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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늑대거미 잡으려다 ‘그만’

    늑대거미 잡으려다 ‘그만’

    암컷 늑대거미 한 마리를 잡으려다 그 수가 수백 마리로 늘어나는 황당한 순간이 포착된 영상이 화제다. 20일 영국 미러는 최근 호주 남부 할렛 코브(Hallett Cove)의 한 가정집에서 벌어진 황당 해프닝 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에는 한 남성이 늑대거미를 잡으려다 당혹스러운 상황과 맞닥뜨린 모습이 담겨있다. 당시 암컷 늑대거미는 임신 중이었던 것인데, 이런 사실을 몰랐던 남성은 자신의 집에 들어온 늑대거미를 잡기 위해 빗자루로 철썩 내리쳤고, 이에 갑자기 엄청난 수로 늘어난 거미군단을 본 그가 몹시 당황한 것. 공개된 영상을 보면 주인 남성이 집에 들어온 늑대거미를 잡기 위해 빗자루로 바닥을 내리친다. 그러자 빗자루 사이로 수백 마리의 새끼 거미들이 퍼져 나온다. 미러는 이 영상에 대해 ‘빗자루로 거미를 죽이기 전에 미리 재고해야 할 이유를 알려주는 증거’라고 소개했다. 이 영상은 현재 572만이 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늑대거미는 먹잇감을 쫓아 갑자기 습격하는 습성이 늑대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라운드 스파이더 또는 헌팅 스파이더라고도 불린다. 사진 영상=danny ford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생명의 窓] 겨울 산행’/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겨울 산행’/이재무 시인

    겨울 산이 좋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다녀가면서 자신들의 고유한 색깔을 입히는 사계 덕으로 산은 다 좋지만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망설이지 않고 겨울 산을 꼽을 것이다. 일 년 중 산을 타는 횟수가 스무 번 안팎이지만 그 대부분이 겨울에 몰려 있는 것도 겨울 산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 산행은 다른 계절에 비해 더 수고롭고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겨울 산을 고집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서다. 겨울 산은 고졸한 맛이 있어 좋다. 겨울 산은 멀리서 보면 한 폭의 수묵화 같다. 그 위에 낙관처럼 낮달이라도 뜬다면 그럴 수 없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또 겨울 산은 정직 투명하여서 멀리서도 산림의 세목들을 훤히 읽을 수 있다. 직립의 나목들을 보면 피정에 든 중세의 수사나 동안거에 든 잿빛 승복의 스님들 같다. 그만큼 나목들의 표정은 엄숙하고 경건해 보인다. 견인하는 자세를 보여 주는 나목들의 형상들에는 은근한 기품이 있다. 생선 가시 같은 가지들은 삭풍에도 부러지지 않고 의연한데 그것은 허공이 든든하게 받쳐 주기 때문이다. 가지가 휘어지면 허공도 따라서 휘어진다. 나뭇가지와 허공, 저들 사이에 우리가 모르는 천지조화가 있는 것이다. 이파리가 무성할 때는 자신에게만 집중하느라 하늘조차 스스로 가려 발밑이 어둡던 나무들은 줄기와 가지로 바람을 견디는 나목이 되어서야 이웃과 친구가 자신들로부터 멀어졌는지 알아차린다. 간격을 아프게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간격이 숲을 이루어 왔음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산행하는 동안 운 좋게도 새들의 울음소리를 만나기도 한다. 새들은 추위를 쉽게 타지 않는다. 공중엔 편대를 이루며 나는 새들이 있는가 하면 덤불 속에서는 잡새들이 쉴 새 없이 댓글들을 달며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다. 날씨가 차갑고 추울수록 새들의 음표는 높아지고 빨라진다. 공중을 통통 튀는 가락들! 과연 새들은 유랑의 부족답다. 추위를 저렇게 완구 삼아 가볍게 희롱하다니! 사람들은 소리가 날아가거나 흩어지는 줄은 알지만 소리도 물체처럼 쌓인다는 것을 모른다. 햇살이 고봉밥처럼 소복하게 쌓인 양지 바른 산 중턱에는 새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 무더기를 이루며 쌓여 있다. 지상에 사람의 길이 있고 물속에 물고기의 길이 있고 깊은 산에 짐승의 길이 있듯 새의 길이 허공에 있다. 그 어떤 새도 계통 없이 마구잡이로 하늘을 날지 않는다. 새들도 길이 아니면 날지 않는다. 저 자유로운 새들의 비상에도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는 것이다. 방종과 자유가 다르다는 것을 새들을 통해 배운다. 산을 오르다가 아직 떠나지 못한 억새꽃을 만나기도 한다. 이 억새꽃들은 허공의 백지에 붓이 되어 일필휘지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수백 수천의 빗자루가 되어 허공 마당을 알뜰, 살뜰히 쓸어 내기도 한다. 하늘이 이만큼이나마 투명한 것은 저들의 노고 때문이리라. 늦은 저녁 숲 속에 난 길을 걷다가 나는 내가 내는 발자국 소리에 놀라 문득 걸음을 멈추고는 한다. 인기척이 있어 되돌아보면 길게 이어진 길이 부지런히 나를 따라오고 있고 골짜기엔 벌써 가득 들어찬 어둠이 찰랑찰랑 소리를 내고 있다. 저녁 산책은 이방의 종교처럼 낯설고 엄숙하여 혼자서도 꼭 옷깃을 여미고 걷는다. 한 번은 어찌어찌 하다가 밤늦게 하산한 적이 있었는데 하늘이 출렁대며 크게 몸을 흔들어 대자 그때마다 우수수 쏟아지는 별들을 얼마 남지 않은 계곡의 물줄기가 고스란히 받아 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 모든 것이 겨울 산이기에 가능할 수 있다.
  • 얼음호수 밑 폭죽 터트려 물고기 잡기?…누리꾼 비난

    얼음호수 밑 폭죽 터트려 물고기 잡기?…누리꾼 비난

    얼음이 꽁꽁 언 호수 안으로 폭죽을 터트려 물고기를 잡는 영상이 화제 속 비난을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지 등은 스웨덴에 사는 닐스 브레머라는 청년이 유튜브에 게재한 ‘폭죽으로 물고기 잡기’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닐스 브레머가 얼음 호수의 표면을 빗자루 뒷부분으로 톡톡 두드려 깨뜨리더니 그 속으로 로켓 폭죽을 들이민다. 폭죽에 불을 붙이자 잠시 후 폭죽은 물속에서 수미터를 나아가더니 폭발한다. 폭발로 일대 얼음들이 산산조각나면서 물고기가 튀어오른다. 지난 15일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현재 458만 건 이상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호수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이라며 닐스 브레머의 철없는 장난을 비난했다. 사진·영상=Nils Bremer/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사우디서 참수당한 미얀마 여성, 죽음 직전까지 결백 호소

    사우디서 참수당한 미얀마 여성, 죽음 직전까지 결백 호소

    이슬람교의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메카에서 이번 주 어린 의붓딸을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미얀마인 여성을 길거리에서 참수형에 처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외신은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12일 내무부 발표를 인용 보도한 내용을 전했다. 내무부는 최근 사형당한 미얀마인 라일라 빈트 압둘 무탈립 바심은 6세 의붓딸 죽음 관련 수사 결과 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의붓딸은 바심과 같이 미얀마인으로, 구타와 빗자루를 사용한 성적인 폭행 흔적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외신은 17일 동영상 사이트 ‘라이브리크스’에 게시돼 인터넷상으로 확산한 바심의 처형 장면에 관해 설명했다. 당시 바심은 몇 명의 경찰관에 둘러싸인 상태에서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고 한다. 검은 천으로 온몸을 가린 상태에 있던 바심은 “난 죽이지 않았다. (알라)신 외에 다른 신은 없다. 난 죽이지 않았다”라고 외치며, ‘금지’를 뜻하는 “하람”이라는 말을 반복한 뒤 “살인을 범하지 않았다. 난 너희를 용서하지 않는다. 이는 부당한 처사”라고 아랍어로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하얀 옷을 입고 있는 사형 집행관이 바심을 땅에 눕도록 눌렀다. 하심은 “죽이지 않았다”고 계속 외쳤지만, 사형 집행인에 의해 무참히 참수됐다. 그 후 하심의 죄상이 낭독됐다. 오카즈, 알리야드 등 사우디 아랍어 매체들은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사우디 당국이 유포된 동영상 촬영자를 체포한 것을 전하며 해당 영상에서 캡처한 정지화면 여러 장을 게재했다. 사우디에서는 기존에도 공공장소에서 사형을 집행하고 있는 데 이 나라의 엄격한 샤리아(이슬람법)를 적용해서 올해에만 지금까지 바심을 포함한 10명이 참수당했다. AFP통신은 “자체 조사에서 지난해 사형 집행을 당한 사람 수는 87명으로 전년 대비 9명이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유엔(UN) 특별 보고관은 사우디에서 사형 판결로 이어지는 재판에 대해 “심히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2013년 사우디의 사형 집행이 이란과 이라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범죄는 성폭행과 살인, 종교 배반, 무장 강도, 마약 밀수 등이 있다. 사진=라이브리크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쓰레기통 씌워 차고 밟고…초등학생 집단따돌림 영상 충격

    쓰레기통 씌워 차고 밟고…초등학생 집단따돌림 영상 충격

    말레이시아 케다주(州) 알로르세타르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집단 따돌림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됐다면서 2일(이하 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들이 해당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땅바닥에 주저앉은 소년을 과녁 삼아 또래 친구들이 공을 차고 있다. 아이들의 괴롭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쓰레기와 휴지통을 가져와 소년의 머리에 뒤집어씌우더니 소년이 쓰레기라도 되는 듯 빗자루로 소년의 얼굴을 쓸어내린다. 소년은 무기력하게 울음만 터트릴 뿐이다. 영상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말레이시아 정당 ‘말레이시아인도인협의회(Malaysian Indian Congress)’는 교육 당국과 경찰에 수사를 요구했으며, 사건은 지난해 9월 쉬는 시간에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지난 3일 사건이 일어난 학교에서는 가해 및 피해 학생들을 비롯하여 학부모들과 경찰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진행됐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 부모의 결정에 따라 훈방조치 됐다고 언론은 전했다. 사진·영상=The Rakyat Post Network/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웃사촌] 평균 78세… “우리는 실버 공원 지킴이”

    [이웃사촌] 평균 78세… “우리는 실버 공원 지킴이”

    도봉구의 경로당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공원 지킴이’로 나서 눈길을 끈다. 22일 구에 따르면 주인공들은 바로 창1동 주공아파트 3단지 경로당 노인 16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8세, 최고령 노인은 85세로 자발적으로 매일 2명씩 교대하며 평일은 물론 주말(토·일요일)에도 빠짐없이 오전 10시부터 30분 동안 동네 공원 청소와 들꽃 관리 등 순수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이 자원봉사로 관리하고 있는 공원 ‘들꽃향기원’은 지난 10월 31일 시비 3억 7600만원을 들여 창1동 산144에 개장했다. 9500㎡ 규모로 사계절 들꽃 80종, 작은 연못, 전망데크, 야외 카페, 잣나무 숲길 등이 조성돼 있다. 공원 개장 후 사후 관리에 어려움을 겪던 구는 주공아파트 3단지 경로당 안원병 회장 및 회원들과 고민을 의논했고 얘기를 듣던 노인들은 “자발적으로 공원 관리를 하겠다”며 선뜻 제의를 받아줬다. 이들은 지난달 4일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짐없이 매일 공원 청소와 들꽃 관리를 하고 있다. 창1동 주민센터에서 제공한 조끼를 입고 공원 내 청소용품 창고에서 빗자루, 집게, 쓰레기 수거용 봉투를 챙겨 청소를 한다. 지난 15일에는 오후부터 내린 눈으로 이면도로 응달진 곳에 제설이 안 된 곳이 있었다. 다음날인 16일 경로당 노인 8명은 빗물받이 주변 제설 작업을 하고 ‘들꽃향기원’ 주요 길목의 눈을 치우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안 회장은 “그동안 회원들은 실내에서 별로 거동도 하지 않고 바둑과 장기, 잡담 등으로 소일했는데 공원 청소를 하면서 상쾌한 공기도 마시고 몸을 움직이니까 건강도 좋아져 회원 간 화합도 더욱 잘된다”면서 “지역주민으로서 작은 일이지만 내 일처럼 참여하고 협조함으로써 표정도 밝아지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게 됐다”고 전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주공 3단지 경로당 어르신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감사한다. 참여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보람찬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CIA 고문보고서 공개 “온 몸의 털 깎고 하얀 방에서…” 충격적 실태

    CIA 고문보고서 공개 CIA 고문보고서 공개 “온 몸의 털 깎고 하얀 방에서…” 충격적 실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로 인해 국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공관과 시설 등에 대한 보안과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고문 행위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고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CIA의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은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CIA 불법 고문의 대표격인 물고문의 일종 ‘워터보딩’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다양하게 변형돼 사용됐으며, 다양한 가혹행위 방법을 조합해 단순히 죽음의 공포를 주는 수준을 넘어서 정신 자체를 파괴하기도 한 잔혹상이 이 보고서에 그대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워터보딩’, 즉 대상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눕힌 다음 얼굴에 물을 붓는 행위는 대상자에게 더 고통을 주도록 다양하게 변형됐다. 고문 대상자가 얼굴로 떨어지는 물을 피하지 못하도록 고문 행위자가 대상자의 얼굴이나 턱을 압박한 것은 물론, 행위자가 손으로 대상자의 턱 주변에서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대상자의 입과 코가 실제로 물에 잠기는 상태로 만들기도 했다. CIA 자체 기준에서 최대 지속 시간으로 설정한 20분을 훌쩍 넘긴 30분 이상 계속해서 ‘워터보딩’을 가한 것은 물론, 특정한 대상자에게 적어도 183번의 ‘워터보딩’을 가한 경우도 있었다. 다른 비밀 수감 시설로 옮기겠다고 알리고서, 옮겨지면 더 가혹한 ‘워터보딩’을 당할 것이라는 협박 또한 빠지지 않았다. 고문 대상자의 신체에 강제로 물을 주입하는 행위도 이뤄졌다. 주로 대상자의 직장(直腸)으로 물을 주입했으며, 이 행위에 대해 CIA 관계자들은 대상자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는 효과적인 심문 방법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대상자의 정신적 고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감각 이탈’이라는 기법도 있었다.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포함해 고문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아내고 나서, 옷을 모두 벗기고 불편할 정도로 낮은 온도의 흰 방에 집어넣은 다음, 매우 밝은 조명을 방 안에 켜고 매우 큰 소리의 음악을 계속 듣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구타는 물론 손을 머리 위로 묶은 다음 매달기, 잠 안 재우기, 좁은 공간에 강제로 집어넣기 같은 가혹행위들도 행해졌는데 이런 행위들이 개별적으로 이뤄졌다기보다는 지속적으로 혼합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상자의 눈을 가린 채 총구를 대상자의 머리에 댄 뒤 대상자의 몸 가까운 곳에서 전동 드릴을 작동시키는 행위, 빗자루 손잡이를 성고문 도구로 쓰겠다고 협박한 행위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고문 행위자는 대상자가 7일 이상 잠들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었고, 한 대상자에게 길게는 17일 연속으로 고문이 이뤄지기도 했다. 고문 도중 숨진 사람도 물론 있었다. 2002년 11월 한 외국 비밀수감시설에서는 벽에 고정된 쇠사슬로 묶은 한 대상자를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눕게 한 뒤 ‘비협조적’이라고 판단될 때마다 대상자의 옷을 벗기는 방법을 사용했으나, 고문 둘째 날 이 대상자는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런데도, CIA와 많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기밀 정보를 특정 언론에 흘리는 수법 등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수의 테러 음모를 분쇄했다면서 일반 국민과 정치권을 호도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드러난 관행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보고서 공개를 환영하고 고문 금지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CIA의 가혹한 심문 기법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취임하자마자 고문을 금지한 이유이고, 이런 방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과거 관행’이 대부분 전임인 부시 대통령 시절 행해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과 관련한 보고를 임기 중 4년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 문서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강화된 심문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01∼2003년 사이 대통령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문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으며 미국에 악명만 가져다줬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공개가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보복 공격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보고 해외 주요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 조처를 내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말 세계 주요 지역의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에 대해 CIA 등 정보 당국과 공화당은 반발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 심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포로로 붙잡았으며 이들을 전장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안이 국제문제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인권법에 어긋나는 조직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기소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법정에서 채택 가능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CIA, 드릴 들고 빗자루로 성고문 위협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잔혹한 성고문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CIA의 ‘고문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1월 취임 사흘 만에 구금자에 대한 고문과 잔혹한 처우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EO)에 서명한 날로부터 5년여 만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이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공개하는 보고서에는 2000년 예멘에 정박한 미군 구축함 ‘콜’호에 폭탄 공격을 가했던 알카에다 간부 압델 라힘 알 나슈리가 전동 드릴로 위협당하고, 구금자 1명 이상이 빗자루로 성고문 위협을 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CIA는 또 구금자 1명 이상을 모의 처형으로 협박했으며 알카에다 핵심 조직원 아부 주바이다를 5일간 잠도 재우지 않고 연속 심문하는 등 허용된 심문기법을 극단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CIA의 테러 용의자 심문 내용이 담긴 6000쪽 분량의 기밀문서를 500여쪽으로 요약해 작성됐으며 가혹한 심문을 통해 비강압적인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주요 정보를 한 건도 획득하지 못했다는 게 요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무려 83차례나 물고문을 당한 주바이다는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내는데 결정적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CIA의 고문 직전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미 빈라덴의 행방을 알아냈다. 현재 미 법무부는 이런 가혹한 심문 방식을 두고 ‘고문’이라고 결론 내리지 않았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CIA 비밀수용소에서 벌어진 일을 설명하면서 고문이란 용어를 이미 사용했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세계 곳곳에서 반미 감정에 불이 붙고 미국의 시설이 공격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주말 전 세계의 주요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고문이 자행됐던 시기에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CNN에 출연해 CIA를 지원했다. 그는 “우리(조국)를 위해 CIA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이들은 애국자들”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헤이든과 조지 테닛 등 전 CIA 국장들은 최근 팀을 이뤄 부시 행정부 인사들을 접촉해 자신들의 결백을 호소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헤이든은 “보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적에게 악용될 수 있다”면서 “우리는 고문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역사를 방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CIA 고문보고서 공개 ‘하얀방의 공포’ 끔찍한 실태 ‘충격’

    CIA 고문보고서 공개 CIA 고문보고서 공개 ‘하얀방의 공포’ 끔찍한 실태 ‘충격’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로 인해 국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공관과 시설 등에 대한 보안과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고문 행위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고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CIA의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은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CIA 불법 고문의 대표격인 물고문의 일종 ‘워터보딩’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다양하게 변형돼 사용됐으며, 다양한 가혹행위 방법을 조합해 단순히 죽음의 공포를 주는 수준을 넘어서 정신 자체를 파괴하기도 한 잔혹상이 이 보고서에 그대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워터보딩’, 즉 대상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눕힌 다음 얼굴에 물을 붓는 행위는 대상자에게 더 고통을 주도록 다양하게 변형됐다. 고문 대상자가 얼굴로 떨어지는 물을 피하지 못하도록 고문 행위자가 대상자의 얼굴이나 턱을 압박한 것은 물론, 행위자가 손으로 대상자의 턱 주변에서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대상자의 입과 코가 실제로 물에 잠기는 상태로 만들기도 했다. CIA 자체 기준에서 최대 지속 시간으로 설정한 20분을 훌쩍 넘긴 30분 이상 계속해서 ‘워터보딩’을 가한 것은 물론, 특정한 대상자에게 적어도 183번의 ‘워터보딩’을 가한 경우도 있었다. 다른 비밀 수감 시설로 옮기겠다고 알리고서, 옮겨지면 더 가혹한 ‘워터보딩’을 당할 것이라는 협박 또한 빠지지 않았다. 고문 대상자의 신체에 강제로 물을 주입하는 행위도 이뤄졌다. 주로 대상자의 직장(直腸)으로 물을 주입했으며, 이 행위에 대해 CIA 관계자들은 대상자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는 효과적인 심문 방법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대상자의 정신적 고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감각 이탈’이라는 기법도 있었다.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포함해 고문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아내고 나서, 옷을 모두 벗기고 불편할 정도로 낮은 온도의 흰 방에 집어넣은 다음, 매우 밝은 조명을 방 안에 켜고 매우 큰 소리의 음악을 계속 듣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구타는 물론 손을 머리 위로 묶은 다음 매달기, 잠 안 재우기, 좁은 공간에 강제로 집어넣기 같은 가혹행위들도 행해졌는데 이런 행위들이 개별적으로 이뤄졌다기보다는 지속적으로 혼합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상자의 눈을 가린 채 총구를 대상자의 머리에 댄 뒤 대상자의 몸 가까운 곳에서 전동 드릴을 작동시키는 행위, 빗자루 손잡이를 성고문 도구로 쓰겠다고 협박한 행위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고문 행위자는 대상자가 7일 이상 잠들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었고, 한 대상자에게 길게는 17일 연속으로 고문이 이뤄지기도 했다. 고문 도중 숨진 사람도 물론 있었다. 2002년 11월 한 외국 비밀수감시설에서는 벽에 고정된 쇠사슬로 묶은 한 대상자를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눕게 한 뒤 ‘비협조적’이라고 판단될 때마다 대상자의 옷을 벗기는 방법을 사용했으나, 고문 둘째 날 이 대상자는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런데도, CIA와 많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기밀 정보를 특정 언론에 흘리는 수법 등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수의 테러 음모를 분쇄했다면서 일반 국민과 정치권을 호도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드러난 관행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보고서 공개를 환영하고 고문 금지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CIA의 가혹한 심문 기법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취임하자마자 고문을 금지한 이유이고, 이런 방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과거 관행’이 대부분 전임인 부시 대통령 시절 행해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과 관련한 보고를 임기 중 4년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 문서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강화된 심문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01∼2003년 사이 대통령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문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으며 미국에 악명만 가져다줬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공개가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보복 공격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보고 해외 주요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 조처를 내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말 세계 주요 지역의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에 대해 CIA 등 정보 당국과 공화당은 반발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 심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포로로 붙잡았으며 이들을 전장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안이 국제문제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인권법에 어긋나는 조직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기소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법정에서 채택 가능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CIA 고문보고서 공개 “빗자루로 성고문 위협”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CIA 고문보고서 공개 CIA 고문보고서 공개 “빗자루로 성고문 위협”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로 인해 국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외 공관과 시설 등에 대한 보안과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고문 행위가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고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비밀로 분류된 총 6800쪽 분량의 내용을 약 50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CIA의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적용한 이른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은 CIA가 백악관과 의회에 설명해온 것보다 훨씬 더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CIA 불법 고문의 대표격인 물고문의 일종 ‘워터보딩’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다양하게 변형돼 사용됐으며, 다양한 가혹행위 방법을 조합해 단순히 죽음의 공포를 주는 수준을 넘어서 정신 자체를 파괴하기도 한 잔혹상이 이 보고서에 그대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워터보딩’, 즉 대상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눕힌 다음 얼굴에 물을 붓는 행위는 대상자에게 더 고통을 주도록 다양하게 변형됐다. 고문 대상자가 얼굴로 떨어지는 물을 피하지 못하도록 고문 행위자가 대상자의 얼굴이나 턱을 압박한 것은 물론, 행위자가 손으로 대상자의 턱 주변에서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대상자의 입과 코가 실제로 물에 잠기는 상태로 만들기도 했다. CIA 자체 기준에서 최대 지속 시간으로 설정한 20분을 훌쩍 넘긴 30분 이상 계속해서 ‘워터보딩’을 가한 것은 물론, 특정한 대상자에게 적어도 183번의 ‘워터보딩’을 가한 경우도 있었다. 다른 비밀 수감 시설로 옮기겠다고 알리고서, 옮겨지면 더 가혹한 ‘워터보딩’을 당할 것이라는 협박 또한 빠지지 않았다. 고문 대상자의 신체에 강제로 물을 주입하는 행위도 이뤄졌다. 주로 대상자의 직장(直腸)으로 물을 주입했으며, 이 행위에 대해 CIA 관계자들은 대상자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는 효과적인 심문 방법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대상자의 정신적 고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감각 이탈’이라는 기법도 있었다.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포함해 고문 대상자의 모든 체모를 깎아내고 나서, 옷을 모두 벗기고 불편할 정도로 낮은 온도의 흰 방에 집어넣은 다음, 매우 밝은 조명을 방 안에 켜고 매우 큰 소리의 음악을 계속 듣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구타는 물론 손을 머리 위로 묶은 다음 매달기, 잠 안 재우기, 좁은 공간에 강제로 집어넣기 같은 가혹행위들도 행해졌는데 이런 행위들이 개별적으로 이뤄졌다기보다는 지속적으로 혼합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상자의 눈을 가린 채 총구를 대상자의 머리에 댄 뒤 대상자의 몸 가까운 곳에서 전동 드릴을 작동시키는 행위, 빗자루 손잡이를 성고문 도구로 쓰겠다고 협박한 행위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고문 행위자는 대상자가 7일 이상 잠들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었고, 한 대상자에게 길게는 17일 연속으로 고문이 이뤄지기도 했다. 고문 도중 숨진 사람도 물론 있었다. 2002년 11월 한 외국 비밀수감시설에서는 벽에 고정된 쇠사슬로 묶은 한 대상자를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눕게 한 뒤 ‘비협조적’이라고 판단될 때마다 대상자의 옷을 벗기는 방법을 사용했으나, 고문 둘째 날 이 대상자는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런데도, CIA와 많은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기밀 정보를 특정 언론에 흘리는 수법 등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수의 테러 음모를 분쇄했다면서 일반 국민과 정치권을 호도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드러난 관행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들은 고문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보고서 공개를 환영하고 고문 금지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CIA의 가혹한 심문 기법은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취임하자마자 고문을 금지한 이유이고, 이런 방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과거 관행’이 대부분 전임인 부시 대통령 시절 행해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과 관련한 보고를 임기 중 4년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 문서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강화된 심문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01∼2003년 사이 대통령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문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으며 미국에 악명만 가져다줬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공개가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보복 공격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고 보고 해외 주요 공관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 조처를 내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말 세계 주요 지역의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높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에 대해 CIA 등 정보 당국과 공화당은 반발했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조사 기법이 테러 위협을 막고 실제 공격 음모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검토한 바로는 혹독한 조사를 통해 실제 테러 계획을 좌절시키고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미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 심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포로로 붙잡았으며 이들을 전장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CIA의 이런 조사 방식이 주요 테러 용의자를 잡고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안이 국제문제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벤 에머슨 유엔 대테러·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 인권법에 어긋나는 조직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미국 정부는 고문에 책임이 있는 CIA 및 정부 관리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기소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법정에서 채택 가능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종필 관악구청장 대학동에서 골목길 청소…소통 행정 위해 지난 3월부터 순회청소

    유종필 관악구청장 대학동에서 골목길 청소…소통 행정 위해 지난 3월부터 순회청소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빗자루를 잡았다. 유 구청장은 27일 대학동에서 열린 ‘동 순회 청소’에 참석해 주민들과 함께 동네 청소에 나섰다. 동 순회 청소는 매주 목요일 아침 각 동을 순회하며 구청장이 주민들과 함께 청소하는 날이다. 지난 3월 6일 신림동에서 시작된 순회청소가 이날 대학동에서 마무리됐다.  이날 새벽 주민들보다 이른 시간에 나온 유종필 구청장은 주민들을 반갑게 맞으며 지역민들로 구성된 자율청소봉사단과 함께 한 시간여 골목길 곳곳 동네 청소를 했다.  유 구청장은 평소 ‘우문현답’(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강조하며 현장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21개 동 주민센터를 찾아가 ‘목요일마다 동장이 되는 구청장’을 운영했고, 경로당, 자치회관부터 대형공사장까지 민원현장에서 주민과의 소통행정을 이어가고 있다. 청소행정도 이른 새벽 주민과 대면하고 대화하기 위한 소통행정의 하나다.  유 구청장은 “쓰레기는 치워도 치워도 또 생긴다”면서 “주민들로 구성된 자율청소봉사단이 마을을 깨끗이 하기 위해 애쓰지만 내 집, 내 점포 앞은 항상 주민들 스스로 깨끗이 치우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수백만 마리 무당벌레 침공당한 루마니아 ‘경악’

    수백만 마리 무당벌레 침공당한 루마니아 ‘경악’

    수백만 마리의 무당벌레가 루마니아의 한 마을을 침공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미러는 루마니아 서부 리포바(Lipova)의 한 마을이 수백만 마리 무당벌레의 습격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가정집 베란다에 즐비한 무당벌레의 모습이 보인다. 여주인이 내부로 들어가는 커튼을 젖히자 새까맣게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무당벌레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무당벌레의 피해는 외부만이 아니다. 집 안쪽으로 들어가자 카펫 위에 쌓여있는 엄 청난 수의 무당벌레들이 보인다. 여주인이 한 움큼의 살아있는 무당벌레를 들어 카메라 앞에 들어보인다. 빗자루로 쓸어 담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무당벌레의 피해를 당한 아리나 데카(50)는 “몇 분 동안 내 방 창문이 열려 있었으며 내가 문을 닫으려고 했을 땐, 이미 방 안에 수많은 무당벌레가 들어와 있었다”면서 “빗자루를 이용해 수만 마리의 무당벌레를 쓸어담아 보았지만 외부에서 점점 더 많은 벌레들이 들어와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리포바 미르시아 지치시(57) 시장은 “근래에 무당벌레가 무언가 하기에 좋은 20~22도의 매우 따뜻한 날씨였다”면서 “공무원들이 살충제를 뿌려보았지만 무당벌레의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생물학자 미하이 파스쿠(44)는 “무당벌레가 좋아하는 진딧물 증가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 같다”면서 “최근 내린 비의 영향으로 진딧물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겨울이 온화할 경우, 내년엔 더 큰 피해가 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사진·영상= Mirror / YouTube WebTV15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맥도날드서 남자 손님에 난동부린 흑인 여성들, 왜?

    맥도날드서 남자 손님에 난동부린 흑인 여성들, 왜?

    점심시간에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아와 아침메뉴를 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소란을 피우는 여성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 등 외신들은 오후 1시에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의 한 맥도날드 매장을 찾은 흑인 여성 두명이 아침 메뉴를 먹을 수 없다는 이유로 다른 손님들에게 폭행을 가하며 난동을 부렸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아침 메뉴를 먹을 수 없다는 사실에 화난 흑인 여성들이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남성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싸움은 점점 커져 흑인 여성들과 남성이 상대에게 테이블과 의자를 집어 던진다. 여성들은 이뿐만 아니라 남성의 머리에 빗자루를 무차별적으로 휘두르기도 한다. 이들의 소란 행위에 패스트푸드 매장은 난장판이 된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글이 따로 없네”, “아침 메뉴를 그렇게까지 먹고 싶나?”라는 등의 댓글을 남기며 흑인 여성들의 행동을 비꼬고 있다. 사진·영상=NationalNewsChannel/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美 법무장관에 첫 흑인 여성

    美 법무장관에 첫 흑인 여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로레타 린치(55) 뉴욕 동부지구 연방검사장을 새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린치 검사장이 의회 인준을 통과하면 지난 9월 사임한 첫 흑인 법무장관 에릭 홀더에 이은 최초의 흑인 여성 법무장관이 된다. 여성 법무장관으로는 1993~2001년 재임한 재닛 리노 이후 두 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린치 검사장은 약 30년간 검사로 재직하면서 테러 조직 소탕, 금융 사기 적발 등 강인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평가하며 “그를 후임 법무장관으로 내정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린치 내정자는 이날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어떻게 미국인들을 보호할지 가장 먼저 생각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린치 내정자가 이름을 알린 건 1997년 아이티 이민자 출신 애브너 루이마의 성고문 사건 이후다. 당시 뉴욕 경찰관 저스틴 볼페는 자신에게 주먹질한 것으로 오해하고 루이마를 연행해 빗자루 손잡이를 항문에 집어넣고 구타했다. 사건을 맡았던 린치 내정자는 흑인들의 분노가 거센 가운데서도 “인종에 따른 국민투표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침착함을 유지했다. 검찰 측은 최고형을 구형했고, 볼페는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흑인에 대한 경찰 폭력의 상징이자, 인종 갈등 해결에 앞장선 의미를 띠게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법정에서 속기사로 오해받을 만큼 평생 흑인 여성에 대한 편견과 싸워 온 인물이기도 하다. 홀더 전 장관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없어 논란이 적은 지명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조속한 인준을 바라는 백악관과 달리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새 의회가 꾸려지는 내년 초로 인준 절차를 미루자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일광욕 중인 반라 여성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드론

    일광욕 중인 반라 여성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드론

    옥상에서 토플리스(topless: 반라)의 상태로 일광욕 중인 여성을 방해하는 드론의 영상이 화제다. 지난 18일 유튜브에 올라온 34초의 영상에는 미국의 힙합가수 프로 라이다(Flo Rida)의 ‘로우’(Low) 음악에 맞춰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편집된 드론이 촬영한 모습이 담겨 있다. 외국의 한 아파트를 드론이 상승하며 찍는다. 드론이 상공에 올라 옥상 위를 비추자 반라 상태로 일광욕을 즐기는 여성이 누워 있다. 한가로이 즐기는 일광욕을 방해하자 여성이 타올로 가슴을 가린 채 도망간다. 잠시 뒤, 여성이 빗자루를 들고 나와 드론을 향해 휘젓는다. 드론이 여성의 공격을 피해 하늘로 올라간다. 사진·영상= Break Franc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빗자루 든 모디 총리 “깨끗한 인도는 간디의 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불결한 인도’의 이미지를 5년 내에 ‘깨끗한 인도’로 바꾸겠다며 빗자루를 들었다. 모디 총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이자 국경일인 2일 빗자루를 들고 환경미화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발미키 바스티 지역으로 가 도로를 쓸었다. 이후 뉴델리 도심 인디아게이트 부근에서 열린 ‘청정 인도 운동’ 출범식에 참석한 그는 “깨끗한 인도는 간디의 꿈”이라며 간디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청정 인도’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그는 자국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이 화성궤도에 진입한 것을 언급하며 “화성에도 갔는데 거리에 나와 청소를 못하겠느냐”며 국민적 참여를 호소했다. 이어 “청소가 미화원들만의 일이고 우리의 임무는 아니냐”며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청소는 하층민들이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있는 인도에서 카스트 철폐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디 총리는 캠페인 성공을 위해 최근 유행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식 참여도 유도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지인 3명에게 루게릭 환자를 위한 기부나 얼음물 샤워를 하도록 권하는 식으로 참여를 확산한 것처럼 그는 영화배우 살만 칸, 크리켓 영웅 사친 텐둘카르 등 9명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이들에게 공공장소에서 청소를 한 뒤 또 다른 9명을 지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인도 전역에서는 휴일임에도 300만 명의 공무원이 나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겠다”는 등의 ‘청정 서약’을 하고 청소에 동참했다. 학생들도 두 시간씩 학교를 청소했다. 뉴델리 주민 라주 야다브(32)는 “인도에서는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총리가 솔선해서 비질하는 모습은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간디 뵙는 모디, 인도 공무원에 “휴일에 대청소하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이자 국경일인 2일 모든 공무원들에게 사실상의 총동원령을 내렸다. 집에서 빈둥대지 말고 사무실로 나와 화장실을 비롯한 건물 구석구석을 쓸고 닦도록 한 것이다. 이번 지시는 간디의 생일을 맞아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대청소 캠페인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모디 총리 본인도 더럽기로 유명한 뉴델리 시내에 직접 빗자루를 들고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휴일임에도 쉬지 못하게 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자율적으로 하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강심장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모디 총리는 지난 5월 취임 이래 특유의 관료주의로 악명이 높은 공무원 집단의 근무 기강을 바로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전 9시까지 반드시 출근하도록 한 것은 물론 사무실 기습 방문도 수시로 실시한다. 총리실의 이번 지시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국경일임에도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에 아이들이 잔뜩 화가 났다”고 불평했다. 그는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정시에 출근해 늦게까지 일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 됐다. 그런데 이제는 빗자루까지 들라고 한다”며 입을 내밀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카스트 제도가 여전한 인도에서 청소는 하층민이 하는 일인데 이번 지시가 카스트 철폐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인식에서다. 전력부 소속의 한 공무원은 “이런 대청소 운동은 전례가 없었다”면서 “비질은 직업에 귀천이 없으며 누구나 본인의 쓰레기는 직접 치워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의 이번 지시에는 바닥에서 지린내가 나고 벽에는 침이 말라붙어 있는 등 목불인견인 정부 건물을 조금이나마 깨끗하게 하자는 취지도 반영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윤 일병 폭행치사 사건’, ‘관심병사 2명 동반 자살 사건’ 등 군대 내 폭력 사망 사건이 연속 일어나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제 막 군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나 그 부모들에게 군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방의 의무가 아니라 폭력과 죽음의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학교에서 20여년 교육하다 보니 교육의 차원에서 보면, 이런 군대 내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니 안타깝고 참담하다. 물론 군대 내 폭력 사망 사건이 최근에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예전에도 있었지만 요즘 들어서 빈번히 일어나는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을 분석하기 이전에 요즘 젊은 세대들의 특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 예전 교육이 ‘여럿이 함께’를 강조하는 교육이었다면, 요즘은 서양 교육의 영향을 받아 ‘개성적으로 혼자’를 강조하는 교육이 일반화되고 있다. 학생이 ‘이해되고 설득’되지 않으면 안 하는 것을 강제로 시킬 수는 없다. 가정에서 아버지가 늦잠 자는 자녀를, 학교에서 선생님이 숙제 안하고 교칙을 어기는 학생을, 군대에서 지휘관이나 선임병이 단체생활에 규율을 강제할 수는 없다. 이미 가정에서 아버지의 강제하는 교육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강제하는 교육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군대내에서는 여전히 강제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첫째는 가정교육은 많이 인격 존중의 교육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자식이 많았고 형제들간에 방을 같이 쓰면서 먹을 것을 나눠 먹으면서 단체 생활의 윤리를 터득했다. 아버지는 권위가 있었고 아버지를 중심으로, 아버지가 없는 집은 큰형님을 중심으로 잘못에 대해 꾸중을 듣거나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자녀들은 서로 배려하고 협동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요즘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권위가 실추되고 형제가 없다보니 잘못에 대해 꾸중을 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어머니의 감싸주는 교육으로 배려와 협동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면서 자란다. 둘째는 학교교육이 많이 인격 존중의 교육으로 변했다. 최근 학교교육은 밖에서 잘 알 수 없겠지만 매우 급격히 바뀌었다. 최근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하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각급 학교에 지시하여 교사들의 학생 체벌을 전면 금지시켰다. 학생들은 더욱 자유분방해졌고 학교에서 숙제를 내줘도 안 하면 어찌할 수 없다. 이를 보다 참지못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플라스틱 빗자루로 때리다가 동영상이 유출되어 국민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그 이후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교사들의 폭력사건이 점차 사라지고 학생들간에 폭력 사건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지만 각종 폭력 예방 대책으로 학교폭력이 완화되어가는 실정이다. 셋째는 그럼에도 군대내 폭력 근절 대책은 변하지 않고 적극적이지 못하다. 물론 예전에도 군대내 폭력은 가해 병사들을 처벌하고 그 지휘관에는 파면조치를 하기까지 했다. 그러다보니 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감추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폭력 예방교육을 시키지만 형식적이어서 실제 군대내 폭력을 줄이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 예전에는 지휘관이나 선임병의 폭력적 부당한 지시에도 ‘이것이 군대생활이구나.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고 견뎌냈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이해와 설득’되지 않는 부당함에는 절대 복종하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 복종은 비굴함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군대내 폭력문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내 폭력문제 해결방안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현재 학교내에서 교사들은 절대로 체벌을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숙제를 안 하면 최하 점수를 주고 생활규정을 어겼을 경우 벌점을 주는 정도이며, 수시로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통해 학교폭력을 줄여나가고 있다. 학생의 잘못이 있어도 당장에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생각보다는 좀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여유있게 대처하여 강제적 폭력을 피하고 있다. 교사의 강제적 통제가 없어지자 수업 진행이 어렵기도 하고 생활지도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학생들간에는 학교 폭력이 더욱 늘어나 초등학교에는 학교보안관, 중•고등학교에는 지킴이가 있고, 학교 담당 경찰관이 배치되어 1달에 1시간 이상 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학교내 폭력 사건에 대해 수시로 보고해야 하고 경미한 사건에도 경찰이 직접 개입하고 보고 체제가 미흡시에는 담임교사와 생활지도부장이 지적을 받는다. 나름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부심하지만 그럼에도 더러 뚫려있는 구멍으로 사고가 일어난다. 학교에서 폭력 근절에 대한 노력에 비해 군대내에 폭력 근절 대책에 큰 변화가 없어 미비해 보인다. 학교에서 뚫린 구멍으로 지도되지 못한 젊은이들이 군입대하거나 한 번도 체벌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체벌을 당한다면 군대내 폭력은 더 큰 사건을 유발한다. 왜냐하면 병사들은 학생들과는 달리 총과 수류탄이란 무기가 손에 들려 있기 때문이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 그 원한이 어느 특정 병사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부대내 모두에게 향한다. 그러니 집단따돌림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어도 총을 맞아 죽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은 그 집단 전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돌봐야 한다. 가정교육의 변화로 학생들의 자유분방한 행동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학교폭력에서 세심한 지도를 받지 못하고 처벌 위주의 지도를 받았다면 이들은 2~3년 후 군대내 폭력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학교내 집단 따돌림과 자살 사건으로 학교내 폭력 근절 대책을 위해 인력을 배치하고, 각종 교육 및 보고 체제를 갖추고, 작은 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그 학교에 소속한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적극 대처하였듯이 이제는 군대내로 시선을 집약할 때이다. 변화된 젊은이들의 사고에 효과적인 대책을 빨리 강구하지 않으면 더 가슴 아픈 일들을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폭력사건을 많이 적발하여 근절시키는 지휘관에게 상을 주는 것도 좋고, 폭력 사건이 일어난 부대의 지휘관에게는 제제 조치를 단호히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군대내에도 지휘관에게만 책임지울 것이 아니라 학교처럼 지킴이가 투입되어야 하고 상담사가 배치되어야 한다. 담당 헌병제가 배치되고 지휘관은 당분간 매일 보고 체계를 갖춰야 한다. 군대내 집단따돌림과 폭력을 예방한다고 병사들에게 휴대폰을 사용하게 한다는 논리는 폭력보다 더 큰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앞으로 점차 전문 직업 군인을 늘리고 사병을 줄여나가는 정책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병의 경우 군생활 동안 대학 학비를 벌 수 있도록 해서 사명 의식이 투철한 청년으로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군대내 군기 확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져 선임병과 후임병간에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유사시 전쟁이 일어나면 내 목숨을 살려줄 수 있는 사람이 지휘관보다 항상 곁에 있는 선임병 또는 후임병이 아닌가.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추석 선물 특집] 애경-먼로와 샴푸하면 빗자루 머리카락 끝!

    [추석 선물 특집] 애경-먼로와 샴푸하면 빗자루 머리카락 끝!

    명절 생활용품 선물세트는 뻔하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애경은 지난 설에 이어 올 추석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 등의 이미지를 선물세트에 입혔다. 실속 있는 가격에도 받는 사람의 연령과 취향을 고려하는 소비 경향을 반영한 디자인 차별화 전략이다. 특히 국제비영리단체인 WIT(Whatever It Takes)와 오드리헵번재단과 협업한 케라시스 오드리 헵번 에디션이 눈에 띈다. 이 제품은 나눔의 아이콘 헵번의 매력을 그대로 제품에 담았다. 이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1만원대다. 수익금 일부는 헵번 어린이펀드와 나무 심는 소셜벤처기업 트리플래닛에 기부된다. 먼로의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했던 설 선물세트와 달리 이번 추석에 선보이는 케라시스 마릴린 먼로 리미티드 에디션 1호는 먼로의 흑백이미지를 활용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 가격은 9000원대. 이 밖에도 이수동 화백의 ‘사랑이 만드는 천 가지 이야기’ 그림을 입히고 강병인 작가의 캘리그래피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를 새긴 나눔 종합선물세트 제품들도 있다. 9000원에서 4만원대까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디자인 콘셉트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일반 종합세트보다 20% 이상 높다”면서 “소비자의 가계 부담을 고려해 가격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9)복숭아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9)복숭아

    최근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복숭아가 이달 들어 과일 판매 순위에서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복숭아가 예년보다 열대야가 적어 선선한 올여름 날씨 덕분에 시원한 수박을 밀어낸 것이다. 무릉도원의 꽃과 불로장생의 과일로 잘 알려진 복숭아는 장미과에 속하는 온대 낙엽과수로 원산지는 중국 황허와 양쯔 강 유역이며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재배돼 온 것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다. 복숭아는 크게 먹는 과일(생식용)과 꽃복숭아(관상용)로 구분하는데 과실이나 꽃의 모양, 과육의 색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과실 표면의 털을 기준으로 할 때는 털이 있는 털복숭아와 털이 없는 천도로 구분되며 과육의 색에 따라서는 일반적으로 백육(白肉)과 황육(黃肉)으로 나뉘는데 과육에 붉은 색소가 많은 혈도(血桃)도 있다. 꽃복숭아는 나무의 모양이나 꽃잎 색에 따라 구분한다. 나무 모양에 따라서는 빗자루 모양인 것, 가지가 늘어지는 것, 키가 작은 것으로 나뉘고 꽃잎 색에 따라서는 흰색, 분홍색, 붉은색으로 분류되며 천엽백도, 홍도, 삼색도 등이 있다. 복숭아는 수박과 함께 복날에 먹는 대표적인 여름 과일로, 과즙이 많고 향긋하며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져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품종별로 맛이 다양해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고 꼭지 반대쪽으로 갈수록 당도가 높다. 백도는 과일이 흰색이고 무른 편이어서 입에서 살살 녹는 느낌을 준다. 단맛이 강해 주로 꽃복숭아보다는 먹는 과일로 재배하는데 국내 품종의 70%를 차지한다. 과일이 노란색인 황도는 육질이 단단해서 과거에는 주로 통조림 등 가공용으로 썼지만 현재는 먹는 과일로 다른 복숭아보다 늦게 출하된다. 털이 없는 천도는 보통 노란색이고 단단하며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신맛이 강하다. 복숭아는 수확한 뒤에 점차 물러지면서 당도와 향이 증가하고 산 함량은 떨어져 맛이 더 좋아진다. 다만 복숭아를 냉장고에 오랫동안 넣어 두면 껍질 안 과일이 갈색으로 변하고 맛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를 저온장해라고 한다. 냉장 보관하면 맛이 떨어지는 이유는 저온에서 복숭아의 포도당은 증가하지만 자당과 과당이 줄어들어 단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복숭아를 맛있게 먹으려면 평소에 상온에 뒀다가 먹기 1시간 전쯤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복숭아는 여름 더위를 이기는 데 필요한 영양 성분이 가득한 제철 과일이다. 비타민 A와 C가 많이 들어 있고 유기산이 풍부해 달콤한 맛과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매력이다. 비타민 A의 함량은 황도, 천도, 백도 순으로 높다. 만성피로증후군 개선, 간 해독, 항체 생성을 촉진하는 유기산인 아스파르트산도 들어 있다. 인, 마그네슘, 칼슘, 셀레늄, 망간, 구리, 아연 등 미네랄도 골고루 함유돼 있다. 특히 여름철에 우리 몸에서 땀으로 빠져나가기 쉬운 칼륨과 수분의 함량이 높아 피로 해소와 식욕 증진에 좋은 과일이다. 복숭아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의 함량이 높은데 펙틴은 장 안에 있는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가 있어 대장암, 변비, 당뇨병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고 포만감을 높여 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안성맞춤이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도 많이 들어 있어 노화를 예방하고 온몸에 피가 잘 흐르게 도와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에서 들어온 품종, 국내 육성종 등이 섞여 다양한 종류의 복숭아가 재배되고 있다. 일본 품종의 경우는 백도, 창방조생, 가납암백도 등의 백도 계열과 찌요마루, 용택골드 등의 황도 계열이 많이 재배된다. 미국 품종으로는 암킹, 선프레, 선광 등 천도가 많다. 농촌진흥청은 1963년부터 복숭아 품종을 개량하기 시작해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농민들에게 보급했고 현재까지 유명, 천홍, 진미, 수미 등 13품종을 육성했다. 농가에서 많이 재배하는 품종은 미백도, 월봉조생, 장호원황도 등이다. ‘햇사레’는 경기 이천시와 충북 음성군 6개 조합이 결성한 복숭아 상표로 과일뿐만 아니라 모든 농산물 브랜드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02년 2000여 복숭아 농가가 모여서 만든 햇사레는 2009년 54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하는 등 단일 품목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농산물 브랜드다. 설문조사 결과 서울 시민의 70%가 안다고 대답했을 정도로 인지도도 높아 햇사레의 브랜드 가치만 95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촌진흥청 과수과 농업연구사 권정현 문의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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