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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하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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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이런일이]뉴욕 런던 꼬르륵

    영국의 저명한 과학자가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런던과 뉴욕 등 바닷가 대도시들이 사라지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의 수석 과학자문역인 데이비드 킹 경(卿)은 80만년간의 기후 상황을 보여주는 남극의 3㎞ 심층부 얼음을 분석한 결과 빙하기 정점이었던 1만 2000년 전 해수면은 지금보다 150m나 낮았다고 설명했다. 킹 경은 “얼음이 매우 빠르게 녹고 있음을 감안할 때 바닷가에 대도시를 건설하는 게 현명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런던과 뉴욕,뉴올리언스 같은 도시들이 가장 먼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해빙(解氷)은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는 과정이지만 속도가 붙고 있다.그린란드의 만년설이 녹으면 해수면이 6∼7m 높아지고 남극이 녹으면 해수면은 그보다도 110m가량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기자보다 더 기자다운 괴짜 목사

    기자보다 더 기자다운 괴짜 목사

    기자들보다 더 ‘기자스러운’ 괴짜 목사 기자를 아십니까? 국내에서 유일한 미담신문 ‘땡스투올’(Thanks to All) 발행인이자 유일한 취재기자인 송재천(63·한결교회 목사)씨는 스스로 괴짜임을 자랑하고 다니는 진짜 괴짜다.더러 매스컴을 타기도 하지만 목회자가 미담신문이라는 이색 신문을 발행한다는 점 때문이고,알고 보면 매력은 딴 데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이쯤 되면 어떤 사람이기에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레 생긴다. 우선 사람들에게 건네는 인사부터 “안녕하세요?”가 아닌 “한번 웃어보십시오.”“행복한 하루 되세요.”다. ●취재준비 안되면 서너달 발행 중단 주간지로 등록하고도 마음먹은 아이템에 대한 취재가 멀었다는 판단이 선 다음에는 집필도 하지 않기 때문에 몇달만에 신문이 나오기도 한다.따라서 언제 신문이 나오냐는 물음에는 “며느리도 모른다.”가 답이다. 천하에 누구라도 신문에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 뒤에는 직함이 아니라 ‘씨’가 붙는다.숭실대 사회복지학과에 출강하는 교수이면서도 교수님이라는 꼬리표를 극구 사양하는 송씨는 자신의 얘기를 기사화하더라도 ‘교수,목사’라는 직책을 쓰지 말아달라고 다짐을 받은 뒤에야 말을 이어갔다.요즈음 공전의 히트를 친 말로 “계급장 떼고 얘기하자.”는 것이었다. ●학벌과 신분타파가 절대적 모토 8쪽으로 한 차례에 3000부 발행하는 미담신문에서는 등장인물의 학력에 대해 그 어떤 힌트도 찾아볼 수 없다.이유는 간단하다.미담신문을 시작하면서 내건 모토 때문이다.첫째는 학벌타파,둘째는 신분타파다. “혹시 신체를 ‘웰빙’하고 있는지….마음을 비우는 자세는 비단 불교신자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마음까지 웰빙하면 훨씬 행복해집니다.” 목회자이면서도 본업은 미담신문 발행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송씨는 오는 17일로 창간 3주년을 맞는 미담신문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담신문 발행을 구체적으로 구상한 인연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사회복지사들을 더러 만났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더 어렵게 사는 이웃들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데 감명을 받고 나서다.마침 지난 1997년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을 지내며 해외 각국을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임기를 마치자마자 발행에 들어갔다. ●취재위해 6개월간 구두닦기도 약속대로 매주 신문을 내지는 못하지만 송씨는 나름대로 고집하는 이유가 뚜렷하다.취재가 튼튼하게 돼야 한다는 것이다.여기에 얽힌 일화도 수두룩하다.장애를 안고 구두를 닦으면서도 이웃을 돕는 ‘천사 부부’를 소개하기 위해 6개월 동안이나 봉천동까지 찾아가 구두를 닦은 일도 있다. 현재 유료독자는 500여명이다.해외 미담도 소개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도 구독료를 내는 독자가 20명 있다.3000부 발행하는데 나머지 2500여부는 교도소와 병원 등에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세계 최고 부자’ 따라서 구독료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신문발행 비용을 대려고 강의로 벌어들이는 수입과 간간이 들어오는 특강료까지 모두 쏟아붓는다. 이처럼 경제적인 사정도 있거니와 “버릴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무소유주의자로 13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아버지,부인,두 아들 등 다섯 식구가 있을 수 있는 불편을 달게 참으며 살고 있다. “가지려고 하면 1000만원도 못 가지지만 쓰려고 하면 100억도 쓸 수 있다.”는 송씨는 “주변에 너무나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이웃이 수두룩한 데다 해외에서도 숙식을 제공할 테니 오라는 사람이 몰려드니 세상에서 가장 부자는 바로 나”라고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기자보다 더 기자다운 괴짜 목사

    기자들보다 더 ‘기자스러운’ 괴짜 목사 기자를 아십니까? 국내에서 유일한 미담신문 ‘땡스투올’(Thanks to All) 발행인이자 유일한 취재기자인 송재천(63·한결교회 목사)씨는 스스로 괴짜임을 자랑하고 다니는 진짜 괴짜다.더러 매스컴을 타기도 하지만 목회자가 미담신문이라는 이색 신문을 발행한다는 점 때문이고,알고 보면 매력은 딴 데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이쯤 되면 어떤 사람이기에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레 생긴다. 우선 사람들에게 건네는 인사부터 “안녕하세요?”가 아닌 “한번 웃어보십시오.”“행복한 하루 되세요.”다. ●취재준비 안되면 서너달 발행 중단 주간지로 등록하고도 마음먹은 아이템에 대한 취재가 멀었다는 판단이 선 다음에는 집필도 하지 않기 때문에 몇달만에 신문이 나오기도 한다.따라서 언제 신문이 나오냐는 물음에는 “며느리도 모른다.”가 답이다. 천하에 누구라도 신문에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 뒤에는 직함이 아니라 ‘씨’가 붙는다.숭실대 사회복지학과에 출강하는 교수이면서도 교수님이라는 꼬리표를 극구 사양하는 송씨는 자신의 얘기를 기사화하더라도 ‘교수,목사’라는 직책을 쓰지 말아달라고 다짐을 받은 뒤에야 말을 이어갔다.요즈음 공전의 히트를 친 말로 “계급장 떼고 얘기하자.”는 것이었다. ●학벌과 신분타파가 절대적 모토 8쪽으로 한 차례에 3000부 발행하는 미담신문에서는 등장인물의 학력에 대해 그 어떤 힌트도 찾아볼 수 없다.이유는 간단하다.미담신문을 시작하면서 내건 모토 때문이다.첫째는 학벌타파,둘째는 신분타파다. “혹시 신체를 ‘웰빙’하고 있는지….마음을 비우는 자세는 비단 불교신자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마음까지 웰빙하면 훨씬 행복해집니다.” 목회자이면서도 본업은 미담신문 발행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송씨는 오는 17일로 창간 3주년을 맞는 미담신문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담신문 발행을 구체적으로 구상한 인연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사회복지사들을 더러 만났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더 어렵게 사는 이웃들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데 감명을 받고 나서다.마침 지난 1997년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을 지내며 해외 각국을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임기를 마치자마자 발행에 들어갔다. ●취재위해 6개월간 구두닦기도 약속대로 매주 신문을 내지는 못하지만 송씨는 나름대로 고집하는 이유가 뚜렷하다.취재가 튼튼하게 돼야 한다는 것이다.여기에 얽힌 일화도 수두룩하다.장애를 안고 구두를 닦으면서도 이웃을 돕는 ‘천사 부부’를 소개하기 위해 6개월 동안이나 봉천동까지 찾아가 구두를 닦은 일도 있다. 현재 유료독자는 500여명이다.해외 미담도 소개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도 구독료를 내는 독자가 20명 있다.3000부 발행하는데 나머지 2500여부는 교도소와 병원 등에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세계 최고 부자’ 따라서 구독료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신문발행 비용을 대려고 강의로 벌어들이는 수입과 간간이 들어오는 특강료까지 모두 쏟아붓는다. 이처럼 경제적인 사정도 있거니와 “버릴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무소유주의자로 13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아버지,부인,두 아들 등 다섯 식구가 있을 수 있는 불편을 달게 참으며 살고 있다. “가지려고 하면 1000만원도 못 가지지만 쓰려고 하면 100억도 쓸 수 있다.”는 송씨는 “주변에 너무나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이웃이 수두룩한 데다 해외에서도 숙식을 제공할 테니 오라는 사람이 몰려드니 세상에서 가장 부자는 바로 나”라고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DVD 폐인]어! 못본 영화 잖아 무드잡고 더위잡고

    [DVD 폐인]어! 못본 영화 잖아 무드잡고 더위잡고

    휴가철을 겨냥해 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비디오,DVD들이 많다.극장개봉때 미처 못 봤거나 느긋하게 다시 보고 싶던 작품이 출시됐는지 어디 한번 살펴보자. 앗! 동네 대여점으로 달려가 찜해놓자,지금 당장! 잠 안 오는 한밤에 제일 만만한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올해 골든글로브가 다이앤 키튼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화제작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이 눈에 띈다.잭 니컬슨이 중년 플레이보이로 변신해 “로맨스여,다시 한번”을 외친,남녀노소 모두에게 감상포인트가 큰 로맨틱 코미디.슈퍼마켓 점원이 인기최고의 남자배우와 로맨스를 엮는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는 꿈처럼 달콤한 팬터지에 푸∼욱 잠길 수 있는 작품. 온가족이 함께 보기엔 프리키 프라이데이가 무난하다.엄마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들에 폭소가 터진다.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브라더 베어도 나왔다.빙하기를 배경으로 인디언 청년과 꼬마곰의 모험을 그린 디즈니산. 국산 화제작들도 줄줄이 선보였다.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지난 4월 개봉해 ‘웰메이드’ 범죄스릴러로 주목받은 범죄의 재구성,신현준·송윤아가 콤비를 이뤄 지난달 개봉한 공포영화 페이스도 벌써 나왔다. 골치아프지 않게 웃기는 신작 코미디를 찾는다면,스쿨 오브 락과 아메리칸 파이:러브가 좋겠다.‘아메리칸 파이’야 설명이 필요없을 할리우드 코믹시리즈물.‘스쿨 오브 락’은 위장취업한 가짜교사가 학생들과 록밴드를 조직해 경연대회에 나가기까지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았다.록밴드 리드싱어 출신의 코믹배우 잭 블랙이 주인공. “와이어는 가라!”라는 포스터 카피로 소문난 태국산 리얼액션 옹박,분신(分身)을 소재로 한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릴러 도플갱어도 만날 수 있다.유쾌하되 그윽한 시선으로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팀 버튼 감독의 팬터지 드라마 빅 피쉬를 어찌 빼놓을 수 있을까.어른관객들에게 인생을 이해하고 또 한번 꿈꾸게 다독이는 ‘품 넓은’ 영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DVD 폐인]어! 못본 영화 잖아 무드잡고 더위잡고

    휴가철을 겨냥해 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비디오,DVD들이 많다.극장개봉때 미처 못 봤거나 느긋하게 다시 보고 싶던 작품이 출시됐는지 어디 한번 살펴보자. 앗! 동네 대여점으로 달려가 찜해놓자,지금 당장! 잠 안 오는 한밤에 제일 만만한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올해 골든글로브가 다이앤 키튼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화제작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이 눈에 띈다.잭 니컬슨이 중년 플레이보이로 변신해 “로맨스여,다시 한번”을 외친,남녀노소 모두에게 감상포인트가 큰 로맨틱 코미디.슈퍼마켓 점원이 인기최고의 남자배우와 로맨스를 엮는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는 꿈처럼 달콤한 팬터지에 푸∼욱 잠길 수 있는 작품. 온가족이 함께 보기엔 프리키 프라이데이가 무난하다.엄마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들에 폭소가 터진다.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브라더 베어도 나왔다.빙하기를 배경으로 인디언 청년과 꼬마곰의 모험을 그린 디즈니산. 국산 화제작들도 줄줄이 선보였다.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지난 4월 개봉해 ‘웰메이드’ 범죄스릴러로 주목받은 범죄의 재구성,신현준·송윤아가 콤비를 이뤄 지난달 개봉한 공포영화 페이스도 벌써 나왔다. 골치아프지 않게 웃기는 신작 코미디를 찾는다면,스쿨 오브 락과 아메리칸 파이:러브가 좋겠다.‘아메리칸 파이’야 설명이 필요없을 할리우드 코믹시리즈물.‘스쿨 오브 락’은 위장취업한 가짜교사가 학생들과 록밴드를 조직해 경연대회에 나가기까지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았다.록밴드 리드싱어 출신의 코믹배우 잭 블랙이 주인공. “와이어는 가라!”라는 포스터 카피로 소문난 태국산 리얼액션 옹박,분신(分身)을 소재로 한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릴러 도플갱어도 만날 수 있다.유쾌하되 그윽한 시선으로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팀 버튼 감독의 팬터지 드라마 빅 피쉬를 어찌 빼놓을 수 있을까.어른관객들에게 인생을 이해하고 또 한번 꿈꾸게 다독이는 ‘품 넓은’ 영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장맛비와 무더위가 교차하는 요즘,백두산 고원지대엔 봄이 한창이다.초록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구릉지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알록달록 수를 놓고,산기슭 군데군데 얼어붙은 눈더미는 마치 남극 바다를 떠다니는 빙하같다. 이맘때의 천지 주변은 ‘고산화원’(高山花園)‘천상화원’(天上花園)으로 불린다.예부터 한민족의 정기를 상징한다는 백두산 천지는 그 새파란 물빛이 서슬 푸른 9척 장수의 부릅뜬 눈을 보는 듯하다.천지 주위를 덮은 꽃밭은 개선장군의 목에 두른 꽃다발이라고나 할까.야생화가 절정에 이른다는 7월 초,백두산을 종주하는 꽃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백두산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마을 쑹장허(松江河).서파코스로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늘아래 첫동네’다.대부분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이른 새벽 산에 오른다.새벽 3시,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여명속에 숙소를 나섰다.기다란 뱀이 기어오르듯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버스를 타고 오른다.예전에 벌목을 위해 낸 길을 깔끔하게 포장했다. 20여분쯤 올랐을까.방금까지 산을 덮었던 원시림은 온데간데 없고 밖은 온통 초록세상이다.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됐다.중국 장백산보호국의 조선족 가이드인 야생화전문가 안이호(38)씨에게 물어보니 해발 1700m란다. “바람과 땅속 화산재 때문에 나무가 자랄수 없습니다.화산재를 덮은 흙 깊이가 20∼30cm밖에 안되기 때문에 나무 뿌리가 밑으로 뻗지를 못해요.조금 자라다가도 거센 바람을 만나 이내 뽑혀버리고 맙니다.” 등산로 양쪽 구릉지에선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주인공은 노란만병초(萬病草).연노랑 꽃잎이 탐스러운 이 식물은 글자 그대로 만병에 효과가 있다는 약초다.이름에 얽힌 전설이 그럴듯하다.그 옛날 백두산 아래 한 마을에 병든 시어머니를 수발하던 며느리가 있었다.효심에 감복한 호랑이가 씨앗을 몇개 물어다 준 것을 심었더니 싹이 트고 예쁜 꽃이 피더란다.시어머니는 잎을 따서 달인 것을 마시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노란만병초는 천지에 이를 때까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자태를 뽐낸다.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면서 꽃이 싱싱하고,일부는 아직 봉오리 상태다. 버스에서 내린 지 2시간여 만에 천지에 닿았다.중국과 북한 국경을 표시하는 5호경계비가 서있는 곳이다.경계비 오른쪽(남쪽)은 북한땅,왼쪽(북쪽)은 중국땅이다.초소라도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지키는 이가 없다.관광객들은 마음대로 북한땅을 밟는다는 기분 때문인지 몇번씩이나 경계비 양쪽을 들락거리며 뛰어다닌다. 안개가 옅게 끼었지만 천지의 모습은 비교적 뚜렷했다.천지 오른쪽,북한쪽으로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2749m)을 위시해 심기봉,고준봉,해발봉,단결봉,제비봉 등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왼쪽(중국)으로는 마천봉,청석봉,백운봉(장백산),지반봉,천문봉 등이 이어지며 천지를 감싸고 있다. 본격적인 꽃길 트레킹은 경계비부터 시작된다.천지를 오른쪽으로 끼고,중국쪽 봉우리들을 넘거나,때로는 에둘러서 소천지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천지에 오르기까지 본 야생화들은 맛보기에 불과했다.마천봉을 넘어 청석봉 뒤로 이어지는 대평원에선 그야말로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노란만병초는 물론,진보랏빛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두메자운,하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양의 개감채,이름 만큼이나 소박하면서도 예쁜 구름국화,흰동백을 따서 뿌려놓은 뜻한 담자리꽃,금매화 등등.꽃을 사랑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어떤 이들은 꽃이 밟히는 것이 안타까워 안절부절못하고,또 다른 이들은 아예 꽃밭에 눕거나 업드려 향기를 만끽한다. 안이호씨는 백두산 해발 1700m 이상 고원지대에 서식하는 야생화는 170여종이라고 설명한다.개화기는 6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가장 화려한 시기는 7월 초·중순이다. 만병초를 시작으로 두메자운,담자리꽃,담자리참꽃,하늘매발톱 등이 차례로 꽃을 피운다.가장 먼저 피는 만병초는 해발 2000m 이하에선 이미 지는 추세.꼭 꽃이 아니라도 촘촘히 얽혀 자란 풀과 이끼가 덮인 바닥을 밟는 촉감은 푹신하고 부드럽다.발등까지 쏙쏙 묻히며 한걸음씩 내디딜 때 기분은 이미 하늘을 난다. “이렇게 넓고 부드러운 고원은 처음입니다.백두산 하면 천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실상 이 고원지대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트레킹에 참가한 한 공기업체 간부 정천은(52)씨의 입에선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백두산에 대한 찬사가 끊일 줄 모른다. 중국쪽 최고봉인 백운봉(2691)을 에둘러 금병봉쪽으로 가는 동안 오른쪽은 두메자운 군락지가 이어진다.두메자운의 보랏빛과 천지의 옥색 물빛,그리고 희미하게 낀 운무가 어울려 신비스러운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백운봉을 지나 하산이 시작되면서 꽃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가장 많은 게 담자리참꽃.꽃모양은 진달래인데 나무키는 한뼘도 채 안 된다.‘난쟁이 진달래꽃’이란 별명을 붙여주고 싶다.또 풀속에 숨듯이 머리만 살짝 내민 비로용담,어린 계집아이 머리에 달린 리본 같은 미나리아재비도 제법 많다. 좀 더 고도가 낮아지고 종착점이 가까워지면서 키를 넘는 수목지대가 이어진다.나무 아래는 온통 원추리 군락이다.아직은 꽃이 피지 않았지만 10일쯤 지나면 이 일대가 온통 원추리꽃 물결로 뒤덮인다고 한다. 글 백두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어떤 코스있나? ●체력짱엔 서파코스 서파코스 트레킹은 길다.5호 경계비에 올라 청석봉,백운봉,금병봉 등을 거쳐 소천지로 내려오려면 보통 10시간은 걸린다.또 기상이 변화무쌍해 악천후라도 만나면 2∼3시간 더 늦어지기 일쑤다.이날도 산행 12시간중 7시간 동안 비가 와 애를 먹었다.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우비를 착용했음에도 하의가 흠뻑 젖었다.등산로가 나 있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비가 올 때 무리에서 떨어지면 길을 잃고 조난당하기 쉽다. 서파 트레킹은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반팔과 긴팔 옷,등산복,윈드재킷,우의,면장갑,손전등,방수 등산화는 필수.일교차가 심하므로 보온용 스웨터도 하나쯤 넣어가자.보통 새벽 3시쯤 등산에 나서므로,도시락도 2개가 필요하다.초콜릿이나 오이 등 간식거리도 챙기자. ●쉬엄쉬엄 북파코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비교적 쉬운 북파코스를 선택하자.서파트레킹에서 중간에 체력이 바닥나 하산할 때 엄청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았다.북파코스는 지프를 타고 천지 턱밑까지 올라가 걸어서 10분이면 천지에 닿는다.천지부터 천문봉,철벽봉을 거쳐 장백폭포쪽으로 내려오는 3시간 코스다.백두산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맞는 코스가 있는지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두만강 따라 걷다 북한 엿보기 두만강을 따라 강 건너 북한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곳 여행의 묘미다. 백두산 북쪽 산문을 나와 얼다오바이허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두만강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비포장도로를 30분쯤 달리니 두만강 발원지다.2∼3평 남짓한 웅덩이에 불과하다.웅덩이 건너편은 북한땅.50여m 떨어진 숲속에 북한군의 벙커가 보인다. 발원지서 시작된 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올라갔다.버스 차창을 통해 강 건너 북한의 모습들이 70년대 이전의 흑백영화 장면처럼 휙휙 지나간다.폐가를 연상케 하는 집들과,까맣게 그을린 주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북한 청소년 대여섯명이 두만강에서 천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버스가 선다.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보여주기 위한 여행사측의 배려.말이 강이지 폭이 15m 정도밖에 안 되는 개천이다.물 깊이가 무릎에도 못 미친다.넘어오려고 하면 어린아이라도 가능할 것 같다. “무엇을 잡느냐?”며 큰 소리로 말을 걸면서 사진을 찍자 한 북한 청년이 “찍지만 말고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대꾸한다.하지만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대자 부담스러웠는지 이내 족대를 걷어 마을 쪽으로 돌아간다. 강건너 마을 뒤편 산에 나무가 없다.식량이 궁한 주민들이 산꼭대기까지 밭을 일궜기 때문이다.가이드는 “저렇게 어렵게 일구어 씨를 뿌려도 폭우가 쏟아지면 모두 쓸려내려가 식량 한톨 얻기 어렵다.”며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워한다. 강을 따라 올라가니 김일성이 생전에 즐겼다는 김일성낚시터가 나온다.북한측이 주민들을 교화하는 애국주의 교양기지로 활용한다는 곳.여기서 좀 더 올라가자 북한 무산으로 건너가는 교량이 있는 충산(崇善)으로 이어진다.교량 끝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을 뿐,국경에서 느낄 법한 긴장감은 느끼기 어렵다. “옌볜이 한국보다 30년쯤 뒤졌다면,북한은 옌볜보다 또 30년쯤 떨어져 있지요.” 친척 방문을 위해 북한을 서너번 다녀왔다는 조선족 가이드의 말이 가슴을 누른다. ●항공편 및 교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중국 북방항공에서 인천∼옌지 직항편을 띄운다.왕복 항공료는 50만원 정도.조선족의 왕래가 많아 단체나 비수기 할인율이 매우 낮은 편.따라서 여행사들은 선양(瀋陽)이나 창춘(長春),다롄(大連)을 경유해 옌지(延吉)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상품을 구성한다.옌지에서 백두산으로 가려면 룽징(龍井),허룽(和龍)을 거쳐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까지 온 다음 서파와 북파 코스로 갈라진다.얼다오바이허에서 북파코스를 위한 장백산산문까지는 포장이 잘돼 있어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그러나 서파코스를 위한 서파산문까지는 백두산 아래 북서쪽을 관통하는 비포장도로를 3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따라서 서파코스 트레킹을 위해선 산행 전날 서파산문에서 가까운 쑹장허(松江河)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버스의 경우 옌지∼쑹장허는 7시간 정도,옌지∼장백산산문은 5시간쯤 걸린다.옌지나 얼다오바이허에서 택시나 지프를 빌려 백두산까지 갈 수도 있다.비용은 하루 400∼500위안. ■강추! 백두산 비경중의 비경 ●천지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 가이드가 들려주는 우스개. ‘천지에 올라 천지를 못 보는 사람이 천지라서 천지’란다. 실제로 백두산에 올라가 비교적 윤곽이 뚜렷한 천지를 볼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트레킹에 나선 날도 천지를 제대로 본 시간은 2시간에 불과했다.올라갈 땐 비교적 맑았으나,트레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바뀌었다.중간에 2시간 정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이 드러나며 천지가 신비스러운 자태를 보여주었다. 가이드는 하산길에 “여러분은 맑은 날의 천지와 흐린날의 천지,폭우속의 천지를 맛보았으니 백두산을 세번 온 것이라고 생각하세요.”라며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로했다. 천지엔 산천어가 산다.80년대 초반 북한측에서 붕어 등 몇가지 물고기를 넣었으나 소멸됐고,이후 87년 산천어를 넣었는데 크게 번식해 천지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끔 천지에 그물을 쳐 산천어를 잡는데,큰 것은 3㎏이 넘는다고 한다.가끔 북한 군인들이 그물째 거두어가기도 한다고.천지엔 원래 산천어가 먹을 만한 작은 물고기 등 먹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산천어의 먹이는 천지 주변의 고산화원의 곤충들이다.꽃에 붙어 있던 나비나 벌 등이 거센 바람이 불 때 속절없이 천지에 떨어져 수면을 덮고,산천어는 이들을 먹는다. ●금강대협곡 북파코스 방향으로 천지 7㎞쯤 못 미친 곳에 오면 금강대협곡이라는 거대한 계곡이 나온다.목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이곳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긴 특이한 지형이다.화산 폭발때 지반이 약한 곳이 꺼져들면서 90∼100m 깊이의 V자형 협곡이 생겨났다.이곳에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자라 지하삼림이 만들어졌다. 산책로 주변엔 아름드리 가문비나무와 전나무 등이 하늘을 가릴 듯 뻗어 있고,30∼40m 높이의 고목들이 쓰러져 썩어가면서 짙은 나무향을 뿜어낸다.금강대협곡은 지난 87년 발견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백두산의 대표적 볼거리다. 천지 물이 남쪽 달문을 통해 흘러나와 장쾌하게 떨어지는 장백폭포,폭포에서 3㎞쯤 더 내려오면 만나는 소천지도 들를 만하다. 소천지는 물이 거울처럼 맑고,둘레에는 아름드리 사스레나무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장백폭포 아래쪽 개울에선 섭씨 80도가 넘는 중탄산나트륨 온천이 솟는다.마치 용이 입김을 뿜는 것 같다고 해 취룡(聚龍)온천이라고 불리는 곳.곳곳에서 온천물에 삶은 계란을 판다.우리 돈으로 ‘1000원에 3개’라고 써놨다.온천탕도 마련해 놓았다.시설은 허름하지만 물은 좋다.입욕료는 우리돈으로 1만원 정도. ■꼬치구이도 맛보세요 ●숙박과 먹을거리,환전 옌지나 장백산산문 인근엔 4성급 호텔이 있어 숙박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옌지시의 백산호텔,소천지 인근의 장백산국제호텔은 시설이 깔끔한 편이다.하지만 서파코스를 위해 묵는 쑹장허는 매우 열악하다. 옌지에서 하루 묵는다면 시내에 나가 꼬치구이를 맛보자.백산호텔에서 중심가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골목마다 ‘뀀점’이란 간판이 즐비한데,바로 꼬치구이집이다.꼬치 메뉴가 소갈비와 닭똥집,닭날개,닭심장,양고기 등 30여가지나 된다.고기 4∼5점을 쇠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구워먹는다. 1꼬챙이에 0.5위안부터 3위안까지.맛본 것중 우설(소혀)이 고소하고 쫄깃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4명이 꼬치를 골고루 15개 정도를 구워먹으면서 이과두주 4병,칭다오맥주 2병을 마셨는데 모두 53위안(8000원).너무 싸 감동적인 곳이다.중국돈 1위안은 우리돈으로 150원 정도. ●여행 패키지 세일여행사가 3박4일 및 4박5일 백두산 야생화트레킹 상품을 판매중이다.모두 노팁,노옵션 상품.3박4일은 인천∼선양∼옌지를 거쳐 백두산 북파코스를 오른다.천문봉∼철벽봉∼천지∼달문∼장백폭포로 이어지는 코스다.두만강 도문에서 북한쪽을 조망하고,룽징의 대성중학교,해란강,일송정도 돌아본다.22일,29일,8월12일,8월26일 각각 24명 출발.요금은 85만원(8월26일은 79만원).서파트레킹을 포함한 4박5일 패키지(14일 출발)는 91만원.(02)737-3031.
  •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장맛비와 무더위가 교차하는 요즘,백두산 고원지대엔 봄이 한창이다.초록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구릉지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알록달록 수를 놓고,산기슭 군데군데 얼어붙은 눈더미는 마치 남극 바다를 떠다니는 빙하같다. 이맘때의 천지 주변은 ‘고산화원’(高山花園)‘천상화원’(天上花園)으로 불린다.예부터 한민족의 정기를 상징한다는 백두산 천지는 그 새파란 물빛이 서슬 푸른 9척 장수의 부릅뜬 눈을 보는 듯하다.천지 주위를 덮은 꽃밭은 개선장군의 목에 두른 꽃다발이라고나 할까.야생화가 절정에 이른다는 7월 초,백두산을 종주하는 꽃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백두산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마을 쑹장허(松江河).서파코스로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늘아래 첫동네’다.대부분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이른 새벽 산에 오른다.새벽 3시,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여명속에 숙소를 나섰다.기다란 뱀이 기어오르듯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버스를 타고 오른다.예전에 벌목을 위해 낸 길을 깔끔하게 포장했다. 20여분쯤 올랐을까.방금까지 산을 덮었던 원시림은 온데간데 없고 밖은 온통 초록세상이다.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됐다.중국 장백산보호국의 조선족 가이드인 야생화전문가 안이호(38)씨에게 물어보니 해발 1700m란다. “바람과 땅속 화산재 때문에 나무가 자랄수 없습니다.화산재를 덮은 흙 깊이가 20∼30cm밖에 안되기 때문에 나무 뿌리가 밑으로 뻗지를 못해요.조금 자라다가도 거센 바람을 만나 이내 뽑혀버리고 맙니다.” 등산로 양쪽 구릉지에선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주인공은 노란만병초(萬病草).연노랑 꽃잎이 탐스러운 이 식물은 글자 그대로 만병에 효과가 있다는 약초다.이름에 얽힌 전설이 그럴듯하다.그 옛날 백두산 아래 한 마을에 병든 시어머니를 수발하던 며느리가 있었다.효심에 감복한 호랑이가 씨앗을 몇개 물어다 준 것을 심었더니 싹이 트고 예쁜 꽃이 피더란다.시어머니는 잎을 따서 달인 것을 마시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노란만병초는 천지에 이를 때까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자태를 뽐낸다.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면서 꽃이 싱싱하고,일부는 아직 봉오리 상태다. 버스에서 내린 지 2시간여 만에 천지에 닿았다.중국과 북한 국경을 표시하는 5호경계비가 서있는 곳이다.경계비 오른쪽(남쪽)은 북한땅,왼쪽(북쪽)은 중국땅이다.초소라도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지키는 이가 없다.관광객들은 마음대로 북한땅을 밟는다는 기분 때문인지 몇번씩이나 경계비 양쪽을 들락거리며 뛰어다닌다. 안개가 옅게 끼었지만 천지의 모습은 비교적 뚜렷했다.천지 오른쪽,북한쪽으로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2749m)을 위시해 심기봉,고준봉,해발봉,단결봉,제비봉 등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왼쪽(중국)으로는 마천봉,청석봉,백운봉(장백산),지반봉,천문봉 등이 이어지며 천지를 감싸고 있다. 본격적인 꽃길 트레킹은 경계비부터 시작된다.천지를 오른쪽으로 끼고,중국쪽 봉우리들을 넘거나,때로는 에둘러서 소천지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천지에 오르기까지 본 야생화들은 맛보기에 불과했다.마천봉을 넘어 청석봉 뒤로 이어지는 대평원에선 그야말로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노란만병초는 물론,진보랏빛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두메자운,하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양의 개감채,이름 만큼이나 소박하면서도 예쁜 구름국화,흰동백을 따서 뿌려놓은 뜻한 담자리꽃,금매화 등등.꽃을 사랑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어떤 이들은 꽃이 밟히는 것이 안타까워 안절부절못하고,또 다른 이들은 아예 꽃밭에 눕거나 업드려 향기를 만끽한다. 안이호씨는 백두산 해발 1700m 이상 고원지대에 서식하는 야생화는 170여종이라고 설명한다.개화기는 6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가장 화려한 시기는 7월 초·중순이다. 만병초를 시작으로 두메자운,담자리꽃,담자리참꽃,하늘매발톱 등이 차례로 꽃을 피운다.가장 먼저 피는 만병초는 해발 2000m 이하에선 이미 지는 추세.꼭 꽃이 아니라도 촘촘히 얽혀 자란 풀과 이끼가 덮인 바닥을 밟는 촉감은 푹신하고 부드럽다.발등까지 쏙쏙 묻히며 한걸음씩 내디딜 때 기분은 이미 하늘을 난다. “이렇게 넓고 부드러운 고원은 처음입니다.백두산 하면 천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실상 이 고원지대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트레킹에 참가한 한 공기업체 간부 정천은(52)씨의 입에선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백두산에 대한 찬사가 끊일 줄 모른다. 중국쪽 최고봉인 백운봉(2691)을 에둘러 금병봉쪽으로 가는 동안 오른쪽은 두메자운 군락지가 이어진다.두메자운의 보랏빛과 천지의 옥색 물빛,그리고 희미하게 낀 운무가 어울려 신비스러운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백운봉을 지나 하산이 시작되면서 꽃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가장 많은 게 담자리참꽃.꽃모양은 진달래인데 나무키는 한뼘도 채 안 된다.‘난쟁이 진달래꽃’이란 별명을 붙여주고 싶다.또 풀속에 숨듯이 머리만 살짝 내민 비로용담,어린 계집아이 머리에 달린 리본 같은 미나리아재비도 제법 많다. 좀 더 고도가 낮아지고 종착점이 가까워지면서 키를 넘는 수목지대가 이어진다.나무 아래는 온통 원추리 군락이다.아직은 꽃이 피지 않았지만 10일쯤 지나면 이 일대가 온통 원추리꽃 물결로 뒤덮인다고 한다. 글 백두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어떤 코스있나? ●체력짱엔 서파코스 서파코스 트레킹은 길다.5호 경계비에 올라 청석봉,백운봉,금병봉 등을 거쳐 소천지로 내려오려면 보통 10시간은 걸린다.또 기상이 변화무쌍해 악천후라도 만나면 2∼3시간 더 늦어지기 일쑤다.이날도 산행 12시간중 7시간 동안 비가 와 애를 먹었다.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우비를 착용했음에도 하의가 흠뻑 젖었다.등산로가 나 있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비가 올 때 무리에서 떨어지면 길을 잃고 조난당하기 쉽다. 서파 트레킹은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반팔과 긴팔 옷,등산복,윈드재킷,우의,면장갑,손전등,방수 등산화는 필수.일교차가 심하므로 보온용 스웨터도 하나쯤 넣어가자.보통 새벽 3시쯤 등산에 나서므로,도시락도 2개가 필요하다.초콜릿이나 오이 등 간식거리도 챙기자. ●쉬엄쉬엄 북파코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비교적 쉬운 북파코스를 선택하자.서파트레킹에서 중간에 체력이 바닥나 하산할 때 엄청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았다.북파코스는 지프를 타고 천지 턱밑까지 올라가 걸어서 10분이면 천지에 닿는다.천지부터 천문봉,철벽봉을 거쳐 장백폭포쪽으로 내려오는 3시간 코스다.백두산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맞는 코스가 있는지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두만강 따라 걷다 북한 엿보기 두만강을 따라 강 건너 북한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곳 여행의 묘미다. 백두산 북쪽 산문을 나와 얼다오바이허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두만강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비포장도로를 30분쯤 달리니 두만강 발원지다.2∼3평 남짓한 웅덩이에 불과하다.웅덩이 건너편은 북한땅.50여m 떨어진 숲속에 북한군의 벙커가 보인다. 발원지서 시작된 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올라갔다.버스 차창을 통해 강 건너 북한의 모습들이 70년대 이전의 흑백영화 장면처럼 휙휙 지나간다.폐가를 연상케 하는 집들과,까맣게 그을린 주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북한 청소년 대여섯명이 두만강에서 천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버스가 선다.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보여주기 위한 여행사측의 배려.말이 강이지 폭이 15m 정도밖에 안 되는 개천이다.물 깊이가 무릎에도 못 미친다.넘어오려고 하면 어린아이라도 가능할 것 같다. “무엇을 잡느냐?”며 큰 소리로 말을 걸면서 사진을 찍자 한 북한 청년이 “찍지만 말고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대꾸한다.하지만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대자 부담스러웠는지 이내 족대를 걷어 마을 쪽으로 돌아간다. 강건너 마을 뒤편 산에 나무가 없다.식량이 궁한 주민들이 산꼭대기까지 밭을 일궜기 때문이다.가이드는 “저렇게 어렵게 일구어 씨를 뿌려도 폭우가 쏟아지면 모두 쓸려내려가 식량 한톨 얻기 어렵다.”며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워한다. 강을 따라 올라가니 김일성이 생전에 즐겼다는 김일성낚시터가 나온다.북한측이 주민들을 교화하는 애국주의 교양기지로 활용한다는 곳.여기서 좀 더 올라가자 북한 무산으로 건너가는 교량이 있는 충산(崇善)으로 이어진다.교량 끝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을 뿐,국경에서 느낄 법한 긴장감은 느끼기 어렵다. “옌볜이 한국보다 30년쯤 뒤졌다면,북한은 옌볜보다 또 30년쯤 떨어져 있지요.” 친척 방문을 위해 북한을 서너번 다녀왔다는 조선족 가이드의 말이 가슴을 누른다. ●항공편 및 교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중국 북방항공에서 인천∼옌지 직항편을 띄운다.왕복 항공료는 50만원 정도.조선족의 왕래가 많아 단체나 비수기 할인율이 매우 낮은 편.따라서 여행사들은 선양(瀋陽)이나 창춘(長春),다롄(大連)을 경유해 옌지(延吉)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상품을 구성한다.옌지에서 백두산으로 가려면 룽징(龍井),허룽(和龍)을 거쳐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까지 온 다음 서파와 북파 코스로 갈라진다.얼다오바이허에서 북파코스를 위한 장백산산문까지는 포장이 잘돼 있어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그러나 서파코스를 위한 서파산문까지는 백두산 아래 북서쪽을 관통하는 비포장도로를 3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따라서 서파코스 트레킹을 위해선 산행 전날 서파산문에서 가까운 쑹장허(松江河)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버스의 경우 옌지∼쑹장허는 7시간 정도,옌지∼장백산산문은 5시간쯤 걸린다.옌지나 얼다오바이허에서 택시나 지프를 빌려 백두산까지 갈 수도 있다.비용은 하루 400∼500위안. ■강추! 백두산 비경중의 비경 ●천지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 가이드가 들려주는 우스개. ‘천지에 올라 천지를 못 보는 사람이 천지라서 천지’란다. 실제로 백두산에 올라가 비교적 윤곽이 뚜렷한 천지를 볼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트레킹에 나선 날도 천지를 제대로 본 시간은 2시간에 불과했다.올라갈 땐 비교적 맑았으나,트레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바뀌었다.중간에 2시간 정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이 드러나며 천지가 신비스러운 자태를 보여주었다. 가이드는 하산길에 “여러분은 맑은 날의 천지와 흐린날의 천지,폭우속의 천지를 맛보았으니 백두산을 세번 온 것이라고 생각하세요.”라며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로했다. 천지엔 산천어가 산다.80년대 초반 북한측에서 붕어 등 몇가지 물고기를 넣었으나 소멸됐고,이후 87년 산천어를 넣었는데 크게 번식해 천지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끔 천지에 그물을 쳐 산천어를 잡는데,큰 것은 3㎏이 넘는다고 한다.가끔 북한 군인들이 그물째 거두어가기도 한다고.천지엔 원래 산천어가 먹을 만한 작은 물고기 등 먹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산천어의 먹이는 천지 주변의 고산화원의 곤충들이다.꽃에 붙어 있던 나비나 벌 등이 거센 바람이 불 때 속절없이 천지에 떨어져 수면을 덮고,산천어는 이들을 먹는다. ●금강대협곡 북파코스 방향으로 천지 7㎞쯤 못 미친 곳에 오면 금강대협곡이라는 거대한 계곡이 나온다.목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이곳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긴 특이한 지형이다.화산 폭발때 지반이 약한 곳이 꺼져들면서 90∼100m 깊이의 V자형 협곡이 생겨났다.이곳에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자라 지하삼림이 만들어졌다. 산책로 주변엔 아름드리 가문비나무와 전나무 등이 하늘을 가릴 듯 뻗어 있고,30∼40m 높이의 고목들이 쓰러져 썩어가면서 짙은 나무향을 뿜어낸다.금강대협곡은 지난 87년 발견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백두산의 대표적 볼거리다. 천지 물이 남쪽 달문을 통해 흘러나와 장쾌하게 떨어지는 장백폭포,폭포에서 3㎞쯤 더 내려오면 만나는 소천지도 들를 만하다. 소천지는 물이 거울처럼 맑고,둘레에는 아름드리 사스레나무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장백폭포 아래쪽 개울에선 섭씨 80도가 넘는 중탄산나트륨 온천이 솟는다.마치 용이 입김을 뿜는 것 같다고 해 취룡(聚龍)온천이라고 불리는 곳.곳곳에서 온천물에 삶은 계란을 판다.우리 돈으로 ‘1000원에 3개’라고 써놨다.온천탕도 마련해 놓았다.시설은 허름하지만 물은 좋다.입욕료는 우리돈으로 1만원 정도. ■꼬치구이도 맛보세요 ●숙박과 먹을거리,환전 옌지나 장백산산문 인근엔 4성급 호텔이 있어 숙박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옌지시의 백산호텔,소천지 인근의 장백산국제호텔은 시설이 깔끔한 편이다.하지만 서파코스를 위해 묵는 쑹장허는 매우 열악하다. 옌지에서 하루 묵는다면 시내에 나가 꼬치구이를 맛보자.백산호텔에서 중심가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골목마다 ‘뀀점’이란 간판이 즐비한데,바로 꼬치구이집이다.꼬치 메뉴가 소갈비와 닭똥집,닭날개,닭심장,양고기 등 30여가지나 된다.고기 4∼5점을 쇠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구워먹는다. 1꼬챙이에 0.5위안부터 3위안까지.맛본 것중 우설(소혀)이 고소하고 쫄깃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4명이 꼬치를 골고루 15개 정도를 구워먹으면서 이과두주 4병,칭다오맥주 2병을 마셨는데 모두 53위안(8000원).너무 싸 감동적인 곳이다.중국돈 1위안은 우리돈으로 150원 정도. ●여행 패키지 세일여행사가 3박4일 및 4박5일 백두산 야생화트레킹 상품을 판매중이다.모두 노팁,노옵션 상품.3박4일은 인천∼선양∼옌지를 거쳐 백두산 북파코스를 오른다.천문봉∼철벽봉∼천지∼달문∼장백폭포로 이어지는 코스다.두만강 도문에서 북한쪽을 조망하고,룽징의 대성중학교,해란강,일송정도 돌아본다.22일,29일,8월12일,8월26일 각각 24명 출발.요금은 85만원(8월26일은 79만원).서파트레킹을 포함한 4박5일 패키지(14일 출발)는 91만원.(02)737-3031.˝
  • 산위에 뜬 바다 톈산의 ‘이시크쿨호’

    산위에 뜬 바다 톈산의 ‘이시크쿨호’

    ■ 톈산의 진주 ‘이시크쿨호’ ‘하늘 위의 산’ 톈샨(天山)산맥 속의 내륙국 키르기스스탄엔 하늘의 별처럼 수없이 많은 호수가 반짝인다.크고 작은 호수가 전국에 무려 1900개가 넘는다.그 중 제일 큰 호수는 해발 1600m에 위치한 이시크쿨호.넓이가 제주도의 3.5배나 돼 호수라기보다 ‘산 속에 떠 있는 바다’라는 표현이 더 맞다.사실 이 호수는 바닷물처럼 짠 염호(鹽湖)다. ‘톈샨의 진주’ 이시크쿨호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청정지역 가운데 하나.물이 수정같이 맑고 깨끗해 물 속 20m까지 들여다보인다.이시크쿨호의 원시적 아름다움은 여행객을 신비와 경이로 몰아넣는다. 만년설의 파노라마를 머리에 이고,하늘색 푸른 물이 출렁이는 이시크쿨호의 풍광은 정말 절경이다. 아스라이 펼쳐진 수평선이 안개에 잠길 때면 그 너머 눈 덮인 산들은 4000m 고공에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이다.그야말로 천상(天上)의 천산(天山)이다. 이시크쿨호는 신비롭다.어떤 혹한에도 어는 일이 없다.이시크쿨은 키르기스어로 ‘따뜻한 호수’라는 뜻.수심 702m의 호수 바닥에서 뜨거운 온천수가 솟는다.겨울이면 월동하려는 백조가 몰려들어 ‘백조의 호수’라고 부르기도 한다.이시크쿨호는 이웃 아랄해의 10분의1 크기지만,수량은 아랄해의 2배나 된다.수심이 깊어서다. 이 호수엔 80개의 강이 흘러들지만 물이 나가는 데가 없다.그런데도 지난 500년 간 수심이 2m나 줄었다.이 호수 물 밑에 2000년 전의 고대 도시가 누워 있다는 사실도 신비를 더해준다. 이시크쿨호의 소금기 밴 맑은 물은 상처와 병 치료에 효험 있는 약수로 유명하다.톈샨의 빙하에서 녹아내린 청정수와 지심(地心)에서 끓어오른 미네랄 온천수가 합환(合歡)한 물이니,특별할 수밖에 없다. 소련시절부터 이시크쿨호는 중앙아시아 제1의 여름 휴양지였다.그러나 외국인에겐 출입금지구역.중국과의 민감한 국경문제와 비밀군사시설 때문이었다. 이시크쿨호의 소련 해군기지는 서방측 눈을 피해 극비리에 고성능 어뢰를 테스트하던 곳이다.공산주의 몰락 후 이곳 리조트도 엉망이 됐지만 요즘은 다시 부유한 카자흐인과 러시아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태양,바다,산이 하나로 어우러진 자연을 심호흡하며 스쿠버다이빙,수영,낚시,서핑,요트를 즐기고,스파나 휴양시설에서 진흙목욕,마사지,사우나,동굴치료,테니스,당구로 피로를 푼다.특히 이 나라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탐승하는,좀 고된 여행을 마친 후 이시크쿨 호반에서 쉬는 건 매력적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로 불리는 키르기스스탄은 국토의 90%가 해발 1500m 이상의 고산지대며,3분의1이 만년설에 덮여 있다.아직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비경(秘境) 속에 정복을 기다리는 처녀봉만 수백개다. 치열한 암벽등반과 트레킹,말타기,래프팅,스키,사냥은 이 나라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실크로드의 유목문화가 여행객을 귀빈처럼 반기고,‘현대판 디아스포라’ 고려인 2만명이 키르기스스탄에 살고 있다는 것도 우리의 관심을 끈다. 金好俊(충남대 초빙교수· 전 서울신문 논설주간) ■ 키르기스스탄 러시아의 오랜 지배를 받다 1991년 독립한 다민족국가.면적은 한반도보다 조금 작은 19만 9000㎢에 인구는 480만.키르기스인이 50%를 조금 넘고,우즈베크인 14%,러시아인 12.5% 순이다.농·축산국으로 1인당 GDP는 300달러로 소련 몰락과 함께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전락했다.이곳 고려인 2만 명은 원래 소련 연해주에 살다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한인과 그 후예들이다.농업과 전문기술직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키르기스스탄에서 가장 잘살고 활기찬 민족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현재 교민은 500여명이 체류하고 있다. ■ 이시크쿨호 4박5일 일주코스 수도 비슈케크에서 이시크쿨호를 일주하고 돌아오는 여정은 약 1100㎞.비슈케크 관광 이틀을 포함해 10박이 넘는 여행상품이 많지만 ‘선택과 집중’으로 4박5일 정도에 돌파할 수 있다. ●비슈케크 해발 800m에 위치한 인구 80만의 비슈케크는 나무가 우거지고 가로가 잘 정비된 러시아풍 도시.도심에 스몰 카지노와 환전상이 유난히 많아 눈길을 끈다.시내관광과 함께 역사예술박물관,두보비 공원,오슈 재래시장을 돌아보고 4000m 고봉이 늘어선 알라아차 국립공원을 찾는다.가벼운 트래킹으로 악사이 폭포까지 올라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거나,강가에서 피크닉을 하며 키르기스 전통음식 샤슬릭(양고기 꼬치구이)을 맛보는 재미는 일품이다. ●이시크쿨 가는 길 비슈케크에서 동쪽의 이시크쿨호로 가는 길은 지난 2000년간 동서양을 연결해준 실크로드,바로 그 길이다.넓은 농토가 펼쳐지는 추이 계곡을 60㎞쯤 가다 만나는 곳이 상업도시 토크마크.인근에 10세기 때 세운 ‘부라나 탑’과 온천이 있어 들를 만하다.평원이 끝나고 언덕길이 시작되는 붐 협곡에 이르면 차들은 그 옛날 대상(隊商)을 실은 낙타처럼 가쁜 숨을 몰아쉰다.도중에 하루 머물며 추이강에서 래프팅을 하거나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시키는 코노르체크 협곡에서 ‘바위의 성’을 트래킹하는 것도 괜찮다. ●촐폰아타 이시크쿨호가 시작되는 항구도시 발릭치는 트럭운전사와 보드카의 마을로 소문난 곳.고려인이 주인인 ‘서울식당’에서 소고기국밥을 판다.발릭치에서 조금 가면 나오는 코슈쿨에는 한국의 유기농단체 ‘한농’의 자연치료센터(연락처 996-312-67-2038)가 있다. 첫 숙박은 이시크쿨 북부 호반의 가장 큰 마을 촐폰아타로 잡는 게 좋다.유명 호텔과 요양소가 이곳을 중심으로 전개돼 있다.촐폰아타 동쪽 20㎞ 보스테리 마을에 있는 아브로라 호텔은 고위층들이 즐겨 찾는 곳.동유럽의 운동선수들도 고산적응훈련을 위해 자주 이용한다.이 호텔의 7∼8월 숙박료는 1인당 60∼110달러. 필자가 작년 여름 아브로라 호텔에 투숙했을 때 정원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한국군을 발견하고 담소를 나눈 일이 있다.유엔평화유지군으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중 휴가 나온 장병들이란다.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이 이루어지면 한·이라크 중간지대인 키르기스스탄은 한국군 휴양지로 각광 받을 것 같다.촐폰아타에는 들판에 산재한 1000여 개의 고대 암각화를 비롯하여 이 나라 최고의 말 사육장,박물관,모래 해변 등 볼거리가 많다.이곳에 3∼4일간 머물며 호수뿐 아니라 트래킹과 말타기도 즐길 만하다.산악국 키르기스스탄은 말을 타고 탐승하는 게 가장 좋다.키르기스 말은 강인하고 산을 잘 타며 먹이를 조금 먹어 고산용으로 적격이다.촐폰아타 동쪽 그리고리에브카 협곡은 강폭이 아주 좁고 아름다워 인기 있는 유람코스.일명 ‘울부짖는 바위’라고 부른다.주변 숲에선 약초가 많이 난다. ●카라콜 두 번째 숙박은 촐폰아타에서 140㎞ 떨어진 전원도시 카라콜.도중에 아나니에보의 유서 깊은 코사크 정착촌을 들린다.이시크쿨호와 톈샨의 거대한 산악장벽 사이에 있는 해발 1770m의 카라콜은 땅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한 곳.꽃과 과일로 유명하고 마을을 벗어나면 바로 산악자전거,등산,승마,스키,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19세기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 기념관,불교식 목탑이 눈길을 끄는 둥간족 회교사원,러시아 정교회의 아름다운 19세기 교회당도 찾을 만한 명소다. 카라콜 주변에는 말을 이용한 탐승 프로그램이 많다.말을 타고 알틴아라샨 협곡까지 들어가 뜨거운 라돈 온천에서 목욕을 즐기거나,제티오구스 계곡을 찾아 ‘일곱 황소’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붉은 바위산에 감탄하며 유목민 천막인 유르타에서 1박하는 재미는 잊기 어렵다.톈샨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사리자스 협곡에서 야크를 구경하는 것도 멋지다.카라콜에서 200㎞ 떨어진 에닐체크 마을로 가면 관광헬리콥터를 타고 이 나라에서 제일 높은 포베다봉(해발 7439m)과 칸텡그리봉(6995m)을 눈 아래 깔며 중부 톈샨의 장엄한 얼음 성채를 감상할 수 있다. ●교통편 인천공항에서 비슈케크까지 직항편이 있다.비수기엔 2주일에 1편,성수기인 여름엔 매주 1편 운항한다.비자는 키르기스스탄 공관업무를 대행하는 서울 주재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받는다.그러나 비자 없이 탑승한 뒤 도착지인 비슈케크 마나스 공항에서 1개월짜리 관광비자를 받는 게 편하다.수수료 31달러.항공편 및 여행 문의 ▲서울=조이코여행사 (02)775-8295 ▲비슈케크=SELBI항공사 (996- 312)68-0063. ●숙박 고급 호텔에서 값싼 민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유르타 인’(천막 여관)은 여행업자가 운영하는 곳.침실,부엌,화장실,세면장이 갖춰져 있고 하루 숙박료는 1인 2식 기준 250∼600솜.마을이나 유목민 야영지 부근에서는 안전한 캠핑도 가능하다.민박은 보다 가까이서 키르기스스탄을 느낄 수 있지만 화장실이 집밖에 있다는 점이 흠.주인이 내놓는 코유미스(발효된 말젖)와 빵은 사양 않고 받아먹는 게 예의다.아침 포함 1인당 200솜 정도이나,20% 정도 얹어준다. ■ 이시크쿨호 4박5일 일주코스 수도 비슈케크에서 이시크쿨호를 일주하고 돌아오는 여정은 약 1100㎞.비슈케크 관광 이틀을 포함해 10박이 넘는 여행상품이 많지만 ‘선택과 집중’으로 4박5일 정도에 돌파할 수 있다. ●비슈케크 해발 800m에 위치한 인구 80만의 비슈케크는 나무가 우거지고 가로가 잘 정비된 러시아풍 도시.도심에 스몰 카지노와 환전상이 유난히 많아 눈길을 끈다.시내관광과 함께 역사예술박물관,두보비 공원,오슈 재래시장을 돌아보고 4000m 고봉이 늘어선 알라아차 국립공원을 찾는다.가벼운 트래킹으로 악사이 폭포까지 올라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거나,강가에서 피크닉을 하며 키르기스 전통음식 샤슬릭(양고기 꼬치구이)을 맛보는 재미는 일품이다. ●이시크쿨 가는 길 비슈케크에서 동쪽의 이시크쿨호로 가는 길은 지난 2000년간 동서양을 연결해준 실크로드,바로 그 길이다.넓은 농토가 펼쳐지는 추이 계곡을 60㎞쯤 가다 만나는 곳이 상업도시 토크마크.인근에 10세기 때 세운 ‘부라나 탑’과 온천이 있어 들를 만하다.평원이 끝나고 언덕길이 시작되는 붐 협곡에 이르면 차들은 그 옛날 대상(隊商)을 실은 낙타처럼 가쁜 숨을 몰아쉰다.도중에 하루 머물며 추이강에서 래프팅을 하거나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시키는 코노르체크 협곡에서 ‘바위의 성’을 트래킹하는 것도 괜찮다. ●촐폰아타 이시크쿨호가 시작되는 항구도시 발릭치는 트럭운전사와 보드카의 마을로 소문난 곳.고려인이 주인인 ‘서울식당’에서 소고기국밥을 판다.발릭치에서 조금 가면 나오는 코슈쿨에는 한국의 유기농단체 ‘한농’의 자연치료센터(연락처 996-312-67-2038)가 있다. 첫 숙박은 이시크쿨 북부 호반의 가장 큰 마을 촐폰아타로 잡는 게 좋다.유명 호텔과 요양소가 이곳을 중심으로 전개돼 있다.촐폰아타 동쪽 20㎞ 보스테리 마을에 있는 아브로라 호텔은 고위층들이 즐겨 찾는 곳.동유럽의 운동선수들도 고산적응훈련을 위해 자주 이용한다.이 호텔의 7∼8월 숙박료는 1인당 60∼110달러. 필자가 작년 여름 아브로라 호텔에 투숙했을 때 정원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한국군을 발견하고 담소를 나눈 일이 있다.유엔평화유지군으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중 휴가 나온 장병들이란다.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이 이루어지면 한·이라크 중간지대인 키르기스스탄은 한국군 휴양지로 각광 받을 것 같다.촐폰아타에는 들판에 산재한 1000여 개의 고대 암각화를 비롯하여 이 나라 최고의 말 사육장,박물관,모래 해변 등 볼거리가 많다.이곳에 3∼4일간 머물며 호수뿐 아니라 트래킹과 말타기도 즐길 만하다.산악국 키르기스스탄은 말을 타고 탐승하는 게 가장 좋다.키르기스 말은 강인하고 산을 잘 타며 먹이를 조금 먹어 고산용으로 적격이다.촐폰아타 동쪽 그리고리에브카 협곡은 강폭이 아주 좁고 아름다워 인기 있는 유람코스.일명 ‘울부짖는 바위’라고 부른다.주변 숲에선 약초가 많이 난다. ●카라콜 두 번째 숙박은 촐폰아타에서 140㎞ 떨어진 전원도시 카라콜.도중에 아나니에보의 유서 깊은 코사크 정착촌을 들린다.이시크쿨호와 톈샨의 거대한 산악장벽 사이에 있는 해발 1770m의 카라콜은 땅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한 곳.꽃과 과일로 유명하고 마을을 벗어나면 바로 산악자전거,등산,승마,스키,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19세기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 기념관,불교식 목탑이 눈길을 끄는 둥간족 회교사원,러시아 정교회의 아름다운 19세기 교회당도 찾을 만한 명소다. 카라콜 주변에는 말을 이용한 탐승 프로그램이 많다.말을 타고 알틴아라샨 협곡까지 들어가 뜨거운 라돈 온천에서 목욕을 즐기거나,제티오구스 계곡을 찾아 ‘일곱 황소’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붉은 바위산에 감탄하며 유목민 천막인 유르타에서 1박하는 재미는 잊기 어렵다.톈샨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사리자스 협곡에서 야크를 구경하는 것도 멋지다.카라콜에서 200㎞ 떨어진 에닐체크 마을로 가면 관광헬리콥터를 타고 이 나라에서 제일 높은 포베다봉(해발 7439m)과 칸텡그리봉(6995m)을 눈 아래 깔며 중부 톈샨의 장엄한 얼음 성채를 감상할 수 있다.
  • 산위에 뜬 바다 톈산의 ‘이시크쿨호’

    ■ 톈산의 진주 ‘이시크쿨호’ ‘하늘 위의 산’ 톈샨(天山)산맥 속의 내륙국 키르기스스탄엔 하늘의 별처럼 수없이 많은 호수가 반짝인다.크고 작은 호수가 전국에 무려 1900개가 넘는다.그 중 제일 큰 호수는 해발 1600m에 위치한 이시크쿨호.넓이가 제주도의 3.5배나 돼 호수라기보다 ‘산 속에 떠 있는 바다’라는 표현이 더 맞다.사실 이 호수는 바닷물처럼 짠 염호(鹽湖)다. ‘톈샨의 진주’ 이시크쿨호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청정지역 가운데 하나.물이 수정같이 맑고 깨끗해 물 속 20m까지 들여다보인다.이시크쿨호의 원시적 아름다움은 여행객을 신비와 경이로 몰아넣는다. 만년설의 파노라마를 머리에 이고,하늘색 푸른 물이 출렁이는 이시크쿨호의 풍광은 정말 절경이다. 아스라이 펼쳐진 수평선이 안개에 잠길 때면 그 너머 눈 덮인 산들은 4000m 고공에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이다.그야말로 천상(天上)의 천산(天山)이다. 이시크쿨호는 신비롭다.어떤 혹한에도 어는 일이 없다.이시크쿨은 키르기스어로 ‘따뜻한 호수’라는 뜻.수심 702m의 호수 바닥에서 뜨거운 온천수가 솟는다.겨울이면 월동하려는 백조가 몰려들어 ‘백조의 호수’라고 부르기도 한다.이시크쿨호는 이웃 아랄해의 10분의1 크기지만,수량은 아랄해의 2배나 된다.수심이 깊어서다. 이 호수엔 80개의 강이 흘러들지만 물이 나가는 데가 없다.그런데도 지난 500년 간 수심이 2m나 줄었다.이 호수 물 밑에 2000년 전의 고대 도시가 누워 있다는 사실도 신비를 더해준다. 이시크쿨호의 소금기 밴 맑은 물은 상처와 병 치료에 효험 있는 약수로 유명하다.톈샨의 빙하에서 녹아내린 청정수와 지심(地心)에서 끓어오른 미네랄 온천수가 합환(合歡)한 물이니,특별할 수밖에 없다. 소련시절부터 이시크쿨호는 중앙아시아 제1의 여름 휴양지였다.그러나 외국인에겐 출입금지구역.중국과의 민감한 국경문제와 비밀군사시설 때문이었다. 이시크쿨호의 소련 해군기지는 서방측 눈을 피해 극비리에 고성능 어뢰를 테스트하던 곳이다.공산주의 몰락 후 이곳 리조트도 엉망이 됐지만 요즘은 다시 부유한 카자흐인과 러시아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태양,바다,산이 하나로 어우러진 자연을 심호흡하며 스쿠버다이빙,수영,낚시,서핑,요트를 즐기고,스파나 휴양시설에서 진흙목욕,마사지,사우나,동굴치료,테니스,당구로 피로를 푼다.특히 이 나라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탐승하는,좀 고된 여행을 마친 후 이시크쿨 호반에서 쉬는 건 매력적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로 불리는 키르기스스탄은 국토의 90%가 해발 1500m 이상의 고산지대며,3분의1이 만년설에 덮여 있다.아직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비경(秘境) 속에 정복을 기다리는 처녀봉만 수백개다. 치열한 암벽등반과 트레킹,말타기,래프팅,스키,사냥은 이 나라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실크로드의 유목문화가 여행객을 귀빈처럼 반기고,‘현대판 디아스포라’ 고려인 2만명이 키르기스스탄에 살고 있다는 것도 우리의 관심을 끈다. 金好俊(충남대 초빙교수· 전 서울신문 논설주간) ■ 키르기스스탄 러시아의 오랜 지배를 받다 1991년 독립한 다민족국가.면적은 한반도보다 조금 작은 19만 9000㎢에 인구는 480만.키르기스인이 50%를 조금 넘고,우즈베크인 14%,러시아인 12.5% 순이다.농·축산국으로 1인당 GDP는 300달러로 소련 몰락과 함께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전락했다.이곳 고려인 2만 명은 원래 소련 연해주에 살다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한인과 그 후예들이다.농업과 전문기술직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키르기스스탄에서 가장 잘살고 활기찬 민족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현재 교민은 500여명이 체류하고 있다. ■ 이시크쿨호 4박5일 일주코스 수도 비슈케크에서 이시크쿨호를 일주하고 돌아오는 여정은 약 1100㎞.비슈케크 관광 이틀을 포함해 10박이 넘는 여행상품이 많지만 ‘선택과 집중’으로 4박5일 정도에 돌파할 수 있다. ●비슈케크 해발 800m에 위치한 인구 80만의 비슈케크는 나무가 우거지고 가로가 잘 정비된 러시아풍 도시.도심에 스몰 카지노와 환전상이 유난히 많아 눈길을 끈다.시내관광과 함께 역사예술박물관,두보비 공원,오슈 재래시장을 돌아보고 4000m 고봉이 늘어선 알라아차 국립공원을 찾는다.가벼운 트래킹으로 악사이 폭포까지 올라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거나,강가에서 피크닉을 하며 키르기스 전통음식 샤슬릭(양고기 꼬치구이)을 맛보는 재미는 일품이다. ●이시크쿨 가는 길 비슈케크에서 동쪽의 이시크쿨호로 가는 길은 지난 2000년간 동서양을 연결해준 실크로드,바로 그 길이다.넓은 농토가 펼쳐지는 추이 계곡을 60㎞쯤 가다 만나는 곳이 상업도시 토크마크.인근에 10세기 때 세운 ‘부라나 탑’과 온천이 있어 들를 만하다.평원이 끝나고 언덕길이 시작되는 붐 협곡에 이르면 차들은 그 옛날 대상(隊商)을 실은 낙타처럼 가쁜 숨을 몰아쉰다.도중에 하루 머물며 추이강에서 래프팅을 하거나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시키는 코노르체크 협곡에서 ‘바위의 성’을 트래킹하는 것도 괜찮다. ●촐폰아타 이시크쿨호가 시작되는 항구도시 발릭치는 트럭운전사와 보드카의 마을로 소문난 곳.고려인이 주인인 ‘서울식당’에서 소고기국밥을 판다.발릭치에서 조금 가면 나오는 코슈쿨에는 한국의 유기농단체 ‘한농’의 자연치료센터(연락처 996-312-67-2038)가 있다. 첫 숙박은 이시크쿨 북부 호반의 가장 큰 마을 촐폰아타로 잡는 게 좋다.유명 호텔과 요양소가 이곳을 중심으로 전개돼 있다.촐폰아타 동쪽 20㎞ 보스테리 마을에 있는 아브로라 호텔은 고위층들이 즐겨 찾는 곳.동유럽의 운동선수들도 고산적응훈련을 위해 자주 이용한다.이 호텔의 7∼8월 숙박료는 1인당 60∼110달러. 필자가 작년 여름 아브로라 호텔에 투숙했을 때 정원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한국군을 발견하고 담소를 나눈 일이 있다.유엔평화유지군으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중 휴가 나온 장병들이란다.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이 이루어지면 한·이라크 중간지대인 키르기스스탄은 한국군 휴양지로 각광 받을 것 같다.촐폰아타에는 들판에 산재한 1000여 개의 고대 암각화를 비롯하여 이 나라 최고의 말 사육장,박물관,모래 해변 등 볼거리가 많다.이곳에 3∼4일간 머물며 호수뿐 아니라 트래킹과 말타기도 즐길 만하다.산악국 키르기스스탄은 말을 타고 탐승하는 게 가장 좋다.키르기스 말은 강인하고 산을 잘 타며 먹이를 조금 먹어 고산용으로 적격이다.촐폰아타 동쪽 그리고리에브카 협곡은 강폭이 아주 좁고 아름다워 인기 있는 유람코스.일명 ‘울부짖는 바위’라고 부른다.주변 숲에선 약초가 많이 난다. ●카라콜 두 번째 숙박은 촐폰아타에서 140㎞ 떨어진 전원도시 카라콜.도중에 아나니에보의 유서 깊은 코사크 정착촌을 들린다.이시크쿨호와 톈샨의 거대한 산악장벽 사이에 있는 해발 1770m의 카라콜은 땅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한 곳.꽃과 과일로 유명하고 마을을 벗어나면 바로 산악자전거,등산,승마,스키,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19세기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 기념관,불교식 목탑이 눈길을 끄는 둥간족 회교사원,러시아 정교회의 아름다운 19세기 교회당도 찾을 만한 명소다. 카라콜 주변에는 말을 이용한 탐승 프로그램이 많다.말을 타고 알틴아라샨 협곡까지 들어가 뜨거운 라돈 온천에서 목욕을 즐기거나,제티오구스 계곡을 찾아 ‘일곱 황소’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붉은 바위산에 감탄하며 유목민 천막인 유르타에서 1박하는 재미는 잊기 어렵다.톈샨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사리자스 협곡에서 야크를 구경하는 것도 멋지다.카라콜에서 200㎞ 떨어진 에닐체크 마을로 가면 관광헬리콥터를 타고 이 나라에서 제일 높은 포베다봉(해발 7439m)과 칸텡그리봉(6995m)을 눈 아래 깔며 중부 톈샨의 장엄한 얼음 성채를 감상할 수 있다. ●교통편 인천공항에서 비슈케크까지 직항편이 있다.비수기엔 2주일에 1편,성수기인 여름엔 매주 1편 운항한다.비자는 키르기스스탄 공관업무를 대행하는 서울 주재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받는다.그러나 비자 없이 탑승한 뒤 도착지인 비슈케크 마나스 공항에서 1개월짜리 관광비자를 받는 게 편하다.수수료 31달러.항공편 및 여행 문의 ▲서울=조이코여행사 (02)775-8295 ▲비슈케크=SELBI항공사 (996- 312)68-0063. ●숙박 고급 호텔에서 값싼 민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유르타 인’(천막 여관)은 여행업자가 운영하는 곳.침실,부엌,화장실,세면장이 갖춰져 있고 하루 숙박료는 1인 2식 기준 250∼600솜.마을이나 유목민 야영지 부근에서는 안전한 캠핑도 가능하다.민박은 보다 가까이서 키르기스스탄을 느낄 수 있지만 화장실이 집밖에 있다는 점이 흠.주인이 내놓는 코유미스(발효된 말젖)와 빵은 사양 않고 받아먹는 게 예의다.아침 포함 1인당 200솜 정도이나,20% 정도 얹어준다. ■ 이시크쿨호 4박5일 일주코스 수도 비슈케크에서 이시크쿨호를 일주하고 돌아오는 여정은 약 1100㎞.비슈케크 관광 이틀을 포함해 10박이 넘는 여행상품이 많지만 ‘선택과 집중’으로 4박5일 정도에 돌파할 수 있다. ●비슈케크 해발 800m에 위치한 인구 80만의 비슈케크는 나무가 우거지고 가로가 잘 정비된 러시아풍 도시.도심에 스몰 카지노와 환전상이 유난히 많아 눈길을 끈다.시내관광과 함께 역사예술박물관,두보비 공원,오슈 재래시장을 돌아보고 4000m 고봉이 늘어선 알라아차 국립공원을 찾는다.가벼운 트래킹으로 악사이 폭포까지 올라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거나,강가에서 피크닉을 하며 키르기스 전통음식 샤슬릭(양고기 꼬치구이)을 맛보는 재미는 일품이다. ●이시크쿨 가는 길 비슈케크에서 동쪽의 이시크쿨호로 가는 길은 지난 2000년간 동서양을 연결해준 실크로드,바로 그 길이다.넓은 농토가 펼쳐지는 추이 계곡을 60㎞쯤 가다 만나는 곳이 상업도시 토크마크.인근에 10세기 때 세운 ‘부라나 탑’과 온천이 있어 들를 만하다.평원이 끝나고 언덕길이 시작되는 붐 협곡에 이르면 차들은 그 옛날 대상(隊商)을 실은 낙타처럼 가쁜 숨을 몰아쉰다.도중에 하루 머물며 추이강에서 래프팅을 하거나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시키는 코노르체크 협곡에서 ‘바위의 성’을 트래킹하는 것도 괜찮다. ●촐폰아타 이시크쿨호가 시작되는 항구도시 발릭치는 트럭운전사와 보드카의 마을로 소문난 곳.고려인이 주인인 ‘서울식당’에서 소고기국밥을 판다.발릭치에서 조금 가면 나오는 코슈쿨에는 한국의 유기농단체 ‘한농’의 자연치료센터(연락처 996-312-67-2038)가 있다. 첫 숙박은 이시크쿨 북부 호반의 가장 큰 마을 촐폰아타로 잡는 게 좋다.유명 호텔과 요양소가 이곳을 중심으로 전개돼 있다.촐폰아타 동쪽 20㎞ 보스테리 마을에 있는 아브로라 호텔은 고위층들이 즐겨 찾는 곳.동유럽의 운동선수들도 고산적응훈련을 위해 자주 이용한다.이 호텔의 7∼8월 숙박료는 1인당 60∼110달러. 필자가 작년 여름 아브로라 호텔에 투숙했을 때 정원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한국군을 발견하고 담소를 나눈 일이 있다.유엔평화유지군으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중 휴가 나온 장병들이란다.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이 이루어지면 한·이라크 중간지대인 키르기스스탄은 한국군 휴양지로 각광 받을 것 같다.촐폰아타에는 들판에 산재한 1000여 개의 고대 암각화를 비롯하여 이 나라 최고의 말 사육장,박물관,모래 해변 등 볼거리가 많다.이곳에 3∼4일간 머물며 호수뿐 아니라 트래킹과 말타기도 즐길 만하다.산악국 키르기스스탄은 말을 타고 탐승하는 게 가장 좋다.키르기스 말은 강인하고 산을 잘 타며 먹이를 조금 먹어 고산용으로 적격이다.촐폰아타 동쪽 그리고리에브카 협곡은 강폭이 아주 좁고 아름다워 인기 있는 유람코스.일명 ‘울부짖는 바위’라고 부른다.주변 숲에선 약초가 많이 난다. ●카라콜 두 번째 숙박은 촐폰아타에서 140㎞ 떨어진 전원도시 카라콜.도중에 아나니에보의 유서 깊은 코사크 정착촌을 들린다.이시크쿨호와 톈샨의 거대한 산악장벽 사이에 있는 해발 1770m의 카라콜은 땅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한 곳.꽃과 과일로 유명하고 마을을 벗어나면 바로 산악자전거,등산,승마,스키,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19세기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 기념관,불교식 목탑이 눈길을 끄는 둥간족 회교사원,러시아 정교회의 아름다운 19세기 교회당도 찾을 만한 명소다. 카라콜 주변에는 말을 이용한 탐승 프로그램이 많다.말을 타고 알틴아라샨 협곡까지 들어가 뜨거운 라돈 온천에서 목욕을 즐기거나,제티오구스 계곡을 찾아 ‘일곱 황소’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붉은 바위산에 감탄하며 유목민 천막인 유르타에서 1박하는 재미는 잊기 어렵다.톈샨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사리자스 협곡에서 야크를 구경하는 것도 멋지다.카라콜에서 200㎞ 떨어진 에닐체크 마을로 가면 관광헬리콥터를 타고 이 나라에서 제일 높은 포베다봉(해발 7439m)과 칸텡그리봉(6995m)을 눈 아래 깔며 중부 톈샨의 장엄한 얼음 성채를 감상할 수 있다. ˝
  • 3개 경제자유구역청 워크숍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과 인천,부산·진해,광양 등 3개 경제자유구역청은 11·12일,18·19일 인천공무원교육원에서 사무관급 이상 간부 131명이 참석한 가운데 ‘3개 경제자유구역 성공적 추진을 위한 효율적 개발 및 외자유치 방안’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갖는다. 워크숍은 1박2일 일정으로 2차에 걸쳐 개최되며 전윤철 감사원장,제프리존스 전 암참 회장 등을 강사로 초빙하여 ‘외국인 입장에서 본 경제자유구역 발전방안’ 등을 듣고 현안에 대한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올드보이 장르/예매율 미스터리 스릴러/0.3%(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최민식·유지태·강혜정 어떤 줄거리 15년을 감금당한 남자와,그를 가둬야만 했던 남자의 비극. 이래서 좋아 공포물보다 더 섬짓한 반전. 이래서 별로 두고두고 께름칙한 소재. 홈피 반응은 “…” ●효자동 이발사 장르/예매율 휴먼드라마/0.6%(15세) 감독/배우는 임찬상/송강호·문소리·이재응 어떤 줄거리 대통령 이발사가 된 한 소시민의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 이래서 좋아 밀도있는 송강호의 부성애 연기. 이래서 별로 굴절된 현대사가 픽션에 애매하게 가려졌네∼ 홈피 반응은 “온국민이 봐야 할 영화같네요.” ●옹박-무에타이의 후예 장르/예매율액션/0.8%(15세) 감독/배우는프라차 핀캐우/토니 자·파놈 이럼 어떤 줄거리사라진 불상의 머리를 찾아나선 젊은 무예가의 활약상. 이래서 좋아와이어,CG,스턴트가 없는 100% 리얼액션. 이래서 별로갈수록 긴장미가 떨어지는 단선적 내러티브. 홈피 반응은“토니 자의 액션 빼면…허무합니다.” ●데스티네이션2 장르/예매율공포/2.4%(18세) 감독/배우는데이비드 R.엘리스/알리 라터·A.J.쿡 어떤 줄거리고속도로 연쇄충돌사고의 생존자들이 예견된 죽음에 맞서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있음직한 사고의 연결고리를 찾는 즐거움. 이래서 별로오싹한 공포보다는 요란하기만 한 폭파신. 홈피 반응은“무섭기보다는 시원시원하네요.” ●페이스 장르/예매율공포/15.4%(15세) 감독/배우는유상곤/신현준·송윤아 어떤 줄거리사체 복안전문가를 둘러싼 미스터리 공포. 이래서 좋아공포물에 도전한 송윤아,두개골 복원이라는 새로운 소재. 이래서 별로‘강약’없이 기계적으로 남발하는 굉음. 홈피 반응은“그냥 ‘악!’ 한마디면 될 것같네요.” ●트로이 장르/예매율서사액션/19.8%(15세) 감독/배우는볼프강 페터슨/브래드 피트·에릭 바나·올란도 블룸·다이안 크루거 어떤 줄거리신화 속 트로이 전쟁을 멜로와 액션으로 포장. 이래서 좋아‘마초영웅’이 된 근육질의 브래드 피트. 이래서 별로신화에 충실한데,스토리 압축미는 떨어지네. 홈피 반응은“…” ●투모로우 장르/예매율SF드라마/33.5%(12세) 감독/배우는롤랜드 에머리히/데니스 퀘이드·제이크 길렌할·에미 로섬 어떤 줄거리지구온난화로 빙하기를 맞은 위기의 지구. 이래서 좋아‘규모’로만 따지면 최고의 재난블록버스터. 이래서 별로특수효과에 흔적도 없이 녹아버린 드라마. 홈피 반응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장르/예매율 멜로/26.6%(15세) 감독/배우는 곽재용/전지현·장혁 어떤 줄거리 터프한 여경찰과 순진한 여고 교사의 애틋하고 슬픈 로맨스. 이래서 좋아 감각적인 영상,감성적인 음악. 이래서 별로 ‘엽기적인 그녀’도 아니고,‘클래식’도 아니고. 홈피 반응은 “전지현이 어떤 영화에서보다 예쁘게 나와요.” ˝
  • 서울·뉴욕 이미지 팝니다

    9·11테러 이후 한동안 오락영화의 공간으로 뉴욕을 끌어들이는 데 망설였던 할리우드가 다시 ‘뉴욕 빅 세일’에 들어갔다.올 여름엔 태도를 싹 바꿨다. ●할리우드,‘뉴욕 빅 세일’ 4일 개봉하는 SF 재난영화 ‘투모로우’에서는 힘과 번영의 상징도시인 뉴욕을 극의 주요공간으로 전면에 부각시켰다.1억 2000만달러를 밀어넣은 기상이변 소재의 이 블록버스터에서 뉴욕은 빙하에 파묻히는 대재앙 도시다.도시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 부분만 남기고 몽땅 빙하에 잠기는 장면은 9·11테러의 참상만큼이나 끔찍이 사실적이다. 주드 로·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SF 대작 ‘스카이 캡틴 앤드 더 월드 오브 투모로우’(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에서도 맨해턴의 마천루는 인정사정없이 허물어진다.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로봇들의 공격으로 뉴욕이 초토화될 위기에 처하자 연인인 여기자와 비행조종사가 이에 맞선다는 내용이다. ‘스파이더맨 2’ 역시다.2억달러를 들인 이 블록버스터도 뉴욕을 맘껏 ‘요리’한다.스파이더맨이 기어다니는 맨해튼 마천루의 실루엣 자체가 또 하나의 인상깊은 캐릭터임은 물론이다.뉴욕이라는 도시 브랜드가 미국영화에서 관객의 팬터지를 극대화하는 기반으로 활용된 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러브스토리=뉴욕’ ‘형사액션=LA’ 식의 의도된 공식이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 지 오래. 러브스토리쪽에선 특히 그렇다.외국영화의 마케팅을 해온 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로맨스는 뉴욕에서 이뤄져야 제맛’이라는 편견이 생길 정도로 할리우드 사랑이야기의 공간은 끝없이 뉴욕 언저리를 맴도는 추세”라면서 “뉴욕의 구석구석을 비추는 로맨스물은 관객들의 관심을 얻어내는 마케팅 작업도 그만큼 수월하다.”고 말했다. 최근만 해도 ‘러브 인 맨하탄’ ‘투 윅스 노티스’ ‘섬원 라이크 유’ ‘저지걸’ 등이 모두 뉴욕의 브랜드 이미지를 짭짤하게 써먹은 로맨틱 드라마들이다.러브스토리의 간판 ‘뉴욕의 가을(Autumn In New York)’도 수입사가 전략적으로 밋밋한 원제를 그대로 직역해 쓴 사례다. ●‘서울 브랜드’를 팔아야? 홍콩 월드프리미어,한국·홍콩 동시개봉 등 여주인공 전지현의 한류열풍을 탄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는 서울 도심의 화려한 야경이 롱테이크로 선보인다. 국가보안 차원에서 촬영금지돼온 서울의 마천루가 스크린에 와이드 노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난해 말 제작사측이 쵤영허가를 요청해오자 서울영상위원회가 서울시,서울소방방재본부,수도방위사령부 등과 협상 끝에 야간 항공촬영을 국내 영화사상 최초로 성사시킨 것. 서울영상위의 장성연 기획홍보팀장은 “전지현이 주도하는 오프닝 장면의 고층빌딩에 ‘Hi! Seoul’ 문구를 그래픽으로 심어 4초쯤 노출시켰다.”며 “한류열풍을 타고 수출판도가 밝을 걸 기대하고,국제도시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월드컵경기장을 특별등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도시를 브랜드화하는 ‘윈-윈’전략의 가치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한해 250여편의 상업영화가 만들어지는 뉴욕주의 경우 필름커미션이 무려 7개.“그 중 대표기구인 뉴욕주정부 필름커미션은 촬영 지원과 비즈니스·관광을 연계한 패키징 효과를 톡톡히 챙긴다.”는 게 서울영상위측의 설명이다. 이미지의 환상이 문화동력이고,국제영화제 시상식장에 한국영화가 줄줄이 올라가는 이즈음,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면 서울의 이미지를 좀더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팔아먹어야’하지 않을까.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네마천국]재난영화 ‘투모로우’ 4일 대공습

    대자연의 재앙이 인간을 공격하는 이야기는 할리우드가 끊임없이 눈독들여온 소재다.4일 개봉하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제2의 빙하기가 인류를 대재난에 빠뜨린다는 줄거리의,여름시장을 정조준한 블록버스터이다. 감독은 ‘스타게이트’‘인디펜던스 데이’‘고질라’ 등 특수효과로 무장한 블록버스터에 일가를 이룬 롤랜드 에머리히.기상이변이 소재인 만큼 이번에도 특수효과의 비중은 대단하다.천문학적인 제작비 1억2000만 달러의 대부분을 시각효과에 쏟아부었다. 저명 기상학자인 잭 홀 박사(데니스 퀘이드)는 남극탐사에서 빙하층의 이상징후를 발견한다.국제회의에 참가해 조만간 지구온난화로 대재난이 닥칠 거라고 경고하지만,미국 정부는 경제적 부담을 핑계로 충고를 무시한다. 다음 전개는 예상대로다.일본의 대형 우박,인도의 폭설,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토네이도 등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줄잇는다. 할리우드의 막강 돈줄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스펙터클이 여보란듯 화면을 채워나간다.행인들의 머리 위로 무차별 떨어지는 축구공만한 우박,달리는 자동차를 종잇장처럼 구겨버리는 토네이도 등 극사실묘사로 시작부터 “볼거리로 승부보겠다.”고 장담하는 듯하다.눈요깃거리는 이전의 어떤 재난영화들보다 푸짐하다. 그러나 이야기의 흐름은 예측가능한 쪽으로 평이하게 풀려나간다.재난극에 빠져서는 안될 항목인 휴머니즘은 가족애를 통해 부각된다. 퀴즈대회 참가차 뉴욕에 간 잭 박사의 아들 샘(제이크 길렌할)과 여자친구 로라(에미 로섬)는 갑자기 도시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면서 도서관 꼭대기에 고립된다.워싱턴에 사는 잭 박사는 동료 둘을 데리고 빙하에 묻힌 도시를 헤치며 아들을 구하러 나선다. 관람포인트를 어디다 찍느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듯하다.개연성있는 극한상황에 조난물 특유의 긴장감,현기증나는 스펙터클 화면을 원한다면 본전생각은 나지 않을 작품이다. 뉴욕으로 향한 잭 박사 일행이 도시 빙벽을 ‘등반’하는 과정은 그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조난영화다. 하지만 특수효과로 ‘칠갑’한 포장을 뜯어내고나면 서사를 기대한 관객들은 허술한 알맹이에 실망할지도 모른다.지구의 절반이 빙하에 잠겨간다는 긴박한 드라마 틈새로 애절한 부정(父情)이 끼어들어 감동을 길어올리는 얼개는 질리도록 봐온 터다. 블록버스터 재난영화에 감초처럼 등장해온 백악관이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잭 박사의 충고를 무시하다 뒤늦게 전전긍긍하는 미국 부통령 캐릭터를 통해 힘과 경제논리로 일관하는 백악관에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혹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뉴욕의 참상은,총탄이 난무하는 테러영화들보다 오히려 더 끔찍한 느낌이다. 할리우드의 고집센 보수성을 탈피하려는 노력은 영화의 미덕이다.야릇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대목들이 몇 있다.빙하를 피해 멕시코 국경을 떼지어 넘는 미국인들이 불법이민자로 전락했다.환경문제를 등한시해온 부시 대통령쪽에 대선악재가 될지 모른다는 입방아들이 나올 만하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재난영화 다시보기 재난영화의 공통점은 스케일과 스펙터클이 보장된다는 점.물량공세에 자신있는 할리우드가 여름영화시장을 겨냥해 쉼없이 재난영화를 내놓는 건 그래서다. 내친김에 블록버스터 재난영화들을 다시 챙겨보자.더위를 물리치기엔 시시한 공포물보다 낫다. 스펙터클의 묘미를 즐기려면 천재(天災)영화들이 더 좋겠다.규모를 따진다면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이 맨먼저 꼽힐 만하다.거대행성이 시시각각 지구로 돌진해 온다는 설정.진한 휴머니즘과 강렬한 특수효과가 상승작용을 일으킨 영화는 재난블록버스터의 전범이 되다시피 했다. 미미 레더 감독이 연출하고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딥 임펙트’도 지구와 혜성 충돌을 소재로 삼은 대작. 화산폭발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단테스 피크’‘볼케이노’가 대표적이다.‘볼케이노’에서는 거대한 용암이 로스앤젤레스 시가지를 삼키고,‘단테스 피크’에서는 원자폭탄의 600만배에 달하는 화산폭발이 컴퓨터그래픽으로 아찔하게 묘사됐다.스크린을 녹여버릴 듯 대형화재가 섬뜩한 작품으로는 ‘어블레이즈’‘분노의 역류’를 빼놓을 수 없다.좀 오래된 영화들도 챙겨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재난영화의 효시로 꼽히는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년),고층빌딩의 화재참사를 긴박하게 그려낸 ‘타워링’(1974년)이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중3때 세계 배낭여행 학력낙오 없었다

    15살 소년의 세계 배낭여행 한 해는 값졌다.지금 고등학교 3학년 이홍일군은 어엿한 열 아홉 청년으로 성장해 있었다. 과외와 학원의 짐을 벗어던지고 세계 43개국 200여개 도시를 다녔던 홍일군의 ‘배낭여행 그뒤’이다. 그는 대한민국 ‘입시 1번지’,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살며 경기고 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다.배낭여행 1년간 단 1분도 교과서라곤 들여다보지 않던 그는 지금 입시를 앞두고 영어·수학 과외와 국어 학원을 다니고 있다.그나,부모라고 해서 어쩔 수 없었을까. ●과외·학원에 쫓기긴 마찬가지 여행길에 올랐던 중3 2학기때 반에서 2등정도 하던 홍일군은 돌아와서 성적이 10등 밖으로 떨어졌다.그러나 인도의 빈민을 목격한 충격에 현지에서 자원봉사도 마다않은 홍일군이 없는자,약한자에게 ‘뜨거운 가슴’을 갖게 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득이다.해발 4000m의 페루 안데스 산맥을 걸어서 넘으면서 ‘튼튼한 다리’도 선사받았다.딱 1년뒤 홍일군은 교과서조차 낯설었다.친구들은 고교에 진학했지만 혼자 후배들과 중3생활을 해야 하는 것도 걱정이었다.그렇지만 이내 극복했다.낯선 여행지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자신감과 친화력을 몸에 익힌 자신을 발견했다.공부하라면 공부하고,학원가라면 가는 생활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보람을 일구게 됐다.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이 아닌,세계에서 보고 부딪힌 생생한 체험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학생회장 활동·교사 상대 강의도 작년 5월 홍일군은 학생회장에 도전했다.‘학교폭력 추방’과 ‘체육대회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당히 당선됐다. 점심시간마다 급식 도우미로도 봉사한다.얼마 전에는 교육방송(EBS)이 주최한 교사상대의 학생강의 강사로 나서 찬사를 받기도 했다. 홍일군의 아버지는 2000년 7월 서울시 시정개혁단장직 시절 휴직원을 내고 온 가족과 함께 세계일주를 떠나 화제를 뿌렸던 이성(李星·48·서울 구로구 부구청장)씨다.당시 학업을 중단하고 여행을 떠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은 부모가 아닌 홍일군이었다.홍일군 역시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밤에는 과외로 내몰린 ‘대치동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아버지가 “1년 동안 공부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시간이 널 인생의 낙오자로 만들 만큼 큰 시간이 아니다.”고 설득했고 홍일군은 받아들였다. “아무리 학원다니고 과외한다고 해서성적이 오른다고 보지 않는다.”는 홍일군은 올 여름방학부터 혼자 공부할 계획을 세웠다. 홍일군은 학교 수업이 경쟁력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학교강의 수준과 성적 관리체계가 학원보다 떨어지다 보니 학생들이 학원에 의지하게 된다.”면서 “재학생들은 재수를 선택하고,재수생들도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다시 학원을 찾는 악순환은 공교육의 질에 원인이 있다.”고 어른스러운 진단을 내린다. ●서울학생상 ‘진취적 기상’ 부문 수상 홍일군은 “다른 친구들에게 공부도 중요하겠지만 견문과 체험을 넓히는 자기계발에도 힘쓰면 좋겠다.”면서 “대학입시에만 얽매어 있는 현실이 획일적으로 사고를 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인다. 탄자니아의 마사이족 부락,예루살렘,아르헨티나 남단의 극지방 빙하까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어떤 돌발상황이 생겨도 해결해야 하는 배낭여행중 위기대처능력도 익혔다는 홍일군은 2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주는 제6회 서울학생상 ‘진취적 기상’부문을 수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기네스코너]

    ●2만 3000년간 보존된 매머드 매머드란 우리들이 흔히 맘모스라고 잘못 부르는 홍적세 중기부터 후기에 걸친 빙하기에 생존하였던 코끼리와 비슷한 동물로 크기가 3m 정도나 된다.빙하기 시대에 멸종되었으며 현재 보존된 가장 오랜된 것은 1999년 10월,러시아 시베리아에서 프랑스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약 2만 3000년 전에 살았던 이 동물은 엄니(포유류 특히 식육류 등의 송곳니 또는 앞니가 발달되어 길고 커져서 입 밖으로 돌출한 이빨)의 무게가 각각 64.8㎏이나 나갔다. ●영하 89.2도 가장 낮은 기온 지표에서 기록된 가장 낮은 자연 온도는 1983년 7월21일 남극대륙 보스테크에서 기록된 -89.2℃였다. ●생후5개월에 장기 4개 이식 받아 캐나다 온타리오주 코버그의 ‘사라 마샬’은 1997년 8월7일 온타리오주 한 소아병원에서 5개월 24일이라는 나이로 새로운 간과 내장,위,췌장을 이식 받았다.사라는 태어날 때부터 거대방광,소결장,장연동저하 증후군으로 고생해왔다. ●나병환자가 121만명에 이르는 인도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1999년초 인도에선 나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57만 7200명이었다가 1999년 7월에는 그 수가 63만 4901명이 늘어 121만 2101명에 달했다고 한다. 나병환자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는 브라질로 1999년 1월,7만 2953명에서 1999년 7월에는 11만 6886명으로 증가했다. ●최초의 인공 눈(眼) 2000년 1월17일 36년 전에 시력을 잃은 ‘제리’라고만 알려진 환자가 미국 눈 전문가인 월리엄 도벨이 개발한 인공 눈 덕분에 시력을 되찾게 됐다는 발표가 있었다.도벨이 개발한 안경을 보면 소형 카메라와 초음파 거리 측정기가 부착되어 있어서 제리가 허리에 차고 있는 컴퓨터로 신호를 보내게 된다.그 후 이 컴퓨터는 이러한 영상과 자료를 차례로 제리의 대뇌 피질 표면에 이식된 68개의 전극봉으로 보낸다.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제리는 물체의 윤곽을 보여주는 간단한 점들의 디스플레이를 보게 된다. ●페널티킥 3차례나 놓쳐 이 기록은 1999년 파라과이에서 열린 1999 코파 아메리카컵에서 만들어졌다.마르틴 팔레르몬(아르헨티나)선수가 대 콜롬비아전에서 한 경기에 3차례나 페널티킥 기회를 놓쳐 팀 패배에 일조를 했다.첫 번째 패널티킥은 골대에 맞았고 두 번째는 관중석에, 세 번째는 골키퍼의 손에 가로막혔다. ●유리제품 91% 재활용 스위스는 자국 내에서 팔리는 모든 유리제품의 약 91%를 재활용함으로써 유리 재활용에 있어서 세계 제일이다.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가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양국 모두 유리 재활용률이 80%가 넘는다.˝
  • 식품업계 ‘히트상품 베끼기’ 여전

    식품업계의 일본 제품 및 타사의 히트상품을 베끼는 구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해태음료가 지난 1월 내놓은 히트상품인 아미노산 음료 ‘아미노업’은 일본 기린사의 ‘아미노서플리’와 포장까지 유사하다.아미노산 음료는 일본에서 연간 1조7000억원 어치가 팔린 초히트상품이다.몸에 필요한 영양성분인 아미노산을 함유,체지방 분해·신체 활성·면역기능 강화 등의 효과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해태음료의 ‘아미노업’을 비롯,롯데칠성 ‘플러스마이너스’·한국야쿠르트 ‘아미노센스’·일화 ‘아미노 서플라이어’ 등 유사제품이 대거 출시됐다. 해태음료측은 “일본 제품을 참조한 것은 사실이며 포장은 일본 제품과 유사한 것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가장 높아 채택했을 뿐”이라며 일본 기린사로부터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고 밝혔다.아미노업은 배우 권상우를 광고모델로 기용,출시 이후 2000만병이 팔리는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같은 한국 회사끼리도 다른 회사의 히트상품을 그대로 따라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법적 분쟁이 비일비재하다.초코파이,자일리톨,후라보노 등 웬만한 히트상품은 모두 법적 분쟁을 빚었다.최근에도 종이포장을 쪼개먹는 아이스바인 ‘더위사냥’을 생산하는 빙그레가 롯데 ‘빙하시대’의 포장이 비슷하다며 공문을 보내 시정을 요청한 바 있다.롯데는 빙그레의 요구를 수용,제품의 포장을 바꿀 예정이다.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호두마루’는 지난해 400억원 어치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자 롯데삼강의 ‘호두마을’,중소기업의 ‘호두머루’‘호두나라’ 등 유사제품이 쏟아졌다.해태제과측은 “올해는 수수방관할 수 없어 불공정행위를 법적 조치로 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 행자부 전자정부국 힘 실리나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행정자치부 전자정부국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자정부국의 출발은 거창하다.단순하게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료를 디지털화하거나 내부 결재를 전자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핵심은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관리해 부처·부서간 장벽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다.어떤 민원이 발생했을 경우 정부 차원에서야 소관부처별 해당 부서가 있다.그러나 행정서비스의 수혜자인 국민 입장에서는 어느 부처,어떤 부서가 하건 어차피 ‘정부가 하는 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따라서 어떤 민원이 발생하면 부처·부서 상관없이 일 중심으로 국민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정부도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또 하나는 원격지원 백업센터 건립이라는 실제적인 문제다.현재는 정부 전자시스템 가운데 원격지원 백업시스템을 갖춘 곳은 주민전산망이나 국세청 등 일부에 불과하다.재난 등 위급상황이 생기면 정부전산망은 ‘먹통’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정부는 각 기관이나 부처별로 따로 백업센터를 만들기보다는 3곳 정도 통합된 백업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비용도 아끼고 관리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전자정부국이 추진하는 이런 업무들은 모두 부처간 조율과 협조가 관건이다.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전자정부 업무와 관련된 정보나 인력,예산을 각 부처나 부서에서 선뜻 공유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게 뻔하다. 더구나 전자정부국장은 현재 부이사관급(3급)에 머물고 있다.‘행정정보화계획관’에서 국으로 승격됐음에도 불구하고 종전 직급을 유지하고 있다.행자부 산하기관인 정부전산정보관리소장직이 이사관급(2급)인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여기에다 전자정부국장직은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는 개방직이다.외부전문가에게 업무추진력을 주기 위해서는 직급이 상향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이미 허성관 행자부장관은 이런 점을 감안해 이사관 승진 검토 지시를 내렸다.아예 관리관급(1급)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사설] 교육계 교장 감투싸움 볼썽사납다

    35년 전에 제정된 교원인사제도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좌절될 위기다.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할 교원인사제도 개선안을 확정하기 위해 교원단체의 의견수렴을 위해 마련했던 공청회가 전교조의 반발로 중도에 무산되는 사태가 일어났다.한국교총은 교총대로 교육개발원의 시안은 전교조의 억지 주장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교육개발원의 이른바 개선안은 교단 전체의 반대에 부딪혀 모처럼 시도된 교원인사제도의 개선은 원점으로 다시 돌아 갔다. 이번 파문의 속내는 학교장 자리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유리한 장치를 만들려는 교원단체끼리의 감투싸움이다.전교조는 교사경력 등을 따질 것 없이 학교장을 교사와 학부모의 투표로 선출하자는 것이다.회원의 교육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선거문화에 익숙한 형편을 십분 활용하려는 것이다.반면 한국교총 등은 22년 이상의 교사경력과 근무성적 등을 고려해 임명하거나 초빙하자는 것이다.교육의 안정성을 내세우지만 중견 교사들 중심의 회원 입장을 대변한 것임은 물론이다. 양대 교원단체가 중심축이 되어 사사건건 충돌해온 교단이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극한 대립으로 맞서고 있다.학교 교육의 갖가지 문제는 뒷전으로 제쳐두고 감투싸움에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못내 안쓰럽다.우리 학교는 빈사상태라고 한다.학교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학교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더구나 학교는 특성상 학교장이 누가 되든,어떻게 되든 그리 중요하지가 않다.또 특정 교원단체가 학교장을 싹쓸이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교원들의 교육자다운 결단과 처신을 촉구한다.˝
  • 모기지론 아파트용?

    회사원 김모(38)씨는 내집 마련의 부푼 꿈을 안고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장기주택자금담보대출) 상담을 받았다가 괜히 기분만 상했다.서울 홍은동의 2억원짜리 단독주택을 사면서 이를 담보로 돈을 빌리려 했지만 대출 가능한 최대액수가 8800만원밖에 안 됐다.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4000만원 가까이 적었다.반면 같은 동네의 2억원짜리 아파트는 대출가능액이 1억 4000만원이나 됐다.대출을 포기한 김씨는 “서민들을 위한다는 모기지론이 아파트에만 유리한 구조”라고 한숨지었다. 정모(48·식당 운영)씨도 모기지론을 포기했다.20년 만기로 1억원을 빌리려고 했지만 매월 갚아야 할 돈이 76만원에 달했다.월 수입 200만원으로 두 딸(대학생,고등학생)의 학비를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서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결국 대출기간은 짧지만 3년간 이자만 내다 만기때 한번에 갚을 수 있는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택했다. 지난달 25일 시작된 모기지론에 대해 대출 희망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대출가능 액수가 너무 적다는 푸념에서부터 자영업자의 처지가 무시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한마디로 ‘서민형 대출’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들이다. ●단독·다세대 “대출액도 적은데 감정료까지”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모기지론이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 구입 희망자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라는 점이다.아파트는 주택가격의 70%를 대출해 주는 반면 단독·다세대주택에는 60%만 적용된다.또 단독·다세대 주택은 전체 대출가능금액에서 소액임차보증금(방의 개수에 따라 적용)만큼을 제외한다.이 때문에 똑같은 방 3개의 2억원짜리 집이라도 단독주택은 최고 대출 한도가 8800만원이지만 아파트는 1억 4000만원에 달해 무려 52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한 네티즌은 “아파트로만 대출자들이 몰려서 아파트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 감정에 따른 부담도 단독·다세대주택이 아파트보다 더 크다.현재 아파트는 집값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어 약식감정료(3만원)만 내면 되지만 일반·다세대주택 구입희망자는 20만∼30만원을 내고 정확한 실사를 받아야 한다.기껏 돈들여 감정을 받고서도 예상보다 감정가격이 낮아 대출받는 데 실패,돈만 날리는 예도 나타나고 있다. 거치기간 1년에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이라는 조건이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지적도 시행 이전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1억원을 20년 만기로 빌릴 경우 매월 76만원(연리 6.7% 가정)을 갚아야 한다. ●자영업자들 “어떻게 소득증빙하라고” 서울 경동시장에서 야채판매상을 하는 박모(45)씨는 아파트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으려다가 소득증빙이 제대로 안 돼 낭패를 봤다.은행에서는 정확한 소득규모를 확인한다며 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갖고 오라는데 좌판을 벌이고 있는 그에게 이런 게 있을 리 없다.만일 월 상환액이 월 소득의 33%를 넘어설 경우,월 최고 대출가능 금액이 집값의 70%에서 60%로 낮아진다.이를테면 소득이 100만원인데 매월 갚을 돈이 40만원이라면 33%를 넘어서기 때문에 대출가능 금액이 낮아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담보에 무게를 두는 일반 3년만기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모기지론은 소득 규모를 많이 따진다.”면서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등이 쉽게 발급되는 직장인들과 달리 영세상인 등 자영업자들은 그렇지 못해 손해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모기지론 적극적으로 팔 생각 없어요.”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모기지론 상품을 판 뒤 이에 따른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면 통상 채권관리,근저당비용 등 명목으로 0.65%의 수수료를 챙기지만 실제로 은행에 남는 마진은 0.2% 안팎”이라고 했다.이렇게 은행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돌려 세우는 이유가 되고 있다.도입 취지와 달리 아직 서민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내집마련 수단으로 인식되지는 못하고 있는 게 모기지론의 현실이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모임’ 활동하는 양지운씨

    재료가 좋다고 음식이 맛있는 것은 아니다.적절한 양념과 정성스러운 손맛이 어우러져야 훌륭한 요리가 된다.마찬가지로 목소리만으로 성우가 되는 것은 아니다.피나는 연기 연습과 목소리를가다듬는 노력이 뒤따라야 좋은 성우가 된다. 양지운(52).TV수상기와 라디오 스피커를 통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목소리의 주인공.마이크 인생 35년 동안 끊임없이 노력하며 어떤 악기보다 맑고 다양한 음색으로 천의 목소리를 내는 얼굴없는 연기자.우리나라 최고의 성우가 누구냐고 물으면 언제나 손꼽히는 사람이다. ●“경상도사투리 교정 영어보다 힘들어” 그가 성우가 된다는 것은 애초에 꿈꾸지 못할 일이었다.경상도 ‘촌놈’으로 태어난 ‘죄 아닌 죄’때문.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중2때부터 큰 형이 사는 경기도 의정부로 올라와 줄곧 생활했지만,어릴적부터 몸에 밴 지독한 사투리 만큼은 떨어내기 힘들었다.우연히 고교시절 방송반 생활을 하면서 성우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변성기를 지나면서 목소리가 또래들과 다른 ‘걸걸한’음색으로 바뀌더라구요.주위에서는 물론 나 스스로도 성우나 아나운서에 적합한 목소리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현실의 벽은 그의 꿈을 가로막았다.“매일 아침 저녁으로 신문배달과 과외를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어렵게 학교를 다녔어요.당시는 중동붐이 일 때였죠.적성과는 상관없이 돈을 잘 번다는 토목 기술자가 되기로 했습니다.”고교 졸업후 한양대 토목공학과에 진학했다.하지만 수업은 거의 듣지 않았다.“학과 공부엔 도통 관심이 없었어요.결국 1학년을 채 마치지 못하고 성우 시험을 준비했죠.”다시 꿈은 찾았지만,역시 ‘사투리’가 걸림돌이었다.성우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표준어 발음이 필수였기 때문.“잠 자는 시간만 빼놓고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 등에 가 하루종일 그들이 말하는 ‘표준말’을 유심히 듣고 따라했죠.영어회화 배우려고 외국인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처럼요.”그런 노력에 힘입어 그는 1969년 TBC 성우 공채(5기)시험에 합격,비로소 어릴적 꿈을 이뤄냈다. ●사람 냄새 나는 ‘600만불의 사나이’ 그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중반.불후의 히트작 ‘600만불의 사나이’와 ‘스타스키와 허치’의 주인공 역을 맡으면서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최고 배우 중 한사람이었던 해리슨 포드와 멜 깁슨의 목소리 연기는 지금까지도 그만의 전매특허다.그의 연기 철학은 뭘까.“더빙 특유의 냄새가 아닌 사람 냄새가 나도록 연기해야 합니다.로봇처럼 기계적으로 말만 갖다 붙이는 것은 ‘죽은 말’이에요.대중이 전혀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없거든요.” 성우는 철저히 ‘아날로그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지금은 모든 작업이 컴퓨터화되고 디지털화되는 바람에 목소리 연기가 전해 주는 ‘신비감’을 더이상 찾을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예전엔 더빙하기 전에 모든 성우들이 한데 모여 미리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수차례 반복해서 보고 배우들의 눈빛과 동작 하나하나까지 외우며 연습했어요.성우 한명씩 따로따로 녹음해 짜깁기를 하는 지금은 오히려 전체적으로 ‘불협화음’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대중들이 성우의 목소리보다 ‘자막처리’에 더 감동을 받고,점점 성우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자업자득의 결과라고 꼬집는다. 힘든 고비도 있었다.“86년 MBC 라디오 ‘홈런출발’진행을 할 때였죠.당시 태릉 선수촌에서 여대생 자원봉사자가 성폭행을 당한 사건을 조명하는 방송을 했는데,청와대와 보안사에서 찾아와 제작진을 모두 연행해 갔어요.마침 그날이 전두환 대통령이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기념해 청와대에서 만찬을 하는 날이었더라구요.” 주위의 시선 때문에 그는 다행히 풀려났지만,나머지는 모두 해고됐단다. 그는 처음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성우 양지운이 아닌 사회활동가 양지운”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알려졌다시피 그는 물론 아내 윤숙경(49)씨와 3남2녀의 자녀 등 가족 전체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아버지 그는 얼마 전까지 큰 아들 원준(25)씨가 종교적 신념으로 집총을 거부해 3년간 옥살이를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봐야만 했다.2001년 말부터는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 수형자 부모’ 대표격으로 활동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국가인권위가 출범하자마자 인권침해 사례로 진정서를 제출하고,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도 냈다.“군대가는 것과 감옥에 가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편할까요?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신이 나가서 그러는 것도,종교적 도그마에 빠져서 그러는 것도 아니죠.‘무장해제’라는 진정한 평화를 이뤄내기 위함이에요.”살인이나 강도와 같은 파렴치한 행위도 아닌데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단다.“하루속히 대체복무법이 마련돼야 합니다.총을 잡지 않더라도 사회에 대한 봉사로써 국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어요.종교적·양심적 신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한해에 900명씩을 전과자로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대통령 탄핵소추 심판 때문에 이달로 예정됐던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미뤄져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머지 두 아들 원욱(15)과 원석(12)에게는 선택권을 줬단다.“감옥에 있는 형의 모습을 보고나서도 ‘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나도 형을 따라 저자리에 가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그저 아들의 신념을 존중할 뿐이죠.” 그는 가정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고 했다.지금도 매일 방송을 마친뒤 7시전까지 귀가, 온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다.“매주 월요일 8시반에는 ‘가족회의’를 하죠.각자 밖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스스로 반성하고 또 자랑도 하는 시간을 갖는 겁니다.” 그는 특히 아내에 대해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지금의 아내와는 82년 KBS 동료로 만났다.당시 영화 ‘햄릿’에서 그는 ‘햄릿’역을 아내는 ‘오필리어’역을 맡아 호흡을 맞추면서 사랑이 싹 튼 것.“아내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미안함도 갖고 있어요.저보다 성우로서 자질이 더 뛰어났죠.하지만 저의 꿈을 위해 정작 자신의 꿈은 포기하더라구요.저 하나만 바라보고 희생을 감수했지요.” “이제 성우로서는 더이상 욕심은 없습니다.그저 우리 가족 전체가 건강하게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목표지요.” 그는 50대라 여기기엔 젊음의 체취가 넘쳤다.그것은 종교적 신념과 가족 사랑 덕분인 것 같았다. ■ 이력 ▲1952년 경남 통영 출생 ▲69년 한양대 토목공학과 입학·중퇴 ▲69년 TBC 성우 공채 5기 ▲85년 제12회 한국방송대상 라디오 연기상 수상 ▲96년 제8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성우부문 수상 ▲2001년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표격으로 활동중 ■ 주요작품 ▲600만불의 사나이▲스타스키와 허치▲두얼굴의 사나이▲탐정 스펜서▲아차부인 재치부인▲MBC 사극 ‘조선왕조 500년’▲SBS드라마 ‘외계인 왕국’외 다수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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