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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급식대란에 굶는 학생 없어야

    CJ푸드시스템의 어처구니없는 학교급식 사고로 이 업체가 공급하던 전국 89개 학교 학생 8만여명에 대한 급식이 전면 중단됐다. 식중독 의심 급식사고가 발생한 학교 27곳의 경우,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적어도 3∼4주일은 걸린다고 한다. 이 결과에 따라 해당 위탁급식업체와 계약을 유지하거나 새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2∼3주일의 추가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6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다니,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물론 당국이 중식지원대상 학생에게는 인근 식당의 식권이나 상품권을 나눠주고, 일부 학교에서는 이들에게 빵과 우유를 준비했다니 당장 굶는 것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급식대란 와중에 무료급식 대상 학생들이 받을 마음의 상처다. 그렇지 않아도 점심 때만 되면 눈칫밥 먹듯 한다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아 빈부격차 때문에 또 눈물을 흘리고 설움을 겪는 건 아닌지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형편이 나은 학생들이야 집에서 싸주는 도시락이나 교내 매점의 간식으로 한두 달 버틸 수 있겠지만, 가정형편상 그럴 사정이 못되는 학생들은 급식중단이 오래 갈수록 난감할 것이다. 다행히 급식중단 학교에서는 어려운 친구의 도시락을 별도로 싸오거나, 십시일반으로 함께 먹으며 따뜻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니 그 마음이 참 아름답다. 당국도 중식지원대상 학생에게 식권을 나눠 줬으니 알아서 식사를 해결하겠거니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점심을 제대로 먹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빨리 급식을 재개해서 불편을 최소화해 주길 바란다.
  • [중계석] 건설행정 탈규제·분권적이어야/김정호 KDI국제대학원 교수

    22일 ‘건설산업비전포럼 3주년 세미나’에서 발표된 KDI국제대학원 김정호 교수의 ‘건설행정조직 재구축전략’을 요약한다. 건설교통부는 업무처리 및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전문성을 높여왔다. 인사와 규제 완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도 건설정책의 포괄범위가 모호하고 행정주체가 불명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빈부격차해소위원회, 동북아시대위원회, 행정수도기획단 등과 업무 중복이 심하고 의사결정과정에 있어 건교부의 역할이 모호하다. 건교부 역시 정책보다는 집행업무에 치중하고 있다. 과다한 규제를 통해 정부가 시장개입을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익단체와 산하단체도 너무 많이 난립한다. 이익단체가 많다는 사실은 그만큼 부정의 소지도 크다는 것을 뜻한다. 정책이 사전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하며 소극적이고 반사적이다. 이는 정책부재라기보다는 부실정책과 정책부실에서 비롯된다. 즉 각종 이익단체들의 압력으로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거나 정책 내용이 추상적이며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건설행정은 탈규제적이고 분권적이어야 한다. 건설행정은 ▲건설산업육성 ▲건설기술진흥 ▲건설신용과 금융발전 ▲건설부조리의 척결 등 네 가지 분야에 집중되어야 한다. 집행업무의 경우 ‘보조성’업무는 지방자치단체에, 그리고 기타 집행업무는 학계 등 민간단체에 각각 과감히 위임 또는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업역보호, 입·낙찰제도, 중층하도급제도 등 시장경제원칙에 저촉되는 전 근대적인 제도와 관행을 조기에 폐지해야 한다. 또 부정과 부패의 먹이사슬을 제거하기 위한 사전, 사후대책을 강화하여 우리 건설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은 물론, 청렴성과 신용 등 모든 면에서 비교우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 모든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것으로 예상해 자국기술을 보호하고 외국기술을 싸게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정호 KDI국제대학원 교수
  • 슬로바키아 총선 좌파 승리

    17일(현지시간) 실시된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좌파 스메르당이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1998년 집권 이후 강도 높은 시장주의 정책을 추진해왔던 우파 슬로바키아민주기독연합(SDKU)는 8년만에 정권을 좌파에 내주게 됐다. 18일 슬로바키아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로베트르 피코 총재가 이끄는 스메르당은 전날 실시된 총선에 29.2%를 득표, 미쿨라스 주린다 총리의 SDKU를 10.9%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1당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과반 의석 확보하는 데는 실패해 소수정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해졌다. 연정파트너로는 각각 11.7%의 지지를 획득한 헝가리연합(SMK)과 슬로바키아 국민당(SNS), 블라디미르 메시아르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슬로바키아운동(HZDS)과 기독민주운동(KDH) 등이 거론된다. 스메르당은 집권 여당이 추진해온 시장주의 경제정책이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며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와 서민복지 확대를 공약했다. 전문가들은 스메르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한다면 슬로바키아의 경제 정책은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연정협상 과정에서 분배 위주의 정책기조를 누그러뜨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린다 총리가 추진했던 2009년 유로존 가입에 대해서는 스메르당 역시 일정대로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총선 투표율은 54.5%를 기록해 4년 전의 70% 보다 크게 낮아졌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콜금리 인상, 경기에 부작용 없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콜금리를 연 4.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성태 총재는 콜금리 인상 배경을 수출·민간소비·설비투자의 회복에 힘입어 경기의 상승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며,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본다. 지금 시중에는 불경기 때 과다하게 풀려나간 유동성이 환수되지 않고 있다. 그중 일부가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집값 폭등을 야기해온 지 오래다. 극심한 집값 폭등은 서민과 젊은이들의 내집 마련 꿈을 잃게 하고, 집 가진 계층과 집 없는 계층간의 빈부격차와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지난 5·31지방선거의 민심 이반도 상당부분 집값 폭등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집값 안정이 현재로선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정책목표일 것이다. 기존의 ‘돈 풀고, 세금 올리는’ 정책조합은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에 ‘돈 거둬들이고, 세금 올리는’ 정책으로 선회한 것은 늦었지만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는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경기가 정상 수준을 회복한 만큼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금리를 정상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한은은 향후 경기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반면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중립 혹은 비관적이다. 기업인들의 체감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기업실사지수(BSI)는 각종 조사에서 급락하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모처럼 살아난 경기가 위축되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 [女談餘談] 아파트 ‘버블시대’의 단상/주현진 산업부 기자

    기자가 부동산팀으로 옮긴 지난해 8월 중순. 맨 먼저 서울 강남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를 돌 때였다. 세금 폭탄을 뼈대로 한 ‘8·31대책’발표를 며칠 앞두고 있었다. 모두 경천동지할 부동산 대책이 나와 투기꾼은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독 강남 중개업소에서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매수를 권했다. 초임 부동산기자로서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현재 12억원을 호가하는 은마아파트 34평형은 당시 9억원까지 올라 있었고,6억원이 훌쩍 넘는 개포주공 1단지 13평형은 당시 4억 6000만원이었다. 비록 초보 부동산 기자지만 ‘상투’장세여서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시장에선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대세였다. 이후 ‘3·30대책’까지 추가되면서 집값은 잠시 내리는 듯했지만, 지난해 8월말 대비 5월 현재 강남 아파트값은 18.97% 폭등했다. 최근 강남 집값 거품붕괴를 우려하는 정부의 ‘말 폭탄’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일명 ‘버블7’지역에서는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커지고 매물도 쌓이는 등 시장 움직임이 감지된다. 정부 당국자들은 “버불 붕괴 직전이지만 붕괴하더라도 경제에는 별 피해가 없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물거품 정책 남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이번에도 정부가 집값 잡기에 맹목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시장이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정부 발표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강남 집주인들은 여전히 팔 생각을 하지 않고, 사려는 대기자는 줄을 섰다는 것을 근거로 댄다. 한 은행 부동산팀장은 “요즘처럼 몇천만원 빠지는 조정장이 강남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다.”라고 말할 정도다. 집값이 30% 가까이 빠졌던 외환위기 당시 대출을 끼고 산 서민들은 집을 팔고, 여유있는 사람들만 아파트를 사면서 양극화 현상은 깊어졌다. 정부 말대로 거품이 붕괴되거나 시장 예측대로 ‘강남 불패 신화’가 지속되더라도 빈부격차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시장은 예측 가능한 정책을 원한다. 무책임한 협박이 아닌 모두가 수긍하는 부동산 가격 안정대책이 절실하다. 주현진 산업부 기자 jhj@seoul.co.kr
  • [5·31 지방선거 서울 구청장 후보들]성북구

    성북구는 도전자가 뒤바뀌었다. 한나라당 서찬교 현 구청장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진영호 구청장이 실지회복에 나섰다. 4년전과 정반대의 그림이다.1,2대 민선 구청장을 역임하며, 성북구의 기틀을 닦은 열린우리당 진영호 후보는 2002년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도전자가 서찬교 후보였다. 민주당 표가 나뉘면서 서 후보가 3대 민선 구청장에 당선됐다. 진영호 후보는 “지난 4년동안 최고 경영자로 경험을 쌓아 행정과 경영을 접목하는 경제구청장으로 거듭났다.”며 서민경제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우선 서민생활안정기금 1000억원을 확보해 창업자금, 자영업자 긴급자금, 세입자 전세자금, 대학생 등록금으로 무담보 융자하겠다고 약속했다.1000억원은 착공을 앞둔 성북구청사 신축을 백지화시켜 마련할 계획이다. 서찬교 후보는 “‘살기 좋은 젊은 성북건설’을 중단없이 추진하는 비타민(Vitamin)구청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주요 공약은 뉴타운 건설과 성북천 복원이다. 월곡동에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유치하는 등 길음·정릉·장위 뉴타운을 강북 균형발전의 핵심지역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구청사 신축과 연계해 성북천을 도심형 자연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서 후보는 “신청사 건립은 주민 공감대가 형성돼 이미 시공 계약이 완료됐다.”면서 “백지화는 현실성이 없는 공약”이라고 일축했다. 치과병원장인 민주당 조경복 후보는 성북구를 복지천국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시설을 확대하고, 출산장려금과 영·유아 보육시설을 확충해 일하는 어머니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민주노동당 박창완 후보는 “빈부격차의 상징인 성북구에서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위·정릉 뉴타운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임대주택을 20%까지 늘려 서민을 위한 ‘휴먼타운’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발언대] 오도된 상속세 폐지론/권혁세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제국장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세간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상속과세 강화가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먼저 이런 주장은 겉만 비교한 점에서 잘못됐다. 상속세 폐지 국가들 중에는 대신 상속재산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거나 철저한 소득과세 또는 재산보유에 대한 부유세를 과세하고 있다. 게다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상속세를 과세하고 있다. 상속세 영구폐지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빌게이츠나 조지 소로스 등 대표적 재산가들이 부자의 사회적 책임, 상속세 폐지때 부와 권력의 집중, 빈부격차 심화 등을 이유로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득세를 부담하면서 축적한 재산에 대해 상속세는 ‘이중과세’라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 그러한 논리대로라면 근로소득세를 부담한 소득으로 저축을 하고 집을 구입하여 양도하는 경우 저축의 이자소득세와 주택의 양도소득세도 이중과세가 된다. 셋째, 정부가 2004년부터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 이유는 재벌들의 편법적인 증여세 탈루를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세율 인상처럼 상속·증여세 부담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완전포괄주의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외국의 경우에도 이미 시행하는 제도다. 넷째, 현재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미국 등 선진국들에 비해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최고 10억원까지는 상속세를 내지 않으므로 대다수 국민은 부담이 없다. 또한 가업을 승계하는 경우 최고 1억원까지 공제를 허용하고 세금도 최장 15년간에 걸쳐 나누어 낼 수 있어 상속세가 경제활력을 저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섯째, 과도한 상속세로 경영권 승계가 불가능하여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각종 편법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오늘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이 수반되기 때문에 창업자의 2세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세금을 낸 후 주주나 시장을 통해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아 경영권이 승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상속세 폐지주장은 잘못투성이다. 권혁세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제국장
  • [中 문화대혁명 40주년] 사회부조리가 부른 마오의 부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당신의 검색어는 관련 법률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라는 단어에 대한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반응이다. 문혁에 대한 호기심이 여전히 법률로 제한돼 있다는 얘기다. 아예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안내어가 뜨는 곳도 많다. 신화사 등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나 다른 포털 사이트도 마찬가지다.16일로 발발 40주년을 맞는, 문화대혁명의 현주소다. ●16일 40주년… 기념식·정치행사 없어 올해 문혁과 관련, 국가차원의 특별한 기념식이나 정치행사가 준비된 것은 없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 등에서 공산당의 역사를 말하면서도 문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물론 어떤 움직임조차 없는 건 아니다. 문혁을 재조명하자는 주장도, 간헐적이나마 끊임이 없다. 대문호 바진(巴金)을 비롯,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비서를 지낸 리루이(李銳) 전 공산당 조직부 부부장 등이 대표적이다.“마오는 위대했으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문혁과 같은 참상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게 주장의 실질적 핵심이다. 이같은 ‘전통적인’ 문혁 재조명론 외에 양극화 문제 등 일련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제2의 문혁론’ 등 문혁 재조명론의 이유도 양분돼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한 주요인사는 최근 한 사석에서 “저마다 나름대로의 잣대가 있다.”는 표현으로 공식적인 문혁의 재조명 가능성을 일축했다. 평가에 대해서는 저마다의 시각이 있지만, 그것과 재조명과는 별개의 일이란 얘기다. 그는 “지금 문혁을 드러내놓고 떠들어봐야 중국 사회에 득 될 게 없다는 사실에 지도부와 지식인 사회에서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혁 재조명은 중국이 전면적 발전단계에 진입하는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경제의 성장 정도가 그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의 부패·빈부격차에 불만 팽배 이런 가운데 정작 문혁의 주역 마오쩌둥 전 주석은 이미 문혁의 ‘어두운 그림자’을 떨쳐냈다는 데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건국 이후 역사 문제에 관한 약간의 결의’(1981)를 통해 “마오 전 주석이 오류를 저질렀으되, 공과(功過) 비율은 7대3”이라는 ‘체면치레’ 평가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전직 언론인은 “90년대 중·후반부터 ‘차라리 그 때가 좋았다.’며 마오를 추억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당의 부패, 빈부 격차, 사회적 불평등에 따른 불만이 마오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며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외신들은 “급격한 변화에 따른 사회적 역기능이 심화될수록 옛날에 대한 향수와 동경은 더 깊어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신좌파 지식인’의 문혁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평가는 이런 분위기와 맞물린 것이다. ●“지도부 실질적 재산공개하라” 베이징의 한 주요 대학에 재직중인 A교수는 마오 신드롬의 한 요인을 ‘솔선수범’에서 찾아냈다.“마오는 전쟁터에 아들을 보냈고 그 아들은 죽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의 지도층의 자제는 모두 외국에 나가 있거나 유학에서 돌아와 떼돈을 벌고 있다. 마오 이후의 당과 지도부는 솔선수범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질적 재산 공개 없이 현 지도부와 당은 결단코 마오 시대와 같은 신망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 지식인도 있었다. 그는 “법에 따라 재산신고를 할 때 어느 성(省)의 성장(省長)은 비서가 월급봉투에 적힌 액수만을 적어낼 뿐 예금이나 부동산 등은 숨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그나마 국가 최고 지도자급은 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어떤 이들은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4세대 지도부가 반부패를 강조하고 ‘팔영팔치(八榮八恥)’ 등을 선전하는 배경을 이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찾고 있기도 하다. 중국 사회가 다시 문혁을 들춰낼 기미는,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마오에게만 조용히 손짓만 하고 있을 뿐이다.‘사회 부조리’는 마오를 부르는 주문(呪文)인 셈이다. jj@seoul.co.kr ■ 성장이냐 분배냐 中 지도부 딜레마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가난이 걱정이 아니고 균등치 못한 게 근심이다.’(不患貧而患不均) 중국에서 평등 의식을 제고시키며 마오쩌둥을 불러내고 있는 논어(論語)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은 동시에 인터넷 토론방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중국 사회 전체에 ‘효율과 균형(또는 공평)’, 즉 ‘성장과 분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화두이기도 하다. 나아가 ‘물질재부가 적은 게 두려운 게 아니고 분배가 고르지 못한 게 두렵다.’(不物質材富少,而是分配不均)는 말은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사회 문제를 적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사회 진단은 ‘분배 불공평’(分配不公平)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감안, 일각에서는 “후진타오 정권은 분배를 선택한 마오쩌둥의 정책 노선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2006∼2010 5개년 경제규획 등에서 성장 일변도 경제 정책을 조정한 데 대해 “중국이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하며 좌파 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인다. ●‘부의 획득 단계, 우파 논리 그대로’ 그러나 당의 동향에 밝은 전문가들은 이런 분석을 일축한다. 이들은 “현 정권은 마오쩌둥식 분배 정책을 실현할 수도 없을 뿐더러, 절대 그런 식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권력 핵심부 및 싱크탱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효율과 균형’ 논의는 사회 일반에서의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균형, 즉 분배에 관한 논의가 사회 일반에서는 뭉뚱그려져 있으나, 당 내부에서는 세분화돼 있다. 즉 ‘생산과정 또는 부의 획득 과정’에서는 여전히 효율이 중시돼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분배 여력 많지 않아’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남은 ‘균형(분배)’은 교육, 의료 등에 있어 기회의 평등이다. 나아가 엄청난 부를 축적중인 기업 등의 사회기부나 각종 기금 조성, 공적부조를 통한 분배도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 또는 정부가 균형, 분배에 역량을 쏟더라도 실질적인 분배 효과를 내기에는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민·저소득층의 제반 문제를 ‘혜택’으로 해결하기에는 재정이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기부나 각종 기금 등이 보조 역할을 해야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의식이 현저하게 낮은 중국에서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혹 부의 획득 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면 ‘부패 및 각종 경제범죄 척결’을 통한 간접적인 ‘기회 조정’ 방식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이마저도 뿌리깊은 관행을 뽑아내기엔 갈 길이 멀다. 중국 싱크탱크 집단의 한 전문가는 “지금의 사회 갈등과 문제점들은, 교육·의료·양로 등 모두 국가가 책임져 오던 것들이 시장경제 도입 이후 개인 부담으로 전가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면서 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고충을 토로했다. 시대가 마오를 찾으나 마오로도 시대를 아우르기 쉽지 않은, 문혁 40주년 중국의 현실이다. jj@seoul.co.kr ■ 아직도 금지단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츠부바오(吃不飽).´ ‘그 시절´에 대한 물음에 돌아오는 가장 일반적인 답변은,“배부르게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립적이되 다소의 ‘판단´이 가미된 이 표현은, 중국 사회가 문혁에 대해 암묵적으로 내리고 있는 대체적인 ‘평가’다. 지식인, 예술인 그룹을 중심으로는 “전통이 사라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안타까움이 배어 있는 답변이다.“한국은 전통을 잘 유지했다….”는 부러움도 종종 접할 수 있다.“한류(韓流)의 배경에는 ‘전통’에 대한 동경이 깔려 있다.”고 평하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중년의 교수부터 유력 언론사의 중견 간부, 택시기사에까지 어려서라도 그 시절을 경험한 이들의 답변은 의외로 담담해 보인다. 답변도 길지 않다. 물론 ‘문혁’은 묻지도 못하고,‘어려웠던 당시’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물었을 때의 얘기다. 가까운 사이에서라면 간혹, 억눌린 시절에 대한 울분을 들을 수도 있다.“문혁은 정치 투쟁의 산물일 뿐이며 당과 국가에 의해 명백히 과오로 인정된 일 아니냐.”는 단정적인 반응도 접하게 된다. 젊은이들에게서라면 확실히 국수적인 태도를 확인할 때가 많다. 베이징 모 대학의 한 4학년생은 “결과적으로 당과 사회의 모순을 한번에 들춰내 개혁·개방을 가속화하는 순작용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한껏 긍정론을 폈다. 칭화대(淸華大)의 한 중견교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며 또 다른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유력 방송사의 30대 초반의 PD는 사회 금기에 대한 외국기자의 호기심이 못마땅한 듯,“도대체 뭘 알고 싶은 게냐, 서점에 가면 책도 많은데…”라는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는 한 3학년 여대생의 대답 역시 젊은 부류의 또 다른 반응이다. 한편 많은 중국인들은 문혁이란 단어가 인터넷 사이트에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아직도 금지 단어냐?”는 반응인 셈이다. jj@seoul.co.kr
  • 외국인근로자 자녀 교육 지원

    불법체류자 자녀의 교육권을 보호하는 등 국제결혼 가정과 외국인근로자 자녀에 대한 교육지원이 크게 강화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30일 관계 부처와 협의해 불법 체류자 자녀들이 단속이 무서워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학생을 추적해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지 않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다문화가정 자녀교육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불법 체류자 자녀는 거주 사실만 확인되면 학교 입학을 허용하나 대부분 불안한 신분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빈부격차ㆍ차별시정위원회 회의에서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추적해 불법체류 부모를 단속하지 않도록 관계부처 사이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278개 방과후학교 시범학교에 한국어와 부족한 교과를 지도하도록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학부모와 함께 하는 문화체험 교육 등도 실시된다. 다문화가정 자녀가 재학중인 학교에는 이들을 지도·상담하는 전담교사를 지정하고 선배·친구와 1대1로 맺어줘 학교 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대학생이 학업을 도와주는 멘토링 제도도 도입된다. 또 결혼 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 등을 포용하는 교육과정이 채택되고 교과서도 발간된다. 내년 2월에 고시되는 차기 교육과정의 중3 도덕 교과서에는 ‘타문화에 대한 편견 극복’ 단원을 삽입해 이주 노동자나 인종에 대한 편견을 없애도록 한다. 교육과정 개정 이전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문화이해 교육을 받도록 2학기에 관련 내용을 담은 ‘교과서 지도보완 자료’를 발간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어교원자격증을 소지한 현직교사가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한국어반을 담당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시행할 예정이다.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해외노동자 송금’ 개도국 경제 새 버팀목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상추밭에서 일하는 남편이 오랜 만에 멕시코 고향 집에 들르자 카탈리나 산체스는 지평선까지 뻗쳐 있는 선인장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집에 텔레비전이 보이지 않아 실망을 감추지 못했던 남편 얼굴에 기쁨이 차올랐다. 산체스는 남편에게 “자기가 보낸 종잣돈으로 일궜어.”라고 속삭였다. 해외로 나간 노동자들의 송금이 개발도상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어느덧 선진국의 개도국 원조를 웃도는 액수로 불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이주자들이 본국으로 보낸 송금액은 1670억달러(약 167조원). 기록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합하면 25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만 합법 이민자와 불법 체류자를 포함해 390억달러를 송금했다. 지난해 200억달러를 송금받은 멕시코는 해외 이주 노동자를 석유 다음으로 국부를 창출한 ‘영웅’으로 떠받든다. 일본에서 일하는 브라질 노동자는 연간 20억달러를 보내 커피 수출액을 능가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홍차 수출, 모로코는 관광 수입보다 송금 수입이 더 많다. 요르단, 레소토, 니카라과, 통가, 타지키스탄은 송금액이 국민총생산(GNP)의 4분의1을 차지한다. 아이티와 소말리아는 해외 송금이 경제의 기둥이다. 딜랍 라타 세계은행 연구원은 “지구상 인구 6분의1이 굶주림을 면하게 하는 돈”이라고 말했다. 경제 제재로 인해 극심한 재정난을 겪는 쿠바와 아르메니아 역시 송금액으로 연명하고 있다.‘송금 경제’는 각국이 외환거래 규제를 완화하고 송금 수수료를 낮추자 더욱 번창했다. 특히 불법 체류자들이 국경을 넘어 현금으로 옮기던 것을 이제는 송금 회사들이 수수료를 받고 대신해준다. 미국 주재 멕시코 영사는 자국 불법 이민자의 계좌 개설을 도우려고 ID카드까지 발급해 준다. 해외 송금은 해외 자본의 투자보다 더 안정적이고, 고르게 배분되는 게 장점이다. 경기가 나쁘거나 재난이 닥쳐 나라가 어려울 때 외국인 투자는 줄어드는 반면 송금액은 늘어난다. 또 관료들이 개입해서 부패나 낭비 요소가 많은 개발원조차관(ODA)과 달리 적재적소에 쓰인다. 우간다, 방글라데시, 가나에서는 절대 빈곤층의 해방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송금 수입을 개발의 종잣돈으로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부동산값을 올려 빈부격차를 낳기도 한다. 마누엘 오르즈코 조지타운대 교수는 “정부가 제대로 정책을 펴지 못하면 중산층 양성에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금 경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진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다. 토니 사카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그들을 조국의 발전 파트너로 전환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씨줄날줄] 8282/우득정 논설위원

    청와대는 최근 양극화 시리즈를 통해 빈부격차 등 양극화 심화의 원인을 박정희식 ‘압축성장’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서구 자본주의의 100년 역사를 20년으로 단축하려다 보니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균형과 속도 경제의 모순은 IMF사태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불러들인 것으로 분석했다. 빈곤 탈출이 지상과제였던 1960,70년대에는 템포 빠른 군가풍의 노래가 유행했다. 대중가수들이 취입한 음반 마지막 부분에 ‘건전가요 보급’이라는 명목으로 군가가 의무적으로 삽입되던 시절이었다. 우리의 ‘빨리 빨리’문화는 그 시절 국민들이 무의식중에 장단을 맞춘 빠른 곡조와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1990년 중반 이후 산업연수생 제도 도입과 더불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 땅에 몰려오면서 가장 먼저 듣고 익히게 되는 단어가 ‘빨리 빨리’였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파견할 연수생들을 교육하면서 군대식 체력훈련 외에 선착순 뺑뺑이를 돌리는 것도 우리의 속도 중시문화에 미리 적응시키려는 의도로 이해된다. 오죽했으면 한국에 유학 오는 외국 학생이 한결같이 듣게 되는 조언이 한국인과 식사 속도를 맞추려다가는 굶기 십상이라며 함께 식사하지 말라는 것이었을까. 몇해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느림’ 열풍은 ‘빨리 빨리’문화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일상 풍경인 카페는 ‘비스트로’라고도 불린다. 그 어원은 1815년 나폴레옹이 몰락한 뒤 파리에 입성한 러시아 군인들이 카페로 몰려와 ‘빨리 빨리’ 마실 것을 달라며 ‘비스트로 비스트로’라고 외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파리지앵의 느긋한 생활상을 상징하는 카페에 이처럼 정반대의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유럽에 진출한 한국의 전자업체들이 ‘빨리 빨리 서비스’로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자제품이 고장나면 유통업체로 들고가 맡긴 뒤 한달 이상 기다려야 했던 소비자들로서는 집으로 방문해 즉시 수리해주니 혹할 수밖에 없으리라. 국내에서는 구박받는 ‘빨리 빨리’가 머잖아 유럽에서는 서비스 혁명을 선도하는 유행어로 자리잡을지도 모르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세계의 공장’ 中 경쟁력 ‘뒷걸음’

    ‘세계의 공장’ 中 경쟁력 ‘뒷걸음’

    ‘세계의 공장’ 중국의 경쟁력이 고임금과 고유가에 발목을 잡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고비용 구조가 벌써 중국의 제조업을 사양길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의류를 세계 시장에 팔고 있는 홍콩 소재 무역업체 ‘리 앤드 펑 그룹’은 “최근 중국산 공산품 가격이 평균 2∼3% 올랐다.”고 밝혔다. 이 회사 윌리엄 펑 전무는 “중국 제품은 다른 나라들보다 가격 상승률이 높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면서 “중국은 더이상 아시아에서 가장 효율적 비용구조를 가진 나라가 못 된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두 자릿수 임금인상 ▲위안화 평가절상 ▲에너지값 상승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과 EU가 중국산 섬유 등에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린 것도 이같은 현상을 부추겼다. 중국의 경쟁력 상실로 인한 최대 수혜국으로는 인도나 방글라데시, 캄보디아가 꼽힌다. 리 앤드 펑의 자회사 대표인 브루스 로코위츠는 “과거 중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요즘에는 방글라데시 공장들에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 앤드 펑 역시 지금까지는 비의류 내구 소비재의 90%를 중국에서 구매해 왔지만 이제 25% 정도는 비용이 싼 동남아시아 및 남아시아 지역으로 공급선을 옮길 계획이다. 인도 완구협회 라케시 버마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 밀려 700개 업체 중 500개가 문을 닫았다.”면서 “이제 복수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완구업 분야의 인도 임금은 월평균 110달러(약 11만원)로 중국의 160달러(약 16만원)보다 훨씬 싸다. 한편 중국은 중·대형 승용차 등 사치품과 고에너지 제품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세제개혁을 단행하기로 했다. 에너지 절약을 유도해 환경을 보호하고 빈부격차를 해소한다는 명분이다. 다음달 1일부터 배기량 2000㏄ 이상 중·대형차의 경우 소비세율은 8%에서 20%로 껑충 뛴다. 하지만 1000∼1500㏄의 세율은 현재의 5%에서 3%로 인하된다. 골프용품과 요트 등 사치품에 10%, 고급시계에 20%의 소비세가 부과된다. 나프타, 솔벤트, 윤활유 등 유류제품은 ℓ당 0.2위안(약 26원), 항공유는 ℓ당 0.1위안의 세금이 부과된다. 1회용 나무젓가락과 목재바닥재의 세율은 5%다. 중국에선 매년 150억벌의 나무젓가락을 만드는 데 200만㎡의 산림이 파괴된다고 중국 재정부는 밝혔다. 그러나 사용이 일반화된 화장품과 샴푸 등은 소비세가 폐지된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인도판 유전무죄

    인도의 평민들이 7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 때문에 계급의식에 새로운 눈을 뜨고 있다. 전직 모델이자 TV앵커였던 제시카 롤(34)은 술 따르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유력 정치인의 아들 마누 샤르마의 총에 맞아 1999년 4월 숨졌다. 당시 술집에서는 배우, 정치인, 경찰간부 등 유명인들이 총격을 목격했다. 샤르마를 포함한 목격자 9명은 기소됐지만, 지난달 21일 뉴델리 법원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의 결정은 빈부격차가 심한 인도에서 특히 도시 중산층을 중심으로 극심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14일 보도했다. 인도의 언론들은 ‘어떻게 부자들이 살인 사건을 모면하는가’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냈다.24시간 뉴스 방송인 NDTV가 살인범을 다시 법정에 세울 것을 탄원하는 시청자 캠페인을 벌이자 20만통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다. 최근 인도 영화 ‘랑그 데 바산티’에서 대학생들이 부패한 정부에 항의해 철야 촛불시위를 하는 모습을 그리자 이에 자극받은 사람들은 제시카가 사망한 현장에 촛불을 밝혔다.시민들은 뉴델리의 ‘인도의 문’ 앞에서 ‘정의는 죽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인도에서 유죄로 판결이 날 확률은 30% 이하다. 제시카와 같은 사건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무죄 판결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오히려 특별한 것라고 BBC는 설명했다. 항의시위에 참여한 대학생 디브야 프라캬슈(19)는 “누구든 제시카처럼 될 수 있다.”면서 “돈이 많든 적든 공평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지난 11일 연설에서 제시카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법 체계가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인도의 형법은 1860년대 영국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데다 현실과 달라 범죄를 저지른 도주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새마을운동 시행착오도 배울 것”

    “새마을운동 시행착오도 배울 것”

    “요즘 중국은 도농격차를 극복하려는 점에서 70년대 한국과 비슷합니다.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비포장 도로에 낡은 집들로 가득찬 중국이 농촌 발전 모델로 새마을운동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죠.”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파장동 지방혁신인력개발원. 강의실에는 10명의 중국 고위공무원이 강의에 몰두하고 있었다. 수업의 제목은 ‘국가균형 발전정책과 지역혁신체계’. 한국이 새마을운동과 지역 혁신으로 어떻게 농촌을 발전시켰는가하는 것이 강의의 주제다. ●공과(功過) 모두 배울 것 이들은 중국 중앙정부와 각 성의 지역사회개발 국·과장들이다. 지난 12일 입국한 뒤 오는 18일까지 6박7일 동안 새마을운동을 배운다. “새마을운동에 왜 관심을 갖느냐.”는 질문에 중국 민정부의 왕진후아(43) 농촌과장은 “범정부적 물량 투입과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농촌 발전을 이룬 신농촌 건설 운동의 모델이기 때문”이라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처럼 우리도 전국토의 고른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부는 우리의 행정자치부에 해당한다. 이번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새마을운동과 지역개발’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식 새마을운동’이 가능할 것인지를 타진하기 위해 우리 정부에 특별히 요청했다고 한다. 양쑤빈 윈난성 지역사회개발과장은 “지금은 문화부문에 그치고 있는 중국의 한류가 새마을운동 배우기를 계기로 정치·사회 전반적으로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들이 새마을운동의 긍정적인 면에만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새마을운동 과정에서 나타난 시행착오가 있다면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류젠쭌 헤이룽장성 지역사회개발과장은 “새마을운동의 공과를 함께 배워 중국의 관료와 대중들에게 알리고, 농촌을 빠른 시일 안에 발전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50개국서 새마을운동 모범삼아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성장우선주의인 ‘선부론(先富論)’을 기치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궈냈지만 극심한 빈부격차, 도농격차라는 부산물도 떠안아야 했다. 중국 농민 소득은 도시민의 그것에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중국이 올해 제11차 5개년 계획을 시작하며 새마을운동을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왕 과장은 “중국 정부는 올해만 3400억위안(44조원)을 투입해 농촌·농민·농업 등 ‘삼농(三農)’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새마을운동은 중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 모범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방글라데시, 몽골 등 50여개국 500여명 공무원이 지방혁신인력개발원에서 ‘새마을교육’을 받았다. 연수원 관계자는 “올해도 15개국 200여명이 연수원을 찾을 예정”이라면서 “새마을운동과 이후의 성공적인 지역 혁신 사례를 지속적으로 소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혼혈 가수 지망생 에스텔 ‘눈물과 행복 얘기’

    혼혈 가수 지망생 에스텔 ‘눈물과 행복 얘기’

    가수 지망생인 에스텔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주목을 받는다. 힘있는 가창력이 주위에 사람을 부르고, 남들과 다른 피부색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에스텔은 미국인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저는 제가 자랑스러워요. 튀는 외모가 불편할 때도 있지만, 이제는 내가 예뻐서 그러는 거라고 좋은 쪽으로 생각해요.” 22살 그녀는 개구쟁이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노래는 나의 힘” 에스텔은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매일같이 노래 연습을 하고 저녁이면 무대에 선다. 벌써 5년째다. 전국 대회에서 상을 탄 계기로 이곳 음반사에 픽업이 됐다. 사실 그녀는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실력있는 유망주로 입소문이 파다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무 준비없이 나간 청소년가요제에서 대상을 탔고 이어 박달가요제, 현인가요제에서 대상을 휩쓸었다. 모 방송사가 주최한 대한민국 노래왕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제법 얼굴도 알려졌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지만 끼가 있다는 건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노래를 부르면 절 멀리했던 사람들도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에스텔은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의 민망함을 기억해 냈다.“파주에서 초·중·고를 모두 마쳤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워낙 작은 학교라 한 학년에 한 반씩밖에 없었어요. 동네 친구들이 9년 동안 같은 반이었기 때문에 내가 혼혈인이라 특별할 일이 전혀 없었죠. 그런데 고등학교는 다르더라고요.” 입학 첫날부터 부담스러운 시선이 쏟아졌다.“쟤 좀 봐, 쟤 좀 봐…수군대는 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학교 가기도 싫고 적응도 못했죠. 그러다가 수련회를 가게 됐는데 반 장기자랑 시간에 갑자기 노래를 시키더라고요. 노래를 부르니까 환호가 쏟아졌고 친구들도 주위에 몰려들었어요. 그때부터 그 친구들이 제 편이 돼줬죠.” 지금도 마찬가지다.“클럽에 가면 가끔 알아보는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 인터넷 카페에도 가입을 해놓으면 먼저 연락해서 모임에 나오라고 챙겨 주시죠.” 이렇게 노래는 그녀의 힘이자 경쟁력이다. ●이유없는 적대감으로 맘고생 하지만 당당한 그녀도 여전히 낯선 곳에 혼자 가는 건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2002년 전국을 촛불로 물들였던 ‘효순이·미선이 사건’은 그녀에게도 상처를 남겼다. 에스텔의 어머니 배민희(48)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부들부들 떨린다고 했다.“저녁에 애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말을 못하고 울기만 하더라고요. 가슴이 철렁했죠.” 일산 카페에서 공연을 마치고 파주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에스텔은 생각지도 못한 봉변을 당했다. 술에 취한 남자 세 명이 여고생이던 에스텔에게 “양키X”,“미국X”이라고 욕을 퍼부으며 몰아세운 것. 다행히 근처에 있던 미군들이 에스텔을 빼내 줘 화장실로 몸을 숨길 수 있었지만 악몽과 같은 시간이었다. 배씨는 “역으로 당장 달려 나갔는데 겁에 질린 에스텔을 보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나던지….” 그 일 이후 에스텔을 혼자 내보낼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혼자 나가게 되면 10분에 한 번씩 전화해서 챙기는 염려도 그때부터 시작됐다.“지금도 뉴스를 보다가 미국과 한국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가슴이 철렁철렁해요. 에스텔이 또 해코지를 당할까….” 배씨는 가슴을 쳤다. ●“나도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 편견 어린 시선도 그들을 힘들게 한다.“저는 어딜 가면 꼭 말해요. 난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어머니 배씨는 “왜 흑인 혼혈이라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근데 제가 영어를 잘해서 미군 부대에서 일을 했고, 거기서 에스텔 아빠를 만나 양가 부모님 축복 속에서 결혼하고 에스텔을 낳았습니다. 에스텔이란 이름도 친할머니 이름을 물려받은 거예요.”라며 힘을 줘 말했다. 그리고 “혼혈이든 아니든, 사정이 어떻게 됐든 사랑없이 태어나는 생명이 있겠어요? 다 자기 자식같이 생각하면 될 것을….”이라고 한숨 쉬듯 말했다. 에스텔은 혼혈인이라서 겪는 에피소드가 많다. 공연할 때 ‘양키’라고 손가락질하는 손님도 있었고, 길을 지날 때 외국인인 줄 알고 한국말로 욕을 하는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영어로 말을 걸어 오는 사람도 있다.“한번은 남학생들이 “와∼가슴 빵빵하다.”그러면서 지나가길래 “그래, 나 한빵빵해.”라고 말해줬죠.” 그 짓궂던 남학생들은 그녀의 한국말에 기겁을 했다고. 에스텔은 “이제 그런 시선들은 괜찮아요. 장난으로 가볍게 넘길 정도로 당당해졌죠. 하지만 제일 싫은 건 혼혈인을 불쌍하게 보는 시선이에요. 다들 형편껏 열심히 살아간다고요.”라며 편견없는 시선을 주문했다.“저도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그녀는 자랑스럽게 말하며 오늘도 무대에 올랐다. 글 사진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정부 “나 몰라라” 국제결혼의 증가로 국내 혼혈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혼혈인구 통계는 물론 기본적인 실태 조사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수만명의 혼혈인이 정부로부터 소외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혼혈인을 관리하는 정부 부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동,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우리 사회 각계 소외계층의 복지를 책임지는 보건복지부도 유독 혼혈인은 별도로 담당하지 않고 있다. 담당부서가 있느냐는 질문에 복지부 관계자는 “소외계층이라고 보면 복지부 담당이 맞지만”이라며 난감해했다. 기초생활보장팀에서 혼혈 여부에 관계없이 저소득층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교육부는 “최근 다문화 교육확대의 일환으로 혼혈인, 외국근로자, 이주민 자녀 등의 교육 실태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혼혈인에 대한 정책이나 실태 조사 결과가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무는 법무부와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 소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무부측에 문의해 본 결과 “외국인들끼리 결혼한 경우는 법무부에서 담당하지만 한국 국적을 가진 혼혈인은 법무부 소관이 아니다. 주민등록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에서 맡고 있지 않겠느냐.”는 답변만을 들었다. 행자부 역시 “주민등록 통계를 관리하고는 있지만 혼혈인을 따로 구분한 자료는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에서도 “이제 관련 자료를 모으는 단계인데 주무 부처조차 알 수 없고, 실태조사도 나와 있는 게 없어서 솔직히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통계청은 혼혈인구를 파악하고 있을까. 통계청 관계자는 “혼혈인구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인구통계는 호적법에 따른 출생신고를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이 출생신고 서식상에 부모의 국적을 표기하는 난이 없어 혼혈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혼혈 인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호적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신고서식을 바꿔야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제결혼도 늘고 있고 혼혈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혼혈 인구를 통계화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지만, 신고인들이 이같은 인적사항을 드러내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혈인 지원단체인 펄벅재단측은 “재단에 가입돼 있는 혼혈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는 하지만 워낙 조사 대상자가 적다 보니 대표성도 없고, 현재로서는 정확한 실태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우리도 된장 즐기는 당당한 한국인” 요즘 혼혈인들이 TV에 많이 등장하죠? 다니엘 헤니와 하인스 워드가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외에도 혼혈인 가수나 연기자들이 참 많아져 혼혈인을 자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그들과 같은 ‘혼혈인’입니다. 저는 1982년 의정부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우량아 대회에 나갈 만큼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박은희고요. 대한민국의 한 여성이자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땅에서 살아가기엔 혼혈인이라는 이름표가 한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거죠. 너무나 특별해서 우리 혼혈인들은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는 지경입니다. 무슨 죄인도 아닌데 말이죠. 가끔은 “내가 한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혼혈인으로 태어났어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초등학교 시절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행복하기만 했었고, 동네 꼬마들에게도 놀림 한번 받지 않고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게 됐습니다.‘미국 사람∼’,‘깜씨’라는 놀림을 받고, 놀린 친구를 코피 터지게 때려주기도 하면서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내심 아무렇지 않은 척 친구들과 잘 지냈지만 가슴 한쪽이 쓰렸으니까요. 그런데 대중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혼혈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요즘도 상처를 받습니다. 최근 들어 혼혈인의 삶을 다룬 프로그램이 많이 방영되고 있지만, 하나같이 60∼70년대 어려웠던 모습들만 부각시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봐온 암울하기 짝이 없는 내용들이 재탕되는 느낌입니다. 그런 시선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많은 혼혈인들에게 아픔입니다. “혼혈 어린이가 짝꿍이 되면 속마음이 어떨까요?” “짜증날 것 같아요.”,“뭐가 묻을 것 같아요.”,“왕따랑은 앉기 싫어요.” 생각없는 질문과 철없는 아이들의 답변이 고스란히 방송을 타기도 합니다. 우리 혼혈인들은 정말 낯이 뜨겁습니다. 보는 사람들도 “불쌍하다.”며 우릴 다시 봅니다. 언론에서 무조건 혼혈인을 ‘불쌍한 사람’으로만 비추는 게 큰 불만입니다. 그런 동정은 사절입니다. 언제까지 동정심이라는 또 하나의 편견으로 혼혈인을 대할 건가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혼혈인의 모습, 비참한 혼혈인의 삶만 비출 것이 아니라 현재 열심히 사회에서 제 몫을 해내거나 성공한 혼혈인들의 당당한 삶도 함께 조명해야 합니다. 그런 다양한 시선이 혼혈인에 대한 무조건적 거부감이나 동점심 따위를 씻어내지 않을까요? 전 활달하고 개방적이어서 지금도 친구가 많습니다. 무시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격 좋고 착하게만 지낸 것 같습니다. 또 남에게 깔보이지 않도록 무엇이든 열심히 했습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말 열심히 초, 중, 고 정규과정을 마치고 전문대학을 졸업해 지금은 주식전문 애널리스트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 일에 만족감을 느끼고, 이젠 남의 시선도 즐길 정도로 당당히 살고 있습니다. 물론 힘든 혼혈인도 있겠지만 당차게 살아가는 혼혈인도 정말 많습니다. 제가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혼혈인 카페(cafe.daum.net/naya123)만 방문해도 젊은 혼혈인들의 힘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 혼혈인들도 똑같이 한국에서 태어나 김치에 열광하고 된장과 고추장을 즐기는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우리 세대부터는 부디 혼혈인에 대한 어두운 편견들이 없어지고 거리감도 좁혀졌으면 합니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지자체간 재정불균형 심화

    지자체간 재정불균형 심화

    지방자치단체간 재정 불균형이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올해부터 지방세의 세목교환을 추진, 세수 불균형을 맞추겠다는 방침이지만 자치단체간 빈부격차에 따른 문제점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적으로 인건비해결 못한 지자체 41곳 지난해 예산을 비교할 때 16개 시·도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6.2%이다. 이 중 서울시가 96.1%로 가장 높다.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6개 광역시의 평균은 71.2%이다. 그러나 경기·강원·충북·경남 등 9개 도의 평균은 41.9%로 뚝 떨어진다.9개 도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서울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특히 전남 19.9%, 전북 25.1%, 강원 27.5% 등 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8개 도는 19∼39%대에 머물러 있다. 광역자치단체 내에서도 심한 빈부격차를 보인다. 서울의 경우 재정력지수(자체예산으로 사업을 벌일 수 있는 비율)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구는 252.4%인 데 반해 금천구는 30.8%, 중랑구 31.1%, 강북구 31.4%, 은평구 31.9% 등으로 크게는 8배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강남의 재정력지수는 2003년 191%,2004년 237%,2005년 252% 등으로 계속 증가하는데, 금천구는 2003년 36.2%에서 2004년 35.3%,2005년 30.8% 등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세수격차는 더욱 심하다. 강남구는 최근 3년간 세수평균이 1774억원인 데 비해 도봉구는 148억원에 불과,12배 차이가 난다. 이 같은 재정 불균형 때문에 자체수입으로 공무원의 급여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자체수입으로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한 곳은 전국 234개 자치단체 가운데 17.5%인 41곳에 이른다(표 참조). 자체수입으로 인건비를 해결 못하는 지자체는 2000년 28곳,2001년 29곳이었다. 이후 2002년에는 32곳,2003년 35곳,2004년엔 38곳으로 늘었다. ●세목교환 추진에 지자체 반발여전 이 같은 세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행자부는 세목교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몇년 간 세목교환을 하려다 해당 자치단체의 반발이 거세 무산됐던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행자부는 서울시의 경우 재산세를 시세로 돌리고 대신 시세인 담배소비세와 자동차세, 주행세를 구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세목교환을 하면 현재 12배 차이가 나는 강남구와 도봉구의 세수격차를 4.8배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다른 지방의 경우는 광역세를 기초자치단체세로 돌리고, 대신 광역은 중앙정부에서 이양하는 것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월드이슈] 중국 경제화두 ‘농촌살리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농촌(農村)으로’ 농민, 농업, 농촌 등 ‘3농(農)’은 5일 막이 오르는 중국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 회의의 핵심 주제어다. 중국은 올해에도 ‘공산당 중앙 1호 문건’에서 농업 문제를 다뤘다. 연 3년째다. 하지만 올해는 좀더 특별하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11차 5개년 규획(11·5)’의 핵심도 역시 농업이다.11·5는 20여년 유지해온 중국의 경제 기조가 바뀌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의 150개 각급 기관 및 연구소가 한국을 다녀갔다는 사실은 농촌에 대한 준비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말해준다. 이들의 임무는 ‘새마을 성공 사례 시찰’이었다. 중국 지도부의 관심이 일과성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각종 관영 언론매체들은 요즘 연일 농촌 관련 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전인대 제4차 회의는 후진타오(胡錦濤) 체제로서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체제 출범 이후 맞는 첫번째 5개년 계획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사실상 과거와의 단절을 통해 자신만의 통치 스타일을 확립하려 하고 있다. 후 주석이 통치 이념으로 제시한 ‘허시에(和諧·조화)’는 그 근간이다. 허시에는 균부론(均富論)을 화두로 한다. 이는 20여년간 경제 개혁 및 발전의 핵심이론이었던 선부론(先富論)의 폐지를 뜻한다. 한마디로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과의 ‘단절’인 셈이다. 정치·사상적 단절을 통해 선대(先代)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고도의 정치적 함의를 지닌 균부론의 실현을 위해서는 9억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농민을 방치하고는 불가능하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새해 들어 세계 각국의 중국 연구기관들이 꼽은 ‘중국을 위협하는 내적 요소’들에는 별 차이가 없다.▲지나친 대외의존형 성장구조 ▲내수기반 취약 ▲빈부격차 심화 등이 중국이 당면한 주요 문제점이다. 중국은 이 기간 동안 국내외적으로 경제성장으로 인한 각종 문제와 발전 제약 요소들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다. 이 문제들의 해결에는 ‘소비’가 선행돼야 한다. 이 역시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촌 문제 해결 없이는 이룰 수 없다. 사회적으로도 중국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집단행동 대부분이 농민 시위다. 그간 지방정부의 강제 토지수용으로 땅을 잃은 농민은 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지난 한해에만 전국 각지에서 8만 7000여건의 각종 시위가 발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다른 통계로는 7분에 1건꼴로 시위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같은 주요 문제점들을 관통하는 해결책으로 중국 지도부가 ‘농촌’을 선택한 것 같다.”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3농’은 대대적인 제2의 하방을 예고한다. 인위적으로 사람을 내려보내는 것은 아니다. 이 하방은 자본을 내려보낸다는 점에서 과거 문화혁명 시절의 하방과는 다르다. 국가가 주도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로 농업세를 전면 폐지했다. 앞으로 농촌에는 전면 의무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만 앞으로 5년간 2182억위안(약 26조원)을 쓸 계획이다. 한 전문가는 “1년에 50위안(약 6000원)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학생이 사라지면 ‘농심(農心)’도 상당히 누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 관련 기금은 50% 이상 늘려 마련키로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000억위안(약 36조원)을 농촌에 썼다. 올해에는 여기에다 예산을 더 얹을 계획이다. 교육, 위생, 도로건설 분야 등에 쓸 돈들이다. 돈만 내려가는 건 아니다. 인재도 내려간다. 우리의 면장격인 ‘춘관(村官)’을 일시적으로 보조하는 대학생 춘관 모집에 엄청난 수의 석·박사 출신이 몰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이 단적인 예다. 대졸 평균 초임의 2배 가까운 최고 3000위안(약 36만원)의 월급에 각종 우대 혜택을 제공한 덕분이다. 문화혁명이 가져온 하방이 중국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면, 제2의 하방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중국 경제의 밑거름이 될지 주목된다. jj@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세계화의 두얼굴/로버트 아이작 지음

    언제부터인가 ‘양극화 해소’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부자만 더욱 부를 누리고 가난한 사람은 부를 축적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양극화 현상은, 자국 내 계층간 문제뿐 아니라 부유국과 극빈국의 빈부 격차로까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뉴욕 페이스대 국제경영학과 로버트 아이작 교수가 쓴 ‘세계화의 두 얼굴’(강정민 옮김, 이른아침 펴냄)은 양극화가 20세기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계화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20세기 초까지 세계를 주도한 중산층을 제치고 부자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세계화를 무기 삼아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화는 ‘카지노 자본주의’를 세계경제 체제에 무리하게 적용시킴으로써, 카지노와 자본에 익숙한 소수의 국가와 개인에게 세게의 모든 부를 몰아줬다. 세계화의 수혜를 받으며 부를 축적한 이들은 대중에게 하나의 약속을 했다. 세계화를 통해 모든 국가와 개인이 똑같이 부유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 드러난 결과는 이런 약속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폭로한다. 세계화에 성공했다는 나라 모두 개인간 빈부격차가 급속도로 심화됐고, 중산층은 하류층에 포섭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기아인구의 폭증, 원인 모를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 대기업의 독과점, 극심해지는 환경오염 등도 세계화가 만들어낸 양극화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같은 양극화 현상의 원인을 제공한 세계화의 부정적인 모습을 구체적인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세계화가 어떻게 국가들 사이의 빈부격차를 고착시키는지, 개인들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조장하는지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그러나 세계화의 부정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의 논리 속에서 인류에게 발전과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낸다. 보다 많은 국가와 개인에게 부를 나눠주고자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 그렇다면 저자가 꿈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는 어떤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는 것일까? 우선 국가와 계층간 극단적인 교육격차 해소를 강조한다. 앞으로 세계화가 계속될 것이라 예상할 때 경제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신경제 기술에 접속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극빈국과 빈자들의 지역에 하이테크 공동체와 학습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하이테크 공동체는 상대적 빈자들을 중산층 전문직 종사자로 만들기 위해 교육하는 데 목표를 두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화 이후, 양극화를 넘어서는 제3의 길을 찾아나서는 저자의 고민을 통해 세계화를 바라보고 다루는 시각을 재정립할 수 있다.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比 3차 ‘피플파워’?

    필리핀에 결국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1986년 2월25일 `피플파워(민중혁명)´로 독재자 마르코스를 몰아낸 지 정확히 20년 만에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현 대통령이 축출 위기를 맞게 됐다. 아로요 대통령은 24일 사전에 녹화된 TV 연설에서 “정부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경고”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군의 일부 세력이 민간정부 축출을 기도한 것으로 드러나 이를 분쇄했다.”고 밝혔다.AP통신 등 외신은 정부가 집회 금지, 긴급체포권, 언론 통제, 군부 개입 조치를 발동했다고 전했다.●정부 전복 가능성이 비상사태로 이어져 그동안 피플파워 20주년을 겨냥한 군부 쿠데타설은 끊이지 않았다. 에르모게네스 에스페론 육군참모총장은 “쿠데타 음모에 가담한 준장 1명과 고위급 장교 등 3명을 체포했고 8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쿠데타 수사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혁명’이라는 문건이 적발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 22일 14명의 하급장교가 체포됐지만 대통령궁 폭발사고의 배후로 알려진 군부 단체들은 ‘아로요 퇴진’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로요에 대한 쿠데타 기도는 공식 확인된 것만 6차례다. 비상사태 선포에도 불구하고 이날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과 성직자들을 비롯한 5000여명은 “아로요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물대포로 맞선 경찰과 충돌했다. 필리핀 민주화의 상징인 EDSA 고속도로에도 수백명이 모여 하야를 촉구했다. 피플파워 20주년인 25일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예고돼 있다.●오늘 ‘피플파워’ 20주년 필리핀 피플파워는 1차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축출을,2차로 영화배우 출신으로 국정을 농단한 조지프 에스트라다를 각각 몰아냈다. 이제는 2001년 피플파워로 권좌에 오른 아로요를 향하고 있다. 그의 정치적 우군이었던 아키노와 라모스 등 2명의 전직 대통령조차 등을 돌렸다.특히 아키노 전 대통령은 ‘명예로운 퇴진’을 요구하며 반(反)아로요 세력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야당 지도자인 테오도로 카지노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무장통치를 하겠다는 가혹 정치의 증거”라고 맹비난했다. 필리핀 국민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가톨릭교단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조작 의혹이 제기될 당시 교단은 아로요를 두둔했다. 그러나 이번에 가톨릭 교계가 아로요 대통령을 비판하면 3차 피플파워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자넬 히로니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대선조작 의혹과 경제난, 부패가 원인 아로요 위기는 부정선거 의혹과 경제난에서 촉발됐다. 아로요 대통령은 2004년 5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듬해 선거관리위원과 상대 후보와의 개표 차이를 논의한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민주선거의 정통성을 상실했다. 게다가 남편의 뇌물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도덕성도 추락했다. 경제 실정(失政)은 국민들이 아로요로부터 등을 돌리게 된 결정타가 됐다. 그의 집권 기간 외채는 국내총생산(GDP)의 80%에 육박했다. 빈부격차도 극심해져 8400여만 인구 중 40% 이상은 하루 수입이 1달러를 밑도는 절대빈곤층으로 전락했다. 한편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 기자가 전날 10여명의 장교와 기업가들의 만찬에 참석해, 체포된 다닐로 림 준장이 스피커폰으로 ‘반(反)아로요 계획을 실행하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전세계 추기경 193명으로 유럽지역 몰려 형평성 논란

    전세계 추기경 193명으로 유럽지역 몰려 형평성 논란

    교황청이 22일 15명의 새 추기경을 발표함에 따라 추기경은 모두 19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번에 중국(홍콩) 출신 추기경이 처음으로 나오면서 추기경을 배출한 나라는 67개국으로 늘어났다. 교황선거권이 80세로 제한되기 때문에 콘클라베(교황 선출 추기경 비밀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추기경의 한도는 120명이다. 이번에 한도를 채우게 됐다. 추기경 선출은 인구와 신자 수, 가톨릭교회내 영향력과 전통 등에 따라 결정되지만 최근 들어 제3세계 교회를 중심으로 ‘형평성 논란’이 거세다. 유럽에 추기경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새 추기경을 포함하면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의 추기경은 39명이다. 콘클라베에서 이탈리아 출신 선거인단 비중은 1958년엔 33%였으나 지난해 베네딕토 16세를 뽑을 때는 17%로 낮아지기는 했으나 지나치게 많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2억 전세계 가톨릭 신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남미 지역에선 추기경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브라질조차 추기경은 8명에 불과하다. 프랑스와 폴란드의 추기경 수는 브라질과 같다. 미국은 15명이나 된다. 추기경 임명을 둘러싼 지역 및 국가간의 막후 힘겨루기 소문이 무성한 것도 지역에 따른 진보와 보수간 색채가 뚜렷하게 구분되고 향후 가톨릭 교회의 진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중남미 지역 성직자들은 빈부격차해소 등 사회정의 실현에 비교적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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