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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공항 주민·협회 ‘아덱스 소음피해’ 갈등

    서울공항 주민·협회 ‘아덱스 소음피해’ 갈등

    “항공기가 수직 이·착륙할 때 지붕 기와가 깨져 비가 세는 등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평소 공군의 비행기 소음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도 모자라 민간협회의 에어쇼 행사로 또 고통받아야 하니 살 수가 없어요” 경기 성남시 소재 서울공항에서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이하 서울 아덱스) 행사를 대비한 항공기 시범·곡예비행 연습으로 지역주민들이 소음대책 마련 요구 등 갈등을 빚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와 방위산업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는 34개국 430개 업체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과 국외 선진업체 간의 기술 교류를 통해 미래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해 동북아 최고의 마케팅 장이다. 연습비행이 지난 4일부터 시작돼 서울공항 주변 주민들이 공통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공항 인근 주민들은 항공기 시범·곡예비행 연습 등으로 소음이 발생해 이에 대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지난 4일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는 성남시 수정구 신촌동주민센터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주민 A씨는 “일방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려 한다”며 “설명회가 아니라 일방적인 행사 통보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주민 B씨는 “비행소음으로 기르던 개가 유산을 한 뒤 한달도 못살고 죽었다”며 “전국에 공항이 많은 것으로 안다. 왜 하필 서울공항에서만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항공기가 수직 이·착륙할 때 지붕 기와가 깨져 비가오면 물이 세는 등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평상시 비행기 소음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도 모자라 매번 에어쇼 등 행사로 인해서까지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덱스 행사가 국가에서 하는 행사로 알고 참고 살았는데 우주항공기업협회 차원의 행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기업들 행사에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서상윤 시흥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책임자급이 실질적인 대책을 가지고 주민설명회에 임해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협의가 진행해야지 생생만 낸다면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판단해 대회를 못하게 할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공군과 협조해서 비행 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것을 협의 중이고, 시끄러운 비행은 점심시간대에 주로 할 것이고, 휴일 오후에는 비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또 재산상 소음피해 부분도 대해서도 “주민들이 아덱스 연습과 행사기간에 일어난 재산상 피해라는 것을 증빙하면 조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안녕? 자연] 녹아내리는 알프스 최고봉…100년 전과 비교해보니

    [안녕? 자연] 녹아내리는 알프스 최고봉…100년 전과 비교해보니

    알프스산맥의 최고봉인 몽블랑(이탈리아명 몬테 비앙코)의 눈과 얼음이 기후변화로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을 입증하는 비교사진이 공개됐다. 몽블랑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접경지역에 있는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으로, 높이 4807m이며, ‘흰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영국 던디대학의 키에란 백스터 박사와 연구진은 지난 8월 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된 장비와 헬리콥터를 이용, 100년 전인 1919년 촬영된 몽블랑산과 동일한 장소 위를 날며 사진을 촬영했다. 그 결과 100년 전과 달리 현재 몽블랑의 눈과 얼음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백스터 박사는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한 결과, 100년 전보다 얼음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얼음이 줄어든 산을 직접 보는 것은 매우 마음이 아프고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의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얼음이 줄어드는 현상인 지난 몇 십년 간 눈에 띄게 빨라졌다”면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줄이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얼음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를 막지 못한다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에는 몽블랑의 얼음과 눈이 모두 녹아 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달 말, 프랑스와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몽블랑 그랑드 조라스봉 인근 플랑팡시유 빙하에 관측용 레이더를 설치했다. 1㎜ 이하의 움직임까지 포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몽블랑의 빙하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보고가 잇따르자, 주변도로와 빙하 아래 등반로 등도 폐쇄했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이탈리아 발레다오스타주 정부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었던 지난 여름의 무더위와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 등으로 빙하의 붕괴위험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기후 변화로 지구가…” 거리에 드러누운 남자가 오열한 까닭

    “기후 변화로 지구가…” 거리에 드러누운 남자가 오열한 까닭

    7일(현지시간) 기후변화 방지 운동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이 주도하는 시위가 세계 주요 도시에서 2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특히 ‘멸종저항’의 본거지인 영국 런던에서는 시위대가 시내 주요 지점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BBC는 웨스트민스터 다리, 램버스, 다리, 트래펄가 광장과 정부 주요 관공서 주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트래펄가 광장에는 ‘우리의 미래’라고 적힌 관을 실은 영구차가 자리 잡기도 했다.시위대 중 특히 눈길을 끈 건 두 아이의 사진을 들고나온 남성이었다. 데일리메일은 생후 4개월과 10개월 된 아이를 이 남성이 거리에 드러누워 시위를 벌였으며, 시위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음을 터트렸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매우 두렵다”라며 두 아이의 사진을 손에 꼭 쥔 채 오열했다.그가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며 눈물을 쏟는 이유는 있다. 지구의 급격한 기후변화로 남극 빙붕에서는 서울의 2.7배에 달하는 슈퍼 빙산이 쪼개져 나갔고, 서유럽 최고봉 몽블랑의 빙하는 아예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린란드에서는 올여름에만 4000억 톤의 얼음이 녹아내렸다. 해수면 상승으로 홍수가 잇따르고 전례 없는 폭염과 폭설이 지구 곳곳을 덮치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기후변화가 결국 식량 감소로 이어져 인류의 삶 자체를 고통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멸종저항’은 지난 4월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진실 공개와 시민의회 구성 등을 요구하며 런던에서 11일간의 대규모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멸종저항’ 영국지부는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의 숫자는 많은 이들이 2050년이나 2025년이 아니라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의미”라며 각국 정부에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지구 얼음 모두 녹으면 어떻게 변할까…지도로 보는 ‘미래 세계’

    지구 얼음 모두 녹으면 어떻게 변할까…지도로 보는 ‘미래 세계’

    전 세계의 국가가 지금처럼 화석 연료를 제한 없이 써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기후 변화가 빨라져 남극과 북극은 물론 산에 있는 모든 얼음이 녹아 지구상의 해수면을 66m 정도 높일 것이다. 그러면 미국의 마이애미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리고 이집트 카이로와 같은 여러 해안 도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전한 바 있다.그런데 만일 이런 미래가 현실이 된다면 세계가 어떻게 변할까.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만든 애니메이션 지도를 보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기후학자들은 이번 세기말부터 지구의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 부족과 가뭄, 홍수, 전염병, 해양 오염, 폭염 등의 위기가 수없이 찾아온다고 덧붙인다. 결국 이런 재난은 전쟁과 영구적인 경제 붕괴를 일으킬 가능성을 더 높인다고 연구자들은 예측과 함께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빙상과 빙하가 점점 더 빨리 녹으면 해수면이 높아져 지도에서처럼 전 세계 해안선은 크게 변하는 데 모든 얼음이 녹으면 마이애미는 미 동부의 모든 해안 지역과 함께 물에 잠길 것이다.유럽에서는 영국의 런던과 이탈리아의 베니스 그리고 네덜란드 전역이 사라질 것이다.늘어난 물은 현재 1억6000만 명이 거주하는 방글라데시와 460만 명이 사는 인도의 콜카타를 집어삼킬 것이다. 캄보디아의카르다모 산맥은 메콩강 삼각주의 대규모 범람으로 섬으로 변할 것이다.호주는 주민의 약 80%가 거주하는 해안 지대의 많은 부분을 잃게 될 것이다.그리고 중국의 상하이는 동중국해 속으로 가라앉을 것이다.남미에서는 아마존 유역과 파라과이 강 유역이 사라져 부에노스아이레스와 파라과이 대부분 지역이 파괴될 것이다.아프리카는 다른 대륙들보다 해수면 상승이 심해 국토 대부분을 잃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견딜 수 없는 폭염으로 많은 지역을 거주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 것이다. 지구상에는 500만 제곱마일이 넘는 얼음이 있으며 이 모든 얼음이 녹는 데는 5000년 이상이 걸린다고 일부 과학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 세대(30년) 안에 전 세계 국가들이 탄소 배출량을 상당히 낮추지 못한다면 일부 도시는 역사상에만 존재할지도 모른다.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왕의 도시에서 즐기는 우아한 유람

    여왕의 도시에서 즐기는 우아한 유람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은 ‘여왕의 도시’라는 이름처럼 우아한 멋이 있다. 만년설을 머리에 얹은 뾰족한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그 한가운데는 거대한 호수 와카티푸가 있다. 구불구불한 형태의 호수는 워낙 커서 바다처럼 파도도 치며 수면도 조금씩 오르락내리락한다. 호수 괴물 ‘마자 우’의 심장박동 때문에 호수가 움직인다는 마오리족의 전설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호수에 풍덩 몸을 던졌다가 이를 달달달 부딪치면서 뛰쳐나온 적이 있다. 호기는 객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 차갑고도 상쾌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라서 발만 담가도 10초를 견디기가 힘들다. 이 호수 풍경에 늘 등장하는 배가 하나 있다. 1912년부터 운행해 온 빈티지 증기선, TSS 언슬로호다. 이 배는 퀸스타운 기념품에도 어김없이 새겨져 있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뿌웅. 고동소리와 함께 회색 연기를 뿜어내며 증기선이 호숫가 부두를 출발했다. 한 시간 정도를 달리니 월터피크라는 작은 마을에 닿았다. 이 마을은 자동차로도 접근하기가 어려워 옛 뉴질랜드 시골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양치기 개가 수십 마리의 양을 모는 모습을 보고, 양털 깎는 과정을 체험하고 나면 뉴질랜드에서 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된다. 양털 제품을 사고 양고기를 먹어 보는 것은 뉴질랜드 여행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뉴질랜드 양의 숫자는 인구보다 많다.증기선 여기저기엔 시간의 더께가 배어 있다. 백년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 테이블과 의자, 계단 손잡이 등 나무로 만들어진 모든 물건에서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 석탄을 삽으로 퍼 증기선에 동력을 내는 작업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유럽의 증기선이 식민지를 개척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전한 역사를 가졌던 데 반해 뉴질랜드의 증기선은 순수하게 이동과 운반을 목적으로 운행해 왔다. 과거엔 양 1500마리와 소 30마리까지 갑판 위에 실어 나를 수 있었다. 지금은 양 대신 최대 350명의 승객을 싣고 매일 우아하게 유랑한다. 언슬로호는 남반구에서 유일하게 운행하는 증기선으로 뉴질랜드 기술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이 증기선에서 재미있는 경험이 있었다. 노신사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뉴질랜드산 와인을 한 잔 마시니 천국이 부럽지 않았다. 석탄 때는 냄새마저도 향기로웠으니까. 익숙한 피아노 반주가 흘러나왔다. 마오리족 민요라 했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로 오시려나~’ 이 노래,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는 ‘연가’(은희·1972)의 원곡이다. 유일하게 한국인만이 이 노래를 완벽하게 불렀다. 물론 우리만 아는 한국어 가사였지만. 그리고 큰 박수를 받았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슈돌’ 건후, 깔끔하게 머리 묶은 모습 ‘나은이 닮은 귀요미 외모’

    ‘슈돌’ 건후, 깔끔하게 머리 묶은 모습 ‘나은이 닮은 귀요미 외모’

    ‘슈퍼맨이 돌아왔다’ 건나파블리가 레스토랑 개업에 나선다. 6일 방송되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298회는 ‘너와 함께라면 할 뚜 이따’라는 부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그중 주호 아빠와 건나블리 나은-건후 남매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도 서빙하는 ‘건나토랑’을 개업,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할 전망이다. 공개된 사진에는 하얀 셔츠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세젤귀 종업원으로 변신한 건나블리의 모습이 담겨있다. 깔끔하게 머리까지 묶은 모습이 실제 레스토랑 종업원을 떠올리게 한다. 이어진 사진에서는 포스기를 입력하고, 레몬즙을 짜는 등 각자의 자리에서 열일하고 있는 건나블리가 보인다. 이에 아이들이 운영하는 건나토랑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증이 샘솟는다. 이날 주호 아빠는 평소에도 역할놀이를 좋아하는 나은이를 위해 직접 레스토랑의 종업원이 되어볼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맞춰 입은 건나블리의 귀여운 모습에 식당 안 모두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는 전언. 나은이는 평소에도 레스토랑 역할 놀이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서빙부터 청소, 주스 만들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아직 어려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주호 아빠에게 부탁하며 완벽하게 일처리를 하는 모습이 ‘역시 똑나은’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그런가 하면 건후는 특유의 귀여움을 뽐내며 식당 안을 웃음으로 가득 채운 것으로 전해진다. 과연 식당 종업원으로 변신한 건나블리는 얼마나 깜찍할지, 건나토랑에서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아이들과 주호 아빠는 무사히 식당 운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슈돌’ 본 방송이 기다려진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6일 오후 6시 2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韓과 냉랭, 北과 화해, 러와 밀착… 한반도문제 전환기에 선 중국

    韓과 냉랭, 北과 화해, 러와 밀착… 한반도문제 전환기에 선 중국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건국 70주년과 한중 수교 27주년이다. 그간 두 나라는 오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세계 외교가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비약적인 교류 발전을 일궜지만 2016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빙하기에 들어갔다. 반면 지속적으로 악화일로를 걷던 북중 관계는 지난해 북미 핵협상 재개를 계기로 서로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여기에 ‘반미’를 매개로 중러 관계도 새로 정립되고 있다. 중국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역사적 변곡점’을 지나는 모습이다. ●사드 배치로 어그러진 한중 관계 2일 중국 외교가 등에 따르면 중국은 수교국과의 관계를 크게 5단계로 분류한다. 단순 ‘수교관계’에서 ‘선린우호관계’, ‘동반자관계’, ‘전통적 우호협력관계’, ‘혈맹관계’의 순으로 협력 수위가 높아진다. 한중 두 나라는 1992년 선린우호관계로 시작해 1998년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했다. 이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2003)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2008)로 단계를 높이며 꾸준히 거리를 좁혔다. 이제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 대상국으로, 중국은 한국의 최대 대상국으로 발돋움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는 “1990년대에 우리가 중국과 수교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중진국의 덫’(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전후해 국가 성장이 지체되는 현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수 있다”고 본다.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딸과 함께 시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5년 9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시 주석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올라 항일전쟁 승리 기념(전승절) 열병식을 지켜봤다. 같은 해 12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발효됐다. 이 시기가 두 나라 관계의 최절정기였다. 하지만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북한 압박의 키를 쥔 중국의 반응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박 대통령은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사드 배치를 공식화했다. 중국은 사드를 미국의 대중 견제무기로 여겨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한국 연예인과 문화 콘텐츠를 규제하고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도 보복을 가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도 크게 줄어들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양국 관계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사드 이전 관계’로 복원하려면 갈 길이 멀다. 두 나라 모두 냉엄한 지정학적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외교관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악화일로 걷던 북중 관계는 데탕트 2017년 12월 중국 권력서열 4위 왕양 부총리는 중국을 방문한 야마구치 나쓰오 일본 공명당 대표에게 북중 관계에 대해 “과거에는 피로 굳어진 관계였지만 지금은 핵 문제 때문에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최고위급 인사가 북한과의 관계를 ‘대립’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북중 관계는 심각한 균열을 맞고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우리는 중국 당과 정부와 인민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언제나 (중국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 행사를 앞두고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방중하는 등 우호적 분위기가 읽힌다. 역사학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당시 중국 내 조선인들이 만든 ‘조선의용군’은 중국 공산당 근거지인 산시성 옌안에서 팔로군과 항일활동을 벌였다. 중국도 6·25전쟁 때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를 명분으로 인민지원군을 파견했다. 이렇게 맺어진 두 나라의 혈맹 관계는 1961년 북중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며 극에 달했다. 하지만 1992년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맺은 뒤로 관계가 소원해졌다. 중국에 안보를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북한은 핵 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중국이 지속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초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서면서 관계가 급변했다. 세계 최강대국을 상대해야 하는 북한은 전통 우방인 중국의 도움이 절실했다. 중국도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북한을 지렛대로 더 이용할 필요를 느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중국은 비핵화 과정에서 자신의 국가 이익을 확보하고자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북한이 중대 외교 사안을 결정할 때 중국에 자문하는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미 매개로 러시아와도 관계 개선 북한과 마찬가지로 2일 수교 70주년을 맞은 러시아와의 중국 관계도 한층 끈끈해지고 있다.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국빈이 됐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과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중국과 러시아가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갑자기 밀착했다. 그만큼 미국이 이들 국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미국을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러 양국이 힘을 합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안녕? 자연] 서울 면적 2.7배 크기의 ‘거대 빙산’, 빙붕서 분리돼

    [안녕? 자연] 서울 면적 2.7배 크기의 ‘거대 빙산’, 빙붕서 분리돼

    서울시 면적의 2.7배에 달하는 거대한 빙산이 남극 대륙의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사실이 확인됐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 해외 언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D28’로 명명된 3320t 무게의 방산이 아메리 빙붕에서 분리됐다. 이 빙산의 면적은 1636㎢, 얼음의 두께는 210m에 이르며, 아메리 빙붕에서 이러한 규모의 거대 빙산이 떨어져 나간 것은 50여 년 만의 일이다. 빙붕은 남극을 뒤덮은 얼음이 빙하를 타고 흘러 내려와 바다 위로 퍼지면서 평평하게 얼어붙은 것을 뜻한다. 빙산은 빙붕의 끝부분에서 떨어져 나와 흘러 다니는 얼음 덩어리다. 호주남극연구소(AAD)는 2000년대 초부터 남극대륙에서 세 번째로 큰 아메리 빙붕에 대한 관찰을 지속해 왔으며, 이번 현상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호주의 빙하학자인 벤 갤튼펜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미 바다에 떠 있는 에머리 빙붕에게서 떨어져 나온 빙산이기 때문에 해수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기존의 빙붕의 해빙에 미칠 영향 또는 빙하가 흘러내리는 속도를 지켜 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인 미국의 헬렌 아만다 프리커는 “이번 현상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60~70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 빙붕의 정상적인 주기현상의 일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북극곰들 이미 굶주렸다”…美 전문가 기후변화 심각성 경고

    “북극곰들 이미 굶주렸다”…美 전문가 기후변화 심각성 경고

    지난 25일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51차 총회에서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를 채택해 기후변화를 이대로 놔두면 이번 세기말쯤 해수면 상승폭이 최대 11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발표된 가운데 미국의 한 전문가가 이는 북극곰 개체군에 나쁜 소식이라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국제북극곰협회(PBI)의 스티븐 암스트럽 박사는 올해 북극해 해빙의 평균 감소율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414만㎢에 불과하지만, 이는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와 베링해 해빙에 각각 서식하는 두 북극곰 개체군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미국 와이오밍대 외래교수이기도 한 암스트럽 박사는 “이제 해빙은 훨씬 더 멀리까지 흘러갔으며 이들 북극곰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육지로 내몰리고 있지만, 먹이를 충분히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면서 “해빙이 떨어져 나갈수록 이들은 더욱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2015년 PBI는 보퍼드해에 사는 북극곰 개체군이 지난 10년간 40%까지 줄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이런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올해 해빙 유실은 너무 뚜렷해서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서북극 지방 연안의 해빙이 너무 얇고 불안정해서 안전상 이유로 연구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조사팀이 연구를 중단한 최초의 사례다. 이는 암스트럽 박사는 1년에 두 달 동안 현장 연구를 했던 지난 2010년의 상황과 크게 다른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북극해에서는 봄철에 해빙이 녹으면서 이른바 ‘열린 바다’(Open Water)가 나타나고 안개가 끼며 기상이 악화되는 등으로 해빙 연구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반복됐다. 암스트럽 박사는 “이번 봄철 빙하는 얇고 거칠었다”면서 “이는 지난 몇 년간 우리가 본 점진적 추세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여름 중에는 5일간 이례적인 기온 상승으로, 알래스카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일어났고 그린란드 빙원에서는 600억t이 넘는 빙하가 유실되는 등 북극권 지방의 온난화 상황은 심각했다.암스트럽 박사에 따르면, 알래스카와 베링해에 사는 두 북극곰 개체군의 상황은 모두 심각하다. 해안에 사는 북극곰들은 먹이를 충분히 찾지 못하고 있고 해빙 위에서 사는 곰들 역시 먹이를 거의 먹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북극곰들은 여름에 오랫동안 굶주리면서 그 기간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한계에 달할 수 있다. 이미 보퍼트해에서 어린 개체들은 생존에 더 취약해지고 있는 징후를 목격했다. 다 자란 곰 한 마리는 몸집이 커 여름을 견딜 수 있지만, 어린 곰은 몸집도 작고 사냥 기술마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해빙 감소 면에서 기록을 세우지 않았다. 따라서 극단적이기보다는 상황이 안정되거나 개선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치에 속으면 안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그는 자금 삭감뿐만 아니라 USGS의 생물학자들이 북극곰을 연구할 수 없다는 사실은 올해가 얼마나 나빴는지를 평가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수집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신에 그는 올해 빙하 손실과 여름철 따뜻한 기후가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이산화탄소 수치가 계속해서 상승하도록 내버려두는 한 이처럼 나쁜 한해는 점점 더 빈번하고 심해질 것이다.끝으로 그는 “온실가스의 농도가 계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기온이 오르고 북극곰이 사라질 때까지 해빙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제 목표는 바닷속 100미터입니다” 프리다이버 최경미 선수

    “제 목표는 바닷속 100미터입니다” 프리다이버 최경미 선수

    산소통 없이 오직 자신의 호흡만으로 더 깊게 잠수하는 사람이 우승하는 프리다이빙 종목 중 하나인 딥다이빙. 물론 승부의 관건은 ‘누가 더 오랫동안 호흡을 참고 더 깊이 들어갔다 아무 이상 없이 안전하게 수면 위로 나오느냐’다. 지난달 23~24일 필리핀 팡라오에서 열린 2019 아이다 코리안컵(AIDA Koreancup)에서 모노핀을 신고 최대 수심까지 내려간 뒤 다시 핀을 차며 상승하는 콘스턴트웨이트(CWT) 종목에 참가해 75미터 공식기록(2분 40초)을 인정받은 프리다이버 최경미씨(35). 남자선수들조차 쉽게 성공하기 힘든 바닷속 왕복 150미터를 성공한 놀라운 기록이다. 현재 국내 여자 랭킹 1위는 같은 종목에서 85미터를 기록하고 있는 김정아 선수다. 최씨는 김선수보다 대회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의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 2인자로 보란 듯이 등극했다. 경험대비 성과만을 봤을 때, 지금의 속도라면 국내 최고 기록 달성도 남일 만은 아니다. “처음 목표는 100미터였어요. 막연히 그런 목표를 잡은 거죠. 그렇게 마음먹은 당시엔 20미터도 내려가지 못했을 때였죠. 지금 몸 상태로는 75미터가 한계인 거 같아요. 더 깊이 내려가기 위해선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거 같고 목표치에 점점 근접해가고 있어서 충분히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어요.” 프리다이빙을 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하는 최씨는 “일부 남성들은 불법이란 걸 알면서도 물속에서 뭔가를 잡아먹고 싶어서 배우려고 해요. 어촌에 사시는 어떤 분들은 제가 슈트입고 바다로 들어가려고 하면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해요. ‘쟤는 뭐 잡으러 온 거 아니야’라고요. 많은 프리다이버들이 환영받기 위해선 그런 불법적인 것들이 배우려는 목적이 되면 안 될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원래부터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던 최씨. 지금은 물속에서 5분 22초 동안이나 숨을 참을 수 있는 고수가 됐다. 프리다이빙이 어떻게 그녀 인생의 전부가 됐는지, 깜깜한 바닷속 오직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그녀가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지난 20일 경기도 부천 그녀의 사무실을 찾아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눴다.(Q) 프리다이빙이란수중에서 무호흡으로 하는 모든 활동을 총칭해요. 수영장에서 할 수 있는 스태틱이라 불리는 수면무호흡, 수평잠영.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딥다이빙은 무호흡상태에서 바닷속에 들어가 수직 거리를 재는 스포츠예요. 스태틱 종목에선 아무 움직임이 없으니깐 산소를 더 절약할 수 있어서 최대 5분 22초까지 참을 수 있어요. (Q) 프리다이빙 시작하게 된 계기평범한 직장인으로 휴가도 많이 내서 여행을 많이 다녔죠.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어요. 우연히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러 갔다가 프리다이빙 영상을 보게 됐죠. 당시 우리나라엔 지금처럼 프리다이빙이 활발하지 않았는데 힘들게 전문강사를 찾아 훈련받게 됐고 너무 재밌어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Q) 딥다이빙에 도전하게 된 이유사실 저도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요. 정말 힘들거든요. 프리다이빙 하시는 분들은 공감할 텐데, 가끔씩 물속으로 내려가면서도 ‘내가 이 짓을 왜 하지?’라고 속으로 생각하죠. 근데 내가 목표한 수심을 다녀오면 엄청난 희열을 느껴요.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잖아요. 마라톤의 경우에도 10킬로미터를 목표로 삼고 달리다가 비록 완주하지 못해 힘이 들었더라도 왠지 알 수 없는 ‘나만의 희열’, 아마 그런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에 저도 계속 도전하게 되는 거 같아요. (Q) 딥다이빙 종목과 각각의 규칙은크게 CWT, CNF, FIM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콘스턴트웨이트(CWT/Constant weight)는 모노핀을 신고 로프에 의존하지 않은 채 최대 수심까지 내려갔다가 턴하고 다시 올라오는 종목이고, 콘스턴트웨이트노핀(CNF/Constant weight no fin)은 핀 없이 맨몸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종목이에요. 그 외 프리이머전(FIM/Free Immersion) 종목은 핀 없이 줄을 잡고 하강하는 경기죠. 물론 CNF가 제일 힘들어요. 핀도 신지 않고 줄에 의존하지 않아야 하는, 정말 맨몸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죠. 산소 소모가 많아서 이 종목을 하다 블랙아웃(혼수상태) 사고도 종종 일어나죠. 저도 스태틱(Static) 종목을 하다가 기절한 적 있어요. 스태틱은 수면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숨을 참는 경기인데 이게 사실 욕심이 생겨서 ‘조금만 더 있어야지’하는 마음에 그런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Q) 공식기록 75미터, 국내 여성 2인자저는 대회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이번엔 CWT 종목에서 75미터를 갔다 왔지만, 사실 매우 짧은 기간에 욕심을 내서 시도 한 거예요. 그래서인지 성공은 했지만 많이 힘들었어요. 훈련을 통해 이퀄라이징(압력평형)에 대한 확실한 감을 잡았단 마음으로 깊게 내려갔었는데 문제는 제 체력이었어요. 호흡도 남고, 이퀄라이징도 잘 됐는데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거죠. 지금 이 상태로는 75미터가 한계인거 같아요. 더 깊은 수심을 내려가기 위해서는 근력운동이 많이 필요할 거 같다고 느끼고 있어요. (Q) 세계 기록과 비교한다면제가 입문했을 당시 세계기록은 거의 100미터에 가까웠고 우리나라 여자기록은 60미터 정도 됐죠. 지금은 80~85미터까지 갱신되고 있어요. 그만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수준이 많이 높아졌고 세계 기록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아요. 남자의 경우엔 CWT, FIM 각각 한 분씩 95미터 정도의 기록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꾸준히만 노력한다면 100미터의 기록도 곧 달성할 수 있을 거 같아요. (Q) 기압의 중압감이 상당할 텐데‘상상하기 힘들 거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한 번에 80미터를 내려가는 게 아니고 여러 적응단계를 거쳐 조금씩 몸에 익숙해지는 거기 때문에 그 단계를 넘게 되면 어느 정도 깊이의 수심에 내려가더라도 저 같은 경우엔 별다른 느낌을 못 받아요. 오랜만에 하게 되면 10미터만 내려가도 굉장히 힘들겠지만, 렁스트레칭 등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훈련을 해왔다면 바닷속 중압감들은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되죠. 그냥 편해진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거 같아요. (Q) 험난한 훈련 과정들 어떻게 극복했는지이퀄라이징(압력평형)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아요. 75미터를 내려 갈 수 있었던 건, 몇 년 동안 훈련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죠. 수심 30미터, 40미터에서 막힌 적도 있어요. 근데 그 수심을 뚫게 되면 ‘내가 마침내 뚫었구나’하는 희열을 느껴요. 또한 전 굉장히 즐기면서 했던 거 같아요. 프리다이빙은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으면 못하는 종목인거 같아요. 마음먹은 대로 잘 안 풀려 스트레스 받는 훈련생들에게도‘그냥 즐겨라, 안 되면 안 되는 걸로’라고 말해요. (Q) 실격사유엔 어떤 경우가 있는지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사유는 엘엠시(LMC:혼수상태)예요. 물속에서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당연히 실격이고 물위에 올라와 의식은 있지만 15초 내에 수면 프로토콜(SP)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도 실격사유죠. (Q) 함께 입수하는 세이프티의 역할은그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죠. 수면 위에서도 보이지 않는 깊이의 수심을 홀로 내려간다는 건 두려운 일이죠. 정말 세이프티만 믿고 내려가는 거예요. 내가 못 올라오게 될 경우, ‘이 사람들이 나를 살려주겠지’란 믿음 하나죠. 얕은 수심은 2명, 깊은 수심의 경우엔 3명의 세이프티가 따라 붙어요. 이들은 선수가 설정한 목표 수심의 반까지 함께 내려가 기다렸다가 선수가 목표 수심에서 턴하고 다시 반 지점까지 올라오게 되면 함께 올라가는 거죠. 단순히 함께 내려갔다가 함께 올라온다는 차원을 떠나 응급상황시 매우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선수의 안전을 보호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 (Q) 심적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는‘프리다이빙은 곧 멘탈’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멘탈이 강해야 돼요. 저는 원래부터 물과 모험을 좋아해서 그런지 프리다이빙 하면서 그냥 항상 즐거웠던 거 같아요. 우리나라 바다는 매우 거친 편이에요. 조류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깊이의 수심을 내려오면 수온약층이라 해서 갑자기 수온이 10도가 내려가요. 그럴 땐 정말 깜짝 놀라거든요. 그런 환경들에 어느 정도 잘 적응하게 되다보니깐 어떤 바다를 가더라도 ‘이보다 더한 거친 바다도 잘 견뎠는데 여기라고 못하겠느냐’란 마음으로 잘 적용시키려고 노력하죠. (Q) 입수 전엔 무슨 생각 하는지호흡에만 집중해요.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있으면 매우 조용해요. 제 호흡소리만 들리죠. 내가 바닷속으로 내려가면서 해야 될 여러 것들을 머릿속에 그려요. 그렇게 3분이란 시간이 흘러가면 마음이 편해져요. ” (Q) 호흡 연마하기 위한 특별한 훈련법은따로 하는 건 없어요. 가장 좋은 건 물속에 많이 들어가는 게 중요해요. 포유동물 잠수반사(MDR)라는 게 있는데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면 여러 신체반응들이 일어나요. 특히 뇌, 폐 그리고 심장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죠. 결국 물에 많이 들어가게 될 수록 몸에서 기억하게 되기 때문에 물속에 있으면 숨 참는 신비한 능력이 생겨나게 되죠. (Q) 프리다이빙을 도전하려는 분들에게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수영을 전혀 못했지만 지금은 깊은 수심을 내려가는 사람이 됐어요. 호흡을 잘 못한다고도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숨을 참을 수 있는 내 한계에 맞춰 다이빙을 즐기면 되기 때문이에요. 물에 자주 들어가다 보면 그 능력은 계속해서 발전하게 돼요. 처음부터 너무 급하지 않게 그냥 즐긴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좋을 거 같아요. (Q) 프리다이빙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지금은 정말 제 인생의 전부가 된 거 같아요.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라고 생각하면서 늘 즐거워하고 있어요. 예전엔 다소 무료한 반복된 일상 속에서 살아왔지만 지금은 다이빙만 생각해도 그냥 즐거워요. 남자친구도, 가족같은 워터홀릭 식구들도 모두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만나게 됐어요. 프리다이빙은 저의 삶이 된 거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과 꿈원래 목표는 좀 막연하지만 그냥 100미터였어요. 프리다이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에도 입버릇처럼 ‘100미터 가게 해 주세요’라고 했거든요. 물론 아직까지 100미터를 성공한 한국 선수는 없지만 점점 그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100미터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바다도 많이 가면서 즐겁게 다이빙하고 싶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기자 nasturu@seoul.co.kr
  • [Focus人] ‘한 번 호흡으로’ 바닷속 75미터를 뚫은, 프리다이버 최경미 선수

    [Focus人] ‘한 번 호흡으로’ 바닷속 75미터를 뚫은, 프리다이버 최경미 선수

    산소통 없이 오직 자신의 호흡만으로 더 깊게 잠수하는 사람이 우승하는 프리다이빙 종목 중 하나인 딥다이빙. 물론 승부의 관건은 ‘누가 더 오랫동안 호흡을 참고 더 깊이 들어갔다 아무 이상 없이 안전하게 수면 위로 나오느냐’다. 지난달 23~24일 필리핀 팡라오에서 열린 2019 아이다 코리안컵(AIDA Koreancup)에서 모노핀을 신고 최대 수심까지 내려간 뒤 다시 핀을 차며 상승하는 콘스턴트웨이트(CWT) 종목에 참가해 75미터 공식기록(2분 40초)을 인정받은 프리다이버 최경미씨(35). 남자선수들조차 쉽게 성공하기 힘든 바닷속 왕복 150미터를 성공한 놀라운 기록이다. 현재 국내 여자 랭킹 1위는 같은 종목에서 85미터를 기록하고 있는 김정아 선수다. 최씨는 김선수보다 대회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의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 2인자로 보란 듯이 등극했다. 경험대비 성과만을 봤을 때, 지금의 속도라면 국내 최고 기록 달성도 남일 만은 아니다. “처음 목표는 100미터였어요. 막연히 그런 목표를 잡은 거죠. 그렇게 마음먹은 당시엔 20미터도 내려가지 못했을 때였죠. 지금 몸 상태로는 75미터가 한계인 거 같아요. 더 깊이 내려가기 위해선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거 같고 목표치에 점점 근접해가고 있어서 충분히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어요.” 프리다이빙을 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하는 최씨는 “일부 남성들은 불법이란 걸 알면서도 물속에서 뭔가를 잡아먹고 싶어서 배우려고 해요. 어촌에 사시는 어떤 분들은 제가 슈트입고 바다로 들어가려고 하면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해요. ‘쟤는 뭐 잡으러 온 거 아니야’라고요. 많은 프리다이버들이 환영받기 위해선 그런 불법적인 것들이 배우려는 목적이 되면 안 될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원래부터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던 최씨. 지금은 물속에서 5분 22초 동안이나 숨을 참을 수 있는 고수가 됐다. 프리다이빙이 어떻게 그녀 인생의 전부가 됐는지, 깜깜한 바닷속 오직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그녀가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지난 20일 경기도 부천 그녀의 사무실을 찾아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눴다.(Q) 프리다이빙이란수중에서 무호흡으로 하는 모든 활동을 총칭해요. 수영장에서 할 수 있는 스태틱이라 불리는 수면무호흡, 수평잠영.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딥다이빙은 무호흡상태에서 바닷속에 들어가 수직 거리를 재는 스포츠예요. 스태틱 종목에선 아무 움직임이 없으니깐 산소를 더 절약할 수 있어서 최대 5분 22초까지 참을 수 있어요. (Q) 프리다이빙을 시작하게 된 계기평범한 직장인으로 휴가도 많이 내서 여행을 많이 다녔죠.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어요. 우연히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러 갔다가 프리다이빙 영상을 보게 됐죠. 당시 우리나라엔 지금처럼 프리다이빙이 활발하지 않았는데 힘들게 전문강사를 찾아 훈련받게 됐고 너무 재밌어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Q) 딥다이빙에 도전하게 된 이유사실 저도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요. 정말 힘들거든요. 프리다이빙 하시는 분들은 공감할 텐데, 가끔씩 물속으로 내려가면서도 ‘내가 이 짓을 왜 하지?’라고 속으로 생각하죠. 근데 내가 목표한 수심을 다녀오면 엄청난 희열을 느껴요.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잖아요. 마라톤의 경우에도 10킬로미터를 목표로 삼고 달리다가 비록 완주하지 못해 힘이 들었더라도 왠지 알 수 없는 ‘나만의 희열’, 아마 그런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에 저도 계속 도전하게 되는 거 같아요.(Q) 딥다이빙 종목과 각각의 규칙은크게 CWT, CNF, FIM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콘스턴트웨이트(CWT/Constant weight)는 모노핀을 신고 로프에 의존하지 않은 채 최대 수심까지 내려갔다가 턴하고 다시 올라오는 종목이고, 콘스턴트웨이트노핀(CNF/Constant weight no fin)은 핀 없이 맨몸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종목이에요. 그 외 프리이머전(FIM/Free Immersion) 종목은 핀 없이 줄을 잡고 하강하는 경기죠. 물론 CNF가 제일 힘들어요. 핀도 신지 않고 줄에 의존하지 않아야 하는, 정말 맨몸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죠. 산소 소모가 많아서 이 종목을 하다 블랙아웃(혼수상태) 사고도 종종 일어나죠. 저도 스태틱(Static) 종목을 하다가 기절한 적 있어요. 스태틱은 수면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숨을 참는 경기인데 이게 사실 욕심이 생겨서 ‘조금만 더 있어야지’하는 마음에 그런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Q) 공식기록 75미터, 국내 여성 2인자저는 대회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이번엔 CWT 종목에서 75미터를 갔다 왔지만, 사실 매우 짧은 기간에 욕심을 내서 시도 한 거예요. 그래서인지 성공은 했지만 많이 힘들었어요. 훈련을 통해 이퀄라이징(압력평형)에 대한 확실한 감을 잡았단 마음으로 깊게 내려갔었는데 문제는 제 체력이었어요. 호흡도 남고, 이퀄라이징도 잘 됐는데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거죠. 지금 이 상태로는 75미터가 한계인거 같아요. 더 깊은 수심을 내려가기 위해서는 근력운동이 많이 필요할 거 같다고 느끼고 있어요.(Q) 세계 기록과 비교한다면제가 입문했을 당시 세계기록은 거의 100미터에 가까웠고 우리나라 여자기록은 60미터 정도 됐죠. 지금은 80~85미터까지 갱신되고 있어요. 그만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수준이 많이 높아졌고 세계 기록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아요. 남자의 경우엔 CWT, FIM 각각 한 분씩 95미터 정도의 기록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꾸준히만 노력한다면 100미터의 기록도 곧 달성할 수 있을 거 같아요. (Q) 기압의 중압감이 상당할 텐데‘상상하기 힘들 거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한 번에 80미터를 내려가는 게 아니고 여러 적응단계를 거쳐 조금씩 몸에 익숙해지는 거기 때문에 그 단계를 넘게 되면 어느 정도 깊이의 수심에 내려가더라도 저 같은 경우엔 별다른 느낌을 못 받아요. 오랜만에 하게 되면 10미터만 내려가도 굉장히 힘들겠지만, 렁스트레칭 등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훈련을 해왔다면 바닷속 중압감들은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되죠. 그냥 편해진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거 같아요. (Q) 험난한 훈련 과정들 어떻게 극복했는지이퀄라이징(압력평형)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아요. 75미터를 내려 갈 수 있었던 건, 몇 년 동안 훈련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죠. 수심 30미터, 40미터에서 막힌 적도 있어요. 근데 그 수심을 뚫게 되면 ‘내가 마침내 뚫었구나’하는 희열을 느껴요. 또한 전 굉장히 즐기면서 했던 거 같아요. 프리다이빙은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으면 못하는 종목인거 같아요. 마음먹은 대로 잘 안 풀려 스트레스 받는 훈련생들에게도‘그냥 즐겨라, 안 되면 안 되는 걸로’라고 말해요.(Q) 실격사유엔 어떤 경우가 있는지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사유는 엘엠시(LMC:혼수상태)예요. 물속에서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당연히 실격이고 물위에 올라와 의식은 있지만 15초 내에 수면 프로토콜(SP)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도 실격사유죠. (Q) 함께 입수하는 세이프티의 역할은그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죠. 수면 위에서도 보이지 않는 깊이의 수심을 홀로 내려간다는 건 두려운 일이죠. 정말 세이프티만 믿고 내려가는 거예요. 내가 못 올라오게 될 경우, ‘이 사람들이 나를 살려주겠지’란 믿음 하나죠. 얕은 수심은 2명, 깊은 수심의 경우엔 3명의 세이프티가 따라 붙어요. 이들은 선수가 설정한 목표 수심의 반까지 함께 내려가 기다렸다가 선수가 목표 수심에서 턴하고 다시 반 지점까지 올라오게 되면 함께 올라가는 거죠. 단순히 함께 내려갔다가 함께 올라온다는 차원을 떠나 응급상황시 매우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선수의 안전을 보호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Q) 심적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는‘프리다이빙은 곧 멘탈’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멘탈이 강해야 돼요. 저는 원래부터 물과 모험을 좋아해서 그런지 프리다이빙 하면서 그냥 항상 즐거웠던 거 같아요. 우리나라 바다는 매우 거친 편이에요. 조류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깊이의 수심을 내려오면 수온약층이라 해서 갑자기 수온이 10도가 내려가요. 그럴 땐 정말 깜짝 놀라거든요. 그런 환경들에 어느 정도 잘 적응하게 되다보니깐 어떤 바다를 가더라도 ‘이보다 더한 거친 바다도 잘 견뎠는데 여기라고 못하겠느냐’란 마음으로 잘 적용시키려고 노력하죠. (Q) 입수 전엔 무슨 생각 하는지호흡에만 집중해요.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있으면 매우 조용해요. 제 호흡소리만 들리죠. 내가 바닷속으로 내려가면서 해야 될 여러 것들을 머릿속에 그려요. 그렇게 3분이란 시간이 흘러가면 마음이 편해져요. (Q) 호흡 연마하기 위한 특별한 훈련법은따로 하는 건 없어요. 가장 좋은 건 물속에 많이 들어가는 게 중요해요. 포유동물 잠수반사(MDR)라는 게 있는데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면 여러 신체반응들이 일어나요. 특히 뇌, 폐 그리고 심장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죠. 결국 물에 많이 들어가게 될 수록 몸에서 기억하게 되기 때문에 물속에 있으면 숨 참는 신비한 능력이 생겨나게 되죠. (Q) 프리다이빙을 도전하려는 분들에게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수영을 전혀 못했지만 지금은 깊은 수심을 내려가는 사람이 됐어요. 호흡을 잘 못한다고도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숨을 참을 수 있는 내 한계에 맞춰 다이빙을 즐기면 되기 때문이에요. 물에 자주 들어가다 보면 그 능력은 계속해서 발전하게 돼요. 처음부터 너무 급하지 않게 그냥 즐긴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좋을 거 같아요.(Q) 프리다이빙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지금은 정말 제 인생의 전부가 된 거 같아요.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라고 생각하면서 늘 즐거워하고 있어요. 예전엔 다소 무료한 반복된 일상 속에서 살아왔지만 지금은 다이빙만 생각해도 그냥 즐거워요. 남자친구도, 가족같은 워터홀릭 식구들도 모두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만나게 됐어요. 프리다이빙은 저의 삶이 된 거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과 꿈원래 목표는 좀 막연하지만 그냥 100미터였어요. 프리다이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에도 입버릇처럼 ‘100미터 가게 해 주세요’라고 했거든요. 물론 아직까지 100미터를 성공한 한국 선수는 없지만 점점 그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100미터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바다도 많이 가면서 즐겁게 다이빙하고 싶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기자 nasturu@seoul.co.kr
  • 美 연구팀 “빙하 유실 막으려면 모래처럼 작은 유리 구슬 뿌려야”

    美 연구팀 “빙하 유실 막으려면 모래처럼 작은 유리 구슬 뿌려야”

    미세한 모래나 소금처럼 아주 작게 만든 유리 구슬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하의 유실을 눈에 띄게 늦출 수 있다고 일부 과학자가 주장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마더존스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 본부를 둔 비영리 환경단체 아이스911 소속 연구진은 북극권 알래스카에서 지금까지 규산염 유리로 만든 이런 미세 구슬을 얼음 표면에 뿌리는 실험을 통해 얼음이 녹는 속도가 크게 느려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여기서 규산염 유리는 이른바 실리카로 불리는 이산화규소(SiO₂)를 주성분으로 하는 데 규소(Si)와 산소(O) 그리고 약간의 금속 원소로 이뤄진 규산염 광물은 지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연구진은 이런 특징 덕분에 이 물질을 빙하 등 얼음 유실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생각한다.실제로 연구진이 지난해 5월 미국지구물리학회(AGU)가 발간하는 동료검토 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 차례의 현장 실험에서 빛 반사율은 이런 미세 구슬 덕분에 15~2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런 구슬을 살포했을 때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북극 대부분 지역에서는 잠재적으로 기온이 1.5℃ 떨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해수 온도가 3℃ 하락하며, 해빙의 두께는 최대 20인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진의 모델이 얼음의 쇠퇴를 극적으로 막고 심지어 뒤집을 수 있다고 예측한 것이다. 연구진이 이런 급진적인 대책을 마련한 이유는 빙하 등 얼음이 유실하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에 따르면, 올해 여름 그린란드 빙상 표면의 약 90%는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4일간 녹았다. 그 사이 그린란드의 얼음 약 550억 t이 바다에 쏟아졌다. 이는 그린란드에서 불과 하루 만에 약 137억 t이 넘는 빙하가 소실된 것으로, 이런 유실량은 과학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연구진의 대책은 효과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실용화를 방해하는 주요 문제가 몇 가지 존재한다. 우선 모든 사람이 빙하 등의 얼음을 이런 유리 구슬로 덮는 것을 자연 환경에 가벼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이들은 알래스카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토착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다음 문제는 이런 아이디어가 다른 대규모 지구공학(geoengineering) 프로젝트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이긴 하지만 이를 적용하는데는 약 50억 달러(약 5조9950억원)가 든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자들은 예전부터 이런 대책에 불만을 가져왔다. 왜냐하면 이 방법은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을 소홀히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아이스911의 설립자인 레슬리 필드 박사는 “우리는 지금까지 배출 가스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도 않았고 그럴 의향도 없었다. 이 방법은 훨씬 더 큰 그림의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꼭 필요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아는 한 이 방법은 현재 기후 변화에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단일 수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필드 박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출신의 화학·전기공학자로, 지난 2008년 아이스911을 설립했다. 이 단체는 안전한 방식으로 북극권의 얼음을 복원해 기후 변화를 늦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아이스91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명성교회 세습 허용, 편법 대물림으로 신뢰 얻겠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교단이 어제 정기총회에서 2년 넘게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의 부자(父子) 세습을 사실상 허용하는 ‘명성교회 수습안’을 통과시켰다. 교인이 10만명에 달하는 대형 교회인 명성교회는 설립자 김삼환 원로목사가 2015년 12월 정년퇴임한 후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2017년 3월 위임목사로 청빙하면서 세습 논란이 일었다. 세습에 반대하는 목회자와 교인들은 교단 재판국에 김하나 목사 청빙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교단 재판국은 2018년 8월 명성교회 손을 들어줬으나, 지난 8월 재심에선 무효 판결을 내렸다. 교단 총회는 재심 판결을 수용하면서도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부터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게 길을 열어 놨다. 교단법과 대형 교회의 막강한 지위 사이에서 어쩡쩡한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또 이 결정에 대해 교회법이나 사회법으로 고소고발할 수 없다고도 했다. 교단법은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그런데 명성교회는 ‘은퇴하는’이란 문구를 빌미로, 김삼환 목사가 ‘은퇴하고’ 2년 뒤에 김하나 목사를 청빙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교단 총회의 이번 결정은 ‘은퇴 후 2년’은 안 되지만, ‘은퇴 후 5년’은 세습이 가능하다고 허용한 셈이다. 명성교회 사태로 수년째 교단이 분열하면서 한국 교회의 신뢰가 추락하는 가운데 교단이 앞장서 법과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장 ‘법 위에 명성교회냐’는 분노와 절망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명성교회처럼 교단법을 무시하고 세습을 강행하는 교회들이 속출할까 걱정이다. 지금도 교회를 개인 재산처럼 여기고, 각종 편법을 이용해 대물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교단 총회가 이런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묵인 또는 조장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 韓 다이버, 보라카이 하수관에 머리 박은 바다거북 포착…필리핀 발칵

    韓 다이버, 보라카이 하수관에 머리 박은 바다거북 포착…필리핀 발칵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수질 오염 문제로 전면 폐쇄됐던 보라카이 섬이 다시 문을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다에 불법으로 오수를 방류한 수도업체가 적발됐다. 필리핀 최대 미디어 ABS-CBN 등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라카이섬의 수도 사업을 맡고 있는 ‘보라카이 투비 시스템’(Boracay Tubi System, Inc.)이 규정을 어기고 오수를 방류한 사실이 들통나 임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과 뉴욕포스트 등 외신도 주목했다. 보라카이섬 양대 수도업체 중 하나인 보라카이 투비 시스템은 섬 전체 물 수요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보라카이섬 불라복 해안에서 다이빙하던 한국인이 우연히 하수관에 머리를 처박은 멸종위기 바다거북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보라카이에서 다이빙 강사이자 수중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부건(39) 씨는 “18일 오전 11시 50분쯤 블라복 비치 정중앙에서 직선으로 400m 지점에서 하수관에 머리를 처박은 바다거북을 목격했다. 하수관에서는 오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평소 다이빙을 하던 곳이 아닌 새로운 루트를 택했다가 우연히 이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박씨는 “일단 바다거북을 멀리 보낸 뒤 사진을 찍고 해변으로 올라왔다가 혹시나 해 오후에 다시 가봤더니 바다거북이 여전히 하수관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다시 바다거북을 쫓아낸 박씨는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업로드했다. 논란이 일자 필리핀 환경청은 박씨와 접촉해 하수관의 위치를 파악하고 현장에 조사관을 파견해 수질검사에 돌입했다.검사결과 하수관에서 채취한 오수 샘플에서는 배설물에서 비롯된 대장균과 인산염이 허용치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구균은 기준치 100MPN/100ml를 4배 웃도는 400MPN/100ml에 육박했으며, 인산염은 리터당 2.250mg으로 기준치 1mg의 2배를 넘는 수준이었다. 이를 근거로 필리핀 환경청의 베니 안티포다 차관과 환경천연자원국(DENR)은 보라카이 투비 시스템에 21일부터 7일간의 임시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보라카이에서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해 보라카이섬이 폐쇄되기 전까지는 해변 앞에서부터 오물을 방류해 냄새가 지독했다. 그러나 환경청이 해저 하수관 공사 후 해변으로부터 1km 이상 먼 바다로 오물을 방류하도록 하면서 재개장 후부터는 악취가 많이 사라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라카이 투비 시스템은 해변으로부터 400m 거리에 설치된 하수관으로 여전히 오수를 방류한 사실이 들통나면서 문제가 됐다.한편 박씨는 “일부 언론에서는 바다거북이 마치 오수를 먹은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바다거북은 그저 하수관에서 흘러나오는 오수의 따뜻함을 즐긴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일로 보라카이섬 전체의 수질오염이 심각한 것처럼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어 “현지 주민들과 다이버가 정기적으로 바다 쓰레기 청소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변에서의 흡연이나 음주, 파티 등에 대한 처벌도 폐쇄 직전보다 강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0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은 보라카이섬은 수질이 악화되면서 하루 방문객을 1만9000명으로 제한하고 바다 오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각종 파티와 흡연 등을 금지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몽블랑 그랑조라스 빙하 무너질 수 있어 트레일·대피소 폐쇄

    몽블랑 그랑조라스 빙하 무너질 수 있어 트레일·대피소 폐쇄

    알프스 몽블랑 산괴의 빙하 일부가 일시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에 따라 이탈리아 당국이 트레일 루트와 대피소를 폐쇄했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그랑조라스 봉우리 근처 플란핀시유 빙하가 무너져 내리면 25만㎥의 얼음이 산자락 아래를 덮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산 아래 이탈리아 쪽 쿠르마이유 시의 스테파노 미세로치 시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빙하의 일부 구간이 하루 알프스 몽블랑 산괴의 빙하 일부가 일시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에 따라 이탈리아 당국이 트레일 루트와 대피소를 폐쇄했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그랑조라스 봉우리 근처 플란핀시유 빙하가 무너져 내리면 25만㎥의 얼음이 산자락 아래를 덮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산 아래 이탈리아 쪽 쿠르마이유 시의 스테파노 미세로치 시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빙하의 일부 구간이 하루 50~60㎝씩 밀리며 몽블랑의 이탈리아 쪽 진입로가 되는 발 페레로 향하는 길을 막는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물론 지구 온난화 탓에 산의 모양이 바뀌고 있다고 개탄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어 당장 주민들의 거주지나 여행객 시설에는 위협이 되지 않지만 로슈포르 대피소 등은 예방 조치로 소개한다고 밝혔다. 발레 다오스타 지방정부와 안전한산 연맹 전문가들은 지금으로선 얼마나 많은 양의 얼음이 쏟아져 내릴지 예측하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몽블랑 산괴는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들이 모인 곳으로 이름 높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해발 고도 4000m가 넘는 봉우리만 11개에 이른다.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과 등산객이 찾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탓에 빙하와 얼음이 녹아 급격히 빙하가 줄고 있다. 지난 주에는 스위스 북동부 글라루스 알프스의 피졸 빙하가 2006년 크기의 20%로 줄어들어 빙하의 죽음을 기리는 이색 장례식이 거행되기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스위스 글라루스 알프스의 이색 장례식, 피졸 빙하의 죽음 기리다

    스위스 글라루스 알프스의 이색 장례식, 피졸 빙하의 죽음 기리다

    22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북동부 글라루스 알프스에서 색다른 장례식이 거행됐다. 다름 아닌 피졸 빙하의 죽음을 기리는 예식이었다. 지역 주민과 하이킹 족들, 환경단체 회원 등이 2006년 이후 기후 온난화 탓에 원래 크기의 20%로 줄어든 빙하의 최후를 안타까워했다. 전날 미국 뉴욕에서는 유엔 쳥년 기후 정상회의가 열려 젊은 활동가들과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을 논의했고 지난 20일에는 스웨덴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뜻을 좇아 전세계 수백 만명이 금요일 등교 거부 파업에 동참한 시점에 이들은 빙하의 사라짐을 알리고자 리히텐슈타인과 오스트리아 국경이 멀지 않은 이곳, 해발 고도 2700m 지점을 찾은 것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스위스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2050년에 제로(0)으로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스위스 기후보호 연맹(SACP)이 마련한 이날 장례식에는 검은 옷차림으로 참석한 이들과 얼굴에 검은 베일을 쓴 여성들이 눈에 띄었고, 목사와 과학자들의 진중한 추모사가 낭독됐다. 빙하의 사라짐을 위로하는 헌화도 이뤄졌다.지금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간의 행동은 이어지고 있지만 스위스 연구자들은 2050년이면 스위스 빙하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졸 빙하는 벌써 그 지경을 넘어섰다. 스위스 기후 변화 활동가인 알레산드라 데지아코미는 AFP통신 인터뷰를 통해 “과학적 견지에서 더 이상 빙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그저 약간의 ‘얼어붙은 한 덩이’가 어울린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에 특별한 대책이 통하지 않으면 2100년에는 고산지대 빙하의 90%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비슷한 의식이 아이슬란드의 옥조쿨 빙하에서 거행됐는데 700년 된 이 빙하는 2014년 사망 선고를 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지구 역사상 최근 5년이 가장 더웠다…한국 온난화 더 심각

    지구 역사상 최근 5년이 가장 더웠다…한국 온난화 더 심각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농도 역대 최고지구 역사상 최근 5년이 가장 덥고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농도도 최고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의 온난화는 세계 평균보다도 더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WMO)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UN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맞춰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15∼2019년 지구 기후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농도가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전 5년(2011∼2015년)보다 20%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구의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올해 말 약 410ppm에 이를 것으로 보여 역사상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WMO는 예상했다. 온난화로 인해 현재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1도 상승했고, 이전 5년(2011∼2015년)보다는 0.2도 올랐다. 최근 5년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연평균 5㎜ 상승했다. 1993년 이후 연평균 3.2㎜ 상승한 것과 비교해 최근 상승률이 크게 증가했다.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 빙하도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2017년 여름 해빙(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 넓이는 사상 최소였다. 지난해 넓이는 사상 두 번째로 작았다. 2009∼2017년 남극에서 매년 손실되는 얼음 양은 2520억t에 달해 1979년 400억t의 6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파리기후협약에 명시된 목표를 달성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이번 세기말(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1.5도 선을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었다. 평균 온도 2도 상승을 막으려면 현재보다 3배 이상,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면 5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탈라스 사무총장은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근 5년간 평균기온은 13.3도로, 이전 5년(2011∼2015년)보다 0.3도 상승했다. 이는 지구 평균기온 증가 폭보다 0.1도 크다. 우리나라 대표 기후변화 감시소가 있는 안면도의 지난해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415.2ppm으로, 전년(2017년)보다 3.0ppm 증가했다.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은 2.4ppm으로 지구 증가량(2.3ppm)보다 많다. 최근 가장 큰 기상학적 위험 요소로 알려진 열파(heatwave)는 우리나라에서 지난해의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나타났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당시 강원도 홍천의 일 최고기온은 역대 가장 높은 41도를 기록했고, 서울의 폭염일수는 19일로 평년(4일)보다 약 5배 많이 나타났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기온 상승이 전 지구 평균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민·관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과 행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와우! 과학] 4억 6600만년 전, 대멸종 초래한 빙하기 원인 찾았다

    [와우! 과학] 4억 6600만년 전, 대멸종 초래한 빙하기 원인 찾았다

    4억 6600만년 전 지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대멸종을 초래한 원인이 밝혀졌다. 미국 시카고대학, 스웨덴 룬드대학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 지구는 4억 6600만년 전 갑작스러운 극강의 추위로 다양한 생물종의 대멸종을 맞았다. 지금까지 지구상에는 총 5번의 대멸종이 있었으며, 이중 첫 번째 대멸종인 오르도비스기 대멸종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 오르도비스기 대멸종 당시 지구는 빙하기였고, 당시 지구에 서식하던 생물종의 86%가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당시 대멸종을 가져온 원인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발생한 소행성 폭발을 지목했다. 폭발이 발생한 소행성은 너비가 약 150㎞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으며, 이 거대한 소행성이 폭발할 때 발생한 먼지가 우주공간을 이동해 지구에까지 도달, 지구의 대기를 덮으며 이전과 다른 기온을 만들어냈다. 엄청난 양의 먼지로 뒤덮인 지구는 태양 빛을 받지 못해 점차 추워졌고 급기야 빙하기에 돌입했다. 평상시 우주에서 지구로 유입되는 우주먼지 등의 양이 트레일러 트럭 1000대 분량이라면, 이 시기에는 무려 1년 평균 4만대 분량의 우주먼지가 유입됐다. 즉 평상시보다 40배 넘는 우주먼지가 지구 대기를 덮었고, 이것이 지구 대멸종을 가져온 빙하기의 원인이 됐다는 것. 연구진은 이러한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4억 6600만년 전 암석에 남아있는 우주먼지의 흔적을 채취하고 이를 남극의 퇴적암 층에서 발견한 암석 샘플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분석에 사용된 고대 해저의 암석에서 지구의 암석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원소를 발견했다. 예컨대 해당 암석에서는 지구에서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특수 헬륜 동위원소가 발견됐고, 연구진은 소행성에서 종종 발견되는 이러한 원소가 지구를 덮친 우주먼지의 존재를 입증케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빙하기가 온 시기와 암석에 남아있는 우주먼지의 나이가 일치한다는 것을 처음 입증했다”면서 “오르도비스기의 대멸종은 우주 공간에서 발생한 소행성 폭발로 생긴 먼지가 지구를 뒤덮은 뒤, 태양에너지를 받지 못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벤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알라 얼굴을 한 판다형 캥거루’, 고대 지구에 살았다 (연구)

    ‘코알라 얼굴을 한 판다형 캥거루’, 고대 지구에 살았다 (연구)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하면 대부분 코알라와 캥거루를 떠올릴 것이다. 이들은 태반 포유류보다 원시적인 포유류인 유대류로 과거 호주에서 크게 번성했던 유대류의 소수 생존자다. 인류가 호주에 상륙하기 전인 5만 년 전까지만 해도 호주에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유대류가 살았다. 이 가운데는 사자만큼 큰 육식 포유류나 몸무게가 1톤이 넘는 대형 초식 동물도 존재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현재의 캥거루보다 몇 배나 큰 거대 캥거루인 쇼트 페이스드 캥거루 (short-faced kangaroo)가 호주의 넓은 초원을 누볐다. 쇼트 페이스트 캥거루는 현재의 캥거루에 비해 짧고 동글동글한 머리를 가져 마치 코알라 얼굴에 캥거루의 몸을 붙여 놓은 것 같은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다 큰 종의 경우 몸무게가 220kg이나 나가 캥거루처럼 뛰어다니는 대신 두 발로 걸어 다녔다. (복원도 참조) 빙하기 당시 호주 대륙은 지금보다 거친 식물이 많은 건조한 환경이었다. 따라서 이 시기 쇼트 페이스드 캥거루는 튼튼한 이빨과 강한 턱을 이용해 거친 식물성 먹이를 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뉴잉글랜드 대학의 렉스 미첼 박사와 그 동료들은 4만2000 년 전까지 호주 대륙에 살았던 중간 크기 쇼트 페이스트 캥거루인 시모스테누루스 옥시덴탈리스(Simosthenurus occidentalis)의 두개골 3D 모델링을 통해 이들이 정확히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현생 동물 가운데 이들과 가장 식이 패턴이 비슷한 동물은 캥거루나 코알라가 아닌 자이언트 판다로 밝혀졌다. 판다는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 살기 남기 위해 영양가가 낮은 식물성 먹이인 대나무를 대량으로 먹을 수 있게 진화했다. 쇼트 페이스드 캥거루 역시 거칠고 영양가가 낮은 식물을 대량으로 먹기 위해 크고 튼튼한 턱을 진화시켰으며 두개골 역시 둥근 형태로 변했다. 연구팀은 시모스테누루스가 판다와 크기도 비슷하고 섭식 형태도 유사해 사실상 유대류 버전의 판다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잘 적응했던 쇼트 페이스드 캥거루가 갑작스럽게 사라진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빙하기가 끝나면서 생긴 기후 변화와 호주에 상륙한 인류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분명한 것은 현재 남아 있는 유대류가 한때 큰 번영을 누린 호주 유대류의 극소수 생존자라는 것이다. 이들마저 사라지지 않게 보호해야 하는 이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영하 40도 남극기지도 불 끄는 소방관 필요합니다”

    “영하 40도 남극기지도 불 끄는 소방관 필요합니다”

    초등·중학생 자녀 두고 남극 근무 자원 연구실 등 16개동 소방 시설 매일 점검 1년 중 100일 교통 차단… 도움 못 받아 “두려움에 망설일 땐 도전정신으로 극복” ‘소방대원’과 ‘남극’의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다.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남극에서 불을 끄는 소방대원이 할 일은 딱히 없어 보이는 탓이다. 하지만 생명체 하나 살 것 같지 않은 그곳에도 국민의 안전지킴이 소방대원들의 손길이 많은 곳에서 필요하다. 2016년부터 1년간 남극 장보고 과학 기지(장보고 기지)에서 근무한 구차돌(44) 부산시 동래 소방서 연산 119안전 센터 소방장은 “지금 이 순간도 장보고 기지에서 소방대원이 근무 중”이라면서 “그들은 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원들과 과학 기지의 안전을 시시각각 살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2014년 남극 대륙 본토에 최초로 만든 장보고 과학 기지는 우주 기상 예측을 위한 우주환경 모니터링, 남극 지질정보 확보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구 소방장은 어렵사리 남극으로 떠났다. 당시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2학년이던 자녀들을 혼자 돌봐야 할 아내가 눈에 밟혔다. 실제 매년 소방청이 남극에서 근무할 인원을 모집했지만 선뜻 지원하지는 못했다. 걱정과 달리 가족들은 응원을 보냈고, 그는 ‘혹시 되겠어’라는 생각과 함께 지원서를 냈다. 구 소방장은 “전국에서 구급 대원 40명 정도가 지원했는데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극 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장보고 기지는 생활시설·연구시설을 갖춘 본관동, 관측시설 등 16개동으로 분리돼 있었고, 소방시설 점검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장보고 기지는 날씨 때문에 일년 365일 중 100일간 배, 비행기 등 교통수단의 접근이 원천 봉쇄된다. 이 시기에 하루라도 점검을 소홀히 해 화재가 발생해도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구 소방장은 “점검은 하루라도 미룰 수 없는 일이었다. 이때 ‘지금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자’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연구원들이 외부에서 조난을 당했을 때도 구조반을 꾸려서 빠르게 대응했다. 남극에서는 빙하 위에 쌓인 눈 때문에 연구원들이 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을 보지 못하고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는 게 구 소방장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구 소방장에게 우연하게 도전한 1년간의 남극 생활로 무엇을 얻었는지 물었다. 돌아온 답은 짧지만 명확했다. “망설여질 때는 우선 두려움과 맞서 도전하라. 두려움은 어느 순간 사라진다.” 남극의 추위, 어둠, 외로움 등 고립된 생활을 통해 구 소방장은 어느 순간 단단해져 있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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