진행됐지만, 나흘 만에 잠수정 잔해가 발견됐다. 탑승객도 전원 사망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 [사설] 코인 해명 뭉개는 김남국, 징계 뭉개는 윤리위

    [사설] 코인 해명 뭉개는 김남국, 징계 뭉개는 윤리위

    100억원대 가상자산 논란을 빚는 김남국 의원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에 한 달 넘게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다. 징계 권고 수위를 정하기 위해 자문위가 코인 거래 내역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김 의원은 계속 뭉갰다. 김 의원은 “전체 거래 내역을 다 보겠다는 것은 일반적인 징계 절차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사정을 모르고 들으면 억울한 피해자의 항변으로 들린다. 국민적 의혹 앞에서 이렇게 뻔뻔하게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달 17일 시작된 윤리특위는 한 달 넘게 헛바퀴를 돌리고 있다. 김 의원의 버티기로 징계 수위를 결정짓지 못한 자문위는 활동 기간을 또 연장하기로 했다. 징계 대상자의 시간 끌기 억지에 윤리특위가 되레 휘둘리는 모양새다. 윤리특위에서 징계 수위가 정해지면 논란이 다시 뜨거워질 테니 하루라도 더 버티겠다는 김 의원의 계산이 빤히 읽힌다. 한쪽은 뭉개고 한쪽은 못 이기는 척하는 이런 그림은 윤리특위 시작 때부터 예견됐다. 제 구실을 한 적 없었던 윤리위가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도 어렵다. 21대 국회만 따져도 지금까지 윤리위에 상정된 의원 징계안 38건 중 처리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이쯤 되면 윤리특위는 문제적 의원들이 소나기를 피하는 우산이라고 봐야 한다. 김 의원에게도 유야무야된 선례들이 ‘믿는 구석’일 게다.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등 긴급 현안에 코인 논란이 가려졌을 뿐이다. 현역 의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코인 돈벌이에 몰두한 의혹에다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수시로 거래했다. 시간 끌어 넘길 일이라 생각해서는 오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인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징계 봐주기를 품앗이쯤으로 여겼다가는 국민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尹, “긴축재정 불가피…말도 안되는 정치보조금 없애야”

    尹, “긴축재정 불가피…말도 안되는 정치보조금 없애야”

    靑 영빈관서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일각에선 여전히 재정중독 못벗어나…효과없는 예산 원점서 재검토”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정치적 야욕이 아니라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긴축 건전재정이 지금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인기없는 긴축재정, 건전재정을 좋아할 정치권력은 어디에도 없다.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한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야권에서 제기하는 추경 편성 등 재정확장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여전히 재정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빚을 내서라도 현금성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것은 전형적인 미래세대 약탈이고 단호히 배격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로몬 재판’을 예로 들며 “국민을 진정으로 아끼는 정부는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보다 국가와 미래세대를 위해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하는지 여부로 판가름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효과 분석 없이 추진된 예산, 돈을 썼는데 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왜 썼는지 모르는 예산, 또 노조, 비영리단체 등에 지원되는 정치적 성격의 보조금, 이런 것들은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며 “표를 의식하는 매표 복지 예산은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말도 안되는 정치보조금은 없애고, 경제 보조금은 살리고, 사회 보조금은 효율화·합리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3~2027년 중기재정 운용과 내년도 예산 편성 방향을 발표한 데 이어 국방·연구개발(R&D)·복지 등 3대 중점투자 분야 및 공적개발원조(ODA) 확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간 이전 정부의 무분별한 방만재정을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며 “올해 나랏빚을 더 내지 않고 건전재정 기조를 견지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국방·법치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 강화, 미래 대비와 성장동력 확충, 약자복지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나주시청 낙뢰로 8시간 동안 정전

    나주시청 낙뢰로 8시간 동안 정전

    나주시청이 낙뢰로 인해 8시간 동안 정전 피해를 보았다를 입었다. 특히 전남지역이 호우 특보가 발효돼 나주시청 상황실은 초긴장 상태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나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상황실 근무에 차질을 빚었다. 28일 나주시에 따르면 이날 0시께 나주시청 본관과 별관을 연결하는 전력 차단기가 낙뢰를 맞아 시청 전체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나주시는 긴급 복구에 나서 이날 오전 8시쯤 응급 복구를 마치고 전력 공급을 정상화했다. 호우 특보가 발효된 광주와 전남에서는 전날부터 폭우가 쏟아지면서 광주 광산구에는 222.0㎜의 비가 내렸다.
  • 대형 싱크홀에 대롱대롱 걸린 주택…칠레 집중호우에 물난리

    대형 싱크홀에 대롱대롱 걸린 주택…칠레 집중호우에 물난리

    칠레의 한 주택이 싱크홀(땅꺼짐)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걸려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물난리가 빚은 극단적 위기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비오비오 지방 이움벨 지역에 물난리로 거대한 땅꺼짐이 발생했다”며 26일(이하 현지시간)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거대한 싱크홀 가장자리에 2층집이 걸려 있다. 집 앞은 완전히 땅이 꺼져 누군가 영문을 모르고 문을 열고 나온다면 영락없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집주인 리타 히메네스는 “비가 너무 많이 오다 보니 인근 댐에서 물을 방류했다고 한다”며 지반이 약해지면서 초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대피하라는 말만 한다”며 “언제 집을 잃을지 몰라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중장비라도 동원해 집을 붙잡아 놓자고 했지만 당국은 상황이 너무 위험해 검토를 해봐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더라”며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칠레는 22일부터 줄기차게 내린 집중 호우로 중부와 남부지방에 인명ㆍ재산피해가 속출했다. 칠레 정부는 6개 지방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칠레 중부와 남부에선 이재민 1600여 명을 포함해 피해자 1만 5000여 명이 발생했다. 강이 범람하거나 땅꺼짐으로 도로가 끊겨 외부와 교통이 완전히 두절돼 고립된 주민도 1만 2000명을 웃돈다. 실종과 사망은 각각 4명 발생했다. 파손된 주택은 4000여 채에 달한다. 현지 언론은 “감전 등 사고를 우려한 당국이 전력공급을 끊으면서 수해가 발생한 곳곳에서 주민들이 전기와 수도까지 공급되지 않는 가운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중 호우로 강이 범람하면서 완전히 물에 잠긴 곳도 많았다. 수도 산티아고로부터 남쪽으로 260km 떨어진 소도시 리칸텐에선 마타키토 강이 범람하면서 가옥, 상점 등과 함께 유일한 병원이 물에 잠겼다. 리칸텐은 이번 수해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물이 차오르자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들을 대피시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도시는 단 하나뿐인 병원을 잃었다. 26일 리칸텐에서 대피한 이재민들을 만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병원부터 다시 세워드리겠다.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위로했다. 한편 칠레 정부는 이재민들에게 최대 1800달러의 긴급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내무부는 “아무 것도 챙기지 못하고 몸만 대피한 분들이 많아 긴급하게 사야 할 것도 못사고 계신다”며 우선 급한 대로 긴급지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소상공인 빚 탈출, 빛 보인다… 금융권 대출 최저금리 인하

    소상공인 빚 탈출, 빛 보인다… 금융권 대출 최저금리 인하

    고금리·고물가로 빚을 지게 된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율이 8년 만에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소상공인 대출에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등 타개책 마련에 나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금리 상승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올 연말까지 ‘KB비대면소상공인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0% 포인트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출 상품의 기존 최저금리는 연 5.12%(신용등급 1등급 기준)에서 연 4.62%로 낮아진다. 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연간 50만원의 이자비용을 감면받을 수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의 소상공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 금리는 연 5~6%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사업자대출’ 금리는 연 5.48~6.48%로 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1.0%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으며, 우리은행은 상품에 따라 금리가 연 6.42~6.91%이나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5.32~6.11%까지 낮출 수 있다. 이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에 비해선 높은 수준인데, 지난 11월 관련 상품을 출시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3월 대출금리를 최대 0.4% 포인트 인하하면서 이날 기준 최저금리는 연 4.178%로 집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포문을 연 만큼 다른 시중은행도 소상공인을 위한 우대금리 확대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매장이 없어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온라인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상품도 출시됐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네이버파이낸셜,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소상공인 성공 보증부대출’을 출시했는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해 6개월 이상 판매 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사업자가 대상이다.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해 주며, 상품 금리는 27일 기준 연 4.76~5.97% 정도인데, 모든 사업자가 최소 1%에서 최대 1.5%까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가 금융권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33조 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 연체율은 1%로 2015년 1분기(1.13%) 이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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