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28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28
    검색기록 지우기
  • D조
    2026-06-28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99
  • 가자 아테네로/ 지금 선수촌에선

    ‘아테네올림픽 D-226’을 알리는 표지판에는 성에가 하얗게 끼어 있었다.불암산에서 몰아치는 새벽 바람이 온도계의 눈금을 끌어 내렸다. ‘올림픽의 해’인 2004년을 하루 앞둔 2003년 12월31일 새벽 6시 핸드볼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의 박정구 생활지도위원이 운동장의 불을 환하게 밝히자 태릉선수촌은 잠에서 깨어났다.개선행진곡이 울려 퍼졌고,선수들은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하나둘씩 운동장으로 모여 들었다.밤 10시까지의 고된 ‘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운동의 기본은 예의’라는 말이 실감난다.종목별로 빙 둘러서서 에어로빅 체조로 몸을 풀더니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군대의 새벽 구보처럼 대오를 이뤄 뛸 것이라는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어떤 선수들은 한 바퀴 걷더니 곧바로 어디론가 사라지고,또 어떤 선수들은 무리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뛰었다.몇몇 선수들은 날이 훤하게 밝을 때까지 계속 돌았다.박 지도위원은 “자신의 컨디션과 운동 스케줄에 맞게 몸을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 식사는 7시부터.1식6찬이 뷔페식으로 제공됐다.냉장고에는 우유가 빼곡히 들어찼고,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통에는 한약 봉지가 떠 있었다.펜싱 국가대표 현희(경기체육회)가 “제 약 주세요.”라고 말하자 주방 아주머니는 수험생 딸에게 약을 챙겨주듯 정성스럽게 꺼내 줬다.아주머니들은 숱한 한약 봉지의 주인들을 모두 기억한다고 했다. 몸매가 생명인 체조 선수들은 야채만 먹는다.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4관왕인 양태영(경북체육회)은 “아침보다는 온갖 고기류가 나오는 점심이 문제”라면서 “연습보다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는 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장인 ‘월계관’에 들어서자 땀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운동 기구만 750여개.언뜻 보기에는 일반 헬스클럽과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선수 개인과 종목의 특성에 따라 운동할 수 있도록 특수제작된 기구들이다.공압식이나 유압식 기구는 1대에 2000만원이 넘는다. 최근 ‘육성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과 체조는 지난 8월 완공된 ‘개선관’을 꿰찼다.비인기종목에다 메달가능성도 별로 없어 변방에 머물던 이들 종목이 선수촌 한 가운데로 중심이동을 한 것.러시아에서 영입한 옥다이(펜싱 사브르) 코치는 “태릉선수촌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훌륭한 엘리트스포츠의 요람”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선수촌을 찾는 원로들은 “시설과 음식은 좋았졌는데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예전 같지 않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곤 한다.프로화가 된 일부 종목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 세상이다. 지난 1966년 개촌과 함께 농구 국가대표 선수로 입촌했던 김인건 선수촌장은 “선수들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라면서 “세월의 변화에 맞게 선수촌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촌장은 “올림픽이 사라지지 않는 한,국민들이 스포츠가 주는 희열을 간직하는 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대표선수들의 자부심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연금과 일당 등 금전적인 보상외에 선수들을 운동에 몰입시키는 원동력이 바로 자부심이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일단 선수촌에들어오면 외박이 금지됐고,매일 새벽과 밤 점호를 취했다.선수들 사이에서는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현재의 태릉선수촌은 음주와 도박을 제외하고는 자율에 맡긴다.김 촌장은 “조만간 연습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선수촌을 시민들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5시.특별한 훈련법으로 이름난 양궁대표팀을 찾았다.이날의 특별프로그램은 심리상담.서울대 정창희 교수팀이 선수들의 뇌파를 검사한 뒤 개인면담을 했다.윤미진(경희대)은 4∼5점을 앞설 때 의외로 흔들리고,박성현(전북도청)은 첫번째 화살을 쏠 때 가장 불안하다는 등 개인별로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숙소의 불이 하나둘 꺼지기 시작한 밤 10시에도 농구장에서는 공 튀는 소리가 들렸고,복싱체육관에서는 샌드백 치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골아떨어진 선수들이나 밤을 잊고 ‘나머지 공부’에 열중하는 선수들이나,그들의 가슴에는 아테네의 꿈과 영광이 영글고 있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김인건 선수촌장 “금메달 13개 이상을 획득해 10위권에 재진입하는 게목표입니다.” 프로농구 감독에서 국가대표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의 총 지휘자로 변신한 지 1년이 지난 김인건(사진) 선수촌장은 올림픽 10위권 복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메달 가능성을 점검한다. 한국은 1984년 LA올림픽(금6·10위)을 시작으로 88서울대회 4위(금12),92바르셀로나대회 7위(금12),96애틀랜타대회 10위(금7) 등 네차례 올림픽에서 줄곧 10위권을 유지하다 지난 2000년 시드니대회(금8)에서 12위로 밀렸다. 김 촌장은 특히 “서울올림픽 이후 이어진 하향세를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반드시 상승세로 돌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촌장은 10위권 진입의 마지노선을 금메달 13개로 점치고 있다.“태권도 양궁 레슬링 등 효자종목은 물론 상승세를 보이는 배드민턴 펜싱 유도에다 역도 사격 체조 등에서도 깜짝 금메달을 노리고 있어 13∼16개를 점치고 있다.”고 밝혔다. 금메달 4개가 걸린 태권도에서는 이미 남자 68·80㎏급과 여자 57·67㎏급 4명이 모두 출전권을 따내 ‘싹쓸이’를 벼른다.양궁에서는 남녀 개인·단체 등 4개의 금메달 가운데 최소한 3개가 목표다. 지난 두 대회에서 심권호의 금메달 각 1개에 그친 레슬링은 문의재(자유형 84㎏급)를 중심으로 3개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국제대회 전승 행진중인 ‘꿈의 복식조’ 라경민·김동문이 버티는 배드민턴도 빼놓을 수 없는 유망 종목.혼복과 남녀 복식에서 1∼2개의 금메달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펜싱에서는 여자 에페 단체에 기대를 걸지만 상승세의 남자 개인 플뢰레도 꿈을 부풀리고 있다. 남자 유도에서는 세계선수권 우승자 이원희(73㎏급)와 황희태(90㎏급)가 금을 벼르고,2002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형주(66㎏급)와 여자 유도의 희망 조수희(78㎏이하)도 유망주다.역도에서는 이배영(69㎏급) 송종식(85㎏급)을 선두로 남·여 각 4체급의 선수가 92바르셀로나대회 전병관 이후 12년만의 ‘금사냥’을 노린다. 사격에서는 공기소총의 서선화와 더블트랩의 이상희가 92바르셀로나대회 여갑순 이후 처음으로 ‘금 타깃’을 겨냥하고,체조의 김승일(마루)은 사상 첫 금에 도전한다.오상은·유승민,이은실·김경아의 탁구 남녀 복식조도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을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미리 가본 뉴타운](3)강동구 천호동일대

    21일 밤 천호시장 옆 텍사스촌 골목에는 몇몇 업소만 은은한 불빛속에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1960년대 말에 조성된 뒤 변화가 없는 곳이라 대부분 시커멓게 그을린 듯한 벽면에 비닐 출입문을 달아놓는 등 초라한 몰골이었다.한때 200여곳이 몰려 개발을 방해했던 윤락업소는 현재 40여곳만 간판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상인 A(여·42)씨는 “남은 윤락업소도 둘에 한 곳 정도만 영업한다.”면서 “시장을 ‘ㄴ’자로 빙 둘러싼 업소 중 150여곳은 1년 전부터 아예 문을 닫아 을씨년스러운 풍경이니,누가 발길을 들여놓겠느냐.”고 되물었다.그러나 뉴타운 발표가 나자마자 부동산업소 사람으로부터 벌써 ‘어떤 가게가 팔려나갔다.’는 말을 들었다고 A씨는 덧붙였다. 서울의 대표적 윤락가 ‘텍사스촌’이 자리한 천호4동 423을 포함,362의 60 일대 41만 2000여㎡(12만 5000여평)가 뉴타운으로 지정돼 이곳 주민들은 ‘동부권 압구정동’으로 탈바꿈하는 꿈에 부풀어 있다.천호4동에서 30년째 산다는 김오태(52)씨는 이 일대의 뉴타운 지정 소식에 “6·25전쟁 때5∼6평 정도의 소규모 가게들이 들어찬 ‘족발골목’이 아직도 버티고 있는 등 미개발 지역으로 남아 있어 주민들에게는 애증이 겹친 곳”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에는 서울시의 재래시장 현대화 계획에서 빠진 채 자치구 예산으로는 재개발을 엄두도 못내 ‘시골장터’나 다름없는 천호시장 등 낡은 시설과, 15∼30여년 된 노후주택 3500여가구가 들어서 있다.20년 이상 묵은 건물이 42%로 절반에 가깝다.4년 전에 들어선 주상복합아파트 한 곳을 빼고는 6층짜리 ‘금강먹자빌딩’이 가장 높을 정도다.뉴타운 계획이 실현되면 경기도 하남·남양주시와 인접한 서울 동부지역의 상업·업무거점으로서 역할이 클 뿐 아니라,한강을 낀 경관은 주택단지로 쾌적하기 그지없다는 평가다.최근 광진교 개통과 더불어 새로운 도심축 형성의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강동구의 뉴타운 구상도 알차다.현재 4∼6m인 부지내 20여개의 격자형 도로를 15∼20m로 큼직하게 새로 뚫는다.한강쪽 천호2동은 대규모 주택단지로,천호4동 가운데 천일중 건너편 60% 정도의 땅은 주거지역으로,천호시장을 포함한 천호4동 시내쪽은 고층빌딩이 늘어선 업무·상업시설 중심의 준주거지역으로 바뀐다. 김충환 구청장은 “최근 들어 많이 발전됐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도 ‘강남 속 강북’으로 불리는 천호동 일대를 사방 어디서나 한강 수변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시키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도약 꿈꾸는 中 동북 3省 / (상)개발 청사진과 과제

    중국이 ‘동북 대개발’을 선언했다.지난 99년 대륙 종합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서부대개발을 발표한 지 4년만에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 등 둥베이(東北) 3성의 종합개발이라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개혁·개방정책이 시작된 78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화학 공업기지로서 중국 경제의 견인차였던 동북 3성은 노후된 설비,낙후된 기술,대량 실업사태에 직면해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이 때문에 중국공산당 16차 전국대표자대회 제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6기 3중전회)에서 동북 대개발을 주요 안건으로 채택했고,내년 봄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를 전후해 세부 개발계획이 총망라된 종합 청사진이 나올 예정으로 알려졌다.대한매일은 동북 3성 현지 르포를 통해 생생한 현지 경제실태를 3회에 걸쳐 집중 해부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선양·창춘·하얼빈 오일만특파원|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8월4일 지린성 창춘(長春)에서 열린 둥베이 중공업기지 발전 좌담회를 주재하면서 “둥베이의 경제부흥은 서부대개발과 함께 동서경제를 연결하는 두 개의 수레바퀴이자 새 지도부의 중대 과제”라고 밝혔다. 이런 중앙정부의 결정은 곧바로 동북 3성의 대대적 환영으로 이어졌다.랴오닝의 성도 선양(瀋陽)시 거리에는 ‘실천 3개대표,진흥 동북생산기지’라는 표어가 거리 곳곳에 나붙었다. 한국인 타운으로 유명한 시타(西塔)거리 인근의 선양 시청 대로변은 물론 고신기술(高新技術·첨단공업)개발구 등 외자기업들의 경제단지에도 비슷한 현수막이 곳곳에 눈에 띈다.랴오닝성 정부가 동북 대개발에 거는 염원과 기대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중국 건국 이후 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의 대표적 중화학 산업기지였던 동북 3성은 개혁·개방 정책 이후 동부 연안 경제지구에 밀려 ‘찬밥’ 신세가 됐다. 금융기관의 부실대출도 중국 평균을 웃도는 30%가 넘고 국영기업들의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랴오닝성에서만 16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한때 중국 최대의 탄광지대였던 푸순(撫順)은 자원이 고갈돼 인구 226만명 가운데 28만명이 해고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지린이나 헤이룽장성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외화유치에 전력투구하는 동북 3성 중국 정부는 동북 3성 개발의 핵심 전략으로 ▲외자유치를 통한 산업구조조정 및 기계설비의 현대화 ▲계획경제의 잔재 청산과 시장 메커니즘의 전면 도입을 내세우고 있다. 막대한 재정을 중앙정부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외화 유치를 통해 노후설비를 현대화하고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하중(金夏中) 주중 한국대사는 “과거 조선족 문제로 한국 기업들의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동북 3성은 이제 동북 대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외자유치 전략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동북 3성을 순회한 한국의 ‘투자 대표단’은 귀빈 대접을 받았다.주중 한국대사관이 동북 3성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마련한 ‘TKP(팀코리아 프로젝트)’에 지방정부 수뇌부들이 대거 참석하며 한국 기업의 투자유치를 호소했다. ●계획경제 잔재 청산이 관건 동북 3성에 소재한 기업들의 70%가 국유기업으로 알려졌다.2000년대 들어 철밥통의대명사인 국유기업의 개혁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궈리(郭力) 헤이룽장성 동북아연구소 부이사장은 “지나치게 방대한 산업규모 때문에 초기 투자보다 설비·기술개선 등 2차 투자에 소요되는 비용이 오히려 크기 때문에 노후 설비가 그대로 방치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장기간에 걸친 자원 채취로 자원이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다칭(大慶) 석유화학공업이나 안산(鞍山) 철강공업,푸순 탄광기지 등이 대표적 케이스다. 전국의 40%를 차지하는 동북지역의 산림자원도 거의 고갈됐다.헤이룽장성 이춘(宜春)시에 있는 16개 산림채벌 업체 중 12개가 이미 문을 닫았을 정도다. 도시화 수준이 높아 중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국가의 재정부담으로 온다.즉,도시인구 개념은 퇴직과 실업·의료 등 모든 복지를 국가가 부담하는 인구를 의미한다.랴오닝성의 도시화 수준은 전국 평균보다 10%포인트,선양시는 20%포인트가 높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처(中車)기업집단 선양 공장의 경우 1200명의 직원 가운데 700명을 해고했지만 600명의 실업수당을 매달 지급하는 실정이다. ●국유기업 민영화 추진 중국 정부는 농공업기지의 기업개조 과정에서 노후 설비를 과감히 폐기하고 퇴출시키는 동시에 민영화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하지만 대부분 국유기업들은 다수의 소규모 기업 및 생산단위를 인위적으로 묶어 놓은 상황이다.이들 단위를 관련 소기업으로 분리,독립시키는 민영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제조업 부문에서 기업개편이 추진돼 수만개의 소기업이 형성되면 서비스업은 자연히 발전되기 마련이다.노래방이나 요식업 등 소비성 서비스산업보다는 물류와 정보통신 등 생산과 관련된 산업의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헤이룽장성 후샹딩(胡祥鼎) 성장조리(부성장급)는 “정부가 국유기업을 살릴 수 없으면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oilman@ ■빙정 지린성 사회과학원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관료를 포함한 사회 전반의 의식개혁과 전면적인 시장경제가 도입돼야 동북 3성의 경제가 발전될 것입니다.” 빙정(丙正) 지린(吉林)성 사회과학원 원장은 중국 경제의 ‘엔진’으로 각광받던 동북 3성이 개혁·개방 20여년만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원인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지난달 27일 선양에서 열린 한·중 투자협력 세미나에 참석한 그는 “중국의 내부 변화와 외부의 자본유치,기술개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 동북 3성의 앞날을 밝다.”고 강조했다. 동북 3성 개발의 추진 배경은. -동북 3성은 중공업 도시로서 개혁·개방 20년의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곳은 자원형 경제모델이었지만 석유나 석탄 등 자원이 고갈되고 대체산업이 나타나지 않아 대량실업과 정리해고 등의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굴뚝산업’ 개조를 통해 경제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북 3성의 경제적 장점은. -도시인구 비율은 중국 전체에서 1,2위를 다툰다.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가 9개가 넘는다. 우수 인력도 풍부하다.3개 성에는 대학이 100개가 넘고 지린성의 경우 1만명당 대학생 비중이 전국 6위에 올랐다. 구체적인 발전 전략은. -지린성은 6개 공업기지 건설이 목표다.자동차와 석유화학,농산물 가공,의학,전자,대체에너지 사업이다.2010년 1인당 GDP 목표는 지금의 두 배인 2000달러다. 계획경제의 잔재 청산과 구체적인 발전 청사진은. -정부 관료들의 의식개혁과 인센티브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지금까지 정부의 간섭과 규제가 많아 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했다.기술연구 분야에서도 계획경제의 잔재를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국유기업들은 지금 주식제 전환과 내부구조 조정이 한창이다.자금 부분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과 함께 지방정부 자체의 자금 모금,해외기업 유치의 형태가 병행될 것이다. ■동북 3省은 어던곳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동북 3성은 흔히 만주로 불리는 곳이다.역사적으로 만주족(滿洲族)의 본향이며 일본이 1932년 세운 만주국의 지역이다.근대화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과 일본,러시아,중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지역이다.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에는 소련의 지원과 석유,석탄,전력 등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중국제1의 중화학 공업지대로 성장하기도 했다. 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은 중국 전체 면적의 8.2%(78.7만㎢),인구는 전체의 8.5%(1억 676만명)이다. 국내총생산(GDP)은 70년대까지도 전체의 6분의1을 차지했지만 2002년 말 현재 전체 GDP(1조 1542억달러) 가운데 10.9%(1257억달러)에 불과하다.중국 최대의 콩,옥수수 산지이자 자동차와 조선,화공,철강 등 대규모 중화학 기지가 밀집된 지역이다. 92년 한·중 수교 초기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했지만 상하이나 광저우 등 동부 연안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현재 양국 교역량의 10.9%(50억달러)를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동북 3성에 대한 각국의 교역은 일본,한국,미국,러시아 순이다. 동북 3성은 조선족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지역이다.지린성 121만명,헤이룽장성 38만명,랴오닝성에 24만명 등 183만명의 조선족들이 모여 살고 있다.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8) 신경림-새로운 국가 독점과 민중의 위상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가난한 사랑 노래’ 중에서) 세상에는 높아서 높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낮아서 높은 사람도 있다.아니 이렇게 낮아서 높은 사람이 정말로 높은 사람이다.키도 작고 얼굴에는 굵은 주름,잔주름 골이 패어 뙤약볕 쐬며 이 장 저 장 돌아다니는 나이든 장꾼처럼 보이는 신경림 시인.그러나 그는 스스로 높이지 않는데도 가장 높은 시인의 한 사람이다.이런 일도 세상의 묘한 이치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신경림 선생은 정릉의 한 아파트에 홀로 산다.혼자 지내시기 적적하지 않으시냐고 했더니 워낙 습관이 되어 괜찮다고 하신다. 손자가 가끔 놀러 온다는데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여간 귀여워하지 않으시는가 보다. 한 마디를 해도 속에 있는 마음이 다 보이는 것처럼 투명하게 하시기 때문에 사실은 그 안에 더 많은 것이 있는 줄 잠시 잊을때가 많다. “선생님 여름이 다 지나갔네요.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금년이 덜 더웠던 것 같아요.비가 많이 오고.그래도 여름이라고 섬에도 한번 갔다 오고 시골도 며칠 걸려서 갔다 왔어요.” “어디로……?” “전라도로 해서 경상도,강원도,충청도로 돌아왔지.버스 타고 다니는 재미로 한바퀴 빙 돌았어요.아무도 안 만나고 혼자 다녔어요.” ●겉으론 소탈…속으론 깔끔 나는 선생의 서재를 다시 한번 둘러본다.책이 많은데 참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선생은 이사온 지 1년 반쯤 되었다며 다른 사람 많이 주고 꼭 필요한 것만 들고 왔는데 그래도 찾기 힘들다고 하신다.역시 겉으로 소탈하고 속으로 깔끔한 분이다. “얼마 전에 내신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가 MBC의 ‘느낌표’ 도서로 선정되면서 사람들이 무척 관심을 가졌던 모양인데요.시는 많이 쓰시는지요?” “가능하면 시 이외의 글은 안 쓰고 시만 쓰고 싶어요.시를 쓸 시간도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으니까.” “시집은 언제쯤?” “당장은 못 내지만 내년에 전집을 낼 계획을 세우고있어요.” 나는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선생께서 펴내신 책도 많더라고 했는데,선생께서는 인터넷 정보가 엉터리가 많더라고 하신다.당신이 직접 내신 책은 스무 권 정도라나.그러나 나는 선생의 취향이 겉보기 이미지와는 달리 매우 지적이라고 생각해 왔던 터다.예를 들어 요즘 인구에 회자하는 작가 황석영씨의 ‘삼국지’ 이야기가 나오자 선생은 우리나라에 번역된 삼국지 판본들을 비교하면서 내심 다 평가를 하고 있지만 표현은 안 하시려는 태도다. 나는 선생께 드릴 짓궂은 질문을 준비해온 참이다.나는 웃으면서 말씀을 드렸다. “대통령 선거가 되면 후보들에게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그런 거 물어보잖아요? 시내버스 요금은 얼마고,전철은 얼마고,물어보지 않습니까? 저도 선생님께…” “시내버스는 700원이고 전철도 700원이지? 나이 먹으면 공짜로 타는데 나는 돈 내고 타요.카드 사가지고서.나까지 그럴 거 없지 않으냐는 생각 때문에.이번에 돌아다녀보니까 참 문제가 많아요.지방(시골)에 가보니까 한 70%가 결손가정이에요.부모 중에 하나가 없거나 부모가 둘 다 없어서 할머니 밑에서 크거나.굉장한 사회문제였어요.돈벌이가 없으니까 서울에 나가는데 서울에서 돈벌이 하다 보면 안 돌아와요.그러다 보면 아녀자들도 남편 따라서 도시로 나가는 거죠.아이들만 남아서 할머니 밑에서 크고.가난이 아직도 문제라는 거지.빈부격차가 엄청나게 심해서,과장된 표현을 하면 이러다가 우리도 남미나 필리핀처럼 사회의 깊은 갈등으로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IMF사태 이후로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없는 사람들 편에서 생각하는게 문학 “선생님 책이 많이 팔리는데요.그런 선생님께 서민들이나 민중의 삶에 관해서 여쭤보는 것이 아직도 유효한지 모르겠습니다.” “없이 사는 사람들 편에서 생각하는 것이 문학이 아닌가 생각해요.잘 살고 돈 많은 사람들 편에서 생각하는 게 문학이 아니라.문학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피해자일 수도 있고,소외 계층일 수도 있고,그런 사람들과 생각을 함께 할 때 문학이 정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닌가생각해요.또 어떤 면에서는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문학,그런 게 위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상벽이 있는 나는 이 대목에서 잠깐 숙연해졌다.짓궂은 질문으로 대화를 주제와 다르게 즐겁게 끌어나가려고 생각했건만 선생의 한 마디,문학은 없이 사는 사람들 편에서 생각하는 것이라는 말씀에 그만 다 잊어버린 듯했던,지나간 시대가 생각났던 것이다.요즘은 문학하는 마당에서 이런 말씀 듣기가 얼마나 어렵던가.‘삼국지’도 좋지만 문학이 문학하는 사람들만의 놀이가 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할 만한 때인 것이다. “지금도 서민이라든지 민중이라는 개념이 유효하다고 보시는지요?” “글쎄,옛날 같은 개념으로 똑같이 취급해서 서민이나 민중이라고 하면 안 되겠지요.그러나 오늘날에도 틀림없이 소외된 사람들이 많고 어떻게 보면 점점 더 이 빈부격차가 굳어지면서 옛날 같은 신분 상승은 더 힘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이 체제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민중이라고 봅니다.” ●전지구화는 ‘빈익빈 부익부’ 조장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이 세계가 자유롭게 통행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 구획이 되어서 계층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서로 잘 만나지도 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오히려 그런 기제가 더 정교하게 발달해 가고 있다는.” “지금 전지구화라고 하지만 전지구화라는 것이 정말로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만들고 돈 많은 사람은 더 돈 많게 만들고 힘 있는 사람은 더 힘 있게 만드는 거죠.미국이라는 나라는 더 거대해지고 약한 나라들은 더 조그맣게 되고.신자유주의라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얼마 전만 해도 자살자가 속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간접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만.그래도 뭔가 삶의 태도 같은 것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명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우리나라의 경우 사람들이 뭘 너무 급하게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빨리 모든 걸 다 하려고 하지요.천천히 하려는 생각을 잘 안 해요.전지구화가 되어서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죠.그런 엄청난 경쟁사회 속에서 느리게 사는 것,천천히 사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될 것 같아요.그런 것이 적어도 아름답게 사는 것이라는 인식 같은 걸 환기할 필요가 있어요.천천히 살고,낮게 보면서 살고,마주보면서 살고,그래야 되죠.요즘 다들 목소리 높여 사는 것도 너무 급하게 살기 때문에 그래요.이거 아니면 다 죽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죠.” “신문이나 방송에서 워낙 큰 돈이 문제가 되다 보니 가치관의 혼란도 심한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진실하고 성실하게 살아라,이렇게 말하면 너 바보 돼라 하는 소리로 알아듣는다고 해요.성실하고 정직하게 사는 것이 언젠가는 가장 잘 사는 것으로 통해야 하는데 뭔가 잘못된 거지요.그러나 세상이 불합리한 것은 그것대로 고쳐나가면서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면 잘 될 거라는 인식이 중요하게 여겨져야 합니다.부패해서 불안한 마음으로 사는 것보다는 돈 많이 못 벌어도 늙어서까지 편하게 사는 게 좋지 않겠어요? 모든 전직 대통령이 다 발을 못 뻗고 자지 않아요? 긍정적으로 보면 이런 상황을 과도기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이런 과정을 겪고 나서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로 가야지요.” “뭔가 다르게 사는 사람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사실은 많이 있습니다.남들이 생각하지 않고 돌보지 않는 농사에 매달려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고.내 주변에도 상당히 높은 공직에 있다가 나와서 사업을 했는데 그 재산을 다 나눠주는 사람이 있어요.그런 사람들 보면 또 우리 사회가 그렇게 잘못됐다 하는 생각은 안 하게 되죠.아직 사람들이 이웃을 생각하고 하는 걸 많이 봐요.” ●시민운동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일 주장해야 선생은 날카롭게 보시면서도 중용적인 데가 있다.말씀을 이어 요즘의 상황에 대해서도 옛날처럼 노동자는 선,기업가는 악이라는 식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면서,특히 대기업 노동자들은 자기 목소리만 높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밝히신다. 또한 시민운동도 큰 목소리만 낼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주장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러나 선생은 기본적으로 낙관적이다.젊은 날에 못 가본해외여행을 요즘에 다녀보면 우리나라만큼 사는 나라도 드물고 이렇게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나라도 많지 않단다.그런 선생께 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시(詩)가 살아갈 수 있다고 보시느냐는 우문(愚問)을 던진다. “시를 읽는 것이 삶의 전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시는 우리의 정신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지요.또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등이 심하니까 시의 역할이 아직도 있다고 봐야겠어요.” 말씀을 마치시는데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이 눈에 들어왔다.여쭈어 보니,나이가 들어가면서 옛날에 읽어봤던 감동적인 책들,읽고 싶었는데 다 못 읽은 책들을 읽으려고 하신단다.나는 잔주름 맺힌 선생의 두 눈이 오래 저렇게 맑게 빛나기를 속으로 빌었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시인 신경림 ●가장 낮춰서 가장 높은… 내가 재직하는 곳이 정릉동에 있는데 새삼스럽게 생각나는 것이 신경림 선생이 바로 정릉동에 사신다는 것이었다.친근하고도 단단한 말씀으로 집으로 오라신다.선생은 그렇게 소박하실 수가 없는데 정작 집을 찾아 들어가니 웬걸,선생 서재에 책이 너무나 정갈하게 꽂혀 있어 놀랐다.그런데도 선생의 연륜을 보여줄 만한 오래된 책은 정작 많지 않아서 궁금해 했더니,옛날에 군사정권 때 세 번씩이나 가택 수색을 당하고 좋은 책을 다 뺏기고 나서는 정나미가 떨어져서 새로 모으질 않으셨단다.그러고도 생겨나는 좋은 책들이나 서화들은 취미가 없어서 남들 다 주어버렸다고 하시는데,선생께서 무욕(無慾)하시다는 것은 알았지만 또 새삼스럽다. 작년인가 선생께서 내게 당신이 쓰신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를 보내주시면서 “방 선생,꼭 읽어 보시오.”라고 쓴 것이 우스우면서도 어렵게 느껴져 안 읽을 수 없었는데,늘 선생은 가장 낮아서 가장 높은 어른이다.인터뷰 마치고 선생께서 젊은 사람들 왔으니 고기라도 사주겠다고,어디 맛있는 고깃집 보아둔 데가 있으시다고,어딘가로 끌고 가서는 우리를 자꾸 먹이신다.덕분에 취재에 동행했던 시골 태생의 자취생인 작가 김신우씨가 배가 불렀다. ●사색으로 다스린 곡절 많은 삶 신경림은 길의 시인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몇 사람의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1936년 충청북도 중원 출생,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초등학교 교사,출판사 직원 등 젊은 시절은 세상을 널리 익히기 위한 나날이었다.그가 나루터에서,장터에서,산 위에서 한 말들은 다 시가 되었다.시집 ‘농무’(1973)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지만 그는 세상을 낮게 살아오면서 많은 주옥 같은 시집과 산문집을 냈고 ‘민요기행’(1985),‘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1998) 등 사람들에게 공감과 배울 것을 주는 책들을 엮어냈다.시집으로 ‘새재’(1979),‘달넘세’(1985),‘길’(1990) 등이 있고 1990년대 이후에도 꾸준히 시 창작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그를 가난과 농민의 애환을 그린 시인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 바탕에는 꾸준한 독서와 곡절 많은 삶을 다스리는 사색이 있음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 히스패닉·흑인 입대 유도하는 美軍/EBS다큐 ‘전쟁터가는 아이들’ 신분상승 미끼 이민자위주 파병

    “내 딸은 전쟁터에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대학에 가고 싶었을 뿐입니다.”(이라크전에 파병된 딸을 가진 한 어머니) 올해 초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전세계 여론의 비판을 산 원인 중의 하나는 그 파병군인 구성비였다.파병군인의 상당수가 미국 사회의 주구성원인 백인이 아닌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이민자 출신이었던 것.23일 방송되는 EBS ‘시사다큐멘터리’의 ‘전쟁터로 가는 아이들’편은 이민자 출신 아이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미국의 현실을 비판한다.영국 BBC가 만든 ‘미국의 학생병정들’을 바탕으로 했다. 모병제 국가인 미국은 입대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는데,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학 장학금이다.그리고 미국은 주니어 ROTC(이하 JROTC),즉 고등학교 군사훈련단을 운영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신병들을 모집한다. 반짝이는 제복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는 빈민가 출신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신분상승’의 기회다.그러나 이러한 입대 유도 지원책들은 미국 사회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아이들’은 JROTC를 운영하는 ‘브론즈빌’‘패러거트’등 시카고의 군사학교(고등학교 과정) 두 곳을 중심으로 이러한 논쟁을 살펴본다.JROTC의 ‘명분’은 군과 사회전반에 걸친 지도자 양성.그러나 ‘…아이들’은 “진짜 목표는 빈민 거주지역을 타깃으로 한 병력 모집 제도”라고 비판한다.실제로 시카고의 군사학교 일곱개는 모두 빈민 거주지역에 자리잡고 있고,특히 미국 내 최대 소수민족인 히스패닉 거주지역에 몰려있다. 미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아들을 둔 히스패닉계 이민자 헤수스씨는 “일단 안타깝기는 하지만,그래도 자식이 길거리에서 빈둥대는 것보다는 낫지 않으냐.”고 묻는다. 시민운동가 제니퍼 빙-카너씨는 “군사학교의 진짜 목표는 좋은 직업을 얻을 기회가 거의 없는 하층계급 출신 아이들을 제복과 대학등록금으로 유혹해 쉽게 신병을 모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여기에 부시 행정부는 올해초,국가의 지원을 받는 군사학교에는 의무적으로 군 입대 담당관을 두도록 하는 교육법 개정안을제출해 논란을 더욱 가열시켰다.EBS ‘…아이들’은 미국의 군사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교육받고 있는 두 자매를 통해 지원병 모집에 자원한 이민자 가족이 겪는 갈등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보여준다. 채수범기자 lokavid@
  • 英 국방부 자문역 변사체로 / ‘이라크WMD문건 각색’ 제보자

    |런던 연합|영국 정부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 문건을 각색했다는 BBC 방송 보도의 ‘취재원’으로 지목됐던 국방부 자문역 데이비드 켈리(사진·57) 박사가 18일 실종 하루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옥스퍼드셔 애빙던 소재 켈리 박사의 집으로부터 약 8㎞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켈리 박사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하고 그러나 “공식 확인을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켈리 박사의 가족은 그가 지난 17일 오후 산책을 나간 뒤 귀가하지 않았다며 실종신고를 했었다. 국방부에 의해 영국 정부의 이라크 무기 관련 각색 정보를 흘린 제보자로 지목된 켈리 박사는 지난 8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BBC 방송의 국방담당 기자인 앤드루 길리건 기자를 만난 적은 있지만 자신이 결정적인 취재원은 아니라고 증언한 바 있다. 길리건 기자는 지난 5월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토니 블레어 총리의 측근인 앨러스테어 캠벨 공보수석이 작년 9월 이라크 WMD 보고서 작성시 ‘이라크가 45분만에 생물·화학무기를 실전 배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었다. 이후 이 보도의 진위와 관련,영국 정부와 BBC간 공방이 가열됐고 국방부는 지난 10일 켈리 박사를 제보자로 지목하면서 BBC에 익명의 취재원을 밝힐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BBC 방송과 길리건 기자는 취재원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국방부는 켈리 박사가 허가 없이 기자를 접촉함으로써 ‘공무원 복무 규정’을 위반했으나 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켈리 박사의 부인 제니스 켈리는 남편이 BBC 방송 보도와 관련한 의원들의 조사를 받은 뒤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길섶에서] 하늘 보기

    빌딩과 아파트 숲에 묻혀사는 도회생활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하루종일 조그마한 사무실에 갇혀 컴퓨터와 살고,이동할 때 역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느라 하늘을 쳐다볼 여유와 겨를이 없다.아예 하늘을 잊고 산다는 게 옳은 듯싶다. 그러다 보니 세상은 온통 ‘살과의 전쟁’인데,늘 운동부족이다.나이 탓인지,시절 탓인지,친구들을 만나도 이제는 볼록 튀어나온 뱃살빼기가 화제다.하긴 허리띠 교체의 위기를 부쩍 느끼는 요즈음이다.집사람의 잔소리도 만만치 않고…. 그래,궁여지책으로 새벽 아파트 놀이터에 세워진 어린이 놀이기구를 이용해 윗몸 일으키기를 해본다.허리가 뻐근해오는 운동 뒤끝의 상쾌함도 그렇지만,기구에 누워 빙 에둘러 서 있는 아파트 숲 사이로 정사각형의 얼굴을 내미는 하늘을 바라보는 즐거움 또한 여간 아니다.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도,낮게 속삭여 보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시대는 잊고 사는 것이 너무 많다. 양승현 논설위원
  • 터키 6.4 강진… 150명 사망

    리히터 규모 6.4의 강진이 1일 새벽 터키 남동부 빙괼을 강타,최소 150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리 및 언론이 전했다. 터키 남동부 빙괼지역에 강진이 발생한 시간은 새벽 3시30분쯤.곤히 잠자던 시민들이 대피를 하지 못해 희생자가 많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4층짜리 초·중등학교 기숙사가 완전 붕괴돼 학생들의 희생이 속출,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새벽3시30분에 발생 희생 커 학교 기숙사가 붕괴된 곳에서는 구조요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생존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아나톨리아통신은 무너진 건물더미 아래에서 갇혀 있는 학생들의 목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건물 붕괴소식을 들은 수백명의 학생 가족들이 현장으로 몰려들어 군인들은 이들을 통제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지진 발생 뒤 약 70여명의 학생들이 구조됐으며 100여명이 아직도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25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지진 발생 당시 7살부터 16살까지의 어린이 198명이 건물 안에 있었다고 교장이 밝혔다. 도심의 다른 무너진 건물에도 100여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리 무너져 현장접근 어려워 지진이 강타한 빙괼은 수도 앙카라에서 동쪽으로 700㎞ 떨어져 있다.이곳은 지난 1971년 지진이 발생,900여명이 사망했었다. 이곳은 고지대에 위치한 농촌지역으로 높은 건물이 비교적 적고 주민 대다수는 쿠르드족이다.그동안 터키 정부군과 자치를 요구하는 쿠르드족 반군과의 싸움이 빈번히 발생하기도 했다. 1일 발생한 첫 강진은 17초간 진행됐으나 이후 100여 차례의 여진이 발생,건물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구조 당국은 시민들에게는 붕괴를 우려,손상된 건물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페이줄라 카라알산 빙괼시장은 최소 25개의 건물이 무너졌으며 도심에 있는 다리 하나가 붕괴됐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많은 구조요원들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특히 빙괼주가 삼림이 우거진 산악지역이라 도심에서 떨어져 있고 인구수가 적은 곳의 구조에는 수일이 걸릴 전망이다. 인근 수개 마을은 지진 발생과 함께 전력공급이 중단됐다.또 전화선도 끊겨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됐고 휴대전화도 불통이다.특히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시멘리 마을은 멀쩡한 건물이 하나도 없다고 NTV가 생존자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전력공급 중단·휴대전화 불통 빙괼 수비대는 이미 복구작업에 착수했으며 앙카라 수비대 일부가 복구지원을 위해 빙괼로 출발했다.부상자들은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으며 의사들은 “의료품,인원 등 모든 것들이 부족하다.”며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터키적신월사는 사건 발생 직후 텐트 3000개와 1만 5000장의 담요를 긴급수송했다.긴급 각료회의를 마친 레셉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도 현장을 방문,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전경하기자·외신 lark3@
  • 조합 - 학교 재건축 ‘돈 겨루기’ / 공사장 한복판 4년동안 수업?

    서울 송파구 잠실3단지에 위치한 영동여고가 재개발이 시작되면 ‘나홀로’학교가 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게 됐다.사방을 빙 둘러싼 71개동 3280여 가구의 주민들은 재건축을 코앞에 두고 이삿짐 꾸리기가 한창이다. 하지만 학교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4년간 포클레인 등 공사 굉음 속에서 수업을 해야 할 상황에 몰려 있다. 잠실3단지는 8월14일까지 이주를 매듭짓고 이튿날부터 곧바로 철거작업에 들어가게 된다.연말까지 철거를 마친 뒤 아파트 공사를 내년 4월 초에 시작하면 2007년 하반기에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영동여고는 철거공사를 100일 남짓 앞두고 부지 이전은 물론 재건축조합측과 공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한마디 논의조차 없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이전비용등 이견 합의못해 이해 당사자인 학교법인 효송학원과 조합측의 의견이 너무 달라 여름방학 기간에 합의가 될지도 지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학원측은 시공사와 조합의 비용부담으로 단지 외곽으로 이전토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반면 조합측은 120억∼150억원이 들어가는 사립학교의 이전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이런 문제가 불거지면서 올 들어서만 70여명이 전학을 가는 등 정원 1800여명에 200여명이나 모자라는 형편이다. 영동여고측은 잠실3단지에 대한 서울시의 기본계획이 확정되기 전인 2000년 송파구 문정동으로 이전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조합에 협조를 요청,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때마침 단지내에 초등학교 부지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었던 터여서 굳이 새 땅을 찾지 않아도 돼 학교문제는 해결될 참이었다.하지만 재건축 논의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시 교육청이 “지역에 고교가 모자라니 그 자리에 두는 게 좋다는 결론이 났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이 와중에 2001년 9월 재건축계획이 확정,고시되면서 영동여고 문제가 공중에 떠버렸다. ●학교측 “공사 강행땐 법정투쟁” 한 교직원은 “아무리 소음,먼지를 막는 시설을 만들겠다지만 공사장 한복판에서 5년 가까이나 어떻게 수업을 하겠느냐.”면서 “원인 제공자인 시공사와 조합측이 이전비용을 일체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공사가 강행될 경우 소음측정 장비를 운동장 주변 8곳에 설치해 이를 근거로 법정으로 끌고 가겠다고 벼르고 있다.까다롭게 규정된 학교지역 기준치를 넘어설 게 뻔하다는 얘기다.A씨는 “공립인 경우엔 피해를 감수하면서 교육청 방침에 따르면 그만이지만 사립명문인 우리가 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8월 철거공사… 학생들 전학 행렬 반면 조합은 오랜 숙원인 재건축사업을 영동여고 때문에 수년간 늦추게 되는 설계변경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조합장 이모(57)씨는 “정작 학생들의 피해를 키우는 쪽은 소음방지 등 대책 논의에 응하지 않는 학교측”이라고 맞받아쳤다.법무사 김제율(48·서초구 서초동)씨는 “대다수 학생들이 아파트단지 주민의 자녀들이라는 점에 비춰 학교측의 조합에 대한 이전비용 부담 요구는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음,먼지 등 공사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도록 요청한 뒤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이유를 들어 공사중지 가처분소송을 낼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절차상 문제가 없는 재건축 과정에 깊숙이 간여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라며 곤혹스러운 입장이다.학부모들은 교육부 등 관계당국이 대책 마련에 힘을 모으라고 촉구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영원한 기념일’

    우리는 어떤 순간을 기억하고,기념하는가.나는 결혼한 날,아이를 낳은 날을 기념하고,신춘문예 당선 통지 전화를 받던 순간을 기억한다.그리고 처음으로 싱글타수를 기록할 뻔한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17번홀까지의 기록은 8오버파.남은 한 홀을 보기로 마무리하면,생애 첫 싱글의 순간이 도래하는 것이다.18번홀은 그리 길지 않은 파5 홀.두번째 샷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세번째 샷으로 워터 해저드와 벙커를 뛰어 넘고,그린에서 2퍼트로 마무리를 한다면 80타가 될 것이다.힘을 빼고 5번 아이언을 쳤다.벙커 입술을 때린 공은 주춤거리다가 뒤로 구르더니 모래밭에 빠진다.손금의 고랑에 땀이 고인다.장갑을 벗어 뒷주머니에 찌르고,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러 땀을 닦고,눈을 질끈 감고 샌드웨지를 휘둘렀다.공은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에지에 걸린다.“제발 핀에 붙어 주십사.” 기도를 드리고 어프로치 샷을 시도한다.짧다.공과 핀까지는 어림짐작으로도 2m가 넘는다. “기브를 드릴게요.” 절망하는 내 표정을 읽은 동반자의 위로였다.“그런 식으로 첫싱글을 하면 찜찜하죠.” 잔디의 결을 살피고,그린의 지형을 탐색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첫 싱글을 이룩하는 퍼트를 보기 위해 갤러리가 그린을 에워싸고 있다.말해 무엇하랴.나는 싱글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했다.그 뒤로는 팔꿈치에 부상을 당해 실력은 점점 줄기만 했다. 싱글타수는 밥먹듯이 치지만 아직 홀인원은 못해본 친구가 있다.만약에 홀인원을 한다면 그 날을 제삿날로 삼아달라고,친구는 후손에게 미리 유언을 남겼다. “골프를 하다가 그린 위에서 죽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한 미국의 가수 빙 크로스비는 퍼팅을 하다가 그린 위에서 영면했다.한국에서도 일년이면 서너명씩은 그린 위에서 퍼팅을 하다가 쓰러진다고 한다.그렇게 심장마비를 일으킨 퍼팅은 버디를 노린 퍼팅이었을까,수천만원의 상금이 걸린 퍼팅이었을까,나처럼 평생 소원인 싱글 스코어를 향한 애달픈 퍼팅이었을까. 나이가 들면서 드라이버 샷의 거리도 짧아지고,잔디를 밟는 횟수도 줄었다.가뭄에 콩 나듯이 8자를 그린다.내가 만약에 싱글스코어를 기록하는 날이 온다면,나도 그 날을 나의 영원한 기념일로 삼고 싶다.마지막 퍼트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을 것이 당연하므로….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부시의 전쟁/기업 내핍경영 더 조인다...초긴축 장기전대책 가동

    ‘줄일건 죄다 줄여라.’ 단기전으로 끝날 것으로 점쳐졌던 미·이라크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내핍 경영’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장기전이 될 경우 고유가와 환율 불안,수출 차질,원가부담 가중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추가 대책 마련에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소모성 경비 삭감 확대와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무차입 경영 전환,한계사업 정리,원가 절감 등 중·단기 대책을 섞어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애쓰고 있다.대기업들은 시나리오별 경영 단계를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소모성 경비와의 전쟁 현대·기아자동차는 임직원의 정신 재무장을 통한 긴축경영에 돌입했다.임직원들이 위기의식 및 긴장감을 갖지 않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수출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과도한 술자리와 골프를 자제하라는 엄명도 떨어졌다.소모성 경비지출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여보겠다는 것이다.물론 업무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뜻도 들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각각 매일 오전 사장 주재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황에서 임직원의 정신무장이 필요하다.”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수록 경비지출이 더 줄어들 전망”고 말했다. LG화학도 부서별 예산을 20% 가량 줄이기로 했다.이에 따라 해외출장비,접대비 등 소모성 비용이 대폭 삭감됐다. ●무차입 경영-한계사업 정리 ‘승부수’ LG상사는 LG에너지 등 LG계열사 4곳의 보유주식을 팔아 ‘빚없는’ 경영을 실현하기로 했다.지난해 말 현재 3000여억원에 달했던 차입금을 올해 안에 모두 상환,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계획이다. 관계자는 “금융비용을 줄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주식을 모두 매각할 계획”이라며 “자산운용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해 무차입 경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빙그레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라면 사업을 완전 정리키로 했다. 관계자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라면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아 이참에 완전 정리키로 했다.”면서 “전체 매출이 일시 감소할 수 있으나 상당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빙그레는 지난해 라면부문에서 320억원의 매출에 3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1986년 라면사업 시작 이후 거의 매년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노선 필요없다.’ 대한항공은 1차 국제선 노선 구조조정에 이어 최근 2차 구조조정을 발표했다.카이로 노선은 오는 5월까지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뉴욕·방콕·싱가포르 노선은 감편 운항키로 했으며 탑승률이 저조한 LA·도쿄노선은 비행기 기종을 축소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항공수요 감소에 따라 국내선 감편 운항과 괌노선 6개월 운항 중단을 이달 말부터 실시한다.관계자는 “미·이라크 전쟁 상황에 따라 순수 운항 비용조차 건지지 못하는 노선은 추가로 중단하거나 감편운항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곧 기회다.’ 삼성SDI는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이 시기가 오히려 기업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원가절감,부품수 축소,국산화,효율성 향상 등에 골몰하고 있다. 벽걸이TV용 초대형 디스플레이인 PDP 모듈의 경우,기존에 전량일본에서 수입해 온 유리기판 절연재료와 영상신호 전달 핵심부품을 최근 국산 자재로 대체,연간 약 5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또 2차 전지 핵심 원료의 구매선을 미국 등으로 다원화,연간 60억원 정도를 절감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원가절감 등을 중점 논의하는 ‘다기능팀’을 최근 상설화했다. 산업부 종합 golders@
  • 빙어낚시 명소 소양호 입맛·손맛 한번에

    “야! 빙어다.” 강원도 인제군 소양호 상류 신남선착장 앞 얼음판.얼음구멍을 둘러싸고 쭈그리고 앉아 이제나 저제나 빙어를 기다리며 몸을 꼬던 아이들이 새끼손가락만한 빙어 한 마리가 낚싯줄에 달려 올라오자 자지러질 듯 좋아한다. 어린아이를 둔 가족에겐 겨울철 추억거리로 빙어낚시만한 게 없다.비싼 낚시도구도,별다른 기술도 필요 없다.3000원짜리 견지낚시 하나씩 들려 미끼만 끼워주면,얼음구멍에 낚싯줄을 드리우고 군소리 없이 빙어를 기다린다. 빙어(氷魚)는 글자 그대로 얼음물고기다.봄부터 가을까지는 수온이 낮은 물속 깊숙한 곳에서 살다가 겨울철이면 수면 가까이 올라와 얼음 밑에서 산다고 해 빙어란 이름이 붙었다.10월이 되면 다 자랐다가 얼음이 얼 때쯤 가장 고소한 맛을 내는데,비늘이 없고 크기가 작아 민물고기 중에선 드물게 통째로 즉석에서 회로 먹는 어종이다. 반투명하면서 속이 비어 있어 공어(空魚)라고도 하는데,충북 제천 지역에선 아직도 공어란 표현을 더 많이 쓴다.이곳에선 해마다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공어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빙어낚시는 간단하다.먼저 인근 낚시점이나 슈퍼 등에서 견지낚시 세트와 미끼를 산다.견짓대와 낚싯줄,낚시바늘을 포함한 세트 값은 3000∼4000원 정도.플라스틱으로 만든 릴대도 5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미끼는 한 통에 2000원 정도 하는데,한 가족이 온 종일 쓸 만큼 충분하다. 얼음판에 자리를 잡으면 끌을 이용해 지름 한뼘 정도 크기의 구멍을 뚫는다.끌은 인근 낚시점이나 옆사람에게 빌리면 된다.빙어잡이용 낚싯줄엔 바늘이 7개 달려 있는데,바늘마다 살아 있는 구더기 꼬리부분을 꿰어야 한다.몸통 부분을 꿰면 구더기가 금방 죽어 빙어를 유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낚싯줄 끝에 달린 봉돌(납덩이)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줄을 풀었다가 찌를 이용해 봉돌이 60∼90㎝ 정도 뜨도록 한다. 찌가 쏙 들어가면 빙어가 걸렸다는 신호.살짝 채어 올리면 된다.너무 세게 채면 빙어 입이 떨어져 나가므로 주의해야 한다.빙어는 주로 무리를 지어 다니며 먹이활동을 하는데,수심이 깊은 골 지역에 많다.자리에 따라 다르지만 서너시간 동안 수십마리는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다. 잡힌 빙어는 즉석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쌉쌀하면서도 상큼한 오이향을 내는 게 특징.야채를 썰어 넣어 빙어와 버무린 무침회도 맛있다. 살아 있는 것을 통째로 먹기를 꺼리는 여성이나 아이들은 튀김을 좋아한다.요즘엔 아예 식용유와 튀김가루를 미리 준비해 즉석에서 튀겨먹는 사람도 있다.인근 식당에선 회와 튀김 외에 빙어를 간장에 달게 조려내기도 하는데,달착지근하면서 고소한 맛이 밥 반찬으로 그만이다. 얼음구멍을 둘러싸고 옹기종기 앉아 빙어회와 튀김을 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이다 보면 하루가 짧기만 하다.소양호에선 인근 주민들이 얼음썰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잠시 낚시를 접고 아이들과 함께 썰매를 타며 동심에 빠져보는 것도 재미 있다. 소양호 신남선착장에 가려면 44번 국도를 따라 양평,홍천을 지나간다.인제에 가까이 이르면 왼쪽에 소양호 상류가 나오고 신남선착장이 보인다. 글·사진 인제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 가이드 ●빙어낚시 준비물 낚시세트와 미끼등은 낚시터 인근 낚시점에서 구입하면 된다.낚시터 입구보다는 홍천에서부터 길옆에 늘어선 낚시점 등에서 사야 좀더 싸다.동상을 입지 않도록 두꺼운 외투와 모자,장갑은 필수.작은 아이스박스나 스티로폼,돗자리 등 깔고 앉을 만한 것도 준비하자.얼음판 위에 돗자리를 펴고 끓여 먹는 라면 맛도 일품이다. ●숙박 선착장이 있는 남면 신남리 일대에 구림장(033-461-6017),국제여관(〃-461-6172) 등 여관이나 소양호민박(〃-461-7927) 등 민박집을 이용하면 된다. ●주변 가볼 만한 곳 기린면 방동리의 방태산 자연휴양림과 북면 용대리의 용대 자연휴양림이 가볼 만하다.방태산 휴양림(033-463-8590)은 구룡덕봉과 주억봉 계곡이 만나는 곳으로,천연림과 낙엽송 인공림이 어우러져 겨울철이면 눈덮인 설경이 찬탄을 자아낸다.특히 마당바위와 2단폭포 인근 경치가 포인트다.숙박할 수 있는 휴양관과 산책로 등을 갖추고 있다. 진부령 정상 부근에 위치한 용대 휴양림(〃-462-5031)은 설악산과 동해로 통하는 46번 국도와 접해 있다.매봉산,철정봉으로부터 형성된 계곡을 따라 흘러온 물이 휴양림 중앙으로 흐르고 있어 숲과 조화를 이룬다. ★여기도 잘 잡혀요 소양호 이외에도 강원도의 춘천호,의암호,파로호 등 대형 호수들은 모두 손꼽히는 빙어낚시터다. 특히 춘천호는 서울과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2월 말까지 얼음낚시가 가능하다.동틀 무렵과 해질 무렵에 많이 낚이는데,씨알이 굵어 회보다는 튀김으로 즐기기에 알맞다.경춘국도를 따라 화천호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면 된다.문의 강변낚시(033-263-2884). 충북 진천과 음성에도 빙어를 낚을 만한 저수지가 많다.연곡지,백곡지,사미지,사정지 등이 손꼽히는 빙어터.그중에서도 사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알짜 낚시터로 수질이 깨끗하고 수온이 차 고소한 빙어 맛이 최고로 꼽힌다.문의 진천 중부첫낚시(043-532-0151). 음성의 사정지는 음성에서 괴산방면으로 이어지는 지방도 옆에 있다.13만여평에 달하는 대형 저수지다.접근성이 좋아 사람들이 많이 몰려 복잡한 게 흠.좀 한적한 데를 찾아 인근의 하당지나 구인지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문의 음성 털보낚시(043-882-2888). 서울 인근에선 강화도의 분오리지나 장흥저수지가 찾을 만하다.주말이나 휴일엔 사람들이 몰려 손맛을 제대로 보기 어려우므로 주중에 찾는 게 유리하다.
  • 2000년 성씨·본관 조사/ 한국인 5명중 1명 金씨

    우리나라 사람 다섯명 가운데 한 명은 김(金)씨다. 이(李),박(朴),최(崔) 등 상위 10대 성씨의 비중은 전체의 64.1%에 이른다.경(京),빙(氷),삼(杉),엽(葉),예(乂),우(宇),원(苑),즙(汁),증(增) 등 11개 성씨가 새로 발견됐으나 성씨당 인구는 100명 미만이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인구주택총조사 성씨 및 본관 집계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86개 성씨(귀화인 제외),4179개 본관으로 구성됐다.이 가운데 김씨는 992만 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1.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다음은 ▲이씨 14.8% ▲박씨 8.5% ▲최씨 4.7% ▲정(鄭)씨 4.4% 순이었다. 이들 10대 성씨의 순위는 지난 85년 첫 조사 때와 변동이 없었으나 비율은 0.4%포인트 감소했다.또 오(吳),한(韓),신(申),서(徐),권(權),황(黃) 등을 포함한 20대 성씨의 인구비율은 전체의 78.2%로 15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줄었다. 귀화인들의 성씨는 중국계 83개,일본계 139개,필리핀계 145개,기타 75개 등 모두 442개였다. 본관별 인구는 ‘경주’ 482만명,‘김해’ 448만 7000명,‘밀양’ 340만 4000명,‘전주’ 321만 4000명,‘진주’ 137만 3000명,‘안동’ 125만 9000명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성씨 본관의 인구는 김해 김씨가 412만 5000명(9.0%)으로 가장 많고 밀양 박씨(6.6%),전주 이씨(5.7%) 등이 뒤를 이었다. 주병철기자 bcjoo@
  • 6개 칼럼 필진 바뀝니다

    오늘부터 녹색공간·CEO 칼럼등 편집자문위원 7명도 새로 초빙 대 한 매 일 대한매일 오피니언면이 더욱 새로워집니다.오늘부터 ‘녹색공간’,‘CEO칼럼’등 6개 칼럼의 필진을 교체합니다. ■ 전영우 국민대 교수 등 5명이 쓰는 환경칼럼 ‘녹색공간’은 환경을 생각하는 삶과 생명존중 사상의 체취를 느끼게 해드릴 것입니다. 임승남 롯데건설 사장 등 4명의 CEO가 쓰는 ‘CEO칼럼’은 매일 기업경영 최일선에서 부딪치는 어려운 과제들을 극복하는 노하우와 경영혁신의 생생한 현장체험을 담아낼 것입니다. ■ 30대 필진이 절반을 차지하는 ‘인터넷 스코프’에서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인터넷 세상의 구석구석을 찍어내 날카롭게 분석하고,대안을 모색할 것입니다.현직 대학신문 기자들이 주축을 이루는 ‘젊은이 광장’은 신세대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그리고 그들의 꿈과 열정을 담아냅니다.이밖에 ‘마당’에서는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등이 우리 사회의 문화현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견해를 제시할 것입니다. ■ 최선열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장,황필홍 단국대 교수,신우재 전 한국언론연구원장 등 교수,언론학자,대학생 등 7명은 ‘편집자문위원칼럼’의 새 필진으로 참여합니다.이들은 독립언론으로 다시 태어난 대한매일을 분석·평가하고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입니다. ●녹색공간 전영우(국민대 전산정보원장,산림자원학) 박남준(시인,우진문화공간관장) 조명래(한국도시연구소장,내셔널트러스트 운영위원장) 최성각(풀꽃세상 사무처장) 박병상(인천 도시생태연구소장) ●CEO칼럼 임승남(롯데건설 사장·사진 6면) 이희국(LG전자 사장) 김종욱(우리은행 수석부행장) 김주형(CJ 사장) ●인터넷 스코프 손연기(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서진우(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권만우(부산경성대 교수) 김명기(이뉴스네트웍 대표) 황용석(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이연희(강릉대 한국어학당 강사) ●젊은이 광장 임지혜(명지대신문사 편집장) 김수민(연세대 인터넷칼럼니스트) 서주원(이화여대 웹진DEW 편집장) 설원민(전북대신문사 대학부장) 장서윤(한국외대신문사 교육부장) ●마당 강인구(정신문화연구원 명예교수) 김창남(성공회대 교수) 김혜경(도서출판 푸른숲 대표) 유용주(시인) ●편집자문위원 칼럼 신우재(전 한국언론연구원장) 최선열(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장) 황필홍(단국대 철학과 교수) 라윤도(건양대 문예영상창작과 교수) 이상경(현대리서치연구소 대표이사) 김덕모(호남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제윤아(서울여대 학생)
  • 여배우 헐리 “아들양육비 안받겠다”

    (런던 연합) 영화 ‘오스틴 파워'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배우 엘리자베스헐리(38)가 자신의 친아들에 대해 연간 10만파운드(1억 9000만원)의 양육비를 대겠다는 백만장자 스티브 빙(37)의 제안을 거부했다. 17일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고등법원은 “아들 데이미언(18개월)이 18세가 될 때까지,또 다른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빙은 내년 1월1일부터 연간10만파운드의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빙은 아들을 위해 “후한 지급”을 하게 된 것이 기쁘다며 수락할 뜻을 밝혔으나 헐리는 “그 돈은 필요하지도 않고 환영받지도 못한다.”며 깨끗이 거절했다. 뉴욕 부동산 거물의 손자로 영화 제작자로도 활약하고 있는 빙은 헐리가 지난해 임신 중인 아이의 친부로 자신을 지목하자 “그녀가 임신했을 무렵 나와 ‘독점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은 아니다.”고 발뺌해 영국 대중지들의 빈축을 산 바 있다. 이후 빙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결국 헐리가 출산한 데이미언의 친부임이 확인됐다.
  • 책/ 펭귄의 계약 - 우화로 배우는 ‘시스템 사고’

    펭귄·대합·바다코끼리.이들의 물고물리는 이야기로 복잡한 학습조직 이론을 설명한다는 건,기발한 작업임에 틀림없다.바다 생물들의 귀여운 그림을 곁들인 책 ‘펭귄의 계약’(데이비드 허친스 지음,박선희 옮김,바다출판사펴냄)은 ‘시스템 사고’(System Thinking)이론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주는 ‘경영학습 우화’다. 빙산 위에 한무리의 펭귄이 모여 산다.바다 깊숙한 곳에 사는 대합을 배불리 먹어보는 게 소원이지만 그럴 수가 없다.펭귄은 오래 잠수할 수가 없어서다.궁리 끝에 바다코끼리를 불러들여 코끼리가 따온 대합을 실컷 먹게 됐으나 새로운 난관에 부딪힌다.소문을 듣고 이웃나라 펭귄들이 몰려오고 순식간에 바다코끼리들도 불어나더니 시끄러운 영역다툼이 일어나고 말았다.이들은 어쩔 수 없이 경영 컨설턴트까지 불러들이는데….‘시스템 사고’란 전체를 짚어봄으로써 복잡한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조직이론법.사물 자체보다는 사물끼리의 관계에 주목,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고 책은 귀띔한다.지은이는 미국의 조직학습 및 조직변화이론 전문가.7500원. 황수정기자 sjh@
  • [대~한민국 24시] ‘노인천국’ 종묘광장

    ‘환갑을 훌쩍 넘긴 당신의 외로운 아버지는 오늘도 어느 공원 한 구석에서 짝을 찾고 있을지 모른다.’3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훈정동 90 종묘 앞 광장.어떤 이들은 이곳을 종묘공원으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아무튼,이 무렵 종묘 입장권 매표소 앞 잔디밭에서는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다.앉은 이들도 빈 페트병을 두드리며 장단 맞추기에 골몰했다. 덩실 더덩실 돌아가는 춤판의 주인공은 남녀 노인 8명이었다.옆에 나뒹구는 술병이 말해주듯 얼굴은 불그레 물들어 취기가 오른 모습들. 노인 쉼터의 ‘원조’는 종묘에서 버스한 정거장 거리인 종로3가 탑골공원(파고다공원)이지만 지난해 3월부터 독립운동 발상지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새 단장을 하느라 1년간 폐쇄하면서 ‘놀이터’로는 잊혀져 버렸다.그렇다고 새 둥지를 멀리서 찾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낙원동’이라 부른다= 이 역시 인근 동네 이름이 낙원동이어서 잘못 붙여진 것.하지만 적어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 아직까지 ‘토’를 다는 이는 없다. 해가 일찍 뜨는 요즘 4만2000평에 이르는 드넓은 광장의 하루는 오전 8시쯤 하나 둘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열린다.이날도 신문지나 두툼한 마분지,바둑·장기판 등을 옆구리에 낀 노인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바삐 날갯짓을 하는 비둘기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지건만 노인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오죽 몸을 기댈 곳이 없는 형편이라면 약간은 찌뿌드드한 날씨에 움직이기가 수월찮은 노구를 이끌고 벌써부터 도심 광장까지 찾아왔을까.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이곳도 결국 그들에게 ‘낙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금세 깨닫게 된다. 그러나 어쩌면 이 광장이 마지막 남은 ‘노인 천국’인지도 모른다.아니나 다를까. 오전 10시쯤 되자 광장 구석구석에 놓인 벤치는 이미 만원사례를 이뤘다.가져온 신문지나 마분지 등을 벤치에 깔고 앉은 노인들은 이제야 ‘동지’를 만난 기쁨으로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동시에 소란스러워졌다. 노인들은 화장실에 갈 때도 벤치에돌을 하나 올려놓곤 했다.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영역 표시’를 해놓는 것. 한 노인이 옆자리로 눈을 돌려 ‘까치’담배를 사러 인도(人道)의 매점을 다녀왔는데 한개비에 100원이나 하더라고 넌지시 말을 건네며 대화를 청했다. “내 나이쯤 돼 보이는데 자녀가 몇이오?”“아들만 둘인데 집 한채씩 물려줬지요.”“그렇다면 자식들에게 제법 대접받고 살겠는데….”“그게….” 몇년 전만 해도 사업이 번창해 한때는 10억원대의 돈을 다루기도 했다는 A(73)씨는 “잘 나가던 시절엔 부도란 말은 내 사전에 없다고 생각했는데,방심한 게 탈이었는지 그만 당하고야 말았다.”면서 “막상 돈이 떨어지자 사회는 물론 식구들조차 그리 달갑잖은 눈치”라고 단골로 광장에 나오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광장은 작은 ‘공화국’= 끼니를 때워야 할 낮 12시.웬 일인지 많은 노인들이 꿈쩍도 않은 채 자리를 지켰다.더러 아낙네들이 머리에 받치고 나르는 김밥이나 떡 따위를 느릿느릿 삼켰을 뿐이다.길 옆 ‘24시간 포장마차’에서 비스킷 몇 조각,또는 삶은 달걀 등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이 늘어만 갔다. 이같은 상인이나 종교 전도자들이 많은 것은 인파로 북적대기 때문에 ‘약발’이 먹힌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뜻일 게다.사람들은 이곳에도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고 자랑을 늘어 놓듯 말하곤 한다. 점심시간을 다른 곳에서 보내고 뒤늦게 광장에 출연하는 ‘오후반’의 가세로 이젠 발 디딜 틈조차 없어질 무렵 내기 바둑이나 장기판 구경에 ‘단물’이 빠지면 노인들은 ‘쇼핑’에 나선다.‘호르몬을 생성해 온 몸에 다 좋다.’고 선전하는 만병 통치약을 파는 곳도 몇 군데 된다.깔끔한 노인들은 광장 한복판에만 2∼3곳 되는 구두 수선소에서 반짝반짝 광을 내거나 닳아빠진 굽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오후 1시20분쯤 이번엔 40대로 보이는 신사가 확성기를 들고 전도를 위한 설파를 시작했다.종교를 가져야 축복받는다는 말에 말쑥하게 차려 입은 백발 노인은 “선생 말대로 신(神)이 존재한다면 왜 멀쩡한 사람들을 물난리로 고생시키고,노인들을 버림받게 만드느냐.”고따져 물었다.설교하던 사나이는 몇 마디 응수를 하다가 지쳐버린 듯 어디론가 사라졌고 대신 기독교 신자인 다른 노인이 끼어드는 바람에 무신론 시비는 급기야 일파만파로 번지고 말았다. 이곳엔 이밖에도 조금 특별한 게 있다.바로 ‘박카스 아줌마’.저마다 들고 다니는 크고 작은 가방은 음료로 가득 차 불룩 튀어나온 게 특징이라면 특징으로 꼽힌다.‘박카스 드세요.’라며 손님을 끄는 게 보통이다.하지만 요구르트도 많이 판다. 음식이나 음료를 판매하는 통로는 이른바 ‘일천냥 가게’인 셈이다.요구르트 가격은 500원.비싼 이유는 ‘팁’이 붙기 때문이다.여성이 드물다 보니 이성(異性)으로서 말 동무가 돼 주는 대가다.만약 술을 같이 하고 싶으면 ‘위험수당’까지 합해 1만원 정도를 팁으로 내놓아야 한다. ◆가슴은 아직 뜨겁기만= 잔디밭 춤판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를 무렵인 오후 4시30분쯤 광장 관리사무소 앞에서 갑자기 싸움판이 벌어졌다.하루에도 심심찮게 열리는 ‘시국 강연회’가 비화된 것이다. 1시간 전 관리사무소 옆 종로국악정소광장에서 열린 강연회는 사뭇 진지하게 출발했다.70세쯤 되어 보이는 첫 출연자를 중심으로 빙 둘러싼 청중은 족히 100명은 됐다.노인은 “각 정권에 워낙 속아 살아온 국민들이라 서로 믿지 못해 헐뜯는 습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젠 나쁜 얘기는 서로가 하지 않기로 하자.”고 제안했다. 시간이 흐르자 이제까지 듣기에 열중하던 청중들은 옆 사람들과 짝을 지어 소주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말하자면 분임토의가 이뤄진 셈. 모두가 흥미진진하게만 여기던 강연이 변질된 것도 이 대목에서 비롯됐다.한 노인이 “정권이 바뀌면 보복한다더라.”며 한 마디 불쑥 내뱉은 게 화근이었다.청중 가운데서 “누구한테 여당 편 들라고 하느냐.”는 가시 돋친 말이 쩌렁쩌렁 울려나왔다. 상대가 “그게 편 들라는 말이냐.그렇게 보는 당신이야말로 특정 정당 손들어주기야.”라고 하자 건너편에서도 “무식한 놈”이라고 맞받아쳤고 결국 멱살잡이로 이어졌다.어떤 이는 이를 다들 나라 걱정이 많은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오래 입어 해진 셔츠의 단추가 모두 날아가면서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1시간이 넘도록 다툼은 계속됐지만 볼썽사나운 싸움판만 있는 건 아니다. 7∼8시가 되면 그나마 가족들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급해졌거나 돌아갈 곳이 있는 노인들은 이제 하나 둘씩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도 술이 고픈 노인들은 포장마차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또 캄캄해진 벤치에서는 요즘 유행어로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도 심심찮게 발견된다.이따금 치마를 살짝 들어올리면서 유혹해 오는 ‘박카스 아줌마’의 손을 떨치지 못한 것.물론 이러한 유혹은 대낮에도 없지 않다. 여관행에 드는 기준비용은 3만원이다.그러나 역시 에누리 없는 장사는 없는 법.‘있어 보이는’사람이라고 여겨지면 5만원까지 치솟지만,반대 경우라면 값은 형편에 따라 1만원 안팎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목수 일을 한다는 C(62)씨는 “보통 ‘○○동 아줌마,△△ 여사’로 불리는 매춘부들끼리는 서로가 알아보는 눈치”라면서 “나이가 주로 50대 안팎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이 가세해 10여만원을 받고 소개비를 떼 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가뜩이나 시대가 낳은 갖가지 시련을 헤쳐온,오늘날 어르신들의 하루는 이런저런 해프닝 속에 힘겨운 표정으로 지나가고 있었다.‘당신도 늙어 보라.’고 꾸짖는 듯이 말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 한반도 기상이변 왜 오나/ 온난화로 생긴 中대륙 고온기단탓

    최근 몇년간 한반도에는 장마기간에 비가 거의 오지 않다가 장마가 끝난 뒤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2차 장마’현상이 뚜렷하다.올해에는 장마기간 강수량의 1.6배가 넘는 비가 ‘2차 장마’기간에 쏟아졌다.‘가을 장마’라고도 불리는 ‘2차 장마’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발생한다는 분석이다.일부 기상학자는 ‘장마 이후 호우’ 현상이 자주 발생하자 아예 ‘장마’라는 용어 대신 ‘여름 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을장마 원인과 대책 ◆2차 장마 원인- 기상청은 98년 이후 강화되고 있는 ‘2차 장마’현상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중국 내륙지역의 지면온도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7월 이후 지면이 가열되면서 몽골을 중심으로 중국 북부내륙 지역에 형성된 상층 고압대가 기류의 동서 이동을 억제하고 남북간 열교환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 고압대는 남쪽의 더운 공기를 북쪽으로 옮기고,북쪽의 차가운 공기를 고기압의 동쪽에 위치한 동아시아 지역으로 강하게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중국 내륙의 고온경향이 지속되면서 장마기간에는 중국에서 접근하는 따뜻하고 건조한 대륙 기단의 영향으로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인다. 그러나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으로 수증기의 양이 늘어나는 7월 하순 이후에는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와 우리나라 부근의 기층이 불안정해지면서 국지성 호우가 자주 내린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장마 뒤 호우가 발생하는 여름철 기후 형태가 앞으로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피해와 여파-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장기간의 호우로 16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8172억 35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계속되는 비로 전국 대부분의 유명 피서지는 ‘개점 휴업’상태였고,일사량 부족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빙과 등 여름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도 울상이었다.하지만 비 때문에 외출을 삼가는 시민들로 백화점 매출액은 다소 줄어든 반면 홈쇼핑 업체나 습기제거제 등 장마 관련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렸다. ◆2차 장마 대책-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의 최인영(63) 부대표는 “건축할 때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와 함께 재난영향평가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습침수지역에서 건축을 하거나 신도시를 개발할 때는 우선 재해방지시설부터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서울 영등포구 목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배수펌프시설을 제대로 갖추게 돼 수해가 사라졌다.”면서“개인이 배수시설을 다 갖출 수는 없으므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말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쉽사리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취약지역을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재해위험구역으로 지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재해위험구역은 전국적으로 경기도 시흥 1곳에 지나지 않는다.재해위험구역에서는 지하에 건축을 할 수 없고,벽돌 대신 반드시 콘크리트를 사용해야 하는데 지역주민들이 이러한 건축물 규제에 심하게 반발하기 때문이다. ◆업계 동향- 산업계는 8월 들어 무더위 대신 집중 호우가 계속되자 가을 신상품을 앞당겨 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LG패션측은 “최근 들어 8월초 가을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분위기를 파악한 뒤 8월 중순부터 물량을 집중적으로 풀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신제품 출하시기가 더욱 빨라졌다.”고 밝혔다. 빙과업체는 여름철 기온이 예년보다 내려가면서 시원한 청량제품보다 유지방이 많은 맛 위주의 고급 아이스크림을 예년보다 일찍 내놓고 있다. 기업들은 기상이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지만,장기 기상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청은 “일기예보의 예측기간이 일주일 이상 늘어나면 실제와 상당히 달라지며,2주일 이상 내다보는 날씨 예상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상청 예보관실의 이우진 박사는 “기상이변 시대에는 예보의 불확실성을 정량적으로 산정하고 이를 활용하는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수기자 geo@ ■지구촌 곳곳 기상재해/ 中 三峽댐 건설 기상이변 부추겨 과거 20년동안 엘니뇨다 라니냐다말들은 많았지만 올 여름만큼 기상이변이 집중적으로 지구촌을 할퀴고 상처를 낸 적은 일찍이 없었다. 2주일 이상 계속 퍼부은 호우로 다뉴브강과 엘베강이 범람,프라하와 드레스덴 등 중세 문화유적을 간직한 도시들이 잇따라 침수됐고 화학공장의 침수로 독성물질 오염 우려가 유럽에 만연돼 있다. 4개국 정상과 유럽연합 집행위가 힘을 합쳐 홍수방지 기금 창설을 논의할 정도로 이번 홍수는 유럽 대륙에 충격을 던졌다. 싼샤(三峽)댐 건설로 양쯔강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던 중국 당국의 원대한 계획은 오히려 기상이변을 재촉해 중국 2대 담수호인 둥팅(洞庭)호의 범람 위기로 후베이(湖北)성과 후난(湖南)성 주민 수천만명이 피난 짐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네팔 역시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피해를 입어 동남아시아에서만 이달들어 1000명 가까이 희생됐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에는 가뭄으로 200만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했다. BBC방송은 최근 남아시아에 폭우와 가뭄 등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시아의 갈색구름’때문이라고 보도했다.갖가지 오염물질이 뒤섞여 있는 이 구름은 목재나 가축 배설물을 사용하는 난방,산불,매연 등에 의해 생긴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보고 있다.사하라 사막 이남 남아프리카 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350만명이 굶주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있다. 올 초 모스크바에는 때아닌 겨울비가 내렸고 서남부 흑해 연안에는 홍수와 해일이 덮쳐 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남반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칠레는 이달 초 엄청난 한파와 폭설로 인해 도로가 끊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같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향후 100년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1.5∼6도 상승,해수면은 지금보다 14∼80㎝ 올라갈 것으로 우려했다. 임병선기자 bsnim@ ■권원태 기상청 기후연구실장/ “온실가스등 감축 온난화 방지해야” “내년 여름에도 비가 많이 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하지만 앞으로 10년 뒤평균 기온이 오를 것은 확실합니다.” 기상청에서 여성 ‘장마 박사’로 통하는 권원태(47·사진) 기후연구실장은 최근 몇년간의 날씨 경향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연구하고 있는 권 실장은 “앞으로 수년동안 강수량 추이는 기후 예측 모델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같은 기후예측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근 세계적인 기상재해와 이에 따른 피해의 주범으로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가 지목되는 것만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50∼60년대에는 열흘씩 계속 비가 오는 전형적인 장마날씨가 뚜렷해 빨래를 말리기 힘들 정도였는데 요즘 장마기간에는 비가 예전처럼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와 엘니뇨간 상관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페루 앞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은 16세기부터 발생한 자연 현상인 반면 지구온난화는 인간에 의한 대기오염 등이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권 실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이에 따른 기상이변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루에서는 엘니뇨가 발생해 비가 많이 오자 건조한 날씨에서 자라는 목화 대신 밭벼를 심어 농작물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간 회의(IPCC)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농도가 높아지면 집중호우가 잦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기후변화협약의 실천지침인 교토의정서가 곧 정식으로 발효되면 우리나라도 적극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할 의무가 없지만,기업들은 ‘선진형 온실가스 감축경영’으로 전환하는 등 미리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창수기자
  • 우유파동, 고부가 제품으로 활로 찾는다

    ‘우유파동,고부가 제품으로 넘는다.’ 올들어 우유가 남아돌기 시작하면서 축산농가와 우유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생산량은 늘었지만 소비가 감소하면서 수급불균형이 심각해진 탓이다. 연간 2조원대의 우유시장에서 일반 흰우유의 판매는 감소하고 있다.하지만 가공유(바나나·딸기·초코·커피우유 등)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우유업계는 특수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우유를 비롯,가공유의 판매를 늘려 우유파동 타개를 모색하고 있다. ◇우유파동은 2년 주기- 우유파동은 공교롭게도 1996·1998·2000·2002년 등 2년 주기를 띠고 있다.전년에 가격이 좋으면 다음해는 생산량이 부쩍 늘어나는 악순환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흰우유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9% 가량 늘었다.원유는 낙농가 보호를 위해 우유업체가 정해진 가격으로 거의 전량 수매해주고 있어 우유업체의 원가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15일 “현재 17%에 달하는 과잉생산량에 대해서는 약 30%까지 가격을 낮춰 사주는 식으로 낙농가와 우유업체가 공동책임을 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공유로 활로 찾는다- 흰우유 시장은 부진하지만 가공유는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에 맞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가공유는 흰우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진(수익)도 크다. 농림부와 한국유가공협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23개 우유업체의 흰우유 판매량은 하루 평균 3736t.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9% 감소했다.반면 가공유의 판매량은 하루 평균 814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2.7% 늘었다. 농림부 관계자는 “흰우유 판매는 8∼9% 줄었고,가공유의 판매는 25%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불황타개를 위해 전략적으로 가공유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7월 흰우유 매출액이 59억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10억원 줄었지만 가공유 매출액은 100억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24억원이나 늘었다.서울우유도 6월말까지 흰우유 판매량이 1% 감소한 반면 가공유의 판매량은 17.7% 늘었다. ◇흰우유도 고급제품은 잘 팔려- 같은 흰우유라도 칼슘·철분 등이 추가된 고급제품은 잘 팔린다.매일유업은 7월 한달동안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기능성 우유를 200㎖팩 기준으로 2900만개(매출액 72억원)를 팔아 전년동기의 실적 2300만개(매출액 58억원)를 훌쩍 넘어섰다.반면 일반 흰우유 판매량은 500만개가 줄었고,매출액도 10억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업체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능성·가공우유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음료특집/때이른 무더위 겹쳐 ‘불티’/아이스크림·음료 “월드컵이 좋아”

    월드컵 열기와 초여름 무더위에 힘입어 아이스크림과 음료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롯데·해태제과·빙그레 등 대다수 제과업체들은 이달 초부터 주문물량이 폭주하자 아이스크림과 음료공장 생산라인을 100% 가동하는 등 예년보다 2주 일찍 성수기 판촉에 돌입했다. 롯데제과는 이달 초부터 서울 영등포공장 11개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하며 하루 평균 200만개의 아이스크림을 쏟아 내고 있다.이달 들어 빙과류 매출이 하루 평균 18억원대를 웃돌아 7∼8월 성수기 수준인 20억원대에 육박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달 들어 생산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으나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특히 한국팀의 선전으로 길거리 응원이 지속되면서 판매량이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도 무더위로 주문이 쇄도하자 이달부터 안양·광주 등 빙과공장에서 생산라인을 10시간 2교대 체제로 개편했다.평소보다 작업시간을 2시간 늘려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해태음료는 신제품 냉장주스 ‘NFC’ 판촉과 월드컵 이벤트를 실시해 이달 들어음료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늘었다. 빙그레도 이달 들어 예년보다 주문이 30% 가량 늘면서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빙과·음료류가 많이 팔리는 편의점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LG25는 6월 초 전국 910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매출이 5월 평균보다 38% 늘어나 점포당 13만원대를 기록했다.이는 지난해 7월 여름 성수기 때 점포당 평균 매출액인 12만 6000원을 웃도는 것이다. 전광삼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