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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노래주점 불 8명 사망

    부산 노래주점 불 8명 사망

    14일 밤 부산시내 지하 노래주점에서 불이 나 남자 손님 8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8시50분쯤 영도구 남항동 6층 건물의 지하 1층 상하이노래주점(면적 930㎡)에서 화재가 발생, 진세조선의 직원 강상대(43·부산진구)씨 등 8명이 그 자리에서 질식사했다. 여자손님 이모(39)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심한 화상을 입고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불은 지하에 있는 주점 내부를 태워 3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출동한 119소방대에 의해 1시간 만인 오후 9시50분쯤 꺼졌다. 그러나 좁은 지하층 내부에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가득 차면서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지하 노래주점에는 7개의 방이 있었으나, 불은 손님이 없던 7번 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숨지거나 중태에 빠진 사람들은 주점 맨 안쪽에 있는 방에 있다가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대피하려 했으나 연기로 인해 출입구와 비상구를 찾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2명은 비상구 앞에, 1명은 복도 바닥에, 나머지는 출입구 계단 부근의 작은 방 안에서 각각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합선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빈 방에서 발화한 점을 중시,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사망자들은 노래주점 인근 부산대병원과 영도병원, 메리놀병원, 고신대병원 등 5개 병원에 분산 안치됐다. 다음은 병원별로 안치된 사망자 명단이다. ▲영도병원=강상대(43), 최병석(47) ▲부산대병원=김종훈(42), 김현철(43) ▲메리놀병원=조유정(35), 오승후(30) ▲동아대병원=심현태(64) ▲고신대병원=한수진(43)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30년만에 극장가요”…사우디 관람 허용

    “30년 만에 극장 방문, 설레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0년 만에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이 허가돼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70년대 초 영화가 대중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해 영화관 철폐령을 내렸다. 지난 10년 간 비디오와 위성TV의 보급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가능했으나 영화관에서의 정식 상영은 금지돼 왔다. 이곳 사람들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국경을 넘어 ‘해외여행’을 하는 대가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진보적인 관료들과 종교 관계자, 영화 기획사들이 긴밀하게 협조한 끝에 일부 지역에서 영화관 상영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영화 배급사 ‘로타나’(Rotana)의 대표는 알왈리드 빈 탈랄(Alwaleed bin Talal) 왕자를 직접 ‘알현’해 설득하는 노력을 보였다. 영화관에서의 영화상영 금지령이 풀린 곳은 남서부 홍해에 위치한 항구도시 제다(JEDDAH)와 타이프(Taif)등 두 곳이며 영화 한편 당 관람료는 현지 통화로 15리얄(약 5140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관이 열리자 약 1200여개의 좌석은 연일 매진행진을 보이고 있다. 극장의 한 관계자는 “매일 두 번 상영하는 영화를 보기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면서 “상영편수를 늘려서 늦은 밤에도 상영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젝터가 35mm 필름 전용이 아닌데다 좌석도 극장 전용좌석이 아니어서 불편함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AFP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보수 세력의 반발로 다른 지역에까지 영화관 상영 금지령이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AFP는 “한 고위관리가 ‘지금은 좋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의 부동산업계에서는 상영관을 포함하는 건물의 건축이 성행하고 있어 당분간 영화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시각] 서울, 가을 그리고 아파트/손성진 미래기획부장

    [데스크시각] 서울, 가을 그리고 아파트/손성진 미래기획부장

    도망치듯 가을은 스쳐 지나간다. 제대로 볼 새도 없이 단풍은 벌써 떨어져 길바닥에 뒹군다. 가을 거리는 마지막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서울시가 정한 단풍·낙엽거리 72곳 중 한 곳이었다. 시내에, 그것도 아주 가까이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며 걸었다. 새삼 서울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려는 순간, 무엇이 가로막았다. 재개발 현장이었다. 인공 구조물이 없다면 서울은 각국의 수도 중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도시다. 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이 도심을 병풍 치듯 싸고 그 안에 이름처럼 맑은 청계천이 흐른다. 청계천에 더해 홍제천, 불광천, 탄천, 안양천을 보듬은 한강은 굽이치며 황해로 향한다. 서울에 대해 ‘동국여지승람’은 ‘북쪽에 화산(華山·북악산)으로 진산을 삼았으니 용이 내리고 범이 쭈그려 앉은 형세가 있고 남쪽은 한강으로 띠를 둘러 형세가 동방의 제일’이라고 적고 있다. 1394년 이성계가 천도하고 나서 500년간 서울은 절경을 간직했다.19세기 말 서울에 처음 발을 디딘 서양인들은 고즈넉한 풍취에 빠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 했다. 하지만 다음 100년 동안 서울은 그 이름을 잃었다. 무자비한 삽질 때문이었다. 전후 파괴를 복구하고 주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 집단주택을 대량으로 건설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전국의 주택 가운데 아파트의 비율은 55%를 넘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1동은 97%가 아파트다. 정권은 강남에 아파트를 집중 건설함으로써 중산층을 결집시켰고 교육과 비즈니스의 중심도 옮겨갔다. 아파트는 주거문화의 척도, 동시에 부의 척도가 되었다. 프랑스의 발레리 줄레조는 한국의 유별난 아파트 선호 현상을 권위주의와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다. 봉급생활자들이 경제 발전에 헌신하도록 국가가 가격이 통제된 아파트를 대량 공급해 그들의 정치적 지지를 얻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파트는 수십년간 정치적 방편으로 이용되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200만가구 건설, 신도시·뉴타운 개발을 외쳐댔다. 저렴한 집을 갈구하는 국민들은 그들의 구호에 이끌려 갔다. 이렇게 해서 판잣집 대신 이제는 아파트가 서울을 뒤덮고 있다. 아파트에 가려 서울의 산들은 있는지 없는지 뵈지 않는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은 한강의 풍치를 망치고 있다. 빈땅에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재개발에 의한 파괴다. 권위주의가 조성한 아파트에 대한 집념은 재개발에 대한 집착을 낳았다. 재개발은 경제적 신분 변화의 수단이 되었다. 정답던 동네는 무자비한 철거반의 망치에 폐허로 변하고 있다. 멀쩡한 물건을 헌신짝 버리듯 건물도 좀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밀어버리는 게 습성처럼 되었다. 감나무가 서 있는 마당 딸린 집이며, 정감 넘치는 골목길 담벼락들이 폐자재 하치장에 처박힌다. 역사와 생활의 흔적들은 죄다 불도저에 휩쓸려 버려진다. 재개발은 재산권을 보장하기 위해 부정될 수는 없다. 그러나 개발 이전에 보존을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 가회동 한옥마을처럼 옛 모습을 간직한 동네를 전통마을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 들 것이다. 하찮은 것이라도 지키려 애썼기에 유럽의 도시들은 수백년 전의 모습 그대로다. 고색창연한 파리의 주택에는 한때 그곳을 삶터로 삼았던 소설가나 유명인의 이름이 붙어 있다. 오래된 건물들을 뭉개버리고 고층아파트를 지었다면 나폴리는 세계적 미항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곳곳에서 옛집들이 헐리고 아파트가 삐죽삐죽 솟아오르고 있는 서울의 하늘은 어둡기만 하다. 되돌리기는 불가능하기에 더욱…. 손성진 미래기획부장 sonsj@seoul.co.kr
  • [길섶에서] 고택 체험/ 함혜리 논설위원

    여행을 무척 좋아하지만 거리가 먼 관계로 미뤄둔 곳이 적지 않다. 경북 청송도 그 중 하나였다. 주왕산 인근에 있는 청송 심씨 가문의 송소고택(松韶古宅)에 마침 빈 방이 있다기에 1박2일 여행을 떠났다.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마을입구를 지나 간판을 따라가니 말로만 듣던 아흔아홉칸 덕천 심부잣집이 나온다. 홍살을 설치한 솟을대문을 들어섰다. 고즈넉한 한옥의 자태가 근사하다. 큰 사랑채, 작은 사랑채, 안채, 별당으로 구성된 고택은 각 건물에 독립된 마당을 두고 내외를 엄격히 하도록 하는 등 조선시대 후기 상류층 주택의 특징을 잘 갖추고 있다.1880년대 지은 이 집은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기 전까지 30여년간 방치됐다고 한다.6년전부터 이 집에서 고택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돼 많은 사람들이 전통의 향기를 맛볼 수 있다. 긴 세월을 간직한 고택도 윤기를 되찾고 있었다. 따끈한 안채의 큰 방에 자리를 깔고 누우니 빗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문풍지 너머 들리는 빗소리는 음악소리 같다. 부러울 게 없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도쿄 문화도심 개발 따라잡기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도쿄 문화도심 개발 따라잡기

    문화는 21세기 한국의 성장을 좌우할 키워드다. 미국에서는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문화산업이 핵심 산업이다. 일본은 도심 개발에 문화적 키워드를 적절히 활용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 문화의 시대로 일컬어지는 21세기, 우리는 어떻게 문화를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문화 사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 봤다. ■ 첨단기술과 예술이 하나로 ‘아트 시티’ |도쿄 류지영특파원|“이곳에 오시면 처음에는 거대 건축물에, 두번째는 단지 내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마지막으로는 넓은 녹지공간에 놀라게 됩니다.”안내원 오지마 가쓰오는 기자에게 신 주상복합단지인 롯본기힐스와 미드타운이 들어선 롯본기 지역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 장년층에게 흔히 ‘디스코의 고장’으로 기억되는 롯본기는 이제 첨단 건축물과 예술이 결합된 ‘아트 시티’로 명성을 얻고 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대지 면적 (33700㎡)의 세 배 정도 크기(11만 2200㎡)에 지어진 롯본기힐스(2004년 완공). 연못이 있는 17세기 일본풍 정원과 7만여 그루의 나무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끼도록 해준다.54층 높이의 모리 타워 꼭대기에 자리잡은 아트센터와 도쿄 타워 전망대보다 높은 해발 250m의 전망대,24시간 운영되는 회원제 도서관 등은 어떤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특별한 공간이다. 옛 방위청 부지(10만2000㎡)에 건설된 미드타운(2007년 완공)은 롯본기힐스와 비슷한 개념의 복합단지지만 40%나 되는 녹지공원 덕분에 외부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히노키초 공원과 무료로 개방되는 산토리 미술관은 아이들과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들이 온 엄마들로 붐빈다. 단지 내부의 미술관, 박물관도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일본 문화 지형을 바꾼 롯본기힐스·미드타운 롯본기힐스와 미드타운이 예술적 아름다움을 갖춘 복합단지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은 부동산 개발회사의 역할도 컸다. 입주를 원하는 업체들을 면밀하게 분석해 임대료를 차등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수익성은 떨어져도 단지 안에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살아 숨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장의 수익보다 문화적 랜드마크라는 더 큰 이익에 주목한 덕분에 롯본기힐스는 21세기 세계 도시 개발의 상징이 됐고, 미드타운도 연간 3000만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미드타운을 기획한 미쓰이부동산의 관계자는 “임대료만을 염두에 두고 매장을 채우려 하면 결국 매출이 많은 업체들만 입점할 수밖에 없다.”면서 “도심을 재생하기 위해 어렵게 지어놓은 복합단지를 천편일률적 쇼핑몰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버블경제 꺼진 빈 땅에 ‘미래’를 심은 오다이바 도쿄 미나토구 신바시 역에서 시작하는 모노레일 ‘유리카모메’를 타고 도심 건물숲을 미끄러지듯 벗어나면 독특한 모양의 건축물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도쿄만을 가로지르는 유려한 디자인의 레인보 브리지, 직사각형 건물 꼭대기에 동그란 원형 전망대가 걸려 있는 일본 후지TV의 신사옥 , 발광다이오드로 만든 지구모양의 구체(球體)를 품고 있는 미래관 등은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이곳이 미래도시 ‘오다이바‘라는 사실을 잘 알게 해 준다. 442만㎡ 규모의 신도시 오다이바는 원래 1996년 세계 도시박람회 개최를 위해 만들어진 인공섬이었다. 버블경제 당시 도쿄의 기능을 분산시켜 업무용 지구로 만들려고 했지만 90년대 들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빌딩과 오피스텔 미분양 사태가 속출,‘유령도시’로 전락했다. 결국 오다이바를 살리기 위해 도쿄 당국이 찾아 낸 키워드는 ‘미래´였다. 아시아 최대의 자동차 전시장 ‘메가웹´등 미래지향적 개념에 맞춘 시설들을 대거 유치하고 쇼핑몰 ‘아쿠아시티´ 등을 세워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했다. 그러자 땅값 때문에 도쿄 도심에 자리잡기 힘들었던 편의시설, 쇼핑센터, 전시장 등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뒤 오다이바는 도쿄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오다이바의 한 관계자는 “오다이바를 성공한 도시개발의 사례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미래´라는 개념으로 비어있던 땅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도시’라는 몸통에 ‘문화’라는 옷 입혀야 이 사례들은 ‘도시’라는 몸체에 ‘독특한 문화’라는 옷을 입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21세기에는 건축물이라는 하드웨어만으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없고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게 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여러 도시개발 프로젝트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녹지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단지 내 문화 콘텐츠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성만 추구하다 보니 문화적 다양성 확보는 관심 밖이었다.“한국의 롯본기힐스를 만들겠다.”는 여러 건설업체들의 주장은 구호에 그칠 뿐 실상은 딴판이다. 분양가를 높이려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받는다.600년을 간직해 온 한국적 정취를 송두리째 앗아간 종로 ‘피맛골’ 재개발 사례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문화보다 돈을 앞세우는 우리 풍토에서 앞으로 그런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일지 짐작하기 어렵다.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기획부 손성진부장(팀장)·이도운차장·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 사회부 안동환·이재연기자 문화부 박상숙기자
  • [Metro] 인천에 자장면 박물관 조성

    자장면 발상지인 인천시 중구 선린동 차이나타운에 ‘자장면 박물관’이 생긴다. 인천시는 14일 중구와 함께 30억원을 들여 2010년까지 자장면 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는 1905년쯤 자장면을 처음으로 선보인 것으로 알려진 차이나타운 내 중국 음식점 ‘공화춘’(등록문화재 제246호) 건물을 사들여 박물관으로 꾸밀 방침이다. 공화춘은 지상 2층, 연면적 846㎡ 규모의 연와조 건물로 현재는 빈 건물로 방치돼 있다. 박물관에는 자장면 탄생 당시의 개항기 인천 모습이 모형세트로 재현된다. 또 자장면의 어원과 재료, 영양 등을 소개하고 관람객들이 자장면을 직접 만들고 시식하는 체험공간도 마련된다.2010년 10월 개관 예정이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네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면 돼”

    “네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면 돼”

    고국의 전시회는 늘 풍성했습니다. 아이와 엄마, 할머니가 함께 어우러져 내 작품을 보고 웃는 모습에 작가로서 가슴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일은 공부방 ‘푸른교실’ 아이들이 내 전시회를 보러 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입니다. 수줍은 아이들은 내 작품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고 돌아갔습니다. 그 후 좋은 기회가 생겨 푸른교실 아이들에게 서너 시간 닥종이 인형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7년여의 미술교사 경험이 있는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그곳에서 신나게 미술 강습을 했습니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은 보통 30분이 넘으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교육학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푸른교실 아이들은 그 상식을 뛰어넘어 왕성한 욕구로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물 먹고 좀 쉬고 할까요?” 하고 물으니 “그냥 해요!” 하고 외쳤습니다. 엄마가 몽골에서 왔다는 혜빈이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앉기만 하면 그림을 그릴 정도로 혜빈이는 미술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아이라고 공부방 선생님이 귀띔해주었습니다. 혹 미래의 어느 날 가수의 꿈을 접고 화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넌지시 딴말을 물으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엄마도 한국말 잘하니?” 하고 물었더니 “잘 못해요. 그래서 내가 가르쳐줘요” 합니다. 문득 지나간 내 독일 생활 속의 딸 유진이를 떠올렸습니다. 독일 말을 못하는 엄마를 다독거려가며 독일어를 가르치던 유진이의 얼굴이 혜빈이의 얼굴에 겹쳐졌습니다. 인형을 만드는 아이들의 솜씨는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닥종이를 처음 만져본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묻습니다. “왜 닥종이라고 불러요?” 질겨서 쉽게 찢어지지 않는 종이가 이상한 모양입니다. “응. 닥나무 껍질로 만든 종이라서 닥종이라고 부르는 거야.” 자랑스러운 한국의 종이, 닥종이의 포근한 재질을 소곤소곤 아이들에게 설명하며 행복했습니다. 철사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입힌 아이들은 서로 자기 것을 봐달라고 손을 듭니다. “이렇게요?” “아유, 잘했구나.” “팔 이렇게 하면 돼요?” “어떤 사람을 만들고 싶은지 생각해봐. 네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면 돼.” 나는 독일로 날아오며 보석 같은 그 아이들의 까만 눈동자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달동네의 어려운 토양에서 아이들은 튼튼한 마음의 꽃봉오리를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야구선수와 박사를 겸하고 싶다는 아이, 우주 비행사, 발레리나, 의사 선생님, 과학자,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눈이 초롱초롱한 어린이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 어린 싹들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많은 꽃들이 피는 그곳, 향기 나는 사람들에게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 열세 명의 어린이들이 푸른 꿈을 키워가고 있는 ‘푸른학교’는 서울 창신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창신동은 가내 미싱공장이 많고 저소득 가정이 밀집한 지역으로 아이들의 부모님은 주로 미싱 일을 하거나 파트타임으로 식당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살고 있는 창신동 언덕배기에 위치하고 있던 ‘푸른학교’는 한 주민의 민원으로 두 달 전 근처 아파트 단지 내 빈 건물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법규상 지역아동센터는 근린상가 건물이 아니면 정식 허가를 받을 수 없는데, 현재 건물은 관리동 건물이어서 허가가 취소되고 지원이 끊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글 김영희(닥종이 인형 작가) | 사진 이현정 CJ 도너스캠프는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는‘온라인 나눔터’입니다.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등의 선생님들이 올린 교육 제안서들을 후원자가 보고 직접 선택해 기부합니다. www.donorscamp.org 2008년 11월
  • 덩치는 ‘줄고’ 기능은 ‘늘고’

    덩치는 ‘줄고’ 기능은 ‘늘고’

    성북구가 전국 자치단체에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동 통폐합을 성공으로 이끈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30개 동을 20개로 줄임으로써 5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서울시로부터 120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돈은 전액 지역주민을 위해 쓰인다. 28일 성북구에 따르면 월곡4동은 월곡1동과 합치면서 남은 청사를 ‘영유아 플라자’로 바꾸고 있다. 연면적 1398㎡의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건물에 젊은 부부들이 육아정보를 교환하고 친선을 다지는 육아카페, 유아의 신체발달을 꾀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 등이 들어선다. 또 보육실, 책 놀이방, 장난감 대여실, 다목적 공연장, 수유실 등 아이와 부모를 위한 ‘꿈의 공간’으로 바뀐다. ●빈 청사 복지·문화공간으로 활용 건물에는 내년 3월까지 10억원을 들여 목재 러버, 알루미늄 패널 등 고급외장재를 사용한다. 또 프로그램 개발과 리모델링 공사에는 서울시 도시디자인팀과 대학교수, 보육전문가 등 ‘드림팀’이 참가했다. 서울시는 전체 518개 동사무소 중 100개를 줄이고, 이름도 주민센터로 바꾸었다. 동 통폐합은 사회단체 활동가 등의 수요에 영향을 미쳐 반대에 부딪칠 우려도 없지 않다. 그래서 시는 1개 동을 줄이는데 무려 10억원의 지원금을 내걸었다. 월곡4동을 포함해 7개 청사에서 문화·복지·웰빙으로 변신하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삼선1동은 청소년자활센터, 성북2동은 인터내셔널센터, 동선2동은 청소년문화의 집으로 바뀐다. 동소문동을 어린이도서관, 월곡1동을 주민 취미생활의 장, 석관2동을 노인복지관으로 꾸민다. 나머지 종암1동은 당분가 주민센터 임시청사로 쓰이다 청소년공부방 등으로 바뀐다. 월곡2동은 임차해지, 길음1동은 매각한다. ●통합 과정서 주민갈등 등 난관도 동이 줄면서 남은 인력은 행정수요가 늘고 있는 도시디자인, 여권발급, 교육지원 등 분야로 돌린다. 그러나 통폐합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에는 반대 의견은 물론 욕설마저 올라왔다. 구청장 집무실은 이에 반대하는 내방객과 항의집회 주민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 사라지는 월곡1동 88 집창촌 주변의 주민들은 “길음동에 편입시켜 달라.”“월곡1동도 전통의 마을이다.”라며 갈라섰다. 뉴타운으로 각광을 받던 길음동 주민들은 “꺼림칙하니 오지 말라.”며 대립했다. 서찬교 구청장은 주민설명회 12회를 포함해 수십회의 크고 작은 설득 모임을 가졌다. 반대하던 주민들의 마음도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는 “비효율적이고 낡은 틀을 버리고 변화된 도시환경에 맞도록 성북은 복지·문화·웰빙 행정시스템으로 새롭게 태어났다.”면서 “주민의 바람과 뜻을 늘 마음에 담아 성공적 구정을 펼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Local] 대구, 연초제조창 문화공간으로

    10년 이상 빈 건물로 방치돼 온 옛 연초제조창 건물이 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24일 대구시에 따르면 중구 수창동 KT&G의 옛 연초제조창을 ‘대구 문화창조 발전소(가칭)’로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날 이곳을 ‘지역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창작벨트 조성’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대구문화창작발전소는 국가지원 사업으로 격상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시는 부지 1만 5176㎡에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 두 채를 2011년까지 새단장하고 야외공원도 만들 계획이다.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전까지 공사를 마무리해 대회를 계기로 세계에 우리 문화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美 세계최대 노포크 해군기지를 가다

    美 세계최대 노포크 해군기지를 가다

    |노포크(미국 버지니아주) 이석우기자|워싱턴에서 승용차로 국도를 타고 3시간 남짓한 거리인 180여마일(300㎞)을 남동부쪽으로 달려내려 가니 버지니아주 동부, 햄프턴 로드 지역이 나왔다. ●엔터프라이즈 등 항공모함 4대의 모항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해군기지인 노포크 기지(Norfolk naval station)가 자리잡은 곳이다. 미국이 보유 중인 12척의 항공 모함 가운데 USS 엔터프라이즈·아이젠하워·루스벨트·트루먼 등 4대가 이 곳을 모항으로 하고 있다. 11㎞나 걸쳐서 늘어서 있는 14곳의 부두에 ‘꿈의 전투함’이란 최첨단 이지스함을 비롯,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 등 미국 해군의 주력 함선 77척이 둥지를 틀고 있다. 미군 최대 보급창고 겸 해군 항공기지 등도 주변에 배치돼 있다. 기지는 스웰스 포인트라 불리는 대서양을 향해 툭 튀어나온 작은 반도와 주위에 형성된 만(灣)에 걸쳐 조성돼 있다. 면적은 20㎢. 여의도 2.4배 넓이.“부두가 바다에서 움푹 들어가 있는 만 안에 건설돼 있어 적의 공격이나 해일, 폭풍 등에서 잘 보호된다.”고 안내를 맡던 함대사령부 데이비드 러케트 대위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설명했다. ●美 대서양함대의 중추 기지 러케트 대위는 “미 대서양 함대 사령부가 이 곳에 있다.”고 말했다. 이 곳이 아프리카 서부해안에서 남극, 북극, 지중해, 대서양 등을 통괄하는 대서양함대의 중추다. 사령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해군, 공군 최고 지휘관도 겸한다. 노포크 기지는 1968년 임무를 마치고 바다에 떨어진 유인우주선 아폴로 7호 우주인들을 해상에서 성공적으로 귀환시킨 일로도 널리 알려졌다. 240여년 전 해적 공격에서 상선 보호를 위해 군항이 만들어진 것이 기지의 기원이다. 그러다 1917년 전략적 차원에서 초대규모 해군기지로 확장됐다는 러케트 대위의 설명이 이어졌다. 방문 중 승선이 허락된 함정은 소형구축함형 호위함 USS 니컬러스. “3명의 여성 대원을 포함해 178명의 승무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이 함정의 정보·공보 담당자인 보이드 중위가 말했다. 여성 대원들은 각각 회계, 화력, 정보를 담당하고 있다는 설명에, 참관하던 국방부 관계자들 입에서 “핵심 포스트를 다 잡고 있네.”란 탄성이 새 나왔다.UH-60 헬기 2대를 탑재하고 재난재해 구조 및 불법 화물수송 선박 검색임무 등을 나토회원국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맡아 왔다.1982년 진수,1983년 취역한 니컬러스의 내부는 첨단 시설로 ‘리모델링’이 이뤄져 있었다. 조타실의 탐지장비는 바다에 빠진 승조원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 승조원들이 입고 있는 조끼에 신상정보가 입력된 칩이 내장돼 있어 위치 파악이 가능했다. 옆 부두에 정박돼 있던 5000여명 정원의 핵추진 항공모함 아이젠하워 호는 다음날 7~8개월 기간의 긴 출항 준비로 분주했다. 예정됐던 다른 몇 척의 순항함 방문도 갑작스럽게 이뤄진 펜타곤(미 국방부) 불시 점검 탓에 취소됐다.4만t 중량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도 눈에 들어왔다. 비행갑판에는 CH-46 상륙헬기와 SH-60 시호크 대잠용 헬기, 근접지원용 해리어(AV-8)기 등이 탑재돼 있었다.2000여명의 병력과 M-1전차 5대, LAV 장갑차 25대, M-198 곡사포 8대, 험비차량 68대, 공기부양정 2대 등도 동시 탑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군인·군무원 8만여명 근무 노포크 기지에서 일하는 군인 및 군무원은 8만여명. 4만명은 기지 안에서 상주한다고 한다. 포츠머스, 윌리엄스버그, 체사피그 등을 포함하는 햄프턴 로드 지역에는 100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드넓은 잔디밭에 수십 동씩 흩어져있는 4~5층의 낮고 여유로운 건물들, 교회와 놀이터, 한가롭게 파도에 흔들리고 있는 수백대의 빈 돛의 요트들로, 안내소를 통과해 기지에 들어서도 한참 동안 군 기지란 느낌은 들지 않았다. 10여분쯤이나 지났을까 CH-46 상륙헬기 착륙장과 C-2 및 E-2 호크아이 수송기,C-12 허론 다목적기와 MH-53수륙양용 헬기 수십여대씩을 각각 정비 중인 여러 격납고들이 눈에 들어 왔다. 러케트 대위는 “하루 275편의 군용기가 매일 발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포크 기지는 하나의 도시였다. jun88@seoul.co.kr
  • [박재범 칼럼] 잠실에서 만난 충격, 밀라노 디자인

    [박재범 칼럼] 잠실에서 만난 충격, 밀라노 디자인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지난 10일부터 월말까지 열리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신문보도를 보고 꼭 찾아보리라 다짐했던 터였다.‘디자인이 국가경쟁력’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디자인은 모든 분야였다. 패션은 기본이고 플라워·가든·보석·푸드뿐 아니라 도시까지 포함하고 있다. 행사는 콘퍼런스, 전시 등과 각종 축제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해외도시관도 여럿 문을 열었다. 이미 40여만명이 관람했다. 외형적으로는 성공가도를 달린다. 그럼에도,3시간가량 행사장을 샅샅이 돌아보았음에도 갈증이 났다. 왜 그럴까. 미국 필라델피아 플라워쇼 등을 봤기에 눈높이가 높아진 탓인까. 아니면 뉴욕이나 베이징 등을 소개한 패널 등에 생동감이 없었기 때문일까. 뭔가 2% 부족했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성급했다. 밀라노관을 보면서였다. 밀라노관은 세계 디자인의 메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직도 밀라노관이 행사장 귀퉁이에 설치된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다른 해외전시관은 안내와 설명이 없었으나 밀라노관만 안내판이 서 있었다.‘디자인 수도임을 자임한다. 이는 오로지 경쟁을 통해 이뤄졌다. 세계가 밀라노에서 나온 디자인을 보고 인정한 결과다.’ 밀라노의 이런 당당함은 어디서 나왔는가. 이탈리아 북부의 밀라노는 원래 굴뚝 도시였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은 물로 전기를 일으켜 화학 기계 등의 공업을 일궈냈다. 그러나 이런 성과는 50여년 전쯤 완전히 사그라졌다. 프랑스 파리 디자이너들의 하청을 받아 짝퉁을 만들어 먹고살았다. 그런 처량한 신세에서 세계최고의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밀라노관은 세계 아이디어 경쟁무대가 된 과정을 솔직히 보여준다. 건물 몇 채를 아름답게 짓고, 길거리를 단장한다고 디자인이 완성되는 게 아님을 웅변했다. 학교·연구소·기업·매체·이벤트·전시관·시상식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자인을 만들고, 알리고, 팔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산업클러스터이다. 40여년 전 밀라노의 변화를 추진한 사람 중 하나가 이번 밀라노관을 디자인한 알레산드로 만디니라고 한다. 세계 5대 아키텍터로 꼽히는 그를 비롯한 디자이너들은 당시 “가짜를 만들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먼저 디자인스쿨과 전문잡지를 선보였다. 클러스터의 단계를 하나씩 밟았다. 이들의 노력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페라가모·미초니·조르조 아르마니·베르사체·프라다·막스 마라 등의 디자이너에 의해 보상받았다. 파리의 이브생 로랑·샤넬·루이 뷔통·크리스티앙 디오르 등을 넘어섰다. 밀라노가 파리를 능가한 또 하나의 이유는 파리와 달리 패션 하나에만 머물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디자인을 확대한 덕분이었다. 페라리 자동차, 몰테니 가구 등 산업디자인이 그것이다. 밀라노관은 이런 긴 역정을 순간순간 바뀌는 영상물 속에 담아놓았다. 한국은 현재 40년 전의 밀라노와 비슷한 처지에 빠져 있다. 과거의 산업 틀에 갇혀 헤매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운하가 꺾인 공허함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과연 한국에는 40년 전 현실 타개의 꿈을 꾼 밀라노의 디자이너와 그들을 믿고 지원한 정부가 있을 수 없는 것일까. 국가적 컨셉트의 빈 공간을 채울 대안을 잠실의 밀라노관은 시사해준다. 박재범 수석 논설위원 jaebum@seoul.co.kr
  • [Metro&Local] 서울, 옥상공원화 참가자 모집

    서울시는 내년도 ‘옥상공원화 사업’에 참여할 건물주를 28일까지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옥상공원화 사업은 건물 옥상의 빈 공간을 녹색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건물 입주자들에게 휴식공간을 주고 단열효과가 있어 냉·난방비를 절약하는 장점이 있다.2002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12개를 만들었고 올해 말까지 112개가 탈바꿈할 예정이다. 옥상공원 신청대상은 옥상의 녹화 가능면적이 99㎡ 이상으로, 준공절차가 끝난 건물이어야 한다. 조성비용의 50∼70%를 시가 지원하며 상한액은 ㎡당 최고 10만 8000원이다. 남산과 북악산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지역의 건물은 ㎡당 최대 15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사업 신청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내년 1월에 최종 대상지를 선정한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동사무소 자리에 미니 도서관 설치

    부산 연제구는 다음 달 1일 옛 연산6동 주민센터 건물에 지상 2층, 연면적 195㎡ 규모의 ‘배산 작은 도서관’을 개관한다고 26일 밝혔다. 규모가 작은 동의 통·폐합으로 빈 동사무소 건물을 개조했다. 도서관 건립 및 도서 구입비 1억 3000만원은 국립중앙도서관의 작은 도서관 공모에 선정돼 받은 국비 7000만원과 구 예산으로 마련했다. 연제구는 부산시로부터 동의 통·폐합에 따른 인센티브로 5억원의 특별교부금도 받았다. 작은 도서관 1층 서고에는 아동·청소년 도서와 기초과학, 예술, 문학 등 6200여권의 도서를 구비해 놓았다.2층 다목적홀은 주민들을 위한 평생학습 공간으로 활용된다. 도서관 운영을 위해 사서와 평생교육사 각 1명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했고,15명의 운영위원을 선정했다. 자원봉사자 30명도 운영에 참여한다. 이위준 구청장은 “배산 작은 도서관이 구민의 학습욕구를 충족시키고 열악한 도서관 인프라를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제구는 지난 3월 1만명이 안 되는 연산6·7동을 연산6동으로 통·폐합했다. 연산7동주민센터는 연산6동주민센터로 바꾸어 사용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예향 광주, 미술에 취하다

    예향 광주, 미술에 취하다

    광주는 지금 미술잔치로 온도시가 통째로 들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제7회 광주비엔날레는 11월9일까지 긴 전시 여정에 들어갔다. 참여작가는 세계 36개국 127명. 세계 미술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대면한다는 건 짜릿한 즐거움이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도 잠시. 막상 작품들의 홍수에 맞닥뜨리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지 난감해진다. 비엔날레 관람 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감상포인트를 찍기가 버거운 게 사실이다. 꼼꼼히 뜯어보기로 한다면야 하루해가 짧다. 하지만 바쁜 세상. 미리 개괄적인 정보를 갖고 핵심만 콕콕 찍어보는 순발력을 발휘하면 당일치기 관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주요 행사장을 중심으로 관람지도를 그려본다. # 비엔날레 전시관 중외공원에 있는 메인 전시공간.1층 전시장 초입에서부터 눈이 즐겁다. 박제동물들을 역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아놓은 설치작품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힘 숀펠트의 ‘네 명의 음악가’. 고전동화 ‘브레멘의 네 명의 음악가’를 비틀어 재현한 것으로, 의사소통 과정에서 빚어지는 오해와 착각을 은유했다. 내용을 알고보면 흥미 두 배인 볼거리. 전시장을 돌기 전에 알아둘 기본정보가 있다. 올해 비엔날레는 특정 주제 없이 최근 해외에서 열린 주요 기획전들의 일부를 옮겨놓았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일관된 주제의식 아래 작품을 둘러볼 수 없어 감상이 산만한 것이 흠이다. 기획자(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의 취향에 따라 세계 여러 곳의 기획전들을 모자이크해 놓은 탓에 난해한 현대작품들 틈바구니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세계 화단을 주도하는 대형 작가들의 이름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거꾸로, 수십개 기획전의 묘미를 한자리에서 압축해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은 있다. 이번 비엔날레의 최고 스타급인 독일 작가 한스 하케의 작품은 꼭 챙겨볼 것. 물결치는 거대한 흰 천이 전시장을 압도하는 ‘넓고 흰 물결’, 닳아빠진 소파를 동원해 빈부문제를 환기시키는 ‘빈국에서 부국으로의 이동’은 전시장의 꽃이다. # 거장을 만나는 광주시립미술관 메인 전시관 뒤편의 시립미술관에는 대형 작가가 버티고 있다. 건물을 잘라 조각과 행위예술을 넘나드는 ‘아나키텍처’란 장르를 개척한 미국 출신의 세계적 거장 고든 마타-클락의 작품이 와 있다. 지난해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회고전 일부를 옮겨왔다. 주택을 절반으로 자른 화제작 ‘둘로 쪼개기’를 비롯해 회화, 영화, 사진, 작가의 메모장 등이 두루 소개된다. # 대인시장,“미술은 살아 있다∼” “미술은 살아 꿈틀대는 생물”이라고 웅변하는 ‘복덕방 프로젝트’(기획 박성현 큐레이터)가 한창이다. 퇴락한 재래시장 곳곳의 빈 점포들이 생기와 기발함으로 중무장한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붉은 비닐포대에 바늘과 실로 사람 형상을 수놓은 마문호의 ‘열망:천 개 만 개 꽃을 피우다’, 버려진 홍어 생식기를 탁본 석고작업해 소외계층들의 현주소를 은유한 박문종의 ‘1코 2애 3날개 4속살’ 등이 그들. 시장사람들의 왁자한 일상언어들과 버무려진 미술현장의 묘미가 기대 이상이다. # 한숨 돌리며 찾는 의재미술관 메인 전시관, 시립미술관, 대인시장까지 밀도 있게 돌고 나서 쉬엄쉬엄 완상하면 좋겠다. 성(性)관음증의 인간욕망을 적나라하게 투사한 일본작가 고헤이 요시유키의 사진이 특히 흥미롭다. 작품에 대한 큰 기대를 갖지는 말 것. 의재 허백련의 유작들 사이사이에 출품작들이 끼여 있어 다소 산만하다. 하지만 비엔날레 관람을 차분히 마무리하기엔 더없이 맞춤한 공간이다. 걸어 내려오는 무등산자락의 초가을 공기가 달다. 광주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性상납 경관 명단 까봐라… 내가 바라던 일… 타협없다”

    “性상납 경관 명단 까봐라… 내가 바라던 일… 타협없다”

    “성(性) 상납받은 경찰 명단을 공개한다구요? 제가 바라던 일입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관내 장안동 불법 성매매 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자 업주들은 “성 상납을 받은 경찰 리스트를 폭로하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업주들의 으름장에 어떤 대응을 할지, 단속 의지는 확고한지 궁금해 5일 동대문서 이중구(49) 서장을 만나봤다. ●업소 으름장에 강력 대응 선언 이 서장은 업주들의 ‘블랙리스트 폭로 협박’에 대해 “단속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7월 말부터 나왔던 이야기”라면서 “공개하려면 빨리 공개하지 왜 뜸을 들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주들은 이날 오후 4시 명단공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했으나 회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서장은 동대문서 서장으로 부임하자 불법 성매매 업소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선언했고, 단속을 맡은 여성청소년계 직원 가운데 내근직 2명을 제외한 8명을 교체했다. 유착관계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업주들이 으름장을 놓은 대로 명단을 공개하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 경찰관들을 처벌해 장안동뿐만 아니라 경찰도 깨끗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는 게 이 서장의 생각이다. 그는 “뇌물을 줘서 비양심적인 경찰을 양산하는 사람들과 뇌물을 요구하는 경찰 모두 처벌받아 마땅하다.”면서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상납관행을 없애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억 투자하고 생계 걱정… 어불성설 한 업주가 경찰의 단속을 비난하며 목숨을 끊은 점 등을 감안해 업주들의 생계대책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 서장은 “수억원의 돈을 투자해 불법영업으로 재산을 증식하려는 사람들의 생계대책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도기간도 주지 않고 단속한다는 업주들의 불만에는 “단속이 한창인 요즘도 빈 건물인 것처럼 꾸며놓고 수십대의 폐쇄회로(CC)TV를 동원해 미로같은 곳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첩보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계도기간은 결국 숨어들 시간을 주는 것이며, 법률에도 단속 전 계도기간을 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계도기간은 숨어들 시간 주는 것 업주들은 장안동만 집중단속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이 서장은 “강도짓하다 잡힌 범인이 ‘왜 나만 잡냐.’고 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관내 ‘청량리 588’로 불리는 전농동 588번지도 재개발로 인해 업주들이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서장이 실적을 쌓기 위해 보여주기식 단속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그는 “부임 직후 주민들은 하나같이 ‘장안동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면서 “대민 서비스 기관인 경찰이 대다수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외면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동대문 지역구 의원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공약 때문에 단속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지적에 “지역구 의원이 사창가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하지 않으면 무슨 공약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서장은 “얼마전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청소년계장은 집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사명감 하나로 단속업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업주들이 블랙리스트를 내밀어 열정을 다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에게 적당한 타협을 바란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가까운 과거의 우리’를 보라

    [백지숙의 미술산책] ‘가까운 과거의 우리’를 보라

    내가 살고 있는 혜화동 로터리에는 일요일마다 필리핀 장이 선다. 길 위의 노점과 가판에서는 필리핀 사람들을 위한 생선과 야채, 생필품은 물론이고, 음반과 국제전화카드에 각종 생활정보지까지 거래된다.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모어(母語)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팍팍한 한국 생활을 견디기 위한 정보와 소문도 교환하고, 수다도 떨고 놀이도 하며 가끔은 즉흥적인 공연도 한다. 일요일이면 생겨났다가 없어지는 이 조그만 시장은 거기서 거래되는 재화와 쓰이는 언어 그리고 오가는 사람들 얼굴은 다르지만, 이제는 찾기 힘들어진 옛날 장터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혜화동의 필리핀 장터가 서울시내 중심가에 이런 ‘이국적인’ 풍경을 일시적으로 끼워 넣는다면, 그런 풍경이 붙박이로 붙어 있는 곳으로는 이태원이 있다. 미군부대 주변에 생겨난 이태원의 다문화 풍경은, 몇 년 전부터 성적소수자들도 가세해 아파트단지와 주상복합건물로 서울을 뒤덮어 버리는 난개발의 소용돌이에서, 독특한 문화 ‘영토’로서 살아남고 있다. 각종 숍과 레스토랑, 와인바, 재즈클럽 등이 관광객과 내국인 손님들을 부르고 있는 이태원 큰길을 지나 구멍가게와 공터, 슬래브 집 옥상들이 이어지는 동네 뒷골목에서는 무슬림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드높다. 하지만 빈 상점들 사이로 적지 않은 부동산업체들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보아 여기도 재개발의 토네이도를 쉽게 피하진 못하겠다. 이슬람사원 주변의 주택가에 위치한 문화공간 ‘도배박사’와 ‘대성반점’에서 열린 전시회를 보러 갔다가 마주한 옛날동네 풍경은 그랬다. 문화공간이라고는 했지만 ‘도배박사’와 ‘대성반점’은 특별한 공간의 성격을 덧붙이기보다는, 예전에 있었던 상점 간판 자국도 그대로 둔 채 인테리어만 간단히 털어낸 후, 시멘트벽과 바닥에 전시를 하는 곳이다. 지금 여기서 열리고 있는 ‘OUT THE INSIDE’전(새달 9일까지)은 미국 이민 1.5세대 작가인 민영순이 기획한 것으로, 토종(?) 미국인, 베트남 보트피플, 한국 입양아 등 다국적 정체성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들의 개별 작품도 흥미롭지만 작품이 놓여 있는 허름한 전시장과 그 주변지역의 재개발 직전 풍경이 한데 뭉뚱그려져서, 이 전시는 어떤 럭셔리한 갤러리의 스펙터클한 전시보다도 임팩트가 강하다. 프랑스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윤리는 보는 것이다.”라고 했다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보는 것 그 자체가 윤리인가 보다. 무얼 보냐고? 레비나스는 타인의 고통을 보자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먼저 가까운 과거의 스스로를 봐야 할 것 같다. 이주노동자들이 점유하는 혜화동 장터나 3세계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이태원 뒷골목의 문화적 풍경은, 개발이기주의와 토건제일주의의 기세에 눌려 멍청하게 놓쳐 버린 우리 자신의 그것이니 말이다. 아르코미술관 관장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건물과 숲의 공존’ 싱가포르 국립도서관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건물과 숲의 공존’ 싱가포르 국립도서관

    |싱가포르 홍지민특파원|우리나라로 치면 ‘남대문 시장’에 해당하는 싱가포르 부기스 지역 빅토리아 거리에 다다르면 색다른 디자인의 16층(지하 3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같은 모양새의 건물 신축이 금지돼 있는 나라이다 보니 빌딩마다 개성이 살아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마치 크고 작은 돛 수십개를 단 범선과 같은 이 빌딩이 주는 느낌은 퍽 인상적이다. 평일 7000∼8000명, 주말에는 1만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찾는 이 빌딩이 바로 싱가포르 국립도서관(NLB·2004년 완공). 독특한 외양만큼이나 신선하고 독창적인 생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세계적 생태건축가 켄 양(60)의 작품이다. ●‘건물과 자연의 공존’이 NLB의 목표 오늘날 세계 생태건축학도들의 ‘교과서’로 통하는 NLB에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세 가지 친환경적 요소가 자리잡고 있다. 우선 건물 내부는 마치 가운데가 비어 있는 원통처럼 지상에서부터 옥상까지 수직으로 뚫려 있다. 인위적 난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연풍이 건물 내부에 드나들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바람길’이다. 바람이 모여드는 1층은 한여름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시원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휴식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NLB 시설관리부의 알리 빈 무나 모하메드는 “건물 구조상 바람이 자연적으로 건물 중심부에서 옥상으로 올라 가도록 설계돼 있어 여름철 실내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자랑했다. NLB 생태건축의 또 다른 핵심은 바로 9개나 되는 실내 정원. 건물 안에서 각종 식물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레 건물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모하메드는 “정원 별로 싱가포르 자생 식물, 열대 허브 등 각자 테마가 정해져 있어 시민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가든 투어’행사를 펼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햇빛과 빗물 등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시도도 이 건물을 친환경적으로 빛나게 만드는 ‘포인트’다. 건물 외부에는 빛은 통과시키되 열은 차단하는 특수 유리가 설치돼 건물이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막는다. 또 층마다 크고 작은 차양을 설치해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 건물 지하에는 빗물 저장 시스템을 갖춰 식물을 기르는 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냉방용수로는 중수(中水·재활용수)를 사용한다. 이 모두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를 염두해 둔 설계다. ●도시와 생태계의 공존이 생태건축의 핵심 “한국처럼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큰 나라에서는 외부에 노출되는 건물 정원이 적합치 않습니다. 그래서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유리로 감싼 정원을 만들어 마천루 내부에 배치했죠. 이처럼 환경과 인간이 공존을 위해 얼마만큼 지속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느냐가 생태건축의 핵심입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하고 30여년 간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마천루 디자인에 매진해 온 켄 양은 최근 한국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자신의 생태건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켄 양의 빌딩은 단순히 실내 정원을 갖춘 친환경건물로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현재 빌딩 ‘숲’과 자연의 ‘숲’이 서로를 훼손하지 않고 공존하도록 해 온실가스 저감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하도록 하는 진정한 의미의 ‘생태도시’구축을 추진 중이다.NLB는 이런 켄 양의 거대 프로젝트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이런 생태도시의 흐름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국가 중 하나다. 특히 2005년부터는 NLB처럼 에너지 절약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는 빌딩에 대해 ‘그린마크’를 부여하고 있다.NLB는 그린마크의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을 받았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130개 빌딩이 그린마크 인증을 받은 상태이고, 지난 4월 말 현재 200여개의 빌딩이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싱가포르 건설청(BCA)의 탄 티엔 총 개발부장은 “싱가포르 전체 빌딩 면적은 약 2억㎡이며, 이 가운데 그린마크를 따낸 빌딩의 면적은 600만㎡로 약 3%에 불과하다.”면서 “도시를 생태적으로 바꿔 싱가포르 전역을 ‘녹색’으로 물들이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icarus@seoul.co.kr ■ 세계 친환경 빌딩들 자가전력으로 전기사용량 감축 친환경빌딩을 만들기 위한 전세계의 노력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뉴욕에 위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BOA) 사옥인 ‘원 브라이언트 파크 빌딩’(현재 건설 중). 20만 4400㎡의 면적에 366m의 높이를 자랑하는 이 빌딩은 뉴욕에서 두번째로 높다. 열병합 시스템을 도입해 전력의 3분의 2 가량을 자체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하수를 냉방에 활용해 전기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가 많이 내리는 뉴욕의 날씨를 감안, 빗물을 저장했다가 화장실 용수로 사용해 수도 이용량을 70%까지 줄일 계획이다. 현재 건설 중인 두바이의 ‘다이내믹 아키텍처 빌딩’은 완공 뒤 자체 생산되는 에너지의 잉여분을 다른 건물에까지 나누어 줄 계획이다. 이 건물은 모든 층이 독립적으로 회전하는 ‘움직이는 건물’로, 각 층이 움직일 때마다 에너지를 생산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아테네 ‘올림픽 후유증’

    올림픽 메카 아테네가 긴 ‘올림픽 후유증’을 앓고 있다.150억달러(15조원)를 들여 만든 올림픽 시설들이 텅 빈 채로 애물단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개최 1세기를 맞아 야심차게 준비했던 올림픽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21일 고대 문명의 발상지 아테네를 2004 올림픽대회를 계기로 현대적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려던 그리스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림픽 개최 4년 뒤인 오늘날 대부분의 시설들은 텅 비었다.”며 “소프트볼 경기장엔 잔디가 푸르지만, 거대하고 텅 빈 주차장은 소용도 없이 방치돼 있다.”고 전했다. 또 새 활력소가 될 것으로 여겼던 주경기장은 굳게 문이 닫혀 있고, 부속 공공건물은 시민들이 버린 폐가구 등으로 쓰레기장이 됐으며 환경친화적 공원으로 가꾸려던 주변 광장도 잡초로 뒤덮였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올림픽 직전 문을 연 아테네 신공항이 하루 60여만명을 실어나르며 관광대국 명맥을 잇고 있는 게 위안이다. 팔리로 베이 아테네올림픽 종합경기장을 포함한 아테네 교외를 관할하는 안드리아스 에프티미우 부시장은 “대회가 끝난 뒤 도시의 얼굴을 바꾸려는 노력은 흔적조차 없다.”고 한탄했다. 주차장 활용 계획은 진전이 없고 잘못된 도로 시설은 홍수를 유발하고 교통난을 부채질만 했다고 긴 한숨을 내뱉었다. 종합경기장 옆에서 살고 있는 스텔리오스 타닐라스는 “올림픽을 치른 시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도 가졌지만 그 많은 시설이 아무런 소용도 없고, 어떻게 쓸지 알 수도 없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문은 다음달 8일 개막하는 베이징올림픽에 400억달러를 들여 가장 비싼(?) 대회를 준비하는 중국을 바라보며 아테네는 올림픽이 남긴 유산을 돌아보고 우울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대나무·실미도DVD=竹島?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둘러싸고 한·일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우익단체들이 주일 한국대사관을 상대로 ‘실력행사´를 시작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18일 “오전 11시쯤 일본 우익 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남성 1명이 대사관저에 진입하려다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2시 45분쯤에도 우익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남성이 영사과가 있는 건물 안내실에 대나무 막대, 영화 실미도 DVD, 빈 탄창이 든 상자를 놓고 곧바로 달아났다. 대사관측은 곧바로 공관을 관할하는 아자부(麻浦)경찰서에 신고했다. 현지에서는 남성이 남긴 대나무와 실미도 DVD에 죽(竹)과 도(島) 한자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의미하는 걸로 분석하고 있다. 주일 한국 대사관은 한·일 갈등이 계속되면 우익 단체 회원들의 항의 소동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경비를 강화하고 김영선 정무공사를 반장으로 하는 상황실도 설치했다. 또 아자부 경찰서에 경비 강화도 요청해둔 상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천혜비경’ 사계절 관광지로 뜬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천혜비경’ 사계절 관광지로 뜬다

    ■ 낭만 가득한 서남해안 섬들 12조 투입… 연륙·연도교 103개 건립 추진 2020년 여름 휴가철. 전남 목포역 앞에서 캠핑카를 빌린 두 가족(8명)이 20분 만에 목포 앞 압해도 송공항에 도착했다. 바다를 배경삼아 자동차는 압해도와 암태도를 이은 새천년대교를 달린다. 다리는 길이만 7.2㎞다. 넘실대는 쪽빛 바다, 하얀 갈매기, 오가는 어선들이 차창 밖으로 손에 잡힐 듯하다. 베네치아, 나폴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비경이다. ●다도해, “여기는 무릉도원” 일행은 암태도에서 점심으로 특산물인 병어 비빔밥을 먹고 이곳 섬 가운데 가장 높다는 승봉산(356m)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암태도를 좌우로 8개 섬이 다이아몬드 모양처럼 자리한다. 풍광은 겸재 정선이 무릎을 치고 그렸음 직한 진경산수화 같다. 오른쪽으로는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자은·비금·도초도가 나온다. 반대편으로는 팔금·안좌·장산도가 병풍처럼 다가서고 저 멀리 정면으로 신의·하의도가 왕릉처럼 엎어져 있다. 백사장이 멋진 비금도 명사십리나 도초도 시목해수욕장이 들어오고 그 너머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아스라이 겹친다. 이 다이아몬드 8개 섬은 다리로 이어져 이젠 이웃사촌이다. 신안군에는 이같은 섬이 1004개나 된다. 압해도로 나와 해안선을 따라 국도 77호선을 달리면서 해남 화원반도를 돌아 완도대교를 건넌다. 신지도에서는 곧바로 고금도로 빠진다.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이곳에 있다. 캠핑카는 남해안 섬들을 품에 안은 팔영산(해발 609m) 끝자락인 영남면 우천리에서 잠깐 멈춘다. 남해안 명물인 다리박물관이 시작되는 곳이다. 여수 돌산읍 신복리까지 9개 섬이 11개 다리로 연결됐다. 다리 모양이 서로 달라 다리박물관이란 이름이 붙었다. 사장교, 현수교, 아치교 등 이름도, 외관도 저마다 독특하다. 징검다리처럼 놓인 적금도∼낭도∼둔병도∼조발도∼백야도∼제도∼개도∼월호도∼화태도가 이어진다. 환상적인 드라이브 도로다. 전망 좋은 바닷가에는 어김없이 성곽처럼 멋진 건물들로 채워졌다. 남자들은 큰 섬인 제도 선착장에서 낚싯배를 빌려 타고 돔 낚시를 한다. 아이들은 모터보트를, 엄마들은 수상스키를 함께 즐긴다. 저녁은 돌산 갓김치에 건져 올린 돔으로 매운탕을 끓였다. ●이미 35개 다리는 완공 전남도는 서남해안에서 육지와 섬, 섬과 섬을 잇는 연륙·연도교로 103개(12조원)를 세우려 한다. 이 가운데 35개는 건설됐고 27개는 2017년까지 마무리된다. 나머지 41개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무려 4조 6000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에서는 15개 연륙·연도교(1조 2400억원) 가운데 4개만 완공됐다. 자은∼암태, 비금∼도초, 팔금∼암태, 팔금∼안좌도이다. 압해도∼암태도를 잇는 가칭 새천년대교는 올해 기본계획을 짠다. 사업비는 7900억원이 든다. 신의∼하의도는 하반기에 기본설계에 들어간다. 전국 해안선을 잇는 국도 77호선 상에서 건설 중인 다리는 15개다. 압해도∼해남 화원반도를 잇는 다리 3개도 올 하반기 기본설계를 한다. 완도 신지도∼고금도의 연도교는 기본계획에 들어갔다. 다리박물관으로 추진되는 고흥∼여수반도 사이 다리 11개는 화양면 육지∼백야도 사이 1개만 마무리됐다. 공사 중인 곳은 영남면 우천리∼적금도, 돌산도∼화태도 등 2개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인천 옹진·강화군 섬들 백령도·대청도 등 섬 관광의 지존 일반적으로 섬은 ‘멀리 떨어진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시간과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울에서 1∼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섬들이 인천 옹진군과 강화군에는 즐비해 있다. 배에 차를 싣고 갈 수 있어 섬 관광의 아킬레스건인 교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서울서 1~2시간 거리 대표적인 곳이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에 있는 옹진군 신도, 시도, 모도.1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배 시간만 맞추면 인천공항고속도로 입구인 서울 강서구 등에서는 40∼50분이면 갈 수 있다. 영종도에 개발 붐이 거세게 일 때에도 ‘무풍지대’였던 곳으로, 여전히 갯벌 위로 기러기가 날아다니는 한가한 섬마을이다. 일단 신도까지 가면 연도교를 통해 시도, 모도는 그대로 이어진다. 자월도, 이작도, 승봉도는 인천 앞바다 섬 관광의 ‘트로이카’다. 경치가 뛰어난 것은 물론 동해바다 못지않은 청정해역을 간직하고 있어 여름철 옹진군의 관광 수요 대부분을 차지한다. 휴가철에는 장골·벌안·이일레 등 이름이 알려진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 학교 마당과 동사무소, 복지관까지 숙박장으로 동원되는 등 난리를 치른다. 이 섬들은 전원주택지나 주말농장지로서의 잠재성도 높게 평가받는다. 주문도, 아차도, 볼음도는 강화군의 숨겨진 섬이다. 강화도와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너머에 아기자기한 섬들이 포진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때 묻지 않은 갯마을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가족과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그만이다. 여름철 성수기에도 3만원이면 민박이 가능하며,20가구만 사는 아차도는 빈 방이 있으면 어느 집이나 민박을 허락한다. 덕적도는 인천 연안에 산재돼 있는 섬들의 ‘안방’격이다. 한국해운조합이 섬을 다녀온 여행객 1000명에게 ‘이제까지 방문한 섬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물은 결과 덕적도가 울릉도, 홍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 섬은 갯벌의 질이 뛰어나고 폭과 길이가 적당해 조개잡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대표적인 곳이 진리에 있는 이개해변이다. 게다가 소야도, 문갑도, 백아도 등 7개의 ‘딸린 섬’을 갖춰 패키지형 섬 관광에도 적합하다. 뭐니뭐니 해도 서해 섬 관광의 ‘지존’은 백령도와 대청도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는 안보관광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지만 굳이 ‘안보’라는 수식어로 치장하지 않아도 옹색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관광상품이 많다. 사곶해수욕장은 세계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단 두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이다. 해변 뒤 마을에 있는 ‘사곶 냉면’은 섬에서는 드물게 냉면집으로 유명하다. 백령도산 메밀로 만드는데, 육지에도 이 집을 사칭한(?) 냉면집들이 있을 정도다. 대청도는 전체가 해수욕장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빼어난 해변이 많다. 조그만 섬에 해수욕장이 6개나 있다. ●전원주택지로도 각광 소청도, 소이작도, 소무의도…. 소(小)자가 붙은 섬들은 경관이 떨어지겠거니 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보 부족’을 깨닫는 순간 후회는 밀려든다. 인천 연안에는 ‘소’자가 붙었어도 본도(本島)에 비해 결코 경관이 떨어지지 않고 그들만의 멋을 지닌 섬이 많다. 오히려 남들이 덜 찾는 섬이기에 본도보다 호젓하고 깨끗하다는 이점도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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