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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경북 영천 별별미술마을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경북 영천 별별미술마을

    미술작품 48점·우리동네박물관·조각공원…소통·교감하다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화산리, 귀호리 일대는 평범한 농촌 마을이다. 봄이면 복사꽃 살구꽃 피고, 여름이면 복숭아와 포도가 익어 가고, 가을이면 누렇게 들판이 물든다. 딱 동요 ‘고향의 봄’에 나오는 그런 고향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잘 만들어진 벽화마을과 미술관이 영천에 있더라’는 소문을 듣고 이 마을을 처음 찾아간 것은 2012년, 아직 겨울이던 2월 초였다. 이 마을에 대한 첫 번째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끝났던 때다. 당시 미술관보다는 마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미술 작품들이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있었지만 조금은 낯설어 보이기도 했다. 그날 유독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마을 초입의 ‘우리동네박물관’이었다. 옛 마을회관이었던 작은 건물이 마을의 역사와 현재가 담긴 마을사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마을의 역사, 관혼상제, 집과 건축물, 사계절 풍경, 사람들과 강아지, 고양이들이 전시의 주인공이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마을 사람들 사진이 걸린 메인 전시홀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처음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생소해하던 마을 주민들이었지만 우리동네박물관이 완성되자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평범한 자신의 삶이 하나의 전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묘한 자긍심을 안겨줬다. 이제는 마을 주민 누구나 장날 나들이 가듯 화장을 하고 동네 마실에 나선다. 낯선 이들이 물어도 적극적으로 마을에 대해 얘기해 준다. 두 번째 방문은 같은 해 봄 4월이었다. 아이와 함께였다. 마침 미술관은 휴관이었다. 아이는 옛 운동장이었던 조각공원을 신나게 뛰어다녔다. 공원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 시안미술관의 변숙희 관장은 미술관 개관 2년째인 2005년, 1000만원이나 들여 달았던 정문과 담장을 없앴다. 누구나 미술관에 들어왔다.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공연도 자주 열었다. 주말 나들이 명소로 먼저 입소문이 났다. 조각공원에 돗자리 펴고 앉은 이들의 30% 정도만 유료 미술관에 입장할 뿐이었지만 관람객 수는 계속 늘어났다. 이는 미술관이 도전적인 기획전시를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세 번째 방문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기사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을 때였다. 서울은 지하철마저 한가롭게 느껴질 정도로 침체된 주말이었는데 시안미술관 조각공원에서는 많은 가족 단위 여행자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막 더위가 시작되는 6월, 옛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 자리를 지켜 왔던 울창한 양버즘나무들이 깊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유유자적하게 오후를 보내기에 그만이었다. 비옥한 토지 덕에 복숭아 농사 등이 잘돼 한때는 지금의 시안미술관인 화동초등학교 학생 수가 400명에 이를 정도로 번화하기도 했다. 이후 산업화의 바람을 타고 여느 농촌처럼 쇠퇴의 길을 걸었다. 학교는 1999년 폐교됐다. 늘어나는 빈집만큼이나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도 구멍이 뚫렸다. 2011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신몽유도원도’가 진행됐다. 이 일대에 48점의 미술 작품이 생겼다. 우리동네박물관도 그때 생긴 것이다. 세 마을을 합친 동네 이름도 ‘별별미술마을’이라고 붙여졌다. 농촌의 순수성을 살리며 예술의 옷을 새로 입었다. 관도 협력했다. 문화해설사 서담규씨는 “작품을 만든 작가들은 ‘소통’과 ‘교감’을 중요시하며 마을의 과거와 현재, 미래, 사람과 자연에 대해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민, 관, 전문가가 서로 조화를 이룬 대표 사례로 꼽힌다. 마을을 찾는 관람객도 점차 늘었다. 변 관장은 손사래를 치지만 사립미술관들 사이에서는 시안미술관이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미술관으로 소문이 났다. 올해 이곳을 다시 찾았다. 마을은 그새 변해 있었다. 미술관 옆에 깔끔한 매점이 들어섰고 새로 지은 회관 건물엔 세미나, 민박 시설도 보태졌다. 마을 길 안쪽까지 아스팔트로 포장이 됐다. 미술작품들은 비교적 관리가 잘되고 있었으나 없어진 것도 생겼다. 무엇보다 우리동네박물관이 방치되는 듯해 아쉬웠다. 관리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을이 뜨기를 고대했건만 막상 뜨고 나니 이제 마을 정착이 쉽지 않아졌다고 주민들은 걱정한다. 지난달 20일 시안미술관에서는 마을 주민 대표들과 작가, 시 관계자들이 모여 올해 공동의 프로젝트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그동안의 아쉬움들을 보완할 새로운 프로젝트가 오는 7월 2일 시작된다. 주민들과 작가, 방문객들이 교감하며 좋은 작품을 남기고 서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주목표다. 모두가 만족하는 마을 만들기라는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지속 가능한 별별미술마을이 부디 성공적인 사례로 계속 남아 주기를 바란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산, 가상리행 버스를 이용한다. 하루 7회(편도) 가상리행 버스가 있다. 택시는 약 1만원이면 마을 입구 미술관까지 데려다준다. 시안미술관(338-9391)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함께 가 볼 만한 곳:해발 1124m의 보현산은 대한민국에서 연중 가장 별을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정상에 천문대가 있다. 산 아래 마을 입구에 세워진 과학관은 일반인이 언제라도 방문해 고성능 카메라로 별이나 태양 등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임고서원은 포은 정몽주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서원이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드는 가을이면 더욱 멋지다. 포도가 유명한 영천은 7월 중순부터 영천와인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접 포도를 따 와인을 만들어 보고 유명 와인농장도 방문한다. 까브스토리(335-7070)를 비롯해 17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프랑스나 호주의 와이너리와 비슷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맛집:별별미술마을 내 식당은 마을 주민회에서 운영하는 매점이 유일하다. 잔치국수 등을 판다. 영천시외버스터미널의 편대장영화식당(334-2655)은 전국 최고의 육회 맛집 중 하나로 꼽힌다. 우둔살을 일일이 손으로 손질해 살코기만으로 육회를 만든다. 파와 깨, 참기름만 넣어 만든 육회에 상추무침을 넣어 비비는 비빔밥(1만 7000원)이 일품이다. 소고기된장찌개(9000원)도 맛있다.
  • 살고 싶은 매력 제공이 ‘느슨한 이주’ 성공 열쇠

    살고 싶은 매력 제공이 ‘느슨한 이주’ 성공 열쇠

    “사바에의 실험인 ‘느슨한 이주’의 성공 열쇠는 외지에서 온 이들이 죽 살고 싶은 매력을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 17일 후쿠이현의 사바에 시청에서 만난 마키노 햐쿠오(74) 시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진행된 사바에의 이색적인 실험에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실험은 2년 전 어느 시민의 제안으로 ‘젊은이가 살고 싶고, 계속 살고 싶은 지역 만들기’의 하나로 계획됐다. 먼저 후쿠이현 출신이 아닌 외지의 20~40대를 대상으로 6개월간 비어 있는 시영주택에 무상으로 거주할 수 있게 하되, 어떠한 조건도 없이 무엇을 하든 자유롭게 생활하게 했다. “도쿄, 오사카, 삿포로 등 일본 각지에서 30명이 사전 설명회에 왔는데 그중 15명이 실험에 참가했고 지금은 남성 6명, 여성 1명이 사바에에 남아서 살고 있습니다.” 6개월간 시에서 지원한 것은 거주뿐. 시영주택의 빈집을 제공했기 때문에 시에서 들어간 돈은 전기료를 비롯한 광열, 수도비밖에 없다. 생활비는 이들이 직접 부담케 했으며 현재는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사바에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논밭의 잡초 베기나 시민들의 각종 활동에도 참가해 얼굴을 익히며 지역문화를 배우는 등 ‘느슨한 이주’에 녹아들고 있다. 물론 사바에시의 목표는 이들이 사바에 시민으로 눌러앉는 것이다. “이주 체험자들을 상대로 한 앙케트 결과를 바탕으로 시영주택은 물론 시민의 빈집을 셰어하우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주거 지원을 하는 것과,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정주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사바에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이재용 복지부 과장에게 들어본 ‘도시형 노인 공동생활홈’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이재용 복지부 과장에게 들어본 ‘도시형 노인 공동생활홈’

    ‘100세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그만큼 오랜 세월을 가난과 질병, 외로움 속에 살아야 하는 독거노인 입장에선 달가운 일이 아니다. ‘숨진 지 몇 달이 지나서야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새로울 게 없을 정도로 독거노인의 고독사는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노인 돌봄을 강화하고 있지만 독거노인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자세히 살피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이웃과의 왕래가 끊겨 더 외로워진 도시 지역의 독거노인이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도시형 공동생활홈을 만들기로 했다. 내년에 시범 사업을 시행해 전국 도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용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에게 도시형 공동생활홈에 대한 구상을 들었다. 얼마 전 충남 금산군의 독거노인 공동생활홈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마을에서 빈집을 개조해 독거노인 세 분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주거 공간을 마련했죠. 공동생활홈에 사시는 한 어르신이 차를 내오셨는데, 알고 보니 3년 전부터 치매를 앓아 온 분이셨어요. 치매에 걸린 지 3년 정도 되면 증상이 갑자기 악화하기도 하는데, 이분은 누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치매 환자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건강하셨어요. 세 분이 함께 살며 자주 대화하고 인간관계를 맺다 보니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금산군을 다녀오고서 ‘도시에도 이런 공동생활홈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농촌의 독거노인은 마을회관에도 자주 가고 동네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들여다보기 때문에 고독감이 도시보다는 덜해요. 하지만 도시의 독거노인은 반지하 방에 사는 등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지역공동체가 붕괴돼 이웃과의 왕래가 거의 없습니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상태입니다. 생활관리사들이 직접 집을 방문해 말동무도 해 드리고 주 2~3회 전화해 안전을 확인하고 있지만 고독사 위험은 여전합니다. 한정된 정부 예산으로는 모든 노인을 돌보기에 한계가 있어 보건의료·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흩어져 있는 독거노인을 공동생활홈으로 모은다면 생활관리사가 안부를 확인하기도, 운동 프로그램과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기도 수월해지겠죠. 어르신들은 숙식을 함께하며 말벗할 새로운 식구가 생기게 되고요. 미국은 이미 도시의 아파트 단지에 이런 공동생활홈을 만들었어요. 취지는 좋았지만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혔죠. 그래서 우리는 공동생활홈이 기피 시설이 되지 않도록 ‘단지형’이 아닌 독립 주거 공간 형태로 만들기로 했어요. 지자체가 지역의 빈집을 사들이면 정부가 국고를 들여 리모델링하고 주거가 특히 열악한 독거노인들을 입주시키는 방식입니다. 대상은 전국 도시의 독거노인 10만여명인데, 이 중 희망자를 받다 보면 규모는 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공동생활홈에 입주하는 독거노인들이 갈등 없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읍·면·동 주민센터 등에 한집에 같이 살 독거노인을 선정하는 작업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공동생활홈에 집중적으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분들의 건강도 증진될 테고, 결과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도 상당 부분 절감될 것입니다. 노인 정책의 패러다임도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소위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로 진입하면 복지에 대한 요구도 지금보다는 높아질 거예요. 내년에 노인 실태조사를 하고 나서 ‘미래의 노인’에 대한 정책 구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도시 독거노인 ‘공동생활공간’ 만든다

    [단독]도시 독거노인 ‘공동생활공간’ 만든다

    65세 이상 저소득층 10만여명 1곳당 10억 투입 10명씩 입주 외롭게 혼자 살아 온 노인들이 한 집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가족처럼 생활하는 ‘공동생활홈’이 내년에 도시에도 들어선다. 이재용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공동생활홈의 도시형 모델을 개발하고 내년도 시범사업을 거쳐 독거노인들에게 공동생활홈을 본격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공동생활홈에 노인 맞춤형 보건의료 서비스와 복지 서비스를 집중해 접근성을 높이고 복지·의료 사각지대를 좁혀 간다는 구상이다. 공동생활홈 입주 대상은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운데 주거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전국 도시 지역의 10만여명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도시의 빈집을 매입하면 정부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 독거노인들이 함께 생활하기에 적합한 공간으로 만들고 신청을 받아 10명 이내의 독거노인을 입주시키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복지부는 공동생활홈을 중심으로 인지 활동을 돕는 각종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치매도 예방하고 독거노인의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마을 공동체가 잘 꾸려진 농촌은 이미 이런 방식의 공동생활홈이 운영되고 있다. 이 과장은 “중소 도시는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5대5 비율로 매칭 지원하고 서울 등 대도시는 3대7 비율로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주택 매입과 리모델링, 서비스 지원 비용을 포함해 1곳당 10억여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우선 내년도 시범사업 예산부터 확보할 계획이다. 통계청의 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독거노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7.4%이며 2030년에는 13.0%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The Best 시티] 차 없는 청춘 거리 모텔 대신 창업기지…추억 팔던 신촌 두 가지 ‘부활 카드’

    [The Best 시티] 차 없는 청춘 거리 모텔 대신 창업기지…추억 팔던 신촌 두 가지 ‘부활 카드’

    26일 연세로는 평일인데도 인파로 북적인다. 대학가라 젊은이들이 가장 많은 것은 당연. 하지만 이전에 눈에 띄지 않던 사람들이 보인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들과 삼삼오오 여행용 캐리어 가방을 밀고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바로 그들이다. 연세대를 졸업한 이모(32)씨는 “이전에는 아이를 데리고 신촌거리에 나온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라면서 “차가 줄고 보행로가 넓어지면서 지금은 유모차를 가지고 나와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연세로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는 김모(43)씨는 “예전에는 여행용 캐리어를 놓고 물건을 사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길이 편해선지 그냥 가방에 담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4차로 연세로 줄여 폭 8m 보행로 조성 뒤 부활가 연세로를 중심으로 신촌이 살아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홍대 앞에 밀리면서 1990년대 추억팔이를 하는 동네로 전락했던 신촌이 반격을 시작했다. 그 반격의 중심에는 ‘차 없는 거리’가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신촌 일대 재생을 고민하던 중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과 브라질 쿠리치바를 찾아 보행친화도시를 보러 갔다. 거기서 박 시장이 ‘서울에서 차 없는 거리를 만든다는 곳이 있으면 팍팍 밀어주겠다’고 약속해서 덥석 물었다”고 설명했다. 신촌오거리에서 연세대까지 이어지는 연세로는 550m 구간 왕복 4차로였던 도로가 2차로로 줄어든 대신 보행도로 폭은 최대 8m까지 넓어졌다. 처음은 쉽지 않았다.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가 문을 열어 신입생이 빠져나갔다. 상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넓어진 보행로에서 워터슬라이딩과 물총 페스티벌, 댄스 경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놀러 갈 만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에 따르면 2013년 하루 평균 7184명이던 연세로 버스 이용객은 지난해 9664명으로 2년 새 34.5%가 늘었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시간을 말하는 첨두시간(오후 5시~6시) 기준 보행자 수는 2014년 4월 4989명에서 올 4월 5761명으로 15.4%가 늘었다. 나쁜 것은 줄었다. 2013년 48건이던 연세로 교통사고는 지난해 35건으로 감소했고, 연세로를 걷는 시민의 86.0%가 보행환경에 만족을 표하면서 그 이유로 편리하고 안전해서(83.3%)라고 답했다. 결국 차 없는 거리는 신촌 재생의 ‘신의 한 수’가 됐다. 2013년 4102억 3700만원이던 신촌 지역 상가 매출은 지난해 4673억 6500만원으로 2년새 13.9%나 뛰었다. 문 구청장은 “골목 안쪽의 상가들은 아직 멀었다”면서 “연세로의 온기가 명물거리까지 확산되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걷기 좋은 거리가 도시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명물거리와 이대 앞, 신촌기차역의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 교통본부 관계자는 “시에서도 보행 중심 도시의 경제적 성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가좌동 청년조합 중심 준공공임대 추진 아직 고민이 남아 있다. 중심거리는 살아났지만, 연세로 안쪽과 명물거리, 이화여대 옆 골목길, 신촌역사 앞은 여전히 활기가 없다. 문 구청장은 “연세로의 성공이 다른 지역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긴장감을 나타냈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다. 첫 번째 사업의 무기가 ‘걷기 좋은 도시’였다면 구가 준비하는 두 번째 무기는 ‘청년’이다. 서대문구 인구 32만명 중 19~39세가 9만 6318명으로 전체의 30.4%에 달하고 대학만 9개가 있다. 문 구청장은 “신촌에 청년이 창업하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지역이 살아날 것”이라면서 “걷기 좋은 길이 물리적 변화로 도시를 바꾸는 것이라면, 이번 사업은 소프트웨어의 변화가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105억원을 투입해 신촌에서 이대 앞까지 40만 7600㎡에 대한 재상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신촌도시재생시범사업 구역에선 2개의 청년 일자리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중 하나는 모텔을 고쳐 청년창업기지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연세로 안쪽에 있는 션샤인 모텔은 빠르면 내년 5월쯤 지하 1층~지상 3층인 연면적 348.6㎡의 주거·업무가 동시에 가능한 창업기지가 된다. 건물 리모델링을 맡은 현승헌 선랩건축사사무소 소장은 “모텔과 주거용 건물은 사실 비슷하다”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밤낮없이 일하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맞춤형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 뒷골목은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최고경영자(CEO)들이 문을 열었다. 상점 4곳에서 대학생으로 구성된 6개 팀(HAH, JE.D, 위브아워스, 지홍, 데이그래피, 아리송)이 입주해 직접 만든 장신구와 액세서리, 디자인 소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홍’을 운영하고 있는 정지수씨는 “3월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손님이 하루 1명인 날도 있었는데, 지금은 30명 정도가 가게를 방문한다”면서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골목의 활기도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구는 이화여대와 지속적인 협업으로 디자인, 정보기술(IT), 건축공학 교수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창업 전문교육과 멘토링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청년들의 창업공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드는 작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북가좌동에 청년협동조합이 중심이 돼 28가구의 준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선다. 또 SH공사와 함께 빈집살리기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청년들의 참여를 끌어내려고 대학들과 함께 지역연계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문 구청장은 “학생들의 도시 재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과 함께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어낼 기회”라면서 “특히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생 중심은 사람”… 젠트리피케이션 해결책 고심 특히 사업의 중심에는 주민이 있다. 신촌재생사업의 총괄계획가인 이제선 연세대 교수는 “신촌·이대 상권이 오랜 침체를 겪으며 어려움에 처했던 상인들이 최근 서울시와 구가 대중교통전용지구 선정과 이화스타트업52, 청년창업모텔 사업 등을 추진하는 것을 보고 희망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어느 지역보다 주민 참여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공청회에 가보면 뭘 더 해달라는 주민들이 훨씬 많다”면서 “힘들기는 하지만 처음 이곳 상인들을 만났을 때 자포자기한 표정보다 훨씬 기분 좋은 얼굴들”이라며 웃었다. 진행되는 과정이 만사형통만은 아니다. 고민도 있다.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다. 벌써 신촌오거리 인근에선 개발사업과 맞물리면서 임대료가 올라 상인들이 밀려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문 구청장은 “건물주들과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상생협약을 맺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는 이미 과도한 욕심이 어떻게 도시와 거리를 망치는지 경험했다”면서 “해법은 공동체에서 찾아야 하고, 꾸준히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美도 경제난에 3포 세대? ‘캥거루족’ 비율 역대 최고

    美도 경제난에 3포 세대? ‘캥거루족’ 비율 역대 최고

    제니퍼 포스트(26)는 2년 전 로스쿨을 자퇴한 뒤 미국 뉴저지주 빌라스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뒤지는 딸은 부모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자립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경기 침체로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급증하고 있다. 18~34세의 청년 3명 중 1명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해 캥거루족으로 전락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자녀를 떠나보낸 뒤 부모들이 겪는 ‘빈집 증후군’도 옛말이 됐다고 AP와 CNBC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이날 18~34세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 비율이 32.1%로, 1880년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 23.0%에서 9.1% 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배우자·동거인, 친척·친지와 함께 살거나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많았다. 퓨리서치는 이 수치가 1880년대와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결혼한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캥거루족의 급증은 사회·경제적으로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급감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란 얘기다. 1960년 84.0%에 이르던 18~34세의 고용률은 2014년 71.0%까지 떨어졌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결혼 비율을 43.0%(2000년)에서 31.6%(2014년)까지 끌어내렸다. 퓨리서치의 리처드 프라이 박사는 “만혼과 대학 진학 증가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위축과 함께 주요 도시의 집세도 치솟았다. 수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안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대도시에서 직장을 잡고 집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캥거루족 중 고졸 이하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미국 사회가 점점 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34세 캥거루족 가운데 대졸 이상자는 11%(2000년)에서 19%(2014년)로, 고졸 이하는 같은 기간 26%에서 39%로 증가했다. 이는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녀를 분가시킨 부모들이 작은 규모의 집을 새롭게 구매해야 하지만 ‘늙은 자녀’와 함께 사느라 집을 팔거나 사지 않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미국 ‘빈집 증후군’ 옛말… ‘캥거루족’ 급증

    미국 ‘빈집 증후군’ 옛말… ‘캥거루족’ 급증

     제니퍼 포스트(26)는 2년 전 로스쿨을 자퇴한 뒤 미국 뉴저지주 빌라스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뒤지는 딸은 부모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자립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경기 침체로 부모에 얹혀 사는 ‘캥거루족’이 급증하고 있다. 18~34세의 청년 3명 중 1명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해 캥거루족으로 전락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자녀를 떠나 보낸 뒤 부모들이 겪는 ‘빈집 증후군’도 옛말이 됐다고 AP와 CNBC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이날 18~34세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 비율이 32.1%로 1880년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 23.0%에서 8.1%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배우자·동거인, 친척·친지와 함께 살거나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많았다. 퓨리서치는 이 수치가 1880년대와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결혼한 자녀들이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캥거루족의 급증은 사회·경제적으로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급감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란 얘기다. 1960년 84.0%에 이르던 18~34세의 고용률은 2014년 71.0%까지 떨어졌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결혼 비율을 43.0%(2014년)에서 31.6%(2000년)까지 끌어내렸다. 퓨리서치의 리차드 프라이 박사는 “만혼과 대학 진학 증가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위축과 함께 주요 도시의 집세도 치솟았다. 수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안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대도시에서 직장을 잡고 집을 구할 수 없는 이유다.  캥거루족 중 고졸 이하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미국 사회가 점점 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34세 캥거루족 가운데 대졸 이상자는 11%(2000년)에서 19%(2014년)로, 고졸 이하는 같은 기간 26%에서 39%로 증가했다.  이는 주택시장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녀를 분가시킨 부모들이 작은 규모의 집을 새롭게 구매해야 하지만 ‘늙은 자녀’와 함께 사느라 집을 팔거나 사지 않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골목마다 LED 보안등…창문·가스배관엔 특수 형광물질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관악구에서는 ‘범죄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지금까지는 범죄자를 검거하는 데 힘을 쏟았다면 최근에는 범죄를 예방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 동네가 텅텅 비는 대낮의 절도범이나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야간의 성범죄를 줄이는 게 중점 목표다. 관악구의 경우 가로등이 어두운 골목길이 많고, 원룸 건물 고층에 침입하기 위해 절도범이 주로 타는 가스배관 등이 외부에 노출돼 있는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신림동 유흥가에서 밤을 새우는 가출 청소년들도 위험요소로 분석됐다. 관악경찰서와 관악구청은 우선 신림동 골목길에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담은 ‘주민 참여예산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일반 보안등의 밝기가 11~13lux(럭스)인 반면 LED 보안등은 40~50lux다. 또 유흥가 주변의 골목길 20곳을 선정한 여성 안심 귀갓길을 확대하고 재정비할 계획이다. 난향동, 보라매동, 행운동 등에 ‘솔라표지병’과 ‘고보조명’을 설치한다. 솔라표지병은 주간에 태양광으로 충전한 후 야간에 빛을 내는 시설물로 주로 바닥에 설치해 여성들이 으슥한 골목 등에 숨어 있는 범죄자를 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고보조명은 바닥에 문자를 비추는 가로등으로, 경고 문구나 격언 등을 새길 수 있다. 폐쇄회로(CC)TV도 늘린다. 관악구청은 혼자 사는 가구가 많아 빈집털이 등 절도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서울시 스파이더범죄 사업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건물 외벽 가스배관, 창문, 실외기, 방범창 등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특수 형광물질을 바르는 것으로, 절도범에게 형광물질이 묻을지 모른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해 범죄 예방을 노리는 기법이다. 이 밖에 경찰은 가출 청소년 등이 몰리면서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신림동의 유흥가에 일반 순찰관 외에 기동순찰대를 투입하고 있다. 기동순찰대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범죄가 주로 벌어지는 시간에 집중배치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커버 스토리] 고시촌서 직장인 원룸촌으로… 77%가 나홀로族 신림동은 외로워

    [커버 스토리] 고시촌서 직장인 원룸촌으로… 77%가 나홀로族 신림동은 외로워

    서울서 1인 가구 최다 관악구 신림동 “1990년대만 해도 이웃끼리 인사도 하고 맛난 것도 나눠 먹고, 사람 사는 맛이 났었지. 근데 땅값이 싸고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으니까 원룸들이 막 들어서더니 혼자 사는 직장인이 많아졌어. 출근 시간만 지나면 동네가 종일 고요해. 낮에는 도둑 걱정, 밤에는 치한 걱정인데 무엇보다 애들 울음소리가 없어. 다들 외롭지 않을까 싶어.”(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김모(54)씨) ●“애들 울음소리 없는 고요한 도시” 서울시내 25개 구 중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구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4%가 혼자 사는 가구다. 신림동은 그런 관악구에서도 으뜸이다. 1인 가구 비율이 77.4%로 네 집 가운데 세 집꼴이다. 당연히 서울 시내 전체 425개 동 중에서 최고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1인 가구 비중은 27.1%. 20년 후인 2035년이면 3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림동은 한발 앞서 나타난 우리의 미래 모습일 수 있다. 신림동과 인근 청룡동을 중심으로 1인 가구 생활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지난 19일 오전 7시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은 승강장이건 개표구건 할 것 없이 초만원이었다. 길게 줄을 서 지하철 2대는 보내야 간신히 끼어 탈 수 있었다. 오전 6~9시 이곳에서 하루 평균 3만 286명이 지하철을 탄다. 1~4호선 119개 역사 중에 출근 시간 이용객이 가장 많다. 출근 전쟁이 끝나는 오전 9시쯤부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직장인들이 떠난 동네의 정적이 시작된다. 아이가 없으니 보육시설과 입시학원은 동 전체에 각각 3개뿐이다. 노인요양시설은 아예 없다. 동네주민 이모(40·여)씨는 “무엇보다 원룸촌이 많아서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4년 관악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강력범죄 건수는 6781건으로 송파경찰서, 영등포경찰서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였다. 경찰은 빈집털이, 야간 골목길 성추행 등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서 ‘범죄예방 진단팀’을 시범 운용하고 있다. ●낮엔 도둑 걱정, 밤엔 치한 걱정 퇴근 시간이 되자 직장인들은 간단하게 장을 보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다. 간단한 음료수와 스낵, 아침 도시락 등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 신림동의 편의점 수는 51개로, 관악구 21개 동 중에서 가장 많다. PC방은 21개가 성업 중이고 부동산 중개사무소와 세탁소도 각각 86개와 23개다. 일부 직장인들은 신림역 인근 유흥가에서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오후 10시면 귀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정, 유흥가 뒤편 주거지역의 오피스텔과 원룸 건물의 불이 하나둘 꺼지기 시작했다. 직장인 한모(29)씨는 “퇴근하고 집에서 혼자 TV를 보다가 보면 ‘무엇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면서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할까’ 하는 허무함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4명 가담한 ‘특수절도사건’ 피해액이 고작 70원?

    4명 가담한 ‘특수절도사건’ 피해액이 고작 70원?

    11일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의 압수물 환부 공고에 ‘동전 3개’가 올라왔다. 피의자가 4명인 특수절도사건이지만 압수물은 10원짜리 동전 2개와 50원짜리 동전 1개 뿐이었다. 2014년 8월 서울중앙지검은 여성 브래지어 131점과 팬티 231점의 주인을 찾는다는 공고를 냈다. 20대 남성이 28회에 걸쳐 빈집이나 아파트에서 훔친 속옷들이었다.   상당수의 압수물은 수사가 끝나면 ‘진짜 주인’에게 돌아가지만, 주인을 알 수 없는 물건은 관보에 ‘압수물 환부 공고’를 낸다.   이에 앞서 범행에 쓰인 물건과 범죄수익은 국가의 집행으로 몰수한다. 그런데 절도범이 훔친 물건은 몰수하지 않고 환부한다. 이 때 ‘환부(還付)’란 검찰이 압수의 효력을 소멸시키고 압수물을 소유자 등에게 반환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다만 압수물의 환부를 받을 자의 소재가 불명하거나 기타 사유로 인해 돌려줄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관보에 공고해야 한다. 공고한 후 3개월 이내에 환부의 청구가 없는 때에는 그 물건은 국고에 귀속한다.   압수물 환부 공고에는 스마트폰과 명품 가방 등 고가의 물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한 번은 ‘마약’이 등장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2014년 10월 10일 서울중앙지검의 압수물 환부 공고에 ‘대마 씨앗’이 올라온 것.   서울중앙지검은 압수물 환부 공고에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한 프랑스인에게 압수 물건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현행법상 대마 씨앗 소지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없어 검찰이 대마 씨앗 소지부분을 기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검찰의 실수였다. 수사 검사가 대마 씨앗 등 압수물을 폐기하라고 지휘서를 작성했지만 문서가 공판 검사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압수물 환부 공고는 ‘전자관보’(gwanbo.moi.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용산 외인주택 부지 6242억에 팔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주택 부지 매각 입찰 결과 대신에프앤아이㈜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외인주택은 ‘서울 속의 작은 미국’으로 불리며 용산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미군 가족이 34년간 주거 공간으로 사용했다.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으로 2014년 말 미군과의 단체 임대계약이 종료돼 지난해부터 빈집으로 남아 있다. LH는 외국인아파트 부지(니블로 배럭스, 6만 677㎡) 매각 입찰 결과 대신에프앤아이가 최고가인 6242억원(낙찰가율 101.8%)을 써내 낙찰됐다고 설명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대신증권 계열사로 국내 1호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다. LH는 지난 3월 외인주택 부지와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다. 대지·전·임야 등 30필지, 6만 677㎡와 15층·저층 아파트 10개동 512가구가 들어섰다. 부동산업계는 이 땅이 한남대로에 붙어 있고 주변에 대사관 등이 몰려 있어 고급 주거용지로 각광받는 땅이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없어 건설업체들의 입찰 참여가 적었고 낙찰가도 예상 밖으로 낮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땅은 대부분 7층 이하의 2종 일반주거지역이고, 18m 고도제한까지 받고 있다. 현재 아파트를 헐고 다시 지어도 7층으로밖에 짓지 못한다. 대신증권은 에프앤아이가 맞은편 고급 주거단지인 ‘한남더힐’에 버금가는 고급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내 일로 내일로… 강북, 5159개의 도전

    “일자리 창출이 최상의 복지다.”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20일 “강북구만의 창의적인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올해 5159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생각으로 지역실정에 맞는 공공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특히 보험업종, 봉제업, 운수업이 강북구의 특성화된 업종이란 고용청의 분석에 따라 그에 맞는 일자리사업을 벌인다. 강북구는 전체 인구의 16.1%가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노령화 속도가 서울에서 가장 빠르다. 늙어가는 서울에서도 가장 빨리 늙는 곳이 바로 강북구다. 구 전체 사업체의 94.5%인 1만 8174개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영세업체다. 노령인구 외에도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민간 고용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취업 취약계층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이들을 위한 일자리 확보가 시급하다. 공공 일자리 만들기 사업에 16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취업 취약계층이 자립하도록 돕는다. 현재 구에서는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와 같은 노인 일자리 사업 등 모두 51개의 일자리사업이 진행 중이다. 근로유지형 자활 근로사업, 여성 안심 귀가 스카우트, 노인 돌봄 서비스, 퇴직교사 방과후 교실 지원 등도 모두 구에서 지원하는 일자리사업이다. 3623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강북구만의 차별화된 일자리사업으로 강북경찰서와 함께한 가스배관 윤활유 도포사업도 있다. 빈집털이범의 주요 이동통로인 건물 외벽 가스배관에 윤활유를 발라 치안 유지와 일자리 창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예산 1800만원을 투입해 법인보험대리점 관리사 양성과정도 신설했다. 지난 2년간 평균 취업률 70.3%를 기록한 법인보험대리점 관리사 양성과정에는 경력단절여성, 청년구직자 등이 참여한다. 강북봉제지원센터에서는 봉제전문 인력을 교육해 구에 밀집한 700여 개 소규모 봉제업과 ‘일자리 매칭’을 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박겸수 강북구청장, 노인. 경단녀, 장애인 위한 일자리 5159개 만든다

    “일자리 창출이 최상의 복지다.”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20일 “강북구만의 창의적인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올해 5159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생각으로 지역실정에 맞는 공공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특히 보험업종, 봉제업, 운수업이 강북구의 특성화된 업종이란 노동청에 분석에 따라 그에 맞는 일자리사업을 벌인다. 강북구는 전체 인구의 16.1%가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노령화 속도도 서울에서 가장 빠르다. 늙어가는 서울에서도 가장 빨리 늙는 곳이 바로 강북구다. 구 전체 사업체의 94.5%인 1만 8174개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영세업체다. 노령인구 외에도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민간 고용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취업 취약계층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이들을 위한 일자리 확보가 시급하다. 공공 일자리 만들기 사업에 16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취업 취약계층이 자립하도록 돕는다. 현재 구에서는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와 같은 노인 일자리 사업 등 모두 51개의 일자리사업이 진행 중이다. 근로유지형 자활 근로사업, 여성 안심 귀가 스카우트, 노인 돌봄 서비스, 퇴직교사 방과 후 교실 지원 등도 모두 구에서 지원하는 일자리사업이다. 3623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강북구만의 차별화된 일자리사업으로 강북경찰서와 함께 한 가스배관 윤활유 도포사업도 있다. 빈집털이범의 주요 이동통로인 건물 외벽 가스배관에 윤활유를 발라 치안 유지와 일자리 창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예산 1800만원을 투입해 법인보험대리점 관리사 양성과정도 신설했다. 지난 2년간 평균 취업률 70.3%를 기록한 법인보험대리점 관리사 양성과정에는 경력단절여성, 청년구직자 등이 참여한다. 강북봉제지원센터에서는 봉제전문 인력을 교육해 구에 밀집한 700여 개 소규모 봉제업과 ‘일자리 매칭’을 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유권자들이 가장 바라는 건 “국민 살림살이 나아지게 해 주세요”

    유권자들이 가장 바라는 건 “국민 살림살이 나아지게 해 주세요”

    우리 국민들은 4·13총선을 통해 출범할 20대 국회가 해결할 핵심 의제로 ‘서민 살림살이 향상’을 첫손에 꼽았다. 이를 해결할 ‘1순위 공약’으로 새누리당은 임대주택 공급 확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국민의당은 임차인 보호 강화를 각각 제시했다. 4일 서울신문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공동으로 전문가 120명과 일반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총선의 핵심 의제를 물은 뒤 그 의제와 관련한 공약을 각 정당으로부터 제출받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광재 매니페스토본부 사무총장은 “각 정당의 철학과 가치를 구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주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권자들의 16.2%가 제시한 서민 살림살이 향상에 대해 새누리당은 빈집 리모델링으로 1~2인 가구 임대주택 지원, 행복주택 신혼부부 특화단지 및 노인 공공실버주택 조성, 공동주택 관리비 투명화 등을 1~3순위 공약으로 제시했다. 더민주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국민연금 일부를 장기공공임대주택 및 보육시설 확충에 투자, 소득 하위 70% 노인 대상 기초연금 30만원 지급 등을 제안했다. 국민의당은 임차인 보호를 위한 ‘상가임대차조정위원회’ 설립, 서민금융기관 강화로 자영업 부채 경감, 지역민방위대 폐지 등을 약속했다. 정의당은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담 완화, 4대 가계비(통신·주거·의료·교육) 경감, 산모 및 영유아 방문간호사제 도입 등을 공약했다. 이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은 증세 없는 복지에 충실하려 한 노력이 보이나 설계 자체가 잘못됐고 더민주는 연·기금 활용 외에 재원 대책을 고민한 흔적이 없다”고 했다. 유권자들이 꼽은 10대 의제는 서민 살림살이 질 향상을 비롯해 ▲일자리 등 청년 문제 해소(14.6%) ▲공직자 부패 척결(14.5%) ▲복지 갈등 조정(13.3%) ▲지방경제 활성화(9.6%)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8.1%) ▲빈부 격차 해결(7.5%) ▲검찰·국가정보원 개혁(6.6%) ▲불공정 행위 규제(6.4%) ▲헌법 보완(3.3%) 등이다. 이 중 새누리당은 ‘국정원·검찰 개혁’, 국민의당은 ‘지방경제 활성화’와 ‘헌법 보완’ 의제에서 각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사무총장은 “아직 준비가 안 돼 있거나 취약한 의제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반면 더민주와 정의당은 모든 항목에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사무총장은 “더민주는 19대 국회 정당 공약에 대한 이행 현황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고, 이는 자기책임성과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현장 행정] 골목마다 ‘디자인’ 입혔더니… 어느덧 ‘안전 1번지’

    [현장 행정] 골목마다 ‘디자인’ 입혔더니… 어느덧 ‘안전 1번지’

    담벼락에 야광 페인트 칠하고 “행복하세요” 등 소통 문구 새겨 “사람들의 기본적인 양심 덕분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려다가도 잔소리하는 ‘무단 투기 금지’ 전자 게시판을 발견하면 움찔해 못 버리겠네요.”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30일 마천1동과 2동 뒷골목 구석구석을 한 시간 동안 직접 걸으며 안전마을 만들기 사업을 꼼꼼히 살폈다. 마천1동은 지하철 5호선 종점인 마천역 근처지만 버려진 집이 있을 정도로 취약한 지역이다. 저렴한 다세대주택이 많다 보니 한때 거마(거여동·마천동) 대학생이라 불리던 다단계 피해자들의 집단 거주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빈집까지 생겨났다. 송파구는 서울시의 ‘주민 참여 안전마을 만들기 사업’ 공모에 참여해 2억원의 예산을 땄다. 이 예산으로 마천역 주변 마천1동을 안전한 행복 마을로 꾸미려 한다. 마침 박 구청장이 찾은 날에는 마천역 2번 출구 앞 마트에 얼마 전 도둑이 들었다며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울시 안전마을 사업 공모에는 12개 구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송파, 중랑구가 선정됐다. 송파구는 강남 3구로 분류되긴 하지만 송파의 강남이라 할 만한 잠실과 그 외 지역 간 격차가 극심하다. 특히 마천역 주변은 좁고 밀집된 미로형 골목과 낡은 주택 때문에 연쇄 화재와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마천1동은 지난해 골목길 경관 개선 사업을 벌인 바로 옆 마천2동처럼 바뀐다. 마천2동에서는 형형색색의 계량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붉은색 벽돌로 된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마천2동 골목에는 모퉁이마다 폐쇄회로(CC)TV뿐 아니라 반사경까지 설치됐다. 담장에는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박 구청장은 “노란색 페인트가 야광이라 밤에도 골목길을 밝히는 거죠?”라며 확인했다. 유리로 된 다세대주택 출입문에는 범죄 예방을 위한 미러시트와 ‘안녕하세요’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었다. 거울과 같은 효과를 내는 미러시트로는 밤늦은 퇴근길에 혹시 뒤따라오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빈집털이범이 주로 이용하는 주택 외벽의 가스관에는 범죄 예방 효과를 위해 특수 형광물질을 발라 놓았다. 전봇대에는 불법 광고 스티커가 붙지 않는 특수 페인트를 칠했다. 담벼락 위에 곱게 핀 꽃 상자 화분과 곳곳에 있는 ‘반가워요’ ‘행복하세요’ 등의 주민 소통을 위한 문구는 행인들의 마음에 절로 따뜻한 봄바람을 불러온다. 쓰레기 무단 투기가 잦은 귀퉁이에는 CCTV와 음성 안내가 되는 전자 게시판이 있는 클린지킴이가 있다. 마천2동 주민센터 직원은 “CCTV 껍데기만 달아도 좋다는 민원도 있지만 행정기관에서 그럴 순 없었다”고 귀띔했다. 박 구청장은 “골목길마다 차이가 큰 것은 아직 ‘안전 송파’를 위해 갈 길이 멀다는 증거이지만 송파구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더 뛰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총선 공약, 검증된 지자체 정책 베끼기?

    市 “정책 선순환 측면 긍정적… 필요할 때만 이용 행태 씁쓸” ‘찾아가는 맞춤형 통합복지서비스’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와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 ‘주택·차량 공유 경제’와 ‘공유도시 서울’. 이름은 다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내용과 방향을 담고 있다. 차이는 추진 주체 정도로, 하나는 서울시이고 다른 하나는 새누리당이다. 서울시의 복지·경제 정책들과 비슷한 정책들이 이번 4·13총선의 주요 공약으로 떠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읍면동 주민센터 복지허브화’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해 온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와 닮았다. ‘찾동’은 주민센터의 복지 기능을 강화하고 마을과 지역 주민 중심으로 복지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읍면동 주민센터 복지허브’도 현장 밀착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700곳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2018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국민의당도 주민센터를 주요 복지정보 창구로 삼고, 각종 사회보장급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한국형 사회보장카드’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최근 서울시가 도입한 환자안심병원도 새누리당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와 비슷하다. 서울시가 2012년 서울의료원에 처음 적용한 환자안심병원은 간호사가 다인병상의 간호와 간병을 24시간 전담하는 서비스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이 정책과 비슷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조기에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초 2018년으로 예정된 것인데, 오는 4월로 앞당기고 올해 말까지는 400개 병원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청년층 등 1인 가구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낡은 고시원·여관·모텔 등을 사회주택으로 만드는 구상은 새누리당에서 ‘매년 600호 수준의 빈집 리모델링 및 임대주택화’로 변신했다. 차량과 주택 등을 공유하는 서울시의 ‘공유도시’ 목표는 새누리당이 강조하는 ‘공유경제 서비스 신산업’과 맞닿아 있다. 새누리당이 대표적인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임신·출산·육아 통합서비스인 ‘마더센터’는 박 시장이 이미 2011년에 제시한 ‘마더센터’와 똑같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의 요구를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가 시험대로서 추진하고 안착시킨 정책을 정치권에서 빌리는 것은 박 시장이 늘 말하는 ‘정책 선순환’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 정책들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인기 영합주의니, 포퓰리즘이니 매도하다가 필요할 때만 응용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씁쓸하다”고 평가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취약계층 웃게 하는 ‘실속 복지’ 좋아요

    취약계층 웃게 하는 ‘실속 복지’ 좋아요

    ‘공영버스 무제한 무료 이용’, ‘경로당 전담 주치의제’, ‘해피카 셰어링’, ‘빈집 무상임대’…. 일부 자치단체들이 과도한 복지 시책을 추진, 포퓰리즘 논란이 이는 가운데 취약계층을 위한 실속 복지 시책이 잇따라 나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저소득 주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경기도는 지난 설연휴 때 시범 시행해 저소득층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해피카 셰어링’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해피카 셰어링은 공휴일에 운행하지 않는 공용 차량을 소외계층에게 무료로 빌려 주는 사업이다. 지난 설 연휴기간에 21대를 소외계층에게 빌려 줬다. 주유비와 톨게이트 비용만 부담하면 돼 대중교통 이용 때보다 고향을 오고 가는 교통비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도는 이용 대상자를 다자녀가정, 한부모 가정, 다문화가정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기술분야 전문가 793명으로 구성한 재능기부팀을 운영해 취약계층 가정의 고장 난 전기나 수도를 무료로 수리해 준다. 용인시는 빈집을 수리해 저소득층에게 무상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2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후 중장기 저소득층 주거복지 지원사업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의왕시는 저소득층 가정의 양육비를 덜어 주기 위해 기저귀 및 조제분유 지원사업을 하고 안산시는 저소득층 독거노인, 고령자 가정 등의 가스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450가구에 가스안전장치인 타이머콕을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자치단체의 실속 복지 정책으로 노인들이 혜택을 받는다. 제주도는 이날 70세 이상 노인이 공영버스를 무제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조례 개정안을 공포했다. 지금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었다. 제주도는 36대의 공영버스를 운영한다. 수원시 각 보건소에서는 65세 이상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의치(틀니) 제작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경북도는 39곳에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을 운영한다. 현재 229명의 노인이 이곳에서 함께 생활한다. 충북 영동군은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경로당 전담 주치의제’를 도입했다. 강원도의 ‘희망e빛 보건복지연계시스템’은 독거노인 자살예방 등 노인복지 증진에 한몫한다. 소방대원이나 민간단체에서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발견, 자치단체 담당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담당자는 신속하게 찾아가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최종성 강원도 복지정책과장은 “시골에 혼자 사는 노인들이 위험에 처하면 가장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서로 연계해 신속하게 도움을 주는 시스템으로 강원도형 인적 안전망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4·13 총선 격전지] 서울 은평을

    [4·13 총선 격전지] 서울 은평을

    은평을은 9일 현재 서울에서 유일하게 4당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5선 아성’에 더불어민주당 임종석·강병원 예비후보, 국민의당 고연호 예비후보,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각각 도전장을 냈다. 서울 서북부 끝자락의 중산층·서민 베드타운인 은평을은 불광1·2, 갈현1·2동과 진관·구산·대조동을 포함하며, 기본적으로는 야권 성향이다. 최근 5~6년 새 은평 뉴타운에 20·30대 인구 유입도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 개인기로 다져진 지지기반이 견고한 ‘특이 지형’이다. 지역구 경계조정으로 야권표가 우세했던 역촌동을 은평갑에 떼어주며 여당이 좀더 유리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2012년 19대 총선에선 야권 통합 바람이 이재오 의원을 위협했다. 야권 단일후보였던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는 1.2% 포인트(1459표) 차로 이 의원에게 석패했다. 최근 여론조사 역시 야권 후보 세 명의 총지지도와 이 의원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이고 있다. 20대 총선도 야권 연대 여부, 현역 교체 열망이 막판 승패를 가를 2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5선 이재오, 빈집엔 포스트잇 유세 이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신청자 면접을 치렀던 8일 오전에도 아침부터 구산동 일대를 훑었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나 홀로 자전거’ 행보를 하느라 닳아빠진 헌 운동화 대신 지난달 지역 주민에게서 선물받은 새 운동화를 신었다. 가정방문한 집이 비어 있으면 대문에 포스트잇 메모를 붙여 놓고 다음집으로 이동했다. 이 의원은 “은평을은 격전지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치며 “정치를 시작한 은평에서 정치를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닥 민심을 다져 놓은데 대한 자심감이 묻어났다. ●연대파 임종석 “이재오 피로도 커” 파란 목도리를 두른 임종석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구산동 누오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했다. 영·유아 자녀를 둔 젊은 계층을 공략해 보육·교육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쌓은 경험·인맥을 재산 삼아 통일로 축을 따라 ‘통일로 경제밸리’를 만들겠다며 ‘박원순 키즈’ 꼬리표를 떨어내려고 했다. 임 예비후보는 “은평에 연고는 없지만 부시장 시절 구청장과 구정 협의를 하며 애정이 쌓였다”고 했다. 그는 야권 연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유권자들의 절대적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다. 이 의원에 대한 피로도가 높은 은평의 상황에서 야권 연대는 절대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식당 아들 강병원 “토박이인 내가” 같은 당 강병원 예비후보는 파란색 점퍼 차림으로 연신내역에서 길마어린이공원 쪽으로 이동하며 연신 명함을 내밀었다. 연신내 행운식당 둘째 아들로 은평구 대성중·고를 졸업, 식모살이와 식당운영을 한 어머니 뒷바라지로 서울대를 나온 자수성가형이다. 그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운동권이면서도 토박이로 지역밀착형 후보임을 앞세웠다. 강 예비후보는 “새누리당에 대한 교체 열망도 높지만 주민들은 무엇보다 은평이 ‘아무나 내려오는 낙하산 지역’이라는 데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며 “토박이인 제가 낙점되면 단일화 물꼬도 쉽게 트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연호 “낙하산 더민주와 연대 못 해” 국민의당 고연호 후보는 유동인구가 많은 연신내역 앞 물빛공원에서 오후 인사에 나섰다. 건너편 상가 외벽엔 ‘진실한 사람 고연호’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고 예비후보는 10년간 몸담았던 더민주가 총선철마다 낙하산 후보를 내려보내 지역위원장인 자신을 밀쳐낸 데 대해 서운함이 아직도 커 보였다. 악수를 받아주는 주민들도 “이번엔 잘돼야 할 텐데”라며 아는 체를 했다. 그는 “머슴도 10년 부려먹으면 살림 차려 내보낸다더라. 그런데 (친정인) 더민주는 4년 전에 실패한 연대 전략을 또 들고 나온다”며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제남 “의정 활동 성적표 자신” 정의당 김제남 예비후보는 쌀쌀한 바람을 노란 점퍼와 어깨띠로 여미고 불광역 횡단보도에서 허리를 굽혔다. 그는 서울 지역에 출마한 당내의 유일한 현역의원이다. 김 의원은 “현역 의원을 심판하는 무대가 총선인데 제 성적표는 좋다”며 자신했다. 진보정당답게 연신·불광·대조 삼각상권 연계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시장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한 40대 주부는 김 후보에게 “그 (필리버스터) 토론했던 사람이죠?”라고 인사를 건넸다. 직장인 최일남(45)씨는 “이 의원이 20년 배지를 달았지만 은평에 기여한 게 없다”며 “새누리당만 아니라면 이번엔 누구라도 좋다”고 했다. 갈현동 길마공원에 산책 나온 김모(78)씨도 “세대교체를 할 때도 됐다. 젊은 사람이 한 번 바꿔줘야지”라고 말했다. 반면 불광2동 주민 송모(61)씨는 “골프도 술도 안 하는 이재오가 낫다”며 “야당 의원이 힘이 있겠느냐”고 했다. 대조시장에서 20년째 순대장사를 해 온 주모(67·여)씨는 “‘(이 의원이) 이번이 마지막인데 6선 달고 국회의장을 시켜줘야 한다’는 손님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4·13 총선 핫클릭] ‘빈집’ 턴 선거구 획정

    4·13총선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주인(현역 의원)이 없거나, 불출마 선언을 한 지역구들이 주로 ‘통폐합 날벼락’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구가 부족하지 않은 멀쩡한 지역구가 뜬금없이 소멸돼 버린 경우도 있었다. 경남 의령·함안·합천의 인구는 선거구 획정 기준이 된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14만 6515명이었다. 선거구 통폐합 ‘커트라인’ 14만명을 초과했다. 하지만 획정 결과 합천은 통폐합 대상인 ‘산청·함양·거창’에 붙고, 의령·함안은 ‘밀양·창녕’에 붙으면서 각각 ‘산청·함양·거창·합천’, ‘밀양·의령·함안·창녕’으로 재편됐다. 의령·함안·합천은 철도비리 혐의로 구속된 조현룡 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로, 현재 공석인 상태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현역 의원이 없다 보니 눈 뜨고 코 베인 신세가 됐다. 빈집이 털렸다”며 항의하고 있다. 획정위원회 관계자도 3일 “영남권에는 실력자들이 많지 않으냐”며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을 조정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선거구를 획정하는 데 일부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다는 의미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의 지역구가 통폐합이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인구가 미달된 서울 중구는 당초 종로구나 용산구 등과 통폐합하는 방안이 거론됐었지만, 결국 성동구와 합쳐져 중·성동갑, 중·성동을로 나뉘었다. 성동갑은 현재 최재천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로,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기존 성동갑·을은 통폐합 대상이 아닌데도 ‘획정 유탄’을 맞아 마치 의석 한 석을 중구에 내주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부산 중·동구 역시 공교롭게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영도와 같은 당 유기준 의원의 서구에 각각 붙으며 공중분해되는 운명을 맞았다. 박상은 전 새누리당 의원이 비리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공석이 된 인천 중·동·옹진에서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무주공산 쟁탈전’이 한창이다. 현재 11명이 공천 신청을 했고, 서·강화을의 안상수 새누리당 의원 등도 ‘중·동·옹진·강화’로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이곳으로 출마지를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새누리 “신혼 특화단지 조성… 도시 빈집은 임대주택으로”

    새누리 “신혼 특화단지 조성… 도시 빈집은 임대주택으로”

    새누리당이 3일 서민 주거안정 정책을 중심으로 한 사회안전망 확충 관련 공약을 끝으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전의 공식 공약발표를 마쳤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려 나누기(÷)’ 공약을 발표했다. 당은 지난 1월부터 5회에 걸쳐 가계부담은 빼기(-), 일자리는 더하기(+), 공정 곱하기(×) 공약 등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공약에서는 1~2인 가구, 신혼부부, 노인, 대학생을 위한 주거 지원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먼저 2017년부터 4년간 국공유지에 대학 연합기숙사를 2곳씩 총 8곳을 조성해 현재의 3배 규모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공공 또는 민간기부금, 국고 등 다양한 재원을 활용, 기숙사 비용을 월 15만~21만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당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공공기금으로 건립한 기숙사를 이용하려면 한 달에 24만원, 사립대 민자 기숙사엔 월 31만원이 들어간다. 청년과 독거노인 등 1~2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0년까지 4년간 매년 60억씩의 국비를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방안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빈집, 노후 주택을 활용, 집주인이 정비 비용 절반을 부담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나머지 절반을 1대2 비율로 부담하게 된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임대형 도심아파트인 행복주택 14만 가구 중 5만 3000가구를 신혼부부를 위한 특화 단지로 조성하고, 노인층을 위한 공공실버주택을 2017년부터 4년간 800가구씩 공급하겠다는 방안도 이번 공약에 포함했다. 이날 제시된 공약에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이 1만 5000원 이내의 의료비에 대해 1500원만 부담하게 하는 노인 의료비 정액제의 기준액을 2만원 이내로 단계적 인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소방관, 경찰관의 심리치료시설 확충에 4년간 총 300여억원을 지원하고, 장애인 콜택시의 타 지역 이동 지원센터 설치를 위해 지자체와 협의,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등의 공약도 나왔다. 김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은 정부와 예산 등을 조율해서 실현 가능한 공약을 개발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제까지 발표한 공약들이 담긴 중앙·시도 공약집을 이달 셋째 주에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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