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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자루로 허벅지 조이기도

    공군은 지난달 후임병에 대한 ‘전기 가혹행위’ 등으로 구속된 방공포대 소속 김모 병장 등 2명을 10일 기소했다. 공군본부 검찰부에 따르면 가해 병사들은 지난 2월20일부터 4월12일까지 피해자 유모 이병이 개그 프로그램 흉내를 제대로 못내자 220V가 흐르는 전선을 7차례에 걸쳐 손등 부위 등에 접촉시키고 1.5ℓ들이 페트병 물과 과자를 강제로 먹였다. 뿐만 아니라 코 밑에 콧물처럼 치약을 바르거나 눈 주위에 물파스를 뿌리고 전투복을 입은 상태에서 허벅지에 스테이플러를 대고 누르기도 했으며 대빗자루를 이용해 허벅지를 조여 고통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단신] ‘모래 화가’ 김창영 초대전

    ‘모래그림’의 화가 김창영 초대전이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고 있다.24일까지.3년 만의 개인전으로,30년 가까이 고집스레 추구해온 모래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대표작과 미발표 신작을 포함해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실제 모래가 얇게 도포된 캔버스 위에 정밀묘사 기법으로 발자국이나 손가락으로 긁은 흔적을 그린 것들이다. 실제와 가상의 세계를 미묘하게 교차시키는 특유의 방식으로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작가는 작품 이미지를 사진에 의존하지 않고 순전히 자신의 기억에만 의존하여 선택한다. 초기엔 손가락이나 빗자루로 모래를 쓸어 만든 듯한 작품이 많았으나, 요즘은 모래사장 위에 쓸쓸히 남겨진 발자국 등 무의식적 흔적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02)544-8481.
  • [한승원 토굴살이] 도깨비 때문에 잠을 설친다

    [한승원 토굴살이] 도깨비 때문에 잠을 설친다

    도깨비 생각 때문에 깊이 잠들지 못한다. 새만금 바다 사건(나는 그것을 ‘사업’이라고 말하지 않고, 바다에 대하여 무지한 우중이 일으킨 ‘사건’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도깨비적인 데가 있다. 유년 시절, 할아버지에게서 도깨비 이야기를 들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께서 꼭두새벽에 고기잡이 하러 나가는데 키 장대 같은 도깨비가 씨름을 하자고 덤비어, 도깨비는 왼쪽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놈의 왼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가지고 사장나무 밑동에다가 친친 동여 묶어놓고 낮에 가보았더니 닳아진 몽당 빗자루였다는 이야기, 어느날 밤에 천관산 모퉁이 한 굽이를 떼어다가 바다 한가운데에다 동글동글한 섬 다섯 개를 만들어 놓더니 며칠 뒷날 밤에 두 개만 남겨 놓고 셋을 들어다가 다시 천관산 ‘도둑마끔’ 끄트머리에다 붙여놓은 이야기. “어째서 도깨비는 왼쪽 다리가 약하대요?”내가 물었더니, 할아버지는 대답했다.“강한 체하고 허풍을 치는 것들은 다 왼쪽에 큰 약점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도깨비들은 왜 무단히 산을 떼어다가 섬을 만들기도 하고, 그것을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 가기도 한대요?” “힘이 넘쳐나는 도깨비 무리들은 마땅하게 할 일이 없으면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싸우고 죽이곤 하니께, 무리를 거느린 대장이 없는 일을 만들어서라도 시킨단다. 도깨비들은 그렇게 어떤 일인가를 부지런히 해야만, 천만 길 땅 속에 있는 도깨비 대국의 두목이, 아하, 내 부하들이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구나, 하며 황금과 먹을 것을 듬뿍 보내준단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일제 때 일본인들이 전라북도 군산 모퉁이에서 상하이까지를 막아 농토로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도깨비들의 괴력을 생각했다. 얼마 전부터 내내 불가사의 그 자체였던 도깨비의 괴력을 인간의 광기로 풀이하기 시작했다. 그 공식으로 헤아린다면, 광활한 새만금 바다 물막이 공사는 도깨비적인 사건과 다름없다. 국가의 어떤 일인가를 맡아 하는 ‘공사’들은 국가 발전을 위하여 거듭거듭 어떤 사업인가를 구상하고 기획해야 하고, 정부로부터 그에 따른 예산을 끌어다 사용하지 않으면 자기들의 밥줄이 떨어진다. 그들은 자기네 직원들이 무슨 일인가를 하여 봉급을 받고 살아야 하므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없으면 들판 한 복판에 산을 옮겨 놓기라도 하고, 그것을 다시 허물어다가 바다를 메우기라도 해야 한다. 선거로 지도자를 뽑는 나라의 국가적인 거대 사업은 대개 도깨비(愚衆·우중)적인 데가 있다. 정치인들이 몰표를 얻기 위하여 도깨비적인 공약을 일삼는 까닭이다. 새만금 사건은 애초에 한 대통령 후보가 전라북도 표를 모으기 위해 그곳을 농토로 만들어주겠다고 한 공약으로 비롯되었지만, 이제 한반도 안의 옥토들을 휴경하게 하고 보상을 해주는 판국이므로, 그 땅을 공장 부지나 관광용지 따위로 용도 변경하여 또 무슨 일인가를 거듭 벌여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주의 생명에 대한 공부를 깊이 한 사람들이 예언한 바와 같이, 그들은 새만금의 방죽을 결국 ‘시화 호수’처럼 썩은 물이 고이게 만들어 놓게 될 것이고, 얼마쯤 뒤, 흉측한 냄새 풍기는 죽은 물을 되살리는 묘책은 역시 바닷물이 들어오게 하는 길뿐이라고 하면서 수문을 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새만금 방조제를 둘러막느라고 몇 개의 산이 지도상에서 사라졌는가. 시퍼런 새만금 바다를 육지로 변하게 하려면 몇십 개의 산이 사라져야 할까. 앞으로 몇십 년 동안 몇십조 원을 더 거기 처넣어야 할까. 이 세상을 끔찍스럽게 바꾸어가는 것은, 늙바탕에 들어 악마에게 영혼을 저당 잡힌 대가로 무지막지한 권능을 가지게 된 파우스트가 개발 사건을 광적으로 벌여간 것과 똑같은 도깨비적인 행위와 시행착오의 살상이다.
  • 代이어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김형철씨

    “직업에 귀천이 있습니까. 누가 뭐라든 아버지처럼 성실한 삶을 살겠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나란히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다. 서울 강서구 환경미화원인 김팔권(58)·형철(31)씨 부자. 아버지는 27년 경력의 베테랑이고 아들은 이달 1일 갓 들어온 신출내기. 형철씨는 6명을 뽑은 올해 강서구청 환경미화원 채용시험에서 19대1의 경쟁률을 뚫었다. 형철씨가 많은 직업 중에 환경미화원을 택한 것은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함께 갈 수 있다는 이유가 컸다. 그는 “성실이라는 인생의 교훈을 몸소 가르쳐준 분이 바로 아버지였는데 환경미화원은 그런 아버지가 묵묵히 걸어온 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면접시험에서도 이런 점을 분명히 밝혔고 아버지와 환경미화원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고 난 면접관들은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 학교 앞에서 일 하던 아버지가 아들을 발견하고 반갑게 이름을 불렀지만 옆에 있던 친구들 보기 부끄러워 줄달음질쳤던 기억도 있다. 그 날의 ‘돌발행동’은 어른으로 성장한 지금까지 내내 큰 짐으로 남았다. 형철씨는 아무리 몸이 아파도 새벽같이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아버지를 배웅할 때에는 가슴 한편에 안쓰러움과 함께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이제 아버지는 어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존경의 대상이다. 그의 두 가지 바람은 2년 뒤면 퇴직하는 아버지의 노후 계획을 돕는 것과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 형철씨는 “일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진 않았지만 빗자루로 쓸고 난 뒤 깨끗해진 거리를 보면 말할 수 없는 보람과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씨줄날줄] 공안검사/우득정 논설위원

    참여정부 출범 이후 민주노동당의 한 의원은 검찰개혁을 위한 인적 청산 기준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정치검사, 둘째 비리검사, 그리고 마지막이 공안검사였다. 김영삼 정부 초기에 ‘구공안’이라는 낙인과 함께 처음으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한 뒤 국민의 정부를 거쳐 참여정부에 들어서는 공안검사는 이처럼 검찰내 ‘공공의 적’이 돼 버린 것이다.“공안검사들은 국가보안법이라는 마녀의 빗자루를 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승천하다가 국가보안법의 약발이 떨어지면서 끝모를 추락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이 공안검사 몰락을 당연시하는 진영의 시각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검사들은 ‘공안’으로 분류되기를 극히 꺼린다. 전공분야를 물을라치면 ‘특수’‘기획’‘마조(마약과 조직폭력)’, 하다못해 ‘형사’를 들먹일지언정 ‘공안’이라는 단어에는 대뜸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공안검사는 말단 공안검사조차 마음대로 사표도 내지 못할 정도로 검찰 자존심의 상징이었다. 기수별 선두 그룹에서 일처리가 확실하고 인간관계가 원만한 엘리트들만 선발됐다. 검찰기준으로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재야 및 운동권 시각으로는 ‘정권 안보’를 위한 첨병이 되려면 무죄 선고가 나오거나 조직내 이념적인 불협화음이 나와선 안 됐던 것이다. 당시에는 공안사건의 무죄선고나 공안부내 불협화음은 국가 안위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공안검사에게는 검사장 승진이나 국회의원 진출이라는 출세가 보장됐다. “공안이라는 딱지가 붙으니 사건이 들어오질 않아. 게다가 노동, 학원, 선거 등 공안사건은 별로 돈도 되지 않고.”참여정부 출범 이후 개업한 공안부장 출신 변호사의 푸념이다.20여년간 운동권의 반대편에서 공익의 수호자로서 악전고투한 결과가 오늘날 온통 낙인투성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사와는 담을 쌓은 채 이력서만 깨끗하게 보존해온 인물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불만이다. 이번 대규모 검사장 승진인사에서 공안통들이 전멸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지만 검찰의 누군가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기소해야 한다. 또 선거법을 위반한 정치인에게 칼날을 들이대야 한다. 다만 추락하는 공안검사에게 어떤 날개를 달 것인지는 검찰의 몫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청소년드라마 ‘반올림#3’ 공개오디션 현장

    청소년드라마 ‘반올림#3’ 공개오디션 현장

    “경력은 없지만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 이영표를 발탁했지 않습니까? 일단 뽑아주시면 잘 할 자신 있습니다!” 옆 사람이 CF는 기본이고 뮤직비디오, 드라마, 영화 단역 출연 등 경력을 줄줄 읊는다. 그래도 주눅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일장연설로 심사위원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연예인이 선호 직업 상위권에 오르는, 너도나도 스타를 꿈꾸는 세상이다. 여기저기서 오디션이 열리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최근 ‘제2의 비 만들기’ 프로젝트에는 무려 4000여 명이 몰렸단다. 지난 18일 KBS 신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청소년드라마 ‘반올림#3’ 공개 오디션 현장을 엿봤다. 자기소개, 특기, 연기로 꾸려지는 1차 예선.6인 1조다. 한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해야 1∼2분. 빗자루를 소도구로 들고 등장하기도 하고, 그냥 입던 교복 차림으로 나오기도 한다. 왕에서부터 불량 청소년까지 연기 스타일도 다양하다. 특기는? 통기타, 플루트 연주에서부터 기성가수 뺨치는 노래와 브레이크 댄스, 부채춤, 심지어 태권도 발차기까지 나왔다. 연기학원이나 기획사를 통해 철저한 준비를 해온 지원자도 많았다. 심지어 같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행여 심사위원이 관심을 보이면 옆에서 부러움 가득한 시선이 쏟아진다. 아무 것도 준비 못했다며 인사만 꾸벅하고 내려가는 친구도 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10∼20초 정도 “아악∼!”하고 찢어질듯 비명을 지르더니 “다 보여 드렸습니다.”하고 내려간다. 이어지는 박장대소. 심사위원이 나직하게 말하는 “오케이”가 전국노래자랑에서의 “땡” 소리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여기저기서 읍소(泣訴)가 넘쳐난다.“죄송합니다 다시 하겠습니다.”“조금만 더 보여 드리면 안돼요? 더 재미있는 게 남았는데….” 무대 밑으로 달려가 심사위원들의 다리라도 붙잡을 태세다. 1년 정도 연기 공부를 했다는 박은식(17)군. 무대에 서자 말문이 막혔다. 더듬거리는 게 안쓰러웠는지 심사위원들이 조금 있다가 해보라고 한다. 얼굴이 달아오른다. 첫 순서였는데 마지막에야 다시 무대에 섰다. 오디션을 마쳤지만 못내 아쉽다. 그는 “머리 속이 텅 빈 것처럼 평소보다 더 떨렸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이날 오디션에는 고아라(‘반올림#1,2’의 여주인공)를 꿈꾸는 지원자 223명이 몰렸다. 오후 6시에도 밖에는 100여 명이 초조하게 1차 예선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상북도 문경에서 올라왔다는 서하재(18)군의 번호는 204번. 낮 12시에 왔는데 이미 줄이 길었다. 무려 7시간 이상을 기다리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오래 기다렸지만 연기자가 되고 싶은 꿈을 생각하면 지루하지 않던데요.”라고 했다. 오디션은 이튿날(!)까지 이어졌다.50명이 살아남아 자정쯤 2차 예선에 들어갔다. 상황을 설정해 놓고 즉흥 연기를 펼치는 시간이다. 여기서 15명이 눈물을 뿌렸다. 가대본을 받아 보고 연기하는 3차 예선이 끝난 시간은 19일 새벽 3시. 무려 13시간이나 걸렸다. 오는 3월 전파를 탈 ‘반올림#3’에 투입될 새 얼굴로 낙점 받은 응시자는 모두 12명.8명은 연기 경력이 조금이라도 있었고, 나머지 4명은 전혀 없었다. 최세경 PD는 “연기학원이 많다 보니 지원자들 연기도 특색이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격렬한 연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연기가 눈에 띌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구청장 현장인터뷰] 김희철 관악구청장

    [구청장 현장인터뷰] 김희철 관악구청장

    서울 관악구 김희철 구청장은 ‘아침형 인간’이다. 오전 5시면 눈을 뜨고,6시면 집을 나선다. 어린 시절 농부의 부지런한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란다. 김 구청장은 집을 나서면 아직도 밤 기운이 가시지 않은 골목골목을 누빈다. 너저분한 곳을 치우기 위해서다. 그의 관용차 트렁크에는 빗자루와 쓰레받기, 손전등이 들어있다. 쓰레기 양이 많아 혼자 정리하기 힘들면 구청이나 해당 동사무소에 연락한다. 그러면 ‘청소기동대’가 현장으로 달려온다. 골목길 청소에 나선 지 8년째. 주민들은 그에게 ‘청소 구청장’이라는 훈장을 달아줬다. 19일 오전 6시40분. 봉천3동 봉천시장에 자리한 새마을금고 앞. 주민 200여명이 크고 작은 빗자루를 들고 ‘주민 자율 대청소’를 하기 위해 모였다. 관악구 27개동은 두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대청소를 실시한다. 이 행사에 김 구청장은 빠지는 일이 없다. 하늘색 점퍼를 입은 구청장이 도착하자 청소가 시작됐다. 그는 흰색 장갑을 끼더니 긴 빗자루를 잡고 익숙한 솜씨로 앞장을 섰다.‘쓱삭 쓱삭’, 소리와 함께 크고 작은 쓰레기가 한 곳으로 모인다. 주민들도 30∼40명씩 무리를 이뤄 각 방향으로 흩어졌다.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도 청소하는 손놀림에는 정성이 담겼다. 김 구청장은 1998년 7월 취임하자마자 ‘청소주간’을 선포했다. 그리고 전 직원과 함께 주택가 주변의 해묵은 쓰레기를 없애기 위해 뛰어들었다. 일주일 만에 3000t이 쏟아졌다. 이같은 제안은 1987년부터 관악구에서 살아온 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퀘퀘한 냄새가 진동하는 동네를 들어서면 괜스레 짜증스럽더군요. 활기찬 구를 만들려면 가장 먼저 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구청장이 빗자루를 들고 골목길을 쓸자 직원들이 쓰레기 봉투를 헤집으며 분리 수거를 독려했다. 더디긴 했지만 주민들도 변해갔다. 쓰레기 무단 투기가 줄고,‘골목청결이 봉사단’에 주민 1만명이 가입했다. 이들이 2240개 골목을 관리한다. 생활폐기물이 절반으로 줄고 재활용은 배로 증가했다. 깨끗한 도시가꾸기에 성공한 김 구청장은 2002년부터 연간 10만 그루 나무심기에 도전했다. 서울시 전역에 심는 나무의 5분의 1에 달한다. “관악산 덕분에 구의 녹지비율이 높더라도 주택가와 자투리 땅을 활용해 푸른 쉼터를 나눠주고 싶습니다.” 김 구청장은 21세기 도시는 경쟁력과 삶의 질, 환경이란 3박자가 하모니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우리 생활을 편안하게 만드는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의미 있으려면 마음을 여유롭게 만드는 환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쟁력과 환경 보존 사이에서 균형잡힌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2000억원을 들여 난곡지역과 신대방역을 잇는 경전철 건설에도 이같은 그의 철학이 반영됐다. “푸른 녹지를 만들어 가는 일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더 소중한 일입니다. 그래서 한 뼘의 공원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김 구청장의 ‘철학’을 듣다 보니 어느새 골목길이 말끔해졌다.40분만에 100ℓ짜리 쓰레기봉투 10개가 가득찼다. 윤기나는 골목길을 따라 출근하는 주민들의 얼굴이 아침 햇살만큼이나 환하게 빛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그가 걸어온길 ▲출생 1947년 전북 고창 ▲학력 건국대학교졸, 행정학 박사 ▲약력 건국대총학생회장, 새정치국민회의 관악구지구당 지방자치위원장,2·3기민선관악구청장, 건국대학교 총동문회부회장,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최고경영자상수상, 제2회 반부패청렴대상수상, 자랑스런CEO 한국대상수상,2005행정대상수상, 제8회 자치대상수상 ▲가족 조선자씨와 3녀 ▲종교 기독교 ▲기호음식 김치찌개, 칼국수 ▲주량 거의 마시지 않음 ▲좌우명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 ▲애창곡 추풍령
  • 진드기·먼지 오늘 끝장이야

    진드기·먼지 오늘 끝장이야

    “벅벅벅, 에취에취…”올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창문을 꽉 닫은 채로 실내공기를 환기시킬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아토피, 천식, 각종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원인이야 다양하고 많겠지만 이불, 침대 등 대부분이 집안 환경 때문인 경우가 가장 많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떻게 하면 각종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의 ‘적’인 미세먼지와 세균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쾌적한 우리집을 만들 수 있을까 알아보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 임영희(36·유치원교사)씨는 겨울철에 유난히 아토피가 심해지는 아들뿐만 아니라 이따금 침대에 누운 채 몸을 벅벅 긁으며 “아이 왜 이렇게 간지럽지. 샤워를 했는데도 말이야.”하는 남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라는 궁금증에 인터넷을 며칠동안 뒤져 겨울철 집안 청소에 대한 정보를 간신히 얻었다. 원인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진드기와 미세먼지 등 각종 세균. 특히 겨울철이면 더욱 극성을 떠는 이런 녀석들, 가끔 청문을 열고 환기시키는 것만으로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이란 것도 알았다. 그래서 임씨는 나름대로 각 방과 화장실, 부엌을 청소하는 방법을 정했다. # 진드기의 온상인 침실 임씨가 가장 청결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불과 침대 매트리스. 아이의 경우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지내니 가장 깨끗하고 위생적이어야 한다는 점.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침대 위의 이불을 가지런히 접어 방바닥에 내려 놓는다. 잠을 자는 동안 매트리스에 밴 땀이 마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전에는 이불을 매트리스에 덮어놓았는데 오히려 정말 안 좋은 습관이란 것도 알았다. 밤새 흘린 땀이나 각질 등으로 세균이 더욱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그러고는 일주일에 한번씩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털어냈다. 가끔씩 햇빛이 좋은 날 베란다에서 매트리스를 말리고 싶지만 무게나 부피가 커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시중에서 파는 진드기나 세균 제거제를 사다 주기적으로 뿌렸다. 이렇게만 했는데도 훨씬 안심이 된다. 또 아이가 침대에 음식이나 이물질을 흘렸을 때는 염소성분의 표백제를 적신 헝겊으로 닦아낸 후 깨끗한 물걸레로 다시 닦아 말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침대를 산 지 6년이나 됐지만 전문 용역업체에서 매트리스 청소를 한번도 받지 않은 임씨는 고수(?)들의 의견에 따라 업체에 청소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침대를 전문으로 청소를 하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인터넷의 여러 업체를 검색한 결과 10% 할인도 해주고 친절하다는 댓글이 많이 올라 온 코도리(www.kodori.co.kr,1588-1015)에 의뢰했다. 청소 시간은 침대 두 개와 소파를 포함해서 거의 1시간30분정도. 코도리의 김수현 사장은 친절하게 청소를 하며 “매트리스의 경우는 아무리 집에서 청결하게 유지한다 해도 6개월에 한번씩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매트리스 특수 청소기는 1분에 4000번씩 침대를 두드리며 진드기와 미세 먼지를 잡아냅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잠시후 한쪽 면을 청소한 후 필터를 빼서 보여주었다. 임씨는 ‘으∼악’ 하는 비명이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하얀 먼지가 수북하게 필터에 걸려 나왔다.“이러니 아이들이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청소를 해도 방안에 먼지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요.”라는 김 사장.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청소기는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런 특수 청소기에 비하면 장난감이고 미세 먼지를 다시 방으로 뱉어내어 청소를 하나마나라는 것이다. 잔뜩 걸려나오는 미세먼지 등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돈 몇 만원을 아끼려고 망설였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진다.“고맙습니다. 오늘 밤은 정말 상쾌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연방 고개를 숙이는 임씨였다. 이불은 관리하기가 훨씬 쉽다.2주일에 한번씩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2∼3일에 한번씩은 햇빛에 말린다. 맞벌이를 하는지라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널어놓고 퇴근을 해서 먼지를 턴다. 그리고 이불을 방망이로 가볍게 두드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진드기는 의외로 충격에 약해 이불을 두드리면 70%는 내장파열로 죽어 40∼50%는 없앨 수 있다. 이제야 주부로서 마음이 놓인다. 아이도, 남편도 한결 피부가 좋아질 것이다. # 카펫, 가습기, 가구 등 혹시 거실에 카펫이 깔려 있다면 청소를 잘 해야 한다. 겨울철 보온 효과는 있지만 진드기와 먼지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표면에 붙은 머리카락이나 미세한 먼지는 테이프로 제거한 후 소금을 뿌려뒀다가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면 깨끗하게 청소된다. 주기적으로 울세제 등으로 세탁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햇빛에 말리고 막대기로 툭툭 쳐서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전문 업체에 청소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가습기도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가습기 청소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가습이 되면서 각종 세균이 함께 나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가습기 통에 물은 하루에 한번씩 갈아주고 적어도 3∼4일 한번씩은 전체적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가구 틈새나 가구 위 먼지는 헌 스타킹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청소기나 빗자루가 들어가지도 않는 구석진 곳이나 가구의 위에 먼지가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럴 때는 막대기에 스타킹을 감아서 휘저으면 스타킹의 정전기가 먼지를 빨아들여 먼지를 수월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런 곳은 꼭 청소를 해야 아토피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주방 찌든때·악취도 안녕~ # 주방 청소 이렇게 보통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방뿐만 아니라 주방, 화장실 등이 함께 있어 곰팡이나 악취가 여름보다 더 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주방에서 고기나 생선요리를 하면 음식 냄새는 물론 배수구에서 나는 역한 냄새까지 집안 가득한 악취와 세균 등과 함께 동침하는 꼴이다. 배수구의 거름망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있으면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설거지를 끝낸 후 신문지를 깔고 중성세제를 바른 칫솔로 거름망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하게 털어 내고 수시로 끓인 물을 부어주면 살균 및 악취제거에 효과적이고 배수구가 막히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다음은 세균이나 묵은 때를 없애는 방법. 수세미, 행주 등은 각종 세균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끓는 물에 주기적으로 삶거나 락스류의 살균제품을 풀어놓은 물에 30분 이상 담가 놓은 후 물에 잘 헹구고 햇빛에 말리는 것이 좋다. 또한 도마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나무로 만든 도마보다는 플라스틱 도마가 위생적이다. 도마는 표백제를 푼 뜨거운 물에 담가 놓거나 살균제를 묻힌 행주를 하룻밤정도 덮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주방에서 가장 청소하기 힘든 곳이 가스레인지와 주변 벽. 음식을 만들 때 떨어드리고 튄 기름이나 음식물들이 눌어붙어 잘 닦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희석시킨 중성세제를 분무기에 넣고 벽이나 레인지에 뿌린 다음 랩으로 감싸서 한 두시간 정도 놓아 때를 충분히 불린 후 닦아내면 편하다. # 욕실도 반짝 반짝 매일 샤워 등으로 항상 습기가 가득한 곳이 욕실. 때문에 곰팡이와 물때 등이 생기기 쉽다. 이럴 때는 ‘식초’를 이용하면 편하다. 따뜻하게 데운 식초를 스프레이 통에 담아 뿌리고 10분정도 지난 후 닦아내면 편하다. 또 사과 식초 등의 향긋한 식초 냄새로 욕실에서 나는 냄새도 사라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타일 사이의 묵은 때나 검은 곰팡이는 타일 위에 휴지를 깔고 희석한 표백제를 뿌려 하룻밤정도 둔 다음 칫솔을 이용하여 틈새를 문지르면 감쪽같이 없어진다. 이것도 귀찮으면 시중에서 파는 곰팡이 제거용 세제를 뿌린 후 30분정도 뒤에 닦아도 편하다. 이밖에 배수구와 변기는 머리카락과 때 등으로 항상 더러운 곳. 락스를 희석한 물로 닦아주어야 한다. 욕실 환기구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으로 먼지가 쌓이고 습기가 차면 쉽게 곰팡이가 자라기도 하며 다른 층에서 올라온 날파리 등이 나오기도 해 청결하게 유지하고 가끔씩 살충제를 뿌려준다. 좀 더 산뜻한 ‘티’를 내고 싶으면 수도꼭지는 레몬, 오렌지처럼 강한 산이 들어있는 과일로 닦아주면 곰팡이 균을 없애는 동시에 수돗물 때문에 생긴 녹까지 제거돼 반짝반짝해진다. 습기가 잘 끼는 욕실 거울은 깨끗하게 닦은 후 비누를 칠하고 마른 걸레로 닦아내면 코팅한 효과가 나타나 습기도 덜하고 깨끗함이 오래 유지된다.
  • [독자의소리] 청소도 교육이다/이학구

    청소시간에 화장실에 들어가 반쯤 열린 문짝 안쪽에서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청소하는 학생을 보았다.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솔을 움켜 쥔 채 부지런히 변기주변을 닦고 있었다. 지금까지 삼십여 년간 진지하게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하는 학생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청소를 잘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청소할 때 비질하는 모습을 보면 가관이다. 쓰는 건지 흩뜨리는 건지 알 수 없다. 허리는 곧게 편 채 빗자루 끝부분을 겨우 잡고, 바닥에 비가 닿는 둥 마는 둥한다. 화장실을 청소할 때는 수도꼭지에 끼운 호스로 여기저기 물만 뿌린다. 청소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거나 눈가림식으로 하는 것이다. 기왕에 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하도록 지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청소활동을 통해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을 길러주고, 마친 뒤 깨끗함과 편안함과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해야 한다. 선생님의 현장지도와 즉석칭찬이 교육적 효과가 크다. 자신의 노력으로 깨끗해진 대상을 바라보면서 힘든 노동에 대한 참다운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학구 <전북 원평초교 교감>
  • 영국판 ‘난타’의 터질듯한 에너지

    영국판 ‘난타’의 터질듯한 에너지

    넌버벌 퍼포먼스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히는 ‘스텀프’가 1월3일부터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1996년 호암아트홀,2000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뉴욕 오프브로드웨이팀이 두차례 내한공연을 가졌지만 영국 오리지널팀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1년 영국 브라이튼에서 초연한 ‘스텀프’는 빗자루, 드럼통, 쓰레기통, 열쇠고리 등 손에 닿는 모든 것들에 신나는 리듬을 부여해 세계 공연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은 작품. 10년간 공동작업을 해온 연출가 루크 크레스웰과 스티브 맥니컬러스가 거리밴드의 멤버들과 합세해 만든 ‘스텀프’는 영국 빈민가를 무대로 밑바닥 인생들의 현실을 가장 원초적인 리듬에 실어 보여준다. 정확한 비트, 터질듯한 에너지로 가득찬 ‘스텀프’의 매력은 국내 공연 제작자들에게도 영향을 줬는데 1998년 탄생한 ‘난타’를 비롯해 ‘도깨비 스톰’‘두드락’등이 대표적이다.2월5일까지 4만 4000∼11만원.(02)568-420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호남 ‘눈폭탄’] 광양항 물류 마비…바닷길 올스톱

    호남과 제주를 뒤덮은 기록적인 폭설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늘어나고 정전 등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눈이 많이 내리면서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22일 전남 장성에서는 김모(68)씨가, 광주 서구 마륵동에서는 최모(40)씨가 자신의 집 근처에서 동사한 채 발견됐으며 전날에는 전북 부안에서 복구작업 중이던 40대 공무원이 비닐하우스에 깔려 숨졌다. 광주는 의료기 공장 등 건물 86곳과 비닐하우스 13곳(1.58㏊), 전남은 장성 볼링장 지붕과 해양바이오연구소 등 건물 8곳, 축사 9곳이 붕괴됐다. 전북에서는 순창군 일대 농가 5곳의 소 축사와 양계장 830여평, 김제 특장차 생산공장 건물 200평도 파손됐다. 제주는 오현고등학교 교실 지붕 일부가 파손되고 제주항 앞 해상에서 바지선이 좌초됐으며 4000여가구에 정전이 발생,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됐으며 광양항 등을 통해 오가는 물류도 폭설로 인해 만 하루 동안 꼼짝 못해 경제가 마비상태에 빠졌다. 호남고속도로를 비롯, 이 지역을 지나는 4개 고속도로도 이날 오전부터 차량진입이 허용돼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제주·광주공항도 오후부터 운항이 재개됐다. 그러나 제주, 목포, 군산항을 이용하는 뱃길은 대부분 막혀 도서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3주째 계속된 눈으로 광주지역의 세차장은 울고, 카센터 등 자동차 정비업체는 매출이 크게 늘어 대조를 보였다. 북구 K세차장 주인 이모(34)씨는 “이 달 초부터 세차 고객이 아예 없어 문을 닫을 지경”이라며 “하루 걸러 쏟아지는 눈 때문에 생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반해 서구 T자동차 정비소는 최근 잦은 접촉사고로 늘어나는 손님들로 북적대고 있다. 주인 이모(38)씨는 “눈 때문에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로 밀려드는 차량을 정비하기 위해 직원 4∼6명이 하루 종일 일해도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무안 남악신도시로 청사를 옮긴 전남도청 직원들은 이틀째 광주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목포 등 여관이나 동료들 집에서 묵는 등 폭설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숙박업소들은 때아닌 특수에 희색이 가득하다. 6급 직원 K씨는 “요즘 계속되는 비상근무와 눈길 때문에 광주까지 출퇴근하기가 어려워 동료 집에 기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내 주변 상점들은 이른 저녁부터 아예 문을 닫았거나, 장사를 위해 제설작업에 진력하는 등 등 영업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상인들은 워낙 많은 눈이 내린 탓에 삽과 빗자루는 무용지물이어서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눈을 치우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 최치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구로 ‘깔끔이 봉사단’ 활약

    구로 ‘깔끔이 봉사단’ 활약

    ‘깔끔이 봉사단 덕분에 가장 깨끗한 도시가 됐어요.’ 봉사 활동은 민주주의 의식의 척도이다. 지역과 다른 이들을 위해 활동한다는 것은 주인된 자세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구로구 ‘깔끔이 봉사단’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전형이다. 구로구가 올해를 포함해 3년 연속 ‘깨끗한 서울 가꾸기’ 인센티브 사업에서 최우수 구로 선정된 것도 매일 아침 이들이 흘린 땀 덕분이다. ●구로 깔끔이 봉사단 1만 3000명 활동 구로구 뒤에는 지금도 ‘공단’이라는 말이 붙는다. 그만큼 공해공단 지역이라는 칙칙한 이미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깔끔이 봉사단’이 결성되면서 서울에서 가장 깨끗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깔끔이 봉사단이 발족한 것은 지난 2003년 3월. 현재 구로구의 모든 골목길 1075구간에서 65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와 직장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역과 직장, 학교의 깔끔이를 포함하면 모두 1만 3000여명이나 거리 정화에 스스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일주일에 세번씩 거리 청소에 나선다. 활동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는 주택가 쓰레기 무단투기 감소, 쓰레기 배출시간 준수, 쓰레기 종량봉투 사용 정착 등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늘고 있다. 이들의 자발적인 활동에 주민들도 청결 운동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폐품 모아 경로잔치도 열어 깔끔이 봉사단과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도 생겨나고 있다. 개봉2동 개웅산17길 단장인 임계순(53·여)씨의 별명은 ‘호루라기 골목대장 아줌마’다. 임씨가 혼자 솔선해서 골목 청소를 하던 봉사단 초기만 하더라도 이웃들은 공공근로자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도 하나 둘씩 임씨의 활동에 동참하기 시작, 어느새 10여명으로 늘었다. 임씨가 이들을 인솔하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면서 얻은 호칭이 호루라기 아줌마다. 구로본동 초롱3길 단장 황봉인(50·여)씨는 봉사단을 통해 친목도 돈독히 하고 있다. 황씨도 매일 아침 8시마다 빗자루를 들고 골목길로 나선다.‘사서 고생한다.’는 남편의 핀잔도 있었다. 그러나 2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여러 이웃들이 황씨의 주위로 모였다. 이들은 청소뿐 아니라 찜질방 순례와 야유회를 함께 떠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황씨는 청소하면서 수집한 폐품을 판매, 경로잔치를 베풀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해 구로구가 평가한 ‘깔끔이 왕’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깨끗한 이미지의 구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결성된 깔끔이 봉사단이 도시의 삭막함과 이웃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생각나눔] 청계천 눈 ‘치울까 말까’

    [생각나눔] 청계천 눈 ‘치울까 말까’

    ‘치워야 하나, 그대로 둬야 하나.’ 서울 청계천변에 첫눈이 내리자 서울시가 고민에 빠졌다. 청계천 홍수 대책은 있었지만 폭설은 처음인 탓이다. 시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4일 오후 청계천을 찾은 시민 김정숙(37·여)씨는 “날씨가 추워도 청계천 구경에 나섰거나 운동을 하러 나온 시민들이 적지 않다.”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산책로 주변을 중심으로 내린 눈을 말끔히 치우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준기(37)씨는 “5.8㎞ 전 구간에 내린 눈을 치우는 데 필요한 비용이나 인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진입로 등 꼭 필요한 구간만 제설 작업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그대로 두는 것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천 유지·관리 책임을 지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센터는 고민 끝에 부분 제설을 하는 데 그쳤다. 제설에 필요한 인원도 상당한 데다 제설 방법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4일 오전까지 내린 적설량 8.5㎝의 눈을 치우기 위해 동원된 서울시 공무원은 25명, 공익요원과 청소용역업체 직원 45명 등 모두 70여명이 동원됐다.4일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철야 작업으로 눈을 치웠지만 진입로 30곳과 하천 징검다리, 청계광장∼삼일교 구간만 간신히 치울 수 있었다. 게다가 청계천 제설 작업에는 염화칼슘 등을 사용할 수가 없다. 수질오염 및 생태계 파괴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결국 빗자루와 넉가래를 이용해 눈을 쓸어담고 모래를 뿌리는 ‘고전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청계천 관리센터 민병찬 시설부장은 “처음으로 눈이 내린 탓에 어디까지 제설 작업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면서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시점부 광장에서 삼일교까지 약 900m는 산책로까지 치우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앞으로도 제설작업은 진행하겠지만 작업 범위는 시간이나 적설량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눈을 치운 청계천 구간 산책로는 군데군데 얼어붙어 산책나온 시민들이 종종걸음을 쳤고, 눈이 쌓여 있는 하류구간에서는 연인들이 눈싸움을 하며 휴일의 오후를 즐겼다. 한편 시는 겨울동안에도 청계천에 물을 계속해서 흘려 보낸다.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 떨어져 청계천 하류에 얼음이 얼게 되면 썰매장으로 이용할 예정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생각나눔] 청계천 눈 ‘치울까 말까’

    [생각나눔] 청계천 눈 ‘치울까 말까’

    ‘치워야 하나, 그대로 둬야 하나.’ 서울 청계천변에 첫눈이 내리자 서울시가 고민에 빠졌다. 청계천 홍수 대책은 있었지만 폭설은 처음인 탓이다. 시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4일 오후 청계천을 찾은 시민 김정숙(37·여)씨는 “날씨가 추워도 청계천 구경에 나섰거나 운동을 하러 나온 시민들이 적지 않다.”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산책로 주변을 중심으로 내린 눈을 말끔히 치우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준기(37)씨는 “5.8㎞ 전 구간에 내린 눈을 치우는 데 필요한 비용이나 인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진입로 등 꼭 필요한 구간만 제설 작업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그대로 두는 것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천 유지·관리 책임을 지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센터는 고민 끝에 부분 제설을 하는 데 그쳤다. 제설에 필요한 인원도 상당한 데다 제설 방법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4일 오전까지 내린 적설량 8.5㎝의 눈을 치우기 위해 동원된 서울시 공무원은 25명, 공익요원과 청소용역업체 직원 45명 등 모두 70여명이 동원됐다.4일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철야 작업으로 눈을 치웠지만 진입로 30곳과 하천 징검다리, 청계광장∼삼일교 구간만 간신히 치울 수 있었다. 게다가 청계천 제설 작업에는 염화칼슘 등을 사용할 수가 없다. 수질오염 및 생태계 파괴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결국 빗자루와 넉가래를 이용해 눈을 쓸어담고 모래를 뿌리는 ‘고전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청계천 관리센터 민병찬 시설부장은 “처음으로 눈이 내린 탓에 어디까지 제설 작업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면서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시점부 광장에서 삼일교까지 약 900m는 산책로까지 치우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앞으로도 제설작업은 진행하겠지만 작업 범위는 시간이나 적설량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눈을 치운 청계천 구간 산책로는 군데군데 얼어붙어 산책나온 시민들이 종종걸음을 쳤고, 눈이 쌓여 있는 하류구간에서는 연인들이 눈싸움을 하며 휴일의 오후를 즐겼다. 한편 시는 겨울동안에도 청계천에 물을 계속해서 흘려 보낸다.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 떨어져 청계천 하류에 얼음이 얼게 되면 썰매장으로 이용할 예정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주말탐방-경륜] 잘 찍으면 수백배 대박… ‘박수없는 레이스’

    [주말탐방-경륜] 잘 찍으면 수백배 대박… ‘박수없는 레이스’

    대박의 꿈을 좇는 사람들이 한번쯤 반드시 찾는 곳이 바로 경륜장이다. 저마다 사유는 다르지만.11년전 서울 잠실 올림픽 사이클경기장에서 시작된 경륜은 ‘건전한 레저 스포츠’를 표방했다. 그러나 주말마다 경륜장을 가득 메운 것은 한방을 노리는 사람들의 욕설과 탐식, 담배 연기로 뒤바뀌었다.‘한탕주의를 조장한다.’는 비난이 커져갈수록 침체의 늪에 빠지고 있는 경륜에 새 장이 열린다. 복합 레저시설로 새로 지은 경기도 광명 돔경륜장이 이달말 완공, 내년 2월 문을 열기 때문이다. 마지막 경기를 일주일 앞둔 잠실 경륜장을 찾아 그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 봤다. ‘빰 바라밤, 밤 밤∼’ 출전을 알리는 팡파르가 잠실 경륜장에 웅장하게 울려 퍼진다. 대형 화면에는 입장하는 선수들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7명 모두 비장한 표정이다. ‘탕!’ 총 소리와 함께 레이스가 시작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눈치작전은 네 바퀴를 돌 때까지 이어진다. 순서가 바뀔 때마다 관중석에서 고함이 튀어 나온다. “6번, 너 이 새끼 똑바로 안 달릴래!” “태희야, 자리 확보해!” 한 바퀴 반 정도가 남았을 때 종소리가 울린다. 막판 스퍼트를 올리라는 신호다. 자전거 바퀴들은 금방이라도 부딪칠 듯, 앞뒤 양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붙는다. 선두 다툼이 치열해질수록 관중들의 목소리도 점점 험악해진다. “어후, 저 자식 미친 거 아냐!” “영호야, 빨리 치고 나가란 말야!”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더욱 심한 욕설과 탄성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담배를 꺼내 무는 사람, 바닥에 침을 뱉는 사람, 목청을 높여 지난 경기를 분석하기도 한다. 소란스러운 분위기도 잠시, 관람객들은 다음 경주 베팅을 준비하러 경기장 밖 투표구로 향한다. 선수들이 묵묵히 경기장에서 퇴장한다. ●로또·오락실에 밀려 2002년 이후 매출 급감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안 잠실 경륜장. 마지막 경주를 일주일 앞둔 주말이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박수없는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었다. 관중은 대부분 40∼50대 남성들. 경주내내 응원소리나 환호성은 듣기 힘들다.‘그린 스포츠’라는 간판이 어색하게 경기장 안팎에서 온통 담배 연기가 피어오른다. 환경 미화원이 빗자루로 연신 쓸어담지만, 바닥에 쌓이는 담배 꽁초와 쓰레기는 감당이 안될 정도다. 경륜은 88올림픽 이후 잠실 사이클경기장의 활용과 ‘국민의 건전한 여가문화 창달’을 목표로 1994년 출발했다.11년간 총 입장객수가 3500만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한탕주의를 조장한다.’는 비난 속에 다양한 관람객을 유치하지 못했다. 올림픽공원에 산책을 나왔다 들렀다는 정미숙(39·여)씨는 “욕설이 난무해 듣기 민망할 정도다.”면서 “아이들 놀이터를 만들어 놨지만, 지저분하고 무서워서 아이들 데리고 오겠느냐.”며 눈살을 찌푸렸다. 매출도 하락세다.2002년 2조원을 돌파한 매출액은 2003년 1조 8700여억원,2004년 1조 5000여억원, 올 11월 말 현재 1조 2814억원으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경륜의 매출감소는 사설 게임장의 증가, 로또의 보급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진단한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2002년말 로또가 시작된 데다 최근 2∼3년새 스크린경마장 등 성인오락실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많은 금액을 베팅하는 사람들이 환급률도 높고 시간제한도 없는 사설게임장으로 빠져나가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면서 “문제는 매출이 준 게 아니라 적은 액수로 건전하게 즐기는 문화를 만들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내년 광명에 새 돔구장… 부흥 기대 내년부터 ‘광명 돔구장’ 시대가 열리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 6만여평에 자리잡은 돔구장은 낡고 좁은(1만 312평) 잠실구장과는 외관상으로도 크게 다르다. 경기장 내에서는 철저히 금연인 데다,VIP룸, 아동놀이방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로 꾸며졌다. 국민체육공단 경륜운영본부 이상혁 팀장은 “경륜이 저급오락으로 추락하느냐, 대중스포츠로 성장하느냐는 광명구장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가족과 함께 찾을 수 있는 경륜장이 되도록 인라인 스케이트장,X게임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과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선수들도 광명시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잔뜩 들떠있는 분위기다.“새집으로 이사가는 기분이에요.” 김막동(45) 선수는 “쾌적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인기가 좋아지면 선수들의 사기도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 주민들은 지방세가 늘어나 좋지만 광명 돔구장이 ‘도박장’이 될까봐 벌써 염려하는 분위기다. 돔구장 인근의 한 주부는 “내년부터 남편, 자식 단속을 잘 해야 할 것”이라면서 “‘강원랜드’가 생긴 이후 그 지역 주민 중 패가망신한 경우도 있다는데 경륜에 빠져드는 이웃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무·릉·島·원 럭셔리 제주

    무·릉·島·원 럭셔리 제주

    제주도를 잘 안다고? 천만에. 제주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눈으로만 보는 제주도가 아니다. 온몸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헬기나 벌룬을 타고 하늘에서 제주도를 내려다보며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제주도를 즐길 수 있다. 또 영화의 한 장면에 뛰어들어 하얀 요트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오붓한 한때를 보낼 수도 있다. 바다 속은 어떤가. 형형색색의 산호와 아름다운 물고기들의 천국에 초대받을 수도 있고, 바다 한가운데서 낚시를 즐기는 해상좌대 낚시체험을 할 수도 있다. 물좋은 산방산 온천,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부럽지 않은 익스트림아일랜드, 꿩사냥과 ATV(4륜 산악오토바이)와 함께하는 대유랜드, 사자와 호랑이 등 아프리카의 문화가 가득한 아프리카 박물관 등도 새로운 체험거리다. 꿈과 모험이 가득한 곳, 날마다 새로워지는 제주도가 좋다! 글·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요트를 타고 바다로 요트를 타고 바다를 질주하는 꿈도 제주에선 쉽게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돌고래 쇼로 유명한 서귀포시 퍼시픽랜드(www.pacificland.co.kr,064-738-2110)에 가면 요트여행을 할 수 있다. 구명조끼를 입고 ‘샹그릴라´호에 올랐다. 선장이 신발을 벗을 것을 권했다. 여느 배와 달리 바닥이 깨끗하다. 배안에는 특급 호텔처럼 시설이 깔끔하다. 침대가 구석구석에 4개, 화장실, 주방, 차 마시는 공간까지 모든 편의 시설이 다 갖추어져있다. 드디어 하얀 배가 미끄러지듯 바다로 나간다. 갑판에 올라 앉았다. 배 앞쪽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바다구경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돛을 펴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니 조용해서 더욱 좋다. 물살을 가르는 소리만 간간이 들려와 낭만적이다. 일몰과 일출 체험은 기본, 운 좋으면 돌고래의 재주도 볼 수 있단다. 여름에는 수영과 선탠도 즐길 수 있다.1시간에 6만원, 하루 종일 임대도 가능하다. 겨울이라도 제주도에선 요트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하늘 위에서 감동을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옆에 있는 대양항공(www.jejuh.com,064-792-3553)헬리포트로 달려가자. 생각보다는 작고 아담한 여객터미널이 황금빛으로 변한 새별오름앞에 자리잡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50석 규모의 대합실이 나온다. 보안검색이 공항과 같다. 금속탐지기로 몸을 검색하고 보안교육을 받는다. 헬기 안에선 이동이 불가하고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의 사용도 안 된다는 보안요원의 5분간 교육이 진행된다. “바람이 부는데 위험하지는 않나요.”소심하게 묻자 보안요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우리 헬기는 26인승 러시아제 MI-171기종으로 조종사와 승무원을 제외하고 19명이 탈 수 있는 최신 기종입니다.”라며 “제트 엔진을 양쪽에 가지고 있고 자체 레이더로 돌풍이나 기상변화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가장 안전한 헬기입니다.”라고 자랑한다. MI-171헬기는 일반 헬기보다 속도는 2배가 빠르고 높이도 무려 4000m까지 오를 수 있는 초대형 헬기란다. 안심된다. 엔진이 가쁜 숨을 뱉어내듯 ‘두두두∼드’ 소리를 내더니 바로 땅을 박차고 오른다. 생각보다 소음도 크지 않다. 창밖으로 크고 작은 오름들과 골프장들이 눈에 들어오더니 어느새 왼쪽으로 산방산이 보인다.395m의 깎아지른 듯한 산방산. 우락부락하면서도 우직하게 서있는 모습에 감탄사가 흐른다. 스치듯 산방산을 지나치더니 이내 쪽빛의 제주바다가 펼쳐진다. 남태평양의 바다보다 제주의 바다는 짙고 깊은 푸른빛이다. 바다는 일렁일렁 숨을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눈을 뒤로 돌렸다. 거대한 퇴적암으로 이뤄진 용머리해안. 거대한 빗자루로 쓸어낸 듯한 모습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땅위에서 보았을 때와 다른 웅장함과 생김새에 눈을 돌릴 수 없다. 물론 헬기가 시속 50∼60㎞ 저속으로 날아간다고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너무 순간이라 아쉬울 정도였다. 짙은 파란 잉크를 풀어놓은 듯한 바다를 날더니 어느덧 잘려진 식빵 한 조각이 떠 있는 듯한 모양의 섬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인 마라도다. 바람이 거센 섬이라서 그런지 높은 건물이나 나무가 없어 평면적으로 보인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깎아지른 듯한 해안선, 멀리 보이는 하얀 등대, 드문드문 보이는 건물들에서 왠지 모를 외로움이 느껴진다. 마라도를 한바퀴 돌고는 헬기는 다시 제주도로 향한다. 비록 30분도 채 미치지 못하는 짧은 시간동안 경험을 했지만 가슴 속에는 한 가득 제주의 아름다움이 자리잡았다. 호주의 12사도상이나 몰디브의 상공을 헬기로 볼 때와는 다른 아름다움과 감동이 느껴졌다. 헬기투어는 현재 마라도와 서귀포 앞바다 코스를 운항 중이며 12월 초부터는 한라산 백록담을 돌아보는 코스도 운항할 예정이다. 비행시간은 대략 25분 내외이며 요금은 12월말까지 9만 9000원. ●짜릿함의 감동 제주를 하늘에서 느끼는 또 다른 방법은 벌루닝을 타는 것이다. 서귀포시에 있는 열기구테마파크(www.ballooning.co.kr 064-732-0300)로 가보자. 놀이동산에서 탈 수 있는 작은 풍선이 아니다. 커다란 풍선에 바구니를 달고 그 안에 올라 타 하늘여행을 할 수 있다. 열기구는 열로 공기를 데워 그 뜨거워진 공기의 부력으로 하늘을 날지만 벌루닝은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가스를 벌룬에 채워 하늘로 떠오른다는 점이 다르다. 또 열기구처럼 하늘을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줄)로 육지와 연결된 계류식 벌루닝이기 때문에 하늘을 떠다닌다기보다 하늘에 올라서 그 상태로 떠있다가 다시 내려가 오히려 안전하다. 헬기와는 달리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올라가기 때문에 짜릿함을 느끼며 동시에 제주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경 22m, 높이 34m의 거대한 벌룬이 서서히 하늘로 올라가자 바구니에선 환호성이 터진다. 바람이 잔잔한 날은 무렵 150m 높이까지 올라간다. 내려다보자 자동차와 집들이 장난감크기로 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살짝 불어오자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만화 속의 주인공이 된 양 신이 나서 이리저리 다니며 즐거워한다. 정상에서는 10여분 정도 머문다. 오르고 내리는 시간을 포함해 20분 정도 소요된다. 어른 2만 4500원, 초등학생 1만원.7세 이하는 무료. 기상조건에 따라 변동이 심하므로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 ●제주의 속살을 찾아 제주 청정해역에선 바다 속도 즐길 수 있다. 제주 바다의 속살은 형형색색의 산호와 예쁜 물고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이맘때가 바다속 시야가 좋아 잠수함체험하기에 가장 좋다. 마라해양군립공원내 송악산부근 바다를 구경하는 남제주 안덕면에 있는 제주잠수함(064-794-0200)을 추천한다. 일단 잠수함까지 가려면 작은 배를 타고 10여분 바다로 나가야한다. 임시 선착장에 내려 잠수함으로 갈아탄다. 노란색의 잠수함이 예쁘다. 수중 다이버들이 수백마리의 줄돔, 볼락 등 물고기를 몰고 다니고 아름다운 산호섬인 꽃동산을 구경하는 등 산교육장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나들이라면 빠뜨리면 아쉽다. 어른 4만 9500원, 아이 2만 9700원. 잠수함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과 해저탐험증을 선물로 준다. ●제주 바다의 색다른 체험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진 해상좌대에서 짜릿한 손맛과 싱싱한 회맛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닌가. 안덕면 대평리 용왕 난드르마을로 가면 된다.1인당 1만원이면 3분 거리에 있는 해상좌대에 내려주고 낚싯대도 빌려준다. 주인 김정숙(019-698-3893)씨에게 미리 전화하면 좌대에서 먹을 수 있게 회를 떠주기도 한다. 제주에는 방어가 제철인데 5명 기준 5만원이면 배를 2시간 동안 빌려 방어낚시도 즐길 수 있다. ●레포츠의 천국 대유랜드 서귀포시 상예동 대유랜드(www.daeyooland.net,064-738-0500)는 수렵, 사격,ATV(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탈 수 있는 레포츠의 천국이며 꿩요리를 맛볼 수 있는 맛집이기도 하다. 요즘은 클레이사격을 배운 후 ATV를 타고 사냥을 나가는 레포츠가 유행이다. 국내 유일의 상설 수렵장인 대유랜드의 크기가 무려 120만평이나 되고 자연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꿩이 특히 많다. 꿩 5만마리를 방사해 놓았기 때문에 언제나 수렵이 가능한데다 별도의 수렵면허가 없어도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안전하게 사냥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클레이 사격을 배운 후 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본격적인 수렵여행에 나선다. 물론 가이드가 동행한다. 꿩 사냥은 보통 3∼4명이 한 조가 되어 나가며 요금은 엽총 등의 사냥장비 대여료와 실탄값, 가이드와 사냥개 동행 등을 포함해 1인당 15만원. 사냥시간은 2∼3시간정도, 꿩 3마리는 잡을 수 있다. 또 클레이사격장(20발 3만 5000원)외에도 스미스 웨슨 38구경과 베레타 9㎜ 등을 갖춘 권총사격장(12발 3만 5000원)과 라이플사격장(12발 3만 5000원)을 갖추고 있다. 꿩 요리 전문 음식점도 있어 포획해온 꿩을 회나 샤부샤부, 구이 등으로 요리해준다. 꿩 회와 꿩다리구이, 꿩튀김, 꿩샤부샤부, 꿩만두 등이 차례로 나오는 코스요리는 1인당 5만원.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ATV는 단거리(3만원), 중거리(5만원), 장거리(7만원)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온몸으로 즐겨요 이밖에도 4D 입체영상의 감동과 함께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익스트림아일랜드(064-739-0051)는 아름다운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있다. 14×8m의 대형 스크린으로 즐기는 동시에 시뮬레이터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바람, 연기 등 4D 특수효과가 가미돼 가상체험의 현실감을 극대화시킨 영화를 감상한다. 각양각색의 공룡들이 눈앞에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고, 이를 피하기 위해 시뮬레이터는 비명을 지르는 관람객을 태운 채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며 짜릿한 스릴감을 맛보게 한다. 주의 사항을 일러주는 프리쇼관, 이야기 줄거리를 알려주는 스토리관, 본격적인 입체영상을 즐기는 어드벤처관 순으로 관람을 하며 시간은 20분 정도 소요된다. 상영시간은 매시 정각과 30분. 정원 45명.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어른 6000원, 초등학생 이하 4000원. 이밖에도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의 산방산온천(064-794-5088)은 제주도 최초의 온천으로 지하 600m에서 솟아나는 탄산온천수로 유명하다. 물 솟는 소리가 비둘기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구명수’로 불리는 탄산온천수는 성인병 예방은 물론 각종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온천에 몸을 담그면 온몸에 미세한 기포가 달라붙어 마치 눈사람처럼 변하고 10분 정도 있으면 온몸에 파스를 붙인 듯 후끈거린다.2층 온천탕에선 산방산과 한라산도 보인다. 입장료는 9000원. 또 중문관광단지 내 국제컨벤션센터 쪽에 있는 아프리카박물관(www.africamuseum.org,064-738-6565)도 ‘강추’. 온통 황토빛으로 칠해진 것 하며, 첨탑을 잇따라 붙인 듯한 모습이 이국적이다.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이며, 서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에 있는 젠네대사원(이슬람 사원)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작가 김중만씨의 아프리카 사진, 아프리카 미술품 및 공예품,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동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어른 6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 제주도 대표 음식 제주도를 대표하는 음식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도 ‘말고기’를 빼놓을 수 없다. 탐라목장 (064-764-7678)은 직접 목장에서 식육용으로 말을 길러 신선하고 깨끗한 고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름난 곳이다. 대개 말고기를 질기다고 피하는데 탐라목장의 말고기는 소고기 못지않다. 뒷다리 살과 등심을 잘게 썰어 배 등과 함께 무쳐낸 육회. 정말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살짝 숯불에 익혀먹는 등심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 막창, 양념갈비 등 말고기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말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글리코겐 함량이 높아 맛이 달콤하고 단백질 함량도 높고 필수 아미노산의 비율도 떨어지지 않아 영양이 만점인 약이 된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어 요즘처럼 살빼기에 민감한 시대에 매력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다. 육회, 막창, 불고기를 포함한 코스 요리가 1인분에 1만원부터 5만원까지.
  • [수도권IN] 황병권 강동구 의장

    [수도권IN] 황병권 강동구 의장

    추석 연휴를 갓 넘긴 22일 서울 강동구의회 황병권(55) 의장은 고향인 전북 김제평야의 너른 들판을 얘기의 첫머리로 삼았다. “예부터 곡창으로 이름난 김제평야에서 난 쌀을 동료 의원들과 주민 등 이웃에게 나눠주려고 했는데 선거법에 걸려 고민”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외치며 주민들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자는 것은 이웃끼리 정감 넘치는 곳으로 가꾼다는 뜻도 담겼다고 봐야 하는데 점점 메마른 곳으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임대·소형아파트 신축, 절반 배당 안될 말 녹지율이 50%에 가까워 서울시내에서 가장 높은 자치구로 꼽히는 강동구를 제대로 개발하기 위한 정책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만큼 집행부와 손을 맞잡고 의회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임대·소형아파트 신축 문제만 해도 그래요. 백번을 양보해 자치구마다 골고루 짓는다 쳐도 4%뿐입니다. 그런데 물량의 절반이나 배당되다니요.” 황 의장은 자연적 여건이 빼어난 천혜의 장점을 살려 동부의 관문을 살리는 방향으로 꼼꼼하게 지역개발 방안을 살펴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임대아파트가 아니라 품격이 높은 주택단지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야만 서울시가 표방하는 지역 균형개발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재건축은 지역 특성 반영해야 규격화 방지 관내의 활발한 재건축에 대해서도 할 말은 있다고 했다. 한강변이라는 자연조건에 맞추려면 기존 아파트단지처럼 ‘시루떡 자르듯’ 하는 식의 주택가 그림은 안 된다는 설명이다. 단지마다 높낮이나 구조를 특화해야 한다는 것. 구의원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서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재건축이 되도록 뛰겠다고 했다. “구세(區勢)가 빌딩으로 대변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도제한도 무턱대고 적용할 게 아니라 실정에 맞게 고쳐 특성 있는 개발이 돼야지요.” 황 의장은 그러지 않으면 그린벨트를 풀어가면서까지 개발하는 실익이 없어진다는 말도 곁들였다. 낮은 건물이 있는가 하면 드높은 탑상형 건물도 끼어야 특색을 갖춘다는 생각이다.“주민들의 의견은 아랑곳없이 서울시나 건설교통부가 하라는 대로만 한다면 무슨 지방자치냐.”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법이라는 것은 상식의 집합입니다. 실정 법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 뜻이 앞서야지요. 행정이든 정치든 주민들 편에서 ‘내것’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해결됩니다.”그는 현재 서울 구의회의장협의회 사무총장도 겸하고 있다.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한 ‘지방의회에 대한 중선거구, 정당공천제’에 맞서 곧 구의원 전원 일괄사퇴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당공천제는 분란 부추기는 제도 국회의 이같은 발상은 ‘밑바닥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못을 박았다. 정당 복수추천이 가능해지면, 쉽게 말해 같은 당원끼리 싸움을 벌이게 되기 때문에 ‘분란의 마당’을 넓혀 놓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풀뿌리 자치의회 실현을 위한 일꾼으로서는 분야별로 전문가다운 식견보다는 ‘동네를 위해 빗자루를 한번이라도 더 들 수 있는 사람’을 들었다. 고향 김제평야의 쌀을 나눠주려다 고민만 떠안게 됐다는 황 의장은 다시 주민 화합으로 얘기를 돌렸다. “자랑처럼 비쳐질지 모르지만 한나라당과 다른 정당의 비율이 12대 8인 상황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이 됐습니다. 기초의회 취지가 그런 것처럼 의장이란 자리는 벼슬이 아니라 주민들의 뜻을 모으는 데 힘쓰자는 목소리지요.”“선거 때도 당적이 다른 낙선자들이 당선 축하 현수막을 내거는 등 보기 드물게 온정이 살아 움직이는 전통을 깨뜨려서는 안되겠지요.”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빗자루 든 미군장병들

    빗자루 든 미군장병들

    주한미군 소속 장병 20여명이 주민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마을 청소에 나서고 있어 화제다. ‘빗자루를 든 주인공’은 미 8군 168의무대대 B중대 소속 용산병원(Yongsan Health Clinic)의무병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용산구민들과 함께 ‘용산구 대청소’행사에 참여해 쓰레기를 줍거나 골목길을 쓸었다. 또 이달 1일에도 역시 용산구에서 펼쳐진 ‘가을맞이 대청소’에 참여했다. 두 번 연이어 청소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앞으로 용산구에서 열리는 모든 ‘구민 대청소’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기로 했다. 미군 장병들은 주로 이태원2동 회나무길 700m 구간에서 쓰레기 줍기와 도로청소 등을 실시했다. 이들은 청소를 하면서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군복 대신 평상복 차림으로 참여했다. 또 행사에 참여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넒히기도 했다. 청소 자원봉사를 부대원들에게 먼저 제안한 사람은 중대장 클레이튼(ClaytonA Carr)대위다. 그는 1998년 대구에서 첫번째 한국 복무를 시작한 뒤, 잠시 본국에 돌아갔다가 지난 2000년부터 한국 근무를 다시 하고 있다. 미군 용산병원에 근무한 것은 2년정도 됐다. 그는 “한국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한국 사람들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우리가 근무하는 이곳에서 작은 봉사라도 실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 장병들과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봉화대추 옛명성 찾는다

    대추중의 대추인 경북 봉화 토종대추가 옛 명성을 되찾기에 나선다. 봉화군은 예부터 전국적으로 이름이 높던 봉화지역 토종대추를 지역 특산품으로 집중개발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09년까지 5년동안 1억 9000만원을 들여 토종대추 재배지를 60ha 이상 조성하기로 했다. 또 대추 주산지인 명호·소천·재산을 중심으로 생산자 단체를 조직해 우수 묘목을 공급하고, 대추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빗자루병 방제기술도 개발키로 했다. 봉화 토종대추는 다른 지역 대추에 비해 씨가 절반크기에 불과한 반면 살이 두껍고, 당도도 5도 이상 높은 15도나 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값싼 수입대추에 밀려 지금은 45개 농가에서 연간 생산량이 100여t에 그치고 있다. 봉화대추의 값은 수입대추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편이다.봉화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웰빙,‘참살이’ 그리고 ‘잘살이’/원철 스님 조계종포교원 신도국장

    웰빙은 우리말로 ‘잘살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참살이’라고 한다. 불교집안에서 ‘잘산다’는 말은 일과 수행이 조화를 이루고 마음이 평화로우며 언어와 사고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반듯한 삶의 형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이번 결제 때는 참 잘 살았다.’라고 평가를 내렸다면 그건 치열한 수행과 함께 구성원의 화합을 동시에 만족시켰다는 뜻이다. 세간에서 ‘잘산다’고 하는 말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의 추구라는 어찌 보면 다소 욕심이라는 의미가 더 도드라지는 뉘앙스로 다가온다. 그래서 혹 그런 잠재되어 있는 탐하는 마음은 살짝 감추면서 조금은 품위있는 의미가 포함된 ‘참살이’라는 단어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잘살이’와 ‘참살이’는 웰빙의 물질적 정신적 만족이라는 두가지 면을 동시에 반영한다. 하지만 동시에 가치적으로는 또 다른 긴장관계를 불러일으키는 개념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그것은 집안의 모든 가구와 장식소품을 이른바 ‘젠 스타일’로 꾸미고 또 그것을 자기의 독특한 살림살이라는 빛깔을 외적으로 아무리 내세운다고 할지라도 그 자체가 ‘참선(參禪)’이 될 수는 없는 것에 비유될 수 있겠다. 따라서 잘살이인 ‘젠 스타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것이 계기가 되어 ‘참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때 비로소 그것은 참살이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젠 스타일이라는 하드웨어만으로 ‘선 수행’이라는 소프터 웨어까지 담아낼 수는 없다. 어느 해 겨울 깊은 산중 암자를 찾았을 때의 그 씁쓰레한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뜨락에 내린 눈을 그대로 오래도록 바라보기 위한 방편으로 그 안으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다니는 길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새끼줄을 쳐놓은 것이었다. 흥에 겨워 들어가서 밟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지만 가만히 안으로 눌러야만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것도 잘못된 젠 스타일의 또 다른 고착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나치게 빗자루 질이 잘된 이른 아침의 절집 안마당을 가로지르기가 부담스러웠던 그 풍경과 오버랩되었다. 그래서 설총이 깨끗하게 쓸어놓은 뒤란에서 원효대사는 모아놓은 낙엽을 한 움큼 다시 가지고 와서 흩뿌리고 난 후 아들을 바라보며 가만히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모습에서 이미 ‘젠 스타일화’되어버린 마당을 선 수행 공간으로 바꾸어버린 지혜의 또 다른 반전을 발견하게 된다. 인사동의 어느 식당은 그 촌스러운 내부 세간살이에도 불구하고 밥맛이 좋다는 이유 하나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그 밥맛을 빨리 누리겠다고 독촉이라도 할라치면 그 주인장은 당장이라도 내보낼 듯한 표정을 짓는다. 손님이 주문을 넣으면 그제서야 밥을 솥에다가 안치기 시작하는 까닭이다. 그것이 이 집 나름대로 손님들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도록 만드는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이집을 다시 찾게 만드는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맛있는 밥은 ‘잘살이’이다. 하지만 그 밥맛의 완성을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의 여유는 ‘참살이’이다. 많은 사람들은 눈앞에서 당장 원하는 결과가 나타나길 바라는 시대의 대세에 괘념치 않고 이 식당은 기다려야 함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수행의 현장이다. 인스턴트 시대에 슬로 푸드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기다림 후에 나온 그 따뜻한 밥 한그릇을 통하여 ‘잘살이’에서 ‘참살이’로 나아가는 전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에 비한다면 몇천원의 수업료와 몇십분의 인내는 사실상 비싸다거나 긴 시간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잘살이’를 ‘참살이’로 착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모든 곳이 웰빙처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마저 잊어버리고 산다.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웰빙처가 따로 있거나 별도로 시간을 만들어야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만 제대로 뜨고서 모든 것을 살펴보고 함께할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곳곳이 잘살이를 향한 웰빙처요, 모두가 참살이를 가르쳐 주는 웰빙스승인 것이다. 원철 스님 조계종포교원 신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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