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40~80/ “中企 애로 우리가 해결”퇴직 원로들 맹활약
‘중소기업이 겪는 인력 및 기술난,우리 원로(元老)봉사단이 나서서 해결한다.’ 기업체,은행,공무원,학계,연구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퇴직한 고급인력의 모임인 ‘경영기술지원단’이 중소기업현장의 경영·기술애로 해결에 한몫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갈고 닦은 수십년간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한 357명의 퇴직 인력들이 전국 방방곡곡 중소기업 현장을 누비며 원숙한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55세.변호사,회계·세무사,변리사,기술사,경영기술지도사,신용평가사,ISO인증사,기술거래사 등 전문자격증 보유자가 열명중 아홉이다.전직 직함은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체 대표,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시중은행 지점장,변호사,대학교수 등이 포함돼 무게감을 더한다.
◆경영기술지원단이란
경영기술지원단은 기술 및 인력지원을 희망하는 중소기업과,고급 퇴직인력의 사회활동 참여 확대욕구를 묶어 구인난과 구직난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제도.
1996년 8월 발족한 ‘원로봉사단’을 모체로98년 8월 현재의 중소기업 경영기술지원단으로 확대·개편됐다.현재 서울 47명,부산·울산 23명,경기 40명,인천 24명,강원 23명,대구·경북 46명,대전·충남 37명,광주·전남 18명,충북 34명,전북 29명,경남 23명,제주 15명 등 전국 12개 지방 중소기업청별로 조직,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중소기업의 현장애로에 대한 상담 및 자문은 물론 현장 출장지도서비스를 제공한다.또 경영전반에 대한 종합 경영진단과 함께 취약한 중소기업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후견인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해 1만 1456건의 각종 맞춤형 서비스를 중소기업에 제공했으며 올들어 9월말까지 7759건의 각종 지원 및 상담 실적을 갖고 있다.
◆지원 및 이용절차
지방 중기청별로 별도의 사무실을 유지하고 있고 있으며 단원은 매년 재위촉 과정을 거친다.일부 불성실한 단원을 걸러내기 위해서다.또 나이 제한을 철폐, 50대들도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도 활짝 열어 놓았다.
경영기술지원단 활용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또는 가입희망자는 해당지역 지원단을 방문하거나 전화·팩스를 통해상담 및 지도요청을 접수하면 된다.
문의는 (042)865-6162이며 경영기술지원단 단원명부에 대한 검색 또는 사이버카운슬링 신청은 경영기술지원단 홈페이지(www.smba.go.kr)에 접속하면 된다.
기술지원을 원하는 중소기업은 사이트에 접속,전문분야별 희망인원 등을 기재하면 해당 지역 지원단장과의 협의를 통해 무료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분야의 경영지도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퇴직자들도 현직에 있을 때의 고급 노하우를 살리고 싶으면 신청서를 작성한 뒤 해당 지방청장의 추천을 받아 위촉될 수 있다.이들에게는 현장지도 방문시 실비 개념의 수당과 숙식비용 등이 지원된다.
중소기업청 인력지원과 권인국씨는 “경영기술지원단 활동을 통해 퇴직 고급인력의 전문성이 사장되지 않고 중소기업에 유입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무엇보다 나이가 지긋한 원로들이 중소기업을 누비며 기술을 지도해주기 때문에 현장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어떤 활동을 하나
대한도자기 전무이사직을 끝으로 일선에서 퇴직한 김신형(58)씨는경기지방경영기술지원단에서 2년째 상근 근무중이다.
그는 “직장생활 30년 동안 닦은 경영,노무분야의 경험을 이대로 썩힐 순 없다는 생각에 지원단에 가입하게 됐다.”면서 “경험이란 돈으로 팔 수도살 수도 없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해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S화공약품 포장용 포대 생산업체에 대한 경영종합진단 지도를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그동안 생산 및 판매에만 주력해왔던 이 업체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경영진단의 필요성을 인식,지도를 요청해온 것이다.
지도단원은 모두 4명의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경영부분은 수농물산대표와 빙그레 이사를 지낸 김용상씨가 맡았고 재무는 상업은행 지점장을 지낸 김승용씨,생산은 수원과학대 공업경영과 교수를 지낸 양대웅씨,종합은 김씨가 각각 맡았다.
경영관리부문에서는 조직편제 및 기구가 현실과 기본원칙에서 벗어나 직무수행 기능이 미약하다는 점이 우선 지적됐다.49명의 직원이 1개 부,2개 과,5개 팀으로 나눠져 있던 것을 1개 과와 3개 팀으로 단순화했다.또재무부분에서는 700%가 넘는 재무구조를 개선토록 하고 장기부채의 기한도래분에 대한 상환계획을 제시했다.
품질관리부분에서도 불량률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지적하는 등 실천적인 품질시스템을 운영토록 권고했다.
김씨는 “경기지방경영기술지원단에는 무역·판로,경영·창업,기술·품질,금융·회계 등 4개 팀에 40명의 각계 퇴직 인력들이 항상 대기중”이라면서 “그동안 배우고 익힌 노하우가 사장되지 않고 우리 지역의 기업을 위해 무료봉사한다는 생각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등의 인식 부족으로 일감이 다소 부족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노주석기자 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