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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3) 명암 엇갈린 공기업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3) 명암 엇갈린 공기업

    공기업 개혁이 박근혜 정부의 제1혁신과제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기업의 대규모 부채 및 방만 경영 척결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정부가 공기업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부채 해결 등을 위한 자구책을 내놓고 실천하는 공기업이 있는가 하면 만년 ‘방만 경영’의 꼬리표를 단 채 별다른 개선책이 엿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체질 개선을 위해 개혁의 속도를 올리는 공기업과 여전히 방만 경영으로 비난받는 공기업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짚어봤다. 2013년 기준 한국전력(KEPCO)의 부채는 95조원에 이른다. 2007년 기준 2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던 한전은 빠르게 부채가 늘어나면서 부실 공기업의 대명사로 통하기도 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전기요금 인상 발표를 앞두고 무려 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절감할 강력한 대책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임직원의 임금 반납을 비롯해 처분 가능한 자산 매각등을 통해 2012년 기준 186%인 부채 비율을 15% 포인트 줄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한전의 부장 이상 임직원은 지난해와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 성과급에 대해서도 지난해는 10~30%, 올해는 50% 이상 반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기준으로 조환익 사장은 월 급여액의 36.1%, 임원은 27.8%, 부장 이상은 14.3%의 월급이 삭감된다. 한전은 또 부채를 줄이고자 매각 가능한 자산 전부를 판다는 원칙을 세웠다. 한전 KPS와 한전기술 등 자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LGU+와 한전산업개발 지분을 팔아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와 양재동 강남지사 사옥 등 알짜배기 보유 부동산도 전부 매각기로 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5년 연속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을 썼던 한전은 지난 한 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이 모두 소폭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철도시설공단은 최근 고속철도에 설치되는 터널 경보장치, 지진 감시 설비 등 안전 설비의 적정 수량을 재검토해 66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정부의 공기업 부채 감축, 예산 절감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공단 6대 경영 방침 중 하나인 ‘과잉 시설 없는 경제 설계’를 위해 철도 안전 설비의 적정성을 재검토했다. 반면 고질병인 방만 경영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공기업도 상당하다. 부채 규모 1위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경영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899억 9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LH 직원 1인당 1360만원씩 성과급을 챙긴 셈이다. 특히 지난 5년간 부채는 56조원이나 늘어났음에도 직원 성과급은 2011년 1076억원, 2012년 830억원에 이르렀다. 또 LH는 매년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공사 내 45개 동호회에 연간 약 1억 2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테니스·산악회·축구 동호회에 연간 500만원씩, 농구·마라톤·요가 동호회 등 13곳에는 400만원씩 지원했다. LH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총부채 142조원을 기록했으며 금융 부채가 107조원에 달해 하루에 이자로 나가는 비용만도 120억원이 넘는다. 전체 공기업 부채 가운데 LH의 부채는 28%를 차지한다. 부채에 허덕이면서도 공공기관 지역 이전을 빌미로 호화 신청사를 건립 중인 공기업들도 허다하다. 32조원대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대구 혁신도시 인근에 지하 2층, 지상 11층 규모의 신청사를 짓고 있다.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이 청사는 기존 분당사옥의 2배 넓이로, 건축비만 2800억원이 넘는다. 가스공사의 부채는 자본금의 4배에 달한다. 내년에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는 한국도로공사는 경기 성남시에 300억원대의 신청사 부지가 있지만 이를 팔지 않고 2600억원대의 은행 빚을 내 김천 청사를 짓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도로공사의 성남 부지는 9년째 매각 입찰 한번 실시하지 않은 채 방치해 두고 있다. 도로공사의 부채는 23조 8000억원에 달하며 이로 인한 한달 은행 이자만 992억원에 이른다. 전체 295개 공기업의 지난해 부채는 493조원이다. 국가 채무 442조 7000억원보다 많았다. 공기업 개혁이 정부의 제1혁신과제가 된 이유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사퇴 표명 철도공단 이사장 노조와 시무식 몸싸움 이어 이번엔 17조 빚더미 회사서 외유성 中출장

    사퇴 표명 철도공단 이사장 노조와 시무식 몸싸움 이어 이번엔 17조 빚더미 회사서 외유성 中출장

    지난해부터 노조와 갈등을 빚으며 올해 시무식에서 노사 간 몸싸움까지 벌였던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 이번엔 경영진의 석연치 않은 출장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9일 철도공단에 따르면 지난 연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김광재 이사장 등이 지난 8일,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선양과 하얼빈 출장에 나섰다. 중국철도 발주 예정사업의 협력사와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공단의 사업 현장을 시찰하기 위해서인데, 이사장을 수행한 간부들을 포함한 3명의 출장비만 1000만원에 이른다. 김 이사장 등은 지난 6일 대통령이 고강도 공공부문 개혁을 예고하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채가 많은 산하의 기관장들에게 관리직 임금 동결 또는 반납, 업무추진비 절감 등 특단의 조치를 지시한 직후에 비행기에 올랐다. 철도공단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조 2000억원에 달한다. 공단은 해외 출장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수주 관련 교섭을 하다가 철도 파업으로 보류됐던 경심선(베이징~선양) 고속철도 랴오닝성 구간 발주처 방문이 주요 목적”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발주처 최고경영자(CEO)인 총경리와는 면담조차 확정되지 않았으며 일정도 협력사 방문, 고속철도 시승, 하얼빈 철도역사 시찰 등 느슨하게 짜여졌다고 주장했다. 공단의 한 직원은 “노조와의 갈등, 정부의 공기업 개혁 등으로 회사 안팎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무식과 창립기념식조차 열지 못했는데,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이사장은 발주가 확정되지도 않은 공사 현장을 챙기러 출장을 갔으니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1)] 빚더미 LH, 눈뜨고 4600억 날렸다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1)] 빚더미 LH, 눈뜨고 4600억 날렸다

    141조원에 달하는 부채로 허덕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3년 판교 테크노밸리 택지개발 과정에서 경기도 등 지자체와 불평등한 협약서를 체결, 4600억원대의 이익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 방만경영 1순위라는 오명이 주인의식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7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LH는 2003년 판교 테크노밸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령에 근거가 없는 불리한 협약서를 경기도와 체결, 45만 4964㎡의 땅을 경기도에 조성원가로 매각해 실질적으로 4649억원(감정가 기준)의 이익을 날렸다. LH의 전신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경기도, 성남시는 2003년 9월 8일 성남판교지구 택지개발사업 공동시행자로 참여한다는 내용의 ‘성남판교지구 공동시행 기본 협약서’를 체결했다. 문제는 LH를 비롯한 공동시행자들이 경기도가 벤처·업무단지를 LH로부터 조성원가에 이관받을 수 있도록 해당 단지를 도시지원시설용지로 지정한 것이다. 택지개발처리지침상 도시지원시설용지에 벤처기업 등이 들어설 경우 LH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해당 택지를 조성원가로 이관해야 한다. 판교 테크노밸리 벤처·업무단지가 도시지원시설 용지로 지정되면서 협약서 제2조에 ‘경기도가 벤처·업무단지 전체를 공급받아 입주자를 선정하고 관리를 담당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경기도는 이를 근거로 2006년 4월 LH로부터 벤처·업무단지 택지 45만 4964㎡를 조성원가인 9269억원에 이관받는 특혜를 누렸다. 이후 경기도는 해당 택지를 4개 유형(초청연구, 일반연구, 연구지원, 주차장)으로 그룹화해 수의계약 및 경쟁입찰 방식을 거쳐 안랩 컨소시엄 등 벤처기업 등에 1조 3918억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경기도는 테크노밸리 택지개발사업에 한 푼도 들이지 않고 4649억원을 챙길 수 있었다. 경기도가 벤처기업 등에 택지를 매각하면서 판매 조건으로 내건 ‘건축물 보존등기 이후 10년간 전매 제한’도 명백하게 특혜란 지적이 나온다. 일정기간 제한을 두긴 했지만 결국 택지를 분양받은 업체들은 10년 뒤부터 개별적으로 토지거래에 나서게 됨으로써 큰 차익을 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LH와 경기도가 입주 기업의 토지 투기를 사실상 도운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해당 택지를 도시지원시설용지로 지정하지 않고 LH가 직접 입주기업에 매각했으면 더 큰 이익을 얻었겠지만, 협약서를 체결할 당시는 주택가격은 오르는데 택지가 없어 개발이 시급했던 시절이었다”면서 “이른 시간 내에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공동시행자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김수용 9억 사기, 믿었던 선배에게 9억 사기 “우울증까지 왔다”

    김수용 9억 사기, 믿었던 선배에게 9억 사기 “우울증까지 왔다”

    김수용 9억 사기 사연이 화제다. 4일 방송된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세바퀴’는 ‘수렁에 빠진 스타’ 특집으로 꾸며져 윤항기, 김재엽, 김수용 등이 함께했다. 이날 김수용은 부동산 사기로 9억을 빚진 일화와 이를 잊기 위해 시작한 게임에서도 사기를 당했다고 털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2002년 당시 한 선배가 명의만 빌려주면 3천만 원을 벌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수용은 이어 “빌라 하나를 내 앞으로 등기 이전해서 그것을 담보로 3천만원 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하며 명의만 빌려주는 것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고 전했다. 개그맨 선배의 제안에 조금의 의심도 품지 않았던 그는 명의를 빌려줬으나, 결국엔 엄청난 빚더미에 떠안게 됐다고. 이는 보통 노숙자 명의로 집을 사서 집값보다 비싸게 대출받는 신종 사기수법으로, 믿었던 선배에게 사기를 당한 김수용은 우울증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사진 =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 세바퀴’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수서발 KTX 면허’ 강행] “방만 경영에 빚더미… 경쟁체제 도입해야” “자회사 개념으로 무슨 철도시장 경쟁이냐”

    정치권이 철도노조 파업 중재를 위해 나섰지만 노·사·정 간 현격한 시각차만 드러냈을 뿐 중재 자체가 여론을 의식한 ‘시늉’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는 노사의 주장을 수렴해 전향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편향된 한쪽의 논리만을 지지하고 있다. 정치권이 노사의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철도노조 파업 이후 처음으로 노·사·정 3자의 대표 격 인사들을 한자리에 불러 중재를 시도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각자의 논리를 펴며 노사 한쪽을 거들기에 바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빚더미에 앉은 철도공사의 적자 폭을 줄이고, 경쟁 체제를 도입해 비효율을 없애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사측 편을 들었고, 야당 의원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인데 수서 법인의 면허 발급을 보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노조 입장을 두둔하기에 급급했다. 정부 측도 협의 시작부터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회의는 성과 없이 끝났다. 한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가진 회고록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철도 파업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니까 새누리당이 참여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모회사와 자회사 개념으로 무슨 철도시장의 경쟁이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민영화 논란보다 철도 경쟁력 강화 직시해야

    철도파업이 오늘 18일째로 역대 최장기간으로 접어들고 있다. 승객들의 불편과 화물 운송 차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철도 노조나 사측 모두 강경한 입장만을 고수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대통령과 총리, 장관까지 나서 노조가 우려하는 ‘민영화’를 하지 안겠다고 거듭 공언하는데도 지금 ‘민영화 괴담’까지 난무하고 있다. 과거 광우병 괴담이 나돌던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빨리 노사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 철도파업의 발단이 된 것은 정부가 코레일 산하에 KTX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나서면서다. 그런 방침이 나온 배경은 현재 17조 6000억원 빚더미의 코레일을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더 이상 철도 독점 체제에 안주해서는 경영의 효율화를 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고육지책이 경쟁 체제의 도입이다. 코레일의 경영 상태를 보면 중환자나 다름없다.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4조 5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보였는데 그 적자폭만큼 정부가 지원해 왔다. 지난해만도 정부는 5700여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었다. 국민 세금이 없이는 도저히 연명할 수 없는 조직인 것이다. 회사는 다 죽어가는데 인건비는 연평균 5.5%씩 올라 평균 인건비가 30대 대기업 평균보다 많은 연 6700만원이다. 매년 1000억~3000억원의 성과급 잔치도 벌였다. 사정이 이러니 철도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공기업을 민영화하지 않고도 공기업끼리 경쟁하도록 함으로써 경영 혁신을 꾀한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의 경쟁이 좋은 선례라 하겠다. 국내선을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수익성이 좋은 국제선을 인천공항공사에 내주고도 과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서울 지하철만 해도 서울 메트로(1~4호선)와 별도로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설립됐지만 지금 철도노조 측이 민영화의 폐단으로 주장하는 것처럼 요금이 인상되지도 않았고, 서비스 질도 나빠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노조 측이 철도의 경쟁 제체 도입을 ‘민영화 프레임’에 가둬 파상 공세를 펴는 것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민영화 논란으로 철도 개혁이란 본질이 가려져선 곤란하다. 정부도 민영화 프레임에 말려 자회사를 준정부기관화하겠다는 등 수세적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 철도 개혁은 명분 있는 일이기에 국민들에게 코레일의 현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면 ‘민영화 괴담’은 한낱 유언비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구멍 난 배에 타고서도 자기만 살겠다고 한다면 그 배는 난파될 수밖에 없다. 그전에 노조 측은 사측과 머리를 맞대 철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 도리다.
  • [사설] 국민통합 막는 갈등 대타협 정신으로 풀라

    철도노조 파업이 이번 주말 예정된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계기로 장기화 수순으로 돌입할지 주목된다. 공권력 투입에 반발하는 민노총의 총파업 선언에 대한 산하 노조들의 동참 여부에 국민의 걱정 어린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률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어 민노총 파업이 현실화하면 산업계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다. 정부와 코레일이 철도노조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정부는 “철도산업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절대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거듭 밝히면서 철도노조원들의 복귀를 호소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원격 진료 허용 등 최근 내놓은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과 관련해서도 ‘의료 민영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마치 모든 산업에서 ‘민영화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등식이라도 성립하는 것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공기업 개혁에 저항하면서 파업으로 맞서는 노조의 행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공기업들은 빚더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고 수준의 연봉과 복지, 심지어 고용 세습 혜택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중요 국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들에게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수서발 KTX 운영회사만 하더라도 처음부터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점을 선제적으로 제대로 홍보했다면 지금처럼 판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적잖다. 일이 터지고 나서 봉합하기란 쉽지 않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과 원격 의료 허용에 반대하면서 내년 1월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의사협회장은 지역 병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총파업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협회는 대통령 직속으로 의료개혁위원회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체 없이 대화의 장(場)을 마련해 진솔한 토론을 하기 바란다. 의사들이 또다시 거리에 나와서는 안 된다. 한국노총이 민노총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면서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했다. 민노총은 이미 탈퇴한 상황이어서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논의에 차질이 예상된다.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법에 민영화 금지를 명시하는 걸로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 통상 마찰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민영화 금지 입법은 어렵겠지만 “여야가 공동으로 민영화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공동결의안을 합의 처리하자”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제안은 충분히 수용할 만하다고 본다. 현재 정부와 철도노조 양측은 한쪽이 물러서기만을 바라는 형국이다. 부디 정치권이 노정 대립을 중재해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능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빚더미女에게 “빚 갚으려면 대출사기 가담하라”

    광주지법 형사 12부(신현범 부장판사)는 22일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속여 채무자를 해외 금융사기 콜센터에서 일하도록 한 혐의(피유인자 국외 이송 등)로 기소된 권모(39)씨에 대해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대출 사기나 불법 대부업에 가담한 홍모(29)씨와 최모(41)씨에게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권씨는 사채를 갚지 못한 채무자들을 속이고 유인해 필리핀으로 이송, 대출 사기 전화유인책으로 활용하는 등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범행을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미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권씨는 지난해 11월 “2개월만 필리핀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면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속여 여성 채무자 3명을 필리핀으로 보내 현지의 콜센터에서 금융사기에 가담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여성들은 무작위로 보낸 대출 광고 문자메시지를 보고 연락한 이들에게 소액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수수료를 가로채는 이른바 ‘대출 사기 텔레마케터’ 역할을 했다. 권씨는 공범과 함께 이런 방식으로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모두 3천만원을 가로챘으며 무등록으로 대부업을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끝없는 철도민영화 논란 공론의 장 필요하다

    철도노조 파업이 오늘로 열흘이 넘었다. 역대 최장기 파업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서울지하철이 파업 위기를 넘겨 교통대란은 피했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른 국민의 불편과 불안은 꼭짓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시멘트·철강 등 물류운송 차질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 또한 우려된다. 그럼에도 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그리고 정부는 한 치의 양보 없이 갈 데까지 가보자는 기세다. 이들 3자가 첨예하게 맞부딪히는 것은 알다시피 철도민영화 문제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철도노조가 주장하듯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인지, 아니면 정부와 코레일이 강조하듯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인지 각자 입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철도민영화는 다른 나라에서 보듯 득도 있고 실도 있다. 노조도 이를 모르지 않을 텐데 그렇게 기를 쓰고 반대하는 것은 뭔가 지킬 기득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 여론이다. 민영화 반대 논리를 내세우기 전에 철도파업이 제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라는 것부터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민생과 경제,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은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코레일은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섰다. 자칫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빚더미 속에서도 국민 세금으로 고액 연봉을 받고 한 해 수천억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코레일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부는 철도민영화는 없다고 말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가 결국 알짜노선을 민간에 내다 파는 모양새인 만큼 무조건 민영화의 의심을 거두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로 속내를 감추고 자기들의 당위성을 내세울수록 불신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노사정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기 바란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노사가 어제 벼랑 끝에서 극적 타협에 이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사회는 이미 어느 일방의 극단적인 주장에 손을 들어주지 않을 만큼 성숙했다. 철도 파업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정녕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당장 대화와 타협에 나서라.
  • [사설] 빚더미속 성과급 잔치 지방공사 대수술해야

    지방공기업들도 잇속 챙기기는 공공기관들과 닮은꼴이다. 부채는 갈수록 늘기만 하는 데도 성과급을 줄이기는커녕 더 늘리고 있으니 말문이 막힌다. 민간기업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가뜩이나 지자체들의 재정 상황이 말이 아닌데 지방공기업마저 빚이 눈덩이처럼 쌓이는 것을 방치하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뒷북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SH공사 등 전국 58개 지방공사의 재무 현황을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919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규모를 따지기에 앞서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관이다. 지방공사들은 같은 기간 부채가 31조 6614억원에서 52조 2207억원으로 늘었다. 그런데도 성과급은 1313억원에서 1841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5년 동안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는데도 성과급은 두 배 넘게 올린 곳도 있다. 물론 지방공기업을 영업이익 하나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수익성 외에 공공성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과급은 무엇인가. 개인이나 집단의 작업 성과를 평가해 지급하는 보수로, 생산성 향상을 높이려는 것이 주목적 아닌가. 돈 잔치를 벌이다 재정 파탄이 나면 성과급은커녕 공공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허약한 체질의 지방공기업을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하는 이유다. 지방공사를 포함한 지방공기업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전국 379개 지방공기업 가운데 20%가 넘는 81곳은 부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 기준으로 전체의 37.5%에 해당하는 142개 지방공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고 한다. 2003~2011년 지방공기업의 연평균 부채 증가율은 16%로 중앙정부(14%)보다 높다. 수익성 악화가 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부는 지자체와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해 지방공기업 부채를 줄인다는 복안이다. 의도대로 효과를 거두려면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치단체장과 지방공기업이 결탁해 무리한 개발 사업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사업 타당성 검토를 철저히 해 무리한 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체장 선거 공약 등으로 지방공사를 손쉽게 설립하는 것을 막을 장치도 필요하다.
  • [사설] 빚더미 안고 인력은 펑펑 뽑아쓴 공공기관

    공공기관의 3년간 임직원 수 평균 증가율이 공무원 수 증가율보다 8.4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과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295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규모는 2009년에 비해 8.4배나 증가한 25만 4000여명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행정부의 국가 공무원은 61만 5000여명으로 2009년 대비 1.0% 늘어났다. 방만 경영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공공기관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는커녕 인력을 마음 놓고 펑펑 뽑아 쓴 셈이다. 단순 비교는 무리일지 모르지만 역대 최고 실적을 낸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비교하면 공공기관들이 얼마나 허술한 인력정책을 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 증가율을 보면 삼성전자(4.7%)와 현대차(6.9%)보다 각각 1.7배, 1.2배나 더 많은 인력을 뽑았다. 안정된 신분과 높은 보수, 복지를 누리는 것도 모자라 사람까지 ‘마구잡이식’으로 채용했다니 딱한 노릇이다. 사정이 이러니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정부가 매서운 칼날을 들이대는 것 아닌가. 부채 과다 중점관리 대상인 12개 공공기관은 평균을 넘는 15~96%의 임직원 수 증가율을 보였다. 과도한 인력채용이 공공기관 재정을 악화시킨 요인 중의 하나임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원전 비리에 큰 책임이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이 31.6%의 인력 증가율을 보인 것을 보면 방만한 조직일수록 인력 수급도 엉성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일부 공공기관은 다소 억울해할 수도 있다. 4대강 사업이나 보금자리 주택 등 정권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을 공공기관에서 떠맡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인력이 더 필요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기관이 ‘총대’를 멘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장학재단처럼 96.4%의 임직원 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 누가 봐도 방만경영의 전형이다. 공공기관의 조직, 인력 확충은 기획재정부와 관련 부처 장관과 협의하게 돼 있다. 그런 점에서는 정부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공공기관의 인사 등 생색나는 일은 기재부가 챙기면서 정작 중요한 인력정책 부분에서는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에 대한 고강도 ‘정상화 방안’이 나오면서 요즘 공공요금 인상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은 공공요금 인상에 앞서 방만경영부터 시정하는 자구 노력을 보이는 것이 도리다.
  • ‘정치’에 밀리고 낙하산에 치이고 내부승진·전문 경영인은 18%뿐

    ‘정치’에 밀리고 낙하산에 치이고 내부승진·전문 경영인은 18%뿐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기관장 10명 중 6명이 정부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됐거나 내부에서 올라온 경우는 5명 중 1명꼴이었다. 공무원 출신들이 산하 공공기관의 수장으로 가는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공공기관의 빚더미 경영과 방만 경영에 대한 주무부처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78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기관장(직무대행 등 공석 7명 제외)의 이력 및 지역을 분석한 결과 공무원 출신이 42명(59.2%)으로 가장 많았다. 전문경영인 및 내부 승진자 13명(18.3%)의 3배를 넘었다. 이어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7명(9.9%), 교수·연구원 등 학계 6명(8.4%), 노동계·언론인 3명(4.2%) 등이었다. 기관장의 출신 지역은 영남이 28명(39.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충청 각 11명(15.5%), 호남 9명(12.7%), 경기 5명(7%), 제주 3명(4.2%), 강원 2명(2.8%), 해외·인천 각 1명(1.4%)이었다. 대학은 서울대가 25명(35.2%)으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고려대가 7명(9.9%)으로 뒤를 이었고 성균관대 5명(7.0%), 건국·연세·영남·한양대 각 4명(5.6%), 경북·동아대 각 2명(2.8%)이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임명된 기관장 32명만 놓고 보면 영남 출신이 15명(46.9%)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대학별로 서울대 15명(46.9%)이고 한양대가 3명(9.4%)으로 뒤를 이었다. 연세·영남·인하대가 각 2명(6.3%)이었다. 정부가 지난 11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성 없는 ‘낙하산’ 기관장 임명을 막을 대책을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이나 정치인 출신이라고 해서 모두다 낙하산도 아니고, 내부 승진자가 오히려 개혁의 칼날을 들이대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싸잡아서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채찍질을 선언한 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의 기관장 선임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낙하산으로 온 기관장은 노조의 반대에 부딪히면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과도한 복리후생을 약속해 악순환을 만든다”고 말했다. 노조와 이면 계약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정부나 청와대의 입김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공공기관 합리화 대책에서 올해까지 임추위 독립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내년으로 늦춰진 상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열린세상] 제로 성장 시대, 현명한 사회적 선택은?/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제로 성장 시대, 현명한 사회적 선택은?/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통계청의 ‘2013년 3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2003년 조사 이래 가계 흑자액이 약 96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적자 가구의 비중도 줄었다 한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하나씩 들여다볼수록 실망도 커진다. 일례로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9%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 탓에 실질 증가는 별로다. 게다가 이건 평균치다. 행여 이 정도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뉴스를 보면 얼마나 큰 좌절감을 느낄까. 물론 집집이 적자보다 흑자를 보는 건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로써 과연 한국 경제가 잘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첫째, 사상 최고 흑자라고 하나 순흑자가 고작 96만원이다. 매월 100만원도 저축하지 못하는 상태를 두고 ‘사상 최대의 흑자 살림’이라 떠들기는 뒤가 좀 구리다. 게다가 지금은 가계 부채 총액이 1000조 원이다. 또 정부 부채와 공기업 부채도 합쳐 약 1000조원이다. 한마디로 ‘빚더미 공화국’이다. 반면 부자들은 스위스 비밀 은행에 약 1000조원을 감춰 두었다. 이게 현실이다. 50년 전 1인당 국민소득은 약 80달러, 지금은 2만 4000달러다. 250배 이상 성장했지만 석 달 평균 흑자 96만원으로 시한폭탄인 부채 문제를 상쇄할 수 있을까. 둘째, ‘흑자 가계’의 배경을 가만히 보면 경제 성장분의 과실 분배, 즉 월급 증가 덕이 아니라 온 식구가 식품 구입비까지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를 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소비지출은 월평균 249만 4000원으로 형식상 1.1% 증가했으나 물가상승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론 0.1% 줄었다. 작년 하반기 이후 5분기 내내 이어진 경향이다. 지출 감소 항목만 보면,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비, 담배, 혼례 및 장례 등 서비스, 오락이나 문화 지출, 신발 구입비, 통신비 등이다. 특히, 주거, 수도, 광열비나 교통비 등 전세금과 공공요금, 세금과 의료비, 교육비가 증가했음에도 이를 상쇄코자 식품비나 신발, 문화비 등을 줄인 것은 ‘삶의 질’이 저하됨을 시사한다. 셋째, 사회 전체적으로 빈부 격차가 계속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번 통계에서도 적자 가구는 약간 줄었다고는 하나 하위 20%의 소득은 0.9% 증가한 데 비해 상위 20%는 2.3% 증가했다. 사회정의 차원에서 볼 때 ‘하후상박’이어야 할 분배 구조가 ‘상후하박’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근로소득만 볼 때는 하위 20%그룹에서만 4.3%가 줄었다. 그리하여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5.05배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의 4.98배보다 격차가 커졌다. 물론 이런 상황조차 실상을 잘 반영하진 못한다. 왜냐하면, 통계 수치란 것이 평균치로 비교하는 데다 삶의 구체성보다 추상성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금도 서울역 노숙자들은 따뜻한 밥 한 그릇과 옷가지, 그리고 잠잘 곳을 찾아 헤매는 반면 백화점이나 호텔, 골프장 등에서는 매일 가진 자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어느 당국자는 말한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기 회복세를 이어 나가 서민, 중산층의 가계소득과 소비심리를 지속 개선할 필요가 있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아직도 우리를 꼭꼭 가둔 건 1970~80년대식 ‘경제성장을 통한 번영’이란 프레임이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도 ‘제로성장’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아니 마이너스 성장, 정확히는 ‘경제축소’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가계소비 지출의 축소는 보통사람들은 경제축소 시대를 예상한다는 징후인지 모른다. 정부와 상층 부자들만이 아직도 무한 성장 신화에 갇힌 채 이를 보통사람들에게도 은근히 강요한다. 석유 등 자원고갈, 식량대란, 이상기후, 소비시장 포화, 금융위기, 윤리의식과 정의감 고조, 삶의 질 추구 성향 등 제반 변수는 우리에게 경제 프레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결론은 ‘소박한 삶’이다. 피터 모린의 말처럼 “아무도 부자가 되지 않으려 하면 모두 부자가 되겠지만 모두 가난해지려 하면 아무도 가난해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물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산더미 같은 빚을 모두 청산하고 매일 해맑은 빛을 쐬며 행복하게 살 것인가.
  • “그림과 함께 30년… 버티는 게 만만찮아”

    “그림과 함께 30년… 버티는 게 만만찮아”

    “올해 100억원이 넘는 빚을 다 갚았어요. 버티는 게 만만찮네요.” 개관 30주년을 맞은 박여숙화랑의 박여숙(60) 대표는 첫마디부터 무겁게 건넸다. 그는 30여년 전 예술 불모지나 다름없던 서울 강남에 화랑을 연 뒤 ‘터줏대감’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생채기도 많았다. 박 대표는 응용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였다. 이후 월간지 ‘공간’에서 3년간 기자생활을 하며 미술과 인연을 이어갔고, 예화랑에선 큐레이터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83년 덜컥 자신의 이름을 딴 화랑을 열었다. 한 일간지에서 ‘김충복 과자점’과 엮어 기사를 낼 정도였다. 임신한 몸으로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마련한 화랑은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자리 잡았다. 젊은 작가들과 호흡하고 싶어서였다. 첫 전시는 지금은 고인이 된 김점선 화백의 작품전. 작가도 화랑주도 모두 신인이었다. 몇몇 인기작가들의 작품이 화랑가를 휩쓸던 때였다. 이후 이강소·박서보·김종학·정창섭·전광영 등 수백명의 작가가 이 화랑을 거쳐갔다. 대지미술가인 크리스토 부부 등을 처음 한국에 소개했고, 리히텐슈타인·패트릭 휴즈의 해외 전시도 마련했다. 자신감과 신뢰가 커졌지만 지나치게 몸집을 불린 게 화근이었다. 미술계가 호황이던 2007년 아트펀드를 조성해 운용했으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며 고스란히 빚더미로 돌아왔다. 미술시장이 돈세탁 창구로 변질되면서 펀드에 쏟아지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한몫했다. ‘야반도주하는 것 아니냐’는 루머까지 돌았다. 박 대표는 “급작스럽게 찾아온 미술계 불황에 소장한 그림까지 팔리지 않아 빚을 떠안았다”면서 “금융기관과 협력해 올해 겨우 빚을 다 갚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30년 그림을 팔면서 한순간도 기쁜 적이 없었다. 최근 2~3년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국내 미술시장은 지금도 불황을 겪고 있다. 박여숙화랑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한국의 색’이란 주제로 27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한국 현대회화의 대표 작가인 김환기, 김종학, 이대원과 사진작가 배병우, 염장(染匠) 한광석 등의 작품을 내건다. 이태호 명지대 교수와 머리를 맞대고 자연과 전통을 모티프로 거대한 색채의 축제를 담아냈다. 박 대표는 “작가들이 기꺼이 작품을 내줬다”면서 “값비싼 핸드백이나 보석보다 그림을 즐길 줄 아는 멋쟁이들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전세계 물가상승률은 왜 낮을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전세계 물가상승률은 왜 낮을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등을 통해 돈, 즉 본원통화 공급을 크게 늘렸는데도 왜 물가상승률이 낮을까? 선진국 경제가 크게 위축돼 국내총생산(GDP)갭이 크게 마이너스인데 왜 디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년 동기 대비 1%대로 하락한 후 최근 몇 개월간 1% 미만까지 낮아진 현상은 일시적일까 아니면 구조적일까? 이런 질문과 향후 인플레이션의 향방에 대해 답을 찾아보려면 물가 결정요인을 이해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어디서나 통화적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통화의 양이 거래되는 상품 양보다 많을 경우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연간 물가 상승률이 50%를 넘는 초(超)인플레이션이 나타났는데 당시 물가 상승률과 통화량 증가율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경제학자들은 통화가 상품 공급보다 빠르게 늘어날 경우 당장은 아닐지라도 결국에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통화량보다는 더 짧은 기간 내에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살펴보자. 우선 초과수요압력이다. 어떤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 기업이 정상 가동률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 가정하자. 기업가는 근로자에게 비싼 초과근무수당을 주며 공장 가동률을 높여 생산을 늘리게 된다. 초과수당 지급으로 생산비용이 높아지니 기업은 가격을 올려 받으려 할 것이다. 이런 기업들이 모여 국가 경제를 이루기 때문에 총수요가 정상적 공급능력을 초과할 경우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정책당국자들은 이 같은 초과수요압력을 GDP갭(실제GDP-잠재GDP)을 통해 파악한다. 기업은 제품의 가격을 수시로 바꿀 수 있을까? 기업이 제품 가격을 조정하려면 가격표를 바꿔야 하고 다른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는지 눈치도 봐야 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통상 1∼2년에 한 번 정도 가격을 조정한다. 기업이 가격을 빈번하게 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격 결정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기업은 앞으로 어느 정도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를 감안해 가격을 미리 조정한다. 아울러 기대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것은 향후 생활비가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이므로 근로자와 경영자 간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임금 상승률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기대인플레이션이 실제 물가상승률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어떻게 결정될까? 최근 1년간 물가상승률이 높았다면 사람들은 앞으로 얼마 동안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리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과거지향적 기대 경향이라고 한다. 반면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민간이 이를 믿는다면 기대인플레이션은 최근의 물가와 상관없이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에 안착될 것이다. 이 경우 실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서 벗어나 있더라도 임금이나 가격 결정 과정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제 역할을 다하면서 곧 목표 수준에 수렴해 갈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과거 지향적으로 움직이는지 아니면 목표 수준에서 안착될 것인지는 중앙은행에 대한 민간의 신뢰 정도와 관련돼 있다. 통화량, 초과수요압력, 기대인플레이션은 모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이들 외에 수입물가, 농산물가격 등 공급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위의 논의를 바탕으로 최근 선진국의 저물가 현상에 대해 해석해 보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본원통화를 급격히 늘렸음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본원통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선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대출이 늘지 않고 돈이 금융권에만 맴돌며 실물 부문으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부채축소(디레버리징)가 마무리되고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경우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할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주요 선진국들의 GDP갭률이 마이너스 3∼4%에 이르고 있는데도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고 물가가 중앙은행들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목표 수준을 조금 하회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할까?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의지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 말한다. 즉 기대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에 잘 안착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가 ‘대(大)불황’ 상황인 데도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물가상황은 어떻게 분석될 수 있을까? 우선 세계 경제 회복 지연으로 수입물가가 하락하고 현재 마이너스 1% 정도인 GDP 갭률도 내년까지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갈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지난 수년간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던 농산물가격이 안정됐고 국제유가 및 국제곡물가격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무상보육·급식의 확대 실시 등 제도적 요인도 가세했다. 이같이 수요·공급 및 제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최근 1% 내외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이 3% 부근에 계속 머물고 있고 농산물가격 하락 등은 일시적 요인으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 정도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한국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지금 전 세계 중앙은행과 정책 당국자들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때 본원통화를 어떤 식으로 얼마나 빨리 회수해야 높은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을까? 과연 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어도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지 않고 중앙은행의 목표수준 부근에 안착될 것인가? 행태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어느 수준 이하로 낮아지면 기업이나 근로자가 가격 및 임금 결정 과정에서 물가를 별로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경우 실제 인플레이션은 어디에 수렴할 것인가?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고 지금처럼 대폭적인 완화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중앙은행의 신뢰성은 확보될 수 있을 것인가? 오늘도 정책 당국자들이 밤새 불을 밝혀 고민하고 연구하는 질문들의 목록이다. 박양수 계량모형부장·미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쏙쏙 경제용어] ■본원통화 중앙은행이 지폐 발행 등의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여 공급한 통화를 말한다.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액과 예금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의 합계로 측정된다. 본원통화는 경제활동 과정에서 예금과 대출 증가 형태로 총통화 공급을 증가시킨다. ■디플레이션 물가의 지속적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에 대응되는 용어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디플레이션의 원인으로는 생산물 과잉공급, 자산거품 붕괴, 과도한 긴축정책, 생산성 향상 등이 제시되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채무자에서 채권자 등으로 비자발적인 소득재분배가 일어난다.
  • [사설] 지자체 일방독주식 복지예산 부작용 살펴야

    새해 지자체의 무상 복지예산안 편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역자치단체가 중앙정부에 대한 압박용으로 보육예산안을 짜는가 하면 예산 부담을 하는 기초자치단체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 독주식으로 무상복지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논란의 대상이 무상보육이든 무상급식이든 상관없이 재정 부담이 근본 원인인 만큼 어느 한쪽이 밀어붙인다고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다.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와 경상남도도 정부의 무상보육 분담 비율을 지금보다 20% 포인트 올리는 것을 전제로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는 데 가세했다. 국비 70%, 지방비 30%로 편성한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앞서 서울시는 국비 분담률을 현행 20%에서 40%로 증액하는 것을 가정하고 지난주 무상보육 예산 9836억원을 책정했다. 내년 상반기 무상보육을 둘러싼 혼란이 다시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비 분담비율을 10% 포인트 인상하는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면서 정부안에 맞춰 무상보육 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 지자체의 ‘벼랑끝 예산’ 논쟁이 확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강원도에서는 무상급식 고교 확대 시행과 관련해 일선 지자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광준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장(춘천시장)은 그저께 입장 발표를 통해 “시·군이 고등학교 무상급식 확대를 반대했는데도 관련 예산을 포함한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협의회는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고교 확대 시행에는 참여하지 않고, 초·중학교는 급식조리원 인건비를 제외한 20% 분담으로 강원도 및 도교육청과 협의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기자회견에서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도교육청과 강원도, 자치단체가 3분의1씩 공동 분담하는 급식예산안의 총액을 최문순 도지사와 협의했다”고 발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무상복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자체를 빚더미에 오르지 않게 하는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정책이 난무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지자체들은 재정난 속에서 행사 및 축제성 경비로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조원 안팎을 쏟아부었다. 방만한 예산 운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토론과 소통으로 복지 비용을 감당할 방도를 찾는 지혜가 요구된다.
  • 소상공인 80% ‘빚더미’ 35%는 “기한내 못 갚아”

    소상공인 5명 가운데 4명은 사업운영이나 생계유지를 위해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분의1은 제때 빚을 갚지 못할 거라는 불안에 떨고 있다. 소비 침체와 함께 자영업자 간 경쟁이 심해지는 이중고로 좀체 장사가 안 되는 탓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30일 의류, 식품, 숙박, 음식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359명의 경영사정을 조사해 발표했다. 소상공인의 81.7%는 부채가 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35.5%는 기한 내에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빚을 겨우 갚을 수 있을 거라는 답변도 35.5%에 달했다.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은 소상공인은 86.9%에 달했다. 특히 절반 이상(58.5%)이 매우 어렵다고 답해,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에도 동네 슈퍼 등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의 69.3%는 동일 업종의 경쟁이 최근 1년 사이 심화됐다고 답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1년간 흑자를 기록한 소상공인은 7.8%에 그쳤다. 적자가 유지(23.1%)되거나 적자가 심해졌다(17.8%)는 답변이 40.9%에 달했다. 동네 슈퍼마켓 상인의 72.0%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되는 상품공급점이 반경 1㎞ 이내에 생기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대한민국 지자체 생산성 대상’ 눈길 끄는 최우수상 2題] 3000억 빚 줄여 튼튼해진 수원

    경기 수원시가 톡톡 튀는 행정으로 안전행정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공동 주관한 제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최우수상과 으뜸행정상을 동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시는 일반행정 분야의 직원 교육역량 강화, 지방재정 분야의 예산 절감, 지역경제 분야의 개인소득 증가지표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 5년간 채무 줄이기를 통해 3000여억원의 지방채무를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8월 현재 수원시 지방채무는 603억원으로 2007년 3390억원보다 무려 2787억원이 줄었다. 올해 예산규모(1조 8000억원)에 비해 미미한 액수다. 지난 5년간 펼친 다각적인 채무 줄이기 노력의 결과다. 경전철 사업으로 수천억원의 빚더미에 오른 용인시와 비교된다. 이필근 수원시 예산재정 과장은 “불요불급한 사업을 하지 않고 시장 업무추진비 30% 절감을 시작으로 모든 분야의 예산을 절감해 나갔다”고 말했다. 또 수원시의 카셰어링 서비스가 차량 증가율을 줄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우수 사례로 꼽혔다. 주민들은 교통비 등을 줄이는 혜택을 본다. 국내에선 시민단체나 민간업체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도입했으나 도시 전역을 대상으로 한 것은 수원시가 처음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상식에서 “행정을 생산성과 접목시켜 성과를 낸 것은 단기에 이뤄진 게 아니며 끊임없는 노력과 시민의 협조로 가능했다”며 “수상의 영광은 117만 수원시민과 2600여명의 공직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이루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3506억 빚더미 충북 산하기관 32억 성과급 잔치

    충북도 산하기관들이 경기 침체와 세수 감소로 지방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3개 도 산하 기관 중 11곳이 총 32억 32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13개 산하기관의 총부채는 3506억원에 달한다. 성과급이 가장 많았던 곳은 청주의료원이다. 청주의료원은 부채가 181억 4000여만원이지만 지난해 14억 4200만원을 성과급으로 썼다. 매달 의사 10여명이 성과급을 받았고, 연간 1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은 의사도 있다. 빚이 60억 8000여만원인 충주의료원은 두 번째로 많은 10억 35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집행했다. 3289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충북개발공사는 2억 5400만원을, 부채가 27억 6000여만원인 충북발전연구원은 1억 67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빚이 6억 5000여만원인 충북학사는 직원 16명이 4300만원을 성과급으로 나눠 가졌다. 성과급 지급 여부에 반영되는 도의 경영진단평가도 엉망이란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는 평가대상 9개 기관 가운데 지식산업진흥원이 ‘탁월’에 해당되는 S등급을 받았고, 충북학사 등 7곳이 A(우수), 교통연수원이 B(보통) 등급을 받았다. ‘미흡’에 해당하는 C등급 기관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놀라운(?) 성적은 산하기관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해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시험 보는 학생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는 셈이다. 유 의원은 “많은 부채에다 적자까지 발생한 산하기관이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민간기업이었다면 성과급을 지급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도와 산하기관들은 낮은 급여와 불합리한 수당 체계를 감안하면 성과급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청주의료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에 비해 적은 의사들의 기본 연봉을 감안해 많은 환자들을 유치한 의사들에게 성과급을 주는 것”이라면서 “성과급마저 없다면 의료원에 근무할 의사들을 모셔 오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대기업 위주의 영화 환경 바로잡겠다”

    “대기업 위주의 영화 환경 바로잡겠다”

    대기업에 편중된 국내 영화시장의 생태계를 개선하겠다며 한국 영화 제작자들이 공공적 성격의 배급사 리틀빅픽쳐스를 설립해 지난 21일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국내 영화시장의 규모는 꾸준히 팽창하는데도 정작 창작자들의 몫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저동의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 사무실에서 리틀빅픽쳐스 설립의 주축이 된 제협의 이은(명필름 대표) 회장과 원동연(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부회장, 최용배(청어람 대표) 부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세 사람은 각각 ‘건축학개론’과 ‘광해, 왕이 된 남자’, ‘괴물’ 등을 만든 간판급 제작자들이다. →CJ와 롯데 등 대기업 중심의 영화 시장 개선을 설립 배경으로 밝혔다. -이은(이하 이) 영화 산업은 크게 제작과 배급, 상영으로 나뉘어 있다. 한국은 특정 대기업 몇 곳이 배급사와 극장을 모두 소유하면서 영화 시장에 적절한 경쟁이나 긴장 관계가 사라진 상태다. 영화 산업 전체가 극장을 소유한 대기업에 종속됨에 따라 제작은 점점 하청화되고 있다. 제작자는 설 자리가 없다. -최용배(이하 최) 5~6년 전만 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영화를 배급하는 곳이 있어서 극장이 훨씬 견제가 됐다. 배급의 목소리가 약해진 지금은 극장이 수익을 위해 멋대로 상영하는 구조다. 한 영화의 상영관이 1300개가 넘는 스크린 독과점이 심화됐다. 특정 영화사가 당장 혜택을 볼 수는 있지만 그게 반복될 때는 결국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구조다.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정상적인 제작사나 배급사는 누구도 이런 현상을 원하지 않는다. →불공정 거래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원동연(이하 원) 제작자들은 배급사와 계약을 맺는다. 그런데 소규모 배급사가 힘이 없거나 대기업이 배급사와 극장을 같이 가지고 있다 보니 배급사가 극장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인다. 상영 1회당 1만원씩 부과되는 디지털 영화 상영 비용(VPF)을 제작사에 넘긴다거나 상영 수익을 제때 정산해주지 않는 일이 생긴다. 극장 바깥에 붙는 홍보물이나 영화 예고편도 모두 제작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스크린 독과점이나 교차 상영도 이런 맥락에서다. -최 청어람이 제작한 영화 ‘26년’은 VPF를 3억원 정도 내야 했다. 그 돈이 CJ CGV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출자해 만든 DCK 등에 흘러가는데 결국 제작사들이 마케팅 비용으로 부담하는 셈이다. 무료 초대권도 2005~2007년 대형 극장들이 발행한 것만 160만장이 됐다. 극장이 제작사의 이익을 취했다는 취지로 법원에서 1심 판결이 났다. 충무로 자본은 줄어들고 대기업 자본이 늘어나면서 대기업이 제작사에 불리한 조건을 요구하거나 제작사의 고유한 권한을 가져가는 경향이 심해진 것이다. →변화된 환경이 제작에 미치는 영향은. -원 감독, 배우, 핵심 스태프를 선정하는 권리를 투자·배급사가 갖고, 시나리오와 편집에도 관여한다. 창작의 핵심을 모두 결정하겠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창작자가 하청업자와 다를 게 있나. 대기업 중심의 투자·배급사가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창작은 규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 시장에서 제작사와 배급사 간에 통용되는 계약서의 90% 이상은 사실상 고용 계약서다. 제작사의 역할을 실제로는 배급사가 대신한다는 뜻이다. 그런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은 제작자로서는 굉장히 굴욕적인 일이다. →73개 제협 회원사 중 7곳만 리틀빅픽쳐스에 참여했는데. -이 최근 흥행작을 내 그나마 여력이 있는 곳만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 몇몇 대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이르는 동안 대부분의 영화 제작자들은 영화 개발을 하면서 빚더미에 앉았다. 참여 주주당 출자금이 5000만원인데, 여력이 있는 곳은 거의 다 참여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참여 주주 외 다른 제작사의 영화도 투자·배급할 계획이다. 배급 수수료도 낮춘다. →영화 관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은 호황 아닌가. -원 시장이 커졌다지만 10년 동안 영화 산업의 수익을 따져보면 대부분을 극장이 가져갔다. -최 문제는 일시적인 호황이 아니라 전반적인 구조다. 잠깐 이익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남아 있는 이상 이 상태가 계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리틀빅픽쳐스를 만든 것이다. →결국 밥그릇 싸움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 그건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 벌어진 심각한 문제들을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시각이다. 힘센 사람과 힘없는 사람이 무한경쟁을 하라고 하는 것이 정의인가. 그런 논리가 있다 보니 대기업이 골목 가게와 동네 빵집을 모두 차지하게 된 건데, 그걸 밥그릇 싸움이라고 할 수 있나. 우리 사회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동안 영화계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심각해졌다. →영화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그동안 영화계가 어느 정도 묵인해 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였다기보다 제작자가 자기 영화 만들기에 전념하면서 연대의 문제를 등한시했던 게 독과점을 심화시킨 원인이었던 것 같다. 리틀빅픽쳐스의 설립에는 편중된 시장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담겨 있다. →연간 3편 정도 배급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최종 목표는. -이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많이 나와 느낌상 3편이라고 대답한 것이지 확정된 부분은 아니다(웃음). 11월부터 구체적인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장의 편중 문제를 해결하기만 해도 이익은 영화 산업 종사자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 최종 목표는 상영과 배급의 수직 계열화를 바로잡는 일이다.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영화 산업의 건강한 시장 기능을 선도하는 회사로 계속 남고 싶다. 한국 영화의 지킴이 같은 대안적 회사가 된다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좋은 일이 될 거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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