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빙하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인선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재정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여경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페리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31
  • “예능계 대입부정 불똥”… 실기교습 차질/예술고

    ◎강사 못구해 “땜질식” 진학지도/교수 1백여명 고교출강 중단/실기배점도 갑자기 낮춰 당혹 예술계 고교들이 학생지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일부 대학의 예·체능계 입시부정사건이 잇따라 터져 물의를 빚으면서 대학교수들이 예술계 고교에 출강을 중단하고 대학마다 앞다투어 실기고사의 반영비율을 종전보다 10∼40%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들로 충당되던 강사진이 크게 줄어들어 적절한 실기지도가 어렵게 됐고 실기고사의 비중이 낮아짐에 따라 실기위주의 교육방식을 재고해야 할 형편에 놓인 것이다. 예·체능계 고등학교에 대한 출강을 중단하고 있는 대학교수들은 지난달 11일 교수회의에서 중단결의를 한 서울대 음대 교수 35명과 지난 14일 결의한 이화여대 예·체능계 3개대 교수 83명등 모두 1백10여명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아직 출강중단 결의를 하지 않은 상당수 대학교수들이 은연중 출강을 꺼리고 있어 실제로 출강을 않고 있는 숫자는 훨씬 많은 형편이다. 이 때문에 예술계 고교에서는 3학년 수험생은 물론 1학년서부터 이들이 맡아오던 강의를 새 강사를 찾아 맡겨야 하는 애로를 겪고 있다. 서울예술고의 경우 그동안 음악과 3학년 2백여명만을 위해서도 서울대 음대교수 19명을 강사로 초빙,실기수업을 해왔으나 이들이 지난달 11일부터 출강을 중단,새 강사를 보충해 수업을 진행하느라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 학교 정우현 교장(64)은 『예술교육은 특히 다른 분야와 달리 대학교수등 유능한 사람들을 강사로 초빙하는 등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고 전제,『일부 교수들의 불미스러운 행동 때문에 전체 교수가 출강을 중단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무책임하고 옹졸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Y대에 응시할 예정이며 이화여대 김모교수에게 수업을 받아온 이 학교 윤모군(18·음악과 3년)은 『중학교때부터 줄곧 김교수에게 실기수업을 받아왔는데 갑자기 출강을 중단하는 바람에 김교수가 소개시켜준 지방대 강사에게 실기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그분도 김교수의 제자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지도방법은 비슷하나 아무래도 어딘가 어색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교수 10여명이 강사로 나오던 선화예술고도 교수들이 출강을 중단했기 때문에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학교 정상문 교감(52)은 『특히 음대의 경우는 7∼8월쯤에 대학별로 지정곡이 선정돼 수험생들이 이때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관례인데 갑자기 중간에 강사가 바뀌고 실기고사성적 반영비율까지 낮춰 변동되는 바람에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고르비 구하려 장관직 사임”/셰바르드나제,회고록서 밝혀

    ◎보수세력의 실지회복 저지를 겨냥/슐츠 전 미 국무완 가족끼리도 절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전 외무장관의 회고록이 최근 독일에서 출판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련의 독재권력 대두를 경고하면서 돌연 사임을 발표,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셰바르드나제는 이 회고록에서 자신의 사임배경,신사고외교의 정신과 성과,서방측의 협력강화와 군부 및 보수세력의 맹반격,대미 관계,동유럽 변혁과 걸프전쟁 등 광범위한 부문에 언급하고 있다. 다음은 아사히(조일)신문이 4일 보도한 회고록의 주요내용 발췌다. 『지난 85년 6월 중순 트빌리시시에 있는 나의 집무실 전화벨이 울렸다.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목소리였다. 6월30일 그로부터 두 번째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들은 최종 결정을 했네. 자네에게 외무장관직을 맡기기로. 내일 아침 모스크바에서 기다리고 있겠네」 나는 깜짝 놀랐다. 내 집무실에는 그루지야의 지도만 덩그렇게 걸려 있었다. 나는 모국어인 그루지야어와 사투리가 심한 러시아어 외엔 외국어를 모르고거기다 경험도,전문지식도 없었다. 85년 9월 뉴욕에서 슐츠 당시 미 국무장관과 재회했을 때 나는 「세계의 많은 것이 미소 관계에 의존하고 있다. 그 대부분은 당신과 나 사이의 관계에 좌우된다. 나는 당신의 성실한 파트너로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슐츠는 즉석에서 벌떡 일어나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후 나는 언제나 그와의 악수를 기억하고 있다. 미소 관계 역사상 외무장관끼리 서로 상대방 집을 방문하고 자식과 손자들을 소개한 것은 아마 그때가 처음이었을 게다. 89년 여름,나의 외무장관직 계속수행의 가부를 묻는 소련 최고회의 투표에서 단 한 표의 반대표도 나오지 않았지만(사태는 역전되어) 90년 10월15일 수명의 인민 대의원은 소련의 안보가 침해당했다면서 나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국내에서는 내가 더 이상 외무장관직에 머무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경향으로 굳어가고 있었다. 한가지 예만 들어보겠다.(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 조인 후) 우랄산맥 동쪽으로의 병기 이동 경위다. 이것은 법적으로 모두 옳은 것 같다. 소련 최고지도부의 한 사람은 외국의 보도를 통해 이러한 「책동」을 처음 알았다고 했으나 맞지 않는 얘기다. 성실한 관계를 유지해온 파트너에게 소련 외무장관이 기정사실화된 것을 후일에 변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그늘 속의」 권력은 실지를 회복하려 하고 있었다. 암흑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공공연히 행동을 시작했다. 사임표명의 메모는 90년 12월20일 이른 아침에 썼다. 전날 밤을 거의 뜬눈으로 새웠다. 나는 빙하에 밀려 내려가는 돌멩이와 같은 존재는 결코 되지 않겠다고 내놓고 말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결속해서 이를 막자고 제의했다. 더 이야기한다면 나는 스스로 그만둠으로써 그(고르바초프)의 사업을 구해주고 싶었다』
  • “생수 믿을만 한가” 미서도 논란/하원서 청문회 열어 공방

    ◎“수돗물값의 수백배… 오염우려 높다”/FDA선 “안전성에 이상없다” 반론 한국에서 상수원 오염이 사회문제화되고 있을 때 미국에서는 생수가 수돗물보다 나을 것도 없다는 논란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결론적으로 업체들이 상표에 폭포나 빙하,산간 계곡의 샘을 그려넣는 등 생수가 마치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것처럼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으나 「물은 물일 뿐」 대부분의 생수는 본질적으로 수돗물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미 하원 에너지통상소위원회가 지난 1년간의 조사활동을 토대로 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청문회를 개최하면서 비롯된 생수논쟁은 염소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좀더 많은 여과과정을 거치고 냄새와 맛을 다소 좋게 만들었을 뿐 수돗물에 비해 갤런당 3백배 내지 1천2백배나 비싸게 사먹는 생수가 보통 수돗물보다 반드시 안전한 것이 아니며 인체에 위험한 수준의 오염물질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 때문에 더욱 가열되고 있다. 존 딩켈(미시건·민주)소위원장은 청문회에서 생수가 수돗물보다 더 좋고순수하고 안전하다고 결코 믿을 수 없으며 식품의약국(FDA)은 환경보호청이 수돗물에 적용하는 수질관리규정조차 생수산업에 적용하지 못하는 등 효과적으로 감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회측의 조사활동은 90년 2월 비록 적은 양이지만 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벤젠을 함유하고 있음이 발견돼 1억7천만병이 회수된 페리어생수사건 이후 착수됐는데 보고서는 생수공장에 대한 FDA의 검사가 평균 6년에 한 번 꼴이라고 지적하면서 생수업체가 최소한 5년 동안의 자체검사기록을 보존하고 미네랄 워터에도 다른 생수와 같은기준을 적용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FDA의 뒤늦은 일제검사결과 48개 미국내 업체의 생수와 63개 수입품 중 일부는 불화물과 비소를 허용치보다 2배나 함유하고 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페리어사건이 페리어 혼자만의 일이 결코 아니라는 의회보고서의 주장에 대해 FDA관리들은 『관리에 소홀한 점이 있었을 수는 있겠지만 생수의 안전에 의문을 품을 이유는 없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생수소비는 지난10년간 4배가 늘어 20억달러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생수시비는 결국 미국인들도 안전한 식수 때문에 고민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다.
  • 공시지가 어디서나 알 수 있다/국세청,오늘부터 전산서비스

    ◎민간보유땅 2천4백만 필지 입력/전화·팩시로도 이용… 소재지만 알면 “척척” 오늘부터는 전국 어느 곳의 공시지가라도 즉석에서 알 수 있게 됐다. 국세청은 전국의 민간보유 토지 2천4백만 필지에 대한 공시지가 전산입력작업을 완료,12일부터 전국 각 세무서의 민원실에서 「공시지가 전산서비스제도」를 실시한다. 공시지가는 양도소득세,상속·증여세,토지초과이득세 등 재산제세 계산때 기준금액이 될 뿐만 아니라 ▲공공용지의 매수 및 토지의 수용·사용에 대한 보상가격의 기준 ▲국·공유지의 취득·처분 ▲국토이용관리법상의 유휴지 매수 및 개발이익금·개발부담금 부과 등 행정목표의 기준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공시지가를 알아보려면 지금까지는 토지가 소재한 시·군·구에서만 확인할 수 있어 불편이 많았다. 가령 서울에 사는 사람이 전남 목포시에 땅을 갖고 있을 경우 이에 따른 세금을 알아보려면 목포시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이는 개발 토지에 대한 공시지가를 해당 시·군·구에서만 책자 형태로 갖고 있었기 때문. 국세청은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부의 도움을 받아 그 동안 전국 각 필지의 공시지가를 전산입력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전산화된 공시지가의 분량을 그 동안 발간한 책자와 비교하면 8백57쪽짜리 1천6백권에 해당하는 것이다. 국세청은 우선 90년 1월1일 현재의 공시지가를 알려줄 예정이며 91년 1월1일 현재의 공시지가는 오는 연말쯤에나 서비스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토초세 부과대상이 되는 전국 1백89개 읍·면·동 1백72만 필지의 지가급등지역에 한해서는 오는 7월이면 전산입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시지가 전산서비스는 「양도소득세 자동계산서비스」와 연결돼 양도세를 산출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시지가를 알고자 하는 민원인은 가까운 세무서 민원실을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우편·팩시밀리 등을 이용,토지의 소재지를 제시하면 된다. 국세청은 공시지가를 즉석에서 확인시켜 줄 수는 있으나 국세청이 공시를 맡은 기관은 아니므로 이를 증빙하는 서류를 발급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11일국세청 중앙민원실에서 가진 시연회에서 컴퓨터 단말기는 「경기도 고양군 지도읍 행신리 621번지」 토지의 공시지가가 ㎡당 45만원임을 즉시 알려줬다.
  • 대입부정… 무더기구속… 달리는 강사진/예능계대 “교수충원” 비상

    ◎해외거주 교수요원 초빙 추진/일부대학선 과목변경도 검토/「관악기」 강의 유경험자는 “기근현상” 올해 대학 입시부정 사건으로 예능계 교수와 강사들이 잇따라 구속되거나 입건돼 강의를 맡지 못하게 되면서 새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는 대학들이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는데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연세대 한양대 건국대 등 음대의 입시부정 사건에 관련된 대학들은 학교당국은 물론 교수와 학생들까지 함께 나서 결원분야의 교수 요원을 찾고 있으나 예능계의 특수성 때문에 목관·금관악기의 강의경험자들이 흔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같은 교수요원의 부족에 따라 이미 짜놓은 교과과정을 수정해야할 형편이어서 수업의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대학들이 상당한 경력을 지닌 교수·전임강사 등을 채용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경비가 들기 때문에 임시로 경험이 부족한 석사학위 소지자들까지도 시간강사로 채용할 움직임이어서 수업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번 입시부정 사건에 목관악기부문 강사 3명이 연루된 서울대는 새학기 개강전까지 결원을 충원,새학기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위해 목관악기 실기자격증이 있는 30여명을 상대로 강사 초빙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사건의 여파로 이들이 선뜻 응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대학 음대학장보 김정길교수는 『부족한 시간강사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다』고 밝히고 『끝내 충원이 안될 경우 남아있는 강사들의 강의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양대의 경우는 더욱 형편이 어렵다. 이 학교 성필관강사(33) 등 오보에전공 2명이 모두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거나 수배돼 오보에수업을 전혀 할수 없게돼 음대교수는 물론 학생들에게까지 새로운 강사를 추천토록 하고 있다. 학교측은 이같은 방법으로 추천받은 강사후보들 가운데 「개인레슨을 하지 않고 학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 등의 기준을 세우고 오는 5일 음대 전체교수회의를 열어 강사를 채용할 방침이다. 이번 입시부정 사건이 처음으로 드러났던 건국대는 안용기교수와 강사 2명 등 모두 3명이 구속돼 교수의충원이 불가피하게되자 대학강의경력 1년 이상인 다른 대학재임자와 국내교향악단 연주자 등을 상대로 강사를 물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마땅한 사람을 찾지못해 학과목을 줄이는 등 교과과정의 수정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립대는 구속된 음대 채일희교수(38) 자리에 우선 시간강사를 채용,수업을 메워나갈 계획이나 아직 충원을 하지 못하고 있어 1학기중에 후임교수를 공개채용하거나 다른 대학교수를 초빙해 오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밖에 경희대 상명여대 등도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않도록 교수나 강사를 확보할 방침아래 해외에 거주하는 교수를 초빙하거나 공개채용하는 방안과 국내외 교향악단의 연주자를 채용하는 등의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 “유럽통합 상징” 도버터널 관통/착공 2년만에 보조터널 어제 연결

    ◎“이제 더이상 영국은 섬 아니다”/교통 등 유럽경제 활력소 될 듯 지난 88년 착공된 이래 3년에 걸쳐 총 1백70억달러의 공사비를 들인 도버해협 해저터널이 1일 완전 개통돼 영국과 프랑스 양측관계자들이 역사적인 상면식을 가졌다. 지난 1802년 프랑스의 알베르 마티외가 도버해협 해저에 터널을 뚫어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한다는 공상에 가까운 계획을 내놓은지 1백88년만에 그 꿈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프랑스의 TF1 TV는 이날의 해저터널 관통을 유럽전역에 생중계,해저터널 개통에 대한 유럽인들의 흥분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였다. 한편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는 이날 『고립된 영국(Little England)에 안식을… 「고립된 영국」은 이제 바다밑에 묻혔다』라는 제목으로 이날 하오(한국시간) 완전 개통된 도버해협 해저터널에 대한 영국민들의 축하를 대신했다. 이날의 터널관통으로 빙하시대 때 유럽대륙으로부터 떨어져나온 영국이 다시 유럽대륙과 육로로 연결되게 됐다. 영국은 이제 더이상 섬이 아닌 것이다. 이날 해저터널 개통에 유럽인들이이처럼 흥분하는 것은 터널개통이 앞으로 교통체계는 물론 유럽의 경제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때문이다. 93년 철도가 개통되면 개통 첫해에만 2천8백만의 승객과 1천6백만t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을 것이란 유로터널측의 기대가 사실로 나타날 경우 이는 영국과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경제 전반에 커다란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유럽통합에 완고하게 반대해 왔던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물러나고 메이저 신임총리가 등장한 것과 맞물려 해저터널의 개통이 유럽통합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이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는 이날 TF1 TV의 생중계로도 알 수 있듯이 특히 프랑스쪽에서 크다. 해저터널 개통이 프랑스가 자랑으로 내세우는 TGV(초고속열차)가 유럽전역을 누비게 되는 날을 앞당기게 될 것으로 프랑스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 영국의 포크스톤과 프랑스의 칼레를 잇는 50㎞(해저부분 38㎞)의 이 해저터널은 직경 8.6m의 철도터널 2개와 직경 5.7m의 서비스터널 1개 등 총 3개의 터널로 이뤄지는데 이중 터널관리와 서비스,비상로 역할을 하게 될 서비스터널이 이날 처음으로 개통됐으며 나머지 2개의 철도터널은 내년 6월쯤 개통될 예정이다. 영국과 프랑스 양국 정상들은 내년 1월26일 해저터널에서 만나 공식개통식을 가질 예정인데 영국의 지리적 고립을 종식시킬 해저터널의 개통이 앞으로 유럽대륙의 역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가 주목거리라고 하겠다.
  • 미 인질 70명 화학공장 강제수용/「공관폐쇄」 위기넘긴 중동

    ◎이란ㆍ시리아,외국인 탈출 돕게 국경 개방/동독 군수물자,리비아 거쳐 이라크 반입/영 언론들,“크루즈미사일이 후세인 사령부를 겨냥” ○「인질방패」 이용목적 ○…약 70명의 미국인 인질들이 시리아ㆍ이라크 국경지대의 화학공장에 「인질방패」로 이용당하기 위해 이라크당국에 의해 이동된 것을 폴란드 기술자들이 지난주 목격했다고 미 워싱턴 포스트지가 25일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바르샤바발 기사로 소규모 우라늄 수출공장과 극비의 군수관련공장들로 구성된 이 장소는 외국인 노동자들에도 출입이 통제된 곳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라크ㆍ시리아 국경으로부터 약 18마일 떨어진 카임에 위치한 이 공장은 3가지 종류의 수출용 화학비료를 생산하고 있고 중국인과 폴란드인을 비롯,외국노동자들을 수백명 고용한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근대화한 공장이라고 포스트지는 밝혔다. 『폴란드 기술자들에 따르면 첫 그룹은 30명으로 지난 15일 도착했으며 두번째 그룹은 이틀후 도착했다고 이들 폴란드 기술자들은 전했다. ○식료품 확보에 혈안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봉쇄가 상당한 실효를 거두어 식용유 밀가루 과일 등의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에서는 사재기 열풍이 불고 배급제가 전국적으로 실시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군인들은 감추어놓은 식료품을 찾기 위해 가택수색을 하고 있으며 수백명의 이라크 어린이들이 25일 이라크주재 미 대사관앞에서 이라크에 대한 봉쇄조치에 합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관영 INA통신이 보도. ○…이란은 이라크에 억류돼 있는 외국인들의 출국을 위해 1천2백㎞에 달하는 이라크와의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고 테헤란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란 외무장관의 말을 인용,『이란은 인도적 차원에서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있는 외국인들이 이란을 통해 출국할 수 있도록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아도 이날 이라크로부터 출국하려는 모든 아랍인과 서방인들을 위해 국경을 개방키로 했다고 관영 SAN통신이 보도. ○체포 피해 민가 은신 ○…수십명의 서방인들이 이라크군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 쿠웨이트인 가정에 은신하고 있다고 쿠웨이트 지하운동의 지도자라고 밝힌 한 남자가 25일 밝혔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그는 이라크가 외국인들을 군사거점등 기타 공격목표물로 이동시키기에 앞서 이들에게 호텔로 집결할 것을 지시한 지난주부터 많은 외국인들이 쿠웨이트 가정에 숨어들었다고 전했다. ○…동독의 잉여 군수물자가 최근 선편으로 리비아를 경유,이라크로 수송됐다고 뉴욕의 외교소식통들이 25일 밝혔다. 이 소식통들은 대이라크 무역봉쇄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무력사용을 승인한 유엔 안보리 회의를 참관하던 중 이같이 밝혔다. 이 소식통들은 또 『유엔 주재 영국대사인 크라이스핀 티켈경은 23일 폴란드에서 출발한 이라크 선적의 선박 1척이 트리폴리항에서 탱크 트럭 등 동독제 군사장비를 하역한 뒤 이 장비는 다시 화물수송기에 실려 이라크로 운송됐다는 증거물을 동료들에게 제시했다』고 전했다. ○영국 인질 결혼식 ○…이라크에 억류돼 있는 영국인 남녀가 23일 결혼식을 올렸으며 이라크 TV는 다음날 이들의 결혼식 장면을 방영했다. 이라크 TV는 검은색 양복을 입은 신랑 로버트군이 어린이 합창단의 노래와 이라크 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데보라양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당초 청바지만을 입고 간소하게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이라크당국이 웨딩드레스와 케이크를 제공하고 목사를 주례로 초빙하는등 「성대한」 결혼식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료 곧 인상방침 ○…주요 국제항공사들은 중동전쟁 발발에 대한 위험부담을 보충하기 위해 이 지역을 운항하는 여객기의 항공료를 인상할 계획이며 추가보험료가 부과되고 있다고 항공산업소식통들이 26일 밝혔다. ○아라파트,암만 도착 ○…이라크로부터 25일 요르단에 도착한 한 미국인은 바그다드에서 그가 만난 다른 미국인들은 무사하며 지극히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한 고위관리는 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이 페르시아만 분쟁의 중재역할을 맡기 위해 요르단 수도 암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다른 1백70명과 함께 이라크 여객기를 타고 암만의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 도착한 미국인 닉 아브라하드씨는 『이라크의 모든 것은 정상적이며 평온하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국적에 상관없이 일부 외국인의 출국을 허용하고 있는데 다른 3천명의 미국인이 이라크당국에 억류돼 있음에도 불구,아브라하드씨가 출국허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페만 파병” 일서 파문 ○…자민당의 와타나베 미치오(도변 미지웅) 전 정주회장이 지난 16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페르시아만에 자위대의 대잠 초계기나 소해정을 파견하기 위해 자위대법 개정을 가이후(해부)총리에게 촉구한 사실과 관련,당내에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아사히(조일)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영국 신문들은 서방 크루즈미사일이 후세인대통령 사령부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알 자셈 이라크공보장관은 후세인대통령은 사령부를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령부나 궁전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재물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세인대통령이 벙커에 숨어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교황,이라크맹비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6일 이라크가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신도들에게 이라크에 의해 억류돼 있는 서방인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기도하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일요강론에서 이같이 말하고 중동위기는 국제질서와 세계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태국인 채용 희망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된 미 공군부대 지원시설에 5천명의 태국인 근로자들의 채용을 희망하고 있다고 방콕 포스트지가 26일 보도. 이 신문은 사우디에 있는 미국 관리들이 태국인들의 채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5일 태국 관리들과 접촉을 가졌다고 전했다. 방콕 포스트는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베트남전쟁때 미군기지에서 일한 태국인들의 능력이 높이 평가됐었다』고 보도했다.
  • 대학 전임이상 교수 75% 확보해야/문교부,「설치기준령」개정키로

    ◎시간강사는 25%이내로/재정난 구실 「값싼 교수」채용 규제/산업체 우수인력 「객원」 초빙길 터/학교부지는 교사의 3배서 2배로 완화 문교부는 6일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학의 법정 교수정원의 4분의 3이상을 반드시 전임강사 이상의 교수요원으로 충원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전임강사이상 교수요원이 정원의 3분의 2이상이면 됐다. 문교부는 이에 따라 법정 교수정원의 3분의 1을 넘지않는 범위안에서 교수 1명을 시간강사 3명으로 대체할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대학설치기준령을 「4분의 1을 넘지 않는 범위」안에서 시간강사로 대체할수 있도록 고치기로 했다. 기준령이 개정되면 지금까지 전임강사이상 교수요원수에 거의 맞먹을 정도의 시간강사를 둘수 있었던 각 대학들은 앞으로 전임강사 이상 교수요원수의 75% 이내에서만 시간강사를 둘수 있게 된다. 문교부는 이와함께 전임강사이상 교수요원의 충원을 원활히 할수 있도록 산업체의 우수연구인력을 객원교수로 적극 초빙하도록 했다. 문교부의 이같은 방침은 전국 1백18개(교육대 포함) 대학의 법정 교수정원이 3만6천2백8명인데도 전임교원수는 2만5천2백14명 밖에 안돼 교수확보율이 69.6%에 그치고 있는 실정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다. 전임교수요원의 확보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각 대학들이 인건비절약 등을 이유로 전임강사이상 능력이 있는 교수요원들마저 시간강사로만 채용하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전임교원확보율을 75%이상 확보하기 위해서는 1천6백86명이상의 전임교수를 더 채용해야 할 것으로 보여 시간강사의 적체해소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법정정원 1만5백91명인 국공립대의 전임교원은 8천2백70명으로 78.1%의 확보율을 보이고 있으나 사립대는 법정정원 2만5천6백17명에 1만6천9백44명만 충원,확보율이 66.1%에 그치고 있다. 문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의 총교원수는 시간강사 3명을 전임 1명으로 환산한 것을 포함,모두 3만3천3명으로 전임이상 2만5천2백14명을 뺀 7천9백89명이 시간강사로 되어있어 대학의 시간강사 총수는 전임이상 교원수와 비슷한 2만3천9백67명이다. 문교부는 이와함께 각 대학들의 교지가 교사기준면적의 3배이상 되어야 하는 현행규정 때문에 기존 학교의 교사 신ㆍ증축이 거의 불가능한 점을 감안,교지의 교사기준면적을 2배로 축소 조정키로 했다.
  • 외언내언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가정이 어느새 11%나 된다는 조사가 나왔다. 같은 자료에서 컴퓨터 교육 유경험자도 29%나 된다. 가족간 사용빈도율도 재미있다. 아들이 75%,아버지가 21%에 어머니도 12%는 된다. 아직도 컴퓨터의 일반적 이미지는 그저 복잡한 마법의 기계처럼만 보이는데 현실사회는 정보화 사회로 급히 가고 있다는 확인을 하게 된다. 조사자는 정보문화센터. 좋은 관점의 시도였다. ◆그러나 실은 걱정이 더 크다. 하드웨어는 공급이 됐지만 소프트웨어의 준비는 너무나 허술하다. 우선 교육용 소프트웨어만 해도 철저하고 똑똑히 배울 만한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외래프로그램을 적당히 복사한 것이 20종쯤 된다고 파악되지만 실제로 자신있게 권할 만한 모델은 여전히 하나도 없는 게 현 실정이다. 하지만 그렇게 교육에 자유로운 미국만 해도 컴퓨터교육 디스크만은 국가가 검인정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전문교사마저 황야와 같다. 1만4천대의 컴퓨터가 국민학교에 공급이 돼 지난달부터 교육에 들어갔으나 이 지도교사 대부분마저 불과 60시간 수료로 교육을 맡고 있다. 외부에서 초빙하고 있는 무자격 강사의 문제도 이미 그 말썽이 표면화돼 있다. 그러니 언뜻 지나칠 수 없는 생각은 우리의 현단계 정보화 과정이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단지 하드웨어 팔아먹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문항이 점잖아서 그렇지 이런 측면이 지적된다. 정부의 정보화 정책 자체가 「목표는 있으나 추진능력이 없고」(60%) 「목표도 불투명할 뿐 아니라 지지부진하다」(29%)고 보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하게 물어야 할 것은 컴퓨터도 바로 쓰지 않으면 오용과 부작용의 기능만 더 커지는 도구임을 아느냐 이다.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되고,보다 많은 사람에겐 그저 오락용 도구로만 쓰일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남의 사생활정보만 침해하게 되는 것이 정보화 사회이기도 한 것이다. 언제까지 하드웨어 발전만 GNP에 계상하고 있을 건지 답답한 의문이다.
  • 제조업체 기술인력 “구인난”/수출부진 겹쳐 이중고… 대책 시급

    ◎“「전문대 이상 출신」 94년까지 26만부족”상공부/가전사들,대학돌며 전공자 “입도선매”/수주받고도 일손 달려 선적차질 빚기도 요즘 삼성ㆍ금성ㆍ대우ㆍ현대 등 국내 종합전자 4사에서는 서울시내 대학가를 찾아다니며 전자관련학과 졸업생 구하는 일에 초비상이 걸렸다.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고급기술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공장가동에 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파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학의 전자ㆍ전기공학과에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을 이들 전자업체들로부터 졸업후 자기회사에의 취업을 조건으로 재학중 등록금전액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받고 「입도선매」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그나마 대학원진학ㆍ외국유학ㆍ연구직종진출 희망자가 많아 전자업체들이 필요한 고급기술인력확보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인력확보난은 고급기술인력뿐 아니라 생산직 기능공도 마찬가지이며 이같은 현상은 전자업계뿐만 아니라 수출업계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전문인력이 부족하게 되자 수출업계는자체내에 고교 또는 대학과정을 신설,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지방실업고교등과 자매결연을 맺는 방법으로 한명이라도 더 일손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구로공단의 경우 공단본부가 앞장서 기혼여성 취업상담실을 개설해 매주 금요일마다 취업설명회를 열고 희망자를 기업들에게 소개해 주고 있다. 그 결과 가정주부에서 할머니까지 유휴노동력이 최대한 동원되는가 하면 일부 섬유ㆍ완구업체들은 근로자 아파트내에 생산시설을 갖춰 기혼여성을 활용하는 등 공장을 아예 도시근교나 저소득층 밀집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최근 상공부와 산업연구원(KIET)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5년동안 모두 30만8천6백명의 기술인력이 새로 공급되어야 하며 이 기간중 정년퇴직,다른 직종전환 등을 감안한 보충수요까지 합치면 인력수요규모는 38만7천명이상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현행 대학정원으로는 앞으로 5년동안 전문대이상 이공계 산업기술관련학과 졸업생 공급능력이 35만1백명에 머무르고 그나마 대학원진학자와 군입대자,다른업종취업자 등을 감안하면 실제 공급가능 인력은 12만6천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제조업부문에서 전문대졸이상의 산업기술인력은 오는 94년까지 모두 26만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고급기술인력 양성대책마련이 매우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상공부와 KIET의 조사에서 기능공과 단순작업공 등 생산직종에 대한 수요전망은 빠졌으나 기능공 및 단순작업공의 부족현상은 기술인력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는 지난주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1ㆍ4분기 고용동향분석결과 일하기 힘든 농림어업과 광공업부문에서 1년전보다 무려 48만명이 감소한 반면 사회간접자본과 서비스업종에는 18만여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데서도 잘 나타난다. 한마디로 일하기 쉽고 편한 직종으로 근로자들이 대이동하고 있는 현실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수출업계에서 생산직 기능공의 부족은 이제 모든 업종에서 공통적인 현상이 돼 버렸으나 고급기술인력부족 현상은 첨단기술업종쪽으로 특히 심각하다. 대기업 전자업체들은 반도체ㆍ팩시밀리ㆍHDTV(고화질 TV)ㆍ컴퓨터 등을 신규수출유망품목으로 개발 육성한다는 중ㆍ장기 프로젝트를 수립해 놓고 있으나 이같은 첨단기술품목의 설계와 기술개발을 담당할 전문고급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일본과 대결해야 하는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전자제품의 수출경쟁력은 과거처럼 가격이 아니라 기술과 품질,디자인』이라며 『정부차원에서 종합적인 부문별 인력수급계획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제조업 구인난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급기술인력의 부족은 광학기기업계에서도 심각하다. AF(오토 포커스)셔터ㆍ렌즈 등 핵심부품관련 기술자를 제휴선인 일본에서 게속 초빙하는 바람에 기술과 부품의 대일 예속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항공ㆍ아남정밀ㆍ금성사 등 국내업체들은 기술제휴선인 일본측 회사에 사람을 보내거나 일본인 기술자를 초빙,제품 및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일본측의 핵심기술 이전기피로 주요부품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심화되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내 대학 및 대학원에 광학전공학과 신설과 함께 전문대,공고에도 광학과를 신설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이달들어 모처럼 수출이 완만하나마 회복추세에 접어들었으나 이처럼 인력난이 심화돼 수출업체들은 신바람이 나기는 커녕 수주를 하고도 물량을 못대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에 상공부는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주요 10대 업종 5천여개 기업의 산업기술 및 기능인력 수급상태를 조사,산업별ㆍ직종별 산업기술 인력수급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7월중순까지 수급균형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특히 인력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대학정원조정,실업계 고교확충과 교육제도개선,직업훈련 제도개선 등 산업기술인력 수급에 관련된 전반문제를 가급적 빨리 해결한다는 계획이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문교부ㆍ건설부 등 관계당국과의 이견폭이 커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 실리외교는 조용히 하는건데…/정종욱 서울대교수(서울시론)

    ◎“한소 접촉 정치하듯 소리내서야…” 요즈음 신문지상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큼직큼직한 한ㆍ소관계에 관한 기사들을 읽으면서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 우선 최근에 정부가 취하고 있는 대소외교는 지나치게 모양에 집착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상대방이 총영사급의 관계격상을 주장하는 데 비해 우리는 적어도 대표부급을 고집했고 협상의 결과 우리 주장대로 되었다고 해서 바로 이게 무슨 큰 외교적 압승이라도 되는 것처럼 흥분하고 있다. 총영사급의 관계와 대표부급의 관계가 갖는 외교적 중요성의 차이를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외교적 중요성보다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는 사실을 몰라서도 아니다. ○‘격’에 지나치게 매달려 잘못되었다는 것은 관계개선 그 자체가 아니라 관계개선의 격에 대해 우리가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과 대표부를 개설하기로 하는 합의를 얻어냈다고 해서 실제로 달라질 게 별로 없는 데에도 마치 격의 변화가 관계 그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모스크바에 영사처장이 부임한 지가 한 달도 채 안되었는데 대표부로 승격시키려는 승진운동이 벌어진 셈이다. 도착하자마자 승격운동을 해야할 처지였다면 왜 처음부터 격을 높여 시작하지 않았느냐는 질책이 당연히 나온다. 대표부로 승격되면 다시 대사관으로 승격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게 될 것이다. 상대가 이쪽의 카드를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외교협상은 우리에게 대단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차분하게 지켜야 할 체면을 지키면서 당당히 나가야 한다. 대표부나 대사급이 관계 격상에만 집착하여 상대방에 매달려 졸라대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라기보다 한ㆍ소 쌍방에 모두 이로울 게 없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한ㆍ소 관계개선을 바라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한을 풀어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냉전의 두터운 벽 때문에 공산권은 지난 45년동안 우리 외교에 출입금지의 지역이었고 소련은 그 금역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이었다. 대한항공을 타고 유럽을가면서도 우리는 앵커리지를 경유해서 먼길을 돌아가야 하는 설움을 겪어야 했고 유엔에 가입하려 해도 소련과 중국의 거부권 때문에 벽에 부딪치곤한 한을 갖고 있다. 소련과의 관계개선이 그 한의 일부를 해소시켜 주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풀이를 넘어서는 보다 중요한 이유를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한ㆍ소 관계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그것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긍정적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ㆍ소 관계개선의 결과 소련이 북한의 대남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압력을 가하게 됨으로써 남북한이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통한 평화정착과 통일의 길을 걷도록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어도 두 가지의 대단히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소의 대북 압력엔 한계 첫째 소련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소련의 군사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소련이 북한에게 불리한 결정을 강요할 수는 없다. 소련이 바라고 있는 것은 북한이 경직된 정치 경제적 고립을 풀고 개방과 개혁의 새로운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경험하고 있는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파탄을 피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바람이 한ㆍ소관계의격상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둘째 한ㆍ소관계의 개선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궁지로 몰아 넣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한ㆍ소 관계에서 우리의 외교적 압승이 북한의 참패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 남북한 관계에서 우리가 절대 우위를 추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절대안보의 추구도 공동안보의 신사고에 의해 대치되어야 한다. 북한이 스스로의 안보와 성장에 대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한민족공동체 구현에 장애물로 등장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물론 한ㆍ소 관계개선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것은 한반도를 무겁게 짓눌러 온 냉전의 빙하를 해소시키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그것이 좀더 일찍 실현되었더라면 대한항공의 격추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교는조용해야 한다. 떠들어대면 될 것도 안되는 게 외교의 세계이다. 소리가 큰 외교는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조용한 외교는 한ㆍ소 관계에서 더욱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우리쪽에서 나는 소리가 크면 클수록 소련은 속으로 웃고 있을 것이다. 소리를 쳤기 때문에 우리가 꼬리를 잡히고 만 셈이기 때문이다. 더욱 우리 쪽에서 경쟁하는 듯 소리를 내게 되면 꼬리가 하나만 잡히는 게 아니라 두개 세개가 한꺼번에 잡히고 만다. 왜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정치는 국내에서 해야지 밖에서 해서는 안된다. 닉슨대통령이 외교정책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것은 바로 이점 때문이었다. 미ㆍ중 데탕트를 이루어 내면서 그는 정치와 외교를 구별했을 뿐 아니라 비공개 외교를 위주로 했다. 그래서 72년 닉슨의 중국방문이 금세기 최대의 외교쿠데타로 평가되는 것이다. 한ㆍ소 관계에서도 정상외교의 가능성이 미리 예고되지 않은 채 갑자기 실현된다면 그 의미는 더욱 엄청날 것이다. 비밀외교를 옹호하거나 주창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너무떠들어댐으로써 외교적 실리를 잃어버리게 한 것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도대체 정상간의 친서교환이 이렇게 사전에 알려진 것은 일찍이 외교사에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내용보다 친서가 전달된다는 사실 그 자체가 크게보도됨으로써 내용을 지레 짐작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외교는 선전이 아니다 지금 한ㆍ소관계에서 우리가 소련을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소련이 우리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소련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로 진출함에 있어 한국을 이용하고 있다. 일본에의 접근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을 더욱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는 제각기 치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기분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흥분해서도 안된다. 제발 이젠 조용히 차분한 마음으로 실리외교를 해야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