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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 항공사’ 이르면 2022년 이륙… 노조 반발·자금 확보가 변수

    ‘메가 항공사’ 이르면 2022년 이륙… 노조 반발·자금 확보가 변수

    산은, 정해진 시간표대로 통합 속도전공정위, 독과점 예외 기준 적용 가능성해외 경쟁국 독과점 심사 순조로울 듯양측 노조, 구조조정 불안에 통합 반대대한항공 위기 대응 자금 확보에 촉각KCGI, 가처분 기각에 본안소송할 수도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포기로 존폐 기로에 섰던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경쟁사인 대한항공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사모펀드 KCGI가 “주주 외 제3자(산업은행)에 신주를 넘기는 건 부당하다”며 낸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기각해 큰 고비를 넘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일부 노조의 반대와 추가 자금 확보, 공정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항공 빅딜’의 큰 그림을 그린 산업은행 측은 이날 법원 판결을 반기며 애초 밝힌 시간표대로 항공사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1일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치려면 모두 3차례의 유상증자를 거쳐야 한다. 산은은 2일 한진칼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 인수를 위해 5000억원을 납입하고, 3일에는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 3000억원어치도 인수한다. 한진칼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종잣돈으로 쓴다. 대한항공은 내년 1분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해 한진칼 등 기존 주주들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모은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6월 말 유상증자해 대한항공에 신주 1조 5000억원어치를 배정한다. 이 작업까지 끝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는데 한동안 자회사 형태로 둘 가능성이 높다. 이후 국내외 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중복 노선 등을 정리하고 나면 통합 항공사가 출범한다. 산은은 이 작업이 이르면 2022년쯤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세계 7위 규모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2019년 여객·화물 운송 실적 합산 기준)가 탄생한다.산은과 조 회장은 법원 판결로 숨을 돌리게 됐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우선 노조부터 설득해야 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인수 발표 직후부터 “노동자를 배제한 합병”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됐다.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게 될 산은이 “통합 이후에도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두 항공사 임직원의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공동대책위 측은 “고용 안정을 위한 세부 계획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노사정 회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 조종사를 제외한 직원 약 1만 2000명이 소속된 대한항공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조는 인수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항공산업을 초토화시킨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 대응을 위한 자금 확보도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2291%이고, 단기차입금 등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만 5조 2000억원에 달한다. 정부와 산은은 두 항공사가 합쳐서 몸집을 키우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오히려 빚더미에 깔려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자산을 팔아 자금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칸서스·미래에셋대우를 왕산레저개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인천 영종도의 레저시설인 왕산마리나를 운영 중인 왕산레저개발은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인 항공종합서비스가 운영 중인 공항버스 사업도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반면 대한항공 자구계획의 핵심인 송현동 부지 매각은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두 항공사 통합을 위해서는 공정위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합병으로 독과점이 발생하지 않는지 살펴보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면 국내선 점유율이 60%를 상회해 독과점 기준(50%)을 넘지만 공정위가 예외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인수합병 무산 때 피인수 기업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예외로 인정해 준다. 한국 정부뿐 아니라 외국 정부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외 경쟁당국의 독과점 심사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순조롭게 승인이 날 것으로 본다”면서 “국외 노선은 외국 항공사와 경쟁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CGI 등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승인한 이사회 결의 무효 본안소송을 제기하는 등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도 산은 등으로선 부담이다. KCGI는 “(이번 판결에 대해) 시장경제 원리와 자본시장의 원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가처분 기각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몸소 보여주는 정치인”…기자회견서 날생선 뜯어 먹었다

    “몸소 보여주는 정치인”…기자회견서 날생선 뜯어 먹었다

    “생선 소비 급감…어민 어렵다. 먹어 달라”SNS와 언론에 퍼지며 확실한 홍보 효과 스리랑카의 한 정치인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자회견 중 물고기를 날로 뜯었다. 19일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스리랑카 수산부 장관을 지낸 딜립 웨다라치(63)는 지난 17일 코로나19 확산 후 급감한 생선 소비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하며 물고기를 두 손으로 잡고 뜯어먹었다. 웨다라치 전 장관은 “사람들에게 생선을 먹으라고 호소하기 위해 물고기를 가져왔다. 우리는 생선을 날로 먹는다”고 말한 뒤 약 30㎝ 크기 물고기 몸통의 등쪽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웨다리치의 이날 연출은 다소 파격적이어서 소셜미디어(SNS)와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되며 확실한 홍보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물고기를 씹으며 “사람들이 생선을 먹지 않으니,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생선을 팔지 못한다. 생선이 팔리지 않으니 어민들이 바다에 갈 이유가 없고, 모두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고 말했다. 연일 2000명 넘는 감염자 발생 스리랑카에서는 지난달 한 수산시장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연일 20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수산시장을 중심으로 확산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생선을 먹지 않으면서 생선 재고가 급증하고 생선 가격도 폭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특급 쇼맨십”, “대단하다”, “몸소 보여주는 정치인, 이렇게 보여줘야지”, “너무 웃기다”, “코미디언 아닌가요?”, “쉽지 않은 행동일 듯”등 반응을 보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너무 크다” 中 당국 철퇴…57m 초대형 관우 청동 조각상

    “너무 크다” 中 당국 철퇴…57m 초대형 관우 청동 조각상

    중국 지방 정부들의 대표적인 혈세 낭비와 치적 사업으로 지적돼온 57m짜리 초대형 관우 청동 조각상과 대형 건축물 ‘천하제일 수이쓰러우’가 철퇴를 맞았다. 전시성 사업으로 부채가 급증하고 초대형 건축물이 난립하면서 오히려 지역 특색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9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후베이성 남부에 위치한 징저우시의 세계 최대 관우 청동 조각상과 구이저우성 첸난 부이족·먀오족자치주 두산현의 99.9m짜리 수이쓰러우를 조사한 뒤 시정을 통보했다. 중국 삼국시대 조조와 손권, 유비가 쟁탈전을 벌였던 주요 지역 중 하나인 징저우시는 삼국지 영웅인 관우를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세계 최대 크기의 청동 조각상을 세웠다. 관우가 청룡언월도를 쥐고 있는 모습을 조각했는데, 문제는 크기가 너무 크다보니 징저우시 모든 풍경을 압도한다는 데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관우 조각상의 높이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며 “고성의 풍모와 역사적인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두산현이라는 작은 지역에 무려 2억 5600만 위안(한화 438억원)이 투입된 수이쓰러우도 ‘문화 랜드마크’를 남발하고 자연경관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산현이 엄청난 혈세를 투입해 수이쓰러우를 포함해 대형 관광지 조성에 나서 400억 위안(6조 8000억원)의 빚더미에 올랐다고 고발하는 다큐멘터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두산현은 면적 2442㎢, 총인구 36만명인 지역으로 2018년 기준 지역생산총액이 94억 3400만 위안(1조 60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후베이성과 구이저우성 담당 부처에 관우 청동조각상과 수이쓰러우에 대한 재정비와 더불어 규제를 강화하고 제도를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은 문화적 랜드마크가 남발돼 지역 특색을 없애서는 안 되며 특히 해당 지역 지도자의 치적을 남기기 위한 공사는 더욱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8개월 임금체불 끝에 ‘해고’가… 책임지는 사람 아무도 없다

    8개월 임금체불 끝에 ‘해고’가… 책임지는 사람 아무도 없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조종사가 꿈이었어요. 좋은 일을 평생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잘릴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박이삼(51)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의 목소리에는 착잡함과 허탈함이 가득 묻어났다. 그는 24살 때부터 비행을 시작한 28년차 베테랑 조종사다. 인생의 절반을 하늘 위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군사관학교에서 전투조종사로 13년을 지냈고, 아시아나항공을 거쳐 2017년 이스타항공에 입사했다. 2년 만에 그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제복을 입고 공항에 출근해 비행기 조종간을 잡는 대신, ‘단결 투쟁’이라고 쓰인 빨간 조끼를 입고 국회 앞 농성장으로 향한다.●노조 “사측 자구노력 대신 해고 선택해” 현직 여당 국회의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업주이자 실질적 경영자로 있는 이스타항공의 대량해고 사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일 이스타항공이 무려 600명이 넘는 직원에게 정리해고 통보를 하자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서울과 강원, 부산, 대전 등 전국 민주당 시도당사 앞에서 해고 사태에 항의하는 동시다발 행동을 진행했다. 이스타항공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지난 3월부터다. 제주항공과 인수·매각 절차를 논의하던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운항이 중단되자 2월부터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받지 못한 임금만 280억원 이상이다. 사측은 또 경영상의 이유로 빠르게 직원과 회사 규모를 줄여 나갔다. 이스타항공은 3월만 해도 직원이 1600명이 넘었지만, 3~6월 계약해지와 권고사직 등으로 500여명을 감축한 데 이어 최근 605명을 무더기 해고했다. 희망퇴직까지 합하면 700명이 넘는다. 사실상 기업해체 수준의 해고로 남은 사람은 400여명에 불과한데, 이 인원으로는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비행기는 항공기 엔진, 부품 등 구매팀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를 관리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실질적으로 일할 사람이 모두 잘렸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번 대규모 해고가 재매각 추진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운영 정상화만 기다리며 전 직원이 월급도 한 푼 안 받고 고통을 나눴는데 돌아온 건 해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3월 이후 모든 직원이 월급을 포기하며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면서 “그런데 회사는 자구 노력을 하는 대신 간단히 노동자를 자르는 방향을 택했다”고 했다. ●해고당한 조종사들 ‘빚더미’ 하소연 해고당한 이들은 슬퍼할 겨를조차 없다. 8개월간 월급을 못 받으면서 생활이 어려워졌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일을 편히 찾을 만한 상황도 아니어서다. 박 위원장은 “같이 조종사로 일하던 동료, 후배들이 택배나 편의점 등 단기 아르바이트는 물론 지방의 숙식 제공 공사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마음 같아선 농성도 항의도 더 크게 하고 싶지만 당장 먹고살기 힘들다 보니 그게 어렵다. 직원들이 모인 오픈 채팅방에서는 밤마다 ‘죽고 싶다’는 글까지 올라온다”고 전했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박 위원장 역시 해고 이후의 삶을 묻자 한참 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전업주부이던 아내는 몇 달 전부터 식당 일을 시작했다. 그는 “아직도 해고됐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당장 내일모레 은행 대출이자 납입일이란 걸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이스타항공 해고자들은 최근 정부가 항공업계를 위해 마련한 고용유지지원금조차 받을 수 없다. 사측이 4대보험료 5억원을 장기간 미납하는 바람에 수급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해서다. 면허를 따기 위해 돈이 많이 드는 조종사의 직업 특성 때문에 빚더미에 올라앉은 직원들도 많다. 박 위원장은 “조종사가 되려면 국내에서 전투조종사로 일하거나, 대학 졸업 후 미국의 플라잉 스쿨(조종사 직업전문학교)에서 유학해 면허를 따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외국에서 면허를 딸 경우 최소 1억 5000만원이 든다. 대부분 조종사로 일하며 돈을 갚는데, 몇 달째 임금이 안 나오니 일부 직원들은 차도 팔고 집도 팔았다”고 설명했다.●정부·여당도 책임론 피하기 힘들 듯 이런 모든 사태의 배경에 이상직 의원 일가가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반이 어려워지며 국외는 물론 국내선까지 모두 중단됐지만, 노조를 포함한 직원들은 모두 입을 모아 이 의원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 의원은 2007년 이스타항공을 설립한 뒤 2012년까지 회장직을 맡았고, 그 후 대표를 맡은 사람은 이 의원의 형인 이경일씨다. 그는 이 의원의 아들인 이원준씨의 골프 코치를 회사 임원으로 등재시키는 등 배임횡령죄로 징역 3년형을 받았다. 당시 판결 역시 이씨가 횡령한 이익이 고스란히 이 의원을 위한 것이었다고 봤다. 이 의원은 2012년 이후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2017년부터 3년에 걸친 임원직 회의록에는 이 의원의 지시가 담긴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39.6%)인 이스타홀딩스의 지분을 이 의원의 자녀가 100% 소유해 편법승계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스타홀딩스 대표인 이 의원의 딸 이수지씨는 대량해고 사태 이후 슬그머니 이스타항공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이 이스타항공의 부채는 2000억원대로 불어났다.이에 노조는 회사의 실소유주인 이 의원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 위원장은 “이 의원은 임금 체불이 시작된 지 4개월이 지난 6월 말에야 두 자녀가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갖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했지만, 지분 헌납은 매각이 이뤄졌을 때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는 정리해고 이후에도 운항 기재가 늘어나는 대로 퇴사자들을 차례로 재고용하겠다고 하는데, 정작 새로운 인수자는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상식적으로 자본잠식 수준의 회사를 누가 사려고 하겠나. 빨리 회사를 팔아 치우려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여당의 책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노조를 중심으로 줄기차게 이스타항공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대량해고 사태 이후에야 이 의원을 부랴부랴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했다. 윤리감찰단은 당대표 지시에 따라 징계 등을 요청할 수 있지만, 노조는 제명 등 ‘꼬리 자르기’ 수준에 그칠 것을 우려한다.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 역시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해 가기 어렵다. 노조는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상 정리해고를 종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을 향한 사재 출연 요구도 커진다. 밀린 고용보험료 5억원을 내서 고용유지지원금이라도 받게 해 달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모두 이스타항공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나도 최근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매각이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다른 항공사에서도 차례로 해고 칼바람이 몰아닥칠 우려가 크다. 이스타항공의 대량 정리해고 사태가 ‘선례’로 남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박 위원장은 “몇 천미터 상공에서 하늘을 볼 때의 행복함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매일 하는 일이지만 매일 다른 하늘을 보는 게 좋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이 때문에라도 이상직 의원이 책임을 다할 수 있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 취급받는 세상이다. 조금이라도 더 떠들어서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고 저와 동료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는 아닌 걸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는 아닌 걸

    어른이 되어 제주서 재회한 친구산재 인정받으려 싸우는 간호사할 말 하다가 찍혀서 내려온 판사오랜 우정, 상처 지닌 서로 보듬어 제주 여자들에게 선대 여성들의 존재는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거인 여신 설문대할망과 흡사하다. 제주 출신 엄마는 기골이 장대했던 당신 할머니가 바다에 둥둥 뜬 사람 시체를 쓱 걷어내고 그 아래 성게를 집어 올릴 정도로 담대한 이였다고 했다. 복자가 자기 할망이 소싯적에 상어를 맨손으로 때려 잡았다고 하는 것처럼. 김금희 작가의 신작 장편 ‘복자에게’는 제주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가상의 섬 ‘고고리섬’에 관한 얘기다. 집이 빚더미에 올라 고모가 공중보건의로 일하던 고고리섬으로 들어온 아이 이영초롱. 그에게 가장 먼저 말은 건 섬 아이가 고복자였다. 섬에 오면 할망당에 인사를 해야 한다고 알려준 이도. 그러나 엄마를 본섬에 둔 복자가 할망 외에 유일하게 의지하는 어른인 이선 고모의 비밀을 영초롱이 발설하는 바람에 둘 사이는 걷잡을 수 없이 틀어진다. ‘우리의 어떤 공기와 분위기에 균열이 나는 것을 함께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유년이라는 시간이 상처로 파이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뭔가 세상이 총체적으로 한심해지는 가운데 그래도 거기 빨려들지 않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유약한 저항감이 드는.’(84쪽)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너무 한낮의 연애’에서 맥도날드에 앉아 줄곧 햄버거를 사이에 뒀던 양희와 필용처럼, 흔들리는 감정과 깨지기 쉬운 관계를 그리는 김금희의 펜은 아이들 얘기여서 더욱 아릿하다. 영초롱이 서울로 돌아가며 소식이 끊겼던 둘의 관계는, 판사가 된 영초롱이 성산법원으로 발령받아 오면서 다시 시작된다. 복자는 여전히 상처 속에 있다. 의료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유산한 그는 같은 피해를 입은 간호사들과 산업재해 인정을 받아내고자 분투 중이다. ‘할 말 하는 판사로 찍혀’ 내려온 영초롱은 사건의 재판을 맡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자 한다. 친구에게 자신의 짐을 지우게 될까 걱정하는 복자는 영초롱과 새별오름에서 만난다. 정월대보름이면 불을 놓아 빨갛게 타오르는 그곳, 묵은 풀을 없애고 더 건강한 풀을 내게 하는 제주의 생명력이 약동하는 공간에서 복자는 친구에게 당부한다. 어렵게 다시 만난 오랜 우정이 보듬는 것은 서로의 안위와 함께 지금까지 지켜왔으며 앞으로도 수호할, 직업 윤리다. 작가는 제주의 한 의료원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복자의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작가의 첫 장편 ‘경애의 마음’에서 주인공 경애와 동료들이 반도미싱의 부당함에 맞서 벌였던 파업과 노동 윤리가 떠오른다. 김금희 소설 속 인물들이 가지는 단단함은, 필히 노동하는 인간의 존엄에서 오는 까닭이다. ‘강한 여성’으로 대표되는 할망들에 대한 숭앙도,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제 몸 하나로 우뚝 섰던 선조에 대한 존경에서 왔다. 소설에는 4·3사건, 국정농단, 판사 블랙리스트 파문 등 다양한 사회·역사적 사건들이 배경으로 녹아 있는데 그에 비해서는 분량이 짧다는 생각도 든다. 법조인이 된 여성이 유년의 땅으로 돌아가 부조리에 맞선다는 설정은 신혜선 주연의 영화 ‘결백’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확실한 차이는 강조점이 직업 의식에 있다는 점이다. “나는 제주, 하면 일하는 여자들의 세상으로 읽힌다. 울고 설운 일이 있는 여자들이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무한대의 바다가 있는 세상.”(189쪽) 고고리섬에서 영초롱을 키웠던 고모의 편지가 이를 부연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쓰레기 나에겐 보물” 필라테스 강사→최연소 고물상女

    “쓰레기 나에겐 보물” 필라테스 강사→최연소 고물상女

    “(고물상) 일을 해서 당당하게 성공하고 싶어요” 최연소 고물장수 변유미(35) 씨가 당당하게 자신의 직업을 밝히며 한 말이다. 경기도 파주의 고물상, 고철과 파지를 잔뜩 실은 낡은 트럭을 몰고 계근대에 오르는 변유미 씨는 고물상의 최연소 여자 고물장수다. 고물을 주우러 다닌 지는 이제 겨우 4개월째.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만도 한데 그녀는 이제야 비로소 제 길을 찾은 듯 즐겁다. 그녀가 고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무일푼으로 시작하여 큰 고물상을 운영하는, 이모와 이모부 때문이었다. 스무살 무렵, 동대문 옷 도매상으로 돈도 벌고 승승장구했으나 새로운 사업에 손을 댔다가 사기를 당하고 2억원 빚더미에 올랐다.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필라테스 강사, 하지만 그조차도 젊은 강사를 선호하는 업계에서 여의치 않았다. 이게 끝인가 싶었을 때, 시쳇말로 그녀는 ‘고물’에 꽂혔다. 나이 제한도, 자격요건도 없고 누구든 부지런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고물업. 그녀는 이제야 비로소 천직을 만난 기분이란다. 물론 유미 씨 자매를 남편도 없이 홀로 키운 엄마의 반대가 제일 컸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들의 격려와 응원이 가장 큰 힘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트럭을 오르내리고, 힘쓰는 것은 물론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고물장수, 하지만 그는 지게차까지 배우며 고물에 관해선 ‘최고 실력자’가 되기를 꿈꾼다. 그는 최근 방송된 KBS 1TV ‘인간극장’에서 “정신 차려보니까 2억까지 빚이 늘었다. 정신과에서 받은 약 먹고, 약 없으면 불안해하고 집에만 계속 있고 밖에 나가는 것조차 귀찮고 싫고 짜증나고 무서웠다. 다 무서워서 도망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제가 많이 창피했다. 힘든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저한테 창피하지 않으려고 한다. 남들한테 보이는 모습보다 나한테 창피하지 않고 ‘유미야, 그래도 너 잘했다’ 이렇게 스스로한테 느끼고 싶다”고 덧붙였다.남에게는 ‘고물’, 유미씨에겐 ‘보물’ 변유미 씨는 수백장의 고물 사진을 찍어가며 고철과 비철을 구분하며 공부하고, 파지를 줍는다. 파지 값은 트럭 한 차 가득 실으면 3만원에서 4만원. 그마저도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신조를 잊지 않는다. 더 자주, 더 많이 다니면 된다고 생각한다. 변유미 씨는 고물 줍는 일은 나이 제약을 비롯해 어떤 제약도 없어서 좋다고 전하며 “무엇으로 성공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제힘으로 성공하는 게 성공하는 거다. 이 일을 해서 당당하게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물 일을 몰랐다면 지금도 열심히 필라테스 강사를 하고 있었을 거다. 그런데 고물 일을 듣게 되고 하고 싶었는데 막상 해 보니 이 일이 내 일이다 생각했다. 더 좋은 직업을 발견했다”고 만족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낡은 트럭을 오르내리고,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도 당해내지 못할 만큼 무거운 파지를 이고 지고 넘어질 때도 있지만 자유롭다고 말한다. 열심히 치우다 보면 깨끗해진 공간, 끝이 보이는 일이라서 행복하다. 매일 매일 고물의 중량을 재는 계근대에 오르면 벨소리와 함께 그의 하루 노동이 일한 만큼 정직하게 현금으로 계산된다. 변유미 씨는 “무일푼으로 시작해 고물상을 운영하는 이모와 이모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며 “고물상을 열겠다는 꿈이 있는 한 고물 줍는 일은 천직이고 고물은 쓰레기가 아니 보물”이라고 말해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 변유미 씨는 “고물 줍는 일로 성공해서 부모님께 집을 해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고물상을 열겠다는 꿈이 있는 한, 유미 씨에게 고물 줍는 일은 천직이고 ‘고물’은 이제 더이상 쓰레기가 아닌 ‘보물’이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4) ‘희망’이라는 값진 선물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4) ‘희망’이라는 값진 선물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데, 특히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어렵다고 한다. 지난해 신용회복 수기공모전 당선작중 자영업 실패의 어려움을 담은「‘희망’이라는 값진 선물」로 신용회복의 작은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나리(가명)씨 부부는 지난 1997년 IMF경제위기 때 남편이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퇴직금으로 중식당을 시작했다.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나리씨가 주방을 맡고 남편은 배달을 했다. 그러나 가게 사정이 계속 나빠지면서 가게 월세와 생활비 등을 감당이 어려워졌다. 사정이 급한대로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소위 말해서 카드 돌려막기... 그렇게 시작된 빚의 굴레 속에서 족발집에서 노래방까지 업종을 변경해보았지만, 매번 실패로 끝났고 결국 빚더미에 앉아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아야만 했었다. 결국 힘들게 마련한 아파트를 처분해 부채의 일부를 정리한 후 시골 변두리에 있는 빌라에 전세로 들어갔다. 하늘마저 등을 돌려 버린 것일까? 갑자기 집주인이 사망하면서 빌라가 법원 경매에 넘어가게 되었고, 나리씨 부부의 전 재산이었던 전세보증금 마저 날아가버리면서 결국 채무불이행자가 되고 말았다. 채무불이행자로 이 사회에서 산다는 것은 마치 유령인간으로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본인명의로 된 통장·휴대폰은 물론 인터넷 가입도 불가능하다. 나리씨는 살아보려 발버둥을 쳤다. 우유배달·파출부·찜질방·야간 아르바이트 등 몸을 사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하지만 남편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다단계, 불법 투자 등에 자꾸 눈을 돌리더니 결국 부모님과 친척, 친구들 돈까지 다 날려 버리고 파멸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빚의 굴레와 절망뿐인 현실 속에서 더 무서운 것은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암흑 같은 미래가 남아 있는 것이었다. 절망 속에 내린 한 줄기 빛 나리씨는 어느 날, 우연한 기회 지인의 소개로 신용회복위원회를 알게 되었고, 조심스럽게 방문하게 되었다. 절망과 포기뿐이던 가슴 한편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서는 연체단계별로 채무조정제도를 운영중이었으며, 나리씨는 3개월 이상 장기연체로 이 제도를 신청할 수 있었다. 나리씨의 총채무금액은 연체이자까지 1억5천만원이였으며, 그중 연체이자 7천6백만원은 전액 감면하고, 채무원금 4천8백만원 중 60%를 감면받아서 1천9백만원을 8년간 월 20만원씩 나누어 갚을 수 있게 되었다. 나리씨는 절망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만난 것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은 것이다. 채무조정이후 본인 명의의 통장과 휴대폰도 가질 수 있었고, 나리씨는 공공기관 미화원으로 남편은 택시기사로 일하게 되면서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면서 더 이상 월세도 공과금도 연체되지 않았다. 가족들과 소소하게 마주 앉아 치킨 한 마리를 먹을 정도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나리씨는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제도를 통해 모든 것을 포기했던 인생에 ‘희망’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며 감사해했다. 수기 사례와 같이 우리 사회에는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채무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무문제는 병과 같다. 우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단을 통해 약물치료나 수술치료를 하듯이, 채무문제가 있을 때는 전국 50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전문 상담사의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제도권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서민금융진흥원의 서민정책대출이나 맞춤대출을 안내해주고, 과도한 채무로 채무상환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연체단계별 채무조정지원제도로 채무독촉과 압류추심없이 안정적으로 채무를 상환하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채무문제로 어려울 때, 부담 갖지 말고 신용회복위원회 콜센터로 연락하거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서 상담받기를 바란다.
  • [단독] “코로나 상생” 외친 신세계, 업체와 또 임대료 갈등

    [단독] “코로나 상생” 외친 신세계, 업체와 또 임대료 갈등

    스타필드몰 1000여개 업체 철수 고민“매출 80% 떨어져 빚더미… 보여주기식”신세계측 “재확산 예측 못해… 대책 검토”서울 코엑스, 경기 하남·고양 등에서 스타필드몰을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중소 입점 업체들과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신세계 측은 상생 차원에서 지난 2월과 4월 ‘임대료 유예 및 할인’ 방안을 발표했는데 입점 업체들은 “임대료 30% 할인은 관리비를 제외한 수치라 실상 15%에 불과했고, 적자매출이 이어지는데도 임대료를 두 달 만에 원상복귀시킨 데다 유예된 임대료까지 합쳐 내라고 해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신세계프라퍼티는 “당시로서는 최선을 다해 지원한 것”이라고 맞선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몰에서 영업 중인 카페, 레스토랑 등 1000여개 중소업체들의 대부분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며 임대료 부담으로 매장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2월 신세계프라퍼티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필드몰 입점 업체들에 2, 3월분의 임대료를 3개월간 유예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정부로부터 공항 면세점 등 공공기관 임대료 할인 혜택을 받게 된 신세계그룹이 ‘정작 입점 업체 임대료는 할인해 주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신세계 측은 4월 초 중소업체 870여개를 대상으로 3, 4월분 두 달치 임대료를 30% 할인해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입점 업체들은 “보여 주기식 상생에 불과했다”고 비판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임대료 할인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다. 고양 스타필드에 입점한 A업체 관계자는 임대료 30% 할인에 대해 “업체들이 매달 납부하는 전체 임대료는 임대료 50%와 관리비 50%를 합친 금액”이라면서 “신세계 측은 전체 임대료의 절반에 해당하는 순수 임대료의 30%만 깎아 준 것이라 사실상 금액적인 혜택은 두 달간 15%씩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직도 경기불황인데 임대료 부담이 더 커진 것도 논란이다. 업체들은 지난 6월부터 원래 임대료에 두 달치 유예된 임대료를 6개월로 나눈 금액까지 합쳐 내고 있다. 코엑스에 입점한 B업체 관계자는 “상반기 예정됐던 전시가 거의 취소되며 매출이 80% 이상 떨어졌는데 임대료 부담은 오히려 더 커져 빚더미에 올랐다”고 호소했다. C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신세계 측에 유예 기간만이라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추가적인 지원 계획은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관리비는 입점 업체들이 사용한 수도, 전기 등의 실비로 신세계가 가져가는 것은 없다. 예컨대 코엑스몰 내 스타필드 입점 업체 관리비는 신세계가 대신 받아서 모두 코엑스 건물 주인인 무역협회에 납부한다. 임대료 인하와는 별개여서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엑스몰 내 중소 입점업체에 대해서는 실적에 따라 5~6월 2개월치 임대료 추가 인하와 함께 연말까지 납부 유예 연장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재명 “대부업 최고금리 24%→10% 인하해야” 여당의원 176명에 편지

    이재명 “대부업 최고금리 24%→10% 인하해야” 여당의원 176명에 편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 24%에 이르는 등록 대부업체의 고금리를 10%까지 낮춰달라고 더불어 민주당 대표단 등 여당에 건의했다. 이 지사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를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표단과 소속 국회의원 176명 전원에 보내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호소했다. 이 지사의 입법 건의 서한은 지난달 17일 여야 의원 300명 전원에게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를 요청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 지사는 이번 편지에서 “정부가 ‘불법 사금융’ 최고금리를 연 6%로 제한하면서 ‘등록 대부업체’에는 4배인 연 24%를 허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연평균 경제성장률 10.5%였던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에도 이자제한법상 연 25%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0.5%의 저금리·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지금의 등록 대부업체의 최고금리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침체가 지속하고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금융 취약계층은 대부업,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고 힘겨워하는 사람들, 일상이 고통이 돼버린 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때로, 서민의 약점을 노려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가 더는 발붙일 수 없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대부업의 최고금리는 2010년 44%, 2011년 39%, 2014년, 34.9%, 2017년 27.9%, 2018년 24%로 지속해서 인하됐다. 그러나 도는 이런 수준의 최고금리가 여전히 높다고 보고 정부에 대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인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지사가 나서 국회에 관련 법률 개정을 요청한 것이다. 앞서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법정 최고이자율을 연 10%로 낮추는 내용의 대부업법·이자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오너 리스크’에 날개 꺾인 이스타, 대량실직·소송전… 비상구가 없다

    ‘오너 리스크’에 날개 꺾인 이스타, 대량실직·소송전… 비상구가 없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직원들에게 물컵을 던지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사법 처리까지 받았습니다. 오너리스크라면서 세간의 비판도 어마어마했죠. 이스타항공을 보세요. 오너의 경영 실패로 직원 1500여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대한항공 오너들이 잘했다는 게 아닙니다. 이스타항공 사태가 얼마나 큰 오너리스크의 결과인지 말하고 싶은 겁니다. 이스타항공에 다니는 제자들이 수두룩한데… 마음이 정말 아픕니다.” 항공업에 정통한 한 학계 원로는 2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협상이 결렬된 근본적인 원인이 코로나19가 아니라고 했다. 그보다 앞서 빚더미에 오른 이스타항공의 사정과 이를 제때 해결하지 못한 경영진의 무능이 결국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하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7개월간 벌인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1분기 자본총계가 -1042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한 뒤 파산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과의 협상이 잘되기만을 기다리며 임금체불도 감내했던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갈 곳을 잃고 말았다.●이상직은 어디서 뭐했나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 책임의 시간만 남았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자 집권 여당의 2선 국회의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결코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김제 출신인 이 의원은 전주고와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증권에서 근무하다가 2007년 이스타항공을 설립했다. 2012년까지 회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정계에 입문한 뒤 꾸준히 문을 두드리다가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전북 전주 완산을)로 국회에 입성한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경선에서 최형재 후보에게 패배했고 2018년 중소기업진흥공단(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돼 지난 1월까지 공직 생활을 했다. 올해 제21대 총선에 도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전북 전주을)로 다시 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최종 학력은 고려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다. 다시 권력을 쥐었다는 기쁨도 잠시. 이 의원과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의혹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의 자녀들이 지배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는 자본금이 달랑 3000만원이다. 이것으로 100억원을 빌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가 됐다. 어떻게 빌렸을까. 해명 요구가 빗발치자 이 의원 측은 “적법하고 투명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돈을 빌려준 사모펀드 투자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례적인 대출인 것을 보면 이 의원이나 특수관계인이 사모펀드에 투자했고 자금을 빌려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서는 참여연대가 국세청에 탈세 조사 요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논란이 불거진 뒤 이 의원은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의원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주식을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지분 헌납 자체가 무슨 의미인지, 이것으로 현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쏙 빠졌다. 심지어 이 의원은 종이로 된 입장문만 전달했을 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가 대신 읽었다. 얼마 전 지역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이 의원이 회사 상황과 관련해 밝힌 입장은 더욱 가관이었다. 이 의원은 방송에서 “법적, 도덕적 책임은 제주항공에 있다. 고용 승계와 미지급 임금이 중요하니 헌납한 지분으로 해결하자는 건데 제주항공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도민들이 향토기업인 ‘이스타항공 살리기 운동’에 나서야 하고, 정부의 지역 저비용항공사(LCC)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이 본인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사태 해결을 위한 계획은커녕 정부와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유체이탈 화법’이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의원의 무책임한 행보가 계속되자 직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연일 이 의원의 의혹을 물고 늘어지면서 책임을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직원들과의 ‘노노갈등’도 불거졌다. 회사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 ‘네탓 공방’이 심화하고 있는 사이 제주항공은 오히려 계약을 파기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스타항공 기자회견 이틀 뒤인 지난 1일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 선결 조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선언한 것이다. ●업황도 나쁜데 부실기업 떠안을 필요 있나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올 1분기 영업손실 638억원, 당기순손실 99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음먹었던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대유행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협상이 본격화한 뒤 두 차례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미루며 망설이던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인수가 54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찜찜한 마음은 영 가시지 않았다.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문제 등 이스타항공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그렇게 제주항공의 인수 의지는 점점 꺼져 갔다. 제주항공은 회사를 지키기 위한 냉정한 선택을 했을 뿐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스타항공의 부실이 비단 코로나19 탓만은 아니어서다. 국내 최초로 보잉 737 맥스 기종을 도입한 이스타항공은 이를 적극적인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는 금방 독이 됐다. 2018년 말과 지난해 초 두 차례 발생한 추락 사고로 이스타항공의 해당 기종은 운항을 중단했다. 지난해 중순부터 확산한 일본산 불매운동 여파도 더해졌다. 당시 이스타항공 수익의 절반 정도는 일본 노선이 차지하고 있던 터라 타격은 심각했다. 이렇듯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는데도 경영진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이스타항공의 재무 사정은 빠르게 악화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가 발발하기 훨씬 전인 지난해 9월 이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항공업이 언제쯤 살아날지, 과연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시기에 부실 기업을 떠안는 것은 제주항공으로서는 커다란 부담이다. 제주항공의 직원들뿐만 아니라 모기업인 애경그룹, 나아가 주주들에게도 피해가 번질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를 두고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평가한다. 두 회사 사이 법정 공방은 불가피하다. 핵심은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의 ‘셧다운’ 지시를 누가 했는지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 이석주(현 AK홀딩스 대표이사) 당시 제주항공 사장과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사장이 최 사장에게 셧다운을 권유하는 것으로 들리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제주항공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발뺌하고 있어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던 정부가 이스타항공에 “‘플랜B를 마련하면 추가 지원책을 고민해 보겠다”고 나섰지만, 명분이 없어 지원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중재에 나서기는 했으나 적극적으로 뭔가를 더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면 제주항공이 이렇게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특혜 논란이 있기 때문에 정부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지금 못 사면 평생 못 산다” 불안한 30대…주담대 대출 1위

    “지금 못 사면 평생 못 산다” 불안한 30대…주담대 대출 1위

    20~30대 전세대출도 급증장혜영 “정부 정책으로 청년부채 급증” 집값이 급등하자 ‘막차라도 타야 한다’는 생각에 청년층이 주택 구매에 뛰어들면서 30대 주택담보대출 은행 빚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중 30대의 신규취급액이 2년 동안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자금대출의 신규취급액도 30대가 가장 많았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올 5월까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288조1000억 원 중 30대의 신규취급액은 102조7000억 원으로 35.6%를 차지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30대의 취급액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40대(86조3000억 원), 50대(49조400억 원), 20대(25조1000억 원) 등이 이었다. 전세자금 대출도 30대 가장 많아… 전세자금 대출도 30대가 가장 많았다. 전체 71조2000억 원의 전세자금대출 신규취급액 중 30대의 신규취급액은 30조6000억 원이었다. 40대는 16조1000억 원, 20대는 15조2000억 원 수준이었다. 대출금액 증가속도는 20대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6월 말 기준 14조7000억 원 수준이었던 20대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지난 5월 말 25조3000억 원으로 늘었다. 2년 만에 72.1%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세자금대출은 3배가량 늘었다. 4조9000억 원 수준이었던 20대 전세자금대출 신규취급액은 2년 만에 14조9000억 원이 됐다. 장혜영 의원은 “집값 폭등으로 자산 격차 확대에 대한 불안과 주거불안이 커지면서 2·30대가 빚더미에 오르게 됐다. 20여 차례가 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남긴 것은 집값 안정이 아니라 청년부채의 급증”이라고 지적했다. 또 장 의원은 “투기세력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해 투기세력이 아니라 청년들을 잡은 것”이라며 “청년 세대의 부채 급증은 장기적으로 국민경제의 소비 여력을 제한해 내수진작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빚더미/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빚더미/전경하 논설위원

    지난해 우리의 국내총생산(GDP)은 1919조원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므로 올해 GDP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가계빚(가계신용)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1600조원이던 가계신용은 지난 3월 말 1611조원으로 11조원이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아직 결제되지 않은 신용카드 사용액을 더한 금액으로 가계의 포괄적인 부채를 뜻한다. 가계신용은 3개월마다 발표되는데 6월 말 증가도 확정적이다. 6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8월 19일 발표된다. 코로나19로 가계자금 사정이 악화된 상황이라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1조 8685억원이 늘었다. 지난 3월 2조 2408억원이 늘어난 뒤 4월(4975억원)에는 주춤했지만 5월(1조 689억원)에도 1조원 이상 늘었다. 빚이라도 내서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는 것이 필요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한국의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을 지난해 4분기 기준 95.5%로 계산했다. 직전 분기(93.9%)보다 1.6%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이 오름폭은 홍콩과 함께 세계 43개 국가 중 가장 크다. 올해는 GDP는 줄어들고 빚은 늘었으니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빚더미에 앉으면 이자를 갚느라 소비가 안 이뤄져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통계청이 3개월마다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대표적인 예다. 올 1분기 가계소득은 지난해 1분기보다 3.7% 늘었지만 가계지출은 4.9%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음식숙박, 오락문화의 지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자비용은 7.2% 늘었다. 기업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3월 18조 7000억원, 4월 27조 9000억원, 5월 16조원씩 늘었다. 4월 증가치가 200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큰 규모이며 3월은 두 번째, 5월은 세 번째로 큰 규모이다. 당장은 대출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고 있으니 빚은 더 늘어날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대출상환이 지난 3월부터 6개월에서 1년가량 유예된 상태다. 이 유예기간이 끝나는 9월쯤 가계와 기업의 빚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들이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할 테니 가계와 기업의 채무구조조정 등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 일부 법무법인들은 청산팀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벌어진 사태를 정리해야 하는 일들도 빚더미처럼 쌓여만 간다. lark3@seoul.co.kr
  • 콜슨 화이트헤드 흑인 최초로 퓰리처 소설 두 차례 수상

    콜슨 화이트헤드 흑인 최초로 퓰리처 소설 두 차례 수상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50)가 퓰리처상 소설 부문을 두 차례 수상한 역대 네 번째 작가가 됐다. 지금까지 두 차례 이 부문 수상을 한 것은 부스 타킹턴, 윌리엄 포크너, 존 업다이크 뿐이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첫 기록이다. 화이트헤드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몇 주 연기됐다가 4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 대학이 아니라 데이나 카네디 퓰리처상 사무국장이 자택에서 발표한 22개 부문 가운데 하나인 소설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플로리다주의 청소년 개조 학교에서 흑인 소년이 당한 인권 유린을 그린 ‘니켈 보이스’다. 카네디 사무국장은 미국의 존경 받는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이이름을 딴 이 상이 처음 시상된 것이 1917년으로 스페인 독감이 창궐하기 일년도 채 안 되기 전이란 점을 상기시킨 뒤 “전례 없는 불확실한 시절”이라면서도 “우리가 아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널리즘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퓰리처상은 ‘언론계 전설’로 불리는 미국의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이름을 따 1917년 탄생했다. 언론 분야에서는 보도, 사진, 비평, 코멘터리 등 15개 부문에 걸쳐, 예술 분야에서는 픽션, 드라마, 음악 등 7개 부문에 걸쳐 각각 수상자를 선정한다. 뉴욕 출신인 화이트헤드는 2017년에도 ‘언더그라운 레일로드’로 같은 부문을 수상했다. 늘 스스로 흑인판 스티븐 킹 같은 호러 작가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니켈 보이스도 플로리다주에 있는 도지어 소년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미국 기자들과 작가들이 주로 수상했는데 특히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세 부문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NYT는 공공서비스 부문상을 퓰리처상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상이라고 전했는데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와 프로퍼블리카가 1년 남짓 걸쳐 함께 취재한 알래스카 성폭력 고발 기사가 수상했다. 원주민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알래스카 시골 지역에서는 공권력이 제한되거나 부재해 미국내 다른 어떤 지역의 일인당 성범죄자가 4배나 많은 현실을 냉철하게 짚었다. 탐사보도 부문상은 뉴욕시의 택시 면허 문제점을 다룬 NYT의 브라이언 M 로즌솔)에 주어졌다. 택시면허를 많게는 100만 달러(약 12억 2000만원)를 웃도는 가격에 사들였다가 가격 폭락으로 빚더미에 주저앉은 택시 기사들의 실태를 다뤘는데 1000명에 이르는 기사들이 파산 신청을 하고, 최소 9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제보도 부문상은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해외 개입 ‘공작’을 다룬 NYT에 돌아갔다. 로이터통신은 홍콩 시위 현장을 담은 사진으로 ‘속보 사진’ 부문상을, AP통신(다르 야신, 무크타르 칸, 챠니 아난드)은 인도 정부의 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전화와 인터넷 차단 등 강압적 통제 조치와 관련한 사진으로 ‘특집 사진’ 부문상을 각각 수상했다. AP통신은 카슈미르에서의 시위와 경찰의 대응 등을 촬영하기 위해 채소 바구니에 카메라를 숨기고, 촬영한 사진을 공항에서 일반 여행객들에게 뉴델리의 AP지국에 전달할 것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속보 부문상은 지난해 미국 켄터키주 주지사의 무분별한 사면·감형을 보도한 켄터키주의 ‘쿠리어-저널’이 차지했다. 당시 매트 베빈 지사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고 지난해 12월 퇴임 직전 약 600명을 사면하거나 감형했다. 올해 신설된 ‘오디오 보도’ 부문상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몰리 오툴과 ‘바이스 뉴스’의 에밀리 그린에게 주어졌다. 시애틀 타임스는 연쇄 추락사고를 일으킨 미 보잉사 737맥스의 결함과 관련한 연속 보도로, 프로퍼블리카는 미국 7함대 소속 함정의 잇따른 사고와 관련한 보도로 각각 국내 보도 부문상을 받았다. 사후 특별공로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민권운동가였으며 초기 탐사보도를 이끈 이다 B 웰스에게 돌아갔는데 1931년 작고한 린치 행위에 대한 “빼어나고 용기있는 리포트”를 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들은 고인의 유지를 잇는 사업에 써달라며 5만 달러를 기부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귀순자의 운명/박록삼 논설위원

    40대 후반이면 기억할 만한 어린이날이 있다. 1983년 5월 5일 난데없이 사이렌이 울렸다. 적성국가였던 ‘중공’의 비행기 한 대가 서울 상공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라디오에서는 “국민 여러분,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라는 다급한 외침이 연신 터져 나왔다. 남북 간 대립과 이념 갈등 속 지속적으로 전쟁의 공포를 주입받던 시절이었다. 알고 보니 대만으로 망명하고자 했던 중국인 6명이 여객기를 납치하다 대한민국 춘천에 불시착한 것이었다. 항공기 납치는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야 하는 중범죄다. 하지만 대만과의 외교 관계 등을 고려해 이들은 1년 정도 복역하다 추방 형식으로 대만으로 보내졌다. 죽음을 불사하고 ‘자유중국’을 택했으니 대만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6의사(義士)’라는 호칭을 얻었고, 막대한 정착금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더 큰돈에 대한 욕망으로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는가 하면, 빚더미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했고, 심지어 아동유괴살인사건으로 사형당한 이들도 있었다. 오로지 귀순했다는 이유로 칭송받고 비상하는 건 냉전적 대결 시대의 잔재에 불과하다. 2020년 한국은 어디쯤 있을까. 21세기는 평화와 공존의 시대다. youngtan@seoul.co.kr
  • 濠 2위 항공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관리이사 파견해달라”

    濠 2위 항공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관리이사 파견해달라”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민간 항공사인 버진 오스트레일리아가 연방정부로부터 긴급 자금 대출을 받지 못해 자발적으로 관리 체계에 들어간다고 21일 선언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금지령에 따라 지난달 거의 모든 운항을 취소하면서 50억 호주달러(약 3조 8800억원)의 빚더미에 나앉았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봉쇄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41개 목적지에 130편의 항공기를 투입해 주로 국내선을 중심으로 운용해왔으며 뉴질랜드, 발리, 피지, 일본 도쿄,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국제선도 운용해 왔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구매자와 투자자를 구할 때까지 자문사인 딜로이트 회계법인에 관선 이사를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주 기업 가운데 최초의 사례다. 폴 스쿠라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우리의 결정은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그룹의 미래를 보장하고 코로나19 위기에 다른 쪽에 서기 위한 것”이라면서 “호주는 두 번째 항공사를 필요로 하며 우리는 계속 비행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자구안을 마련할 때까지 주식 거래는 잠정 중단된다. 이 회사는 14억 호주달러(약 1조 860억원)의 대출을 캔버라 연방정부에 요구했지만 정부는 호주의 모든 항공사에 9억 호주달러(약 6980억원)만 나눠 대출할 수밖에 없다고 딱잘랐다.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10년 동안 단 두 차례 밖에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정부(21%)와 싱가포르 항공, 중국 난샨 캐피털, 중국 HNA(이상 20%), 리처드 브래슨(영국)의 버진 그룹(10.4%), 호주 투자자(8.6%)가 분산 소유하고 있으며 직접 고용만 1만명, 관련 업종에 6000명이 딸려 있다. 딜로이트는 20일 관선 이사를 선임해 채무 구조를 재조정해 채권자들에게 지급하고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새 구매자를 찾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단체들과 호주 정치인들은 이 항공사가 부활하지 못하면 국적 항공사 콴타스의 독점적 지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금까지 호주 국내선 수요의 31%가량을 버진 오스트레일리아가 차지하고 58% 정도를 콴타스가 장악해왔다. 아울러 여행 수요가 계속 줄면 관광 수지가 국내총생산(GDP)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호주로선 심각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원유감산 합의 ‘복병’ 멕시코 속내는

    원유감산 합의 ‘복병’ 멕시코 속내는

    ‘대선 공약’ 석유회사 회생 위해 거부 40만 배럴 감산요구에 “10만 배럴만” 원유 풋옵션 사들여 저유가 여력도 “대신 감산” 美 제안은 사우디가 반대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였던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합의가 멕시코라는 ‘복병’을 만나 좌초 위기에 빠졌다. 멕시코가 대선 공약이던 국영 석유회사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 감산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일 시작된 글로벌 감산 논의가 사흘째 이어졌다. 이날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멕시코 간 양자 대화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가 멕시코에 더 많은 양을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멕시코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타결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앞서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9일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원유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두 달간 하루 1000만 배럴씩 감산하겠다”고 잠정 합의했다. 지난달 초부터 국제유가 ‘치킨게임’을 벌이며 대립했던 사우디와 러시아도 이에 동의해 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멕시코가 예상 밖 변수로 떠올랐다. 각국 생산량에 근거해 하루 40만 배럴 감산을 요구받자 “10만 배럴 이상은 힘들다”며 화상회의에서 퇴장한 것이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서 “멕시코는 원하는 대로 10만 배럴만 감산하라. 나머지 25만 배럴은 미국이 대신 줄이겠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흑기사’ 선언으로 OPEC+ 협상은 극적으로 타결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감산 논의의 리더 격인 사우디가 미국과 멕시코의 논의를 반대했다. 모든 산유국이 고통을 똑같이 나눠야 하는 감산 협의에서 멕시코만 ‘무임승차’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앞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달 초 유가전쟁 중이던 사우디와 러시아에 “인류를 향한 책임감은 어디로 갔느냐”고 꾸짖으며 감산을 종용했다. 이 때문에 자국의 감산을 거부한 멕시코의 ‘내로남불’식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여기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는 생산시설 노후화 등으로 빚더미에 올라 있다. 2018년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페멕스 회생을 자신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다. 하루 40만 배럴 감산 이행은 자신의 치적을 스스로 없애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멕시코가 유가 급락 상황에 대비해 원유 관련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권리)을 사들여 저유가 상황에서도 견딜 여력이 있다는 점도 ‘버티기’ 이유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日, 기대 부풀었던 부흥의 올림픽 ‘빚더미 잔치’ 되나

    日, 기대 부풀었던 부흥의 올림픽 ‘빚더미 잔치’ 되나

    코로나19가 결국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에 직격탄을 날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4일 전화 회담을 갖고 도쿄올림픽을 1년 뒤인 2021년 개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양측은 시기를 못박지 않았으나 내년 5월 개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아베 총리와 IOC는 빗발치는 국제 여론에도 7월 말 정상 개최를 고집해왔다. 그러나 최근 각국 선수단의 보이콧이 잇따르면서 전날 아베 총리가 “연기”를 처음 입에 올렸고, 하루 만에 지연 개최를 확정했다. 세계대전으로 올림픽 자체가 취소된 적은 있지만 연기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인류 역사상 전인미답의 경험이다.도쿄올림픽 연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물론 개최국인 일본이다. 일본은 2013년 개최지 선정 이후 이번 올림픽을 ‘재건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올림픽 정상 개최 대신 연기가 불가피해지면서 이제 일본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빚더미를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될 경우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얼마나 될까. 스포츠 경제학 등을 전문으로 하는 간사이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최근 NHK와의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제 손실이 6408억엔(약 7조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선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합산한 것이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세이메이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NHK에 “도쿄올림픽이 열리면 국내총생산(GDP)이 1조 7000억엔(약 19조 3000억원)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데 연기되면 이 효과도 늦춰진다”고 했다. 잠정적으로 추산되는 비용도 문제지만 선수촌 아파트는 당장 눈앞에 닥친 고민거리다. 일본 정부가 도쿄 주오구 해안 지역에 지은 이 아파트 단지는 23개동 5600가구 규모로 올림픽이 끝나면 보수공사를 시작해 2023년부터 일반인들을 입주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늦어지면 보수공사도 늦어져 입주 일정에 차질을 빚는다. 이미 1차로 890가구가 분양이 끝난 상태여서 이들에게 보상안을 마련해 줘야 하는 일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건설사 측은 지난 23일 이달 말 시작하려던 2차 분양을 6월 이후로 연기했다. 이날 통화에 앞서 세계 각국의 올림픽위원회에선 1년 연기요청이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지난 23일 캐나다올림픽위원회가 올해 도쿄올림픽이 열리면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올림픽위원회도 22일 IOC에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공식 제안했다. 노르웨이와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의 올림픽 1년 연기 제안도 있었다. 미국수영연맹·미국육상협회, 영국육상연맹 등 올림픽에서의 비중이 상당한 연맹들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사견을 전제로 1년 연기를 언급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1년 연기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었다. 경제적인 측면만 따지면 일본 입장에서는 2년 연기는 감당할 수 없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수조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1년 더 연기됐다면 일본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추산이 불가능할 만큼 늘어날 상황이었다. 2022년엔 베이징동계올림픽, 항저우아시안게임, 카타르월드컵이 몰려 있어 하계올림픽의 흥행이 보장되리란 법도 없었다. 1년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쏟아부을 수 있는 돈이 한정적인 점을 감안하면 2년 연기는 일본에 지출은 무한정 늘되 수입은 줄어드는 시나리오였다. 내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 된 만큼 일본은 올해 올림픽 개최를 가정하고 판매했던 티켓 환불 문제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까지 도쿄올림픽은 508만장, 패럴림픽은 165만장의 티켓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따른 수익은 900억엔(약 1조 200억원)에 달한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환불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쿄올림픽 입장권 구입 약관에는 “당 법인이 도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티켓 규약에 따라 결정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 원인이 불가항력에 따른 상황일 경우에는 당 법인은 불이행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여기서 ‘불가항력’이란 ‘천재(天災)·전쟁·폭동·반란·내란·테러·화재·폭발·홍수·도난·해의(害意)에 따른 손해·동맹 파업·입장 제한·기후·제3자에 의한 금제행위·공중위생 관련 긴급사태·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 행위 및 규제 등 당 법인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여러 원인’이라고 규정돼 있고 조직위는 코로나19 사태를 ‘공중위생 관련 긴급사태’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발 여론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취소가 선택지에서 빠진 상황인 만큼 일본으로선 이번 올림픽을 위해 쏟아부은 돈이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게 됐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본 회계감사원에 따르면 올림픽과 관련한 일본 정부 지출은 1조 600억엔(약 12조 515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도쿄도가 1조 4100억엔(약 16조 308억원), 조직위가 6000억엔(약 6조 8243억원)가량을 집행해 전체적으로는 3조 700억엔(약 34조 9178억원)의 비용이 투자됐다. 지출의 대부분이 올림픽을 위한 교통망 확충, 숙박시설 건설 등 인프라 구축과 관련돼 있어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이다. 일본으로선 연기를 통해서라도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해 투자한 비용을 최대한 회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IOC도 올림픽 연기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중계권 문제에서 일단 한숨 돌린 상황이다. 올림픽 최대 중계권을 보유한 미국 NBC가 24일 “올림픽 연기 결정이 나오면 수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IOC는 올림픽 중계권이 수입의 73%를 차지하는데 가장 큰손인 미국 NBC가 이번 올림픽을 위해 IOC에 지출한 금액만 11억 달러(약 1조 3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BC가 경영상의 타격을 감수하고도 IOC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만큼 IOC는 보다 탄력적으로 연기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지독한 감염병에 빛을 잃은 무대…건강한 공연시장 만드는 게 사명”

    “지독한 감염병에 빛을 잃은 무대…건강한 공연시장 만드는 게 사명”

    중국 우한 지방에서 시작해 한국을 넘어, 세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는 사회 모든 영역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관객이 성립과 생존의 필수 요소인 공연계는 말할 것도 없다. 장르를 불문하고 관객은 이미 공연장 발길을 끊었고, 공연 창작진도 정부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동참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 속에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한 작품들을 일찌감치 접는 분위기다. 이미 수억원의 돈을 쓰고도 무대에 올리지도 못하는 작품도 속출하고 있다. 모두에게 잔인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한국 무대 공연계의 맏형 격인 신시컴퍼니에는 특히 야속한 2020년의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박명성(57)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에게 조심스럽게 만남을 청했다.●낡고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 그곳에서 꽃핀 명작들 ‘가장 낮은 곳에서 먼 꿈을 꾸는 사람.’ 서울 서초구 신시컴퍼니 건물 회의실 벽에 걸린 박 대표의 좌우명이다.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제작사에다 서초구에 있다고 해서 통유리가 번쩍이는 으리으리한 건물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구룡산과 맞닿은, 다소 휑하거나 조용한 동네 원룸촌 사이를 걷다 보면 낡고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이 나온다. 뮤지컬 ‘시카고’, ‘맘마미아!’, ‘아이다’ 등을 한국 무대에 올리며 지금의 한국 뮤지컬 시장을 만든 신시컴퍼니 사옥이다. 단출한 회의실을 잠깐 둘러보고 곧 박 대표의 방에서 그를 만났다. “아이고 요즘 같은 분위기에 제가 인터뷰를 해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나만 힘든 것도 아니니까, 힘들다고 할 수도 없고….” 지난 13일 만난 박 대표의 첫인사에는 신시를 비롯한 공연계 전반의 암울한 분위기가 녹아 있었다. “요즘 뭐 공연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고, 오늘은 손숙 선생님 만나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수다 떨다 급히 오는 길입니다.” 애써 너스레를 떨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그를 비롯한 요즘 공연 기획·제작사 대표들은 비상대책회의의 반복에 갇혀 지낸다. 배우 손숙 역시 원래 일정대로라면 박 대표와 수다 떨 시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손숙은 박 대표가 제작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 출연 중이었지만, 작품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9일 한 달가량 앞당겨 폐막했다. 높은 작품성에 연극계의 역사와도 같은 손숙·신구 주연이었지만 지독한 감염병에 빛을 잃었다.신시와 박 대표에게 알토란 같은 뮤지컬 한 작품도 허망하게 관객과 이별했다. 박 대표는 2004년 위암 투병 사실을 주변에 숨기고 오직 브로드웨이 명작 국내 초연에만 집중했다. 당시 제작비만 148억원에 국내 최장기 8개월 공연을 목표로 2005년 한국 무대에 올렸다. 그렇게 선보인 작품이 지금의 신시를 있게 한 ‘아이다’다. 초연 이후 매 시즌 공연마다 전회차 매진에 가까운 흥행을 이어 온 ‘아이다’는 올해 공연으로 전 세계에서 완전히 막을 내린다. 판권을 가진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의 결정이었다. 신시는 세계 종영을 앞두고 국내 첫 지방공연도 계획했다.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부산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됐고, 이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공연이 됐다. 박 대표에게 공연 무산에 따른 피해 규모를 묻자 “아직 계산해 보지도 않았다. 지금은 계산기 두드리는 것보다는 모두가 조금씩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아이다’는 이번이 세계 마지막 공연이었고, 부산·경남의 관객들도 정말 많이 기다린 작품인데 공유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해남 깡촌 소년의 인생을 뒤흔든 연극 한 편 박 대표는 1963년 땅끝 전남 해남에서도 외지인 우수영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평생 흙에서 가정을 일군 부모는 자식들만큼은 손에 쟁기 대신 펜을 쥐여 주고자 모두 10대 중반의 나이에 도시 광주로 유학 보냈다. 형과 누나, 동생들은 모두 집안의 기대에 착실히 따랐다. 하지만 고교생 박명성은 도무지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 그나마 문학 수업은 즐거웠고, 영화와 연극을 공부하는 선생님에게 이끌리며 문학 감수성을 키워 나갔다. 고교시절 친구들과 남도문화예술관에서 본 연극 한 편은 큰 충격과 함께 박명성의 인생을 결정지었다. 박 대표가 “내 연극 정신의 고향”이라고 표현하는 차범석 작가의 ‘산불’이었다. 한국전쟁 후 국가 재건이 진행되고 ‘반공’이 시대정신이던 시절, 전쟁으로 여자들만 남겨진 마을에 숨어든 ‘빨치산’과 마을의 두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해남 깡촌 출신 소년에게 연극배우라는 꿈을 심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식 교육에 열성적이었던 부모님에게 도시 유학까지 보낸 아들이 ‘딴따라’가 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고교 3학년 때 꿈과 무관한 상과대에 지원했으나 떨어졌고, 재수생 시절에는 비가 퍼붓던 날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언덕 아래로 구르는 사고를 당해 또 대학에 떨어졌다. 삼수 도전이 싫었던 그는 무작정 서울 친구 집으로 상경해 한 극단의 연구 단원(연습생)으로 연극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가 스무 살이 되던 해였다.배우 생활은 길지 않았다. 단역으로 몇 번 무대에 올랐지만, 연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연극판은 떠나기 싫었다. 극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극단 사람들과 너무 정이 들었고, 연극 외엔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연기 대신 연출로 전향했다. 오갈 곳 없던 시절 극단에서 함께 생활한 선배 김갑수의 소개로 당대 연극판을 이끌던 김상열 연출의 조연출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김 연출의 어깨너머로 12년 연극과 연출을 배웠다. 지금의 신시컴퍼니는 1987년 김 연출이 대학로에서 창단한 극단 ‘신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시(神市)는 삼국유사 속 제천의식을 열던 신성한 공간으로, 1983년 창작 뮤지컬 ‘님의 침묵’으로 인연을 맺은 구룡사 주지 정 우 스님이 김 연출과 함께 극단 이름을 지었다. “만해 한용운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라 스님께서 매일 공연장을 찾으셨죠. 모두 가난하고 어려울 때였는데 스님께서 항상 분장실에 먹을 것을 주시고, 본인은 안 드시지만 극단 식구들 삼겹살 사 먹으라고 돈도 주시고…. 구룡사에 극단을 위한 공간까지 마련해 주셨는데 그곳에서 활동하다 2012년 지금 이곳에 새 터전을 열었죠.” 1999년 김상열 초대 대표에 이어 극단 신시를 물려받은 박 대표는 뮤지컬 전문 제작사를 표방하며 극단 신시를 ‘신시뮤지컬컴퍼니’로 전환했다. 시장 가능성을 연극이 아닌 뮤지컬에서 봤고, 연극 지원과 창작을 위해서라도 우선 뮤지컬 시장을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무엇보다 당시 무대예술 창작자로서, 30~40년 지난 브로드웨이 작품을 무단으로 베껴 와 조악한 수준으로 무대에 올리던 한국 뮤지컬계 관행이 싫었다. 박 대표는 “1990년대 우리나라 뮤지컬은 ‘점방’ 수준이었다”면서 “라이선스 개념도 없이 철 지난 대본과 악보 일부만 구해서 연극배우가 녹음한 테이프에 립싱크하는 게 다반사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 저는 브로드웨이에 저작권료를 내고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작품을 한국 무대에 올리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대표를 바라보는 미국 공연 관계자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이미 한국 뮤지컬계의 ‘도둑 공연’으로 불신이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브로드웨이의 문전박대에도 반복해 찾아가고 설득했고, 어렵게 그들의 마음을 얻었다. 그렇게 한국 무대에 처음 오른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이 ‘더 라이프’다. 국내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연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가 관객으로 가득 찼다. ‘더 라이프’를 시작으로 박 대표와 신시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렌트’, ‘시카고’, ‘아이다’, ‘맘마미아!’, ‘마틸다’, ‘빌리 엘리어트’ 등 명작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물론 일부 실험적인 작품들의 흥행 참패로 빚더미에 앉기도 했지만, 흥행이 보증된 인기 뮤지컬로 다시 만회하면서 그 수익을 다시 연극과 뮤지컬 창작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제 이름 뒤에 대표니 프로듀서니 하는 말들이 붙지만 저는 그저 ‘연극쟁이’일 뿐입니다. 관객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건강한 공연 시장을 만드는 게 저와 신시의 사명이죠.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은 아마 후배들에게 배턴을 넘겨주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 사람이 사는 법] 가장 낮은 곳에서 먼 꿈을 꾸는 사람…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이 사람이 사는 법] 가장 낮은 곳에서 먼 꿈을 꾸는 사람…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중국 우한 지방에서 시작해 한국을 넘어, 세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는 사회 모든 영역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관객이 성립과 생존의 필수 요소인 공연계는 말할 것도 없다. 장르를 불문하고 관객은 이미 공연장 발길을 끊었고, 공연 창작진도 정부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동참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 속에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한 작품들을 일찌감치 접는 분위기다. 이미 수억원의 돈을 쓰고도 무대에 올리지도 못하는 작품도 속출하고 있다. 모두에게 잔인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한국 무대 공연계의 맏형 격인 신시컴퍼니에는 특히 야속한 2020년의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박명성(57)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에게 조심스럽게 만남을 청했다.세계 마지막 작품의 첫 지방공연 불발과 명작의 조기폐막 ‘가장 낮은 곳에서 먼 꿈을 꾸는 사람.’ 서울 서초구 신시컴퍼니 건물 회의실 벽에 걸린 박 대표의 좌우명이다.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제작사에다 서초구에 있다고 해서 통유리가 번쩍이는 으리으리한 건물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구룡산과 맞닿은, 다소 휑하거나 조용한 동네 원룸촌 사이를 걷다 보면 낡고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이 나온다. 뮤지컬 ‘시카고’, ‘맘마미아!’, ‘아이다’ 등을 한국 무대에 올리며 지금의 한국 뮤지컬 시장을 만든 신시컴퍼니 사옥이다. 단출한 회의실을 잠깐 둘러보고 곧 박 대표의 방에서 그를 만났다.“아이고 요즘 같은 분위기에 제가 인터뷰를 해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나만 힘든 것도 아니니까, 힘들다고 할 수도 없고….” 지난 13일 만난 박 대표의 첫인사에는 신시를 비롯한 공연계 전반의 암울한 분위기가 녹아 있었다. “요즘 뭐 공연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고, 오늘은 손숙 선생님 만나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수다 떨다 급히 오는 길입니다.” 애써 너스레를 떨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그를 비롯한 요즘 공연 기획·제작사 대표들은 비상대책회의의 반복에 갇혀 지낸다. 배우 손숙 역시 원래 일정대로라면 박 대표와 수다 떨 시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손숙은 박 대표가 제작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 출연 중이었지만, 작품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9일 한 달가량 앞당겨 폐막했다. 높은 작품성에 연극계의 역사와도 같은 손숙·신구 주연이었지만 지독한 감염병에 빛을 잃었다. 신시와 박 대표에게 알토란 같은 뮤지컬 한 작품도 허망하게 관객과 이별했다. 박 대표는 2004년 위암 투병 사실을 주변에 숨기고 오직 브로드웨이 명작 국내 초연에만 집중했다. 당시 제작비만 148억원에 국내 최장기 8개월 공연을 목표로 2005년 한국 무대에 올렸다. 그렇게 선보인 작품이 지금의 신시를 있게 한 ‘아이다’다.초연 이후 매 시즌 공연마다 전회차 매진에 가까운 흥행을 이어 온 ‘아이다’는 올해 공연으로 전 세계에서 완전히 막을 내린다. 판권을 가진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의 결정이었다. 신시는 세계 종영을 앞두고 국내 첫 지방공연도 계획했다.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부산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됐고, 이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공연이 됐다. 박 대표에게 공연 무산에 따른 피해 규모를 묻자 “아직 계산해 보지도 않았다. 지금은 계산기 두드리는 것보다는 모두가 조금씩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아이다’는 이번이 세계 마지막 공연이었고, 부산·경남의 관객들도 정말 많이 기다린 작품인데 공유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 해남 깡촌 소년의 인생을 흔든 연극 한 편 박 대표는 1963년 땅끝 전남 해남에서도 외지인 우수영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평생 흙에서 가정을 일군 부모는 자식들만큼은 손에 쟁기 대신 펜을 쥐여 주고자 모두 10대 중반의 나이에 도시 광주로 유학 보냈다. 형과 누나, 동생들은 모두 집안의 기대에 착실히 따랐다. 하지만 고교생 박명성은 도무지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 그나마 문학 수업은 즐거웠고, 영화와 연극을 공부하는 선생님에게 이끌리며 문학 감수성을 키워 나갔다. 고교 시절 친구들과 남도문화예술관에서 본 연극 한 편은 큰 충격과 함께 박명성의 인생을 결정지었다. 박 대표가 “내 연극 정신의 고향”이라고 표현하는 차범석 작가의 ‘산불’이었다. 한국전쟁 후 국가 재건이 진행되고 ‘반공’이 시대정신이던 시절, 전쟁으로 여자들만 남겨진 마을에 숨어든 ‘빨치산’과 마을의 두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해남 깡촌 출신 소년에게 연극배우라는 꿈을 심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식 교육에 열성적이었던 부모님에게 도시 유학까지 보낸 아들이 ‘딴따라’가 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고교 3학년 때 꿈과 무관한 상과대에 지원했으나 떨어졌고, 재수생 시절에는 비가 퍼붓던 날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언덕 아래로 구르는 사고를 당해 또 대학에 떨어졌다. 삼수 도전이 싫었던 그는 무작정 서울 친구 집으로 상경해 한 극단의 연구 단원(연습생)으로 연극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가 스무 살이 되던 해였다. 배우 꿈 접고 제작자로…판을 바꾸다 배우 생활은 길지 않았다. 단역으로 몇 번 무대에 올랐지만, 연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연극판은 떠나기 싫었다. 극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극단 사람들과 너무 정이 들었고, 연극 외엔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연기 대신 연출로 전향했다. 오갈 곳 없던 시절 극단에서 함께 생활한 선배 김갑수의 소개로 당대 연극판을 이끌던 김상열 연출의 조연출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김 연출의 어깨너머로 12년 연극과 연출을 배웠다. 지금의 신시컴퍼니는 1987년 김 연출이 대학로에서 창단한 극단 ‘신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시(神市)는 삼국유사 속 제천의식을 열던 신성한 공간으로, 1983년 창작 뮤지컬 ‘님의 침묵’으로 인연을 맺은 구룡사 주지 정우 스님이 김 연출과 함께 극단 이름을 지었다. “만해 한용운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라 스님께서 매일 공연장을 찾으셨죠. 모두 가난하고 어려울 때였는데 스님께서 항상 분장실에 먹을 것을 주시고, 본인은 안 드시지만 극단 식구들 삼겹살 사 먹으라고 돈도 주시고… 구룡사에 극단을 위한 공간까지 마련해주셨는데 그곳에서 활동하다 2012년 지금 이곳에 새 터전을 열었죠.” 1999년 김상열 초대 대표에 이어 극단 신시를 물려받은 박 대표는 뮤지컬 전문 제작사를 표방하며 극단 신시를 ‘신시뮤지컬컴퍼니’로 전환했다. 시장 가능성을 연극이 아닌 뮤지컬에서 봤고, 연극 지원과 창작을 위해서라도 우선 뮤지컬 시장을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무엇보다 당시 무대예술 창작자로서, 30~40년 지난 브로드웨이 작품을 무단으로 베껴 와 조악한 수준으로 무대에 올리던 한국 뮤지컬계 관행이 싫었다. 박 대표는 “1990년대 우리나라 뮤지컬은 ‘점빵’ 수준이었다”면서 “라이선스 개념도 없이 철 지난 대본과 악보 일부만 구해서 연극배우가 녹음한 테이프에 립싱크하는 게 다반사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 저는 브로드웨이에 저작권료를 내고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작품을 한국 무대에 올리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대표를 바라보는 미국 공연 관계자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이미 한국 뮤지컬계의 ‘도둑 공연’으로 불신이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브로드웨이의 문전박대에도 반복해 찾아가고 설득했고, 어렵게 그들의 마음을 얻었다. 그렇게 한국 무대에 처음 오른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이 ‘더 라이프’다.국내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연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가 관객으로 가득 찼다. ‘더 라이프’를 시작으로 박 대표와 신시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렌트’, ‘시카고’, ‘아이다’, ‘맘마미아!’, ‘마틸다’, ‘빌리 엘리어트’ 등 명작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물론 일부 실험적인 작품들의 흥행 참패로 빚더미에 앉기도 했지만, 흥행이 보증된 인기 뮤지컬로 다시 만회하면서 그 수익을 다시 연극과 뮤지컬 창작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제 이름 뒤에 대표니 프로듀서니 하는 말들이 붙지만 저는 그저 ‘연극쟁이’일 뿐입니다. 관객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건강한 공연 시장을 만드는 게 저와 신시의 사명이죠.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은 아마 후배들에게 배턴을 넘겨주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김민우, 빚더미 탓 신용불량자→아내와 사별 “딸 덕에 역경 극복” [종합]

    김민우, 빚더미 탓 신용불량자→아내와 사별 “딸 덕에 역경 극복” [종합]

    가수 김민우가 인생에서 힘들었던 순간을 극복하게 된 이유로 딸을 꼽았다. 지난 4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인생사를 고백하는 김민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민우는 “히트곡 ‘사랑일뿐이야’와 ‘입영열차 안에서’로 3개월 활동한 후 입대했다. 그렇게 짧은 오르막길 이후 한없이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전성기를 회상했다. 김민우는 짧았던 전성기 이후 녹음실 화재로 빚더미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대출까지 받아 만든 녹음실에 화재가 났다. 그로 인해 빚더미에 올랐고, 신용불량자까지 됐다. 너무 절망적이어서 수면제를 입에 가득 넣고 잔적도 있었다. 다시 일어나기 싫어서. 그런데 잠에서 깨게 되더라”라고 고백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이후 사회로 나가보자는 생각으로 자동차 딜러를 선택하게 됐다. 전업 후 2년 만에 빚을 다 갚았다”고 전했다.김민우는 결혼 8년만에 아내를 떠나보낸 슬픔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결혼 8년 만인 지난 2017년 그는 난치병으로 아내를 먼저 떠나보냈다. 김민우는 “아내는 입원한 지 일주일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 병이 척수에서 수액을 빼서 봐야지 나오는 병이다. 이미 입원했을 때 의사들이 ‘뇌까지 전이가 다 됐다’고 말해줬다. 내 생일조차 기억을 못하더라”라고 털어놨다. 김민우는 “나는 딸을 속이지 않았다. 나는 민정이에게 다 말했고, 장례 치를 때 마지막 모습도 보게 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김민우는 아내의 납골당을 찾았다. 그는 “오히려 내가 힘을 받기 위해 온다. 민정이 혼자 키우고 있는데 힘 좀 달라고”라고 말했다.김민우는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학교 5학년 딸 때문에 겪는 육아 고충도 털어놨다. 김민우는 “딸과 내가 카페에서 여유를 누릴 시간이 정말 적다. 4~5개월에 한번 뿐이다”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학교, 학원 다니는 것도 민정이 스스로 한다”며 딸에 대해 자랑했다. 이날 김민우는 “2일 동안 혼자 살아보고 싶다. 만약을 대비해서”라는 딸의 말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김민우는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지 않았냐. 그래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내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런 모습 보면 애잔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김민우의 애틋한 부성애는 보는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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