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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소식] 전남도청 일대-국립 아시아문호전당 2010년 웅자 드러내

    [고향소식] 전남도청 일대-국립 아시아문호전당 2010년 웅자 드러내

    광주시가 직할시로 승격된 1987년까지 광주·전남의 행정 및 교육·상업의 중심지였던 동구 광산동 전남도청 일대의 지도가 통째로 바뀐다. 도청 건물의 일부가 없어지고, 그 주변의 양영학원·대성학원 등 대표적 빌딩들이 차례로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문화관광부가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도청 건물을 포함, 주변 3만 5000평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건립키로 하고, 최근 편입토지 매수작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오는 12월쯤에는 대대적인 착공식과 함께 주변 건물 철거에 나선다.5·18 사적으로 지정된 도청 본관 건물과 민원실,80년대 민주화를 외쳤던 도청앞 분수대만 그대로 남는다. 그밖에 전남경찰청 건물이나 건너편 상무관(5·18당시 시신이 안치됐던 곳), 농협전남지역본부 건물 등은 철거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연면적 7만 6984평 규모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선다. 초현대식으로 건립될 문화전당에는 아시아문화교류센터, 아시아문화원, 아시아 아트플렉스, 어린이 지식박물관, 부대시설 등이 기능별로 8개 건물군으로 나뉘어 배치된다. 설계는 국제공모를 통해 올말까지 결정한다. 문화전당으로부터 북동쪽으로는 ‘광주 예술의 거리’가 이어지고, 정북 방향은 금남로와 맞닿는다. 북서쪽으로는 조만간 아케이드 방식으로 새롭게 꾸며질 충장로와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오는 10월 전남도청이 남악신도시로 이전해도 도심 공동화는 피할 수 있다. 오히려 새로운 문화전당에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부수효과로 도심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 문화부와 광주시는 아시아문화전당을 시외곽 5개 지역별 시설과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구지역에는 어린이 교육문화 파크와 교육문화 견본 타운이, 남구에는 아시아 전승놀이 테마파크와 환경생태 주거타운이, 북구에는 미디어센터가, 광산구에는 농경문화 테마파크 등이 각각 분산 배치돼 시내 전체 도시계획 밑그림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부가 2004∼2023년에 모두 2조원(국비 1조원, 시비·민자 각 50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인프라로 5·18 30주년인 오는 2010년 5월18일 개관될 예정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Love & Wedding] 박준형·김지혜 커플 3일 화촉

    [Love & Wedding] 박준형·김지혜 커플 3일 화촉

    “결혼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신문 기사들 덕분에 진짜 결혼을 하네요. 헤헤” 이봉원-박미선 커플 이후 12년 만에 ‘개그 부부’가 탄생한다. 주인공은 ‘갈갈이’ 박준형(31)과 ‘하니’ 김지혜(26). 이들 커플은 새달 3일 오후 5시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화촉을 밝힌다. 주례는 “생애 처음”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중견 코미디언 임하룡이 맡는다. 피로연에서는 후배들이 마련하는 개인기 무대가 꾸려져 ‘웃기는’ 결혼식이 될 전망이다. 2003년 KBS ‘개그콘서트’에 나란히 출연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한 이들은 1년 동안 몰래 데이트를 하다, 지난해 6월 공식적으로 연인임을 선언했다. “완전히 세뇌당했어요. 호호”(김지혜) 어떤 특별한 프러포즈가 있었을까. 처음에는 무덤덤한 박준형에게 투정을 부렸더니,“스무번도 더 해줄게!”라는 장담이 돌아왔다고. 가벼운 채팅 사랑 고백으로 시작한 박준형의 프러포즈 릴레이는 스키장에서의 통기타 공연(?),63빌딩 엘레베이터 안에서의 결혼 신청, 대학로 공연장에서 케이크, 장미 꽃다발, 반지를 건네는 5번째 돌발 프러포즈로 결국 김지혜를 감동시키고 말았다. “결혼하고 나서도 나머지 15번의 프러포즈를 해줄게∼. 하하”(박준형)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5) 한국 최고의 예언가 도선과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5) 한국 최고의 예언가 도선과 정감록

    ‘정감록’엔 ‘도선비결’(道詵 訣)이 포함돼 있다. 한국 풍수지리설의 원조로 평가받는 신라말의 선승(禪僧) 도선의 저작이란 이야기인데, 도선(827∼898)의 스승이라는 중국 당나라의 고승 일행(一行)이 한국의 미래를 예언하는 형식이다. “임진년에 섬 오랑캐가 나라를 좀 먹으면 송백(松栢)에 의지하라. 병자년에 북쪽 오랑캐가 나라 안에 들끓으면 산도 불리하고 물도 불리하다. 궁궁(弓弓)이 이롭도다.” ‘정감록’ 곳곳에 나오는 주장이 ‘도선비결’에도 그대로 나온다. 정씨가 세 이웃의 도움을 받아 세 아들과 함께 계룡산(鷄龍山)에 도읍한다는 내용도 ‘도선비결’에서 발견된다. 요컨대 고승 도선이 이미 9세기에 조선왕조의 멸망과 정씨의 계룡산 도읍을 예언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와 ‘고려사’에 따르면 도선은 고려왕조의 등장을 정확히 예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정감록에 실린 ‘도선비결’에는 고려에 관한 예언이 한 줄도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조선왕조와 정씨왕조의 계승만 언급되어 있다. 과연 ‘도선비결’을 도선이 직접 저술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선은 누구기에 사후 1000 년이 지난 다음에도 정감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예언서의 저자로 논의되는지가 문득 궁금해진다. 예언가 도선의 정체를 알아 보고, 그가 보급한 풍수지리설이 국운의 예언에 관여하게 된 역사적 과정을 조사해 보자. ●신라 말 풍수지리설은 예언의 중심으로 떠올라 도선은 출생부터 남달랐다고 한다. 조선 세종 때 채집된 민간의 전설에 따르면, 도선은 하늘이 점지한 아이였다. 이야기는 영암에 사는 최씨의 밭에 열린 오이에서 시작된다. 문제의 오이는 길이가 한 자를 넘어 보는 사람마다 신기하게 여겼다는데 하루는 최씨의 딸이 그 오이를 몰래 따먹었다. 그러자 저절로 태기가 있어 아들을 낳게 되었다. 최씨는 아비 없는 자식을 낳았다며 딸을 꾸짖고 아이를 대숲에 버려 두었다. 여러 날 뒤 딸이 대숲에 가서 살펴 보니 비둘기가 날개로 아이를 감싸주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신기하게 여겼고 딸은 아이를 데려다 길렀다. 아이는 장성하자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는데 이름을 도선(道詵)이라 하였다고 한다(세종실록지리지, 전라도 나주목 영암군). 아이를 비둘기가 날개로 감싸주었다는 대목은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설화를 연상하게 한다. 물론 주몽과 다른 점도 있다. 이를 테면 주몽이 하늘의 손자라면 도선은 땅의 손자다. 오이는 땅의 기운이 열매 맺힌 것이라 땅의 아들로 봐야 하며, 그것도 매우 큰 오이라 하였으므로, 보통 아들은 아닌 것이다. 이를 테면 땅 임금의 손자나 다름없는 도선은 태어날 때부터 세상에서 제일가는 지관(地官)이 되게끔 예정되어 있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이 설화라는 것은 후대에 지어낸 이야기가 분명하다. 그러나 그만큼 도선이 지관으로서 명성이 유별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역사상 도선이 예언가로 처음 등장하는 것은 그가 쉰 살쯤 되던 서기 876년께였다. 당시 신라는 내란기였고 민생은 도탄에 빠져 있었다. 도선은 하늘의 명을 받아 송악군으로 갔는데 마침 왕건의 아버지 융건이 집을 짓고 있었다. 도선은 집을 다시 고쳐 지으라며 왕건의 출생을 예언했다. 그리고는 한 권의 책을 건네주면서 훗날 왕건이 장성하면 이 책을 꼭 전하라고 부탁하였다. 때가 되어 왕건은 그 책을 펼쳐보았고 자신이 천명을 받아 왕이 될 줄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은 고려 전기에 최유청이 쓴 도선의 비문에 자세히 나와 있다(先覺國師 證聖慧燈 塔碑). 정리하면, 도선은 왕건의 출생과 고려 건국을 정확히 예언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도선의 예언은 한국 고대의 예언과는 색다른 방식에 근거했다. 고대의 예언은 해, 달, 별 등 천체의 움직임이나 동물, 식물의 변화를 통해 앞일을 내다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도선은 그런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한 가지 새로운 요소를 부각시켰다. 바로 풍수지리설이었다. 왕건의 아버지에게 집을 고쳐 지으라 했을 때 그가 한 말이 흥미롭다.“이곳은 지맥이 임방(壬方)인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수모(水母)의 나무를 줄기로 삼다가 말머리 명당에서 그칩니다. 그러므로 그대 또한 물의 운명이군요. 마땅히 물의 대수(大數)에 따라서 집을 지어야 합니다.36구라야 천지의 대수에 부응하겠고, 그러면 내년에 반드시 성자(聖子)를 낳게 됩니다. 부디 아이의 이름을 왕건이라 하십시오.” 도선의 이 말은 ‘고려사’ 세계(世系)에 실려 있다. 단 몇 줄밖에 안 되는 간단한 내용이지만 거기서 우리는 도선의 사상적 근원을 뚜렷이 알 수 있다. 그는 풍수지리설에 음양오행설을 단단히 결합시켰던 것이다. 집터의 성격을 물(水)로 읽었고, 주인의 운명도 그와 똑같은 것으로 본 것이 그 증거다. 더욱이 주인이 살 건물까지도 물이 되어야 한다면서 36칸 집으로 고쳐짓기를 요구했다. 오행설에서는 물을 1 또는 6으로 본다. 그 가운데 1은 작은 물,6은 큰물이다. 따라서 큰물의 조합은 6에 6을 곱한 36이 되므로 ‘36구’설을 폈던 것이다. 도선은 그 명당 기운을 살리려면 집도 터의 성격에 맞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성자’ 즉, 미래의 임금을 아들로 얻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도선은 왕건 집안이 살던 송악과는 무관한 사람이었다. 그는 선종(禪宗)의 일파인 지리산 동리산의 혜철(慧澈) 스님의 제자로 전남 광양의 옥룡사(玉龍寺)에 오랫동안 주석했다. 줄곧 거기 머물다가 후백제가 건국된 지 7년 만인 898년에 입적하였다. 궁예의 태봉이 건국되기 3년 전이었다. 따라서 당시의 세력 판도를 기준으로 보면 도선은 견훤의 세력권 내에 있었다. 그는 평생 견훤과 어떠한 마찰도 없었다. 그런 도선이 정말 왕건의 가문과 밀접한 관계였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도선은 왕건가문보다 견훤과 밀접한 관계 도선의 행적에 관한 ‘고려사’의 기록은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말이다. 또 다른 예로 ‘고려사’는 도선이 중국에 유학해 일행에게 풍수지리를 배웠다고 했지만 그것은 명백한 오류다. 도선은 중국에 유학한 적이 없었다. 참고로, 도선의 스승 혜철과 제자 경보(慶甫,868∼948) 두 사람은 유학했다. 왕건 가문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것은 다름 아닌 경보였다. 그는 후백제가 망하기 직전에 고려태조와 접촉하였다. 그럼 그 때까지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도선이든 그 제자인 경보든 후백제를 위해 봉사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당대 최고의 지관이었던 그들을 후백제의 왕 견훤이 가만히 내버려뒀을 리가 없다. 만일 경보가 오래 전부터 왕건을 추종했다면 후백제 영토 안에서 살아남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어쨌거나 분명한 사실은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하던 무렵부터 도선의 제자들이 고려왕조에 봉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도선과 고려 왕실의 관계는 차츰 윤색되기 시작했다. 도선 일파가 지관으로서 워낙 이름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밖에도 통일신라 말기 또는 후삼국 시기에는 이름난 지관들이 상당수 있었다. 역사책에 이름이 기록된 신라의 감간(監干) 팔원(八元)은 좋은 예다. 팔원은 왕건의 조상 강충을 찾아가 “군(郡)을 산의 남쪽으로 옮기고 산에 소나무를 심어서 바위가 드러나지 않게 하면, 삼한을 통합할 이가 그대의 집안에서 나올 것이다.”라고 예언했다(고려사, 세계). 이것은 풍수지리설에 근거해 새 왕조의 출현을 예측한 최초의 사례였다. 본래 민둥산이었던 부소산에 소나무를 심어 땅의 기운을 북돋웠다든가 그래서 지명이 송악이 되었다든가 하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이 이야기의 중요성은 도선에 앞서 유명한 지관들이 있었고 그들 역시 풍수지리설을 통해 복잡한 사회현실에 개입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도선의 제자들, 고려의 예언계를 평정하다 도선이 죽은 지 150년가량 되던 11세기 중반, 그가 남겼다는 비기(記)가 느닷없이 등장했다.‘도선송악명당기’(道詵松嶽明堂記)라는 비결이었다. 비결 가운데 “서강(예성강) 가에 군자가 말을 몰고 있는 모양을 한 명당이 있다. 태조가 통일한 병신년(936)으로부터 120년이 되는 해에 이곳에 건물(이궁)을 창건하라. 그러면 왕업이 연장될 것이다.”(西江邊 有君子御馬明堂之地.自太祖統一丙申之歲 至百二十年 就此創構.國業延長)라는 구절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근거해 조정에서는 부랴부랴 임시 궁궐을 짓는다(‘고려사절요’, 권 4). 어느덧 도선은 고려왕실의 지속적 번영을 위해 동원되는 인물이 되었다. 이것은 물론 도선의 후예를 자처하는 고려의 술관(術官)들이 나서서 하는 일이었다. 그 무렵의 가장 대표적인 술관은 김위제였다. 그만하더라도 도선과의 학맥을 무척 강조하는 편이었다.‘고려사’에는 “신라말에 도선이란 스님이 있었는데, 당 나라에 들어가서 일행(一行)에게 지리의 법을 배웠다. 돌아와서는 비기를 지었다. 그것이 김위제에게 전해져 김위제는 그 술법을 배웠다.”고 기록돼 있을 정도다. 김위제는 도선이 지었다는 ‘도선기’(道詵記)라는 예언서를 인용해 가며 당시의 남경(南京) 즉,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자고 주장하였다. “고려에는 세 개의 서울이 있게 되리라. 송악은 중경, 목멱양은 남경, 평양은 서경이 되리라.11,12,1,2월은 중경에 머무르고 3,4,5,6월은 남경에 머무르며,7,8,9,10월은 서경에 머물러라. 그러면 36국이 고려의 천자에게 조공을 바칠 것이다.” 도선의 예언서에 나오는 구절이었다.“개국 후 160여년에는 木覓壤(한양)에 도읍할 것이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김위제는 한양으로 천도까지 할 필요는 없고 삼경을 돌아가며 머물면 나라의 운수가 장구할 거라고 주장했다.(‘고려사’ 권 122) ●한강 북쪽에 도읍 정하면 나라 부흥 그밖에도 김위제는 도선이 남긴 또 다른 예언서라면서 ‘도선답산가’(道詵沓山歌)를 인용하였다. 그에 따르면, 한강의 북쪽에 도읍을 정하면 “나라가 길이 영원하며 천하의 온 나라가 와서 조공을 바치게 되고 왕족이 창성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일 한강을 건너 남쪽에 서울을 두게 되면 나라가 분열되어 나라가 한강을 경계로 이분된다고 말했다.(‘고려사’ 권 122) 또한 김위제는 도선이 지었다는 ‘삼각산명당기’(三角山明堂記)를 인용하면서 삼각산 아래 왕궁을 지으면 신하들 사이에 다툼이 없어지고, 왕실재정이 저절로 풍부해지며, 사방의 인재들이 조정에 가득 차게 된다고 했다. 한 마디로 국정의 운영이 순조롭게 되며 온 나라들이 조공을 바치러 온다고 극찬했다. 요약하면, 한양 즉, 오늘날의 서울은 최고의 명당이라는 것이고, 오늘날 서울의 강북 지역이야말로 나라의 중심이어야 된다고 했다. 만일 강남 또는 한강 이남이 수도로 지정될 경우 나라가 망하고 만다는 식의 이야기다. 이를 현실에 적용한다면, 최근 진행 중인 신행정 수도 같은 것은 전혀 불필요하며, 부동산 개발로 문제가 돼 있는 강남이고 판교고 개발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염두에 두면서 서두에서 소개한 이른바 ‘도선비결’의 내용과 잠시 비교해 보자. 다시 말하면 ‘도선비결’은 정씨가 계룡산에 도읍한다는 내용이었다.‘도선답산가’,‘도선기’ 등과는 아무런 유사성도 찾을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예언서다. 좀더 꼼꼼히 살펴 보면 고려시대에 등장한 도선의 예언서들도 내용상 상호 모순 관계에 있다.‘도선송악명당기’는 고려의 수도는 어디까지나 개경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인데 ‘도선기’는 3경설을 편다. 이에 비해 ‘도선답산가’와 ‘삼각산명당기’는 한양천도를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완전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예언서들이다. 이 모두를 고승 도선이 지었다고 볼 수 있을까? 그것은 도선이 아니라, 그의 제자들이 지은 것으로 봐야 옳을 것이다. 김위제를 비롯한 고려의 술관들은 도선이 남긴 풍수지리와 음양오행설의 전통 위에서 국가가 당면한 모든 문제들을 풀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국가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들은 도선의 권위를 빌렸다. 도선의 예언이라고 내세우면 모든 것이 합리화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능력은 과대평가되었다. 도선은 기껏해야 고려왕조의 출현에 관심을 가졌을 텐데, 그의 제자인 후대의 술관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빙자해 국가의 모든 현안에 개입하였다. 고려 후기까지 줄곧 그런 전통이 이어졌다. 예컨대 원나라 생활에 익숙한 충열왕이 중국을 본떠 높은 건물을 지으려 하자 술관들은 그에 반대했다. 반대의 이유는 물론 도선의 예언이었다. 술관들은 ‘도선밀기’(道詵密記)를 들먹였다.“산이 드물면 높은 집을 지어라. 산이 많거든 낮은 집을 지어라. 산이 많으면 양이다. 산이 드물면 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만일 높은 집을 짓는다면 반드시 손해를 가져온다.” 만일 이말 대로라면 63빌딩 같은 것은 당장이라도 허물어야 할 판이다. 도선의 제자들은 고려 태조 때부터 높은 건물을 금지해온 것이 고려의 국법이며 이는 바로 자기네 스승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만일 “도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태조의 명령을 좇지 않는 것이 되고, 그 결과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려사, 권 28) 과연 도선이 고층건물을 반대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술관들의 이런 견해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국가의 비용이 절약되는데다가 백성들의 노역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도선의 제자들은 대대로 고려의 술관으로 위세를 떨쳤기 때문에 도선의 명성은 세월이 갈수록 더욱 높아졌다. 따라서 이른바 도선의 예언서는 어느 것이나 일단 위작(僞作)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고려시대에는 예언서를 포함한 음양서(陰陽書) 일반이 조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주역은 전문가인 술관과 스님들이었고, 문장에 능한 문사들이 보조적인 역할을 떠맡았다. 그러나 고려시대만 해도 이런 책들을 생산, 소비하는 계층은 수도 개경의 특수층에 국한되었다.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도선의 명성 조선 건국 직후에도 도선의 예언서는 결정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태종은 개경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옮겼는데 그 때도 도선이 이용되었다. 당시 천도 문제를 실질적으로 담당한 이는 술관 이양달(李陽達)과 정승 하륜(河崙) 등이었다. 하륜은 ‘도선비기’를 존중해 “한수가 명당으로 들어온다는 말”(漢水入明堂之語)에 주목했다. 한편 이양달은 ‘도선비기’에 “서쪽에 공암 있고 붉은 색깔로 글씨 쓴 돌 벽이 있다.”는 구절에 암시를 받아 인왕산에서 붉은 글씨를 찾았고, 결국 경복궁터를 정하게 되었다.(‘필원잡기’, 권 2) 고려의 건국을 예언했다는 도선이 이제는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일어선 조선왕조의 안정과 발전을 보장해 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러다가 조선왕조의 기틀이 어느 정도 잡히자 도선의 예언서는 폐기처분되었다. 세조는 ‘도선한도참기’(道詵漢都讖記) 등을 금지시켰던 것이다(실록, 세조 3년5월26일 무자). 이미 한 두 차례 강조했듯이 고대로부터 국가는 예언을 독점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예언이 ‘불순분자’들의 수중에 들어가면 사회적 혼란이 초래된다는 판단에서였다. 더욱이 성리학을 국시(國是)로 삼은 조선왕조의 경우, 예언은 점차 악덕으로 간주되었다. 그 결과 15세기 후반 이래 국가의 공식 기록에서 도선에 관한 언급은 사라졌다. 그러나 일반 민중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에게 도선은 영원한 스승으로 남았다.‘정감록’에 ‘도선비결’이 실리고, 도선의 출생에 대한 신비한 설화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그 증거다. 사람들의 눈에 비친 도선은 “신(神)이 통한 밝고 지혜로운 스님이었다.”(성종 16년1월8일 신묘). 도선은 새 세상이 동터 옴을 알릴 만한 참된 예언가였던 것인데, 이런 기대는 그가 이 땅에 풍수지리설을 최초로 집대성하였던 데서 비롯되었다. 고려시대 도선의 제자들은 풍수지리설을 국가운명을 예언하는 도구로 정착시켰으며, 이것은 한국의 고유한 전통이 되었다.(푸른역사연구소장)
  • 사립학교법 개정안 또 연기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한 채 오는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갔다. 지난해 10월 교육위원회에서 처음 논의된 이후 만 8개월 동안 표류하고 있다. 쟁점은 하나다. 사학재단의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 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사학 비리를 막으려면 모든 사학재단 이사회에 외부 인사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문제가 있는 사학에 대해서만 외부 인사를 참여시켜야 한다며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본회의에는 상정도 하지 못했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는 사학과 반(反)사학 단체로 갈려 막판 세 대결을 펼쳤다. 참교육학부모회와 교수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민주적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여야 합의에 의한 개정이 불가능한 만큼 의장이 직권상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사학단체들은 같은 시간 여의도 63빌딩에서 6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학 분야 투명사회 협약체결 및 다짐대회’를 열고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4) 대를 잇는 시니세 생존법

    [일본을 다시본다] (4) 대를 잇는 시니세 생존법

    이번 취재는 중소규모의 기업이나 음식점을 대상으로 삼았지만, 시니세라고 하면 저울의 다니타, 제약회사인 류칵산(용각산), 간장의 기코망, 건설의 시미즈 등 폭넓다. 한때 일본을 석권했던 마쓰시타 전기도 시니세에 포함시킬 수 있다. 대를 잇는 가게나 기업들이 많은 유럽처럼 일본의 시니세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을 일군 기초이자 저력이다. 기술, 장인, 경영의 노하우를 대물림하면서, 전통을 이어가고 발전시키는 동력이었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의 반성에서 일본식 경영이 쇠퇴하고, 미국식 경영이 밀려들면서 시니세의 존재방식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다. 실제 시니세 기업의 합병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최근 복고붐을 타고 시니세식 경영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후계자 선정문제, 장인의 감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호 등으로 시니세가 과연 어떻게 생존해 나갈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특별취재팀|일본에는 대를 잇는 가게(기업),‘시니세(老鋪)’가 많다.500년 넘은 곳만 700개가량 있다는 통계도 있다. ‘잃어버린 10여년’의 빙하기를 거치면서 몇몇이 문을 닫았지만, 시니세의 대부분은 꿋꿋이 살아남았다. 새것의 홍수 속에 전통을 고집하는 이들 시니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본을 읽는 키워드의 하나로서 시니세를 찾아본다. 일본 전통과자(和菓子·와가시)의 간판격인 ‘도라야’가 도쿄의 롯폰기 힐스 빌딩에 ‘도라야 카페’를 낸 것은 일종의 도박이었다. “벤처기업의 신흥부자들이 몰려 있는 유행의 첨단 롯폰기에 400년된 일본과자집이 들어선다?” 전통의 맛 하나로 승부해 온 도라야가 지구촌의 맛이 모인 롯폰기 힐스에 진출해 자리잡을 수 있을까, 그 자체로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도라야의 17대째 CEO인 구로카와 미쓰히로는 “제안이 왔을 때 주 고객이 젊은층이라는 말에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망설임도 잠시, 젊은세대의 입맛을 분석한 뒤, 도전해볼 만하다며 카페 문을 열었다. 콩이나, 잣, 팥고물 같은 일본 과자의 필수재료에 젊은층 취향을 가미해 제리, 카스텔라, 빵을 만들어냈다. 도라야의 브랜드에, 웰빙 건강식품을 추구하는 젊은층의 선호, 옛것과 현대를 절묘히 배합한 신제품과 가게 인테리어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안겨다 줬다. 2004년 웬만한 중견기업에 맞먹는 159억엔의 매상을 올린 도라야에 이 카페의 실적은 미미한 것일 수 있지만, 오래된 가게들이 어떻게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새것에 호기심이 많고, 유행에 민감한 일본인의 입맛을 브랜드의 힘이나 전통만으로 지켜내기 힘든 까닭에 이 회사는 20년 전부터 많은 돈을 들여 정밀한 입맛조사를 하고 있다. 기술자인 ‘쇼쿠닌(職人)’을 키우는 방법도 과거와 다르다. 구로카와 사장은 “처음 3년간은 청소만을 시키는 옛 방식은 하지 않는다. 쇼쿠닌이 되려면 10년 정도는 필요하지만 지금은 컴퓨터에 기술정보를 공개하기도 하고 외부 연수를 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종업원 800명 중 200명 정도가 쇼쿠닌인 도라야는 기술자 중심의 경영방침은 여전하지만 “기계로 만들어서 제대로 된 맛이 난다면 굳이 손으로 만들기를 고집하지 않는다.”(구로카와) 시니세의 강력무기인 소비자의 애정과 신용, 그 결정체인 브랜드의 힘을 유지하는 데는 전통도 과감히 변형시키는 유연한 사고가 경영에 녹아있는 듯 보였다.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랑을 받는 유일한 강점 ‘미마스야’는 올해로 창업 100년을 맞은 선술집이다. 도쿄의 간다 뒷골목에 있는 미마스야는 그 흔한 자동문 하나 없다. 예나 지금이나 무명천(노렌)을 젖히고 미닫이 문을 열어야 가게에 들어설 수 있다. 기자가 찾아갔던 시간이 저녁 7시 무렵이었는데도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한 샐러리맨으로 득실댄다. 이곳을 3대째 잇고 있는 오카다 가쓰다카(59)는 대학을 졸업한 후 가업을 물려받았다. 손님들이 잘 보이도록 메뉴와 가격을 써놓은 나무판이 벽면에 걸려 있고, 가게 곳곳을 떠받치는 기둥, 목제 테이블 어느 곳 하나 세월의 손때가 배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간단한 모둠회, 일본식 미꾸라지탕, 이면수 구이 같은 500∼1400엔짜리 메뉴들은 퇴근길 한두잔에 배를 채우고 귀가하는 서민들에겐 딱 알맞다. 맛이야 고급 술집에 댈 수 없어도,100년의 세월이 만든 안온한 분위기가 60여명의 손님들에게 입맛을 더하는 듯했다. 이 가게 단골인 선술집 평론가 오타 가즈히코 도호쿠공예대학 교수는 “이곳의 생명을 좌우하는 것은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변화를 하되 손님이 눈치를 못 채도록 하고, 손님들은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안심하게 된다.”고 그 비법을 설명했다. ●장인의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한 가게도 이쑤시개 하나로 300년간 장사를 해온 ‘사루야’는 이쑤시개를 손으로 깎는 장인들이 몇명 남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위기라면 위기입니다.” 주식회사 사루야의 사장인 야마모토 가즈오의 상황인식이다. 장인이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최대량은 2000개인데 450개 들어가는 수제 이쑤시개 한 봉지의 판매가격이 1500엔이니, 기껏해야 꼬박 하루를 일하고도 6000엔 정도밖에 못 버는 셈이다. 그나마 도쿄 인근의 지바에 있던 장인은 없어지고, 오사카쪽밖에 남지 않았다고 야마모토 사장은 걱정이 태산이다. 그렇지만 활로가 없지는 않다.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내는 슈퍼마켓용 이쑤시개 공급이 1년 매상 1억 5000만엔 중 60%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사루야의 브랜드가 들어가는 수공 이쑤시개는 중국에서도 들여오기 시작했다.“세월이 흘러도 이쑤시개 수요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야마모토 사장은 수제 이쑤시개의 전통은 중국산을 통해서라도 잇겠다는 생각이다. 일본이든, 중국이든 장인이 만들어낸 이쑤시개로 브랜드를 지켜가겠다는 생각이다. ●“지키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 1951년 도쿄에는 잿더미 속에서도 전통을 부활하고 지켜가자는 뜻에서 ‘도토우노렌카이(東都のれん會)’라는 협회가 결성됐다. 가업 승계 3대·창업 100년 이상, 도쿄 시내에 자기의 가게를 갖고 있는 엄격한 조건을 갖춘 시니세 55개 점포가 모인 것이다. 김, 기모노(일본 전토의상), 전통과자, 이쑤시개, 빗 같은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된 이 협회는 일본의 독특한 가업승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협회의 고문격인 호소다 야스베는 “세월이 흐르고 길러야 생존하는 이끼 같은 존재가 시니세”라면서 “이끼처럼 지키고 키워가는 것이 바로 시니세의 비밀”이라고 말했다. marry04@seoul.co.kr ■ 150년된 민물장어집 ‘지쿠요테’|특별취재팀|도쿄의 번화가 긴자의 180평에 자리잡은 민물장어집 ‘지쿠요테(竹葉亭)’ 본점은 1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어둑한 돌다리를 지나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다다미가 깔린 80년된 목조 건물에 다다른다. 침침한 불빛 아래의 널찍한 상이 보인다.1980년 부엌을 개조하고,3년 전 방바닥이 흔들거려 손을 본 것 말고는 처음 지어진 모습 그대로다.7대째 사장인 벳푸 마코토(60)는 “정원이건 실내건 가급적 손질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장어의 배를 갈라 그대로 굽는 간사이(關西)지방과는 달리 등을 갈라 한번 쪄낸 뒤 구워, 소스를 발라내는 간토(關東)지방 요리법을 고수하고 있는 이곳에는 하루 100명의 단골손님이 드나든다. 보통 한명에 1만 2000엔 정도의 코스요리를 먹는다고 할 때 하루 100만엔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1평에 6100만엔, 일본에서도 1급지로 불리는 긴자에 지쿠요테가 깔고 있는 땅값만 111억엔. 요리 장인 10명을 포함한 종업원 30명의 인건비, 재료비, 유지비 등을 계산하면 가게를 갈아엎고 빌딩을 지어올리는 편이 짭짤할 법하지만 장어구이를 고집하는 까닭은 뭘까. “노렌(가게 입구에 쳐진 무명천)을 지킨다는 생각입니다.” 이들에겐 고객과 맺은 신용의 상징, 노렌이야말로 시니세 어디를 가든 걸려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자랑인 듯 보인다. 이곳의 요리부는 일본 정통요리(가이세키)를 만드는 5명과 민물장어만을 다루는 5명으로 나뉘어져 있다. 민물장어부는 이 가게에 15살 때 들어온 대장(56)이 요리장이다.‘꼬치꽂기 3년, 칼로 다듬기 5년, 굽기 평생’이라는 업계의 속담처럼 대장은 다듬어진 장어를 구워, 그릇에 담아내는 일만 한다. 두번째(61세), 세번째(36세) 장인까지만 요리의 전 과정이 가능하다. 이들은 장어를 다듬거나 장어에 바르는 양념장(다레)을 전담한다. 네번째(22세) 요리사는 꼬치를 끼고, 막내(18세)는 온갖 잡일을 하며 어깨 너머로 요리를 배운다. 도쿄 대공습 때 장이 든 단지를 먼저 대피시켰을 만큼 양념장에 쏟는 정성은 각별하다. 전국의 10개 지점 어디서나 똑같은 지쿠요테의 장어구이 맛을 내는 비결은 바로 장인이 이어온 양념장에 있다는 것이 벳푸 사장의 설명. marry04@seoul.co.kr
  • 볼 만한 전시회

    ●사제동행전 용산고 사제지간인 원로 조각가 강태성씨와 민중미술 작가로 유명한 임옥상씨의 ‘사제동행전’이 정동 경향갤러리에서 다음달 4일까지 열린다.이번 전시회는 영원히 녹슬지 않는 스승과 제자지간의 정을 확인하는 자리이면서도 같은 예술 세계를 걸어가는 이들의 동지애를 엿볼 수 있다. 조각과 평면, 진보와 보수의 서로 다른 색채의 작품들이 어우러진다. 강씨의 작품은 나무 소재의 ‘토루소’등 1960년대 이후 최근작까지 시기별로 선보이고, 임씨의 경우 민화풍의 꽃그림과 종이부조 ‘신 세한도’등을 만날 수 있다.(02)6731-6751.●모정이 있는 조각전+드로잉 조각가 20명이 ‘모정’을 주제로 한자리에서 만났다. 신사동 청작화랑 개관 18주년 기획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에는 원로 조각가와 신인 조각가들이 돌, 브론즈, 스텐, 대리석, 나무 등의 소재로 각기 다른 독특한 개성을 보여준다. 특히 조각가들의 드로잉도 함께 전시, 이채롭다. 기계로 작업하는 풍토에서 여전히 수작업을 하는 원로 조각가 전뢰진씨의 ‘모정’, 서울 시내 빌딩주변의 많은 조각들을 제작한 김창희씨의 ‘환상가족’등이 볼 만하다.8일까지.(02)549-3112.●싱크 다빈치전 아이들이 스스로 만지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 전시회로 8월21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감각의 방, 창조의 방, 상상의 방등 6개 영역으로 꾸며진 이 전시회에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작품, 다빈치의 발명품, 체험학습 등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동미술학회회장인 최필규 수원여대 교수가 기획했다.(02)3443-6483.●설미재 미술체험학교 연수 대자연속에서 뛰놀면서 미술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명상 등 정신수련을 겸할 수 있어 좋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미술대안학교 설미재는 다음달 1일부터 ▲1일코스(회화교실, 도예교실)▲1박2일코스(도예교실, 다도교실, 명상, 명상에 의한 드로잉 등)의 연수를 실시한다.(031)585-6276.
  • [혁신 공기업 탐방] (14) 송인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14) 송인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기사고 예방기관으로서의 공사, 대국민 서비스기관으로서의 공사, 효율적인 공기업으로서의 공사를 강조하고 있다. 전기사고 예방 기관으로서의 공사를 앞세운 것은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설립된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대국민 서비스기관이라는 의미는 지금까지 검사·검증기관이 갖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국민들에게 한발 다가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공사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고객만족도를 아무리 높여도 비효율적인 공기업이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효율적인 공기업으로서의 공사를 추가했다. 송인회 사장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사가 공익성을 추구한다고 비효율성을 용인받을 수는 없다.”면서 “효율적이면서도 청렴한 공기업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대담으로 송 사장의 혁신방향을 들어봤다. ●정부산하기관증 지방이전 첫 노사합의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해 노사합의가 있었다고 들었다. -공사는 정부 산하기관 최초로 본사 지방 이전과 관련한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직원들의 본사 지방이전에 대한 의견수렴과 대책 마련을 위해 노동조합이 참여한 자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지방이전에 대해 적극 대응해 왔다. 이번 ‘본사 지방이전 노사협약’은 정부의 수도권 분산과 지방을 골고루 발전시키기 위한 책임을 서로 이해한 결과다. 공사의 자발적인 지방이전 추진은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많은 공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안전관리 전문기관인 공기업으로서 처음으로 경영혁신을 선포했다고 들었다. 배경은 뭔가. -공사가 창립한 이래 변함없는 인건비 위주의 재무구조, 일하는 방식의 구태의연함, 수동적·소극적 조직문화에서는 현재와 같은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서 성장·발전은커녕 도태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고객은 높은 품질의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게 됐다. 경영혁신을 선포하기 전에 과감한 인사개혁이 단행됐는데. -혁신책의 일환으로 기획관리이사를 공모해 사기업 출신의 인사를 선임했다. 본사 주요 직위와 일부 지역본부장을 사내 직위공모제를 실시하여 우수인력을 배치했다. 또 업무간소화와 적극적인 업무추진을 위해 전결권한을 하부에 대폭 이양했다. 아울러 각 계층을 대표해 유능하고 의욕이 넘치는 직원들로 이루어진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경영혁신위원회가 수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한 끝에 경영혁신 로드맵을 완성했고, 지난해 11월22일 경영혁신 선포식을 하게 됐다. ●직원들이 직접 ‘경영혁신 로드맵´ 만들어 공사 경영혁신의 주된 방향과 전략은 무엇인가. -2007년까지 21세기 전기안전문화를 선도하는 초일류 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혁신 목표를 고객가치 극대화, 미래성장기반 확충, 신바람 나는 기업문화 구축으로 정했다. 고객 중심의 경영, 핵심역량의 강화, 효율중심의 운영, 성과중심의 보상이라는 경영혁신 전략을 적극 펼쳐 나갈 것이다. 취임 1주년을 맞아 경영혁신 제2기를 선언했는데 내용은 뭔가. -지난 8일 공사 31주년 기념식에서 경영혁신 제2기가 시작됐음을 선언했다. 만족(Satisfaction)경영, 시스템(System)경영, 혁신(Innovation)경영 등 3개의 전략맵을 기반으로 S1/3I-Best 경영을 시작함을 알렸다. 첫번째 S는 만족경영이다. 지난해 선포한 고객감동 경영이 외부고객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사회공헌과 내부고객인 직원만족까지를 망라한 총체적인 고객만족 경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두번째 S는 시스템 경영의 기반구축이다. 우선 고객관리시스템(CRM) 체제를 구축해 고객업무 처리절차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할 예정이다. 조직의 성과를 여러 관점에서 균형있게 평가하고 부서 개인의 목표를 조직의 전략에 연계시켜 주는 전략적 성과관리시스템(BSC)을 도입할 예정이다. 마지막 I는 혁신경영이다. 가치혁신, 역량혁신, 효율혁신에 기반을 둔 혁신경영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충이 혁신경영의 주된 내용이다. 만족경영 내용 가운데는 사회공헌 활동도 언급돼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공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길은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그 사회와 함께 웃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도 공사는 경제적·환경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저소득가정, 장애시설,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사회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시설안전지원, 전기설비보수, 성금전달, 목욕봉사, 헌혈운동, 사고복구 등을 통해 세상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도 열려 있다는 것을 심어 주었다. ●전기화재 점유율 2007년 25%이하로 경영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어떤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3000여명의 임직원이 단결하면 현재 101%대인 사업수익률은 2007년에는 116%대로, 청렴도지수는 70점대에서 90점대로, 고객만족도는 65점대에서 80점대로, 전기화재 점유율은 28%대에서 25%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 정부 산하기관관리기본법에 따른 경영실적 평가에서 올해 전체 정부 산하기관 가운데 중위권, 내년에는 상위권,2007년에는 1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각종 공기업 평가에서 공사가 상위 점수를 얻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1월 공사에 대한 청렴도 측정결과가 8.62점으로 2003년의 5.93점에 비해 대폭 향상됐다는 부패방지위원회의 발표가 있었다. 특히 전체 조사기관 중 개선도 부문에서 2위를 달성한 점은 공사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고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청렴도 순위는 아직 중위권에 머물러 있어 올해 청렴도 상위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자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전기 검사·점검 ‘리콜제’ 실시 한국전기안전공사가 펼치는 경영은 철저히 고객 중심이다. 검사·점검기관이 갖는 고압적인 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 검사업무 리콜제와 전기안전 스피드콜제를 실시하고 자동 사고감지시스템(KAF)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고객 중심 경영이다. 검사업무 리콜제는 공사가 맡고 있는 각종 검사·점검업무에 대해 고객들이 리콜을 요구하면 다시 한번 찾아가 검사가 잘못됐는지를 판단해 주는 제도다. 지난 5월부터 본격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공사는 매월 3900여건에 달하는 대형 빌딩이나 공장의 정기검사와 2800여건의 사용전 검사 업무를 맡고 있다. 또 노래방과 단란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점검 업무도 매월 1800여건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종전에 공사가 검사·점검을 한 뒤 불합격 판정을 내리면 고객들은 잘못된 판정이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공사로부터 검사·점검을 계속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잘못 보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공사는 검사원이 판정한 검사결과에 대해 고객이 이의를 제기하면 당초의 검사원이 아닌 검사업무 책임자급이 현장을 방문, 검사의 적절성을 판단해 주도록 했다. 스피드콜제는 빌딩이나 공장이 아닌 가정 고객을 위한 제도다. 전기를 쓰는 일반 가정 고객이 집안내 전기설비의 고장으로 정전 또는 누전 사고가 발생하면 공사 스피드콜(1588-7500번)로 연락하면 공사 직원이 출동해 무료로 응급조치를 해주는 것이다.24시간 체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화를 해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올 초 제주도 전역을 상대로 시범실시를 하고 있지만 조만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동사고감지시스템(KAF)은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공사가 민간업체와 함께 개발중인 전기사고 예방 시스템이다. 전기화재의 주원인인 아크, 스파크, 누전, 과부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형 빌딩에는 자체 사고감지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주로 1000㎾ 이하의 전력을 쓰는 10층 미만의 건물이 주 대상이다. 이 시스템이 완벽하게 개발되면 전기화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고객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송인회 사장은? 송인회 사장은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공기업 CEO로 이미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송 사장은 1978년부터 14년 동안 범양상선㈜에서 관리 및 영업부문 책임자와 해외지사장, 본사 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 조직·인사·예산업무를 총괄해본 셈이다. 이후에는 ㈜)하나로문화, 미래해운㈜을 직접 경영했다. 국내의 대표적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정보기술㈜의 경영고문을 역임하기도 했다. 송 사장은 고려대 대학원에서 안전관리, 재난관리, 위기관리론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재난관리에 있어 지휘체계 개선에 관한 연구’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안전·재난·위기를 관리하는 업무인 것을 감안하면 적절히 자기 자리를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송 사장은 서울시립대에서 ‘공기업 경영평가제도의 유효성에 관한 연구’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공기업 경영평가제도론’이라는 책을 내고, 공기업론에 대한 강의도 했다. 이런 경력을 들어 송 사장이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경영혁신을 통해 한국전기안전공사를 업그레이드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 고창(53) ▲보성고-고려대 법대 ▲범양상선 기획실장 ▲서울시의회 의원 ▲미래해운·미래창호 대표이사 ▲제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위원회 자문위원 ▲열린우리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 부동산 간접투자시장 벌써 꿈틀

    부동산 간접투자시장 벌써 꿈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계기로 부동산금융투자시장에서 리츠와 펀드의 불꽃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선발 주자인 리츠(REITs)업계가 투자매물 부족으로 고사 위기에 몰렸다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리츠에 대해 부동산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 것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후발주자이면서도 리츠를 제치고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부동산 펀드업계는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됐다. ●8조 7000억원을 잡아라 26일 부동산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설교통부에 등록된 8개 리츠 자산관리회사는 지난 9일 협의체(AMC협의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투자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공공기관들이 지방 이전 이후 남는 현 부지를 부동산시장에 섣불리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질좋은 매물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에 맞서 부동산펀드업계는 현재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55개 펀드의 인기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입맛에 맞는 신규상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태세다. 리츠회사의 현재 자산 규모는 1조 5068억원인 반면 운용 중인 펀드의 설정액은 12조 3000억원에 이른다.176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한 이후 청사 및 부지매각 시장의 규모는 8조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의 이국환 차장은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1∼2년 뒤 본격화되기 때문에 벌써부터 들썩인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이 호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 펀드는 금융투자로 간주 리츠는 2001년 국내에 처음 소개되면서 부동산 간접투자 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부동산 펀드가 등장하고 좋은 매물을 찾기도 어려워지면서 급격히 시들었다. 리츠회사들이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등 16개 빌딩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익률은 8∼10%에 이른다. 반면 지난해 6월 선보인 부동산 펀드는 판매액이 초기 1390억원에서 10월 3960억원,12월 8610억원으로 늘더니 지금은 1조 3000억원을 넘었다. 증권사 등이 펀드를 내놓기가 무섭게 매진될 정도다. 리츠와 펀드는 둘 다 투자자를 끌어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나눠 갖는 점에서 운용방식은 같다. 그렇지만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부동산투자로 간주돼 여러가지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펀드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따라 저금리시대에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리츠는 자산관리회사들이 투자자를 모아 자산 규모 1000억원 안팎의 명목회사(리츠회사)를 한시적으로 설립한 뒤 빌딩 매입후 임대수입, 매각차익 등의 수익을 추구한다. 반면 펀드는 증권사 등이 설정액 1000억원 안팎의 펀드를 만들어 개발자금 대출, 임대수입, 경매물 매매수익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 리츠는 일반인 투자가 제한받지만, 펀드는 공모·사모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4월 부동산투자회사법이 개정되면서 리츠도 펀드처럼 취득세·등록세를 50% 감면받을 수 있다. 회사설립 기준도 자산 규모 5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낮아졌다. 펀드처럼 개발단계 투자도 가능해져 과거의 인기몰이를 다시 한번 기대하고 있다. ●위험성은 어디든 도사려 대표적인 리츠인 ‘코크랩2호’가 임대 수입원이던 하나로빌딩 등을 모두 매각하고 29일 주주총회에서 청산된다. 리츠 도입 이후 첫 청산으로, 예정 청산일보다 2년 이상 빨리 없어진다. 경기침체로 사무실 공실률이 높아지고, 임대료 수입도 급감하고 있는 것이 청산의 이유다. 부동산 펀드도 위험성이 도사린다. 얼마전 K자산운용이 내놓은 펀드는 부동산 소유권을 확보하지도 않고 투자자를 서둘러 모집했다가 중도하차했다. 일부 부동산중개업체 등이 불법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유사 투자상품이 활개를 치고 있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공공기관 ‘지방시대’] (중) 이전비용 어떻게

    [공공기관 ‘지방시대’] (중) 이전비용 어떻게

    “서울·수도권 땅과 건물을 팔아 지방의 혁신도시 건설 비용쯤 못 뽑겠습니까.” 공공기관 이전비용 마련 방안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답변이다. 하지만 이전 비용은 ‘갈길 바쁜’ 공공기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안을 마련해야만 사업을 착수할 때 빚어질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전 비용 지원을 위한 정치적 합의 도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에 모두 12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8조 7000억원은 공공기관이 보유 중인 건물이나 토지 등을 매각해 조달키로 했다. 하지만 3조 3000억원에 대한 대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다만,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 지원방안으로 혁신도시 건설시 산업단지 수준의 기반시설 건설은 지원해주기로 했다. ●“안팔릴땐 토지공사서 매입” 또 이전할 공공기관의 건물과 땅 매각이 순조로울지도 의문이다. 서울·수도권의 105개 대형 사옥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 제값을 받기 쉽지 않다. 이들 매머드 빌딩을 사줄 만한 기관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공공기관들이 빌딩 등의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 토지공사가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토공이 이들 건물을 매입해줄 만한 여력이 있는지 미지수이다. 또 이 경우 건물과 땅값을 어떻게 책정하느냐를 두고 갈등도 예상된다. 보유하고 있는 땅이나 사옥 부지를 상업지역 등으로 용도변경해 높은 가격에 파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노른자위 기업을 빼가는 데 야당 출신 수도권 단체장들이 쉽게 협조해줄 것이란 보장도 없다. ●12조원 가이드라인 지켜낼까 가장 큰 문제는 12조원이라는 재원 내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마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전국적으로 혁신도시 11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규모는 대략 10만∼50만평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50여만평의 택지지구 개발에는 보상비와 개발비 등 대략 4000억∼8000억원이 들어갔다. 지방의 땅값이 급등하게 되면 그 비용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건물 신축비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그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12조원 내에서 이전을 마무리짓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도 당초 4조 6000억원이면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보상비 등으로 최소한 1조원가량은 늘어날 것”이라며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토지 보상비도 예상을 크게 빗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지자체 지원 늘려야 공공기관 이전이 성공하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늘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혁신도시 건설은 정부의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 혁신도시 한 곳당 300억∼800억원 수준의 기반시설비 지원으로는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건설을 기대하기 어렵다. 혁신도시 건설은 산업단지 수준 이상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여당이 적극 나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래야만 예산 배정 등에서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배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공공기관의 배분은 야당이 발을 빼 정부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했지만 지원 방안이나 재정지원 등은 여야가 합의를 통해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것이 이뤄져야만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정권교체 등 정치적인 상황변화 속에서도 공공기관 이전이 지속될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176개 공공기관 지방이전] 상업·주택용지로 개발 허용 유력

    [176개 공공기관 지방이전] 상업·주택용지로 개발 허용 유력

    공공기관이 이전하고 난 뒤 기존 사옥과 땅은 어떤 용도로 사용될까. 현재로서 기존 사옥의 이용 방안에 대해서는 ‘백지상태’다. 그러나 서울·수도권에 입지가 빼어나고 이만큼 큰 땅이 없을 뿐 아니라 단순 업무용이 아닌 개발 가능성이 큰 땅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적극 매수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새로운 용도로 이용하거나 건물을 헐고 개발하는 것은 행정복합도시건설에 따라 이전하는 부처 청사 이용 방안 등과 함께 연계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용도지정 경쟁입찰 설득력 매각 방법은 미리 개발 용도를 지정, 경쟁입찰에 부쳤던 서울 ‘뚝섬 상업용지 매각’방식이 설득력을 얻는다. 단순 업무용으로 팔면 제값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상업용지나 주택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매각도 원활해질 수 있다. 매각 이후 특정 기업에 개발을 허용해 줄 경우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도 있으며, 공공기관 부지를 사들이기 위한 과열 경쟁을 막아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차원도 있다. 건설업체와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알짜 땅으로 삼성동 한국전력 터와 성남 도로공사 부지를 꼽는다. 한전 부지(2만 4000여평)는 상업지역으로 교통여건이 뛰어나고 한강과 가깝다는 점에서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많다. 벌써부터 주상복합 아파트 등으로 개발할 경우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 매각 일정·방법 등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평당 300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이 곳을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 땅(6만 1800여평)도 관심거리다. 자연녹지이지만 2종 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풀어 준다면 판교 택지 공급시 이상의 경쟁률을 예상할 수 있다. 송영민 리얼티소프트 사장은 “땅값이 워낙 비싸 단순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답이 나오지 않는 땅”이라면서 “정부가 개발 방향을 정해 주고 매각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업무용 빌딩으로 매각 반면 분당에 있는 토공, 주공, 가스공사 등과 서울에 있는 사옥 등은 당장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 힘들다. 신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업무용으로 못박은 땅이라서 업무용으로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옥 자체가 신축 건물이라서 헐고 새로 짓는다면 엄청난 자원낭비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보다는 서울에서 이전하는 기업, 연구소, 벤처 단지 등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원대학교·연구소 등이 함께 들어서는 방안도 나온다. 서울에 있는 사옥은 임대용 건물로 활용할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176개 공공기관 지방이전] 들썩거리는 지방 부동산시장

    공공기관 이전 지역이 확정되면서 지방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혁신도시와 맞물려 새로운 도시가 건설되는 지역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 몰려 있는 분당, 서울 강남 등은 큰 충격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대상지역, 개발 붐 기대 기업도시에 이어 공기업 이전이 구체화되면 지방 부동산시장에 다시 투기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공기관 이전 방식을 혁신도시 개발과 연계키로 함에 따라 시·도별 혁신도시 후보지를 중심으로 땅값 상승과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뒤따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혁신도시 입지가 확정되면 곧바로 부동산 투기로 이어질 우려도 나온다. 공공기관 이전 지역의 개발이 완료되는 2012년 이후에는 지역 개발과 부동산값 상승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은 공공기관 이전 소문이 번지면서 땅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와 전남지역은 혁신도시를 공동 개발하고 대형 공공기관을 이전할 계획이어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점쳐진다. 후보지로 소문난 광주 남구 양과동, 전남 나주 접경지역과 광주 북구 월출동 일대, 전남 장성군 등은 소문이 퍼지면서 땅값이 연초보다 20∼30% 올랐다. 광주 남구 양과동 논밭은 평당 10만원, 임야도 평당 5만원대로 올랐다. 북구 월출동 논밭도 평당 3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은 춘천시가 10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키로 한 동래면 일대 땅값이 강세다. 길가 땅값은 호가 기준으로 연초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울산 울주군은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논밭이 평당 20만∼60만원, 임야는 7만∼15만원을 부르고 있다. 진명기 JMK 대표는 “한국전력 등 주요 기관이 이전하는 지역 가운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벗어난 곳의 땅값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으며, 설령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도 호가 중심으로 들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큰 출렁임 없을 듯 분당과 서울 강남 일대는 공공기관이 빠져나가도 당장 부동산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이전 만으로 분당·강남 아파트값이 폭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무용 빌딩 역시 수요가 꾸준해 공실률 폭증 등의 현상은 벌어지지 않고 시장에서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옥이 이전한 뒤 그 땅을 개발하거나 다른 용도로 이용할 경우 오히려 주변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침체된 지방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고 인근 지역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지만, 수도권의 요지에 위치한 공기업 부지에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 국지적 투기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기획부동산 투기 사례

    국세청이 기획부동산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은 이들 업체를 뿌리뽑지 않고서는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획부동산업체는 전국에 걸쳐 국지적으로 투기적 가수요를 부추겨 토지가격을 끌어올리고 아파트 가격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바지사장 내세워 여러 법인으로 활동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기획부동산업체는 대부분 자금을 제공하는 실제 사업자가 이른바 ‘바지사장’을 내세워 서울 강남 테헤란로 등의 고급빌딩에 여러 개의 법인을 세워 영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법인 단위로 지방의 임야·농지 등을 대량으로 싸게 사들인 다음 100∼200평 단위로 쪼개 단기간에 3∼5배의 가격으로 처분하는 수법을 썼다. 부동산 매입원가가 매출액의 20∼30%에 불과하다. 보통 100여명의 텔레마케터를 고용, 레저시설 건립, 산업단지 조성 등 허위개발 계획을 광고한다. 국세청은 “최근에는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작위 전화 대신 아는 사람 위주로 전화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마케터는 주로 30∼50대로, 여성이 70%가량을 차지한다. 이들은 월 120만∼150만원의 기본급 외에 개인별 매출액의 15∼20%를 리베이트로 받는다. 부장 이상 간부들도 텔레마케터의 실적과 연동한 리베이트를 받는다. 국세청은 바지사장의 경우 월 기본급 1000만원 외에 텔레마케터 리베이트의 20% 정도를 관리자수당으로 받아 월 보수는 7500만∼9000만원이나 된다고 밝혔다.●5만 5000여평 121억원 매입,351억원에 팔아 서울 강남의 한 기획부동산업체는 2003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용인 등 개발예상 임야 13필지 5만 5000여평을 121억원에 매입, 이를 100∼500평 단위로 분할해 200여명의 텔레마케터를 통해 소액투자자 277명에게 되팔았다. 매도가액은 351억원으로 취득가액의 3배에 달한다. 부동산업체 실소유자인 이모씨는 매매대금 중 154억원만 법인통장으로 입금시키고 나머지 197억원은 개인 용도로 유용했다. 이씨는 탈루 여부 조사를 피하기 위해 토지매매가 마무리된 직후 소유 업체를 폐업,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국세청은 탈루세금 66억원을 추징하고 법인 및 이씨를 검찰에 고발했다.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2005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성원건설 ‘성원상떼빌’

    성원건설은 아파트, 전주월드컵경기장, 서울·인천·광주지하철, 서해안·중부·영동고속도로, 철도, 사무용빌딩, 환경시설 등을 건설해온 종합건설회사다. ‘성원상떼빌´이란 브랜드로 17년 동안 전국에 13만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해왔다. 단지 내에 실내골프연습장, 수영장, 헬스장 등의 스포츠센터와 골프퍼팅그린, 조깅트랙, 자전거전용도로, 지압보도 등의 테마파크를 만들어 입주자의 여가생활과 건강을 배려했다. 지난해 4월 광주지하철 난공사 구간을 ‘대형실드공법´으로 완공해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 전주월드컵경기장은 건축문화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원상떼빌=건강´이란 컨셉트의 TV광고로 웰빙형 건강아파트임을 강조하고 있다.
  • [빌딩 X파일] KT&G사옥 코스모타워

    [빌딩 X파일] KT&G사옥 코스모타워

    서울 강남구 대치동 1002번지 코스모타워는 KT&G 사옥이다. 최근 ‘흡연 휴게실’이 생겨 갈 곳 없던 끽연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코스모타워는 지하철 2호선 삼성역 2번 출구에서 영동대교를 따라 대치동 쪽으로 150여m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98년 지하 6층, 지상 20층, 연면적 2만 1500여평 규모로 완공됐다. 건물 높이는 103.6m. 코스모타워는 우주의 무한한 이미지와 중후함이 풍기는 외관으로 완공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고층부는 업무시설, 저층부는 후생 및 스포츠시설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지하는 1층부터 3층까지를 넓게 틔워 개방감을 살린 아트리움으로 조성했다. 자연광이 실내로 많이 들어올 수 있게 하고, 빈 공간은 대나무로 꾸며 깔끔한 이미지를 높였다. 첨단시설도 갖췄다. 실내 환기는 물론 온도, 습도 등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빌딩 자동화(BA)시스템과 방범 및 주차 등을 통합 운영할 수 있는 통합 OA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지난 6일에는 ‘상상라운지’라는 휴게 공간이 1층에 들어섰다.230여평의 상상라운지는 145석의 소파와 야자, 벤자민 등 24종 3500여그루의 나무 및 화초, 폭포 등이 조성된 ‘빌딩 속 공원’이다.42인치 PDP 모니터 3대와 음료·담배 자판기도 비치했다. 상상라운지의 가장 큰 특징은 165평의 흡연 공간이다. 실내 공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수십명이 동시에 담배를 피우더라도 담배연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첨단 환기시설을 갖췄다. 비흡연 공간과는 투명유리와 에어커튼으로 차단했다. 이 곳에는 조그마한 담배박물관도 있다.‘화랑’,‘승리’ 등 50∼60년대 많은 사랑을 받던 담배 20여종이 전시돼 있다. 옛 담뱃대나 파이프도 진열됐다. 현재 코스모타워의 입주사는 씨티은행, 다산 등 39개로 1500여명가량이 근무 중이다. 건물주인 KT&G는 15층부터 19층까지 사용한다. 지하 1,2층에는 스포츠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수영장과 스쿼시 경기장, 골프 연습장 등 다양한 시설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지하 1층에는 문구점과 치과, 카페, 식당 등이, 지상 1층에는 후지츠, 삼성생명 등의 지점이 들어서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전문가가 추천하는 나만의 여행지 3

    전문가가 추천하는 나만의 여행지 3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숨겨두고 싶은 여행지’가 있을 것이다. 특히 직업상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여행사 대표들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오지탐험, 허니문 등 ‘색깔있는’ 테마여행 상품만을 만들어온 국내 중견 여행사 대표들로부터 가슴속에 묻어둔 여행지에 대해 들어봤다. (1) 티베트 남초 호수<석채언(44) 혜초여행사 대표> 산이 좋아 전세계 산을 누비고 다니는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해발 4718m에 위치해 ‘하늘 호수’라고 불리는 남초 호수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자연 호수이자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염호(염류 농도가 높은 호수)다. 길이 70㎞, 너비 30㎞에 이르는 남초 호수는 성호 마나사로바가 성산 카일라스를 남편으로 받들 듯이 탕코라 산을 마주하고 있다. 드넓은 호수의 빛깔은 하늘을 닮아 푸르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 남초 호수는 티베트 사람들에게는 성스러운 호수로 여겨진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몇 주에 걸쳐 호수 둘레를 돌며 ‘옴마니 반메훔’을 외운다. 라싸에서 190㎞ 떨어져 있는 남초 호수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호수이다. 비포장길을 따라 어깨를 나란히 달려온 6000m급의 히말라야 산맥과 파릇한 목초지가 빚어내는 자연 풍광은 도저히 눈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호수에서 바라보는 탕코라 산의 늠름한 자태는 남초를 든든한 어머니로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호숫가 바로 옆에는 오색찬란한 룽다와 탈루초가 세찬 바람에 펄럭이고, 순례를 나선 티베트 사람들은 밀려왔다 밀려가는 호파(湖派)처럼 쉬지 않고 코라를 돈다. 호수 주위를 도는 코라는 마나사로바처럼 일주일가량 걸린다. 대부분의 티베트 사람들은 엄청나게 큰 바위산을 1시간가량 도는 코라를 즐긴다. 마음까지 깨끗해질 것 같은 남초호수, 꼭꼭 숨겨두고 싶은 곳임에 분명하다. (2) 베트남 나짱(나트랑)<이성훈(46) 가야여행사 대표> 5년전 처음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받았던 첫 인상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밝게 빛나는 따뜻한 미소였다. 또 프랑스식 건축양식과 넓은 녹지, 평화로운 새들의 지저귐 속에 바게트빵과 쌀국수의 조화로 이루어진 아침식사를 먹으며 베트남의 고요한 아침을 느꼈다. 특히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나짱(나트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월남전 때 한국군 야전 사령부가 있었던 곳으로 우리와의 인연도 깊다.‘동양의 나폴리’,‘베트남의 지중해’로 불리는 나짱은 약 6㎞에 이르는 해변이 고운 모래로 뒤덮여 있다. 곳곳에 푸르게 우거진 야자나무가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한다. 나짱은 1년전 새로운 공항건물이 들어섰으며, 주변에는 새로 조성한 도로와 현대적인 시설들이 들어서 있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나트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변 주위에는 노천카페가 늘어서 있고, 호텔을 비롯한 리조트 시설도 갖춰져 있다. 베트남의 전통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형 재래시장과 우체국, 참족의 문화유적인 포나가르 신전 등도 잘 보존돼 있다. 아름다운 해변 나트랑에서는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10여명이 탈 수 있는 배로 인근 무인도를 둘러보면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바다를 직접 체험할 수 있고, 선원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직접 잡아 올린 생선을 그 자리에서 맛볼 수도 있다. 인근 항구에는 수많은 어선들로 가득하다. 수산자원이 더없이 풍부하다. 이곳에는 크고 작은 리조트들이 해변을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고객을 위한 아름다운 집’이라는 뜻의 아나만다라리조트는 5년 전 첫 방문했던 나를 지금도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준다. 아기자기한 독채 빌라 형태의 객실 구조로 그동안 길들여진 빌딩 스타일의 리조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늑함을 선사하는 곳이다. 언제든 가고 싶은, 고향 같은 곳이다. (3) 알래스카 포스테지 빙하공원<김영규(45) 포커스투어 사장> 알래스카는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수려한 경관, 일년내내 흥미와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광활하고 순수한 대지,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산을 비롯한 수많은 국립공원들, 지구촌 어느 곳과도 비길 수 없이 완벽한 야생동물 보호지역 등 다양한 모험과 흥미가 가득한 곳이다. 알래스카는 ‘거대한 땅’을 의미하는 인디언 말. 눈, 오로라, 스키, 개썰매, 에스키모, 연어, 곰, 고래, 빙하가 함께하는 곳이다. 알래스카에서 비행기나 낚시보트를 이용해 여기저기를 이동하며 하는 낚시와 자연과 하나된 낚시캠프, 웅장한 산맥들, 화려한 오로라, 경이로운 자연의 세계는 영원한 추억으로 남는다. 주요 관광지로는 포테이지 빙하공원, 매킨리 비행관광, 프린스윌리엄 사운드, 서프라이즈 빙하관광, 디날리 국립공원 관광 등이 있다. 포테이지 빙하 호수의 나이는 80세에 이른다. 깊이는 200∼300m. 호수에는 고기가 살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이 호수 빙하만을 관광하는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으며 빙벽까지 유람할 수 있다. 약 1시간 걸린다. 타키티나 비행장에서 5∼9인승 비행기를 타고 매킨리산을 관광하는 경험은 색다른 추억을 안겨준다. 한시간 코스와 1시간30분 코스가 있으며 어느 것이나 깎아지른 암벽과 험한 계곡을 누빈다. 야생동물이 뛰노는 디날리공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저공비행으로 관찰할 수 있다. 서프라이즈 빙하관광은 프린스윌리엄 사운드 지역을 4∼5시간 동안 배를 타고 관광하며 바다 표범, 수달, 고래, 바다새 등과 빙하를 관람하는 코스. 알래스카의 크고 작은 빙하는 약 10만개에 달한다. 총면적은 2만 8842평방마일. 서울에서 떠나는 직항편은 대한항공이 알래스카 여름 성수기인 6월말부터 8월말까지 운항한다. 피서여행으로는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이 없을 것 같다.
  •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English

    ■웃기는 영어(4) Taxi Drivers’ Favorite Jokes A little boy and a little girl are playing.The little boy pulls down his shorts and says,“I have one of these and you don’t.” The little girl starts crying and crying and runs home to her mother. The next day the boy and girl are playing together again.Once again the boy points to his private parts and says,“I have one of these and you don’t.” But the little girl just keeps on playing.“How come,” says the boy,“you’re not crying today?” “My mother told me,” says the little girl,pulling up her dress,“that with one of these I can get as many of those as I want.” (Words and Phrases) play: 놀다 pull down∼:∼을 끌어내리다 shorts: 반바지 start ∼ing:∼하기 시작하다 the next day:다음날 point to ∼:∼을 가리키다 private parts:음부 keep on ∼ing:∼하기를 계속하다 how come:왜(how come 다음에는 평서문의 어순이 옴) pull up ∼:∼을 끌어올리다 as many ∼ as I want: 내가 원하는 만큼 많은 ∼ (해석) 꼬마 머슴애와 꼬마 계집애가 놀고 있었습니다. 꼬마 머슴애가 반바지를 끌어내리고 말했습니다.“난 이런 게 있는데, 넌 없지.” 꼬마 계집애가 울음보를 터트리면서 집으로 엄마한테 달려갔습니다. 다음날 머슴애와 계집애가 다시 함께 놀았습니다. 다시 한 번 머슴애가 은밀한 곳을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난 이런 게 있는데, 넌 없지.” 그러나 꼬마 계집애가 그냥 계속 놀기만 했습니다. 머슴애가 “오늘은 왜 울지 않는 거야?” 치마를 걷어 올리면서, 꼬마 계집애가 말했습니다,“엄마가 그러는데, 난 이걸 갖고 원하는 만큼 거시길 많이 가질 수 있거든.” (해설) 남자라면 어렸을 적 이 유머와 같은 놀이를 한 번쯤은 했을 것입니다. 자기만 고추(one of these)가 있다는 걸 여자애에게 자랑해본 적이 없습니까? 이런 자랑에 분해 울고 있는 여자애한테 현명한 엄마가 해준 한마디 조언이 참 재미있습니다. 고추도 아닌 걸 갖고 고추를 원하는 만큼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조언은 동서양을 떠나, 남성에 대한 여성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But the girl just keeps on playing 오늘은 버터걸이 뜨거운 차에 혀 덴 얘기를 해보는 거죠. But the girl ▶버터걸이죠. just ▶자스(jus)민 티(t)를 마시다가 혀가 데었죠. 왜 하필 혀냐? 그때 그때 달라요. keeps ▶그래서 혀에 깁스(keeps)를 했죠. on ▶놀러온(on) 친구한테 절실하게 말하죠. playing ▶“나 깁스 풀래(play) 잉(ing)~ㅠㅠ” ■영작문 두려워말라(2) 지난 호에서 우리는 영작문을 잘 하려면 영작할 내용을 영미인의 사고방식대로 정리해야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2005년 6월13일자 연합뉴스의 기사 일부인데, 이 내용을 영어로 옮긴다고 가정해 보세요.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매출액 500억원 이상 8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78.6%인 66개사가 ‘직원 기 살리기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 중 92.4%가 기 살리기 프로그램 실시 후 생산성 향상, 이직률 감소, 조직 분위기 쇄신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답했다. 위 내용을 word-for-word 형식으로 영어로 번역하려다 보면, 금방 영어답지 않은 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한 결과,…하다.”와 같은 표현이 영어에 없으며, 또한 “∼가 …등의 효과를 거두다.”라는 표현보다는 “∼이 … 등의 효과를 가져 오다.”라는 표현이 영미인의 사고에 더욱 부합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따라서 위 내용을 영어로 옮기려면, 다음과 같이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84개의 기업을 조사하고, 전체의 78.6%인 66개사가 ‘직원 기 살리기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는 결과를 13일 밝혔다. 이 중 92.4%가 기 살리기 프로그램이 생산성 향상, 직원 이직률 감소, 조직 분위기 쇄신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답했다. 이렇게 한 다음, 위 내용을 영어로 word-for-word 형식으로 옮겨보면 영작이 훨씬 쉽게 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The employment·personnel portal site(www.incruit.com) investigated 84 corporations with more than 50 billion won sales,and disclosed on June 13 that out of them,64 corporations,which was 78.6 percent,are running the program for boosting the morale of their employees.It was also reported that 92.4 percent of these 64 corporations agreed that the spirit-boosting program has brought positive effects such as the increase of production rate,the decrease of unemployment rate,and refreshing the atmosphere of organizations. ■ 절대문법을 알려주마(4) ‘동사’야 너 어디로 가니 언어 사용의 목적은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고, 의사소통의 목적은 의미를 통한 정보 전달에 있다. 따라서 언어를 배우는 일차적인 과정은 의미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아는 것이다. 영어는 동사를 중심으로 한 앞·뒤의 자리에 어떤 단어가 위치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언어이다. 예를 들어 ‘I can can a can in a can.’이라는 문장을 보자.can의 위치에 따라 첫 can은 ‘할 수 있다.’의 의미를, 두번째는 ‘따다.’, 세번째는 ‘깡통’, 네번째를 ‘통’의 뜻을 갖는다. 그래서 ‘나는 통에 있는 깡통을 딸 수 있다.’로 해석되는 것이다. 영어를 학습할 때 우리가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려야 하는 개념은 “영어는 동사가 자리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동사를 중심으로 각 단어의 자리가 결정되었을 때 의미는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알아보자. 언어는 그 언어가 사용되는 심리적·물리적 환경을 반영하여 형성된다. 문화에 따른 생활양식, 사고방식 및 습관까지 담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어는 주어가 행하는 동작의 행위들이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부터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전개된다. 그러나 영어는 구체적인 사실들로부터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확장되는 언어이다. ‘나는 어제 친구들과 식당에서 햄버거를 먹었다.’의 우리말은 상황 설명이 나온 뒤에 비로소 동작이 나온다. 반면 영어는 ‘I ate a hamburger at the restaurant with my friends yesterday.’ 식으로 동작이 앞서고 동작을 설명하는 말이 뒤따라 온다. 또 한국어에서는 사람을 지칭할 때 ‘홍길동’과 같이 성, 이름 순으로 얘기하지만, 영어에서는 ‘길동 홍’처럼 이름, 성 순서로 보다 더 구체적인 사실이 앞에 오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주소를 쓸 때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인들이 주소를 쓰는 경우의 예)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OO 빌딩 7층 (영미인들이 주소를 쓰는 경우의 예)12345 Main St.Los Angeles.California.USA 영미인들은 우리와 달리 구체적인 장소부터 덜 구체적이고 범위가 큰 장소 순서로 주소를 적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 우리가 영어 문장을 읽고 쓸 때 의미 전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는 분명해진다. 주어를 중심으로 동사의 동작을 행하는 내용들이 구체적인 사실에서부터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전개된다는 개념을 머리에 갖고 영어문장을 대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편에는 이러한 사고의 개념이 언어사용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구체적인 문장을 통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김성수 회장은 -1976년 전남대 건축학과 졸 -1989년 전화 학습 관리법, 오디오 심화학습법 도입 -어머니 교실 1000여회 개최 -㈜무무 잉글리시 회장
  • 여풍당당 홀로 길을 떠나 볼까?

    여풍당당 홀로 길을 떠나 볼까?

    젊은 여성들이 혼자 훌쩍 떠난다. 낯선 이국땅으로 지도 한 장에 수트케이스 하나 끌고 간다. 불과 1∼2년 사이에 부쩍 많아진 여행 풍속도다. 혼자 갔다온 이들은 말한다. 여행의 참맛을 느꼈노라고. 색다른 재미가 쏠쏠하다고. 여성들이 혼자 여행을 가는 이유도 갖가지다. 친구들과의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여행 동반자와 사소한 말다툼이 싫어서…. 나홀로 여행은 더 이상 한낮의 꿈이 아니다. 올 여름 똑같이 되풀이되는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여성들이여, 떠나라.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는 최근 일본과 홍콩을 갔다온 김지은·정지수씨의 과감한 나홀로 여행 도전기를 싣는다. 2003년 3월 실습과 동시에 취직을 했다. 그동안 비용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여행은 남의 일로 치부해 왔다. 내 주변 사람들이 여름휴가나 해외여행을 갈 때면 그저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을 뿐. 그러기를 2년이 훌쩍 지났다. 업무상 알게 된 홍콩, 이국적이면서도 동질감이 느껴지는 홍콩, 사진으로 본 현란한 거리 조명이 나를 부르는 듯했다. 내겐 꿈의 여행지로 다가왔다. 지난 4월30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책상에 앉았다.‘이렇게 꿈만 꾸다가는 여행은 평생 단 한번도 못할 거야.’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곧바로 인터넷으로 비행기표를 알아보자 나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할인티켓이 나와 있었다. 망설임도 없이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드디어 ‘사고’를 친 것이다.5월13일자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사는 데까지는 단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고는 호텔 예약 완료. 무엇에 홀렸는지 그냥 밀어붙였다. 나 혼자 여행을 결정한 이유는 스케줄을 맞출 친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또 혼자만의 자유도 만끽하고 싶었다. 또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욕구도 적잖았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친구들과 여행을 갔을 때, 화장실 사용과 같은 사소한 일로 친구와 신경전을 벌였던 적도 있었다. 서로 보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것으로 인한 말다툼도 있었다. 누구에게도, 그 어떤 것에도 구속받고 싶지 않았던 것이 나홀로 여행의 가장 큰 이유다. 회사에 혼자 여행을 간다고 하니 “왜 혼자가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청승맞다.”,“혼자 가면 심심할 텐데….”,“쇼핑하러 가요?”,“5일씩이나 뭐해요?”…. 시샘어린 동료들의 질문이었다. 5월13일 드디어 출발. 홍콩에 도착하는 순간 조금 두려웠다. 학창시절 이후 처음 맞는 해외여행이었기에…. 하지만 입국 심사통로의 책상에는 한국말로 된 홍콩 여행 가이드 책자와 지도가 비치되어 있었다. 안내 표지들이 잘 되어 있어 첫 방문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배려가 고마웠다. 여행 첫날밤, 투숙한 셰라톤홍콩의 스카이 라운지로 올라갔다. 칵테일 한잔을 마시면서 그 유명하다는 홍콩 야경을 감상하려고. 내가 굉장히 멋져보인다는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그런데 잡념을 떨치려 했는데 오히려 생각이 많아졌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어졌다. 메모지를 꺼내 엄마에게 편지를 썼다.“나중에 꼭 같이 오고 싶다고….” 5월이 여행하기 좋은 날이라고 하지만 홍콩의 날씨는 거의 살인적이었다.‘끈적끈적’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렸다. 평소 아무리 운동을 해도 땀을 흘리지 않는 체질인데 그냥 걷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흘렀다. 소매 없는 옷을 준비한 것이 그래도 다행이었다. 빅토리아 피크·소호 등 홍콩의 관광명소를 둘러봤다.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 전철도 노선이 복잡하지 않고 택시 요금은 우리보다 비싸지 않았다. 친구를 만나 저녁 먹고 수다 떤 하루를 제외하고는 내내 혼자였다. 자고 싶으면 자고, 가고 싶으면 가고, 자유가 넘치는 시간, 휴식을 만끽했다. 혼자 여행에서 불편한 점. 디카를 완벽하게 충전했지만 혼자 사진 찍는 게 한계가 있었다. 셀카라고 찍어봤지만 내 얼굴은 대문짝만하게 나오고 배경은 보이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하기엔 너무 쑥스럽고, 사진 찍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또 하나. 정말 맛있는 음식을 그냥 두고 지나칠 때 혼자 온 게 후회스러웠다. 아무리 내가 얼굴이 두껍다고 해도 혼자 그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겠는가? 연인이랑 올 수 있다면 더 좋겠지?  혼자 여행을 하면 생각이 넓어지는 듯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부분까지 미치는 것 같았다. 가장 큰 소득은 미지의 세계에서 생긴 두려움을 이겨낸 자신감 아닐까 생각한다. ●홍콩 여행을 하기 전에… 여행 가이드 책자:사지 않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해도 충분하다. 현지에 도착하면 여행 가이드 책자와 지도가 곳곳에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날씨:습도가 높고 더운 열기가 우리나라 열대야는 저리가라다. 휴대용 선풍기를 가지고 가도 좋으며,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을 택할 것. 그러나 실내는 에어컨이 엄청 세게 나오므로 위에 걸칠 수 있는 옷 하나 정도는 준비하는 센스를 갖출 것! 정지수(26·웨스틴조선호텔 마케팅 담당) ■ 길치女, 도쿄거리 접수하다 모든 길은 통한다. 서울에서도 길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악명높은 ‘길치’인 내가 혼자여행을 떠난다? 지도 한장 달랑 들고.‘농담하냐?’‘국제미아 나오는군.’‘다시 만날 수 있을까?’ 주위 사람들의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5월 초 그냥 일본을 가기로 맘먹었다. 휴식과 재충전의 5월 황금연휴, 친구들은 이미 수첩에 스케줄이 꽉 찼다. 몇몇은 도쿄를 몇차례 갔다온 터여서 같이 가려는 자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발동이 걸리면 무조건 밀어붙이는 막무가내. 저렴한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는 에어텔 예약을 마쳤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귀차니스트’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계획을 세우고 정보도 모으고…. 일단 서점에서 ‘아이 러브 도쿄’라는 가이드북을 샀다. 이 책에는 테마별, 하루씩 여정을 소개해 놓아 관심있는 코스를 선택해 따라다니기만 해도 좋았다. 또한 중간에 길을 잃었는지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리스트이자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여행의 주 목적지 중 한 곳은 지브리 스튜디오. 미리 입장권을 사야 하는 인기있는 장소였다. 일본도 연휴 기간이라 도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매진된 상태였고 친구들이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정문을 넘을 순 없었다. 좌절에 빠진 나를 위로해준다고 친구들은 ‘짝퉁 지브리’라고 놀리며 들르는 장난감 가게마다 셔터를 눌러줬다. 또 야경으로 유명한 오다이바로 갔다. 오다이바까지 운행하는 유리카모메(모노레일)를 타고가면서 빌딩 사이의 일몰이 서울과는 또 다른 향수를 자아낸다. 단, 맨 뒤 차량을 타야 한다. 이틀째는 혼자서 움직여봤다. 전철타는 법 등을 알려주면서 친구는 못내 불안한지 휴대전화 번호도 알려준다. 하지만 신주쿠에서 이미 ‘호텔 찾아 삼만리’를 찍었으므로 배짱도 두둑해졌다. 도쿄의 전철역은 어찌나 출입구가 많은지 친구가 알려준 대로 나온 것 같은데 있어야 할 광고 간판이 보이지 않았을 때의 낭패감이란…. 몇군데 더 들락거리다가 포기하고 전단지를 돌리던 여자에게 더듬거리며 물어보니 모르겠단다. 혼자 여행이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건물 경비원 아저씨에게 손짓 발짓을 하니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살았다. 다음날부터는 전철역 개찰구의 할아버지, 아저씨들에게 지도를 들고 다니며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남자는 말을 듣지 않고, 여자들은 지도를 읽지 못한다.’고 했던가? 그럼 지도를 대신 읽어줄 사람을 찾으면 된다. 공항, 전철, 도쿄 거리로 이어지는 질문은 이젠 머뭇거림도 없었다. 어차피 언어란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일 따름. 굳이 완벽한 문장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키워드만 알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 풍부한 표현력! 살인적인 물가의 도쿄는 택시비가 너무 비싸서 현지인들도 큰 마음을 먹어야 탈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뻔한 여행객은 튼튼한 다리가 무기다. 가이드 북과 지도를 펼쳐 들고 일정에 따라 걸어다녔다. 특히 에도성에 갔을 때는 거리 계산을 잘못해서 성벽을 따라 하루종일 걸었다. 비까지 맞아 생쥐 꼴을 하고 친구를 만났더니 불쌍해 보였던지 양말도 사주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찬코’라는 음식도 소개해 주었다.3박4일간 열심히 걸었던 여파로 서울에 돌아와 한방 병원을 들락거려야 했다. 여전히 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길치이지만 도쿄의 거리를 혼자 찾아 다녔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친구들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지구는 둥글고, 모든 길은 통하는 것 아닌가? 혼자 떠나는 여행은 꼼꼼한 사전 준비가 없으면 넘치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거나 엉뚱한 곳에서 시간 낭비하기 일쑤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결정하고 계획하게 되므로 살아있는 지식을 챙기게 되고 현지인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느끼는 교감도 무시할 수 없는 재미다. 김지은(34·JW메리어트서울 마케팅 실장)
  • 日파친코회사 ‘마루한’ 한창우 회장

    日파친코회사 ‘마루한’ 한창우 회장

    |도쿄 이춘규특파원|1945년 10월22일 밤 11시 일본 시모노세키 해안. 얼굴에 보송보송한 솜털이 남아있던 열다섯살 한국 소년이 주위를 살피며 밀항선에서 조심스럽게 내렸다. 손에는 고향의 모친께서 쥐어준 쌀 두 말과 영어사전 뿐이었다. 그것으로 거친 일본생활을 헤쳐가야 했다. ‘일본 파친코 제왕’으로 불리는 재일교포 1세 한창우(75) 마루한 회장의 60년 전 모습은 이랬다. 상전벽해. 일본어판 포브스지는 지난달 순자산 1200억엔(약 1조 2000억원) 이상 되는 일본의 거부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계로는 정보통신(IT) 재벌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순자산 4730억엔으로 8위였고, 한 회장은 1210억엔으로 24위에 랭크됐다. 한 회장은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전세계 갑부 순위에서도 58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마루한의 매출은 1조 2778억엔, 순이익은 210억엔이었다.2010년 매출목표는 5조엔이다. ●도쿄 한복판에 우뚝 선 밀항소년 스스로를 “한국의 보트피플 1호”라고 말하는 한 회장이 도쿄 한복판에 우뚝 섰다. 도쿄역이 발아래 내려다 보이는 초현대식 빌딩의 28층에 있는 마루한 도쿄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건물 벽면이 대형유리로 돼 있어, 일왕궁도 일부 보이는 요충지다. 임대료가 평당 4만 4000엔인 일본의 심장부에 밀항소년이 우뚝 서있는 것이다. 그의 경상도 사투리는 구수하고, 유창했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지금 고향 삼천포에는 동생이 살고 있다.3남 2녀 중 차남으로 일제 때 징용으로 끌려가 벽돌쌓기 일을 했던 형을 따라 밀항선을 탔다. 한때 사천시로 변경됐다가 삼천포라는 옛 지명을 되찾은 것을 모른 그는 “삼천포라는 명칭을 왜 없애냐고 고향의 선·후배들에게 따졌다.‘삼천포로 빠졌다.’는 것보다 ‘삼천포에 가자.’라는 긍정적인 면을 선전하면 오히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 아닌가. 그게 내 철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말을 들으며 차별이 심한 일본사회에서 역경을 이겨낸 긍정적 사고방식을 느낄 수 있었다. 밀항 뒤 혼란스러운 일본에서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을 딴 뒤, 호세대학 경제학부를 마쳤다. 호세대학은 당시 일본내 마르크스경제학의 총본산이었다. 그도 마르크스나 엥겔스, 레닌, 마오쩌둥을 접하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귀국해 정치가가 되겠다는 꿈도 있었지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접어버렸다. 이후 관심도 마르크스에서 패션으로 옮겨갔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하려 했지만 안돼 프랑스로 패션 유학을 떠나기 위해 교토의 미네야마에서 파친코를 하던 매형을 찾아간 것이 인생 항로를 바꿔버렸다. 여비를 빌리러 갔다가 매형이 한사코 파친코 일을 돕게 하는 바람에 주저앉았다. 업체간 경쟁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매형이 사업을 그만두려고 하자 “성공하면 두배로 드리겠다.”며 인수했다. 그것이 마루한의 모태가 됐다. 이후 미네야마에서 클래식 음악다방도 개업해 성공했고,1967년에는 당시 인기를 끈 볼링장 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시련이 될 줄은 까맣게 몰랐다. ●“매일 자살하려 했었다” “시즈오카에 120레인 볼링장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볼링 열기가 식으면서 경영상태가 악화됐고,5년 뒤에는 6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빚을 지고 말았다. 빚 독촉은 심하고, 갚을 길은 없어 매일 자살을 생각했지만 아이들 얼굴을 보니 못하겠더라.” 마음을 다잡았다. 택시운전이나 라면가게라도 해서 빚을 갚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행히 채권은행측이 “독촉을 안할 테니 천천히 갚아라. 신용·노력을 인정한다.”고 해 인감까지 은행에 맡겨놓고 뛰어다녔다. 새 사업을 물색하던 중 나고야 교외의 수천평 벌판에 주차시설까지 갖춘 파친코를 보고 힌트를 얻어 교외형 대형 파친코를 열기로 했다. 볼링장을 처분한 돈과 사채와 곗돈 등으로 시작했다. 자동차시대 도래를 정확히 예측한 사업 전략 덕분에 히메지, 고베 등에 세운 파친코점에 손님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호사다마일까. 이즈음 미국으로 영어연수를 갔던 당시 고교 2학년이던 장남이 요세미티 국립공원 계곡서 탁류에 휩쓸려 숨지는 액운을 당한다. 충격으로 열흘 정도 식음을 전폐하다시피하고 울고 또 울었다. 충격은 2년가량 이어졌다. 그래도 사업은 급성장,10년만에 60억엔 부채도 청산했다. 파친코의 선입견을 바꾼 영업전략이 주효했다. 손님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했다. 돈을 많이 잃은 고객에게는 구슬을 융통해주고 담배로 위로했다. 담배냄새 제거시설이나 샤워시설도 갖춰 카페식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급성장,1995년에는 도쿄 입성의 꿈을 이루고 현재는 전국 180여개 점포에 종업원만 7000명에 달한다. 이 중 한국인은 100여명.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도 추진 중이다. ●파친코, 이제는 폭력배와 무관 “파친코 하면 폭력조직과 검은돈을 연상한다.20∼30년전만 해도 폭력배들이 귀찮게 했었다. 청소해줄 테니 한 달에 얼마씩 달라는 정도가 있었지만 10여년전 법이 한층 강화되면서 그마저도 없어졌다. 가끔 행패를 부리려는 폭력배가 있지만 즉각 체포된다.” 한 회장은 파친코의 이미지를 바꿔 거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파친코 사장중 한국계가 70%라고 소개했다. 매년 250∼300명의 신입사원 중 대졸이 200여명에 이르고, 도쿄대 출신도 도쿄 본사에만 3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은 파친코의 이미지가 바뀐 방증이란다. 그는 일본내 차별을 뛰어넘기 위해 수익금의 1%는 지역사회 봉사용으로 내놓는다.3년 전 일본에 귀화했지만 ‘한국계 일본인’으로 만족한다. 조국에 대한 끈끈한 정은 여전해 1년에 서너차례는 꼭 한국을 찾는다.22일에는 도쿄 인근 지바에서 한국인 150여명 등 7000∼1만명을 초청해 대규모로 ‘매출 1조엔 돌파 기념행사’를 갖는다. 비용만 15억엔이나 들였다. 7남매를 낳아 현재 딸 둘, 아들 넷인 한 회장은 교토의 저택에서 부인, 막내 아들(31)과 함께 살고 있다. 손주들만 7명으로 다복한 편이다. 파친코 제왕의 파친코 실력은 얼마일까. “7∼8번 가볍게 해 본 경험밖에 없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taein@seoul.co.kr
  • [부동산정책 전면 재검토] ‘강남 불패’ 못 깨트려 특단대책 필요 인정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전국에 ‘투기 광풍’이 불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집값 폭등 현상을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출범 초부터 “집값만은 꼭 잡겠다.”면서 집값 안정과 투기 근절을 최대의 핵심 과제로 내놓은 참여정부로서는 엄청난 정책적 위기를 맞이했다는 점을 공식화한 셈이다.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17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정책 간담회가 끝난 뒤 “현재의 부동산 정책수단은 투기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기에 미흡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신뢰성마저 상실할 위기에 있어 정책 목표와 함께 효과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 범여권 차원에서 민심 수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한 셈이다. 지난해의 10·29 대책은 1가구 1주택 양도세 부과, 종합부동산세 조기시행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5·4대책은 부동산 관련 세금으로 투기를 막겠다는 대책이다.노 대통령은 2003년 말 강남 집값을 잡겠다면서 “강남 불패(不敗)라는 말까지 있으나 (강남 집값을 잡는 것에 관한 한)대통령도 불패가 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현 상황은 ‘강남 불패’를 깨뜨리는 데 실패했고, 정부가 시장을 이기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정문수 보좌관은 “정책의 실패라고 보지는 않지만 현재의 시장이 불안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정책이 충분히 원래 기대효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청와대와 건설교통부가 신도시 건설을 놓고 불협화음을 보이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노 대통령 주재 회의 분위기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동산 가격 동요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당정 협의를 거쳐 내놓을 정책 내용이 주목되는 가운데 회의에서는 주거 안정을 위해 ‘토지의 공공성’을 강화하기로 해 주목된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미국인들의 애완견 키우기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미국인들의 애완견 키우기

    ■ ‘페티켓’ 법으로… ‘개똥녀’는 없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 세상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애완견을 사랑하는 미국인들. 그러나 미국에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된 ‘개똥녀(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처리하지 않고 사라진 여인)’가 없다. 꼭 미국인들의 매너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법률적·사회적 규제가 그같은 ‘얌체족’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워싱턴에 잇닿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콘도(한국의 아파트에 해당)에 살면서 네살짜리 핏불 박서 종인 ‘베일리’를 키우는 데이비드 캡슨. 데이비드는 베일리를 데리고 외출할 때면 꼭 아파트 현관과 뒷문 옆에 설치된 애완동물 배변처리용 비닐 봉지를 챙긴다. 또 베일리의 주둥이를 끈으로 묶는 것도 잊지 않는다. 데이비드는 1년 전 보스턴에서 이곳으로 이사올 때 콘도 사무실로부터 애완견을 키우는 것과 관련한 ‘매뉴얼´을 받았다. 애완견의 배변을 철저하게 처리하고, 반드시 줄에 묶어 다녀야 하며, 털이 날리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독신 전문직들이 주로 사는 이 콘도는 애완동물에 대해 매우 관대한 편이어서 다른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사안이 아니라면 특별히 규제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애완견 2마리가 로비를 어지럽히는 작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콘도 사무실측은 애완견을 키우는 입주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재차 당부하기도 했다. 배변용 비닐 봉지함도 그 과정에서 설치됐다. 데이비드는 “보스턴에서는 지하철에 애완견을 데리고 탈 수 있었는데, 워싱턴에서는 허용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지하철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도견의 탑승만을 허용한다. ●지하철, 레스토랑에는 애완견 출입 금지 같은 콘도에 사는 아들 형제를 방문하러 메릴랜드에서 온 제임스 본(왼쪽 사진)은 며칠간 낮 시간을 애완견 ‘테일라(골든 리트리버 종)’와 함께 보냈다. 본의 아들 형제가 집을 떠나 워싱턴으로 이사하면서 테일라를 데리고 온 것. 본은 “두 아들이 테일라를 보면서 고향 분위기(A touch of home)를 느낀다.”고 전했다. 본은 주마다, 도시마다 그리고 빌딩마다 ‘애완견 금지’ ‘애완견은 허용된 지역에서만’ ‘주인 감시하에 애완견 입장 허용’ 등 애완동물과 관련한 개별 규정이 있다고 전했다. 본은 아들들이 일하러 나간 사이에는 애완동물 서비스 회사에서 방문해 테일라에게 물을 주고, 산책도 시킨다고 전했다. 콘도 열쇠 하나를 애완동물 서비스 회사가 갖고 있다. 본은 테일라를 키우는 데 사료 값으로 한달에 30달러, 전염병 예방 주사 접종 등 의료비가 1년에 150∼500달러 정도 든다면서 애완견을 키우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완견 주인, 법적·사회적 의무 지켜야” 버지니아주 셜링턴에 사는 존과 케이트 워커 부부(가운데 사진)는 단독주택에서 2년된 딕시 딩고 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종인 ‘로스코’를 키운다. 존과 케이트는 날마다 아침 저녁으로 로스코를 데리고 인근 공원을 산책한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케이트는 로스코를 키우는 것이 “아이를 기르기 위한 사전 훈련”이라고 말했다. 로스코가 집에서 신발이나 가구를 물어뜯어 화나게 할 때도 있지만, 앞으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더한 일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인내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트는 “로스코가 늘 즐거워하고 남편이 일하러 나간 뒤에도 곁에 있어주기 때문에 위안이 된다.”면서 “그러나 배설물을 치우고 어지럽힌 주변을 정리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케이트는 특히 공공장소에서 로스코의 배설물을 치우는 것은 “법적으로도 의무가 있고 사회적·도덕적으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케이트는 레스토랑에 갈 일이 있으면, 로스코는 밖에 놔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개의 털이 날려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음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애완견의 레스토랑 출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짖는법부터 다시 가르쳐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애완견도 사회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자리잡은 ‘우프 애완견 훈련 센터’의 조련사 블레인 사거는 애완견에게도 ‘사회적 매너’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블레인은 ‘페티켓’이란 단어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블레인은 “생후 4∼7개월된 개는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에 해당한다.”면서 “이 시기에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으면 애완견들이 다른 동물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블레인은 또 배변 가리기, 주인 말 잘 듣기 등 ‘착한 행동’도 이 시기에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 개 조련사인 로라 샤키가 4년 전 설립한 우프 센터의 어린 애완견 교육은 2주 프로그램으로 비용은 1050달러(약 100만원)나 된다. 블레인은 ‘T-TOUCH’라고 이름 붙여진 프로그램에 ▲순종 ▲짖기와 씹기 ▲공포와 수줍음 극복 ▲점프와 개줄 적응 ▲노쇠와 관절염 증상 ▲공포로 인한 공격 ▲자동차 적응 ▲스트레스 해소법 ▲부상으로부터의 회복 등 다양한 애완견 훈련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프 센터에서는 어린 애완견 훈련뿐 아니라 낮에 애완견 맡아 돌보기, 애완견 산책 시키기, 주인이 출장이나 휴가갈 때 애완견 임시 맡아주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우프 센터에 애완견을 반나절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은 19달러. 출장 등의 이유로 애완견을 5일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은 140달러 정도다. 블레인은 “평일의 경우 우프 센터에 맡겨지는 애완견이 60마리 정도”라면서 “애완견들은 대부분 말썽 없이 잘 지내다 간다.”고 전했다. 블레인은 미국인들의 애완견 선호 취향에 대해 “요즘은 크고 개성이 강한 개들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우프 센터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운영하는 ‘애완견 사교’ 행사에 18주된 자이언트 슈나우저 종인 ‘프레이어’를 데리고 온 그레고리 해드슨은 “다른 애완견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개공원서도 배설물 안치우면 벌금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버지니아주 알링턴 남부의 더글러스 공원단지 한쪽에 ‘견공들의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철조망 담으로 둘러싸인 애완견 공원은 500평 정도의 넓이로 나무와 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개들이 목줄을 풀고 마음껏 달리고 짖으면서 놀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축구공과 테니스공 등 개들이 좋아하는 놀이도구와 물을 마실 수 있는 작은 분수대도 설치돼 있다. 개 공원의 입구에는 이곳에서 지켜야 할 ‘페티켓’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주요 내용은 ▲배설물을 반드시 처리하고 ▲다른 개들과 다툼이 없도록 하고 ▲너무 크게 짖거나 소란스럽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는 것이었다. 또 개 공원 한가운데 설치된 게시판에는 애완견과 관련한 정부의 규정과 각종 애완견 사육 정보가 붙어 있었다. 낮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애완견 배설물 처리 모임’이 인근에서 열린다는 정보도 눈에 들어왔다. 지난 12일 오후 애완견 공원에서 만난 린다 피어링은 6개월된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종인 애완견 ‘날라’가 다른 견공 친구들과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는 예전에 카우보이들이 소몰이하는 데 이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린다는 설명했다. 린다는 날라가 아직 어려서 가급적 자주 밖에 데리고 나와 다른 환경에 노출시키려 하고 있다. 일종의 사회화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린다는 조만간 애완견 교육 센터에 날라를 맡길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린다는 날라가 교육을 마치면 자신이 하는 말을 더 잘 따를 것으로 기대했다. 린다는 날라를 데리고 나올 때는 꼭 허리에 차는 작은 가방에 배설물 처리용 비닐 봉지를 넣어 온다. 배설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경찰이 ‘딱지’를 끊는다고 한다. 린다는 애완견을 기르는 것이 일종의 ‘교우(Companionship)’라고 말했다. 린다는 하루에 일하는 6∼8시간을 제외하면 늘 날라와 함께 지낸다고 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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