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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 80만 드럼 방폐물 저장

    총 80만 드럼 방폐물 저장

    국내에서 처음 건설되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처리장(방폐장)이 9일 경주시에서 역사적인 착공식을 가졌다. 공식 명칭은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정부가 1986년 후보지를 찾기 시작한 지 21년 만에 방폐장 건설이 이뤄졌다. 이날 착공식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백상승 경주시장, 지역 주민 등 750명이 참석했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건설되는 방폐장은 213만㎡ 부지에 총 80만 드럼(드럼 당 200ℓ)을 저장할 수 있도록 건설된다. ●1단계 10만 드럼 규모 건설 이번에 착공식을 가진 1단계 사업은 1조 5000억원이 투입돼 10만 드럼 규모의 시설로 2009년 말에 준공된다. 지하 80∼130m 깊이의 바위 속에 수직원통형 인공동굴을 만들어 방폐물을 저장하는 동굴처분방식이다. 이 방식은 아시아 최초이며 100% 국산 기술이다. 나머지 시설은 이후 건설 방식을 결정한 뒤 단계적으로 증설된다.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작업복, 장갑, 신발 등의 방폐물을 처분한다.80만 드럼 분량의 방폐장 공사가 모두 완공되면 2073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한수원은 보고 있다. 방폐물은 전용 선박을 이용해 해상운송된다. 건조 중인 운송선박은 2600t급으로 전장은 78.60m, 폭 15.8m 규모로 안전을 위해 특수한 구조로 제작된다. 이중 선체 및 이중 엔진을 설치하고 방사선 차폐구조, 충돌방지 레이더, 위성통신 장치, 기상정보 장치, 화재방지 장치, 비상전원 설비 등을 갖추도록 설계돼 있다. 월성원자력환경센터에 도착한 방폐물은 방사능 측정, 엑스레이 및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방사능 농도, 유해물질 포함여부 등을 정밀검사한다. 검사가 끝난 방폐물은 10㎝ 두께의 콘크리트 처분용기에 담겨져 운반트럭을 통해 처분동굴로 이동되고 동굴에 용기가 모두 차게 되면 용기 간 빈 공간을 메우는 작업이 진행된다. 마지막 단계로는 동굴입구를 콘크리트로 밀봉 폐쇄해 지하수의 이동을 막고 외부에서의 접근을 원천 차단한다. ●방폐장 지상은 관광자원 활용 방폐장 지상 부지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주 설비건물과 사무실을 비롯해 수목원, 홍보관, 전망대 등을 설치해 생태공원으로 꾸민다. 방폐장 건설은 한수원이 담당하지만 앞으로 운영은 전담 관리기관이 맡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방폐물 발생자와 관리자가 동일한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관리사업자를 분리하기로 하고 공단 설립 등 방폐물의 종합적 관리를 골자로 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유치지역에 3조 7000억원 지원 방폐장은 방폐물 처분뿐 아니라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도 매우 크다. 유치지역 지원대상 사업이 55건 3조 7000억여원에 이른다. 이 중 29건 1238억원의 사업이 국회로 넘어가 심의 중이다. 경주∼김포 국도 건설, 현곡∼내남∼외동 우회도로 개설, 월정교·신라옛길 복원 사업, 경주읍성 정비, 신라 명활산성 복원, 황룡사지 복원사업 등이다. 또 한수원 본사 이전으로 연간 142억원의 세수와 고용창출이 된다. 이와 함께 폐기물이 반입될 내년말 이후부터는 매년 반입수수료 85억여원이 경주시로 들어온다. 이 밖에 현재 27만여명인 인구가 10년 이내 40만여명으로 늘어나는 등 방폐장 건설로 경주 발전이 20년 이상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 보장·사업비 배정 서둘러야 유치 지역 지원사업비 배정이 늦어지는 데 대한 주민 반발을 무마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경주시의회와 지역 일부 시민단체들은 숙원 사업인 역사문화도시 조성 관련 사업비 배정이 늦어지는 데 불만을 품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경주희망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방폐장이 지진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강화된 내진설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지질관측소와 기상관측소를 경주에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경주의 특성상 건설과정에서 문화재 발견 등의 돌출변수가 발생할 경우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 방폐장은 2005년 11월 군산, 영덕, 포항 등 4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유치 희망 여부를 투표해 경주시가 투표율 70.8%, 찬성률 89.5%로 최종 부지로 선정됐다. 경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데스크시각] 담요를 뒤집어쓴 기자들/최광숙 정치부 차장급

    기자의 차 뒷자리에는 두툼한 파란색 요가 매트가 실려있다. 지난주 정부중앙청사 기자실이 폐쇄된 이후부터다. 청사 로비 바닥에 급하게 임시 기자실이 마련됐지만, 이마저 언제 철거될지 몰라 언제, 어디서든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갖춘 것이다. 실제로 청사 로비 바닥에 설치한 임시 기자실의 소파 등 집기가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사라졌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챙겨 놓은 것이 바로 이 요가 매트다. 올봄 TV에서 108배를 하면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마련한 매트가 ‘이동 기자실’로 탈바꿈하는 데 요긴한 물건이 됐다. 정부중앙청사 5층 기자실 폐쇄 후 통일부 등을 출입하는 기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산가족’이 됐다. 통일부는 청사 앞쪽 휴게실에, 총리실은 청사 뒤쪽 휴게실 등에 각각 새둥지를 틀었다. 이들 휴게실은 원래 민원인들이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먹고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이곳의 둥근 탁자와 간이 의자를 이용, 노트북을 설치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그래도 청사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노숙’에 나선 외교부 기자들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임시 기자실의 가장 큰 적은 추위다. 싸늘한 시멘트로 된 건물에다 햇볕도 안 드는 후미진 곳에 하루종일 있다 보니 추위가 살 속으로 파고든다. 바깥은 화사한 가을이지만 ‘겨울’이 따로 없다. 취재하고 기사 쓰는 것도 정신이 없는데 추위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한 남자 후배 기자는 추위를 견디다 못해 담요를 뒤집어쓰고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렸다. 오갈 데 없는 노숙자의 모습 그대로다. 예쁜 치마 차림으로 한껏 멋을 냈던 여자 후배들은 이곳에서 하루를 지낸 뒤 다음 날,“어제 엄청 추웠다. 치마는 이젠 못 입겠다.”며 바지 차림으로 나타났다. 여기자들의 ‘패션’도 빼앗긴 셈이다. 양복 안에 겨울 스웨터를 껴입고 출근하는 남자 기자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기자도 평소보다 두 달 앞당겨 겨울 내복을 꺼내 입었다. 내복에다 스웨터를 껴입어도 하루종일 바깥에 있다 보면 저녁 무렵이면 어느새 동태처럼 몸이 꽁꽁 얼어붙어 온다. 온 몸에 스며든 한기 때문에 요즘 양말까지 신고서야 잠이 들곤 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기자들이 국정홍보처 관계자 말처럼 ‘럭셔리하게 꾸며 놓은’ 새 통합브리핑룸을 거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학 교과서 제1장에 나오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다. 일부 공무원들은 “파이팅”하며 애써 격려하기도 하고, 간식거리를 보내주는 이들도 있다. 반면 “왜 불과 몇미터 거리인데, 새 집에 들어가지 않느냐.”고 정색하며 반문하는 공무원들도 있다. 새 브리핑룸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공간적 개념의 문제가 아니다. 교묘하게 언론을 관리·통제하겠다는 정부의 무서운 의도가 사태의 본질이라는 것을 모르는 기자는 없다.‘가두리 양식장’처럼 기자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알맹이 없는 브리핑을 ‘받아쓰기’시키겠다는 정부의 얄팍한 계산을 이제 국민 모두가 안다. 최근 국정홍보처는 그동안 제공하던 ‘국무회의 자료’ 등 이메일 서비스도 중단했다. 국민이 낸 세금을 정부가 어떻게 집행했는가를 따지는 국정감사가 시작됐는데도 국감자료를 가져다 놓은 곳은 기자들의 발길이 끊긴 텅빈 새 통합 브리핑룸이다. 게다가 기자들이 정성들여 스크랩해 놓은 각종 자료들은 굳게 닫힌 기자실에 두고 왔으니 기사 쓰는 데 참고할 수도 없다. 자연히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사를 쓰려고 할 때 내용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교하게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옥죄는 것을 보면서 “이런 열정과 집요함, 추진력으로 국정을 챙겼다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일도 아닐 텐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기자실 파동’으로 마음 고생을 한 지난 일주일이 마치 7년 이상인 것처럼 느껴졌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서로의 부족함 채워 자립 이뤄요”

    “서로의 부족함 채워 자립 이뤄요”

    “스스로 돈을 벌면서 마음가짐도 이전과 달라졌어요.” 종로구 봉익동 ‘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우들이 한가족처럼 공동작업을 하면서 자립심을 키우고 있다. 15일 종로구에 따르면 공동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2·3급 장애인 27명.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인 12명, 정신지체 10명, 기타 5명이다. 이들은 아침에 출근해 함께 비닐봉투 등을 만들고 스스로 판매까지 하면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 장애 때문에 오토바이는 탈 수 없지만 지하철을 이용, 택배 일도 하고 있다. 비닐봉투를 만드는 임모(66·지체4급)씨는 월 118만원을 벌고 있다. 지체·언어2급 장애인 조모(68)씨는 지하철택배로 80만원을 거뜬히 벌고, 시각장애 6급이면서도 공동작업장의 취사 일을 하고 있는 유모(42·여)씨는 73만원을 받는다. 장애인 식구 중 17명이 80만원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종로구는 몇 년전 파출소를 이전하고 빈 건물을 장애인을 위한 공동작업장으로 제공했다. 처음에는 몇명이 모여 종이봉투 제조, 금속 세공 등을 했지만 정성을 다한 제품이 인정을 받자, 동대문종합시장 근처에 봉투판매점을 열어 주었다. 영업용 자동차를 지원하고 시설보조금도 우선 배정했다. 장애인 식구들은 지하철 무료탑승의 잇점을 살려 얼마 전부터는 택배도 시작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고 한다. 순식간에 공동작업장 식구가 2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서울시가 주관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장애인 공동작업의 장점은 몸이 불편한 이들끼리 모여 있으니까 장애를 불구로 느끼지 않고 꿋꿋하게 맡은 일을 완수한다는 점이다. 일에 능률이 오르고 소심했던 마음도 밝아진다는 것이다. 새 식구는 상담을 통해 뽑는다. 정신지체3급 김모(33)씨는 “부모에 의존해 집에서 지낼 때에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면서 “지금은 농담도 하고, 번 돈으로 조카들에게 용돈도 준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놀토엔 살아있는 영어 배우러 오세요”

    양천구는 11일 토요일(놀토)에 빈 구청사 공간을 이용한 영어체험 캠프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양천구의 영어체험캠프는 영어마을을 축소한 체험공간으로 구청 1층에 영어문화를 체험하는 부스를 만들어 13일부터 운영한다. 구는 이와 관련, 지난 9일 프로그램 운영주체인 한국외국어대학교와 ‘토요캠프 운영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영어체험캠프는 토킹존(Talking Zone), 엑티비티존(Activity Zone), 플레잉존(Playing Zone)등 테마존으로 나눠지며, 모두 7개의 부스에서 볼링게임, 주사위놀이, 경찰역할학습 등 놀이와 학습을 병행한다. 부스마다 학생 20명에 원어민교사 1명과 보조교사 2명 등을 배치해 아이들이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현장감 있는 영어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체험 부스 안에서는 영어로만 대화한다. 주당 3시간씩 총 6시간의 체험교육이 이뤄진다. 참가대상은 초등학교 2∼5학년생이다. 별도의 예산없이 휴일이면 텅 비는 구청 건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협약식에서 한치문 외국어대 부총장은 “이번 체험캠프 프로그램은 시범 운영 과정에서도 가장 호응도가 높았던 프로그램인 만큼 효과 역시 좋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교육지원과 평생지원팀 조영숙씨는 “지난 2일 인터넷 접수가 무려 17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면서 “이미 10월 참가자 120명이 확정된 상황에서 대기자만 3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11월 영어캠프 참가자는 다음달 2일 오전 9시 구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최근 각 자치단체마다 영어마을을 경쟁적으로 조성하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에 비해 효과가 검증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번 캠프가 영어마을의 대안학습의 장으로 자리매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구는 연말까지 학부모와 교육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스를 추가하는 등 토요캠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우리지역 명물] 용산구 ‘용산신학교·원효로성당’

    [우리지역 명물] 용산구 ‘용산신학교·원효로성당’

    용산구 원효로 4가에는 옛 용산신학교 교사와 원효로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붉은 벽돌과 진회색 벽돌을 쌓아 올린 외벽과 아치형 창문에서 고풍스러운 멋과 연륜이 묻어나는 건물이다. 도심에 있었다면 명소로 대접받았을 이 건물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가톨릭 신도나 학생들이 순례나 답사차 오갈 뿐 일반인의 발길은 뜸하다. 하지만 이 교사(校舍)와 성당은 가톨릭 교회사에서뿐 아니라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건물이다.1977년엔 사적 355호로 지정됐다. 용산신학교 건물은 프랑스 신부인 코스트의 설계로 현 용산우체국 근처에 있던 벽돌가마에서 만든 벽돌로 1892년 6월 지었다. 용산신학교 건물을 보노라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바로 명동성당 주교관이다. 벽돌색과 아치형 창문 등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두 건물이 닮은 것은 둘다 코스트 신부가 설계했기 때문이다. 학교 건물은 쓰임새가 많이 바뀌었다. 신학교로 쓰이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빈 건물로 남아 있기도 했고,1947년에는 혜화동에서 문을 연 성신대학으로 용산신학교가 옮겨갔다. 지금은 성심여자수도회와 성심학원이 관리를 맡고 있으며 수녀원으로 쓰인다. 지금은 그 사이에 건물이 들어서고 한강 둔치가 생기면서 한강과 멀어졌지만 과거에는 이 건물에서 한강은 지척이었다. 문제는 지은지 114년이 돼 가면서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용산구는 국비와 시비, 구비 등 14억 2500만원을 지원, 건물의 보수와 유지를 돕고 있다. 용산신학교와 원효로성당을 관람하려면 성심수녀원(02-714-4936)에 미리 예약하면 된다. 당일 오전 예약 후 오후 관람도 가능하다. 관람료는 없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현장 행정] 중구 ‘남대문시장 살리기’

    [현장 행정] 중구 ‘남대문시장 살리기’

    3일 서울 남대문시장의 액세서리 전문상가인 ‘원랭땅’ 2층. 이곳을 찾은 정동일 중구청장이 “요즘 경기가 어떻습니까.”라고 물을 때마다 점포 주인들은 “손님이 너무 없어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간담회에 참가한 상가 운영 회장들도 “남대문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동일 구청장이 늙은(?) 재래시장 ‘남대문시장 구하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해외시장 개척 설명회와 민원을 즉석에서 해소하는 것으로 첫 행보를 내디뎠다. ●별별 민원을 다 쏟아내다 “남대문시장의 입구 8곳을 화려하게 꾸몄으면 좋겠다.” “남대문상가 옥상 건물은 모두 무허가인데 이를 합법으로 전환해달라.” “무질서한 노점상 문제 처리가 시급하다.” “여유 공간에 휴게실을 만들어달라….” 7명의 상가 운영 회장들은 다양한 민원을 쏟아냈다. 정 구청장은 이와 관련, 남대문시장 내의 여유 공간에 쉼터 조성을 즉석에서 약속했다. 또 가로등 설치 확대와 전봇대 지중화사업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구청권한을 벗어난 민원도 적지 않았다. 정 구청장은 “남대문시장의 변화와 개발을 주도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다.”면서 “시에 최대한 건의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정책으로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시장 개척과 고유 브랜드 개발해야 정 구청장은 남대문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설 현대화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과 고유 브랜드를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정 구청장은 “재래시장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선 주차장 확보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시장의 일부를 공원화하고, 지하에 주차장을 건설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에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에 더 현명한 선택”이라면서 “이를 위한 고유 브랜드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는 현재 남대문 시장과 명동·남산 등을 연계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상인들은 사진을 찍고 가는 시장이 아니라 쇼핑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대문시장의 고객 수는 하루 20만∼30만명. 이 가운데 외국인은 7000∼1만명 안팎이다. 점포 수는 모두 1만 172개다. 예년과 비교하면 하루 고객 수는 10만명 가까이 줄었다. 신철원 서울남대문시장(주) 상무는 “장사가 안돼 남대문시장을 떠난 상인이 전체의 3∼4% 정도 된다.”고 했다. 이성재 원랭땅 액세서리상가 운영회장은 “빈 점포가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출물량이 70%에서 55%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김시길 서울남대문시장(주) 사장은 “침체화하고 있는 상권 회복을 위한 현실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국내 첫 건물풍수백과사전 내는 이정암 전 경무관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국내 첫 건물풍수백과사전 내는 이정암 전 경무관

    #상황1 지난 봄 어느날이었다. 한 풍수학자와 현직 경찰 고위간부가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풍수학자는 “5월을 조심하라. 큰 사건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화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이 터지면서 경찰조직에 줄초상이 났다. #상황2 경찰총수의 퇴진압력이 거세게 일던 얼마 전, 풍수학자와 경찰 고위간부가 다시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앞날을 물어보는 경찰 고위간부에게 풍수학자는 “지금은 (총수가)그럭저럭 넘어가겠지만 올해 안에 한번 더 고비가 올 것”이라고 조심스레 귀띔했다. 앞으로의 일이야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 이택순 경찰청장은 일단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겼지만 앞날이 불안한 상황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요즘 경찰 내부에서는 ‘푸닥거리’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곤혹스러워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화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사건을 둘러싼 후유증으로 다들 맥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택순 청장이 최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사건청탁 관행을 일소하고 조직 운영 시스템을 바로잡겠다.”고 역설했지만 일선의 체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사실 경찰은 1991년 현재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둥지를 튼 후 무슨 연유에선지 총수들의 ‘말년 팔자’가 대체로 사납다. 이인섭(2대) 전 청장은 슬롯머신 사업자와의 연루 의혹으로 구속됐으며, 김효은(3대) 전 청장은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밀려났다. 박일용(5대) 전 청장은 초원복집 사건으로 구속됐고, 김광식(8대) 전 청장은 인천 인현동 상가건물 화재참사로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무영(9대) 전 청장은 수지김 피살사건 내사중단 의혹으로 구속됐으며, 이팔호(10대) 전 청장은 최성규 전 특수수사과장 배후의혹 참고인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 때문에 2003년 12월 경찰청장 임기제가 확정되자 안팎에서는 오랜 숙원인 ‘수사권 독립’과 달라질 경찰의 위상에 많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임기제 시행 첫 총수인 최기문 전 청장은 지역구 출마와 관련, 정치권에 휘둘리다가 결국 2004년말 임기 3개월을 남겨놓고 도중 하차했다. 최 전 청장은 퇴임후 한화건설 고문을 맡았다가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상태. 그 뒤를 이은 허준영 전 청장 역시 임기 1년을 남긴 2005년말 농민시위 사망사건으로 그만 뒀으며 지금의 이택순 청장 역시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장담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렇다면 경찰청 주변에는 풍문대로 ‘불운의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져 있는 걸까. ●26년 경력의 베테랑 수사관 한국 도선풍수 명리학회 이정암(60·본명 이기만) 회장. 전직 경찰 간부 출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2005년 8월 경기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으로 명예퇴직해 최종 계급은 경무관이다. 경찰에 몸담은 26년 중에 17년이 넘게 수사분야에서만 근무한 베테랑이다. 경찰 입문 전부터 배운 풍수·명리학을 적용해 사건을 해결한 것도 한두번이 아니어서 경찰 내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용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퇴임 후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밀린 원고를 정리해 ‘풍수 그리고 운명’,‘범위명운수비결’ 등 10여권의 관련저술을 연이어 발간, 주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이달 중 발간 예정인 ‘건물풍수 핵심 비결’은 국내 최초의 건물풍수 백과사전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 “경찰청 건물은 마름모꼴의 대지 위에 동향(東向)으로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정문 출입문이 북동쪽으로 나 있어 풍수상 좋지 않아요. 북서쪽의 후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경찰청장 집무실이 9층인데 바로 여기가 절명궁(絶命宮)에 해당합니다. 즉 관재(官災), 구설(口舌)이나 교통사고로 요절하는 등 단명을 주관하는 흉살(凶煞)방위에 해당되지요.” 그러면서 청장실을 적절한 층(7층)으로 배치하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정문을 남쪽(정동향)으로 일부 개조해야 대길(大吉)하다는 것. 사실 이씨는 이택순 청장이 경기청장 재임때 차기 경찰총수로 승진할 것을 이미 예견한 바 있어 주위에서는 이씨의 권고를 그럴 듯하게 받아들인다. 하기야 한화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예언도 그렇거니와 2003년 8월 인천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 때 대통령 탄핵건을 비롯, 모 장관의 100일 낙마와 17대 총선 당락여부까지 미리 알아 맞혔으니 그럴 법도 하다. 흥미있는 일화도 많다.2004년 경기도 군포경찰서장 재임 때였다. 평소 군포서장은 단명하기로 소문난 자리였다. 그가 부임해서 서장자리를 풍수적으로 풀어 보니 육살궁(六煞宮)에 해당됐다. 그래서 대문의 방향을 현 교육청 쪽으로 약간 틀었다. 이후 해마다 전체 직원 중 10% 이상 승진자가 계속 생겼고, 지금도 감사의 전화를 받곤 한다고 전한다. 군포시의회 건물도 같은 ‘절명궁’ 자리여서 건강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생기궁’으로 바꾸는 법을 귀띔해 줬더니 단명하던 의장이 연임하는 경사가 겹치기도 했단다. ● 청와대 3층으로 지었어야 “청와대는 3층으로 지어야 합니다. 배산이 탐랑목성(貪狼木星)이고 정문이 정남향에 배치돼 있어 1층은 금(金),2층은 수(水)로 대문과 상극이 되지만 3층일 경우 생기궁이 되어 대길할 운입니다.” 국회의사당의 경우 떠다니는 배의 꼬리에 있어 정치인들의 생각이 이재(理財)에 치우친다고 지적했다. 여의도가 행주형(行舟形)이라면 63빌딩이 돛이요, 섬안에 늘어선 빌딩들은 마치 큰 상선에 짐을 싣고 계류하는 선박의 모습인데, 선미(船尾)가 되는 남동쪽에 국회의사당이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대검찰청 건물도 배산보다 높이 솟은 데다 정문이 남향으로 돼 있어 검찰총장실을 현재의 8층에서 5층으로 옮겨야 복덕궁(福德宮)의 생기가 회복된다고 했다. 반면 재벌가의 경우 비교적 길운의 자리에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LG, 현대차 등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이 사는 동네는 서울 강북의 한남동 등 남산 자락과 성북·평창·가회동 등 북한산 자락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들이 모여 있는 한남동의 경우 남산을 등지고 양 옆에 좌청룡·우백호 격의 언덕이 솟아 바람을 막아주며, 옆에 한강이 감싸듯 흘러 풍수적으로 재물운이 많다는 것. 재벌그룹의 사옥 중에서는 삼성그룹의 서울 태평로 본사가 층수별로 오행상생의 길운을 받도록 잘 배치돼 있다고 풀이했다.SK건설도 풍수경전인 ‘양택삼요’에 따라 집을 짓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고 귀띔했다. 생활풍수 상식에 대해 몇가지를 알려달라고 부탁하자 ▲임신 중에는 집수리를 하지 말 것 ▲아이들이 비뚤어지면 동쪽과 동남쪽을 먼저 살필 것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북서쪽을 살필 것 ▲여자에게 문제가 있으면 남서쪽을 살필 것을 권했다. 또한 주택의 서쪽에 큰 길이 있으면 길하고, 남쪽에는 빈터가 있어야 좋다고 말한다. 과거 각종 사건을 수사하면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집에 가보면 대부분 ‘절명궁’터였음을 알 수 있었다는 그는 현장 경험이 풍수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 풍수 학문적으로 집대성할 것 “풍수는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의 지혜입니다. 또 그 역사와 뿌리가 장구하고 경험적 과학의 산물이기에 백발백중, 천발천중 맞아 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한테서 한학과 역경 등 경학을 배웠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해군에 지원해 36개월 군복무를 마친 뒤 검사가 되고자 고시 준비를 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한 스님을 만나 “자네는 검사는 안 될테고 경찰서장은 하겠구만.”이라는 얘기를 듣게 된 것이 계기가 돼 3년 동안 스님과 전국을 떠돌며 풍수·명리학을 공부했다.1979년 간부27기로 경찰에 입문한 후에도 틈틈이 스승(스님)한테 물려받은 풍수경전을 익히며 내공을 쌓았다. 퇴임 후에 본격적으로 관련 저술을 발간하는 등 오로지 풍수·명리연구에만 전념하고 있다. 요새는 고미술협회와 대학, 각 단체 등에 초청 강의도 나간다. 이래저래 제자가 130여명에 이를 만큼 따르는 사람도 많아졌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는 “제갈공명과 소강절 선생의 인간 길흉사 요결 ‘황극책수(皇極策數)’ 등 7,8권 정도의 저술을 더 발간해 풍수이론을 학문적으로 새롭게 집대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의성 출생. ▲76년 경북대 졸업. ▲79년 경찰 간부후보 27기로 임관. ▲99∼2004년 강진경찰서장. 군위경찰서장, 군포경찰서장. ▲05년 경기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으로 명예퇴직(경무관). ▲주요 저서 풍수 그리고 운명(풍수), 요해 도선비기(풍수), 소설 도선국사(풍수), 비전으로 전하는 한국 최고의 명당(풍수), 옥룡자답산가(풍수), 범위명운수비결(주역), 하락명운수(주역), 적천특수비전(명리), 천운(명리) 등.
  • [여름아! 반갑다] 印尼 빈탄섬 ‘특별한 휴가’

    [여름아! 반갑다] 印尼 빈탄섬 ‘특별한 휴가’

    ‘당신 맘대로 하세요.’ 무엇이든 할 자유,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지상 최후의 낙원, 인도네시아 ‘빈탄’섬. 싱가포르에서 페리로 50분 거리다. 특히 ‘리아 빈탄 빌리지’는 다양한 레포츠 시설을 갖춰 어느새 전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됐다. 빈탄 관광은 이 빌리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여행 체인 ‘클럽메드’가 지은 40개국 90여개의 빌리지 가운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곳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환상의 빈탄 섬을 다녀왔다. 리아 빈탄 빌리지에 도착하자마자 여러 가지 레저시설에 압도당해 무엇을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고민도 잠시. 상주 직원들이 즐거움이 있는 곳으로 척척 안내해 주었다. 쭉 돌아보았더니 3색의 테마, 즉 그린·레드·옐로로 그려진다. 빈탄 김송원특파원 nuvo@seoul.co.kr 1. 즐거운 그린 초록의 즐거움이다. 드넓게 펼쳐진 쪽빛 바다와 거리의 야자수들을 보노라면 바쁘게 살아왔던 일상의 걸음을 멈추고 저절로 뒤를 돌아보게 된다. 또 묵은 때를 벗게 해주고, 일상의 청량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먹거리도 푸짐하다. 세계 각국의 맛깔스런 요리가 끼니마다 제공된다. 한국인 요리사가 만드는 한국 음식도 많다. 고급스런 바에서는 음료나 맥주, 와인을 제한없이 무료로 들이켤 수 있다. 한국의 주당들이 자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달팽이 요리와 신선한 치즈를 안주삼아 와인 몇 병을 비우다 보면 국경도 잊고 모두 친구 사이가 된다. 2. 정열의 레드 불타는 정열이 가득하다. 빈탄 빌리지에서는 누구나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를 실컷 즐길 수 있다. 숙련된 상주 직원들이 친절하고 자세한 강습을 무료로 해주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손쉽게 배울 수 있다. 윈드서핑, 스노클링, 세일링, 양궁, 카약, 테니스, 스쿼시, 에어로빅, 비치발리볼, 탁구, 농구, 아쿠아짐, 헬스센터 등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다. 수중 에어로빅 등 흥미로운 물놀이는 오전 내내 이어진다. 골프클럽은 숲과 해변에 둘러싸인 27홀의 챔피언십 코스다. 굽이치는 물결과 계곡, 그 사이에 펼쳐진 열대 우림 등 천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낮에 레포츠를 즐겼다면 밤에는 흥겨운 파티와 쇼다. 공중 그네타기 쇼, 댄스파티 등 매일 밤 한가지씩 색다른 이벤트가 펼쳐진다. 3. 달콤한 옐로 신혼부부와 연인들이 속삭일 수 있는 호젓한 공간배치가 매력 덩어리다. 더운 날씨에도 자연스런 스킨십은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이 된다. 손을 잡고 해양스포츠나 산책을 즐기다 보면 회색 도시 속에서의 잔영은 순식간에 밀려나고 만다. 자동차 물결과 소음, 콘크리트 건물의 삭막함, 숨막히는 문명의 잔해가 시원하게 씻겨지는 느낌이다. 발코니 창을 열어 놓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림 같은 풍광과 물결 소리가 달콤한 소나타로 다가온다. 교통편 인천공항에서 빈탄까지 직항편은 없고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이용하면 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페리터미널까지 셔틀버스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페리로 빈탄섬까지는 50분.
  • “돈되면 뭣이든”… 농어촌 담 큰 도둑 기승

    “돈되면 뭣이든”… 농어촌 담 큰 도둑 기승

    농·어촌 지역을 노리는 도둑이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의 ‘손’이 커지고, 대상도 다양해졌다. 집안에 나뒹구는 고물을 훔치던 ‘호구지책 절도’도 있지만 잘 먹고 잘 쓰자는 ‘기업형 절도’가 늘었다. 비닐하우스 파이프 등 농기자재는 기본이고 전봇대 구리전선 등 돈이 되는 것이면 닥치는 대로 훔쳐가고 있다. 사회 흐름을 탄 절도도 증가 추세다. 맷돌, 돌절구 등 골동품이 정원용으로 인기를 끌자 이를 가져가는 도둑이 자주 잡힌다. 또 집 근처를 노리는 ‘토착형 절도’보다는 차량을 이용, 전국을 무대로 뛰는 ‘여행성 절도’도 많아졌다. 날로 지능화하고 대담해지는 수법에 경찰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 무대 기업형 도둑 지난 4일 이모(35)씨 등 용감한 형제절도단 5인조가 붙잡혀 이목을 끌었다. 이씨는 교도소 복역 중 “전선만 잘 끊으면 돈이 된다.”는 귀동냥을 듣고 출소 후 실행에 옮겼다. 친동생과 사촌동생을 꼬드겨 시골 농로에 세워진 농업용 전신주만 골라냈다. 야음을 틈타 올라가 두꺼운 장갑을 끼고 대형 절단기로 전선을 잘라냈다. 이들이 전남·북, 경남 등 전국을 무대로 42차례에 걸쳐 잘라낸 구리전선만 25t. 시가로 10억원대이지만 고물상에 1억여원에 넘겼다. 하지만 지난 16일 이들을 흉내낸 경기 고양시의 박모(56)씨는 빗속에 전신주에 올라가 무리하게 전선을 끊으려다 감전돼 전치 8주의 3도 화상을 입고 철창 신세가 됐다. ●도로 표지판 소재마저 바꾼다 절도범들이 날뛰면서 다리와 터널 표지판이 청동에서 돌로 바뀌고 있다. 최근 전주도로관리사업소는 잇따라 육교와 터널 등에 설치된 동판 표지판이 분실되자 대리석으로 대체했다. 고물상인 임모(50·전주시 팔복동)씨는 익산시 왕궁면 쌍제리 왕궁교에서 교량 제원을 세긴 황동 재질 명판 2개를 훔쳤다. 명판 1개 무게는 7㎏(원가 4만원)이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달까지 200개의 다리와 육교, 터널에서 동판 350개(시가 3500만원)를 훔쳐 ㎏에 3500원 정도의 헐값에 고물상에 팔았다. 임씨는 미처 팔지 못한 동판 63개를 회수해 제자리에 다시 붙였다. 동판은 실리콘만으로 부착돼 있어 드라이버 1개만으로 쉽게 떼낼 수 있었다. ●정원 장식용 맷돌·돌절구도 타깃 지난달 21일 정모(58)씨 등 2명은 트럭을 타고 인천 강화군 일대를 돌면서 12차례에 걸쳐 맷돌, 돌절구, 항아리 등 골동품을 훔쳐냈다. 맷돌은 개당 2만원, 절구는 5만∼10만원을 받았다. 절구는 최근 정원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쇼핑몰에서 10만∼20만원에 거래된다. 이들의 범행은 고물상에 절구가 80여개나 있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에 들통났다. 지난 4일 김모(55·전남 여수시 소라면 하건마을)씨는 스테인리스로 된 밥그릇과 냄비 10여개, 수저와 젓가락 20여개, 국자 3개를 도둑맞았다. 또 지난달 12일 부산에서는 신모(55)씨가 빈 상가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상가 간판(시가 35만원)을 떼갔다. 제주도에 사는 박모(36)씨 부부는 트럭을 타고 밤늦게 폐휴지를 줍는 척하며 시내 소화전 방수구 뚜껑 30여개를 뜯어갔다. ●지능화와 경찰 순찰 한계 전남 해남경찰서 이광훈(40) 경장은 “절도범들이 고철이나 농·수·축산물 등을 훔친 뒤에도 이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경찰은 넓은 농·어촌 관할구역 때문에 순찰에 한계가 있어 마을회관 홍보방송 정도만 할 뿐이다. 나주경찰서 관계자는 “나주로 드나드는 국도와 지방도 주요 길목에 폐쇄회로를 설치했으나 지능범들은 이면도로로만 다닌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HAPPY KOREA] 해외편 유럽(상) 독일 과학도시 울름

    [HAPPY KOREA] 해외편 유럽(상) 독일 과학도시 울름

    |울름(독일) 글 장세훈특파원|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울름은 천재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출생지로,‘과학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인구는 12만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수십만평 규모의 과학기술단지 및 배후주거단지를 조성해 노키아·지멘스·벤츠 등 첨단 다국적기업들을 유치했다. 고용 창출 효과만 1만명에 이른다. 단지 조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쯤 되면 ‘부동산 투기 바람’이 휩쓸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땅투기를 잠재우는 ‘큰손’ 역할을 지방정부가 하고 있다. ●도심은 자동차 통행금지… 보행자 천국으로 알렉산더 베치히 도시계획·환경 담당 부시장은 “농지 등이 매물로 나오면 시에서 우선적으로 사들인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이렇게 땅을 매입해 왔으며, 개발사업 등을 추진할 때는 이중 일부를 팔아 비용을 충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울름은 전체 3600만평(118㎢)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1210만평(4000㏊)을 보유하고 있다. 과학기술단지도 시 소유 땅에 조성됐다. 개인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베치히 부시장은 “과학기술단지 입주 기업의 투자 위험을 줄여주기 위해 땅은 시가 소유하고, 민간에 임대하는 방식을 취했다.”면서 “물론 기업이 원하면 분양하며, 이는 시의 재정수익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도시를 감싸고 있는 녹지대 역시 모두 시 소유다. 고속도로가 지나는 도시 북쪽으로만 개발을 유도하며, 나머지 지역은 난개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아예 개발계획 자체가 없다. 공장 신설 등으로 자연을 훼손하면 개발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면적만큼 보존지역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특히 녹지에 대한 보존은 철저히 지형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다. 도시의 ‘바람길’ 역할을 하는 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는 보존 ‘1순위’이다. 베치히 부시장은 “바람길은 도심내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인 만큼 지역별 기온차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울름이 성공한 원인은 개발 못지않게 환경 훼손을 최소화한 균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은 주민 의견부터 수렴하게 된다.‘밀실 행정’‘깜짝 발표’ 등은 상상하기 어렵다. 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도심 한복판 ‘금싸라기 땅’에 지어진 커뮤니티센터가 있기에 가능했다. ●주민 위한 최고의 선물은 ‘소통과 조화´ 시 심장부에는 160m가 넘는 탑과 전통 고딕 양식을 자랑하는 600년 된 울름대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대성당 앞마당에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이 바로 커뮤니티센터이다. 건축 양식에 있어서도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대성당과 커뮤니티센터 사이의 너른 공간은 큰 장터가 선다. 당초 이곳은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곳이다. 하지만 울름은 도심을 ‘보행자 천국’으로 재설계하기 위해 과감히 자동차 통행을 금지시키고,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꾸몄다. 대성당과 채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시청 주변 주차장 역시 카페와 노천광장 등으로 탈바꿈했다. 베치히 부시장은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도심을 관통하는 왕복 6차선 도로를 뚫었다.”면서 “주민간 원활한 소통을 가로막는 이 도로를 통해 새로운 인식이 싹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축소됐다. 빈 공간으로 남게 된 길 중앙부는 지하주차장과 박물관 등으로 채웠다. 때문에 도심 한복판에 각종 공공시설을 짓기 위해 들어간 부동산 매입비용은 ‘제로’다. ‘소통과 조화’가 울름의 내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울름은 도나우강 왼편에 자리잡고 있으며, 강 반대편에는 바이에른에 속한 노이울름이 있다. 두 도시에 자동차·생명공학·이동통신 관련 1만여개 기업이 몰려 있어 인근 35만명의 생활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두 도시는 구조적·경제적·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얽혀 있지만, 서로 다른 법규와 제도 등으로 수많은 갈등도 내포하고 있다. 베치히 부시장은 “두 도시가 연관된 문제는 양측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조정위원회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면서 “대화와 합의를 통해 갈등을 조정하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shjang@seoul.co.kr ■ “눈을 즐겁게”… 공공디자인의 파격 |빈·잘츠부르크·빈하우젠 장세훈특파원|양은냄비에 담겨진 구수한 설렁탕은 상상하기 힘들다. 공공디자인은 바로 음식의 맛을 배가시키는 그릇과 같다. ●빈 임대주택 기피시설서 관광명소로 서로 다른 화려한 색채와 모양의 창, 직선을 배제하고 곡선으로 이뤄진 내·외부 구조, 널찍한 놀이터와 카페, 건물을 덮고 있는 푸른 옥상정원.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 케겔가 3번지에 자리잡은 ‘훈데르트 바서 하우스’는 언뜻 봐서는 값나가는 상업건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서민층을 위해 시가 제공한 임대아파트다. 건축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세계적 건축가 훈데르트 바서가 설계한 곳으로 1985년 완공됐다. 바서는 이곳 외에도 쓰레기소각장 등 이른바 ‘기피·혐오시설’에 대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곳 임대아파트는 10∼15평 규모로 빈에서도 소규모에 속한다. 임대료도 일반아파트에 비해 30∼40% 이상 저렴하다. 자칫 슬럼화가 우려되는 곳이지만, 넘쳐나는 관람객들로 건물 앞은 늘 ‘만원’을 이룬다. 양광식 순천향대 교수는 “이상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잘츠부르크 ‘간판거리´ 관광객 북적 소금 광산이 유명했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현재 전체 인구 15만명 가운데 전통적인 임·축산업 종사자는 3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관광·서비스업 등 3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또 잘츠부르크 주민들의 평균 소득은 연간 3만 5000달러 이상으로, 오스트리아 전체 2만 8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관광의 힘이다. 잘츠부르크가 관광객들에게 주는 즐거움은 음악만은 아니다. 중세 시대부터 이어져온 미로처럼 얽혀 있는 골목길 역시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모차르트의 생가를 중심으로 많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는 상점마다 독특한 모양의 간판이 내걸려 있다. 불법 간판에 신음하는 우리나라 거리와는 그야말로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문맹자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빵과 가위 등을 상형문자처럼 사용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과 예술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대표 상품’이 됐다. ●빈하우젠 자연훼손 최소화한 택지개발 독일 북부의 한적한 소도시인 빈하우젠은 국제적인 상업도시인 하노버와 차로 30분 거리다. 때문에 하노버로 출퇴근하는 도시근로자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시 당국은 최근 이들을 흡수하기 위해 ‘친환경 생태주거단지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에서 택지를 개발한 뒤 주변 땅값의 절반 수준으로 분양하고 있다. 택지개발은 물론 재건축·재개발이 이뤄지면 주변 땅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상황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총 20가구 가운데 절반가량이 입주를 마친 생태주거단지는 새롭게 조성된 마을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다. 건물 터는 기존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렸으며, 마을 진입로는 콘크리트포장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헬프리트 폰도르프 시장은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는 대신 자연 소재 건축재료를 활용하고, 지열·태양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토록 하는 등 환경 분야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높다.”면서 “나무 한 그루도 마음대로 베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hjang@seoul.co.kr
  • 올해 첫 모의수능 언어·수리 어려워

    올해 첫 모의수능 언어·수리 어려워

    7일 실시한 올해 첫 대입 수능 모의평가 결과 대체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방송(EBS) 교재도 지난해 수능처럼 상당 부분 활용됐다. 언어 영역은 지난해보다 조금 어렵게 출제됐다는 것이 중평이다. 지문별로 한 문항 정도는 깊이 있는 사고력을 동원해야 풀 수 있는 것이었다. 수리 영역도 조금 어려워졌다. 건물의 용적률이나 휴대용 저장장치의 총 가격 등 일상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수학적 원리를 활용한 문제가 두드러졌다. 외국어 영역은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지칭어가 가리키는 내용 추론하기, 어법에 맞는 표현 찾기, 빈 칸에 들어갈 단어나 구(句) 추론하기, 글의 분위기나 주인공의 심경 추론하기 등 일반적이고 평이한 문항이 많아 무난히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열린세상]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대/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대/김형태 변호사

    “거창한 공약 대신에 교통카드 충전기 설치, 정수기 설치처럼 실용적인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저를 잘 모르는 공대에서도 몰표가 나오더군요.” 작년 서울대 학생회장에 당선된 친구는 이렇게 자랑했다. 그런데 고작 그런 일을 하는 데 학생회는 왜 필요하다는 것일까. 금년에 출마한 후보들은 한술 더 떴다. 녹두거리 호프집 술값 10% 할인,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값 20% 할인, 시험기출문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선거공약이란다. 홍보 포스터에는 이런 글귀도 보였다.‘이제 서울대 학생증으로 할인받자.VIPS 20%’ 자신들이 우리 사회의 VIP들이니 할인받는 게 당연하다는 소린지. 그나마 재선거 끝에 국립대 법인화 반대, 학생들이 참여하는 월례포럼 개최, 총학생회 신문발간 등을 약속한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 아주 오래전 봄, 지금은 VIPS 할인 포스터가 나부끼는 그 자리에서 나는 우연히 한 학생이 구호를 외치며 4층에서 뛰어내려 죽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 학생은 민주주의와 억압받는 약자들을 위한다는 거대 담론에 제 목숨을 걸었다. 이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자기자신을 내던지는 젊은 학생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피우는 담배 한 개비에 붙는 세금까지 모아서 국립대 등록금을 싸게 해주고 사회에 나오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재능을 써달라고 특별대우해줄 필요가 이제는 없어 보인다. 서울대학생 거의 절반 가까이가 상류 10% 계급 출신이라니 이제 ‘그들만의 대학’인 서울대에 대한 특혜는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날로 푸름을 더해가는 가로수들 사이로 흰색, 분홍색, 노란색 연등들이 내걸렸다. 이제 곧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다. 엊그제 도봉산을 오르다 한 암자에 들르니 거기도 연등이 절 마당을 가득 덮었다. 그런데 그 연등도 서열이 있었다.10만원,5만원,3만원…. 이런 엉뚱한 의문이 떠올랐다.4만원을 내면 어떤 등을 달아주나. 학생들의 수능점수 따라 대학들이 줄을 서듯 액수에 따라 연등의 모양과 달리는 곳이 달라진다. 불교든 기독교든 본래 스승들은 자기 자신을 버리고 이웃에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것을 가르침의 근본으로 삼았다. 말로만 가르치신 게 아니라 몸소 그리 행하셨다. 금강경의 첫 대목은 석가세존이 제자들과 걸식을 해서 밥을 드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성서 속의 예수 역시 그 스스로 낮은 신분으로 천대받은 이들과 세상을 함께했다. 석가는 숲에서, 예수는 십자가에서 삶을 마쳤다. 그런데 없는 이, 못난 이들과 함께한 공동체적 가르침과 행함이 제도라는 틀 속에 갇혀 버리면서 오늘의 종교는 겉모습만 보아도 스승들과는 아주 달라 보인다. 숲이나 십자가와는 거리가 먼 화려한 건물이며 신자들. 그들은 자기 자신의 해탈이나 천국을 꿈꾸며 개인적인 득도나 구원에만 관심을 보인다. 한걸음 더 나가서 바로 이 현세에서 돈 많이 벌게, 자식 좋은 학교 가게, 우리편 이기게 해 달라고 빈다. 현실적 이익보다는 이상을 따라간다는 젊은이들과 종교가 개인의 이익과 자본주의식 서열화에 오히려 앞장서는 듯 보이는 지금의 현실은 10년,20년 뒤 우리의 암울한 미래를 가늠케 한다. 1970,80년대가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시대였다면 외환위기 이후는 오로지 개인만이 두드러지고 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같은 공동체적 가치며 거대 담론은 실종된 시대로 치닫고 있다. 아마 그 근본원인은 세계화를 내세우는 자본주의에 있겠다. 전체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를 거쳐 이제 이 둘이 변증법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시대를 향한 대안은 그래도 젊은이와 종교에서 나와야 하지 않을까. 김형태 변호사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8) 절두산 천주교 순교 성지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8) 절두산 천주교 순교 성지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의 순교자를 냈다는 이 땅의 천주교 역사는 그야말로 처절한 박해의 점철이다.‘박해의 역사’란 말 그대로 곳곳에는 목숨을 던져 신앙을 지켜낸 천주교 선구들의 외침을 소리없이 전하는 흔적들이 산재해 있다.‘휘광이´(천주교에서 망나니를 부르는 말)의 칼날 아래 피를 뿌리며 스러져간 숱한 순교자들 가운데 지금까지 성인 품에 오른 이는 103위이다. 지난 1984년 시성(諡聖)되어 성인의 반열에 오른 이들 103위의 영혼은 뒤늦게나마 위로받은 채 빛을 발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존재조차 인정받지 못한 순교자들은 부지기수다. 전국의 천주교 순교터 가운데 절두산 성지(서울 마포구 합정동 96의1·사적 399호)는 이름 나지 않은 무명의 초기 신자들이 가장 많이 피를 흘린 성지이다. ‘절두산’(切頭山).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 순교 터이다. 수천명(3000∼7000명)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신원이 파악된 순교자는 고작 29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24명만 이름과 행적이 확인됐고 나머지 5명은 이름만 겨우 알 수 있을 뿐이다. ●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참배 지난 1984년 한국천주교 20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한국에 온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공항에서 곧바로 직행해 참배했던 곳도 이곳이다. 이 땅에선 어떤 험한 일이 있었을까. 옛 양화진 일대를 포함하여 사적지로 지정된 이 순교 성지는 지금의 이름과는 달리 원래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했던 곳. 양화진 동쪽 봉우리의 절두산은 ‘동국여지승람’이며 ‘세종실록’등에 ‘머리를 높이 든 형상’, 혹은 ‘누에가 머리를 치켜든 형세’라 하여 ‘가을두(加乙頭)’니 ‘잠두봉(蠶頭峰)’의 이름으로 전한다. ‘동국여지승람’에서 강희맹은 그 형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서호는 도성에서 10리도 안 되게 떨어져 있는데, 산이 푸르고 물이 푸러 형승이 나라에서 제일 간다. 호수 남쪽에 끊어진 언덕이 있는데 형상이 큰 자라 머리 같으며 혹은 잠두라고 불린다.” 그 말마따나 늘상 풍류객들이 산수를 즐기고 나루손들이 그늘을 찾던 평화로운 곳으로, 중국의 사신이 오면 반드시 유람선을 띄웠다고 한다. 그렇듯 한가롭게 명승을 이루던 양화나루와 잠두봉이 피비린내 나는 ‘절두’의 극형지로 변한 것은 바로 병인년인 1866년의 병인양요 때문이다. 그해 두차례의 프랑스 함대가 양화진까지 침입해온 배경에 천주교 신자들이 있었음을 확인한 대원군과 조정이 박해의 칼을 들었다. “양이(洋夷)로 더럽혀진 한강 물을 서학(西學) 무리들의 피로 씻어야 한다.”며 프랑스 함대가 쳐들어온 바로 그 양화진을 보란 듯이 사형지로 삼은 것이다. 당시 절두산에서 처형을 하기 전 내건 포고문에서 “천주교인들 때문에 오랑캐들이 여기까지 왔다. 그들 때문에 우리의 강물이 서양의 배로 더럽혀졌다. 그들의 피로 이 더러움을 씻어내야 한다.”는 내용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교회사연구소와 순교자현양위원회가 조사한 대로라면 이곳에서 휘광이의 칼이 피를 뿌렸던 시기는 1866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였다. 황해도 출신으로 시흥 봉천동에서 잡혀온 이의송(프란치스코)과 그의 아내 김엇분(마리아), 아들 붕익(바오로)이 순교한 것을 시작으로 수천명이 9개월간 차례로 목숨을 잃어간 것이다. 절두산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되는 동안 천주교 신자들의 주 처형지였던 새남터와 서소문 밖 네거리에선 형이 집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조정에서 얼마만큼 절두산 처형을 집요하게 진행했는지를 알 수 있다. 당시에도 재판의 형식과 절차가 있었을 터이지만 절두산의 처형은 무지막지한 선참후계(先斬後啓)였다. ● 순례성당·박물관 등 웅장하게 세워져 “일단 먼저 머리를 자르고 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곳 순교자들에 관한 기록은 29명만 빼놓곤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이곳을 성지로 삼은 천주교계는 1962년 ‘가톨릭 순교성지’ 기념탑을 세웠다가 병인박해 100주년을 맞은 1966년 기공식을 갖고 그 이듬해에 종탑과 순례성당, 박물관으로 구성된 절두산 기념관을 웅장하게 세워놓았다. 사제관을 겸한 순교성인시성기념관을 지나 야외전시장으로 발길을 옮기다 보면 오른쪽에 3층의 기념관이 우뚝 섰다. 순교자기념상을 쳐다보면서 오른쪽 경사로를 따라 오르면 가장 먼저 ‘절두산’이라 새긴 바윗돌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계단과 소로를 조금 더 올라 꼭대기에 닿으면 형 집행 때 썼던 형구들을 전시해놓은 진열장이 당시 처형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진열장 정면에 박물관, 그 오른쪽에 성당 출입문이 따로 나 있다. 기념관은 잠두봉의 지형을 그대로 살린 채 순교자들의 정신을 오롯이 담았다고 한다. 성당 안에 들어서면 전통 갓의 모양을 한 돔 형태의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에서 쏟아지는 빛이 중앙 제대와 독서대, 해설대, 감실을 환히 비춘다. 양쪽 벽을 두른 14처며 천장에서 제대 앞으로 내리건 십자고상, 부활절에만 밝힌다는 제대옆 부활초, 죄인이 목에 쓰는 칼을 형상화한 독서대의 모습이 독특하다. ● 순례객들 발길 끊이지 않아 신자석 오른쪽으로 난 계단을 내려서면 바로 성해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가장 먼저 찾은 공간으로 순교 성인 27위와 무명 순교자 1위가 모셔져 있다. 왼쪽 위에는 빈 공간이 마련된 채 앞으로 봉안될 순교자 6위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옆 박물관은 그야말로 한국 천주교 박해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공간. 절두산 순교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초대 교회 창설을 보여주는 이벽, 이가환, 정약용의 유물과 순교자 유품, 형구(刑具)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한국 두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 일대기 31점을 포함해 유중철 요한, 이순이 루갈다 동정부부 일대기 27점도 들어 있다. 박물관에서 나와 야외전시장으로 내려서면 병인박해 때 교수형을 집행하던 형구들이며 희생자들의 행적을 재현해 놓은 갖가지 전시물들이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한다. 김대건 신부 동상을 비롯해 오타 줄리아의 묘, 박순집의 묘, 남종삼 성인의 흉상과 사적비가 순례객들을 차례로 맞는다. 한 집안 열여섯명이 한꺼번에 희생된 박순집 일가의 이야기를 새긴 비석 앞에는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순교 성지를 다지기 위한 작업이 한창일 무렵 “너무 많은 사람의 목을 잘라 절두산으로 부른다.”는 주민들의 증언을 계기로 이름이 붙여졌다는 ‘절두산 성지’. 무명 순교자들의 정신을 기리고 위로하기 위해 천주교계가 어렵사리 마련해 놓았지만 그 형세는 마치 칼을 쓰고 처형을 기다리는 순교자의 모습을 닮아 있어 순례객들을 안타깝게 한다. 기념관과 사제관 앞쪽을 가로지르는 당산철교와 성당 아래쪽 강변북로, 일산 방향으로 뻗은 지하차도가 ‘ㄷ자’ 모양으로 성지를 옥죄고 있다. 한국 천주교 사상 가장 혹독했다는 ‘병인박해’의 순교자들은 지금도 신음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kimus@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정확한 순교 위치는 어디? 수천명 천주교 신자의 목숨을 빼앗은 절두산 순교 성지. 그 많은 순교자들이 희생된 처형장의 위치를 놓고 천주교계는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정확한 처형 장소는 어디일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처형장은 절두산 잠두봉 꼭대기인 지금의 순례성당 제대 뒤쪽의 이른바 ‘치명터’. 어차피 신자들의 처형장면을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을 택했다면 한강에 인접한 봉우리 꼭대기였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천주교계가 성지 조성을 하면서 접촉한 주민들은 “절두산 꼭대기에서 칼로 신자들의 목을 쳐서 그 시신을 강물에 던졌다.” “한 오랏줄에 여러 명의 교우들을 결박하여 산 채로 낭떠러지 밑 강물로 밀었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증언했다고 한다. 이같은 증언을 토대로 순교자 기념탑을 절두산 꼭대기에 세웠고, 나중에 이 탑을 헐고 마련한 기념관과 성당도 그 자리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많은 사람들이 올라 형을 집행하기엔 절두산 꼭대기가 비좁고, 각종 기록과 증언으로 미루어 볼 때 양화나루 앞 길가 평지가 처형지였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같은 입장은 정부측의 관련자료나 교인들의 증언집인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 ‘치명일기’에서 모두 처형지를 절두산 꼭대기가 아닌 ‘양화진두’ ‘양화진 진터’ ‘양화진 진’ ‘양화진’ 등으로 밝히고 있다는 근거를 들고 있다. “양화진두에서 군민을 많이 모아놓고 천주교 신자들의 목을 베어 머리를 달아 대중들을 경계시켰다.”라는 정부측 기록의 ‘진두’와 천주교회측 자료의 ‘양화진 진터’ ‘양화진 진’ ‘양화진’이 일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근거로 미루어 순교 장소는 당산철교로 인해 순교기념관에서 성지가 분할된 동쪽의 꾸르실료 건물, 즉 세계성체대회기념교육관과 잠두봉의 중간 어느 지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예산 부족에… 반대 여론에… 조선왕조실록 史庫복원 난항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史庫) 복원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실록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 유산이지만 복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는 반대 여론, 예산 부족 등 이유가 다양하다. 30일 행정자치부 산하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태백산 사고’ 복원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예산 78억원도 이미 확보했다. 하지만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각화사 측이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해 제동이 걸렸다. 부지를 이전해 복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예산을 지원한 문화재청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업이 지연될 경우 확보해놓은 예산도 다른 사업에 빼앗길 형편이다. 또 실록을 보관했던 ‘5대 사고’ 중 태백산 사고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미 복원됐다. 그러나 건물 외형만 되살렸을 뿐, 실록을 복제한 영인본 등 내용물은 빠져 있어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848권에 달하는 실록 전체에 대한 영인본을 만들려면 수십억원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없는 상황이다. 실록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유일하게 전주 사고본만 남았다. 하지만 신인본을 만들어 춘추관·정족산·태백산·오대산·적상산 등 5대 사고에 보관했다. 이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실록은 기록원이 보유하고 있는 태백산 사고본,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된 정족산 사고본 등 2개다. 다만 정족산 사고본은 밀봉돼 있어 태백산 사고본을 통해서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U네트워크’ 첫 구축 건국대 가보니

    ‘U네트워크’ 첫 구축 건국대 가보니

    U캠퍼스(Ubiquitous-campus)가 손안에 들어왔다. 최근 건국대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U캠퍼스를 구축하면서, 첨단 캠퍼스가 학생들 사이로 한 걸음 더 바짝 다가왔다. 봄비가 내리던 지난 20일 오후,PDA형 와이브로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건대 U캠퍼스 현장을 찾았다. 학생들은 첨단 기술과 콘텐츠에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 1. 전철 안에서 “어이쿠, 지각이네.” 늦잠을 잔 대학생 준상이. 얼른 와이브로폰을 챙겨 학교로 나선다. 전철 안에서 전자 다이어리로 하루 일정을 점검하고, 학교 네트워크에 접속해 첫 수업을 실시간 동영상 강의로 듣는다. 이어 집 컴퓨터에 접속, 어제 쓴 보고서를 내려받아 수업 온라인 게시판에 올려 놓는다. 웹캠을 통해 조별 영상회의에도 참여한다. # 2. 캠퍼스에서 학생회관 앞에서 한 뮤지컬 동아리의 퍼포먼스가 한창이다.“나만 보기 아까운 걸.” 대학생 미진이는 얼른 와이브로폰을 꺼내 촬영했다. 폰에 내장된 프로그램으로 편집하니 그럴듯한 손수제작물(UCC)이 됐다. 포털 블로그에 올리자 금세 조회수가 수백회를 웃돈다. 강의시간 사이 남은 빈 시간은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했다. ●KT·삼성전자와 협력… 와이브로폰 3000여대 보급 곧 현실로 다가올 U캠퍼스 가상 시나리오다. 대학 캠퍼스 풍경을 크게 바꿔놓을 U캠퍼스의 모습이지만 더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일 오후,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찾은 서울 화양동 건국대에서 그 가능성을 경험했다. 건대는 최근 와이브로 기반 시설을 구축,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용자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건대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는 KT, 삼성전자와 산학협동을 통해 거둔 성과다. 수천명의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와이브로망 휴대인터넷을 통해 각종 학사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건대가 처음이다. 건국대는 동문들의 지원으로 삼성전자의 PDA형 와이브로폰(SPH-M8100)을 대당 10만원대 가격에 모두 3000여대를 나눠주고 있다. 이홍천 정보전략팀장은 “고정형 무선인터넷인 네스팟이 이동성에 제한이 있었다면 와이브로는 캠퍼스 구석구석, 건물 내부까지 터지지 않는 데가 없어 진정한 의미에서 유비쿼터스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게 한다.”면서 “지금까지 600대 정도 신청이 들어왔는데,5월 축제기간을 이용해 전면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의 와이브로 기술은 기존의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에 비해 콘텐츠를 올리는 속도가 10배 이상 빨라 이용자 중심의 모바일 2.0시대에 가장 알맞은 환경을 마련해 준다고 한다. 내려받기도 초당 1.8메가비트(Mbps)인 HSDPA에 비해 2∼3배나 더 빠른 초당 3Mbps이다. 고화질 대용량의 UCC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올리고 받아볼 수 있어 그야말로 ‘움직이는 1인 미디어’인 셈이다.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 고형규 마케팅 과장은 “이달 초까지 서울 전 지역 대학과 수도권 7개 도시 17개 대학, 지하철 1∼4호선에 와이브로망을 이미 구축했고, 다음달 초에는 5∼8호선까지 최적화 사업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와이브로폰을 통해 이동 중 원격강좌, 강의자료 실시간 내려받기, 전자책 열람, 학사관리 등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명사 100인 초청 100분 강의´ 등 콘텐츠 풍부 건대 전자공학과 2학년 김모(22)씨는 “긴 통학 시간을 이용해 전철에서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를 보면 좋을 것 같다.”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컴퓨터공학과 2학년 백모(24)씨도 “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다 풍족한 대학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했다. 조용범 정보통신처장은 “유명인 100명을 초청해 100분씩 강의하는 동영상 서비스(100분 100강) 등 알찬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앞으로 명실상부한 U캠퍼스로 거듭나기 위해 서비스 품질 안정화는 물론 강의 시스템 변화, 콘텐츠 확충, 교직원 연수 등에도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대 등도 구축 서둘러 건국대 외에도 적지 않은 학교들이 U캠퍼스 구축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무분별하게 널린 각종 벽보와 현수막을 없애는 ‘클린 캠퍼스 캠페인’의 하나로 U캠퍼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벽보 등을 대체할 대안 매체로 10개 학내 건물에 LCD 미디어게시판(LMB), 인터넷 키오스크,T페이퍼, 옥외 LED 전광판, 신문 통합배포대 등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전남대는 내년 3월부터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18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U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규·비정규 교과과정에 대한 통합 관리를 위한 혼합형 강의(B-Learning) 시스템, 업무분석 및 절차 개선을 통한 학사행정 정보시스템 재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학생증을 대체하는 스마트 카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카드 한 장으로 학생증·출입 보안통제·교통카드·금융결제·전자출결관리·열람실 예약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숙명여대는 모바일 학사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1999년 3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무선 랜망을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와 PDA나 PMP 등을 통해 학사정보 서비스를 오프라인과 똑같은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학사행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부분의 주요 대학들이 U캠퍼스를 위한 콘텐츠 도입과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지하에 짓고 있는 이화삼성캠퍼스센터(ESCC)에 유비쿼터스 개념을 구현할 방침이다. 오는 12월 완성되면 방문 차량에 빈 주차공간을 자동 안내하는 U드라이브, 책상마다 개인용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장착해 자동 출석체크는 물론 강의 내용을 자동 전송할 수 있는 U강의실이 실현된다. 서울대는 ‘혼합형(Blended)’ e러닝 방식으로 차별화된 e캠퍼스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각 대학 교재를 출판사별로 열람할 수 있는 e팩 서비스를 비롯, 온라인 과제 제출 및 휴대전화 공지 문자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용답동 도시철도공사 앞 ‘황색 메신저’

    [거리 미술관 속으로] 용답동 도시철도공사 앞 ‘황색 메신저’

    서울 성동구 용답동 도시철도공사 앞에는 높이 12m 원지름 1.2m의 노란색 원뿔 17개가 놓여 있다. 이상현 작가의 ‘황색메신저(The Yellow Messenger)’이다. 노란색 원뿔은 단순해 보이지만 독특한 사연을 품고 있다. 이제 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자. 왜 조형물을 17개나 세웠을까. 작가는 “도시철도공사 건물은 천호대로와 평행하지 않고 엇비슷하게 비켜 있다. 그래서 건물 앞에 삼각주 모양의 빈 공간이 생겨났다. 그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 공간을 꼼꼼히 채우다 보니 원뿔이 17개 필요했다. 건물의 구조적 특성을 보완하기 위한 시도였다. 덕분에 이곳은 직장인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원뿔이 선물한 그늘에 앉아 솔솔 부는 바람을 맞으면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다. 황색메신저는 살아 있다. 작품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양이 시시각각 변한다. 분명 똑같은 원뿔을 1열이나 2열로 배치했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크기도, 모양도, 길이도 달라진다. 앞쪽 원뿔은 크고, 뒤쪽 원뿔은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보는 위치를 바꾸면 큰 원뿔이 쪼그라들고, 작은 원뿔이 자라난다. 착시현상이 빚어낸 매력이다. 게다가 황색메신저는 움직인다. 원뿔 꼭대기가 바람에 0.28㎝ 정도 흔들리도록 설계됐다. 안전성을 고려한 것이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12m 저 위쪽에서는 원뿔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쉴새없이 춤추고 있다. 노란색 원뿔이 밋밋한 빌딩 숲에서 독특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이유다. 원뿔은 무슨 의미일까. 작가는 “땅에서 뿜어나오는 에너지를 상징한 것”이라고 했다. “지구 표면에는 2∼3m 간격으로 자기장이 그물망처럼 형성돼 있다. 이 작품은 그 자기장 그물을 본떠 구상했다. 지하철 망도 자기장처럼 지하에서 그물처럼 얽혀있지 않은가.” 원뿔은 자기장과 지하철 망의 공통 분모인 셈이다. 원뿔을 2m 간격으로 세워 지하에서 분출하는 자기장을,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철 망을 동시에 표현했다. 마지막 이야기는 작가 이상현. 그는 1980년대부터 사진 입체 설치 퍼포먼스 영상 조각 등 시각예술의 모든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는 독특한 사람이다. 심지어 영화 ‘거짓말(감독 장선우,1997)’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황색메신저는 이 작가의 첫 공공미술 작품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멕시코시티·몬테레이·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12일 오전 멕시코 몬테레이공항에서 30분을 달려 찾아간 몬테레이 광역지구내 아포다카 산업공단. 주택과 상점이 차츰 뜸해지더니 광활한 녹색 벌판에 대형 공장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수백m 길이의 1층짜리 직사각형 건물들. 미주시장 공략을 위한 다국적 기업들의 전진기지다.LG전자를 비롯해 월풀, 덴소, 바스프, 메탈사 등 굴지의 기업들이 이곳에 터를 닦았다. 미국을 200㎞ 지척에 둔 지리적 위치, 안정된 노사관계 등이 이곳을 멕시코 최고의 다국적 산업단지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그 덕에 몬테레이가 속한 누에보 레온주(州)는 멕시코 제조업 생산의 10%가량을 차지하며 전국 평균의 두 배 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LG전자 직원 후안 페레스는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르는 등 생활이 풍요로워졌다. 얼마 전부터 아이들을 학비는 비싸지만 선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오전 멕시코시티 서부의 신도시 산타페. 왕복 6차선 도로 한 편으로 20층이 넘는 고층 건물들이 200m가량 줄지어 마천루를 형성했다.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IBM, 휼렛패커드(HP) 등 다국적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밀집해 있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다는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도심중앙에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센트로 코메르시알이 위용을 자랑한다. 팔라시오 데 이에로, 시어스 등 유명 백화점에 진열된 고가품들이 부유층의 소비능력을 대변한다. 사회 양극화의 상징으로 비난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1996년부터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기 위해 쏟은 노력의 산물임도 부인할 수 없다. 멕시코 경제가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오랫동안 계속된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서 드디어 ‘성장’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비드 우르타도 멕시코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국민들이 ‘트리콜로스(녹·백·적 삼색 국기)’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고 있다.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성장 고속도로를 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증권거래소(BMV) 종합주가지수(IPC)가 3만포인트를 돌파하느냐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결국 2만 9762포인트로 마감됐지만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1년 전에 비해 50% 이상 오른 것이다. ●국토와 자원… 마야문명의 축복 멕시코 경제의 잠재력은 땅과 바다, 사람에 있다. 그들이 숭상하는 마야, 아스텍 문명의 햇발처럼 이렇게 복받은 나라도 없을 정도다. 광활한 국토가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좌우로 품는다. 해안선의 길이가 미주대륙에서 두번째로 긴 9219㎞에 이르고 미국과는 3300㎞에 이르는 국경을 나눠갖고 있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이면서 풍부한 가스전이 널려 있고 금·은·동·우라늄·텅스텐 등 안 나오는 광물이 없을 정도다. 1억 750만명 인구는 중남미에서 브라질(1억 9000만명) 다음이고 8000달러에 이르는 1인당 소득은 외국인에게 미주 진출의 거점 외에 광대한 내수시장의 매력을 안긴다. 올 1월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멕시코가 2050년 중국, 미국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빛나는 경제지표… 높아진 소비성향 멕시코는 지난해 4.8%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각각 4.1%와 3.6%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고유 자동차 회사는 없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GM,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내수 및 수출시장을 겨냥해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2위 부호(531억달러) 카를로스 슬림의 통신회사 아메리카모빌과 텔멕스는 중남미 각국에 진출했다. 시멘트, 철강, 맥주산업도 강세다. 푸에블라 POSCO-MPC(철강가공센터) 심경휘 법인장의 말.“10여년 만에 멕시코를 다시 찾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멕시코시티의 공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맑아졌다는 것이었다. 금방 멈춰버릴 것만 같던 자동차들이 사라지고 현대식 차들로 대체된 것이다.” 그만큼 소비성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매년 1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팔린다. ●약이 되고 독이 되는 대미 의존도 지난해 멕시코 수출의 85%가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내 멕시코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25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경제가 재채기만 해도 멕시코에는 태풍이 되는 구조다. 최근 주식인 토르티야(옥수수빵)의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것도 미국에서 비롯됐다. 미국내 에탄올 수요가 늘면서 미국이 에탄올 원료인 옥수수의 대멕시코 수출량을 줄인 탓이었다. 지난 11일 멕시코시티 중심부 독립기념탑 부근의 미국대사관 앞에는 꼭두새벽부터 줄잡아 1000명 이상의 멕시코인이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4중,5중으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30대 중반 근로자는 “미국에 가면 지금의 월 500달러보다 3∼4배 많은 임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에는 1000만명의 합법 근로자 외에 1000만명의 불법 입국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에블라 공단내 기계부품업체의 구매과장 리카르도 코토는 “대미 경제의존이 높은 것은 문제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현재 멕시코의 관심은 미국경기의 하강세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빈부격차와 치안부재… 정부의 과제 빈부격차와 치안 불안은 멕시코의 과제다. 못사는 치아파스, 게레로 등 남부지역의 1인당 소득은 잘사는 잘리스코, 누에보 레온 등 북부지역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10여년 새 심해진 마약과 납치·강도는 어느덧 ‘멕시코 디스카운트’의 상징이 됐다. 우르타도 상의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제1과제는 빈부격차의 완화”라면서 “1억 인구에 국민소득 8000달러 수준이면 나쁜 것이 아닌데도 빈부격차가 심하다 보니 국부의 생산적인 투자가 저해되고 있다.”고 했다.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칼데론 정부는 물론 멕시코 경제의 성패가 달렸다는 말이다. windsea@seoul.co.kr ■ ‘멕시칸’ 그들의 특징은 |멕시코시티·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 지난 10일 저녁 멕시코시티의 관문인 베니토 후아레스 공항. 다른 나라 입국심사대 앞에 서면 늘 다소간의 긴장이 일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리로 오기 전 미국에서 빡빡한 입국심사를 거친 터. 하지만 멕시코 관리는 콧수염을 만지며 익살스럽게 “오, 소, 오, 세, 요.(어서 오세요)”라고 한국말을 건네온다. 이게 말로만 들은 멕시칸(멕시코인)의 여유인가. 반면에 자부심과 오기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푸에블라에 있는 POSCO-MPC 임승룡 이사의 말.“한국사람에게 우호적이긴 하지만 내면에는 자기들이 더 우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마야, 톨텍, 아스텍 등 찬란한 아메리칸 인디오 문명의 원조이고 이미 1968년과 70년에 각각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른 나라다.‘한국이 경제적으로야 우리보다 나을지 몰라도 지도에 거의 보일락 말락 하는 작은 나라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 멕시코인들의 낙천성은 중남미에서도 알아준다.2004년 미국 미시간대학이 자기만족도를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세계 2위를 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치안도 불안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이들에게 생활을 즐기는 것은 절대적인 가치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문화는 이들에게 이해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처음 주재원으로 오면 십중팔구 현지인들과 갈등을 겪는 이유다. 한 주재원의 말.“공장라인 직원은 매주 금요일 1주일 단위로 주급을 받는데 다음 1주일치 먹을 것을 사두고 남는 돈으로 토∼일요일에 밤샘파티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이면 결근율이 높다. 여전히 이해는 안 되지만 이 문화를 존중하려고 애는 쓰고 있다.”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의식에 적잖은 변화가 오고 있다. 특히 자녀교육에 공들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외국인들과 함께 다니는 고급 인터내셔널 스쿨의 경우 등록금만 우리 돈으로 월 60만원이 되지만 허리띠 졸라매고 절약하며 자녀들을 이곳으로 보내기도 한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편이지만 외부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식민지시대의 전통에서 생겨난 인종·계층 차별의 유습도 남아 있다. 백인(전 인구의 9%)-메스티소(60%·원주민과 백인 혼혈)-원주민(30%)으로 이어지는 신분질서는 강하게 때로는 가혹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멕시코에 들어온 외국기업에 대한 차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푸에블라공단에서 만난 현지인 근로자는 “한국이나 미국의 기업이 멕시코에 왜 들어왔겠느냐. 우리나라를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수출 13년새 5배↑… 빈부 양극화 |멕시코시티 김태균특파원|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논란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13년이 지난 멕시코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NAFTA의 공과(功過)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한국도 그렇게 될까. NAFTA의 성과는 외형적으로는 눈부시다. 지난해 수출(2502억달러)은 NAFTA 직전인 1993년(519억달러)에 비해 5배 가까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같은 기간 49억달러에서 189억달러로 4배 가까이 뛰었다. 노동집약 산업에서 벗어나 전자, 생명공학,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NAFTA로 인해 중소 제조업, 서비스업 및 농업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미국자본과 대기업이 경제를 독점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세 델라크루스 몬테레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NAFTA의 명암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말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94∼95년 경제공황이 왔을 때 두 얼굴의 NAFTA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기업이 NAFTA로 인해 도산했지만 반대편에서 많은 기업들이 NAFTA로 인해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우리 경제가 회복의 기틀을 다진 것은 그 덕이었는데 결국 NAFTA가 병도 주고 약도 준 셈이었지요.” 델라크루스 교수는 “미국과 닿은 북쪽은 NAFTA의 혜택을 보지만 남쪽은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의 이윤도 중소기업이나 일반 서민들에게 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있어 남북·빈부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NAFTA 시스템에 걸맞은 산업구조로 변모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세계 5위 산유국이지만 원유 정제시설을 갖추지 못해 미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휘발유 등 가공제품을 수입해 오히려 미국인보다 비싼 값에 기름을 쓰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도 미국과 FTA를 하기로 한 만큼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곳곳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FTA의 사회 시스템 혁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시장개방을 잘만 하면 빈부격차와 부의 세습을 완화할 수 있지요. 그래야만 멕시코 경제가 지금과 달리 스스로 가진 경쟁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답은 정부가 찾아 주어야 하며 이런 사정은 한국도 멕시코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의 경제개방은 대외채무 이행연기(모라토리엄)를 했던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폐쇄정책을 버리고 ‘마킬라도라(보세가공 수출입공단)’를 확대하는 등 개방정책을 추진했고 그 결정판이 1994년 발효된 NAFTA였다. 현재 멕시코는 43개국과 12개의 FTA를 맺고 있다. windsea@seoul.co.kr
  • 옛 나산백화점 또 경매 나와

    10년간 빈 건물로 방치되어온 옛 ‘나산백화점’이 주차장 건물과 함께 경매처분된다. 15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 119에 있는 나산백화점과 이 건물 뒤편 112의21 ‘나산홈플레이스 주차장’이 오는 26일 서울중앙지법에 의해 일괄 경매 처리된다. 지난 1983년 영동학원에 의해 ‘영동백화점’이란 이름으로 준공됐으며,1998년 ‘나산홈플레이스’로 영업할 당시 지하철 7호선 공사 과정에서 지반 균열이 생기면서 재난위험시설물로 지정돼 지금까지 10년째 비어 있다. 백화점은 지하 2층∼지상 8층이다. 대지는 938평, 건물 4362평이다. 주차 건물은 지하 1층∼지상 5층으로 대지 433평, 건물 1690평이다. 감정가는 백화점 대지 651억원, 백화점 건물 62억 7000여만원, 주차장 부지 128억 4000여만원, 주차장 건물 17억 5000여만원 등 모두 860억원이다. 나산백화점이 경매 신청된 것은 1998년 8월과 2003년 10월에 이어 세번째다. 채무자 겸 소유자는 나산유통이며 채권자는 에프씨제1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다. 오랫동안 경매시장을 들락거린 물건이어서 그런지 각종 저당 및 가압류, 체납 세액으로 인한 설정이 30여건이나 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주말탐방] 울산 수출용 자동차 운반선

    [주말탐방] 울산 수출용 자동차 운반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서쪽 자동차 수출 전용 부두에는 초대형 선박 1∼2척이 매일 정박해 있다. 세계 곳곳으로 수출용 차를 실어 나르는 자동차 운반선,PCTC(pure car and truck carrier)선박이다. 차량 45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2만 5000여평의 울산 자동차 수출 부두 야적장에는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각종 승용차와 트럭을 하루 평균 5800여대 생산한다. 이 가운데 65%인 3770여대가 수출용 차량이다. 매일 2척꼴로 자동차 운반선이 수출용 자동차를 세계 190개 나라로 실어 나른다. 차동차 운반선은 선적량이 500대급(중국 운항 전용)인 소규모 배에서 7200대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주력 선박은 4000대급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선박이다. 현대·기아차의 수출차 운송은 자동차 운송 전문 해운회사인 ‘유코 카 캐리어스㈜’에서 전담한다. 운송비용은 영업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 ●타이샨 호는 적재능력 1만 5577t급에 12개층으로 구성 지난 10일 오전 10시, 현대차 울산공장 옆 자동차 수출 부두를 찾았다. 부두에는 베르나 승용차 기준으로 3500대를 실을 수 있는 노르웨이 선적 타이샨(TAI SHAN)호를 비롯해 자동차 운반선 2척이 접안해 한창 선적작업을 하고 있다. 울산 자동차 수출부두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자동차 선적작업을 한다. 하루종일 선적작업을 하면 최대 5000대쯤 실을 수 있다고 한다. 세관으로부터 출입 허가를 받고 승선해도 좋다는 선장의 허락을 받은 뒤 타이샨호에 올랐다. 유코 울산사무소 고상환 상무는 “수출자동차 운반선은 해외를 오가는 외항선이기 때문에 외부방문객에게 함부로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이샨 호는 1986년 일본에서 건조된 적재능력 1만 5577t급 자동차 운반선이다. 전장이 190.5m, 높이 46.22m, 폭 32.26m 규모다. 자동차를 싣는 선적 공간은 12개층으로 나눠져 있다. 선적작업이 시작되면 배 뒤쪽에서 부두와 연결한 출입로를 통해 차량이 쉴새 없이 배 안으로 들어간다. 배 안으로 옮겨진 차량은 1층부터 12층까지 층마다 마련돼 있는 넓은 주차공간을 빼곡하게 채운다. 옆차와 주먹하나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두고 줄지어 있다. 한대한대 주차가 끝나면 노끈으로 단단하게 선실 바닥에 묶어 고정시킨다. 이렇게 하면 항해중에 배가 흔들려도 문제가 없다.1층 선적장에는 현대중공업에서 생산된 대형 포클레인을 비롯해 버스·트럭 등도 눈에 띄었다. 자동차 운반선의 선적실 내부 구조는 대형 주차빌딩 건물의 내부 구조와 비슷하다.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층층이 연결된 통로를 중심으로 차를 최대한 많이 세울 수 있도록 공간배치가 돼 있다. 승용차만 싣는 층은 층과 층사이 높이가 1.65m로 낮아 허리를 숙이고 다녀야 한다. 승용차·버스·트럭 등을 함께 싣는 층은 높이가 2∼4m로 높다. 12층은 절반씩 나누어 뒤쪽은 차량을 싣는 화물실이고, 앞쪽은 23명의 승무원들이 먹고 자는 공간인 객실과 식당, 휴게실 등이 마련돼 있다. 엘리베이터가 12층까지 운행한다. 타이샨에 탑승하고 있는 승무원은 인도인 선장을 비롯해 모두 외국인이다. 유코 관계자는 “자동차 운반선에 승선하고 있는 승무원은 대부분이 외국인이며 우리나라 승무원은 한두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박 맨 꼭대기 앞쪽에는 10평쯤 되는 운항실이 있다. 운항실은 배 아래에서 높이가 46m쯤 되는 선박의 가장 윗부분에 있어 사방이 트여 멀리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운항실에는 3명의 항해사가 4시간씩 돌아가면서 24시간 근무를 한다. 안전운항에 필요한 각종 첨단 운항장비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운항하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나라로부터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항해를 한다. ●돌아올 때는 빈 배 타이샨 호는 울산에서 차량 선적을 마친 뒤 같은날 오후 3시쯤 지중해 노선을 향해 출항했다.18노트 속도로 항해를 해 50일쯤 뒤 한국으로 돌아온다. 자동차 운반선은 연료로 중유를 쓴다. 배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타이샨 호는 운항중에 하루 40∼50t의 연료를 사용한다. 현재 t당 중유가격은 우리나라는 360달러, 미국·유럽은 300달러쯤 한다. 우리나라 가격으로 계산하면 하루 연료비로 1만 4400∼1만 8000달러가 드는 셈이다. 우리나라 기름값이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유럽이나 미국까지 도착하고 약간 남을 정도의 연료를 채워서 떠난 뒤 현지에서 가득 채우고 돌아온다고 한다. 수출차를 싣고 해외로 나간 운반선은 항로마다 정해진 각국 부두를 경유하며 차량을 내려준다. 돌아올 때는 대부분 빈 배다. 유럽노선을 돌아오는 배는 일본이나 우리나라, 중국에서 수입하는 BMW·벤츠·폴크스바겐 등 유럽산 자동차를 싣고 올 때도 더러 있지만 물량은 많지 않다고 한다. 조선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동차 운반선은 항해중에 대형 태풍이나 허리케인 등의 중심부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기상상태가 웬만큼 나빠도 항해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바다위 배 안에 있는 것이 육상에 있는 것 보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출하는 자동차는 각 지역 생산공장에서 가까이 있는 부두에서 선적한다. 현재 운항하고 있는 자동차 운반선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선박은 7200대 급으로 길이 230여m, 폭 33여m에 이른다. 이 보다 큰 8000대급(수주금액 8500만달러선)이 건조중에 있다. 자동차 운반선은 우리나라 여러 조선소에서도 건조를 한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수출 자동차 선적은 부두에서 이루어지는 선적·하역 작업은 항만운송사업법 등에 따라 항운노조가 담당한다. 자동차를 배에 싣는 선적 작업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자동차 수출부두에서는 항운노조 소속 근로자 200여명이 자동차 선적 작업을 한다. 교대로 매일 130여명이 출근해 이가운데 절반은 차를 운전해 배에 싣는 일을 하고, 나머지는 배 안에서 선적된 차량을 묶는 일을 한다. 전체 근로자들이 운전과 묶는 작업을 일정기간 번갈아 가며 한다. 수출 자동차 선적작업은 토·일요일도 쉬지 않고 진행한다. 설과 추석, 공휴일,1월1일, 노동절 등 1년에 5일을 제외하고는 일년내내 선적 작업이 이뤄진다. 운반선에 차를 이동시키고 내린 운전 근로자들은 뒤따라온 승합차를 타고 다시 부두로 돌아가 차를 운전해 배에 선적하는 작업을 되풀이한다. 운반선과 부두까지는 수백m 거리지만 신속한 선적작업을 하기 위해 승합차를 타고 이동한다. 선적작업이 시작되면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운반선 안으로 들어간다. 부두에서 운반선안으로 차를 몰고가 정해진 곳에 주차를 하는 근로자들의 솜씨는 날쌔면서 빈틈이 없다. 하루 수천대씩 차량이 부두야적장에서 운반선으로 빠져나가지만 부두 야적장은 항상 차량이 가득 차 있다. 야적장에 있던 차량이 운반선으로 선적되면 곧바로 공장안 야적장에 있던 수출용 차량이 야적장 빈자리로 이동한다. 공장안 야적장에 있는 수출용 차량을 근처 수출부두까지 옮기는 작업은 현대차 근로자들이 맡는다. 울산공장 자동차 수출 부두가 한동안 텅텅 비어 있을 때도 있다. 파업 등으로 차량생산이 제대로 되지않아 수출용 차량의 재고가 바닥이 났을 때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7200대급등 90여척 보유 매일 평균 2척 ‘해외로’ 현대·기아차의 수출용 자동차 운송을 전담하고 있는 유코 카 캐리어스㈜는 현대상선이 그 전신이다. 현대상선안에 있던 자동차 운송사업부문을 떼내 2002년 설립됐다. 노르웨이 해운회사인 빌헬름센과 스웨덴 해운회사 발레니우스가 각 40%, 현대·기아차가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동차 해상운송 전문 해운회사이다. 현재 운항중인 자동차 운반선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7200대급을 비롯해 90여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보유하고 있다. 중·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을 운항하며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수출용 차량을 운반한다. 유코 고상환 상무는 “매일 평균 2척꼴로 유코의 자동차 운반선이 우리나라에서 차를 싣고 해외로 떠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노선을 갔다오는 데는 80일이, 북유럽 노선은 70여일이 걸린다. 아프리카 지역은 한달에 한번꼴로 유코 자동차 운반선이 현대·기아차 수출용 차를 싣고 나간다. 유코측은 “자동차 해상운송 수요가 늘고 있어 운반선 규모와 보유 대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길섶에서] M의 추억2/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초등학교를 다시 찾았다. 졸업 후 30년이 넘었다.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풍광이 낯설다. 새 건물들이 단아하다. 김유신 장군 동상이 익숙하다. 작은 화단엔 봄꽃이 소담하다. 내가 가꾼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화단 주변 가지런했던 자갈들은 다 어디 갔을까. 빈 가방 들고 북천(北川)으로 달려가 주워왔던 돌들인데…. 아련하다. 동기생 모임엔 40여명이 함께했다. 옛 모습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마음은 초등생들이다. 여자 동기생 M이 왔다. 최근 나의 소식을 들었노라고 했다. 나 역시 그랬지만, 조금은 야속했다. 영혼이 참 맑은 것 같다. 지난 궤적을 자세히 모르지만 향기로운 삶을 가꾸지 않았나 싶다. 똘똘했던 여자친구 K도 참 맑은 표정이다. 기분이 좋다. 웃음이 났다. 친구들은 다시 만나자는 다짐을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내 또다른 일상으로 흩어졌다. 세상 떠나기 전 다시 만날 친구가 몇이나 될까. 그리운 건 그리운 대로 묻고 살다 가는 게 인생인가 보다.M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나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궁금하다. 보고 싶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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