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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빈라덴 제거, 무엇을 가르쳐 주나/한희원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시론] 빈라덴 제거, 무엇을 가르쳐 주나/한희원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미국 정보공동체의 추적을 받아 오던 21세기 최고의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에서 사살되었다. 언론은 검거과정에서의 의문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악독한 어느 테러리스트의 죽음에서, 국가운영의 참된 모습을 보이고 무고한 국민의 원혼을 위무함으로 말미암은 정의의 구현보다, 미국이 처음부터 빈라덴 살해를 정당화하고자 기획된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테러범의 살해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법치국가에서 무고한 시민 단 한 사람에 대해서라도 공권력의 압제적 대응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빈라덴은 누구인가? 전 세계를 무대로 테러를 자행해 온 그는 2001년 9월 11일 새벽, 연료 가득한 대형 점보비행기 4대를 하이재킹하여 미국 세계무역센터빌딩, 펜타곤 그리고 의회의사당으로 돌진시켰다. 무려 2996명의 민간인을 사망케 한 전대미문의 테러를 기획하고 지시한 사람이다. 미국은 역사상 최초로 외부세력에 의해 본토 공격을 당했다. 빈라덴은 자신의 종교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비무장의 민간인을 상대로 상상을 초월한 테러를 자행했던 것이다. 일찍이 인류에게 인간이 왜 존엄하고 가치 있는 존재이며 자유와 인권이 왜 그렇게 소중한지를 가르쳐 주었던 18세기 철학자 칸트는 영원한 도덕법칙의 하나로 “인간을 목적으로 대할 것이고,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러는 본질적으로 특정 정권이나 정책에 대한 분노를,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민간인에게 퍼붓는다는 점에서 인간성을 무기력하게 하고 상실케 하는 종결자적 범행이다. 국가경영자들은 냉정해야 한다. 그동안 ‘그라운드제로’를 상징물로 남겨두면서 처절하게 그 비참함을 되뇌던 미국은 국가의 자존심과 국민의 분노를 잊지 않고 정의의 구현이라는 목표로 임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즉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테러범 응징의 각오를 밝혔다. 같은 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했고, 2003년 이라크 전쟁까지 감행하며 응징에 나섰다. 연방수사국(FBI)은 전 세계 10대 지명수배자의 1순위에 빈라덴을 올려놓고 그의 목에 최고 5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빈라덴은 휴대전화기나 팩스, 메일 같은 현대 전자 장비를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 비밀의 손으로 불리는 CIA는 10년간의 추적 끝에 목적을 달성했다. 관타나모 테러범 수용소에서 실낱같은 단서를 잡은 것이다. 미국 정보공동체는 빈라덴의 심복이 옛 친구에게서 “어떻게 지내느냐. 보고 싶다.”라는 안부전화에 대해 “예전에 같이 있던 사람들과 다시 같이 지내고 있다.”라는 대답을 단서로 빈라덴의 은신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원래 국가 위신과 명예는 국가안보의 중요한 속성이다. 미국은 여와 야를 초월하여 10년 가까이 한 사람의 테러리스트를 추격했고 드디어 목적을 이루었다. 일관된 국가안보정책의 결과물이었다. 부시와 오바마는 정당과 정치관이 다름에도 초국가적 안보위협세력인 대(對)테러 정책에 대응하는 문제에서는 합일된 모습을 보였다. 빈라덴을 정의 앞에 데려 오거나, 정의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무릎 꿇리거나의 양자택일에 대해서 미국의 여·야는 일치했다. 빈라덴의 저격은 유사한 수준의 테러리스트 반열에 있는 북한 김정일 체제에도 경각심을 일깨워 그에 대한 경호가 한층 강화될 것이고 북한 주민들은 또다시 영문 모를 불편을 겪을 것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외교·안보 정책이 바뀌고, 정보기구가 정권의 눈치를 보며 정보활동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진정한 교훈이 있다. 미국 정보공동체가 보여준 빈라덴에 대한 대처는 바로 우리의 문제이고, 참된 국가경영의 첫 단추는 국가실패 사례를 잊지 않고 합일된 마음으로 국민의 분노를 위무해 주는 것임을….
  • “英 해리왕자가 빈라덴 사살 보복 표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에 대한 보복으로 일부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들이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를 노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8일(현지시간) 영국의 급진 이슬람 단체인 ‘반(反)십자군 무슬림’(MAC)이 홈페이지를 통해 해리 왕자를 혐오하는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무슬림 급진주의 단체들이 해리 왕자를 빈라덴의 죽음에 대한 보복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MAC가 홈페이지에 올린 ‘나치주의자 해리’라는 제목의 3분짜리 영상에는 해리 왕자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10주간 영국군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당시 모습이 나온다. 아프간전 복무 동영상에 이어 2005년 해리 왕자가 한 파티에 나치 군복을 입고 등장했던 사진이 화면에 나오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신문은 문제의 동영상이 최근 영국 육군항공대 대위로 진급한 해리 왕자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기 위해 제작됐고 실제로 유튜브에 소개된 동영상에는 이에 동조하는 과격한 내용의 답글들이 달렸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알라가 해리를 파괴하기를”이라고 썼고 또 다른 네티즌은 “그가 지옥에서 썩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영국의 한 보안소식통은 “해리 왕자는 불가피하게 위험에 처해 있다.”며 “위험이 커질수록 그에 대한 경호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MAC 대변인 안젬 추다리는 “이라크전과 아프간전 참전과 관련해 영국 왕실과 해리 왕자에 대한 분노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다리는 문제의 영상이 해리 왕자에 대한 테러를 선동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자신들은 군사적 행동이 아닌 정치적 행동을 추구한다고 해명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알카에다 12년간 1만명 살상

    오사마 빈라덴이 이끌어 온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현존하는 테러단체로는 가장 많이 인명을 살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폭스뉴스 인터넷판은 8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대 국립 테러 및 테러대응 연구(START) 컨소시엄이 발간한 조사 보고서를 인용, “빈라덴이 창설한 알카에다가 지난 12년 동안 일으킨 테러로 1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1998년 이래 세계 각지에서 84건의 테러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최소 4299명이 죽고 6300명이 부상했다. 이 수치에는 이라크 알카에다 등 연계조직의 테러는 제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이래 전 세계에서 테러에 가담한 조직은 600여 개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2만 204건의 테러를 일으킨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알카에다가 일으킨 테러는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알카에다가 살상한 인명은 전체의 20%를 넘었다. 보고서는 “이는 알카에다의 과격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알카에다는 창설된 지 오래된 악명 높은 테러조직들보다도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스페인 바스크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ETA는 1972년부터 2008년까지 820명을 살해했고, 영국 내 분리독립 무장투쟁 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은 1970년 이래 18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콜롬비아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30여 년 동안 4835명을 살해했지만, 4299명의 목숨을 앗아간 알카에다의 살상은 불과 10년 동안 이뤄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美·파키스탄 감정싸움 격화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 이후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파키스탄이 이번에는 정보기관 지부장의 신분노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우리가 빈라덴과 공모했다는 음모론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정면반박했다. 사건의 발단은 파키스탄의 한 민영방송이 지난 6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미 중앙정보국(CIA) 지부장과 파키스탄 정보국(ISI) 국장의 회동 사실을 보도하며 CIA 지부장의 이름을 ‘마크 칼튼’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또 다음 날에는 현지 보수성향 신문이 같은 방송내용을 보도하면서 CIA 지부장의 이름을 재차 거론했다. 미국과 파키스탄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일각에서는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가 고의로 CIA에 대한 정보를 방송사 측에 흘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하지만 최초 보도를 한 민영방송 관계자는 이러한 주장을 일축하며 자사 기자가 정보원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에 보도된 이름이 현 지부장의 실명이 아닌 것 같다고 9일 보도했으나 이름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번 논란이 빈라덴에 대한 기습작전을 둘러싸고 이미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를 더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길라니 총리는 9일 의회 연설에서 빈라덴이 자국 아보타바드에 숨어 있던 것을 두고 파키스탄 정부와의 공모설이나 무능을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빈라덴 사살은 적절했다.”면서 “빈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빈라덴 마지막 육성 메시지는 “미국의 평화는 없을 것”

    오사마 빈라덴이 미군 특공대의 공격으로 숨지기 전 마지막으로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음성메시지가 공개됐다. 테이프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안전을 보장받기 전까지는 미국의 평화도 없을 것”이라는 경고가 담겼다.빈라덴은 8일(현지시간) 알카에다의 통신매체인 ‘Shamikh1.net’ 사이트에 올린 음성메시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가자지구의 우리 형제들이 평온하지 못한데 당신(미국인)들만 평화롭게 사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당신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한 우리는 신의 뜻에 따라 계속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빈라덴은 또 2009년 12월 25일 미국 디트로이트로 향하는 여객기에서 나이지리아인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가 폭탄테러를 시도한 사건이 미국에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에서 자신이 기획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말을 통해 당신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여객기를 이용해 메시지를 보내려 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전사 우마르 파루크가 탄 비행기를 통해 보내려 했던 메시지는 9·11 영웅들이 당신에게 전한 과거의 메시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가 남긴 최후의 육성 메시지는 1분 남짓한 분량이다. 이슬람 과격세력들은 그동안 빈라덴이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최근 아랍권에서 불붙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에 공개된 테이프에는 해당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다.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그 사람 같이 있다”… 위치 알려준 안부전화

    ‘아부 아메드 알쿠웨이티’라는 가명을 쓰는 오사마 빈라덴의 심복 한 명은 지난해 오랜 친구에게서 안부전화 한 통을 받았다. “보고 싶었다.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 친구에게 알쿠웨이티는 “전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과 다시 같이 지내고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알쿠웨이티의 친구는 곧 “신이 너와 함께하기를 빈다.”고 축복해 줬다. 대화는 모호하기 짝이 없었지만 알쿠웨이티가 빈라덴의 이너서클에 다시 합류했으며, 어쩌면 빈라덴과 함께 있다는 걸 미국 정보기관이 눈치채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워터게이트 탐사보도’로 유명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대기자는 빈라덴의 은신처 추적의 열쇠가 된 안부전화부터 시작해 빈라덴의 은신처를 추적하고 기습공격했던 과정을 7일(현지시간) 상세히 전했다. 그는 이 기사에서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 정보 당국은 전화 통화 내용을 입수했던 그 순간 10년간 지속된 빈라덴 수색 작업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다다랐음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알쿠웨이티를 4년 이상 추적해 온 미 정보 당국은 짧은 안부전화를 통해 알쿠웨이티의 휴대전화 번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후 방대한 인적·기술적 정보를 동원해 알쿠웨이티를 추적한 끝에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었다. 빈라덴의 은신처에선 유선 인터넷은 물론 전화선까지도 두지 않을 정도로 보안에 철저했다. 심지어 휴대전화 배터리를 교체할 때도 90분이나 차를 타고 은신처에서 멀리 이동할 정도였다. 하지만 미 정보당국은 3층짜리 대저택에 전화선 하나 없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이 은신처를 더 주목하게 됐다. WP에 따르면 빈라덴을 사살한 네이비실은 시신이 빈라덴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키가 6피트(약 183㎝)인 대원 한 명을 빈라덴 옆에 눕도록 하고 키를 비교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보좌관들에게 “이번 작전을 위해 6000만 달러짜리 헬리콥터를 제공했는데 줄자 하나 살 돈이 없었느냐.”는 농담을 던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빈라덴 은신처가 알카에다 실제 지휘센터였다”

    7일 낮(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오사마 빈라덴의 미공개 동영상 5점을 공개했다. 미군 특수부대가 지난 1일 빈라덴 사살 현장에서 수거한 자료에서 발췌한 것이다. 하나는 빈라덴이 자신의 모습이 나오는 뉴스를 찾아보는 장면을 누군가 찍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빈라덴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를 녹화했다. 나머지 3개는 메시지 녹화를 앞두고 연습하는 장면이다. 미국 정부가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빈라덴을 사살한 것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한편 빈라덴의 초라한 실상을 보여 줌으로써 그동안 외부에 비친 빈라덴의 이미지가 과장된 것이었음을 부각시켜 그의 카리스마를 퇴색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빈라덴의 육성이 과격 세력을 부추길 것을 우려한 듯 빈라덴의 음성과 음향은 모두 삭제했다. 은신처에서 수거한 자료를 분석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빈라덴의 은신처가 알카에다의 실제 지휘센터였고 빈라덴이 테러 계획 수립과 전술적 결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그는 명목상의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능동적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작전중 숨진 여성은 아내 아닌 의사 이날 공개된 영상을 통해 빈라덴이 자신의 이미지에 퍽 신경 쓰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0~11월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미국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선전 영상에서 빈라덴은 금색의 화려하고 깨끗한 옷에다 검게 염색한 수염을 깔끔하게 다듬고 등장한다. 하지만 동영상에서 그는 헝클어진 회색 수염을 기른 채 방바닥에 앉아 담요를 두르고 리모컨으로 20~30초에 한 번씩 위성TV 채널을 바꿔 가며 자신이 나오는 뉴스를 찾는 일상생활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빈라덴이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CD나 USB 같은 외부저장장치에 저장해 수행원을 시켜 알카에다의 미디어 기구로 보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파키스탄 전직 정보 관리는 “미군의 작전 과정에서 숨진 한 여성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아내가 아니라 아랍계 의사로 드러났다.”면서 “빈라덴의 은신처에서는 기침 감기약, 귓병 치료제 등이 대거 발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일부에서 제기된 빈라덴이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교도소서 알카에다 폭동 16명 사망 한편 알카에다 연계 조직의 이라크 바그다드 최고지도자 후다이파 알바타위가 8일 바그다드 한 교도소에서 수감 중 폭동을 주도해 모두 16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고 이라크 보안당국이 밝혔다. 이날 폭동은 알바타위가 신문을 받던 중 경찰관의 총을 빼앗아 그를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알바타위는 재소자들과 함께 바그다드 카라다 지역의 대테러 책임자를 살해한 뒤 탈옥을 시도했지만 경찰특공대가 폭동을 진압했다. 이날 교전으로 알바타위를 포함한 재소자 11명과 경찰관 6명 등 모두 17명이 숨졌다고 당국은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은신처 CIA 작전에 유리”

    “그는 미국의 허를 찔렀다. 하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미군에 사살 당한 오사마 빈라덴은 은신처 선택에 있어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게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등 첩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빈라덴이 은신처로 택한 파키스탄 아보타바드는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떨어진 곳이다. 미군은 빈라덴이 아프간 국경의 파슈툰족 거주지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판단, 국경 근처를 집중 공격해 왔다. 빈라덴은 이를 역이용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차로 불과 2시간 거리의 아보타바드를 은신처로 택했다. 미국도 빈라덴이 그토록 간이 클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도청 등에 의해 빈라덴이 아보타바드에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자 그 다음부터는 CIA에 유리해진다. 아보타바드는 유명한 여름 휴양지여서 평소에도 외지인들이 많이 내방하는 데다 미군들도 파키스탄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수시로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CIA 요원들은 빈라덴 측의 의심을 사지 않고 은신처 근처에 안가(safe house)까지 만들어 쉽게 작전을 펼 수 있었다. 주변 집들과 떨어진 외딴 곳에 커다란 건물을 은신처로 지은 것도 패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은신처는 눈에 띄지 않는 게 기본적 요체인데, 빈라덴의 은신처는 지난해 처음 그곳을 찾은 CIA 요원들도 보고 놀랄 만큼 두드러졌다. 더욱이 옆에 가리는 건물이 없으니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이 가능했다. 미군이 빈라덴의 모습을 한 번도 포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확신을 갖고 은신처를 습격할 수 있었던 것도 은신처의 특징이 너무나 확연했기 때문이다. 은신처를 ‘특수 제작’한 것도 결정적 실수로 평가된다.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이중삼중으로 만든 벽이 결국 미군이 들이닥쳤을 때 빈라덴의 도주를 막은 덫으로 작용한 것이다. 미군 관계자는 “그들이 도망치려 문을 열었을 때 그 앞엔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바마 보는 오사마…은신처생활 동영상 공개

    오사마 빈라덴이 생전에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은신처에서 생활하는 장면 등이 담긴 동영상 5건이 공개됐다. 미 국방부가 7일(현지시간) 내놓은 이 영상물은 지난 1일 미군 특수부대가 빈라덴의 거처를 습격할 당시 확보한 자료다. 빈라덴 사살 이후 알카에다가 미국 본토에서 벌이려던 추가 테러 계획이 드러나고 이슬람 과격세력이 “미국과 동맹국에 피의 복수극을 벌이겠다.”고 선전포고하면서 대규모 테러를 우려한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검은 모자를 쓴 회색빛 수염의 빈라덴이 숨어 지내던 거처에서 담요를 두른 채 자신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함께 등장한 위성TV를 시청하는 모습(큰 사진). 이슬람 전통 의상 차림의 빈라덴이 지난해 10~11월쯤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를 녹화하기에 앞서 연습을 하는 장면. 젊음을 과시하려는 듯 수염을 다시 검게 염색했다(작은 사진). 글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빈라덴·십자가 시신 풀리지 않는 의문들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빈라덴·십자가 시신 풀리지 않는 의문들

    지난 2일 사람들은 TV 속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됐다는 소식이었다. 그 뒤로도 후속 보도가 쏟아지며 단숨에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가짜로 판명 난 빈라덴 시신 사진은 5위에 따로 올랐을 정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전자(DNA) 검사 결과까지 언급하면서 “빈라덴을 미군이 사살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지만 비무장 상태에서의 사살 정당성 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추신수, 음주운전에 굴욕 동영상까지 지난달 12일 발생한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해 검찰이 북한 소행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발표(2위)도 네티즌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검찰은 2009년 디도스 대란 당시 발견된 악성 프로그램 구조와 이번에 농협을 공격한 프로그램이 유사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으나 ‘범인 못 잡으면 모두 북한 탓’이라는 네티즌들의 냉소를 받기도 했다. 지난 1일 경북 문경 둔덕산에서 발견된 ‘십자가 시신’은 3위에 올랐다. 전대미문의 사건을 놓고 경찰은 자살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지만 타살 가능성을 펴는 반대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 프로야구 선수 추신수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01%. 경찰관에게 구차하게 사정하는 ‘굴욕 동영상’까지 공개돼 더욱 뭇매를 맞았다. 4위. ●한예슬 뺑소니 두고 네티즌도 와글 와글 국내·외 연예인들의 신상과 관련된 소식도 순위가 밀리기는 했지만 빠질 리 없었다. 미국 배우 셀레나 고메스와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열애 소식(6위), 박재범이 미국 시장에서 발표한 미니앨범 ‘테이크 어 디퍼 룩’이 빌보드 차트 안의 ‘월드 앨범 차트’ 3위에 올랐다는 소식(8위), 결혼한 지 얼마 안된 배우 정준호가 직접적 연관이 없는 민사소송에 등장하면서 불거진 별거설(9위), 배우 한예슬(30)의 뺑소니 정당성 논란(10위)이 인터넷을 달궜다. 특히 한예슬 사건을 두고서는 “사과 대신 돈으로 해결하려다가 제대로 걸렸다.”는 주장과 “유명인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려는 술수에 말려든 것”이라는 네티즌 간 설전이 뜨겁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지구촌 ‘이슬람포비아’ 10년만에 다시 고개드나

    오사마 빈라덴은 사살됐지만 10년 전 그가 몰고 왔던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가 지구촌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있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미국과 동맹국을 상대로 피의 복수극을 벌일 것”이라고 공개 선언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보복테러의 징후가 포착되자 무슬림을 향한 편견과 증오의 시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우선 미국 내 반(反)무슬림 감정의 확산세가 가장 눈에 띈다. 특히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슬람 종교지도자 2명이 특별한 혐의 없이 미국 국내선 항공기에서 쫓겨난 사실이 알려져 무슬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 사건은 알카에다가 빈라덴 사망을 확인한 뒤 “미국의 행복이 슬픔으로 변하고 그들의 피는 눈물과 섞이게 될 것”이라며 보복을 천명한 직후 발생했다. 멤피스대의 아랍어 겸임교수인 마수르 라만은 이슬람교 성직자인 동료와 테네시주의 멤피스 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행 여객기에 탔다가 보안요원들에 의해 기내 밖으로 쫓겨났다. 파일럿이 “이슬람 전통 복장 차림의 두 사람이 탑승해 승객들이 불안해한다.”고 호소한 탓이다. 라만 교수는 “그들은 우리를 추가 수색했지만 수상한 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마치 (1950년대 후반 백인 남성에게 버스 좌석을 양보하지 않아 체포됐던 미국의 흑인여성) 로사 파크가 된 기분이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항공사 측은 문제가 확산되자 “불편을 초래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한 무슬림이 터번을 썼다는 이유로 특별한 법적 근거 없이 주 법정에서 쫓겨났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포틀랜드의 한 이슬람 사원 외벽에 “오사마는 (최후를) 오늘 맞았고 이슬람은 내일이다.”, “너희 집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페인트 낙서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곳곳에서 반이슬람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무장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아랍권 국가에서도 보복테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7일 “이라크에는 아직 알카에다가 존재하고 그들은 (테러) 작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면서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이 이뤄질 것 같다.”며 걱정했다. 실제로 이라크에서는 알카에다 근거지인 동부 디얄라주의 바쿠바에서 무장괴한이 환전소에서 40억 다니르(약 340만 달러)를 훔쳐 달아나면서 5명을 살해하고 차량을 이용해 폭탄을 터뜨려 7명을 다치게 했다. 현지 관료들은 이날 사건을 “알카에다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또 무정부상태인 소말리아에서는 알카에다와 손잡은 반군단체 알샤바브가 “빈라덴의 죽음을 앙갚음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빈라덴의 오랜 ‘친구’였던 아프간의 탈레반 세력도 남부 칸다하르시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3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등 복수의 포문을 열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공격이 “빈라덴 사망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주장하며 “(미국에) 크게 패배한 알카에다와 테러리스트 조직원들이 칸다하르에서 시민들을 살상해 패배를 숨기고 무고한 아프간 사람들에게 보복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 활동이 기지개를 켜는 징후를 보이자 미국 정부도 우려를 표시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미국 국토안보부장관은 7일 애틀랜타 프레스클럽에서 “알카에다와 그 지부, 또는 그들의 이념에 빠져든 세력이 서방을 공격하고 나설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군견(軍犬)/이춘규 논설위원

    수많은 동물들이 독특한 특질 때문에 고대부터 전쟁에 동원됐다. 인간과 동물이 하나가 되어 전장에서 싸우기도 했고 수송·통신·적 탐지에 투입됐다. 가장 널리 활용된 동물은 말(馬)이다. 특권층만 타다가 2300여년 전 알렉산더대왕이 보병·기병을 조합시킨 전략을 폈다. 지금은 의전에만 활용된다. 코끼리의 육중한 체구는 적을 와해시키기에 충분했지만 약점도 많아 전장에서 일찍 퇴장했다. 코끼리 공격에 혼이 났던 로마군. 돼지의 등에 기름을 바른 뒤 불을 붙여 뜨거움에 악을 쓰며 돌진토록 해 코끼리들을 혼란시킨 전술까지 썼다. 비둘기는 고속통신 수단이었다. 무선기기 고장 때 대체수단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이용됐다. 쥐, 매, 닭 등 동물을 군사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실험은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계속되고 있다. 개(영국 육군), 고양이(영국 해군), 곰(폴란드 육군), 펭귄(노르웨이 육군), 양 등은 군 마스코트로 이용된다. 동물에 계급이 부여된 사례도 많다. 낙타는 사막·산악지대·극한지 등 특수 지역에서 이동수단으로 활용된다. 돌고래는 지능지수가 높기 때문에 기뢰 탐지 등에 활용된다. 중국 전국시대에는 야간에 수백 마리 소의 뿔에 횃불을 동여맨 뒤 돌진시켜 적을 뒤흔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2차대전 때 미군은 목조건물이 많은 일본 공습에 빛을 싫어하는 박쥐 활용을 검토했었다. 소형 네이팜탄을 매단 박쥐를 새벽에 날려보내 해가 뜨면 건물 지붕 밑에 들어가게 한 뒤 폭발시켜 도시를 불바다로 만든다는 계획. 실전엔 투입되지 않았다. 개는 고대부터 군사목적에 활용됐다. 뛰어난 시각·후각을 활용해 경계·수색·탐지 등에 투입된다. 20세기 초엔 화학전에도 활동할 수 있게 군견용 가스 마스크도 개발됐다. 조직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로 그후 세계로 전파됐다. 군견은 독일에서 가장 발달했고, 독일 셰퍼드는 한국 군견의 주축이다. 군견은 현재 마약과 같은 밀수 방지와 폭탄테러 수색에도 활용된다.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에 특수부대와 함께 최첨단 장비로 무장된 군견 한 마리가 투입됐다고 한다. 독일 셰퍼드나 벨기에 말리노이즈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2만 1500달러(2334만여원)짜리 특수 방수·방탄 조끼를 입혔다. 문틈으로 새 나오는 냄새를 통해 방에 위장폭탄이 설치돼 있는지 감지하는 역할 등을 했다. 이슬람권은 개를 불결한 동물로 여긴 탓에 군견은 빈라덴 일행에 대한 심리적 압박도구로 유용했다고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알자와히리·알올라키 모두 조직 장악 못할 것”

    오사마 빈라덴을 잃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미래를 두고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도자 한 명이 떠났다고 테러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정신적 지도자의 부재가 조직의 분열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미 정보 당국은 ‘포스트 빈라덴’으로 떠오른 아이만 알자와히리(60)는 주위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안와르 알올라키(40)는 언변만 화려한 탓에 전임자만큼 조직을 장악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출연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빈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빈라덴과 같은 지도자는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알자와히리가 “빈라덴과 같은 지도자는 결코 아니라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밝혔다. 그는 “조직으로서 그들도 일종의 승계 과정을 거칠 것”이라면서 “빈라덴을 사살한 것은 정말 (알카에다에) 타격이었다.”고 자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미 당국자들은 알자와히리가 알카에다 지도자 자리를 계승할 것으로 예상하긴 하지만 얼마나 조직을 장악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한 정보 관계자는 “알자와히리가 명백히 후계자이지만, 그가 알카에다 내 특정 그룹에서 인기가 없다는 강력한 조짐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아티야 아브드 알라흐만과 아부 아흐야 알리비 등 리비아 출신 두 명을 언급하며 알자와히리를 대신할 인물도 있다고 주장했다. 독불장군 성향이 강한 알자와히리가 권력을 잡으면 40여개국에서 ‘프랜차이즈’(가맹체제) 형태로 운영되는 알카에다가 급속도로 분열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슬람 급진세력 내에서 그의 이론가적 기질과 지적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지만 비타협적 성격과 빈약한 카리스마 탓에 조직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알카에다의 차기 지도자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알올라키 역시 빈라덴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는 알카에다 하부 조직 중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의 수장으로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무슬림 사이에서 반미감정을 고취시키는 등 선동가적 기질을 뽐내 왔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인 나세르 알올라키는 “서방 언론들이 내 아들을 알카에다의 차기 지도자로 꼽지만 이는 허튼소리다. 그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떠버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알카에다가 수년 전부터 중앙지도체제를 버리고 각 지부의 독립 운영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에 빈라덴 사살이 곧바로 조직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때문에 미국은 파키스탄에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자와히리와 예멘에서 활동하는 알올라키 제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특파원 칼럼]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김상연 워싱턴특파원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 테러를 저지르고 가뭇없이 사라진 범인을 10년 만에 기어이 찾아낸 정보력이 섬뜩하고, 전광석화처럼 작전을 뚝딱 해치운 군사력이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이 ‘할리우드적 스펙터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의 시신을 처리한 방식이다. 그들은 시신을 물로 씻기고 하얀 천으로 감싼 뒤 이슬람식으로 장례를 치러줬다. 정말 그렇게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렇게 했다고 밝힌 게 중요하다. 3000여명의 국민을 죽인 ‘나라의 원수’라면 능지처참해도 분이 안 풀리는 게 인지상정일 텐데, 미국은 망자에 대한 예를 갖췄음을 애써 부각시켰다. 람보의 덩치를 가진 나라의 이런 소심한 뒤처리는 반미 감정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에서 나왔을 것이다. 피가 거꾸로 치솟는 그 감성의 상황에서 어쩌면 그토록 ‘드라이한’ 이성적 계산을 할 수 있는지, 나는 미국이란 나라가 소름 끼친다. 어떤 나라의 의사결정이 이성과 감성의 배합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이성의 비율이 큰 판단구조를 갖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의 참혹한 시신 사진이 이슬람권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사진을 (승리의)트로피로 내세우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정말 그런 나라가 아니다. 1차 세계대전 종전 당시 토머스 윌슨 대통령은 “승리 없는 평화”를 주장한다. 미국은 연합군의 승리에 큰 기여를 했으면서도 후환을 우려해 패전국을 가혹하게 징벌하는 데는 반대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성적 판단은 다른 승전국들에 의해 무시됐고, 이는 결국 2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됐다. 미국은 1848년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등을 빼앗을 때도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방식을 구사한다. 전승국이라면 그냥 눈을 부라리며 새 땅을 꿀꺽하면 될 텐데 굳이 멕시코에 돈을 주고 구매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후환의 싹을 잘라 버린 셈이다. 미국은 판단을 내릴 때 머릿속에서 희로애락은 사라지고 딱딱한 계산기만 남는 것 같다. 미국의 ‘이성으로 판단하기’는 역설적으로 지금껏 북한 정권의 생존에 도움을 줘 왔다. 만약 미국이 조금만 더 감정적인 나라였다면 판문점에서 미군이 북한군의 도끼에 맞아 죽었을 때 평양을 폭격했거나, 그보다 앞서 한국전쟁에 중공군이 참전했을 때 베이징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머릿속에 북한 침공은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게임이다. 북한은 석유가 나는 금싸라기 땅도 아닌 데다 중국이라는 거구의 후견인이 뒤에 버티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북한은 미국의 ‘이성으로 판단하기’로 인해 치명적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때문이다. 최근 미군 수뇌부는 “북한은 5년 안에 미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이 가능하다. 북한은 점점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성으로 사고하는 미국의 이런 우려를 허풍이나 과장, 엄살과 같은 감성적 언어로 해석하면 오산이다. 북한이 핵과 단거리 미사일로 동북아에서 장난치는 것과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다. 미국이 감성적인 국가라면 ‘설마 북한이 우리한테 쏘겠어. 허풍이겠지.’라면서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성적 판단을 하는 미국은 단 1%의 확률이라도 미 본토로 미사일이 날아올 것이라는 계산을 내리면 북한을 반드시 손보려 할 것이다. 그때는 중국이건, 어떤 나라건 아무리 반발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미국의 전쟁사는 웅변하고 있다. 벼랑끝 전술은 ‘고위험 고수익’의 매력이 있지만, 단 한번의 아차하는 실수로 파국을 맞는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치명적이다. 이 위험성을 무시했다가 미국한테 사담 후세인도 당했고, 오사마 빈라덴도 당했다. carlos@seoul.co.kr
  • ‘백악관 상황실’ 사진 속 21세기 美정부 변화상

    ‘백악관 상황실’ 사진 속 21세기 美정부 변화상

    참모에게 상석을 내주고 웅그린 흑인 대통령. 테스토스테론이 넘쳐 나는 권력의 중심부를 꿰찬 여성 참모진. 백악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한 상황실 사진에서 유독 시선을 잡아끈 이 두 장면은 21세기 미국 정부의 변화상 3가지를 단적으로 뽑아냈다. 인종과 여성, 권위의 장벽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오사마 빈라덴 제거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주시하는 미국 국가안보팀(NSC)을 포착한 이 사진은 전 세계 언론 1면을 차지했다. 정치·역사학자들은 사진이 “우리가 넘고 있는 새로운 미국의 지평을 시각적으로 제시했다.”고 평가했다고 CNN이 5일 보도했다. 정계와 군부의 중심부,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결단의 순간에는 항상 남성들만 들끓었다. 하지만 이번 사진은 미국을 위협하는 테러에 맞선 여성들을 전면에 등장시켰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뒤편에 서서 고개를 삐죽 내민 낯선 여성의 존재는 세인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신상정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실 대테러국장 오드리 토머슨이었다. 1999년 터프츠대, 2003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하고 40세도 채 안 된 것으로 알려진 이 젊은 여성은 미 중앙정보국(CIA) 글로벌 지하드팀에서 전 세계 알카에다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리언 패네타 CIA 국장에게 정기적으로 현황을 보고, 오바마 이너서클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왜 신상이 알려진 게 없느냐는 질문에 토미 비어터 NSC 대변인은 “그전에는 빈라덴을 죽인 적이 없으니까요.”라고 대답, 그녀가 빈라덴 제거 작전의 공신임을 내비쳤다. 460㎡짜리 상황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사진 앵글의 구석에 자리해 있다.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사령관인 마셜 B 웹 준장에게 중앙의 상석을 내준 그는 캐주얼한 재킷 차림에 사진에 나온 누구보다 몸을 낮추고 앉아 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탑건’ 흉내를 내며 수컷 이미지를 과시했던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들과는 180도 다른 자세다. 하지만 이 사진 한장에서 미국인들은 참모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협동의 힘을 믿는 오바마식 리더십과 자기 확신을 읽어 낼 수 있었다. 한마디로 그는 ‘강한 척하지 않아도 강했다.’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을 도맡았던 흑인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다. 정치 블로그 ‘잭&질팔러틱스’의 셰릴 콘티는 “흑인은 그간 길에서 피해야 할 깡패였지만 사진에 그런 흑인은 없었다. 이제 백인들은 흑인을 대통령일 뿐 아니라 최고의 수호자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몸은 굽혔지만 눈빛만은 비장했던 오바마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1승을 거뒀고, 성난 흑인의 이미지를 없애려다 얻은 유약한 이미지까지 걷어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이슬람 보복테러 차분·정교하게 대비해야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주에 파견된 한국 지방재건팀(PRT)의 차리카 기지가 그제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시설·장비 손상도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올들어 이미 여섯번째 공격을 받은 데다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이 미군에 사살된 직후 일어난 일이어서 우리로서는 상당히 신경 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군인을 비롯한 일반 국민이 이슬람권의 보복테러 대상으로 지목됐을 수 있음을 의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과 이슬람권은 전통적으로 우호관계에 있다. 멀리는 6·25 당시 이슬람 국가인 터키가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병해 큰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대한민국을 도왔다. 이후 1970년대에는 중동에서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우리 기업이 대거 참여해 상생의 협력관계를 만들었다. 그 뒤로도 축구를 비롯한 체육 부문에서 활발히 교류했고, 지난 몇 년 새에는 중동과 동남아·중앙아시아 일대 이슬람권에 한류 붐이 이는 등 이슬람권은 지구촌에서 우리에게 다정한 이웃이다. 그러나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와 이슬람권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우리나라는 본의 아니게 이슬람권의 대척점에 서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면서 이라크에서 김선일씨가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돼 참살됐고, 아프간에서 샘물교회 신자들이 탈레반에게 집단 납치돼 피살자가 발생하는 등 비극이 되풀이된 것이다. 이 사건들에서 특정종교가 빌미가 됐다는 사실 또한 안타깝기 그지없는 부분이다. 우리는 이슬람권과 척질 까닭이 하등 없지만 국제적인 세력 판도에서 부득이 대립관계로 치부될 개연성은 있다. 따라서 국내의 이슬람 신자들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등 이슬람 국가·국민과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당장은 현실적인 보복테러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는 만큼 이에는 철저히 대비하되 조용히 진행하여야 한다. 우리는 반(反) 이슬람 세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슬람권과 관련된 외교정책에는 더욱 정교한 판단을 내려 한국과 이슬람권의 관계가 불필요하게 악화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빈라덴, 美 곳간 비우는 데 성공

    빈라덴, 美 곳간 비우는 데 성공

    오사마 빈라덴은 생전에 미국을 몰락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미국의 곳간을 텅 비게 만들어 미국의 국력을 약화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미국이 자신을 잡으려고 쏟아부은 예산이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에 이르면서 막대한 재정적자의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대테러 비용만 6900만 달러 추가 투입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쓴 비용만 3조 달러(약 3207조원)를 넘고 여기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따른 비용도 1조~2조 달러, 9·11테러 이후 국토안보를 강화하는 데 1조 달러가량이 더 들어갔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의회조사국(CRS)도 최근 9·11테러와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등 빈라덴이 미국에 직접적으로 안긴 비용은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 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2011회계연도(2010년 10월~2011년 9월) 예산안 가운데 일반 군사활동과 별개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수행하는 해외 군사작전 비용만 해도 1593억 달러나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대비 비용도 급증했다. 존 뮬러 오하이오 주립대학 교수와 마크 스튜어트 호주 뉴캐슬 대학 교수에 따르면 2002년부터 올해까지 연방정부 차원에서 국토안보에 추가 투입한 직접적인 비용만 6900만 달러나 된다. 그러나 공항 검색 강화 등에 따른 간접 비용까지 모두 포함하면 무려 4170억 달러에 이른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일각에선 빈라덴이 애당초 전투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미국을 파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알카에다 전문가인 다비드 가튼스틴로스는 최근 외교안보 전문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글에서 빈라덴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이 전쟁 비용에 허덕이다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는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가튼스틴로스는 “빈 라덴은 2004년 10월 아랍 전사들과 아프간 무자헤딘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파괴했고 이제 알카에다가 미국을 상대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애당초 빈라덴 목표가 美 파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빈라덴은 미국 경제를 황폐화시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안으로는 경기활성화를 명분으로 부자 감세와 규제 완화를 강행하고 밖으로는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하면서 대외부채와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중동 등 외교관계도 악화됐다. 지난 3월 실업률이 8.8%로 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고용사정이 다소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가계부채, 대외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굴욕까지 당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빈라덴, 올해 美열차 테러 계획”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9·11테러 10주년인 올해 미국 내에서 대형 열차 테러를 기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빈라덴 은신처에서 압수해 온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USB의 자료들에 대한 1차 분석 결과 이 같은 테러 계획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등은 테러 계획들이 구체적으로 진척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내 사법기관과 주정부, 철도 관련 회사들에 경고문을 보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손으로 직접 쓴 노트북에 빈라덴 등 알카에다 지도부가 9·11테러 10주년을 겨냥해 미국에서 열차 테러를 검토한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알카에다는 선로를 훼손해 열차를 탈선시켜 객차들을 통째로 계곡이나 다리 밑으로 떨어지게 하는 방법을 고려했다. 테러 감행 시기로는 성탄절과 새해 첫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당일, 또는 9·11테러 10주년 등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에다는 특히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 대도시에 대한 공격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토안보부 매트 챈들러 대변인은 “노획 자료들에 대한 1차 분석 결과 미국 철도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는 없었지만 관련 기관들에 알카에다의 테러계획 사실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뉴욕타임스에 “그는 명목상의 최고 지도자가 아니었다.”면서 “그는 테러 기획단계에서부터 목표, 대상까지 모두 정하고 알카에다 고위 지도부에 자신의 생각들을 하달하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카에다는 6일 자신들의 지도자인 빈라덴이 사살된 지 나흘 만에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미국의 이슬람권 웹사이트 감시단체 SITE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이날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인터넷 포럼에 올린 성명에서 빈라덴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성명은 또 빈라덴의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죽음은 “미국인들과 미국 정부기관들을 따라다니는 저주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계속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성명은 빈라덴이 공격당해 사망한 땅이라는 수치를 씻기 위해 파키스탄인들은 자국 정부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해 8월 아보타바드의 주택의 존재를 확인한 뒤 파키스탄 정보당국과 경찰에 알리지 않고 근처에 집을 빌려 수개월 동안 잠복 감시해 왔다고 전했다. CIA 요원들은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 등 최첨단 기기로 집 안과 주변, 왕래하는 인물들을 24시간 감시해 왔다. 대화 내용과 통화내용을 도·감청하는 것은 물론 위성을 통해 집 주변에 탈주용 지하터널 유무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시활동에도 불구, 작전 개시 직전까지도 빈라덴이 집 안에 사는지 여부는 100% 확신하지 못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빈라덴 비호’의혹 파키스탄 정보국은

    파키스탄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수도 이슬라마바드 문턱에서 5년씩이나 숨어 지낼 수 있었던 것은 파키스탄 정보국(ISI)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빈라덴의 비호 주체가 파키스탄 정부보다는 막강한 정보국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SI는 파키스탄인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정부’, ‘국가 내 국가’로 불리는 최고의 권력기관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의 대부’로도 불린다. ISI는 지난 1948년 인도와의 영토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와 동파키스탄(현재 방글라데시)의 정보 수집을 위해 창설된 첩보부대에서 출발했다. 탈레반과 카슈미르 문제를 전담하는 북부합동정보국과 해외 비밀공작을 전담하는 일반합동정보국, 정치사찰을 전담하는 합동정보국으로 구성돼 있다. ISI 총책임자는 중장급 장성이 맡고 있지만 사안에 따라 군 최고지도부는 물론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을 만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 정치인 암살에서부터 공작정치, 해외 무장세력 지원까지 국내외 주요 사건들에 개입해왔다. 지난 2007년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암살과 2008년 인도 뭄바이 테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핵기술 습득 관련 특수 부서를 만들어 파키스탄 핵무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아프간 무자헤딘에 대한 무장과 군사훈련을 통해 아프간 탈레반 정권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슬람 무장단체와 ISI의 오랜 협력관계를 감안할 때 ISI가 알카에다나 탈레반 활동을 묵인하거나 돕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빈라덴, 사살된 은신처서 5년 살아”

    “오사마 빈라덴은 겁쟁이처럼 굴었고 완전히 혼비백산했다.” 세계를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빈라덴의 최후는 비굴하고 비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빈라덴은 사살된 은신처에서 5년 동안 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지난 1일 빈라덴 사살 작전에 참가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빈라덴의 마지막 모습을 전했다. 네이비실이 들이닥쳤을 때 빈라덴은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AK47 소총과 러시아제 반자동 권총인 마카로프(구경 9㎜짜리) 등 무기 2개와 가까운 문 근처에 서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폭스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이비실에 사살당한 5명 가운데 1명만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작전이 이뤄진 대부분의 시간 동안 교전이 이뤄졌다는 백악관의 초기 브리핑과 배치되는 진술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3일에도 “은신처에서 여러 명이 무장하고 있었고 격렬한 저항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미 고위 당국자는 “5명 가운데 4명은 비무장 상태였다.”면서 “작전 당시 총기를 찾고 있던 1명은 초기에 일찌감치 사살됐으며 그 이후에 (다른 이들은)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대원들은 건물 1층에서 남성 1명,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오던 빈라덴의 아들 칼레드를 계단에서 차례로 사살하고 빈라덴의 방으로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빈라덴의 은신처에 최소 6개의 무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NBC 방송은 미군 작전 시간의 대부분이 은신처의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와 휴대전화 등을 수거하는 데 쓰였다고 전했다. 한편 빈라덴과 함께 있다가 체포된 부인 아말 아메드 압둘 파타는 파키스탄 조사관들에게 미군이 공격한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5년간 살았으며, 이 기간 동안 빈라덴이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또 빈라덴은 은신처에서 3명의 부인과 13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 가운데 8명이 빈라덴의 아들, 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텔레그래프가 파키스탄 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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