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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의 추억과 도회적 삶의 애환

    이재무(50) 시인이 시력(詩歷) 25년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 시선집 ‘오래된 농담’(도서출판 북인)을 펴냈다. 시인의 첫 시집인 ‘섣달 그믐’부터 2004년 ‘푸른 고집’까지 7권의 시집에서 뽑은 90여편의 대표시들이 실렸다.‘농촌청년’에서 ‘도시중년’이 되기까지 시인의 삶의 궤적이 투영돼 있다. “싸락눈이 내리고 날은 저물어/길은 보이지 않고/목쉰 개 울음만 빙판에 자꾸/엎어지는데 식전에 나간 아부지/여태 돌아오시지 않는다”(‘겨울밤’ 중에서) 초반부의 시편들은 시적 출발점이 된 유년 시절과 고향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담아낸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인은 도시의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든다.“그는 오늘도 산 속의 지혜/찾아나설 것이다 8기통 코란도에 시동을 걸고/국토신성론자인 그가 빼어난 경관/구석구석 밟지 않는 곳이란 없다”(‘어느 지식인의 주말’ 중에서) 도회적 삶의 애환과 좌절을 체험한 시인은 이내 자연과 생태쪽으로 마음의 눈을 돌린다. 시인은 “내 시의 어법과 내용의 변화는 내 생활의 차이에 따른 대상과 세계에 대한 인식 변화가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7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연아 이번엔 ‘세헤라자데 왕비’

    ‘미스 사이공’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이번엔 천일야화의 아름다운 왕비 ‘세헤라자데’로 변신한다. 김연아의 에이전트 IB스포츠는 1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08∼09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연아가 새 시즌에 사용할 프리스케이팅과 쇼트프로그램의 음악 선곡과 안무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올해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가 선택한 곡들은 러시아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교향모음곡 ‘세헤라자데’(프리프로그램)와 생상스의 교향시 ‘죽음의 무도’(쇼트스케이팅). 새 프로그램을 확정한 김연아는 “지난주 안무를 완성한 뒤 개인적으로 노래와 안무가 지난 시즌 프로그램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면서 “4년 전 어떤 선수가 사용했던 곡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나도 한 번 써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곡이 바로 세헤라자데였다.”고 밝혔다.프리스케이팅 곡인 ‘세헤라자데’는 아라비안나이트로도 유명한 천일야화를 소재로 코르사코프가 작곡한 교향모음곡의 중요한 부분을 4분10초로 편곡한 것이다. 김연아는 세헤라자데 왕비가 왕 샤흐르야르에게 1001일 동안 밤마다 재미있는 얘기를 했듯이 빙판 위에서 수 천가지의 몸짓으로 팬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게 된다. 지난 2002년 동계올림픽에서는 미셸 콴(미국)이,06∼07시즌과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서는 안도 미키(일본)가 이 곡을 사용하기도 했다. 쇼트프로그램 곡으로 선정된 ‘죽음의 무도’는 섬한 제목과는 달리 명쾌하고 박력있는 리듬과 멜로디에다 화려한 음색이 돋보이는 곡이다. 안무를 담당하는 데이비드 윌슨 코치는 “이 곡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적절히 어우러져 피겨 곡으로는 안성맞춤”이라면서 “빠른 템포와 다이내믹한 분위기로 김연아의 아름다움과 파워를 살려 낼 것”이라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NHL] 빨간 날개, 11번째 우승컵 품다

    경기 종료 1분27초를 남긴 마지막 3피리어드. 스코어는 3-1. 골텐더(골키퍼) 마크 플러리를 빼고 대신 공격수를 투입, 골문을 아예 텅 비워둔 채 반격에 나선 ‘펭귄’들의 기세에 디트로이트는 움찔했다.그러다 터진 골.1점을 만회한 피츠버그의 기세에 디트로이트는 이틀 전 다 잡아놓고도 승리를 놓친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러나 저항은 거기까지였다. 천장이 찢어질 듯 “진격 펭귄!”을 한목소리로 외치는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3초를 남겨두고 디트로이트 골문으로 날아든 퍽은 골텐더 크리스 오스굿의 왼손에 들어간 뒤 튀어나왔고, 두 번째 슛마저 종료 버저와 함께 골라인을 따라 무심하게 굴러갔다.빙판을 녹일 듯 뚝뚝 떨어지는 펭귄들의 눈물을 뒤로하고 디트로이트는 빨간 날개를 활짝 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우승컵이라는 스탠리컵을 품었다. 디트로이트 레드윙스가 5일 피츠버그 멜런아레나에서 벌어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피츠버그 펭귄스의 추격을 3-2로 따돌리고 최종 전적 4승2패로 우승했다. 창단 82시즌 만에 11번째 정상. 지난 2002년 이후 6년 만에 탈환한 우승컵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디트로이트는 또 몬트리올 캐나디안스(23회), 토론토 메이플리프스(13회)에 이어 미국팀으로는 최다 우승의 기록을 이어나갔다. 지난 2006년 토리노겨울올림픽에서 조국 스웨덴에 금메달을 안긴 니클라스 린드스트롬은 스탠리컵을 치켜든 첫 유럽 출신 주장으로 이름을 올렸고,3피리어드 세 번째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헨리크 제테르버그는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콘 스미스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1피리어드 5분3초 만에 브라이언 라팔스키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은 디트로이트는 2,3피리어드 발테리 필퓰라와 제테르버그가 골을 보태 승리를 굳혔다.반면 피츠버그는 믿었던 ‘젊은 피’ 시드니 크로스비와 예브게니 말킨이 결정전 6차전까지 각각 2골4어시스트와 1골2어시스트로 부진, 통산 세 번째 우승의 문턱에서 돌아섰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스케이트/임태순 논설위원

    스케이트는 굉장히 배우기 어려운 운동 중의 하나이다.1.2㎜의 스케이트 날로 몸의 중심을 잡으면서 미끄러운 얼음판 위를 달려야 하니 그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으면 얼음판 위에 서는 것조차 쉽지 않다. 두 발로 빙판 위에 서면 자꾸 오른발과 왼발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가 결국 주저앉게 된다. 얼음판에 서는 것이 익숙해지면 앞으로 지쳐 나가고, 멈추는 동작을 배우게 된다. 가장 어려운 것은 코너를 도는 법이다. 얇은 칼날에 온 몸을 싣고 코너를 도는 것을 익히려면 보통 노력이 뒤따르는 것이 아니다. 스케이트는 두 발로 얼음판에 서지만 경기의 우열은 한발이 좌우한다. 속도를 재는 스피드 스케이팅이건, 아름다움을 측정하는 피겨 스케이팅이건 한발로 빨리 달려야 하고, 한발로 멋진 동작을 표현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다. 하체를 많이 사용해 얼핏 하체만 발달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다. 더 속도를 내고, 우아한 자태를 선보이려면 중심이동이 자유로워야 하고 그런 만큼 상체와 하체가 균형 잡혀야 한다. 엄청난 체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날이 추워 실내에 웅크리고 있기 쉬운 겨울철 야외운동으론 스케이팅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모르겠지만 1980년대 군생활을 할 때는 동계 체력단련을 위해 전방부대에선 부대별 스케이트 대회가 열렸을 정도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스케이트도 진화하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 하키의 전통종목에서 최근에는 기록이 아닌 순위만을 따지는 쇼트트랙이 생겨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롤러 스케이트에서 변형된 인라인 스케이트는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많이 사용해 종아리와 엉덩이 등 하체 몸매관리에 그만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마포에 얼음없는 스케이트장이 개장됐다. 특수 플라스틱 패널에 화학물질을 발라 바닥을 매끄럽게 해 스케이트를 탈 수 있도록 했다. 얼음이 얼지 않는 한여름에, 얼음판이 아닌 곳에서 스케이트를 즐기는 ‘별미’는 있겠지만 맞바람에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타는 겨울철 스케이트 ‘묘미’만은 하겠는가.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제2의 김연아’ 윤예지

    [스포츠 라운지] ‘제2의 김연아’ 윤예지

    ‘은반의 여왕’ 김연아(18·군포 수리고)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004년 이맘때였다. 이후 지금까지 국내 피겨팬들은 물론, 보통 사람들까지도 하얀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우아하지만 힘찬 박동을 그에게서 느꼈다.‘쓰레기통에서 피어난’ 꽃의 향기가 얼마나 짙은지,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지 비로소 깨달았다. 분명 축복이었다. 그리고 4년 뒤. 또 다른 한 송이가 망울를 터뜨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여중생 윤예지(14). 그는 ‘제2의 김연아’로 불린다.‘포스트 김연아’에 갈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지금, 그의 출현은 또 다른 축복의 예고편이다. 또 다른 4년이 흐른 뒤,‘제2의 윤예지’를 또 거론할 수 있을까. 윤예지는 청계초등학교 2년 때인 지난 2002년 부츠를 처음 신었다. 당시 여름방학 쇼트트랙을 타던 남동생을 따라간 빙상장이 피겨와의 첫 끈이었다. 처음엔 심심해서였다. 그러다 피겨에 홀딱 빠져들었다. 겁도 없이 잘도 얼음을 타던 윤예지는 1년 만에 전국종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본격적인 ‘은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사실 그에겐 김연아와는 달리 천부적인 소질은 많지 않다. 그가 최근 김연아에 이어 4년 만에 일궈낸 트리글라프트로피 노비스급(만 13세 이하) 우승은 순전히 한 번 빠져들면 다른 어느 것도 거들떠보지 않는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한때 김연아를 가르쳤던 지현정 코치는 “김연아를 흔히 ‘점프의 정석’이라고 부르는데 같은 비유라면 예지는 ‘스핀의 정석’이다.”면서 “속도와 자세에서 예지의 스핀은 언니들까지 포함한 국내 선수들 가운데 최고”라고 잘라 말했다. “연아 언니처럼 가산점받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게 14살짜리 여자 아이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점프와 스핀 등 기본 만점 점수에다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는 기술을 완벽하게 펼치고 싶다는 뜻.“롤모델은 물론 연아 언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잘하고 싶다.”는 솔직함이 밉지 않다. 윤예지의 팬은 아직 김연아보다는 많지 않다. 그러나 그에겐 수만명보다 더 소중한 팬이 한 사람 있다. 미국 모 대학원에서 인체공학을 전공하는 한모(20·여)씨다.2년 전 과천빙상장에서 평소 취미인 피겨를 타던 한씨는 빙판 위에서 수십 차례 자빠지면서 기술을 갈고 닦던 꼬마에게 그만 ‘필’이 꽂혔다. 미니홈페이지 쪽지를 보내 “네 팬이 되기로 했다.”고 인연을 맺은 한씨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들여 트리글라프트로피가 열린 슬로베니아로 윤예지를 따라나섰고,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김연아가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리듯 윤예지에게도 신체적인 고민은 있었다.“지난해 캐나다 전지 훈련 당시 2개월 사이에 키가 6∼7㎝나 훌쩍 커버리더라고요. 갑작스럽게 신장이 늘어나면 기술의 축이 어긋나잖아요. 그때가 제일 힘든 때였어요. 마음 먹은 대로 기술이 안 먹히니까 짜증도 나고 자신감도 잃게 되더라고요. 물론, 지금은 괜찮지만요.” 윤예지는 올 9월부터 시작되는 국제빙상연맹(ISU) 08∼09시즌을 이미 시작했다. 하루 6시간 이상의 혹독한 훈련은 기본. 처음 나서는 주니어그랑프리에 대한 각오는 소박하다.“일단 ‘톱5’가 목표예요. 다음 시즌엔 우승, 그리고 이듬해에는 세계선수권 맨 꼭대기에 설 거예요.” 윤예지가 가장 닮고 싶은 외국 선수는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다. 점프에 관한 한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정점프’이기 때문이라는 설명. 덧붙인 이유도 재미있다.“왼손잡이이기 때문에 반대로 타거든요. 재미있고, 특이하잖아요.” 그는 14살짜리 여중생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리틀 연아’ 윤예지 국제대회 첫 우승

    ‘리틀 연아’ 윤예지 국제대회 첫 우승

    ‘김연아 프로젝트 1호’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윤예지(13세4개월·과천중2)가 첫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윤예지는 4일밤 슬로베니아 예세니체에서 열린 제17회 트리글라프 트로피 노비스(만 13세 이하) 부문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67.31점으로 2위를 차지, 전날 쇼트프로그램(41.17점) 점수를 합쳐 총점 108.48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에 오른 켄달 위코프(미국·107.78점). 한국 피겨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김연아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시니어부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수진(19·단국대)에 이어 윤예지가 세 번째다. 특히 이 대회는 지난 2002년 김연아(18·군포수리고)가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김연아 피겨 장학생’으로 전날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에게 물려받은 경기복을 입고 출전하기도 했던 윤예지로선 더욱 뜻깊은 우승인 셈. 지난해 11월 전국피겨랭킹대회 주니어부에서 우승하며 만 12세 11개월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된 윤예지는 지난 1월에는 국내 최고 권위를 가진 국민은행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주니어부에서도 1위에 오른 기대주다. 이번 대회를 마친 뒤 5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며 전지훈련 직후 국내에서 열리는 아이스쇼에 특별선수 자격으로 출전, 김연아와 한 빙판 위에 설 계획이다. IB스포츠 관계자는 “윤예지는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계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애정을 갖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기고] 봄철 ‘안전 산행’ 하려면/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기고] 봄철 ‘안전 산행’ 하려면/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산이 좋아 산 사나이로 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적십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십자의 인도주의 정신에 감동하게 되었고, 적십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산악구조 봉사활동이 벌써 5년이 되었다. 매년 이맘때면 반복되는 유사한 산악사고를 접하면서 때로는 인명구조 봉사활동에 대한 보람도 느꼈지만, 등산객들이 산행에 대한 약간의 상식만 알고 있었더라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늘 가지게 된다. 유달리 시샘이 많은 봄 산에는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 떠나기 전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산중에서 뜻밖의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봄은 겨울에 비해 따뜻하지만 산의 일교차나 당일 일기에 따라서는 느닷없는 눈이나 비, 겨울과 진배없는 추위와 맞닥뜨릴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해빙기에는 겨울산 같은 낙엽 밑 빙판길이나, 여름철 특징인 진창의 흙길도 만날 수 있다. 특히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한 지표면은 맥없이 들떠 있어, 바위나 나무 등을 생각없이 잡았다간 쏟아지는 낙석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봄철 산행을 나설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산에 오르는 사람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장비, 이를테면 구급약·장갑·랜턴·비상식량 정도는 생존과 직결된 것들로 사시사철 언제나 배낭에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봄철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한 방수·방풍복과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한 보온 재킷을 배낭 아래 챙겨 넣었다면 일단 안심이다. 빙판에 대비한 아이젠도 꺼내기 쉬운 곳에 챙길 필요가 있으며,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는 요즈음에는 스패츠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보통 지팡이처럼 사용하는 스틱은 그 용도가 굉장히 다양한데, 가능하다면 한 쌍을 동시에 사용하고, 평지에서는 지표면의 상태를 확인하는 용도로, 경사면에선 지형물을 잡지 말고 스틱에 의지해 오른다면 혹시 있을 낙석을 예방·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장비의 적절한 사용법을 몸에 익히는 것 또한 필수다. 늘 하고 있지만 산에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옷을 입고 벗는 방법이다. 일교차가 극심한 봄철 산행에서는 체온유지와 보온을 위해 그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레이어링시스템이란 거창한 말로 속옷·중간옷·겉옷을 적절히 겹쳐 입는 방법을 설명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체질에 맞게 입고,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팔만 입어도 땀이 나는 체질의 사람은 과감히 벗어야 하고, 세겹을 겹쳐 입어도 추운 사람은 더 입어야 한다. 흔히 산행 중에는 두껍게 입고 땀을 흘리며 걷다가, 쉬는 시간에는 옷을 벗어 땀을 식히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 가능하면 걸을 때는 조금 춥더라도 덜 입고, 휴식시간엔 하나 더 챙겨 입어서 따뜻하게 해 주어야만 체온과 체력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산행 중에 땀과 한기로 몸이 영 불편하다면 뒤처지거나 귀찮더라도 즉시 입고, 벗어 주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다. 버티다간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산을 즐기기 위해서는 몸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평소 적당한 운동으로 단련하여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가끔씩 하는 산행으로 운동을 대신하려 했다간 오히려 관절 등의 무리로 몸을 해칠 수 있다. 산행은 절벽 위의 서커스가 아니다. 포근한 봄날 넉넉하고 여유롭고 안전한 산행을 꿈꾼다면 그것이 장비가 됐든, 몸이 됐든 항상 준비하여야 한다. 아무리 등산에 자신이 있다 할지라도 완벽한 준비가 되었을 때, 그때 떠나라! 마지막으로 평소 짬을 내어 대한적십자사가 교육하는 응급처치법을 익혀두자. 불의의 사고가 났을 때,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긴요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 [세계피겨선수권대회] 金보다 빛난 銅

    2년 뒤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위한 승부가 벌써 시작됐다. 21일 스웨덴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빙상장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금보다 값진’ 동메달을 딴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보여준 모든 것들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정상에 우뚝 설 모습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일지 모른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한 김연아는 종합에서 183.23점을 기록,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185.56점)와 카롤리나 코스트너(18·이탈리아·184.68점)에 이어 2년 연속 동메달에 그쳤다. 경기 2시간 전 진통제를 맞고 부상 투혼을 발휘했고 지난 20일 쇼트프로그램에서 나온 트리플 러츠의 점프 실수, 훈련 틈틈이 행해진 고관절 재활치료 등은 그의 동메달을 더욱 값지게 만든 요소. 프리스케이팅 예술 점수에서 코스트너가 여러 차례 빙판을 손으로 짚는 등 잦은 실수에도 58.52점을 받은 데 견줘 김연아는 물흐르듯 수려한 연기를 펼쳤는데도 58.56점을 받아 현지 기자들과 관중들이 야유를 보낼 정도로 불리한 판정 탓에 ‘금메달을 빼앗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컨디션에서 일궈낸 동메달이었기에 김연아로선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21일 ISU가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아사다에 이어 2위를 유지한 것도 같은 이유. 그는 “대회를 포기하려고도 생각했는데 앞으로 좋은 컨디션이라면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밴쿠버 때까지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연아는 지난 2006년 12월 ISU 시니어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사다와 안도 미키(일본)에 밀려 3위로 처졌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 우승을 일궜다.지난해 11월 그랑프리 시리즈 3차대회에서도 쇼트프로그램 3위로 밀려났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또다시 뒤집었다. 이제 밴쿠버에서 뒤집을 일만 남은 것. 김연아는 5월까지 학업과 치료를 병행한 뒤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08∼09시즌의 새로운 연기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당당한 김연아 “목표는 밴쿠버”

    ‘최종 목표는 밴쿠버 겨울올림픽!’ 만 14세 때 한국 피겨 사상 처음으로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피겨의 앞길을 환히 밝힌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마지막 목표는 2년 뒤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 정상이다. 지난 4년 동안 김연아의 존재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석권한 주니어와 성인무대 그랑프리대회의 ‘지존’을 이미 넘어섰다. 사실, 김연아가 피겨팬뿐 아니라 일반인의 아낌없는 찬사를 여전히 받는 이유는 단지 은반 위에서 놀리는 그의 몸짓 하나, 표정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다. 세워진 목표를 향해 빙판을 녹일 듯 쏟아붓는 열정과 어떠한 난관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18세 소녀답지 않은 당당함 때문이다. 그래서 20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날아든 쇼트프로그램 5위라는 소식은 어떤 이들에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사람들에겐 징글맞게 괴롭히고 있는 부상에 맞서 일궈낸, 또 하나의 ‘장한 일’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김연아의 표정은 여전히 자신에 차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얼음 공주’라는 별명에 걸맞게 냉정할 만큼 또박또박 자신의 발걸음을 복기했다는 점이다.“고관절 부상 때문에 우승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오지 않은 만큼, 큰 부담은 없었다.”는 말에서 결코 안되는 일을 끼워 맞추려는 무리함도 보이지 않는다. 처음 국제무대에서 우승할 당시 김연아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꼬맹이’였다. 그러나 난생 처음 해보는 인터뷰에서 그는 “사샤 코언처럼 되겠다.”면서 “꼭 겨울올림픽 빙판의 가장 높은 곳에 서 보겠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차근차근 그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1일 새벽 프리스케이팅을 마지막으로 김연아는 07∼08시즌을 모두 마감했다. 주니어 정상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그의 성적은 사실 그리 중요치 않다. 그로 인해 한국 피겨의 물줄기가 크게 요동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겐 신선한 일이다. 남은 건 그가 겨울올림픽 정상을 향해 흔들림없이 뚜벅뚜벅 걸어나갈 수 있도록 더욱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일이다. 김연아는 지금 이 시각에도 한국 피겨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금메달 따기 위해 왔다”

    고관절 통증으로 재활에 몰두하는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전담 코치 브라이언 오서(47)가 6일 김연아의 2008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17∼23일 스웨덴) 금메달 가능성을 낙관했다. ‘나홀로’ 훈련에 나선 김연아를 지도하려고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오서 코치는 “우승 가능성이 없다면 한국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금메달을 따기 위해 함께 스웨덴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서 코치는 “그동안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김연아의 상태를 확인했다.”며 “빙판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컨디션을 점검한 뒤 훈련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훈련하고 있는 김연아를 찾아가 동작 등을 점검했다.7일 오전에는 동대문구 답십리동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을 방문, 주치의를 맡고 있는 조성연 원장으로부터 김연아의 정확한 몸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김연아 ‘공중3회전’ 훈련 소화

    “통증만 없다면 세계피겨선수권에 꼭 나가고 싶어요.” 고관절 통증으로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세계선수권(3월17∼23일·스웨덴 예테보리) 출전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김연아는 22일 오전 서울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세계선수권대회는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는 큰 대회이니만큼 통증만 사라지면 반드시 출전하겠다.”면서 “비록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제 컨디션에 맞게 준비해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이날 1시간 동안 진행된 빙판 훈련에서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인 ‘박쥐 서곡’과 프리스케이팅 음악인 ‘미스사이공’의 선율에 맞춰 점프는 생략한 채 스텝과 스파이럴, 스핀을 연기해냈다. 특히 그동안 싱글(1회전) 점프로 감을 잃지 않는 데 주력했던 김연아는 이날 훈련에서 처음으로 트리플 살코(공중 3회전)를 완벽하게 뛰면서 부상 회복에 속도가 붙어가고 있음을 증명했다. 김연아는 “쉬운 점프 두 가지를 시험 삼아 트리플로 뛰어봤는데 점프를 3주 정도 못해 걱정이 많이 됐지만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어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예전처럼 빨리 회전하는 느낌이 없어 아직 어색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김연아를 재검진한 하늘스포츠의학 클리닉의 조성연 원장은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세계선수권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김연아 2주만에 스케이팅 훈련 재개

    김연아 2주만에 스케이팅 훈련 재개

    고관절 통증으로 서울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김연아(19·군포 수리고)가 스케이트화를 신고 빙판 위에서 훈련을 재개, 새달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 시작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19일 “김연아가 18일 저녁 늦게 빙상장에서 스케이트화를 신고 2주 만에 훈련을 했다.”며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라 점프 등 과도한 동작을 뺀 가벼운 스케이팅을 했다.”고 밝혔다. 빙상 훈련에서 별다른 통증이 없자 김연아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스케이팅을 실시했다. 이날 정기건강검진과 재활치료도 했다. 이날 연기 동작을 추가한 김연아는 점프는 하지 않았지만 스텝과 스핀 연기를 통해 몸상태를 조절하면서 훈련을 펼쳤다. 김연아는 “무리한 동작을 하지 않아서 훈련에 불편한 사항은 없다.”며 “훈련을 하는 동안 아픈 부위도 없었다.”고 말했다. 당분간 매일 오전에 한 차례만 빙판에 선다. IB스포츠는 “21일 재검진 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이달 말까지 회복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캐나다로 이동해 마무리 훈련을 할 계획”이라며 “그렇지 못할 경우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불러들여 국내에서 훈련을 한 뒤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4대륙 피겨선수권… 쿼드러플 점프 환상 연기

    환상적인 쿼드러플 점프(공중 4회전)에 이어 5회 연속 트리플 점프를 성공시킨 그가 스핀 콤비네이션을 마지막으로 물 흐르듯 경쾌한 ‘점프의 향연’을 마치자 2000여 관중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관계자들 역시 탄성을 지르며 박수를 보냈다. 김연아(18·군포 수리고)는 없었지만 관중석에는 남자 피겨의 박진감 넘치는 마력에 흠뻑 빠져든 2000여 관중의 탄성이 쉴 새 없이 터져나왔다. 가히 새 피겨 황제의 등극이었다. 세계랭킹 4위 다카하시 다이스케(22·일본)가 15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의 쿼드러플 점프를 포함,8개의 고난도 점프 과제를 완벽하게 소화해 175.84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88.57점)을 합쳐 총점 264.41점으로 1위에 올랐다. 그의 점수는 러시아의 피겨황제 예브게니 플루첸코가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세웠던 역대 최고점(258.33점)을 무려 6.08점이나 끌어올린 대기록.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의 애절한 선율에 몸을 맡긴 다카하시는 첫 번째 점프 과제부터 마(魔)의 쿼드러플 토루프로 시작한 뒤 쿼드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연결하면서 완벽한 스텝과 스핀 연기를 이어나가며 빙판을 뜨겁게 달궜다. 준우승은 쇼트프로그램 3위였던 세계랭킹 8위 ‘꽃미남’ 제프리 버틀(캐나다)이 총점 234.02점으로 랭킹 5위 에반 라이사첵(미국·233.11점)을 0.91점 차로 제치고 차지했다. 특히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한 버틀의 연기가 끝나자 팬들이 꽃과 인형, 초콜릿 등을 링크에 던지며 환호했다. ●모이어-버튜 커플 아이스댄싱 종합 우승한편 앞서 열린 아이스댄싱 프리 댄스에서는 스콧 모이어-테사 버튜(캐나다)조가 사흘 연속 이어진 컴펄서리 댄스, 오리지널 댄스, 프리 댄스에서 줄곧 1위를 달린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프리댄스 부문에서 이 커플은 104.08점을 얻어 대회 합계 207.32점으로 종합 우승한 것. 세계랭킹 7위인 두 사람은 영화 ‘쉘부르의 우산’ 주제음악에 맞춰 콤비네이션 리프트, 콤비네이션 스핀 등을 완벽하게 구사해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키스 앤드 크라이(K&C)존’(선수들과 코치진이 경기 결과를 기다리는 곳)에서 인터뷰에 응한 모이어는 “지난해 대회 3위에 그쳤는데 올해 우승해 매우 기쁘다.”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다가오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종합 2위를 달리던 미국의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랭킹 10위)조와 3위 킴벌리 나바로-브렌트 보멘트리(18위)조는 각각 199.45점,180.65점으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눠 가졌다.우즈베키스탄 대표로 출전해 화제를 모은 유선혜와 짝을 이룬 라밀 사르쿨로프는 총점 109.56점으로 13팀 중 12위로 일정을 마쳤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산마을이야기] (17) 경남 함양군 휴천면 견불동

    [산마을이야기] (17) 경남 함양군 휴천면 견불동

    재작년 여름 성삼재를 출발, 마천∼밤머리재∼청학동∼회남재를 거쳐 다시 성삼재로 돌아오는 지리산자락 도보여행을 한 적이 있다. 전라남도에서 전북 산내를 거쳐 경남 함양 땅으로 들어섰을 때 우연찮게 견불동에 산다는 주민을 만났고, 그 분 댁에서 따뜻한 차를 대접 받는 기회를 얻었다. 단순히 차 마시는 일이 전부였다면 마을에 대한 기억이 크지 않았을 텐데 두고두고 더 그리웠던 건 그곳의 아름다운 정취였었다. ●산능선이 ‘누워 있는 부처´ 같다 하더라 ´1년 6개월만에 견불동을 찾은 날은 하필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릴 만큼 절절한 날씨였다. 마을은 정지된 풍경화인 양 조용했고 신세를 졌던 집도 이미 누군가에게 매매되어 굳게 문이 잠겼다. 해발 약 600고지. 가구 수는 14∼15호쯤.60번 지방도로에서 이정표를 따라 좁고 가파른 길을 올라서야 닿을 수 있는 곳인데 대체로 마을 하단부는 보수를 하지 않은 옛집이고, 상단부는 최근에 지은 현대식 건물, 또는 황토로 지었다 해도 역시 근래 외지인들에 의해 세워진 집들로 이뤄져 있다. 마을에서 건너 뵈는 산능선 모습이 마치 누워 있는 부처와 같다 하여 ‘견불동’이란 이름을 얻었고 통일신라 땐 견불사란 사찰도 있었다고 한다. 건너편 와불 능선은 휴천면 송전리 뒷산으로 사실 송대마을에서 훨씬 크고 정확하게 보인다. 점필재 김종직의 지리산 유람록 ‘유두류록’에는 ‘나 혼자 삼반석에 올라 지팡이에 기대섰노라니 향로봉, 미타봉이 모두 다리 밑에 있었다.’라고 표현돼 있다. 미타봉은 이 와불 능선의 부처바위를 일컫는다. 오늘날의 견불동은 ‘견불동 된장’과 ‘지리산선농원’으로 대표되는 된장 동네로 유명하다. 당연히 함양을 포함해 지리산 인근 콩만 사용하는 것은 물론 만든 이의 정성과 오염원이라곤 전혀 없는 견불동의 물이며 공기며 햇살이 어우러져 그 맛이 뛰어나다. 지리산선농원 대표 이강영(50)씨는 1998년 2월 정착했다.10년간 터를 보러 다닌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 결정대로 이곳에서 또 10년을 꽉 채워 살았다. 그때만 해도 버려진 전답뿐인데다 원주민도 몇 가구 살지 않을 때였다. 화전민이 살던 동네처럼 거의 허허벌판에 가까웠다. 처음엔 참선 공부가 목적이었지만 가장으로서 생계를 무시할 수도 없었다.“늘 먹던 된장에 양만 늘린 것뿐”이라며 겸손해하지만 그 댁 된장 맛의 비결은 정성껏 구운 죽염에 있다. 미네랄이 배제된 정제염이나 간수가 섞인 천일염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맛이다. 소위 해피밸리에 가까운 고도여서 기압과 산소량이 적당하다. 몸이 쾌청하고 음이온 발생량이 높아 음식의 잡균 번식을 억제한다. ●햇살로 담그고 공기로 간 맞춘 청정된장 이강영씨가 장독 뚜껑을 여는 이유는 딱 두 가지. 지리산 창창한 햇살의 살균력과 양질의 효모균 투입으로 인한 발효 효과 때문이다. 같은 곰팡이라도 부패와는 엄연히 다른 발효 과학인 셈이다. 단순히 소화돼 배설되는 것이 아닌, 몸속으로 온전히 흡수되는 영양분이라고 치켜세운다.3년 묵은 된장부터 상품으로 출시하는데 함양군과 자매도시로 맺어진 서울과 대전, 그리고 농협을 통해 부산 등으로도 판매된다. 찾는 이가 많다 하여 덩달아 많이 만들 욕심은 없다.‘지킬 수 있는 마음의 정성’으로 열심히 만들 뿐이다. “옛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보단 질적·기능적으로 보완 발전시키는 게 전통 계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놓고 겨룰 순 없지만 제 된장에 자긍심을 갖고 있어요.” 외지에서 왔으니 언젠가 다시 떠나지 않을까 염려하였더니 “벌여놓은 일이 많아 떠날 수 없다.”고 웃어 보인다. 용인 이씨인 그이의 14대 할아버지가 용인을 버리고 평택에 정착한 것처럼 그도 평택을 버리고 지리산 견불동으로 내려왔다. 이제 견불동에 뿌리를 내리고 ‘견불동 이씨’로 살 작정이란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www.emountain.co.kr) ■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 부산과 대구 등에서 함양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88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산내∼마천∼휴천 방면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함양과 생초IC를 각각 이용한다.24번 국도에서 오도재를 넘어 마천∼휴천 방면으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한데, 겨울엔 드문드문 빙판 구간이 있다.
  • 부상 김연아 급거 귀국

    고관절 통증으로 07∼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 출전을 포기한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치료를 위해 급거 귀국했다. 김연아는 11일 오후 5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통증 부위에 대한 정밀 진단과 신속한 재활 치료를 위해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를 떠나왔다.”면서 “캐나다에서는 치료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난해 허리가 아팠을 당시 받던 방식대로 국내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앞서 “김연아가 지난달 31일부터 빙판에서의 훈련을 일체 중단한 채 한국인이 경영하는 토론토의 한방병원에서 침술과 물리치료를 받아 왔다.”면서 “이번 주부터는 (토론토의) 다른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이고, 정확한 몸상태와 향후 일정 등 자세한 전망은 주말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김연아의 한국행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김연아는 입국 직후 곧장 시내 모 병원으로 이동, 천장 관절과 왼쪽 고관절 부위에 대한 정밀 진단을 시작했다. 일단 한 주 동안 국내에서 머물 예정인 김연아는 치료를 받은 뒤 효과를 볼 경우 18일쯤 캐나다로 돌아가 새달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준비에 주력하게 된다. 한편 김연아는 귀국 전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페이지를 통해 몸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김연아는 “팬 여러분은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듯하다.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이전까지 충분히 고칠 수 있다.”면서 “드러나지 않을 뿐 부상이라는 건 크든 작든 어느 선수에게나 있다. 내 경우도 팬들이 생각하시는 것 만큼 심각한 건 아니고 그저 늘상 있는 부상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가장 궁금한 건 통증의 윈인과 세계선수권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 일단 김연아의 부상과 통증은 지난해 겪었던 허리 부상의 연장선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이번 부위는 요추의 마지막뼈와 엉덩이뼈를 연결시키는 ‘천장 관절’. 지난해 도쿄 세계선수권에 동행했던 서울 자생한방병원측은 “아직 김연아의 상태를 직접 보지 않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넓은 범주에서 보면 지난해와 유사한 부상으로 관측된다.”면서 “지난해 허리 부상은 완치가 됐지만 최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진행한 과다한 훈련 때문에 근처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雪·雪… 기는 아침

    21일 새벽까지 강원도 태백에 30㎝에 가까운 폭설이 내린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눈·비가 쏟아졌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도 밤사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일부 도로가 빙판으로 변해 출근길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20일 오후 강원도 태백과 평창, 정선에 대설경보를 내렸다. 또 강릉과 동해, 삼척, 속초, 경북 영양, 봉화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오후 11시50분 현재 태백 27㎝, 대관령 23.2㎝의 폭설이 쏟아졌다. 폭설로 미시령 옛길(고성군 토성면∼인제군 북면)이 오후 1시 30분부터 전면 통제됐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과 울릉도 등에 22일까지 10∼3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서울과 경기도에도 1∼3㎝의 눈이 예상된다. 2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5도까지 오르면서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2시 57분쯤 북한산 향로봉을 오르던 신모(46·여)씨가 50여m 아래로 굴러 떨어져 숨졌다. 한편 23일에는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도,24일에는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다시 찾아올 전망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시조당선작] 심사평

    [서울신문 신춘문예-시조당선작] 심사평

    새 아침의 언어가 신설처럼 차고 희다. 현대시조 100년을 넘어서면서 신인들이 내딛는 발걸음도 한결 더 빨라지고 있다. 시조가 신춘문예를 만나서 불꽃을 피우며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심사를 맡은 두 사람이 당선후보작으로 고른 10편 가운데서 ‘무동도’(배우준),‘빈 의자 우화(羽化)를 꿈꾸다’(정행년),‘낡음에 대한 사색’(송필국),‘빙판’(김용채),‘까마귀가 나는 밀밭’(임채성)의 5편으로 다시 좁혀서 읽기를 거듭했다. ‘무동도’는 부제 ‘김홍도를 찾아서’가 나타내듯 단원의 그림을 보고 신명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으나 시가 그림을 뛰어넘지 못했으며 ‘빈 의자 우화(羽化)를 꿈꾸다’는 착상은 좋으나 추상성에 매달려 주제의식이 묻혔으며 ‘낡음에 대한 사색’은 ‘채미정에서’의 부제가 말하듯 고려유신 길재가 조선조 건국을 탄핵하고 금오산에 은거하던 사실(史實)을 다루고 있으나 길재의 저 올연한 정신세계의 재현이 미흡했고 ‘빙판’은 시상의 폭이 단조로워서 감도의 깊이와 넓이에서 못 미치었다. 당선작 ‘까마귀가 나는 밀밭’은 부제가 보여주듯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에서 그의 생애와 정신을 시로 퍼올리고 있다. 사람의 생애나 예술세계를 시로 재구성할 때 자칫 빠지기 쉬운 시각적 묘사에 그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붓놀림이 훨훨 날고 있다. 특히 ‘비로소 소실점 너머 한 뉘가 새로 열린다’는 결구(結句)에서 오래도록 인류 앞에 타오를 한 예술가의 혼불이 펄럭이고 있다. 부디 시조의 내일을 열어주기 바란다. 이근배·한분순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끼이고 넘어지고…혹한기 산업재해 가장 많아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끼이고 넘어지고…혹한기 산업재해 가장 많아

    #1.2000년 2월 경기도 포천군의 한 작업장 2층에서 이동 중이던 근로자가 미끄러지면서 뇌출혈로 사망했다. 작업장 이동로에 떨어진 물이 밤사이 얼어붙은 상태임을 몰랐던 것이다. 겨울철에는 근로자의 통행로, 출입구 등 결빙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신속히 물을 제거해야 한다. 또 결빙지역에는 모래·부직포 등으로 미끄럼방지 조치나 미끄럼주의 등의 안전표지판을 설치해야 하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일어난 사고였다. #2.2005 12월 서울시 용산구 소재 주상복합신축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3명이 현장내 가설컨테이너 사무실 내에서 잠을 자다 숨진 채 발견됐다. 겨울철에 이동식 전열기구를 사용할 경우 과열 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전원을 차단하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데다 난방시설이 취약한 건설현장내 가설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잠을 자서는 안 된다는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겨울철은 추위와 부주의로 인한 산업현장의 안전사고가 잦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산업재해 통계를 보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12월과 1,2월 사이에 무려 5만 9158명이 재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1818명이 사망했다. 이는 겨울철 하루 평균 약 219명이 재해를 입고 매일 7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전체 재해자 26만 4195명의 22.4%에 해당된다. 사망자는 같은 기간 전체 사망자 7771명 가운데의 23.3%로 더 높다. 겨울철 산업현장이 얼마나 취약한 곳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본격적인 동절기로 접어드는 12월이 재해자가 가장 많다. 최근 3년간의 동절기 월별 재해자 수는 12월 2만 2727명,1월과 2월은 각각 1만 8000여명 수준이다. 재해 유형은 감김·끼임으로 인한 재해자가 1만 1953명으로 20.2%를 차지했고 전도(19.6%), 추락(12.5%), 충돌(9.9%), 뇌심혈관질환(7.5%) 등으로 나타났다. ●난방용품 인한 화재·질식사고도 겨울철에는 두꺼운 옷착용에 따른 동작의 부자연스러움으로 재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결빙으로 인한 넘어짐 사고, 폭설속 지붕작업 중 추락사고, 건설현장 붕괴사고 등의 가능성이 그 어느 계절보다 높다. 이 밖에도 체온저하에 따른 순발력 부족으로 충돌, 난방용에 의한 화재 및 질식, 뇌심혈관계 질환 또는 호흡기질환 등의 발생이 높다. 추락사고의 예방을 위해서는 겨울철에는 가급적 고소작업을 금지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이동식사다리, 고가사다리 등의 안전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고소작업 전에는 스트레칭 등 사전 몸풀기 운동이 중요하다. 지붕 위에 쌓인 눈을 제거할 때는 반드시 작업도구를 사용해야 하며 지붕에 직접 올라가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 겨울에는 또 넘어지는 사고가 잦다. 우선 작업장의 배수 및 제설작업을 철저히 해 결빙을 방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계단 위의 눈이나 물기는 즉시 청소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지 말도록 주의를 주어야 한다. ●작업장 적정온도 유지해야 눈이나 빙판에 의한 충돌사고도 주의해야 한다. 지게차 등 운반차량 운전자의 안전의식과 시계확보가 중요하다. 또 작업장내 적정 온도를 유지, 추위로 인한 순발력 저하를 방지해야 한다. 건설현장의 경우 콘크리트 타설후 저온으로 인한 콘크리트 강도 저하로 구조물 붕괴의 위험도 염두에 둬야 한다. 화재예방을 위해서는 난방기구의 관리를 철저히 하고 반드시 조기진화용 소화기를 비치토록 해야 한다. 실내 밀폐작업시 유해가스 누출 및 유해가스의 중독사고가 우려되는 만큼 작업장 환기, 방독면 착용, 산소농도 확인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 혹한기에는 급격한 기온변화로 뇌·심혈관계, 동상 등의 발생이 증가하므로 규칙적인 운동과 체온유지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근로자 개개인의 건강관리와 안전의식이 중요한 때이다.”고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현장 “갯벌을 매립한 곳인 데다 해빙 과정이 반복되고 있어 각종 안전사고에 특별히 주의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 신도시 국제업무단지에 세워지고 있는 포스코건설 사옥 신축현장은 ‘동절기 안전관리대책’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이 마련한 동절기 재해예방을 위한 안전 매뉴얼에 따른 근로자 및 작업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꼽혔다. 허유득 포스코건설 안전팀장은 “작업장의 악조건과 함께 연말연시 분위기, 추위 등으로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착공된 포스코건설 사옥은 39층짜리 2개동으로 높이만 185m에 이른다. 오는 2010년 6월 완공때까지 무재해를 기록하겠다는 것이 작업자들의 목표다. 하지만 갯벌을 매립한 곳이라 붕괴 등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닷가에 위치한 데다 겨울이라 바람과 해빙의 반복이 위험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여름철이 빗물에 의한 토사유출 등이 우려된다면 겨울철은 해빙과 바람, 차가운 기온이 작업장 및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기초 토목공사의 경우 특히 주변 갯벌의 붕괴사고가 우려된다. 포스코건설은 이런 위험을 맞춤형 특별안전교육으로 극복하고 있다. 우선 110명 전 현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안전하면 즐겁다.’라는 ‘SA­FUN’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근로자 개인의 안전의식과 작업장의 안전 분위기를 함께 높여나가자는 취지다. 근로자들은 스스로 위험요소를 찾고 안전조치를 습관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안전에 취약하거나 위험공정이 예상되는 작업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근로자가 합동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작업에 들어가는 등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심경으로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작업을 유지하는 핵심은 ‘안전조회(TBM)’에 있었다. 전 근로자는 하루 일과 시작 및 작업장 투입전에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안전모, 안전대 등 안전장구의 착용여부와 그날의 작업장 상황, 작업내용 등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정리한다. 군대용어로 치면 점호에 해당되고 일반 사무직의 일일 업무회의 성격을 띤다.20여분간 진행되는 안전조회에서는 스트레칭, 어깨 주무르기 등 스킨십을 통한 동료애도 함께 높여간다. 구공태 현장작업 반장은 “고층건물을 짓는 작업장이라 각종 장비가 많고 위험요소가 많다.”면서 “철저한 대비와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에 모범을 보인 근로자에게 포상을 실시한다. 겨울철인 만큼 근로자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귀마개, 목도리 등 각종 방한장구 지급과 착용을 철저히 감독하고 있다. 또 작업장내 3곳에다 휴게실을 마련하고 난로, 음료 등도 비치해 두었다. 앞으로 고층작업이 진행되면 초속 15m이상의 바람이 불때는 작업을 중단키로 하는 등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미국에선 어떻게 겨울철은 갑작스러운 추위에 의한 뇌심혈관계 질환, 동상, 저체온증 등 건강장해와 함께 안전사고의 우려도 높다. 미국의 경우 근로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근로자 한랭작업 경고카드 산업안전보건청(OSHA)에서는 겨울철 근로자 보호를 위해 동상, 저체온증 등 혹한기 작업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 위험요인을 웹사이트를 통해 적극 알리고 있다. 근로자가 휴대 가능한 한랭작업 경고카드(Cold Stress Card)를 영어, 스페인어로 제작해 배포하는 등 근로자 보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에서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지침서를 배포하고 있다. 지침서에는 혹한기에 발생할 수 있는 전력공급 불능상태, 빙판길, 야외작업시 각종 건강상의 유해요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혹한기의 실내·외 활동 요령을 알려준다. 또 난방, 조명상태 확인, 단열방법, 체온측정, 식수 및 각종용수 공급, 그리고 먹는 것 등에 대한 유의사항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실외활동을 위해 적절한 피부보호대책, 혹한으로 인한 탈진예방, 겨울바람에 대한 이해, 혹한기 상황에서 고립된 경우 취할 수 있는 조치 등을 안내하고 있다. 동상과 저체온증의 정의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의 대비책도 알려준다. ●자연재해 대비 상시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는 겨울철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눈폭풍, 블리자드 등의 상황에서 대처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겨울철 눈폭풍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쌍방향 온라인 게임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 전역의 각 지역별로 겨울 날씨가 어떠한지를 알려준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제공
  • 동장군 주말 기습

    봄처럼 포근했던 겨울날씨가 주말부터 눈보라가 몰아치는 매서운 추위로 돌변한다. 중부지방에는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어서 연말 나들이객들은 폭설과 빙판길로 인한 사고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기상청은 “주말 중부지방에는 눈이 많이 쌓이는 곳이 있겠고, 월요일인 31일까지 찬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전국적으로 찬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며 “특히 서해안에는 29일 오후부터 30일 사이 최고 7㎝까지 눈이 쌓일 것”이라고 28일 밝혔다.29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에서 영상 6도를 나타내고 낮 최고기온은 1도에서 10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 적설량은 서울과 경기·강원 영서·서해5도·북한 2∼7㎝, 충청·호남 1∼3㎝ 등이다. 일요일인 30일은 더 추워져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도, 낮 최고기온도 영하 3도에 머물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현대모비스 자동차 부품 세계 톱10 야심

    현대모비스 자동차 부품 세계 톱10 야심

    돌멩이로 황금을 만들 수는 없는 법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부품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조립기술이 뛰어나도 훌륭한 차가 나올 수 없다. 국내 최대의 부품기업 현대모비스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그래서 중요하다. 글로벌 경영과 품질 경영을 통해 세계 ‘톱10’ 자동차 부품회사로 비상을 꿈꾸는 현대모비스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생산·물류 네트워크는 국내 단일기업으로서는 가장 많은 수준이다. 국내에만도 공장이 8곳이나 있고 중국·미국·인도·슬로바키아 등 해외 4개국에서 10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와 체코 오스트라바 공장이 완공되면 해외 생산기지는 5개국 12곳으로 늘어난다. 현대·기아차의 핵심 부품공급기지로서 두 회사가 진출하는 해외공장에는 어김없이 동반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생산 현대모비스의 주력 생산품은 섀시·운전석·프런트엔드(FEM) 등 3대 ‘모듈(module)’이다. 모듈은 낱개의 부속을 자동차의 구성기능에 맞춰 1차로 조립한 부품 집합체로 일종의 ‘반(半)제품’이다. 현재 섀시 모듈은 국내 250만대·해외 208만대, 운전석 모듈은 국내 245만대·해외 193만대, 프런트엔드 모듈은 국내 75만대·해외 163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모비스 글로벌 경영의 첫 결실은 2002년 중국 장쑤법인(장쑤성 옌청시)의 준공으로 이뤄졌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천리마’,‘프라이드’,‘스포티지’ 등의 3대 모듈을 기아차의 중국법인 ‘둥펑웨다(東風悅達)기아’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연산 30만대 규모의 제2공장이 설립돼 공급능력이 연 43만대로 늘었다. 특히 제2공장에는 해외공장 최초로 연산 24만대 규모의 자동차용 램프 생산라인도 만들었다. 2003년에는 현대차의 중국 진출에 맞춰 베이징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베이징모비스를 세워 현재 ‘쏘나타’,‘아반떼’,‘투싼’ 등에 들어가는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에 제2공장이 설립되면 3대 모듈 생산능력이 각 60만대로 늘어난다. 2004년에는 변속기를 만드는 베이징변속기와 범퍼, 캐리어 등 중소형 사출물을 생산하는 모비스중차도 각각 베이징에 세웠다. 상하이모비스에서는 에어백을 연간 100만대씩 생산하고 있다. 인도 첸나이지역에도 현대차 인도공장의 ‘겟츠’,‘베르나’용 모듈 및 범퍼를 생산하고 있다. 올 초 준공된 슬로바키아 법인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기아차 유럽공장 생산차종의 핵심모듈은 물론 범퍼·운전석 패널 등 사출품까지 공급하고 있다. 이곳에서 불과 100㎞ 떨어진 체코 오스트라바에는 현대차 공장을 위한 모듈공장이 지어지고 있다. ●부품판매 현대모비스는 애프터서비스(AS) 부품 공급을 위해서도 촘촘한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전세계 현대차·기아차 구매자들에게 신속하게 필요한 부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를 권역별로 구분해서 핵심 지역마다 물류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의 벨기에·독일·영국을 비롯해 중동 두바이, 중국 베이징·상하이·옌청, 미국 마이애미, 러시아 모스크바, 호주 시드니 등에 물류기지가 있다. 최근에는 미국 앨라배마, 슬로바키아 질리나, 인도 첸나이공장에 새로 물류거점을 짓는 등 앞으로 28개까지 물류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2000년부터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과 함께 미국 제너럴모터스(GM)·크라이슬러, 일본 도요타, 닛산, 혼다, 미쓰비시 등 대형 완성차 업체를 직접 방문해 부품전시회와 수주상담을 해 왔다. 최근에는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에서 중소업체들과 함께 대규모 전시회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그런 노력의 성과가 지난해 8월 크라이슬러 오하이오공장에 세워진 컴플리트섀시 모듈(차량의 뼈대를 이루는 섀시프레임에 엔진·변속기·브레이크 시스템·조향장치 등이 모두 장착된 대규모 모듈) 공장이다. 크라이슬러의 지프 ‘랭글러’용 부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부품 공급처 다변화의 최초 성과로 기록됐다. 이준형 현대모비스 모듈수출 담당 상무는 “해외 완성차 업체나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수주 활동을 펼 방침”이라면서 “에어백, 제동장치, 조향장치 등 핵심부품과 함께 모듈단위의 부품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세계 톱10 달성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전세계 부품업계 순위는 2003년 28위에서 지난해 19위로 뛰어올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품질로 기술로 세계가 호평 완성차 고급화의 성패는 어떤 부품이 공급되느냐에 달려 있다. 현대모비스가 첨단 부품기술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다. 실제로 이런 기술개발 성과는 현대·기아차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된 데 크게 기여했다. 대표적인 것이 ‘꿈의 제동 시스템’으로 불리는 ‘차량 자세제어 장치(ESC)’다. 세계 1위 부품업체인 독일 보슈와 함께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ESC는 빙판·언덕·급회전·장애물 등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퀴·조향 휠·차체 등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차를 통제, 미끄러짐을 막는 장치다. 현대모비스는 2003년 연산 100만대 규모의 ESC 공장을 충남 천안에 건설해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첨단 인공지능형 에어백 시스템 ‘어드밴스드 에어백’도 현대모비스가 내세우는 기술이다. 안전벨트 착용 여부나 충돌 강도는 물론이고 탑승자의 체격, 앉은 자세까지 감안해 에어백의 팽창크기와 팽창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측면충돌 때 운전자의 머리 부분과 여성·어린이를 보호하는 ‘커튼 에어백’도 개발했다. 경량화(輕量化)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경량화는 연비 향상과 주행성능 개선에 큰 역할을 한다. 현대차 ‘그랜저TG’는 다양한 경량화 기술이 적용된 차다. 부품구성 단계를 줄여 프런트엔드모듈(FEM)의 무게를 대폭 낮췄고 운전석 모듈도 기능별로 구성단계를 통합해 부품 수를 절반(무게 8% 감소)으로 줄였다. 차의 뼈대인 섀시모듈의 경우 컨트롤암(바퀴와 프레임을 이어주는 부품)과 스티어링칼럼을 각각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소재로 바꿔 무게를 30%씩 줄였다. 쾌적한 차량 내부와 환경보호를 위해 국내 최초로 운전석 표피를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소재로 바꾸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와 달리 냄새가 전혀 없고 촉감이 부드러운데다 내구성도 우수하다. 폐차 때에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생산과정에서의 품질 관리에도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첨단 ‘바코드 시스템’이다. 하나의 모듈에 무수한 부속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속들이 제대로 맞춰졌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잘못하면 차의 불량은 물론이고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바코드를 통해 특정한 부속이 해당 모듈에 맞지 않으면 자동으로 작업이 멎는 시스템이다. 운전석에는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에코스 시스템’이 적용된다. 각종 경고등·오디오·에어백·주차브레이크 등 60여가지의 전장부품이 제대로 기능을 내는지 자동으로 검사하는 시스템이다. 모듈이 얼마나 적당한 힘으로 조여졌는지 검사하는 ‘체결력(締結力) 관리’, 오일의 양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오일 자동주입’, 운전대와 브레이크의 배관에 새는 곳이 없는지 검사하는 ‘배관 에어리크 관리’ 등도 불량률 제로 달성을 위한 첨단 생산시스템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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