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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시의료원 개원일정 6월에 윤곽…“연말 개원 목표“

    성남시의료원 개원일정 6월에 윤곽…“연말 개원 목표“

    개원이 지연되고 있는 경기 성남시의료원의 개원일정이 6월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중의 신임 원장이 29일 오전 10시 대회의실에서 부임후 처음 의료원 운영계획에 관한 브리핑을 했다. 이 신임원장은 “의료접근성을 강화하여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성남시의료원의 방향과 포부를 밝혔다. 이 원장은 “응급실 의사로 20년 이상 살아왔다. 주변 병원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서울과 경기 남부에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없도록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한 병원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며 “대학병원 수준에 근접하는 응급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권역센터에 버금가는 시설” 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6월에 개원일정을 발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개원계획이 실현될지는 연말쯤 알게 될 것”이라며 연말 개원 목표를 내비쳤다. 이 원장은 “시의료원에 전문의 100여명 이상, 간호사 400∼500명이 필요하다”며 “인력 수급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 전체를 여는 것은 하지 않고 단계적 개원을 한 뒤 차츰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젊고 능력 있는 의사를 초빙하기 위해 접촉 중”이라며 “초빙만으로 해결이 안 되면 공채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응급상황 시 믿고 맡길 수 있는 질 높은 공공의료기관으로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안전장치 역할을 다하고, 높은 수준의 환자안전과 의료 질을 확보하여 지역주민의 건강수준 향상과 건강불평등 해소 등 공공의료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시민들로부터 신뢰받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지역책임 의료기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성남시 의료원에는 메르스 같은 감염병 환자 격리치료를 위한 음압병상 최대 11개 등을 갖춘 음압병동도 있다. 이 원장은 개원을 준비하던 초대 의료원장이 시와 마찰로 그만두면서 지난 1일 새로 부임했다. 시의료원은 사업비 1691억여원을 투입해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사 부지 2만4711㎡에 지하 4층, 지상 10층, 연면적 8만5684㎡ 규모로 지어졌다. 509병상을 갖췄으며 24개 진료과목에 1100 여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전국 처음으로 주민 발의로 건립이 추진돼 2013년 11월 착공했지만, 시공사의 법정관리 등에 따른 공사 지연으로 지난 2월 11일에야 준공했다. 현재 원장을 포함해 의사 3명, 간호사 20명, 행정·기술직 56명 등이 채용돼 개원작업 중이다. 글.사진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애니멀 픽!] 불도저 동원된 450㎏ 북극곰의 건강검진…첫 CT촬영

    [애니멀 픽!] 불도저 동원된 450㎏ 북극곰의 건강검진…첫 CT촬영

    북극곰이 CT 촬영을 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미국 일리노이주 브룩필드 동물원에 사는 북극곰 ‘허드슨’이 태어나 처음으로 CT 촬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450㎏을 넘는 무게 때문에 허드슨의 CT 촬영에는 불도저가 동원됐다. 동물원 측은 허드슨에게 진정제를 투여한 뒤 수십 명의 직원이 불도저를 이용해 CT 스캐너까지 운반했다고 밝혔다. 브룩필드 동물원은 이번 촬영을 위해 지난해부터 CT 스캐너 테이블의 무게 제한을 1000㎏까지 늘리는 작업을 진행했다.북극곰은 대체로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 CT 스캐너로 촬영이 어렵고 이같은 사례도 드물다. 동물원 측은 허드슨의 뇌 CT 촬영으로 동물학자들이 보기 드문 자료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동물학회의 임상의학전문의 마이클 애드케슨 박사는 “이번 촬영으로 얻은 자료들은 북극곰의 의료를 증진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허드슨의 관절, 내장기관 등 전반적인 평가가 가능해졌다. 앞으로 허드슨의 건강 추이를 연구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됨은 물론 미래의 북극곰과 내부기관을 비교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날 촬영은 북극곰 허드슨의 정기 건강검진의 일환이었으며 정액 샘플도 채취했다. 허드슨의 정액 샘플은 미 전역의 동물원에서 북극곰 번식에 사용해 개체 수를 증가시키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야생에 사는 북극곰의 개체 수는 2만2000마리~3만1000마리로 추산되며 그 수는 점점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북극곰은 지난 2008년 5월 미국 멸종위기종보호법에 따라 보호종으로 지정됐다. 지구온난화로 빙하 면적이 줄면서 서식지가 사라지고 먹이가 줄어들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 어류야생동식물보호국은 2050년이면 북극곰 개체가 30% 넘게 감소한 1만5000마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시카고 동물학 학회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안녕? 자연] 홀로 700㎞ 떨어진 마을 나타난 북극곰 구조…씁쓸한 모험기

    [안녕? 자연] 홀로 700㎞ 떨어진 마을 나타난 북극곰 구조…씁쓸한 모험기

    얼마 전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나타나 화제가 된 북극곰 한 마리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영자매체 시베리아 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캄차카반도의 틸리치키 마을에서 먹이를 찾아 서성이던 북극곰이 구조돼 항공편으로 700㎞ 떨어진 서식지에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이 북극곰은 지난 주 초 러시아의 극동마을인 캄차카반도의 틸리치키에서 발견돼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잘 먹지 못한듯 마른 몸매를 가진 북극곰이 갑자기 마을에 나타나자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북극곰은 공격성을 보이기는 커녕 주민들이 던진 물고기를 잘 받아먹으며 굶주린 배를 채웠다. 이에 주민들은 이 북극곰에게 러시아의 인기 만화 캐릭터인 ‘움카’(Umka)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신선한 먹이를 계속 공급하며 보살폈다.움카의 고향행은 러시아 당국이 도왔다. 전문가들이 나서 진정제를 이용해 움카를 포획한 후 철장에 넣어 헬리콥터 편으로 고향인 추코트카의 나바린 케이프에 방생한 것. 현지 당국자는 "비행 중 움카는 의식이 있었으며 두려움에 떠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서식지에 도착해 철장을 열자 작별인사도 없이 곧바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수의사의 진료결과 움카의 건강상태도 매우 좋은 편이었다"고 덧붙였다.이렇게 북극곰 움카의 모험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사실 그 속에는 씁쓸한 진실이 숨어있다. 그린피스 활동가인 블라디미르 추프로프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극이 더 따뜻해지면서 먹이를 잡아먹을 환경은 더 좁아지고 접근하기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곧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아 사냥하기 힘들어진 북극곰이 손쉽게 먹이를 찾을 수 있는 민간로 내려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움카 혼자만의 '일탈'은 아니다. 지난 2월에도 북극해에 있는 러시아 군도 노바야제믈랴 제도에 북극곰 50여 마리가 수시로 마을에 내려와 주민들이 외출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지구 온난화가 북극곰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해빙의 면적이 작아지면서(녹으면서) 영양분이 풍부한 물개 등을 사냥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물개가 얼음 구멍으로 숨을 쉬기위해 올라오는 순간을 기다리다 번개처럼 사냥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북극곰은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바닷새의 알을 훔쳐먹거나 운이 좋으면 고래 사체를 뜯어먹기도 하지만 허기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 워싱턴 대학 북극과학센터 크리스틴 라이드레 박사는 “만약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2040년 쯤 북극의 여름에는 해빙이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면서 “이는 지난 100만년 동안 북극곰 서식지에서 일어난 어떠한 최악의 기록도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슈퍼컴퓨터로 지구온난화 추이 예측 가능해지나

    슈퍼컴퓨터로 지구온난화 추이 예측 가능해지나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이 국내 세 번째로 슈퍼컴퓨터를 도입해 과거 기후분석은 물론 중장기 기후변화 추이를 예측하는데 활용한다. IBS는 오는 25일 대전 본원 과학문화센터에서 슈퍼컴퓨터 개통식을 갖고 기후물리 분야는 물론 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각종 시뮬레이션 연구에 활용하게 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개통하는 IBS 슈퍼컴퓨터 ‘알레프’는 IBS 내 연구단들에서 만들어 내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대전과 떨어진 곳에 있는 연구단들도 국내 초고속 네트워크 인프라인 국가과학기술연구망(KREONET)으로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 받게 된다. 알레프는 국내 공공기관으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누리온’과 기상청에 이어 세번째로 구축됐으며 성능규모도 세 번째에 해당된다.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는 중단기 날씨 예측에 주로 활용되고 KISTI 누리온은 기업의 신제품 개발, 시장분석, 자연재해, 교통문제 등 국가사회 현안 문제에 주로 쓰이지만 알레프는 기초과학 분야에 특화돼 활용될 전망이다. 알레프는 데스크탑 1560대가 동시에 작동하는 것과 동일한 성능을 갖고 있으며 연산속도는 1.43페타플롭스(PF)에 달한다. 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번의 연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76억명이 계산기로 초당 19만건의 계산을 하는 속도와 동일하다. 저장 용량은 8740테라바이트(TB)로 4GB 영화를 217만편 정도 저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알레프는 IBS 내 연구단 중 기후물리연구단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게 된다. 기후물리 연구단은 전지구 시스템 모형인 ‘복합지구시스템모델’로 과거-현재-미래 기후변화 연구를 수행 중인데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고성능 슈퍼컴퓨터 활용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연구단 단장은 “기후물리연구단에서는 대륙 빙하, 해수면 상승 등에 대한 다양한 기후변화 분석에 있어서 슈퍼컴퓨터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해수면 상승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기초과학 연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노동 착취당하는 10대 노동인권 강화 시급하다

    “일하는 아동·청소년이 증가하고 있지만 야간근무나 최저임금 미준수 등이 빈번히 일어나고 적극적인 근로감독 의지가 부족하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우리나라 노동시장 환경에 대해 내린 평가다. 지난해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역대 일곱 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으며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올라섰다고 자화자찬하는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위원회의 지적은 8년 전 이뤄졌지만 더 많은 이윤을 챙기기 위해 청소년들을 엄혹한 노동 환경으로 내모는 현실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서울신문의 ‘10대 노동 리포트’를 통해 드러났다. 우리 사회에서 ‘10대 알바’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전체 중고생 100명 중 16명은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렇다 보니 최근 3년간 업무 중 사고를 당해 산재 승인을 받은 19세 미만 청소년들만 300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셋 중 둘은 비정규직으로 음식점에서 서빙하거나 배달하다 부상을 입고 산재보험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청소년 알바생 중 다수가 비정규직 신분인 데다 산재에 가입돼 있는 경우가 드문 탓에 실제로 일하다가 다치는 10대는 더 많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계약서를 쓰더라도 근무 조건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오토바이로 음식 배달에 나섰다가 각종 사고를 당하는 10대 배달기사 ‘사장님’들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배달기사는 목숨을 건 채 도로를 질주하지 않으면 제 몫을 챙기기 어려운 구조다. 배달 주문을 받지 못하면 한 푼도 벌지 못하는 데다 빠른 배달을 원하는 업체와 고객의 요구를 맞춰야 해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 신분인 이들은 사고가 나면 본인이 수리비와 치료비 등을 감당해야 한다. 어른들이 배달시켜 먹는 치킨이나 피자 등에는 이런 청소년들의 피와 눈물이 섞여 있다는 뜻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노동자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이들의 노동인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 청소년 노동 착취를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 확산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사업주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동기본권 교육과 관련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노동법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 수위는 높이고, 채용 공고에 임금 조건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부모들이 경기침체로 자녀 뒷바라지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생계를 위해 노동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10대들을 보호할 수 있는 복지 울타리 마련에도 우리 사회가 중지를 모아야 한다.
  • 최저임금?주휴수당?휴게시간?… 세상에 나쁜 사장님은 많다

    최저임금?주휴수당?휴게시간?… 세상에 나쁜 사장님은 많다

    10대 알바생 5명 관찰기국내 구직시장은 ‘전쟁터’다. 그만큼 살벌하다는 얘기다. 치열한 각축장에서 10대만큼 만만한 존재도 없다. 서울교육청·여성가족부 등의 조사를 보면 10대 청소년 10명 중 2명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 중 30% 이상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저임금 등 노동권을 침해받는다. 노동하는 10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정말 시궁창일까. 서울신문은 직접 확인하고자 현재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10대 5명과 협업해 이들의 일상을 관찰, 기록했다. 기간은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3주간이다. 또 노동 전문가 3명에게서 이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겪은 부조리는 없었는지 분석했다. 현실은 어땠을까. 일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김현우 - 공부 포기했어?… 도돌이표 같은 질문 3월 28일 “왜 여기서 고기를 굽고 있어. 공부는 포기했어?” 반주를 걸친 손님이 도돌이표 같은 질문을 또 던졌다. 처음엔 화가 났지만 이젠 그러려니 한다. 경북 구미에 사는 김현우(18·가명)군은 학교를 마치면 곧장 가게로 향했다. 인문계고에 다니는 현우가 알바를 시작한 건 애견미용학원 비용을 보태기 위해서다. 하교 시간은 오후 6시. 가게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터라 숨 돌릴 틈도 없다. 같은 시간 친구들 대부분은 학원으로 향한다. 가게에 도착해 손님 수대로 반찬을 세팅하고, 쉴 새 없이 그릇을 나르다 보면 퇴근시간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전문가 조언①> 3월 29일 ‘금요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평소보다 두 배는 많은 손님이 몰리기에 사장님은 웃지만, 알바생에겐 마(魔)의 요일이다. 그래도 이 고깃집 업주는 자애로운 편이다. 금요일엔 현우보다 한 살 어린 알바생을 1명 더 쓴다. 10개 남짓한 테이블을 치우고, 반찬을 담고, 고기 자르는 손놀림이 빨라진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내야 하는 학교 수행평가 따윈 생각할 틈이 없다. 근로계약서도 쓰고, 시급 8350원에 주휴수당까지 꼬박꼬박 챙겨 주는 이만한 알바 자리는 찾기 어렵다.② 주말마다 웨딩홀 뷔페를 다시 전전하긴 싫다. #이기문 - 80군데 연락해 어렵게 구한 주말 알바 3월 31일 광주에 사는 이기문(18·가명)군은 오전 10시 출근해 세숫대야만 한 기름통 3개에 튀김용 기름을 가득 채웠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기문이는 여행 자금을 모을 목적으로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 오전 11시가 되자 팔 토시를 끼고, 얼굴에는 기름이 튈까 봐 알로에크림을 바른 채 기름통에 냉동 돈가스 135개를 넣고 튀겼다. 이곳에 오기 전 기문이는 80군데 넘는 가게에 연락을 돌려야 했다. 어렵게 구한 알바 자리다. 석 달간 정들었던 이곳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매주 토·일요일마다 하루 7시간씩 근무하기로 하고 일을 시작했지만, 손님이 줄면서 지금은 하루 4시간 일한다. #박지연 - 주휴수당 안 주려고 퇴근시간 꼼수 4월 1일 광주의 한 국숫집에서 일하는 박지연(16·가명)양은 월급을 받아들고는 한참을 생각했다. 지난 2주간 일한 시간과 시급을 곱해보니 몇만원이 비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용기 내 “월급을 좀 덜 주신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사장은 “수습기간이라 처음 한 달은 시급 8000원이야”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③ 4월 2일 ‘망하지 않을 만큼만 장사가 됐으면 좋겠다.’ 학교를 마치고 오후 6시 가게로 출근한 지연이는 고되게 일하다 이 생각이 들었다. 장사가 잘되든, 안 되든 통장에 꽂히는 최저임금 수준 급여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식당의 전천후 일꾼이다. 반찬을 내어 가고, 주문받고 나서 그 내역을 포스기에 입력하고, 주방에 알린다. 덮밥 주문이면 밥을 퍼서 주방으로 전달하고, 덮밥 위 재료가 완성된 뒤에는 깨나 김가루 토핑을 뿌려 손님 상으로 가져가는 것도 지연이의 몫이다. 손님이 식사를 마치면 테이블도 치운다. 4월 4일 ‘주휴수당은 받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연이는 “저는 그거 자격이 안 돼요”라고 했다. 지연이는 일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근로계약서를 썼다. 근로계약서에는 퇴근시간이 오후 8시 30분~9시라고 돼 있다. 공식마감이 오후 8시 30분이고 뒷정리를 하면 9시쯤 끝나는데 사장은 지연이를 오후 8시 40분쯤에 보낼 때도 있다. 지연이는 “3시간씩 5일 일하면 주 15시간이 되기 때문에 사장이 일주일 1~2일은 일찍 보내려 한다”고 했다. 10~15분씩 더 일해도 출퇴근카드에 적혀 있는 퇴근시간은 8시 30분이다.④ 4월 5일 지난 주말 돈가스 가게를 그만둔 기문이는 일주일째 알바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저희는 시급 6000원이에요. 그 이상은 못줘요.” 그나마 시급이라도 알려주는 이 편의점은 친절한 편이다. 공고에 ‘시급은 협의’라고 써 놓고는 막상 전화하면 협의가 아니라 통보하는 가게가 적지 않다.⑤ “이번 가게에서는 밥 먹는 시간을 30분 정도는 줬으면 좋겠어요.” 기문이가 내건 다음 알바의 조건에 주변 친구들은 “눈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⑥ #김원우 - 용역업체 수수료 떼면 최저임금 안돼 4월 7일 김원우(18·가명)군은 지난 주말부터 일주일째 20군데 넘는 가게에 문자를 보냈다. 1년 전 학교를 그만둔 원우는 알바로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웨딩홀 뷔페, 전단지, 택배 상하차 등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모두 섭렵했다. 원우는 “하루 8시간 일할 수 있고, 딱 최저임금만 받으면 된다”고 했다. 원우는 하루짜리 알바라도 하려고 웨딩홀 뷔페 알바 용역업체 사이트에 신청서를 냈다. 4월 9일 전날 밤늦게 용역업체에서 ‘4월 9일 오전 10시까지 OO호텔로 올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오전 10시에 호텔에 도착하니 뷔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지부터 묻는다. 원우는 “몇 번 일한 적이 있다”고 했고, 곧장 유니폼을 입고 연회장에서 식기와 냅킨을 테이블 위에 놓는 일을 시작했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회장 음식을 서빙하고, 다시 빈 그릇을 수거한다. 길었던 행사가 끝나니 다시 이전의 연회장 모습으로 되돌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오후 6시 30분.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이 초과됐지만, 일당은 8시간만 계산된다. 손목이 저리고, 발바닥은 불이 난 듯 화끈거리지만,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알바다. 시급 9000원짜리는 흔치 않다. #최보연 - 주유소 출근 3일간은 한 푼도 못 받아 4월 11일 최보연(17·가명)군이 8개월 넘게 일한 주유소를 그만둔지는 한 달 정도 지났다. 보연이는 일하던 주유소 사장을 노동청에 신고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보연이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5시간씩 일했지만,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 또 첫 출근날부터 3일간은 아예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교육과 실습이라는 명목에서다.⑦ 4월 12일 보연이는 올해 초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휴수당 말을 꺼내면 잘릴까 봐 사장에게 당장 말을 하지는 못했다. 받아야 할 것을 받지 못해 아까웠다. 일을 그만두고 최근 주유소 사장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사장은 “네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답장만 보내고, 연락이 없다. 신고를 하자니 절차가 복잡할까 두렵다. 당연히 근로계약서는 쓰지 않았다. 4월 13일 원우는 운 좋게도 웨딩홀 뷔페 알바를 다시 구했다. 하는 일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예식장 뷔페는 일반 행사 때와 달리 날라야 하는 접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오전 9시 출근해 모두 4번의 예식을 치르고 나면 어느덧 오후 6시다. 400석 규모의 뷔페에서 7명이 일했는데, 이 정도면 알바생을 꽤 많이 쓴 편이다. 일당은 최저임금에 딱 맞춘 6만 6800원. 여기서 용역업체가 2300원(임금의 3.3%)을 수수료로 떼고 원우에게는 6만 4500원이 입금된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셈이다. 4월 15일 원우는 여전히 구직 중이다.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왔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수습 3개월간 시급의 90%만 지급’, ‘학생은 시급 7500원’ 등 대부분 10대라는 이유로 돈을 적게 주는 경우가 많았다. 원우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근로계약서를 쓰고, 최저임금을 준다. 동네 작은 규모의 가게는 ‘근로계약서’라는 단어조차 꺼낼 수 없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알바 자리는 대학생들의 몫이 된 지 오래다. 그래서 원우는 하루라도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다. 시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술집이나 호프집에서도 일할 수 있게 되면 야간에도 일할 수 있고, 알바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4월 18일 지난 3주간 원우는 웨딩홀 뷔페 등 하루짜리 알바만 3번 했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자리는 결국 구하지 못했다. 수습기간 한 달이 지난 지연이는 이제 최저임금을 받는다. 기문이는 30곳 넘게 전화를 돌린 끝에 이틀 전 면접을 보고 이날부터 피자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번 피자집은 최저임금을 준다고 한다. 보연이는 노동청에 사장을 신고했다. 노동청 공무원이 불러서 나갔는데 사장도 나와 있었다고 한다. 보연이는 “사장을 직접 마주해야 해서 당황했다”며 “돈을 일부 돌려받았지만 사장과 분리해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우는 평소처럼 일을 한 뒤 업주와 회식을 했다. 현우는 “최저임금도,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도 지금 사장님이 말해 줘 알게 됐다”면서 “세상에 나쁜 사장님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어떻게 관찰했나 서울신문은 성인인 기자가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청소년 주요 구직 업종의 노동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기사에 등장하는 10대 5명(고교생 3명·학교 밖 청소년 2명)과 협업했다. 10대 섭외에는 특성화고연합회, 청소년 유니온, 특성화고노동조합, 알바노조,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하자센터, 즐거운교육상상 등 청소년 단체와 각 지역의 청소년노동인권센터, 교육청,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의 도움을 받았다. 10대 노동자 5명이 매일 업무 전후 전화와 메신저,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통해 전해 주는 업무 일지를 토대로 현실을 파악했다. 정리된 일지를 토대로 노동 전문가 3명(송태수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이원희 노무사)에게 위법성 여부 등을 자문받았다. 아직도 노동현장에 있는 10대들에게 불이익이 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모두 익명 표기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10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지구 온난화, 미국 스키 산업에 직격탄

    지구 온난화, 미국 스키 산업에 직격탄

    미국 스키산업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더워지고 적설량이 해마다 줄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콜로라도대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에서 눈이 가장 많이 지역 중 하나 곳인 덴버의 2011~2018년 평균 적설량은 41.4인치(약 105㎝)였다. 1971~80년의 66.7인치(약 196㎝)의 60%, 즉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덴버의 적설량은 1981~1900년은 60인치(약 152.4㎝), 1991~2000년은 58.1인치(약 147.5㎝), 2001~2010년은 47.5인치(약 120.6㎝) 등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이는 콜로라도 덴버뿐 아니라 미 전역의 상황이 비슷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0년 적설량은 1980년대에 비해 59% 줄었다. 과학자들은 미국의 적설량이 이처럼 해마다 줄고 있는 것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으로 풀이했다. 콜로라도대 연구팀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가 북극 빙하를 녹이면사 해수 변화뿐 아니라 지구 전체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는 또 미국의 적설량 감소와 잦은 태풍 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적설량 감소는 연간 약 20억 달러(약 2조 2700억원) 규모의 미국 스키산업을 고사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눈이 오지 않으며서 미 스키시즌은 평균 34일밖에 되지 않는다. 스키어들로 11월부터 4월까지 북적였던 덴버 등 미 유명 스키도시들에는 이제 12월에서 1월까지 한두달 정도만 스키어들이 찾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도시는 돈을 뿌리던 스키어들이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키장 주변 주택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높은 지대에 있는 주택이 낮은 곳에 있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 ‘산동네’라고 부르면서 꺼리는 한국의 정서와 정반대다. 미국의 속설에 ‘나쁜 공기 등이 낮은 곳에 모인다’며 높은 지대를 선호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같은 도시라도 높은 지대인 스키장 주변의 집값이 비싼 이유다. 그래서 스키장과 주변 주택가를 같이 개발하는 것이 스키장 개발업체들의 주요 수입이었다. 또 스키장 주변 집주인들은 겨울 한철만 렌트하면 1년 주택 유지비를 챙기는 등 개발업자와 미국인의 문화 등이 잘 맞으면서 스키장 주변 주택의 인기가 치솟았다. 하지만 적설량 감소로 스키어 유입이 줄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다시 스키장의 주택 공급으로 인한 스키장 업체의 이익 감소 등으로 이어져 스키산업 전체의 악순환 고리를 만들었다. 워싱턴의 한 스키산업 관계자는 “미 전체 스키시즌이 1990년대 비해 한달 이상 줄었다”면서 “이는 곧 영업기간이 준 것을 의미하며 스키장 주변 도시의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 ‘빙하기 세대’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빙하기 세대’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올여름 일본의 참의원 선거는 아베 신조 총리의 남은 임기 전체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관문이다. 압승의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적어도 참패까지는 되지 않아야 그가 우려하는 ‘조기 레임덕’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겨냥해 유권자의 표심을 향한 선거용 정책들이 속속 정부·여당에서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며칠 전 발표된 ‘취직 빙하기 세대’에 대한 지원이다. 1990년대 초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일본의 취업 적령기 청년들은 이전까지 상상도 못 했던 구직난과 마주해야 했다. 거품 붕괴 직전 80%를 웃돌았던 대졸 취업률은 2000년대 들어 5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어느 회사에 들어갈지 선택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이 막을 내리고, 어떤 회사도 나를 선택해 주지 않는 실업의 공포가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많은 청년들이 당연하게 여겼던 ‘정직원 입사’에 실패하고, 졸업과 함께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이나 실업자로 전락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가 돼 스스로 세상과 결별했다. 주로 1970년대생인 빙하기 청년들에게는 오랜 기간 재기의 봄날도 오지 않았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 될 것이라는 청년들의 절망감과 패배주의는 가뜩이나 ‘상실의 시대’에 고통받던 일본 사회에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앗아가는 듯 비쳐졌다. 일본 정부는 1993~2004년 사이에 학교를 졸업한 약 1700만명 중 400만명 정도를 지금까지도 비정규직이나 실업 상태에 있는 빙하기의 피해자로 추산하고 있다. 당장의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이들 중 대다수는 고작 우리 돈 몇십만원 수준의 국민연금 외에는 미래 노후 대책도 거의 없다. 향후 3년간의 집중 지원을 통해 빙하기 세대들을 정규직 사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하지만 이미 실패와 좌절의 긴 터널을 지나 많게는 50대가 코앞인 이들을 상대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높지 않다. 우선 이들을 반길 만한 ‘번듯한 직장’이 별로 없을 것이고, 당사자들 역시 어지간해서는 일할 의욕을 갖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의 인생이다. 용케 정규직이 돼 새 출근을 한다 해도 사회의 마이너리티로 흘려보낸 20대, 30대는 누구도 보상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보조지표인 ‘체감(확장)실업률’이 25%를 넘어서 역대 최악으로 나왔다고 한다. 일할 의욕이 있는 15~29세 인구의 4분의1 이상이 제대로 일자리를 못 찾았다는 얘기다. 우리와 반대로 일본은 전후 가장 긴 경기확장 국면 속에 지난해 대졸자들이 통계 작성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98.0%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일본의 고용 사정이 호전된 것처럼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지금보다 좋은 때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언제일지 모르는 그때의 따뜻한 햇발이 지금 취업을 못 해 고통받는 청년들의 몫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불행한 세대의 고통은 그 당사자들이 계속 껴안고 갈 수밖에 없는 탓이다. 민간의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면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지금의 청년들이 시기를 잘못 만난 희생자라고 비관하며 살아가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일자리 문제에 우리나라 정책과 행정의 인적·물적 자산을 쏟아부어 지금 사회에 나서는 청년들의 불행을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 청년들이 질곡의 시간을 보내며 중년으로 접어든 일본의 빙하기 세대와 같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당장의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한 자기방어적 정책과 행정이 아니라 내 자녀, 내 동생을 생각하는 진정성 있는 자세를 정책 당국자들에게 호소해 본다. windsea@seoul.co.kr
  • [안녕? 자연] 벼랑서 떨어져 죽는 바다코끼리…지구온난화의 비극

    [안녕? 자연] 벼랑서 떨어져 죽는 바다코끼리…지구온난화의 비극

    지구온난화가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북극곰이 쉽게 떠오른다. 점점 녹아내리는 빙하 위에서 풀죽은 모습으로 홀로 누워있는 북극곰 사진이 언론을 통해 종종 보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가 만든 기후변화로 직격탄을 맞고있는 동물은 많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이날 방영된 넷플릭스의 새 다큐멘터리 ‘우리의 행성'(Our Planet)에서 공개된 바다코끼리의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했다. 자연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영국의 저명한 동물학자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이 내레이션을 맡은 우리의 행성은 BBC의 ‘살아있는 지구’ 제작진이 참여한 8부작 시리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과 서식지에 초점을 맞춰 자연이 직면한 위협을 담은 내용을 담고있다. 이날 방영된 내용 중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바다코끼리의 충격적인 죽음이다. 쉴 곳을 찾아 해안가 인근 바위로 올라온 수많은 바다코끼리들이 가파른 절벽을 오르다 그만 밑으로 추락해 죽음을 맞는다.일반적으로 바다코끼리는 사냥 중간 중간 유빙에 올라와 휴식을 취한다.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유빙이 녹으면서 점점 서식처의 위기를 맞게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년 사이 알래스카 해안에는 수많은 바다코끼리가 몰려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북극의 빙하가 줄어들어 바다코끼리가 머물 곳이 없어지면서 생긴 현상으로, 이 때문에 언론들은 바다코끼리를 '온난화 난민'이라 부르기도 한다.  애튼버러 경은 "바다코끼리가 아슬아슬하게 가파른 벼랑을 오르는 것은 녹아버린 얼음과 나쁜 시력에 혼동을 느끼기 때문"이라면서 "다시 먹을 것을 찾아 바다로 뛰어들다 죽음을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절박함 속에서 수백 마리의 바다코끼리들이 죽음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2040년 쯤이면 북극의 여름에는 해빙이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곧 인간이 만든 지구 온난화는 바다코끼리 등을 비롯한 야생동물의 쉼터를 빼앗고, 야생 최고의 포식자인 북극곰이 쓰레기통에서 먹이를 찾는 시대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쏠라이트 인디고레이싱,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 시리즈 출전

    쏠라이트 인디고레이싱,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 시리즈 출전

    2018년 10월 중국 닝보에서 막을 내린 블랑팡 경기에서 포디움을 차지한 쏠라이트 인디고레이싱이 올해에도 블랑팡 지티 월드 챌린지 아시아(Blancpain GT World Challenge Asia) 시리즈에 출전하며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블랑팡 지티 월드 챌린지 아시아는 페라리, 애스턴 마틴, 포르쉐 등 세계 유명 자동차 제조사가 만든 슈퍼카를 볼 수 있는 경기로, 두 명의 드라이버가 팀을 이루어 한 차량을 번갈아 드라이빙하는 경기이다. 인디고레이싱팀은 4월 5월부터 7일까지 말레이시아 세팡국제서킷에서 블랑팡 지티 월드 챌린지 아시아와 티씨알 아시아(TCR Asia) 경기에 동시에 오프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블랑팡 아시아에 참여하는 인디고레이싱팀의 드라이버 라인업은 지난해 대회에 출전했던 최명길과 이탈리아에서 온 가브리엘 피아나 듀오로 선정됐다. 특히 인디고레이싱팀에서 감독을 겸직하고 있는 최명길 드라이버가 ‘팀의 단합을 위한 리더십’과 ‘개인의 드라이빙 스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명길 드라이버는 “작년 세계 레이싱 무대 데뷔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더욱 강화된 라인업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누엘 메츠거 드라이버는 “최명길 드라이버를 팀 메이트로 만나 강력한 라인업을 형성한 만큼, 포디움 및 우승을 위해 싸울 자신이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2018년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인디고 레이싱팀만의 이미지를 구축한 2019년 차량 리버리와 드라이버 수트 디자인도 주목해볼 만한 요소이다. 차량 리버리 디자인의 경우, 짙은 매트블랙에 레드 포인트를 강조한 블랙&레드 색상 조합을 선보이는 한편 거친 레이스 특성상 매 라운드마다 생기는 스크래치로부터 차량 바디를 보호하기 위해 가볍지만 강한 내구성의 신소재필름을 씌워 기능성과 심미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버리 디자인은 메인 후원 브랜드 ‘쏠라이트 배터리’의 레드 칼라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창단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지속적인 팀 후원을 맡고 있는 ‘쏠라이트 배터리’ 제조사 현대성우쏠라이트는 현대성우그룹 소속으로 차량용 및 산업용 배터리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빙하가 만든 쓰나미에 관광객들 ‘화들짝’

    빙하가 만든 쓰나미에 관광객들 ‘화들짝’

    거대한 빙하가 만들어 낸 쓰나미에 관광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아이슬란드 빙하호수 요쿨살론(Jokulsarlon)에서 포착된 영상 한편을 소개했다. 소개된 영상에는 지난달 31일 거대한 빙하 조각들로 가득한 요쿨살론의 호숫가 바위 위에서 거대한 빙하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잠시 뒤 브레이다메르쿠르요쿨 빙하의 일부분이 무너져 내리고 이 충격으로 거대한 파도가 일기 시작한다. 쓰나미급의 파도가 연속적으로 몰려오자 이에 놀란 관광객들이 허겁지겁 뭍으로 도망친다. 당시 빙하를 조금 더 가까이서 구경하기 위해 바위에 서 있던 사람들은 여행가이드의 대피 안내에 따라 신속하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이는 “이 지역은 산악가이드와 함께 동행해야 하며 영상 속 관광객들은 사전에 빙산이 무너지면 즉시 호숫가를 떠나라는 주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요쿨살론은 아이슬란드 남동쪽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거대한 빙하 호수로 1970년대 이후 빙하가 녹아 호수의 면적이 4배나 증가했다. 1천 년 이상 된 수천 개의 유빙들을 볼 수 있는 아이슬란들의 유명 관광 명소 중 하나다. 사진·영상= The World youtube 영상부 seoultv@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물리학자와 기후 변화

    [남순건의 과학의 눈] 물리학자와 기후 변화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 때문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호흡조차 매우 불편한 상태가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정하고 있지 않으나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 전력 에너지의 70%를 석탄이 담당하고 있다는 세계은행의 자료는 중국 미세먼지의 주범이 석탄임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석탄에 의한 발전 비율이 2017년 기준으로 50%를 넘었다. 무서울 정도로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그리고 이산화탄소가 이 글을 쓰기 위한 컴퓨터를 작동시키기 위해 배출되었다는 것에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1952년 영국에서 ‘그레이트 스모그’라 불리는 사건이 있었다. 런던에서 닷새간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해 1만명 이상이 사망한 사건이다. 현재 한국을 뒤덮는 초미세먼지가 중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질병과 사망으로 이어질지는 세밀한 역학조사로 밝혀져야 하겠지만 감히 예측하건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고 직접 우리가 느끼는 미세먼지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아무리 깨끗하다고 하는 화석연료도 반드시 배출하게 되는 이산화탄소이다. 금성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 태양 복사에너지는 지구에 갇혀 지구 온도를 높일 것이다. 파리협약에서 이야기한 섭씨 2도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평균 온도의 상승은 날짜별 온도 변화의 폭을 키우게 된다. 예를 들어 여름에 50도가 넘는 날과 겨울에 영하 40도를 밑도는 날이 며칠씩 지속된다면 전 세계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다. 추위와 더위는 에어컨과 난방시설로 견딜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온도 상승이 시작되면 태양빛을 반사하던 빙하들이 녹게 되고 온도 상승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그리고 시베리아처럼 얼어 있던 땅에 가둬져 있던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온실효과는 더욱 커진다. 그렇게 되면 얼음 위에 살던 북극곰만 굶어 죽는 것이 아니라 급격한 기후변화에 적응 못한 농업이 영향을 받아 굶어 죽는 사람도 급증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가까운 장래에 갑자기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속되고 있는 변화가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많은 곳에서 이런 경종이 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마구 연소하다 보니 심각한 미세먼지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원자물리학 실험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스티븐 추 박사는 미국 오바마 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을 지내며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펼쳤다. 그런 그가 한국은 2060년까지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수요의 50%를 생산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에너지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혁신적인 대안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 생활에서 에너지 사용은 늘면 늘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필요한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어 내야할지 답은 보인다. 어떻게 보면 삼척동자도 다 알 만한 사실인 데도 결말이 뻔해 보이고 나중에 크게 후회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 정책이 현재 진행 중이라 안타까운 심정이다. 화창한 봄날이어야 할 요즘 바깥은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우리는 가슴 깊이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싶다. 이번 4월은 제발 숨 쉬기 어려운 잔인한 달이 아니었으면 한다.
  • [특파원 생생리포트] 일본 기업들 창의력 개발 사내연수 열풍

    [특파원 생생리포트] 일본 기업들 창의력 개발 사내연수 열풍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그려 보세요.”, “옆에 있는 사람의 캐리커처도 그려 보세요.” 진행자가 이끄는 대로 참가자들이 열심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 인터넷 포털 ‘익사이트’를 운영하는 익사이트재팬이 운영 중인 ‘어른들의 미술클럽’이라는 사내연수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초등학생 수준의 미술활동에 다들 머뭇거리지만, 오래잖아 도화지와 공작 재료 속으로 푹 빠져들고 만다. 익사이트재팬의 한 사원은 “매일 옆에 앉아 있는 동료인데도 정작 그가 좋아하는 게 뭔지를 오늘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림을 그리고 뭔가를 만들다 보면 나이·직위를 초월해 동심으로 돌아가 자기 본심을 꺼내기가 쉬워지고, 나아가 감성력과 창조력도 향상된다”고 말했다.틀에 박힌 형태를 벗어나 창의적이고 색다른 사내연수에 나서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연극, 뮤지컬, 그림, 디자인, 조각 등을 사내연수에 활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문극단에서 활동하는 현역 연출가와 배우를 초빙해 강사로 위촉하기도 한다. 단합을 통한 조직의 일체감 도모는 물론이고 임직원 개인의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기업혁신에 보탬이 되도록 한다는 계산 등이 깔려 있다. 일본의 3대 생보사인 도쿄카이조니치도안신생명은 지난 1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사원 350명이 모인 가운데 2인 1조로 있는 힘을 다해 목청껏 발성하는 연극 연수를 진행했다. 손짓·발짓을 통해 큰 목소리로 상대방을 칭찬하되 무조건 상대보다 격하게 발성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AIG재팬홀딩스도 사내연수에 연극 연출가, 배우들을 강사를 초빙하고 있다. 임직원의 연설능력 향상을 위해서다. 홍보책임자 등 많은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임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30~40초 간격으로 자리를 옮기며 청중들의 주의를 끌어라”, “의자에 손을 대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하라” 등 실용적인 강의가 이뤄진다. 일본 기업들이 최근 들어 연수 프로그램에 더욱 신경을 쓰는 데는 선후배 간 술자리를 비롯한 직장 내 회식문화가 크게 퇴조한 것도 이유가 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술자리가 주는 번거로움은 사라졌지만,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는 문화도 약해졌다”며 “직장 분위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어떠한 연수가 적합할지에 대한 고민이 기업들 사이에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최후의날 저장고’ 수몰 되나…“스발바르제도, 기온 상승 심각”

    ‘최후의날 저장고’ 수몰 되나…“스발바르제도, 기온 상승 심각”

    흔히 ‘최후의 날 저장소’(Doomsday Vault)로 불리는 국제종자저장고가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더워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환경부 의뢰로 스발바르대학센터(UNIS)가 조사해 최근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스발바르제도는 지구온난화의 가속으로 오는 2100년 안에 평균기온이 10℃까지 상승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은 각국이 탄소 배출량을 제대로 줄이지 못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미 스발바르제도 곳곳에서는 지구온난화와 관계한 문제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특히 국제종자저장고가 있는 스피츠베르겐섬에서는 기온 상승으로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2017년에는 3개의 지하 저장고 중 한 곳의 입구 터널이 침수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인류에게 대재앙이 닥쳐도 후손들이 살 수 있도록 약 450만 종의 씨앗을 저장한 이곳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또 스발바르제도의 중심도시인 롱위에아르뷔엔에서도 최근 몇 년 동안 전례 없는 속도로 온난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연간 강수량이 평년보다 45~65% 증가할 수도 있다. 이런 변화는 겨울 기간을 줄여 영구동토층이 녹는 것을 가속해 지반 침식을 늘릴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산사태와 눈사태의 발생 빈도가 늘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지적한다. 북극도 이미 다른 지역들보다 빠르게 기온이 올라가고 있지만, 스발바르제도의 상황은 온난화 현상을 집중시켜 더욱 극단적으로 변하게 만들고 있다.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스발바르제도와 주변 바다는 같은 위도상 평균보다 훨씬 더 온화하고 습하며 구름이 많다”고 지적했다. 만일 탄소배출량을 중간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스발바르제도의 기온은 7℃까지 상승하며 강수량 역시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스발바르제도와 그 주민들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인 종자저장고를 지키기 위해 탄소배출량을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내년 최저임금 인상 수위가 고용위기 탈출 분수령”

    전문가들 “정부 지원 정책으론 한계 올 제조·건설업 경기 침체로 고용 악화” 추경 편성·감세 등 부양책 필요 지적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26만여명 늘어나는 등 일부 고용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올해 고용 사정이 전반적으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조업을 비롯해 주요 산업에서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으며,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30~40대 취업자 감소세도 멈추지 않아서다. 21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6만 3000명 늘었다. 지난해 1월 33만 4000명을 기록한 뒤 올해 1월까지 12개월 연속 20만명 이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신호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등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만 해도 “투자와 수출이 조정받고 있으며 고용 상황도 미흡하다”고 신중론을 펼친 것과 달라진 태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일자리 사업이 고용시장을 지탱한 것일 뿐 채용을 꺼리는 민간 추세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실업자 수는 130만 3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3만 8000명 늘었다. 이는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실업자 수다. 실업률도 4.7%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증가했다. 취업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한 실업률은 13.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사실상 실업률’은 24.4%로 청년 네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실업 또한 준실업 상태였다. 젊은 세대가 체감하는 고용시장은 여전히 ‘빙하기’라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도 고용 침체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간 일자리의 핵심인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15만 1000명 줄었다.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를 반영하듯 수출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고용에 큰 영향을 주는 건설업 역시 부동산 규제 여파로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 내리막을 달렸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위가 고용 위기 탈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봤다. 성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한 정책에 대한 부작용과 문제점을 인식하고 궤도 수정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일각에서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를 되돌릴 순 없다. 선제적 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 감세 정책 등 다양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얼마로 결정될지 여부다. 자영업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보고 인건비 부담을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변하지 않으면 올해 고용 전망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쿰부 빙하 빠르게 녹아 에베레스트의 주검들 드러난다는데

    쿰부 빙하 빠르게 녹아 에베레스트의 주검들 드러난다는데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발 아래 둔 이들은 지금까지 4800명이 넘는다. 그런데 300명 가까이는 정상 부근에서 불행히도 생을 마쳤다. 그런데 이들의 주검을 산 아래로 끄집어 내리는 데도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든다. 대략 한 구를 인간이 사는 곳에 끌어내리려면 4만~8만 달러가 든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나마 시신으로라도 가족에게 돌아가면 다행이다. 통째로 얼어붙기 때문에 150㎏이나 나간다. 주검을 끌고 내려가는 일에는 위험이 따라 얼음과 눈 속에 그냥 놔두는 일도 적지 않다. 정상으로 향하는 산악인들이 심심찮게 얼음과 눈 속에 누워 있는 주검을 본다고 털어놓곤 하는 이유라고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네팔산악인연맹의 회장을 지낸 앙 체링 셰르파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얼음이나 빙하가 빠르게 녹아 얼음 속에 묻혀 있던 이들의 주검이 드러나고 있다”며 “최근에 목숨을 잃은 이들의 주검 몇몇은 산 밑으로 옮겼는데 오래된 것들이 이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에베레스트에서 연락관으로 일하는 정부 관리는 “최근 몇년 동안 내가 수거한 시신만 10구 정도였는데 점점 더 많은 시신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탐사 오퍼레이터 네팔연맹(EOAN) 간부들은 에베레스트나 로체의 위쪽 캠프들에 남겨진 로프를 수거하고 있는데 주검을 산 밑으로 내리는 일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티베트에서 올라오는 북쪽 능선에서는 조금 더 쉽게 주검을 내리는 일이 가능한데 네팔 쪽은 정부와 법률 규제 탓에 더 까다롭다. 보통 사우스콜이라고 불리는 캠프 4 주변이 평평한 지형이라 특히 주검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캠프 1 근처에서 죽은 산악인의 손이 발견된 적이 있다. 같은 해 쿰부 빙하의 표면에서도 시신이 나타났고, 최근 몇년 동안은 쿰부 얼음폭포에서 주로 주검들이 눈에 띈다. 지난 몇년 동안에는 베이스캠프 주변에서도 시신들이 나타났다. 기온이 오르며 2016년 에레베스트 근처 임자체 호수가 급격히 불어나 홍수가 일까봐 네팔 육군이 동원돼 물을 퍼내야 했다. 산정 호수들도 범람해 빙하와 한몸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영국 리즈와 애브리스트위스 대학의 연구진은 쿰부 빙하의 얼음이 생각보다 차갑지 않아 섭씨 영하 3.3도로 대기의 평균 온도보다 2도 아래 밖에 안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다.이제 웬만한 산악인들은 주검이 눈에 띄어도 놀라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올바르게 오르고 있음을 확인하는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해서 정상 부근의 저유명한 ‘그린 부츠’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바위를 오버행잉하다 숨진 산악인은 여전히 녹색 등산화를 신은 채 다른 산악인들이 올라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다. 하지만 시신을 되찾지 말라고 당부하고 산에 올라 죽음을 맞은 이도 있다. 유명 산악인 앨런 아르넷은 “상당수 산악인이 죽으면 산 위에 버려두길 원한다. 그래서 등반 루트에 걸림돌이 되지 않거나 가족들이 원하지 않는데도 주검을 옮기려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산악인의 영혼에 평안한 안식만이 있기를! 나마스떼!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푸른 얼음, 꽃처럼 피어나다…봄 맞아 ‘겨울왕국’된 미시간호

    푸른 얼음, 꽃처럼 피어나다…봄 맞아 ‘겨울왕국’된 미시간호

    마치 봄을 맞아 꽃을 피운듯 아름다운 '겨울왕국'이 된 호수의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현지언론은 오대호 중 하나인 거대한 미시간호의 신비로운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마치 영롱한 수많은 푸른색 얼음이 물결치듯 호수 위로 솟구친 이 광경은 신이 만든 작품인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이 '작품'은 자연이 만든 것이다. 올해 1~2월 사이 미국 중북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미국 내 오대호의 표면이 50% 이상 얼어붙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거대한 오대호 곳곳은 마치 빙하같은 ‘푸른 얼음’ 장관이 연출돼 주민과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그러나 겨울 내 꽁꽁 얼어붙었던 호수도 봄의 따뜻한 기운은 거부할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해빙으로 빙판이 깨지면서 얼음 조각들이 수면 위로 밀려나게 된 것. 보도에 따르면 19일 현재 미시간호는 약 100만 개의 얼음조각이 수면 위를 꽃처럼 수놓고 있다. 해안경비대 측은 "이달 초까지 미시간호는 약 56% 얼어 있었다"면서 "해빙되는 과정에서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꼭 멀리서 이 아름다운 광경을 지켜만 봐달라"고 당부했다.한편 사진에서처럼 미시간호의 얼음이 푸르게 보이는 이유는 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산하 오대호 환경연구소 조지 레슈케비치 연구원은 “맑고 잔잔한 물이 서서히 얼어 형성된 두꺼운 얼음에는 미립자나 거품이 거의 없다”면서 “이로 인해 빛이 얼음 깊숙이 관통해 파장이 긴 적색 광선을 흡수하고, 파장이 짧은 푸른 광선은 쉽게 통과돼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이스팩 재활용 실천 ‘환경 지킴이’ 강동

    아이스팩 재활용 실천 ‘환경 지킴이’ 강동

    “환경오염으로 빙하가 녹으며 먹이를 찾지 못해 굶주리는 북극곰을 TV에서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얼마든지 다시 쓸 수 있는 아이스팩을 모으는 제 작은 습관이 북극곰을 살릴 실천이라 생각하고 참여했어요.” 지난달 7일 서울 강동구 길동주민센터를 찾은 초등학생 송민호(9)군은 엄마와 함께 집에서 모아온 아이스팩 12개를 수거함에 넣으며 당차게 말했다. 최근 간편식이나 신선식품 배송이 늘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아이스팩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는 아이스팩이 넘쳐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아이스팩을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할지 분리수거를 해야 할지 정확한 처리 방법을 모르는 소비자들도 많다. 이에 강동구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아이스팩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친환경 캠페인을 펼치며 ‘환경 지킴이’로 나섰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무분별한 플라스틱 제품, 일회용품 사용은 다음 세대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문제”라며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반향을 일으키듯, 플라스틱 제품 사용 줄이기와 같은 작은 실천으로 미래 세대의 삶터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21일 현대홈쇼핑, 시민단체인 환경오너시민모임과 손잡고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구민들의 자발적인 아이스팩 회수를 독려한다고 20일 밝혔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보여 주기식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환경보호 실천을 위해 구는 다음달부터 구 청사와 17개 동 주민센터에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운영한다. 이 아이스팩들은 현대홈쇼핑에서 매달 거둬가 세척을 거쳐 식품협력사나 아이스팩 재사용을 희망하는 기관, 병원, 전통시장 등에 무상으로 제공한다. ‘NO 플라스틱 강동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는 구와 지난해 8월부터 업계 최초로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벌여 온 지역 내 기업 현대홈쇼핑이 ‘자원 재활용 선순환’이라는 큰 가치를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구는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7~8일 시범으로 아이스팩 수거 캠페인을 벌여 4000여개의 아이스팩을 모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아이스팩 재활용이라는 기업의 성공적인 환경보호 캠페인이 도화선이 돼 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가 함께 마음을 맞춘 민·관·기업 협력의 좋은 사례”라고 의미를 짚으며 “앞으로도 강동구는 ‘NO 플라스틱 도시’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아베 총리의 4선/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베 총리의 4선/황성기 논설위원

    요새 일본 여론조사에서 흥미를 끄는 대목은 아베 신조 내각의 지지율보다는 자민당 총재 4선에 대한 반응이다. 어제 아침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4선 질문에 찬성 27%, 반대 56%의 결과가 나왔다. 반대가 생각보다 적은 데 놀랐고, 찬성이 4명 중 1명꼴로 많은 데 더 놀랐다. 심지어 자민당을 지지하는 사람의 46%가 4선에 찬성했다. 60대 이상에서는 반대가 압도적이다. 반면 18~29세의 찬성이 반대를 2% 포인트 앞선 40%로 나타난 점, 아베 총리에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임기 3년의 총재를 2회까지로 제한했던 자민당 규약은 아베 총리의 3선을 위해 개정된 뒤로 “4선은 없다”로 봉인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세 번째 총재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군소 매체에서 4선이 필요하다는 군불을 피우더니 지난 12일 자민당 실력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면서 봉인을 푸는 카드를 꺼냈다. 니카이 간사장은 “당 안팎은 물론 해외의 지원도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3선 개정도 했는데, 4선 개정이 뭐 어렵겠나 싶다. 아베 총리의 4선이 당 내외의 반대에 부딪혔을 때의 대안도 있다고 한다. ‘푸틴 방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회 8년 임기를 끝낸 2008년 후계자로 지명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을 맡기고 자신은 총리로 재직한 뒤 2012년 대선 때 임기 6년의 대통령직을 탈환한 방식이다. 즉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 임기를 마치고 자민당 총재직에서 내려오고서 외무상 등으로 물러서 있다가 2024년 9월 선거 때 총재로 복귀해 총리가 되는 시나리오다. 그의 나이 69세가 된다. 미군 기지 건설을 강행하려는 아베 정권과 각을 세우는 오키나와의 유력 지방지 류큐신포(琉球新報)는 사설에서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면서 “(아베의) 조기 퇴진을 요구한다”고 신문사로서는 드물게 4선 반대를 공식화했다. SNS에서도 “일본인과 일본을 위해서 4선밖에 없다”는 찬성론과 “4선은 악몽”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붙어 있다. 인터넷 세계에서 보수파로 불리는 ‘넷우익’과 진보파인 ‘파요쿠’의 4선 찬반 논쟁이 볼만하다. 아베 정권이 연장되면 한일의 빙하기도 길어질 것이라 우려한다. 일본에서도 반일 문재인 정권이 끝나야 한일 해빙이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지도자의 반일·반한이 양국 관계를 좌우하는 시대는 지났다. 최대 현안인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는 정치 담판으로 봉합할 성격도 아니다. 한일 100년사의 근본을 묻는 지점에 와 있지만 그걸 풀 역량이 양국에는 모자란다. 그 사실이 우울할 뿐이다. marry04@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썩은 사과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썩은 사과

    우리는 땅을 딛고 산다. 땅은 흙이다. 흙에 기대어 농사도 짓도 집도 짓고 산다. 흙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지구는 알고 보면 거대한 돌덩이라는데 그 해답이 있다. 돌덩이가 부서져서 흙이 된다. 바위가 자갈이 되고 자갈이 모래가 되고 모래가 다시 흙이 되는 것이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는 과정이다. 흙은 어느 정도 쌓여야만 쓸모가 있다. 강물이 흙을 날라 와서 쌓이기도 하고, 산자락에서 조금씩 흘러내려 쌓이기도 한다. 그리고 바람이 흙을 실어 오기도 한다. 바람에 실려 날아올 정도의 흙은 입자가 아주 작고 고운 모래흙이다. 그래서 황사라고 부른다. 빙하지대나 사막에서 만들어진 황사는 바람을 타고 아주 멀리까지 날아간다. 이 황사가 수백만년 쌓이면 뢰스(loess)라고도 하는 아주 두꺼운 황토층이 된다. 중국 황허 중류의 황토고원에는 100미터가 넘는 황토층이 쌓여 있다. 우리나라의 구석기 유적에서도 중국에서 불어온 황사 먼지가 쌓여서 생성된 점토층이 확인된다. 이 점토층에서 주먹도끼가 나오고 찍개도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구석기 유물들은 황사 먼지가 쌓인 퇴적층에 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사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퍼지는 넓이가 다르다. 중국의 황토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강한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밀려드는 위성사진을 보면 지구적인 자연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는 한반도의 구석기시대 사람들에게도 골칫덩어리였을 것이다. 눈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자욱한 황사 먼지 속에서 뭐라도 먹을거리를 찾으려고 헤매는 구석기 사람들을 상상해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왜냐면 요즈음 우리의 일상도 자욱한 먼지 속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요사이는 초미세먼지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물론 황사와는 구별되는 용어다. 원인도 좀 다르다. 황사를 날려 보내는 바람보다 약한 바람에 의해서도 초미세먼지는 한반도로 밀려들 수 있다. 더군다나 거기에는 여러가지 공해 물질이 섞여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 지구적인 대기 시스템에 의한 공기의 흐름을 따라 황사라는 자연 물질 외에 인간이 만들어낸 각종 유해물질이 섞여서 우리나라까지 밀려드는 것이다. 산업사회 이전으로 돌아가기 전까진 초미세먼지의 공습을 피할 길이 없다. 서해안에 커튼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경선이 의미가 없다. 그래서 환경 문제는 국가 간의 평화로운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네 탓 내 탓 논쟁은 소모적일 뿐이다. 올봄 지독한 초미세먼지의 공포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구는 거대한 학살의 무대’라는 요시카와 히로미쓰의 경고가 떠오른다. 지구는 환경파괴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언제 멸종시킬지 시간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아주 작은 흠집도 결국은 사과 전체를 썩게 만든다. 초록별 지구가 썩은 사과가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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